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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기암 환자에 산삼침 한의사 실형

    재판부가 수억원의 치료비를 받고 이른바 ‘산삼약침’을 시술한 한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효과가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의업계는 “과도한 비용과 광고가 문제였을 뿐 효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판사는 말기암 환자들로부터 2억여원의 부당한 의료비를 받아낸 혐의(부당이득) 등으로 기소된 H한의원 원장 박모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2004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위암 말기 환자 정모씨에게 치료비조로 5600만원을 받는 등 11명의 말기암 환자에게 2억 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박씨는 아울러 치료효과를 장담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하고, 약사나 한약사 자격이 없는 직원에게 산삼탕약을 조제토록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삼약침’ 요법은 연구 단계에 있어 효력이 전혀 입증된 바 없고, 말기암 환자에 대해서 직접적 효능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며 2010년에야 치료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한의사협회 고위 간부는 “이번 사건에선 과도한 시술비와 광고가 문제됐다.”면서 “산삼침을 시술하는 한의사를 모두 불법시술자로 내몰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편하게 즐기는 눈꽃산행

    편하게 즐기는 눈꽃산행

    저기 산이 있다. 이른 새벽 부지런히 서둘러 그 산을 오르면 멀리 산자락 위로 빨간 해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아름다운 산하가 동서남북으로 거침없이 흐르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산에서 장애우나 노약자들은 이런 풍경의 유희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전혀 방법이 없지는 않다. 강원도 정선의 함백산, 경남 합천 오도산 등은 자동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명산이다. 전북 무주의 덕유산처럼 관광곤돌라를 타고 정상을 밟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설화(雪花) 가득한 설천봉까지 오르는 데 15분이면 넉넉하다. ■ 오도산 아침 7시20분. 여명이 산을 깨우는 시간. 초롱초롱했던 별빛이 조금씩 사그러지며 산자락 주변이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어둠은 여명과의 싸움에서 패퇴해 달아나며 샛파란 하늘을 토해냈다. 그리고 구름에 휩싸인 산봉우리 위로 시뻘건 해가 솟아 올랐다. 오래전부터 근동의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렸던 저 유명한 오도산(吾道山) 일출이다. 햇살이 사위를 비추자 발 아래로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산들이 제모습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첩첩첩 산산산이다. 크고 작은 수십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조차 벅찰 지경이다. 오도산 정상은 1134m. 합천의 진산 가야산(1430m)보다는 못해도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다.2㎞ 정도 떨어져 있는 두무산(1039m) 등과 더불어 가야산맥의 말단봉을 이룬다. 서쪽으로 숙성산, 백운산 등의 고봉준령들이 성벽을 이뤘고, 북쪽은 가야산, 남쪽은 황매산 등이 에워싸고 있다. 멀리 집산연봉들 사이로는 호리병을 연결해 놓은 듯한 모양새의 합천호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오도산 정상까지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 있어 접근하기 좋다. 차량 두 대가 아슬아슬하게 교행할 정도로 폭이 좁다. 가야마을 입구에서 정상까지 약 10㎞쯤. 한굽이를 돌 때마다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산하가 번갈아 펼쳐진다. 오도산 정상은 현재 한국통신 무인중계소에 막혀 있다. 하지만 굳이 정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해맞이 기념비 주변 등 도로 곳곳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는 길 : 88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을 나서면 삼거리. 오른쪽은 해인사 가는 길, 왼쪽은 야로·합천 방향 1084번 지방도로다. 왼쪽길을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26번 국도와 만난다. 이 길을 타고 묘산면 방향으로 직진해 묘산면 소재지까지 간다. 묘산초등학교를 지나 500m쯤 가면 면소재지 끝부분 오른쪽에 ‘가야마을’ 이정표와 함께 ‘오도산 중계소’ 표지판이 나온다. 오도산 인근에 해인사, 영암사지, 합천호 등 둘러볼 만한 곳도 많다. 묘산면사무소 055)930-4031. ■ 덕유산 덕(德)이 많아 그 많은 눈을 이고 있었던 겐가. 언제나 좋은 덕유산이지만 겨울이면 유난히 빛을 발하는 설국(雪國)으로 변한다. 덕유산은 남쪽에 치우쳐 있으면서도 눈이 많다. 서해의 습한 공기가 거봉을 기어오르다 힘에 겨워 눈을 뿌려대기 때문이다. 무주리조트 스키장 한 쪽의 관광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향했다.5분쯤 지났을까. 양팔에 주렁주렁 눈송이를 안은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힘에 겨운 듯 하나같이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린 모습이다. 곧이어 설천봉(1520m) 정상. 느닷없이 펼쳐진 설국의 풍경에 관광객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기묘한 자세로 가지를 비틀고 선 고사목들이 눈을 의심케 했다. 설천봉에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까지의 표고차는 채 100m도 되지 않는다. 잰 걸음으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어린이는 물론, 양말을 아이젠 삼고 오르는 노인들의 모습도 곧잘 눈에 띈다. 내친 걸음, 삼남을 굽어보는 향적봉에 올랐다. 해발 1614m. 한라산과 지리산, 그리고 설악산 등에 이어 네 번째다. 정상에 서자 북으로 적상산을 발아래 두고 멀리 황악산과 계룡산, 서쪽은 운장산과 대둔산, 남쪽은 지리산, 동쪽으로는 가야산과 금오산 등이 눈으로 뒤덮인 등산로와 함께 일망무제로 펼쳐졌다. 영·호남을 가르며 100리길 대간(大幹)을 이루는 덕유연봉의 장쾌한 파노라마다. 이런 곳을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고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가는 길 : 대전통영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좌회전→적상면 삼거리→좌회전→사산삼거리→좌회전→치목터널→구천동터널→무주리조트. 향적봉까지 오르려면 아이젠 착용이 필수다. 앞사람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간혹 한 쪽 신발에만 아이젠을 착용한 관광객이 미끄러지며 뒷사람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다. 관광곤돌라 왕복 어른 1만 1000원, 어린이 8000원.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063)322-9000. ■ 함백산 강원도 태백의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높이가 1573m에 달해 태백의 지붕이라 불리는 태백산(1567m)보다 높다. 예로부터 묘고산이라고도 불렸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과 같은 의미로, 신성한 산이란 뜻이다.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길 중 하나가 함백산 오르는 길이다. 함백산 정상의 방송 송신탑까지 오르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됐다. 백두대간의 중부지역 최고봉답게 함백산 정상은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북쪽으로 은대봉, 두문동재가 이어지는 능선과 금대봉, 매봉산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서쪽으로는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두위봉, 백운산, 장산이 펼쳐진다. 쾌청한 이른 아침이면 동해 일출 전망도 가능하다. 함백산 인근의 만항재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 천국. 겨울엔 눈덮인 설산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영월과 정선, 그리고 태백이 모두 이 지역에서 만나, 하늘아래 가장 높은 삼거리를 이룬다. 해발 1330m. 지방도로 중 가장 높은 414번 도로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고한읍사무소 033)560-2615. 인근 태백시에서 열리는 눈축제 행사장을 찾아가도 좋겠다. 제15회 태백산눈축제가 1월25일∼2월3일 태백산도립공원과 황지연못, 여성회관 앞 얼음썰매장, 태백 레이싱파크 등에서 열린다. 눈 미끄럼틀, 튜브 봅슬레이 등 탈거리와 태왕사신기 얼음조각 등 볼거리로 가득찼다. 태백산도립공원 입장권에 도장을 받아 하이원스키장 매표소에 제시하면 관광곤돌라, 리프트권 등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1,2828, 태백산 도립공원 550-2741,2745.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국도→석항→31번국도→화방재(어평재)→414번 지방도→함백산, 만항재. 눈이 많이 오면 길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글 사진 무주·합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Metro] 버스전용차로 위반 건수 영동대로 경기고 앞 1위

