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산문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배분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라도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07
  • 울산발전연구원 25일 ‘문화도시 울산’ 조성 전문가 토론회 개최

    문화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한 전문가 초청 토론회가 열린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오는 25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울산의 방향’을 주제로 ‘제36회 울산콜로키움’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화계 전문가, 울산시, 울산발전연구원 등 30여명이 참여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채관 (사)와우책문화예술센터 대표(실험과 실천:지속가능한 도시 기획)와 송교성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지식공유실장(문화도시 추진절차와 내용)이 각각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 신동호 코뮤니타스 대표, 이재호 울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각각 ‘문화도시 추진체계와 전략’, ‘울산시 문화도시 조성’을 주제로 발표에 한다. 토론회에서는 우세진 울산과학대 교수, 전수일 울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김구대 내드름 연희단 대표, 김정배 울산문화도시포럼 이사장이 참여해 문화도시 조성 방안을 제시한다. 울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문화도시 울산을 만드는 데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국회 행안위 의원 22명 ‘민식이법 만장일치 찬성’

    [단독]국회 행안위 의원 22명 ‘민식이법 만장일치 찬성’

    민식이법 오늘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 통과서울신문, 행안위 22명 전체회의 표결 설문전원 “찬성표 던진다”, “본회의 통과할 것”민주당 전혜숙 “제2의 민식이 나오지 않아야”한국당 김성태 “기본 법 취지 반대할 게 없다”무소속 이언주 “엄마의 마음으로 통과시킨다”소위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향후 행안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표결을 거치게 된다. 이에 서울신문은 이날 행안위 의원 전원에게 향후 법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2명의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만장일치로 전체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고, 본회의 표결에 대해서도 모두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눈물이 국회의원들을 움직인 셈이다. 이날 민식이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최대한 신속히 처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식이법’은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으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한 2개 법안이다. 이날 통과된 것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스쿨존 교통사망사고에 대한 처벌을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어서 별도로 논의된다. 이날 통과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수정안이다. 스쿨존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와 ‘스쿨존으로 지정한 시설의 주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간선도로상 횡단보도의 신호기’를 우선 설치토록 한 것은 원안과 같다. 하지만 수정안에서는 더 나아가 속도 제한 및 횡단보도에 관한 안전표지, 도로법에 따른 도로의 부속물 중 과속방지시설 및 차마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 등도 우선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이날 서울신문은 민주당 의원 10명(전혜숙, 홍익표, 강창일, 권미혁, 김민기, 김병관, 김영호, 김한정, 소병훈, 이재정), 한국당 의원 8명(이채익, 김성태, 김영우, 박완수, 안상수, 윤재옥, 이진복, 홍문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 무소속 이언주 의원, 대안신당 정인화 의원 등 22명의 행안위 의원들에게 해당 법안의 후속 처리 여부에 대해 물었다.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민식이법의 조속한 통과를 자신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혜숙 행안위 위원장은 “올해 정기국회 기한인 12월 10일 이전에 상임위에서 민식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며칠 전에 양당 간사가 처리 시점을 당기기로 했다”며 “나도 세림이법을 내놨는데 제2의 민식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민식이법을 볼때) 이견 없는 법조차 그간 (국회의)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던 것으로, 국민이 국회에 와서 울어야 그제서야 법안을 들여다 본다”며 “여야 막론하고 국민의 정서를 거스를 정치인은 없을 것”고 지적했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기본적인 법안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할 게 없다”고 했고, 같은 당 안상수 의원도 “아이들의 학교 앞 사고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통과시키는 게 맞다”고 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엄마의 마음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도 “민식이법에 반대할 국회의원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다만 법안의 현실적용 과정에서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 홍익표 행안위 간사는 “3000억원 가까이 되는 예산문제가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면 예산은 우선적으로 배분하고 투입되는게 맞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은 “전국에 전부 설치하면 9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데 지방비 매칭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전국에 스쿨존이 1만 6789개인데 무인단속장비는 불과 820대(4.8%)에 불과하다”고 했다. 현재 방범용 폐쇄회로(CC)TV는 1500만~2000만원인데 비해 과속 단속 카메라는 1대에 6000만원선이어서 가격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어려운 시절 따뜻한 정 담긴 작품… 읽다보면 미소가

    [미래유산 톡톡] 어려운 시절 따뜻한 정 담긴 작품… 읽다보면 미소가

    최현배 선생의 ‘사주오 두부장수’는 짧은 산문으로 정과 해학이 있는 작품이다. 1940년 민족주의 글을 싣기 위해 만들어진 잡지 ‘문장’지에 실렸다.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으로 해방 전 어두운 시절을 보내던 독자들에게 힘을 실어 줬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내용은 행촌동의 도붓장수 중 하나인 두부장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부장수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두부팔이 외침과 더 얹어주거나 외상으로도 주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어느날 두부장수가 나타나지 않자, 외상값을 못 갚은 가족은 두부장수를 걱정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어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자 놀라고 반가워하며 외상값 받으러 오라고 당부한다. 이런 모습들이 아주 짧은 작품 속에 정겹게 녹아 있다. 어려운 시절에 사람들 간에 오가던 따뜻한 정을 묘사한 이 작품을 읽다 보면 해방 전이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해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석교감리교회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 5월 미국의 남감리교 선교사인 로버트 하디(하리영)가 서대문 밖에서 전도활동을 하며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곳이다. 처음엔 한옥을 예배당으로 개조해 사용했다고 한다. 신도가 늘어나자 석교교회 건립을 추진하게 됐는데 교인 대부분이 가난한 성문 밖 주민들이어서 건축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헌금이 모여 1917년 2층의 적벽돌 교회로 준공됐다. 종탑은 1950년대에 증축됐다. 석교교회는 1층 회당 입구에 수직성을 강조한 첨두아치와 강당식 평면을 갖춘 건축물로 고딕 양식의 원형을 건립 당시의 모습으로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건축사 및 종교사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교회명 ‘석교’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인근 영천시장 입구 쪽으로 무학천이 흐르고 돌다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일제 말기인 1930년대에 ‘황민화정책’이 시행되면서 저항해 순교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기독교는 생존을 위해 순응했고, 석교교회도 그중의 하나였다. 아픈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고 돌아보게 해 주는 유적으로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윤정 서울 도시문화지도사
  • 반갑지만 않은… 출판기념회의 계절

    광주·대구·충북 정치인들 여야 막론 ‘선거 90일 전부터 금지’ 규정 피해 세과시·후원금 마련용 출판기념회 투명화 법안 1년 넘게 국회서 계류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세력 과시와 함께 공식적으로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장이어서 여야와 진영 구분 없이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선거일 90일 전(내년 1월 16일)부터 선거 당일(4월 15일)까지 출판기념회를 할 수 없다. 향후 2개월 남짓 동안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광주 광산갑 지역위원장은 지난 10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용빈아 반갑다’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정치인과 지지자 등 3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광주 동남갑 출마 예정인 민주당 소속 최영호 전 남구청장이 17일 진행한 데 이어, 무소속 김경진 현 의원(북구갑)은 오는 30일 출판기념회를 예정하고 있다. 대구에선 자유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있는 정상환 변호사가 지난 7일 출판기념회를 가진 데 이어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북콘서트를 열었다. 충북에선 맹정섭 민주당 충주지역위원장이 지난 9일 충주의 한 호텔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선호하는 것은 책 판매대금 명목으로 후원금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후원자들이 돈봉투를 넣고 책을 알아서 가져가는 구조로 수익금 신고의무가 없다. 지켜야 할 것은 2가지 정도다. 책을 무상으로 주거나 1000원 이상의 음식을 제공해선 안 된다. 한 충북도의원은 “대부분 사람들이 책 한 권 가져오고 5만원 이상은 내는 것 같다”며 “애경사 챙기기도 힘든데 출판기념회까지 연락 오면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제도 보완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출판기념회 투명화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종섭 한국당 의원이 수입내역 신고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문화마당] 마음의 월동준비/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마음의 월동준비/김이설 소설가

