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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률 64% ‘선방’… 勞·政 대화 물꼬 터야

    ‘고용률 70% 달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다. 1년 차 성적표인 지난해 고용률(15~64세)은 64.4%로 목표치(64.6%)에 못 미쳤다. 고용노동부는 24일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의 고용률”이라고 자평했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했음에도 고용률은 0.1%밖에 성장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집권 2년 차부터는 고용률 달성 여부와 함께 ‘고용의 질’에 관심이 더해질 전망이다.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발표된 고용부의 정책 대부분이 ‘일자리의 질’ 문제 때문에 찬반 논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여성 고용률 확대를 위해 두 번째 육아휴직자에 한해 휴직 첫 달 월급의 100%를 지급하는 방안이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기로 한 정책이 찬반 논쟁에 휘말린 대표적인 사례다. 획기적인 정책이란 평가도 있지만, 여성의 육아휴직 이용률이 20%대이거나 수당 위주 임금체계 때문에 장시간 근로 관행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란 비판도 많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선 여건이 되는 직장에서 남성에게 육아휴직을 쓰게 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더 좋아지는 등의 효과가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민간기업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낙수 효과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단절된 노정 관계 역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각종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교직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노조 아님’ 통보,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강경 대응,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 진입,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노사정위원회 참여 중단 등이 잇따르면서 노정 간 대화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정년 60세 보장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통과된 정년연장법, 통상임금 재산정, 장기 근로 관행 개선과 같은 각종 현안에서 노정 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불법 파견 판결을 받은 현대차에 대한 특별 근로 감독은 실시하지 않고,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을 왜곡해 사용자에게 편향적인 지침만 내렸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탄압과 배제의 노사 관계를 더욱 강화해 왔다”고 혹평하며 이날 총파업을 감행했다. 이런 노동계를 아우르며 정부가 고용률 70%란 목표를 향해 갈지, 정부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의 논쟁적인 정책을 밀어붙일지 향배는 집권 2년 차 초반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김기호 울진군수 예상 후보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김기호 울진군수 예상 후보

    김기호(53) 울진군수 출마 예정자는 탁월한 경영 능력과 안목을 내세운다. 그는 42세의 젊은 나이에 경북매일신문 사장에 취임, 열악한 환경 속에서 6년 연속 흑자를 냈다. 당시 적자 악화일로에 있던 지방 언론은 물론 중앙 언론 최고경영자(CEO)까지 그의 경영 능력에 관심을 보였다. 안목도 남다르다. 신문사 사장 때인 2005년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서울에 과감히 상륙시켜 대박을 터뜨리게 했다. 3년 전부터는 종합무역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전무를 맡아 라오스 구리 광산 개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해외 자원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지 여건과 채산성 문제 등으로 주위에서 극구 만류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성과를 일궈냈다. 여섯 살 때 고등학교 수준의 영어, 수학 문제 등을 술술 풀어 중앙지에 천재로 소개됐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울진이 지역구인 강석호 국회의원이 최대 지분을 가진 경북매일신문 사장을 지내 강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다진 인맥과 발 빠른 정보력도 강점이다. 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1638년 2월,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인조는 검찰사 김경징의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전쟁 3일 만에 한양을 버려야 했던 인조는 왕족과 비빈들이 피란한 강화도의 방어를 김경징에게 맡겼다. 김경징은 ‘청군이 강화도만은 침입하지 못할 것’이라 호언장담하고 수비를 강화하자는 봉림대군(효종)의 조언도 무시한 채 밤마다 흥청망청 잔치를 벌이다가 강화도를 잃었다. ‘남한산성’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던 인조는 ‘강화도 인질 몰살’이란 청태종 홍타이지의 협박에 무너졌다. 종전 후 김경징의 태만과 무능을 마땅히 응징해야했지만, 인조는 마지못해 사약을 내렸다. 오히려 강화도 사수에 사력을 다한 충청수사 강진흔에게 엉뚱한 죄를 물어 참수해 군졸들의 원성을 샀다. 인조는 왜 김경징을 강력히 단죄하지 않고 강진흔을 참수했을까. 충신을 알아볼 안목이 없었을까.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저서 ‘병자호란’에서 인조가 김경징이 인조반정의 공신이자 영의정 김류의 외아들이라는 사사로운 정리를 개입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은 전승국이었지만 잘못을 범한 지휘관을 군율로 엄벌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한 나라의 기강은 ‘법과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집행되느냐에 달렸다. 한비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방법으로 ‘법규에 따르지 않고 사사로이 일을 처리하거나, 사랑해야 할 자를 가까이하지 않고 미워해야 할 자를 내치지 않는 것’을 들었다. 최근 법질서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사례들이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염전노예는 21세기의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근절을 요구했다. 같은 시기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이사장인 한 박물관이 아프리카예술단을 노예처럼 취급한 사건이 불거졌는데 이는 침묵했다. 한국인 염전노예의 인권은 소중하고 피부색이 검은 아프리카 예술인의 인권은 소중하지 않은 것인가. 홍 사무총장은 여론에 떠밀려 체불임금 1억 5000만원 등을 지급하게 하는 등 해결을 약속했다. 죄형법정주의를 채택한 한국에서 홍 사무총장에게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단다. 그렇다면 집권여당 사무총장의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만약 미국에서 한국 예술가를 상대로 같은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외교적 문제가 됐을 게다. 이건 보편적 인권 문제다. 지난 20일 법원은 2012년 국정원이 야권 대통령 후보들을 ‘빨갱이’ 등으로 음해·비방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며 내부고발한 국정원 전 직원에 국정원직원법 위반죄를 적용,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지만 내부고발을 유죄로 판결한 것이다. 2012년 12월 16일 밤 11시 수서경찰서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하던 당시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대선개입 수사축소·은폐 의혹 혐의에 대해 무죄선고한 것만큼이나 놀랍다. 법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부패와 자본의 비리 등을 찾아낼 길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 가장 한심한 일 중 하나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외교문서 조작 의혹’이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는 피의자의 3가지 종류 출입국증명서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들 모두 위조문서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1종만 외교 공식라인에서 받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교라인을 통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위조라 주장한 것은 한국 정부에 무례한 태도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만약 국정원 등이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해 외국의 문서를 조작했다면 누가 더 심각한 무례를 범한 것인가. ‘유서대필 사건’으로 청춘을 잃어버린 강기훈씨가 2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한다는 소식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간암 투병 중인 강씨는 당시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보상될 수 없는 세월을 두고 국가가 그를 마지막까지 몰아세워도 되는지 묻고 싶다. symun@seoul.co.kr
  • 해당 업무 無경력자, 공공기관 임원 못한다

