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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만든다.’ 서구 중세시대의 격언입니다. 당시 농노계급이 신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은 도시로 ‘탈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시는 왕이나 영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던 덕분이지요. 한국전쟁 직후 다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서울은 서구의 중세 도시와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생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일푼 ‘촌놈’들이 제 한몸 뉘일 곳은 달동네뿐이었지요.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극중 홍식과 춘섭의 달동네 생활이 팍팍한 우리네 일상과 다를 바 없던 까닭일 것입니다. 그런 달동네가 이젠 서울에서 사라져만 갑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변모하는 것은 분명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대신 들어서는 ‘아파트숲’에 달동네 사람들이 등 비빌 데는 좁기만 합니다. 갈 곳 없이 남은 이들에게는 이번 겨울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성북동 고급 빌라와 중계동 학원촌의 그늘에서 연탄 한 장과 김치 한 포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옛 것 없는 새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인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는 어떤 미래를 그릴 것인가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함께 하지 않는 내일은 우리가 아닌 ‘그들만의 미래’입니다. 새벽 하늘에 진눈깨비가 날린 지난 21일. 하늘과 맞닿은 달동네는 이미 한겨울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주인 없는 집들. 코흘리개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그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멍가게 난로 주위는 노인들 차지다. 서울에서 얼마 안 남은 달동네 풍경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달동네로 향하는 길만큼이나 가파른 일상의 풍경들이 펼쳐진 곳. 그러나 달동네는 아파트촌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서울 달동네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살펴봤다. 서울의 달동네는 이제 손을 꼽을 정도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과 양지마을, 성북구 성북2동 북정골 등 4∼5곳만 남아있다. 그것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중 이거나 추진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은 서울시내에서 달동네의 명맥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종점인 당고개역으로 가다 보면 창 밖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희망촌에는 300여가구 1000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당고개역에서 내려 수락산 자락을 따라 오르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차도가 세상과 이곳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상계 4동은 거의 전체가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돼 있다. 희망촌을 찾은 손님을 가장 먼저 맞는 이들도 부동산 업소들이다. 쓰러져가는 집마다 업자들의 명함과 전단이 도배돼 있다. 달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은 여전히 가혹한 계절이다. 이중창은 고사하고 비닐과 목재문으로 겨우 바람만 막았다. 도시가스는커녕 유지비가 만만찮은 기름보일러도 이 곳에서는 사치다. 최근에는 연탄을 다시 때는 집도 늘었다. 그러나 연탄값도 버겁다. 주민 정상준(55)씨는 “하루 연탄 세 장이면 방 뜨끈하게 데울 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못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동네까지 배달되는 연탄은 장당 380원 정도다. 한겨울을 나려면 500장은 필요하다.20만원도 이들에게는 큰 돈이다. ●집세 오를까봐 집 수리도 못해 희망촌 건너편 ‘양지마을’에는 5800여가구 1만 6000여명이 살아간다.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서울시민 대부분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도시가스가 이곳에도 들어오지 않아 연탄·기름·전열기 등에 의지하고 있다. 결국 중산층보다 연료비 부담이 더 큰 셈이다. 이날은 마침 한 기업에서 보내온 김치를 주민들에게 배달하는 날. 상계4동 사회복지사 강수아(32·여)씨와 함께 김치를 들고 나섰다. 이곳에는 유독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전달하는 도시락과 안부전화가 거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김치를 받은 김옥분(가명·70) 할머니는 연신 복지사의 손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는 연탄 땔 힘도 돈도 없어 작은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나마 전기값도 걱정이다. 김 할머니는 청각장애까지 겪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약값 등으로 15만원이나 나가서 보청기도 새로 사지 못했다. “그래도 너희들 때문에 겨우 살아. 따뜻하게 다녀.” 김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 산동네를 오르내리는 복지사를 되레 친딸처럼 걱정한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세입자들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 안쪽의 월세를 낸다. 그러나 눈·비로 천장이 내려앉거나 담장이 무너져도 집주인들과는 연락이 안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연락을 못 하기는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강씨는 “수리가 되면 집세 오를 걱정에 연락 안 하고 위험하게 사는 게 여기 사람들의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나무도 여전히 훌륭한 땔감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는 1670여가구 4000여명이 부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도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주택공사와 SH공사가 이곳을 수용한 뒤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여기 주민들은 대개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된 이들이다. 다른 달동네와 달리 젊은 사람들도 눈에 종종 띄는 이유다. 젊은 부부와 중년 부인은 물론 짙은 화장에 세련되게 빼 입은 아가씨들까지 다닌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던 박상춘(50)씨는 “공사장 폐목이나 버려진 가구 등을 잘개 쪼개 난로 땔감으로 쓴다.”면서 “나무도 남아도는 데다 연탄값도 아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막에 쌓아둔 나무에 불이라도 나면 동네 전체로 퍼질 것 같아 위험천만해 보였다. ●텃밭서 김장거리 수확 성북구 성북 2동 북정골은 가장 도심에 가까운 달동네다. 북악산 자락 서울성곽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생활 형편이 낫다. 기초생활수급자 숫자도 일반 동네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꼬불꼬불한 길과 쓰러져가는 집들, 그리고 생활고를 겪는 이웃들이 많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북정골에서 눈에 띄는 풍경은 텃밭이다. 가파른 경사나 집 뒤편 작은 공터에 마련한 밭에 배추나 파 등을 심었다.‘산사태의 원인인 농사를 짓다가 처벌될 수 있다.’는 구청의 경고문도 생활고 앞에서는 효력을 잃었다. 마침 서너평 남짓한 밭고랑의 배춧잎을 줍던 박순자(가명·57·여)씨는 “여기서만 열 포기 넘는 배추를 수확했다.”면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이렇게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성북2동 사회복지사 이주안씨는 “자연환경과 함께 사는 북정골 주민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다행히 정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달동네의 ‘대명사’ 하월곡동 산2번지. 한때 2000가구 이상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100가구도 채 안 남았다. 지난 9월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밀물 빠지듯 흩어졌다. 이 곳 장위중학교 맞은편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는 이진배(69)씨는 하월곡동 달동네 토박이다.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40여년 전 상경한 뒤 여기서 쭉 지냈다. 하지만 이씨에게 이제 남은 건 걱정뿐이다. 가게와 조그만 집의 권리금은 8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연립 하나 장만할 돈도 안 된다. 이곳을 떠나는 것도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씨는 “청춘을 보낸 하월곡동을 떠나는 게 시원섭섭하다.”면서 “마지막으로 설을 쇤 뒤 지방 쪽으로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두걸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달동네의 유래는 ‘달동네’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설은 없다.60∼70년대 신문에서 각종 개발 사업의 여파로 도심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달이 잘 보이는 산자락에 천막을 짓고 산다는 의미로 ‘달나라 천막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이 1980년 TV 일일연속극 ‘달동네’가 방영된 이후부터 불량·불법 가옥이 몰려있는 산동네를 의미하는 대명사격으로 사용됐다. 당시 이 드라마는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려 큰 인기를 누렸다. 사실 60∼70년대 ‘강제이주’된 철거민들에게 허락되는 것은 비바람을 겨우 피할 만한 천막 하나였다. 수도며 하수도, 부엌까지 공동으로 사용하며 어깨 너머로 옆집의 살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은 열악했다. 달동네는 ‘주거환경개선’이나 ‘재개발’의 대상이었지만 도시 성장에 필수적인 노동력을 공급해주는 의미는 부인할 수 없었다. 청계천 주변, 청량리, 사당동, 봉천동, 행당동, 삼양동, 하월곡동, 상계동, 상도동 등 서울 곳곳에 자리잡았던 달동네는 80∼90년대 이후 대부분 높은 ‘아파트 숲’으로 변하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달동네의 대표격이었던 난곡도 이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곧 경전철이 도입되는 ‘신도시’가 된다. 상계4동, 중계본동 등 일부 남은 지역들도 뉴타운이나 공공개발 등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달동네가 없어지면 원주민들은 어디로 옮겨가느냐는 것이다. 재개발 뒤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은 30% 남짓이다. 다른 대체 주택을 찾아야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달동네가 사라지는 상황이라 이주할 곳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개발이 끝난 난곡의 경우 인근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이 이전 달동네 주민 대부분을 흡수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도움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
  • 27일만에 극적 구조