    서울시내 도로 가운데 버스전용차로 위반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의 영동대로 경기고교 앞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버스전용차로 무인카메라 단속 현황을 집계한 결과,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시내 34곳의 지난해 1∼11월 단속 건수는 총 6만 592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경기고교 앞의 단속 건수가 64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은평구 녹번동 교차로∼홍은동 교차로의 통일로 시내방향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도 5456건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송파구 문정동 송파대로 시내방향 건영아파트앞(3943건) ▲서대문구 홍제동 무악재 의주로 외곽방향(3806건) ▲마포구 성산1교 교차로∼성산2교 교차로간 성산로 시내방향(3704건) ▲노원구 상계주공10단지 앞 동일로 시내방향(3670건) ▲강남구 대치2동 은마아파트앞 남부순환로(3602건) ▲강서구 내발산삼거리∼원당사거리 공항로 시내방향(3364건) ▲서초구 방배동 동작대로 시내방향 남태령고개앞(3339건) 등의 순이었다.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승용차 5만원, 승합차 6만원 등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연 120% 고수익” 금융사기 주의보

    서울 사는 K씨는 지난해 말 친구로부터 상가 리모델링을 통한 분양사업을 하는 C사에 투자할 것을 권유받았다.C사는 1계좌(6000만원)만 투자해도 매달 60만원의 고수익금을 보장한다고 했다. 연간 120%의 고수익이었다.K씨는 C사에 1억 2000만원을 투자하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수입보증서’까지 받았다. 그러나 K씨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매월 120만원(60만원×2계좌)의 이자수익은 물론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이처럼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25개 유사수신 혐의업체를 적발해 경찰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상가 리모델링 및 분양 등 부동산 재개발사업, 인터넷 쇼핑몰 운영사업 및 인터넷을 통한 공동마케팅 사업, 러시아 식품 수입·판매사업 등을 내세웠으며 일부는 카드깡 수법을 동원해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유사수신 행위로 금융기관 부실채권 양수·양도, 비상장주식 매매, 적립식 카드발행 사업, 산삼관련 제품 판매, 한우 판매, 호떡체인점 사업 등 다양하고 기발한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昌 “내가 너무 말 많아진 것 아닌지”

    “혼자 마시니 미안하지만, 산삼 엑기스를 먹으니 기운이 나네요.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건 선거법에 안 걸리죠?”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16일부터 충북 오송 생명공학단지의 한 벤처기업을 시작으로 3박4일의 지방순회 일정을 재개했다.2박3일 동안 충청·영남권을 순회한 뒤 하루를 쉬고 곧바로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강행군이다. 이 후보는 이날 벤처기업을 방문한 뒤 청주로 옮겨 한민족문화연구회 초청 강연을 하고, 괴산군 증평대장간을 방문해 기능전수자 최용진(60)씨를 만났다. 5년만에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 후보는 지난번 지방순회 일정을 소화하며 자신감을 찾은 듯 힘있게 공약을 제안했다. 산삼 엑기스를 제조·판매하는 벤처회사에서 이 후보는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이 3%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지난 대선에 제가 공약했던 수치”라면서 “이제는 정부와 민간을 합한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을 그보다 최소 2배 이상으로 높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과학기술 R&D 예산 가운데 기초과학 분야에 25%가 쓰이는데,50%대까지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도 연한 녹두색 점퍼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전날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 준비생을 만날 때 입었던 것과 같은 옷이다. 현상적으로 이 후보의 행보도 5년 전에 비해 한결 격이 없어졌다는 평이다. 이런 행보를 두고 정치적 수사인지, 진정성이 담긴 변화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후보 스스로는 측근들에게 “요즘 내가 말이 너무 많아진 게 아닌지 걱정이야.”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한나라당 총재이자 후보였던 5년 전에는 한마디 하기가 어려웠는데, 마음을 비우니 말이 술술 나온다고 했다는 것. 한 측근은 “사석에서는 자유롭게 말하더라도 공석에서는 근엄함을 유지하던 판사 시절 습관이 이제 벗어지는 모양”이라고 나름의 분석을 제시했다.청주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HAPPY KOREA] (26) 경남 함양군 개평마을

