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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문화융성 시대와 ‘눈먼 돈’ 기대 심리/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화융성 시대와 ‘눈먼 돈’ 기대 심리/서동철 논설위원

    1992년 가을 오페라 공연을 취재하러 충남 서산에 간 적이 있다. 이른바 중앙음악계조차 오페라는 풍성하지 못한 시절이었으니, 소도시 공연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충남지역을 본거지로 한 오페라단의 레퍼토리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였다. 600석 남짓한 서산시문회회관 공연은 반주를 두 대의 피아노가 대신했을 만큼 조촐했지만, 작은 오페라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자리가 됐다. 지역 오페라의 갈 길을 제시한 모범 사례였지만, 이 오페라단은 곧 작은 오페라를 접었다. 대신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대작 오페라를 만들어 이탈리아와 러시아로 진출했다. 결론적으로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대작의 해외 공연에 필요한 뭉칫돈을 조달할 수 있었던 환경이 외려 악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아산 출신의 영웅 이순신과 부여의 역사를 다룬 오페라를 만들 만큼 지역성에 충실한 단체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으로 욕심을 부릴 여지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보령 출신의 향토색 짙은 작가 이문구의 연작 ‘관촌수필’ 가운데 한 작품이나, 예산 출신 작가 방영웅의 ‘분례기’를 소극장 오페라로 잘 만들어 지금쯤 충청권 지역문화를 선도하는 단체로 존경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치유하지 못한 아픈 기억일 게다. 그럼에도 끄집어낸 것은 문화 발전과 정부 지원금의 상관 관계를 짚어보기 위함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과 함께 ‘3대 국정 과제’의 하나로 ‘문화 융성’을 내세웠고, 지금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논의가 한창이다. 정부는 문화예산을 2017년까지 전체 예산의 2%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공약도 했다. 올해 문화예산은 전체의 1.39%인 4조 1723억원이다. 2%라면 6조원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늘어난 예산을 선심 쓰듯 배분하는 과거의 방식이라면 문화 융성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금이 열악한 문화예술계에 생명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문화예술 자체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화예술 단체를 살리는 데 상당 액수가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지원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 있음은 감사가 있을 때마다 비리가 무더기로 터져나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지원금이 이념과 지연, 학연에 따라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에만 주어지면서 편가르기를 조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오래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지역 오페라단의 사례에서 보듯, 지원금이 문화예술의 자생적이고 경쟁력 있는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면 아예 없느니만 못하다. 지원정책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화 융성을 위한 정책추진 방향의 일단을 제시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고택과 종택을 연계한 음식 스토리텔링 상품화 방안을 언급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 융성의 중요한 사례로 꼽았다. 유진룡 문화부 장관도 ‘문화 융성 콘퍼런스’에서 폐광 지역인 강원도 삼척 도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 친구들을 이해하고, 학교 폭력을 근절한 사례를 제시하며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부문의 문화적 발상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지원정책이 그저 골고루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창조경제의 토대를 이룰 구체적인 실천계획에 집중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뜻이 읽혀진다. 특정 정부의 과제가 아니더라도 문화가 융성한 사회를 이루는 것은 모두의 희망이다. 일부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눈먼 돈’이 횡행하는 구시대적 지원은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신 창조와 융합이 결합된 생산적 아이디어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문화 융성 시대에 문화예술인들이 주도권을 잡기는커녕 변두리로 밀려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dcsuh@seoul.co.kr
  • “금융정책·실무경험 접목해 리딩뱅크 만들 것”

    “금융정책·실무경험 접목해 리딩뱅크 만들 것”

    세간의 예상대로 KB금융그룹 회장에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임영록(58) KB금융 사장이 내정됐다. 임 회장 내정자는 KB금융이 맞이하는 최초의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 회장이다. 압도적인 1위에서 2위 그룹으로 내려앉은 KB금융의 외형을 키우면서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는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임 내정자는 5일 회장 내정 직후 서울신문과 가진 통화에서 “그동안 공직에서 경험하고 배운 금융 정책에 실무 경험까지 곁들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면서 “KB금융을 (다시 과거의) 리딩뱅크 지위에 확고히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리딩뱅크 지위 탈환’을 첫머리에 언급한 데서도 나타나듯 KB금융은 10여년 전 주택은행과의 합병 직후 보여줬던 압도적인 위상을 잃어버린 상태다. 2001년 11월 합병 당시 통합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185조원으로 우리금융(101조원)의 2배, 신한금융(63조원)의 3배에 육박했다. 가계대출 시장의 62%, 총수신 시장의 36%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말 KB금융의 총자산은 368조원으로 우리금융(418조원)에 크게 밀리고 하나금융(368조원), 신한금융(351조원) 등과 비슷하다. 1분기 순이익도 4115억원으로 신한금융(4813억원)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그에게 쏠리는 최대의 관심은 어떤 형태의 전략으로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어 ‘승리’(인수 성공)를 거머쥘 것이냐다.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계열사 중 어느 것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금융계는 판도가 바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임 내정자를 낙점한 가장 큰 이유도 “민·관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어 인수·합병(M&A)을 성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었다. 인수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생산성 향상이다. 금융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해진 현실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내정 발표 직후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관치’(官治)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는 “2010년부터 3년 동안 KB금융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룹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관료 출신이라는 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임 내정자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면 ‘리딩뱅크’ 회복이 단순히 목표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거시경제, 세제, 통상 등을 두루 섭렵한 가운데 관료 시절 친화력과 협상력이 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합리적이라는 평도 따라다녔다. 강원 영월 출신으로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 아버지의 광산사업이 실패하면서 중3 때 서울로 올라와 봉천동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한편 이날 임 내정자와 경합을 벌였던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은행은 “민 행장이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면서 “차기 은행장이 다음 달 12일 주주총회 후 취임할 때까지 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상생 앞장… 삼성그룹, 5년간 1조2000억원 푼다

