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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 개최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 개최

    한국문인협회 순천지부(이하 ‘순천문인협회’)가 다음달 5일 순천문학관에서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을 개최한다. 한국문단의 거장인 소설가 김승옥(1941~) 선생의 고향 순천을 알리고, 차세대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인재,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마련됐다. 1964년 김승옥이 23살 때 ‘사상계’에 발표한 단편소설 무진기행은 순천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진(霧津)’이라는 도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지역이다. 비평계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순천시를 배경으로 모티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문인협회가 위촉한 문인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김승옥 작가상과 전라남도지사상, 순천시장상, 순천시의회의장상, 순천문인협회장 상을 수여한다. 장원 1명과 차상 2명, 차하 2명, 참방 3명, 장려 5명 등 13명을 시상한다. 입상자에게는 등위에 따라 상장과 함께 최고 200만원 등 상금 470만원이 차등 지급된다. 석정삼 순천문인협회장은 “문인 지망생들의 열띤 경연이 펼쳐져 예술 한마당인 문학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백일장 장르는 운문과 산문이다. 주제는 당일 발표한다. 사전 접수는 다음달 4일까지다. 당일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입상작은 별도의 수상 작품집으로 발행, 전국 대학교와 주요 도서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다.
  • ‘통일 울산’

    울산시는 시장과 산하 기관장의 임기 종료 시점을 맞춰 단체장 교체 때마다 벌어졌던 ‘불편한 동거’를 차단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27일 출자·출연 기관의 장과 임원의 임기를 임명 당시 시장의 임기 종료와 맞추는 ‘울산시 출자·출연 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 조례안은 다음달 16일까지 공고를 거친 뒤 오는 12월 울산시의회에서 통과하면 연말쯤 공포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울산시는 그동안 선거로 시장이 바뀌어도 전임 시장 재임 기간에 임명된 출자·출연 기관장이 퇴임하지 않으면서 빚어졌던 각종 갈등을 없애려고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출자·출연 기관의 장과 임원의 임기는 2년으로 연임도 가능하지만 임명 당시 시장의 임기가 종료되면 기관장과 임원도 잔여 임기와 무관하게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시장이 연임하면 기관장과 임원도 남은 임기를 유지하게 된다. 이 조례가 적용되는 출자·출연 기관은 울산경제진흥원, 울산신용보증재단,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문화재단,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울산일자리재단, 울산관광재단 등 9개 기관이다. 상위 법령에 의해 임기가 보장되는 울산도시공사, 울산시설공단, 울산연구원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울산에서는 총 12개 산하 기관 가운데 울산연구원(임기 만료)과 울산도시공사(사직서 제출)를 제외한 10개 기관장이 사직하지 않은 채 버티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는 현재 재직 중인 출연 기관장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고 현직 시장이 새로 임명하는 기관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 장재인, 달라진 외모 직접 해명…“살이 빠지니”

    장재인, 달라진 외모 직접 해명…“살이 빠지니”

    가수 장재인이 쌍꺼풀 수술설에 대해 해명했다. 장재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를 통해 “나이 들고 살이 빠지니 아이홀이 이렇게나 많이 꺼진다. 가끔은 두껍게 쌍꺼풀이 잡히기도 하는데 아직은 피곤하거나 눈을 위쪽으로 뜰 때만 그렇다”고 근황을 공개했다. 장재인은 자신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녹색 볼캡을 눌러쓰고 있는 장재인은 조금 더 편해진 표정과 함께 다소 바뀐 인상을 보였다. 장재인은 “그래서 이렇게. 가끔 저 윗 주름으로 살이 접히는.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안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수 장재인은 ‘슈퍼스타K 시즌2’ 출신으로 지난 5월 산문집을 발간하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 문재인 전 대통령, ‘빨치산’ 다룬 책 소개…“마음 무겁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빨치산’ 다룬 책 소개…“마음 무겁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열한 번째 책을 추천하며 “마음이 무겁다”고 표현했다. 책은 ‘빨치산’(partizan)을 다룬 소설로 최근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정지아 작가의 작품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책을 추천하는 마음이 무겁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요산문학상 수상으로 이미 평가받고 있지만, 제 추천을 더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32년 전의 ‘빨치산의 딸’을 기억하며 읽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며 “해학적인 문체로 어긋난 시대와 이념에서 이해와 화해를 풀어가는 작가의 역량도 감탄스럽다”고 썼다. 책은 김유정문학상·심훈문학대상·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가 3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아버지의 사후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의 시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로써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퇴임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도서까지 포함해 총 11권의 책을 추천했다. 구체적으로, ‘나는 독일인입니다’·‘짱깨주의의 탄생’·‘한 컷 한국사’·‘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지정학의 힘’·‘시민의 한국사’·‘하얼빈’·‘쇳밥일지’·‘지극히 사적인 네팔’·‘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이다. 이 도서들은 모두 문 전 대통령의 추천 이후 판매량이 크게 올랐다. 이를 가리켜 ‘문프셀러’(프레지던트 문재인의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의 책 추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계에 도움이 된다니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좋은 책은 저자·출판사가 만든 노력의 산물이다”라며 “제 추천은 독자가 좋은 책을 만나는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남북이 극한의 이념 투쟁을 벌이던 현대사를 다룬 도서를 추천한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주사파 발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한복 품은 부산…부산문화를 한복에 물들이다

