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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문명 지도를 펼쳐라” 동북아 대장정 출발하는 대학생들

    “새로운 문명 지도를 펼쳐라” 동북아 대장정 출발하는 대학생들

    1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2013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발대식에서 참가 대학생 100여명이 황허의 발원지·중류·하류를 상징하는 푸른색·황토색·초록색 부채를 흔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해 12년째로 대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5000㎞의 물길, 5000년의 역사·대륙, 황허(黃河)에서 새로운 문명지도를 펼쳐라’라는 주제로 8일까지 7박 8일간 진행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이건 어느 區거야”… 인천 쓰레기봉투 제각각

    인천 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제각각이어서 주민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쓰레기봉투의 종류, 색, 가격 등이 다른 것은 물론 지자체 간 호환성도 없어 실생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1일 인천 기초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자체 조례 등을 통해 소각용·매립용·별도처리용·재사용용·공공용 등 다섯 가지의 쓰레기 봉투가 제작,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소각용과 공공용만 각각 흰색과 청색으로 같을 뿐 매립용은 보라색(계양구), 녹색(서구), 연두색(강화군) 등으로 다르다. 또 별도처리용은 황색(중·남·서·연수구), 노란색(동·계양·부평구), 빨간색(남동구) 등이다. 재사용용의 경우도 하늘색(중구), 흰색(남·연수구), 보라색(부평·계양구), 회백색(서구) 등 제각각이다. 종량제 봉투 종류도 다르다. 8개 구와 달리 강화·옹진군은 아예 별도처리용과 재사용용 쓰레기봉투가 없다. 중·동·남·연수·남동·부평구는 소각용과 매립용을 별도 구분 없이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쓰레기봉투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00ℓ 기준으로 동·남·서·연수·남동·부평구는 3070원, 중·계양구는 3060원, 강화군은 2400원, 옹진군은 1800원으로 가장 비싼 곳과 싼 곳의 차이가 무려 1270원이나 된다. 특히 지자체 간 쓰레기봉투가 다르다 보니 해당 지역 봉투를 쓰지 않으면 불법 쓰레기로 간주돼 아예 수거가 되지 않는 부작용도 크다. 이 때문에 부평구 등은 “시민들이 이사라도 가면 환불을 위해 관공서를 찾아야 하는 등 불편이 크다”면서 “쓰레기봉투 색과 가격을 통일하고, 쓰레기봉투 구매지와 상관없이 배출되는 지역에서 수거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부평구는 지난달 열린 구청장협의회에서 주민 전출입만 확인되면 전 거주지에서 구입한 종량제 봉투를 현 거주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건의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전 주거지에서 구입한 종량제 봉투는 대개 가구당 10장 안팎인데 이것을 환불받기 위해 구청으로 오도록 하는 것은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다”면서 해당 부처에서 관련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수구 등은 부평구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인구나 쓰레기 배출량 등이 달라 형평성에 맞지 않는 만큼 예산문제와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66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80대 ‘일기의 달인’

    66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80대 ‘일기의 달인’

    80대 노인이 66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사는 우건석(86)씨는 19살인 1947년 1월 1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 오고 있다. 우씨가 그동안 써 온 일기장은 노트 66권. 라면 상자 3~4개 분량이다. 그의 일기장들은 누런 갱지로 된 공책에서부터 최고급 다이어리까지 세월의 흔적을 대변한다. 그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서울로 혼자 유학을 가면서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우씨는 상경해 낮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사환으로 일하고 밤에는 서울역 근처 야간 중학교(당시 조양중학교)에 입학해 공부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국문과 전문부에 입학했다. 하지만 6·25전쟁이 터지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쫓기다시피 내려갔다. 전쟁 속에서도 그의 일기는 멈추지 않았다. 메모지에 적었다가 나중에 일기장에 옮겼다. 그는 전쟁 중에 인민군에게 붙잡혀 몸수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이 메모지가 나와 간첩으로 오인받기도 했다고 한다. 2년간 국어 교사 생활을 했고 7년간 양잠 협동조합장 등을 지내는 등 삶의 변화가 적지 않았지만 일기장은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 수십년간 일기를 쓰면서 글솜씨가 늘어 2010년 문학저널 73회 신인 문학상과 2011년 청산문학 제5기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우씨의 자녀들은 2005년 3월 우씨의 일기를 모아 ‘나의 육십년사’라는 제목으로 책자를 만들어 선물했다. 우씨는 “일기장에는 선거 같은 국가적으로 큰 일과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신 일 등 개인적인 것까지 모두 적혀 있어 제 인생의 복사판”이라면서 “청소년들도 일기를 쓰면서 자기를 반성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씨는 충주시가 시민들의 자긍심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마련한 ‘충주시판 기네스’에 응모해 충주 최고 기록왕에 도전한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세월을 품은 책, 미래를 품은 골목