    지난달 8일 발생한 파키스탄 대지진 당시 무너진 집에 매몰됐던 청년이 27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젤룸계곡 내 파흘 마을에 사는 칼리드 후세인(20)은 지진 발생 당시 집에서 어머니 및 4명의 형제와 함께 가축을 돌보고 있었다. 지진과 함께 발생한 산사태로 바위와 흙더미가 집을 덮치면서 이들은 모두 매몰되고 말았다. 다른 동네에 있어 화를 피할 수 있었던 아버지와 세 명의 아들은 사고 뒤 집으로 돌아왔다. 마땅한 구조장비도 없이 이들은 잔해를 파헤쳤다.12일 만에 다른 가족들의 시신은 찾았지만 칼리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버지 무자파르는 “칼리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족들의 장례식을 치렀다.”고 말했다.하지만 기적은 일어났다. 지난 5일 나머지 잔해를 치우던 아들 자히드(18)가 “형의 손이 보인다.”고 소리쳤다. 무자파르는 “당연히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칼리드가 숨을 쉬고 있었다.”며 “나무기둥과 돌더미 속에 갇혀있던 칼리드의 주변에는 겨우 손을 움직일 만큼의 공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칼리드는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기는 했지만 큰 부상없이 구출됐다. 인근 도시로 옮길 차량이 없어 5일이 지난 지난 10일에야 겨우 무자파라바드로 이송, 입원했다. 칼리드에게는 외상보다 심각한 정신적 상처가 남았다. 초점없는 눈동자로 허공을 쳐다보며 손으로 계속 땅을 파는 시늉을 하는 칼리드의 모습에서 갇혀있는 동안 얼마나 큰 공포에 시달렸는지 알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칼리드의 담당 의사는 “27일 동안 물과 음식없이 버틴 것은 기적”이라며 “다리 치료와 함께 정신과 의사들이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행정구역 통합 학산시 현장탐방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행정구역 통합 학산시 현장탐방

    일본 고이즈미 정부의 주요 개혁과제인 시(市)·정(町)·촌(村) 합병작업인 ‘헤이세이(일본의 연호) 대합병’이 진행 중이다.1999년 3232개이던 기초자치단체는 내년 3월 1821개로 대폭 줄어든다. 총무성은 대통합의 잘잘못을 내년 3월까지 검증, 합병 후의 문제점을 줄여가겠다는 구상이다. 합병 작업이 진행중인 이시가와현 학산(白山)시를 찾았다.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도쿄 서북쪽, 동해안 연안의 이시가와현 학산시는 지난 2월 1시,2정,5촌이 합병해 탄생했다. 이시가와현 최대의 면적에 인구는 11만명이 됐다. 합병 뒤 선거를 통해 새 통합시장이 탄생했고, 각 시·정·촌 의회는 해산, 시 의회로 통합됐다. 격변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셈이다. ●변화의 칼바람 맞은 상층부 합병에 따른 변화는 격렬하다. 우선 8개 자치단체장 중 시라미네 촌장 등 7명은 자리를 잃고, 맛토 시장이었던 통합 학산시 카도 미쓰오(74) 시장만이 기초단체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부단체장도 8명에서 1명으로 줄었고, 교육장과 회계·재정담당자도 역시 8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고 기타노 고이치 학산시 총무부장이 설명했다. 지역사회 상층부 32명 중 28명이 대통합으로 인해 졸지에 자리를 잃은 것이다. 지역유지들인 의회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시·정·촌 의회 8곳의 의원들은 합해서 100명 정도였다. 카도 시장은 “숫자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단체장, 부단체장 등이 크게 줄었는데 안줄일 수 없다고 판단,35명으로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대통합의 바람은 이제 시작일 뿐 하지만 군살빼기는 시작일 뿐이다. 시의회 의원 정수는 차기 선거 때 28명으로 준다. 이처럼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층부만 줄여도 예산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시관계자들의 설명이다. 8개 시·정·촌 소속 직원들은 한개 시의 직원이 됐지만 아직까지 1040명의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카도 시장은 “10년에 걸쳐서 직원을 200명(20%) 정도 줄이겠다. 인위적인 조기퇴직보다는 채용 인원을 3분의 1, 혹은 5분의 1로 해서 줄이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학산시, 자력갱생 목표 일본 정부는 합병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들었다. 재정적인 압박과 지원을 병행한 것이다. 덩치를 줄이는 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깍겠다고 선언, 대부분이 통합대열에 끼었다. 학산시도 마찬가지다. 학산시는 8개 시·정·촌이 기존의 이름을 모두 버리고 일본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학산 자락에 위치한 점을 살려,‘학산시’로 태어났다. 지명도를 높여 관광과 공업, 농업으로 자립하겠다는 의지였다. 학산시도 통합에 따라 중앙정부에서 10년간 450억엔(약 4000억원)의 특별지원을 받을 자격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70%는 중앙정부의 직접 지원금이다. 하지만 카도 시장은 “중앙정부 지원은 빚일 뿐이다. 따라서 100억엔 정도만 지원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학산의 관광자원·특산물 알린다 학산시는 우선 명산 학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수입을 늘릴 예정이다.8개 자치단체에 흩어졌던 축제, 고산식물 등 관광자원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노린다. 학산 브랜드의 각종 상품들을 개발, 판매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학산시내 5개의 니혼슈(청주) 회사들은 ‘학산’을 특허 형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학산이란 상표로 청주 등을 생산, 판매하며 280년,16대째 이어온 고보리주조사 고보리 히로야스 기획실장은 “최고의 청주 생산을 위해 최고의 쌀과 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학산이란 청주로 고향도 알리고, 세수 증대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다. 학산 청주는 도쿄, 홋카이도, 가고시마 등 일본 전역에서 유명하고 해외로 수출도 되고 있다. 학산시를 흐르는 테도리가 천은 매년 10월말부터 11월말까지 연어낚시꾼들로 붐빈다.1978년부터 이시가와수산종합센터가 매년 2∼3월 600만∼800만 마리의 연어 치어를 방류, 매년 1만∼2만 마리의 팔뚝만한 연어들이 모천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920년대부터 학산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빈발, 이후 첨단의 사방(砂防) 기술을 발달시켰다. 이런 기술은 한국과 타이완, 중국 등지로 전수되는 중이라고 한다. 일제 식민지 시절 학산에서는 사방공사에 동원된 수많은 조선인들이 100㎏ 전후의 바윗덩어리를 나르다 희생된 어두운 역사도 있다. taein@seoul.co.kr ■ 행정구역개편 이렇게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대규모 행정제도개편은 이번이 세번째다.19세기말 메이지정부가 시·정·촌제를 도입하며 농촌위주의 봉건적 행정체계가 사라졌다. 전후 1953년부터 3년간은 역시 시·정·촌 합병인 ‘쇼와대합병’이 이뤄졌고, 이번 합병이 세번째다.47개의 광역단체 수를 대폭 줄여 도·주제(道州制)를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번 대합병의 가장 큰 목적은 악화일로의 재정난 타개다. 시대 흐름에 맞게 통합, 재정지출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50여년 된 현행 제도는 교통망 발달에 따른 생활권광역화에 적합지 않다는 점도 이유다. 이농현상에 따른 농촌·산간지역의 인구 감소도 행정비효율을 초래했다며 통합을 재촉했다. 앞으로 중앙정부는 통합 지자체의 예산과 공무원 수 삭감을 유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합병은 지자체 의회의 결의와 주민투표 등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재정적 유인책이 컸고, 일부 강제성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자치를 보장한 헌법에 반한다는 비판도 있고, 환상이란 우려도 있다. 대합병에 따른 명암도 엇갈린다. 새로운 통합자치단체 신청사 등 대규모 공공시설공사가 많아 합병특수가 있다. 주민의식조사, 신도시건설 계획 등 컨설팅업체도 분주하다. 반면 서리를 맞는 곳도 적지 않다. 이미 기초단체장, 부단체장, 교육장 등 많은 지역유지들이 자리를 잃었다. 전국의 정·촌을 회원으로 해 정·촌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해 온 ‘전국 정·촌회’도 회원수가 격감, 회비수입이 줄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국의 정·촌수는 2003년 4월 2513개였지만 7일 현재는 1395개이다. 대합병이 완료되는 내년 3월말에는 1045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taein@seoul.co.kr ■ 학산시 술도가 오쿠무라부부 |학산(이시가와현) 이춘규특파원|우리나라의 막걸리와 흡사한 도부로쿠(탁주)가 고이즈미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덕분에 대중주로 부활하고 있다. 여관 ‘시시쿠소’ 주인 오쿠무라 에이지 부부도 대합병과 규제완화 등 개혁 바람의 한복판에서 ‘도부로쿠 특구’를 앞세워 새로운 학산시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도부로쿠 특구는 무엇인가.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술도가에서만 제조하던 도부로쿠를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일반시민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시작했다. ▶조건은 무엇인가. -숙박시설을 갖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고, 자신의 집에서 쌀을 생산해야 한다. 면적 제한은 없다. 냉장보관숙성 시설 등 생산설비도 자격요건이다. 주세법의 제약이 남아 있다. ▶왜 이 동네에 특구가 허가났나. -이 곳은 술이나 미소(일본식 된장), 간장, 미네랄 등 공업이 번성했다. 이런 전통에 따라서 도부로쿠 특구도 허가가 난 것으로 보인다.6주간 연수도 필요했다. ▶학산은 왜 술이 유명한가. -기온의 연·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다. 청주나 도부로쿠를 발효시키려면 온도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나 이시가와현의 지원은 없나. -비품을 시에서 구입한 걸 빌려쓰고 있다. 생산공정도 지원해주고 있다. ▶맛이 궁금하다. -청주와는 전혀 다르다. 알코올 도수는 청주와 비슷하지만 마시기가 쉽다. ▶외부에서 온 손님에게도 파는가. -고객이 와서 사갈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직접 들고 가 팔 수는 없다. 숙박손님이 사서 들고 갈 수도 있지만, 택배로 부칠 수는 없다. taein@seoul.co.kr
  • [사설] 두산사태 투명경영 계기돼야

