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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골프장업계 연쇄도산 공포

    제주 골프장업계 연쇄도산 공포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최근 제주 A골프장을 상대로 ‘입회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 2004년 1억 2000만원에 우대회원권을 분양받은 이씨는 지난해 8월 만기가 되자 입회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자금이 넉넉지 못한 골프장측은 이를 돌려주지 못했다. 제주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시세가 분양가보다 떨어지자 이씨처럼 입회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제주에 골프장이 난립하면서 최근 4~5년사이 1억~2억원에 분양한 회원권 가격이 30~40%이상 급락, 투자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입회금 반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5년 후 회원이 원하면 입회금을 전액 돌려주겠다며 회원권을 고가에 분양했던 제주 골프장은 ‘드디어 올것이 왔다.’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입회금 반환은 특정 골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2004년 이후 제주에 새로 문을 열거나 추가로 회원권을 분양한 10여개 골프장이 공통적으로 처해있거나 앞으로 맞게 될 상황이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한 골프장은 입회금 반환 요청 회원이 1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기업 소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회원권을 팔아 부지 매입과 골프장 공사비 등을 충당했고, 골프장 공급 과잉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자금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나면 회원권 가격이 추가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 골프장업계는 일본 골프장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 회원권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입회금 반환 요구가 봇물을 이뤄 2000여개 골프장 가운데 800여개가 줄도산 사태를 맞았다. 골프장 관계자는 “공급과잉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입회금 반환 문제가 시한폭탄이 됐다.”면서 “일부 골프장은 추가 혜택 제공 등 회원 달래기로 간신히 위기를 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는 2002년까지만 해도 골프장이 8개소에 불과해 예약난을 빚는 등 전국에서 밀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2004년 이후 해마다 3~4개씩 증가하면서 현재 27개(708홀)가 운영 중이다. 승인을 받은 골프장 4개와 절차를 밟고 있는 3개를 더하면 2013년에는 34개로 늘어난다. 지난해 제주 골프장 이용객은 160여만명(관광객 100만, 제주도민 60만)으로 전년보다 11% 늘었지만 9개 골프장은 오히려 1~19% 감소했다. 특히 중국, 동남아 등과의 가격경쟁에 밀리면서 외국인은 3만 8000여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2%대에 그쳤다. 2개 골프장은 지난해 9월 납부기한인 토지분 재산세 수억원씩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매물로 내놓았지만 입회금 반환이라는 시한폭탄으로 수요가 끊긴 상태다. 한 명문 골프장은 늘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골프장 사업을 접기로 하고 국내 S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2012년이면 거의 정점에 다다르는 등 국내 골프산업이 한계에 와 있다.”면서 “제주 등 폭락한 지방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예전 분양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투자가치가 살아나지 않는 한 입회금 반환 요구등으로 골프장의 연쇄 도산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타이완도 6.4 강진

    지난 1월 아이티와 최근 칠레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4일 오전 타이완 남부지역에서도 리히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 11명이 부상하고 건물이 파손되는 등 지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8분쯤 타이완 남부 가오슝(高雄)시 산악지역의 깊이 5㎞ 지점에서 약 1분간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고, 6분 뒤에는 규모 4.8의 여진도 뒤따랐다. 사망자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고 1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소방방재센터는 “남부 지역에서 지진에 의한 진동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건물이 파손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방직공장에 화재가 발생하고 승강기 16개가 중단되는 등 시설피해도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진 발생 직후 타이완 남부를 운행하던 철도와 가오슝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수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가오슝시 류귀이(六)향사무소는 건물 벽이 심하게 무너져 내렸고 진앙지를 중심으로 산사태도 발생했지만 매몰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타이완 중앙기상국은 “필리핀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충돌하면서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최근 발생한 칠레 지진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한 가오슝시는 2006년에도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해 해저 케이블이 파손된 바 있다. 타이완은 지리적으로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1999년 9월 규모 7.6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2400명 이상이 숨지고 5만여채의 건물이 파괴되는 등 지진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기상청 슈퍼컴 3호기 도입… 국가기상센터 가보니

    기상청 슈퍼컴 3호기 도입… 국가기상센터 가보니

    “슈퍼컴퓨터 3호기를 도입하고 최첨단화된 수치예보 시스템과의 통합 운영을 통해 2012년 세계 6위의 예보능력을 갖추겠습니다.” 최신형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기상청이 ‘오보(誤報)청’의 딱지를 뗄 수 있을까? 기상청이 이달 말 문을 여는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가칭)’를 3일 언론에 첫 공개했다. 직접 현장을 찾아 국가 기상 기술의 현주소와 과제를 들여다봤다. ●502억원 들여 도입… 5월 가동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세워진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2008년 253억원을 투입해 착공, 지난 1월 전체면적 7052㎡(2136평)의 최신식 건물로 완공됐다. 이 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기상선진화를 위해 전면 도입한 슈퍼컴퓨터 3호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1999년 슈퍼컴퓨터 1호기(NEC SX-5)와 2005년 2호기(CRAY X1E) 도입에 이어 지난해 9월 502억원을 들여 3호기를 도입, 5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세 차례로 나눠 도입되는 슈퍼컴 3호기는 현재 2단계까지 설치된 상태다. 온도와 습도 변화 등을 제어하는 첨단 전산실에서 본기기와 백업 기기로 나뉘어 구동된다. 센터 관계자는 “3호기는 9만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682.9테라플롭스(Tflops·초당 1조회 부동소수점 연산)의 성능을 통해 5억 5400만명이 1년 동안 계산할 분량을 1초만에 계산해낸다.”면서 “이론적으로 따져봤을 때 슈퍼컴 2호기보다 약 37배 빠른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예보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1997년 일본에서 도입한 수치예보모델(기온·습도·바람 등 기상요소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세계 2위 수준의 영국 모델로 바꿔 운영할 계획이다. 새 시스템은 지표면과 공기층을 가로·세로 각각 40㎞ 크기로 나눠 계산하는 기존 국지모델 방식을 최대 3㎞ 크기로 촘촘하게 좁히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국 단위의 기상을 동네별로 잘게 쪼개 예보해 기상 예측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월 서울을 단숨에 마비시킨 ‘100년 만의 폭설’이나 산골벽지에 되풀이되는 집중 호우, 산사태 등 기상 이변을 보다 앞서 예측하는 단기예보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인력 40명뿐… 충원절실 하지만 기상청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수백억원을 들여 슈퍼컴 2호기를 도입하고도 잇따른 오보로 인해 ‘예보의 질은 나아진 게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멋진 스포츠카를 사더라도 노련한 운전자가 없다면 평범한 자동차와 다름이 없지 않겠느냐.”면서 “60~70명 수준인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인력과 달리 국내는 40명 수준의 부족한 인력으로 제대로 된 운영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일기 예보의 정확도를 키우려면 최신형 슈퍼컴퓨터 도입이나 선진국수준의 수치 예보 모델 도입은 필수적”이라면서 “다만 질 높은 관측 자료를 만들려면 첨단 장비와 더불어 숙련된 예보관을 육성하고, 고급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 투자도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청원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우간다 산사태 100명 사망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동쪽으로 250km 떨어진 부두다의 한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한 100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B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간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산악지역인 부두다는 예전부터 산사태가 잦았던 데다가 최근에는 한 달 넘게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반이 약해지는 바람에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 [월드 뉴스라인] 우간다 산사태 최소43명 사망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우간다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적어도 43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실종됐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동쪽으로 275㎞ 떨어진 부두다 산악지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이날 오전 구조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 [칠레 강진] 한밤 2분간 요동… “도시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

