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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레저 단신]

    # 10월의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는 ‘하늘이 가까운 여행지’란 테마로 ‘10월의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넘실대는 성벽을 따라 가는 가을여행(경기 광주)’‘성벽 위에서 하늘을 만나다, 충북 청주 상당산성(충북 청주)’‘하늘과 땅이 만나는 황금빛 김제평야(전북 김제)’‘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강원 태백 매봉산(강원 태백)’ 등 네 곳이다.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에버랜드는 5년 동안 공원의 밤하늘을 장식했던 ‘올림푸스 판타지’가 막을 내리는 것을 기념해 26일까지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특별공연을 펼친다. 올림푸스 판타지는 지난 5년간 7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고, 발사된 폭죽 수량만도 200만발에 달한다.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특별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총 3500발의 불꽃이 터지는 불꽃놀이다. 특별공연 기간 홈페이지에서는 올림푸스 판타지의 멋진 공연 사진을 겨루는 사진전이 진행된다.(031)320-5000. # 밤따러 가세 경기도 퇴촌의 스파그린랜드는 입장고객을 대상으로 오전 11시∼오후 4시 밤줍기 행사를 벌인다.1인당 2㎏까지 수확할 수 있다.15일까지. 참가비는 1만원.(031)760-5700. 우리테마투어는 충남 홍성의 남당리 대하축제를 둘러본 후, 칠갑사에서 밤줍기 체험을 즐기는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참가비 2만 9000원.(02)733-0882. # 클럽메드 G.O 모집 클럽메드가 해외 리조트에서 근무할 G.O(레저 도우미)를 모집한다. 만 21∼28세의 남녀 미혼자로, 영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선발된 G.O. 는 호주와 몰디브 등 아시아지역 리조트에서 활동하게 된다. 초대졸 이상. 남자는 군필자. 요리사는 28세 이상도 지원 가능하다. 원서는 10월 15일까지 이메일(HR.Korea@clubmed.com)이나 우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클럽메드 홈페이지(www.clubmed.co.kr) 참조.
  • 모공에센스 뒤 수분크림 피하세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기초 단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백, 주름, 보습, 탄력 등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쟁이인 까닭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일단 화장품 개수를 줄이고 그 다음 내 화장대 위에 충돌하는 성분, 제품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고농도의 기능성 에센스는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 두 가지 이상 겹쳐 사용하면 기능성 성분이 서로 부딪혀 제품의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자극만 높여 피부가 더 예민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얼굴이 칙칙하고 주름이 눈에 띈다는 이유로 비타민C를 함유한 화이트닝 에센스와 레티놀이 들어간 링클 에센스를 함께 바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비타민C는 수용성이고 비타민A 레티놀은 지용성이다. 유분이 많은 레티놀 제품이 화이트닝 제품의 흡수를 방해한다. 미백과 주름 개선 효과를 동시에 보고 싶다면 화이트닝 에센스를 먼저 바르고 레티놀 성분이 함유된 마스크팩을 하는 것이 차라리 효과적이다. 레티놀 제품은 빛과 열에 불안정하다. 밤에 주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낮에 사용하고 싶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빼놓지 말고 발라줘야 한다.또한 레티놀은 산성에서 효과를 더욱 발휘한다. 세안 직후 피부는 세안제로 인해 약알칼리성 상태. 약산성 토너로 정리한 뒤 레티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 성분 가운데 대표적인 트러블 메이커로 에센셜 오일을 꼽을 수 있다. 피부 진정 효과가 있지만 향이 강해 신경계를 자극해 피부 문제를 유발한다. 자극을 최소화해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민감성 제품과 에센셜 오일은 상극이다. 모공 에센스는 모공 속의 피지를 녹이는 모공 정화 기능과 피지를 흡수해 피부 표면을 보송보송하게 가꿔주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모공 에센스를 바른 뒤 수분 크림을 바르면 보습 성분이 모공을 막아 애써 깨끗하게 정돈한 모공을 다시 메우는 우를 범하게 된다. 미백, 주름 개선, 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크림을 사용할 때 피부결을 매끄럽게 하는 에센스 사용은 금물. 에센스에 들어 있는 실리콘 성분이 제2의 피부막을 형성해 잔주름, 각질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일단 피부에 막이 생긴 상태인데 여기에 기능성 크림을 바른다면 헛수고만 한 셈이 된다. 모공과 여드름을 관리하는 오일 프리 제품을 바르고 안티에이징 제품을 사용하면 죽도 밥도 아닌 결과를 초래한다. 건조와 노화를 막는 안티에이징 제품에는 유분기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91) 강화도의 비극

    [병자호란 다시 읽기] (91) 강화도의 비극

    강화도가 함락될 때 김경징, 이민구, 장신 등 조선군의 최고위 지도부는 바다로 도주하여 목숨을 부지했다. 강화도 방어를 책임진 그들은 멀쩡했지만,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연쇄적인 비극을 불렀다. 그들의 가족을 포함하여 강화성에 있던 피란민들은 모두 ‘도마 위의 고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청군은 성을 점령한 직후 군사들을 시켜 성호(城壕)를 헐어 버리고 행궁(行宮) 관사를 불태운 뒤, 성안에 있던 남녀노소들을 끌어냈다. 강화도의 이곳저곳에서 처참한 장면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도망간 김경징, 삼대 여인들 모두 자결 비극의 손길은 먼저 여자들과 아이들에게로 뻗쳐 왔다. 청군이 몰려오자 여자들은 정절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다가, 혹은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 때로는 지아비와 아들의 강요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성구(李聖求)와 이지항(李之恒)의 처는 청군의 손에 죽었다. 권순장(權順長)과 그 집안 여자들의 죽음은 특히 참혹했다. 권순장은 김상용과 함께 불붙은 화약 더미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권순장의 아내는 자신의 목을 매기 전 세 딸을 먼저 목매어 죽게 했다. 권순장의 누이동생 또한 스스로 목을 매 죽었다. 민성(閔 )은 먼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결했다. 비극은 김경징 집안의 여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경징의 모친(김류의 처), 아내(김류의 며느리), 며느리(김류의 손자며느리) 등 삼대의 여인들이 모두 자결했다.‘인조실록’에 따르면 김경징의 아들 김진표(金震標)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협박하여 자결하도록 했다고 한다. 자신의 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진표의 처가 자결하자 김경징의 어머니와 처도 따라서 자결했다는 것이다. 청군에게 포로가 된 사람도 줄을 이었다. 청군은 젊고 고운 여인들을 사로잡느라 혈안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희생자가 속출했다. 진원부원군(晉原府院君) 유근(柳根)의 집에서는 열두 명, 서평부원군(西平府院君) 한준겸(韓俊謙)의 가족은 열한 명이 포로가 되었다. 한명욱(韓明勖), 정백창(鄭百昌), 여이징(呂爾徵), 신익융(申翊隆), 정선흥(鄭善興), 김반(金槃), 이경엄(李景嚴), 한여직(韓汝稷) 등 사대부가의 부인들이 모두 포로가 되었다. 일반 상민들의 피해도 참혹했다. 전쟁이 일어난 직후, 경기도 연안의 백성들 또한 다투어 강화도 주변의 섬으로 밀려들었다. 반상(班常)을 막론하고 ‘섬으로 들어가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음’과 달리 청군이 상륙하고 강화성으로 몰려오자 그들은 앞다투어 마니산(摩尼山) 등지로 도주했다. 청군은 연일 병력을 풀어 마니산 일대를 수색했고, 백성들은 그 와중에 피살되거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왕세손의 비극 청군에 의한 살육과 자살이 속출하는 와중에 왕세손이 강화성에서 탈출에 성공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왕세손은 바로 인조의 손자이자 소현세자(昭顯世子)와 강빈(姜嬪)의 아들이었다. 인조와 소현세자를 이어 장차 보위(寶位)에 오를 인물이기에 청군이 사로잡으려고 혈안이 된 존재이기도 했다. 청군이 강화성으로 밀려들 때, 강빈은 상민(常民)의 복장으로 변복하고 여염에 몸을 숨겼다. 그녀는 자신의 동생 강문성(姜文星)과 김인(金仁), 서후행(徐後行) 등 다섯 명의 내관(內官)에게 원손을 맡겼다. 그들은 원손을 업고 바닷가로 내달렸다. 청군은 추격해 오는데 내관 김인이 탄 말은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위기일발의 상황이었다. 그들은 송국택(宋國澤)이 제공한 말로 바꿔 타고서야 겨우 해안에 이를 수 있었다. 마침 해안에는 배를 대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원손은 우여곡절 끝에 교동(喬桐)을 거쳐 다른 섬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젖먹이 시절부터 이렇게 간난신고를 겪어야 했던 원손의 운명은 비극적이었다. 그는 강화성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항복 이후 볼모가 되어 끌려갔던 아버지 소현세자를 따라 심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원손은 1645년 귀국했지만 아버지 소현세자는 급사했고, 어머니 강빈은 사약을 받고 죽었다. 그 자신 또한 왕세자 자리에 올라보지도 못한 채 숙부 봉림대군(鳳林大君·효종)에게 밀리고 말았다. 병자호란은 원손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것이다. 강화도 공략을 지휘했던 구왕 도르곤(多爾袞)은 강화성 점령 직후 역관 정명수(鄭命壽)와 김돌시(金乭屎) 등을 시켜 항복을 요구했다. 조선 측에서 원임대신 윤방(尹昉)을 보내 요구를 받아들이자, 도르곤은 휘하의 병력을 들여보내 정전(正殿)을 점거한 뒤 성안에 계엄을 실시했다. 그들은 조선 포로 가운데 지체가 가장 높은 세자빈을 엄중히 감시하는 한편, 호서(胡書)가 쓰여진 신표(信標) 수십 개를 만들어 성을 드나드는 조선 사람들을 통제했다. 신표가 있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고 여긴 사람들은 그것을 구하려고 아우성을 쳤다. 도르곤은 강화도에서 사로잡은 왕실과 고관들의 가족을 앞세워 남한산성의 저항 의지를 꺾어놓을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점령 직후, 포로들에게 대한 대우는 괜찮은 편이었다. 특히 강빈 일행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을 썼다. 강빈 일행을 이동시킬 때 병력을 풀어 호위하는가 하면, 지나는 길에 도랑이나 험한 곳이 있으면 길을 수리한 뒤 지나가도록 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 청군 가운데 만주병들은 군율이 잡혀 있어서 탐욕과 음란함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몽골병이나 한병들은 달랐다. 특히 공유덕과 경중명 휘하의 병사들이 저지르는 겁략이 심각했다. 그들은 몽골병과 함께 곳곳을 뒤져 여자들을 잡아가고, 주단과 패물을 약탈했다. 강화도를 점령 한 지 9일이 되던 날의 정경은 처참했다. 청군은 포로들을 남한산성으로 몰고 가면서 대대적인 노략질을 감행했다. 관청과 여염에 불을 지르고 반항하는 사람들을 도륙했다. 이날의 참상을 기록한 사서에는 ‘시체는 쌓여 들판에 깔리고 피는 강물을 이루었다.’거나 ‘눈 위를 기어다니거나, 죽거나, 이미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아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군율 시행의 난맥상 그렇다면 강화도의 ‘참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김경징 등은 어찌 되었을까? 항복 직후, 김경징 등에게 군율을 적용하여 극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조는 오히려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가 적었으며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사형은 지나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인조는 김경징 등을 서쪽 변방에 유배하는 것으로 그치려고 했다. 언관들의 반발과 비판이 그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에게 사형을 내렸다. 김경징에게는 끝까지 예우를 갖춰 사사(賜死)시켰다. 충청수사 강진흔(姜晉昕)도 참수되었다.‘잘 싸우지 못하여 적으로 하여금 바다를 건너게 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참으로 억울한 죽음이었다. 김경징이나 장신과 달리 끝까지 청군과 싸우려 했던 그였다. 그를 죽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도 수영(水營)의 군관과 병졸들이 대궐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목놓아 울면서 강진흔의 원통한 정상을 비변사에 호소했다. 억울한 죽음을 앞에 두고도 강진흔은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함께 의금부에 갇혀 있던 김경징이 사형 결정 소식을 듣고 목놓아 울었는데 비해, 그는 태연했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차고 있던 칼을 옥졸에게 주며 ‘이것은 예리한 칼이다. 이것으로 내 목을 빨리 벤 뒤 네가 가지고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던 그는 처형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경징의 죽음을 기록한 ‘인조실록´사신(史臣)의 평가는 냉혹했다. 사신은 김경징을 가리켜 한낱 ‘광동(狂童)’이라고 평가했다.‘아는 것이 없고 탐욕과 교만을 일삼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자식을 김류가 잘못 천거하여 나라도 망치고 집안도 망쳤다.’고 적었다. 하지만 고군분투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했던 강진흔이 김경징보다 심한 극형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강진흔과 김경징의 죽음. 그것은 분명 군율 시행의 난맥상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전남 소재 조선소 자금난 심각