    두산그룹 박용성·용만 형제가 회장직과 부회장직을 내놓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박용오 전임 회장과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 와중에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넉달 만이다. 그동안 양측의 폭로와 검찰 수사로 많은 비리와 불법이 드러남에 따라 우선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번주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그에 따른 법의 처벌도 받게 될 것이다. 두산가 형제들의 이전투구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전근대적인 가족경영의 폐해와 그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은 지난 100여년간 창업자의 유훈을 받들어 ‘가족 공동소유 공동경영’의 전통을 이어왔다. 또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성공적인 경영을 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대에는 이같은 경영방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네 것’인 소유·경영 시스템 하에서는 시대적 요청인 투명경영이 실천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소유·경영 구조는 기업주로 하여금 회사돈과 개인돈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들어 비자금 운용과 회계조작 등의 비리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더욱이 가족 구성원들 간에 우애와 화목이 깨지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두산사태는 잘 보여주고 있다. 두산그룹은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공동소유 공동경영’을 버리고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 회장도 회장직을 사임하면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한 기업과 혁신적인 선진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차제에 오너중심체제를 전문경영인중심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도 함께 검토해주기 바란다.
  • 수사발표 임박… 그룹부담 줄이기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그룹 경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박 회장 개인으로서는 60개가 넘는 대외직함 가운데 국제직함 20여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약력’으로 남게 됐다. ●해묵은 비리에 쓰러진 ‘미스터 쓴소리’ 두산측은 박 회장의 사퇴에 대해 “두산사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검찰수사까지 받게 된 데 대한 그룹회장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한 것”이라면서 “그룹회장이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보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의 진정서 파문이 일어난 직후인 7월말만 해도 사퇴 의향을 묻는 질문에 “책임질 일이 있어야 책임질 것 아니냐. 검찰조사에 떳떳이 응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두산산업개발이 2797억원 분식회계를 고백하고 오너일가의 주식매입대금 이자(138억원)를 회사가 대납한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박 회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사태가 추잡한 형제간의 분란을 넘어 두산그룹 ‘비리’ 사건으로 확전되자 박 회장이 책임을 통감한 것이다. 다음주 중 있을 검찰 수사 발표를 앞두고 그룹의 부담을 줄여 보자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들이 통상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지를 감안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말했다. ●‘뉴 두산’으로 거듭나나 오너일가가 연루된 각종 비리로 ‘109년 형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두산은 계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단행할 계획이다. 손길승 전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사법처리 이후 ‘뉴SK’를 선포했던 SK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두산산업개발-㈜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개선은 장기 과제로 남았다. 두산은 초대회장인 박두병 회장 사후 삼성 출신인 정수창씨를 영입(77∼81년), 국내최초의 전문경영인 회장체제를 도입했었다. 정수창 회장은 낙동강 페놀사태로 두산이 위기에 몰린 91∼93년에도 회장직을 맡았다. 한편 그룹 회장직은 물론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도 내놓은 박용성 회장과 달리 동생인 박용만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직만 물러나고 ㈜두산 부회장 등은 유지키로 했다. 오너 3세인 박용곤·용오·용성에 이어 박 부회장마저 경영에서 손을 뗄 경우 ‘경영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4세들의 지위에도 변동이 없다. 이들 4세가 경영전면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단행될 두산그룹의 개혁 성과에 달려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두산그룹 사태 일지 ▲2005.7.18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체제 개편 발표 ▲7.21 박용오 회장측, 박용성 회장 비리 검찰에 진정 및 박용성 회장 그룹회장 승계 원천무효 성명서 발표 ▲7.22 박용곤 명예회장,“박용오 전 회장, 그룹과 가족에서 제명”. 박용성 회장,“비자금 조성의혹 사실 무근” ▲7.26 검찰, 두산그룹 비리 수사 착수 ▲8.8 두산산업개발,2797억원 규모 분식회계 고백 ▲8.10 두산산업개발, 오너일가 대출이자 138억원 대납 확인 ▲8.20 검찰, 두산그룹 관계자 계좌추적 착수 ▲8.30 참여연대, 박용성 회장 등 고발 ▲9.2 검찰, 두산산업개발 압수수색 ▲9.6 박용성 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3선 성공 ▲10.7 검찰, 박용성 회장 등 출국금지 ▲10.20 박용성 회장 소환 ▲11.4 박용성 회장, 그룹 및 대한상의 회장 사임
  •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풀과 나무의 미덕은 그지없다. 곤충과 새, 여러 야생동물들의 근원적 삶터 그 자체이면서 사람들에게도 더없는 혜택을 베푼다. 빗물을 걸러 맑은 물을 선사하는가 하면 뿌리로 흙을 붙들어매 산사태나 홍수 피해도 줄여준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들이켬으로써 요즘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방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익점의 목화씨는 헐벗은 민족의 몸을 감싸주는 의복혁명까지 불러오지 않았는가. ●녹색연합, 법정보호종 파괴지 30곳 조사 이런 산야의 초목들이, 그것도 야생식물의 보고로 불리는 백두대간의 야생식물들이 사람들의 마구잡이 개발과 홀대, 무관심으로 신음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이니, 희귀·특산종이니 하는 법정보호종들도 가뜩이나 가녀린 목숨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최근 ‘백두대간 야생식물 실태조사’ 보고서를 펴내고 개발바람에 휩쓸려 스러져가고 있는 야생식물의 실상을 전하면서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보고서엔 백두대간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야생식물의 훼손현황이 자세히 담겨 있다. 녹색연합 백두대간보전팀 남경숙 간사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이뤄진 개발사업 가운데 30곳을 골라 환경영향평가 조사보고서 등 문헌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했다.”면서 “서울면적의 20%가량 되는 121㎢의 야생식물 서식지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서식지 훼손은 모든 개발사업 현장에서 고루 나타났지만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야생식물 이식 등 보전대책 마련이 요구된 사업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법정보호종들이 부실한 사후관리에다 이식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말라죽거나, 옮겨심도록 지정된 종(種)과 다른 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심어 생태계 교란을 부추기는 사태도 빚어졌다. 녹색연합은 30곳의 조사대상 사업지 가운데 ▲강원 양양군 양수발전소 ▲강원 정선군 자병산의 옥계 석회석 광산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 ▲무주군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사업 등 4곳을 이식사업 실패 사례로 꼽았다. ●왜래종 마구 심어 생태계 교란까지 무주리조트가 들어선 덕유산국립공원내 향적봉 일대는 300∼500년 된 주목(朱木)과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진 원시림 지역이다. 고급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는 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세 곳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이고,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희귀종이다. 리조트 건설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10여년 전 이들 나무의 이식이 이뤄졌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녹색연합 조사 결과, 리조트 내 스키 슬로프 외곽에 심겨진 구상나무 113그루는 모두 고사(枯死)해 버렸고, 주목(253그루) 역시 44%가 말라죽어 142그루만 겨우 살아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나무의 수령과 크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수목을 이식하는 바람에 생육조건이 나빠져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나무는 한정된 서식환경에서 생존하는데, 이식 시기와 방법 등이 불충분하게 검토됐다.”고 지적했다. 자병산의 석회석 광산과 무주군 양수발전소의 경우 생태계 교란 현상이 빚어졌다. 자병산 광산의 경우 훼손지 복원공사를 하면서 끈끈이대나물·루드베키아·족제비싸리 등 외래종이나, 현지에 서식하지 않는 해송 등을 대거 옮겨심은 것으로 조사됐다. 덕유산국립공원내 양수발전소 일대에도 환경부가 협의해준 종과는 다른 야생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개발이 끝난 후 북미산 족제비싸리와 일본산 홍단풍과 겹철쭉, 중국단풍 등 12만여 그루의 외래식물이 이식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형 그대로의 자연이 보존된 곳”으로 평가돼 온 양양군 점봉산과 인제군 진동계곡의 경우 대형 양수발전소가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인데,“댐 주변 9곳에 이식지를 조성했다고 보고돼 있으나 사업주체측은 이식지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아울러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솜다리와 한계령풀·털개불알꽃 등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이 확인됐지만, 그럼에도 이들 종은 사업시행 과정에서 제대로 이식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지금까지 법정보호종 등의 이식조치가 개발사업의 부작용을 줄이는 최선의 대안으로 여겨져왔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고 비판했다. ●“야생식물 보호시스템 일원화해야”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1만㏊가 넘는 산림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산불이나 도벌 등 인위적·자연적 요인을 빼더라도 6000㏊ 안팎의 산림이 도로나 공장·대지조성 등 용도로 자취를 감춘다. 백두대간의 훼손면적도 날로 커지면서 야생식물의 종(種)다양성 보존조치가 절실한 형편이다. 백두대간엔 4000종 남짓한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33%가 살고 있고, 특산식물도 전체의 27%가량인 108종이 서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야생식물 훼손실태와 원인 등을 짚으면서 몇가지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먼저 야생식물 보호시스템의 체계적 구축을 위해 현재 환경부와 산림청, 문화재청 등으로 분산된 야생식물 보호 담당부처의 기능적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각 멸종위기종(환경부), 희귀특산식물(산림청), 희귀식물(국립수목원), 천연기념물(문화재청) 등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는데,“기관마다 식물종과 서식처를 관리하는 보전목표 등이 달라 보호정책도 상이한데, 이제는 일관성있는 통합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야생식물을 그저 이식하도록 조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식된 식물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연구 ▲이식 후 철저한 사후관리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남경숙 간사는 “우선 환경부가 이식할 야생식물의 선정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하고, 해당 개발사업체에 대해 이식후 사후관리 지침과 모니터링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부여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다시는 볼 수 없는 한국특산식물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박용성회장 60개대외직함 ‘위태’

