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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여백/문소영 논설위원

    시인 최영미의 아파트는 책도 가구도 없이 텅 비었는데 그 빈자리에 추상표현주의 작가 마크 로스코의 포스터가 스카치테이프로 네 귀를 대충 붙인 채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7년 초여름이다. 최 시인이 전해에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의 미술관을 돌아보고서 산문집 ‘시대의 우울’을 막 냈다. 수십 개의 미술관에서 수많은 명화를 봤을 터인데 그는 미술관 아트숍에서 딱 한 장의 포스터를 샀고, 그것이 로스코의 작품이라고 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홍대 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뒤 석사 논문은 ‘정육점의 화가’라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는데, 그는 사실 로스코를 더 사랑했던 것일까. 그는 첫 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표지에 로스코의 작품을 썼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마크 로스코 전시가 6월 28일까지 열린다.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라고 보도되고 있다. 유명인이 사랑한다고 해야 더 좋은 그림은 아닌데 그 마케팅이 촌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잡스빠’로서 괜히 흐뭇하다. 오랜만에 주말 이틀 모두 휴무라 구경이나 가야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길섶에서] 일회삼매이상불가/서동철 논설위원

    시·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절의 화장실로는 순천 선암사 측간(厠間)과 영월 보덕사 해우소(解憂所)가 있다. 모두 산지 사찰의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누각식으로 지었다. 용변을 보는 곳과 배설물이 쌓이는 곳의 고저 차이가 매우 크다는 뜻이다. 선암사에는 ‘정월 초하루에 힘을 주면 섣달그믐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게다가 산바람이 사시사철 부니 코를 막는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았다. 해우소 배설물은 퇴비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언젠가 찾은 남원 실상사의 해우소는 새로 지었음에도 이런 원리를 살려 놓아 기억에 남아 있다. 월정사 원행 스님의 산문집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 겨울을 나는 김장 채소는 해우소 거름으로 큰다는 것이다. 그의 은사는 구겨진 포장지를 일일이 다리미로 다린 뒤 손바닥만 하게 오려 해우소에 매달아 놓았다고 한다. 옆에는 ‘일회삼매이상불가’(一回三昧以上不可)라고 적었다. 한 번에 석 장 이상 쓰지 말라는 검약의 가르침인데, 삼매(三枚)가 아니라 깨달음의 경지인 삼매(三昧)라고 쓴 것이 묘미다. 해우소에서도 수행 정진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농중진담(中眞談)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번엔 ‘말하다’

    이번엔 ‘말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산문집 ‘말하다’(문학동네)가 나왔다. ‘보다’ ‘말하다’ ‘읽다’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2012년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2년간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 지난해 ‘보다’를 내며 3부작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말하다’는 1995년 등단 이후 지금까지 인터뷰나 강연, 대담에서 했던 발언들을 주제별로 묶어 새롭게 편집했다. 글쓰기를 중심으로 문학, 예술 등 문화 전반에 대한 생각들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KBS라디오 ‘문화포커스’ 진행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강단에서 서사창작을 가르쳤던 교수, 우리나라 최초의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진행자 등 작가의 여러 말하기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 속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은 2010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지식 공유 콘퍼런스인 테드(TED)의 메인 강연으로 소개돼 136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작가는 “인터뷰나 대담, 강연 중 현재까지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발췌해 새롭게 구성했다”며 “말이 자아낸 후회들을 글로 극복하려는 작가다운 노력의 소산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책에서 “글쓰기는 인간에게 허용된 최후의 자유이자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라며 글쓰기를 강조했다. “지금 이 순간도 뭔가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이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일단 첫 문장을 적으십시오. 어쩌면 그게 모든 것을 바꿔 놓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뭘까. 작가는 말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이야기가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에요. 어떤 글은 미사여구로 잘 꾸며져 있고 완벽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마음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글을 잘 쓰는 것은 어떤 기술의 문제도 아니고 기법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순간에 인간이 고요하게 자기 서재, 아무도 침입해 오지 않는 고요한 공간에서 자기 자신을 대면하고 정직하게 쓴 글에는 늘 힘이 있고 매력이 있어요.” 3부작의 마지막인 ‘읽다’에는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에 소개했던 작가와 작품들을 중심으로 독서에 대한 생각을 담을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윤진서, 요가로 다진 매끈한 각선미·등라인 과감하게 드러낸 화보 “섹시함보단 청아함이”