    전남 소재 조선소 자금난 심각

    전남지역에서 뒤늦게 시작한 후발 중·대형 조선소가 금융권의 신규 대출이 막히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도는 목포, 신안, 해남, 진도, 고흥 등 서남해안에 조선소 집적화단지를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선발 대형 조선소가 후발 조선소를 견제하려고 과잉투자나 중국 추격론 등 왜곡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가동중단 두달째 30일 전남도와 이들 조선소에 따르면 목포 삽진공업단지에 자리한 C&중공업이 지난달 말부터 시설비와 운영비 등 1700억원가량을 마련치 못해 선박 건조를 중단했다. 이 회사는 2011년까지 수주한 60척(3조 3000억원) 가운데 첫 선박인 8만t급 벌크선을 60%가량 만들던 중 자금줄이 막혔다. 내년 1월까지 이 선박을 인도해야 선주에게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며 회사는 발을 구른다. 조선소는 보통 수주한 선박 회사에서 선수금을 받아 배를 만든다. 그러나 선수금을 받으려면 금융권에서 선주에게 떼어주는 선수금환급보증서(RG)가 있어야 한다.C&중공업이 받을 수 있는 선수금은 2300억원대. 하지만 환급보증서가 없어 선수금을 못 받고 있다. 이 회사 근로자는 800여명이고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는 500여개, 협력업체는 20여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C&중공업에 완공된 도크(배를 만드는 시설)가 있어야 자금을 지원할 게 아니냐.”는 논리다. 현재 플로팅도크(바다에 띄우는 도크)에서 배를 만들고 있다. ●두 번째까지 인도 해남 화원반도에 자리한 대한조선소는 지난 4월 17만t급 벌크선을 처음 진수했다. 전남을 대표하는 향토 조선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두 번째 선박까지 인도했으나 제2도크 설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권에서 선수금환급보증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조선측이 선수금환급보증서를 못 받은 규모는 2도크에서 건조할 배 22척(1조 9000억원)이다. 납기를 지켜 건조하려면 2도크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대한조선은 선수금과 금융권의 대출금 등으로 2도크 시설비 등을 충당하려 했다. 대한조선이 지금껏 수주한 선박은 모두 43척으로 1도크에서 21척(1조 7000억원)을 만들고 있다. 2도크 사업비는 7785억원이고 이 가운데 자체로 마련할 돈은 5039억원이다. 나머지 2500억원은 금융권에서 들여와야 한다.2도크가 완공되면 추가 고용이 8500여명이다. 대한조선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한조선의 주력사인 건설업체의 미분양 물량, 시설비 부담, 유동성 부문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신디케이트론(은행연합대출)을 조성하려고 노력하나 국내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마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조선은 전남도 산하기관인 전남개발공사에 2도크를 포함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공사는 2000억원대에 이르는 개발비용 등으로 결론을 못 내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최근 광주에서 민주당 고위당국자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후발 조선소에 대한 자금지원을 당부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대한조선의 기술력과 생산성 등을 고려해 자금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소 한 관계자는 “후발 조선소를 견제하려는 국내 유수 조선소들이 중국 추격론과 왜곡된 정보, 검증되지 않은 위기론 등을 퍼트린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대불산업단지에 조선산업 집적화단지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는 30일 영암군 삼호읍 대불지사에서 대불 클러스터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이 산단에 세계 제1위의 중형조선산업 집적화단지를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48억원으로 조선산업과 부품, 해양레저선박 등 발굴과 연구개발에 주력한다. 대불집적화단지는 인근 삼호지방산단, 목포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 해남 화원산단, 진도 군내산단, 신안 지도농공단지 등 서남권 조선산업 집적지를 아우른다.전남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세계 해양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보고서 등을 보면 조선산업은 전망이 밝다.”며 “중국은 기술력과 생산성, 위약금 지불사례 등으로 볼 때 우리 조선산업과는 적수가 안 된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Local] 고령, 3차원 입체 관내도 제작

    경북 고령군은 30일 행정구역과 도로망 등 지역의 위치도를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3차원 입체 형태의 관내도를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3만 5000분의1 척도로 새로 제작된 관내도는 기존의 지형도 위에 지표 및 건물의 고도값을 디지털로 입력해 입체화했다. 관내도 앞면에는 대가야박물관과 우륵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공원, 산림녹화기념숲과 함께 산성 등 주요 문화유적 등을 수록했고, 뒷면에는 8개 읍·면 지도를 담았다.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10월 경기도는 축제마당