    검찰의 두산그룹 수사가 마무리국면에 접어들면서 박용성 회장의 사법처리 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의 사법처리는 개인 박용성에 대한 처벌 차원을 넘어 경제·스포츠 외교에도 파장을 몰고 오게 된다. 26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이 맡고 있는 대외직함은 무려 60개에 달한다. 박 회장의 사법처리 정도에 따라 이 가운데 상당수 ‘명함’이 사라질 수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세계 최대의 민간경제기구인 ICC(국제상업회의소) 회장에 취임했다.85년 ICC 역사상 두번째 아시아인 회장이다. 또 도하개발어젠다(DDA) 민관합동포럼 공동의장, 한·일FTA 비즈니스포럼 위원장,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 위원장, 한·중민간경제협의회 회장, 태평양경제협력회의 한국대표 등 굵직굵직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경제외교력을 인정받아 2010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전에서 대통령 특사로 활동했다. 첫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2012년 유치를 위해 다시 뛰고 있다. 박 회장은 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기반으로 국제노동재단 이사장, 환경보전협회 이사장, 한국디자인진흥원 이사장, 한국유통물류진흥원 이사장, 재경부 세제발전심의원회 위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등 국내 경제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한 표가 아쉬운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도 박 회장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직이 꼭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는 “김운용 전 부위원장의 위원직 사퇴로 국내 IOC위원이 2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박 회장마저 물러나면 국제 체육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최근 출국금지에서 잠시 풀려나 스위스 IOC총회에 참석한 것도 이번 총회에서 2009년 IOC총회의 부산 유치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국가적’ 주문이 작용했다. IOC는 IOC위원이 올림픽헌장이나 윤리규범을 위배했다고 판단될 경우 집행위원회에서 제명권고안을 채택, 총회 참석위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제명을 결정한다.KOC측은 “올림픽헌장이나 윤리규범의 조항들이 워낙 추상적이어서 박 회장의 사법처리가 곧바로 제명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IOC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박 회장은 ‘두산사태’가 불거진 것 만으로도 국제 체육계에서 적지 않은 불이익을 받았다. 비록 3선에 성공하긴 했지만 지난 9월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선거에서 반대파들이 두산사태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허리케인 ‘윌마’ 중미 강타 13명 사망