    [칠레 강진] 한밤 2분간 요동… “도시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오달란기자│지난 27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8.8의 지진이 강타한 칠레는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칠레 정부가 잦은 지진에 대비한 재난대책 시스템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어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8일 오전 진앙에서 75㎞ 떨어진 탈카에서 규모 1차 지진 6.1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5.0 규모 이상의 여진이 90차례나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진앙에서 325㎞ 떨어진 수도 산티아고의 시민들은 새벽 3시34분부터 2분여간 땅이 흔들리자 잠옷 차림을 한 채 거리로 뛰쳐나왔다. AFP통신은 “도시 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유엔 직원인 미국인 마렌 히메네즈는 “정말 무서웠다. 천장에서 석회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애완견도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진앙에서 115㎞ 떨어진 2대 도시 콘셉시온의 피해가 가장 컸다.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채의 가옥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 당국은 무너진 15층짜리 신축 건물의 잔해에 100명 이상이 깔려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소방 당국이 열 감지기를 이용해 생존자를 찾고 있지만 여진의 우려 때문에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방송은 생존자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장면도 내보내고 있다. 도로의 차들은 처참하게 구겨졌고 콘셉시온대학의 생화학연구실을 비롯해 도심에 화재가 잇따랐다. 항구도시 탈카후아노는 쓰나미가 덮쳐 어선 한 척이 도시 한가운데로 밀려 나왔다. 쿠리코, 탈카, 테무코 등 해안 주변 도시의 오래된 벽돌집 등도 힘없이 주저앉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번 지진으로 산티아고 국제공항이 최소 24시간 이상 폐쇄됐다. 주요 항구와 칠레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대교, 도로들도 여진에 대비해 잠정 폐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가스, 수도 공급이 끊겼으며 휴대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불통되고 있다. 콘셉시온 동북쪽 외곽도시 치얀에서는 지진으로 교도소 건물이 파괴되면서 200여명의 죄수가 탈출했다. 당국은 이중 3명이 지진 뒤 폭동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빠르고 침착하게 지진 피해를 수습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27일 밤 ‘대재난 사태’를 선포한 뒤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진이 최근 50년간 가장 큰 비극”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가(피해 복구를 위해)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아네테 베가 공중보건부 차관은 피해가 가장 큰 콘셉시온에 군부대가 동원돼 4개의 야전병원을 세우고 중증 환자들을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식량과 휘발유를 확보하기 위해 슈퍼마켓과 주유소에서 긴 줄을 섰던 산티아고 주민들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에 이날 오후부터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국제사회는 칠레 지원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성명에서 “유엔은 칠레 정부와 주민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쓰나미 위험 등 사태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칠레 지진 발생 후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칠레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피해 구조와 구호활동을 지원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은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에게 보낸 조문에서 “중국은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칠레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1차로 칠레에 300만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필요에 따라 지원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dallan@seoul.co.kr ■용어클릭 ●쓰나미(Tsunami) 지진이나 산사태, 화산폭발 등 해저에서 발생한 급격한 지각변동의 여파로 바닷물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다 해안까지 밀려드는 지진해일을 말한다. 대개 얕은 진원(깊이 80㎞ 이하)을 가진 진도 6.3 이상의 지진과 함께 일어난다. 일본어로 항구(津)를 뜻하는 ‘쓰’와 파도(波)를 가리키는 ‘나미’가 합쳐진 말에서 유래했다.
  • [월드 뉴스라인] 印尼 산사태로 70여명 실종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70여명이 실종됐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 보건 관계자인 아흐마드 쿠스티아디는 이날 오전 수도 자카르타의 남쪽에 있는 반둥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 5명이 숨지고 7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메트로TV는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는 2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최소한 20여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산사태로 공장과 스포츠 센터, 공공시설 등도 매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 [월드 뉴스라인] 中 규모 4.0 지진… 7명 사망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지진국은 17일 오후 5시35분전펑(貞豊)과 관링(關嶺), 전닝(鎭寧)의 경계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지진으로 2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소형 선박 1척이 바위 등에 깔려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 뉴타운·재건축·재개발 상황 클릭하세요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상황과 자금 사용 내역 등 관련 정보가 인터넷으로 공개된다. 서울시는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진행 상황을 해당 주민들이 안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 관련 정보를 망라한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cleanup.seoul.go.kr)를 구축,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도시정비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민 간 갈등과 세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공공관리제도의 핵심 기반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세입자 보상문제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조합이나 구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공공관리자제도를 본격 추진해 용산사태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현행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이하 도정법)’상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는 용역업체 선정 계약서는 물론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와 조합회의록, 회계감사보고서 등 7개 항목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제공한다. 특히 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도정법 개정안이 추가로 공개하도록 한 조합의 월별 사업자금 유·출입 명세와 사업비 변경 내용 등 8개 항목도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공개하도록 조합에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도정법 개정안이 이르면 2월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법 개정 전이라도 조합들을 설득해 추가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과 세입자들은 사업 관련 정보뿐 아니라 조합원 및 세입자 대책 예정자 여부를 조회할 수 있고, 관리처분 단계에선 개인별 임대아파트 입주 정보와 보상 금액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에는 현재 뉴타운 등 정비 사업을 벌이는 시내 614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조합 중 87%에 달하는 534개 조합 등이 참여했으며, 3월까지 나머지 80개 조합도 동참하도록 할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또 조합원이 사업 초기인 조합설립 단계부터 사업비와 개별 가구의 분담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도록 ‘사업비 및 분담금 추정프로그램’을 개발, 빠르면 3월부터 클린업시스템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조합설립 동의단계에서 철거비·신축비·기타 사업비 등 3개 항목만 확인할 수 있어 조합원별 분담금이 얼마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고, 사업추진과정에서 분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따질 수가 없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화성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화성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화성에 검은 침엽수가 자라고 있다?  화성 탐사선이 최근 조그만 줄기의 나무가 자라는 것같이 보이는 화성사진을 보내와 미 항공우주국 NASA의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영국의 더 선지가 13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신비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며 흥분했지만 착시현상의 결과물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탐사선이 보내온 이 사진에는 몇 줄의 검은 침엽수들이 붉은 행성인 화성의 낯선 언덕에서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이 사진은 다른 행성에 보낸 가장 강력한 카메라인 HiRISE가 화성 주위를 돌면서 찍은 것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착시현상의 결과물이었다. NASA는 이 모습이 행성(화성)의 북극으로부터 24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이산화탄소나 얼음의 엷은 층으로 덮힌 모래언덕이 만들어 낸 것으로 확인했다. ‘나무’로 보이는 것은 화성의 봄철 얼음이 녹아 산사태로 발생한 잔해들의 자국이었다.사진을 자세히 보면 왼쪽 중앙에 먼지 구름이 보이고 여기에 산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캔디 한센 NASA 우주과학자는 “이 줄은 얼음이 증발하면서 이곳의 모래가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이라면서 “화성년(the martian year)시대에 이곳에는 CO2 서리로 덮혀 있다.”고 말했다. 장상옥기자 007jang@seoul.co.kr
  • 울릉도 일주도로 공사 재개한다

    울릉도 일주도로 공사 재개한다

    울릉지역의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인 일주도로 완전 개통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경북도는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리간의 유보구간 4.4㎞를 연결하는 데 필요한 총 사업비 1600억원 가운데 우선 착공 사업비 20억원을 확보해 올해부터 사업을 재개한다.”고 6일 밝혔다. 사업 착수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검증 작업이 끝나는 6월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상비 10억원가량을 제외한 사업비 전액이 국비로 지원된다. 이는 2008년 11월 울릉 일주도로가 종전 지방도에서 국비지원이 가능한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된 데 따른 것. 울릉 일주도로 개설은 1963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공사에 들어가 2001년까지 790억원의 지방비를 투입해 총 연장 44.2㎞ 가운데 39.8㎞(울릉읍 도동리~북면 섬목)를 완공했다. 그러나 이후 깎아지른 듯한 90도 절벽의 내수전~섬목 구간은 울릉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인해 경관훼손을 막기 위한 공법의 과다한 사업비 등으로 추진이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은 울릉읍 저동리에서 북면 섬목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하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울릉도에서 비교적 외곽지역인 서·북면 지역의 주민들은 내수전∼섬목을 정기적으로 오가던 배편조차 2002년부터 끊겨 태풍 등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일주도로가 두절되면 생필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등 1∼2개월씩 완전 고립되는 상황이 매년 발생되고 있다. 정환주 도 도로철도과장은 “울릉도 일주도로 유보 구간에 대한 공사 재개는 울릉도와 독도의 중요성과 경제적 가치가 점차 부각되고 국민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추진돼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 수 십년간 계속된 교통불편 해소는 물론 울릉도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 희망의 날개를 펴다/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대한민국, 희망의 날개를 펴다/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지난해 12월27일, 한전 컨소시엄은 400억달러(47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사업권을 수주했다. 일본 정부가 100년 전 침략의 미망에 사로잡혀 독도에 대한 야욕을 불태우던 그 순간, 우리는 세계를 향한 희망찬 일보를 내디뎠다. 테제베를 팔기 위하여 규장각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한 후 아직까지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바로 그 프랑스 정부를 물리치고, 우리 대한민국은 당당하게 세계의 정상에 올라서고야 말았다. 근대 말, 우리 민족이 수탈과 외침에 시달리던 바로 그 때 우리의 선각자들은 선천(先天) 시대가 끝나고 후천개벽(後天開闢)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날, 우리나라는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우리는 지금 한반도 시대의 개막을 목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김연아’, ‘한글’에 이어서 우리의 ‘원전기술’이 세계 무대의 선두주자로 나서게 되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사람도 한국인이고, 4억년 전의 세계최초 호염균(好鹽菌, Halobacterium salinarum) DNA를 발견한 이도 한국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10년, G10의 진입’을 꿈꾸고 있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아득하다. 우리 민족은 그 동안 너무나 보잘것없이 당하고만 지내오지 않았던가!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민족이면서도 어떻게 우리는 단 한 번도 역사의 중심에 서지 못했던 것일까? 거란족(遼·916~1125), 여진족(金·1115~1234), 몽고족(元·1271~1368), 만주족(淸·1616~1912), 일본, 그리고 공산당까지도 도모했던 중원을 배달의 겨레인 우리 민족만 점령하지 못한 채, 수모에 수모를 거듭해오지 않았던가? 그러나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중원의 첫 주인이었다고 한다. 헌원 황제와 대치했던 치우(蚩尤)는 바로 단군조선의 계승자였다. 단군조선은 사실상 동북아시아 최초의 패권국가였다. 그러나 단군조선의 몰락으로 우리 민족의 행동반경은 한반도로 국한되었다. 고구려, 고려, 조선 시대의 중원 진출 기회 역시 결정적인 계기마다 반대세력들이 준동함으로써 무산되고 말았다. 일찍이 한비자(韓非子)는 정치사회적 명분의 괴리 현상을 ‘반’(反)이라고 규정했다. 예를 들면, 세상은 죽음이 두려워서 위난을 멀리하는 사람을 ‘귀생지사’(貴生之士)라 높여 부르고, 위험에 처해서도 정성을 다해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사람을 ‘실계지민’(失計之民)으로 폄하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치 왜곡을 빌미로 국가 사회의 혼란을 조장하는 ‘좀벌레’, 즉 ‘두’(?)가 출몰한다. 국가가 강성해지려면 이런 부정적 요소들을 색출해 건강하고 적극적인 가치들이 존중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좀벌레를 퇴치하고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정치지도자는 ‘법’(法)과 ‘술’(術)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 법은 규정성이고 술은 융통성이다. “정치를 하는 것은 머리를 감는 것과 같다”는 ‘위정유목’(爲政猶沐)이라는 말이 있다. 머리가 빠지더라도 머리를 감아야만 머리가 더 잘 자라게 되는 법이다. 약을 쓰다고 먹지 않으면 병을 고치지 못하고, 곪은 종기를 아프다고 도려내지 않으면 목숨을 살릴 수가 없다. 그러나 ‘법’과 ‘술’의 자유자재는 정치지도자의 진정성으로부터만 가능하다.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의 단독사면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이는 용산사태의 전격 처리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법’과 ‘술’ 조화 정치의 정수(精髓)를 보여준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미디어법, 원전 외교에 이어서 4대강 개발과 세종시 문제는 ‘법’과 ‘술’의 조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치지도자의 진정성을 인정받지 않고서는 결코 처리될 수 없는 사안들이다. 이 대통령의 진정성은 국가재정 위기사태 때 정치인 최초의 사재 헌납으로 입증됐다. 현재 야당의 정치적 위기는 진정성의 위기다. 우리는 정치가 한반도 시대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달아오르는 한반도… 사라지는 눈꽃축제

