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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부산에서 산을 얘기할 때 금정산을 빼놓으면 안 된다. 금정산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부산시민들은 마치 앞동산 ‘마실’을 가듯 다녀온다. 늘 붐빈다.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대표하는 산을 물으면 서슴지 않고 “금정산 아니냐.”며 핀잔 섞인 어투로 답한다. 별걸 다 물어 본다는 투다. 굳이 명산이니 진산이니 하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만큼 친숙한 공간이다. 금정산은 부산의 허파이기도 하다. 공해와 매연으로 찌든 시민들에게 맑고 시원한 바람을 안겨 주는 소중한 터다. ●부산을 병풍처럼 두른 금정산 금정산(井山)은 금물고기가 노닌 ‘금샘’의 산이란 뜻이다. 조선 성종 13년 양성지, 강희맹 등이 펴낸 동국여지승람에 “금정산은 동래헌 북쪽 10리에 있다. 산마루에 세 길(한 길은 사람 한 명의 키로 150~160㎝)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이 위에 우물이 있다. 둘레가 10여척(1척은 30㎝)이며 높이는 7촌(20㎝)쯤 된다. 물이 항상 가득 차 있어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빛은 황금색이다. 한 마리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범천에서 내려와 이 속에서 놀았다고 해 금빛 우물이 있는 산이라는 금정산 이름과 ‘범천(梵天)의 고기’라고 하는 절 이름 ‘범어사’를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금정산은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묘한 산세를 일궈 놓았다. 금정산 북쪽 장군봉에서 주봉인 고당봉을 거쳐 남쪽의 상계봉으로 이어지는 사이에는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 준봉이 줄비하다. 산성마을의 한 식당 주인은 “주말과 휴일에는 단체 손님들로 가득찬다.”며 “금정산은 부산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발 801.5m인 고당봉(姑堂峰)은 백두대간이 동해를 따라 흘러와 세워 놓은 마지막 영봉이다. 봉우리에 서면 부산시가지는 물론 바다와 낙동강, 김해평야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고당봉은 범어사에서 산길을 따라 1시간 남짓 2.5㎞를 걸어 올라간다. 금정산성 북문에서는 0.9㎞ 거리라 빤히 올려다 보인다. 금정산보존회 허탁 단장은 “금정산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지켜온 호국의 산이다. 이 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호국사찰인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으며 계명대, 봉수대를 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범어사는 임진왜란 승병 훈련 장소로, 서산대사가 사령부로 삼아 의병활동을 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수련하던 학생들이 만해 한용운과 함께 ‘범어사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는 등 3·1운동 거점지의 하나였고, 암자에서 전국에서 쓸 태극기를 만들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부산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잊게 하는 곳이다. 금정산 최후의 비경인 사시골 계곡과 주변의 선경들은 바라만 보아도 더위가 가신다. ●집앞이 등산로 금정산에는 딱히 등산로가 따로 없다. 하나의 능선길에 무수한 가지 길이 얽혀 있어서다. 금정산의 또 다른 매력 가운데 하나다. 금정산은 고당봉을 제외한 주능선의 해발고도가 500~600m에 불과해 어느 곳에서 올라도 한두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금정산관리팀 김인수(42)씨는 “금정산은 아무 곳에서나 출발해도 정상과 연결된다.”며 “평일에는 2만~3만명 주말에는 8만~9만명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낮시간대의 번잡함과 더위를 피해 야간 산행도 성행하고 있다. 농협부산시청 신병용 지점장은 “가끔 직원 동료와 함께 금정산 야간산행을 하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등산로는 크게 남북방향과 동서방향으로 나뉜다. 남북방향은 금정산맥의 주 능선이 흐르는 방향이다. 산행코스는 성지곡수원지 또는 금정봉(금용산 또는 만덕고개)~제2망루(남문)~대륙봉~동문~제3망루~제4망루~의상봉~원효봉~북문~고당봉~장군봉~양산 동면(석산리)이 금정산 종주코스다. 만덕고개에서 양산 동면까지는 16㎞로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하산이 쉽게 동면 석산리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남북방향은 상계봉 코스가 주된 등산로다. 동서방향 등산로는 거미줄같이 이어져 있어 남북 코스의 단조로움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 금강공원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능선과 계곡이 모조리 이어져 있다. 산 아래에는 신라 때부터 효험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 온천인 동래온천이 있다. 하산 후 피곤한 몸을 온천에 담그면 피로가 확 가신다. 고려 충렬왕 7년(128 1) 일연이 펴낸 삼국유사에 동래온천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신라 신문왕 2년(682) 충원공이라는 재상이 동래온천에서 목욕했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래온천에서 병자들이 목욕하면 치료가 돼 신라 때부터 왕들이 여러 차례 목욕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처럼 금정산이 부산시민에게 없어는 안될 휴식처로 자리 잡자 시는 2005년 금정산관리팀을 발족, 등산로 정비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천년고찰 범어사 국내최대 금정산성 금정산에는 천년고찰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다. 범어사는 1400여년 전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화엄 10찰로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송두리째 불탔으나 1602년 중건된 뒤 또 한 차례 화재로 소실됐다가 광해군 5년(1 613)에 다시 건립되는 등 오랜 세월만큼이나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임진왜란 등 재난으로 문화재의 유실은 물론 문헌 기록도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 범어사는 뛰어난 고승들을 배출했고 일제 강점기 때 선찰 대본산이 돼 민족사찰로서 불교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3층 석탑과 대웅전이 보물 제250호와 제434호로 지정돼 있으며, 일주문은 유형문화재 2호로, 원효암 3층 석탑은 제11호로 각각 지정됐다. 등나무 군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금정산성의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설이 있으며, 현존하는 산성은 1703년(숙종 29년)에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에 성이 있었는데 재축조됐다는 의견도 있다. 산성은 총길이 1만 7337m에 성벽 높이는 평균 1.5~3m, 성내 총 면적은 8.2㎢이다. 주봉인 고당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등 봉우리들을 연결해 축조한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1972년 부산시 사적 제215호로 지정됐으며, 4대 성문인 동문·서문·남문·북문과 망루도 최근 복원됐다. 부산 금정구는 관광객들이 왜구 등 적들의 침입에 맞서 나라를 지키던 선열들의 혼을 느낄 수 있도록 성문에 군기(軍旗) 10종 24개를 최근 설치했다. 동서남북 및 중앙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청룡기, 백호기, 주작기, 현무기, 등사기를 비롯해 장군이 군중을 순시할 때 사용하는 순시기, 군령을 전할 때 사용한 영자기(令字旗), 진퇴를 지휘하던 금고기(金鼓旗), 문 밖에 세운 호랑이 문양의 호기(虎旗), 행군할 때 앞에서 길을 치우는 데 쓰는 청도기(?道旗) 등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 [사설] 민주당 비정규직법 유예안 수용하라