    허리케인 윌마가 19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 상륙해 중미 지역에 피해를 낳기 시작했다.20일 4등급으로 세력이 다소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주말쯤에는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에선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2000여가구가 피난길에 올랐다. 자메이카와 온두라스에서도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자메이카와 온두라스 등지에 앞으로 최대 300∼380㎜, 쿠바 산악지역에 630㎜의 비를 뿌리겠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예보했다. 18일 시속 282㎞로 풍속을 키운 윌마는 19일 오후 260㎞로 다소 떨어진 가운데 21일쯤 유카탄 해협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멕시코 최대 휴양지 칸쿤과 코수멜섬 근방을 지날 전망이어서 칸쿤에서 20일 열릴 예정이던 MTV 음악행사가 연기됐다고 멕시코 당국이 밝혔다. 쿠바는 저지대 주민과 관광객 1000여명을 대피토록 했으며, 플로리다 관광객들도 대피길에 올랐다. 플로리다 주민들은 벌써 식수와 통조림 등 비상 물품을 사재기하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개발 허용’ 산 60% 붕괴위험

    ‘개발 허용’ 산 60% 붕괴위험

    개발이 허용된 전국 산지의 60%가 30도 이상으로 경사면이 급격히 깎여 산사태 등 붕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시민단체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합법적인 개발일지라도 산지전용에 따른 피해가 토양침식과 생태계 파괴에까지 미치고 있으며 복구사업이 의무화돼 있지만 22%는 개발을 마치고도 복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은 이에 따라 산지의 불법전용 등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주는 이른바 ‘산(山)파라치’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지만 허가 및 관리감독을 책임진 일선 시·군·구는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산지훼손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직 공무원과 학계, 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한국산지보전협회가 최근 공개한 ‘산지훼손실태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산지전용이 허가된 전국 시·군·구 124곳의 598개 지역 산지 가운데 60%가 개발과정에서 산 경사면을 30도 이상으로 깎았다. 특히 강원과 경기는 전체 전용산지의 각각 90%와 80%가 집중호우때 산사태 등의 붕괴 위험이 예상되며 영남과 호남 지역의 전용산지는 경사면을 30도 이상으로 절단한 비중이 50%나 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4) 농촌과 산림을 살려라

    [우리땅을 살리자] (4) 농촌과 산림을 살려라

    “이러다간 산이 다 없어지고 말지…(공장 창고 같은)저런 것 지으려고 산을 다 없앤답니까. 산만 깎아놓고 저렇게 2년 가까이 방치해도 문제 없나요.” 경기도 성남시에서 이천시로 넘어가는 3번 국도에서 광주시 퇴촌면으로 빠지는 325번 지방도로를 타고 10분쯤 가면 용수리가 나온다. 곤지암천과 경안천을 끼고 도는 풍경이 빼어나 부자들의 별장이 적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2∼3년 사이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나지막한 산들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와 마주한 이곳 용수리에서 5년이 넘게 슈퍼마켓을 운영해온 최모(여·47)씨는 “공사 소음도 문제지만 여기저기 산을 파헤쳐 공장을 짓고 도로를 내느라 옛날 모습이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슈퍼마켓 앞쪽으로는 파란색과 빨간색 지붕을 갖춘 공장 창고들이 빼곡하고 산 중턱은 두부 잘리듯 한쪽 모퉁이가 베어져 흉물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다시 퇴촌에서 양평쪽으로 이어지는 88번 지방도로에 접어들자 먼지를 뿜어내는 대형 덤프트럭들이 쉴새없이 오간다.3분쯤 따라가자 양평쪽으로 가던 트럭들이 일제히 오른쪽 산속으로 방향을 튼다. 고개 하나를 넘자 도로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장면이 목격됐다. 산을 수직으로 50m나 자른 분지 형태의 광산이 나왔다. 한눈에 봐도 산이 형편없이 훼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에서 보면 영락없이 산속에 구멍이 뚫린 모습이다. 광산 관계자는 “3년 전 광산을 매입할 때부터 산지 경사면이 크게 훼손돼 한때 산사태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5년간 전용이 허가된 산지는 3만 7579㏊로 매년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가까운 7500㏊의 산지가 사라졌다. 한국산지보전협회가 최근 발표한 ‘산지훼손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도로, 채석, 전기통신시설, 광업, 주거시설, 공공기관 등의 이유로 산지가 훼손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산지를 훼손하는 사례는 점차 줄고 있으나 전용 허가를 받은 뒤 개발과정에서 규정을 어기는 훼손이 늘고 있다.”면서 “일선 시·군·구 직원들은 합법적이라는 핑계로 관리·감독에 소홀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아예 산지보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고 말했다. 불법적인 산지훼손은 2003년 1276건에 195㏊로 1999년의 1500여건 246㏊에 비해 51㏊가 줄었다. 불법 훼손은 개발 허가를 받은 면적보다 더 많이 산지를 파헤치는 게 대부분이다. 땅이 훼손되는 것은 꼭 산지만이 아니다. 농지 역시 개발론에 밀려 멍들고 있다. 물론 농지 훼손도 승인을 받고 합법적인 틀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난개발이고 당국이 그에 따른 폐해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천·의왕에서 평택·오산으로 연결된 39번 도로를 타고 1시간쯤 가면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이 나온다. 화성 ‘개발붐’과는 다소 멀었던 이곳도 동탄 신도시가 들어서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증설된다는 소식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물류도로’라 불리는 39번을 끼고 있어 개발 유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개발의 중심은 구장 사거리다. 한때 논과 얕은 하천, 그리고 몇몇 농가가 있던 이곳은 지금 땅을 고르는 불도저 굉음이 요란하다. 주변에는 천막이나 기계 부품 등을 만드는 공장들과 ‘땅 전문’을 내건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들어섰다. 논 위로 왕복 2차선 도로가 나면서 주변의 다른 논들도 흙으로 덮이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1000평 단위로 농지 매물이 나오는데 몇주만에 소화된다.”고 밝혔다. 현지 주민들은 “주변에 공장 짓는다고 난리인데 농사지을 맛이 나겠느냐.”면서 “농사 짓던 땅을 팔아 다른 논을 사거나 인근 도시의 건물을 사서 임대료를 받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야산이 사라지는 것도 드물지 않다. 화성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신모(52)씨는 “일주일 사이에 야산 하나가 없어졌다.”면서 “개발도 좋지만 마을 한가운데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 허가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화성의 개발이 한창이라면 평택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서울에서 천안을 잇는 1번 국도와 청량리∼천안간 전철의 정차역이 만나는 지역의 논은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 현지 주민인 김모(63)씨는 “평택은 5년이 가물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며 “이같은 속도로 논이 사라지면 식량확보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2003년부터 준농림지역이 관리지역에 포함됐지만 계획관리(개발용), 생산관리(옛 준농림지역), 보전관리 등으로 세분화하지 않아 난개발을 더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장의 규격과 색상에 대한 규제가 없어 경관이 파괴되고 난개발로 이어지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지난 한해 동안 전용된 농지는 1만 5686㏊에 이른다. 광주·화성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전문가 제언] 山主에 인센티브 ‘산림직불제’ 도입해야 휴양이나 녹색댐 등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 2월 기후협약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온실가스의 최대 흡수원으로서 산림의 보전 문제는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다뤄지고 있다. 산지보전협회가 지난해 전국의 만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83%는 산지 훼손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주요 원인으로 난개발과 산불을 꼽았으며 책임 소재는 74%가 정부에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자의 순으로 대답했다. 산지보전협회가 실시해온 현장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연간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8000㏊의 산림이 매년 다른 용도로 개발되고 있다. 택지, 도로, 공장용지, 골프장의 비중이 컸다. 산지보전협회가 전국의 산지전용 개발지 598곳을 조사한 결과 산을 급격히 깎아 경관과 생태계의 파괴 이외에도 집중호우시 산사태 등의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산지 전용 및 개발 허가를 내줄 경우 위치 선정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훼손되는 면적은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훼손된 지역은 안전성 보강은 물론 생태계 복원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허가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시·군에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지속적인 현장확인 및 지도·감시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형편이다. 현장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는데다 문제가 생길 경우 문책을 당할 것을 우려해 당국이 산지보전 업무를 맡는 것을 기피하려는 성향도 있다. 산지 개발로 지방세수만 챙기려는 지자체의 인식도 난개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산지의 난개발을 막고 산림을 온전하게 지키려면 산주(山主)가 산림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정부가 보조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산림 직불제’가 도입돼야 한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일선 시·군의 전문인력 보강과 시민단체 및 여론의 공동 감시기능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김용한 산지보전협회 사무총장 ■ 정부 산지보전 대책은 정부는 산지보전을 위해 2003년 10월1일부터 산지관리법을 산림법에서 따로 떼어내 시행하고 있다. 산지 전용이 불가피하더라도 친(親)환경적 개발을 위해 ‘산지 전용 허가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30만㎡(약 9만평) 이상 대규모 개발일 경우 전용허가를 받는 산지의 50%만 개발할 수도 있으며, 도로 등의 각종 개발시 경사면을 평균 25도 이내로 절단하라는 규정을 뒀다. 전용허가를 내줄 때 복구사업계획서도 함께 받아 나중에 준공검사를 받게 했다. 특히 산지의 불법전용을 막기 위해 산림청은 내년부터 ‘산(山)파라치’ 제도를 도입, 불법행위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줄 예정이다.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것도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농지의 경우 별도의 전용기준을 두지 않고 개별 사안마다 심사하고 있다.5년마다 전용 용도에 맞게 농지가 사용되는지 살피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때에는 행정처분만 내릴 뿐 전용 승인 자체를 취소하지는 못해 처벌규정이 다소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농지에서는 농작물 경작 이외에 농업용 창고나 농민을 위한 공동편의시설, 퇴비장, 보육시설 등만 짓도록 용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한 불법적인 농지 전용을 신고할 경우 건당 최고 50만원의 포상금을 주는 제도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농지개량사업을 핑계로 농지에 공사장 흙을 쌓아둔 뒤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성토(盛土)할 수 있는 기준을 지상에서 5㎝로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불법적으로 농지를 훼손할 경우 농업진흥지역에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토지가액만큼의 벌금, 비농업진흥지역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토지가액의 50%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어린 학생들 건물 더미속 “살려달라”