    올해의 첫눈 소식이 있었다. 일기예보에서는 수능 한파를 우려하고 있다. 어느새 그런 계절이 된 것이다. 첫눈 소식이 있던 날 한지혜 작가의 산문집 ‘참 괜찮은 눈이 온다’를 읽었다. 온라인 서점 소개글에 따르면 ‘가난의 기억이 선명한 유년기,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던 젊은 시절, 그리고 엄마이자 여성 작가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과 마주한 세상의 풍경들에 관해 담백한 문장으로 써내려 간 53편의 산문을 수록’한 책이다. 나는 아파트 키즈로 자랐기 때문에 작가가 성장한 골목길 정서를 모른다. 그러나 내가 20여년간 살았던 저층 아파트 단지가 재개발 지역이 된 경험이 있다. 작가가 말하는 ‘철거’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 ‘빈집이 부수어 나갔다’라는 문장은 베란다 창문과 현관문에 빨간색 X자가 그어지고 단지 곳곳에 산처럼 쌓이던 쓰레기 더미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작가에게 아버지 생의 흔적이자 가족 살림 일지이기도 한 아버지의 가계부가 있듯이 내게는 아버지에게 받아 온 편지가 있다. 작가가 아버지와 둘이서만 맛있다고 먹었다던 칼국수의 기억처럼 내겐 친정엄마의 투병기와 맞물리는 칼국수의 기억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심사 원고를 전부 읽는다는 작가의 일화와 내 경우가 겹치고, 작가의 중학생 아이가 내 아이와 또래여서 책 속의 여러 삽화는 마치 내 아이에게 일어난 일과 똑같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산문집을 잘 읽지 못한다. 내가 가진 것이 원체 빈약한 데다 성정이 곱지 못한 탓이다. 고상한 취향이나 우아한 예술관, 남다른 여행관, 독특한 인생관 같은 게 없다 보니 주로 그런 것들이 골자인 산문을 잘 읽어 내지 못했다. 으레 산문집의 저자들은 독특한 심미안으로 인생을 향유했고, 그런 삶을 훔쳐 볼 때마다 나의 조악한 일상이나 밋밋한 인생이 괜히 부끄러웠던 것이다. 때론 그들의 넘치도록 튀는 감각이 부러웠고, 그들이 누리는 삶의 양태가 내 쩨쩨한 일상과는 너무 달라 억울하기조차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지난여름 나는 한 출판사로부터 산문집 출간 제의를 받았다. 작가가 직접 말하는 자신의 소설과 소설 쓰기, 여성 작가로 살면서 겪는 삶의 단상 정도를 소소하게 엮어 보기로 한 것이다. 근래 올해 마지막 단편소설을 마감한 나는 얼마 전부터 산문집에 실을 짧은 글을 한 편씩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선 덜컥 겁이 났다. 아무래도 산문집 계약을 보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야 간단하다. 세상에 이렇게 대단한 산문집이 있는데, 내 아무리 욕심을 내지 않는 글을 쓴다 한들 이 책보다 더 담백할 자신이 없다. 내 아무리 욕심을 내도 이 책보다 더 깊은 혜안을 담은 산문을 쓸 재간도 없다. 애초에 21년차 중견 소설가이자 여러 매체에 수려한 글을 써 오던 유명한 칼럼니스트와 나를 비교한 것이 큰 잘못이다. 나의 건방이 너무 심했다. 좋은 산문은 계절과 무관하게 사랑받을 것임이 자명하지만, 이 책만큼은 어느 계절에 읽어도 당신의 차가운 마음을 다독여 줄 책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 그러니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 이 문장으로 마음의 월동준비를 하시길 권한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위로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더이상 위로를 찾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살았다. 그러고 나니 홀연히 그 시절이 지나갔다. 지난 다음에 생각해 보니 사실 그렇게 나쁜 시절도 아니었다. 열 길 물속보다 깊은 게 한 길 사람 속이고, 그중 가장 알 수 없는 게 자신의 마음이겠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의지도 희망도 보인다. 깨닫는 대로 걸으면 그게 운명이고 미래가 될 것이다. 신년운세? 다 필요 없다. 내 마음이 토정비결이다.’
  • ‘동서커피클래식’ 공연 1400명 참석 성황

    ‘동서커피클래식’ 공연 1400명 참석 성황

    커피 전문기업 동서식품은 지난 1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12회 동서커피클래식’ 공연을 열었다. 부산시립교향악단, 박종화 피아니스트 등 음악가들의 참여로 이뤄진 이번 공연에는 1400여명의 부산 시민들이 참석했다. 동서식품은 창립 40주년을 맞은 2008년 이후 매년 가을 전국 주요 도시를 찾아 무료 클래식 공연을 열고 있으며 누적 관객 숫자는 1만 6000여명에 이른다. 이광복 동서식품 대표는 “앞으로도 은은한 커피 향을 닮은 다양한 문화예술 나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홍콩 시위, 한국 광우병 시위… 자유 향한 모든 노력 소중”

    “홍콩 시위, 한국 광우병 시위… 자유 향한 모든 노력 소중”

    “한중 경색됐던 사드 사태는 흘러간 문제 출판보다 만족할 작품 쓰는 게 더 중요” 10년 전 韓 방문때 광우병 시위 행렬 참가 자국의 불편한 이면 쓴 ‘인민을…’ 금서“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문학에서 비평할 수 있는 영역을 넘었습니다. 제가 참가했던 한국의 광우병 시위 역시 그렇고요. 자유와 존엄을 향한 인류의 모든 노력은 소중하며, 어떤 이유든지 간에 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10여년 전 한국에 온 중국 소설가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 행렬과 함께 걸었다. 다시 찾은 한국에서는 고국에서 경찰의 총격에 시위대가 사망했다는 소식과 맞닥뜨렸다. 중국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 옌롄커(61)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세계 작가와의 대화’의 초청 작가로 방한한 옌롄커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모든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한동안 경색된 데는 “중국에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사드는 흘러간 문제일 뿐”이라 했고, 중국의 위상에 대해서도 “막대한 경제적 수입도 중국 14억 인구로 나누면 큰 숫자가 아니다”라고 축소했다. 옌롄커는 중국 정부가 감추고픈 사회의 이면을 그리는 데 능숙한 작가다.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권력욕, 성욕 등이 한데 얽힌 장편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2005)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 소설이 번역 출간됐지만, 정작 중국 내에선 대부분이 ‘판매 금지’다. “중국에서 태어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중국에서 소설을 쓰려면 특별한 영감이 필요하지 않다”고 비틀어 말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 사고들은 작가가 영감으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보다 훨씬 복잡하다. 부단히 읽고 생각하는 한 중국에서 소설을 못 쓰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는 역설적으로 중국 작가이기에, 코소보 내전의 ‘인종 청소’를 옹호해 논란이 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를 부러워한다. “한트케는 문학적 관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작품을 쓴 작가입니다. 작가로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데, 중국 작가들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옌롄커는 대외적으로 중국 문학의 가장 날카로운 자리에 있고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군이지만, 스스로 아직도 만족하는 작품을 내지 못한 ‘실패한 작가’라고 평가했다. “벌써 나이가 60대인 노(老)작가입니다. 저의 모든 창조력을 녹여낸 작품을 쓰는 데만 관심이 있지, 책이 중국에서 출판될지는 관심 없어요.” 금서 지정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이렇게 눙쳤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중국 작가 옌롄커, 홍콩 사태에 “어떤 이유든 폭력에 반대”