    윤진서, 요가로 다진 매끈한 각선미·등라인 과감하게 드러낸 화보 “섹시함보단 청아함이”

    묵묵히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채워가고 있는 배우 윤진서의 화보 및 인터뷰가 <코스모폴리탄> 4월호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화보에서는 윤진서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군살 없이 탄탄한 그녀의 바디라인은 오히려 심플한 모노톤 의상에서 더욱 빛났다. 또한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타이트한 코르셋과 짧은 쇼츠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그녀만의 매력을 뽐냈다. 화보 촬영과 함께 이어진 <코스모폴리탄>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진서는 평소 그녀의 관심사와 연기에 대한 진지한 철학 등을 밝혔다. 2013년, 윤진서라는 이름으로 처음 산문집을 낸 그녀는 카우치 서핑으로 여행하는 여배우답게, 이번에는 여행기 형식의 소설을 내놓는다고 전했다. 또한 어디로 여행을 가든 요가는 꼭 한다는 그녀는 “요가는 마인드 컨트롤을 위한 운동이죠. 그리고 감각을 컨트롤하는 운동이다 보니까 자기만의 시공간이 필요한 배우에겐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라며 요가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드러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내적, 외적으로 아름다워지고자 노력한다는 윤진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시공간을 지배하는, ‘자신의 삶’이 있는 여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그녀가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아름다움을 실천해나가는 배우 윤진서는 조만간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를 통해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자신의 삶’을 사는 윤진서의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코스모폴리탄> 4월호와 <코스모폴리탄> 웹사이트 (http://www.cosmopolitan.co.kr)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방 시인’ 이용악을 아시나요?

    ‘북방 시인’ 이용악을 아시나요?

    2014년 2월 9일 일요일 오전 10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의 한 연구실.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댄 채 낑낑댔다. 이용악의 산문 ‘수상의 영예를 지니고’를 보면서다. 200자 원고지 3~4장 분량임에도 글자가 엉켜 있거나 잉크가 번져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 관련 자료를 다 뒤적이며 단어 하나하나를 모두 되살렸다. 인내력과의 싸움이었다. 밖은 어느새 캄캄했다. 작품 하나 해독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북방의 시인 ‘이용악 전집’(소명출판)이 나왔다. 1930년대 중후반 백석과 함께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이용악의 작품 세계 전모가 처음으로 집대성됐다. 북에서 발표한 시 전편과 북에서 발간한 유일한 산문집 ‘보람찬 청춘’을 비롯해 좌담 자료까지 총망라됐다. 곽효환 시인, 이경수 중앙대 국문과 교수, 이현승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세 중견 이용악 연구자들의 역작이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때 신문이나 잡지는 조판 상태가 너무 나빴다. 2년간 매주 일요일 모여 글자 하나하나를 해독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성공했을 때 느낀 기쁨도 그만큼 컸다. 굉장히 어려운 퍼즐을 다 풀어낸 듯한 쾌감을 느꼈다”고 후일담을 들려줬다. 세 연구자들은 백석과 쌍벽을 이뤘던 이용악 전집이 없는 걸 안타깝게 여겼다. 2013년 의기투합했다. 지도교수(최동호 고려대 교수)도, 학위논문 주제(이용악)도 같은 이들이었기에 어렵지 않았다. 이들은 “백석은 전집도 많고 연구도 활발히 이뤄진다. 석·박사 학위 논문만 1000편이 넘는다. 지난해 이용악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 문학사에서 그에게도 문학적 위치를 자리매김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료 찾기에 주력했다. 이용악이 북에서 쓴 작품들을 발굴하러 정부 공식 채널, 전국 대학 도서관 등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이용악 작품이 산재해 있는 중국, 러시아도 뒤졌다. 그 결과 산문집 ‘보람찬 청춘’ 전문을 최초로 입수했다. 김재용 원광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모스크바 레닌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걸 찾았다. 이용악이 일본 대학에서 공부했던 학적부까지 확보하려 했지만 개인정보 보호 벽에 막혀 열람조차 할 수 없었다. 작업을 마치며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은 ‘부기’(附記)에 적어 놨다. 이용악이 친일 시인으로 낙인찍힌 근거가 됐던 ‘거울 속에서’, 작품 연보에만 있는 ‘벗, 미칠 만한 것’ 등 두 작품은 끝내 원문을 찾지 못했다. 이용악은 1930년대 중후반 수난과 고통으로 가득한 민중들의 삶과 당대 현실을 시로 탁월하게 옮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시인들은 분노하고 통곡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이용악은 비극적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 체험을 담담하게 일상으로 옮겼다. ‘북쪽’, ‘전라도 가시내’, ‘낡은 집’은 이용악이 북방의 시인인 이유를 여실히 보여 준다. 곽 시인은 “최상의 리얼리즘과 최상의 모더니즘이 회통을 이룬 선구적 지점이 이용악”이라고 평했다. 이용악은 북에서 연착륙했다. 1953년 남로당 숙청 때 간신히 살아남았고 2년 뒤 산문 ‘보람찬 청춘’으로 재기했다. 당시 2만부가 발행됐다. 전쟁 때 부모를 잃거나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10대가 자신의 의지와 당성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노동 영웅이 됐다는 내용이다. 전쟁 이후 전후 복구에 앞장서는 평범한 인민 영웅을 만들려는 북한의 문예이론과 맥이 닿아 있다. 곽 시인은 “이용악은 북한 문단 중심부에 연착륙해 그동안 연구나 접근이 어려웠다. 이용악이 북에서 발표한 시들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인이 북한을 택하면서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살펴보다 보면 한국 근대사의 굴절도 고스란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교수는 “이용악은 현대시사에서 서정성과 현실성을 갖춘 시인으로 독보적인 자리가 있다”며 “이용악의 전모 복원을 계기로 연구자들도 주목하고 대중적으로 사랑도 받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현승 교수는 “이용악은 개인 사정뿐 아니라 사회적 의제도 착실하게 수행했다”며 “북한 체제를 잘 수용했다고 도외시할 게 아니라 이용악의 공과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자리매김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완서 그를 추모하다