    앞으로 해당 업무 경력이 없으면 기관장이나 감사 등 공공기관의 임원을 할 수 없게 된다. ‘낙하산 인사’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다. 또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공기업의 독점권 남용은 집중적으로 감시받게 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부 내 금융보안 전담 기구가 내년에 창설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은 물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면서 “단계적으로 공공기관 기능을 전면 재검토해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산하에 ‘임원자격기준소위’를 만들어 기관장·감사 등 공공기관 임원의 세부자격 요건을 마련하기로 했다. ‘5년 이상 관련 업무 종사자’가 유력하다. 낙하산 인사 등 자격이 없는 공기업 임원 선임을 막기 위해서이지만 이미 정권 초 낙하산 인사를 거의 끝낸 상황에서 전형적인 ‘뒷북 대책’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공정위는 독점력을 활용한 공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상반기에 집중 점검한다. 금융위는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에 분산돼 있는 금융보안 기능을 통합해 내년에 금융보안 전담 기구를 만든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기고]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 개선은 계속돼야/함시창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기고]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 개선은 계속돼야/함시창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최근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EPR)의 대대적인 개편을 놓고 관계 기관과 업계의 논란이 뜨겁다. 이 제도는 2003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활용 제도이며 대부분의 환경 선진국들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돼 왔다. 첫째, 재활용사업 공제조합이 제품·포장재별로 구성됨에 따라 의무생산자들이 여러 공제조합에 품목별로 중복 가입해야 했고, 이로 인해 행정 비용이 과다 지출돼 왔다는 점이다. 둘째, 의무생산자가 개별 재활용업체에 위탁하여 재활용하는 개별위탁 방법으로 인해 재활용 사업자 간 과당 경쟁이 심화돼 왔다. 개별 위탁 재활용사업자들은 물량 확보를 위해 기존 재활용 분담금에 비해 최대 30%까지 낮은 단가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대다수 영세 재활용사업자들은 피해를 보게 됐다. 셋째, 의무생산자와 재활용사업자 간 불평등한 갑을관계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갑의 위치에 있는 생산 대기업들은 재활용 지원금을 가능한 낮게 책정해 왔고, 이에 따라 을인 영세 재활용업체들의 채산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EPR 제도개선 민·관 합동추진단’을 구성하여 필요한 후속조치들을 마련해 왔다. 환경부가 추진해온 주요 후속 조치들로 의무생산자들의 중복가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6개 포장재 재활용 공제조합을 하나로 통합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통합된 포장재 재활용 공제조합이 새롭게 출범했다. 업계 전체의 공동 회수와 공동 처리 방식을 통해 재활용산업 전반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재활용 사업자의 재활용 실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 ‘한국순환자원 유통지원센터’가 출범됐다. 유통지원센터는 전산화된 ‘자원순환지원시스템’을 통해 회수·선별업체와 재활용업체들 간의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재활용업체와 수거·선별업체들을 투명하게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과거 일부 업체들이 허위 재활용 실적으로 부당 지원을 받던 문제를 해결하고, 증빙서류 간소화 등 각종 행정규제도 대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의무생산자와 재활용업체가 같은 수로 참여하여 재활용 지원금 수준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공동운영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갑을관계였던 기존의 의무생산자와 재활용 사업자의 관계가 대등한 관계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개선 방향들이 정착될 경우 제도와 관련된 문제점들이 해결돼 재활용 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시장 질서를 교란시켜 왔던 몇몇 재활용 업자들은 개혁에 대해 완강히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개선은 투명한 재활용 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재활용 산업 활성화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많은 영세 수집상들과 재활용 사업자에게도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 “프리지아 개발… 외국산 점유율 39%P 끌어내렸죠”

    “프리지아 개발… 외국산 점유율 39%P 끌어내렸죠”