    중국 작가 옌롄커, 홍콩 사태에 “어떤 이유든 폭력에 반대”

    2008년 광우병 시위 참여 경험 털어놔중국 3대 문호…노벨상 단골 후보 거론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반체제 작가 옌롄커가 홍콩 사태와 관련해 “인류의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력을 소중하다”며 “그 어떤 이유든 폭력이 자행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산문화재단·교보문고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옌롄커는 이날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뉴스에서 홍콩에서 일어난 사건을 접했다”며 “사람의 목숨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옌롄커는 중국 정부의 시위 진압 방식이나 홍콩 민주화 시위의 정당성 등에 대한 구체적 평가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옌롄커는 지난 2008년 한국에서 광우병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 참여해 가두행진을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자신의 책 번역자와 함께 “오랫동안 걸었다”고 전했다. 옌롄커는 광우병 시위와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광우병 시위도 그렇고, 홍콩 민주화 시위도 그렇고 인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영역”이라며 “두 시위 중 무엇이 가치 있는지, 무엇이 민주화, 인권과 관계있는지 비교하는 건 내 능력 밖”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정말 나약한 사람”, “구경꾼”으로 정의했다.그는 “중국 사회 여러 현상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 사실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며 “내 인생과 문학을 성찰해보면 나의 나약함과 유약함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내정 간섭 수준의 경제 보복을 한 데 대해선 “사드는 흘러간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질문을 한국에서 하는 게 이상하다”면서 “중국 사람은 다 잊어버렸다. 사드에 대해 기억하는 시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옌롄커는 지금까지 자신의 문학 역정도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나는 인생과 글쓰기에서 실패한 사람”이라며 “글쓰기 면에서 나는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 내 작품 중 진정한 독창성 갖고 창조력을 발휘한 작품은 없다”며 겸손해 했다. 옌렌커는 위화, 모옌과 더불어 중국 현역 3대 문호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언제나 거론된다. 다수 작품이 중국 당국에 의해 금서로 지정될 만큼 문제 작가로 불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싱가포르, 스마트 국가의 최전선(켄트 E 콜더 지음, 이창 옮김, 글항아리 펴냄) 영국·독일·일본에 앞서는 1인당 국민소득 세계 8위, 세계은행 등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곳’. 말레이반도 끝자락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던 싱가포르의 번영 비결을 45년간 아시아를 연구했으며 그중 15년은 이 지역에 거주한 저자가 분석했다. 388쪽. 1만 8000원.희망이 삶이 될 때(데이비드 파젠바움 지음, 박종성 옮김, 더난출판 펴냄) 촉망받던 스물다섯의 예비 의사가 희귀병 선고를 받고 스스로 치료법을 찾아 나서는 내용의 자전적 에세이. 비전형적 림프절 증식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질환 캐슬만병에 걸린 의대생 데이비드는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찾아 자신의 몸을 일종의 실험체로 삼기를 자원한다. 360쪽. 1만 5000원.천하무적 세계사(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이라는 부제가 붙은 역사서. 도쿄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세계사의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과 통찰력이야말로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하며 관용, 동시대성, 결핍, 대이동, 유일신, 개방성, 현재성이라는 7가지 코드로 인류사를 사유한다. 324쪽. 1만 7000원.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김달님 지음, 어떤책 펴냄) 조손 가정에서 자란 작가가 남들보다 빨리 맞게 된 부모의 늙음 앞에서 써내려 간 문장들. 생애 처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어 주치의 앞에 앉았을 때의 막막함처럼 준비 없이 맞이한 시간들. ‘사랑받은 기억이 사랑하는 힘이 되는 시간들’로 바꾸는 일에 대해 담담히 써내려 갔다. 256쪽. 1만 3800원.우리는 모두 형제다(박경서·오영옥 지음, 동아시아 펴냄) 국제적십자사연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책.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스위스에서 역사를 공부한 그의 부인 오영옥씨가, 사업에 실패하고 노숙자 같은 삶을 살며 평화 운동에 앞장선 적십자 창시자 앙리 뒤낭의 생애 후반기를 조명했다. 248쪽. 1만 5000원.안간힘(유병록 지음, 창비 펴냄) 김준성문학상,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산문집. 어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속에서 써내려 간 치유의 기록이다. 가혹한 이별에 영영 주저앉지 않고, 소중한 것을 다시 잃지 않기 위해 내딛는 시인의 걸음걸음이 생과 사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212쪽. 1만 3500원.
  • 가천대, 김연수 작가 초청 북콘서트

    가천대, 김연수 작가 초청 북콘서트

    가천대학교가 6일 김연수 작가를 초청해 대학 자작나무 라운지에서 재학생과 지역주민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Book ‘공감’콘서트를 열었다고 밝혔다. ‘모든 슬픔은 이야기가 될 때 사라진다’란 주제로 열린 이번 북 콘서트는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생각을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됐으며 강연 후 저자 사인회 행사도 열렸다. 김 작가는 “인생이 막막하고 빠져나갈 길이 없다 느낄 때, 글로 생각을 풀어쓰면 그 슬픔은 사라진다. 대학입시에서 좌절을 느끼고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인생 실패자가 된 것 같고 희망을 찾기가 어려웠다. 좌절감을 글로 써보자는 생각에 글쓰기를 시작했다”며 참가자들에게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슬픔을 극복하기를 권했다. 김 작가는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국도’, ‘밤은 노래한다’, 소설집 ‘스무살’,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소설가의 일’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1994년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 2007년 제7회 황순원문학상, 2009년 제 33회 이상문학상 대상, 2013년 제2회 EBS 라디오 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가천대는 작가와의 직접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여 독서의 중요성을 제고하고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해 2012년부터 북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번이 16번째 북콘서트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국내 최대 규모 ‘대산문학상’ 오은 시인·조해진 소설가

