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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현안 하루 종일 입씨름만…

    개성공단 현안 하루 종일 입씨름만…

    남북한이 16일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위원회(공동위) 제6차 회의를 열어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공방만 벌이다 성과 없이 끝났다. 13개월 만에 재개돼 관심을 받았던 이날 회의에서 남북 양측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으나 누적된 현안에 대해 이견을 표출하며 하루 종일 진통을 겪었다. 양측은 추후를 기약했지만 날짜 합의에도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쌍방은 임금 문제,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당면 현안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과 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섰다. 양측 대표는 회의 시작 전 공동위 개최를 계기로 경색된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는 덕담도 주고받는 등 기대감을 높였으나 거기까지였다. 이 단장이 “단비가 내렸다고 하니 반갑다. 정말 가뭄 속의 단비였는데 메마른 남북 관계에도 오늘 회의가 단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박 부총국장은 “북남 관계 발전을 바라는 우리 모든 겨레에게 가뭄 끝 단비와 같은 훌륭한 결과를 마련해 주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회담이 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면서 그동안 누적된 현안들에 대한 이견이 표출됐다. 초기에는 합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회의가 진행되면서 합의는 불발에 그쳤다. 북측은 자신들의 최대 현안인 근로자 임금 인상과 공단 내 통행질서 강화 문제를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근로자 임금 인상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서 임금 인상과 연계된 생산성, 경영 여건 신장을 위한 3통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현안인 개성공단 임금 문제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 중 13개 항목을 개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북한은 올해 2월 말 최저임금 인상률 5% 상한 폐지 등 2개 항을 우선 적용해 개성공단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남측 인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을 정도로 북한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여전히 민감한 태도를 보였다. 남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할 때 초소에서 근무하는 북한군 장병들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개성 통일부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삼성전자, 하반기 노리는 갤노트5·SUHD TV

    [일어나라 한국경제] 삼성전자, 하반기 노리는 갤노트5·SUHD TV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전자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을거리 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시장 선도 업체의 위상을 굳힌다는 복안이다. 우선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은 원가 경쟁력과 제품 차별화를 바탕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인기 모델인 갤럭시S6 엣지의 생산성이 강화되고 갤럭시노트5·갤럭시S6 엣지플러스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진다. 360도 입체 가상 현실 헤드셋인 기어 VR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 전략폰인 갤럭시S6를 출시했음에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 낮은 6조 900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확실한 반등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 약세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및 수요 감소, 경쟁 심화로 2분기까지 지지부진했던 TV 사업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수익성이 높은 초고해상도(UHD) TV인 ‘SUHD TV’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가격을 확 낮춰 200만원대의 50인치 SUHD TV를 내놓았으며 보상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IM(IT·모바일) 사업 부진 속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에 신규 운영체계(윈도 10)와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부진했던 개인용컴퓨터(PC) 수요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서버용 D램 등의 호조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성장동력 사업으로는 사물인터넷(IoT)에 전력을 쏟고 있다. IoT 제품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TV는 2017년, 나머지 제품은 2020년까지 100% IoT에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방침이다. 앞으로 자동차,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산업 분야와 전방위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과 원천기술을 확보해 세계 산업 기술을 이끄는 진정한 선도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채 감축 등 ‘제2의 창립’ 진주시대

    [일어나라 한국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채 감축 등 ‘제2의 창립’ 진주시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주 시대를 맞아 제2의 창립을 선언했다. 오랜 기간의 분당 시대를 마감하고 진주로 본사가 이전하면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해 본사 조직의 슬림화, 수도권 광역본부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LH는 본사 진주 이전을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차원을 넘어 ‘천년의 희망 진주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천명했다. 진주혁신도시를 국가균형발전 상징 모델로 발전시키고 지역발전과 LH 도약을 위한 첫 발을 디뎠다. LH는 분당 시대가 LH의 경영체질을 개선해 생산성·효율성 높은 기업으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었다면, 진주 시대의 LH는 이런 노력의 토대 위에서 계속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성과를 구체적, 실질적으로 보여 주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는 시대를 열어 간다는 것이다. LH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금융부채 감축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3년 말 금융부채 총액에서 11조원을 줄였다. 올해에도 5조원을 추가로 감축하면서 공기업 경영 정상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지출은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방식을 택했다. 공공임대리츠, 대행개발 등 새로운 사업 방식을 통해 LH는 투자할 사업비를 연간 20% 정도 줄이지만 민간 영역에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해 개발수익을 공유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민간과 공공의 상생을 선도하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우리 경제의 덩치가 커졌다. 세계 경제 깊숙이 편입돼 복잡해지고, 경제구조가 고도로 전문화·세분화되기도 했다. 그런 한국 경제가 요즈음 게걸음을 한다. 한때 세계 10위권까지 도달했던 것이 뒷걸음질을 하더니 몇 년째 14~15위권을 맴돌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고 하는 질책은 아니다. 발이 자라면 신발을 바꿔야 잘 달릴 수 있듯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면 국가 운영 시스템이 선진국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1960년대 고도 성장기 때 구축된 “국력 총동원, 효율 극대화”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많다. 행정 권한의 중앙 집중과 그물망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 운영 방식은 더이상 우리 경제의 발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나라 살림살이 하는 방식이 그렇다. 지난 7월 1일로 우리 지방자치는 스무 살이 됐다. 분가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말이다. 지방의 행정 체제를 보면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자리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커졌다. 외양만으로는 모자랄 데 없는 성년이다. 그런데 어른 노릇은 아직 옹골지지가 못해 중앙정부의 지원에 기대고 일일이 간섭을 받고 있다. 2015년 정부 예산을 보자.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 사업 수는 940개, 예산은 45조원에 이른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370조원)의 12.2%를 차지한다. 2005년에는 총 469개 보조 사업에 예산은 16조 5000억원이 배분됐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210조원)의 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1.8배 증가하는 사이 보조금 사업 수는 2배 늘었고 보조금 예산은 3배나 증가했다. 당연한 귀결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날개 없이 추락하기만 해 왔다. 같은 기간 지방재정 자립도는 56.2%에서 45.1%로 떨어졌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니 지방은 재정자립도가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해치게 된다. 그 원인은 매우 많다. 첫째, 정치적 흥정으로 따낸 보조금은 꼼꼼하게 관리되지 않고 낭비적 지출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 사업 결정을 중앙이 주도하기 때문에 지방은 주인 의식이 없고 책임성도 부족해진다. 셋째, 지방은 보조사업 분담분에 치여 항상 재원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넷째, 보조금은 ‘공짜 돈’으로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아래 비리·유착·부패의 온상이 된다.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국고보조금이 팽창하면 지방재정의 문제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지역 사업 결정권한이 중앙에 집중됨에 따라 정책 지연과 경직적 운영으로 시장활동이 위축된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된다. 소소한 지역 사업의 계획·집행·통제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면 인력·조직이 중첩적으로 소요돼 정부가 비대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국회까지도 지역 사업에 얽매여 의정활동이 분절화된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 조세의 적정성 감시 등 국회 본연의 임무는 뒷전이고, 지역 사업의 보조금 예산 투쟁에 의정활동을 집중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국고보조금제도에는 많은 문제가 잠재해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따르면 보조사업 1422개 가운데 734개(51.6%)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스스로 수행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평가단의 조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보조금 예산이 한없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먹이사슬 때문이다. 재정 당국을 포함해 중앙정부 부처, 지자체, 국회는 서로 예산을 흥정하고 타협하면서 자기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니 보조금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관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 단위별로 자기 책임에 의한 재정운영을 철칙화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끼리의 거래가 필요 없도록 국고보조사업을 원칙적으로 없애자. 여기서 발생하는 재원은 지방교부금에 얹어 주어 지방이 정부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지역 사업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부실한 성과에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이념에도 맞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자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길이고 선진 경제로 가는 길이다.
  • “통일 비용 3390조원 국제 경협으로 채운다”