    상생 앞장… 삼성그룹, 5년간 1조2000억원 푼다

    삼성그룹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엔 우선 3270억원을 풀기로 했다. 삼성은 5일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우선 1차 협력업체를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술·인력·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세무나 인사 등 세부 역량이 부족해 한계에 이른 중소기업을 작지만 강한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올해 19개사를 후보로 선정해 자금과 개발 지원, 제조·구매 분야에서 활동 중인 삼성의 전문 인력을 무상으로 파견한다. 5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등 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1770억원 규모의 펀드도 운영한다. 삼성디스플레이(770억원), 삼성전자(420억원) 등 11개 계열사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았다.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2차 협력업체 지원책도 나왔다. 올해만 총 350개 2차 협력업체에 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의 임원과 간부로 구성된 협력업체 컨설팅팀 200명 중 60명을 2차 협력업체에 전담 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경영관리·구매·생산·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지원한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은 “그동안 상생이 1차 협력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2차, 3차 협력사까지 넓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우겠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를 체계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한 ‘상생협력아카데미’도 세운다. 내년 수원에 총 면적 5000평 규모의 교육컨설팅 센터를 건립한다. 아카데미 산하에 교육센터, 전문교수단, 청년 일자리센터, 상생협력 연구실 등을 설치해 협력업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 중 청년일자리센터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찾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구직자 무상 직업교육, 진로 컨설팅, 채용박람회 및 온라인 상설 채용관 운영, 청년기업가 양성을 위한 창업 인큐베이터 운영 등을 담당한다. 올해는 5500명을 교육하지만 아카데미가 자리를 잡는 내년부터 교육 인원을 1만 5000명으로 늘린다. 삼성은 상생 협력 아카데미에 5년간 1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의 발표는 박근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 화답하는 성격이 짙다. 상생 경영은 재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도 계열사 경영진들이 1, 2차 협력사를 직접 찾아가 경영상 애로사항을 해결하도록 했다. 1차 협력사에만 제공되던 자금지원(펀드)을 2차 협력사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LG그룹 역시 2, 3차 협력사를 지원하고자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일자리 로드맵 발표] 양대 노총 “최저임금·비정규직 외면한 채 고용률만 강조”

    [일자리 로드맵 발표] 양대 노총 “최저임금·비정규직 외면한 채 고용률만 강조”