    세월을 품은 책, 미래를 품은 골목

    두세 명이 나란히 걷기에도 빠듯한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빈틈없이 책을 쌓아올린 책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세월을 품은 책의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하고 ‘헌책 사고팝니다’라는 간판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거리,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국제시장 입구 대청로 네거리에서 보수동 네거리까지 150m가량의 뒷골목에 50여곳의 책방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이곳은 서울의 청계천과 인사동 헌책방 거리가 사라진 지금, 유일하게 남아 있는 헌책방 거리다. 6·25전쟁 때 이북에서 피란 온 손정린씨 부부가 골목 안 목조건물 처마밑에서 박스를 깔고 미군 부대에서 나온 잡지와 고물상에게서 수집한 헌책들로 노점을 시작하면서 형성된 보수동 책방골목의 60년 역사는 격동의 한국사와 더불어 한국 서점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70~80년대 70여곳에 달했던 책방은 1990년대 서점 쇠퇴기엔 40여곳까지 줄었다가 2000년대 중반 관광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다소 늘어난 상태다. 보수동 책방골목의 터줏대감들은 1950∼70년대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이 거리를 기웃거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57년째 학우서림을 운영하고 있는 김여만(80) 대표는 “책이 귀하던 때 보수동 책방골목을 누비며 지적 갈증을 채운 지식인들은 셀 수 없이 많다”면서 “까다롭게 책을 고르던 외솔 최현배 선생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찾는 책이 없을 땐 내 속이 타들어갈 정도로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1960년대 초반 부산 상고를 다닌 김언호 한길사 대표도 보수동 책방골목에 빚진 이들 중 한 명이다. 김 대표는 “책이라곤 없던 가난한 농촌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부산에 와서 보수동 책방골목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덜컹거리는 전차를 타고 와서 산처럼 쌓인 책들 속으로 빠져들어 갔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쏟아질 듯하다”고 추억했다. 책 만드는 사람으로 37년을 살아온 김 대표는 틈날 때마다 각국의 책방과 책방마을을 순례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스트랜드, 영국 웨일스의 헤이온와이, 네덜란드의 브레드부트, 일본 도쿄의 진보초 등을 둘러볼수록 마음은 보수동 책방골목을 향했다. 지난 22일 김 대표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다시 찾았다. 김민웅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연대 대표,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 여희숙 도서관친구들 대표, 정지영 영화감독 등 지인들이 동행했다. 김 대표가 이달 초부터 오는 9월 20일까지 인문학전문서점 우리글방에서 전시하는 책 사진전 ‘오래된 빛을 찾아서’를 계기로 보수동 책방골목의 문화사적 의미와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김 대표와 친분이 깊던 문옥희 우리글방 대표가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 주경업 부산민학회 회장, 남송우 부산문화재단 이사장, 김여만 대표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까지 50여명이 참석했다. 헌책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로 열기는 뜨거웠다. 김민웅 대표는 “헌책은 그 시대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의 목소리이자 역사의 얼굴”이라면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책의 피맛골’이다. 광화문 피맛골은 사라졌지만 이곳은 새로운 매력을 창출해 책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정겨운 생활공동체로서의 멋진 풍경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헌책방 주인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권영규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 회장은 “문화적 의미도 크지만 서점으로선 생계수단이기도 하다. 문화사적 의의와 매출을 연결시키는 방안이 아쉽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동영상 카메라에 책방골목 풍경을 꼼꼼히 기록하던 정 감독은 “이 골목이 틀림없이 사라질 것이란 생각에 카메라를 가져왔는데 오늘 와서 보니 그럴 것 같지 않더라”는 말로 보수동 책방골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언호 대표는 “헌책의 풍경은 슬프지만 헌책의 주름살에는 지혜가 깃들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대한민국 문화의 긍지”라면서 즉석에서 보수동 책방골목 후원회 결성을 제안했다. ‘오래된 책의 미래’가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글 사진 부산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文·史·哲(문학·사학·철학)이 홀대 받는 야만의 나라/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文·史·哲(문학·사학·철학)이 홀대 받는 야만의 나라/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경기도 남양주 두물머리 쪽에 다산 정약용 유적지와 실학 박물관이 있다. 책을 읽다가, 혹은 글을 쓰다가 생각이 막히면 가끔 이곳에 들른다. 팔당호를 바라보고, 다산 유적지를 거닐다 보면 답답한 속이 확 트이고 헝클어진 실타래 같던 머릿속도 말끔하게 정리된다. 며칠 전에도 다산 유적지를 찾았다. 입구에는 다산의 ‘목민심서’ 내용이 새겨진 동판이 있다. 관리의 폭정을 비판하면서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힌 이 저서에는 다산의 애민(愛民) 사상이 잘 집약되어 있다. 아마 다산 선생께서 요즘 정치꾼들을 보면 “쓰레기 같은 놈들. 모두 사라져 버려”라고 불호령을 내리리라 생각하면서 다산 묘소 입구 나무 그늘 의자에 앉았다. 바로 옆쪽 의자에서 40대로 보이는 아버지와 초등학생 딸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 부녀는 다산의 일생, 다산이 살았던 조선 후기 사회상, 다산의 실학사상, 다산의 문학관 등에 대해 스크랩한 자료를 뒤지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주 좋아 부녀의 대화가 끝날 무렵 다가가 인사를 했다. 부녀가 답사 여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아버지의 교육관이 궁금해졌다. 공학을 전공했다는 그는 어느 날 딸이 한국의 위인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대답해 줄 말이 없어서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책을 읽다 보니 현장 학습을 겸한다면 이만한 공부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답사를 다니다 보니, 교육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의 문학과 철학과 역사에 대해 딸과 함께 공부하고 있으며, 올해는 한국의 실학사상가에 대해 알려고 직접 현장을 답사 체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곧 방학에 들어가면 가족과 함께 흑산도로 여행을 가 자산문화관을 방문해서 정약전의 삶과 사상에 대해 공부할 계획이라 했다. 답사 여행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딸과 사이도 가까워지고 공부를 대하는 딸의 태도도 훨씬 적극적으로 변했다면서 웃는 가장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부모는 모두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식이 어릴 적부터 영어 학원은 물론이고 각종 학원에 기를 쓰고 보낸다. 또 성적이 조금만 떨어지면 나무라면서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아이는 부모가 짠 일정표대로 로봇처럼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창의적인 문학적 상상력도 잃어버리고,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역사적 뿌리도 망각하고,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삶의 철학도 정립하지 못한 채 기능적 지식인으로 전락한다. 그런 아이가 일류 대학을 나와 출세를 한들 뭐 하겠는가. 기껏해야 일신의 영달만을 생각할 뿐이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간이자,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깨우쳐야 할 진리를 담고 있다. 글로벌 교육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문학과 역사와 철학 교육에 힘써야 한다. 수능시험만을 중시하는 한국의 교과 과정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철학은 아예 교과 과정에 없다.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국사는 교과 과정에는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더구나 진보와 보수가 이전투구를 하면서 교과서마저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문학은 그나마 대입 수능시험에서 차지하는 점수 비중 때문에 중시되지만, 이 역시 문제풀이식 교육으로 전락해 버렸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문학적 상상력에 대한 교육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대학은 어떤가. 철학과는 이제 대학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에서 취업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갈 전인적 인격체를 길러내는 것이다. 그것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빼고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한국 대학은 이 문학, 역사, 철학을 개밥에 도토리로 취급하고 있다. 이러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욕쟁이, 사기꾼 같은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이 뻔뻔스럽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모습이 개탄스럽다. 교육의 측면에서 한국은 야만의 나라이니까. 이런 나라에서 다시 다산 같은 사상가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건 헛된 꿈일 뿐이다.
  • “소설의 영역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보여주고 싶어”