    한복 품은 부산…부산문화를 한복에 물들이다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모사업인 ‘한복 문화 지역거점지원’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돼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관광도시 부산의 고유성을 담아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관광 및 축제와 접목한 한복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거점 도시로 발돋움하는 부산을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산지역의 한복문화를 확산하고 한복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한복 품은 부산, 부산문화를 한복에 물들이다’를 주제로, 한복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입고 즐기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우선 지난달부터 ‘오! 한복한 부산’을 주제로 지역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부산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광안대교, 용궁사, 태종대 등에서 홍보영상들을 제작했다. 또 다양한 한복 관련 문화상품들을 만들 수 있는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시의 대표적 한복문화 지역거점사업의 대표적 행사인 ‘한복품은 부산’ 전시가 부산 대표 한복 단체인 부산한복산업협동조합과 한국복식문화원 한복 디자이너의 참여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부산패션비즈센터 1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1부(9월 1일~19일) 전통·현재·미래 혼례복을 선보이는 ‘꽃으로 다가온 한복’, 2부(9월 22일~10월 8일) 선비의 멋이 깃들여진 ‘방령에 멋을 더하다’라는 두 개의 주제로 5주에 걸쳐 전시가 진행됐다. 1부 전시였던 ‘꽃으로 다가온 한복’은 옷이 곧 신분이었던 엄격한 신분 사회에서 서민들은 쉽게 입을 수 없는 옷이었으나, 일생 동안 혼례 때만큼은 허용하였던 혼례복과 소품에 담긴 상징과 실용성의 가치, 시대가 사랑하는 혼례복, 예술로 승화한 궁극의 미로 녹여내 보여줬다. 2부 전시인 ‘방령에 멋을 더하다’는 전쟁시 착용하였던 갑옷의 형상을 모방해 편하게 일상복으로 입도록 한 방령복을 보여주면서, 민족의 뛰어난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전시로 준비했다. 한복 문화 교육인 ‘한복클래스 IN 부산’도 진행 중이다. 이달 11일에 진행된 부산 한복계의 대모인 문광희 교수와 함께하는 ‘한복과 패션의 시각’에서는 한복의 국제적 이슈에 대한 우리의 대처, 그리고 프리미엄 패션콘텐츠가 되기 위한 전략을 다뤘다. 오는 27일 진행될 ‘한복의 조형미:현재와 미래”에서는 2018 평창 올림픽 의상감독을 맡은 금기숙 교수와 우리의 문화유산인 한복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21세기 한복의 위상을 살펴보고, 한복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준비돼 있다. 한복문화주간과 연계해 이달23일까지 더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해운대 벡스코 1전시장에서 20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패패부산에서는 ‘한복하고 놀자’라는 주제로 한복입어보기 무료체험, 소품만들기, 한복상점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패브릭메이커랩 홈페이지에서 신청가능하며 꽈리꽃 브로치 만들기, 귀주머니 만들기, 도토리모빌, 색동 버선 향기주머니 등을 만들 수 있다. ‘한복입고 놀자‘ 프로그램은 부산진성에서 지난 19일부터 진행됐으며 한복 입어보기 체험 및 전통놀이, 어린이 조선 통신사 행렬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페인팅과 분장도 체험할 수 있다. 부산시의 프로그램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형 한복문화향유 프로그램과 새로운 한복문화콘텐츠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관광도시 부산을 넘어서, 부산의 고유성과 한복의 아름다움을 담아 부산만의 한복문화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는 거점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마침내 끝났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끝이 보이기는커녕 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곳에 정말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했던, 그 멀고 오랜 길이 이제는 다 끝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1994년에 시작한 시오노 나나미의 대하역사평설 ‘로마인 이야기’ 전15권의 번역 작업을 2007년에 끝낸 김석희는 제15권의 끝에 붙인 ‘옮긴이의 말’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와 함께 한세월을 보낸 번역가 김석희. 저자와 함께 고대 로마세계의 시공을 넘나들던 그 역사기행의 감회를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1970년대와 80년대의 치열한 인문·사회과학의 책만들기·책읽기를 넘어 90년대라는 ‘세계화 시대’를 맞으면서 나는 책만들기의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하나가 “동서고금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하는” ‘한길그레이트북스’의 기획이었고, 열린 문제의식으로 세계화 시대에 대응하는 책만들기·책읽기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였다. ●‘죄와 벌’, ‘이방인’의 충격적 감동 김석희가 지금까지 번역한 책은 300여종 350권이나 된다. 김석희는 영어·불어·일어 번역이 다 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번역 장르는 넓고 깊다. 인문·예술이 60퍼센트, 40퍼센트가 소설이다. 어떤 책이 그를 번역의 세계, 번역가의 길로 이끌었을까. “영국 작가 존 파울스의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가 나를 번역의 세계로 이끈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세 번이나 번역했습니다. 1982년에 처음으로 번역했는데, 당시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그러나 기회가 오면 다시 번역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판권을 정식으로 계약한 출판사의 요청으로 다시 번역해 출간했지요. 1997년이었습니다. 그 출판사가 사업을 접게 되자 친분 있는 ‘열린책들’과 이야기가 되어 개역 수준의 작업을 더해서 2004년에 출간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책 읽으며 글 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때 내 고향 제주도는 바닷길과 하늘길로 사방이 열린 관광지가 아니고, 바다로 갇힌 척박한 섬이었습니다. 바닷가에 서면 그 답답한 섬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에 숨이 막히곤 했습니다. 그런 나를 다잡기 위해서 나는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시도 쓰고 산문도 썼습니다. 몇몇 선후배들과 문예서클을 만들어 동인지를 펴냈습니다. 한 대학이 주최하는 백일장에 참가하여 장원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학교를 오가는 도중에 도립도서관이 있었다. 고모부가 도서관장이었다. 서고를 우리 집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마음대로 책을 꺼내 읽었다. “그 무렵 내가 읽고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과 카뮈의 ‘이방인’이었습니다. 나의 독서편력에서 너무나 판이한 두 주인공 살인자에 대한 이해가 처음엔 요령부득이었으나 그 상이한 자의성이야말로 작가의 세계관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면서 소설가에 대한 존경과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도로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섬을 떠나고 싶은 열망 속에는, 망망대해를 누비며 세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망도 깃들어 있었다. 해양대에 진학할 마음도 먹었지만 6·25 때 납북된 숙부 때문에, 이른바 연좌제에 저촉되어 입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해양대의 꿈을 접어야 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일 뿐 “1972년에 불문학과에 입학했는데, 우리 동기들은 그해의 ‘10월 유신’에 빗대어 ‘유신학번’이라고 자조했습니다. 