    남북통일 비용이 3조 달러(약 3390조원)에 이르고 상당 부분을 국제적인 경제협력으로 조달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변 국가들에 3조 달러의 새로운 투자시장이 열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이런 내용의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이 부담할 통일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어설 정도로 2020~2050년까지 무려 3조 달러에 달한다”면서 “비용 중 상당 부분을 국제적인 경제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이 되면 서울~평양을 잇는 동북아 최대 소비 시장이 생긴다. 여기에 북한의 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이 합쳐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들에 새로운 경제 발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위원은 “통일이 되면 서울~평양 사이에 북한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1000만명 내외가 살 것”이라며 “서울 수도권 지역 2300만명과 합쳐 서울~평양이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 시장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임금수준은 월 100~200달러 정도인데 생산성은 임금을 초과한다”면서 “주변국 기업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귀금속 등이 풍부하고 희토류를 많이 보유한 나라”라며 “동북아에 새로운 자원 시장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경제가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돼 육상 교통 시스템이 통합되고, 연해주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새로운 에너지 공급체계가 생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간의 혁신은 직원을 춤추게 한다

    공간의 혁신은 직원을 춤추게 한다

    공간의 재발견/론 프리드먼 지음/정지현 옮김/토네이도/368쪽/1만 5000원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 ‘구글플렉스’에는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 30곳이 있다. 발품을 팔고 줄을 서야 먹을 법한 세계 각국의 별미들은 물론 샐러드바와 누들바, 유기농 과일과 요구르트도 하루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공짜다. 구글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뽑힌 이유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의 일반적인 직장은 어떨까. 점심시간이 되면 회사 근처의 식당이나 구내식당에서 30분 이내에 재빨리 ‘해치운다’. 커피 한 잔으로 낮잠을 쫓고 서둘러 책상 앞에 앉지만, 결국 잔업을 위한 야근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의 수익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 공간의 변화가 구성원들의 능력 발휘로 이어진다는 원리를 증명해 보인다. 저자는 “산업 경제 시대의 일터는 근로자들의 노동을 착취해 효율성을 올리는 것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지성과 창의성, 대인관계 기술을 활용하는 환경이 필요하며 직원의 사고방식이 생산성을 전적으로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오늘날의 기업은 심리학자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직원들의 심리를 움직여 자발적, 열정적으로 일하는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업 공간의 혁신은 일터에 맛있는 식당과 쉼터,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하는 것 이상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에서 이뤄져야 한다. 조직 전체의 캐치프라이즈도 기업의 환경이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은 2010년 구글 웨이브 서비스의 중단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실패를 자축한다”고 말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는 것이다. 일과 사생활을 철저히 단절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퇴근 후에도 밀려드는 전화와 이메일이 직장인의 심리적 탈진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다임러 등은 직원들이 퇴근하거나 휴가를 떠났을 때 이메일 수신을 차단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그 외에도 일터에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재 선발 시 구성원을 끌어들이는 것도 혁신의 하나다. 사회심리학과 뇌과학, 행동과학 등 방대한 과학 원리와 풍부한 사례들이 뒷받침하는 책의 설득력은 여전히 ‘사원 복지’에 인색한 한국의 기업들이라도 외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씨줄날줄] 출구 안 보이는 그리스 사태/구본영 논설고문

    중국, 이집트, 이탈리아와 같은 관광대국의 공통점은 뭘까. 선조들이 남긴 문화 유산의 혜택을 후손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산물인 만리장성이나 피라미드가 후대를 먹여 살리고 있다니 기막힌 역설이다. 그런 점에서 서구 문명의 요람이었던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그리스의 운명이 예측을 불허한다. 급진좌파 시리자 정권이 채권단을 상대로 곡예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는 채권단 개혁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부결시겼다. 하지만 그의 기대대로 총부채 3230억 유로 중 30%를 삭감하는 헤어컷(채무 탕감)이 이뤄질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미국이 일부 탕감을 중재하려는 기미가 있긴 하다. 그리스가 유로존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최대 채권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정부 부채를 직접 깎아 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요즘 그리스 국민들의 생활고는 말이 아니다.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기초 의약품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현금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금성 높은, 샤넬과 같은 외제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긴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3차 구제금융 대가로 채권단에 ‘향후 2년간 재정흑자 120억 유로(약 15조원) 추가 확보안’ 등 경제 개혁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채권단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건 논외로 치자. 목표 달성 전망이 불확실한 게 더 큰 문제다. 달콤한 복지에 맛들인 국민들이 지출 삭감을 반기지 않는 데다 외화를 벌어들일 산업 인프라도 부실한 탓이다. 그리스는 관광업과 해운업 등 광의의 서비스업이 주력 산업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보몰의 병폐’에 빠지기 쉬운 구조다. 경제가 성숙할수록 산업 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옮겨 가게 되지만,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제조업보다 낮아 파생되는 후유증을 겪는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리스 경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이 아예 공동화돼 디폴트 수렁에서 출구를 찾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사실 그리스가 그간 외채의 일부라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했더라면 오늘의 곤경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 사회당의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전 부총리는 아테네의 한 광장에서 “2000년대 들어 끌어들인 외채는 다 어디 갔느냐”는 청년들의 물음에 “우리가 함께 먹어 치우지 않았나”라고 답했단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치를 편 그리스 정치권이 국가부도 사태를 빚은 주범이라면 여기에 중독된 국민이 공범이라는 탄식처럼 들린다. 하긴 남 말 할 때가 아닌 듯싶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이 정치권 등 각 부문에서 저항에 부딪혀 표류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7] ‘100세 시대’의 겉과 속