    10월 경기도는 축제마당

    가을 시작을 알리는 10월을 맞아 경기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 마당이 펼쳐진다. 의왕시에서는 3∼5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즐기는 백운예술제가 열린다. 팬플루트·오카리나 연주·재즈밴드 공연 등 열린무대와 무용·노래·개인기 등 시민장기자랑대회, 그림 그리기 대회, 시민백일장 등이 준비된다. 또 물레체험, 탈 만들기, 그림 편지쓰기, 퍼즐체험 등 다양한 예술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건강도시 선포식 및 건강축제로 꾸며진 시민의 날 기념 체육대회에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차동민 선수가 참석한다. 가평 자라섬 일대에서는 2∼5일 재즈공연, 전시 및 체험행사로 꾸며지는 자라섬 국제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된다.1∼6일에는 남사당놀이공연 및 체험, 옛날 장터 체험 등으로 꾸며지는 안성 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열린다. 11∼19일에는 각종 문화공연과 체험행사, 포천특산물전시판매, 억새밭 작은 음악회, 달집태우기를 보고 즐길 수 있는 포천 산정호수·명성산 억새꽃축제가 마련된다. 동두천에서는 25일부터 이틀간 소요산 일대에서 국악, 풍물, 클래식, 통기타, 댄스, 마당극 공연과 가요제가 어우러지는 소요단풍 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이밖에 광주시의 남한산성 문화제, 양평군 은행나무 축제, 이천 쌀문화축제, 파주 개성인삼축제 등 시·군마다 다양한 축제들이 관광객을 기다린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제18대 국회를 위하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제18대 국회를 위하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국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고위 인사와 야당의 지도부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필자에게 답했다. 필자가 꼭 한 달 전 이 지면을 통해 제18대 국회에서 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대통령의 임기가 2012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선거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면 개헌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의 임기를 약 8개월 정도 늘려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는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부담스러워 한다.2008년 국회의 현실이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최근 의정활동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분석에 따르면 제17대 국회가 제16대보다 일을 덜해 오히려 퇴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17대 국회에서는 한 의원이 연간 약 4억 9000만원 가량을 썼는데 실제로 일한 것은 연평균 140여일에 그쳤다. 그러나 제16대 국회에서 한 의원이 연간 약 3억 7000만원 정도를 썼는데 제17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했던 것이다.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뒤 약 세 달 동안 개원조차 못했던 제18대 국회는 어지간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제17대 국회보다 더 퇴보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제18대 국회에서 동시선거에 의한 4년 연임제 정·부통령제로 개헌할 것을 간절하게 바라는 입장에서 제18대 국회의 성공은 더욱 절실하다. 제18대 국회는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의원들이 제대로 된 법안을 많이 발의하고 제대로 심의·가결해야 할 것이다. 제17대에는 의원발의 건수가 역사상 최대(6387건)였지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것이 2944건에 이르고 가결된 것은 1350건에 불과했다. 제16대 국회에서는 의원당 발의법안이 6.4건이고 제17대에는 21.4건으로 증가했지만 제17대의 가결비율이 21.1%로 제16대(27.0%)에 비해 비생산적이었다. 제18대 국회 4개월 동안 이미 600건이 훨씬 넘는 의원발의법안이 제출되었는데 국민에게는 이러한 단순 건수의 증가보다는 입법의 질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더 이상 골프접대, 술 향응 및 각종 추문이 없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회는 500여개의 국가기관을 불과 20일 동안 국정감사하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된 감사를 기대하기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제17대 국회는 국정감사 기간동안 피감기간당 불과 3시간 정도를 할애했다. 주마간산일 뿐이다. 게다가 경제도 최악인데 피감기관과 엮여 의원들이 스캔들까지 일으켰다간 민심을 자극하기 십상이다. 제18대 국회는 또한 헌법을 스스로 존중하기 바란다. 헌법 제54조 제2항은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이(예산안)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국회에서는 이것이 권고적 의무일 뿐이라고 해석하고 지키지 않았다.1987년 이래 12월2일까지 예산안이 의결된 적은 두어 번에 그치고 다음해 1월1일 새벽에나 간신히 통과된 적도 있을 정도이다. 예산안 수정비율도 매년 평균 1%남짓이다. 올해는 최악의 경기에 예산안을 제대로 손질해야 한다. 이렇게 국회의 본업인 법과 예산안을 잘 심의하고 국정감사도 성공하려면 여야 사이에 합의와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한다. 행여 서로 다투는 통에 정국이 마비되면 그 손해나 부담은 국민에게도 가겠지만 제18대 국회의 몫이 더 클 것이다. 이번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추경안을 밀어붙여도 국회의장이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갖추고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냈듯이 국회의 위신을 스스로 높여나가는 문화를 계속해서 창출해야 한다. 지난달 국회의원 임기를 늘리자는 글이 나간 뒤 필자의 자동응답기에 “절대 찬성”이라는 아리따운 독자의 음성이 있었다는 것을 국회에 전한다. 제18대 국회여, 한 번 잘 해보시라.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24) 식량위기 해법-석학 대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24) 식량위기 해법-석학 대담

    “연간 50억t의 식량을 인류가 생산해 내기까지는 1만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이를 2025년까지 다시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노먼 볼로그 박사) “돈을 많이 벌어서 식량을 사다 먹으면 그만이라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일본을 빼고는 식량자급률이 100%를 웃돌지 않는 선진국이 없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농업이 없는 선진국은 있을 수 없다.”(윤석원 교수) 1960년대 전세계적인 녹색혁명을 이끌어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노먼 볼로그 박사와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윤석원 교수는 서울신문이 이메일과 전화·대면 인터뷰를 통해 진행한 ‘식량·농업의 미래를 말하다’ 대담에서 제2의 녹색혁명을 통해 인류를 식량위기에서 구해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197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볼로그 박사와 국내 최고 식량 전문가인 윤 교수는 농업생산성의 향상만이 한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볼로그 박사는 “2025년이면 세계인구가 83억명이 되는데, 인류는 함께 살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그러나 각국이 각종 이해관계를 내세워 최첨단 영농기법 도입을 꺼리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농산물 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개도국들은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를 꾸려가기 힘들게 됐다.”면서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제를 깔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식량정책이 나아갈 방향과 관련, 볼로그 박사는 “필리핀·인도 등 후진국이 21세기형 농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그들에게서도 배워야 한다.”며 해외식량기지 개척과 첨단 영농기법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윤 교수는 “한국의 농지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농업 인구가 18%(통상 전체 직업군에서 농업의 적정 비율은 20%로 봄)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해외식량기지의 경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말고 기업의 역할을 보장하면서 조용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Metro&Local] 경남 산업평화상 수상자 4명

    경남도는 28일 경남 산업평화상 올해 대상에 ▲사천시 두원중공업㈜ 오삼석(39) 노조부위원장을 선정하는 등 수상자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상은 ▲동서식품㈜ 창원공장 조열래(56) 공장장, 은상은 ▲양산시 ㈜흥아타이어 임종수(56) 노조위원장, 동상에는 ▲한화L&C㈜ 진해공장 김명수(51) 공장장이 각각 선정됐다. 경남 산업평화상은 노사화합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협력관계의 노사문화 정착에 기여한 근로자 및 사용자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시상식은 다음달 14일 열리는 노사정 화합 행사 때 한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1. 곡물난 왜 시작됐을까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제3세계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등 식량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식량위기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노먼 볼로그 박사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맞지만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란 점을 우선 말하고 싶다. 인류는 모두 함께 먹고살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단지 분배면에서 문제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물 단백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량가격을 올리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육류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옥수수와 밀이 동물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윤석원 교수 전 세계 곡물재고는 5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매년 5000만t 이상의 옥수수가 바이오에탄올로 전환되고 있다. 당연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는 수확량 저하가 1∼2%선이지만 5%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국제시장에 돌아다니는 곡물거래량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60년대 후 식량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은 1세대 ‘녹색혁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녹색혁명은 그 수명이 다한 것인가. 볼로그 박사 70년대 이후 농작물 생산성은 극대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제3세계는 좋은 종자, 적절한 비료, 최고의 농약을 통한 질병 관리 등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여러 이해관계 탓에 적절한 농경법이 도입되지 않았다. 결국 녹색혁명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끝난 것이 맞지만 수많은 개도국에서는 아직도 유효하다. 윤 교수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균등하게 나누면 전 인류가 하루에 3000㎉씩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과 공급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녹색혁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갈 길이 멀다. 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으로 대표되는 ‘백색혁명’의 경우에도 제3세계에는 거의 도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2의 녹색혁명을 얘기하기에 앞서 우선 가지고 있는 기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2. 장·단기적 대안은 무엇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포함해 수직농경, 채식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단기적, 중장기적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볼로그 박사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현재 안전성이 검증된 GMO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양비옥도의 증진과 파종밀도의 개선을 위한 첨단 농경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윤 교수 한국 농업에는 도시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대가 기업농을 한국에서 한다고 승산이 있겠는가. 단기적으로는 농토가 사라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매년 자연적인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농토가 1만∼2만㏊에 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린벨트나 농토규제 등을 풀면서 과도하게 없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농업으로 가야 한다. 벤처농업, 기능성농업, 기술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되면 농업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어느 선진국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GMO는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볼로그 박사 GMO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은 과학적 사실을 뛰어넘어 공포를 확산시키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GMO의 생산성이 지금까지의 어떤 육종기술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의 곡물이 스스로 질소와 인, 기타 식물 영양소를 함유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GMO는 이같은 식물의 진화를 인간의 힘으로 도와주는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이오기술과 첨단 재배법은 다른 수단들과 병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새 기술 하나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윤 교수 과학적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한국에서의 GMO 문제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해 접근해야 한다. 광우병 사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한국민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섣부르게 과학적인 판단만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GMO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최대한 ‘비(Non)-GMO’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한국농업 어디로 가야 하나 ▶한국은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의 근간을 강조하면서도 식량 자급률은 3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외부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식량수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볼로그 박사 한국은 필리핀, 인도 같은 나라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낮은 편이다. 또 해외식량기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21세기형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 자국 농민들의 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보조할 수 있는 제도도 갖고 있다. 파키스탄 등 일부 제3세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윤 교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전 세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이 나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6% 수준인데 채소나 과일은 자급하고 있다. 문제는 곡물인데, 오직 쌀만이 아직까지 100%를 넘는다. 이는 수많은 국제 협상에서 다른 부분을 손해보면서라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80만∼95만㏊ 정도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일부 논을 놀리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농업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 식량문제 해결의 첫 번째 열쇠다. ▶해외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식량기지는 일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할 수 있는 명확한 모델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윤 교수 해외식량기지의 경우에는 절대 정부가 나서면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해외식량기지를 언급한 이후에 러시아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식량기지 개척을 노리는 식품기업들에는 역효과만 될 뿐이다. 해외식량기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배주체와 유통 및 가공업체, 식품수요업체가 한 그룹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CJ나 풀무원 같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같은 준정부기관이 지원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해외식량기지 자체에 있어서는 성공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미쓰이나 미쓰비시 같은 업체들이 유통 및 가공 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결국에는 수입중단 조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박사 노먼 볼로그(94) 박사는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식량·농업 분야 석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를 졸업한 뒤 듀폰과 록펠러재단에서 육종 연구를 했다.1950년대 중반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밀 ‘소노라’를 개발해 멕시코·파키스탄·인도 등에 보급, 개도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했다.90세가 넘은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빈곤국의 식량증산 방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도덕상의 권리’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 ‘한국 농촌개혁 선두주자’ 윤석원 중앙대 교수 윤석원(56)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농업경제학자로 한국 농촌문제·농촌개혁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중앙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림부 양곡유통위원회 위원, 중대 산업과학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다. 국제경제학, 산업연관론, 환경 및 농업경제학을 넘나들며 정부의 농업 관련 정책과 대외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여러차례 맡았다.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쌀개방 반대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해외 식량기지와 새만금 농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농업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 [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정부 ‘뒷북 대응’ 도마에

