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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 또 폭우] 역시 ‘강남 부자’! 호텔 장기투숙 예약 빗발…‘강남 서민’은 친척집 전전

    [중부 또 폭우] 역시 ‘강남 부자’! 호텔 장기투숙 예약 빗발…‘강남 서민’은 친척집 전전

    이번 주중에 또다시 폭우가 예고된 31일 서울 강남지역의 유명 호텔들에는 장기투숙 문의가 빗발쳤다. 서초구 반포동의 M호텔에는 20일 이상 숙박을 희망하는 손님이 몰렸다. 앞서 물폭탄이 휩쓸고 간 2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의 I호텔에는 평소의 4배에 이르는 50여건의 예약이 한꺼번에 몰려 호텔 관계자들이 놀랐다.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졸지에 ‘홈리스’가 된 강남 주민들의 대피법은 엇갈렸다. ‘강남 서민’들은 대피소나 친척집을 전전했지만 ‘강남 부자’들은 고급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 강남 수해 복구현장도 여느 현장과는 달랐다. 31일 오후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집 안까지 파고든 흙을 퍼날랐지만 집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방배동에 사는 정모(38)씨는 “부자 동네로 알려진 지역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온데간데없고 청소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나와 정리를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호텔로 갔거나 휴가철에 맞춰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마지막 가는 길에도 비가… 잘가거라 아들아…”

    “마지막 가는 길에도 비가… 잘가거라 아들아…”

    31일 오전 9시 인천 남구 인하대 운동장. 지난 27일 강원 춘천에서 봉사활동 도중 산사태로 숨진 인하대생 10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거행됐다. 꽃다운 생을 마감한 학생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탄식하듯 하늘도 구슬프게 비를 뿌렸다. 10명의 영정과 하얀 국화꽃으로 제단이 마련된 영결식 자리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유가족, 친구, 학교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본수 인하대 총장은 조사에서 “사회적 덕목인 재능 기부를 몸소 실천해 온 우리 학생들, 아이들의 눈빛이 어른거려 폭우도 마다 않고 달려간 우리의 아들 딸들, 푸른 꿈 펴기도 전에 이토록 빨리 데려가십니까.”라며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고 김유신씨의 작은아버지 김현수씨는 북받치는 슬픔을 억누르며 “내 것만을 챙기기 바쁜 이 시대에 칭송받아 마땅한 숭고한 영혼들. 너희들은 춘천 상천초등학교 학생들의 영원한 선생님이다. 우리도 너희들이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살아갈 것을 약속하며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거라.”라며 영결사를 낭독했다. 김씨가 마지막으로 “유라야, 유신아, 재현아, 명준아…”라며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고 이민성씨의 어머니는 “잘 가거라, 우리 아들아.”라며 아들의 영정 앞에서 빗물에 젖은 인하인 증서를 하염없이 손으로 쓰다듬었다. 앞서 개별 장례를 마친 고 성명준·최민하씨를 제외한 8명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량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으로 출발했다. 20여분 만에 화장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영원한 작별을 고해야 할 때임을 직감한 듯 관을 어루만지거나 부여잡은 채 그리운 이름들을 불렀다. 어린 발명가를 키워 보겠다던 학생들의 숭고한 꿈은 하늘에서 이루게 됐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국민과 쌍방향 소통”…장차관·청장의 70%가 SNS 활용

    “국민과 쌍방향 소통”…장차관·청장의 70%가 SNS 활용

     “재정을 알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해명할 수 있다.”  케인즈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국가 예산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2011년 한국에서는 국가운명의 나침반으로 예산과 함께 이것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SNS 이용률이 40%로 나타난 가운데 7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부처장 SNS 이용 현황’에 따르면 66명의 장관·차관·청장 중 70%인 46명이 SNS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 장관들의 SNS 열풍을 보면 “국가의 운명을 알고 싶은 자는 트위터를 보라.”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과거 장·차관의 국민과의 대표적 소통수단은 현장방문이 사실상 유일했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 현장방문뿐 아니라 SNS 이용에 나선 장관들의 쌍방향 소통 일상을 짚어본다.   맹형규, “우면산 사태는 인재(人災)”  “우면산 산사태 현장.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찬 주민들. 천재속에 인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사고를 키운 방재공사를 좀더 서두를 수도 있었을텐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다음날 행안부는 ‘집중호우 피해 주민 지방세 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100년만의 폭우’ 탓만 하는 것으로 비친 서울시와 달리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자책과 아쉬움, 책임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맹 장관은 하반기 외식비 인상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한국음식업중앙회를 찾았던 지난달 25일에는 “업계 측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높아 식당 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개선을 요청. 일리 있는 얘기. 본격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며 하반기 물가 관리 대책의 방향을 예고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맹 장관은 ‘공직자의 SNS는 소통 아닌 일방적 정책 홍보 도구’라는 일각의 비판과 달리 “행안부에서 일하려면 나이와 학력이 어때야 하나요?”라는 대학생의 질문에 “공무원 시험에는 나이와 학력 제한이 통상적으로 없어요.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보람 있을 것 같아요.”라며 답글을 달기도 한다.  공직자의 SNS 사용을 조심스레 지켜보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지난 5월 트위터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민항기를 오인 사격한 해병대의 정신 해이를 꾸짖고, 군 문화 개혁을 건의하는 팔로워(트위터를 구독하는 사람)의 글에 일일이 답글을 다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억지춘향으로 시작, 박씨 물고 돌아와  사실 일부 장관들의 SNS 입문은 ‘자의 반, 타의 반’ 격이었다. 지난 4월 총리실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5월 중순까지 부처별 장관 SNS 이용 현황을 보고받기로 했기 때문. 맹 장관은 같은 달 28일, 김 장관은 30일 각각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내정된 지 12일 뒤인 5월 18일에,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이후인 6월 17일 트위터에 가입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트위터에 가입은 했으나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지난 5월 말 취임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의로 시작했든, 타의로 시작했든 이처럼 국무위원의 SNS 활용은 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글을 받아보는 팔로워 중 상당수는 “장관 SNS 전담 비서관이 대신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관 개인 SNS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관리하지만, 일부는 직원이 대신 관리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A장관은 애초 총리실 보고를 위해 마지못해 가입, 첫인사만 직접 남긴 뒤부터는 대변인실에서 이를 대신 관리하는 방향을 검토했으나 의외의 뜨거운 반응에 지금은 트위터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부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즉각적인 반응을 살펴볼 수 있고, 굳이 요란한 민생체험 등을 하지 않고도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위터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960여명의 온라인 친구들과 소통 중이며 김황식 국무총리는 총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개인 페이스북과 여가부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재오 ‘트윗’ 장관  공직 내 ‘파워 트위터리안’은 단연 이재오 특임장관. 이 장관은 2009년 6월 트위터에 가입, 28일 현재 1만 7340명의 트위터 글을 받아보고 있으며 2만 92명이 이 특임장관의 글을 보고 있다. 가입 이후 934건의 글을 올려 하루평균 1.2번의 사용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 특임장관을 ‘트윗’장관으로 부를 정도다.  그는 매일 출퇴근 지하철에서 보고 느낀 생각을 정리한 ‘지하철 단상’과 정부중앙청사 1층 로비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독도를 바라보며 쓰는 ‘독도단상’,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조이단상’(트위터 계정 @JaeOhYi의 줄임말) 등을 연재하고 있다. 이 특임장관은 특히 독도단상을 통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와 울릉도 방문을 계획한 일본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홍수로 침수 위험 있으면 산지 건축허가 불허 정당”