    [HAPPY KOREA] (26) 경남 함양군 개평마을

    영남에서는 학맥을 이야기 할 때 좌안동 우함양(左安東 右咸陽)이라고 한다. 함양이 안동에 버금갈 만큼 학문과 문벌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했던 곳이라는 이야기다.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 물레방아골은 선비고을 함양을 대표하는 양반마을로 통한다. 마을 입구부터 늘어선 고색창연한 전통한옥들이 범상하지 않은 고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줄지어선 노송과 마을을 휘감아 도는 맑은 계곡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마을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초부터 부자 마을로 거듭나자는 ‘잘 살아보세 운동’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만 150명 배출한 학풍서린 양반고을 개평리는 양반의 가풍을 이어오고 있는 뼈대 있는 마을이다. 103가구 198명이 살고 있는 이 조그만 마을에서 배출한 대학교수만 150여명에 이를 정도로 굳건한 학맥을 자랑한다. 대를 이어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의 자긍심도 대단하다. 외부인이 이 곳에 들어와 살고자 해도 집을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만 봐도 뿌리 깊은 양반사상을 엿볼 수 있다. ‘하동 정씨’와 ‘풍천 노씨’ 집성촌인 이 곳은 씨족간 공동체 의식이 매우 강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전체 주민간 화합은 다소 약한 편이었다. 집안간의 보이지 않는 세대결 때문이었다. 조용한 이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올 초부터다. 살기좋은 마을로 지정된 후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통한옥을 보존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오랜 관습에서 과감히 벗어나기로 한 것이다. 주민들은 총회를 열어 마을 규약을 제정했다. 하나로 뭉쳐 잘사는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데 의견 통일을 이루어 흐트러진 마을 공동체를 되살렸다. 개평한옥보존회도 구성했다. 주민간의 친분과 상호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체 조직이다. 보존회는 마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주거환경을 보존하면서 이를 개량해 한옥체험촌을 만드는 사업이 한창이다. 마을 곳곳에서 기와를 새로 이고 담장을 정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양옥집을 한옥으로 개량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집집마다 전통 정원을 가꾸고 나무를 심는 공사도 추진된다. 청년회장 정명상(59)씨는 “모든 주민들이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의욕적으로 집단장을 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마을공동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손님맞이 기와 단장하며 마을공동체도 살아나 한옥문화와 양반체험을 하며 머무르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30여 동의 한옥민박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옛 양반들이 즐겨 먹었던 한정식과 제례상 등 전통음식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전통 디딜방아 체험장도 설치했다. 번듯한 한옥으로 건립된 마을회관 옆에는 전통한과 체험장도 만들었다. 노모회는 명품 전통한과를 만들어 판매한다. 노인회는 전통예절과 민예품 제조기술을 전수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마을 옆을 흐르는 개평천 제방에는 추억의 거리를 만들고 토속 어류를 방류해 고기잡이 체험행사도 갖기로 했다. 일두 정여창 선생이 거닐던 산책로도 복원해 역사 속에 묻혀져 가는 선현의 발자취를 후세에 전할 계획이다. ‘명약을 달이는 샘물’로 알려진 종바위 우물도 관광자원화 한다. 소득기반 확충사업으로 임금님 진상품이었던 ‘개평두리곶감’ 명품화 사업도 추진한다. 두리곶감은 일반 곶감보다 5∼6배 비싼 접당 30만원에 팔리고 있다. 양반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명주와 장류도 상품화된다. 명주 박물관, 전통장류 명소관도 건립한다. 궁중요리 대회, 선비문화 글짓기 대회 등 문화행사도 개최해 우리 전통의 멋과 맛, 문화를 만끽하는 마을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주민들은 당초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마을의 수백년된 돌담길도 무조건 걷어낼 것이 아니라 전통미를 살려 보존해 주길 바라는 여론도 많다. 이장 강경구(60)씨는 “주민 스스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면서 “주민들이 노력하고 투자하는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양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부자되고 오래사는 100+100 운동 결실” 천사령 함양군수 “함양은 이제 어제의 함양이 아닙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천사령 함양군수는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함양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잘 살아 보자는 도전 정신으로 충만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군청이 새로운 시책을 개발하면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여 알찬 소득작목을 집중 육성하는 발전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전체 면적의 78%가 산지인 지역특색을 살려 곶감과 산삼을 소득원으로 개발했습니다.2003년 연간 3억원이던 곶감 매출이 지난해는 150억원으로 무려 50배가 늘었고,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천 군수는 곶감으로만 앞으로 3∼4년 내에 1000억원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200㏊에 조성된 산양삼단지 역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게르마늄이 풍부한 토질에서 생산돼 약효가 뛰어나다. 머지 않아 심마니의 고장으로 발돋움 할 전망이다. 고랭지 사과도 효자 품목이다.100㏊가 조성됐지만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지곡면 개평리 물레방아골을 중심으로 한 양반고을 관광산업도 차별화된 상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부자 되고 오래 살자가 지역발전 구호입니다.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민이 100명 이상,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100명 이상이라는 뜻으로 100+100 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천 군수는 “혁신운동 3년 만에 1억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195명을 돌파했고 5년 내에 500명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는 생각을 바꾸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준 사례”라고 말했다. 함양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개평리 양반마을은 개평리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늑한 농촌마을이다. 수백년 된 전통한옥이 잘 보존돼 있어 한옥 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들에는 양반가의 정갈한 기품이 가득하다. 요사스러운 치장이 없지만 옛 선조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안길은 커다란 호박돌로 포장돼 옛 정취를 잃지 않고 있다. 유구한 세월을 지켜온 돌담길에는 이 곳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마을은 조선 오현 중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1450∼1504)선생이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일두 선생은 우함양(右咸陽)의 기틀을 잡은 조선 전기 문신 겸 성리학의 대가다. 정여창 고택(중요민속자료 제186호)은 남도의 대표적인 양반고택이다.1만여㎡의 대지에 사랑채, 안채, 아래채, 별당, 곳간 등 5개 건물이 샛담으로 구분돼 있다. 홍살문을 겸하는 솟을 대문에는 다섯명의 효자와 충신을 배출했음을 알리는 편액이 걸려 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 세트장은 이 고택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개평리에는 이 밖에도 풍천 노씨, 하동 정씨 종가댁과 오담 고택 등 문화재급 전통 한옥이 많아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가을의 깊이가 더해가고 있다. 청명하게 높은 하늘 아래 나긋나긋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느껴지면, 가을 향기를 듬뿍 담은 제철 먹거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제철 맛 손님들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다. 가을 식탁의 귀족인 대하, 가을 땅 속 보양식 더덕, 가을 야식의 지존 고구마들로 차려진 식탁은 마치 가을이 주는 선물보따리 같다. 만약 이번 가을에 좀 더 새로운 미각 여행을 원한다면, 선선한 가을 기온이 깊은 맛을 더해 딱 제철을 맞은 새로운 맛객 ‘와인’을 살짝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미완성 그림의 마지막 붓터치처럼 완벽한 맛의 조화가 느껴지고, 입 안의 모든 미각 세포들을 동원해 즐기는 진정한 식도락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금구이 대하 & 부르고뉴 피노누아 바다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바다 음식은 가을이라야 깊은 제 맛을 드러낸다. 그 중 대하는 단연 가을 식탁의 귀족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으뜸이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대하 소금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하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두껍게 얹은 굵은 소금과 어우러져 가을 단풍처럼 붉은 빛으로 익은 대하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피노누아’나 ‘피노 그리지오’를 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더해지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제철 대하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질감 덕분에 적당히 입 안을 조여주는 탄닌과 풍부한 풍미를 전하는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 품종이 제격이다. 그 중에서도 ‘알베르 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균형잡힌 무게감이 대하의 부드러운 속살을 감싸주고, 콧속을 맴도는 과일향은 신선한 뒷맛을 남긴다. 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한 산도로 확실한 맛을 남기지만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풍부한 아로마의 피노 그리지오가 적당하다. 이때는 초고추장이나 겨자 간장과 같은 소스 없이 대하 본연의 맛과 와인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고추장 더덕구이 & 오크캐스크 말백 향긋한 흙내를 온 몸으로 전하는 더덕 역시 가을의 메신저다. 더덕은 밭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도 풍부해 환절기 감기를 쫓는 데도 그만이다. 보통 고추장 양념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운 더덕 양념구이는 밥 반찬은 물론 술 안주로도 인기 만점. 이처럼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와인 매칭에 있어서도 소스의 맛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와인과 함께 할 생각이라면, 우선 매콤한 맛이 조금 덜하도록 고추장 양념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더덕의 약간 쓴 맛과 고추장 양념에도 묻히지 않는 개성있는 스타일의 와인을 택해야 한다. 짜임새 있는 묵직한 느낌의 ‘말백’이나 ‘쉬라’ 등의 포도품종이 많이 사용된 와인,‘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지만 탄닌이 너무 강하지 않게 블랜딩된 프랑스 와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탄닌이 강한 와인은 자칫 매운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스모키한 향이 더덕의 흙내와 잘 어울리는 ‘오크캐스크 말백’은 말백 와인 중에서도 유난히 부드러운 탄닌으로 더덕의 씹히는 질감과의 조화가 뛰어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되어 더덕의 향과 양념 그리고 와인의 조화를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구운 호박 고구마 & 간치아 아스티 가을이 깊어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긴 밤을 보낼 때는 맛있는 야식이 그 어떤 음식보다 일미다. 특히, 가을에는 달콤한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고구마가 제철이다. 삶고, 굽고, 튀겨서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에도 좋다. 삶은 고구마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감칠맛이 나고, 반들반들 꿀 옷을 입힌 마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다. 또 노랗다 못해 주황빛이 도는 호박고구마는 구우면 그 자체가 꿀이다. 고구마와 와인의 매칭이 어색하고 조촐해 보일지 몰라도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아스티를 곁에 두고 마셔볼 것을 권한다. 삶은 고구마 속으로 와인이 배어 들어가 촉촉하게 으스러지는 고구마의 질감을 맛볼 수 있고, 톡톡 터지는 기포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아스티는 주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데 그 중 ‘간치아 아스티’는 마탕이나 구운 호박고구마와 곁들일 때 달콤한 허니향이 배가되고 향긋한 꽃향이 기분좋은 미감으로 이어져 입맛 당기는 가을밤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외에 가을 하면 아삭아삭 상큼하게 먹는 제철 과일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식사 후, 디저트로 가볍게 사과 한 조각을 즐길 때는 사과의 산도와 잘 어울리고 과일의 풍미를 살려주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달콤한 배에는 집중도 있는 꽃향기와 섬세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특징인 스페인산 비우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한마디 더 조금 더 다양한 음식과의 와인 매칭으로 근사한 가을 식탁을 준비하고 싶다면, 와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해 보자.‘와인21닷컴’(www.wine21.com)은 기본적인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 대한 상식과 레드, 화이트 와인의 품종별로 어울리는 요리를 알려준다. 사이트 내 ‘와인스쿨’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더’(www.winefinder.co.kr)에는 와인 상세검색 기능이 있어 와인 종류, 생산국, 빈티지, 가격별로 보다 많은 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와인 동호회도 있다. 네이버의 ‘와인카페(http:///cafe.naver.com/wine)나 싸이월드의 ‘와인과 사람’(http:///winenpeople.cyworld.com)에는 다양한 회원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공유할 만한 와인과 음식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전북 임실 옥정호