    달아오르는 한반도… 사라지는 눈꽃축제

    한반도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100년간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이 0.7도 오르는 동안 한반도는 1.7도 상승했다. 한라산 눈꽃축제가 사라졌고, 용머리해안도 조금씩 물에 잠겨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차두송 강원대 교수는 “50년 뒤엔 ‘남산 위에 저 소나무~’로 시작하는 애국가 2절 가사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명절 차례상엔 배와 사과 대신 망고와 코코넛이 오르고, 북어는 오징어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구온난화가 한반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3일 기상청이 공개한 ‘기상기술정책 특별판’에는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가져올 가공할 파괴력을 통해 이것이 우리의 건강, 해양, 산림, 관광, 도시 생활 등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반도 기온 상승으로 과거에는 드물던 질병이 최근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상백 연세대 교수는 “여름철 최고기온이 영상 36도까지 올라가면 30도일 때에 비해 사망률이 약 50%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기상재해 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의 악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지도도 바뀌고 있다. 김의근 탐라대 교수는 “기온 상승으로 제주의 대표적인 겨울 축제인 한라산 눈꽃축제가 사라지고, 해수욕장의 개장일이 최대 8일이나 빨라져 올해 처음으로 야간개장을 했다.”면서 “생물의 멸종 혹은 다양성이 훼손되고 해안 침식 증가로 제주 용머리 해안이 망가진 것처럼 국내의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교수는 “건조일수 증가로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30㏊ 이상 대형산불이 49건 발생했고,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도 2000년 이후 3배나 증가했다.”면서 “온도 상승으로 2060년엔 소나무의 분포범위가 강원도와 고산지대로 한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박나무나 호랑가시나무 같은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서식지도 북쪽으로 크게 확산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물종 구계(區系) 변화 연구’를 통해 상록활엽수의 북방한계선이 지난 60년간 14~74㎞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과장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단순히 호우나 산사태 같은 자연재해를 증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서해와 남해의 갯벌이 사라지고 생태계 변화로 고유 생물종이 멸종하는 등 우리 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헌 임주형기자 goseoul@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청개구리 소/김춘옥

    [엄마와 읽는 동화] 청개구리 소/김춘옥

    옛날 옛날에, 아기 청개구리와 엄마 청개구리가 살았대. 아기 청개구리는 엄마의 말을 늘 반대로 듣는, 말 안 듣는 청개구리였지. 그런데 어느 날, 엄마 청개구리가 병이 나서 죽게 되었어. “아가야, 내가 죽거든 개울가에 묻어라.” 엄마 청개구리가 죽으면서 말했지. 이번에도 아기 청개구리가 반대로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아기 청개구리는 이번만큼은 엄마의 말을 잘 듣기로 했어. 엄마를 개울가에 묻은 거야. 이제 청개구리들이 왜 비가 오면 우는지 알겠니? 에이, 그것도 모를까 봐요. 엄마 무덤이 비에 떠내려갈까 봐 우는 거죠. 그래서 내가 엄마 말을 잘 들으라는 말이죠? 얌전히 지내면서 토실토실한 소로 자라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엄마, 나는 이 축사 안에서 다른 소들처럼 얌전하게 있다가 고기소로 팔려가는 게 싫어요. 축사 바깥의 풀밭을 마구 뛰어다니는 게 좋고, 울타리를 쿵쿵 치받는 게 신난다고요. 가능하면 울타리를 넘어도 좋고요. 앗,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 새벽에 우리 축사에 불이 환하게 켜졌어요. 바깥에는 트럭이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서 있네요. 주인아저씨가 다가와 억센 손으로 내 목을 그러잡았어요. 튼튼한 밧줄로 입 주위를 한바퀴 돌리고 양쪽 뿔까지 몇 번 돌려 단단히 묶었어요. 숨이 막힐 것 같아요. “왜 이래요? 엄마, 살려줘요!” “아가야, 아가야!” 엄마도 목 밧줄이 난간에 묶인 채로 소리를 쳤어요. 난 엄마를 돌아볼 틈도 없이 바깥으로 질질 끌려나왔어요. 주인아저씨가 나를 억지로 트럭에 태웠어요. “네 뜻대로 살아라!” 트럭이 떠나는데, 엄마 목소리가 따라 왔어요. 화난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였어요. “내 생각대로요? 아니면 내 생각과 반대로요?” 입이 단단히 묶여서 또렷한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어요. 내가 평소에 청개구리처럼 말을 잘 안 들어서 엄마가 거꾸로 말한 걸까요? 아니면 그대로 믿어야 하는 걸까요? 엄마한테 다시 물어봐야 하는데 트럭이 출발했어요. 어느덧 트럭이 우시장에 도착했어요. “자, 어서 내려! 이 놈의 소!” 주인이 내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리며 다그쳤어요. “음, 여기에 매어두면 되겠군.” 주인은 내 고삐를 먼저 와 있던 소들 사이에 맸어요. 그리고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어요. 새삼 엄마가 보고 싶어졌어요. “음메에.” 나는 목청을 돋우고는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어요. 엄마가 내 소리를 들었을까요? “그놈 울음 한번 우렁차군.” 그때였어요. 턱수염이 부스스한 아저씨가 내게로 다가왔어요. 나를 살펴보고 뿔도 만져보았어요. 나는 은근히 기분이 상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는 노려보았어요. “얘야, 얼른 고개를 들어. 농부들은 소가 고개를 숙이면 사람을 치받을 자세라고 싫어한단다.” 옆에 있던 늙은 소가 낮게 속삭였어요. “제가 바라던 바라고요.” “잘 봐, 저 사람은 농부란다. 땀을 흘려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논이나 밭을 가는 일이요? 그러면 내가 고기소로 죽지 않을 수도 있단 말예요?” “아무렴, 너 같은 수소는 역시 쟁기질을 하는 게 제격이야. 농부에게 팔려간다면 더없는 축복이지, 암.” 늙은 소의 말은 솔깃했어요. “성질이 보통 아니군.” 턱수염도 순하지 않은 내가 오히려 마음에 드는 가 봐요. “이 놈의 아비는 힘이 대단했지요. 싸움소로 이름을 날렸던 당찬이의 새끼라니까요.” 저쪽에 가 있던 주인이 다가오며 말했어요. 턱수염이 날 살피는 걸 보고 있었나 봐요. “자, 이만하면 어떻소? 굳이 중개료까지 지불할 건 없잖소.” 턱수염이 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주인에게 내밀었어요. “좋소, 아주 좋은 놈을 고른 거요.” 주인이 돈을 다 세고 나더니 고삐를 풀어 턱수염에게 건냈어요. 나는 마침내 다른 주인에게 팔린 거였어요. 턱수염의 집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었지요. 집 뒤 언덕배기엔 산으로 이어진 밭이 넓게 퍼져 있었어요. 축사는 집 옆에 붙어 있었는데, 내가 살았던 곳보다 훨씬 작았어요. 다른 소들은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나 혼자 이 축사에서 살 모양이었어요. “오늘은 편히 쉬어라.” 턱수염이 나를 축사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바닥에는 짚을 새로 깔았는지 보송보송하고 상쾌했어요. “안녕? 난 민수야. 앞으로 잘 지내자.” 아이가 다가와 먹이를 여물통에 넣어 주었어요. 다음날부터 힘든 날이 시작되었어요. 난 쟁기를 끌며 턱수염과 언덕배기 밭을 갈았지요. 봄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했어요. “우시장에서 말이야.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우린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 언덕배기 밭을 모두 갈자, 턱수염이 아주 기뻐했어요. 나도 처음으로 뭔가를 했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름이 되자, 아이는 나를 데리고 들판으로 나갔어요. 향기롭고 싱싱한 풀을 맘껏 뜯어 먹을 수 있었지요. 때때로 바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가곤 했어요. 앞산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는 비릿한 냄새도 섞여 있었고요.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왔어요. “올해는 땅을 좀더 넓혀야겠어.” 턱수염이 언덕배기 밭을 모두 갈아엎은 후에 말했어요. 밭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숲에 밭을 좀더 만들고 싶었나 봐요. “장마가 지면 흙이 흘러내리지 않을까요?” 아이 엄마가 걱정스럽게 물었어요. “이 정도는 괜찮아.” 턱수염은 곧 사람들을 불러다가 나무들을 잘라버렸어요. 그리고 나와 함께 쟁기질을 해서 밭을 더 넓혔어요. 그리고 밭농사는 작년보다도 훨씬 잘된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여름이 다시 지나고, 가을이 또 다시 지나고, 겨울도 지났을 때였어요. 이제 턱수염이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에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트랙터를 샀던 거예요. 트랙터는 나대신 밭을 척척 갈아엎었어요. 나는 이제 축사에서 여물만 축내게 되었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까 내가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어요. 그저 고기소로 팔려 갈 날만 기다리는 소가 된 기분이었지요. 여름이 되자, 아이는 여전히 나를 데리고 들판으로 나갔어요. 마음이 불안하니까 전처럼 풀도 맛있지가 않았지요. ‘고기소로 팔려 가기 전에 도망을 칠까?’ 나는 앞산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의 해맑은 얼굴을 보자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렸어요. 산으로부터 물이 계곡을 타고 무섭게 흘러내렸어요. 급기야 불어난 물이 새 밭에 산사태를 일으켰어요. 밭은 흙더미로 변하고 곳곳에 나무뿌리며 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지요. “아이고, 이를 어쩐대요? 올해 농사를 망쳤으니.” 밤새도록 턱수염의 방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는 설핏 잠이 들었다가 누군가가 깨우는 바람에 눈을 번쩍 떴어요. 이른 새벽이었어요. “쉿! 조용히 따라와.” 나는 아이가 이끄는 대로 조용히 따라갔어요. 우리는 들판을 가로질러 어둠을 뚫고 계속 걸어갔지요. 이 들판은 눈을 감고도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아이와 내가 언제나 함께 쏘다니던 곳이었으니까요. “자, 어서 가.” 앞산 입구에 도착하자 아이가 고삐를 풀어주었어요. 그리고는 내 목을 꼭 껴안더니 살며시 놓아 주는 거예요. “바보야, 아빠가 널 팔 거래. 난 네가 죽는 걸 볼 수 없단 말야. 사실은 벌써부터 널 사려는 사람이 있었어. 물론 나 때문에 팔지 못했지만…. 이젠 나도 어쩔 수 없어. 어서 가.” 아이가 나를 막 떠밀었어요. 나는 그대로 거길 떠날 수밖에 없었지요. ‘이제 어디로 가지?’ 나는 캄캄한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한참을 걸어가다 나무 밑에서 잠시 멈추었지요. 아, 바람이 불기 시작하네요. 어느 여름날 들판에서 풀을 먹다가 맡았던 비릿한 냄새가 나요. 바람을 따라 가봐야겠어요. 쏴아아, 쏴아아.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와요. 그런데 며칠 낮밤 소리를 따라 가다 보니 갑자기 앞이 탁 트였네요. 드넓고 파란 물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내려가는 길에는 계단처럼 층층으로 밭이 있고요. “이랴, 쏴아아! 워워, 쏴아아!” 밭에서 할머니는 쟁기를 끌고 할아버지는 쟁기를 밀고 있어요. 할머니가 마치 나처럼 앞에서 끌고 할아버지는 농부처럼 뒤에서 밀며 사이좋게 쟁기질을 하고 있어요. 정말로 평화롭고 즐거운 풍경이에요.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그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어요.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를 한 식구처럼 맞아 주셨고요. 이제 생각해 보니, 엄마는 나에게 내 생각대로 살라고 말했던 거 같아요. 날 청개구리로 여기지 않았던 거죠. ●작가의 말 요즘 소들은 축사에서 편안하게 자라 고기소로 대부분 생을 마감합니다. 과연 축사의 소들은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생각해 봤을까요.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이 축사처럼 잘 만들어진 세상에서 얌전히 살아가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아무 탈 없이 자라 엘리트가 되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경계선을 넘어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아이들, 그들의 무모한 열정, 낯선 꿈들에 귀 기울이는 어른이길 원하며 글을 씁니다. ●약력 단국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박물관 가는 길’이 당선돼 등단했다. 저서:‘내일로 흐르는 강’ ‘달빛계로 가다’ ‘작은 나라’ 등
  • [사설] 어느 60대 세입자의 자살 누가 책임지나