    올해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인 파키스탄 지진은 50여년 동안 인도-파키스탄간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영토 분쟁지역… 군인들 피해 속출 파키스탄 군 대변인은 9일 사망자 1만 9136명 가운데 1만 7155명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진은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면서 “히말라야 지역의 몇개 마을들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영토분쟁 때문에 배치돼 있던 군인 215명도 희생됐다. 샤우카트 아지즈 총리는 진앙지와 가까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중심도시인 무자파라바드는 전체 가옥의 절반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북서프런티어 주의 도시 만세라에는 학교 2개가 붕괴돼 400여명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수업시간중에 지진이 발생해 건물안에 있던 학생들의 희생이 컸다. 지역마다 초등학생에서 중·고등학생 수백여명이 그대로 땅에 묻혔다. 로이터통신은 “살려주세요. 엄마, 아빠를 불러주세요.”란 어린학생들의 아우성이 붕괴현장서 들려왔으나 여진으로 건물더미속의 학생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왔다. 한편 아내를 잃은 하지 파잘 일라히는 “가옥과 바위들이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을 봤다.”면서 “심판의 날이 온 것 같았다. 종말이 온 듯했다.”고 술회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10층짜리 아파트가 붕괴돼 이집트인 1명과 일본인 2명을 포함,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다. 또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도 군인 39명을 포함,360여명이 숨지고 900여명이 다쳤다고 인도 관리들이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잘랄라바드에서 집의 벽이 무너지면서 소녀 1명이 희생됐다. ●늦어지는 복구, 국제사회 지원 이어져 파키스탄은 군과 행정기관을 총동원했지만 밤새 비까지 내리면서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피해지역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장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막대기와 맨손으로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수십명의 생존자가 구출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건물에 깔려 부상이 심각한 상태다. AFP통신은 카슈미르 주민이 대부분 빈곤층인데다 분쟁 속에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흙으로 만든 4,5층짜리 건물이 대부분인데 지진에 아주 취약하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유럽연합은 우선 300만유로(약 38억원)를 파키스탄에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영국은 60명의 구조 전문가들과 구호용품, 일본은 50명으로 구성된 구호팀을 보냈다. 프랑스, 터키, 그리스, 스위스 등도 인력을 파견했다. 미국은 10만달러의 자금과 인력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은 재난조정관 8명을 9일 이슬라마바드에 파견, 세계 각국의 구호를 총괄하도록 했다. 사망자 수가 3만명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부터 3일 동안을 국가적 애도 기간으로 공포했다. 최초 지진 발생 이후 지금까지 45차례의 여진이 계속된 가운데 이날 오후 진도 6의 강력한 여진이 다시 일어났다고 파키스탄 기상청장은 밝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옥외로 다시 대피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파키스탄 관리들이 전했다. 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실종 1400여명 전원 사망한듯

    중남미 과테말라에서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스탠’으로 추가 실종된 1400여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이로써 중남미를 덮친 허리케인과 이로 인한 홍수,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2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존 사망자는 최소 617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멕시코 등 중미권 각지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최종 사망자수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9일 과테말라 소방당국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서쪽으로 180㎞ 떨어진 파나합, 찬차흐 두 마을이 산사태로 매몰된 것으로 뒤늦게 보고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추가 실종자 1400여명이 사고 발생 나흘째인 8일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1400여명의 주민들이 모두 파묻힌 것으로 추정되고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스탠’이 상륙한 멕시코의 경우 자치단체 337곳에 재해경보가 내려졌으며 이재민수도 119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또 64개의 강이 범람하고 가옥 15만 6200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났다고 멕시코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가 전했다.중미권 폭우는 허리케인 ‘스탠’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태평양 동부 해상 의 습한 공기를 북쪽으로 끌어올려 뒤에 남겨진 지역에 별도의 폭풍우를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멕시코 국가기상청은 전했다.멕시코시티 연합뉴스
  • [재계 인사이드] 흔들리는 재계의 ‘장자승계’