그 자조의 이면에는 분노와 절망이 깔려 있었습니다.” 학교는 걸핏하면 휴교령으로 문을 닫았고 제대로 강의받거나 공부해 본 기억이 그에겐 별로 없다. 일기를 썼다. 그것이 시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었다. 대학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왔다. 국문학과에 학사편입하고,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1988년 소설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보르헤스는 책이야말로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했지요. 책은 기억과 상상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와 같은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꿈꾸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요. 책을 숭배하는 종교가 있다면, 나는 아마 그 사원 맨 앞자리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번역가 김석희에게 번역이란 무엇일까. 나는 1997년 그가 저간에 번역한 책들의 끝에 붙인 ‘역자의 말’을 모아 ‘북마니아를 위한 에필로그 60’을 펴냈다. “번역은 한 나라의 언어를 그 울타리 밖으로 옮겨 나르는 일입니다. 하나의 텍스트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번역가의 행랑을 거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텍스트는 비로소 콘텍스트를 얻게 됩니다. 번역은 해석입니다. 해석은 하나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또 하나의 콘텍스트를 얻어내는 과정입니다. 번역이 단순한 낱말풀이나 의미 전달이라면, 번역은 사람의 몫이 아니라 기계의 몫이 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언어 이전에 있습니다. 번역은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독일의 뛰어난 번역가이자 문예학자인 발터 베냐민은 그것을 ‘원문의 메아리’라고 부르고, 그 메아리가 울려 퍼질 수 있는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번역가의 과제라고 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번역자는 원작 뒤에 그림자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번역가 김석희는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모든 번역서의 끝에 ‘역자의 말’을 놓고 있다. 나는 2008년에 다시 그의 역자의 말을 모은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다. “번역을 할 때, 내가 기본적으로 취하는 태도는 겸손입니다. 저자와 원서에 대한 예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저자의 문체를 존중하는 태도에 닿아 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해, 그 단어와 그 문장을 작가는 왜 이곳에 이렇게 썼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문구의 문체와 이청준의 문체가 다른 것처럼, 헤밍웨이의 문체와 포크너의 문체가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읽어내야겠지요. 그 다름을 옮기는 것이 번역자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김석희는 새 책의 번역을 시작할 때마다 목욕을 한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벗긴다. 먼젓번 작업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번역을 많이 하던 시절엔 옆에 놓고 사용하던 영한·불한·일한 사전의 귀퉁이가 하도 달아서 거의 해마다 갈아치웠습니다. 번역 전문가가 무엇 때문에 사전을 그리 자주 보냐고 할지 모르나, 평범한 단어라도 그것이 문맥 속에서 담당한 몫을 찾다 보면, 오히려 사전 안에 갇혀 있지 않은 다른 뜻을 궁리하게 됩니다.” 1990년대 초반 100여권까지 번역해 내면서 그는 문체가 무엇인지 체득하게 된다. 자신의 문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한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원전을 존중하되 ‘자유롭게’ 그러니까 텍스트에 갇히지 않는 번역을 하려 합니다. 번역을 끝내고는 약간 소리 내어 읽습니다. 문장의 리듬을 생각합니다.” 그의 번역 작업에는 참고저서들이 대거 동원된다. ‘로마인 이야기’ 작업을 위해 10권 이상의 문헌을 읽고 연구했다. 불멸의 해양문학 ‘모비 딕’(작가정신)은 김석희가 혼신을 다해 번역해 낸 성과다. ‘옮긴이의 덧붙임’에서 그는 기록했다. “중도에 포기할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곳곳에 온갖 비유와 상징이 널려 있고, 축약과 도치와 비문(非文)의 문장들이 난무했다. 그 덤불 같은 상징과 알레고리의 숲을 지나면서 단어와 구절들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덤불이 무성한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마침내 밖으로 나올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홋타 요시에의 ‘고야’와 ‘몽테뉴’ 나는 책을 만들면서 20세기의 빛나는 두 지성을 직접 만났다. 자본주의 3부작인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를 써낸 큰 역사가 에릭 홉스봄 선생과, ‘고야’(전4권)와 ‘위대한 교양인 몽테뉴’(전3권)를 써낸 홋타 요시에 선생이다. 홉스봄 선생은 1987년 우리 출판사를 직접 방문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격려하는 말씀을 해 주셨다. 1997년에 나는 홋타 선생 댁을 방문해 말씀을 들었다. 김석희는 홋타 선생의 이 두 거작을 번역했다. 98년 3월 나는 출간된 ‘고야’를 들고 홋타 선생을 다시 뵈러 가서 말씀을 들었다. 홋타 선생의 명저 ‘고야’와 ‘몽테뉴’는 김석희의 번역으로 명품이 되었다. 김석희는 ‘고야’에 헌사를 썼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그 무게와 매력에 압도당한 나머지, 나는 아직도 울창한 숲을 다 벗어나지 못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고야의 파란만장한 삶과 창조적 열정도 그렇거니와, 그 고야의 인생과 예술을 활달한 필력으로 서술해 낸 작가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도 나는 그저 숨이 막힐 뿐입니다. 위대한 삶과 위대한 글이 행복하게 만난 예를 이 책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낼 때, 저자의 말이나 역자의 말을 중시한다. 인간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 또는 역자의 말을 통해 우리는 그 저자의 내면으로 다가간다. 역자 김석희가 ‘몽테뉴’에 붙인 ‘르네상스적 교양인의 내면 풍경: 독자들에게’가 그렇다. “400년 저쪽의 몽테뉴를 불러내어 마치 친구를 대하듯 담소하며 평전을 써내려간 홋타 요시에는, 어쩌면 윤회의 업을 거듭한 끝에 다시 태어난 몽테뉴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둘이 하나라는 느낌은 나 혼자만의 인상이 아닐 것입니다. 홋타의 ‘몽테뉴’에는 한 인간에 대한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전20권으로 번역해 낸 쥘 베른 선집은 김석희의 또 하나의 성과다. 2002년에 시작해 2015년에 끝냈다.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신비의 섬’ 등 쥘 베른의 대표작 13개 작품을 담았다. “이 세상에 SF를 선물한 최초의 작가지요. 모험소설 작가들도 그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상상력과 천재적인 통찰력을 가진 위대한 작가입니다.”●귀향,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작업실 김석희는 2009년 제주도로 귀향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했지만, 2006년 아버지가 작고하자 홀로 되신 어머니가 큰아들 석희가 내려왔으면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지었다. 1층이 서재고 2층이 집필실이다. 그 어머니도 2021년에 아버지 곁으로 떠나셨다. 그는 2000년부터 한 해 한 번씩 단식을 한다. 이를 계기로 일일 일식을 한다.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그래서일까. 그의 얼굴은 맑고 건강해 보인다. 번역가 김석희는 지금 ‘아이들을 위한 그리스신화’를 번역 아닌 자기 글로 쓰고 있다. 김석희의 그리스신화는 아마도 따뜻하고 포근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이 될 것이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5관왕 놓쳤어도 황선우는 MVP