    국내 최대 규모 ‘대산문학상’ 오은 시인·조해진 소설가

    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7회 대산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으로 오은(왼쪽·37) 시인의 시집 ‘나는 이름이 있었다’, 소설 부문에는 조해진(오른쪽·43) 작가의 ‘단순한 진심’이 선정됐다. 번역 부문에는 윤선영(51)씨와 필립 하스(49)가 독일어로 옮긴 박형서 작가의 소설 ‘새벽의 나나’가 뽑혔다. 평론과 함께 격년제로 심사를 진행하는 희곡 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심사위원회는 오 시인의 시집에 대해 “언어 탐구와 말놀이를 통해 사람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을 이끌어냈다”고 평했다. 한때 ‘언어유희가 전부’라는 평가를 듣고 고민이 많았다는 오 시인은 수상 소감으로 “독일에 있던 허수경 누나로부터 ‘네 시가 쓰이는 순간들을 사랑한다’는 문장의 메일을 받고 버티면서 썼다”며 세상을 떠난 허 시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소설 부문 수상작 ‘단순한 진심’은 “연극배우이자 극작가인 해외 입양 임신부 ‘문주’를 등장시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로를 보여 줌으로써 개인의 역사를 복원하고 한국의 역사를 들춰냈다”는 평을 받았다. 총상금 2억원(부문별 5000만원)인 대산문학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문학상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단편영화 ‘만찬’ 제작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단편영화 ‘만찬’ 제작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1884∼1921년)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됐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시지회는 박상진 의사를 다룬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만찬’을 제작,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시사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영화는 순국 후 혼령이 된 박 의사가 아사한 부인이 저승에 가기 전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박 의사 부인은 박 의사 순국 이후 생계가 막막해진 상황에서 식음을 전폐하다가 치매에 걸려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안타깝게 숨진 성현과 그 가족의 아픔을 위로고자 제작됐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완성돼 의미를 더한다. 박상진 의사 역은 영화 ‘엑시트’, ‘아빠는 딸’ 등에 조연으로 출연한 김종구씨가 맡았고, 정재화씨 등 울산지역 배우들도 출연한다. 박 의사의 증손자 박중훈씨가 영화 제작 자문에 도움을 줬고, 영화에서도 증손자 역할을 맡았다. 울산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박 의사는 판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임용을 거절하고 1915년 비밀 결사 조선국권회복단을 조직해 활동했다. 이후 대한광복회를 조직해 총사령을 맡았다. 1918년 일제에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고 변호사 선임 등을 거부하고 대구 형무소에서 처형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불안한 영혼들의 도피처, 존엄을 묻는 천사의 도시

    불안한 영혼들의 도피처, 존엄을 묻는 천사의 도시

    방콕은 전 세계인들의 도피처다. 노점의 싸구려 음식들, 물 마시듯 마시는 맥주, 카오산로드에서 만나는 배낭족, 차오프라야강이 보이는 루프탑바 등. 돈과 시간을 마음껏 허비하며 취할 자유를 누리는 곳.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 곳이 ‘천사의 도시’ 방콕이 가지는 세계적 위상이다. ●김기창 작가 공간 3부작 2번째 도시 ‘방콕’ ‘방콕’은 2014년 장편소설 ‘모나코’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기창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의 공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서 까다롭고 냉소적인 노인에게 찾아온 마지막 사랑을 통해 고독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가는 이번에도 이국의 도시를 통해 묻는다. 인간 존엄이란 무엇인가.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 노동자 훙은 한국에서 일하다 손가락 세 개를 다친다. 회사에서 해고당한 홍은 사장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망치겠다며 복수를 감행한다. 쾌락을 충족하며 여생을 보내고자 방콕으로 은퇴 이민을 온 백인 남성 벤은 현지에서 만난 와이의 육체에 탐닉한다. 와이는 벤을 전율케 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을까, 그래서 벤이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돌릴까 늘 전전긍긍이다. 미국에서 동물권 수호를 위해 일하는 벤의 딸 섬머는 ‘개를 먹는 나라’ 한국에서 온 정우와 사랑에 빠지지만, 정우는 신변의 위협도 아랑곳 않고 전 세계를 누비는 섬머가 불안하기만 하다. 이들이 섞여드는 지점이 바로 방콕이다. 동물과 사람을 포괄하여 권리 의식에 관해 가장 예민해 뵈는 캐릭터인 섬머는 말한다. “하나의 생명체에게 지옥인 곳이 다른 생명체에게 천국일 수는 없다.” 이 말은 사실일까 아닐까. 소설을 읽다 보면 ‘하나의 생명체에게 지옥이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에게 천국’이라는 말이 더욱 자명한 진실 같다. 훙의 다친 손가락으로 공장주 윤 사장의 풍요가, 와이의 불안과 아름다운 육체를 디디고서야 벤의 쾌락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인생을 허비할 자유는, 누군가에 대한 착취로 일어난다는 게 방콕과 이 세계의 사회학이다.●빛과 어둠의 공존… 인간 존엄이란 무엇인가 소설을 읽는 내내 느끼는 모종의 불편함은 이렇게 부조리한 명제 위에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느 캐릭터에도 심정적 동조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온다. 벤을 닥달해 그악스럽게 관계를 거머쥐는 것 외에 다른 방책이 보이지 않는 와이와, 동물 보호에는 열심이면서 아빠와 아빠의 젊은 연인과의 관계에는 둔감한 섬머 등이 그렇다. 휘몰아치듯 이어지는 악의 연쇄작용에서 최하층 층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결국 여성이라는 현실도 그렇다. 손가락을 잃고 해고당한 훙이 ‘자신을 기억하라’며 윤 사장의 딸 정인에게 자행하는 복수나, 자신은 그냥 ‘차 한 잔 하자’고 했을 뿐이라며 해안 도로에서 만난 정인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남자의 폭력은 결국 여성이라서 당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늘 취하게 하는 도시, 방콕에서 술을 깨게 만드는 지점은 도처에 있었다. 젊은 현지 여성의 허리에 팔을 두른 나이 든 백인 남성, 화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호텔 루프탑 바로 아래 너절한 살림살이의 주택들이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지점을 탐색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일 거다. 소설 ‘방콕’ 속 베트남과 미국, 한국에서 날아든 인물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존엄이란 무엇이며, 이를 쟁취하기 위한 악다구니 속에서 너는 과연 어디에 있느냐고.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박형서의 소설 ‘새벽의 나나’와 함께, 이 책을 읽고 방콕으로 가면 천사의 도시가 달라 보일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詩적이고 영화 같은 그녀만의 K스릴러… 13개국이 반했다