    조선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수명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연전에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가 산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절대 지존이라는 왕 27명의 평균 수명이 46.1세에 불과했고, 이들 중에 회갑연을 치른 사람이 20%도 안 됐답니다. 용상에 올라 잘 먹고, 잘 입고, 온갖 호사를 누렸을 왕의 수명이 이 정도였으니 백성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황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백성들의 평균 수명은 고작 35세 이하였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그 시대의 실상이었지요. 그러니 누군가가 태어나 60년을 죽지 않고 살아남으면 거하게 회갑연을 열어 장수를 축하하고, 더 오래 살라고 축원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처럼 환갑이 기본이어서 회갑연조차 의미 없다고 피하는 세상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100세 시대’는 꿈이 아니다 그 조선시대의 끝자락에서 세자면 불과 100여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은 어떨까요. 1970년대의 우리 국민 평균 수명은 61.9세였습니다. 이만 해도 조선시대와 견주면 거의 2배에 가까운 수명 연장을 이룬 것입니다. 이후 1980년대에는 65.7세, 1990년대에 드디어 70대에 진입해 71.3세를 기록하더니 2000년대에 76.0세, 2010년대에 80.8세, 2012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81.4세를 기록합니다. 가장 최근 기록인 81.4세를 기준으로 보면 조선시대 왕의 수명보다 두 배 가까이 오래 살게 된 것이지요. 단순히 수명 만을 기준으로 보자면 정말 좋은 세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무엇이 좋은 일인지는 주관적이어서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지만, 한사코 죽음을 회피하려 하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의지이고 본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지요. 예전에는 입에 발린 말로 백 살까지 살라고 덕담이라도 건네면 “벽에 똥칠 해가면서 뭐하러…”하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백 살을 그저 기대나 할 수밖에 없는 ‘꿈의 나이’로 쳤던 것이지요. 그 꿈에 도달하기 직전의 나이인 아흔 아홉살을 백수(白壽)라고 불렀는데, 100을 뜻하는 ‘百’자에서 ‘一’을 빼면 ‘白’ 자가 되는 데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 백수를 세속에서는 선계(仙界)의 경계 쯤으로 봤다니, 요즘 모두가 현실로 받아들이는 ‘100세 시대’가 얼마나 대단한 변화이고, 발전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0세’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러나 우리는 통계로 단순화된 수명 연장의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명이 늘어난 것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합니다. 우선, 잘 먹고 사는 덕분에 영양 상태가 좋아진 탓이 크겠지요. 인체는 무한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유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밥을 먹고도 누구는 10의 생산성을 보이고, 또 누구는 100의 생산성을 발휘합니다. 이 생산성은 기본적 필요조건인 ‘먹음’에 기초합니다. 생산성을 고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항상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몸이 그런 필요에 부응할 만큼 먹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먹음’의 문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잘 먹고 잘 생산한다’는 선순환의 연결고리가 견고하지 못해 생산성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런 만큼 수명 연장의 일차적인 요인은 치명적인 영양 결핍이 없도록 잘 먹고 산 결과임을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다음 요인으로는 위생상태의 개선을 들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인간의 수명을 결정적으로 위협한 것은 세균 감염과 이로 인한 질병, 그리고 기생충이었습니다. 실제로 콜레라나 이질, 장티푸스 등이 해마다 창궐해 수많은 사람들을 요절냈지만 사회적으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지 못했습니다. 수인성 전염병은 물이 전파 경로에서 매우 중요한 매개물질로 작용하지만, 그래서 먹는 물만 잘 관리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오염된 물이 문제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지요. 기생충도 그렇습니다. 요즘처럼 사회적 위생관이 확립돼 기생충의 생리가 낱낱이 드러나 있고, 보건 분야에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다양한 필터가 작동하며, 효과적인 구충제가 개발돼 있는 세상과 그 때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기생충의 알과 성충이 바글대는 인분을 밭에 뿌리고 맨발로 들어가 밭일을 해댔으며, 회와 쌈 등 생식문화가 보편화돼 기생충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한 상황이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지요. 생산성을 극단적으로 위축시킨 절대 왕정 체제에다 지배계급인 양반과 관료들의 수탈, ‘사농공상’으로 집약되는 계층 인식에서 보듯 농업이나 상공업을 통한 사회적 부의 축적이 용인되지 않는 사회였습니다. 이렇듯 총체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질병과 기생충을 경계하고, 차단할 인식조차 갖지 못했고, 당장 먹고 사는 일이 화급한 터에 위생을 따질 엄두 조차 내기 어려웠던 게 그 때의 실상이었던 것이지요. 다음으로 꼽는 요인은 의료의 발전입니다. 누가 뭐래도 인간의 수명을 지금 수준으로 연장시킨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의학과 의료의 기여라고 봐야 합니다. 윤리나 상식을 배제한 채 단순히 의료의 관점에서만 말하자면 이미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100세에 거의 도달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생명체는 죽어야 비로소 죽는 것인데, 현재의 의료 수준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지는 못 해도 절명에는 이르지 않도록 하는 많은 장치를 갖고 있으며, 더러는 이런 장치를 의료수입 확대의 방편으로 악용하기도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말이야 인륜과 윤리성을 앞세우지만 의료인들이 의료적으로 도저히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환자들이 지금도 연명치료에 의존해 아예 기대해서는 안 되는 가능성에 기대어 돈을 쏟아붓는 것이지요. ●‘100세’의 이면 의료인들은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그런 환자를 포기해야 하느냐?”거나 “그런 환자에게 아무런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이냐?”고요. 일리가 있는 문제 제기입니다. 당연히 모든 환자는 천부적으로 ‘치료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그러나 치료는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행해지는 것입니다. 의료적으로 단 1%의 가능성도 기대할 수 없는 환자를 끌고 다니며 온갖 비싼 검사를 다 받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일단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거나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친절이나 열의가 아니라 기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만적이지 않은 유일한 처방은 “이미 의료적으로는 회생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원한다면 다른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는 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저의 견해입니다. 이제 선택은 보호자의 몫입니다” 정도일 것입니다. 일부 의사들은 이 경계 지점에서 모호하고 불명확하게 말하곤 합니다. 가능성이 없음에도 “어쩌면…”이라고 일말의 미련을 갖도록 하는가 하면 이미 결과가 뻔한데 “좀 더 지켜보자”는 식이지요. 이런 경우 가족들은 대부분 의사의 판단을 따른다는 일반적 통념이 그들에게서는 돈으로 환산되는 일이 지금도 비일비재한 것이 바로 의료계이고, 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의료 발전과 의료인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인간의 생명은 놀랄 만큼 길게 연장되기에 이르렀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생명 연장에 따른 삶의 질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 의료적인 수명만 기형적으로 연장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보장책이 없는 사회에서 수명만 연장하는 것은 축복이라기 보다 재앙에 가깝습니다. 