    시간제 일자리에 집중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가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시간제 근로자 문제는 외면한 채 고용률 달성만 강조하고 있다는 게 양대 노총의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4일 정부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해법을 여전히 노동시장 유연화, 특히 시간제 일자리 같은 허황되고 악용 소지가 다분한 방식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은 결국 나쁜 일자리가 양산되든 악용되든 상관없이 고용률 70%라는 수치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해소하고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는 산적한 노동문제는 외면하고 고용문제에 집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노·사·정 대화에 참여했던 한국노총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이번 일자리 대책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만 편중돼 있다”면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살려 소비를 진작시키고 늘어난 소비에 따라 생산도 늘고 고용이 확대되는 선순환 정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노·사·정 대화 때 최저임금과 저임금 문제 등을 지적했음에도 이런 내용은 빠졌고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의지에도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경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전환과 사회적 합의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2017년은 촉박하다”며 “임기 내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단기간에 일자리를 양산할 경우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글로벌 시대] 와인 한 잔의 여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와인 한 잔의 여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와인은 대표적인 아날로그 제품이다. 포도 재배에서 주조 과정, 그리고 오랜 숙성에 이르기까지 시간이란 요소가 절대적이다. 효율과 속도가 주요 가치가 된 현대 사회를 비웃듯이 비켜서 있는 것이 와인이다. 또한, 와인은 다양한 의미와 기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목마름을 가시게 해주는 음료로서의 와인,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숨 고르기를 가능케 해주는 쉼표 같은 와인, 사람들 간에 마음을 열고 나누게 해주는 매개로서의 와인, 긴장의 연속인 비즈니스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와인 등, 마시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와인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서양 문명이란 거대한 곳간을 열게 해주는 하나의 열쇠가 아닐까 한다. 휴그 존슨이 잘 지적했듯이, 이제 와인은 하나의 ‘문화적 가치와 문명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어떤 의미에서 서양의 역사는 와인의 역사이기도 하다. 와인이 지닌 종교적 그리고 문화적 상징성과 높은 경제성은 오랜 역사의 부침에도 간단없이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수가 행한 첫 번째 기적도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와인으로 바꾼 것이고,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 처음으로 한 행위도 포도나무를 심은 것 아니었던가! 프랑스에서 와인은 전체 수출 품목에서 당당히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와인이 취기만을 위한 단순한 알코올 음료로 치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와인을 알면 서구사회와 문명이 보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와인은 까다롭고 복잡하게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현재 우리에게 와인은 크게 두 가지 접근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믿는다. 하나는 가격 접근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적 접근성이다. 높은 관세와 유통 구조상의 문제 등으로 여전히 가격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고, 수천 년 동안 와인을 물처럼 마셔온 유럽 사람들과 비교하면 역사가 턱없이 짧기에 와인을 편하게 즐기기엔 아직 문화적 장벽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은 어느새 우리들의 생활 속에 들어와 있고, 나름의 술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위하여’로 상징되는 우리의 천편일률적인 술 문화는 또한 ‘울타리 문화’와 짝을 이룬다. 소주나 폭탄주로 ‘위하여’를 외치는 분위기에서는 서로 눈을 맞추고 대화나 토론을 할 시간과 공간이 없다. 특히 건설적인 비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한울타리에 있다는 소속감의 편안함과 위안이 있을 뿐이다. 반면 와인은 같이 자리한 사람들 간에 충분한 시간과 비판적 거리를 가능케 해주는 술이다. ‘위하여’와 ‘울타리 문화’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름 중요한 문화이고, 그 문화가 배경으로 삼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편향되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와인은 우리에게 새로운 술 문화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속도는 효율일지 모르지만, 사색이 없다. 와인은 빨리빨리의 대척점에 존재한다. 그리고 ‘위하여’와 ‘울타리’ 문화 밖에 있다. 이제 우리도 편안한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문화에 마음을 열 때가 되었다. 규격화나 생산성보다 번뜩이는 창의력이 더욱 필요한 글로벌 시대에 와인 한 잔의 사색이 절실한 이유다.
  • “고용률 70% 목표, 2020년으로 연장해야”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고용률 70%’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목표 시점을 2020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성장 없는 고용은 고용 없는 성장보다 위험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고용률 70%는 현재 한국 경제 고용 창출력으로는 매년 8%대 경제성장을 이뤄야만 가능하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임기(2013~2017년) 안에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47만 8000개(5년 동안 239만 1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평균 4.1%라는 가정 하에 일자리 창출은 연평균 23만 5000개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경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전환과 사회적 합의가 수반돼야 해 2017년은 너무 촉박하다”면서 “만약 임기 내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단기간에 일자리를 양산할 경우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국 국가경쟁력 3년 연속 22위…1위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3년 연속 세계 22위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60개국 가운데 22위를 차지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은 2011년 이후 3년째 같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은 21위, 일본은 24위에 올랐다. 미국과 스위스가 작년보다 한 단계씩 올라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홍콩은 3위로 내려앉았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년 연속 순위가 크게 상승하면서 28위에서 8위로 훌쩍 뛰었다. 반면 대만은 6위에서 11위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재정 위기를 겪은 스페인(45위)이나 포르투갈(46위) 등은 순위가 내려갔으나, 다변화된 경제와 강한 중소기업 등을 가진 스위스(2위)나 스웨덴(4위) 등은 높은 경쟁력을 유지했다. IMD는 종합순위를 최초로 발표한 1997년 이후 25주년을 기념해 각국의 경쟁력 수준 변화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은 국가별 최저순위 대비 상승폭을 기준으로 1999년 41위에서 2013년 22위로 19단계나 올라 60개국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1997년과 2013년의 순위 변화를 기준으로도 한국은 8단계나 상승해 ‘승자’로 분류됐다. 총 46개국 중 4위에 올랐다. 국가경쟁력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4개 부문 순위를 보면 한국의 ‘경제성과’는 지난해 27위에서 20위로, ‘정부 효율성’은 25위에서 20위로, ‘인프라’는 20위에서 19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기업 효율성’은 25위에서 34위로 9단계나 추락했다. 경영활동이나 생산성ㆍ효율성 부문을 중심으로 순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IMD는 “연평균 근로시간(3위)ㆍM&A 활동(7위)ㆍ고객만족도 강조(8위) 등은 강점이나 회계감사의 적절성(58위)ㆍ이사회의 경영감시(57위)ㆍ노사관계 생산성(56위) 등은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총 333개 세부항목 가운데 장기 실업률(1위)ㆍ공공부문 고용(2위)ㆍ기업의 R&D 지출비중(2위) 등 21개 항목은 상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이사회의 경영감시(57위)ㆍ노사관계 생산성(56위)ㆍ관세장벽(56위) 등 23개 항목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IMD는 한국이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약점으로 지적된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의 도전 과제로 △가계부채 완화 △실업률 관리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정건전성 강화 △낮은 물가 및 맞춤형 복지제도를 통한 저ㆍ중소득 가구 지원 △북한 위협에 대비한 경제체질 강화 등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경제자문회의 출범] “中企정책 ‘보호’→‘육성’ 전환… 특정 고부가 서비스업 창출해야”