    박완서 그를 추모하다

    22일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4주기를 맞아 추모 산문집과 소설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초기 산문집도 새 옷을 입고 다시 나왔다. 박완서의 맏딸 수필가 호원숙은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달)를 펴냈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쓴 산문집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하루하루를 소개한 1장 ‘그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치울에 머물며 어머니를 회고한 2장 ‘그후’, 작가가 개인적으로 틈틈이 일상의 면면들을 포착해 삶의 의미를 찾는 3장 ‘고요한 자유’로 이뤄져 있다. 작가는 “어머니가 계실 땐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다. 어머니라는 큰 산을 벗어나 ‘나는 나다’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게 됐다. 작가로서, 엄마로서, 할머니로서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으며 훌륭하게 지낸 어머니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완서의 초기 산문집 7권(문학동네)도 새로이 나왔다. 1977년 첫 산문집부터 1990년까지 출간된 것으로, 초판 당시 원본을 토대로 중복되는 글을 추리고 재편집했다. 1권 ‘쑥스러운 고백’, 2권 ‘나의 만년필’, 3권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4권 ‘살아 있는 날의 소망’, 5권 ‘지금은 행복한 시간인가’, 6권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수’, 7권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등이다. 출판사 측은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과 소소한 일상에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각각의 책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후배 문인들은 추모 소설집 ‘저물녘의 황홀’(문학세계사)을 냈다. 박완서의 단편 ‘저물녘의 황홀’과 여성 소설가 14명의 신작 소설이 실렸다. 동리문학상 등을 받은 노순자의 ‘웃음’, 영화 ‘여자 정혜’의 원작자 우애령의 ‘장승포에서’,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의 원작자 박재희의 ‘춘향’ 등이 수록됐다. 박완서의 ‘저물녘의 황홀’은 그의 딸 호원숙이 추천했다. 자녀들이 모두 이민을 떠나고 홀로 살아가는 60대 노인의 고독을 그린 작품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올겨울 여기서 몸 건강·마음 건강 챙겨요] 감성근육 책임지는 관악 북콘서트