    詩적이고 영화 같은 그녀만의 K스릴러… 13개국이 반했다

    글밥만 32년. 1987년 대학 졸업 후 줄곧 라디오·예능 프로그램의 작가 등으로 활약하며 자기가 쓴 소설을 직접 드라마·희곡 시나리오로 각색했다. 2010년 한국에서 출간한 소설 ‘잘 자요 엄마’는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 13개국에서 번역 출간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다운튼 애비’ 등을 만든 영국 드라마 제작사 카니발 필름과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 전방위, 혼종의 작가를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추리 소설의 여왕’ 서미애(54) 작가다. 해외에서 잘나가는 이유부터 물었다. “제 소설 보고 ‘유니크하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받아들일까 생각해 봤는데, 순문학 느낌도 있고, 어느 정도 시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시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느낌’에는 이유가 있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담임 선생님 다섯 분이 국어 선생님이었다는 작가는 ‘대학에 국문과밖에 없는 줄 알고’ 단국대 국문과에 진학했다. 198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1994년에는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두 신문춘예 사이, 그는 스스로 산문형 인간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제가 쓴 시에 대한 평을 들으면, 제 뜻이 이렇게 오도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웃음) 저는 그것보단 스토리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추상적인 것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풍경들이 그려지게 쓰는 게 좋더라고요.” 시에서 소설의 세계로 전향했지만, 시를 썼던 근육은 소설을 쓰는 데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대만에서 출간된 소설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은 ‘세상에서 제일 슬픈 남자 얘기를 해 보자’는 시 같은 메모 한 줄에서 시작됐다. “그 후에 우연히 세월호 희생 아이들의 빈방 전시회를 보게 됐어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은 아이가 없는 빈방을 바라보는 부모겠구나’ 싶더라고요.” 모종의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에 막상 세월호 얘기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정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를 계속 쓰게 만드는 힘은 뭘까. 인간의 어두움에 대한 지독한 탐구다. 작가는 트릭이나 반전 위주의 셜록 홈스보다는 범죄 배경에 주목하는 애거사 크리스티를 더 좋아한다. 예상치 못한 범인의 등장으로 허를 찌르는 작가의 소설 ‘잘 자요 엄마’, ‘목련이 피었다’ 등은 이들을 잉태한 사회에 더욱 주목하는 작품들이다. “악마도 열심히 달려왔고요. 점점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타나고 있어요. 사이코패스는 유전적이냐, 환경적이냐를 따지고 보면 어느 한쪽이라고 선뜻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죠. ‘우주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인간’이라고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정말 모르는 것 투성이예요.” 작가는 과학 수사 다큐멘터리의 구성 작가로 일하며 부검의와 검시관, 프로파일러 등 한국 최고의 범죄 수사 베테랑들을 취재했다. 그 덕에 그가 그리는 범죄 현장은 사실적이다. 일선 경찰서 형사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7~8년 전만 해도 작가는 문예지에서 청탁을 받아 글을 썼다가 장르문학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할 뻔한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 도서전에서 한국의 장르소설만 출간하겠다는 프랑스 출판사를 만날 만큼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단다. “우리나라는 순문학의 영향이 있어서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심리적인 걸 많이 묘사하다 보니까 동적이지 않죠. 장르가 대세가 되는 이유는, 영상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미지화가 잘되는 장르 소설을 훨씬 더 편하게 여기기 때문인 거 같아요.” ‘요즘 대세’의 길을 일찌감치 선택했지만, 본인 스스로 휘발성이 강한 웹소설은 맞지 않다고 여겼다는 작가. 그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색깔을 갖는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학을 천명으로 알고 외길 걸어온 중산 이운룡 시인