    상황은 참담해지고 있다. 비정규직법 시행 사흘째를 맞아 벌써부터 해고의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금 550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가운데 100만명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실직의 불안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7월 한달 동안 3만∼4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럼에도 여야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볼모로 잡은 채 ‘네탓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어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은 ‘비정규직 2년 사용기간’의 시행 시기를 1년6개월 유예키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민주당의 논리는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만큼 유예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법을 유지하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행법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해고되는 작금의 모순된 상황은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의 90%가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 고용된 상황이다. 정규직의 40~50% 수준의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중소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현행법 시행을 일단 유보해 해고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멈추고 근본적인 대책을 찾는 것이 수순이다. 지금 민주당의 주장은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는 않고, 근원적인 익사 방지 대책을 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나라당은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직무유기의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지만 민주당 역시 근본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6년 11월 비정규직법 제정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해고하면 생산성 저하와 노무관리 비용 증가를 초래하기 때문에 사용기간 2년을 채우더라도 해고할 우려가 적다.”며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눈치를 보지 말고 대국적 견지에서 사태를 직시하길 바란다.
  • ‘아반떼 하이브리드’ 국내외서 러브콜

    ‘아반떼 하이브리드’ 국내외서 러브콜

    국내 최초 양산 하이브리드차인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LPI하이브리드’가 출시되기도 전에 해외 수출 요청과 국내 사전계약이 쇄도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기상 현대차 하이브리드개발실 상무는 2일 “호주, 벨기에, 이탈리아, 폴란드, 중국 등 자동차 연료로 액화석유가스(LPG)를 많이 보급하는 국가들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출 요청과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수출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현재 전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3%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당장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반떼 LPI하이브리드는 올해 7500대, 내년 이후 연간 3만대가량 생산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사전 계약을 받은 지 보름만인 지난달 30일 현재 1055대가 계약됐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구매하는 준중형급에도 불구하고 40대 이상 고객이 전체 계약자의 60%를 웃돌았다. 조달청도 오는 8일 출시와 동시에 1000대(약 250억원)를 구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공급하기 위해 현대차측과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차는 ℓ당 17.8㎞의 연비를 낸다. 가솔린 1ℓ 주유 비용으로 38㎞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1년간 2만㎞ 주행한다면 연간 유류비는 84만원가량이다. 가격은 2000만∼2300만원이다. 3∼4년 타면 아반떼HD 가솔린이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입하며 지불한 추가 비용을 뽑을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은 “美가계소비 4~5년 부진”

    앞으로 4∼5년 동안 미국 경제의 소비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한국은행은 2일 ‘미국 개인소비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가계소비는 자금 부족으로 상당 기간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노동생산성 부진에 따라 임금소득 증가세가 둔화된다는 점을 꼽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상 30층 ‘빌딩 농장’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청라지구에 친환경 농작물을 재배하는 신개념의 도시형 농장인 ‘빌딩 농장’이 들어선다. 1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청라지구 내에 조성을 추진 중인 농업복합산업단지에 2236억원을 들여 지상 30층, 지하 5층, 연면적 3만 6000㎡ 규모의 빌딩 농장을 내년 착공, 2012년 완공해 운영할 계획이다. 빌딩 농장은 통유리로 감싼 고층 빌딩에서 친환경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과 환경을 접목한 도시형 농장으로 수경재배 시스템을 이용해 로봇이 작물을 재배한다. 빌딩 농장 지상 5∼24층에는 연중 작물재배가 가능한 친환경 버티컬 팜이, 25∼29층에는 농업 관련 체험시설이 들어서며 옥상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풍력시설이 설치된다. 또 지상 1∼4층은 농업복합 연구개발(R&D) 공간과 유통·물류시설로 활용되고 지하층에는 빗물과 하수를 정수해 농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중하수 정제 시스템이 갖춰진다. 일명 ‘스카이 팜’으로 불리는 빌딩 농장은 연중 재배가 가능하고 노지보다 생산성이 월등히 높아 도시화에 따른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노지경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침식을 막을 수 있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 미래형 친환경 농장 시스템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민간 투자자를 모집해 사업비를 조달하고 일부 시설비는 국비로 지원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대, 무엇에 분노하는가/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대, 무엇에 분노하는가/박찬구 정치부 차장