    관악구 신원동에 사는 홍모(66)씨는 직장을 퇴직한 이후 더 바빠졌다. 구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와 명사들의 강연을 듣다 보면 한 달 스케줄이 가득 차 버린다. 홍씨는 “노년에 지갑이 두둑한 것도 좋겠지만 삶의 깊이를 더해 주는 강좌를 듣는 것이 더 행복하다”며 웃었다. 지난 7월 구청에서 진행한 방송인 김미화씨의 강연을 들었던 홍씨는 이번에도 구청에서 개최하는 북콘서트에 참가할 생각이다. 지식복지 메카 관악구가 북콘서트를 통해 주민들의 ‘감성근육’ 키우기에 나선다. 구는 22일 구청 1층 용 꿈꾸는 작은도서관에서 소설가 김영하씨와 함께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1996년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소설 ‘검은 꽃’,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등 수많은 히트작을 써 왔다. 구 관계자는 “이번 북콘서트는 작가가 5년 만에 낸 신작 산문집 ‘보다’의 문학세계를 알아보는 시간에 이어 ‘영화를 통해 인간과 사회관계 바라보기’를 주제로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뮤지션 제갈인철의 공연과 애독자 낭독 시간도 준비해 단순한 책 이야기를 넘어 감성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10월엔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시인 최영미씨를 초청해 시와 인생, 사람을 주제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구 관계자는 “평소 만나 보고 싶었던 유명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북콘서트를 통해 주민들의 삶이 더 풍요롭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경희, 장편소설 ‘기억의 숲’

    이경희, 장편소설 ‘기억의 숲’