    전북 임실 옥정호

    갖가지 색으로 가을이 익어갑니다. 퇴락해가는 계절의 끝자락이 어찌 이리 아름다울까요. 그런가하면 수채화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가을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물안개지요. 낮과 밤의 기온차가 극심한 이맘때 물안개도 절정을 이룹니다. 단풍들의 현란한 색깔에 멀미가 난다면 한번쯤 물안개 피는 호숫가를 찾는 것은 어떨까요. 도시생활에 찌든 손 내밀어 호수의 촉촉한 뺨을 어루만져 보세요. 손가락을 타고 온 몸으로 자연이 퍼져감을 느끼실 겁니다. 내 몸의 수분이 물안개와 어우러지려는 게지요. 전북 임실의 옥정호는 자연이 선물한 수채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침 햇살이 물안개와 자리바꿈할 때 쯤 옥정호는 믿기 힘든 또다른 광경을 선사합니다. 호수 가득 파란 하늘이 담기는 장관을 펼쳐 보입니다. #자연이 선물한 수채화 물안개는 물과 대기의 온도차이에 의해 생긴다. 물 위의 따뜻하고 습도높은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나면서 미세한 물방울로 응결된다. 이 물방울들이 빛에 산란되면서 하얀 구름처럼 보이는 것.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 아침이 물안개를 만나기 좋은 때다. 전날 가을비가 흩뿌리고, 다음 날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 십중팔구 물안개가 벌이는 풍경의 축제와 만날 수 있다. 운암호, 섬진호, 갈담저수지 등으로도 불리는 옥정호는 섬진강 최상류의 호수다. 전북 임실군과 정읍시 등에 넓게 걸쳐져 있다. 면적은 26㎢ 남짓. 여느 대형 호수들처럼 넓게 펼쳐져 있지 않고, 물뱀이 유영하듯 산자락 구비구비를 에둘러 돌아간다. 옥정호가 지닌 매력의 절반은 물안개의 몫.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물길 위로 물안개가 차분히 내려 앉은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경치좋은 곳이면 흔히 갖다 붙이는 ‘선경(仙境)’이란 단어가 상투성의 나락에서 벗어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옥정호의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국사봉. 특히 동 트기 전에 올라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운암대교를 지나 5㎞남짓 구불구불 호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운암면 입안리에서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과 만난다. 표지판이 없는데다 물안개에 가려져 자칫 그냥 지나기 십상.200m 아래 있는 국사봉 휴게소를 표지판 삼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새벽 6시. 등산로 초입의 주차장은 이른 시간인데도 전국 각 지의 번호판을 단 차들로 가득차 있다. 첫번째 전망 포인트는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에서 잰 걸음으로 15분 거리다. 된비알을 쉽게 오르도록 조성해 놓은 230여개의 나무계단 끝에 송신탑이 있고, 여기서 5분 정도 더 오르면 목재로 조성된 전망대가 나온다.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지답게 새벽을 기다리는 서너명의 작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디서 밀려왔는지 새하얀 운무가 호수를 장악하고 있다. 산허리 골골마다 하얀 솜이 감싸안은 듯한 모습.1000m 이상의 고산준봉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내친 김에 국사봉 정상까지 올랐다. 해발 475m. 전망대에서 능선을 따라 30분 거리다. 정상에 서자 구름바다위로 방울토마토를 닮은 빠알간 해가 솟아 올랐다. 구름 아래서 주인의 아침을 깨우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구름위로는 철새 서너마리가 헤엄치듯 날아간다. 몽환적인 풍경이다.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서울에서 295㎞를 달려온 노고에 대해 넘치도록 보상을 받는 순간이다. #물안개와 함께 한 호반도로 옥정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호반도로. 가을바람따라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물안개를 보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다. 물안개는 아침햇살이 호수 전체에 퍼지는 오전 9시쯤이면 대부분 자취를 감춘다. 따라서 국사봉에서 장엄한 일출을 감상하고 난 다음, 곧바로 내려와 호반도로 드라이브에 나서길 권한다. 운암대교를 기준으로 강진면을 지나 태인 방향으로 가다 산내삼거리에서 산외 방향으로, 종산삼거리에서 운암 방향으로 가면 다시 운암교에 닿는다. 쉬엄쉬엄 달리면 2시간 가량 걸린다. 특히 범어리 들어가는 강변길은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차 한 대 지나갈 정도로 좁고 험한 길이지만 옥정호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명경지수 같은 수면 위로 수암리와 발아산 등 시골마을이 겹쳐지며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때마침 제철을 맞은 구절초와 함께 사진을 찍어 놓으면 그대로 그림엽서가 된다. 호반도로에서 운암대교를 지나면 덕치면으로 이어지는 섬진강변길(27번 국도)과 호수를 끼고 도는 섬진댐 길(30번 국도)로 나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섬진강변길을 따라 덕치면 회문산 자락의 장산마을, 더 멀리 천담마을과 구담마을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물안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오전 10시. 구름에 가려졌던 옥정호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국사봉에 올랐다. 붕어 모양의 섬(외안날)을 가운데 두고 호수의 물길과 주변 산자락들이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과 채 걷히지 앉은 구름들이 그대로 호수에 담긴 모습이다. 아침 풍경이 담백한 수채화였다면, 이번엔 진한 색감의 유화와 마주하는 듯하다. 옥정호에서는 가을이 참 멋진 계절이다. 글 사진 임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전주나들목→17번국도 남원방향→21번국도 구이방향→광곡터널→신덕방향 우회전→749번 지방도→순창·구이·운암방향 우회전→30번국도 임실·운암방향→운암마을→순창·마암방면 우회전→새터삼거리→국사봉 전망대, 또는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30번국도 임실·강진 방향→칠보읍내→27번국도→운암대교→운암삼거리 우회전→749번 지방도로→국사봉 전망대. # 가볼 만한 곳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지척이다.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appenzell.co.kr)에서는 모차렐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063)644-2008. # 잠잘 곳 운암대교 주변에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아침 일찍 국사봉에 오르려면 국사봉 산장에 묵는 것이 좋다.643-4912. # 먹거리 운암대교 오른쪽 전망 좋은 곳에 양식당들이 몰려 있다. 범어리 들어가는 길의 강나루식당은 붕어찜(1만원,2인 이상)으로 유명한 곳.221-6274. 산외한우마을에서는 질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임실군청(www.imsil.go.kr) 문화관광과 640-2641.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펄속의 산삼 가을낙지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펄속의 산삼 가을낙지

    가을하면 결실의 계절이다. 또 낭만적인 시상이나 글이 저절로 떠오른다고 하는데, 필자는 풍성한 계절을 맞이하여 어떻게 하면 맛있고 아름다운 모양의 음식을 만들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직업 의식이 아닐까. 식물이나 동물은 여름에 잘 먹어서 가을이 되면 몸에 영양이 넘친다. 먹이사슬의 최고점에 있는 인간은 그런 음식을 잘 섭취해서 겨울나기에 대비하느라 계절 별미를 통해 체력보강을 한다. 이 풍성한 계절에 또 하나 떠오르는 말이 있다. 다름 아닌 ‘봄 조개 가을 낙지’다. 그야말로 이 가을에 영양이 넘치는 낙지의 계절이다. 낙지는 펄속의 산삼이라는 말과 같이 다산 정약용은 ‘자산어보’에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만 먹여도 벌떡 일어난다.”라고 기술하였다. 낙지는 문어목 문어과의 연체동물이며 몸은 몸통, 머리, 발로 되어 있다. 몸통에는 심장, 간, 위, 장, 아가미, 생식기가 들어 있으며, 몸통과 발 사이의 머리에는 뇌가 있고 좌우에 한 쌍의 눈이 있다. 여덟개의 발은 머리에 붙어 있고 1∼2열의 흡반이 있어 바위에 붙거나, 또 게와 조개를 잡아 먹을 때 사용한다. 영양적으로는 인, 철분, 비타민, 코발트, 망간 성분이 있어 빈혈 예방과 스테미너에 좋으며 콜레스테롤을 방지하는 DHA가 함유되어 있다. 지방은 거의 없어 여성 미용에도 좋다. 낙지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며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많아 그 영양가가 매우 높다. 아울러 비타민B2가 함유되어 있어 허약체질인 사람에게 아주 좋다. 낙지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라는 것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끔 퀴즈에서 ‘낙지와 오징어의 발이 몇 개인가.’하는 문제가 나온다. 정말 헷갈리기 십상이다. 낙지는 영어로 이름이 Octopus minor이다.octo가 라틴어로 숫자 8이며 pus는 발이라는 뜻이다. 새 중에 뻐꾸기는 남의 집에 자기 알을 슬쩍 낳는다. 낙지 또한 게를 잡아 먹고 그것도 모자라 게집에서 버젓이 사는 뻔뻔한 동물이다. 연체동물이니 펄을 파고 집을 지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 ■ 연포탕 재료 및 분량 세발낙지 2마리, 모시조개 200g, 배추잎 2장, 대파 1/2대, 청·홍고추 각 1개, 무 200g, 물 4컵, 다진마늘 1큰술, 소금. 만드는 방법 1. 세발낙지는 머리에 칼집을 넣어 먹물과 내장을 빼고 소금으로 문질러 여러번 씻고 낙지가 꼬들꼬들 해지면 5㎝길이로 썬다. 2. 모시조개는 연한 소금물에 담가 해감한 뒤, 맑은 물에 헹구어 건진다. 3. 냄비에 물 4컵을 넣고 물을 끓인다. 물이 끓으면 2의 재료와 소금을 넣어 조개 입이 벌어질 정도로 삶아 불을 끄고 조개는 건져 따로 두고 국물은 면 보자기에 거른다. 4. 배추는 끓는 물에 데쳐 3㎝길이로 썰고 청·홍고추와 대파는 어슷 썬다. 5. 뜨겁게 달구어진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1의 손질한 낙지를 재빨리 볶고 뚜껑을 덮어 속까지 익힌다. 육수를 부은 다음 2와4의 재료에 다진마늘을 넣어 끓인다.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한다. ■ 양배추를 이용한 낙지볶음 재료 및 분량 양배추 1/2포기 , 낙지 300g (맛술 2큰술), 홍고추 1개 , 식용유 1큰술, 소금 1작은술, 들기름 1큰술 , 후추 1작은술, 녹말 1큰술, 양념장고추기름 1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작은술, 마늘즙 1큰술, 양파즙 1큰술, 낙지데친물 2큰술, 맛술 1큰술, 생강즙 1큰술, 참기름 1큰술, 물엿 1큰술, 후추1/2 작은술. 만드는 방법 1. 양배추를 곱게 채썰기 한다. 소금, 후추를 넣어 들기름에 소량씩 볶아낸다. 2. 홍고추는 동그란 모양 그대로 썬다. 3. 낙지는 7㎝길이로 썰고 맛술을 넣어 슬쩍 데쳐 물기를 제거한 후 녹말을 무쳐둔다.(낙지 손질은 연포탕과 같습니다) 4. 양념장을 팬에 졸이듯 볶다가 낙지를 넣어 슬쩍 볶아 낸 다음, 양배추 볶은 것을 소량씩 담아 낙지를 위에 올려 접시에 담아 낸다. 푸드스타일링:김경화·정다희, 사진 촬영:박준선
  • [업계소식-새상품] 천종 산삼 배양복제 ‘천종산삼’