    [국민경제자문회의 출범] “中企정책 ‘보호’→‘육성’ 전환… 특정 고부가 서비스업 창출해야”

    #1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제조업에 종사하는 국내 대기업은 매년 생산성이 9.3%, 부가가치는 7.3%나 증가했다. 그러나 고용은 2.0% 감소했다. 대기업 해외 생산 비율은 2003년 4.6%에서 2010년 16.7%까지 치솟았다. 경북 구미 등 한때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렸던 산업단지들은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2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는 26개에 불과했다. 2300개 중견기업 중 1.13%만이 계층 상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선 업체는 119개, 비율로는 0.03%에 그쳤다. 도약의 사다리가 끊기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된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매킨지, 골드만삭스 등이 29일 국민자문경제회의에 제출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에는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과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담겨 있다. 지난달 매킨지가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를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에 빗댄 것처럼 이번 보고서 역시 우리 경제를 성장 동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 요인으로는 노동과 자본 등 ‘요소투입’ 중심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고 고령화에 따라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 꼽혔다. 보고서는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보호’에서 ‘육성’으로 바꾸라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도, 기존의 대기업 중심 구조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 안에 중견기업 1000개를 신규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중소기업역량센터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청의 기능을 ‘중견기업육성청’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서비스 산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고부가가치 분야를 육성할 것을 조언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나 전시컨벤션(MICE), 플랜트 엔지니어링, 금융서비스 등 우선순위 위주로 성장 전략을 다시 짜라고 했다. 경제활동 인구 확대를 위해서는 여성인력 고용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임금피크제 확대와 연금제도 개혁을 주문했다. 외국 인력은 영주권 부여 등으로 우수 유학생이나 전문 인력의 국내 정착을 지원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복지 투자 확대와 고비용 가계경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를 위해 임대주택 정책과 영국 등에서 시행하는 ‘셰어드 오너십’(주택 지분을 점진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스터고 지원과 기업 교육 확대 등으로 대안적인 취업 루트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시경제의 안정 운영을 위해서는 재정준칙 등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입기반 확충 및 지출구조 효율화를 위해 비과세 감면 축소도 제시했다. 채권거래세 도입과 급격한 원고 현상 방지를 위한 시장 안정조치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공공 부문 혁신 분야에서는 ‘부처 간 칸막이 제거’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다부처 인력의 통합팀을 구성하고, 청와대나 총리실 직속의 신속한 의사결정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들은 보고서를 토대로 한 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였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3선) 출신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 위원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공동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한국 기업이 공동으로 중국·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갑영(연세대 총장) 위원은 “사회적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외계층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규제 완화로 대학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신분상승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윤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위원은 “노동시장의 구조조정은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가족친화기업이 생산성 좋아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은 그러지 않은 기업에 비해 생산성 증가율이 약 0.22~1.9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여성가족부가 여는 ‘기업과 함께하는 가족친화 직장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한 가족정책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다. 이 교수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이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253개에 지나지 않는 데다 대기업보다 공공기관, 중소기업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기업의 2010년 매출영업이익률이 22.4%로 다른 기업 평균인 17.6%보다 높았고, 매출액순이익률도 인증 전 8.4%에서 인증 이후 25.0%로 대폭 증가했다”며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헉! 문화재지역이었어? 충북 옥천 망신