    서울의 한 공원개발 예정지역에서 당국이 강제퇴거를 진행하는 과정에 60대 세입자가 또 고귀한 생명을 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마포구 용강동 시범아파트에 세들어 살던 김모(66)씨가 닷새 전 철거용역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뒤 분을 참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지난 1월 용산사태 이후, 철거 갈등으로 생명을 잃는 사건이 재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겨울철에 철거를 강행한 서울시 측이나 자살로 항의한 세입자 모두 이성적 태도를 지키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먼저 서울시 측은 공원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고 무리수를 둔 게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일의 발단은 임대주택 입주권을 준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행법상 철거 세입자에게는 입주권과 이전비를 모두 주게 돼 있다. 법원도 관련 행정소송 1심 판결에서 세입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상급심을 지켜보지 않고 강제퇴거에 나선 것은 경솔했다. 물론 철거 지연으로 사업이 늦어지면 하루하루 재정 투입이 불어난다. 그렇더라도 공원 조성이 시급한 사업은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이 추운 겨울에 아파트의 윗집 옆집을 헐어내며 세입자의 퇴거를 압박한 데는 문제가 있다.정부는 용산 사태 이후 각종 개발시 세입자에 대한의 법적 보호를 약속했다. 국회는 관련법을 싸고 1년 내내 공청회로 시간 끌고 정쟁으로 공전해 입법이 지지부진했다. 그런 점에서 김씨의 죽음에 대해 서울시 등 정부는 물론 국회도 책임이 크다.
  • 유엔 ‘용산사태’ 재발 방지대책 권고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는 23일 ‘용산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규모 개발 계획이나 도심 재개발 사업 시행에 앞서 충분한 협의 및 보상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우리나라 정부에 권고했다.유엔 위원회는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리나라 정부의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규약 이행 여부에 대해 심의한 결과를 토대로 채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강제철거는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도심재개발 사업이 사전통보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되며 철거대상자들을 위한 임시 거주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제네바 연합뉴스
  • [데스크 시각] 보헤미안 랩소디/김문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보헤미안 랩소디/김문 사회2부장

    가을이 속절없이 저문다. 지천에 붉고 노란 멋진 그림을 실컷 그려 놓더니 말이다. 그렇다. 명작 감상은 늘 짜릿하고 흥분된다. #지킬 앤드 하이드 최근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극장에서 인간의 원초적 ‘선’과 ‘악’을 만났다. 친절하고 인정 많은 지킬 박사가 뮤지컬로 변신한 모습이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지킬과 하이드 역을 맡은 주인공 브래드 리틀이 140분 동안 무대에서 절규하는 모습은 소름이 끼치도록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인간은 선과 악에서 외줄타기 한다.’는 처절한 외침은 고뇌에 찬 토로였다. 그는 결국 악을 이겨 내려고 무진 애를 쓴다. 열정적인 연기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랬기에 저절로 박수갈채가 연신 쏟아져 나왔다. 막이 내려지는 순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일어섰다. 동시에 ‘앙코르’를 외쳤다. 배우들도 뜨거운 열기에 손바닥으로 입맞춤하는 키스 세리머니로 보답했다. 어떤 관객은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7년 동안 브로드웨이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오리지널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는 가을이 시작되던 지난 9월 초 한국에 와서 서울과 지방을 거쳐 이날 고양시에서 고별공연을 가졌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명작의 울림은 그렇게 관객들과 ‘빠이빠이’를 했다. #비틀스와 퀸, 그리고 아바 찬바람이 쓸쓸하게 부는 지난 일요일 저녁이었다. ‘위대한 트리뷰트 라이브 콘서트’가 펼쳐진 서울 홍대 앞에 있는 라이브 공연장 ‘상상마당’. 전설의 비틀스와 퀸, 아바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짝퉁’이다. ‘멘틀스’ ‘영부인밴드’ ‘스노키 브라운’으로 이름 지어진 세 팀의 밴드는 그저 음악이 좋아, 비틀스와 퀸을 사랑해, 또 아바를 그리워해 오래전에 결성됐다. 말 그대로 헌정의 밴드다. ‘아이 해브 어 드림’ ‘라디오 가가’ ‘보헤미안 랩소디’ ‘렛잇비’ 등을 부르며 왕년의 감동과 추억을 마구마구 끄집어냈다. 바닥에 앉아 있던 관객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일어서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손뼉을 마주쳤다. 무대와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세월을 거슬러 삼매경에 빠졌다. 비록 오리지널은 아니었지만, 명곡의 위대함을 아낌없이 보여 줬다. 2시간 동안의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아쉬워했다. 또 관객들은 무대의 그들에게 아무도 짝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상상마당이어서 그랬을까. 무대를 빠져나오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떠올렸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조를 가졌다. 음악의 흐름과 가사 내용이 그렇다. ‘이게 정말 현실일까, 아니면 환상일까, 산사태에 묻힌 것처럼 현실을 벗어날 수가 없네, 눈을 뜨고 하늘을 한번 바라봐.’로 시작되고 ‘어쨌든 바람이 불어오네요(Anyway the wind blow~)’로 이어진다. 퀸 멤버 중 프레디 머큐리가 한 편의 오페라를 연상시키면서 불교적으로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왜 보헤미안 랩소디라고 했을까. 가사 중에는 보헤미안과 관련된 직접적 언급은 전혀 없다. 알다시피 보헤미안은 체코의 보헤미안 지방에 사는 유랑민족이고, 프랑스인들은 그들을 ‘집시’라고 했다. 영어로는 방랑자(vagabond)를 뜻한다. 이들에게 프레디 머큐리가 랩소디를 붙였을 뿐인데 불후의 명작이 됐다. 인간은 어느 날 매뉴얼도 없이 세상에 내던져져 방랑자로 살아간다. 한 번 왔다가 떠나는 삶이지만, 그 과정에는 감동이 있어야 할 테고 기승전결도 있어야 할 것이다. 자연의 명품을 만들어 냈던 가을이 떠난다. 보헤미안처럼 랩소디만 남기고. 이제 1년의 마지막 방점, 한 해의 기승전결 중 ‘마무리(결)’를 할 때인가 보다. ‘나 태어나 이 강산에서’ 다들 오리지널이든 짝퉁으로든 열심히 한 해를 달려 왔을 터. 과연 인생 명작이었을까. 김문 사회2부장
  • [정부예산 대해부] (8·끝) 위협받는 재정민주주의