    ‘제2의 이건희를 꿈꾼다?’ 왕조시대의 전통이 곳곳에 남아 있는 재계에서 ‘장자승계’ 원칙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위로 두 형을 제치고 ‘대권’을 이어받았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뒤를 노리는 차남, 삼남들이 수두룩하다. 대한전선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설경동 창업주의 3남인 고 설원량 회장이 적통을 이어받았었다. 동국제강그룹의 ‘형제그룹’인 한국철강은 장상돈 회장의 두 아들 가운데 차남인 세홍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미 캘리포니아대 화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원을 수료한 세홍씨는 2000년 한국철강 계열사인 한국특수형강 이사로 경영에 뛰어든 뒤 지난 3월 한국철강 전무로 승진했다. 지분도 3.35%로 형인 세일(3.33%)씨보다 많다.한국타이어도 장남보다 차남의 지분이 많아 눈길을 끈다. 직급은 장남인 조현식씨가 부사장(해외영업본부장)으로 차남인 조현범(마케팅부본부장) 상무보다 높지만 지분은 조 상무가 7.19%로 형(5.87%)보다 많다. 애초 똑같은 지분을 물려 받았지만 조 상무가 개인돈으로 지분을 늘렸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 부회장도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을 제치고 후계자 구도를 굳혔다. 주력인 롯데쇼핑 지분은 신 부회장이 21.19%로 신 부사장(21.18%)을 간발의 차로 앞섰고 롯데제과(4.88%대 3.48%), 롯데칠성음료(5.10%대 2.83%) 등 주요 상장사 지분도 신 부회장이 많다. 비장남 승계는 특히 제약업계에서 두드러지는데 대웅제약은 윤영환 회장의 3남인 재승씨가 주력인 대웅제약 사장을 맡았고 동성제약 이양구 사장도 창업주인 이선규 회장의 3남이다. 동화약품공업은 윤광열 회장의 차남인 윤길준 사장이 후계구도를 굳히는 듯했지만 지난 5월 장남인 윤도준 경희대 교수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장자승계로 돌아섰다. 장남 대신 차남, 삼남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은 ‘핏줄’ 중에서도 능력있는 핏줄을 고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회장, 박용오 전 회장에 이어 박용성 회장이 대권을 이어받았지만 박 전 회장이 ‘반기’를 드는 바람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두산사태는 형제간 승계가 얼마나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강신호 회장은 장남인 의석씨 대신 차남인 문석씨를 2003년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하며 경영을 맡겼지만 문석씨가 기존 경영진과 갈등을 빚자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대신 대표이사직을 박탈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문석씨는 최근에야 동아제약 계열사로 위스키 판매업체인 수석무역 대표를 맡았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의 네 아들 가운데 막내지만 유일하게 본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강정석(메디컬사업본부장) 전무가 본의 아니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울릉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울릉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태풍 ‘나비’가 휩쓸고 간 울릉도에 재기의 삽질이 한창이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도로복구가 안돼 생필품 부족현상을 빚는 등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11일 주민과 공무원, 군인 등 1000여명은 중장비를 동원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서면 남양·태하리 등에서 유실된 도로와 침수된 가옥 등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였다. 도로 유실과 산사태 등으로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통신망이 끊겼던 서면 태하·남양리 일대에서는 한국전력공사 대구지사와 KT대구본부가 응급 복구를 마무리,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재개됐고 전화통화도 정상화 됐다.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나 교통이 두절됐던 울릉 일주도로는 지금까지 14개 노선은 소통을 재개했다. 그러나 서면 구암리, 북면 현포ㆍ나리는 응급 복구에만 1주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또 주택 붕괴와 침수 등으로 아직까지 113가구 258명의 이재민이 마을 회관이나 교회, 이웃집 등에서 지내고 있고, 서ㆍ북면 주민 3000여명도 육상 교통이 끊겨 생필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면 남양·태하리 지역에 대한 송수관 복구공사도 이뤄지지 않아 620여 가구가 급수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섬 전체가 쑥대밭이 돼 피해 복구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복구작업을 지원하는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풍 ‘나비’의 직격탄을 맞은 울릉도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11일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나비’로 인한 경북지역 재산 피해는 이날 현재 435억원으로 이 가운데 울릉도가 절반이 넘는 262억1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울릉군 지역 공공시설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교부세 5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편 지난 4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던 포항∼울릉도 정기여객선 선플라워호는 9일부터 정상 운항을 재개했다. 울릉도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양양 낙산사 화재 5개월…복구현장 가보니

    양양 낙산사 화재 5개월…복구현장 가보니

    천년의 고찰 낙산사를 태운 지난 4월의 강원도 양양 산불로부터 5개월.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인간의 집념으로 화마(火魔)가 낸 상처는 어느덧 아물어 가고 있었다. 잿더미를 뚫고 올라온 나무와 풀이 허리춤까지 올라왔는가 하면, 형체를 잃은 낙산사도 새 단장에 분주했다. 남은 태풍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양양 산불 복구현장을 한가위를 일주일 앞둔 11일 둘러봤다. ●적은 비 덕분에 복구 가속 불이 마을 뒤쪽 대나무밭을 타고 삽시간에 번지는 통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용호리. 주저 앉았던 집들이 상당부분 복구돼 있었고 뒷산에는 잡목이 허리까지 자라 있다.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산사태의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 용호리 토박이 이모(72)씨는 “지난번 장마와 태풍때 비가 적게 온 덕에 공사가 빨리 이뤄졌다.”면서 “특히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때 통나무 등으로 산 곳곳에 지지대를 만들어 놓았던 게 산사태를 막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들어 양양군의 강수량은 580㎜로 평년(연 평균 1200∼1300㎜)보다 적다. 이달 초 태풍 ‘나비’가 왔을 때에도 강수량이 99㎜에 그쳤다. 좋은 토질 덕분에 풀과 나무 등 식생이 빨리 회복된 것도 약해진 지반을 강하게 만들어줬다. 현재 양양군 전체 피해주택 163채 중 66%인 108채의 복구가 끝났다. 나머지도 이달 말까지 복구를 마칠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추석을 컨테이너 박스에서 보낼 가능성도 있다. ●“태풍 1~2개 더” 소식에 긴장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송이축제’에는 지난해(1400명)의 2배가 넘는 30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용준(욘사마)이 주연한 영화 ‘외출’의 촬영지 삼척을 둘러보는 일본 여행사의 ‘욘사마 패키지 투어’에 송이축제 관람이 포함됐다. 군청 문화관광과 박상민 과장은 “산불 뒤 송이축제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송이산지에는 피해가 없어 올해에도 평년수확량인 40t을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풍이 더 올 수 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아직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고 있는 용호리 주민 김모(36·여)씨는 “복구공사가 끝나지 않아 중요한 물건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들에게 맡겨놨다.”고 걱정했다. 낙산해수욕장 근처 음식점들도 해변의 포장을 모두 걷어놓은 상태였다. ●“낙산사 원형 복원 전화위복 기회” 걸음을 돌려 접어든 낙산사에서는 고고학과 고건축 전문가 등 10여명으로 ‘복원 추진위원회’가 꾸려져 발굴조사가 한창이었다. 녹아 내린 보물 479호 동종 역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위해 자문위원단을 구성, 성분과 3차원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 복원되더라도 문화적 가치가 없는 ‘모조품’에 불과하겠지만 이곳에 다시 가져와 시련과 부활의 상징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산불 당시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는 모습이 보도된 뒤 낙산사를 찾는 불자들의 발길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일대 산림을 포함,30여만평이 소실됐는데도 서까래 하나 그을리지 않은 바닷가 절벽 위 홍련암이 “부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소문이 확산돼 복원성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글 사진 양양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5명실종·과수원1171㏊ ‘쑥대밭’

    제14호 태풍 `나비´로 인해 울릉·울산·포항 등 동해안 곳곳에서 실종 5명의 인명과 재산피해가 났다. 또 이번 태풍으로 울산지역은 하루 570.5㎜의 비가 내려 시가지 도로가 대부분 침수됐으며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4만 1000여가구에 전기가 끊어지기도 했다. 태풍이 물러가면서 각 시·도는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7일 새벽 태풍 나비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전기가 끊겨 1100여가구가 이틀째 칠흙같은 밤을 보내야 했다. 또 상수도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전화마저 불통됐다.572㎜의 폭우가 내린 울릉 서면지역엔 태하천과 남양천, 남서천 등 3개 하천의 둑이 터지거나 범람해 3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일주도로 곳곳이 산사태로 유실됐다. 대구와 경북 지역 4만 1000여가구는 6일 밤부터 7일 새벽 사이에 입간판 등이 전력선 등과 충돌하면서 정전이 되기도 했다. 특히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주와 포항, 영천 등 동해안 지역이 초속 20m의 강풍으로 과수원 1171㏊가 과일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6일 오후 경주 양남면 기구리 기구교 부근 외동에서 양남쪽으로 가던 체어맨승용차가 폭우로 도로가 갈라지면서 하천에 떠내려가 탑승객 이모(18)양이 실종됐다.울산지역에서는 공무원과 경찰, 군인, 근로자,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7일 주택과 농경지, 도로 침수지역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6일 오전 북구 효문동 율동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사람은 박모(56·건설회사 직원)씨로 밝혀졌으나 울산해경의 수색작업에는 진전이 없다.대구 황경근기자kkhwang@seoul.co.kr
  • 영남·동해안 곳곳 산사태·침수