    “소설의 영역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보여주고 싶어”

    “1990년에 ‘아리랑’을 쓰면서 만주에 취재를 갔었어요. 소련은 몰락했는데 왜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작정했어요. 그 사이에 중국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저는 죽고 없겠지만 앞으로의 30년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소설가 조정래(70)가 신작 ‘정글만리’(해냄)를 발표했다.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간담회를 가진 그는 “진실을 진실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극복하기 위해 ‘태백산맥’을 썼다”면서 “그때와 똑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의 할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정글만리’는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비즈니스맨들의 이야기다. 힘 있는 중국인 관료 샹신원을 등에 업은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과 철강회사 직원 김현곤, 건설회사의 젊은 여회장 왕링링의 야심과 욕망이 복잡하게 뒤얽힌다. 여기에 의료 사고로 쫓기듯 한국 땅을 떠난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과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역사학으로 전공을 바꾼 전대광의 조카 송재형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소설은 중국이라는 정글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간다. 작가는 “분단 상황에서 작가들의 의식이 휴전선에 국한돼 있지만, 중국을 무대로 함으로써 우리 소설도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이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돈이다. 작가는 “인간들이 돈을 향하여 얼마나 야만성을 가지고 싸우며 돈 앞에서 얼마나 인정사정 없이 안면몰수하느냐”면서 “이런 치열한 생존경쟁의 정글이 지금의 중국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만리장성에서 ‘만리’를 따와 ‘정글만리’라는 제목을 붙였다. 정글만리는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번갈아 제시하면서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한 꺼풀씩 벗겨 나간다. 중국에서 사업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꽌시’(關係·연줄이나 뒷배, 네트워크 정도의 뜻)는 물론이고 경제발전에 이은 부동산과 자동차 붐, 성형에 대한 높은 관심, 영토 문제 등 중국의 문화·경제·정치적 현안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꼼꼼한 취재를 위해 작가는 2년 동안 중국을 8번 방문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네이버에 연재되면서 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지금도 원고지에 소설을 쓰는 원시인 ‘컴맹’”이라고 밝힌 작가는 “미국과 중국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오는 걸 보고 최첨단 과학기술의 지배력이 얼마나 엄청난가, 글로벌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작품을 전파하는 또 하나의 좋은 수단과 함께 수많은 기능 때문에 오히려 소설 읽기를 어렵게 하는 방해꾼도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10년 동안 장편 4편과 단편집 1권, 산문집 1권을 쓸 계획이라는 작가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이 소설을 보내주면 고마운 마음으로 읽어 보지만 10페이지 이상 넘기지 못해요. 어떻게 장편소설의 주인공이 모두 ‘나’ 입니까. 자꾸 ‘나’, ‘나’, ‘나’ 하니까 개성이 없어지고 스토리텔링도 흔들려요. 소설이 사적인 이야기로 흘러가고 왜소해집니다. 객관적인 3인칭 소설을 쓰지 못하면 한국소설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어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강원-서울(강릉종합운동장) ●전북-대전(전주월드컵경기장 이상 오후 7시) ●포항-수원(포항스틸야드) ●울산-제주(울산문수구장 SPOTV+) ●부산-전남(부산아시아드 CJ헬로비전부산) ●성남-대구(탄천종합운동장 TBS교통방송 이상 오후 7시 30분) ●경남-인천(오후 8시 창원축구센터) ■프로야구 ●NC-두산(잠실 MBC스포츠+) ●넥센-SK(문학 KBSN스포츠·SPOTV2) ●한화-KIA(광주 SBS-ESPN·IPSN) ●LG-롯데(사직 XTM·SPOTV 이상 오후 6시 30분) ■농구 전국남녀종별선수권(오전 11시 전남 영광 홍공초·법성고·스포티움국민체육센터) ■핸드볼 SK코리아리그 ●SK-서울시청(오후 5시) ●상무-인천도시공사(오후 6시 30분 KBSN스포츠 이상 안동체육관) ■볼링 협회장배 전국대회(오전 9시 전주 미성볼링장, 완주 현대볼링장 등) ■테니스 제39회 대통령기전국남녀대회(구미 금오테니스코트)
  • 눈부신 프로방스의 여름… 카뮈와 함께 걷다