    “토종 프리지아인 ‘샤이니골드’의 개발로 99% 외국산이던 시장의 벽이 무너졌죠.” 샤이니골드를 개량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최윤정(38) 농촌진흥청 연구사는 현재 우리나라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네덜란드산 품종인 ‘이본느’의 시장점유율을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샤이니골드는 지난해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서 국무총리상(2위)을 수상했다. 우수품종상(연 1회 개최)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우량품종경연대회가 확대된 것으로 농산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 증가, 수입대체 효과 등을 올린 품종에 주어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본느의 시장점유율은 99%였다. 프리지아는 씨가 아닌 구근(원형 뿌리)를 농가가 구입해 재배한다. 이본느 구근은 로열티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개당 2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샤이니골드는 130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최 연구사는 “2008년 샤이니골드의 시장점유율은 단 3%였지만, 2011년 32%로 30%를 넘은 뒤 지난해 38%로 올랐다”면서 “이본느의 점유율은 반대로 6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통상 프리지아 품종이 상용화되기까지 7~10년이 걸리는데 샤이니골드는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은 지 단 3년 만에 시장에 정착했다. 프리지아 꽃값도 샤이니골드가 10송이당 1728원으로 이본느(1390원)보다 24.3% 비싸다. 최 연구사는 “샤이니골드는 큰 꽃잎 안에 작은 꽃잎이 있는 ‘반겹꽃’이 아니라 큰 꽃잎이 겹쳐 있는 ‘겹꽃’”이라면서 “그만큼 꽃이 크고 입체적이며 노란색도 더 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샤이니골드는 한파에 상대적으로 강하고, 향기가 짙으며, 각종 병충해에도 내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겨울 한파에서도 기르기가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이본느에 비해 1주일에서 10일 정도 개화가 빠른 것도 큰 장점이다. 농가의 입장에서는 난방비나 관리비를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 프리지아는 2~3월 졸업 및 입학철이 대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프리지아를 ‘2월의 꽃’으로 선정했다. 꽃말은 순진, 순결, 천진난만, 깨끗한 향기 등이고,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샤이니골드의 개발자는 농진청 소속의 조해룡 박사다. 2003년에 토종 프리지아를 개발했지만 2011년 사망해 최 연구사가 뒤를 이었다. 최 연구사는 “프리지아의 경우 구근부패병과 바이러스가 가장 큰 질병인데, 이 중에서도 바이러스는 특별한 약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바이러스를 이겨 내는 품종을 만들어 이본느를 넘어서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명인·명물을 찾아서] 강화역사박물관

    흔히 강화도는 역사 문화유적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선사시대를 비롯해 삼국·고려·조선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화도의 지정학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화는 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위급할 때 왕실과 조정이 피란해 전란을 극복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주변국에서 내륙으로 문화와 물자가 드나드는 주요 길목이었다. 인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 위치한 강화역사박물관이 전국적으로 산재한 역사박물관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 것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선사시대 유물이 눈에 띈다. 박물관 옆에는 남한에서 가장 큰 고인돌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2.6m, 길이 7.1m, 너비 6.5m, 무게 80t에 달한다. 이를 중심으로 고인돌광장이 형성돼 있는데 강화역사박물관은 고인돌광장 내에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국·시비 125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233㎡ 규모로 조성됐다. 강화 고인돌은 고려산과 별립산 주변인 부근리, 고천리, 오상리 일대에 160여기가 있다. 이곳 고인돌은 탁자 모형 북방식 지석묘 형태의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묘제로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관에 전시된 선사시대 유물은 다양하다. 전체 전시 유물 3841점 가운데 30%가량이 선사시대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명의 여명기인 신·구석기시대에 대륙의 문화가 바닷길을 따라 한반도로 전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선사유물은 강화도를 비롯해 인근 섬인 덕적도, 삼목도, 영종도 등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섬 지역에 널리 퍼져 살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주거지 모형이 여러 형태로 재현돼 있다. 이 시대 유물은 반달도끼, 주먹도끼, 돌망치, 주먹찌르개, 청동숟가락, 어망추,민무늬토기, 빗살무늬토기 등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석검과 돌화살촉도 크기별로 비치돼 있다. 조계연 강화역사박물관장은 “신·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은 중앙박물관보다 많이 소장돼 있다”면서 “강화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이 매우 왕성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삼국시대 유물은 철제갑옷, 청동초두, 허리띠고리, 마구, 발걸이 등 주로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삼국시대에 강화는 주로 백제에 예속돼 있었다. 유물의 형태가 백제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려시대로 넘어가면 유물이 보다 다양해진다. 고려 말 몽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겨 60년간 임시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철제투구를 비롯해 금동좌불상, 동경(거울), 경문금고(타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청자다. 청자류인 병, 잔, 접시 등은 창후리 고분군에서 다수 발굴되었다. 고려청자는 대개 전라도 강진이나 부안에서 생산돼 공물 또는 상품으로 서해의 조운로를 따라 강화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화도 시기는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불린다. 강화에 있는 고려왕릉 4기에서 출토된 항아리, 수막새, 석인상, 잡상 등도 전시됐다. 고문서인 대장경, 동국이상국집, 강도고급시선, 시권 등은 당시 인쇄문화 발달상을 잘 보여준다. 조선시대 유물도 국난 극복사와 관련이 있다.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 수비군이 재래식 무기로, 첨단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에 맞서 격렬하게 싸운 정족산성 전투 장면도가 음향 설명과 함께 배치돼 있으며, 일본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강화도조약(1876년) 모형은 너무 생생해 당시 협정 현장을 보는 듯하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미국 해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재연 장군의 군기인 수자기와 광성보전투 모형도 눈에 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2013년 구입유물 전시전’이 열리고 있으며, 박물관 1층 로비에서는 지난달부터 나비·잠자리·장수풍뎅이·하늘소·사슴벌레 등 곤충 300여점을 전시한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가 개최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체험 행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관 이래 매달 1회 유치원생·초등학생들이 민속방패연·한지연필꽂이·민화부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강화의 역사를 시대별로 설명하는 영화를 상시 상영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화문석문화관, 고인돌군(群), 평화전망대, 각종 돈대 등 연계 관광지들이 즐비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지난해에만 24만명이 박물관을 찾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박영주 연구사는 “오는 7월 각종 전쟁 관련 유물을 모아 갑곶리에 ‘호국박물관’을 별도로 개관해 강화에 깃들어 있는 선인들의 호국정신을 기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다이어트하며 탄력 있는 피부 원하면 비타민·미네랄·단백질 고루 섭취하길