    헉! 문화재지역이었어? 충북 옥천 망신

    충북 옥천군이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란 사실을 모르고 건축허가를 내준 뒤 문화재 훼손 책임을 민원인에게 미루다 법정싸움에서 지는 망신을 당했다. 28일 군에 따르면 전모(60)씨가 옥천군수를 상대로 낸 원상복구 명령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청주지법이 전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씨는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에 단독주택 등을 짓겠다며 2011년 9월 개발행위 허가와 산지전용 허가를 신청했다. 군 건축담당 부서는 20여일 만에 별다른 단서 없이 건축허가를 내줬다. 문화재 담당부서와 협의를 하지 않아 이 지역이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인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씨가 굴착기를 이용해 진입로 공사를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일주일도 안돼 삼국시대 토성으로 추정되는 ‘굴산성’의 일부가 발견된 것이다. 군은 전씨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뒤 토성의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하고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군은 한술 더 떠 지난해 2월 29일까지 훼손된 토성의 원상복구를 이행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전씨가 건축허가를 내준 군의 책임이 크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굴산성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재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비지정문화재다. 원상복구 비용은 수억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문화재 유존지역이란 사실을 몰랐더라도 전씨가 문화재를 훼손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전씨와 군이 모두 잘못했기 때문에 군이 전문가들과 함께 원상복구를 한 뒤 비용의 일부를 전씨에게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기업의 실적만 보고 기립 박수를 보내던 시대가 빠르게 막을 내리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도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인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빠르고 거세다. 올 하반기부터는 상장 기업의 가족친화인증 정보가 자율공시 항목에 추가된다. 정부가 나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또 갑(甲)이 을(乙)에게 손을 내미는지 점수(동반성장지수)를 매기는가 하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 주는 관행에 으름장을 놓는다. 이쯤 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변화를 위해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존의 가치를 넘어 기업의 존립 기반인 직원과 협력사, 소비자 등 공동체의 이윤 추구를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후순위로 밀렸던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겨보자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종업원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이직률이 낮아져 채용과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게 마련이다. 반면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높아져 매출과 순익이 늘어난다. 발상의 전환에서 나오는 창조경제다. 또 소외된 이웃에게 눈을 돌리는 사회공헌도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기업들의 변신은 기업 자체는 물론 경기침체로 인해 활력을 잃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덧 기업들 사이에서 부는 따뜻한 변화의 바람을 짚어봤다.
  •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정부가 다음 주 초에 발표할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 대한 군불때기가 한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서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고용률 70%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비정규직 확충이란 손쉬운 카드로 성과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확충 논의는 청와대가 불을 지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선진국을 보면 그런 일자리(시간제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들”이라고 부연했다. 28일에는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 우리의 평균 근로시간을 비교하며 시간제 일자리 확충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조 수석은 “근로시간을 연 2100시간에서 1800시간으로 줄이면서 2100시간 일한 만큼 가져간다면 생산성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과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도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에 시간제 근로자 5만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정규직’이라는 기존 일자리 기준으로는 고용률 70%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5~64세 고용률은 64.4%. 고용노동부 추산에 따르면 이를 현 정부 임기 내에 7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5년 간 238만개, 매년 47만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매년 7%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가능한 수치다. 지난해 성장률 2%의 3.5배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처방은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근로환경의 개선인데도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은 탓이다. 더구나 기업들에 시간제 일자리를 강요할 수도 없고, 기업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정규직 채용을 줄이면 나라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기 어렵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의 양에만 집착하는 대신 시간제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4대보험 보장 등 좋은 일자리로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수출·대기업 위주에서 내수·중소기업의 균형성장으로 고용효과를 제고하는 게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라면서 “임금 유연화와 고용안정, 일자리 나누기 정책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효성그룹-부부 간담회·축구왕 선발 친밀감 UP

    효성그룹-부부 간담회·축구왕 선발 친밀감 UP

    효성그룹은 임직원 가족의 행복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경영철학에 따라 다양한 가족 참여 이벤트를 열고 있다. 나일론·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은 매년 ‘부부 간담회’를 열고 임직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편안하게 식사하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 공감대와 정을 쌓고 있다. 지난해 말 간담회에는 1400여명의 직원과 가족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하는 미술관 관람, 미술 활동 체험 행사도 진행했다. 각종 전시회와 음악회 등의 초대권도 수시로 배포해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즐기도록 한다. 신입사원에게는 가족들과 축하 파티를 하도록 와인을 선물하고, 부모에게는 ‘좋은 인재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또 사보를 통해 임직원 가족들의 사연과 도전 과제를 접수, 선정된 직원에게는 가족과 함께 피자나 컵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거나 애니메이션 박물관 방문, 건강을 위한 복싱 배우기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매년 회사 체육대회에는 임직원 가족들을 초청, ‘어린이 축구왕 선발대회’, ‘아내를 위한 훌라후프 대회’ 등을 한다. 매주 ‘야근 없고 회식 없는 날’, ‘반차 휴가 사용하는 날’,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날’ 등을 운영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동반성장, SK그룹처럼 하세요

    SK그룹이 동반성장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기업으로 평가됐다. 올해 동반성장지수 조사에서 조사 대상인 5개 계열사 중 3개사가 최고 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2개사도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아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3개사는 평가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룹 단위에서 3개 계열사가 동시에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또 SK건설과 SK하이닉스도 다음 등급인 ‘양호’ 등급을 받아 SK그룹은 조사 대상 계열사 전체가 1~2등급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의 약진이 눈부시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성적은 3등급인 ‘보통’으로, 이번에 두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SK종합화학,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각각 한 단계씩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은 한 해 동안 동반성장 분야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한 것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결과를 보고 그룹이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의식을 절감하게 철저하게 반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의 ‘동반성장 경영 시스템’을 만든 것이 결실을 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SK그룹은 2008년 9월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 거래 사전 예방 등 가이드라인을 실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를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중 하나로 정식 발족했다. 협력업체 지원도 꾸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85억원, 생산성 향상 지원 122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731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했다. 이와 별도로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투자하고 있다. SK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김재열 SK㈜ 부회장은 “SK는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 행복한 동행을 해나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개선에 힘썼다”면서 “이번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협력업체가 SK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노동자 임금 통제 완화…실적따라 인센티브 허용

    북한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 임금에 대한 통제를 완화했다고 AP통신이 27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송 교수는 지난주 A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일부터 기업들이 수익 일부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리 교수는 “당국에 (납부해야 할) 투자금을 상환한 뒤 기업은 독자적으로 보수를 정할 수 있고 실적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17) 부산 신사복 단일 브랜드 매출 1위 패션전문기업 PARKLAND