    홍수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산지라면 주택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0년 만에 한 번 있을 만한 집중호우나 홍수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가 법령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산지 전용 허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서울 우면산 산사태 등에서 보듯 행정기관의 미흡한 관리가 여론의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판결이 확정되면 지자체의 방재 업무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서울고법 춘천행정부(부장 김인겸)는 유모씨가 “법규상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홍수 때 침수 위험’을 들어 산지 전용을 불허한 것은 위법하다.”면서 강원 홍천군수를 상대로 낸 건축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씨는 2009년 5월 홍천군의 임야 1800여㎡에 단독주택 6채를 신축하기 위해 산지전용 허가를 포함한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군으로부터 “홍수 때 유수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되는 곡선부는 침수의 위험이 있어 재해발생이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이에 유씨는 “홍수 때 침수 위험은 산지관리법상 산지전용허가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고, 150년 빈도의 홍수위를 기준으로 재해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은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전용을 신청한 땅은 홍천강 줄기의 곡선부에 위치하고 150년 빈도 기준 최대 홍수 위선보다 낮은 지역에 해당한다.”면서 “옹벽을 높게 설치한다고 해도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재산과 인명피해 등 재해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상이변이 잦아지는 최근의 추세에 비춰볼 때 향후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침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산지관리법이 규정한 산지전용허가 기준은 ‘토사의 유출·붕괴 등 재해발생 우려가 없을 것’인데, 세부기준으로는 ‘경사도, 산림 상태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산사태 위험지 판정기준표상의 위험요인에 따라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되지 않을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산지 전용은 산지 관리 목적에 어긋나지 않을 때 예외적으로 허가하는 것이므로 관할관청의 재량행위”라며 “법령상의 산림훼손 금지·제한 지역에 해당하지 않고 명문 근거가 없더라도 공익상 필요가 인정될 때에는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손가락 화석 만들어 주던 우리 선생님이…”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상천초등학교에서 눈물의 추도식이 열렸다. 산사태로 희생된 인하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했던 학교에 유가족들이 모인 것이다. 며칠째 비를 토해내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추도식에는 상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찾아와 영정사진에 헌화를 하며 눈물을 훔쳐 안타까움을 더했다. 과학캠프에 참여했던 이 학교 4학년, 2학년 두 자녀를 둔 하모(40·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멀찌감치 서서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을 줄곧 닦아냈다. 하씨는 “아이들이 캠프 첫째날 집에 와서는 ‘탱탱볼도 만들고, 손가락 화석도 만들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면서 “27일 아침 책가방을 멘 큰 애에게 사고가 났다고 했더니 ‘우리 김유라(사망) 선생님 이름도 있어요?’ 묻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친구를 조문하기 위해 찾은 인하대 학생들도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삼켰고, 부모들은 엎드려 절을 하다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 이민성(25)씨의 어머니 김미숙(50)씨는 떨리는 손으로 아들의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바쳤다. 김씨는 “아들아, 좋은 곳으로 가라. 조금 이따가 보자.”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교실 칠판에는 인하대생들을 환영하는 팸플릿이 여전히 달려 있고, 교탁 위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던 과학책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추도식이 끝나고도 유족들과 주민 등 100여명은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Weekend inside] 물폭탄 맞은 강남 아파트 속사정은…