    다이어트 기간 중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섭취를 갑자기 줄이면 우리 몸의 혈당과 필수 무기질이 줄어들게 된다. 혈당과 무기질량이 낮아지면 두통을 동반한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에 빈혈 증상이 생기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식욕을 억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경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더해져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다이어트 중에도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 블랙푸드로 불리는 검정콩 등을 섭취해야 한다. 또 음식물 섭취가 줄어들면 변비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장기들이 기초대사율을 낮추기 위해 활동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장운동이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 등을 충분히 먹어두자.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로 단백질 섭취가 줄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면 지방세포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두부나 달걀 등을 먹어 단백질을 보충하는 게 도움이 된다. 피부 노화는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피부를 탄력 있고 팽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지방이 갑자기 줄어드니 어쩌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피부를 탄력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이 골고루 들어간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며 끼니를 자주 거르면 위를 보호하는 방어막이 훼손돼 위점막이 강산성인 위산 등으로부터 쉽게 공격을 받아 위염이 생기게 된다. 끼니를 거르지 않되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비만클리닉 심경원 가정의학과 교수
  • 4대 금융지주사 1년 장사 ‘별로’

    4대 금융지주사 1년 장사 ‘별로’

    4대 금융지주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줄고 투입비용은 늘었다. 13일 4대 금융그룹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순익은 지난해 4553만원이다. 전년 7433만원에 비해 2880만원(39%) 줄었다. 직원 한 사람이 벌어들인 돈이 1년 새 39% 줄어든 셈이다. 1인당 생산성은 신한금융이 7900만원으로 가장 높다. 그 뒤는 KB금융 5100만원, 하나금융 4400만원, 우리금융 1000만원 순서다. 반면,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늘었다. 고용노동부의 기업체 노동비용 조사 결과, 지난해 금융 부문 종사자의 1인당 노동비용은 연간 9300만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비용은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해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으로 급여, 퇴직금, 직원 교육·훈련비, 복리후생비, 고용보험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금융노사가 합의한 2.8%를 적용했다. 전년(9078만원)보다 200여만원 늘어난 셈이다. 금융·보험 부문의 노동비용은 2010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권은 단순히 순익을 직원 수로 나눈 수치로 생산성을 측정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한다. 다만, 급여와 인력 활용 체계를 개선하고 점포 운용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 신한은행이 49곳, 국민은행이 55곳 점포를 정리했거나 통폐합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90% 점유 일본종 토마토 쫓아내고 식량 주권 지켜냈죠”

    “90% 점유 일본종 토마토 쫓아내고 식량 주권 지켜냈죠”

    “‘미니찰 토마토’로 90%에 이르던 일본 종자의 방울토마토 점유율을 60% 이상 우리나라 토종으로 바꿨죠.” 원동찬(51) 농우바이오 연구원은 13일 토종 방울토마토 종자인 ‘미니찰’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연간 판매량 1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미니찰은 지난해 국립종자원이 개최하는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우수품종상(연 1회 개최)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우량품종경연대회가 확대된 것으로 농산물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 증가, 수입대체 효과 등을 올린 품종에 주어진다. 미니찰은 1999년 개발에 착수해 2007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냈다. 원 연구원은 “2027년까지 품종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라면서 “개발 기간만 8년에, 비용도 수십억원이 들어간 큰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6300만원에 불과하던 미니찰 종자 매출액은 3년 만인 2012년 14억 5000만원으로 23배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5억 5000만원까지 증가했다. 미니찰의 개발 계기에 대해 원 연구원은 “당시 국내 방울토마토 시장에 일본 품종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농가들이 외화를 주고 종자를 사와야 했다”면서 “품질도 좋고 생산량도 많은 토종 품종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도 높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유행한 일본 품종은 동그란 모양으로 과육이 단단해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당도가 다소 낮았고, 과육과 껍질이 잘 분리돼 먹고 나면 껍질이 치간에 끼는 현상이 있었다. 원 연구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울토마토를 대추 모양으로 만들고, 수분은 약간 줄인 대신에 과육을 두껍게 만들어 껍질과 잘 분리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교배를 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시도 끝에 결과물로 미니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품질을 결정짓는 당도도 일본계의 7~8브릭스보다 높은 9~10브릭스로 끌어올렸다. 현재 씨앗 1000개당 가격은 일본 종자와 미니찰 모두 15만원 선이다. 하지만 미니찰은 3.3㎡당 20㎏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종자에 비해 생산량이 5~10% 많다. 농가의 방울토마토 판매 가격도 일본계보다 20~30% 비싸다. 원 연구원은 키울 때 이상 줄기 발생이 적고 잎곰팡이병 등 병에 대한 내성도 좋아 친환경 재배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원형 토마토를 대추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농가나 상인들의 선입견이 컸다”면서 “하지만 미니찰을 접한 주부들의 입소문으로 현재는 대추형 토마토가 더 맛있고 고급형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60% 이상을 수입산 종자로 기르는 큰 토마토에 대해서도 우수한 국내 종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해외 기업이 국내 종자를 독점해 가격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명감”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공기업 관행’ 깨는 수서발 KTX