    [향토기업 특선] (17) 부산 신사복 단일 브랜드 매출 1위 패션전문기업 PARKLAND

    부산 금정구 서2동에 있는 향토기업 파크랜드는 1973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으로 단일 브랜드 매출 1위를 이룬 우리나라 대표 패션전문기업이다. 파크랜드의 전신은 태화섬유다. 당시 외국 브랜드의 소규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출발했다. 피에르 가르뎅, 입생 로랑, 지방시, 크리스찬 디올 등 해외 유명 브랜드가 주요 고객으로 드레스 셔츠가 주 품목이었다. 조그만 무역회사였던 파크랜드는 바이어로부터 번번이 불합격 처리를 받아 선적조차 할 수 없는 때도 있었다. 1980년대 후반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생산 현장을 지켜내기 어려운 과정을 겪기도 했다. 이 같은 위기를 넘기고 1988년 ‘PARKLAND’라는 독자 브랜드로 남성복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말부터 국내외 유명 남성복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브랜드 다양화 등을 통해 현재 중견기업으로 우뚝 섰다. 2001년에는 신사복 업체로는 처음으로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이후 6개의 국내 생산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고 부산과 경기 기흥에 대형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등 생산과 판매를 함께 하는 국내 유일의 의류업체다. 중국 다롄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생산공장을 갖췄다. 이 때문에 거품을 뺀 ‘좋은 옷 좋은 가격’의 밑바탕이 되는 경영 환경의 틀을 마련했다. 파크랜드의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좋은 옷, 합리적 가격’을 통한 고객 지상주의다. 이는 파크랜드의 ‘옷값은 옷을 만드는 데 써야 한다’는 경영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옷값의 거품을 뺀 ‘좋은 옷, 좋은 가격’이란 슬로건으로 국내 남성 정장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 파크랜드는 우리나라 의류산업을 노동집약적 봉제산업에서 고부가가치 패션, 유통업으로 전환한 시발점이 됐다. 이를 통해 패션의 진정한 가치가 외형적 멋이 아닌 옷이 가진 품질과 합리성임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20~30여년 전 국내 섬유업체들이 인건비 등을 줄이려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겼지만 당시 파크랜드는 반대로 국내 직영공장을 증설해 모든 생산라인을 한국으로 돌렸다. 인건비를 낮추지 못한 대신 옷감을 자르는 재단센터에 무인자동재단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 드레스 셔츠의 단추, 신사복 바지 주머니 만들기 등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을 자동화시켜 생산원가를 크게 줄였다. 전국적으로 파크랜드 매장을 확보하고 자체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직송하는 시스템도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데 한몫했다. 여기에다 재고 부담을 본사가 떠안는 위·수탁 대리점 확보, 교외 직영매장 설립 등의 노력도 뒤따랐다. 배은영 홍보팀장은 “파크랜드의 옷은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품질과 소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의류산업을 노동집약적 봉제산업에서 기술집약적 패션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 들어서는 20~30대 젊은 남성을 겨냥한 브랜드 제이하스, 여성복 브랜드 프렐린을 론칭하는 등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공격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로드숍과 대형유통매장, 홈쇼핑 등으로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한편 최근에는 신발도 생산하는 등 점차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 성금 3000여만원을 기탁하고 국립공원 북한산에서 환경캠페인을 벌이는 등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파크랜드는 투명하고 성실한 세금 납부, 협력사와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관계 유지를 통한 상생 경영을 경영철칙으로 삼고 있다. 곽국민 부회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포스코, 동반성장에 2100억 출연 협약

    포스코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투자 재원으로 2100억원을 출연한다. 포스코는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성과 공유 자율추진 및 동반성장 투자재원 출연 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 출연액을 총 2100억원으로 확대하고, ‘성과공유제’ 자율추진 협약에 참여하는 포스코 계열사도 건설, 특수강, 에너지 등 7곳에서 15곳으로 늘린다. 협력재단에 출연하는 동반성장 투자재원은 협력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개발, 생산성 향상, 해외시장 진출,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절약 등 5개 분야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성과공유제는 기업 간 공동 노력을 들여 거둔 성과를 사전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하는 계약제를 말한다. 포스코는 2004년 국내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 지난해까지 총 2351건의 과제를 수행하고 1328억원을 보상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공개입찰했더니 2억 예산 ‘뚝’