    2008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 이경희가 두 번째 장편소설 ‘기억의 숲(문학사상)’을 냈다. 첫 소설집 ‘도베르는 개다’에서 삶과 현실의 눅진한 맛을 보여줬다면 ‘기억의 숲’에서는 지나간 시간이 가진 감성의 울림과 향수를 일깨우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영향으로 시골 마을에까지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을 그리고 있다. 박씨들만 모여 사는 명달리 마을에 외따로이 떨어져 있는 중미네 가족의 이야기다. 작가는 어쩌면 자신이 그 시간을 기억헐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친구들을 불러내고 고향 마을의 풍경과 설화같은 소문과 풍문을 짜집기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소중한 것들은 대개 깊고 후미진 곳에 은밀히 감춰져 있다. 금방 드러나지 않고 쉽게 꺼내지지 않기에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되고 삶의 화두가 된다.”고도 했다. 작가 이경희는 충남 당진 출신으로 2008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도망’으로 등단한 이후 소설집 ‘도베르는 개다’, 장편소설 ‘불의 여신 백파선’, 산문집 ‘에미는 괜찮다’를 출간했다.252쪽.1만2000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현아 더 좋은 곳 가서 편안히 푹 쉬어라” 황지현양 빈소 눈물바다…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지현아 더 좋은 곳 가서 편안히 푹 쉬어라” 황지현양 빈소 눈물바다…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지현아 더 좋은 곳 가서 편안히 푹 쉬어라” 황지현양 빈소 눈물바다…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197일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온 외동딸의 영정 앞에서 억장이 무너진 아버지는 다시 통곡했다. 30일 오후 4시쯤 세월호 침몰사고 295번째 희생자로 발견된 단원고 2학년 3반 황지현양의 빈소가 차려진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 201호. 교복을 곱게 입은 황양의 영정 앞에 검은 상복을 입은 아버지 황인열(51)씨와 어머니 심명섭(49)씨가 나란히 섰다. 진도에서 딸의 유품을 직접 확인하고, 오전 시신을 인도받은 뒤 함께 헬기를 타고 안산까지 온 황씨는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누르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시신이 수습된 29일은 황양이 수학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선지 197일째 되던 날이었으며, 공교롭게도 18번째 생일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또 황양은 황씨 부부가 7년여만에 가진 늦둥이 외동딸이었다. 황씨는 ‘이렇게 가면, 이렇게 가면’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이마에 손을 올린 채 눈물을 흘렸고, 쓰러질 뻔한 것을 주변에 있던 유족들이 부축해줘 간신히 서 있을 수 있었다. 하나 둘 모인 조문객들은 황양의 빈소 앞 한 벽면에 ‘지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라고 적힌 메모판에 ‘더 좋은 곳에 가서 편안히 푹 쉬어라’는 글을 남기며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떠나는 친구를 배웅이라도 하듯 ‘단원고 2학년 친구들. 잊지 않을게. 돌아와 줘서 고마워’라고 적힌 조화도 빈소 한편에 세워져 있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도운 잠수사들도 조화를 보내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 안 제단 위에는 소설가 김훈 등 작가 12명이 집필한 세월호 헌정 산문집 ‘눈먼자들의 국가’와 황양의 친구들이 가져온 강아지 인형과 초콜릿 과자 등이 놓여 있었다. 오후 5시가 넘자 수업을 마친 단원고 2학년 3반 학생들을 비롯한 2∼3학년 학생 40여명이 속속 빈소를 찾아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황양의 아버지는 조문 온 학급 친구들에게 ‘너희가 지목한 곳에서 지현이가 발견됐다. 고맙다’는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나란히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들은 서로 손을 꼭 잡은 채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시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세월호 사고 생존학생 학부모 등 20명이 조문객을 맞이하는 등 슬픔에 빠진 황양의 유족들을 위로하며 장례절차를 묵묵히 도왔다. 발인은 다음 달 1일 오전 8시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평택 서호추모공원이다. 앞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8일 오후 5시 25분쯤 선내에서 황양의 시신을 발견했으나 거센 유속 때문에 수습에 어려움을 겪다가 하루 뒤인 지난 29일 오후 5시 19분께 민간 잠수사를 투입, 한 시간여 만에 시신을 수습했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정말 슬프다”, 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빕니다”, 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확인, 아픔 잊고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인간농장/류짜이푸 지음/송종서 옮김/글항아리/382쪽/1만 8000원 그가 기억하고 분류하는 다양한 인간의 유형이 있다. 거개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다. 돼지 같은 인간, 돼지만도 못한 인간, 영혼 없이 육체만 있는 인간, 꼭두각시 인간, 틀에 박힌 인간, 여기저기 눈치 보는 양서 인간, 잔인한 인간, 어리석은 인간, 늑대 같은 인간……. 중국 현대사가 남긴 생채기가 너무 깊은 탓이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류짜이푸(73)는 톈안먼 사건에 연루돼 1989년 중국을 떠난 뒤 20년이 넘도록 홍콩과 미국을 오가며 지내왔다. 중국 대륙에서 들려오는 자신에 대한 비판은 ‘쥐들이 비판하고 갉아먹는 소리’ 정도로 치부하며 더 이상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며 일축한다. 냉소와 조롱 속에서도 직접 몸으로 겪었던 혼돈의 역사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못해 집요한 비판으로 남는다. 류짜이푸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긴 시간이 흘렀건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960년대 대약진운동과 대기근,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태 등 중국이 거쳐온 일련의 현대사의 흔적은 너무도 깊고 강렬하다. 