    [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정부 ‘뒷북 대응’ 도마에

    ‘멜라민 파문’을 계기로 보건당국의 고질적인 땜질처방식 먹거리 안전대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입 먹거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정부대책들이 대부분 구호만으로 그치거나 ‘재탕, 삼탕 처방’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식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실효성 없는 대책들을 내놓기보다는 차라리 ‘선(先) 수입금지, 후(後) 조사’ 원칙만이라도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4월 ‘생쥐머리 새우깡’ 파동 당시 내놓은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 1명인 현지 검사관을 2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이후 멜라민 사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식약청은 수입식품과 직원 1명을 부랴부랴 중국 산둥성에 보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1명뿐인 현지 검사관도 중국 당국과 협의를 끝내지 않으면 공장을 조사할 권한조차 갖지 못한다.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는 올해 6월까지 위해 발생 우려가 높은 식품 제조업소에 대해 제조공장 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저산성 통조림 제품 등 일부를 제외하면 아직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식약청은 지난 4월 문제가 되는 수입식품에 대해서는 샘플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는 실정이다.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운용해 수입제품의 1∼5%에 대해 무작위 검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말라카이트그린 장어, 기생충 김치, 납꽃게 등 수입식품 위생과 관련된 사건이 연례행사처럼 터지고 있지만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현실적인 제도개선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25일 공개한 ‘멜라민사건 관련 식약청 조치사항’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지난 12일 전후로 분유가 10% 이상 함유된 제품에 한정해 단 1회만 검사키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기간도 오는 11월30일까지로 한정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8일 ‘수입식품 등 검사 변경지시’ 공문을 각 산하기관에 배포하고 부랴부랴 검사대상 식품을 ‘중국산 분유(우유)가 포함된 모든 제품’으로 변경했다. 이후 22일에는 또다시 ‘중국산 분유, 우유, 유청, 유당, 카제인 등이 포함된 모든 식품’으로 변경하고 검사시기도 ‘별도 지시일’로 바꿨다. 검사횟수도 1회에서 3회로 변경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녹차 클러스터’ 성공신화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녹차 클러스터’ 성공신화

    |시마다(일본 시즈오카현) 류지영특파원|일본의 상징 후지산(해발 3776m)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즈오카현은 지금 어딜 가도 ‘공사 중’이다. 국도변 절개지와 야트막한 구릉지마다 소형 포클레인의 땅고르기 작업을 볼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나무를 심으려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주민은 재미있다는 듯 설명한다.“녹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차밭을 개량하는 거예요.” ■ 40년전 茶부서 구성… ‘브랜드 가치’ 우려내 이곳은 시골길을 달리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차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집 앞 조그마한 텃밭에조차 어김없이 차나무가 심어져 있다. 시즈오카현의 전체 차 경작지는 2만㏊로 연간 생산량이 4만 4000t에 달한다. 우리나라 대표적 녹차 생산지인 전남 보성군(990㏊·연간 1400t 생산)에 견줘 보면 이곳의 위상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가도가도 푸른 차밭… 日생산량 45%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겠지만 차 마시는 일은 정말 건강에 좋은 습관입니다. 녹차 속 카테킨과 데아닌 성분이 암과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이죠. 실제 우리 현 나카가와네 지역의 녹차 소비량은 1인당 월 250∼410g(매일 5∼10잔) 정도로 보통의 일본인들보다 5배나 높습니다. 덕분에 이곳의 위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의 23.9% 밖에 되지 않아요.” 일본 전체 차 생산량(10만700t)의 45% 정도를 생산하는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언덕에 자리잡은 차박물관 ‘오차노사토’. 안내원 모가와 히로미는 녹차를 사라는 말 대신 따뜻하게 데운 시즈오카 녹차를 건네며 녹차의 효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곳에는 일본 차를 비롯, 한국 중국, 싱가포르, 티베트 등 전세계 30여개국의 차 90여종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은 언제든 원하는 차를 선택해 시음할 수 있다. 안내원이 건넨 시즈오카 녹차는 한국의 일반적 녹차보다는 조금 더 떫었지만 특유의 감칠맛이 이를 상쇄해 전반적으로 고소한 느낌이었다. 박물관을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연못과 일본식 정원이 갖춰진 전통 다실로 향하게 돼 있다. 다실에서는 관람객들이 다같이 무릎을 꿇고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일본 전통 다도를 정립한 센노리큐(1522∼1592년)의 방식에 따라 차를 마시게 된다. 다실 안내원 오이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곳에서 녹차의 우수성을 이해한 뒤 일본 전통 다도 방식으로 차를 마시면 누구든 녹차라는 대상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돼요. 박물관에 마련된 녹차 판매센터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일본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시즈오카산 녹차를 사 가게 되는 것이죠.” ●지방정부 중심 녹차 네트워크 구축 매년 6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녹차 구입을 위해 이곳 박물관을 찾는다. 박물관과 전통 다실 등이 단순히 시즈오카 녹차 홍보의 장을 넘어 시즈오카산 녹차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고도의 마케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덕분에 시즈오카현의 녹차 판매액만 해도 연 700억엔(약 765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일본 최고 수준의 농업소득을 자랑하는 시즈오카현의 경쟁력은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민간단체, 연구기관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른바 ‘녹차 클러스터’ 덕분이다. 이미 12세기부터 녹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시즈오카현에서는 40여년 전부터 녹차 전담부서를 만들어 녹차 브랜드 향상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 ●“건강·예절·전통까지 팝니다” 현재는 녹차 산업의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다업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지자체와 생산자단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주체별 협조 체제를 구축해 기계화율을 높일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도 실현해 가고 있다. 정보기술(IT)산업에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녹차산업에서는 시즈오카현이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게 이곳 사람들의 바람이자 자신감인 셈이다. 시즈오카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좀 더 비싼 값에 녹차를 판매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 ‘건강’과 ‘예절’이라는 무형의 콘텐츠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최고 품질의 시즈오카 녹차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혁신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 한국 ‘농업 클러스터’ 만들려면 지자체-농가-연구기관 삼위일체 돼야 세계는 이미 ‘농업 클러스터’ 경쟁이 한창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노르웨이 오슬로의 ‘아그로푸드 클러스터’(청정식품),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클러스터’(포도주) 등이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생산농가, 가공업체가 삼위일체가 돼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일관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국인 네덜란드와 덴마크, 그리고 스웨덴 등에서는 이미 클러스터 사업에 힘을 쏟아 상당한 재미를 봤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농업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인식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뒷받침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일본 시즈오카현을 찾아 보면 일본 녹차의 명성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농약을 쓰지 않는 질높은 녹차 생산을 위해 이미 100여년 전부터 다업(茶業) 시험장을 운영해 오고 있을 만큼 녹차의 세계화를 위해 쏟아붓는 이들의 노력은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에야 첫 녹차전문연구소를 문 열었다. 시즈오카현의 녹차 전문 판매점에 들어가면 녹차를 이용한 아이스크림, 과자, 빵, 비누, 국수 등 100여종이 넘는 관련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클러스터 내 산학연 협업을 통해 수십년간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온 결과다. 우리나라의 차에 대한 관세는 현재 514%다. 녹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안전망을 마련해 둔 것이다. 하지만 각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로 머지않아 중국·일본에 녹차 시장을 열어 줘야 할 상황이다. 현재 우리 녹차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5배 이상 비싸고, 생산량은 중국의 300분의 1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 모든 게 우리 클러스터가 앞으로 해쳐 나가야 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신동화 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업체와 연구기관, 정부가 지속적으로 연계하고 있는 ‘오리선드 클러스터’(스웨덴·덴마크 소재)의 경우 식품 관련 산업 매출액만 480억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총 22만 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면서 “이를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더라도 우리 농업 실정에 맞는 고유의 식품클러스터에 대한 구상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계 주요국 녹차산업 현황 中 75% 생산… 가격경쟁력 우위 한국산 품질 日 등에 크게 뒤져 중국은 차 생산량 면에서 단연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세계 차 생산의 75% 정도를 차지한다. 차는 대부분 아시아와 이슬람 지역에, 우롱차는 일본과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의 차 산업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측면에서는 미진한 점이 많다. 반면 일본은 녹차산업의 세계 최강국으로 규모화·기계화·자동화로 우수한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중국·베트남 등에 현지 생산 기반도 확보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저가 공세로 나설 수도 있다. 현재도 녹차 재배와 관련한 각종 첨단설비를 세계에서 가장 앞서 구축함으로써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해외합작·투자사업 등을 통해 본격적인 녹차 수출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양질의 자연환경과 값싼 인력 덕분에 향후 녹차산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향후 최대 녹차 수입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녹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최근 티백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녹차 자체보다는 탄산음료, 대용차 등 다른 음료에 첨가돼 소비되는 비중이 훨씬 큰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차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일본 등에 비해 가격·품질경쟁력, 상품개발 면에서 크게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유의 차 품종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고 경사지 재배가 많아 중국, 일본에 비하여 단위당 생산성도 크게 떨어진다. 한국 녹차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까지 낮은 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한국 녹차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서 향에 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색깔과 맛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5) 파리외방전교회 허보록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5) 파리외방전교회 허보록 신부