    “우리가 CEO를 뽑았습니까, 아닙니다, 심부름꾼을 뽑은 겁니다.” 차벽이 물러난 광장에서 청년은 시민들을 향해 외쳤다. 지난 6월10일 6·10항쟁 22주년을 기념하는 범국민대회 행사장이었다. “잠시 귀국한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청년의 즉석 연설에 광장의 시민들은 환호했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최고경영자(CEO)형 리더십에서, 왜 시민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는 걸까. 1980년대 중반 대학가와 지금의 광장은 닮았다. 로마 보병처럼 투구와 방패로 무장한 채 교정을 에워쌌던 전투경찰이 타임머신을 타고 광장으로 옮겨온 듯하다. 시위 학생을 실어나르던 닭장차는 차벽으로 ‘진화’했다. 구호와 쟁가(爭歌)의 처절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외쳐도 부르짖어도 답이 없다. ‘좌파’니, ‘전문 시위꾼’이니, 임의로 규정한 낙인만 돌아온다. ‘하자는 대로만 하면 잘먹고 잘살 수 있다.’는 CEO형 메시지만 던져진다. 87년 체제를 누려온 터라 박탈감과 상실감은 독재시절보다 더 깊고 심하다. 정권이 출범한 지 만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났다. ‘어륀지’는 실소와 낭패의 시작이었다. ‘강부자·고소영’ 내각, 부자 감세, 교육 양극화, 무리한 재개발 사업 강행, 이벤트 정치, 공안통의 전면 배치, 양심과 사상의 탄압…. 반론과 우려는 ‘정치 공세’나 ‘이념 논쟁’으로 치부된다. 5개월을 넘기고도 희생자의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의 참담한 현실에서도, 관객의 선택권을 무시한 ‘대한 늬우스’의 시대착오적인 부활에서도, 귀는 닫고 할 말만 하겠다는 일방통행의 고집이 느껴진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한 축인 입법부에서는 대화와 타협의 가치가 중시된다. CEO의 용어로 효율과 생산성을 얘기할 수 있지만, 여야간 합의 정신을 앞설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지지세력과 이해관계를 안고 있는 각 정파가 한발씩 물러나 최대공약수를 찾고 제3의 대안을 마련하는 게 의회 정신이다. 도를 넘어 폭력이 오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날치기나 단독 처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대화와 타협은 양보와 진정성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것이 소통의 정치다. ‘말할 테니 들어보라.’면서도 제 귀를 닫는 건 아집이다. ‘당신 생각이 그렇고 내 생각이 이러니 조금씩 양보하자.’며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 소통이다. 현 정권이 당면한 문제의 핵심은 좌파도, 중도도, 이념도 아니다. 본질은 소통이다. 그날 마이크를 잡은 청년은 ‘좌’나 ‘우’를 얘기하지 않았다. ‘권력을 위임한 유권자의 소리에 왜 마음을 열지 않고 독주만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에 이어 소통을 말한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반대파나 야당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 수사’라며 폄하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사회는 더 깊은 불통(不通)과 비극의 늪에 빠질 테다. 그 결과의 섬뜩함 때문에 아직은 소통의 진정성을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당부하고 싶다. 정말 소통하려면 ‘나’를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 반대와 저항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이유 없는 항거는 없다. 시늉이 아닌 진정으로 야당에 손을 내밀고, 약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정권이 용산참사와 각계의 시국성명에 대처하는 태도를 바꿀지가 진정성을 판단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사회를 실은 수레는 두 바퀴로 움직인다. 하나는 효율과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시장의 가치, 다른 하나는 연대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의 가치를 상징한다. 지금 우리의 수레는 한쪽 바퀴가 해어지다 못해 빠져나갈 판이다. 멀리 가기도, 빨리 가기도 버거워 보이는 수레를 우선 고쳐야 한다. 어디로, 어떻게 갈지를 생각하는 건 그 다음이다.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제조업 체감경기 1년새 최고

    제조업 체감경기 1년새 최고

    제조업 체감경기가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6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77로 전달보다 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6월(77) 이후 최고치다. 업황 BSI가 100을 밑돌면 지금의 전반적인 경기가 나쁘다고 느끼는 기업이 좋다고 느끼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업황 BSI는 올 2월 43으로 바닥을 친 뒤 3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전망 BSI도 78로 전달 전망치(76)보다 올랐다. 장영재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대외 악재 돌출 가능성도 있어 BSI 지수가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채산성 BSI가 5월 85에서 6월 83으로 떨어진 것도 국제 원자재가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인력사정 BSI도 같은 기간 101에서 98로 하락해 경계감을 키운다. 제조업체 1445개사를 포함해 총 2187개 업체를 조사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유적지 걸어서 탐방하고

    유적지 걸어서 탐방하고

    전국 지자체 중 면적이 다섯 번째로 작은 경기 오산시(42.76㎢)가 미니 도시의 특색을 살려 단 하루 만에 시내 모든 문화유적을 도보로 탐방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선보였다. 오산시는 시민들이 도시 속 자연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총 연장 84㎞의 트레킹 코스를 조성해 최근 개방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2007년 9월부터 6개 코스 개발에 나섰으며, 훼손된 콘크리트와 철재 계단을 목재로 교체하고 길 폭도 두 사람 이상이 보행할 수 있도록 넓혔다. 코스 시작점과 갈림길에는 안내판 200개를 설치하고 만남의 광장과 정자와 같은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15.4㎞에 1시간30분이 걸리는 오산천 코스는 전국 첫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오산천을 끼고 조성됐다. 동부코스는 오산천 상류에서 금오산, 팔봉산, 외삼미동 지석묘, 유엔군 초전비를 거쳐 고려시대 유학자 최충의 영정이 봉안된 문헌서원, 금암동 지석묘,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공자의 64대 손 공서린이 후학을 가르치던 궐리사로 이어지는 역사탐방 구간. 4시간30분을 걸어야 한다. 서부코스는 오산천 하류에서 가장산업단지를 우회해 논밭을 거닐며 도시 속 농촌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한신대에서 세마대가 있는 독산성을 탐방하는 독산성 코스는 전망대와 수목관찰로, 외나무다리·출렁다리 건너기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산시 경계를 둘러보는 남부순환코스와 북부순환코스도 있다. 이기하 오산시장은 “면적이 작아 23시간이면 모든 코스를 둘러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코스 주변 곳곳에 휴식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쌍용차 노사, 끝내 파국 자초할 셈인가