    5관왕 놓쳤어도 황선우는 MVP

    ‘마린보이’ 황선우(19·강원도청)가 2년 연속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함께 누리려던 연속 5관왕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황선우는 1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에서 2년 연속 MVP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대회 남자 고등부 5관왕과 함께 기자단 투표로 정하는 대회 MVP에도 뽑혔던 황선우는 이번엔 일반부로 이름표를 바꿔 달고 다시 시상대에 섰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를 비롯해 지난 12일까지 출전한 네 종목 모두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한 점을 인정받았다. 작심했던 5관왕은 아쉽게 불발됐다. 황선우의 소속팀인 강원 선발은 이날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 2조 경기에서 3분35초12의 한국 신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황선우의 5관왕 꿈도 이뤄지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후 판독 결과 두 번째 평영 주자가 부정 출발한 것으로 파악돼 최종 실격 처리됐다. 혼계영 400m는 한 팀 네 명의 선수가 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으로 100m씩 헤엄쳐 시간을 다투는 단체전 종목이다. 예상치 못한 실격으로 5관왕을 놓친 황선우는 “한국 신기록을 세웠는데, 조금 일찍 출발한 부분이 있었다. 아쉽다”며 “그래도 이번 대회 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잘했고, (그제) 계영 400m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세워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5관왕을 목표로 잡고 있었고, 2년 연속으로 두 가지를 다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아쉽다. 그래도 내년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황선우는 “다음달 국가대표 선발전을 뛰고 난 뒤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면서 “내년부터 정말 큰 대회가 많이 있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이 있고, 2024년 파리올림픽이 있다. 앞으로 2년 남짓 동안이 제게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전환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 “아뿔싸” 동료의 부정 출발, 황선우 전국체전 2년 연속 5관왕 무산

    “아뿔싸” 동료의 부정 출발, 황선우 전국체전 2년 연속 5관왕 무산

    강원 선발이 제103회 전국체전 마지막 경기에서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황선우(19·강원도청)의 2년 연속 대회 5관왕 달성도 무산됐다.황선우가 마지막 영자로 나선 강원 선발은 13일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 2조 경기에서 3분35초12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차지하는 듯 했다. 황선우의 대회 5관왕 달성도 실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후 판독 결과 두 번째 평영 주자가 부정 출발한 것으로 파악돼 최종 실격 처리되는 바람에 한국 기록 경신과 함께 황선우의 연속 5관왕도 없던 일이 됐다. 일반부로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 마지막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실격으로 5관왕을 놓친 황선우가 아쉬움 섞인 소회를 전했다. 혼계영 400m는 한 팀 네 명의 선수가 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서로 차례로 100m씩 헤엄쳐 시간을 다투는 단체전 종목이다.황선우는 “한국 신기록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조금 일찍 출발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래도 내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잘했고, (그제)계영 40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세워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황선우는 금메달을 네 개를 따냈다. 개인 종목인 자유형 100·200m에서 우승했고 강원 선발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계영 400·800m에서도 시상대 맨 위에 서며 5관왕을 향한 기대를 높였다. 네 종목에서 모두 대회 신기록도 세웠다. 특히 지난 11일 계영 400m 결승에서는 강원도청 동료들과 3분15초39에 터치패드를 찍어 대회 기록은 물론 한국 기록도 새로 썼다. 그러나 이날 혼계영 400m 실격으로 일반부 5관왕의 영예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황선우는 “5관왕을 목표로 잡고 있었고, 2년 연속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아쉽다. 그래도 내년에도 기회가 있다”고 스스로 위로했다.황선우는 “울산체전에 많은 팬이 응원해주러 오셨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텅텅 비어있던 관중석이 꽉 차 있는 모습을 경기 중에 보고 힘을 냈다. 그래서 좋은 기록을 많이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뛰고 난 후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정말 큰 대회가 많이 있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이 있고, 2024년 파리올림픽이 있다”며 “그때까지 2년 정도 남아. 그 시간이 내게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전환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 또 한국新… ‘무적’ 황선우 벌써 3관왕