    신약 요한복음을 관통하는 복음의 큰 가치는 사랑이다. 이 요한복음을 쓴 것으로 알려진 사도 요한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뒤 성모 마리아를 정성껏 모신 ‘사랑의 사도’로 불린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 군포역 근처의 성요한의 집은 이 ‘사랑의 사도’ 이름을 딴 무의탁 아동·청소년 사회복지시설. 이곳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허보록(본명 블루 필립보·49) 신부는 ‘마더 테레사의 사랑’을 따르겠다는 사제서품 때의 약조를 지켜 한국에 사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이다. 마더 테레사의 사랑을 가슴에 새긴 채 ‘사랑의 사도’, 성 요한을 따라 18년간 한국에서 불우 아동·청소년들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다. ●군포 성요한의 집서 14명이 함께 살아 ‘성 요한의 집’은 4층 건물에 운동시설과 작은 성당, 청소년들을 위한 생활공간인 야고보의 집, 초등학생들의 보금자리인 요한의 집을 갖춰 14명의 아동·청소년을 수용하고 있다. 4층 성요한의 집은 초등학생 7명,3층 야고보의 집은 중·고등학생 7명이 형제처럼 살아가는 공간. 성 요한과, 요한의 형이자 역시 12사도 중 한 사람으로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의 이름을 각각 땄다.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봉사자는 모두 6명. 삼촌, 이모, 형처럼 살가운 정을 베풀고 나누며 공동체를 꾸려가는 이들의 중심에 허보록 신부가 있다. 등하교는 물론 식사, 잠자리 같은 일상생활 챙기기는 물론 이들의 진학과 취업, 진로까지 모두 신경을 써야 하는, 그야말로 집안의 가장 웃어른이다. 1999년 천주교 수원교구가 허름한 양로원을 개조해 지금의 시설로 바꾼 뒤 처음 운영 책임을 맡았으니 허보록 신부는 9년째 이곳에서 아버지 역할을 해온 셈. 이곳 생활에 불만을 갖거나 학교생활에 적응 못해 탈선하는 가족이 생길 때마다 가슴을 졸인단다. 청소년 사회복지시설 규정상 만 20세를 넘긴 가족들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이들을 위해 인근에 따로 마련한 자립관 수용자 세 명의 살림 운영도 허 신부의 몫이다. 가족들의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간절한 기도를 통해 스스로를 추슬러 왔지만 지금도 막상 문제가 생기면 여간 마음이 아픈 게 아니다. 기자를 만나 명함을 전하면서도 명함 뒤에 새긴 글귀를 먼저 보여준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코 9,37) ●프랑스 고향에 ‘삼형제 신부´ 집안으로 유명 프랑스 노르망디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 태생의 3남2녀 중 둘째. 형과 동생이 모두 사제의 길을 걸어 프랑스 고향에선 지금도 ‘삼형제 신부’로 이름이 자자하다. 어릴 적부터 봉사에 헌신하는 테레사 수녀를 누구보다 동경해 사제의 길을 일찍부터 마음에 두었다고 한다. 고향 마을엔 유난히 보트피플이 많이 모여살았다.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에서 넘어온 난민들과 먹을 것을 나누고 이들의 빨래를 해주고 정을 쏟는 아버지 어머니를 보면서 자랐으니 마더 테레사를 향한 동경이 더욱 컸을 것이다. 노르망디 캉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도. 대학 2학년 때 한 기도모임에서 ‘마더 테레사’의 영성을 거듭 확인하고 사제의 길을 결심했다고 하니 테레사 수녀는 허보록 인생의 꼭짓점임에 틀림없다. 알프스의 스키부대에서 1년을 복무한 뒤 곧바로 로마의 예수회신학대학인 그레고리아나에 들어가 6년간 선교와 영성공부를 했다. “선교사를 할 바에야 테레사 수녀처럼 살겠다.”는 신념으로 신학대 재학 중 테레사 수녀를 따르는 사랑의 선교수도회에 입회하려 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 미국 LA의 한 수도원에서 동성애 사건이 터져 방향을 틀어 입회한 게 파리외방전교회. 어릴 적 아시아 보트피플과의 어울림과 테레사 수녀의 삶을 연결해 당시 아시아 지역 선교에 치중한 파리외방전교회를 택한 것이다. 신학대 졸업 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례한 로마의 사제 서품식에서 다짐한 것도 역시 “평생 마더 테레사처럼 버림받고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서원이었다. 간절한 서원과 다짐이 통했을까. 한국에 입국해 강화도의 한 공소에 몸담다가 안동교구 영주 하망동 보좌신부로 옮기면서 만난 어린이들이 인생의 표지판이 됐다. “성당에서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했는데 밥 때마다 노인들 틈에 섞여 아이들이 밥을 얻어먹는 것이었어요. 알고 보니 의지할 곳 없는 결손 가정 아이들이었어요.” 갈 곳도, 의지할 곳도 없지만 누구 하나 챙기지 않는 걸식 아동 5명을 위해 영주의 허름한 집에 ‘다섯 어린이집’을 어렵게 꾸린 게 ‘아동·청소년들의 대부’로 살아온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안동교구장 박석희(1941∼2000) 주교의 부름을 받아 옥산 성당 주임신부로 옮겨 2년간을 살면서도 줄곧 다섯 어린이집 아이들이 눈에 밟혀 불안했다고 한다. ●잃어버린 가정을 위해 매주 가족 모임도 “본당 신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교구장의 명령이었으니 마다할 수 없이 본당 주임을 맡긴 했지만 결국 주임 신부 2년을 마치고 안동의 낙동강 옆 농민회관 건물에 결손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프란치스코의 집’과 ‘글라라의 집’을 마련했다. 안성에 양로원 ‘성모마리아 집’을 세운 것도 그 무렵이다. 9년간 이곳 ‘성 요한의 집’을 거쳐간 아동·청소년은 50여명.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번듯한 직장도 잡고 결혼해 가정을 일군 이곳 출신 가족들이 찾아올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한다. “결손 아동·청소년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아요. 이곳의 아이들만 보아도 가출하거나 술을 마시고 도둑질을 하는 가족이 생기면 덩달아 상심해 풀이 죽어요. 같은 처지의 가슴앓이라고나 할까요.” 평소 사제인 자신을 사제보다는 아버지요 형으로 여겨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버지’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 각각 간직하고 있는 절실함 때문이다. “사제인 내가 잘 살 때 아이들도 잘 살아갈 수 있어요. 언제나 몸조심, 마음조심이지요. 특히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가정을 채워줄 수 있도록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신경을 가장 많이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일요일이면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가족모임과 게임을 어김없이 열어오고 있다. “줄곧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살아왔지만 언제든지 어려운 일이 있는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면 서슴없이 달려가겠다.”는 허보록 신부.‘미소한 이웃들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해주는 것’이란 말씀은 사제요, 봉사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공통의 좌우명이자 신조라고 거듭 말한다. “이 땅에서 언제 어느 소임이 맡겨질지 자신도 알 수 없다.”는 허 신부. 그러나 인터뷰를 하면서도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신부님”을 부르면서 안길 때마다 일일이 이름을 부르며 웃음으로 품에 안는 그가 이곳을 떠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허보록 신부는 ▲1959년 프랑스 노르망디 출생 ▲1983년 노르망디 캉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1984년 로마 그레고리아나 신학대 입학 ▲1986년 파리외방전교회 입회 ▲1990년 그레고리아나 신학대 졸업, 사제서품. 한국 입국 ▲1992년 강화도 내가 공소 신부 ▲1993∼1994년 영주 하망동성당 보좌신부,‘다섯어린이집 운영’ ▲1994∼1996년 안동교구 옥산성당 주임신부 ▲1996∼1998년 안동 낙동강변에 고아원 ‘프란치스코집’‘글라라의 집’ 설립 ▲1999년 안성에 양로원 ‘성모마리아집’ 설립, 운영 ▲1999년∼ 군포 ‘성 요한의 집’ 운영 책임
  • [병자호란 다시 읽기] (90) 강화도가 함락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90) 강화도가 함락되다 (Ⅱ)