    ‘공기업 관행’ 깨는 수서발 KTX

    2016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수서발 KTX에 코레일과 달리 획기적인 경영 시스템이 도입된다. 국토교통부가 11일 내놓은 수서고속철도회사의 차별화 전략에 따르면 수서발 KTX는 공기업 경영의 낡은 관행을 깨는 대신 민간 경영기법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현재 공기업이 시행하는 근무 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 대신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통상임금은 코레일보다 낮아지는 대신 직무·실적임금 비중은 높아진다. 인건비 비중도 확 낮춘다. 매출 대비 총 인건비 비중이 코레일은 절반에 가까운 49%에 이르지만 수서발 KTX는 매출액의 6% 이내로 관리된다. 근무체계도 크게 바뀐다. 코레일이 일률적으로 3조 2교대 형태의 비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고집하는 것과 달리 수서발 KTX는 5조 2교대, 6조 3교대 등 탄력적인 근무체계를 도입한다. 인력은 적지만 업무량이 집중된 시간대에 집중 배치, 코레일(50%) 대비 실승무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노동생산성이 코레일 대비 최소 15% 이상 올라갈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비핵심 업무는 과감히 외주(아웃소싱)를 준다. 역무·매표·차량 관리 등의 업무도 직접 수행하지 않는다. 아울러 핵심 인력의 외부 채용을 늘려 공기업의 혁신을 불러오고 불합리한 관행을 끊기로 했다. 민간 경영기법을 과감히 도입한다는 얘기다. 조직도 가볍고 단순하게 꾸린다. 코레일이 7등급, 7직렬, 본부-실-처-부 체제인데 비해 수서발 KTX는 3급 이상 직급·직렬을 통합 운영한다. 조직도 본부-팀으로 꾸려 빠른 의사결정을 꾀하기로 했다. 서비스 역시 차별화된다. 현재 고속열차는 특실-일반실 2단계이지만 수서발 KTX는 서비스가 3~5단계로 이뤄진다. 외국처럼 다양한 요금 상품이 등장하는 것이다. 운임은 서울역 출발 대비 10% 낮게 책정한다는 방침을 오래전부터 세웠고, 예약시기·운행시간대별로 차별화된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가 철도시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영업수익의 50%를 선로 사용료로 낸다. 김복환 수서고속철도회사 사장은 “23일까지 회사 이름과 신규 투입하는 고속철도차량 이름을 공모하고, 고속철도 전문 운영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은평의 숨은 관광자원 이제 빛 봅니다

    은평의 숨은 관광자원 이제 빛 봅니다

    “이제가 은평구 발전의 시작입니다.” 김우영 구청장은 11일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김 구청장은 “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 등 지역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은평새길과 서울혁신파크 등 하드웨어가 같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은평뉴타운 한옥마을과 진관사, 북한산 등을 하나로 묶어내는 ‘한(韓)문화 관광 특구’로 은평의 100년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책 자문단도 꾸리고 5대 사업을 선정했다. 5대 사업은 ▲북한산 한옥마을 조성 ▲한옥체험관 박물관 체험 ▲북한산 둘레길 생태 ▲진관사 한글·한식 역사 ▲북한산성 아웃도어 관광 사업의 추진 방향 및 개선이다. 또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중국 관광객 유치 및 지역 외식업체들과의 연계, 신규 관광 자원 발굴 방안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평한옥마을은 한국전통문화촌과 함께 한옥과 우리의 전통 공예가 공존하는 마을로 꾸밀 방침이다. 천년 고찰 진관사의 템플스테이와 사찰 음식 등도 한문화의 한 축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북한산 둘레길도 외국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추진력은 불 꺼진 뉴타운의 대명사로 불렸던 은평뉴타운까지 변화시켰다. 그는 “4년 전만 해도 은평뉴타운은 입주민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유령도시였다. 이곳을 지역 핵심 거주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었다”며 웃었다. 그런 ‘노력의 결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행사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뉴타운 상업지구가 지난해 12월 롯데에 팔렸다. 2016년 상반기에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 따라서 주민들이 대형마트 등의 편의시설 부족으로 겪었던 불편이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구청장은 “롯데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제대로 된 주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유통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불편 해소는 물론 고용 등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단단히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은평뉴타운의 신분당선 연장선, 은평구 불광동과 종로구 부암동을 연결하는 은평새길 등 다양한 교통 대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800병상 규모의 가톨릭학원 대형병원도 들어선다. 김 구청장은 “지역의 인프라를 연결하는 ‘한문화 관광 특구’ 사업으로 서울시의 문화 관광 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끝맺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KB금융에 지난 한 해는 ‘악몽’에 가까웠다.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새해 들어서도 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KT ENS 대출 사기 연루 등 악재의 연속이다. 임영록(59) KB금융 회장은 “이 모든 게 기본이 약해져서”라며 “주인의식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잇단 인수합병(M&A) 실패와 관련해서는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며 재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인수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잇단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KB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아프게 생각한다. 올 신년사에서 향상일로(向上一路)를 강조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한 길로 정진하는 자세가 지금 2만여 KB 임직원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그 정도로는 고객들이 KB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것 같다.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최근의 모든 악재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반짝 처방전을 내놓기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풍토와 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작정이다.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되찾아야 한다. 3년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조직이 흔들리니까 주인의식이 없다. 주인의식이 확고하면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일(기업들이 어려울 때 자금 지원을 되레 줄이는 행태)도 없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 올 때 우산이 돼주는 ‘시우(時雨)금융’의 기초를 닦을 것이다. →ING생명보험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실패했다. ING생명은 이사회의 강한 반대 때문에 무산됐다. 이때 생긴 ‘이사회 트라우마’로 인해 임 회장이 M&A에 소극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사회가 우리(경영진)에게 허락한 가격대 중에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 그러니 졌어도 후회는 없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파이낸셜이라는 알짜 회사를 건지지 않았는가. 또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우리은행에는 관심이 없나. -없다.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KB금융의) 자산이 600조원이 넘는다. 완전히 스모 선수다. 그렇게 해서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지만 600조원이 돼도 아시아에서조차 톱10에 못 든다. 그럴 바엔 뭐하러 그 큰 덩치를 인수하겠나. 지금은 체격을 키울 때가 아니다. 체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은행은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에 넘기는 방법으로는 매각이 어려울 것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말하는가. -그거야 신 위원장(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고민할 문제지…. →체력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간단하다.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면 된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내 돈,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면 횡령사고 같은 일은 안 생겼을 것이다. →KS(경기고-서울대) 중용 등 인사잡음이 들린다. -나는 서울대 사대 출신이다. 서울대 상대가 주름잡는 기획재정부(행시 20회)에서 차관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누구보다 비주류의 설움을 잘 안다.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능력을 봤을 뿐이다. →지난해 순익이 전년보다 26%(4480억원)나 줄었다. -신뢰 회복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와 생산성 제고를 올해 핵심 목표로 제시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올해는 M&A 등 공격 행보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악재 방어도 철저히 해야 한다. 미국의 돈줄 죄기(테이퍼링)에 따른 금융시장 요동 가능성, 1000조원의 가계대출 등 온통 지뢰밭이다. 리스크 관리능력에서 올해 (금융사의) 희비가 크게 갈릴 것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씨줄날줄] ‘은하철도999’와 제3의 만능세포/문소영 논설위원