    [정부예산 대해부] (8·끝) 위협받는 재정민주주의

    서울신문이 지난달 22일자부터 매주 두 차례씩 연재했던 ‘정부예산 대해부’ 기획이 8회로 마무리된다. ‘정부예산 대해부’는 그동안 사회복지·교육·연구개발·농업·에너지·국방·건설 등 7개 분야에 걸쳐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중심으로 재정운용 문제점과 과제를 집중 점검했다. 8회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최고의 예산 전문가로 꼽히는 이한구(대구 수성갑·3선) 의원과 이용섭(광주 광산을·초선) 의원을 인터뷰했다. 두 의원은 공통적으로 행정부의 독단과 일방통행이 재정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재정정보 숨기기와 통계조작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정부가 사용하는 ‘국가채무’가 국제 기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부채’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기업 부채와 민자사업 수익보전까지 포괄하는 국가부채 기준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 이한구 한나라당의원 “감세정책 재정원칙 훼손” →재정민주주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의하나? -재정민주주의는 세 가지 원칙을 전제로 한다. 국민을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재정을 써야 한다. 바로 생산성(혹은 효율성), 투명성, 공평성이다. 좌파정권 10년간 정부가 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국가부채 문제는 혹독하게 비판했다. 지금 세대가 미래세대에 부담을 덮어씌우는 게 국가부채다. 요새는 특히 한 가지 문제가 더 생겼다. 바로 감세문제다. 지금 국가부채 증가는 상당부분 감세에 기인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재정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정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재정포퓰리즘이다. 지금 정부가 바로 재정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몇몇이 절차도 없이 결정해 버린다. 공평하지도 않고 투명하지도 않다. 당연히 결정하는 사람도 책임을 안 지고 쓰는 사람도 책임을 안 진다. 정치 로비만 강력해진다. 일단 예산만 따내면 공짜인데 누가 책임을 지겠나. →그런 원칙에 비춰 현 정부의 예산정책을 평가해 달라. -엉뚱하게 부자들 세금만 깎아 주고 부담금은 잔뜩 늘려 놨다. 요즘은 ‘감세했으니까 사회에 기여하라.’고 한다. 재벌들 보고 자꾸 법적 근거도 없이 서민 살릴 테니 돈 내놓으라, 세종시 만드는 데 기여하라 하는데 그건 원칙에 맞지 않다. 특히 재정포퓰리즘과 관련해 걱정되는 것은 경제위기 때문에 급하게 써야 할 곳이 많은 건 인정하더라도 아까 말한 재정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재정포퓰리즘이 만연하게 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예전에는 야당에서 재정포퓰리즘적 제안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정부·여당이 더하다. 예전엔 말도 못 꺼냈던 각종 눈먼 정책이 정부·여당에서 막 나온다. 분명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 재정포퓰리즘은 관료통제 약화와 충성경쟁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위’에서 재정포퓰리즘을 지향하면 우선 관료들을 제어할 근거가 없어져 버린다. 관료들이 단기성과를 보여 주려고 충성경쟁을 벌인다. 더구나 정부가 내놓는 엉터리 국가채무 통계가 눈을 가리고 있다. →국가부채 문제를 강조하는 이유는. -감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한국은 남북통일과 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경제관료들은 지금도 ‘아직은 괜찮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분명히 한국의 국가부채는 참여정부 때보다 악화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인데도 정부와 여당이 경쟁하듯 당장 편한 대로 재정을 악화시키는 일만 골라서 한다. →4대강 사업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핵심 쟁점인데. -취지가 좋다고 무조건 정당성을 갖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큰 재정사업을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너무 쉽게 너무 빨리 결정하고 법령이 규정한 절차도 생략했다. 예상사업비가 몇달마다 몇조원씩 늘어난다. 도대체 무슨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면 이 모양일까 싶어 들춰보니 말도 못할 지경이다. 본사업조차 산출근거를 똑 부러지게 내놓지 못한다. 한마디로 굉장히 어설프게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재정민주주의를 위해 필요한 점을 꼽는다면. -아직도 많은 유권자들이 국회의원들을 지역구 사업 따오는 사람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이 문제다. 막걸리 대접해서 표를 사는 매표행위가 나쁘다는 걸 사람들이 인식한 게 사실 얼마 안 됐다. 재정민주주의는 그보다 훨씬 느리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눈에 잘 안 보이니까. 일단은 예결특위를 상임위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예산안 심의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야당 시절 한나라당 공약이기도 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용섭 민주당의원 “분식예산·예산세탁 만연” →재정민주주의 관점에서 지금 상황을 분석해 달라. -정부가 하는 일이라는 게 결국 모두 예산에서 나온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확보하려면 재정민주주의가 뒤를 받쳐줘야 한다. 국회가 올해 소관 예산만 4420억원일 정도로 막대한 세금을 사용하는 건 일차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지금 상황은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묻게 만든다. 견제가 전혀 안 된다. 예산만 제대로 심사해도 정부 횡포를 막을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 정부가 야당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다수결로 밀어붙인다. 시민들이 나서는 예산주권운동이 필요하다. →감세정책에 대해 비판을 많이 했는데. -한국은 OECD 평균보다 세율이 낮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감세라 하더라도 부자들은 소비를 늘리지 않고 저축을 늘린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3분의1이 법인세를 못 내고 대기업들은 이미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투자를 꺼린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세와 법인세를 깎아 줘야 할 이유도 없고, 효과도 없다. 물론 재정여력이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당장 재정압박이 심각해서 공기업 민영화 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빚 얻어서 부자들 세금 깎아 준다는 건 코미디일 뿐이다. 지금 감세정책은 소득재분배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재정민주주의에도 역행한다. →4대강사업이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 최대 쟁점이다. -우리 헌법은 정부가 예산편성권을 갖고 국회가 예산안심의·확정권을 갖도록 했다. 정부가 예산안을 검토할 수 있는 기초 자료조차 제대로 내놓지 않는다. 정부가 제대로 된 예산안 정보를 내놓기 전에는 국회가 예산안 심의에 응하면 안 된다고 본다. 심의할 자료가 없는 상황에선 예산안 심의를 할 수도 없고 국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게 재정민주주의를 지킬 최후 보루다. 정부는 4대강 사업 예산안을 수계별로 제출했다. 낙동강 수계에만 11개 하천이 있다. 어느 하천에 어떤 시설을 짓는다는 건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내용이 없는데 어떻게 예산을 심의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기본적인 재정통계조차 제대로 안 된다는 말인가. -통계는 국가운영의 근간이다. 통계가 틀리면 정책도 실패한다. 통계는 환자 진단과 같다. 잘못된 진단은 환자를 죽일 수도 있다. 정부 통계가 틀린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정부가 통계를 악용하고 있다. 정부는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거라고 하면서 지난 5년간 홍수피해와 복구비가 7조원 들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5년간’을 2004~2008년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02년에 태풍피해 많았으니까 그걸 포함시키려고 연도까지 바꿨다. 4대강이 아니라 전국하천 통계를 이용했다. 거기다 하천범람 피해뿐 아니라 산사태, 가옥파손 등까지 다 포함시켜 놨다. 올 7월에 70년 만에 폭우가 내렸다. 그 통계를 보면 국가하천이 전체 피해액의 0.7%에 불과하다. →4대강사업 예산 일부를 수자원공사에 넘긴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수자원공사에 물어 보니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실토하더라. 현재 국가채무 기준은 공기업부채를 포함하지 않는다. 정부가 ‘분식예산’을 하고 있다. 만약 국가채무가 아니라 OECD 기준인 ‘국가부채’ 개념을 사용한다면 공기업부채를 포함하기 때문에 정부가 굳이 수자원공사를 끌어들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기업으로 치면 분식회계, 즉 ‘분식예산’이라고 할 만하다. 더구나 수자원공사에 3조 2000억원이나 되는 사업비를 떠넘긴 다음에 그걸 다시 국토해양부에 위탁을 줬는데 이건 돈세탁과 다름없는 ‘예산세탁’이라고 봐야 한다. 정부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0·26 30주년] 박상범 전 실장의 인터뷰 전문