    청군은 강화도 공격을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도르곤(多爾袞)은 심양에서 데려오거나 한강 일대에서 사로잡은 조선인 선장(船匠)들을 활용하여 다량의 병선을 만들었다. 크기는 작지만 매우 빠른 배들이었다. 청군은 그 배들을 갑곶(甲串)까지 육로로 운반하여 조선군의 허를 찔렀다. 한강이 얼어 있던 당시, 강화도의 조선군 지휘부는 청군이 육로로 배를 운반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다 할 방어 태세를 갖추지 않고 오로지 천연의 험세(險勢)만을 믿고 또 믿었다.‘준비된 군대’의 의표를 찌르는 작전 앞에서 강화도가 처참하게 무너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갑곶 방어선이 무너지다 갑곶은 육지와 강화도를 잇는 바다의 폭이 매우 좁은 곳이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작은 거룻배만으로도 건널 수 있다고 알려진 곳이었다. 그럼에도 김경징 등은 갑곶 방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청군이 상륙작전의 출발지를 갑곶으로 정한 것은 까닭이 있었다. 청군이 도해(渡海)를 시도하던 날 갑곶에 배치된 방어 전력(戰力)은 충청수사(忠淸水使) 강진흔(姜晉昕)이 이끄는 병선 7척과 수군 200명 정도가 고작이었다. 당시 해안 방어의 주력은 주사대장(舟師大將) 장신(張紳) 휘하의 수군이었는데, 광성진(廣城鎭) 부근에 머물고 있었다. 강화성 방어를 맡은 초관(哨官)들 대부분도 장신의 선단에 소속된 배에 타고 있는 상태였다. 1637년 1월21일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경징은 장신에게 휘하의 수군을 갑곶으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 장신은 급히 선단을 움직였지만 마침 조금(潮水가 가장 낮은 때인 음력 스무사흘)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조금 때문에 전진이 여의치 않았던 장신의 선단은 이튿날 새벽까지도 갑곶에 도착하지 못했다. 청군의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다. 강진흔은 중과부적인 상태에서도 분전했다. 적선 3척을 침몰시켰지만 자신의 배 또한 청군의 화살과 대포에 맞아 죽은 군졸이 수십 명이나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신의 수군이 도착했다. 장신은 정포만호(正浦萬戶) 정연(鄭) 등을 시켜 청군의 배후를 공격하도록 했다. 덩치가 훨씬 큰 조선 전함이 들이받자 적선 한 척이 침몰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많은 청군 병선들이 방향을 바꿔 자신의 선단을 향해 몰려들자 장신은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갑자기 정연 등에게 후퇴하라고 명령하고, 광성진 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주하기 시작했다. 변변하게 싸워 보지도 않고 퇴각을 결정했던 것이다. 강진흔이 발을 동동 구르며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장신은 끝내 외면했다.‘인조실록’과 ‘병자록’ 등에는 격앙된 강진흔이 장신을 질타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장신, 네가 나라의 두터운 은혜를 입고서도 어찌 차마 이럴 수가 있느냐. 내가 너를 베어 죽이겠다.” 하지만 장신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정연 등은 전진하여 강진흔을 구원하려 했으나 장신의 위세에 밀려 물러서고 말았다. 갑곶 방어선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청군이 강화성을 포위하다 갑곶에서 강진흔의 수군이 무너지자 청군이 상륙을 시작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해안에 복병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여 섣불리 건너오지 않았다. 척후병이 먼저 상륙하여 주위를 둘러본 뒤, 이렇다 할 저항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다를 건넜다.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던 김경징 등은 당황하여 해안의 병력을 이끌고 강화성 안으로 달아나려고 획책했다. 청군 대병력과 해안에서 직접 맞서봤자 승산이 없다는 핑계를 댔다. 호조좌랑 임선백이 봉림대군에게 달려가 호소했다.‘어찌 천연의 요새를 버리고 허물어진 성안에 들어간단 말입니까? 나라의 존망이 이 한번의 싸움에 달려 있는데 대장이 물러나 위축되어 군사들의 마음을 꺾어서는 안 됩니다.’ 봉림대군도 김경징을 말렸지만 그는 이미 상황 판단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지휘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해안에 배치된 병사들은 인근의 산 등지로 물러나 버렸다. 임선백은 봉림대군에게 진해루(鎭海樓) 아래를 비롯한 험한 곳에 진을 치고 결전을 벌이자고 건의했다. 그러는 사이에 갑곶 건너편에 있던 청군의 대병력은 이미 바다를 건너 상륙을 시도하고 있었다.‘병자록’ 등에서는 ‘청군이 마치 나는 듯이 바다를 건너 달려들었다.’고 적었다. 여러 곳에서 조선군의 산발적인 저항이 이어졌다. 중군(中軍) 황선신(黃善身)이 지휘하는 병력은 진해루 아래에서 적 9명을 살해하는 등 분전했다. 하지만 이미 청군에게 도해를 허용하여 사기가 저하된 데다 중과부적이었다. 황선신과 천총(千摠) 강홍업(姜弘業), 초관 정재신(鄭再新) 등 항전하던 말단 지휘관 대부분이 전사했다. 그럼에도 장신의 배에 타고 있던 다른 초관들은 바라만 볼 뿐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경징과 이민구는 이미 나룻배를 타고 장신의 배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도주했다. 격분한 천총 구일원(具一元)은 장신을 꾸짖고 물에 빠져 죽었다. 해숭위(海崇尉) 윤신지(尹新之), 전창군(全昌君) 유정량(柳廷亮) 등의 휘하에서 강변을 수비하던 병력들도 모두 바다나 산으로 달아났다. 전투를 해본 적이 없던 유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청군은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갑곶 나루를 돌파한 청군은 사시(巳時·오전 9∼11시) 무렵 강화성으로 밀려들었다. 청군은 성을 포위하고 항복하라고 종용했다. 성안에서는 원임대신 김상용(金尙容) 등이 중심이 되어 방어군을 배치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어졌다. 조선군은 조총과 활을 쏘며 저항했지만, 집중 포격을 앞세워 몰려드는 청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미 강화성보다 몇 배나 견고한 대릉하성을 함락시킨 경험이 있는 그들이었다. 김경징 등 최고 지휘부의 오판과 태만, 그리고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수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상륙을 허용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강화성의 북문(北門)이 가장 먼저 무너지고 청군은 성안으로 밀려들었다. ●이어지는 자결, 그리고 죽음들 불과 한나절여 만에 강화성은 함락되고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던 수많은 사람들이 청군에게 희생되었다. 또 ‘오랑캐’가 몰려오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다. 남문에 머물던 김상용은 화약 궤짝에 불을 질러 스스로 폭사했다. 그의 장렬한 죽음과 함께 문루도 사라져 버렸다. 김상용 말고도 우승지 홍명형(洪命亨), 도정(都正) 심현(沈俔), 봉상시정(奉常寺正) 이시직(李時稷), 주부(主簿) 송시영(宋時榮), 전 공조판서 이상길(李尙吉) 등이 자결했다.‘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는 대의를 내세워 순절한 것이다. 이시직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남긴 글은 비감했다.“장강(長江)의 험함을 잃어 북쪽 군사가 나는 듯이 건너오는데, 술 취한 장수는 겁이 나 떨며 나라를 배반하고 목숨을 지키려 드는구나. 파수(把守)가 무너져 만백성이 어육(魚肉)이 되었으니 하물며 저 남한산성이야 조석간에 무너질 것이다. 의리상 구차하게 살 수 없으니 기꺼운 마음으로 자결하려 한다. 살신성인하려 하니 땅과 하늘을 보아도 부끄러움이 없다. 아 내 아들아. 삼가 생명을 상하게 하지 말라. 돌아가 유해(遺骸)를 장사 지내고, 늙은 어미를 잘 봉양하거라. 그리고 깊숙한 골짜기에 몸을 맡겨 세상에 나오지 말라. 구구한 나의 유원(遺願)을 잘 따르기 바란다.” ‘골짜기에 몸을 맡겨 세상에 나오지 말라.’ 이 한마디 속에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의 지식인들이 추구하던 삶의 가치가 함축되어 있었다.‘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세상에 나아가 벼슬하는 것을 삼가라.’는 당부였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자신의 임무를 팽개쳤던 관인들 때문에 ‘도마 위의 고기’가 되어야 했던 수많은 생령들의 희생은 과연 어디서 보상받을 것인가? 강화도가 함락되던 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성인(成仁)을 도모했던 관인들의 이면에는 너무도 많은 보통 사람들의 처참한 죽음이 가리어져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총리 ‘유엔 외교행보’

    제6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는 22일(현지시간) ‘코리아소사이어티 라운드테이블´ 참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엔외교 행보에 돌입했다. 이날 뉴욕 맨해튼의 주유엔 한국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는 실용과 생산성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과 6자회담틀 내에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건국 이후 60년 동안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는 유엔을 비롯한 각국의 도움이 컸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도움에 답할 시점”이라며 국제 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언급하면서 돌발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지난 1994년 김일성 사후와 사전에 큰 변화가 없었듯이 심각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Local] 성매매여성 고민 1위는 ‘빚’