    쌍용차 파업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주말 평택 공장에서 벌어진 노·노()간 유혈 충돌로 수십명이 다쳤고, 노사간 대화 단절 속에 회사는 파산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최근까지 한솥밥을 먹던 근로자들끼리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으로 볼트를 쏴대며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을 연출한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쌍용차 문제가 오늘에 이른 일차적 책임은 투자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별다른 지원책도 내지 않은 대주주 중국 상하이차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쌍용차 경영진과 노조 측의 책임까지 면제해주지는 않는다. 경쟁업체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낮은 생산성 속에 더 이상 정상 경영이 불가능해진 책임과 사측이 마련한 2646명 정리해고 카드의 고통은 쌍용차 노사가 함께 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달 21일 노조측이 총파업에 돌입한 뒤로 노사는 서로 ‘해고 전면철회’와 ‘정리해고 유예’를 주장하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이에 더해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 문제는 쌍용차 노사가 스스로 풀어야 한다. 정부의 자금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여부를 떠나 쌍용차 노사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합원 1000여명을 평택 공장에 투입한 민노총도 즉각 물러나야 한다. 민노총 측은 이번 사태를 하투(夏鬪)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모양이나, 이는 사태만 키울 뿐 쌍용차 근로자들이 진정 원하는 기업 회생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파산으로 가든, 회생으로 가든 쌍용차 노사의 몫이다. 불법과 폭력 가릴 것 없이 끝까지 버티면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버리고, 한 발씩 물러나 해법을 찾기 바란다.
  • [정책진단] 내년 통폐합되는 공무원 수당 들여다보니

    [정책진단] 내년 통폐합되는 공무원 수당 들여다보니

    복잡한 공무원 수당체계가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감사원이 가족수당 2억여원을 5년 간 불법으로 수령한 지방공무원 460여명을 적발한 것을 비롯해 자녀학비보조수당, 초과근무수당 등 각종 명목의 수당을 편법으로 받아챙긴 공무원들이 정부의 수당 실태조사에 줄줄이 걸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의 수당 비리에 대해 곪을 대로 곪은 공무원 보수·수당 체계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49종에 이르는 현 5급 이하 공무원 수당 체계의 문제점과 기본급과의 통폐합을 둘러싼 궁금증을 집중 조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이달곤 행안부 장관 지시로 복잡하고 가짓수 많은 공무원 수당을 기본급에 과감히 통폐합하는 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국회에 계류중인 새 공무원연금법이 통과되면 연내 안을 마무리 짓고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낮은 기본급, 높은 수당’이라고 불리는 기존 공무원 보수 체계에 대변혁을 예고한 셈이다. 공무원보수규정(4조)에 따르면 ‘수당’은 직무환경, 생활여건 등에 따라 지급되는 부가급여다. 올해 기준 45개 중앙행정기관(국회, 대법원 등 제외)의 임금총액 12조 3627억원 가운데 기본급을 제외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명예퇴직수당, 기타직보수 제외)은 6조 5566억원으로 전체 임금의 절반 이상인 53%를 차지한다. 기본급에 담지 못하는 특수한 차이를 보상하고, 기본급을 탄력적으로 보완하는 게 기본 역할이지만 실상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상이다. ●공무원도 잘 모르는 ‘배보다 큰 배꼽’ 기본급은 각종 수당, 연금, 실비변상 등의 산정 기준이 되는 핵심 급여다. 문제는 이 같은 기본급이 ‘주된 보수’라는 대표성을 현격히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기본급의 보수인상률은 낮추고 각종 수당은 신설 또는 확대하면서 실질적인 보수인상을 보장하는 불균형한 형태로 임금체계를 왜곡시켜 왔다고 분석했다. 즉 부족한 보수분을 오랜 기간 수당이나 복리후생비의 증설·증액으로 보전해오면서 보수제도 운영의 투명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조직개편 등으로 정원과 임금을 동결하겠다던 올해 중앙행정기관 수당은 초과현원분까지 합쳐서 2365억원이 늘어났으며, 전체 인건비 중 수당 비율도 전년 대비 2%가량 올랐다. 또 2005년에는 정액급식비가 1만원, 4급 이상 받는 관리업무수당이 기본급 대비 8%에서 9%로 올랐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는 공무원 보수를 올릴 때 민간기업 임금을 자극할 수 있는 기본급 인상보다는 수당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면서 “때문에 공무원들은 자신이 어떤 수당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수당체계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명절휴가비 직급 높을수록 많아 불만 대표적으로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는 수당들은 재직연수 보상차 지급되는 정근수당, 초과근무수당, 정액수당인 가족수당·자녀학비보조수당·가계지원비·명절휴가비 등이다. 최순영 한국행정연구원 인적자원연구단 단장은 “초과근무가 생산성을 올린다는 근거도 미비할뿐더러 일이 없어도 ‘시간 때우기’로 앉아 있는 경우가 많고, 자녀를 둔 여성의 경우 사실상 초과근무를 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단장은 “정근수당 등 기본급적 성격이 강한 수당항목들을 기본급에 모두 통합해 관리체계를 간소화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독신 공무원은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가족수당, 고위공무원일수록 액수가 많은 명절 휴가비 등을 놓고 하위직 공무원들은 ‘명절에도 직급이 있느냐.’는 불만을 쏟아낸다.”며 현행 수당 체계의 비합리성을 꼬집었다. 적은 기본급을 보전해주기 위해 수당이 존재하는 것이라면 취지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사실상 일정하게 지급되어 기본급에 포함시켜도 무방한 실비변상 급여인 가계지원비, 직급보조비(비과세수당), 명절휴가비, 연가보상비, 교통보조비, 가계지원비 등 6개 항목을 우선 통폐합할 예정이다. 경찰·소방직 등 특수업무수당 28종은 내부 반발을 감안해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 임주형기자 jurik@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마이클 잭슨 부검서 약물복용 흔적 ☞반찬 다시 올리면 3개월 영업정지 ☞서울지하철 자전거 전용칸 생긴다 ☞미국인 목사 “예배보러 오실 때 권총 가져오삼” ☞‘돈 되는’ 곤충 사육법 제정 ☞사이코패스 살인 용의자 청주교도소서 목매 자살
  • [특파원 칼럼] 구(舊)정치와의 단절/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구(舊)정치와의 단절/이종수 파리특파원