    [Weekend inside] 물폭탄 맞은 강남 아파트 속사정은…

    “물난리로 우리 아파트 값 떨어지는거 아닌지 몰라. 산 바로 밑에 있는 집에 이제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방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복구작업이 한창인 현장을 지켜보며 심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면산 반대편인 단지 안쪽에 거주해 직접적인 산사태에 겪지 않은 주민은 “매일 아파트 이름이 매스컴에 그대로 나오고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 됐다고 떠들어 아파트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할퀴고 간 자리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가운데 흙더미에 묻히고 빗물에 잠겼던 ‘강남특구’에서 ‘집값’ 걱정이 시작된 듯하다. ‘지난해 9월 폭우 때도 방배동의 한 아파트가 홍수 피해를 입었지만 집값 하락에 쉬쉬했었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면서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아파트 이름이 알려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더욱이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의 소유주들은 큰 피해를 입고도 배수시설 확충 등 대대적인 공사를 꺼리는 탓에 앞으로 똑같은 수해가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대치동 일대는 지난 10년간 4차례의 침수피해를 겪었지만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등의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수나 정비를 할 경우, 재건축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일부 소유주들의 민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재건축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곳 아파트들은 요즘 건물들과 달리 하수관 용량이 작고 자체 배수펌프시설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상황에 대처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도 다소 이례적이다. 사망자 2명이 발생한 은마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별다른 걱정이 없는 듯했다. 거주자의 대부분이 전세 세입자인 탓에 “어차피 내 집도 아니고 몇년 살다 나갈 것인데, 전면보수에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세입자 주모(37)씨는 “1979년에 지어진 아파트가 많이 낡아 벽에 금이 가고 물이 새는 등 생활이 불편할 정도지만 집주인한테 말해도 ‘곧 재건축이 될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해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거주자 비율은 1998년 55.8%였던 것이 2005년 18.3%, 2010년 11.4% 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체 거주자의 88% 장도가 세입자라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을 기다리는 낡은 아파트들은 이번 수해에도 대대적인 보수와 재정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본인 소유의 은마아파트에서 22년째 거주하고 있는 황모(69)씨는 “관리비에 한달 1만 7000원씩 수선분담금을 내고 있는데 실제 개선되는 설비는 없는 것 같다.”면서 “재건축이 추진되는 와중에 이제 와서 보수공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현재 복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향후 계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펜션’ 그림 같지만 ‘안전 사각’

    ‘펜션’ 그림 같지만 ‘안전 사각’

    산자락 절개지의 펜션과 전원마을에 ‘제2의 우면산 사태’가 도사리고 있다. 큰비가 그친 뒤 산과 강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전국에 경관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들어선 펜션과 전원마을이 산사태 사고에 취약한 까닭은 상당수가 산을 깎은 절개지에 지어진 탓에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행정감독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29일 인천시·경기도재난안전관리본부에 따르면 이틀간의 중부지방 물난리로 총 31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26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명이 펜션 투숙객이었다. 그럼에도 인천 강화군에서는 지난해에만 펜션과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산지전용허가가 376건에 달했다. 이는 2009년 283건에 비해 33% 늘어난 것으로, 올해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강화군에 등록된 펜션은 630채다. 바다 전망이 뛰어난 화도면 장화·여차리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신고하지 않은 펜션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경기 가평과 양평·동두천, 강원 영월과 삼척 등 1만 8800여곳에 이른다. 강화의 기존 펜션들이 바닷가 주변을 차지하자 새로 짓는 펜션들은 바다가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마니산 남쪽 자락에 수많은 펜션이 지어졌으며, 짓다가 만 전원마을 단지도 수년째 흉가처럼 방치돼 있다. 사업자들이 펜션을 쉽게 지을 수 있는 이유는 펜션이 건축법상 단독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위치에 상관없이 230㎡ 이하면 신고만으로 신축할 수 있다. 게다가 펜션은 숙박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재난·재해와 관련된 안전점검도 받지 않는다. 농어촌정비법을 적용받는 민박의 한 형태여서 건물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펜션과 전원주택은 콘크리트 골조가 아닌 조립식이나 목조건물이 대부분이다. 위치로나, 건물 형태로나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산을 깎은 비탈면에 자리잡은 경우가 많아 집중호우 때 지반 약화로 붕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산사태로 6명이 희생된 서울 남태령 전원마을도 우면산 자락을 깎은 절개지다. 또 집값 상승을 노리는 주민들의 요구로 마구 생겨나고 있는 수도권 야산의 등산로도 폭우 때 빗물의 통로로 변신, 되레 피해를 줄 수 있다. 옹진군은 영흥면과 북도면을 중심으로 산지전용 허가 신청이 봇물을 이루자 재해방지를 위해 산지관리법상 ‘25도 미만’인 건축지의 경사도를 ‘16.7도’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주민 등쌀에 밀려 ‘25도 미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조동행 인하대 지구물리학과 명예교수는 “어처구니없는 산사태 사고를 예방하려면 경사지나 계곡 주변의 건축을 피하되, 건축을 한다면 충분한 지형·지질 조사 후 공학적 분석을 통해 지질 보강을 한 뒤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근우 강원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경사면의 건축지는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물에 떠내려갈 수 있는 물건은 안전한 장소로 옮깁니다.”, “건물의 출입문이나 창문은 닫아 둡시다.”, “물에 잠긴 도로로 지나가지 맙시다.”(국가재난정보센터의 ‘호우 국민행동요령 매뉴얼’) 폭우에 대비한 당국의 매뉴얼 가운데 긴박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항목이다. 게다가 산사태에 대한 매뉴얼은 없었다. 물론 호우를 포함해 태풍, 지진, 해일, 폭염, 대설, 낙뢰 매뉴얼은 있다. 문제는 매뉴얼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집중호우 탓에 산사태가 발생, 인명피해가 난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청의 공무원들은 수해지역에 나와 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폭우가 내릴 당시 공무원들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배동 우면산 주변의 주민들에게 산사태 주의보조차 내리지 못했다. 우면산 산사태로 주민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난 대응에 있어서 구청 측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소방방재청 산하 국가재난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 “산사태에 대비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산림청에서 담당을 하니 그쪽에 문의하라.”고 책임 기관을 따졌다. 확인 결과 산림청에는 2006년 처음 보급된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 매뉴얼’이 존재했다. 그러나 해당 매뉴얼에 명시된 행정기관과 주민행동요령 등 3~5가지 항목이 고작이다. 예컨대 ‘산사태 주의보 주민에게 전파, 이에 따른 주민 대피 및 기상정보 청취’ 식이다. 더욱이 대상 주민도 임업인에 한정돼 있었다. 특히 산림청은 기상청으로부터 받는 기상정보를 통해 시간당 강우량, 일 강우량, 연속 강우량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자동으로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한다. 연속적으로 100~200㎜의 비가 오면 주의보, 200㎜ 이상이면 경보를 내린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위험지역에 있는 각 시·군·구 담당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통보된다.”면서 “이날도 (서초구청 측에)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시장이나 군수 등 단체장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초구청 측은 “그런 문자를 받은 적도, 공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폭우 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나가서 문자함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폭우 당일 산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대피하라는 주의보도, 안내도 없었다. 산림청의 말대로라면 서초구청은 산사태 예보를 묵살한 것이다. 서초구청 측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산사태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때 구청 공무원들은 현장이 아닌 청사 안에서 상황 파악에 급급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폭우가 내린 27일 아침 비가 많이 와 도로가 다 막혀 피해 상황은 전화로만 확인했고, 현장에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예비군 동대도 재난 상황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강남구의 한 예비군 동대장은 수해가 난 지 이틀 만인 29일 오전에서야 재해 현장을 처음 찾았다. 그는 “우리는 민간병이 아니고 행정병이기 때문”이라면서 “재해가 나면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해당 동에 조치를 내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대한 매뉴얼이 없거나 부실한 데다 공무원들의 미온적인 상황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방배동 주민 전모(44)씨는 “미리 대피령이라도 들었으면 사망자가 이 정도로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산사태로 8명이 숨진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 20여명은 이날 오전 서초구청을 항의방문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수십兆 투자한 新방재시스템 ‘먹통’