    또 한국新… ‘무적’ 황선우 벌써 3관왕

    2년 연속 전국체전 5관왕·최우수선수(MVP)를 노리는 황선우(19·강원도청)가 전국체육대회에서 3개째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한국 기록도 새로 썼다. 11일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계영 400m 결승에 출전한 강원 선발은 마지막 영자로 나선 황선우가 3분15초39 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면서 1위에 올랐다. 2위는 3분19초99를 기록한 대전 선발, 3위는 3분20초23의 대구 선발에 돌아갔다. 황선우는 자신이 넉 달 전 합작했던 계영 400m 한국 기록도 다시 깼다. 황선우는 이유연(한국체대), 김지훈(대전시체육회), 김민준(강원체고) 등과 호흡을 맞춰 지난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15초68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9일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이번 체전을 시작한 황선우는 전날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67에 터치패드를 찍어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이는 박태환이 2016년 대회에서 세운 1분45초01을 0.3초가량 앞당긴 것이다. 이번 대회 총 5개 종목에 출전한 황선우는 이로써 5관왕이라는 목표에 금메달 2개를 남겨 뒀다. 9일 계영 800m 결승전을 마친 후 “이번 대회도 5관왕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한 그는 12일 자유형 100m, 13일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대회 MVP도 유력하다. 황선우는 서울체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남자 고등부 5관왕에 올랐고, 이번엔 남자 일반부로 신분이 바뀌어 목표를 향해 간다. 여자 경영의 ‘간판’ 김서영(28·경북도청)은 주 종목인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2초98로 결승점을 찍어 2014년부터 9년 동안 7차례 열린 전국체전에서 7회 연속 우승하는 진기록을 썼다. 유일한 여자 다이빙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김수지(24)는 일반부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5차 시기 합계 271.75점으로 1위에 올랐다. 9일 3m 스프링보드(315.90)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다.
  • 이병률 시인 “사진은 글쓰기 감성을 살리는 나만의 기록 방식입니다”

    이병률 시인 “사진은 글쓰기 감성을 살리는 나만의 기록 방식입니다”

    기적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면 이병률 시인은 그 기적의 절반은 이룬 느낌이다. 왜냐하면 그를 사랑하는 고정 독자들이 따로 홍보한 것도 아니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 전부인데, 제주에까지 먼 걸음을 해서 그의 첫 사진전을 축하해줬기 때문이다. 이 시인은 최근 새 산문집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를 펴냈다. 그가 제주에 온 까닭은 구좌읍 월정리 카페로쥬에서 8일부터 23일까지 계속되는 첫 사진전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새 산문집에 실린 사진들 중 12점을 추려 전시하고 있다. 산문집은 여행지의 ‘뻔한 이야기’는 없다.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손’ 같은 이야기, 그런 이미지들을 포착하고 있을 뿐이다. 여행지에서의 낯설고 쓸쓸한 풍경, ‘아무 날도 아닌 날에’ 처럼 단편극 같은 일상, 그리고 훈증된 기억들이 사진 속에 녹아 있다. 이번 전시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움직인다. 이 시인은 “필름 카메라의 질감, 색감에 매료돼 25년 전부터 필름 카메라에 여행 속 풍경, 일상들을 담아내고 있다”면서 “그때 찍은 기억들이 확인 안 돼 답답하기도 하지만, 아주 느리게, 천천히 결과물이 나오는 게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지난 봄 50일 동안 프랑스 파리에 혼자 체류하면서 인근 국가들을 여행하다가 찍은 사진들에서는 ‘누군가, 혹은 당신’이 슬쩍 스며들어 있다. 네덜란드 기차 여행에서 찍힌 연인 사진은 흡사 오래된 영화 ‘중경상림’ 같은 빛바랜 어떤 한 장면과 비슷하게 오버랩되기도 한다. 제주의 낡은 창고와 키 낮은 지붕, 제주의 삶도 배어나와 반갑다. 그는 산문집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에서 ‘오래되고 낡고 허름한 것’을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것들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듯, 사진 안으로 들어와 있다. 그가 “8년전 부터 성산읍 오조리에 연세를 얻어 한달에 두어번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중에 찍은” 그 오래되고 낡고 허름한 풍경과 조우해볼 만 하다. 이번 사진전 첫날, ‘제주의 푸른 밤’을 열댓명 남짓 열성 팬들과 뒤풀이 소통을 하며 보냈다. 10년 골수 팬부터 수제 쑥케이크를 만들어 온 팬, 한 때 꽃집을 했을 정도로 식물에 관심 많은 시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팬들이 반갑고 고마워서다. 순천에서 북토크쇼를 하고 여수에서 곧장 날아와 체력이 방전됐을 법도 한데 날밤(?) 새는 열정을 보였다. 산문집 ‘끌림’으로 100만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시인이란 사실을 잠시 잊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 시인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냐”고 묻자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나만의 기록 방식입니다. 때론 감성이 굳어질까봐 하는 그런 작업의 시간입니다.”
  • 황선우 ‘금물살’… 전국체전 자유형 200m 1위