    최근 프랑스의 주요 화제는 23일(현지시간) 단행된 중폭의 개각과 그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베르사유궁에서 행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었다. 프랑스 언론들은 잇따라 터진 이 굵직굵직한 소식들을 전하느라 분주했다. 국내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22일 프랑스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것은 프랑스의 ‘큰 역사’였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것은 161년 만에 처음이고, 프랑스 5공화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이었다. 프랑스 제5공화국은 헌법으로 정부와 의회를 분리함에 따라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주도한 헌법 개정이 상·하원을 통과하면서 이날 연설이 가능했다. 개정 헌법에 따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의회에 출석해 정부의 정책을 설명했다. 사르코지가 지난해 개헌을 주도한 것은 그가 표방하던 ‘구(舊) 정치와의 단절’ 가운데 하나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단절’을 강조했다. 민감한 것은 넘어가고 그럭저럭 통치하던 관행에서 벗어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에 따라 공기업 연금개혁이나 국립대학 개혁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는 과제들에 과감하게 손을 댔다. 물론 노동계와 대학가에서 강력한 저항이 잇따랐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이런 풍경은 지금도 현재형이다. 사르코지의 일관된 의지는 23일 단행한 개각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는 1기 내각 구성에 이어 이번에도 좌우파 정당을 아우르는 이른바 ‘개방 인사’를 실행했다. 2007년 1기 내각에서 그는 사회당 유명인사인 베르나르 쿠슈네르를 외무장관에 전격 기용하는 등 6명의 사회당 인사를 내각에 기용했다. 이어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자크 아탈리, ‘미테랑의 의형제’라 불렸던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 등을 미래의 청사진을 만드는 위원회에 중용했다. 좌우를 아우르는 이런 행보는 이번 개각에도 여실히 나타났다. 미테랑 전 대통령의 조카 프레데릭 미테랑을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뿐이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여당 대중운동연합의 후보 자리를 놓고 다투었던 정적(政敵) 도미니크 드 빌팽 전 총리의 측근인 브뤼노 르 메르를 농업장관으로 중용했다. 또 대선 1차투표에서 사르코지에 맞서 중도파 돌풍을 일으킨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의 측근인 미셸 메르시에 상원의원을 도시공간 및 국토정비 담당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를 정치 감각이 뛰어난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치 공학’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구 정치와의 단절’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르코지가 시도하고 있는 구 정치와의 단절 행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 불신론’을 떠오르게 한다.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는 여의도 정치의 구태, 그 비생산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한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옳았다. 그리고 그런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시도도 일면 타당해 보인다. 여기까지는 사르코지와 닮아 보인다. 그러나 대안에서는 달라 보인다. 사르코지는 구 정치와 단절은 시도하되 대안 역시 정치적 장(場)에서 찾았다. 멀리는 노동계 대파업때 조합 대표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들여 대화를 시도했다. 최근엔 상·하원 합동회의에 출석해 경제위기, 퇴직 연령 연장 등 당면한 현안을 설명하고 의원들에게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구 정치와의 단절을 정치 고유의 작동과정 밖에서 시도하려고 한 것 같다. 그 결과 다양한 영역에서 소통의 부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수행이 본질적으로 고도의 정치 행위라고 본다면 구 정치와의 단절도 정치 메커니즘 안에서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역사·숲 그리고 음악 ‘산성 3’