국가는 노령화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데, 자꾸 수명이 연장되니 노후에 걸맞는 개개인의 삶은 그야말로 진창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꼴이 되기 십상인 것이지요. ●‘돈’이 항상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흔히 듣는 ‘고독사’는 이런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전염병도, 기생충도 없고, 먹고 마시는 일에 별다른 구속이나 제약도 없고, 사소한 고통만 느껴도 병원을 찾는 현실, 그러나 일단 나이가 들어 일터에서 배제되고, 그래서 안정적인 수입원이 사라지면 조막만 한 몸뚱이 하나 의탁할 곳이 없어 습한 곳을 전전해야 하는 또다른 현실이 바로 오늘날 보편적인 한국인의 삶의 겉과 속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허덕이며 내일이 없는 삶을 산 데다, 약삭 빠르지도 못해 돈도 못 불린 그렇고 그런 사람들, 겨우 모은 재산을 주식이네, 펀드네 다 털어 부자들에게 고스란히 상납하고 난 뒤 그들의 삶은 시쳇말로 허무맹랑해지고 맙니다. 물신주의가 아니라 몸을 움직여 돈을 벌기가 어려운 노후에는 돈이 좀 있어야 복락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그 돈이 노후에 들면 더 많은 실효적 상징성을 갖습니다. 아무리 고고한 삶을 살았어도 아침 저녁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면 고고함이 깃들 자리에 비루함이 자리잡게 마련이고, 그런 비루함이 곤궁을 넘어 가족 해체와 자기 부정으로 이어진다면 그 삶을 누가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노후의 행복이라든가 복지도 결국은 돈의 문제로 귀결되는 게 사실이니까요. 노인이란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이 말에는 ‘건강이 취약하다’, ‘경제적 자율권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풍족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의탁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등 많은 부정적 의미를 함께 포괄하고 있습니다. 순전히 한국적 해석이지만, 이 같은 의미를 되짚어 보면 적어도 한국에서 나이 든다는 사실이 축복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 축복이 아닌 점이 약점이 됩니다.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적 복지의 수준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산다면 늘어난 수명이 여락을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비탄과 무기력의 시간이기 쉽고, 그렇다면 수명 연장은 복지나 의료의 개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도 균형을 잡지 못하는 외발로 거친 강을 건너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수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불여사’의 삶은 지금, 우리의 문제입니다. 토대가 견고하지 못한 장수의 시대, 수많은 노인성 질병과 취약한 신체 조건, 의식주의 곤궁에 노출된 많은 노인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만들어 내는 음울한 풍경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현대 복지국가의 허상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죽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살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죄악이라는 의미 없는 계몽 탓이기도 하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근거없는 믿음 때문이기도 할텐데, 어떻든 “여러분의 노후가 늘어난 수명만큼 늘어나는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아무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세상인 것은 사실입니다. ●장수가 축복인 사회를 위해 확실히 노인은 사회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류임에 틀림없습니다. 생산성의 향상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산업사회에 어울리는 부류가 아니지요. 게다가 산업사회에서 작동하는 국가의 기능 역시 그런 산업사회에 걸맞는 체제를 갖출 수밖에 없는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자조는 여기에서 배태됩니다. 모든 산업사회는 이윤의 극대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국가도 그런 가치 추구에 편승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렇다보니 산업사회가 가진 가장 심각한 인간 소외, 노인 소외의 문제가 우리에게서 너무나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이고, 여기에서 발아된 각성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는 주목할만 한 어젠더조차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현실의 인간 소외는 연령과 성별, 계층을 가리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일, 즉 예전의 농경사회에서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핵심 가치였던 인간 존중의 가치를 되살리자고 말하는 것은 시대 역행의 발상일 뿐입니다. 이래서는 오래 산다는 것이 자랑할 일도, 기뻐할 일도 아닙니다. 요양병원의 한 의사가 제게 이런 얘기를 들려주더군요. “나이가 많으면 병도 많아지는 게 당연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픈 노인들’의 문제가 처음부터 선순환이 아니라 악순환에 빠져 어디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고요.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나이 들어 이런 저런 질병에 노출된 노인들 중에 더러는 자식들이 부양할 형편이 못돼 요양병원에 맡겨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가족들의 관심이 멀어지다가, 종국에는 아예 경제적인 지원을 끊어버리기 일쑤라는 겁니다. 이런 설명에 딱 어울리는 환자가 한 명 있었답니다. 이 환자는 초기 치매에 중증 노인성 질환을 가져 특별한 관리가 필요했는데, 어느 순간 이 환자를 부양해 온 외아들로부터 연락이 끊기고 말았답니다. 수소문 끝에 겨우 연락이 닿았는데, 사업에 실패해 집까지 날리고, 가족들과도 따로 사는 형편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더랍니다. 흙 파서 병원 하는 것도 아닌데, 그 의사도 난감했겠지요. 그래서 시한을 정해 두고 환자를 집으로 모셔가도록 안내했는데, 그 후로는 아예 연락도 되지 않더랍니다. 자식 키우느라 ‘몰빵’을 하는 바람에 돈도 못 모았지, 가족은 벌써 해체돼 자식도 같이 살려 하지 않지, 남은 것은 빈궁과 병 뿐이어서 혼잣몸 하나 건사하기도 어려운데,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도 이래 저래 꼬이기만 하는 빛 좋은 개살구이니 악순환이랄 밖에요. ●‘복지 망국’이 아니라 ‘복지 부국’을 이뤄야 그렇다고 정부더러 ‘복지 망국’으로 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구두선으로 복지를 말하지 말고 실질적인 복지를 실행하라고 주문하기를 주저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 땅의 선각자들이 “나라는 백성의 안온한 삶을 위해 ‘이용’ ‘후생’에 힘싸야 한다”고 외쳤던 게 벌써 200년쯤 된 얘기입니다. 그 이용(利用)은 공자왈 맹자왈만 하지 말고 제도와 물산과 이기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활용하지는 뜻이겠고, 후생(厚生)은 그렇게 해서 백성들 삶을 요족하게 만들어 주자는 의미입니다. 그 후생의 가치가 바로 오늘날의 복지 개념과 일치합니다. 북학파였으며, 실학의 씨를 뿌린 박제가의 말을 듣지요. “이용과 후생은 둘 중 하나라도 갖추어지지 않으면 정덕(正德)을 해친다. 공자도 백성을 넉넉하게 한 다음에 가르치라고 했고, 관중도 의식주가 갖춰져야 예절을 안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백성들의 삶이 날로 곤궁해지고, 나라 살림은 궁핍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사대부들은 팔짱만 낀 채 백성들을 외면하는 것인가.” 박제가의 이 질타에서 겉돌 뿐만 아니라 선거용으로 선심 쓰듯 주어지는 우리의 복지를 떠올리는 건 저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고도의 산업사회란 ‘이용’이 왕성하게 번창한 사회일 터인데, 그런 점에서 우리는 확실히 많은 것을 이뤘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 이용과 맞물려 가야 할 후생은 답도 없고, 길도 없습니다. 국부는 크게 팽창했는데 여전히 가난한 국민들은 차고 넘칩니다.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관행이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 은밀하게 장려되고 권장되는 사회, 그래서 사회정의의 큰 축인 분배의 질서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에 ‘화염지옥이라도 이만 하겠느냐’는 절망의 대꾸가 터져 나올 법 하지요. 누구에게나 오랜 산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누구든 필요하면 의료와 복지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말도 있지요. ‘한국인은 병원 안에 있는 사람과 병원 밖에 있는 사람, 치료 받고 있는 사람과 치료 받을 사람으로 나뉜다’고요. 이에 걸맞게 병원도 많고 의료의 질도 수준급입니다. 그러나 그 수혜가 최소한에 머물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살만 한 사람이라면 까짓 것 신경 쓸 필요도 없을 터이지만, 나이는 들었지, 벌어놓은 것도, 벌 일도 없지, 남은 건 중증 질환 뿐인 곤궁한 노약자들에게는 ‘새발의 피’일 수도 있고, 어쩌면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복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오래 살아서 좋은 세상”이라고 하려면 이에 걸맞는 삶의 질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 이 삶의 질을 오로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개선할 수는 없다는 점, 그러니 국가의 몫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국가가 그렇게 제 몫을 다 할 때라야 겉과 속이 딱 맞아 떨어지는 ‘100세 시대’가 될 테니까요. 심재억 기자 jeshim@seoul.co.kr
  • [담배수출 역전] 민영화 후 품질향상 매진… 해외 판매량 15년 만에 16배 증가