    ‘당신은 혹시 보았는가?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라나는 그 잘 익은 별을. 혹은 그 넘실거리는 바다를. 그때 나지막이 발음해 보라. ‘청춘’ 그 말 속에 부는 바람 소리가 당신의 영혼에 폭풍을 몰고 올 때까지.’ 1975년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서른다섯 살의 김화영은 ‘행복의 충격’을 이렇게 끝맺었다. 엑스대학교 프랑스 현대문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어눌한 불어를 더듬거리며 얼굴을 붉힌 지 6년 만이었다. 고국을 등으로 밀어내며 떠나 청춘의 폭풍을 말하던 젊은 불문학도는 어느새 일흔이 훌쩍 넘었다. 풍경은 달라졌다. ‘40년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 기숙사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던 그 높고 아름다운 석축의 육교는 어디쯤일까? (중략) 그때 가슴 졸이던 젊음은 어느 모퉁이로 돌아갔을까?’(15쪽) 김화영(72)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의 산문집 ‘여름의 묘약’은 ‘행복의 충격’의 속편 격이다. ‘행복의 충격’보다 시간에 대한 명상과 관조는 깊어졌지만, 새로운 세계에 기꺼이 유혹당하고 삶의 기쁨에 약동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행복의 충격’이 일종의 여행기였다면, ‘여름의 묘약’은 휴가기에 가깝다. 책은 김 교수가 2011년과 2012년 프랑스에 머물며 보고 느낀 내용을 담았다. 그가 23년에 걸쳐 전집을 번역한 알베르 카뮈의 생가를 찾아 딸 카트린 카뮈를 만나고 말라르메와 발자크, 장 지오노의 흔적을 찾는다. 불현듯 써내린 그의 단편적 감상들에서 프랑스 문학과 예술에 일생을 천착한 학문의 깊이가 감지된다. 낮잠을 자려다 살바도르 달리의 ‘열쇠를 가진 잠’ 이야기를 생각하고, 수영에서 돌아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는 식이다. 프랑스의 공간과 음식, 문화에 대한 풍부한 설명도 녹아 있다. 여행을 마친 김 교수는 “빛나는 여름, 너무나 짧았던 여름은 끝났다”고 적는다. 그것은 물론 프로방스의 여름과 함께 뜨거웠던 젊음을 뒤돌아보는 노 학자의 담담한 회고로 읽힌다. 불문학자답게 그는 보들레르를 인용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너무 짧았던 우리 여름의 싱싱한 빛이여!’ 짧았기에 더 잊을 수 없는 그 빛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하리라.’(156쪽)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NC-LG(잠실 XTM·SPOTV) ●롯데-넥센(목동 SBS-ESPN·IPSN) ●두산-한화(대전 MBC스포츠+·SPOTV2) ●SK-삼성(대구 KBSN스포츠 이상 오후 6시 30분) ■축구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제주-수원(제주월드컵경기장 KFATV) ●전남-수원FC(광양전용구장 이상 오후 7시) ●인천-상주(인천전용구장) ●성남-포항(탄천종합운동장 SPOTV) ●부산-강원(부산아시아드 KFATV) ●경남-고양(창원종합운동장) ●울산-전북(울산문수구장 KBSN프라임) ●서울-광주(서울월드컵경기장 tbs교통방송 이상 오후 7시 30분) △제9회 U-18 한중일 여자교류전(오후 3시 보은종합운동장)
  • 7명의 연인과 함께…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7명의 연인과 함께…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파블로 피카소(1881∼1973)만큼 여성 편력으로 세간의 관심을 많이 끈 예술가도 드물다. 페르낭드 올리비에, 에바 구엘, 마리 테레즈 등 평생 7명의 연인을 뒀고, 두 차례 결혼했다. 자녀는 4명이었다. 피카소는 남성 누드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 그에게 누드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이자 평면 위에 인체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을 뜻했다. 내밀한 쾌락을 찬양하는 고유 수단이기도 했다. 이런 피카소가 직접 그린 ‘연인들’을 국내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현대 미술의 황제로 불리는 그의 작품 226점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7월 6일~9월 22일)을 시작으로 서울과 대구 등에서 순회 전시된다. 피카소의 고향인 스페인 말라가의 생가 박물관이 소장한 4000여점 중 일부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피카소는 스페인 남단의 평화로운 항구도시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10살 때까지 살았다. 한가로운 말라가에서 피카소는 전설적인 존재다. 1861년 건축된 메르세드 광장의 5층 건물은 그의 출생지로 유명해졌고, 피카소 재단의 생가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전 생애에 걸쳐 피카소가 그린 다양한 작품들이 이 박물관에 있다. 생가에 걸린 그의 작품이 바다 건너 해외에 전시된 것은 그간 미국과 남미 등 두 차례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연인들’ ‘인간에 대한 탐구’ ‘자연에 대한 해학’ ‘삽화가 피카소’ 등 4개의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회화와 스케치, 판화 양식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쓰고 그린 산문집도 공개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컬렉션은 ‘피카소의 연인들’. 1950년대 전후에 그린 프랑수아즈와 자클린 두상 시리즈를 비롯해 러시아 귀족의 딸로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올가 코클로바, 17세 소녀 마리 테레즈, 사진작가 로라 마르, 마지막 연인 프랑수아즈 질로 등이다. 비전형적인 색의 사용, 대상의 단순화 등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도 있다. 포비즘(야수파)의 창시자인 앙리 마티스에 대한 오마주인 ‘의자 옆의 누드’ 등이다. 판화·드로잉·도자기 등과 피카소의 말년 모습을 담은 후안 히에네스의 사진 80여점도 볼 수 있다. ‘살로메’ ‘의자에 앉은 여인’ ‘마담 X의 초상(자클린)’ 등은 피카소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는 인천대와 말라가대가 교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성사됐다. 전영우(인천대 교수)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는 “말라가에 피카소 생가가 있고 유족들도 아직 그곳에 살고 있어 전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국내 미술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피카소 전시회는 모두 29건. 이번 전시가 기존 피카소 전시와 차별화된 점은 그의 고향 생가에 있던 살내음 나는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1일부터 11월 24일까지는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으로 옮겨 전시된다. 일반 1만 2000원, 초·중·고교생 1만 원. 1599-2298.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프로축구] 아시아챔프 울산 vs 디펜딩챔프 서울