    역사·숲 그리고 음악 ‘산성 3’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경기 남한산성에 ‘음악의 향기’가 흩날린다.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10월2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낮 12시와 1시 2차례씩 남한산성 수어장대 뒤편에서 등산객과 나들이객을 위한 ‘숲속음악회’ 주말 상설 공연을 선사한다. 첫 공연은 27일 12시에 열린다. 남한산성 숲속음악회는 공연장소가 숲속이면서 문화재 주변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클래식기타 연주회를 비롯해 판소리·대금독주·사물놀이 등 국악공연, 하모니카연주, 오카리나 앙상블, 스위스 악기연주 등으로 꾸민다. 하모니카 연주회는 ‘하모니 캣츠’(2인조)가 영화 OST와 올드팝송 등을 연주하고, 오카리나앙상블은 ‘더 뮤즈’(5인조)가 오카리나 전문곡 등 흙과 바람과 사람이 어우러진 자연의 선율을 선사한다. 오는 8월 선보이는 스위스 악기 연주회에서 관객들은 30~45개 현으로 이뤄진 지터 등 각종 스위스 악기들을 직접 연주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흥을 불어넣는 탭댄스나, 비트박스, 라이브서예, 마술쇼, 벨리댄스 등도 준비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 시범 개최한 남한산성 숲속음악회가 큰 호응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음악회에는 매번 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서울 송파에 사는 주부 김윤정씨는 “집에서 가까워 가족과 함께 자주 등산을 가는데 숲속에서 문화공연를 접할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8월 중 남한산성상인협회와 함께 ‘한여름밤의 콘서트’도 마련한다. 특히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인터넷에 숲속음악회 카페를 개설, 다양한 연주자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언더그라운드와 일반 음악인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오디션을 통과한 연주자들은 ‘남한산성 아티스트’ 자격으로 남한산성 숲속음악회에 고정 출연하게 된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권신 기획사업팀장은 “남한산성에는 문화 유적지가 산재해 있지만 산행 위주의 단조로운 면이 없지 않았다.”며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역사탐방지가 되도록 상설 문화·예술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과 하남, 광주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은 주말과 휴일 하루 평균 2만 5000여명의 등산객이 찾아 경기 동부지역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역사·숲 그리고 음악 ‘산성 3樂’

    역사·숲 그리고 음악 ‘산성 3樂’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경기 남한산성에 ‘음악의 향기’가 흩날린다.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10월2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낮 12시와 1시 2차례씩 남한산성 수어장대 뒤편에서 등산객과 나들이객을 위한 ‘숲속음악회’ 주말 상설 공연을 선사한다. 첫 공연은 27일 12시에 열린다. 남한산성 숲속음악회는 공연장소가 숲속이면서 문화재 주변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클래식기타 연주회를 비롯해 판소리·대금독주·사물놀이 등 국악공연, 하모니카연주, 오카리나 앙상블, 스위스 악기연주 등으로 꾸민다. 하모니카 연주회는 ‘하모니 캣츠’(2인조)가 영화 OST와 올드팝송 등을 연주하고, 오카리나앙상블인 ‘더 뮤즈’(5인조)가 오카리나 전문곡 등 흙과 바람과 사람이 어우러진 자연의 선율을 선사한다. 오는 8월 선보이는 스위스 악기 연주회에서 관객들은 30~45개 현으로 이뤄진 지터 등 각종 스위스 악기들을 직접 연주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흥을 불어넣는 탭댄스나 비트박스, 라이브서예, 마술쇼, 벨리댄스 등도 준비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 시범 개최한 남한산성 숲속음악회가 큰 호응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음악회에는 매번 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서울 송파에 사는 주부 김윤정씨는 “집에서 가까워 가족과 함께 자주 등산을 가는데 숲속에서 문화공연를 접할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8월 중 남한산성상인협회와 함께 ‘한여름밤의 콘서트’도 마련한다. 특히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인터넷에 숲속음악회 카페를 개설, 다양한 연주자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언더그라운드와 일반 음악인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오디션을 통과한 연주자들은 ‘남한산성 아티스트’ 자격으로 남한산성 숲속음악회에 고정 출연하게 된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권신 기획사업팀장은 “남한산성에는 문화 유적지가 산재해 있지만 산행 위주의 단조로운 면이 없지 않았다.”며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역사탐방지가 되도록 상설 문화·예술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과 하남, 광주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은 주말과 휴일 하루 평균 2만 5000여명의 등산객이 찾아 경기 동부지역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부처별 역점 추진사업

    정부가 해마다 이맘때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는 각 부처들이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과 사업들이 부문별로 망라된다. 25일 발표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부처별로 정리한다. ●농림수산식품부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을 떼어내는 ‘신경 분리’가 핵심이다. 농협을 경제사업 중심 구조로 개편해 선진적인 기능을 하도록 변모시키는 게 목적이다. 연말까지 농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낼 계획이다. 중앙회의 인적 쇄신과 구조조정, 일선 부실조합의 통폐합이 함께 추진돼 진통이 예상된다. 수협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수요가 늘고 있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추가 할당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독점해 오다 2011년 6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황금주파수’ 800㎒ 대역과 활용되지 않고 있는 2.1㎓대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40㎒ 폭 등에 대한 회수 및 재배치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여유 있는 주파수 대역을 수요가 많은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추가 할당하는 등 주파수 재배치에 따른 대가와 할당방법, 의무, 절차 등을 7∼8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서민생활 밀접분야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식음료, 교육, 문화콘텐츠, 물류운송, 지적재산권 등 5개 중점 감시업종 및 의료분야의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시장상황점검 비상 TF’를 통해 서민생활 밀접 품목 및 전통적 독과점 품목 등의 가격동향 및 시장상황 모니터링에도 나선다. 공정위는 또 부문별 경쟁여건을 조사·분석한 ‘경쟁정책보고서’를 작성해 시장구조를 왜곡해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각종 진입규제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의 녹색산업 진입을 촉진하고 녹색 규제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는 지원책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생산성 혁신대책’을 8월 중 수립한다. 또 소상공인의 영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개선하고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총 50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또 벤처특별법 개정을 통해 벤처기업 확인 요건을 개선하고 중견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성부 가정폭력·성폭력 등 피해여성을 직접 방문해 상담, 의료, 법률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정·성폭력 상담소 등에 지원인력을 배치해 관련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여성관리자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여성근로자들에 대한 리더십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구직 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NEET) 113만명