    일본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시간적 배경은 먼 미래의 지구. 돈 많은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 수명이 다한 장기를 값비싼 기계로 교체하는 덕분이다. 그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공짜로 기계 인간을 만들어준다는 안드로메다 행성행 ‘은하철도 999’에 탑승할 승차권을 얻고자 필사적이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땅꼬마 철이도 마찬가지다. ‘눈보라’라는 뜻의 러시아 이름을 가진 8등신의 미인 메텔의 도움으로 어렵게 은하철도999에 탑승한 철이는 죽지 않는 기계 인간이 돼 기계 백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우주 항해를 떠난다.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가 ‘유한한 인간의 삶을 영원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재미를 좇는 어린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1970년대 일본 TV시리즈였던 ‘은하철도 999’는 증기기관에 이어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가 개발되고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탐사한 1960년대를 통과하며 기계의 능력에 환호하던 근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심장박동을 도와주는 제동기를 단 사람들도 있으니 ‘터미네이터’까지는 아니지만 기계로 인간의 몸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겠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과학 발전은 인간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로 차가운 기계보다 더 좋은 대체재를 제시하고 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의 물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들이다. 나중에 조작으로 밝혀졌지만 황우석 박사의 체세포 복제 방식이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또 최근 발견된 ‘제3의 만능세포(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야기성 다성능 획득)’ 등이다. 특히 ‘제3의 만능세포’는 초간단 조작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 고베 소재 이화학연구소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하루코(30) 연구주임이 개발한 ‘STAP 세포’는 쥐의 비장에서 채취한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홍차 정도의 약산성 용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배양했다. 수일 후 만들어진 만능세포는 근육, 신경, 피부, 내장 세포 등 어떤 세포로도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비해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암 발생 우려도 적다. 다만 이 만능세포는 현재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으로, 인간의 세포도 똑같은 만능세포를 만들 수 있을지는 연구 과제다. 지난 1월 30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려 알려진 이 연구논문이 철회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공기관 70%, 장애인 정규직 채용 ‘0’

    공기관 70%, 장애인 정규직 채용 ‘0’