    [담배수출 역전] 민영화 후 품질향상 매진… 해외 판매량 15년 만에 16배 증가

    국내 담배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올해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올라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도 들어간다. 국내 유일의 담배 회사인 KT&G에는 4000여 담뱃잎 농가가 딸려 있다. 담배 수출이 내수 물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소식이 담배 농가에 더 반가운 것은 그래서다. KT&G는 줄어드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홍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새로운 먹거리도 개발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됐다. KT나 포스코 등 민영화된 다른 공기업 출신들과 달리 낙하산 인사 잡음도 덜하다. 1~3차산업이 섞인 담배업의 특성상 ‘전문가’가 아니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백복인(50) KT&G 생산연구개발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을 만나 담배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판매량이 줄었다가 다시 늘고 있는 추세인데. -지난 연말까지 사재기가 기승을 부려 올 1분기 판매량이 71억 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8% 급감했다. 하지만 3월부터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 그렇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20% 이상 줄었다. →그래도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와 KT&G만 득을 봤다는 불만이 많다. -담뱃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3.7%다. 담뱃값은 결국 세금이다. →억울하다는 말로 들린다(웃음). 담배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은 가격 인상에 따른 금연 유인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얘기 아닌가. -정부 정책에 대해 효과를 논할 처지가 못 된다. 정부에서 값을 올리면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보건복지부)가 담뱃값을 올리면 판매량이 34% 줄고 세금은 2조 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금 추이로 보면 판매량 감소분이 그 정도는 안 될 것 같다. 우리 추산으로는 감소율이 20%대다. 이렇게 되면 담배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훨씬 많은) 4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다. →내년부터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도 들어간다. -너무 혐오스러운 그림이 들어가면 국민 정신 건강에 되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TV에 교통사고 등 혐오스러운 장면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같다. 흡연자는 물론이고 집, 식당, 편의점 등에서 담뱃갑을 보는 비흡연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흡연자는 경고 그림을 가리거나 전용 케이스를 쓰는 식으로 어떻게든 빠져나갈 것이다. 그 때문에 기대한 만큼 금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경고 그림을 도입한 외국의 경우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담배에 대한 사회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현실 아닌가. -담배는 엄연히 합법적인 상품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별개 문제다. 법으로 담배도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해 놓고 너무 죄악시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담배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선택하는 기호품이다. 누구도 담배를 피우라고 강요하거나 비윤리적으로 담배를 팔지 않는다. 누군가 해야 하는 산업이라면 토종 기업이 제대로 해야 국가 경제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담배 말고도 선택할 대체재가 많지만 서민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기호품 아닌가. →정부의 담배 규제 강화가 원망스럽겠다. -노코멘트 하겠다(웃음). 국내 시장은 분명 어려워지겠지만 길게 보면 수출로 극복할 자신이 있다. 무엇보다 중국 담배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시장이 열리면 어마어마해진다. →담배 수출은 얼마나 하나. -1999년 수출량은 26억 개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34억 개비로 16배가 됐다. 세계 5위 담배 기업이다. 에쎄(ESSE)는 전 세계 초슬림 담배 시장에서 압도적인 1등이다. 누적 판매량이 1603억 개비다. 길이로 따지면 지구를 약 400바퀴 도는 거리다. 러시아, 이란, 터키에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이고 인도네시아 담배회사도 인수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필립 모리스 등 세계 3대 다국적 기업이 전 세계 담배 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등 (다국적 기업에) 담배 시장을 열어준 나라들 대부분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30%로 떨어졌다. 하지만 KT&G는 1986년 시장 개방 이후 29년이 지났는데도 내수 점유율이 60% 이상이다.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비결이 뭔가.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전매청에서 공사로 전환된 1987년만 해도 직원이 1만 3000명이었는데 지금은 4000명가량이다. 공장도 18개에서 3개로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였다. 2002년 민영화된 이후에는 잎담배 만드는 기술을 선진국으로부터 배워서 품질을 높였다. 민간 기업은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에서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바로 망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공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인정한다. 1952년 전매청에서 시작해 1987년 한국전매공사로 공기업이 됐고 2002년 KT&G로 이름을 바꾸면서 민영화됐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명함을 주면 “전매청 다니세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공무원의 때를 벗으려고 과감한 경영 혁신을 했다. 민영화된 포스코와 KT처럼 국가 기간산업을 한다면 정부가 보호해 주겠지만 담배는 아니다. 우리는 민영화와 함께 시장 경쟁이라는 허허벌판에 노출됐다. 다들 담배를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사 시절부터 민간 기업보다 더 심하게 직원들의 경쟁을 강화했다. 민영화 이후 매출액이 2002년 2조 306억원에서 지난해 4조 1129억원으로 2배가 됐다. →KB국민은행이나 KT와 달리 지배구조 잡음이 별로 들리지 않는다. -KT&G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 이사회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다. 전체 이사 8명 중 7명이 사외이사다. 이른바 ‘낙하산’이 경영진으로 온 적이 한 번도 없다. 담배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이 없으면 외국계 담배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3년 사장 선임 시기에 각종 음해성 투서가 나돈 적은 있지만 결국 검찰에서 임직원 모두 무혐의로 사건이 끝났다.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나도는데. -(매출 타격이 계속돼) 누군가 배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업을 찾아 성과를 높여서 직원을 더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갈 것이다. 물론 통상적인 희망퇴직은 해마다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홍삼이 불티나게 팔렸다던데. -담배 매출 감소분을 홍삼으로 메운 측면이 있다(웃음). 홍삼의 면역력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올해 매출 목표가 9000억원인데 1조원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더 강화할 생각은. -사회공헌 사업에 해마다 500억원을 쓰고 있다. 매출액의 2~3%다. 영업이익의 2~3%를 쓰고 있는 일반 회사와 비교하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자부한다. 직원들이 ‘상상펀드’에 기부하면 그만큼 회사에서 똑같은 금액을 얹어 준다. 4000여 농가가 수확한 잎담배도 국제 시세보다 2~3배 비싼 값에 전량 사들이고 있다. 정리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수명 3배로 늘린 태양전지

    수명 3배로 늘린 태양전지

    태양전지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다. 태양전지 대중화의 걸림돌 중 하나는 비싼 제작비용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값싼 무·유기물 결합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제작 비용은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와 비교했을 때 3분의1수준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고 수명이 짧다. 울산과기대(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진영 교수와 한양대 화학과 최효성 교수, 미국 UC샌타바버라대 공동연구팀이 기존의 것보다 효율은 10% 더 높고, 수명은 3배 이상 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자연과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태양전지 표면을 ‘PEDOT:PSS’라는 물질로 처리했다. 그렇지만 이 물질은 산성이 강해 빛을 흡수하는 면을 부식시켜 태양전지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연구진은 중성을 띤 ‘CPE-K’라는 물질을 개발해 태양전지 표면을 처리해 부식을 억제시킴으로써 태양전지의 수명을 3배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스프레이나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종이에 인쇄하는 것처럼 표면처리를 할 수 있어 생산단가도 낮출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발 더 가까이 간 것 뿐 아니라 발광다이오드, 트랜지스터 같은 다른 광(光)전자 소자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위염·암 요인 ‘헬리코박터균’ 경구 백신 중국서 개발

    위염·암 요인 ‘헬리코박터균’ 경구 백신 중국서 개발

    인간의 위는 강력한 위산을 분비한다. 이는 음식물을 소화하는 의미 이상으로 살균 효과를 발휘한다. 자연계에 흔하게 존재하는 박테리아들이 위에서 대부분 사멸하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 만큼은 이런 강산성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특수하게 적응했다. 다행히 이 세균은 인체에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따라서 다른 문제만 안 일으킨다면 그냥 같이 살아 줄 수도 있지만, 불행히 장기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만 해도 큰 문제인데, 위암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졌으니 이만저만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 세균을 박멸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되었다고 추정될 만큼 감염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 요법으로 치료하는 일이 치료 실패나 항생제 내성, 그리고 부작용 중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치료 성공 후에도 재감염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치료는 궤양 및 위암 환자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연구자가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백신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면 치료할 필요도 없거니와 내성이나 재감염 문제로 골치를 앓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백신 개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여러 백신이 임상 시험을 진행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약품검사소(NIFDC)의 밍 쳉(Ming Zeng)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의학 저널 란셋에 새로운 경구용 헬리코박터균 백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감염력이 없는 6세에서 15세 사이의 소아 4,403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경구용 백신과 위약 군으로 나뉘어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1년 이내 감염 횟수를 조사한 결과 백신 군에서는 14건, 위약 군에서는 50건으로 나타나 백신이 감염 위험도를 71.8% 정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나왔던 백신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결과다. 다만 이 백신의 경우 복용 과정이 복잡하고 아직 장기간에 걸친 연구 결과가 없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만약 쉽게 경구로 복용할 수 있고 장기간에 걸쳐 높은 예방 효능을 보여주는 백신이 개발된다면 인간의 위에 사는 불청객인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효과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다. 예방보다 좋은 치료는 없기 때문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헬리코박터균 ‘경구 백신’ 개발...퇴치 길 열릴까

    헬리코박터균 ‘경구 백신’ 개발...퇴치 길 열릴까

    인간의 위는 강력한 위산을 분비한다. 이는 음식물을 소화하는 의미 이상으로 살균 효과를 발휘한다. 자연계에 흔하게 존재하는 박테리아들이 위에서 대부분 사멸하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 만큼은 이런 강산성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특수하게 적응했다. 다행히 이 세균은 인체에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따라서 다른 문제만 안 일으킨다면 그냥 같이 살아 줄 수도 있지만, 불행히 장기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만 해도 큰 문제인데, 위암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졌으니 이만저만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 세균을 박멸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되었다고 추정될 만큼 감염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 요법으로 치료하는 일이 치료 실패나 항생제 내성, 그리고 부작용 중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치료 성공 후에도 재감염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치료는 궤양 및 위암 환자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연구자가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백신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면 치료할 필요도 없거니와 내성이나 재감염 문제로 골치를 앓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백신 개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여러 백신이 임상 시험을 진행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약품검사소(NIFDC)의 밍 쳉(Ming Zeng)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의학 저널 란셋에 새로운 경구용 헬리코박터균 백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감염력이 없는 6세에서 15세 사이의 소아 4,403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경구용 백신과 위약 군으로 나뉘어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1년 이내 감염 횟수를 조사한 결과 백신 군에서는 14건, 위약 군에서는 50건으로 나타나 백신이 감염 위험도를 71.8% 정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나왔던 백신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결과다. 다만 이 백신의 경우 복용 과정이 복잡하고 아직 장기간에 걸친 연구 결과가 없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만약 쉽게 경구로 복용할 수 있고 장기간에 걸쳐 높은 예방 효능을 보여주는 백신이 개발된다면 인간의 위에 사는 불청객인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효과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다. 예방보다 좋은 치료는 없기 때문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기업이 변해야 김대리가 산다] (1) 정시 퇴근 꿈도 못꾸는 대한민국