    [업계소식-새상품] 천종 산삼 배양복제 ‘천종산삼’

    한국삼판매(stamina bank.com)는 자연산 천종 산삼을 시 원료로 사용해 유전적 성질을 배양복제한 ‘천종산삼´을 판매한다. 숙지황, 천궁, 감초, 오미자, 사상자 등의 성분을 함유했으며 농약과 중금속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삼판매는 ▲5~6년근 수삼을 껍질 벗기지 않고 쪄서 팩으로 포장한 ‘금산 명품 홍삼´ ▲녹용, 칼슘, 비타민, 꿀, DHA 등을 함유한 어린이 홍삼 제품 ‘홍비홍´도 판매하고 있다. (032) 329-8858.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7) 충북 영동 장선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7) 충북 영동 장선마을

    충북의 ‘설악’이라고 불리는 영동군의 천태산. 고려 천태종의 본산인 그 산자락에 폭 안겨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 있다. 자연부락으로 형성된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장선마을.10가구 20여명이 살고 있는 초미니 마을이다.10가구 중 네집은 영동쪽에 있고, 중고개라는 작은 재를 넘어 여섯집이 떨어져 있는데 그 여섯집 중 세집은 작은 도랑을 경계로 충남 금산군으로 들어간다. 마을 앞을 휘감아 돌아가는 금강지류는 강원도 정선의 동강 못지않게 청정하다. 강을 건너는 철교가 놓여지기 전까지 장선마을은 외부인들이 감히 들어 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은 깨끗한 강물에서 잡히는 피라미, 빠가사리 등을 넣고 끓여내는 어죽이 맛깔스럽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인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초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 당도한 산골마을. 풀냄새 물씬 나는 더 없이 맑은 공기가 불청객을 맞는다. 비탈진 들판에서 한가롭게 소에게 풀을 뜯기고 있던 마을주민 주석수(71)씨가 모처럼 외지인을 보자 반색한다. 주인 따라 나온 풍산개와 진돗개들도 낯선 이를 경계하기는커녕 반갑게 꼬리를 친다. “여가 시방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더 외졌댜.6·25때는 근동에 피란 온 이북 사람들이 죄다 일루다 숨어 들었을 정도였으니께.” “예전에 다리가 워디 있었간디? 배두 없지…. 나갈라고 해도 어렵구 들어올라구 해도 심들었던 동네여.” 산비탈에서 인삼을 캐고 있는 주씨의 부인 강순임(66)씨는 대뜸 인삼자랑부터 한다. 인삼이 언뜻 봐도 뿌리가 크고 잘 생겼다. “여그 삼은 그냥 삼이 아니여. 산삼이나 매한가지여. 삼은 배수가 잘되는 산비탈에서 길러야 제대루지. 시방도 금산서 인삼재배하는 사람덜이 자기들 먹을라고 여그꺼 사러 많이 와. 논에다 약치문서 기르는 것 하고는 질이 다르거든.” 주민들의 생활권은 충남 금산이다.5일장도 금산으로 가고 몸이 아파 병원을 가려고 해도 금산으로 간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나이들고 홀로 돼 살아가기가 빡빡하다. 자식들 출가시키고 남편과 사별해 혼자 살고 있는 이경자(70)씨.“자석덜한테 뭐 바랠 게 있겄어? 산골서 혼자 벌어 먹고 살아가면 그만이지.” 중고개라는 작은 재를 넘으면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난다. 재를 넘기 전에는 더 이상 아무런 집도 없을 것 같더니 재를 넘자 그림 같은 돌담장의 허름한 옛날 가옥 여섯 채가 들어 앉아 있다. 해질녘 황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황인중(76) 씨를 만났다. 오랜 토박이에게서 풍기는 짙은 흙냄새가 났다. 기자를 만나자 대뜸 농업정책에 대한 불만부터 쏟아낸다. “왜정때부텀 여그서 농사 지음스롬 살아왔는디, 앞으로 농사나 지어 먹을란가…. 농업이 걱정이여.”기자가 건네준 담배를 깊게 빨며 한숨부터 짓는다. 농산물 개방에 대한 걱정이다. 농사가 걱정이고 버거우면 자식들하고 같이 사시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 봤다. “여그가 내 탯자린디…. 늙어 워디 가야 뭐 하겄어. 그저 고향이 젤루 편하고 좋은 곳이여. 자식들 성화에 서울도 올라가봤음서도 거기는 겁나게 심심허고 더 외로운 곳이여.” 어두워져 마을을 걸어 돌아 내려오는 길에 오전에 만난 강씨 아주머니가 손에 쥐어준 4년생 인삼을 꺼냈다. 한입 베어 물자 찐하면서도 쌉쌀하고 살짝 달달한 수삼이 아작아작 씹힌다. 깊은 산속의 흙맛이자 고향의 맛이다. 사진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부고]

    ●유기홍(열린우리당 국회의원)기천(예지원건축사사무소 실장)혜련(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씨 모친상 임봉웅(예인컨트롤 대표)씨 빙모상 23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2072-2091●정재원(전 대구중구청장)씨 별세 23일 경북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53)420-6151●김용선(특허청 정보개발팀장)용해(군포 산본중 교사)용원(잠실고 〃)용주(한국특허정보원 대리)씨 부친상 23일 순천 성가롤로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61)720-2297●최해용(전 동대문경찰서 경위)씨 상배 승식(근로복지공단 서울관악지사 보상부 과장)성윤(티니아텍 관리부 〃)씨 모친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30분 (02)3010-2253●이문규(이연패션 제일모직 역촌동지점 대표)남규(범서기업 〃)씨 부친상 김병기(세무사)박태화(동일레나운 아놀드파마 연신내점 대표)김용구(치과의사)김용채(한국프랜지 대표)배원기(엠코 지원본부장 전무)씨 빙부상 2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2)392-0299●선종문(자영업)종인(한국은행 결제업무팀장)씨 모친상 황재연(자영업)씨 빙모상 22일 광주 학동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9시30분 (062)227-4383●유춘희(전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남희(사업)씨 부친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2)3010-2238●윤옥병(클라인치과그룹 대표원장)창병(LG 과장)씨 모친상 2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30분 (02)3410-6917●김동호(풍국레포츠 회장)씨 별세 정환(금아에프앤씨 대표)진환(현대종합상사 두바이지점 차장)씨 부친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410-6914●채병용(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투수)씨 부친상 23일 전북 군산시 금강장례식장, 발인 25일 (063)442-4119●황규태(전 대우일렉서비스 상무)철용(디스플레이테크 이사)씨 부친상 23일 마산삼성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55)290-5643
  • 분당서 21일 산삼경매행사