    중구 청소행정과와 재무과 직원들이 창의행정으로 두둑한 성과금을 받았다. 중구는 두 부서를 ‘2012 회계연도 예산성과금 지급대상’으로 선정, 각각 450만원과 250만원을 지급했다. 예산성과금 제도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구 예산을 절약했거나 세입을 증대한 사업에 시상하는 것이다. 청소행정과는 재활용선별장 위탁을 수의계약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하고 분리 위탁하던 잔재물 처리도 일괄 위탁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단가를 낮추고 위탁업체를 2개에서 1개로 줄여 2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재무과는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서소문공원 지하주차장 부지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 2심에서 승소해 15억원이 넘는 예산을 돌려받았다. 이 밖에 도시디자인과(관광특구지역 간판개선 국비 확보), 가로환경과(국공유재산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 신규 부과), 도로시설과(준용도로 공고와 도로구역설정 고시에 따른 세입 증대) 등도 격려금을 받았다. 박기석 기획예산과장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격언처럼 직원들의 작은 노력이 주민의 혈세를 아끼는 원동력”이라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포상과 더불어 직원들의 창의행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구애 거절’ 산성 테러당한 인도 여성, 힘겨운 법적 투쟁

    ‘구애 거절’ 산성 테러당한 인도 여성, 힘겨운 법적 투쟁

    10년 전 산성 테러를 당해 얼굴과 몸이 녹아내린 인도의 한 여성이 힘겨운 법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NN은 10년 전 구애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같은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 3명에게서 산성 테러를 당한 인도 여성 소날리 무커르지(27)의 근황을 보도했다. 학생회장을 맡는 등 뛰어난 미모에 지성까지 갖춘 무커르지는 사회학자를 꿈꾸는 전도유망한 학생이었다. 인생의 비극은 무커르지가 17세 때, 같은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 3명의 구애를 거절하면서 시작됐다. 구애를 거절당한 이들은 어느 여름날 자기 집 옥상에서 자고 있던 무커르지를 찾아가 산성 용액을 주전자째로 부어버렸다. 무커르지는 “순간 얼굴이 타들어가는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면서 “처음엔 그저 누군가 내게 불덩이를 던진 줄 알았다”고 당시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산성 용액은 무커르지의 얼굴은 물론 가슴 윗부분까지 녹여버렸다. 결국 그는 보지도, 듣지도, 먹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걷거나 말하지도 못하게 됐다. 무커르지는 “너무 갑자기 일어난 사건으로 내 삶이 180도 변했다”면서 “온 세상의 빛이 순식간에 사라져 어두컴컴해졌고 희망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인도 동부에서 단란한 삶을 꾸려가던 가족은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됐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졌다. 경비원이었던 아버지가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 가족을 돌봤다. 무커르지의 아버지는 “딸이 엄청난 일을 당해 충격이 컸지만 가족이 무너지는 것을 가장으로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부녀는 딸의 회복은 물론 정의를 위한 싸움을 이어나가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땅과 금, 저축을 몽땅 털어 딸의 치료비에 보탰다. 무커르지는 최근 얼굴 재건을 위해 27번째 수술을 마쳤다. 지난해 무커르지는 유명 퀴즈쇼 ‘밀리어네어’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치료비도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산성 테러 희생자들의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무커르지는 퀴즈쇼에서 상금 250만 루피(약 5000만원)를 획득했다. 이로써 인도 수도 뉴델리로 이사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귀, 입술, 눈꺼풀, 코, 두피, 가슴을 모두 잃었던 무커르지는 수술을 통해 입술과 눈꺼풀, 코를 되찾았다. 그러나 무커르지와 가족들을 나락에 빠뜨렸던 가해자들은 고작 2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석방됐다. 무커르지는 법원에 항소했지만 몇 년째 재판기일도 못 잡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지난 4월 산성 테러 가해자에 대해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형을 내릴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FAMILY TRIP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 오랜만의 주말. 자녀가 보챌 때 리모콘만 만지작대고 있는가?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는가? 떨쳐 일어나자. 이제 남자답게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봄볕 따사로운 산으로, 들로, 테마를 정해 떠나보자. 왜 모녀여행만 있는 거야? 모녀母女여행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하는 부녀여행은커녕 부자여행도 쉽게 듣기 어렵다. 왜 아빠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만 살아야 하는가. 최근 일과 집에서 벗어나는 아빠가 늘고 있다. 캠핑으로 대표되는 가족여행이 시작이었다면, MBC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아빠들이 가족, 특히 자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따뜻한 정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이다. 어렵다고? 조금의 노력만 더하면 가능하다. 테마별로 하루 일정부터 장기간을 요하는 해외여행까지 자녀와 갈 만한 곳과 상품을 골라 봤다. ●Memories 거꾸로 시계를 되감다 옛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 갈수록 사라진다. 기술은 시간을 지배하고, 그렇게 추억도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아무런 걱정도 없이 즐겁게 뛰놀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할애해 보자. 아이들은 신기함과 새로움을 체험하고, 아빠는 그리운 향수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것이다. 1 철도동호회 네티즌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한 화본역의 모습. 건너편에 급수탑이 보인다 2 화본역에서 가까운 추억의 학교는 60~70년대 모습을 재현한 체험박물관이다 3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열혈강호>, <용비불패> 캐릭터의 복장을 입어 볼 수 있다 4 옛날 만화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내부 모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여줄께 경상북도 군위군에 자리한 화본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산성중학교는 폐교됐지만,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박물관 ‘추억의 학교’로 변신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충실하게 전시품을 갖춘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교실의 물품들은 물론이고 실제 일기장, 뮤직박스, 가정집, 화장실, 이발소, 옛 골목길, 극장, 자동차까지 전시돼 있어 정말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업무에 치여 자녀와 소원했던 아빠였어도 좋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자녀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절로 만발할 테니. 