    문학을 천명으로 알고 외길 걸어온 중산 이운룡 시인

    “팔순의 나이지만 저는 현재진행의 시인이고 문학평론가라고 자부합니다” 전북 문화계의 큰 어른 중산 이운룡(82) 시인은 “문학은 나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이 문학이었다”며 50여년 동안 올곧게 걸어온 문학인으로서의 삶을 회고했다.등단 이후 1334편의 시를 발표한 그는 지칠줄 모르는 열정과 성취욕으로 오로지 ‘시인의 사명’에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평생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담금질하며 옆걸음 치거나 유유자적하지 않았다. 이운룡 시인을 ‘문학을 천명으로 알고 살아온 외골수’, ‘향토문화계의 산증인’으로 부르는 이유다. “시란 대상을 미의식으로 표현한 언어예술, 인간을 위해 차려진 진·선·미의 진수성찬입니다. 존재의 인식임과 동시에 미적 진실을 추구하는 산물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운룡 시인은 “우주론적 인식을 함축성이 강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의 생명이고 예술의 진수”라며 “나의 시는 감각적 묘사 보다는 세계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진화와 변모를 계속하고 있다. 모든 욕망으로부터 해방되니 이제야 시가 쉽게 나온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운룡 시인과 일문일답. -향토 문화계의 큰 어른이다. 문학인생을 뒤돌아 본다면. “문학을 천명으로 알고 살아왔다. 문학은 나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이 문학이었다. 나와 시, 시와 나는 분리할 수 없는 일원적 일체유심으로 보편적 인생관으로부터 시작됐다. 중학생 때부터 팔순까지 지칠 줄 모르고 전심전력 시에 몰두했다. 문학을 위해, 나를 위해 한평생 담금질했다. 무쇠가 칼과 괭이가 될 때까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목적에 전념했다. 나의 삶은 정도(正道), 직선과 긴장의 질주였다. 옆걸음 치면서 타인의 어깨 너머를 넘보지 못하였고, 유유자적 느림의 미학도 탐할 수 없었다. 시작하면 끝장을 내고 그 향내를 맡아야 직성이 풀렸다. 그렇게 철두철미했고, 외곬이었고, 성취욕이 강했다. 작품 집중력도 그랬다. 완벽주의 성격은 창조적 상상을 위해 쉼 없이 전력투구하였다. 이제야 숨돌리고 인생과 문학을 정리할 때가 왔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불청객 세월이 가르쳐준 결과다”-시인으로서 문학인으로서 폭 넓은 활동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열정의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가. “어린 시절부터 적극성, 탐구심, 승부욕, 성취감 등이 나를 키운 동기였다. 농촌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성공적인 인생을 찾아 꾸준히 매진한 노력과 집념으로 시적 성취와 위상을 확립할 수 있었다. 팔순 중반의 나는 아직도 현재 진행의 시인이고 문학평론가라고 자부한다” -역사적 혼란기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시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한국전쟁 때이다. 고향집으로 피란 온 옛 친구의 완산초등학교 교지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 특히 동시에 매료됐다. 난생 처음 읽어본 아름다운 글이었다. ‘하늬바람 불어오면/전깃줄은 쓰르렁 피리 불고요’라는 구절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6학년 때 학급 문집에 동시 ‘달밤’이 수록됐다. 내 생에 최초의 정서가 녹아든 언어였다. 사실 그 시절 내 꿈은 제트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양돈사업가 꿈을 꾸기도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시인으로 희망이 바뀌었다. 중학교 시절 카네기의 ‘인생독본’, 이광수의 소설 ‘사랑’을 읽은 영향이 컸다. 제트기 조종사와 양돈사업의 꿈은 짧은 기간에 지워졌다” -등단하기까지 과정은. “1958년 전북대 국문학과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등록금이 없어 포기했다. 대신 무주괴목초등학교 강사로 발령받아 교단에 서게됐다. 이듬해 마을 독지가 이홍의 어르신의 도움으로 전북대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1학년 때 ‘신영토’ 동인에 참여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1962년 군 복무를 마치고 2학년에 복학, 3학년까지 한국문단 최고의 명교수들로부터 강의를 받는 행운을 얻었다. 서울에서 초빙된 시인 김현승, 문학평론가 조연현, 언어학자 이숭녕 교수들의 강의였다. 김현승 교수의 시론과 시창작론 강의를 받는 동안 시의 눈이 번쩍 뜨이는 개안을 의식했다. 이후 나의 시는 환골탈태하기 시작했다. 2학년 시절 1962년 10월 경북대 주최 제5회 전국 대학생 문예작품 현상공모에 ‘기도’가 당선됐다. 이후 4학년 졸업반이던 1964년 ‘현대문학’에 ‘방황의 시간’이 1회 추천시로, 1965년에는 ‘아침에‘가, 1969년에는 ‘가을의 어휘’가 3회 추천 완료시로 발표됐다. 시를 개인지도 해주신 이철균 은사, 고향의 이홍의 어르신, 김교선 교수, 김현승 교수, 구상 교수 다섯 분이 가난을 극복하고 문학의 앞길을 열어주신 나의 큰 어르신들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세계정신과 전인격적 인생, 존재의 총체성을 내포한 감정을 토해내는 과정이다. 좋은 시를 쓰려고 고뇌했던 혈기는 과거의 열정과 의욕이었다. 인생을 숙고하고 성찰하면서 우주에 충만한 존재 문제에 천착하려는 시정신과 시작 태도가 나이든 시인의 소명임을 늦게야 깨달았다. 이제야 시가 쉽게 나온다. 모든 욕망으로부터 해방된 거침없는 자유의지,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의 본질을 정의한다면. “시란 존재의 인식임과 동시에 미적 진실을 추구하는 산물이다. 나의 시는 언어와 미와 철학 또는 역사의식과 그 융합에 있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생의 의미와 가치를 미적으로 인식하려는 정신에서 시가 태동한다. 시의 근저에 깔려있는 관념은 명상과 체험을 통해 인식된 원관념과 언어 감각을 결합하는 보조관념이 주제의식을 담아낸 것이다” -시작 과정은. “시인은 시를 찾는다. 시는 도처에 있다. 명상하고 숙고한다. 긴장의 끈을 졸라맨다. 그 다음부터는 주제의식에 따라 언어를 구조화하면서 첨삭을 거듭한다. 시상을 더 정확하고 풍부하게 표상하기 위해서다. 이때가 바로 대상의 본질 탐색을 위한 집중력과 철학적 안목, 시정신의 심화 확충, 밀도 높은 치밀한 언어를 필요로 하는 단계이다. 신중하고 꾸준한 지속성 가운데 새로운 변모를 추구, 내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면서 한편, 한편의 시를 위하여 전심전력 언어의 형상화에 투신한다. 마음 속에 무르익은 시를 쓰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에서 정리해놓고 한참 잊어버리고 있다가 다시 몇 번을 수정한다. 끄쯤 돼야 후회하는 일을 덜어낼 수 있다” -시가 소설, 수필 등 다른 장르와 구별되는 매력은. “시란 대상을 미의식으로 표현한 언어예술이다. 모든 예술의 근원은 진·선·미에 있다. 진·선·미는 인간이 존재해야 할 근본이고 누려야 할 지상 목표다. 시는 인간을 위해 차려놓는 진·선·미의 진수성찬이다. 우주론적 인식을 함축성이 강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의 생명이고 예술의 진수다. 압축된 언어는 절체절명의 부단한 추구와 탐색의 정신력에 의해 성취된다. 생의 근원적 숙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소설, 수필이라는 산문과 다른 점이다. 그림으로 말하면 산문은 구상화이고 시는 추상화라고 할 수 있다. 동작으로 비유하면 산문은 보행이고 시는 무용일 것이다. 보행은 목적 행위의 동작이지만 무용은 동작 그 자체가 예술인 점에서 서로 다르다” -지금까지 발표된 시와 발간된 저서는. “등단 이후 올 10월까지 1334편의 시를 썼다. 단행본 시집은 ‘가을의 어휘’를 비롯해 15권이다. 내년부터 해마다 5권의 시집을 더 발간할 예정이다. 문학이론서 및 시비평서는 ‘시창작 이론과 실제’, ‘한국시의 의식구조’ 등 12권이다”-수많은 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시가 있다면. “나의 모든 시는 살아있는 나의 영혼이다. 한편, 한편 다 애착이 간다. 대표시를 물어오면 나의 모든 시가 대표시라고 대답한다. 어버이가 어떤 자식이 제일 예쁘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그와 같은 심정에서다” -문학도 역사와 함께 변화하고 진화한다. 시의 흐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내 시의 진화와 변모의 실상은 의도적인 추구정신과 탐구력이 반영된 것이다. 더 깊고 정확한 심층적 탐색, 치밀한 구상과 명쾌한 표현을 위한 자아 혁신의식이 나를 옥죄기 때문이다. 나의 시와 시대별 변화 과정은 5단계로 집약된다. 제1단계는 1964년 이후 등단 초기로 자연 사물의 대상에 관한 즉물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 즉 관상에 의한 사물 형상의 순수서정이 시의 주조였다. 제2단계는 70년대 이후 암울한 정치적 시대상과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과도기 불협화음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부조리한 현실에 반기를 들고 풍자와 비판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래도 감수성과 언어의 예술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제3단계는 1990년 이후 시의 중력이 사회현실이나 타인으로부터 나 자신의 내면세계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시기다. 나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 시기다. 인간의 삶과 개별성에 천착하여 존재 문제에 탐닉, 본질적 의미와 가치, 미의식을 표현하고자 했다. 제4단계는 2012년 이후다. 시정신이 견고해짐에 따라 순수 가치에 대한 재인식, 인간 존재와 사물의 본질 해명, 삶에 대한 성찰 등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존재의 내면을 투시하려는 데 집중한 시간들이다. 제5단계는 2017년 이후 오늘날까지 쓴 시가 이에 속한다. 고뇌와 정진의 자세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찾자, 좋든 좋지 아니하든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자고 마음을 정리했다. 이후 아주 수월하게 시상이 줄을 서서 잡혀 나왔다. 나 자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시의 품격을 저해하는 노년기 푸념이 자꾸 개입하여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제지할 능력이 없다보니 그냥 쓸 수밖에 없다” -창작 활동은 언제,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나는 원고를 청탁받았다고 해도 아무 때나 시를 쓰지 못한다. 오랜 체험과 사유의 과정이 넘쳐날 때 문득 시 한구절 또는 한 토막의 제재가 떠올라야 쓴다. 그러한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고뇌에 찬 밤낮을 보낸다. 몇 주일, 몇 달을, 근래에는 한두해까지 이어간다. 2018년과 2019년이 그러했다. 평생의 시작생활에서 가장 빛나는 노년기의 시 쓰기였다” -시의 소재는 어떻게 찾는가. “시의 소재는 때와 장소를 구별하지 않는다.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소재가 된다. 다만 어떻게 보느냐는 시각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일상에서 관심을 집중하고 대상을 탐색하다 보면 소재가 아닌 것이 없다. 영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탐구하면 자신의 내면에 시의 소재는 얼마든지 살아있다”-문단 활동은 어떻게 하시는지. “활발한 편이다. 지역에 국한된 문학행사지만 충실한 시인, 문학평론가가 되려는 심정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미당문학회 고문으로 활동중이다” -문학도들을 위해 많은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기는. “문학회 창립은 열악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앙과 지방의 연결고리를 맺고 창작열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시창작 교실을 개설해 만 22년 동안 시창작 이론과 작품을 지도했다.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은 전북지역 문인 배출의 산실이었다. 최근까지 2370명이 수료했다. 신춘문예 당선자 19명, 문예지 신인상 당선 101명, 기성시인 120명을 배출했다. 전국 단위 문학상 수상자도 100명이 넘는다. 지방에서도 중앙을 능가하는 문예지를 만들기 위해 표현문학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중산문학상을 매년 시상하고 있다. 의미와 향후 계획은. “세 자녀가 아버지 문학상을 제정하자고 의견을 모아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1인을 선정해 창작지원금 500만원을 시상하고 있다. 고마울 뿐이다. 제정 목적은 자연과 사람의 존엄성을 문학작품으로 구현, 문학의 사회적 위상, 작품성,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인을 찾아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문학상은 좋은 작품을 발표하려는 의욕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문단에서는 필요불가결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문단사회의 꽃은 문학상이다. 작은 상이지만 지역 문학풍토가 활기차고 희망적으로 발전하는데 이바지하길 바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26일 어린이대공원서 ‘광진가족 백일장’