    지난해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장애인을 1명이라도 뽑은 공공기관이 전체의 30%에도 못 미쳐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공기관 개혁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고용 창출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공공기관마다 맞춤형 인력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기획재정부의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장애인을 1명이라도 선발한 공공기관은 84곳이었다. 전체 공공기관(295개) 가운데 지난해 신규 채용이 없었던 10곳을 제외한 285개 기관 중 29.5%에 불과하다. 게다가 장애인을 2명 이상 선발한 기관은 42개로 14.7%에 그쳤다. 장애인을 10명 넘게 뽑은 기관은 7개였고 이 가운데 5개가 한국전력공사(17명), 한전KPS(10명), 3개 발전회사였다. 한국가스공사와 근로복지공단도 각각 12명, 11명을 선발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애인은 효율성만 따지지 않는 정책적인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여성, 장애인, 이공계, 지역 인재, 고졸 등 취약계층 특별채용이 너무 많다 보니 오히려 우수 인력을 역차별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공공기관의 인력은 정권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멈추면서 집권 5년간 인력을 19만 1000명에서 25만 8000명으로 35.1%나 늘렸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는 2008년부터 8차에 걸친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121개 기관을 통합하고 38개 기관을 민영화하면서 정원을 감축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공기관 인력이 크게 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공공기관들은 올해 1만 7000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마다 직무 분석을 제대로 해 감축 또는 증원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무조건 증원하거나 부채 감축을 위해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무조건 채용을 줄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 중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은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정부 위탁사업을 주로 하는 준정부기관 가운데 인력 증원이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기관은 반대로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당신들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 광화문 지하도의 장애인 농성장에서 만난 활동가에게 물었다. 장애인 야학교사인 정민구(35)씨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왜 절박한지를 설명하고 “거지가 동냥하듯 떼를 써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을 정도의 복지만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국가”라고 푸념했다. “절차를 밟아 합법적으로 호소해 봐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기본권마저 무시해 버리는” 존재, 그것이 이들이 마주한 국가의 실체였다. 장애등급제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장애인에게 1~6급으로 등급을 매겨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부양의무제는 일정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직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개별적 현실은 고려되지 않은 채 열악한 가족에게 장애인을 돌볼 의무가 전가되기 일쑤다. 한 달 200만원 안팎인 아들 부부의 소득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었던 70대 장애인은 손주들에게까지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숙자로 전전하다 목숨을 잃었다. 농성장에는 제도의 희생양이 된 장애인 영정이 10여 점 놓여 있다. 방치와 차별, 반인권, 벼랑 끝으로 내몰기…. 농성장에서 국가는 이렇게 정의되고 있다. 같은 질문에 대학생 황지윤(21·여)씨는 “수직적 소통의 불가능성”과 “학습실패의 누적”을 얘기했다. 대화와 양보로 대안을 모색하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국가이며, 아무리 얘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학습된 실패가 거듭되면서 국가에 무기력증과 답답함을 느낀다는 의미다. 물은 흐르게 하고 언로는 여는 게 민주주의라 한다면, 젊은 세대는 ‘명박산성’처럼 소통과 대화의 통로가 꽉 막힌 민주주의의 역류를 직시하고 있다. 386출신의 회사원(49)은 주문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국가보안법은 폐지하고 대신 국민보안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안위를 국가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역설이다.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국가보안법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탈하는 국가의 행위’를 규제하는 국민보안법이 더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0조는 규정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하지만 장애인 농성장의 활동가와 대학생, 40대 회사원이 일상에서 목도하는 국가의 모습은 헌법 조항과 멀어도 한참 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不作爲)의 책임을 국가에 물어야 할 일이다. 나아가 5월의 광주와 용산 남일당에서 국가가 합법을 가장한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다면, 일상적이고 무형적인 국가의 폭력이 도처에서 다양한 층위로 개인의 삶과 의식을 옥죄고 있음을 시민들의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형의 폭력은 인간 내면의 자유 의지를 국가나 특정 정권의 입맛대로 억압하고 규율하며 때로는 음습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복종을 강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최근 일련의 시대 역행적인 사안들, 예컨대 채동욱과 김학의, 연제욱의 사례를 보면 국가와 제도의 폭력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게 자행되는지 알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의욕적으로 지휘하던 채동욱을 혼외자식 논란을 계기삼아 일련의 시나리오에 따라 찍어내고, 성폭력 피해 여성의 증언을 묵살한 채 제 식구 감싸기로 김학의를 풀어주고,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의 핵심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제욱은 수사하긴커녕 청와대 비서관으로 불러들여 감싸 안고…. 일반 시민에게는 반대파로 낙인 찍히지 않고 제도권 안에서 묵묵히 순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압과 폭력의 메시지로 와 닿는다. 과연 국가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가, 모든 국민은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있는가.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ckpark@seoul.co.kr
  • ‘기업 호감도’ 2년 만에 다소 높아져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를 보여주는 지수가 2년 만에 상승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최근 20세 이상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13년 하반기 기업호감지수’(CFI·Corporate Favorite Index)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51.1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48.5점)보다는 소폭 올랐다. 기업호감지수는 국제경쟁력, 생산성 향상, 국가 경제 기여도, 사회공헌, 윤리경영 등 5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더해 국민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점수로 매긴 것이다. 국민은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로 ‘국가 경제에 기여’(38.8%), ‘일자리 창출’(28.7%), ‘국가 브랜드 향상’(28.0%) 등을 꼽았다. 또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비윤리적 경영’(38.4%), ‘고용창출 노력 부족’(21.2%),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20.7%) 등이라고 답했다. 국내 반기업 정서 수준에 대해서는 ‘높다’는 의견이 70.2%로 지난 조사(66.5%) 때보다 올라갔다. 기업호감지수는 2011년 상반기 51.2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 상반기에는 48.6점까지 떨어졌었다. 기업호감지수가 2년 만에 50점을 넘었지만,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 점수가 몇 년째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호감도 점수가 2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기업 정서 수준은 여전히 높다”면서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근로자 10명 중 4명 ‘파트타임’… 직업의식도 바꾼다