산성중학교 가는 길에 화본역도 들러 보자. 화본역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그냥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으로, 역에 내리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호젓한 분위기의 역사건물과 급수탑을 만날 수 있다. 1899년부터 1967년까지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급수탑은 여름이면 외부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이 뛰어다닐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 주소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824-1 찾아가기 청량리역에서 아침 8시2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오후 12시40분에 화본역에 도착한다. 문의 군위군청 관광마케팅팀 054-380-6915 만화세계로 타임워프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즐겨 보는 요즘 아이들은 모른다. 형광등 빛 흐릿한 곳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손때 묻은 종이 만화책을 뒤적이던 기억을. 가득 꽂힌 책만 봐도 행복하고, 배고플 때면 주인아저씨가 끓여 주는 퍼진 라면만 먹어도 충분했다. 갈 곳 없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천국이자 안식처였던 만화방은 점점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부천 소재의 한국만화박물관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만화의 보고라 할 만하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수장고에는 <고바우 영감>, <엄마 찾아 삼만리> 등 50~60년대 만화 육필원고 6만여 장, <코주부 삼국지>를 비롯한 70년대 만화 단행본, 각종 희귀잡지 및 작가 소장품 등이 보관 중이고, 2층 열람공간에는 국내만화, 해외만화, 학술자료, 논문 등 25만여 권의 장서가 망라돼 있다. 3층에는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해 놨는데 연탄 난로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만화책이 주욱 늘어서 반가움을 자아낸다. 4층에는 인기만화 <열혈강호>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림의 세계’, 직접 투수가 돼 야구체험을 할 수 있는 ‘외인구단과의 한판승부’ 등을 마련해 흥미를 더한다. 관람료 일반 5,000원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주소 부천시 원미구 상동 529-2(영상문화단지 내) 문의 한국만화박물관 032-310-3090 comics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rts 아이 마음에 예술 혼을 꽃피운다 때로는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왕이면 자라나는 아이의 꿈을 키우고 가슴을 울릴 교육적인 테마를 택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술과 건축에 특화된 여행지로 떠나 봤다. 1 북촌미술관의 조각상 2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3 베네세하우스의 오벌룸 전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유럽예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물 감상이다. 유명 건축가의 철학과 영혼이 담긴 건축물을 만날 때 우리는 때로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럽 곳곳에는 공간과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 주는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한 예로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하학적인 형태, 자연광만을 이용해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등 뛰어난 건축물 안에서 우리는 사람과 공간, 색과 면, 자연과의 조화 등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나는 여행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자명하다.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을 만나는 일, 예술의 극치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관련상품 혼이 담긴 유럽 핵심 건축 기행 19일 특징 로마·피렌체·베니스·바젤·스트라스부르·슈투트가르트·프랑크푸르트·쾰른·뒤셀도르프·베를린·파리 등을 방문한다. 전 일정 자유며, 여행 전에 현대 건축 강좌 등의 전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이해를 돕는다. 가격 436만원부터 문의 인터파크투어 02-3479-6433 섬이 곧 예술이다 안도 다다오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를 찾아 떠나는 예술산책 시간. 일본의 출판 교육 그룹 베네세는 구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에 찌들어 황무지와 같던 나오시마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는데, 섬을 예술로 살린다는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었다. 그후 나오시마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진행돼 지중地中미술관, 버려진 집을 개조해서 미술 작품으로 만든 이에家 프로젝트 등이 연이어 완성됐다. 꿈은 마침내 실현됐고 지금은 한 해 3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체험형 작품이 많아 배경지식 없이도 예술을 느낄 수 있으며 숨어 있는 예술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관련상품 나오시마 예술산책 4일 특징 전 일정 자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의 유일한 고급 호텔이자 미술관 베네세하우스 2박 포함. 가격 100만원부터(유류할증료 및 항공세 제외) 문의 하나투어 1577-1233 갤러리에 대한 부담을 벗자 서울 곳곳에 갤러리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만 걷다 보면 놀랄 정도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안목도 없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오히려 작품 감상이 방해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술을 잘 모르는 아빠라면 자녀를 대동한 갤러리 투어에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컬처워크’는 그래서 주목된다. 누구나 쉽게 미술, 전시를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갤러리 여행 프로그램으로 전문지식을 가진 아트가이드가 동행해 함께 갤러리를 순회하고 안내한다. 현재 4월까지 북촌 갤러리, 북촌 마을, 청담 갤러리, 고궁 등 네 가지 코스를 운영한다. 다른 이들과 번잡하게 이동하는 것이 싫다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퍼스널 아트가이드가 안내하는 일대일(1:1)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가격 1만5,000원부터. 일대일 프로그램은 10만원 홈페이지 컬처투어 www.kulturewalk.kr 글 김명상, 최승표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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