    수십兆 투자한 新방재시스템 ‘먹통’

    2006년 7월 중부지방에 487㎜를 쏟아 부은 태풍 에위니아 이후 정부는 ‘신국가 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방방재청과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8개 부처·청에서 2007~2016년 87조 3800억원을 투자,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방해 피해를 막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여전한 방재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다. 현재 소방방재청 재난상황실 매뉴얼에는 태풍·호우·대설 주의보가 발령되면 기상청에서 방재청 재난상황실로 연락이 가고, 해당 지역의 통신사에 통보해 즉각 안내하도록 한 뒤 지방자치단체에도 상황을 전파하도록 돼 있다. 지자체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소방방재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제시하는 매뉴얼에 따라 대응한다. ‘자연재난조사 및 복구계획수립 지침’이라는 매뉴얼에는 피해상황 관리, 복구계획 수립, 피해지원 기준, 관련 법령 등이 있다. 하지만 매뉴얼은 주로 복구와 피해상황 조사 및 지원방법에 중점을 두고 있어 당장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처법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자체들도 각각 재난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을 갖고 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가 기상상황을 근거로 비상 단계를 발령하면 모든 자치구가 이에 따라 움직인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면 1단계, 호우경보는 2단계, 태풍경보가 발령되면 3단계에 돌입한다. 이번에 심한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의 경우 보강 단계에서는 자치구의 재해 담당직원 일부와 동별 상황근무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대비한다. 1단계에서는 구와 동 전체 근무요원의 4분의1이 투입되고 2단계에서는 절반, 3단계에서는 전직원이 비상 근무에 나선다. 보통 1단계부터 서울시와 각 구청에 재해대책본부가 설치되고, 소방방재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연계해 대응하게 된다.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이 마련되면 통·반장 등을 통해 상황을 알린다. 하지만 지난 27일 집중호우 때처럼 이미 출근시간이 시작된 이후에 상황이 생기면 전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산사태로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산림청이 운영 중인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스템은 산사태 발생 가능성에 따라 1~4등급 지역으로 나누고, 기상청의 기상정보를 토대로 위험기준을 초과하면 해당 지자체 공무원에게 문자메시지로 상황을 통보한다. 하지만 지자체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공문만 보낼 수 있을 뿐, 이 밖에는 구체적 대응 지침도 없어 정보제공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박승기·유지혜·박성국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 북아현동 주택 붕괴 2명 사상

    29일 새벽 폭우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택이 붕괴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0시 37분쯤 북아현동 1층 주택의 담과 축대가 붕괴되면서 이 집에 살던 김모(54)씨와 노모(45·여)씨가 매몰됐다. 노씨는 사고 직후 구조돼 목숨을 건졌으나 김씨는 매몰된 지 8시간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숨진 김씨는 정신지체 2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북아현동 일대는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내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담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서울·경기와 강원북부 지역 등에 27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6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재민도 전국적으로 1만 4193명이 생겼다. 서울 지역 2157가구가 물에 잠기거나 산사태 위험에 노출되면서 4453명의 이재민이, 경기 지역에는 4238가구가 폭우 피해를 입어 929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정전사태도 잇따랐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 1951가구 등 전국 12만 9872가구에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국 80곳에서 산사태가 났으며 사적 2곳, 궁과 능 10곳이 피해를 입었다. 또 공장과 상가 1097곳이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 978㏊가 침수됐고 가축 27만 4331마리와 어선 6척 등이 폭우 피해를 입었다. 한편 서울시는 폭우로 피해를 본 주민 1만 2746가구와 소상공인 3230업체에 가구·업소당 100만원씩 160억원을 긴급지원했다. 서울시는 가족이 사망했을 경우 가구주에게 1000만원의 재난구호금을 지원하고 주택파손 정도에 따라 최고 300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 중소상공인에게도 중소기업육성기금 200억원을 저리로 융자해주고 피해 조기 수습을 위한 응급복구비 33억원도 투입한다. 서울시는 31일까지 피해 가구와 소상공인 보완조사를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동현·강병철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산사태 위험지역 도대체 누가 정한 건가