    [프로축구] 아시아챔프 울산 vs 디펜딩챔프 서울

    ‘우리가 진정한 챔피언.’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에 오른 울산과 K리그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이 30일 오후 5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K리그클래식 15라운드를 펼친다. 2위 울산(승점 24·7승3무4패)은 선두 추격에 불을 댕기겠다는 각오로, FC서울(8위·승점 20·5승5무4패)은 상위권 진입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투지가 뜨겁다. 2위 울산부터 9위 부산(승점 20·5승5무4패)까지 순위표가 워낙 촘촘해 한 경기만 삐끗하면 순위표 아래로 추락한다. 지난 4월 6일 올 시즌 첫 대결에서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A매치 휴식기 전까지 잘 나가던 울산은 14라운드에서 휘청거렸다. 지난 주말 꼴찌였던 대구에 3-5로 패, 시즌 첫 승의 제물이 됐다. 부상에서 복귀한 하피냐가 골 맛을 봤고, 대표팀에서 피로가 쌓인 김신욱이 득점한 건 고무적이지만 수비 조직력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5골을 내줬다. 게다가 2006년 4월 8일 이후 안방에서 열린 10번의 맞대결에서 5무5패로 서울을 꺾은 적이 없다는 것도 찜찜하게 발목을 잡는다. 서울전 최근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이기도 하다. 시즌 초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FC서울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K리그팀 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지난 23일에는 ‘천적’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부산을 잡았다. 최근 4경기 무패(3승1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진도 전남(3-0승), 부산(1-0승)전 무실점 경기로 자신감을 찾았다. 올 시즌 나란히 8골을 터뜨린 김신욱과 데얀의 스트라이커 대결도 관전포인트다. 같은 날 전북은 경남FC를 상대로 최강희 감독 복귀전을 치른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아 1년 6개월간 전북을 떠났던 ‘봉동이장’은 2016년 12월까지 넉넉히 계약해 명가재건에 앞장서기로 했다. 첫 상대는 경남FC, 데뷔전에서 대전을 6-0으로 대파한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 7위(승점 21·6승3무5패)로 처진데다 지난 26일 수원전에서 난타전(4-5) 끝에 패했던 전북이 ‘최강희 효과’를 누릴지 주목된다. 인천은 29일 선두 포항을 안방으로 부른다. 올 시즌 연패가 없는 인천이지만 지난 26일 성남에 충격패(1-4)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2002년 올드보이’ 김남일·설기현·이천수와 김봉길 감독의 리더십을 묶어 포항을 상대한다. 현재 42골29도움을 기록 중인 이천수는 30-30클럽 가입을 노리고, 김남일은 포항 이명주와 ‘진공청소기 신구 대결’에 나선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日서 불상 훔친 주범 징역4년… 문화재는 몰수

    일본에서 문화재급 불상 2점을 훔쳐 국내로 들여온 주범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 안병욱)는 28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70)씨에게 징역 4년, 함께 기소된 김씨의 동생(66) 등 2명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김씨 일당이 훔친 불상의 국내 반입을 도운 3명은 징역 1년~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 통관 절차를 도운 손모(61)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 일당 3명은 지난해 10월 6일 일본 나가사키현 카이진신사와 관음사에 몰래 들어가 통일신라시대 동조여래입상과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 불상은 세관에서 모조품 판정을 받았으나 문화재청과 일본 문화청 감정관의 감정 결과 역사·예술적 가치가 높은 진품으로, 문화재보호법이 규정하는 일반동산문화재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훔친 불상이 문화재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손씨에 대해서는 “불상들이 일본에서 훔친 문화재라는 점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와 함께 훔친 불상 2점을 몰수했다. 장동혁 대전지법 공보판사는 “피고들이 불상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것일 뿐 몰수가 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소유권과 관련해서는 국제법이나 국제협약 등을 근거로 한 외교적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일당이 훔쳐온 불상들은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관 중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오늘의 눈] 이란 감독의 잘못 제대로 따지자/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오늘의 눈] 이란 감독의 잘못 제대로 따지자/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분노가 가라앉으니 한국축구가 참 우습게 보였다는 자책이 들었다. 18일 밤 이란에 또 치욕적인 0-1 패배를 당하며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위를 이란에 양보한 직후,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최강희 대표팀 감독을 향해 ‘감자주먹’을 날렸다. 그가 한국에 발을 딛기 전부터 내뱉었던 거친 언사들과 겹쳐졌다. 패장(敗將)을 향해 그런 무람한 행동을 저지른 것에 대한 분노가 치솟았다. 그런데 한국축구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파견한 모하메드 무자밀 경기감독관은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팀 벤치 쪽으로 달려와 저지른 이 행동을 모두 지켜봤다며 경기보고서에 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전했다. 축구협회는 일단 이 보고서가 올라가는 과정을 지켜본 뒤 별도의 대응을 고려하기로 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런 짓을 벌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승리한 기쁨에 하게 됐다. (한국이) 축구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함께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답해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입은 최 감독 사진이 실린 티셔츠를 케이로스 감독과 이란 선수들이 입은 사진이 경기 전 인터넷에 나돌아 누군가 합성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뒤따랐다. 그런데 그는 너무도 당당하게 유니폼을 입은 채 사진을 찍었다고 인정했다. 나아가 “상대 벤치에서 한 것과 티셔츠를 입은 것 모두 내가 한 일이다. 경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취재진은 여러 문제를 만드는 것 같다. 상대 감독을 존중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고 적반하장식 언사를 늘어놓았다. 세계 여섯 번째로 이룬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축하하는 출정식에 도열한 대표팀 선수들은 죄인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고 초대된 가수들 역시 흥이 날리 만무했다. 개장 12년 만에 울산문수축구경기장 4만 4000여석을 처음으로 모두 채웠던 관중들은 출정식을 외면했고 일부 관중은 이란 선수단을 향해 물병과 맥주캔을 던졌다. 축구협회가 여러 잘못된 일의 갈래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케이로스 감독의 잘못한 행동에 응당한 책임을 묻는 일이다. FIFA의 움직임만 지켜보지 말고 우리가 정식 제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bsnim@seoul.co.kr
  • [문화단신]