    황선우 ‘금물살’… 전국체전 자유형 200m 1위

    황선우(19·강원도청)가 두 해 연속 전국체전 5관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향한 금물살을 또 갈랐다. 황선우는 10일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67에 터치패드를 찍어 8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박태환이 2016년 대회에서 세운 1분45초01을 0.3초가량 앞당긴 대회 신기록. 그러나 지난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신한 자신의 한국 신기록 1분44초47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날 강원 선발의 마지막 영자로 나선 계영 800m에서 대회 첫 금메달을 땄던 황선우는 이날 2관왕에 오르면서 2년 연속 전국체전 5관왕까지 금메달 3개를 남겨 뒀다. 황선우는 11일 계영 400m, 12일 자유형 100m, 13일 혼계영 400m에 나선다. 황선우는 서울체고 재학생이던 지난해 전국체전에선 남자 고등부 5관왕에 올라 MVP에도 뽑혔는데 이번에는 일반부에서 같은 수상에 도전한다. 그는 전날 계영 800m 결승전을 마친 후 “이번 대회도 5관왕을 목표로 잡았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진우(17·울산스포츠과학고)는 이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고등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13을 넘어 자신의 첫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는 15일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하는 최진우는 “1위는 했지만 기록은 아쉽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최고 기록은 지난 7월 전국시도대항경기에서 넘은 2m23이다.  
  • [포토多이슈] “굴욕적이지만 아름다워”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다이빙

    [포토多이슈] “굴욕적이지만 아름다워”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다이빙

    [포토多이슈]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멀티미디어부의 연재물 제103회 전국체육대회가 울산 종합운동장 등 73개 경기장에서 지난 7일 막을 올려 이달 13일까지 열린다. 전국체육대회 중에서도 다이빙 경기는 사진기자가 포착하는 그 순간 사진으로만 봤을땐 굴욕적일 수도 있지만 대회를 치르기 위해 준비했던 다이빙 선수들의 땀나며 훈련한 시간들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24·국민체육진흥공단)은 허리 부상을 이겨낸 후 이번 대회로 화려한 복귀를 했다. 부산 대표로 출전한 우하람은 9일 오전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6차 시도 합계 418.40으로 12명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다이빙 ‘세계선수권 1호 메달’의 주인공 김수지(울산광역시청)는 고향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수지는 이날 오전 울산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315.90점을 받아 12명 중 1위를 차지했다.
  • 허벅지 붙잡은 김진수…주말 현대家 대전 변수된 국대 수비수

    허벅지 붙잡은 김진수…주말 현대家 대전 변수된 국대 수비수

    오는 8일 울산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家) 라이벌’ 매치에 중대 변수가 생겼다. 전북의 핵심 수비 자원이자 국가대표 수비수인 김진수(30)가 지난 5일 경기 중 허벅지를 붙잡고 나오면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또다시 뒤집기 우승을 하겠다는 전북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진수는 지난 5일 울산과 치른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원정 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43분 최철순과 교체됐다. 이날 김진수는 공수에 걸쳐 활약하다가 후반 38분쯤 전진 패스를 한 뒤 오른 허벅지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경기는 전북이 2-1로 울산에 역전승을 거뒀지만 김진수가 부상을 당하면서 이겨도 웃지 못 하는 상황이 됐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뒤 근육이 약간 올라온 것 같다”면서 “피로도가 쌓여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데, 살펴보고 다음 경기 출전 여부를 판단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현재 울산이 전북에 승점 5점이 앞서 있지만 기세는 전북이 좋았다. 특히 FA컵에서 전북이 또다시 울산을 잡자, 울산은 최근 3년 연속 시즌 막판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준 ‘가을 트라우마’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북의 핵심 전력인 김진수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불안한 팀은 전북이 됐다. 이번 현대가 매치는 K리그1 우승팀을 가리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K리그1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승점 69·20승 9무 5패)은 전북에 승리를 거두게 되면 승점차를 8점으로 늘려 사실상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반면 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승점 64·18승 10무 6패)은 이번 경기에서 울산을 잡아야 승점 차가 2점으로 줄어,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 할 수 있다. 올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전적은 1승1무1패다. 현대가 라이벌 매치 승리를 위해 울산은 11골 5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엄원상의 부활과 마틴 아담, 바코, 아마노 준 등의 활약이 필요하다. 전북은 군에서 복귀한 조규성을 비롯해 바로우, 한교원 등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파이널A에 속한 3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5·15승 10무 9패)는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6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6·12승 10무 12패)를 상대하고, 4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49·12승 13무 9패)와 5위 강원FC(승점 48·14승 6무 14패)는 같은 날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만난다.
  • ‘2022 대한민국예술축전’ 14일부터 16일까지 울산에서 열려

    ‘2022 대한민국예술축전’ 14일부터 16일까지 울산에서 열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는 오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2022 대한민국예술축전’ 본선 경연과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전국 규모의 종합예술경연대회인 ‘대한민국예술축전’은 예술인들의 창작기반 활성화 및 신규 일자리 창출과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 증진을 목적으로 2018년부터 개최됐다. 매년 전국체전이 개최되는 시도에서 병행 개최되는 대한민국예술축전은 예술과 체육의 융합적 시너지를 확대하고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예술축전’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지역별, 부문별로 진행된 지역 예선을 통해 총 342팀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총 44팀의 예술가들이 오는 14일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국악, 사진, 영화 등 3개 부문의 본선 경연을 펼치게 된다. 본선 경연은 ▲국악 :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사진 :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 ▲영화: 롯데시네마(울산백화점)에서 진행된다. 경연 외에도 축하공연, 관련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펼쳐지는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15일 열리는 본상 시상식에서는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등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및 상금이 주어질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예총 이범헌 회장은 “대한민국예술축전이 매년 종목과 규모를 넓혀가며 국내 예술계를 대표하는 경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예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종목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합 예술축전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 대한민국예술축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예총 홈페이지 (www.yecho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LG-KIA(광주) 롯데-NC(창원) SSG-두산(잠실) 삼성-kt(수원·이상 18시30분) ●축구=대한축구협회컵 4강 울산-전북(울산문수축구장) 대구-서울(DGB하나은행파크·이상 19시) ●프로농구=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삼성-SK(14시) 상무-KGC(16시·이상 통영체육관) ●테니스=광주오픈 국제남자챌린저대회(광주진월국제테니스코트) ●볼링=영월컵 프로대회(오전 8시·영월경기장)
  • 日 무라카미 ‘홈런 드라마’… 58년 만에 왕정치 넘다