    정부는 여름철 산사태가 잇따르자 지난 2008년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에 대한 유지 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이 취지다. 소방방재청은 이 법을 근거로 전국 1만 3027개의 급경사지를 A~E급으로 분류했고, D·E급에 해당하는 436곳을 붕괴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지방자치단체에서 특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7~28일 산사태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서울 우면산을 비롯해 춘천 떡갈봉산, 포천 왕방산 자락 등은 중점관리 대상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급경사지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누가, 무슨 근거로 붕괴위험 지역을 결정한 것인가. 현재 지자체가 특별관리하고 있는 436곳의 급경사지 대부분은 도로를 낼 때 산을 절개해 생겨난 것이다. 집중호우로 토사가 도로로 밀려들어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이를 의식해 특별관리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면산 등 주거지 인근에 널려 있는 ‘위험천만’ 절개지는 처음부터 특별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들은 특별관리 대상 436곳에 대해서는 관리카드를 만들어 1년에 한 번 이상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별관리 대상이 아닌 절개지는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우기에 한두 차례 현장에 나가 육안으로 살펴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절개지 붕괴 사고가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건축물 등을 짓기 위해 민간이 만든 절개지 옹벽 등은 관리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다.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 타령만 할 뿐이다. 물론 정부의 지원 없이는 월급도 주지 못할 지자체가 허다한데 지자체 예산으로 절개지를 모두 관리하는 건 무리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방치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더이상 지자체에만 맡겨 두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법들을 재정비하고 방재 시스템을 손봐야 할 것이다. 또 이참에 지자체들도 산을 깎아 공원과 간이 운동시설을 확충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주민 편의를 내세워 지자체장의 치적을 쌓으려 한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보기 바란다. 뒷감당은 생각하지도 않고 경관이 좋은 곳이면 펜션과 빌라, 별장을 지어 대는 일도 마냥 허용해서는 안 된다.
  •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29일 햇빛이 내리쬐었다. 물폭탄을 쏟아붓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았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우면동 형촌마을과 방배2동 전원마을, 방배3동 래미안아파트 등에는 경찰과, 군인, 소방대원 등 3만 3000여명이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의 손길도 이어졌다. 오전 11시 우면동 형촌마을에서는 1000명 정도의 소방대원과 경찰, 군인 및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에 나섰다. 삽을 들고 집집마다 들어가 방과 거실, 지하실에 들어찬 진흙을 퍼냈다. 정원에 있는 이들은 진흙을 양동이에 받고, 대문 앞에서부터 한명 한명에게 양동이를 넘겨 덤프트럭에 부었다. 12시쯤 되자 “10분 휴식”이라는 외침이 들리자 모두들 허리를 폈다. 영등포소방서 관계자는 “우리 집에도 언젠가 토사가 들이닥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복구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4명의 사망자가 난 래미안아파트에서도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아파트 입구인 102동과 103동은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토사가 들이닥쳐 벽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군인 300여명이 빗자루와 삽으로 흙더미를 걷어냈다.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아파트 정원에는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진흙은 걷어내도 끝이 없었다. 군인들의 옷은 바지에서부터 티셔츠까지 진흙으로 범벅이 됐다. 이들은 “파이팅”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도 쉴 새 없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이날 3000여명의 봉사자가 복구를 도왔다. 경찰 및 소방대원들과 함께 진흙 투성이의 가재도구를 닦아 말리는가 하면 토사를 걷어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소속 부녀회, 인근 교회 등에서도 복구현장에 천막을 치고 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에게 빵과 컵라면, 커피 등을 주기도 했다. 형촌마을에서 복구를 돕던 대학생은 “트위터에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조금씩 예전의 형체를 찾아가는 마을을 보면서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전원마을의 한 주민은 “소방대원과 군인 등이 와서 고생을 많이 하니 고맙고 미안하다.”면서도 “집 안에 있는 에어컨이며 냉장고 등이 다 못 쓰게 됐는데 언제면 수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침수된 전기설비는 서초구내 우성1차, 무지개, 임광 등 3개 아파트를 제외하고 모두 복구돼 정상화됐다. 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한국 방재 가장 큰 문제는 정부·지자체·주민간 소통 부재”

    “한국 방재 가장 큰 문제는 정부·지자체·주민간 소통 부재”