    김구 선생 서거 64주년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 선생 서거 64주년을 맞는 오는 26일 선생을 기리는 판소리가 울려퍼진다. 창작 판소리 명창 임진택이 선보이는 ‘백범 김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다. 3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은 1부 청년역정, 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3부 해방시대로 이루어졌다. 임진택은 “‘백범일지’는 한글과 한문이 어우러지고 산문과 운문이 막힘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체’ 문학의 정수로, 그 자체로 판소리 사설의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장충단공원 내 다담에뜰. (02)763-9854.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데뷔 리사이틀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를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이 21일 데뷔 리사이틀을 갖는다. 무터가 자신의 재단을 통해 후원하는 현악 연주자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던 최예은은 슈베르트, 브람스, 프로코피에프 등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IBK체임버홀. 4만~5만원. (070)8879-8485. 바흐와 일렉트로닉의 독특한 하모니 서양 클래식 음악의 시작인 바흐(1685~1750)를 ‘21세기 방식’으로 듣는 무대가 열린다. 1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룩셈부르크 출신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트리스타노의 첫 리사이틀에서 바로크와 일렉트로닉 음악의 조합이 펼쳐진다. 트리스타노는 클래식 공연장과 클럽, 재즈 페스티벌을 넘나들며 시대와 스타일을 마음껏 충돌시키고 결합시키는 연주자다. 4만~6만원. 1577-5266.
  • 경기도 일방통행 정책에 시·군 “아닌 것은 아냐” 브레이크

    광역자치단체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나 선심 행정에 기초자치단체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과거에는 상급 기관의 결정이나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게 관례였으나 민선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소신 행정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 현안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예산문제 등을 둘러싸고는 갈등을 넘어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우수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공영주차장 이용료 반값 인하’를 추진하려다 시·군의 반발에 부딪혔다. 경기도는 시민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우수 자원봉사자에게 31개 시·군의 공영 주차장 이용료를 1년간 50%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100시간 이상 활동한 우수 자원봉사자는 지역에 모두 2만 7160명이 등록돼 있다. 도는 고양시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우수 자원봉사자의 공영주차장 이용료 감면 혜택을 균일한 인센티브를 적용해 시행토록 시·군에 조례 개정 등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31개 시·군 중 성남, 의정부, 고양, 안양시 등 12곳이 참여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주차장 수익 감소와 주차난 가중,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면서도 도의 일방적인 결정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A시 관계자는 “주차 요금을 30% 감면하든 50% 감면하든 주차장을 운영하는 해당 시·군에서 알아서 탄력적으로 결정할 사안인데 경기도가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해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고 발끈했다. B시 관계자도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지자체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임기 말 선심 행정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자원봉사 활성화 차원에서 참여를 권고하고 있다. 우선 참여 의사를 밝힌 시·군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 배분을 둘러싸고 경기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도가 “광교신도시의 개발이익이 1177억원(2012년 6월 기준)으로 예상에 크게 못 미친다”며 개발이익금으로 수원시에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도는 이 이익금으로 수원시가 추진하는 지역커뮤니티센터, 아이스링크, 북수원민자도로 등 건설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말을 바꿨다고 수원시는 주장했다. 수원시는 “개발이익 규모가 최소 35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예산이 없다면 예비비 등을 활용해서라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도를 압박하고 있다. 또 수원시는 경기도와 공동 소유한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권을 삼성블루윙즈축구단으로 넘겨 줄 것을 도에 요구했지만 60% 지분을 가진 도가 거절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자책 시대, 상상력 발휘하던 독서의 개념 변할 것”

    “전자책 시대, 상상력 발휘하던 독서의 개념 변할 것”

    “디지털 화면을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 독자는 내용을 알기 위해 독서를 멈추고 위키피디아에 접속한다. 아이패드용으로 나온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에는 1957년 원작뿐 아니라 초고, 작가의 여행 스케치, 작가의 감상이 포함된 지도, 가족 사진, 음성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전통적인 독서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상상력은 활용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를 잇는 최고의 문학평론가로 꼽히는 프랑스의 대표 지성 앙투안 콩파뇽(63)은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시대의 독서는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불어불문학회가 주최하는 프랑스학 공동학술대회의 기조발표를 위해 방한한 그는 이날 오후 교보문고에서 ‘우리는 인쇄 서적과 디지털 세계 사이의 혁명과 같은 시점을 살고 있다’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나는 글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기술 애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콩파뇽은 문학을 전공하기 전 프랑스의 국립공업학교에 해당하는 에콜폴리테크니크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변모시키는지 관심이 많다”는 그는 “디지털이 우리가 읽고 쓰는 양상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콜레주 드 프랑스에 중학생들이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종이로 된 사전을 보여 주다가 요즘 아이들이 알파벳 순서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필요한 정보는 구글을 통해 찾다 보니 순서를 잊어버린 거다. 사람의 기억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디지털 독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디지털 독서의 출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세상의 끝에서도 갑자기 읽고 싶거나 다시 읽고 싶은 책을 전송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유쾌한 일이며, 오히려 활자보다는 태블릿 PC로 읽는 것이 더 적절한 글도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에 대한 그의 전망은 밝다. 언젠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저술이 다양한 하이퍼텍스트가 엮인 전자책으로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예컨대 프루스트의 책에 ‘뱅퇴유의 소나타’라고 씌어진 부분을 클릭하면 가브리엘 포레의 음악이, ‘엘스티르의 카르크트위트 항구’라고 씌어진 부분을 클릭하면 모네의 그림이 펼쳐지는 방식”이라는 그는 “홀로 상상력을 발휘하며 책 속에서 길을 찾는 게 근대적 개념의 독자였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그 개념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제21회 공초문학상] “의심 속에서 움트는 詩語… 뜻대로 써지지 않아 불행”