    서울 광진구가 오는 26일 어린이대공원 열린무대에서 ‘제24회 광진가족 백일장’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백일장은 1996년에 처음 시작돼 올해 24회째 이어지는 광진구의 대표적인 가족 축제다. 가족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구민의 숨은 글솜씨를 뽐낼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부문은 시와 산문 부문이며 참가대상은 광진구민으로 초등부와 일반부(중학생 이상 청소년 및 성인)로 나뉜다. 참가방법은 시와 산문 중 하나를 선택해 당일 발표되는 글제를 바탕으로 원고 작성 후 시간에 맞춰 제출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제출된 원고는 광진문인협회 소속 심사위원 4명의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부문별·대상별로 각각 장원 1명, 준장원 2명, 가작 2명 등 총 20명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3·5행시 부문은 광진구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3·5행시 각 6명씩 총 12명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팝페라 공연, 피에로 벌룬쇼, 매직쇼, 레크리에이션, 경품권 추첨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온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대충 철저히’ 기획한 3色 작가특보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대충 철저히’ 기획한 3色 작가특보

    큰 제목은 같지만, 작은 제목이 다른 책 3권이 나왔습니다. 큰 제목은 ‘작가특보´ 시리즈고, 작은 제목이 각각 ‘그리고 먹고살려고요’(마음산책),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북스피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은행나무)입니다. 한 시리즈이지만 출판사가 모두 다른 점이 재밌습니다. 그래서 책마다 색깔도 다릅니다. 웹툰 작가 도대체가 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는 제목부터 강렬하네요. 기자인 저로선 아주 공감하는 제목입니다. 표지는 북스피어 출판사가 가장 눈에 띕니다. 책상에 앉은 고양이 작가가 글 쓰다가 너무 힘들어 연필을 놓고 엉엉 울고 있습니다. 마감에 맞닥뜨린 제 모습 같습니다. ‘그리고 먹고살려고요’는 그동안 잘 몰랐던 일러스트 작가의 생활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 3권과 함께 ‘어느 날 글쓰기를 물어보고 싶을 때’라는 부록이 딸려 옵니다. 내지 안쪽에 쓴 설명이 재밌습니다. 출판사 3곳 대표 3명이 카페에 앉아 토론을 벌이는(듯한) 사진과 함께 “‘글+책 쓰기 밑천´이 담긴 69권을 함께 선별해 나누어 읽고 ´대충 철저히´ 리뷰했다”고 당당히 적혀 있습니다. 책 서두에서는 이번 기획을 설명합니다. 2015년 유럽 여행을 갔다가 “서로에게 자극될 공동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영국 블랙웰 서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첫 번째 시리즈가 2017년 나왔습니다. 신간을 전면 띠지로 가리고 제목과 저자를 드러내지 않은 채 낸 ‘개봉열독’입니다. “재밌으니 한 해 더 해보자” 싶어 피츠제럴드의 소설·산문·편지를 출판사에서 각각 동시 출간한 2017년 ‘웬일이니! 피츠제럴드’가 두 번째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가특보’는 “연례행사니까 내자”라고 합니다. 아, 이 유쾌함이라니! 가벼운 기획처럼 보이지만, 출판사들의 경쟁도 사실 치열했을 터. 그저 그런 기획이 아닌, 이런 흥미로운 기획물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 연례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 봅니다. gjkim@seoul.co.kr
  • 故황현산 평론가 등 6명 은관문화훈장…문체부 문화예술발전유공자 30명 선정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고 황현산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소설 ‘순이삼촌’ 작가 현기영 등 6명이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8명을 비롯해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7명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은관문화훈장은 황현산·현기영 외에 미술가 곽인식(미술), 공예가 한도용(공예·디자인), 첼리스트 나덕성, 노동은 전 중앙대 국악대학장(음악)이 받는다. 1970~1980년대 국민 캐릭터 ‘독고탁’으로 사랑받은 고 이상무(본명 박노철) 만화가와 고 김혜원 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부위원장, 고 하동호 전 공주대 교수, 고 강국진 전 한성대 교수, 이보형 고음반연구회장은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한다. 옥관문화훈장은 이용남 한성대 명예교수, 배병길 도시건축연구소 대표, 김해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기국서 극단76 예술감독에게, 화관문화훈장은 이준호 서산문화원장, 김시영 흑자 스튜디오 작가, 오영수(본명 오세강) 극단 자유 배우에게 돌아갔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은 이재춘 안동차전놀이보존회장(문화일반) 등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은 미술작가 정은영(미술) 등 7명이 받았다. 유공자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2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다시 우금티에서

    [황규관의 고동소리] 다시 우금티에서

    지난 9월 28일 신동엽 시인 사후 50주기를 맞아 부여에서 문학인대회가 열렸다. 신동엽문학관 마당에서 있었던 문화행사에 이어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본대회가 시작된 것인데, 나는 부여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신동엽 산문집’(창비)을 펴 ‘평론’ 부분만 먼저 골라 읽었다. 부여 방문 특집(?)으로 꺼내 든 책이다. 또 당분간 신동엽을 숙독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의 문학정신을 보다 직접적으로 접해 보고 싶었다. 신동엽이 산문에서 한 말들은 여기저기서 파편적으로 얻었지만 막상 한 문장 한 문장 직접 읽다 보니 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다가왔다. 사실 신동엽은 김수영처럼 시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신동엽의 깊이를 느끼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통한 신동엽의 시에 대한 생각은 지금 읽어도 그 광휘가 바래지 않는다. ‘시인정신론’에 담겨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은 어떤가. “시란 바로 생명의 발현인 것이다. 시란 우리 인식의 전부이며 세계 인식의 통일적 표현이며 생명의 침투며 생명의 파괴며 생명의 조직인 것이다. 하여 그것은 항시 보다 광범위한 정신의 집단과 호혜적 통로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신동엽은 독특하게도 역사를 원수성(原數性), 차수성(次數性), 귀수성(歸數性)의 세계로 파악하는데, 쉽게 말하면 우리가 지금 사는 문명 세계가 차수성의 세계이고, 이 문명 이전이 원수성의 세계이며, 우리가 다시 대지가 돼야 하는 세계가 귀수성의 세계다. 지금 살고 있는 문명 세계는 “새로운 우리의 생각을, 새로운 우리의 사상을, 새로운 우리의 수목을 가꿔 가려 할 때 세상에 즐비한 잡담들의 삼림은, 그리고 생경한 낯선 토양은 우리의 작업을 기계적으로 방해”한다는 그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생동감이 있다. 문명의 방해로 인해 시인은 사라지고, 그의 말에 따르면 시업가(詩業家)가 탄생한다. 시업가란 ‘생명의 발현’으로서의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라는 장르에 대한 전문가를 의미한다. 신동엽에게 시인이란 분업화된 현실과 그에 따르는 부분적인 인식으로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시인은 선지자여야 하며 우주지인이어야 하며 인류 발언의 선창자”다. 이번에 내게 가장 뜻깊었던 시간은 다시 우금티를 찾은 일이다. 소설가 김홍정은 국립공주병원 앞이 실제 동학농민군이 싸웠던 장소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일대가 결전이 벌어진 장소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례에서 2차로 봉기했던 농민군이 논산을 거쳐 충청감영이 있는 공주로 진격하려면 계룡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동쪽에서 오는 농민군과 서쪽에서 오는 농민군을 먼저 차례로 제압한 일본군과 조선 관군 연합은 우금티 고개에 모든 전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지형을 보니 계룡에서 넘어온 농민군은 전방과 좌우가 산으로 막힌 좁은 들녘에 꼼짝없이 붙들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동학농민군의 봉기를 아직도 계급적 시각으로만 봐서 동학과의 관련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 문제는 이미 학문적으로 적잖이 진척된 주제로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해월 최시형에 의해 전국적으로 조직된 동학의 포와 접이 농민군의 뼈대가 됐다는 점이다. 또 해월이 봉기에 소극적이었다는 주장도, 그 시대적 맥락에서 봐야 올바로 이해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19세기 조선의 현실을 동학이라는 사상으로 돌파하려 했던 수운 최제우의 간난신고는 그 자체로도 감동적이지만, 사상으로 무장한 농민들의 봉기라는 세계사적 사건을 만든 단초였던 점은 숙고할 가치가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누구나 자기 안에 하늘이 있으니 사람을 대할 때는 하늘처럼 대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과 가진 사람과 가난한 사람은 함께 도와야 한다는 유무상자(有無相資) 정신이 농민들의 마음을 크게 사로잡았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신동엽이 말한 것도, 그리고 김수영이 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도 바로 ‘사상’이었다. 니체도 같은 말을 했다. “인간이 가진 예술 감각의 모든 산물 중에서 가장 영속적이고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은 사상이다.” 난감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의 복판에 서서 우리가 사상적으로 얼마나 빈약한지를 되돌아본다. 그리고 우금티에서의 좌절과 통분도 떠올려 본다. 하지만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책 낭독 소리 낭랑한 강남… 문향 흐르는 문화도시