    한국산삼경매협회는 21일 성남 분당 탄천종합운동장에서 ‘2007 천연산삼 및 약초 공개 경매행사’를 연다. 이곳에서는 비싸다고만 알려진 산삼의 구별법과 효능을 배울 수 있고, 진품 산삼을 싼값에 살 수도 있다. 상인이 아닌 일반고객과 심마니를 직접 연결하는 이번 경매행사는 12명의 심사위원이 사전에 품질을 검증, 통과된 제품만을 경매에 부친다. 산삼의 종자를 채취해 깊은 산속에 씨를 뿌려 야생상태로 재배한 산양삼(장뇌삼)과 국내 천연 산삼의 식별법을 현장에서 가르쳐 주고, 필요에 따라 이들 삼의 경매에 참여해 가격을 흥정할 수 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책꽂이]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지음, 기파랑 펴냄) 지난해 2월 출간돼 근현대사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킨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EBS라디오 특강 노트를 수정보완해 완성한 책.‘식민지 근대화론’의 주창자인 저자는 민족사관과 민족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우리 근현대사는 ‘인간 개체’를 출발점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 명의 편집자를 대신해 200자 원고지 900여장 분량의 ‘이영훈 사학’을 만들어냈다. 식민지 수탈론, 친일파 청산, 위안부 문제 등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쟁점도 많다.1만 3000원.●현대철학의 모험(철학아카데미 엮음, 도서출판 길 펴냄) 20세기는 천재 철학자들의 시대였다. 니체가 열어젖힌 사유의 문은 베르그송, 화이트헤드, 사르트르, 하이데거, 가다머, 푸코, 들뢰즈, 바슐라르, 비트겐슈타인, 라캉, 아도르노, 벤야민, 하버마스, 데리다, 네그리, 아감벤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전 시대의 철학과는 전혀 새로운 사유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척박한 인문학 풍토 속에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집적해 20세기 철학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판사는 ‘콜로키움·현대사상’ 시리즈를 통해 20세기 현대철학의 다양한 사유세계를 미시·거시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타이틀로 20세기 현대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2만 5000원.●오디오 마니아 바이블(황준 지음, 돋을새김 펴냄) 저자는 오디오 전문가도, 평론가도 아닌 유명한 건축설계사이다.20여년간 세운상가 등 오디오가 있는 곳이면 주말마다 찾아가 오디오를 접하고, 음악을 들었다. 오디오와 음악에 관한 개인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6월 초에는 국내 최초의 오디오 청취 공간인 ‘오디오 갤러리움’을 연다.‘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기기들의 제작연보 등 전문자료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초보자들이 기초지식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인다.2만 5000원.●낭만적인 무법자 해적(데이비드 코딩리 지음, 김혜영 옮김, 루비박스 펴냄) 키드 선장, 블랙비어드, 칼리코 잭 등 전설적인 해적들의 모험과 진실을 밝힌 책. 영국 국립해양박물관의 책임 큐레이터를 지낸 저자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17∼18세기 ‘해적의 황금기’를 서술했다.‘로빈슨 크루소’나 ‘보물섬’ 등에서 영웅으로 포장된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실상 가난한 노무자나 전직 유럽 해군 출신이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당시에는 작위를 받은 해적 선장까지 있었다고 한다. 해적의 황금기는 유럽 해군들이 단결해서 해적을 소탕하게 되는 1720년대에 막을 내린다.1만 3900원.●몸에 좋은 산삼 산양산삼 도감(산삼을 연구하는 사람들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산삼과 산양산삼의 효능, 유형, 음용법 등이 모두 들어 있는 ‘산삼 길라잡이’. 세세한 뿌리의 차이까지도 분별할 수 있는 풍부한 사진자료가 인상적이다. 저자들은 뉴질랜드 등에서 대량재배되고 있는 산양산삼의 유입에 대비해 외국삼과 국내삼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도 많이 수록했다. 급증하고 있는 ‘아마추어 심마니’는 물론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산삼에 관심있는 이들이 참고할 만하다.1만 5000원.●아티샤의 명상요결(앨런 월리스 지음, 황학구 옮김, 청년사 펴냄)티베트 불교 중흥을 이끈 11세기 인도 승려 아티샤가 남긴 일곱가지 마음수련법(명상요결)을 해설한 책. 아티샤의 명상요결은 모두 56가지 경구로 구성된 경전으로 천년 넘게 티베트 승려들의 수행지침서로 이용되고 있다.‘모든 현상을 꿈처럼 생각하라.’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친절함에 대해서 숙고하라.’ ‘항상 즐거운 마음에 의지하라.’ ‘보상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리라.’ ‘악의로 비꼬지 말라.’ 등의 경구들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마음이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1만 8000원.●우리들의 스캔들(이현 지음, 창비 펴냄) ‘창비청소년문학’의 첫번째 작품. 새빛중학교의 모범생 이보라는 비(非)혼모인 이모가 자기 반 교생으로 오면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댄스동아리와 관련된 폭력사건이 벌어지고, 엘리트주의자인 담임은 다른 친구들의 잘못을 적어낼 것을 강요한다. 청소년들의 생활과 심리에 밀착한 생생한 묘사가 흥미진진하다. 문자와 채팅, 댓글과 미니홈피를 통해 소통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다.2004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는 지난해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 당선되어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를 펴냈다.8500원.
  • [토요 TV]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5시10분) 서울 연희동의 한 주택가에 증조할머니에서 증손자에 이르기까지 4대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시부모님에 시동생 부부까지 아홉명 대가족의 집안 살림을 맡고 있는 이는 한국 생활 10년차로 필리핀에서 온 자스민씨. 한 지붕 아래 4대. 자스민씨를 둘러싼 좌충우돌 대가족의 오늘을 함께해 본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선영은 우연히 지연이 은지를 낳을 때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친구로부터 확인한 사실을 바탕으로 지연이 낳은 아이의 아빠가 준호라는 사실을 준호에게 말해 준다. 준호는 그 사실을 듣고 큰 충격을 받지만, 다른 식구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선영에게 부탁한다. ●TV 속의 TV(MBC 낮 12시10분) 어머니에게 버려졌지만 밝고 건강하게 자란 딸이 어머니를 다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 ‘내 곁에 있어’.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TV 돋보기’에서 들어본다. 어머니의 사랑 또한 가득했던 도시락.‘TV 온고이지신’에서는 도시락에 담긴 추억을 되돌아본다. ●전력질주 기록의 전당(SBS 오후 5시30분) 인터넷에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UCC 동영상에 담긴 엄청난 기록들을 찾아 나선다. 기사단은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을 총동원해 UCC 기록보유자와 자웅을 겨룬다. 기사단은 UCC 기록보유자의 기록을 깨고 ‘청소년 희망기금’을 마련한다. 기사단이 열정으로 이룬 새로운 기록은 기록의 전당에 오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앨범마다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10여년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자우림.‘자우림표 음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분명한 자신의 색을 만들어 왔다. 그동안 도발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줬던 자우림이 일렉트릭 사운드를 모두 벗고, 어쿠스틱 악기만을 사용해 새롭게 편곡한 음악으로 찾아온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11시35분) 울창한 숲이 선사하는 산림욕의 즐거움이 있고, 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에 심신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봄철 웰빙 여행지 남양주로 안내한다. 축령산 자락에 위치한 산삼 밭에서 산삼의 씨앗을 채취해 산에서 야생으로 재배하는 장뇌삼 마을. 가족의 건강을 직접 재배할 수 있게 토양을 제공하는 주말농장이 있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생선기름이 류머티즘성 관절염 증상과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달 동안 생선기름을 매일 복용한 환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다량의 생선기름을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약간의 입 냄새가 나고 소화 불량이 생기며 일반적인 퇴행성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   ●한자퀴즈王(EBS 오후 8시) 1회전부터 착착 맞는 호흡과 순발력으로 2회전을 향해 열띤 공방전을 펼친 다섯 팀.‘미녀모녀’와 ‘두리둘이’,‘노란’은 마지막까지 선전했지만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무가당’과 ‘한자대첩’을 꺾지 못하고 1회전으로 만족해야 했다.‘무가당’과 ‘한자대첩’. 어느 팀이 결정전에 오를까.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듣기만 해도 부러운 행운의 주인공들이 총출동했다. 친구 따라갔다 가수로 데뷔. 네잎클로버 2만개 수집. 캤다 하면 1년에 산삼 120뿌리. 샀다 하면 복권 1등 당첨. 국내 최연소 가위바위보 챔피언. 경품 당첨왕.2억원 홈런볼 주인공…. 이 중에서 가짜를 찾아라! 누가 과연 가짜일까.   ●주몽(MBC 오후 9시55분) 유리가 머무르던 철기방 숙소가 불에 타자 무송이 군사들과 물을 뿌려보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는다. 소식을 듣고 철기방을 찾은 주몽과 대소신료들. 오이는 유리를 구하기 위해 철기방 안으로 뛰어들어 가려 하지만 주몽은 늦었다며 오이를 만류한다. 주몽은 철기방에 불을 지른 범인이 한나라의 자객임을 알게 되는데….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8시55분) 경상도 크기의 호수가 통째로 얼었다. 호수 위를 거침없이 달리는 ‘몽골 말 썰매 대회’ 현장을 찾아가본다. 키 75㎝, 체중 6.5㎏. 성장장애 증후군인 ‘섹켈 신드롬’을 앓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깜찍한 소년 디키.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도네시아 ‘국민 남동생’으로 등극한 디키를 만나본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명주가 종훈과의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기회다 싶은 순임은 종훈과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한다. 혜경은 가족들 모르게 상현을 달래서 들어오게 하라며 은주를 설득하지만 상현은 재두를 만나 은주와의 일을 사실대로 말한다. 재두는 딸보다는 사위를 믿는다며 되레 상현을 격려한다.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 임진왜란,누르하치,그리고 조선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6) 임진왜란,누르하치,그리고 조선 Ⅲ