    “방재는 소통이 기본이 돼야 한다. 한국의 방재시스템 자체는 일본에 뒤지지 않지만, 재난에 대한 정부·지자체·주민 간의 협조나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 2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아파트단지 수해복구 현장에서 오이타대 교육복지과학부 야마자키 에이치 부교수은 이렇게 강조했다. 야마자키 부교수 외에 일본재해복구학회 소속 나라여자대 생활환경학부 마쓰오카 에쓰코 교수, 간사이학원대 재해부흥제도연구소 야마지 구미코 연구원 등 일본 방재전문가 3명이 강원대 소방방재학과 백민호 교수와 함께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강원도 인제 가리산리 수해복구 연구를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전날 오후 입국했다. 오전 10시 살수차가 물을 뿌리는 소리와 전기톱 모터 소리가 요란한 아파트 단지 안은 이틀 전 쏟아져 내린 토사가 계속된 비로 젖어 곤죽으로 변해 있었다. 건물마다 들이닥친 흙은 3~4층까지 선명한 얼룩을 남겼다. 일본 전문가들은 우면산과 이 아파트 단지를 번갈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복구작업이 한창인 부서진 건물 아래 선 마쓰오카 교수는 “대도시 도심에 이렇게 큰 재해가 닥쳐 주민들이 충격을 받았을까 걱정”이라면서 “군·경·소방 인력이 활기차게 복구작업을 하는 걸 보고 한편으로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에서는 이렇게 산 아래 지어져 산사태 위험이 있거나 물에 찰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는 보통 3~4층까지는 비워 둔다.”고 말했다. 우면산의 80%가 사유지라 재해대책을 세우기 어려웠다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해명에 대해서는 “일본도 물론 사유지는 정부가 간섭을 안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연재해 등 공공의 이익에 해가 될 때 지자체에서 협조를 요청해 산사태 방지를 위해 사방(砂防)댐 등을 설치해 대비하는 게 보통이다. 소유주도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 해 협조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야마지 연구원은 “정부의 대책이나 지원도 중요하지만 주민들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면서 재난에 대비하는 게 가장 좋은 방재 방법”이라면서 “일본은 잦은 재해 때문이지만 ‘방재복지커뮤니티’라는 주민 자치모임을 만들어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방재복지커뮤니티’나 ‘방재마을’은 1980년부터 주민자치회 형식으로 만들어져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방재가 복지’라는 생각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재난 취약지역을 조사하고, 지자체에 위험지구 지정 및 필요한 시설설치를 요구한다. 지역 대학 등으로부터는 방재관련 교육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관 등에 대한 정비 및 지하수로 등 폭우 대비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백민호 교수는 “기후변화 때문에 강수량이 늘어난 것이 현실”이라면서 “비용이 막대해 인구밀집 지역부터 하수관의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일본 주요도시에는 이미 길이가 6~7㎞나 되는 지하수로가 설치돼 폭우에 대비하고 저장된 물은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마자키 부교수도 “아무리 사유지라고 해도 지하 30m 이하는 공공의 땅이라는 인식이 있어 서울 강남 지역처럼 땅값이 비싼 지역도 정부가 비용 부담을 덜면서 지하수로 공사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민·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남산·인왕산 자락 등 412곳 ‘시한 폭탄’

    남산·인왕산 자락 등 412곳 ‘시한 폭탄’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울 서초동 우면산 산사태 이후 산자락 노후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안전진단 최하등급인 D·E등급 건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하루빨리 재건축 등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D·E등급을 받은 시내 재난위험시설은 모두 412곳으로 이 가운데 붕괴 위험으로 철거가 시급한 E등급이 22곳, 주요 부재 결함으로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D등급이 390곳이다. 지난해 D·E 등급은 281곳이었으나 올해부터 사고 위험성이 높은 대형 공사장을 포함시키면서 크게 늘었다. 공사장을 제외한 D등급 건축물은 176곳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서울 중구 남산 자락 아래에 있는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2004년 재난위험시설 D등급으로 지정됐지만 200여 가구 주민들이 지금까지 노후 건물에서 살고 있다. ‘특별분양권을 달라’는 주민들과 ‘특별공급을 할 수 없다’는 서울시가 맞서면서 보상이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건물이 워낙 오래돼 비가 쏟아지면 빗물이 새고 있지만 기약 없는 보상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제1시민아파트는 서울시에서 매입하면서 특별분양권을 줘 이주를 시켰지만, 2008년부터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면서 “시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현동 외에도 중구에는 필동, 명동 등 남산과 맞닿아 있는 곳에 노후 건물들이 많이 있지만 고도제한 지구와 맞물려 재건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남산일대 111만 5000㎡가 최고고도지구로 지정돼 있어 주민들이 오래된 건물에 살면서도 재건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에서는 회현동과 신당2동 주택 2채와 약수시장 등 3곳이 D등급을 받았으며, E등급을 받은 회현동 본동시장은 2012년까지 철거할 예정이다. 안산과 백련산 자락을 끼고 있는 홍은동, 홍제동, 북아현동 등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곳들이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워낙 많은 ‘달동네’여서 폭우에 언제 피해를 입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인왕산과 개발제한구역으로 오랫동안 묶여 있는 홍제동 개미마을도 폭우 때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홀몸노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엔 216가구 46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29일 오전 8시 20분쯤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1층짜리 가건물의 담과 축대가 무너지면서 이 집에 사는 김모(54)씨가 숨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위험시설의 경우 D등급은 월1회, E등급은 월2회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며, 위험 상태에 따라 퇴거 등 강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재건축이나 이주 문제 등은 보상 등의 문제와 맞물려 있어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지만 노후 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강동삼·강병철기자 hyun68@seoul.co.kr
  • 강남 통신두절·물류 배송지연·건설공정 중단…

    강남 통신두절·물류 배송지연·건설공정 중단…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에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신업계의 경우 ‘물폭탄’ 피해가 집중된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 통신이 두절됐고, 물류업계도 배송 지연 사태가 속출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 사거리와 대치동, 신림동 인근의 침수로 인해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과 중계기들이 작동을 멈추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 곳곳에서 인터넷이 끊기고 위성방송이 제대로 수신되지 않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강남역 사거리 인근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의 휴대전화 불통 사태가 빚어졌다. 한국전력이 강남 지역에 침수 사태가 발생하자 감전 사고를 우려해 전력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통신 불통 상황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침수와 낙뢰, 정전 등으로 소형 중계기들이 피해를 봐 일부 지역에서 통화가 안 되는 현상도 이어졌다. 물류업계는 배송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GLS·한진 등 택배업체들은 도로가 통제된 지역의 배송이 1~2일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가 광범위하다 보니 우회도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피해가 속출했다. 보광훼미리마트 등 한강시민공원 내 점포 대부분이 침수됐으며, 한강변 주변의 편의점 대부분은 불어나는 물을 피해 매장을 이동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이마트의 경우 서울 이수점과 경기 용인 동백점 등이 침수돼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도 모든 공정을 미루고 침수와 붕괴, 감전사고 등을 막기 위해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현장마다 비상대응팀을 꾸려 본사와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지방 강수량이 적어 아직 피해가 크지 않지만 집중호우가 전국을 오르내리며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번 폭우 피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사업장들이 대부분 충청 이남 지역에 있는 데다, 집중호우나 산사태에 대비가 잘돼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도심에 본사가 있는 경우 직원들의 출·퇴근을 배려해 한두 시간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나서 ‘재해중소기업 지원대책단’을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특별한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도심지역 소상공인 일부가 침수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예상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후가 이제 열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바뀐 만큼 산업계 전체가 (폭우 등) 기후 리스크를 감안한 새로운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 하수·빗물관 분리… ‘배수 패러다임’ 바꿔야”