    근로자 10명 중 4명 ‘파트타임’… 직업의식도 바꾼다

    지난달 27일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루디 윌러스 사회학부 교수는 “20~30년 전에는 실업률 증가 등 경제환경이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원인이 됐다면 지금은 확대된 시간제 일자리가 되레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쳐 개개인의 직업 의식나 가치 판단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흐로닝언은 암스테르담에서 북동쪽으로 180㎞(기차로 2시간 거리)떨어진 도시다. 그는 “1970~80년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가정주부였던 여성들이 일자리를 얻기 시작했고, 특히 가정과 일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에 주로 진출했다”면서 “네덜란드에서 고용률, 특히 여성의 고용률이 높은 이유는 파트타임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고용률(15~64세)은 2012년 기준으로 75.1%이다. 우리나라(64.2%)에 비하면 매우 높은 것이지만 아이슬란드(80.4%), 스위스(79.4%) 등에 비하면 낮다. 하지만 전체 근로자 가운데 파트타임(시간제) 비중은 37.8%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여성의 고용률은 7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7.2%) 보다 13.2% 포인트 높다. 사실 파트타임 근로 비중이 26.9%에 불과했던 1988년 네덜란드 여성의 고용률은 51.2%에 머물렀다. 현재(2012년) 우리나라 수준(53.5%)이다. 그는 “1980년대 바세나르 협약과 최저임금제도로 최저임금이 보장됐고, 1990년대 파트타임에 대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 파트타임이 안 좋은 일자리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여기에 1990년대 2인 소득 가구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한 가정이 1.5인분만 벌면 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돼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성공을 하려면 그래도 파트타임보다는 풀타임이 낫지 않냐고 묻자 윌러스 교수는 “지금 네덜란드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트타임은 멋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일로 성공하는 것만 진정한 성공은 아니다. 가정에서 좋은 자식, 부모가 되고 직장 외 다른 사회 영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지금은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복지 등 다른 여건들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파트타임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법 하나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사회, 노조가 함께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다”면서 “또 파트타임으로 일해도 노후에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최저임금은 9유로(우리돈 약 1만 3000원) 정도이고, 30년 이상 일하고 65세로 퇴직했을 경우 정부에서 나오는 연금이 최소 월 1040유로(약 150만원)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한국의 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럽의 경우 소득세는 최대 50%, 부가가치세는 20%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소득세는 최고 38%, 부가가치세는 10%다. 네덜란드의 특수한 역사적 환경도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파트타임 일자리 확대는 민간 중심으로 이뤄졌고 정부는 부수적인 역할만 했다”면서 “30~40년에 걸쳐 민간이 필요에 의해 파트타임을 늘리면 정부가 정책으로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파트타임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한국 같은 경우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가족끼리의 유대감이 매우 끈끈하다. 파트타임이 확대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이나 세제 혜택으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면 파트타임이 네덜란드보다 훨씬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파트타임이 일단 늘어났을 때의 사회인식 변화나 부수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네덜란드 파트타임이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자발적인 파트타임 근로 비중이 매우 높고 파트타임 선호 현상이 여성은 물론 남성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파트타임 근로가 늘어나자 일과 가정의 조화라는 가치가 점점 더 중시됐고, 이런 경향이 남성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아가 일을 최우선으로 하던 가치관이나 일 중심의 직업의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전에 비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네덜란드의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95.6%로 OECD 평균인 82.7%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파트타임을 선택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 남성 전체 근로자 중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은 2000년 12.1%에서 2012년 16.4%로 늘어났다. 이 기간 남성 파트타임 인구는 53만명에서 73만 8000명으로 늘었다. 그는 “네덜란드 젊은이들 사이에서 직업은 더 이상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직업윤리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현상이 아직까지는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 “일과 가정의 조화가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ECD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 2185달러로 OECD 평균(7만 7864달러)보다 79.8% 수준이다. 반면, 네덜란드의 1인당 연간 노동생산성은 8만 2366달러다. 글 사진 흐로닝언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日 경제, 공격적 ‘육식계’로 진화 중

    日 경제, 공격적 ‘육식계’로 진화 중

    #1. 최근 일본은 지난해 10월 도입된 ‘니사’(NISA), 즉 소액투자비과세제도로 뜨겁다. 100만엔(약 1000만원)까지는 주식이나 주식투자신탁,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따른 수익·배당에 5년간 비과세여서 저금리 예금에 묶여 있는 돈을 중장기 투자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각 증권·은행사에 개설된 NISA의 계좌 수는 475만건. 불과 3개월 만에 정부가 20년 목표로 내세운 1500만건의 3분의1을 달성했다. #2. 일본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시가총액이 2001년 상장 후 최고치인 7조 6144억엔(약 7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68% 증가했다. 일본 경제가 ‘초식계’에서 ‘육식계’로 변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 동안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방어적이던 시장이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는 올해 공격적인 육식계로의 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내에서 대두하고 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다카다 하지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4년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탈피하고 실질적인 성장세 전환을 노리기 시작하는 해”라고 단언한다. 기업들이 일본 경제 성장의 두 가지 저해 요소였던 엔고와 자산가치 하락이 유지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초식계에서 육식계로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육식화’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 ▲법인세 인하 등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의 뒷받침 ▲친(親)기업적 아베 정권이 장기 집권할 것이라는 기대 등에 힘입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심지어 주가가 더 오를 여지도 남아 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미국이나 독일 등은 주가가 점차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일본은 횡보세에 머물렀다. 아베 총리가 집권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에서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현재 1만 5000대인 닛케이지수가 1만 8000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지표는 일본 경제의 ‘육식화’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012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된 후 최근 1% 전반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일본의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2013년 10월)에서 1.7%로 상향 조정했다. 물론 우려도 상존한다. 노구치 유키오 닛쿄대 명예교수는 ‘허구의 아베노믹스’라는 책을 통해 “실물경제 개선을 위해서는 생산성 높은 산업을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잃은 산업을 퇴출하는 정리 작업이 필요한데, 화폐 정책으로는 이러한 개선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엔화 약세로 인한 역풍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관건은 올해 2분기다. 4월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충격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할지, 또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이 얼마나 내실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일본 경제의 비상 여부가 달려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길섶에서] 밥심/서동철 논설위원

    19세기 말, 조선을 찾은 서양인들은 서민들이 먹는 고봉밥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조선이 ‘대식국’(大食國)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유일 것이다. 몇 년 전 고구려 시대 이후 밥그릇에 쌀을 담아보는 토지주택박물관의 실험에서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요즘 흔히 쓰는 밥공기에는 350g, 남한산성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사발엔 690g, 개성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주발엔 1040g, 연천 호로고루에서 출토된 고구려 질그릇에는 1300g의 쌀이 들어갔다. 조선시대 밥사발도 고구려 것에 비하면 간식 그릇 수준이다. 고구려가 동아시아를 제패한 원동력이 ‘밥심’이었다는 농담도 그래서 나왔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이 67.2㎏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선시대도 아닌 1970년의 소비량 136.4㎏과 비교해도 절반에 채 못 미친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84g으로 밥을 지으면 두 공기가 될까 말까한 분량이다. 그것도 술과 떡 같은 가공품을 포함한 통계치라니 밥으로 소비한 쌀은 훨씬 적을 것이다. 밥심이 사라진 시대, 우리는 무엇에서 기운을 얻고 있나.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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