    日 무라카미 ‘홈런 드라마’… 58년 만에 왕정치 넘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무라카미 무네타카(22)가 일본 야구의 전설 오 사다하루를 넘어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무라카미는 지난 3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최종전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 3루수 4번 타자로 출전해 7회 솔로포를 날렸다. 무라카미는 올 시즌 56호포로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이 196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으로 뛸 때 작성했던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5개)을 58년 만에 갈아 치웠다. 우리나라에는 한자 이름의 한국식 독음인 왕정치(王貞治)로 더 많이 알려진 오 사다하루 회장은 대만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지난달 13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날렸던 무라카미는 20일 만에 대포를 재가동해 일본인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야쿠르트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무라카미는 타격(타율 0.318)과 타점(134개) 부문에서도 1위를 확정하며 역대 일본 야구 최연소 타격 트리플 크라운(3관왕)에 등극했다. 직전 최연소 타격 3관왕 기록은 오치아이 히로미쓰 전 주니치 드래건스 감독이 가지고 있던 29세였다. 무라카미가 비록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의 일본 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0개)을 깨지는 못했지만, 22세의 젊은 선수가 일본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깨는 동시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자 일본 언론과 팬들은 한껏 고무됐다.   ●프로야구=LG-KIA(광주) 롯데-NC(창원) SSG-두산(잠실) 삼성-kt(수원·이상 18시30분) ●축구=대한축구협회컵 4강 울산-전북(울산문수축구장) 대구-서울(DGB하나은행파크·이상 19시) ●프로농구=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삼성-SK(14시) 상무-KGC(16시·이상 통영체육관) ●테니스=광주오픈 국제남자챌린저대회(광주진월국제테니스코트) ●볼링=영월컵 프로대회(오전 8시·영월경기장)
  • 8일 일산에서 제20회 대한민국막걸리축제 개막

    8일 일산에서 제20회 대한민국막걸리축제 개막

    제20회 대한민국막걸리축제가 8일 경기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다. 4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번 막걸리축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첫 대면행사로, 경기도와 고양시의 후원을 받아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한다.8~9일에는 전국 100개 양조업체가 출품한 막걸리 150여 종을 시음해 볼 수 있고, 맛과 질을 전문가들이 심사해 우선순위를 매기는 품평회도 열린다. 이번 품평회에는 전문가 심사를 도입해 막걸리 제조업체의 축제 참여 의미를 제고하고, 전통적·현대적 생산 방식에 따라 평가를 달리해 심사하는 등 공정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각종 축하공연과 팔도명주 전시,무료 시음,막걸리 빚기,골든벨 퀴즈,막걸리 천하장사 선발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했다. 10~11일에는 고양문화원에서 막걸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 막걸리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과 유럽의 전통주 육성 제도 역시 소개된다. 이동환 시장은 “올해 막걸리축제는 막걸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감대 형성의 장이자, 막걸리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축제를 함께하는 시민 모두가 막걸리의 가치에 공감하면서 맛과 멋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낯선 것에 풍덩 적시기를”… 이병률 시인의 사랑법