    [기업이 변해야 김대리가 산다] (1) 정시 퇴근 꿈도 못꾸는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은 일주일 동안 일하는 시간을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으로 제한하고 있다. 연장근로나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일하는 야간근로, 휴일근로는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1년간 80% 이상 출근하면 1년에 15일 이상의 유급휴가를 가도록 하는 것도 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시 퇴근 없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김대리들에게 법은 멀기만 하다. 상사의 눈치와 야근·회식을 강요하는 기업 문화는 김대리들을 ‘번아웃 증후군’(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증·자기혐오·직무거부를 야기하는 현상)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엄마, 아빠로서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다. 결국 기업이 앞장서서 바꾸지 않으면 김대리 스스로 일과 가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은 일선 기업의 열악한 근로환경 실태를 짚어보고 이를 개선해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 기준으로 165.5시간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은 월 평균 177.7시간, 단시간 노동자를 포함한 비정규직은 128.3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우리 직장인들의 근로시간이 길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2년 기준 34개 회원국 가운데 28위(29.75달러)에 불과하다. 대다수 직장인이 정시 퇴근은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오랜 시간 일하지만 업무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뜻이다. 우울한 우리나라 직장인의 현실은 지난해 고용부가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직장인 1000명과 기업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의 업무 효율성이 높다’고 느끼는 직장인은 37.8%에 머물렀다. 낮은 업무 효율성은 불합리한 업무 분장이나 애시당초 감당이 어려운 과다한 업무량에서 비롯된다. 게다가 상사의 갑작스러운 업무 지시 등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도 처리해야 하고 지나치게 회의를 많이 하며 보고 절차가 복잡한 것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직장인들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이유도 이러한 비효율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조사에서 ‘야근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37.5%였고, 일주일에 5번 이상 정시 퇴근을 하는 직장인은 26.5%에 불과했다. ‘야근이 업무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24.9%에 그쳤다. 하지만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회사 문화 등으로 인해 제시간에 퇴근하지 못한 채 상사를 쳐다보는 수많은 직장인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 장모(29)씨는 “26.5%나 정시 퇴근한다는 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며 “맡은 일이 끝났어도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회사 밖으로 나설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씨는 “결국 집에 가지 못하다가 ‘저녁이나 먹고 가지’라는 상사의 한마디에 1차, 2차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일반 직장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불합리한 근로문화를 참아내고 있지만 ‘휴식은 재충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진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1년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연차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1.4일이지만, 연차휴가 소진율은 61.4%에 그쳤다. 법적으로 주어지는 연차휴가 가운데 40% 정도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인식 조사에서도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연차휴가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숨 쉴 틈 없는 직장생활은 업무 효율성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직무소진 현상은 물론 신체적·정신적인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한 부작용을 불러온다. 정부는 열악한 근로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꾸준히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직장인들에게는 ‘나와는 거리가 먼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들린다. 일과 가정을 함께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 마련되더라도 일선 회사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는다면 직장인들의 열악한 근로실태는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심야 총동원령, 본회의 보이콧… 국회 포기한 여야

    국회가 또다시 멈춰 섰다.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어제 국회는 휴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불참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상임위원회를 전면 중단시켰다. ‘발등의 불’인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도 당연히 중단됐다.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365일 국회 문을 열어야 한다는 19대 국회 개원 당시의 맹약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이러고도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세비를 꼬박꼬박 챙길 자격이 있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국회 무력화의 책임은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이후 상황에서 여야가 보여 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대한민국 유력 정당들의 낯부끄러운 모습에 자괴감마저 들 정도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한밤중에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려 단독으로 본회의를 속개했다. 단독 본회의 개회를 위한 의결정족수인 150명을 채우기 위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KTX를 타고 대구에서 급거 여의도로 갔다. 법안 처리는 더욱 가관이다. 재고품 땡처리하듯 1시간 동안 크라우드펀딩법 등 61개 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통과 법안 1개당 1분씩 소요된 셈이다. 중간에 일부 의원이 자리를 비워 겨우 채웠던 의결정족수가 미달되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잠시 기다렸다가 표결 처리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군사독재 시절에나 자주 볼 수 있었던 본회의 여당 단독 개회, ‘통법부’의 망령이 버젓이 지금 우리 국회의사당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나마 야당의 극렬한 저항 등 몸싸움이 없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참이다. 여당과 합의했던 일정을 강경파들에게 눌려 보이콧했다는 점에서 새정치연합 역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약속을 안간힘을 다해 스스로 지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의원총회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야당 본회의 보이콧-여당 단독 개회-61개 법안 여당 단독 처리’라는 구태 재연의 시발점을 제공한 셈이 됐다. 무엇보다도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불참이 예상돼 왔다는 점에서 이를 문제 삼아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법안 처리 합의를 깨뜨린 것은 명분이 없다. 이번 사태 내내 갈팡질팡한 새누리당에서는 여당의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얼마나 자신감이 없기에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불참으로 야당의 거센 반발을 자초했는가 말이다.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일단락되겠지만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으로 첨예하게 나뉘어 치고받는 한 국민들은 새누리당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19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했지만 낙제점 평가를 받고 있다. 법안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내기만 할 뿐 처리에는 관심도 없어 생산성과 효율성 면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자기가 발의한 법안을 스스로 반대하는 정신 나간 의원까지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까지 포기한다면 남는 것은 국민들의 심판뿐이다. 20대 총선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여야의 처열한 각성을 촉구한다.
  • 충남·전북 지자체 7990억 투입 고풍스러운 ‘백제 古都’ 띄운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이곳이 새롭게 변신한다. 재정이 나빠 손 못 댄 자치단체들이 문화재청의 대대적인 국비지원 아래 백제의 고도(古都)다운 고풍스러움을 되찾는데 발벗고 나선다. 충남 부여군은 6일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소산과 정림사지를 잇는 관북리 유적지구 14만㎡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곳이 백제 사비시대의 왕궁이 있던 장소로 추정돼 매입 후 대규모 발굴작업을 벌이기 위한 조치다. 부여군은 발굴작업 후 왕궁터가 확인되면 왕궁을 복원한다는 것이 잠정 계획이다. 확인이 안 되더라도 백제문화유산센터 등을 짓고 인접 구드래광장의 한옥마을과 연계해 백제 고도의 풍경을 재현한다는 구상이다. 부소산~관북리 유적~정림사지는 600m 거리로 한데 묶여 있다. 보상에 700억원, 건설비로 200억원이 들어간다. 또 유적지 진입로를 신설하고, 전선을 지중화하는 등 깨끗하면서도 현대적 이미지가 나지 않도록 정비한다. 충남 공주시는 76억원을 들여 공산성 서문 옆 5012㎡를 매입하고 있다. 이곳 민가 26동을 이주시키고 관광시설을 건립한다. 30억원을 들여 공원처럼 조성한 뒤 통합안내센터, 공예품 판매점, 공방, 밤과 떡 등 유명 지역특산물 판매점 등을 지어 넣는다는 것이다. 모두 한옥으로 건립된다. 이곳에서 송산리고분군까지 3㎞여 사이에 있는 민가를 한옥으로 바꾸는 사업도 한다. 매년 20여동씩 4년간 100동을 한옥으로 바꿀 방침이다. 이 구간은 허름한 주택이 많아 경관이 좋지 않다. 한옥 건립을 신청하면 1억원씩 보조하고, 원하지 않으면 간판과 옥상 등을 깨끗히 정비하도록 유도한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2017년까지 97억원을 들여 27개 사업을 벌인다. 2018년 이후로 6890억원을 투입하는 장기 사업계획도 마련했다. 올해는 32억원을 들여 익산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에 대한 홍보 및 이벤트에 역점을 두고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전주 한옥마을~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을 연계한 관광 패스라인을 구축한다. 이들은 8개 등재 유적의 원형보존에 최선을 다하면서 화장실 고급화, 계단 설치, 등 보수, 탐방로 개설, 안내판 정비 등 관광객 편의시설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임의상 부여군 문화재사업소 고도육성팀장은 “유네스코 등재로 얻은 세계적 명성을 믿고 찾아준 관광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충남도, 문화재청과 함께 백제의 멋이 제대로 묻어나게 관리하고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익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백제향로/문소영 논설위원