    “陸여사 서거뒤 일에 몰두… 국산로켓·잠수함에 집념”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인 26일을 사흘 앞둔 박상범 전 대통령 경호실장의 소회였다. 1979년의 ‘10·26’ 당시 경호계장이었던 그는 궁정동 저격 현장의 경호실 관계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말년에 유신헌법을 개정한 뒤 물러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비화를 들려줬다. 즉, “박 대통령이 집권 18년 정도 됐을 때인데 ‘1∼2년 뒤에는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라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는 얘기였다. 경호 실무자로서 피경호대상을 지켜내지 못한 아쉬움을 넘어 그의 표현대로 “경제적으로 세계사에서 드문,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전대통령이 평화적 권력이양까지 일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듯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를 안 꺼낼려고 했다.”며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을 완곡하게 사양하던 그였지만, 본지 취재진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민주평통장학재단 그의 사무실을 찾자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반겼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간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뒷얘기에서부터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경호 및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견해를 담담하게 피력했다. 합기도 등 각종 무술이 도합 10단이 넘는 무골답지않게 담담한 어조였다.  ●‘10·26’ 30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를텐데.  -(박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30년이 된 요즘에 와서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하는 학술대회도 열고, 유물·기록전시회도 하고 그러더라. 기억하기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수립된 이후 한 60년만에 이 만큼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발전하게 된 나라는 세계사에 없다. 소위 한강의 기적은 정확히 이야기 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약 40년만에 된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나라들이 이 정도까지 올라오는데 최소한 100~150년 걸렸다. 그런걸 보면 당시 지도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강력하게 뒷받침 해줬던 국민의 저력이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해외 나가면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한국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느낀다. 서거 30년이 흘렀지만 매년 개인적으로 현충원을 간다. 그분 생각이 가끔 떠오른다.  ●최근 국제학술회의에서 진보쪽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교수는 김일성 유일체제인 북한에 비해 상대적이지만 반대 세력을 허용한 박정희의 남한이, 그리고 개방적·국제적 전략을 택한 남한이 폐쇄적 전략을 취한 북한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당시 그 분을 모시고 신변안전을 책임지고 다녔다. 1970년대부터 시작해서 지금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인 조선, 제철, 자동차 등이 짧은기간에 상당한 발전을 했다. 과학분야도….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군수산업. 그게 그 당시에 기초가 다져지고 그랬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참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졌던 지도자가 아니였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끔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국내를 다니다 보면 관광지 재정비 한 곳을 많이 보는데 대부분 그 때 시작한 것이다. 그 족적을 보면서 당시의 지도자로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신 때 데모하다가 호주에서 공부한 김형아 호주국립대교수가 박정희 대통령을 재평가를 하게됐다는 말을 했다. 여러 면에서 박 대통령의 캔두이즘(Candoism)이 큰 기반이 됐다 하더라. 박정희 대통령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캔두이즘이 국민성을 바꿨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그런 신념을 가까이서 감지할 수 있었는지.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 난다. ‘할 수 있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라는 신념을 심어준 자체가 중요하다. 그것이 밑거름이 돼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이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이 경제나 문화쪽에서 보인다. 최근 광화문 세종대왕 좌상이 생겼지만, 그 전에 이순신 장군 동상 세워지고…. 여주의 영릉이나 아산의 충무공 사당도 그 때 다 성역화됐다. 처음에 갔을때는 초라했는데 그분이 성역화시키고, 그게 우리 역사에서 계속 남는 거다. 사석에서 말씀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갖고 계셨다.  ●경호를 하시면서 사선(死線)을 수차례 넘나들으셨겠지만, 그 중에서도 ‘10·26’ 현장이 가장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을텐데. 1983년의 아웅산사태 때도 아슬아슬했겠지만.  -경호했던 사람으로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자칫 변명으로 들릴 수 있고. 다만 그 이후에 후배들에게 나와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뜻에서 경호 기법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엄청난 연구를 통해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소위 경호라는 힘이 미칠 수 있는 범위가 있는데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지역을 최소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10·26’도 봐야하지 않나 싶다. 어떤 경우라도 경호는 일단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매사를 접근하고 매사 들어봐야한다.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그런 부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한다는 건가.  -그렇다. 아웅산 사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들이 다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경호관계자 중 ‘10·26’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것은 그 때 중앙정보부(현재 국가정보원) 후배가 평소에 후덕한 모습을 기억하고 일부러 비껴 쏴서 허벅지와 옆구리를 스치게 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확인사살 과정에서 버클에 맞췄다는 얘기도 있었고.  -제 3자를 통해 그런 얘기도 들었지만, 지금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다. 총을 맞고 쓰러져 있었고, 중정 직원들도 다 사형당했으니.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중정 직원들도 참 고생 많이 했다. 대통령 경호원과 한 집안 식구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 사람들 고생하는거 보고 서로 따듯하게 해서 깊은 우정들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사실 정말 안타까웠다. 정말 제가 아끼는 후배들도 있었고 그 중에 저를 참 좋아하는 후배들도 꽤 많았다.  ●정황상으로는 어떤가.  -그 현장이 한 10평 그 정도 밖에 되지않는다. 가운데 직사각형의 막힌 조리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졌으니까 확인사살은 실수할 리가 없다.  ●군출신 아닌 첫 문민 경호실장을 지냈는데, 박종규, 차지절, 장세동, 안현태, 이현우씨등 군 출신의 여러 경호실장들의 노후는 불행했거나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욕심 탓인지, 아니면 권력의 비정한 생리나 속성 때문인지.  -둘다로 본다. 하나는 권력의 속성 탓이다. 당시 여러 사회적 여건이 그 자리에 그분들이 있을 때 여건이 그런쪽으로 갈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각 개인의 성격에도 (다소) 문제가 있지 않겠나 싶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으로서 그런 행로를 답습하지 않아야겠다는 철학을 정립했을 것 같은데.  -거기서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니 많은 상사들을 모시고 이런저런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확신은 안서지만 내가 만약에 과장자리. 처장자리에 갔을 때 ‘이러이러한 것은 내가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어느 직장이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우선 권위라는건 꼭 필요하지만 배타된 권위는 안된다. 예컨대 정부 각료들 회의 때 경호실장이 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 안에 근접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팀장도 있기 때문에 굳이 국가 정책 논의하는 그 자리에 경호실장이 꼭 들어가서 앉을 필요가 있느냐. 교육도 참 중요한것 같다. 2년 있는 동안 교육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차피 경호도 국제화되기 때문에 많은 국빈들이 오고 우리 대통령도 1년에 몇 번씩 해외를 순방하고 그런 시대가 돼서 이제 어학 문제라든가 이런것을 체계적으로 해서 경호원들의 수준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1년 코스이지만 해외 유학도 보냈다. 지금은 우리 후배들 보면 아주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는 생각이다. 통역 필요없이 업무를 직접 협의할 정도까지 상당한 직원들이 와 있다. 경호실이 예전처럼 권위적이지 않다. 한 때는 날아가던 새도 떨어뜨린다는 조직이란 소리 들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아주 순수한 전문 조직으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경호라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경호하는것이지 인간 누구를 경호하는것 아니다. 적어도 경호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전문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차지철 경호실장이 월권 등으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알력이 생겨 박 대통령 서거라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 쪽도 있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이 3선후 유신체제로 가면서 장기집권하는 통에 산업화 이끈 훌륭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불행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저는 계장급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정치적이나 정책적인 면 잘 모르지만 다 일리가 있다. 다만 1974년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 의해 저격된 뒤 차지철 실장이 들어왔을때 사회적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차 실장이) 장관들을 배석시킨 채 국기하강식을 한다든가 하는 월권도 저질렀다는데.  -주말마다··· 그랬다. 굉장히 힘들 때가 있었다.  ●차 실장의 다른 독특한 면은.  -차 실장은 그런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금전, 돈 에 대해서 상당히 깨끗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아무것도 남겨놓은 게 없다. 돈에 있어선 깨끗했다.  ●최근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회고록에서 1978년 경제특보 재임 당시 “유신헌법의 대통령 선출방식은 내가 봐도 엉터리야. 그러고서야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어.”라며 개헌후에 물러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육성을 기록했는데 당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사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그 때가 (박 대통령 집권) 18년 정도 됐을때인데 “1~2년 뒤에는 내가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게 좀 앞당겨 실현됐더라도 ‘10·26’ 같은 불행한 일은 없었을텐데.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유신헌법 개정안 초안 작업을 하던 신직수 법률특보가 10·26 이후 관련자료를 폐기했다고 남 전총리가 구체적으로 증언했던데.  -2년 정도 뒤에 하야하려고 생각하셨던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은 그때 그런 생각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 하실 때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1994년 있을뻔 했는데, 그 때 경호 관련 협상에서 어느 정도까지 진도가 나갔었나.  -어느 단계에 가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냐면 경호 통신 문제에 대해 협의가 다 끝나고 일주일 뒤에 우리 경호 선발팀들이 들어가게 돼 있었을 때였다. 물론 총기 휴대하고. 제일 문제된 게 위성 통신 문제였다. 그것까지도 다 원만하게 잘 협의가 돼서 일주일 뒤에는 최종적으로 선발팀이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모든 게 중지돼 버렸다.  ●그 때 김일성 사망을 예상하는 꿈을 꿨다는 비화가 있던데.  -당시 윤여준씨가 안전기획부 제 3특보였고, (별세한) 엄익준이 북한 국장이었다. 나중에 통일부 장관 지낸 정세현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었다. 오찬하는데 저한테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경호실에서 인원을 정리해줘야겠다는 연락이었다. 그 자리에서 정리를 다 했다. 경호 쪽에서 인원 줄이고…. 오찬이 끝나고 제가 지나가는 이야기로 ‘아무래도 정상회담 안될거 같다.’라고 말하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 경호실장이 그런 이야기 하니 (무슨) 특별한 정보있는줄 알고…. ‘무슨 이야기냐.’고 하길래 내가 농담처럼 ‘며칠 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해서 관에 입관하는 꿈을 꿨다.’고 얘기했다. 당시에 정책비서관이 ‘맞으면 도사로 모시겠다.’고 농담으로 말하더라.  ●김영삼 대통령에겐 보고했나.  -안했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끝났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일주일 전에 꿈을 꿨다. 새벽 3시쯤 깜짝 놀래서 깼다. 집사람을 깨워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하니 집사람이 ‘절대 다른 곳에 가서 말하지 말라. 경호실장이 그런 말 하면 북한가기 싫어서 이야기 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당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남북관계 큰 진전 있었을 텐데 김일성주석 답방도 있을 수 있고.  -그렇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한국의, 한반도의 운명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  ●꿈으로 나타날 정도면 신경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사상 최초로 북한에 가는 남쪽 정상을 경호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상당했을 것 같다.  -처음 이뤄지는 일이고 민감한 일이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실 잠이 안왔다.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여건들이 많았는데,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옥쇄할 수 밖에 없다는 각오까지 했었다.  ●요즘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그런데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경호문제로 답방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호상 여러가지 가정도 있는데 그쪽도 똑같은 가정을 놓고 검토를 할 것 아니겠는가. 아차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문제이고 전부 총기를 휴대하고 있으니까 힘들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물리적인 위해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 쪽에선 남쪽 보수단체에서 계란이라도 던지지 않나 이런 것 신경쓰는 거 아닌가.  -그런것도 있고. 예를 들어 근접 경호하는 사람 중에 약간 정신적으로, 순간적으로 문제가 발생돼 총이라도 뽑고 한다면 그건 큰일이 생기는 거다.  ●영화 쉬리의 한 장면 떠오르는데.  -그럴 경우 전쟁터가 되는 거다. 사실 초청한 쪽에선 그런 의도 없더라도…. 그게 젤 위험하다. 우리도 그렇지만 그쪽에서도 그런 생각 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 몇분 모셨나.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등 다섯분을 모셨다. 김종필 총리 인준이 안되는 바람에 (인수인계가 늦어져) 김대중 대통령 취임 초반 (보훈처장으로) 잠깐 재직하기도 했다.  ●경호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성품을 가까이서 봤을텐데.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건강하다. 그게 아주 공통되는 거 같고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대통령은 카리스마, 결단력이 있었던 분들 같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은 공과가 있겠지만, 30~40년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제 기억으로는.  ●김영삼 대통령도 전두환,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보스형 리더십의 소유자인가.  -그렇죠.  ●노태우 대통령은 좀 다르지않나.  -좀 다르다. 최규하 대통령도 그렇고.  ●어느 정부든 할거 없이 대통령 아들 때문에 속썩인 일이 많은데.. (김영삼 대통령 아들인) 현철씨 관련해서 경호실장 하면서 김 대통령에게 직언하자 언짢아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거 보다도…. 김현철씨 같은 분 보면 예의도 바르고 총명하고 그렇다. 대인관계도 좋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아버님이 두 번씩 대선에 출마할 때 김영삼 대통령과는 부자간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다. 대선 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참모역할을 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저도 한 2년 현철씨를 접촉했지만 예의바르고 대인관계 좋고 그랬는데, 대통령학에 대한 책도 좀 읽어보고 했지만 집권후 1년, 1년반 지나다 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자꾸 모이게 되지않나. 어떤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본의 아니게 본인 생각과는 전혀 관계 없이 그런 문제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오랫동안 다섯 분 대통령 모시면서 보고 느꼈던 일이고, 김현철씨도 그랬던 듯하다. 그래서 그 당시 대통령께 (박관용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여러분들이 고언을 드렸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씨와 관련한 에피소드중 기억나는 것은.  -박지만씨가 몇년 전 결혼해서 축복해 주기도 했지만, 그때는 육사를 다녔다. 아주 어릴 때인 1974년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신 뒤로 정신적 어려움이 많았고, 그래서 저항적인 그런 쪽으로 한 때 잠깐 바뀌었던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까 약물도 시작하게 됐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오죽 외롭고 했으면 그랬겠나 하고 이해도 된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고, 더군다나 비명에 가시지 않았나. 자연사로 가신것도 아니고…. 다행스러운건 지금 새 보금자리 만들어 잘 살고 있고….  ●육 여사 서거후 지만군을 돌보라고 박 대통령이 특별히 밀명 준건 없나.  -그런 건 없고, 그 당시에 지만군이 주말에 나오면 (청와대에) 안 들어가려고 했던 적이 있다. 외출나와서. 대통령이 찾으니까 차지철 실장이 나를 부르더니 ‘지만이좀 데리고 오라.’고 해서 명동에서 찾아서 데리고 갔던 그런 일도 있고…. 나중에 지만씨가 약물 때문에 보훈병원에서 봉사한 적이 있다. 제가 1997년 초에 보훈처장 할 때였다. 지금은 사업도 잘하고 가정도 이루고 애도 갖고 해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권부 근처에 있었으니 일부 측근들이 엉뚱한 권력을 행사하는것을 보는 등 온갖 인간 군상들을 목격했을 듯한데.  -그런 것들이 대통령의 자제분들이나 가까운 친척 분들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역시 사람이 젤 중요하다. 사회생활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기도 하니까.  ●지난 대선에 나온 허경영 후보가 공중부양한다는 농담같은 얘기가 나도는 데 무술의 달인으로서 말하자면 원조 공중부양 전문가라는 소문은 사실인가.  -(손을 내저으며) 에이, 지금은 세월이 흐르니 아픈데도 생기고…. 요즘엔 무술 훈련은 안하고 하루에 한시간 반 정도 집에서 열심히 헬스는 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 무슨 헬스 하냐고, 또 얼마나 오래살라고 그러냐고도 하는데 적어도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해야 통일되는 것도 보고, 요즘 G20 그러는데 (한국이) G10 되는 건 보고 죽어야 할것 아니냐는 농담도 한다. 열심히 운동한다. 한 시간 헬스가서 운동하면 기분 좋고 정신도 맑아지고 의욕도 생기고 그렇더라.  ●다친 무릎 때문에 고생한다는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제 등산은 하지않는다. 가끔 골프할 때는 보호대 차고 한다.  ●공직 땐 골프 안했는데 입문 1년만에 싱글했다는데.  -1998년 3월 중순까지 보훈처장으로 일했다. 그 직후 집사람과 골프 시작해 6개월 만에 80타 쳤다.  ●경호 전문가지만 민주평통 사무총장, 보훈처장 등 남북관계나 안보전문가로서 식견을 사회에 환원할 복안은.  -후배들에게 그런 이야기 많이 한다. 1996년 평통 총장 막바지에 장학재단을 하나 만들었다. 장학재단 일이 다 봉사다. 수익사업 하는것도 아니고.  ●강의 같은 것도 하나.  -강의를 그만둔게 한 3년 됐다.대전 배재대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이 인간관계론을 강의해달라 해서 2년, 경기대에 경호문제 및 대테러 문제로 석·박사 과정 학생들 한 2년 지도했는데 무척 힘들더라.  ●10·26 사태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수없이 많이 보도 됐다. 합동 수사팀들이 조사결과가 가장 정확할 것이다. 그런 사건을 당했던 사람들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더 일들이니까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그 다음에 모르잖아요. 총맞고 깨어나니 병원이었다. (공식)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 어느 매체에서 1974년 문세광 사건 재조명한다고 했다. 한 11년동안 음성전문가 동원해서 준비했다는데, 어떤 결론을 내놓고 그쪽으로 몰아가니까.  ●경호원이 육 여사 돌아가시게 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가리키는 건가요.  -그런 뉘앙스로…. 하도 그래서 내가 한 말이 있다. 총알은 절대 거짓말을 안한다. 탄환이 다 있다. 건물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이니까 탄환이 없을리 없잖아요. 총알은 각도가 있다. 그렇게 이해시키려 했는데, 자칫잘못하면 왜곡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10.26 사건도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합동수사팀의 조사결과가 젤 정확하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합동 수사팀에 검찰도 다 들어가고 했기 때문에 숨길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운명이다. 운명이 아니고는 벌어질 수가 없다. 물론 원인도 다들 아시잖아요. 차 실장과 김재규씨하고 인간관계도 있고. (유신정권의)권력독점 문제 등도 있고.  ●호사가들은 미국 CIA가 배후조종했다는 설도 제기하는데요.  -(고개를 저으며)원래 그런 사건에 별별 추측이 다 일어나거든요.  ●박정희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는 어땠나요.  -그분도 유년시절부터 어렵게 성장하셨던 분이지만, 굉장히 정이 많은 분이었죠. 외모를 보면 아주 매섭고, 단구에다가 깡마르고, 눈매도 무섭고. 하지만 인정은 많았죠. 예전에 골프를 가끔 나가시면 추울 때나 더울때나 근무자를 꼭 챙기셨다. 아주 서민적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74년도에 영부인 서거한 뒤에 굉장히 외로워하셨죠. 박근혜씨가 영부인 대행하셨지만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았죠. 그러다 보니까 국정에만 몰두해서 74년 이후 쭉 기록을 봐도 알 수 있지만 공단이나 산업단지 조선소 등이 그 때 건설된 거죠. 창원 신도시에서 창원 공단, 풍산에는 풍산금속 등이 하나하나 자리잡기 시작했지요. 70년 초만 해도 우리나라가 철모도 하나 못만들었지요. 철모가 간단한거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총알이 맞아도 튕겨나갈 정도가 돼야하는데 그걸 못만들었으니까. 안면도에는 제 2국방과학연구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로켓을 만들었고 타코마라는 회사가 당시 마산에 있었는데 거기서 잠수함 만들기 시작했지요. 허전함을 그런 일로 푸셨던 듯합니다.  ●말년에 박 대통령이 지방시찰 유난히 많이 다녔는가요.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가끔 여행하다 보면 그분의 족적을 볼 수 있다. 지금 관광지인 설악동인가요, 그게 그 당시엔 정말 형편 없었거든요. 그런 걸 그 때 다 정비하는 등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이상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양제철소는 본래 아산에 만들려고 결정됐다가 광양으로 바뀌었죠. 그때 모시고 현장에 갔을 때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부니까 매연이 내륙으로 들어오고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건의하고 그래서 현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그럼 광양으로 하자고 결정했던 억들이 납니다  대담 구본영 편집국 수석부국장·정리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도시와 산] 통영 미륵산