    성매매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선불금 등에서 비롯된 빚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YWCA 부설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는 23일 ‘2008년도 상담 분석 및 성매매 피해자 지원현황분석’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766건의 상담 가운데 빚 문제가 61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빚문제를 상담한 성매매여성 대부분은 업주로부터 선불금 명목으로 빚을 지고 일을 시작하고 빚을 갚기 전까지는 업주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성매매(94건), 위협(44건), 진로문제(40건), 질병(48) 등의 상담 내용이 많았다. 상담 여성 나이는 20대(369명),30대(321명),50대 이상(52명),40대(16명),10대(9명) 등의 순이었다. 업소는 유흥주점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이 6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통형 성매매업소 37명, 인터넷 등 기타 경로 25명, 안마시술소 21명 등이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 학교 ‘타라타히’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 학교 ‘타라타히’

    |타라타히·마스터턴·웰링턴(뉴질랜드) 오상도특파원|“농업인이 되는 것이 우리 학생들의 최고 목표입니다.” 새벽 6시. 웰링턴 도심의 호텔을 떠난 차량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2시간 넘게 달려 와이라라파 지역의 경계선을 넘었다. 지역 소도시인 마스터턴에 닿자 초록빛 목초지가 드넓게 펼쳐졌고 이내 인근 타라타히 읍내가 눈에 들어왔다. 뉴질랜드 농업산림부(MAF)의 테리 마이클(38)은 “1919년 개교한 타라타히 농업학교는 원래 군사학교로 시작했지만 1년만에 농업학교로 바뀌었다.”면서 “이후 배움에 목마른 예비 농업인과 재교육을 원하는 농부들의 배움터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서너개 동(棟)의 단층 캠퍼스 건물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마이클은 “60여명의 정규과정 학생이 있지만 오전 7시쯤 인근 세 곳의 농장으로 실습을 나간다.”고 전했다. ●16세 이상 입학… 농부가 일생의 꿈 학생들은 대부분 16∼19세의 청소년이다. 연령 제한은 없지만 학교측은 중학교 과정을 마친 16세 이상 학생에게만 입학자격을 준다. 재학생 중 최고령자는 컴퓨터프로그래머를 그만두고 입학한 48세 아저씨다. 농기계 운전을 위해 학교 입학을 전후한 일정 시기까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이곳 학생들에겐 의무사항이다. 오전 8시. 인근 세 곳의 실습농장으로 나갔던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아침식사를 위해 5∼6명씩 무리지어 움직이는 가운데 앳된 얼굴의 제레미 하베이(17)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운영하던 조그마한 젖소농장에서 생활했다.”면서 “어머니가 허리를 다치신 뒤 농장을 팔았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늘 농부를 꿈꿔왔다.”고 말했다. 하베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생 행로까지 정했다. 최고급인 ‘레벨4’까지 공부한 뒤 유기농을 전공으로 택해 인근 매시대학이나 링컨대학에서 계속 공부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뉴질랜드 농가의 10%에 불과한 유기농가는 보통 농가보다 2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베이는 대학 진학 전 대형농장에서 중간관리자로 1∼2년 정도 경험도 쌓겠다고 했다. ●자격증 취득하면 대농장 중간관리자 취직 가능 대체 타라타히에선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 스테판 카 교수가 제시한 커리큘럼에는 농장 펜스를 세우기 위한 못질, 톱질부터 축사관리, 재무회계, 도축까지 다양한 과목이 나와 있었다.27주(레벨4),34주(스트래트퍼드 자격증과정),40주(타라타히 자격증과정) 등 3개의 주요 프로그램은 크게 이론, 기술, 농장일 등 3개의 주제로 분류된다. 이론부문은 다시 ▲가축건강 ▲컴퓨터 ▲농장경영 ▲농장관리 ▲재무기술 ▲축산학 등으로 세분화된다. 기술부문은 ▲농화학 ▲송아지기르기 ▲톱질 ▲작물재배 ▲펜스세우기 ▲트랙터운전 등으로 나뉘는 식이다. 농장일 부문에는 ▲가축먹이기 ▲양치기 ▲우유짜기 등이 포함된다. 과목수만 30개에 육박한다. 4월,7월,10월,11월에 4차례에 걸쳐 4일간 개설되는 ‘농장맛보기’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이 입학 전 농업이 적성에 맞는지 시험받는다. 이어 20주의 기본교육을 마치면 34주나 40주 과정의 자격증코스에 도전한다. 이 과정만 졸업해도 학생들은 농장일꾼이나 중간관리자로 취직이 가능하다. 이후 심화프로그램인 27주과정의 ‘레벨4’나 4년제 대학의 농업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의 농업이민자를 위한 국제교육 과정도 문을 열었다. ●학비 60% 정부 보조금 지원 받아 MAF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은 “교수진을 뽑을 때도 인성과 실무를 집중적으로 본다.”면서 “40∼50대 교수들은 유연한 교육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도 “모든 과정은 변화하는 농업기술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학교에 최고 경영자가 따로 있지만 모든 관리는 정부에서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인당 매년 1만달러의 학비 중 정부에서 6000달러 정도를 보조한다. 졸업생들의 만족도는 남다르다. 졸업생 젬마 하트스턴(25·여)은 “타우랑가의 평범한 여고출신인 내가 타라타히 졸업 후 전도유망한 농업 사업가로 변신했다.”면서 “21세 때 농장일에 입문해 지금은 200여마리 젖소를 기르는 낙농인이 됐다.”고 밝혔다. 스콧 가이(27)도 “3년간 공부한 뒤 졸업하기 전 이미 기업형 농장에 취업했다.”면서 “지금은 호주 퀸즐랜드의 100만㏊ 대농에서 일하고 있다. 조만간 대학에 진학해 더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sdoh@seoul.co.kr ■ 식육협회 크레이그 핀치 농업담당관 “韓, 북반구 농업국 사례 따라야” |웰링턴(뉴질랜드) 오상도특파원|뉴질랜드 식육협회(Meet&Wool)의 크레이그 핀치 농업 담당관은 “향후 세계는 식량자원을 쥔 농업국이 강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은 스코틀랜드 등 기후가 비슷한 북반구 농업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식육협회는 뉴질랜드 축산업자들의 협동조합으로 한국의 농협과 성격이 유사하다. ▶농업개혁과 관련해 조언한다면. -한국농업은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어 쉽게 얘기할 수 없다. 그러나 유럽도 보조금을 줄여 농업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농업개혁 이전 뉴질랜드에선 양의 숫자에 따라 보조금을 줬다. 개혁 이전 7900만 마리에 달했던 양의 숫자가 개혁 뒤 4000만 마리로 줄었다. 대신 양 1마리당 평균 몸무게는 13.5㎏에서 17.5㎏으로 오히려 늘었다.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 농지가 적고 계절이 자주 바뀐다. -뉴질랜드도 남섬과 북섬의 2개 섬으로 나뉘어 있다. 계절도 여름 건기, 겨울 우기로 나뉜다. 한국과 비슷한 환경의 북반구 농업국가를 찾아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농장을 경영하는지, 어떤 분야가 기후나 토질에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개혁 이후 농업구조가 변했나. -개혁 전 대부분 소농이 주류를 이뤘지만 큰 농장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어 자발적인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생산성이 높은 중대형 농장만 살아남았다. 대부분의 농장은 3명 정도 중간관리자를 둔다. 형태별로 양과 육우 사육이 40%로 줄고, 낙농은 20%로 늘었다. 키위 등 원예·과수가 16%, 곡물 6%, 사슴이 3% 순이다. ▶경제에서 농업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출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요즘 양과 쇠고기 수출이 침체기를 맞았다. 대신 우유, 치즈 등 낙농분야가 잘 나간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sdoh@seoul.co.kr ■ 타라타히 학교 스테판 카 교수 “졸업생 연봉 직장인보다 40%↑” |타라타히·마스터턴·웰링턴(뉴질랜드) 오상도특파원|타라타히 학교의 스테판 카 교수는 “농업 분야의 전문가를 키우는 게 학교의 건학이념”이라면서 교수를 선발할 때도 경력과 실무능력을 가장 중시하며 특정 학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타라타히의 특징적인 교육방법은. -프로그램 속에는 농장경영을 위한 리더십이나 대인관계 형성 등도 포함된다. 단순히 농장일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농업이란 산업의 일꾼을 키운다. 과정을 중간 이상 마친 학생은 직접 양치기 개를 기르면서 동물과 교감하는 법도 배운다. 일종의 정서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국적인 교육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나. -남섬의 스트래트퍼드 등 4곳에 캠퍼스가 있다.670명 가량의 풀타임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정규과정 졸업생은 지금까지 3만명이 넘는데 전체 농가의 3분의1 수준이다. 최근에는 4000여명 규모의 통신·지역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뉴질랜드 보통 사람들의 시각은. -뉴질랜드에도 일부에선 농업인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경제의 25%가 농장에서 이뤄진다. 이곳 학생들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열정적이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이다. 졸업 후 연봉도 일반 샐러리맨보다 40%가량 높다. ▶한국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 농촌지도자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 -타라타히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다.‘제너레이트’라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있다. 개별 일정에 맞춰 매달 15∼20명의 농부들을 모아 지역별 워크숍을 열게 한다. 타라타히의 교수들은 전화통화로 이들을 이끈다. 농업전략, 농업경영 외에도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소통 등도 포함된다. sdo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교훈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교훈