    흔히 ‘백제향로’라고 부르지만, 정식 이름은 ‘백제금동대향로’(百濟銅大香爐)다.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百濟銅龍鳳逢來山香爐)라고도 부른다.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를 발굴하다가 발견했다. 한국에서 발견된 향로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이 향로의 제작 시기는 7세기 초다.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 정치적 안정을 되찾은 다음으로 추정된다. 전체 높이 64㎝, 최대 지름 19㎝로 향로치고는 대형이다. 2000년 전 한나라 때 만든 ‘박산향로’의 형태를 수용했다고 평가한다. 바다를 상징하는 받침접시 위에 한 개의 다리와 겹쳐진 산봉우리형의 몸체가 특징이다. 향로는 4000년 전 인도가 시초로 박산향로는 고대 중국의 산악숭배, 무속, 불로장생, 무위, 음양 등 도교 사상을 조형적으로 표현했다. 7세기 백제 공예의 자랑이었을 백제향로는 현재 부여박물관의 자랑거리다. 독방에서 조명을 독차지하면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문화재구나’, ‘유물이구나’ 하고 눈길 한 번 주고 휙 보고 돌아서는 사람들조차도 백제향로 앞에서는 발길을 돌리기 쉽지 않다. 우선 백제향로 좌대를 높여 성인 관객의 눈높이까지 올려놓아 관찰하기가 좋다. 크고 형태가 아름답다. 특히 오밀조밀하게 부조된 형태의 다양한 조각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그 안에 빨려 들어가 신선들의 바둑 구경이라고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강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백제향로는 봉황이 뚜껑 장식인 꼭지, 뚜껑. 몸통, 용받침 등 4부분으로 구성된다. 몸통은 아름다운 연꽃잎에 둘러싸였고, 그 연꽃잎들에는 두 신선과 날개가 달린 물고기와 사슴 등 26마리의 동물이 부조 형태로 새겨졌다. 뚜껑에는 턱밑에 여의주를 낀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았고 그 밑으로 74곳의 봉래산 봉우리가 솟아 있다. 그 안에 호랑이, 사슴, 코끼리, 원숭이 등 상상의 동물을 포함해 39마리의 동물과 11인의 신선이 있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하다. 봉황 뚜껑 장식 바로 밑에서는 5인의 악사(樂士)가 각각 피리, 비파, 퉁소(簫), 거문고, 북을 연주하고 있다. 받침은 높이 22㎝로 한 마리의 용이다. 세 다리는 바닥을 딛고 한 다리는 위로 치켜세운 자세로 용은 목을 세우고 향로의 몸체를 이루는 연꽃의 줄기를 입으로 물어 떠받치고 있다. 지난 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선정됐다.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공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능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 나성, 익산 왕궁리 유적 등 8곳을 포괄했다. 백제는 신라나 고구려보다 먼저 멸망했지만, 당대에 섬세한 문화를 꽃피웠다. 군사력은 달렸지만, 경제적으로는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남북 통일이 돼야 고구려와 고려의 유적을 접할 수 있는 만큼 그 사이에 백제 역사 유적을 경주만큼 사랑해야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日, 징용시설 ‘강제노동’ 첫 인정

    日, 징용시설 ‘강제노동’ 첫 인정

    한국과 일본이 5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 노동 사실이 담겨 있는 최종등재결정문을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일본은 최종등재결정문에 포함된 발표문에서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 노역했던 일이 있었으며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인포메이션센터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선인 강제 노동을 일본이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WHC는 당초 지난 4일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조선인 강제 노동 사실을 최종등재결정문에 포함할지를 놓고 한·일 양국 간 이견이 커 일정이 하루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다. 결국 양국은 강제 노동 부분은 일본 측 발표문에 포함하고 최종등재결정문에는 발표문을 주목한다는 주석을 다는 형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우리의 정당한 우려가 충실하게 반영되는 형태로 결정됐다”면서 “일본 발표문은 한·일 양자 차원의 합의를 넘어 세계유산위 공식 결정문의 일부가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대표인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일본이 발표한 조치와 위원회 권고를 2018년 회기까지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이 등재를 신청한 근대산업시설은 규슈와 야마구치 지역 8개 현 11개 시에 있는 총 23개 시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곳에 5만 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고 그중 94명이 사망했다. 앞서 WHC는 4일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등재가 확정된 지역은 공주 공산성·송산리 고분군,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능산리 고분군·정림사지·나성, 익산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 8곳이다. 한국은 총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으며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고대 고구려 왕국의 수도 및 무덤군(2004년, 중국·북한 공동 등재)과 함께 한반도 고대 삼국이 모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됐다. WHC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는 한·중·일 동아시아 고대 왕국들 사이의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백문이불여일행] 하품 스무번 대신 낮잠 20분을 택하다