    “서울 하수·빗물관 분리… ‘배수 패러다임’ 바꿔야”

    서울 곳곳에서 빗물이 역류했다. 배수관이 빗물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 바닥으로 다시 토해내는 바람에 침수 피해는 더욱 커졌다. 때문에 서울시의 폭우 재난방지에 대한 관리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예전에 충분했다고 인식됐던 배수관의 용량을 늘려 좀 더 빠르게 교체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 요지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 배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의 양의 한계치는 시간당 74~95㎜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27일 내린 비는 시간당 100㎜를 넘어 서울시의 배수시설은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배수관의 시설 개선 속도가 비교적 더뎠던 강남역 일대는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배수관은 30여년 전에 건설된 탓에 노후화됐다.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 등으로 게릴라성 폭우가 잦아진 상황에서 수용량을 넘어선 배수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화문 인근의 경우 지난해 추석 때 쏟아진 폭우로 물바다가 됐던 전력이 있지만 여태껏 배수시설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겸 빗물연구소장은 “도로나 건물을 지을 때 중간중간 빗물을 잡아주는 공간을 만들면 한곳에 빗물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배수시설부터 우선적으로 개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침수와 산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석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일본처럼 도로를 물이 잘 스며드는 투수콘으로 개선하고 건물의 지하 주차장에 저류시설을 갖추면 기습폭우에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번 침수 피해의 원인을 배수시설이 아닌 집중 폭우 탓으로 돌렸다. 또 이번에 내린 비의 양을 소화하기 위해 전 지역 배수관을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태규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연간 2000억~3000억원의 예산으로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집중호우에 대비한 설비를 갖추는 것은 경제적 설계 개념에 어긋나며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는 30년에 한번쯤 있을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해 빗물 펌프장을 확장하고, 저지대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생활 하수가 흐르는 ‘오수관’과 빗물이 흐르는 ‘우수관’을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는 오수관과 우수관이 따로 분리된 ‘분류식’이 많다. 생활 하수만 따로 내보내기 때문에 큰비가 와도 오수가 역류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물 정화 약품이 적게들 뿐 아니라 하천의 오염도 줄일 수 있어서다. 빗물이 역류하면서 나는 악취도 예방할 수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분류식으로 개선해 나가는 단계이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고 기간도 오래 걸려 장기적으로 추진할 뿐 당장의 개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영준·강병철·신진호기자 apple@seoul.co.kr
  • 흙더미에 깔린 아내 맨손으로 구했지만…

    흙더미에 깔린 아내 맨손으로 구했지만…

    평온한 일상을 엄습한 수마(水魔)는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친 남편의 순애보도, 다친 몸을 이끌고 아내와 아이를 구하기 위해 혼신을 다한 아버지의 부정도 외면했다. ●초교 동창 부부5쌍 산사태에 날벼락 27일 오전 초등학교 동창 부부 5쌍이 경기 포천시 신북면 금동계곡의 한 펜션을 찾았다. 우정을 60년간 이어온 이들의 마음은 모처럼의 여름 나들이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물놀이를 끝낸 이들이 펜션에서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고 있던 오후 8시 30분.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시뻘건 흙더미와 통나무가 벽을 뚫고 이들을 덮쳤다. 염모(70)씨 등 7명은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상황에서도 질퍽한 흙더미를 비집고 겨우 빠져나왔지만 염씨의 아내 문모(68)씨 등 3명이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살려 달라.”는 절박한 외침이 들렸다. 황급히 다가가니 문씨와 다른 한 사람이 어른 몸통보다 굵은 통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있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염씨 일행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맨손으로 통나무를 밀쳐내고 진흙을 퍼내 가까스로 이들을 구해냈다. 하지만 산사태로 고립된 이들에게는 “무너지는 통나무에 가슴을 맞은 것 같다. 숨 쉬기도 너무 힘들다.”는 문씨 등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방법이 없었다. 염씨는 흙으로 범벅이 된 아내의 얼굴을 닦아내고 조심스레 물을 먹여 봤지만 문씨는 마신 물을 이내 피와 함께 토해냈다. 전기마저 끊긴 한밤중, 민박집 주인이 어둠을 뚫고 마을로 가 119에 신고했지만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무려 5시간이 더 걸렸다. 그때는 문씨가 혼절한 지 3시간이나 지난 뒤였고,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염씨는 “물에 젖어 차갑게 식어버린 아내의 손길이 잊히지 않는다.”며 넋을 잃었다. 일행 중 염모(68·여)씨는 산사태 발생 직후 이미 숨졌고, 다른 부상자도 구조대를 기다리다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20대 부부 네 가족에 덮친 비극 같은 날 밤 10시, 포천시 일동면의 단란한 가정에도 흙더미가 밀려들었다. 빌라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토사가 정모(26)씨 가족이 살고 있는 1층 집을 덮쳤다.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정씨는 1층 현관 출입구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로 튕겨 나갔고, 그 덕분에 매몰을 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곧장 정신을 가다듬은 정씨는 자신의 부상에도 아랑곳없이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4살과 생후 3개월 된 두 아들, 그리고 아내 위모(26)씨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흙더미 속에서 작은아들을 찾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내 숨졌다. 나머지 가족도 28일 오전과 오후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정씨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올라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재난본부·현장 찾아 수해책임 공방