    “구직 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NEET) 113만명

    장기간에 걸쳐 취업 준비만 할 뿐 일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한국형 ‘청년 니트(NEET)족(族)’이 113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균관대 인적자원개발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5일 내놓은 ‘청년니트 해부:청년니트족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어로 1999년 영국에서 처음 나왔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선진국에선 실업률 보조 개념으로 사용한다. 보고서는 ‘한국형 청년 니트족’을 소수의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장기간 취업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일도 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구직자로 정의했다. 통계청 분류상 15∼29세 인구 가운데 무급 가족종사자와 실업자, 구직 단념자, 취업 준비자, 사정상 쉬지만 장래에 취업 의사가 있는 자에 해당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니트족은 113만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실업자(32만 8000명)의 3.4배에 이른다. 또 지난해 말 ‘니트율’(전체 청년인구 대비 청년 니트자 수)은 공식 실업률의 2∼3배에 달했다. 특히 대졸자의 니트율은 실업률의 3.1배로 고졸(2.5배)이나 전문대졸(2.3배)보다 높았다. 학력별 ‘니트 원인’을 보면 모든 학력수준에서 공통적으로 ‘취업 준비중’이 가장 많았다. 고졸은 ‘일하고 싶지 않아서’(12.4%)와 ‘진학 준비’(12.4%)가 뒤를 이었다. 4년제 대졸자는 ‘대학·대학원 진학’(16.4%)과 ‘원하는 임금·근로 조건의 일자리가 없어서’(8.2%)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졸자들이 실업 상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꺼리면서 취업 준비기간을 장기화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또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불일치와 고학력자의 중소기업 기피, 정규직 과보호, 고임금에 따른 기업들의 신규채용 감소 등이 청년 구직자를 ‘니트 상태’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생산성을 초과하는 고임금 구조를 해소하고, 학교 교육과 직업·직무 교육 간의 연계,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기피를 해소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부고]

    ●안규호(소방방재청 수문정보계장·서기관)규홍(대한설비공사 서울지점장)씨 모친상 24일 전북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63)250-2450 ●김광희(전 동아일보 이사)씨 상배 원석(삼성전자 부장)지연(의사)씨 모친상 2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2227-7569 ●서우규(울산시 울주군의회 의장)씨 빙부상 24일 경북 경주 동국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54)776-9427 ●신형균(한국생산성본부 생산성연구소 부소장)진균(특허청 제7심판부 심판장)씨 부친상 24일 대전 평화원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9시 (042)250-9144 ●신훈주(KT 광고팀장)우주(SC제일은행 차장)씨 모친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3410-6930 ●이건덕(사업)건후(팬코 전무)건배(경기대 교수)씨 부친상 노성준(사업)이우식(국민은행 카자흐스탄)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010-2232 ●김미옥(경남 통영시의회 의원)씨 모친상 24일 경남 통영 숭례관,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55)641-2828 ●송태백(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물류산업팀장)씨 부친상 이종범(전남도의회 사무처장)씨 빙부상 23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62)250-4407
  •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 바다가?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 바다가?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에 지하 바다가 존재한다는 보다 확실한 증거가 밝혀졌다. 엔셀라두스는 토성을 도는 두 번째로 큰 위성으로, 남극에 있는 골짜기에서 수증기와 먼지 기둥이 솟구친다는 사실이 2005년 알려져 물존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엔셀라두스에서 분출하는 제트류가 지하바다에서 분출되는 소금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프랑크 포스트버그 박사가 이끄는 막스 플랑크 핵물리학 연구소 과학자들이 네이처에서 주장했다. 엔셀라두스 지하에 바다나 동굴처럼 깊은 소금물 저수지가 존재하며, 주변 위성의 강한 인력 때문에 생긴 마찰력으로 물이 뜨거워져 수천km 상공까지 솟구친다는 것. 이러한 사실은 토성 탐사 위성인 카시니가 토성 외곽 E-고리에 얼음 알갱이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엔셀라두스에서 솟구친 수증기 기둥은 E-고리에 도달해 얼음 알갱이로 변한다. 각기 다른 나트륨 화합물들과 전반적인 염도를 종합해 본 결과 엔셀라두스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금물의 조건과 일치했기 때문. 연구진은 엔셀라두스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바다의 염도는 지구의 바다와 비슷할 것이며 생명체가 살만큼 산성이 약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 물이 엔셀라두스의 두꺼운 얼음층 밑에 갇혀 있는지 큰 바다와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오는 11월 카시니호가 근접비행을 하면 더 자세한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BBC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IT·건설 ‘맑음’ 자동차 ‘흐림’