    [백문이불여일행] 하품 스무번 대신 낮잠 20분을 택하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간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 ‘하품’이 쏟아진다… 멈출 수가 없다 이른 아침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고, 지하철을 탄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기운이 빠진다. 하품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회사에 도착한다. 업무에 열중하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식사 후 다시 자리에 앉으니 하품이 쏟아진다. 하품은 한번 시작되면 멈출 줄을 모른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다. 의학적으로도 하품은 잠이 오려고 할 때나 무료할 때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호흡동작이니까.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하품을 스무번이나 했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내 눈에서 하품 할 때마다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입을 한껏 벌려 하품을 하면 멈출 것 같은 기분에 입을 가리지 않고 하품을 했더니 “입 찢어지겠다”란 소리를 들었다. 졸리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20분만 푹 자면 누구보다 말똥말똥하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인 10명 중 7명 “졸음이 업무에 지장을 준다”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20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97.3%가 ‘근무 시간에 졸음을 느낀 적이 있는가’란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졸음이 밀려오는 시간으로는 ‘오후 2~3시’가 4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1~2시’가 27.0%로 그 뒤를 이었으며 다음이 오후 3~4시(12.8%)였다. 응답자 90.1%가 직장에서 공식적으로 낮잠을 허용하는 제도인 시에스타(siesta)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업무 집중도가 높아질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39.0%로 가장 많았고, ‘업무 능률이 오를 것 같아서(34.1%)’, ‘피로를 풀 수 있을 것 같아서(15.4%)’, ‘졸음과의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8.3%)’, ‘업무 시간에 쉴 수 있어서(2.8%)’ 순이었다. 근무 도중 잠이 쏟아지면 ‘커피 등 각성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음료를 마신다’는 답이 60.3%로 가장 많았다. ‘잠깐 휴식시간을 갖는다’가 30.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정신력으로 버틴다(19.0%)’거나 ‘몰래 쪽잠을 잔다(15.2%)’, ‘담배를 피운다(14.7%)’, ‘산책,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푼다(13.4%)’, ‘세수를 한다(5.5%)’는 의견이 있었다. ‘졸음이 업무에 지장을 준 적이 있는지’란 질문에는 직장인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76.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졸음이 업무에 끼친 영향으로는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답변이 46.8%로 가장 높았다. ● 낮잠은 ‘꿀맛’… 그런데, 잘 수가 없다 낮잠을 자기로 했다. 1층 로비로 내려갔더니 동그란 공 모양의 의자 몇 개가 보인다. 사람들은 의자에 걸터앉아 통화를 하거나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단 앉았는데 등받이가 없어서 그런지 허리가 더 아픈 기분이다. 애써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봤지만, 옆 사람의 통화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불안한 마음에 휴대폰으로 남은 시간을 쳐다봤다. 자야 하는데…잠을 잘 수가 없다. 정해 놓은 15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다음날엔 사무실에서 자기로 했다. 차마 엎드려 자지는 못하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척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전날 야근을 해서인지 찰나의 순간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10분이 지났다. 몸이 개운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업무 중에 졸았다는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주변 직장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신입사원 A씨(26)는 “상사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별도의 휴게시간이 없어 고민하다가 매장을 돌아본다고 하고 창고에서 몰래 쪽잠을 잤다”면서 “20분을 잤는데 몸이 개운해져서 퇴근시간까지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종사하는 2년차 사원 B씨(28) 역시 “휴게실이 따로 없어 점심시간에 카페에 가서 잠을 청한다. 그렇게라도 쉬지 않으면 오후 내내 업무가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면실이 갖춰진 회사도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의류회사에 다니는 5년차 사원 C씨(29)는 “업무특성상 야근이 잦지만, 산더미 같은 업무량에 잠깐 자고 오겠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눈꺼풀이 반쯤 감겨 어쩔 땐 사람이 아닌 기계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낮잠 권하는 사회… “짧지만 굵게 일하자” 수면전문가 사라 메드닉 교수는 “잠이 부족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낮잠을 자지 않고 하루종일 생산성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2001년 미국에서는 수면 부족 때문에 매년 180억달러 규모의 생산성 손실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국가별 수면 연구에 따르면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22분이다. 조사 대상인 멕시코(7시간6분) 캐나다(7시간3분) 독일(7시간1분) 영국(6시간49분) 미국(6시간31분) 등 6개국 중 가장 짧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최근 정부차원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수면 지침’을 발표하고 “오후 시간에 30분 정도 짧은 잠을 자는 것은 작업 능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잠을 권했다. 근면 성실함을 중요시 하는 일본 기업 분위기상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일본 IT업체 휴고는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에 전 직원이 30분 동안 낮잠을 잘 수 있게 했다. 전화 음성 안내도 ‘4시 이후에 연락을 주거나 메일을 보내 달라’고 해 놓았다. 나카타 다이스케 휴고 사장은 “지금까지 낮잠이 문제가 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오히려 직원들의 실수가 줄어들고 시간 활용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실적 또한 크게 올랐다”고 평가했다. 학교와 카페도 낮잠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후쿠오카의 메이젠고교는 점심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15분 동안 낮잠을 잔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낮잠을 자게 한 뒤 졸업생의 대입센터시험(우리나라의 수능시험) 평균점수가 상승하고 진학률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도쿄 도심에 위치한 여성전용 낮잠카페 ‘코로네’는 낮잠과 점심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낮잠+점심 세트메뉴’가 850엔(8500원)이다. 하루 이용자는 40~50명으로 20~30대 직장인이 많다. 이용객들은 점심시간 1시간 동안 낮잠카페에서 30분 정도 숙면을 취하고 점심을 먹는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카페 ‘낮잠’ 역시 음료 1잔 포함 시간당 5000원으로 해먹 위에서 낮잠을 잘 수 있다. 지정한 시간에 깨워주는 알람서비스도 제공된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몰려와 책을 읽거나 낮잠을 청한다. 하버드대 수면연구원인 로버트 스틱골드는 “낮잠은 아주 효과적인 문제 해결자다. 요즘 같은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느냐보다 짧은 시간 ‘능률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회사에서 ‘전략적인 낮잠’을 장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낮잠 잘 자는 법… 커피·20~30분·스트레칭 ‘낮잠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많다. 20~30분 짧은 낮잠은 오후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게끔 도와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야 낮잠을 효과적으로 잘 수 있을까. 첫째, 낮잠을 자기 직전에 카페인을 섭취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밤잠을 설치게 할 수는 있지만, 낮잠엔 도움이 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커피를 마신 뒤 30분 뒤에 가장 높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즉 커피를 마시고 나서 30여분간 낮잠을 자고 깨어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둘째, 낮잠은 알람을 맞춰 놓고 20~30분만 짧게 자야 한다. 수면전문가인 마이클 브루스 박사는 “낮잠은 30분을 넘겨선 안 된다. 30분 이상 자게 되면 깊은 잠에 빠져 쉽게 깨어나기 힘든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낮잠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낮잠의 효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셋째,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기대서 잔다.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자세는 목과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가급적 머리 받침이 있는 의자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가 가장 적합하다. 이 때 팔은 팔걸이에 올리고 다리는 가볍게 벌린다. 발 받침대나 책을 이용해 다리를 올리는 것도 좋다. 낮잠을 잔 후에는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뻗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준다. ● 낮잠의 기술… 이색 낮잠도구들 1) ‘티알티엘 낮잠 스카프(Trtl Nap Scarf)’는 부드러운 소재로 목 주위에 두르면, 스카프 안에 있는 골재가 머리를 감싸준다. 온라인 가격은 30달러(약 3만3천원)이며 전 세계로 배송도 해준다. 2) ‘타조베개(Ostrich Pillow)’는 생김새가 조금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완벽하게 빛을 차단해준다. 모래 속에 머리를 넣은 타조의 습성을 반영하여 ‘타조베개(Ostrich Pillow)’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3) ‘넵 애니웨어(NapAnywhere)’는 휴대가 간편하다. 꺼내서 펼친 뒤 대기만 하면 목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숙면을 돕는다. 4) 구글의 ‘넵 팟(Nap pod)’은 캡슐 모양의 낮잠 기계다. 빛과 소음이 차단되며, 이 안에 들어가 원하는 시간을 설정하고 알람이 울릴 때까지 낮잠을 잘 수 있다. 구글 관계자는 “넵 팟이 없는 직장은 완전한 직장이 아니다. 우리가 일요일에 아주 좋아하는 축구 경기를 보기 직전에도 5~15분 정도 낮잠을 자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낮잠을 자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느냐”고 이 같은 시설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위치 어디?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위치 어디?

    백제 역사유적지구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위치 어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유산 8군데를 한데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oric Areas)가 한국으로서는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4일(현지시간)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9차 회의에서 한국이 등재신청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등재가 확정된 지역은 구체적으로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2곳, 부여의 관북리 유적·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와 부여 나성의 4곳, 그리고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2곳을 합친 8곳이다. 이로써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의 3건이 한꺼번에 처음으로 등재된 이래 창덕궁과 수원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양동(2010년), 그리고 지난해 남한산성에 이어 모두 12건에 이르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나아가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5건을 헤아리게 됐다. 하지만 세계유산위는 이들 유적에 대해 전반적인 관광관리 전략과 유산별 방문객 관리계획을 완성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공주 송산리 고분과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고분벽화와 내부 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충남도·전북도 등의 관련 지자체는 이 권고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더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 계획을 짜기로 했다. 정부대표단은 이번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나라 고대국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새롭게 조명될 기회”라면서 “관광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와 문화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가 결정된 회의 현장에는 정부대표단 공동대표인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그리고 3개 시장과 군수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쾌거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쾌거

    백제 역사유적지구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쾌거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유산 8군데를 한데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oric Areas)가 한국으로서는 12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4일(현지시간)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9차 회의에서 한국이 등재신청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등재가 확정된 지역은 구체적으로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2곳, 부여의 관북리 유적·부소산성과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와 부여 나성의 4곳, 그리고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2곳을 합친 8곳이다. 이로써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의 3건이 한꺼번에 처음으로 등재된 이래 창덕궁과 수원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양동(2010년), 그리고 지난해 남한산성에 이어 모두 12건에 이르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나아가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5건을 헤아리게 됐다. 하지만 세계유산위는 이들 유적에 대해 전반적인 관광관리 전략과 유산별 방문객 관리계획을 완성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공주 송산리 고분과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고분벽화와 내부 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충남도·전북도 등의 관련 지자체는 이 권고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더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 계획을 짜기로 했다. 정부대표단은 이번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나라 고대국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새롭게 조명될 기회”라면서 “관광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와 문화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가 결정된 회의 현장에는 정부대표단 공동대표인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그리고 3개 시장과 군수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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