    [제21회 공초문학상] “의심 속에서 움트는 詩語… 뜻대로 써지지 않아 불행”

    “눈물이 많았어요. 눈물로 쓰는 건 다 진짜인 줄 알았어요. 이제 눈물이 다 말라버리니까 눈물로 쓴 것들이 사실은 가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란 과연 무엇일까…. 진짜라는 게 언어에 담길 수는 없는 거잖아요. 진짜를 예술에 담을 수 있는 능력이 저한테는 없는 것 같아요.” 유안진(72) 시인은 고희를 넘기고서도 여전히 의심하고 탐색하는 작가다. 삶이 여물어도 확신은 흩어지고 의문은 외려 더해진다. “인생이 뭔지 끊임없이 회의하고 발견하고 찾아가는 것 같다”는 시인을 문학평론가 정효구는 “‘진아’(眞我)를 찾기 위해 힘들여 정성을 다한다”고 평한다. 제21회 공초문학상 수상작인 ‘불타는 말의 기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유리 벽을 지나다가/니가 나니?/걷다가 흠칫 멈춰질 때마다/내가 정말 난가?’ 되묻는다. ‘쉬운 걸 굳이 어렵게 말하고/그럴듯한 거짓말로 참말만 주절대’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왜 나인가, 어떤 게 진짜 나인가 의심할 때가 많아요. 교단에 서는 내가 다르고, 집에서 가면을 벗는 내가 다르죠. 늘 옳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늘 틀린 것도 아니고. 한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가짜는 아닌가, 산다는 게 뭔가 회의가 들어요. 그러니까 자꾸 시가 나오는 것 같아요.”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16권의 시집을 냈다. 적지 않은 성취이건만 지금도 “원하는 대로 써지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시라는 언어 예술은 비틀고 뒤집고 왜곡시키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시를 ‘둥근 세모꼴’에 비유한다. “메밀은 (중략) 시와 너무 닮았다. 세모꼴 메밀과 속의 둥근 알갱이는 (중략) 창조 의도와 오해의, 신뢰와 의심의, 현실과 이상의, 진실과 허상의, 내심과 외형의, 이 시대와 꿈꾸는 시대 등의 모순 충돌과 갈등을 그대로 닮았다.”(산문집 ‘상처를 꽃으로’ 중) 진짜 자아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시인에게 그 자신은 ‘집’이 아니라 ‘짐’(문학평론가 정효구)이다. 그러나 그의 문학적 성취는 ‘둥근 세모꼴’ 삶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자책이나 절망에 그치는 게 아니라 깨달음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철부지도 아니면서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자문하다가도 ‘의심하고 의심받는 것은 철드는 것’(‘의심의 옹호’)이라고 긍정하고,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면서 허무에 시달리다가도 ‘위대한 허무란/기다릴 게 없는데도 기다리는 것’(‘기다림을 기다린다’)이라고 관조한다. 의심과 회의는 반성으로 이어진다. ‘거꾸로 로꾸거로 생각을 돌려봐도/캄캄한 암흑 속 아몰아몰 아지랑이뿐’(‘거꾸로 로꾸거로’)인 반성의 시간이지만 시인은 끈기 있게 삶을 응시한다. “인생은 한 번 지나면 못 돌아오잖아요. 그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걸 거꾸로 해왔어요. 위선과 위장과 허위로 살았어요. 못 하면서 잘하는 척하려고 했고, 남을 앞지르려고 했어요. 똑똑한 질문 하나 해보겠다고 너무 애를 썼어요. 거꾸로 해온 걸 다시 거꾸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로꾸거’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거꾸로 해봐도 나는 너무 썩은 것 같아요.” 수상작이 실린 시집 ‘걸어서 에덴까지’에서 검은색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흰색이 다른 색을 용납하지 않는 배타적 색인 반면 회의와 후회를 포용하는 검은색은 ‘신의 색채’이기 때문이다. “흰색은 조금만 잘못해도 흔적이 생기잖아요. 흰옷에 묻은 얼룩은 아무리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아요. 하지만 검은색은 잘못과 실수를 모두 받아서 감춰 주죠. 인생은 자기를 때묻히면서 사는 거잖아요. 태양 속에 왜 흑점이 있을까요. 밤이 없으면 대낮이 없듯 검은색은 귀향점인 동시에 시작점인 것 같아요.” ‘내 이맛머리 새치는 언제쯤에야 검어질 것인가’(‘아직도 아직도냐?’) 자문하는 시인은 “나이가 들수록 바보가 되고 싶다”며 해사하게 웃는다. “젊을 때는 잘나고 싶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실수하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손자랑 노는 할아버지를 보세요. 나이든 사람의 근엄한 언어가 아니라 어린아이의 표정과 손짓을 쓰잖아요. 저는 너무 오만하게 살아왔어요. 인생이 후회스럽죠. 다시 살라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린아이가 되고 바보가 되는 것, 그렇게 낮아지는 게 지순해지는 길이 아닐까 싶어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불타는 말의 기하학 쉬운 걸 굳이 어렵게 말하고 그럴듯한 거짓말로 참말만 주절대며 당연함을 완벽하게 증명하고 싶어서 당연하지 않다고 의심해 보다가 문득문득 묻게 된다 유리 벽을 지나다가 니가 나니? 걷다가 흠칫 멈춰질 때마다 내가 정말 난가? 나는 나 아닐지도 몰라 미행하는 그림자가 의문을 부추긴다 제 그림자를 뛰어넘는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일단은 다시 본다 이단엔 생각하고 삼단에는 행동하게 손톱 발톱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나는 나 아닐 때 가장 나인데 여기 아닌 거기에서 가장 나인데 불타고 난 잿더미가 가장 뜨건 목청인데. ■유안진 시인은…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교육학과, 동 대학원 석사, 미 플로리다 주립대 교육심리학 박사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달하’,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 ‘거짓말로 참말하기’, ‘둥근 세모꼴’, 수필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 특별상, 월탄문학상, 한국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유심문학상, 구상문학상, 간행물윤리위원회상 등 수상
  • “문화예술 후원이 내 삶 풍족하게 해”