    재난본부·현장 찾아 수해책임 공방

    서울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정치권은 28일 예정된 일정을 대폭 줄이고 피해 지역 방문 및 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였다. 강남·서초 등 소속 의원 지역구에 피해가 집중된 한나라당은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철저한 피해 대책을 촉구하면서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로 대치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흥행을 위해 대구 현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예정대로 가졌으나 일정은 줄였다. 홍 대표는 당정협의회 참석자들과의 오찬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행 KTX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마련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주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수해 현장을 찾았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세탁업 중앙회 간담회,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기업 피해 현장 방문 등 민생 탐방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고립됐던 경기 광주의 ‘삼육재활원’, 강원 춘천의 산사태 현장과 임시분향소 등 비 피해 지역을 찾아갔다. ●“광화문 물난리 규명 청문회를” 손 대표는 “4대강사업, 한강 르네상스 등 엉뚱한 데 예산을 쓰는 오세훈 시장과 이명박 정부는 재난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오 시장이 무상급식 같은 사람에 대한 투자는 외면한 채 광화문 아스팔트 공원, 시멘트 바닥, 청계천 등 토목공사에 매달리다 보니 이런 수재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서울시 청문회를 열어 광화문 물난리가 이전 시장(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공사 후유증인지, 현 시장의 광화문 광장 조성 후유증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이종현 대변인은 자료를 내고 “서울시는 올해 수해대책 예산으로 3436억원을 집행할 예정으로, 이는 2005년 대비 4배 이상 많은 규모”라면서 “민주당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자신이 없어지자 국면을 덮기 위해 폭우를 정치 공세의 소재로 삼는 것은 ‘견강부회’로, 바람직한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수해예산 2005년의 4배”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도 “일단 상황이 수습된 뒤에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을 막는 게 순서이지,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는데 민주당이 정치공세부터 하는 것은 기본적인 도의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받아쳤다. 강주리·대구 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침수 피해 자동차 5000대 외제차 많아 보상금 403억

    이번 집중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가 5000대가 넘었으며, 400여대는 외제차인 것으로 추산됐다. 28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자동차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피해는 5839건에 달했다.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상금은 403억여원인 것으로 분석됐고, 폭우기간 중 접수된 긴급출동 서비스 신고는 14만 6222건으로 나타났다. 이번 폭우는 서울 강남에 집중된 탓에 외제차의 피해가 컸다. 보험업계는 총 400여대의 외제차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제차가 많은 탓에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도 평소보다 늘었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로 피해가 났을 때 각 보험사는 이번보다 2배가량 많은 1만 1079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금액은 163억원으로 훨씬 적었다. 한편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생명보험과 상해보험,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폭우나 산사태로 인해 생명보험 가입자가 사망했을 경우 보험사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상해를 입어 병원 치료가 필요할 경우는 상해보험을 통해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풍수해보험이나 화재보험 풍수재위험 특약에 가입한 사람들은 재산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입자가 많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도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풍수해보험 가입자는 28만 3212가구로 전체 가구의 1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지뢰 주의보…과거 우면산 10여발 미제거

    ‘지뢰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경기·강원 등에 내린 집중호우로 군부대 탄약고와 지뢰 매설 지역 등이 유실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에도 폭우가 내려 목함지뢰가 떠내려올 가능성도 높다. 군 당국은 28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난 서울 우면산 일대에 과거 매설했다가 미처 제거하지 못한 지뢰 10여발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군은 1980년대 후반 이 지역에 일명 ‘발목지뢰’라고 불리는 M14 대인지뢰 1000여발을 설치했다가 1999년부터 8년간 대대적인 제거 작업을 통해 수거했다. 그러나 당시 10여발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 지뢰들이 이번 폭우로 유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트위터상에서는 전날부터 ‘우면산에 매설된 지뢰가 유실됐다.’는 말들이 퍼지기도 했다. 군 당국은 “지뢰 매설 지역은 산사태가 난 지역과는 떨어져 있는 방공포 부대”라면서 “혹시 모를 유실에 대비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27일 오후에는 경기 양주 육군 25사단 예하 부대 탄약고가 산사태로 반파되면서 보관돼 있던 M16A1 대인지뢰와 KM18A1 클레이모어 지뢰, M15 대전차 지뢰, K400 세열수류탄 등 다량의 폭발물이 유실되기도 했다. 군은 사고 즉시 차단망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막아 떠내려가는 것을 막았고 28일 오후 2시쯤 유실된 위험폭발물 전량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북한에도 호우가 집중돼 북한에서 떠내려오는 지뢰에 대한 경고등도 켜졌다. 육군 1군단은 지난 27일 “파주시 진동면 임진강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 북한군의 목함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000~2010년 지뢰 사고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모두 47명에 이른다. 지뢰 유실에 따른 피해 우려가 커지자 합동참모본부는 예하부대에 지뢰 탐지 및 수색작전을 긴급 지시했다. 군은 이에 따라 서울 우면산, 경기·강원 지역의 방공진지, 북한 목함지뢰가 발견되고 있는 임진강과 강화도 일대에 대한 집중 탐색에 착수했다. 합참 관계자는 “유실된 지뢰는 방아쇠 잠금장치 부식으로 약한 충격에도 폭발할 수 있다.”면서 “지뢰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성규·신진호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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