집단의 가치를 강조했던 대약진운동 시절과 공교롭게 겹쳤던 대기근 등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판치는 부조리의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불과’ 10년의 문화대혁명은 인간성이 부정되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험, 상식과 합리가 아닌 집단의 광기가 사회의 지배가치가 됐던 시절이었다. 문화대혁명은 단순히 ‘그땐 그랬지’쯤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껏 여전히 개인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개인의 행위를 규정하는 무형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현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열쇳말 중 하나다. 잡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 스스로 ‘서정적이지도 않고, 서사적이지도 않은, 문명 비판과 국민성 비판의 메시지가 들어 있는, 그러면서도 가볍고 짓궂은 글들을 골라낸 산문집’이라고 규정지었다. 글 곳곳에 비판과 냉소, 풍자는 물론 독기 어린 직설적 표현들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지식인의 눈에 비친 중국공산당의 좌우경 편향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한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한 탓이다. 그렇다고 책이 여기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등 서구 지식인들에 대한 단상도 함께 펼쳐진다. 사회와 조우하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형되며, 궁극적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모색이기도 하다. 중국현대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이 읽으면 약간 생뚱맞을 수도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유럽문명의 역사(프랑수아 기조 지음, 임승휘 옮김, 아카넷 펴냄) 19세기 프랑스 복고왕정기에 활동한 자유주의 정치가이며 역사가인 프랑수아 기조의 대표작.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유럽중심 세계관의 원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저작이다. 기조가 1828년 강단에 복귀한 뒤 파리대학교 인문학부에서 14회에 걸쳐 진행한 근대사 강의를 묶은 강의록이다. 기조는 로마제국의 몰락부터 프랑스 혁명까지 1500년에 걸친 유럽문명의 발전과정을 거대한 서사로 재구성한다. 유럽문명의 기원에 해당하는 첫 번째 시기(4~12세기), 유럽이 하나의 국민과 국가로 통합을 준비한 두 번째 시기(13~16세기), 문명의 다양한 요소들이 정부와 인민이라는 두 거대한 힘의 등장으로 통합되는 세 시기로 구분해 서술한다. 다양한 문명 요소의 공존과 경쟁, 그로 말미암은 복잡성을 유럽 문명의 특수성으로 간주하며, 이를 유럽 문명 우월성의 근거로 삼는다. 이는 개별 문명에서 통합으로의 과정이다. 안톤 체호프처럼 글쓰기(피에르 브루넬로 엮음, 김효정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안톤 체호프(1860~1904)가 1890년 러시아 사할린 섬의 유형지를 조사한 뒤 쓴 현장보고서 ‘사할린 섬’과 편지, 여행일기 등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조언을 추려 발전시킨 실용적인 글쓰기 책이다. 체호프 전문가인 베네치아 카 포스카리대학의 사회학교수 피에르 브루넬로가 엮었다. 감정을 배제한 리얼리즘 글쓰기는 어떤 것인지, 그가 사할린 섬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어떻게 썼는지 글쓰기의 기본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책 1부에서는 서른 살 즈음의 체호프가 사할린 섬으로 출발해 ‘사할린 섬’을 쓰기까지 이야기를 담았고, 2부에서는 체호프의 육성으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조언과 행동방식을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216쪽. 1만 4000원. 세상을 바꾼 방정식 이야기(다나 매켄지 지음, 오채환 등 옮김, 사람의 무늬 펴냄) 방정식은 언어로 설명하기가 불가능한 어떤 개념을 이해하게 해 주는 수단으로 계속 발전해 왔다. 다수의 수학 교양서들이 어려운 수식을 감추려고 하는데 반해 이 책은 본격적으로 수식을 펼쳐보이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수학과 과학에서 생명줄과 같은 방정식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문화적 간극을 연결해 주는 다리를 마련해 주고자 쓴 책이다. 프린스턴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수학자인 저자는 경이로움, 간결함, 중요성, 보편성을 위대한 방정식 판정기준으로 고대에서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24개 수식을 추려내 이야기를 풀어간다. ‘1+1=2’라는 기초 등식에서 출발해 파생금융상품에서 옵션 가치를 산정하는 블랙-숄즈 방정식, 해밀턴의 사원수 등 신비로운 이론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방정식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224쪽. 1만 8000원. 정확한 사랑의 실험(신형철 지음, 마음산책 펴냄) 문학비평으로 드물게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 평론가 신형철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영화의 서사에서 삶의 의미를 길어올린 산문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을 냈다. 어두운 극장에서 27편의 영화를 대여섯 번씩 보며 메모를 해나갔던 그의 ‘정확한 해석자’로서의 재능이 부려진 글들이다. “나는 해석자다. 해석자의 꿈이란 ‘정확한 사랑’에 도달하는 일일 것”이라는 그는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부정확한 사랑의 폐허로 보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22편의 글은 ‘사랑의 논리’ ‘욕망의 병리’ ‘윤리와 사회’ ‘성장과 의미’의 주제로 묶였다.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관계한 ‘스토커’, ‘설국열차’를 다룬 그의 글을 읽고 “내가 비평가가 되어 그 영화들을 보고 글을 썼다면-그리고 피나는 노력으로 능력의 최대치에 도달했다면-똑 이렇게 썼겠다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표현해놓은 대목과 맞닥뜨릴 때면 좀 무섭기까지 했다”고 상찬했다. 240쪽. 1만 3000원.
  • 우리는 진실의 눈을 떠야 한다 아이들이 눈을 감을수 있도록