    [도시와 산] 통영 미륵산

    미륵산(彌勒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경남 통영시, 경북 울릉군, 전북 익산시, 강원도 원주시 등 전국에 4곳이 있다. 통영 미륵산(461m)은 통영시 육지 쪽과 2개의 다리로 연결된 산양읍 미륵도 중앙에 우뚝 솟아 있다. 높지 않은 산임에도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당당히 이름이 올라 있다. 남해안 중앙에 있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비경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탁월한 조망이 빼어나다. 정상에 올라보면 통영항 일대를 왜 동양의 나폴리로 부르고, 미륵산이 명산의 반열에 들게 됐는지 그 이유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케이블카가 설치돼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미륵산을 찾는 관광객이 사계절 줄을 잇고 있다. ●명산 조건 고루 갖춘 산 1억 2000여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기에 화산 폭발로 이뤄진 산으로 알려진 미륵산은 울창한 산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기암괴석, 오래된 절 등 명산의 요건도 고루 갖췄다. 미래의 부처인 미륵존불이 내려오는 산이라고 해서 미륵산으로 불린다. 산 북쪽에 용화사라는 오래된 절이 있어 용화산이라고도 불린다. 불교와 인연이 깊은 산으로 용화사를 비롯해 고려 태조 때 도솔선사가 창건한 도솔암, 조선 영조 때 창건된 관음암, 고승 효봉(1888~1966년)이 머물렀던 효봉 문중의 발상지인 미래사 등의 사찰이 있다. 용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 은점 선사가 지금의 관음전 자리에 정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623년 동안 계승되다 1260년에 산사태가 나면서 무너져 3년뒤 미륵산 제3봉 아래로 절을 옮겨 짓고 천택사라 불렀다. 천택사도 1628년 화재로 폐허가 돼 1724년 벽담 선사가 현재의 용화사 자리에 천택사의 보광전 기둥을 비롯해 남은 건물을 옮겨 새로 중창했다. 당시 벽담 선사는 천택사 중창을 앞두고 미륵산 봉우리에서 7일 동안 밤낮 기도를 올리던 중에 한 신인(神人)으로부터 “이 산은 미래세계에 미륵불이 내려와 용화회상이 될 도량이니 이곳에 절을 세워 용화사라고 부르면 만세기에 전하게 될 것”이라는 계시를 받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용화사는 조선시대 수군막사로도 이용됐다. 미래사는 효봉 스님의 상좌였던 구산 스님이 석두·효봉 두 큰 스님의 안거를 위해 1954년 세웠다. 주변의 울창한 편백숲이 산사 주변의 호젓한 분위기를 더한다. 미륵산 정상 부근 제2봉에는 고려 말~조선 초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봉수대 터가 있다. 봉수대 터 주변에서는 조선시대 기왓조각과 통일신라시대 도장무늬토기 조각도 출토된다. ●날마다 수천명 등정 미륵산은 어느 산행길에서 출발하더라도 1시간 남짓이면 정상에 닿는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뒤에도 걸어서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객들은 여전하다. 미래사 쪽에서 오르는 산길이 정상까지 30여분으로 가장 빠르다. 용화사와 미래사를 잇는 산길은 통영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길이다. 미륵산 정상은 바위로 이뤄져 있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뒤 하루 수천명씩 몰리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미륵산 정상에 목재로 데크 시설을 하는 바람에 산 정상의 자연스런 모습이 가려졌다. 정상에 이르면 호수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한려해상 국립공원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광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해질 무렵 낙조로 붉게 물든 서쪽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의 자태가 눈길을 붙든다. 정상에서 직선거리로 90㎞쯤 떨어져 있는 대마도는 일년에 30여일, 105㎞ 떨어진 지리산 천왕봉은 일년에 절반쯤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예술·문학 영감의 원천 정지용 시인은 한국전쟁 직전에 통영을 둘러보고 ‘통영1’에서 ‘통영6’까지 6편의 기행문을 남겼다. 그는 미륵산 정상에서 통영과 바다 풍경을 보고 쓴 기행문 ‘통영5’에서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라고 예찬했다. 통영시는 정지용 시인의 통영예찬을 기리는 문학비를 오는 12월 미륵산 정상에 세운다. 말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시인조차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하는 한려수도의 천연미와 천혜의 자연 전망대인 미륵산은 통영을 예향으로 만든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고 문인들은 말한다. 극작가 유치진과 시인 유치환 형제를 비롯해 시인 김춘수, 김상옥,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등 통영 출신의 걸출한 문학·예술인이 미륵산에서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굽어보며 문학·예술적 영감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이상은 통영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자주 찾았던 미륵산과 용화사에서 보고 들었던 숲과 바다 갈매기, 스님들의 염불소리 등이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면서 생전에 미륵산에 애착을 보였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그의 바람대로 한려수도가 내려다보이는 미륵산 양지바른 자락에서 영원히 잠들어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케이블카 타고 꿈의 하늘로 경남 통영 미륵산의 케이블카가 인기다. 정상까지 빠르고 편하게 이동시켜 주기 때문이다. 아래 하부역에서 정상 턱밑인 상부역까지 10여분 만에 도착한다. 특히 통영항과 한려수도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모습도 하늘에서 감상할 수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이 케이블카는 하부역에서 상부역 사이 선로길이가 1975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2가닥으로 된 선로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선로에 달린 8인승 곤돌라 47대가 초속 6m 속도로 상·하부역을 오르내린다. 시간당 1000여명을 수송한다.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2002년 12월 사업비 173억원으로 착공됐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18일 개통됐다. 통영관광개발공사측은 미륵산 케이블카는 ‘그린 케이블카’에 역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하부역 사이에 1개의 지주만을 설치했고 많은 사람이 지나다녀 환경 훼손 우려가 있는 구간에는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누적 이용객이 지난 3일 100만명을 넘어 통영관광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여름 휴가철에는 평일 5000명, 휴일에는 9000여명이 몰렸다. 2~3시간씩 기다려야 탈 수 있었다. 8월1일에는 하루 이용객 최고인 1만 96명을 기록했다. 요즘에도 하루 평균 2000여명에 이른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미륵산 케이블카 관광객 한 사람이 통영 지역에서 5만~10만원을 쓰는 것으로 계산할 때 케이블카에 따른 관광수익은 700억~8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통영시 1년 세수규모인 1100억원의 70%에 이르는 금액이다. 신경철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미륵산 정상에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 안전 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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