    하반기에는 정보기술(IT)과 건설업의 경기가 호전되는 반면 자동차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2009년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뎌 국내 주요 수출산업들의 부진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불황이 지속되거나 전망이 불투명한 업종으로 자동차, 철강, 기계, 석유화학, 해운, 물류 등을 꼽았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극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업은 건조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상반기보다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 역시 중국과 중동 지역의 투자 신·증설에 따른 과잉 공급으로, 물류업은 물량 감소와 단가 하락으로 각각 채산성 악화가 우려됐다.반면 IT와 건설은 하반기 들어 침체기를 벗어나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한 평양은 中 요양”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한 평양은 中 요양”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한 평양은 지금의 평양이 아니라 중국 랴오닝성 랴오양 일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2대 유리왕때 도읍지로 정해 장수왕때까지 고구려 수도로 알려진 지안(集安· 지린성)의 국내성은 고국원왕 이후의 도읍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지금까지 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복기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교수는 23일 우리나라의 ‘삼국사기’, 중국의 ‘요사’, ‘원사’ 등의 기록과 최근에 발굴된 고고학 자료를 활용해 고구려의 도읍지 위치와 천도 시기를 새롭게 제시했다. 복 교수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 ‘고구려 도읍지 천도에 대한 재검토’를 오는 27일 단국대 북방문화연구소 주최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북방문화와 한국 상고문화의 기원연구’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삼국사기’기록에 따르면 고구려는 도읍을 모두 8곳에 정했다. 동명왕때 졸본, 유리왕(2대)때 국내성, 산상왕(10대)때 환도, 동천왕(11대)때 평양에 도읍을 정했고, 이어 고국원왕(16대)때 환도산성과 평양 동황성, 장수왕(20대)때 평양, 평원왕(25대)때 평양 장안성으로 옮겼다. 그런데 1940년대 고구려 도읍지를 처음 비정한 일본 학자들은 동명왕때 졸본을 환인으로 확정했고, 유리왕부터 장수왕까지의 도읍지를 집안의 국내성으로, 그리고 장수왕부터 평원왕까지의 도읍지를 평양으로 구분했다. 8곳을 3곳으로 좁혀 파악한 일본 학자의 연구결과는 우리 학계에 그대로 전수됐다. 복 교수는 그러나 동천왕, 고국원왕, 장수왕 때 천도한 곳으로 알려진 평양은 지금의 평안도 평양이 아니라 각각 환런(桓仁), 지안, 랴오양이라고 주장한다. 평양의 지명을 가진 지역이 여러 곳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요사’의 기록을 보면 동천왕이 도읍을 옮긴 곳은 요나라 시대 행정구역인 환주 지역으로 추정되며, 이는 오늘날 환런일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고구려 유적 가운데 중기의 것이 많은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복 교수는 또한 유리왕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했던 국내성의 상한 연대가 330년께보다 빠르지 않다는 유적 발굴 결과를 근거로 고국원왕때 옮긴 도읍지 평양은 집안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장수왕이 옮긴 평양의 위치도 ‘요사’와 ‘원사’의 기록을 토대로 볼 때 랴오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고구려가 지금의 평양으로 도읍을 옮긴 것은 평원왕때에 이르러서라는 주장이다. 환런을 동천왕때 도읍지로, 지안을 고국원왕 이후의 도읍지로 본다면 고구려의 첫 수도인 졸본과 유리왕과 산상왕이 천도한 도읍지의 위치는 애매해진다. 즉 고구려의 첫 도읍지가 환런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복 교수는 “이렇게 본다면 그간 연구되었던 고구려사는 전면 재조정돼야 하며, 환런, 지안, 평양 세 곳에 초점을 맞췄던 고구려 연구도 많은 부분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구려의 북쪽에 있다는 기록 때문에 오늘날 지린성 동북부로 추정되는 부여의 위치와 ‘평양에 한사군이 설치되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한사군의 문제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론] 녹색성장 성패 탄소거래제에 달렸다/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시론] 녹색성장 성패 탄소거래제에 달렸다/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탄소를 거래한다? 흔히 사고 파는 물건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고 주식이나 채권같이 개수를 셀 수도 없는 탄소를 어떻게 거래하지? 과거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고 하더니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또한 이런 해학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도입은 ‘녹색나라’에 고속으로 데려다 줄 정책수단이다. “저탄소 녹생성장”, “JP 모건 10억달러 한국 녹색산업에 투자”, “정유업계 저탄소녹색에너지기금 150억 규모 조성” 등 요즘 어디를 가나 온통 녹색 이야기이다. 일부에선 녹색 버블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시작된 녹색 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탄소 거래제도는 녹색성장이 언급될 때마다 나오는 메뉴로, 탄소에 대한 가격이 매겨지면 녹색성장의 핵심 정책들이 자동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녹색정책 중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가격제도 중 탄소세 정책은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량에 대해 일정 비율의 세금을 부여하는 제도로 정책 도입이 간단하고 쉬운 반면에 전체적 감축량을 산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이 탄소거래제를 선호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이미 탄소거래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미국도 탄소거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탄소거래제를 왜 도입해야 하는가? 첫째는 개인이나 기업들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효율이 높은 기계들로 교체를 해 대응할 것이고 개인도 경제적 인센티브를 얻으려 에너지 절약이나 효율 향상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 둘째, 녹색경제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의 도입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산에 가장 치명적 장애 요인이 화석연료 대비 신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와 화석연료의 단가가 같아지는 단계)를 달성해야 하는데, 탄소에 대한 가격이 매겨지면 기존 화석연료의 발전단가가 상승하게 되고 그리드 패리티 문제 해결에 힘을 실어줄 것이며 정부의 지원 없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도 가능해진다. 올 12월 개최될 ‘포스트 2012 유엔기후변화협약’ 회담에선 국가별 탄소배출권 할당 논의가 진행될 것이고, 우리도 동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배출권 할당 비율을 많이 받아야 산업경쟁력이 향상되므로 탄소거래제도 정책을 도입해 포스트 2012에 대비해야 한다. 무분별한 탄소 배출이 농산물을 고사시키는 산성비가 되어 내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거대한 빙하가 녹아 “후손의 미래를 담보로 얻어지는 현재의 풍요로움”이라는 명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결국 탄소거래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 및 자동차 효율 기준 강화, 전력회사에 대한 의무할당제도 도입과 같은 기후변화 대응 관련정책을 모두 싣고 달릴 고속열차인 탄소거래제도를 도입해 전 국민이 자율적 티켓 매매를 통해 고속으로 녹색나라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책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늬만 녹색성장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처럼 녹색안경을 억지로 쓰게끔 강요한다.”는 우려의 소리에서 벗어나 진정한 녹색나라에 도착할 수 있다. 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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