    |웰링턴(뉴질랜드) 오상도특파원|“농업보조금 폐지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처음엔 반발이 심했지만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농부들이 경제철학을 바꾸면서 성공을 거뒀다.”뉴질랜드 웰링턴의 농업산림부(MAF)에서 마주한 농업정책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알렌은 세계에서 유일한 뉴질랜드의 농업개혁 성공 사례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개혁은 뉴질랜드 농업을 강화시키는 긍정적 측면과 전통적인 양 사육을 위축시키고 농부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지녔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농이 몰락하고 가족 중심의 기업농이 떠오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1992년 이후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 농업시장 개방에 대응했던 우리나라가 뉴질랜드의 개혁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위기는 기회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까지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었다. 하지만 60년대 들어 ‘3대 악재’가 터져나왔다.66년 말부터 양털(모직) 가격이 절반 가까이 폭락했고,70년대에는 오일쇼크로 원유가격이 3배나 폭등했다.73년에는 뉴질랜드를 1차 산업기지로 활용하던 영국이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면서 최대 농산물 수출시장을 유럽 주변국에 내줘야 했다. 뉴질랜드는 주력 업종의 수출이 완전히 막히는 충격 속에서 자구책을 강구해야 했다.MAF의 한 고위 간부는 “개혁 전 정부는 농민들이 갖고 있는 양과 소의 마리수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면서 “농민들은 시장수요에 관계없이 양과 소의 사육을 마구 늘렸다. 시세가 떨어져도 정부가 나서 가축을 수매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농업개혁은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정권을 잡은 1984년 시작됐다. 보조금 탓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없었던 노동당 정부는 농지개발 조세 특혜와 비료·이자율 보조 등 직접보조금을 단 1년만에 모두 철폐했다. 간접 보조금도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줬을 뿐 차례로 폐지했다. 당시 농업개혁을 이끈 로저 더글러스 재무장관은 이후 ‘로베스피에르’라는 별칭을 얻었다. 데이비드 알렌은 “정부는 보조금을 철폐하는 대신 농가부채 탕감과 수입 농기계 가격 인하로 농민을 달랬다.”면서 “애초 10%의 농가가 농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만여가구의 농민 중 단 1%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신 농민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늘렸던 가축수를 크게 줄였다.1980년대 한때 8000만마리에 육박했던 양의 수는 2000년대 초반 절반으로 줄었다. 수출시장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사슴고기가 인기를 끌자 사슴 사육 농가를 늘려 농축산물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화(神話)인가, 실화(實話)인가 하지만 개혁 초반 3년 동안 농가들은 농가소득과 농지가격의 극심한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농업보조금의 감축 속에 뉴질랜드 달러의 평가절상과 급격한 기후변동, 국제 유제품과 양모가격 하락 등은 농가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겨줬다. 이 과정에서 800가구의 농가가 파산을 신청했고,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안전망을 활용해 이를 떠안았다. 김한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당시 경제 전반에 걸쳐 민영화를 단행했던 뉴질랜드는 자금이 풍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농가부채 탕감이란 ‘당근’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도 뉴질랜드 정부의 농업정책은 보조금 폐지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농축산물 거래는 경매를 통해 이뤄져 소득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된다. 여기에 매출의 12.5%가 부가가치세(GST)로 떼이고, 연소득 4700만원 이상의 농축산업자는 다시 39%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농업용 전기는 가정용 전기보다 더 비싸다. 농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각종 자금지원, 유류세 면세, 부채탕감까지 혜택을 주는 국내 농업 지원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나온 ‘폰테라’나 ‘제스프리’와 같은 기업형 농업모델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1만 1000여명의 낙농업자가 주주인 폰테라는 한해 매출액이 130억달러에 달하는 뉴질랜드 최대 기업이다. 우유, 분유, 치즈, 버터 등 낙농제품이 주력 업종이다. 제스프리도 기업식 협동조합으로 연간 수출액만 8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 키위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 취재 과정에서 MAF에서 입수한 전단지는 뉴질랜드가 보조금 철폐와 함께 융자금까지 폐지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줬다.MAF는 ‘지속가능한 농가 펀드’(SFF) 등의 융자시스템을 유지하며 매년 농가당 최고 641만달러(미국 달러)까지 저리로 대출해준다.SFF를 활용해 낙농, 양, 쇠고기 등 거의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선진국형 농업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sdoh@seoul.co.kr ■ 보조금 철폐 한국적용 가능성은 “고령화된 저소득 농민 복지정책부터” 이명박 정부는 ‘돈버는 농어업, 살맛나는 농어촌’이란 표어 아래 농정에도 시장주의 개념을 도입했다. 벤처형 농식품유통법인 육성 등 마케팅 강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행보에선 우루과이라운드(UR)로 개방의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을 달래려고 1992년부터 내놓은 100조원대의 시혜성 보조금 정책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농업보조금. 해법은 없는 것일까.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어촌구조개선 명목으로 김영삼 정부가 42조원, 김대중 정부가 45조원을 지원했고, 노무현 정부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119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기간 평균 농가부채는 780여만원에서 2800여만원으로 오히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예산 규모에 비해 배분의 효율성이 부족했다. 생계형 지원이 많아 생산성 증대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김한호 교수(농경제학)는 “뉴질랜드 모형은 우리에게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박현태 농산업경제연구센터장도 “기본적으로 농업환경이 너무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뉴질랜드 농가는 대부분 기업형 상업농이어서 개혁조치가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그 돈이 생산적 투자가 됐는지 생활비나 교육비로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보조금이 산업적 차원이 아닌 생계형 보조에 가깝다는 얘기다. 김한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1984년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농업은 우리의 조선, 자동차와 비슷한 산업의 근간이기 때문에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선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현재 뉴질랜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강한 농업경쟁력과 낮은 농업보조금’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농업개혁은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한호 교수는 “우리는 전업농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살리는 정책과 함께 고령화된 저소득 농촌인구를 위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업정책, 농촌정책, 소득정책의 3중고를 떠안은 상황에서 무조건적 시장주의를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금은 생산액 대비 50∼60% 수준이다. 일각에선 미국의 농업보조금이 2004년 15%에서 2006년 33%로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들어 마케팅 대출, 경기 대응 보조 등 선진국형 보조금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위기는 기회…으랏車車車

    위기는 기회…으랏車車車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공장을 폐쇄하더니 급기야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업체들도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량도 8% 줄었다. 여기에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촉발된 미국발(發) 금융위기는 자동차 업계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일부 신흥시장이 선진국 시장에서 나타나던 판매량 감소 행렬에 동참한 것을 놓고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특히 인도에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하락했다. 인도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올해 들어 8월까지 1.8% 증가세였던 점을 감안하면,8월 들어 급격하게 판매가 줄어든 셈이다. 올 들어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자동차 판매가 늘었던 중국 시장도 8월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보다 고작 0.2% 자동차 판매량이 늘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국 정부가 자동차 판매, 유통을 규제한 탓도 있지만, 미국발 시장침체의 여파도 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해 1∼8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로 두 자릿수 성장을 해오던 중동·아프리카 지역도 8월에는 고전했다. 지난달 이 지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하락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확산될지 주목받는 가운데 전 세계적 자동차 판매량의 감소세는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전 세계적인 ‘자동차 업계의 혼돈상’에 적극 대응할 태세다. 관련 산업의 성장과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산업이 자칫 침체국면에 빠지면, 전 세계적인 불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환경 차세대 자동차가 각국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업계와 정부를 모두 세계적인 ‘경쟁의 장’으로 내모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해외시장 점유율을 넓혀 온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메이커의 행보에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안을 놓고 노조와 지루한 대치 중이던 지난 19일 브라질 상파울루주에 새 공장을 짓기로 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 세계를 향한 공격적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를 놓고 “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는 행보”라는 호평이 나오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21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국내와 해외공장에서 각각 310여만대씩 생산이 가능해진다.”면서 “생산 규모에 맞는 수요처를 서둘러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판매량 감소가 장기화됐을 때 완성차 업체들이 차 값 인하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한국업체들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업체들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반감시키고, 업체들의 채산성을 낮추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차값 인하 경쟁이 시작된 감도 있다.GM은 지난달 최근 모델 5종을 직원 할인가로 일반에 판매하는 고육책을 선택했다.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 업체들도 등록세와 취득세, 유류비 등을 지원하며 사실상 차값 인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차값을 올린 국산차 업체들도 차를 살 때 현금지원을 늘렸다. 각자도생에 나선 자동차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미래자동차 개발에 투자하고, 단기적으로 연비 개선 등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르는 정책을 펴고 있다. 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학습효과가 축적된 데다, 장기적으로 화석연료가 아닌 대체에너지 상용화에 성공하는 기업이 앞으로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Local] 대가야테마 관광지 투자자 공모

    경북 고령군은 10월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고령읍 지산리에 들어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6002㎡) 조성사업 민간 투자자를 공모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분야는 숙박 및 농촌체험시설인 가야촌, 철기 및 토기 제작 체험이 가능한 철기·토기방, 숯굴가마터, 가야장터(토속음식점) 등이다. 자격은 철기·토기방은 공고일 기준 1년 이상 고령지역 거주자 등이며, 나머지는 제한이 없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조성사업은 고령군이 올해 말까지 총 256억원(국비 및 지방비 각 103억원, 민자 50억원)을 들여 기반조성 공사와 함께 가야산성 및 4D 영상관, 음악분수, 토기·철기방 등을 신축하는 것이다.(054)950-6103∼4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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