    1405년 퉁밍거티무르가 입조(入朝)해 건주위도지휘사에 임명된 이래 명의 여진족에 대한 포섭작업은 가속이 붙었다. 영락제(永樂帝)는 1409년 흑룡강, 우수리강 유역의 광활한 지역을 총괄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노아간도사(奴兒干都司)라는 기관을 설치했다. 퉁밍거티무르를 비롯한 여진족 추장들은 노아간도사 아래 편제된 수많은 위소(衛所)들의 장(長)으로 임명돼 명의 신하가 되었다. 명은 위소 우두머리의 임명과 위소 상호간의 분쟁에는 개입했지만 위소의 통치는 여진족의 자율에 맡기는 체제를 만들었다. 만주에 대한 명의 지배는 점차 확고해져갔다. 이제 조선이 ‘고구려의 고토’ 만주를 수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명 견제하의 조선-여진관계 영락제가 만주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고히 했던 뒤에도 조선과 여진의 관계가 단절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조선은 여전히 오도리, 오랑캐, 우디캐 등 여진 종족들과 밀접한 관계를 지속했다. 여진인들은 조선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한양에 와서 조공했다. 조선은 입조했던 추장들에게 벼슬을 내리고, 회사(回賜)라는 명목으로 각종 물자를 제공했다. 태조부터 성종(成宗) 때까지 여진족들의 조공 횟수는 거의 1100차례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여진족 가운데는 아예 조선에 귀화를 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조선은 귀화한 여진인들을 향화인(向化人)이라 부르며, 그들을 내지로 이주시켜 집과 땅 등의 생활기반을 제공했다. 조선은 1406년 경원(慶源)에 무역소(貿易所)를 설치해 여진족들과의 교역을 허용했다. 여진족들은 말, 모피, 진주 등 자신들의 특산물을 가져와서 면포, 소금, 솥, 농기구, 소(耕牛) 등을 바꿔갔다. 주로 수렵이나 유목에 종사하다가 점차 농경의 필요성에 눈떠 가고 있던 여진족들에게 조선에서 구입한 소나 농기구는 매우 소중했다. 조선과 여진 사이의 이같은 교류가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일찍부터 조선과 여진의 교섭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명은 1458년(세조 4), 건주좌위 도독 동창(童倉)이 조선에서 벼슬을 받았던 사실을 알게 되자 양자의 접촉을 엄금했다. 하지만 여진족들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컸던 조선과의 관계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었다. 조선 또한 여진족들을 일종의 ‘울타리’로 생각했고, 그들을 초무(招撫)하여 몽골 침략 이래 보전하지 못했던 북방영토를 회복하고자 했다. 세종 연간 사군(四郡)과 육진(六鎭)을 설치해 압록강, 두만강 이남의 강역을 확보했던 것은 그같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조선은 또한 여진을 회유하여 스스로를 ‘상국’으로 자부하며 문화적 우월의식을 나타냈다.‘조선의 문물(文物)과 교화(敎化)를 사모하여 귀화한 여진인’을 뜻하는 ‘향화인’이란 말 속에 그같은 의식이 담겨 있었다. ●왜란시 절감한 누르하치의 위협 16세기 이후 여진족에 대한 조선의 관심은 15세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명이 만주에 대한 지배권을 확고히 하고 조선의 여진 접근을 견제했던 영향이 컸다. 또 여진세력 자체가 조선 안보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다. 이성량(李成梁)이 활약하던 16세기 후반까지는 여진족 내부에서 조선을 위협할 만한 유력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껏 두만강 부근의 여진족들이 간헐적으로 침략하여 변경을 소란하게 하는 정도였다. 16세기 후반 선조대에 이르러 조선의 권력은 사림파(士林派)에게 돌아갔다.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지향하던 그들은 ‘고구려 고토의 회복’과 같은 대외적 팽창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명에 대해 공손히 사대(事大)만 잘하면 대외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들에게 여진이나 일본은 그저 교화시켜야 할, 조선보다 한 단계 낮은 ‘야만족’일 뿐이었다. 그런 그들이 당시 한창 세력을 떨치고 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누르하치에 대해 정확한 정보나 인식을 가질 리 없었다. 정확하지 못한 대외인식의 귀결은 먼저 임진왜란으로 나타났다. 1592년 9월, 누르하치의 원병 파견 제의를 받은 조선이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야기한 바 있다. 충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선에 들어왔던 명군 지휘관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누르하치 군대의 ‘위력’을 이야기했다. ‘그들 기마군단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일본군에게 밀리면 도주하면 되지만, 누르하치 군에게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선조와 조정은 바짝 긴장했다. 그 와중에 1595년(선조 28), 산삼을 캐기 위해 평안도 위원(渭原)으로 잠입했던 건주 여진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이 조선 영내에서 소를 훔쳐가자 위원 군수 김대축(金大畜)이 여진인을 사로잡아 죽인 것이었다. 조선 조정은 이 사건 때문에 누르하치가 침략해 오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실제로 누르하치가 격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같은 해 10월, 선조는 신료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나올 수 없었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일본군과 맞서고 있는 현실에서 서북변 방어는 거의 방치돼 있었다. 그렇다고 남방의 병력을 빼서 서북쪽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신충일(申忠一) 허투알라로 보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은 고육지책을 생각해냈다. 명의 권위를 빌려 누르하치의 침략을 견제한다는 복안이었다. 그 계책은 병조판서 이덕형(李德馨)이 주도했다. 이덕형은 명나라 장수 호대수(胡大受)를 움직였다. 호대수의 참모 여희원(余希元)을 건주여진 지역으로 들여보내 누르하치를 선유(宣諭)하도록 했다. 조선 관원에게도 중국인 옷을 입혀 동행시켰다. 1595년 11월, 여희원은 누르하치의 부장(副將)을 만나 여진인들이 조선 영내로 잠입한 것을 힐책하고, 조선에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선은 여희원을 통해 응급조치를 취한 후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선조는 누르하치를 회유하기 위해 비단을 제공하고, 이후 산삼을 캐기 위해 넘어오는 여진인을 죽이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그들의 침략에 대비해 들판을 완전히 비우고 성에 들어가 방어하는 청야책(淸野策)을 연구할 것을 강조했다. 조선은 나아가 남부주부(南部主簿) 신충일(申忠一)이란 인물을 허투알라로 들여보냈다. 조선인의 눈으로 누르하치 진영의 상황을 직접 정탐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조처였다. 신충일은 1596년 1월, 허투알라를 다녀온 뒤 선조에게 상세한 보고서를 올렸다. 유명한 건주기정도기(建州紀程圖記)가 그것이다. 이는 오늘날 청 초기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료로서 평가받고 있다. 신충일의 보고서를 본 뒤 선조는 “천지의 기세가 바뀌고 있다.”며 탄식했다. 이어 신료들에게 누르하치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북쪽의 ‘오랑캐’, 남쪽의 ‘왜구’ 이른바 북로남왜(北虜南倭)에 의해 포위된 조선의 현실을 새삼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정세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 임진왜란을 불렀던 것은 과오였지만, 선조 정권의 누르하치에 대한 대책은 평가할 만한 것이었다. 누르하치를 견제할 만한 자체 역량이 없는 현실에서 명의 권위를 이용하고, 그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높이 살 만하다. 임진왜란이라는 커다란 위기를 겪으면서 역설적이지만 조선은 외교적 감각을 키웠던 것이다. 6자회담이 어렵사리 타결됐지만 동북아 평화를 위해 아직 갈길이 먼 오늘날, 선조대의 누르하치 정책은 소중하게 돌아보아야 할 역사의 거울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방화장품 “더 고급스럽게”