    책 낭독 소리 낭랑한 강남… 문향 흐르는 문화도시

    주민 독서동아리 3년 내 300팀까지 지원 고전인문독서클럽은 9년째 50여명 활동 ‘야금책방’은 매월 1·3주 木 2시간씩 낭독 구청 로비에서는 월 1회 ‘북 콘서트’ 열어 작가 강연·음악 어우러진 문화예술 공연지난달 1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정다운도서관에선 책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독서 동아리 ‘야금(夜金)책방’ 회원 8명이 모여 김혜진 작가의 장편소설 ‘딸에 대하여’를 돌아가며 읽었다. 마지막 책장이 넘어가자 숙연해졌다. 한 회원은 “엄마와 동성 애인을 둔 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갈지 궁금했는데, 성소수자 딸과 엄마의 갈등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사는 엄마의 모습과 나이 듦, 가족, 죽음에 대해 바라보게 하는 책”이라며 “다양한 사회 문제들도 담고 있어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고, 느낀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자녀 위한 영어그림책 독서 지도 모임도 활발 강남구 독서문화 정책이 지역 곳곳에 ‘문향’(文香)을 퍼뜨리며 도시의 격을 높이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책이 있어 ‘문화가 흐르는 도시’의 선도 모델이 된다는 목표다. 강남구가 지원하는 야금책방은 금요일 밤에 여는 책방이란 한자 뜻을 담아 우리말 의태어인 ‘야금야금’을 차용해 지었다.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퇴근 후 시간에 선정 도서를 낭독하는 모임이다. 회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모임 요일을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바꿨다. 매월 첫째·셋째주 목요일 오후 7~9시 낭독 시간을 갖는다. 운영자인 나상미 사서는 “책을 읽고 와서 하는 독서토론 동아리는 많이 있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에게 독서토론은 부담스러울 것 같아 낭독 모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동아리 조성은 도서관 사서들이 주도했다. 처음엔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동아리 가입을 권했는데 모집이 쉽지 않았다. 첫 모임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사서들은 낭독 도서로 선정된 도서를 완독 후 소장할 수 있도록 했고, 참여 대상을 20·30대에서 20~50대로 확대했다. 김영하 작가의 산문 ‘여행의 이유’를 낭독 도서로 정하고, 다시 모임 공지를 했다. 회원 가입 문의가 이어졌고, 지난 5월 첫 모임을 하게 됐다. 나 사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20·30대 직장인들에게 퇴근 후 시간은 금쪽같다”며 “책 읽는 즐거움과 소장의 기쁨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 게 성공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 회원은 “처음엔 다른 사람이 읽어 주는 목소리에, 그 이후엔 책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며 “책은 보통 혼자 조용히 읽었는데,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낭독은 색다른 경험을 준다”고 했다. 구는 지난해 7월 민선 7기 출범 이후 독서문화 진흥 사업에 주력, ‘책 읽는 강남, 행복한 강남’을 구현하고 있다. 대표 사업은 독서 동아리다. 주민들의 생활 속 독서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주민들이 책을 통해 교류할 수 있도록 독서 동아리 지원책을 마련했다. 구민 70% 이상이 포함된 5인 이상 동아리로, 월 1회 모임을 하면 예산을 지원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독서 동아리 40팀을 선정, 활동비 640만원을 제공했다. 올핸 100팀을 뽑아 4800만원을 지원했고, 2022년까지 300팀으로 확대·지원할 계획이다. 독서 동아리가 처음은 아니다. 대치도서관 고전인문독서클럽은 9년 역사를 자랑한다. 2011년 인문학에 관심 있는 2~3명이 모여 철학을 주제로 토론하는 소모임으로 시작, 현재 5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동아리로 성장했다. 매달 첫째·셋째 주 화요일 모임이 열리며, 초기 동서양 철학 중심에서 고전·문학·예술 등 인문학 전반으로 독서 토론 범위가 넓어졌다. 회원들은 독서토론뿐 아니라 재능 기부로 대치도서관과 지역의 다른 문화기관, 교육기관에서 청소년 대상 인문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논술·토론 강연도 한다. 8년간 활동하는 이현미씨는 “그동안 읽은 책들이 삶을 풍요롭게 했다”며 “발제와 토론으로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이를 강연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에 전파하면서 인문학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 같아 보람도 크다”고 했다. 자녀를 위한 영어그림책 독서지도 연구모임 ‘랄라 북앤맘’, 추리소설을 읽고 토론·연구하는 ‘추리 고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서관과 책의 역사·활용법을 교육하는 ‘행복한 책 탐험대’ 등도 지역 주민에게 인기다. 길미숙 정다운도서관장은 “독서 동아리는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배움과 지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독서 활동의 꽃”이라고 했다.●도서관을 삶 재창조하는 문화생활공간으로 이와 함께 구청 로비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북 콘서트’도 독서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유명 작가 강연과 음악이 곁들여진 문화예술 공연으로, 지난 3월 정호승 시인과 함께하는 시·노래 콘서트로 시작했다. 이후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씨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의 힘’, 김영하 작가의 ‘공감과 소통, 그리고 이야기’, 윤태영 작가의 ‘음악이 흐르는 한여름 밤의 콘서트’, 최태성 작가의 ‘역사의 쓸모’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5월엔 가정의 달을 맞아 극단 씨앗의 어린이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를 공연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민선 7기 4년간 독서 동아리 지원, 독서문화 프로그램 확충 등 독서문화 확대를 통해 ‘품격 강남’의 풍부한 문화적 토양을 쌓겠다”면서 “구민들이 구 어디서든 책을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도서관을 삶을 즐기고 재창조하는 복합문화생활공간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