    “문화예술 후원이 내 삶 풍족하게 해”

    “연주하고 그림 그리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함께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레 후원 활동까지 하게 됐습니다.” 김희근(67)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이 ‘제22회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한국 수상자로 선정됐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친구들 덕에 예술에 대한 눈과 귀를 조금씩 열 수 있었다”며 “후원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삶이 풍족해지고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몽블랑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 상은 각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후원자들을 격려하고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1992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김 회장은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아낌없는 후원 활동과 2010년 벽산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의 계승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선정됐다. 김 회장은 세계적 현악 앙상블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창단을 주도했고, 2010년부터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등 많은 연주 단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현대미술관회 부회장,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운영위원, 한국화랑협회(KAFA)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미술에 대한 후원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문화예술 후원 활동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기업은 물론 개인들이 후원에 더 활발하게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이날 특별 제작된 올해의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펜’과 1만 5000유로의 문화예술 후원금을 받았다. 후원금은 ‘세종솔로이스츠’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한국-레바논, 1대 1 무승부

    한국-레바논, 1대 1 무승부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지독한 불운 속에 ‘약체’ 레바논과 비기면서 힘겹게 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전반 12분 하산 마툭에게 내준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김치우(서울)의 프리킥 동점골이 터지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3승2무1패(승점 11·골 득실 +6)를 기록, 이날 경기가 없는 선두 우즈베키스탄(승점 11·골 득실 +2)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A조 1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카타르(승점 7)를 1-0으로 꺾은 3위 이란(승점 10·골 득실+1)에 승점 1차로 추격을 허용,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선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의 승리가 절실하게 됐다. 특히 한국은 최근 세 차례 레바논 원정에서 2무1패의 부진에 빠져 ‘레바논 원정 징크스’ 탈출에도 실패했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선수비 후공격’을 앞세운 레바논의 전술에 말려 속수무책으로 허둥댄 한판이었다. 한국은 이동국(전북)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 날개에 기동력이 뛰어난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턴)을 배치한 4-2-3-1 전술을 가동했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은 가운데 김남일(인천)-한국영(쇼냔 벨마레) 조합이 더블 볼란테로 나섰다. 포백(4-back)은 김치우(서울)와 신광훈(포항)이 좌우 풀백으로 나선 가운데 곽태휘(알 샤밥)-김기희(알 샤일라) 듀오가 중앙 수비를 맡았다. 레바논의 주전 선수들이 승부조작 여파로 대표팀에서 빠진 상황에서 한국의 일방적인 공세가 점쳐졌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한국은 전반 9분 이동국이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잡아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섰지만 왼발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선제골 기회를 날렸다. 절호의 기회를 날린 한국은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레바논은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모하마드 하이다르가 골 지역 왼쪽에서 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마툭이 잡아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대를 흔들었다. 한국은 페널티지역에 8명의 수비수가 모였지만 선수를 놓쳤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전반 23분 이청용의 결정적인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며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더구나 전방 공격진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하면서 미드필더에서의 볼 투입이 제대로 되지 못한데다 수비 가담까지 늦어지면서 레바논에 쉽게 역습을 내줬다. ’중동 킬러’ 이동국은 전반 45분 김보경이 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크로스바를 훌쩍 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4분 한국영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투입, 이동국과 투톱을 이루게 하면서 제공권 장악에 나섰다. 김신욱은 후반 12분 김치우의 프리킥을 골대 정면에서 번쩍 솟아올라 머리에 맞혔지만 골대를 향하지 못했다. 후반 20분 이동국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또 막힌 한국은 후반 25분 이근호 대신 손흥민(함부르크)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공세를 이어간 한국은 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곽태휘가 골대 정면에서 헤딩 슈팅을 시도한 게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땅을 쳤다. 한국은 후반 35분에도 골 지역 왼쪽에서 곽태휘의 헤딩 슈팅이 수비수 맞고 나온 것을 이동국이 왼발로 밀어 넣었지만 왼쪽 골대를 때리고 튀어나오고 말았다. 급해진 한국은 42분 김보경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까지 교체투입하며 막판 공세를 펼쳤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값진 동점골이 터져 나왔다. 한국은 레바논 선수들의 ‘침대 축구’로 7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김치우가 왼발 슈팅으로 천금의 동점골을 꽂아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한편 대표팀은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선수들은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복귀해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7차전(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과 18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8차전(오후 9시·울산문수구장) 준비를 이어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교 플러스]

    종조 도의국사 추모다례 봉행 불교 조계종은 종조(宗祖) 도의국사 추모 다례를 다음 달 10일 오전 11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한다. 이날 다례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도의국사 행장 소개, 추모사, 청법게, 법어, 헌다, 종사영반, 헌화 순으로 진행된다. 도의국사(?-825)는 신라에 최초로 선(禪)을 전하고 조계종의 원류인 가지산문(迦智山門)을 개창한 스님. 784년 당나라로 유학한 스님은 홍주 개원사(현 우민사)에서 서당지장선사의 불법을 이어받고 도의라는 호를 받았다. NCCK,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와 함께 31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2013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을 연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포럼은 그리스도인의 죽음을 목회적, 사목적 차원에서 접근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자리.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죽음’이라는 큰 주제 아래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와 윤종식 신부(가톨릭대)가 주제발표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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