    6일 최고 500㎜가 넘는 폭우를 동반한 태풍 ‘나비’가 제주도와 동해안, 남해안을 강타, 열차가 탈선하고 산사태와 도로침수가 속출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특보와 함께 형산강 포항 경주 유역엔 호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하천이 범람한 곳곳에선 주민들이 대피했다. 그러나 태풍 ‘매미’ 때와 같은 대형 피해없이 고비를 넘겼다.●임시휴교·단축수업 잇따라 울산에서는 지난 1991년 태풍 ‘글래디스’ 이후 14년 만에 최대인 평균 323㎜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바닷가인 북구 정자동 지역은 570.5㎜의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16분쯤 울산 율동천을 지나던 70대 노인이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 7시쯤 울주군 언양읍 남창리 동해남부선 남창역∼덕하역 사이 부산기점 59.3㎞ 지점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철로에 유입되면서 온산을 떠나 영주로 가던 화물열차 2량이 탈선했다. 이 사고로 부전∼울산간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오전 10시20분쯤에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에 정박해 있던 베트남 선적 화물선(5470t급)이 밧줄이 끊어지면서 1㎞ 떨어진 동해면 발산리 해안까지 밀려가 좌초됐다. 선장과 선원 등 22명은 구조됐다.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34개교와 유치원 90곳이 하루 임시 휴교했고 경북 포항에서도 초·중·고 34개교가 휴교하는 등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임시휴교나 단축수업이 잇따랐다.●하천 범람, 주민대피 일부지역의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0m를 넘은 부산에서는 곳곳에서 담장과 간판이 날아가는 등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1시쯤 올림픽 교차로 앞에 설치돼 있던 높이 10m짜리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홍보탑이 강풍에 넘어져 인근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기장군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장안읍 일대 농지 수십㏊가 침수되고 좌광천 인근 마을 주민 15가구 40명이 읍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울산 남구 야음 2동 주민 30가구,60여명도 여천천이 범람, 인근 야음성당에 대피했다.●항공 130여편 결항… 연안여객선 올스톱 이날 오전 7시 출발 예정이던 김포발 여수행 아시아나항공의 결항을 시작으로 국제선·국내선 등 130여편이 결항됐다. 전남지역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부산과 남해안을 오가는 연안 여객선의 운항도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포항∼울릉도 정기 여객선은 3일째 운항이 중단돼 포항과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 등 200여명의 발이 묶였다. 부산항에는 500t급 미만 중·소형 화물선 700여척이 대피했고 어선을 비롯한 2000여척의 소형선박은 인근 항·포구로 긴급 피항했다. 기상청은 “태풍 ‘나비’는 7일 오전 중 빠른 속도로 일본열도 서쪽 해상을 통해 빠져나가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보했다.유지혜 강원식기자 wisepen@seoul.co.kr
  • 태풍 나비 日서남부 상륙 1600㎜ 폭우 22만명 대피

    |도쿄 이춘규특파원|대형 태풍 ‘나비’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6일 오후 2시쯤 일본 서남부 규슈 나가사키현에 상륙, 오후 11시 현재 서일본지역에서 5명이 숨지고,15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22만여명은 하천범람 등을 우려, 일시대피했다. 부상자도 40명 정도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피해 규모는 늘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고, 통신이 두절된 곳이 많아 피해집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3일간 무려 1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우량과 비슷한 양이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 남부의 경우 4일부터의 누적강우량이 1600㎜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고 도로와 토사붕괴, 산사태 등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비는 상륙후 속도가 빨라진 채 진로를 북동쪽으로 바꿔 7일 중 일본열도를 따라 동해를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야자키현은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에 재해긴급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자위대 선발대를 피해지역에 파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산요신칸센 히로시마∼하카다(후쿠오카) 구간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된 것을 비롯,JR규슈,JR시코쿠가 정오까지 모든 열차운행을 중단해 철도가 마비됐다. 규슈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기와 배 등 하늘과 바다의 교통편도 끊겼다. 또 규슈에서 2만 7000가구, 시코쿠에서 2만가구가 각각 정전됐다고 현지 전력회사가 밝혔다.taein@seoul.co.kr
  • 자치단체장에도 민방위대 동원권

    민방위대 동원권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부여되고 재난수습을 전담할 민방위지원대가 편성된다. 소방방재청은 30일 재난예방과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민방위동원기본법을 개정해 민방위대 동원권을 시·도지사와 시장·군수에게도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방위대원 동원권은 국가에만 부여돼 있어 자치단체장이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소방방재청은 전국 248개 시·군·구에 100∼250명 단위로 민방위지원대를 별도로 편성하기로 했다. 재난전담 민방위지원대는 소속된 시장, 군수, 구청장의 지휘를 받아 수해와 해안 위험지구 예찰활동, 산불감시, 위험시설·물 사고 등에 대비한 긴급대피 유도, 이재민 구호지원 활동을 벌이게 된다. 또 재난대처 능력 배양을 위해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 지하철내 소화기 및 비상인터폰 사용 요령, 출입문 수동개폐 체험, 산사태 우려지역 순찰, 산불진화 등 실생활에 도움되는 현장 위주의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방위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간전문가가 50% 이상 참여하는 강사위촉심의위원회를 구성, 강의평가제를 실시하는 한편 교육생들의 직업과 기술 등을 고려해 ‘교사반’ 등 맞춤식 교육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산불·홍수…유럽 최악 자연재해

    한쪽에선 가뭄으로 인한 산불이, 다른 한쪽에선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유럽 곳곳이 기상이변의 몸살을 앓고 있다. 최악의 폭염과 가뭄, 이로 인한 산불은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일부 등 지중해 연안을 덮쳤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알제리까지 망라한다. 가장 피해가 심한 나라는 포르투갈. 유럽연합(EU)에 공식 지원을 요청해 소방관 3600여명이 투입됐지만 포르투갈 25곳 이상에서 강풍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산불은 지금까지 14만㏊의 산림을 집어삼켰고, 소방관 11명을 포함해 1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산불은 수도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196㎞ 떨어진 인구 15만명의 도시 코임브라까지 위협해 이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BBC가 23일 전했다. 코임브라의 한 소방관은 “불길이 시내 중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스페인도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최악의 폭염과 가뭄, 산불이 겹쳐 자원소방관 11명이 숨졌다. 프랑스는 남부와 서부에 가뭄이 계속돼 농작물에 물을 주는 것까지 금지됐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지난 20일 남동부 아르데슈 지방의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비행기가 추락, 조종사 2명이 숨지기도 했다. 반면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중·동부 유럽과 터키에는 폭우가 내려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 루마니아는 지난주 계속된 홍수 사태로 18명이 숨지고 500개 마을 2만여 가구가 침수됐다. 도로도 1000㎞가 유실되고 교량도 곳곳에서 파괴됐다. 스위스는 지난 주말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비상근무 중이던 소방관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4명이 수마를 입었다. 알프스를 통과해 남부와 북부를 잇는 A2 고속도로도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산간 지역 주민 수백명은 고립돼 구명보트로 구조되고 있다. 이번 비는 이날 그쳤으나 도로와 철도의 두절, 호수의 범람, 가옥 침수로 1억 스위스프랑(790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정경기자 외신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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