    “낯선 것에 풍덩 적시기를”… 이병률 시인의 사랑법

    누군가의 잘 지내는 일은 때로 나의 잘 지내는 일과 이어져 있다. 그러나 가끔 누군가의 잘 지낸다는 소식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나와 무관하게 멀리서 당신이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잘 지내보겠다고 우여곡절 끝에 단단히 세운 마음이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당신이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어서 당신을 미워했다”는 이병률 시인의 고백은 개인적이면서도 이별 앞에 헤맸던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 봤을 감정이다. 괜한 소식 앞에 달막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희망을 입력할 때가 있다. 내가 당신 없이 잘 지내려 애쓰듯 당신도 마찬가지였으면, 새로운 사랑에서 오는 행복이 아니었으면 하고 말이다. 이 시인의 “당신의 행복은 당신 혼자 만든 것이기를 바랍니다” 하는 바람은 더 미워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당부인지 모른다. 지난달 출간된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는 이 시인의 다섯 번째 산문집이자 여행 전문가인 그가 처음으로 사랑을 주제로 쓴 산문집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짧은 문장 하나조차 마음을 붙잡고 위로하기는 앞선 책들과 마찬가지이지만 오로지 사랑이 주제여서 더 애절하고 애틋하다. 최근 만난 이 시인은 “한 20년간 끊임없이 사랑에 대해 한 권 써 보고 싶었는데 어떤 사랑 하나가 끝나면서 이번에 책을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시인에게 사랑은 여행만큼이나 그를 살아 있게 하는 힘이자 창조의 원동력이다. 그는 “모든 예술이 사랑의 역사를 통해 조각됐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을 때 더 열심히 살아 있는 것 같고, 심장박동도 더 자주 뛰는 것 같고, 피도 세차게 도는 것 같다. 사랑의 힘으로 더 달리고, 더 많이 입체적으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사랑의 인자(因子)에 거침없이 몸을 맡기는 시인이 “에너지가 남아 있는 한 평생을 사랑하겠다”며 꿈을 꾸는 이유다.이번 책에는 시인의 사랑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사랑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세상의 수많은 이별이 절절한 사연을 낳듯 이 시인 역시 실패한 사랑 이야기가 유독 더 절절한 글로 남았다. 이 시인은 “친한 가수들 얘기로는 사랑 하나가 끝나면 앨범 하나가 나온다고 하더라”며 “큰 사랑을 관통하고 나면 어른이 되는 것 같고, 계속 남은 사랑의 여운으로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도 끊임없이 든다”고 말했다. 사랑이 온통 마음을 뒤흔들고 성장시켰음을 고백하는 시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를 받게 된다. 사랑에 관한 산문집을 쓰고 보니 다음 나올 시집도 사랑이 주제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이 시인은 귀띔했다. 사랑의 시집은 허수경 시인이 생전에 독일 베를린에서 이 시인에게 당부한 것이기도 하다. 이 시인은 “요즘은 사랑 안 하겠다고 정하고 혼자 살겠다고 하는데 깜짝 놀랄 일”이라며 “낯선 것에 빠지는 일이 사랑인 것 같은데 낯선 것을 두려워 말고, 안 해 본 것이라고 뒷걸음치지 말고 풍덩 적셔 봤으면 좋겠다. 이 책으로 그런 감정이 견인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코스모스를 생각하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코스모스를 생각하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코스모스는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아스팔트가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9월은 그렇게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 냄새가 난다. ― 오세영 ‘9월’ 중에서 어떤 놀이를 다시 해 본다. 시를 읽다 빈 괄호를 만나 거기 어떤 단어를 넣을까 상상하는 일. 그 놀이에 적합한 시가 많지는 않다. 일단 행의 길이가 중요하다. 긴 산문시 혹은 너무 실험적인 시는 제외된다. 일상에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시로 계절 감각도 중요하다. 가을이라 코스모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시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코스모스를 만나게 해 주었고, 게다가 그 놀이에도 딱 맞춤이었다. 코스모스는 가을의 꽃, 어린 날, 참 좋아했던 꽃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자주 못 보게 되면서 코스모스는 기억 속 첫사랑처럼 멀어지고 대신 요즘은 수국을 좋아하는 꽃으로 꼽는다. 시인은 코스모스 들길에서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고 하는데, 코스모스 핀 가을 들길은 신작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어떤 시절을 연상케 한다. 차가 부연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비포장 둑길 혹은 들길이 코스모스와 어울린다. 그렇게 코스모스는 아직 도시가 만들어지기 전의 아련한 기억과 함께한다. 가끔 한강변을 지나다 코스모스 만발한 꽃밭을 만나기도 하지만,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 외에 도시의 일상에서 코스모스를 보기란 쉽지 않다. 올가을에 코스모스를 보지 못하고 지나는 게 아쉽던 차에 코스모스를 삶과 죽음의 문제 안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시를 읽게 됐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는 9월을 두고 시인은 삶과 죽음이 함께 지나치는 달이라 한다. 코스모스는 삶 속의 죽음을 알게 하는 꽃이라는 말인가, 그건 무슨 뜻인가, 어떻게 실감이 되는가. 시의 뒷부분에서 시인은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이라 한다. 사랑과 기다림과 성숙은 모두 어떤 자세와 관련된다. 사람을 만나는 자세, 만남 뒤의 이별, 그리하여 보내는 자세, 보내고 기다리는 자세, 오지 않아도 원망이 없는 자세, 그리움이 곧 비움이 되는 자세. 삶과 죽음을 함께 응시하는 시선은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태도를 관통한다. 괄호 속에 들어갈 단어는 ‘하늘’이다. 코스모스 피는 9월은 하늘이 열리는 달이라니, 이 계절이 지나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어김없이 펼쳐질 테니 계절을 감지하는 시인의 감각이 놀랍다. 올가을에도 인간의 도시에는 아픈 죽음이 많다. 자연스런 하늘의 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죽음들.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떠난 이들을 생각하니 코스모스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피어 있는 것만 같다. 길을 찾지 못하고 질문만 하는 우리 곁에서 아련하게.
  • 허지웅, 군 면제 관련 글 화제 속 “BTS·대통령 적시 안했다” 해명

    허지웅, 군 면제 관련 글 화제 속 “BTS·대통령 적시 안했다” 해명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유명인 및 금메달리스트 등의 군 면제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고 소신 발언한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이 BTS(방탄소년단) 등을 언급하자 “BTS나 대통령 등 누구도 적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본인이 쓴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중 한 글귀인 군 면제 관련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유명인의 군 면제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구절이었고 일부 누리꾼들이 방탄소년단 등을 언급했다. 이에 허지웅은 댓글을 통해 “이해합니다, 다만 아쉽습니다”라며 “새 책이 나와서 수록된 글 가운데 한 구절을 발췌해 올렸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갑자기 올린 것도 아니고 지난 며칠간 지속적으로 여러 구절을 올리고 있다”며 “이 글에서 BTS도 대통령도 누구도 적시하지 않았고 원칙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면제에 관한 형평성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으나 방안의 코끼리처럼 부조리라는 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한 환경처럼 여겨져 왔다”며 “심지어 이 본문은 제기하시는 현안들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 집필된 글이다, 그런데 사방에서 스위치가 눌린 분들이 이건 내가 사랑하는 특정인에 관한 글이라고 하니 제가 이런 이야기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라고 호소했다. 그는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드리고 싶은데 제게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며 “저 또한 사랑하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넓고 차분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가수의 훌륭한 팬이니 충분히 평정을 찾고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허지웅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군 면제와 관련 “면제라는 단어의 숨은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큰 성취도, 법을 어길 의지도 없는 그냥 보통 사람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징벌 말이다, 원죄 같은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래서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진다”며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 이렇게 공정함에 관한 감각이 오염되고 훼손된 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동안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빈자리를 채운다”며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이어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않는 일에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희생한다”며 “그렇게 비겁한 방식으로 의무를 외면한 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병역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대단한 걸 배워오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헌법 앞에 모든 이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원칙 때문에 중요하다, 원칙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직하지 않은 면제와 회피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때 비로소 공정함에 관한 감각도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현재 SBS 러브FM ‘허지웅쇼’ DJ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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