    프리미엄급 한방 화장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업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 수요에 맞추고 수입 화장품과 맞서기 위해 고급형으로 특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결과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최초의 한방 발효 화장품 `수려한 효(酵)´ 라인을 곧 출시한다. 궁중 3대 보약으로 알려진 경옥고와 비연목란단을 주성분으로 수십종의 한방 유효성분을 발효시켜 만든 제품이다. 발효 과정을 통해 한약재의 유효성분이 크게 증폭됐으며 피부 깊숙한 곳까지 빠르게 흡수되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가격은 에센스(35㎖) 9만원, 크림(60㎖) 10만원. 코리아나는 2003년 출시한 한방 화장품 ‘자인(姿人)’을 ‘프리미엄 자인(ZAIN)’으로 완전히 리뉴얼해 최근 출시했다. 희귀원료인 천녀목란과 용안을 사용했다. 천녀목란은 본초강목 등에 깨끗하고 맑은 얼굴과 매끄러운 피부를 위한 희귀물질로 소개돼 있다.1㎏에 100만원이나 되는 고가 원료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기존 한방 화장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컬러인 로열 퍼플과 직선형의 현대적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나드리화장품도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한방비법을 처방한 ‘헤르본 휘연(徽姸) 순음순양 마사지 크림’(180㎖,6만 5000원)을 최근 출시했다. 산삼단과 주안진, 탄력진, 유윤진 등 약재를 첨가해 피부의 수분과 탄력을 되찾아 건강하고 윤기 나는 피부로 가꿔 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방 화장품은 해마다 10% 이상 매출 증가를 보여 지난해에는 총 5조 5000억원대의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9000억원(16%)어치가 팔렸다.2002년 3800억원의 2.4배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3) 연희동 ‘연희맛길’

    [이색거리 탐방] (3) 연희동 ‘연희맛길’

    거리 한편에는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차 있고, 반대편에는 상점과 식당이 즐비하다. 오후 3∼5시 사이에는 여느 주택가와 다를 바 없는 한산함이 흐른다. 하지만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이 되면 어디선가 몰려든 사람들로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맛길’의 모습이다. 이곳에는 특히 명성을 떨치는 중식당이 많다.500m 남짓 거리에 중식당이 무려 8개. 성인 걸음걸이로 100걸음 정도 걸어가면 중식당을 하나씩 만나는 셈이다.‘연희맛길=차이나타운’으로 연상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50년 화교역사가 그대로 명동 중국대사관 안에 있던 한성화교중·고등학교가 1969년 연희동 89번지로 옮겨오면서 자연히 화교 마을이 형성됐다. 현재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5813명. 이중 중국인은 890명, 타이완인은 2414명이다. 이들의 90%는 연희동에 살고 있다. 화교협회와 서대문구의 통계를 종합하면 7000여명에 이르는 서울 화교의 절반 가까이가 연희동에 터를 잡은 셈이다. 해외 대도시에 조성된 차이나타운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런 까닭에 서울시와 자치구에서는 이곳을 차이나타운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성화교중·고교의 전 이사장이자 이곳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담영발(66)씨는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보다는 다소 침체되긴 했지만 화교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서울시내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조성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장르를 넘나든 맛길로 자리매김 연희맛길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이곳의 특징을 ‘중식당’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유도 깨닫게 된다. 점심·저녁 시간이 아니라도 손님들이 바글거리는 식당은 정작 한식당이다. 특히 ‘연희동칼국수’와 ‘지리산삼계탕’,‘파주골손두부’ 등은 연희맛길의 자존심을 걸고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일반주택을 개조해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먼 곳에서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 주차공간을 확보해 편리함을 더한 식당도 늘어났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가볼만한 맛집

    최근 중식당들이 대부분 현대적인 색채를 넣어 ‘퓨전’을 내세우지만 연희맛길의 중식당은 여전히 ‘중국집’스럽다. 실내에는 중국 소품들로 가득하고, 어릴 적 동네에서 봤던 허름한 중국집 분위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덩치 키우기 경쟁이 치열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든 공통점은 하나다. 어설프게 중식을 흉내내면 퇴출당한다는 것. 정통 중식만을 추구한다. 물론 자장면·짬뽕 등은 기본으로,4000∼6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4000~6000원대 정통중식 고집 서대문구청에서 연희로를 따라 걷다가 고급 주택가를 지나면 연희맛길이 열린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중국식 만두 전문점인 산동수교대왕(山東水餃大王)이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빚은 모양이나 맛이 깔끔해 인기있는 곳이다.10개 4000원. 바삭한 북경오리요리가 일품인 진북경(338-7668)은 이곳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관광객의 필수코스이기도 하다. 담영발 사장은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며 화교사회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너편 걸리부(傑利富)(322-9998)는 저렴한 세트 메뉴가 많아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연희맛길의 한가운데 ‘사러가쇼핑’을 중심으로 건너편에는 해산물요리 전문점인 해지연(332-8835)이, 안쪽 골목에는 이품(322-6172)이 있다. 개업한지 1년이 조금 넘은 해지연은 고급 중식당의 분위기를 갖췄다. 해물과 야채가 풍성한 요리를 특징으로 꼽는다. 큰 길만 따라가다간 ‘이품’을 놓친다.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나 쫄깃한 면발의 자장면은 ‘일품’에 가깝다. 양은 푸짐하고, 가격은 근처 중식당보다 1000원정도 저렴해 동네 중국집으로는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 소품으로 화려하게 꾸민 진보(338-2897)는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내놓는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탕수육·레몬소스 닭고기·칠리소스 닭고기 등 요리는 1만 4000∼2만 5000원 수준. 지역 내 독거노인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등 사회환원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일식집은 어디 이곳 맛길과 조금 떨어진 서대문구청 근처에 40년 전통의 대복장(336-6590)이 있다.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이 특히 개운한 굴짬뽕이 인기다. 케첩소스를 뿌린 닭요리인 ‘지엔타기’를 경험하는 것도 좋다. 끊임없이 손님이 몰려드는 연희동에서 손꼽히는 맛집으로 연희동칼국수(333-3955)를 들 수 있다.6000원짜리 보통 칼국수는 노랑·초록·주황의 고명을 얹어 시각을 자극한다. 우윳빛의 사골국물은 고소하고 진하다. 남은 사골국물에 공기밥 하나 말아먹으면 두 끼니는 거뜬하게 건너뛰어도 좋을 만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혹 사골국물이 느끼하다면 백김치와 겉절이 김치로 개운하게 해결해도 좋다. 서대문구청 직원들이 추천하는 식당은 지리산삼계탕(335-6477)과 제주항(325-6592)이다. 직원들은 지리산삼계탕집을 여름철 일미로 대번에 꼽는다. 들깨를 갈아 걸쭉한 국물이라 닭냄새가 적다.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닭죽도 담백하고 부담이 없다. 제주항은 살찐 갈치와 고등어로 만든 조림을 뜨거운 밥 위에 얹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사러가쇼핑 맞은편의 향가 초밥집(333-5900)은 저렴한 가격으로 초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통통한 초밥이 12개 나오는 생선특초밥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직접 만든 두부로 다양한 요리를 내놓는 파주골손두부(325-4748), 시래기와 채소를 넣어 만든 순대로 끓인 독특한 순대국으로 유명한 백암왕순대(337-1547)도 이곳에서 유명한 맛집이다. 연희맛길로 들어서는 이정표이기도 한 피터팬제과점(336-4775)은 연희동에서 으뜸가는 빵집으로 인정받는다. 초콜릿, 만주 등 기본적인 제과류는 1200원,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파티셰 빵들은 4000∼6000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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