    우리는 진실의 눈을 떠야 한다 아이들이 눈을 감을수 있도록

    “(세월호 참사는) 선박이 침몰한 ‘사고’이자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중략) 이것은 마지막 기회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우리가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박민규) 박민규 작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글 쓰는 대신 아내와 함께 동네 전철역에 나가 진실규명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이고 이곳에 발붙인 인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우리가 모두 내릴 수 없는 한배를 탔기 때문에 아프다”는 그의 목소리는 죽비가 되어 우리를 내리친다. “이것이 근본적인 수리 없이 ‘땜빵’만 거듭해온 사회, 진실이 한 번도 밝혀진 적 없는 나라에 역사가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는 작가들의 당부가 산문집으로 묶였다. 소설가 김애란·김연수·박민규·황정은·배명훈, 시인 김행숙·진은영, 문학평론가 황종연·김홍중 등 12명의 문인, 학자들이 계간 ‘문학동네’ 올해 여름·가을호에 쓴 세월호 참사 관련 글을 묶은 ‘눈먼 자들의 국가’(문학동네)다.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주간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인들과 사회과학자들이 숙연한 열정으로 써내려간 글들이 더 많은 분에게 신속히 전달돼야 한다는 다급한 심정으로 단행본을 엮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 임시분향소를 찾은 김애란 작가는 우리 사회의 아찔한 ‘기울기’를 어떻게 풀지 아프게 되묻는다.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 안에서 한 여고생은 불안을 떨쳐내려는 듯 친구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울기는 어떻게 구하더라?” 그러곤 그 농담을 끝으로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못했다. 요즘 나는 자꾸 저 말이 어린 학생들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건네고 간 질문이자 숙제처럼 느껴진다. 이 경사(傾斜)를 어찌하나. 모든 가치와 신뢰를 미끄러뜨리는 이 절벽을, 이윤은 위로 올리고 위험과 책임은 자꾸 아래로만 보내는 이 가파르고 위험한 기울기를 어떻게 푸나.” 진은영 시인은 “많은 사람이 오래도록 괴로워하는 이유는 죽은 사람들이 단지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죽어가는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이 엉망진창인 시스템을 방치한 우리 자신에 대한 수치심 때문”이라며 “세월호 이후의 문학은 온정주의의 금지선들, 시혜의 논리를 반동적으로 활용하는 감성정치들이 정당한 싸움을 마비시키지 못하도록, 고통받는 이들의 표상을 여러 방식으로 균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출판사 측은 책 판매 수익금을 세월호특별법 제정 등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여러 활동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래서 책 가격도 5500원으로 낮췄다. 3일에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문인 버스’가 팽목항을 찾는다. 김훈 작가의 주도로 김애란 소설가, 김행숙·송경동·허은실 시인 등 8명의 문인들이 버스에 올라 ‘눈먼 자들의 국가’ 300권과 ‘한줄 선언 팜플렛’을 실종자 가족, 유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송경동 시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반성을 통해 이후 한국 사회가 이윤보다 인간과 생명의 가치들이 우선되는 사회로 이전되기를 바라는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망들을 싣고 간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손녀 바보’ ‘눈물 자국’… 최인호의 민낯 엿보기

    ‘손녀 바보’ ‘눈물 자국’… 최인호의 민낯 엿보기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 지난해 9월 25일 침샘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인호 작가의 서재를 고스란히 옮겨온 책상 위에 흰 조약돌 두 개가 ‘반짝’ 웃고 있었다. 작가의 외손녀 정원과 친손녀 윤정이 삐뚤빼뚤 눈, 코, 입을 그려넣은 조약돌 곁에 정원이 솜과 헌 단추로 만든 눈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할아버지 최인호’가 늘 책상 앞에 두고 보던 손녀들의 선물이다. 작가의 지극한 손녀 사랑은 최근 출간된 에세이집 ‘나의 딸의 딸’(여백)에도 응축돼 있다. 월간 샘터에 1975~2010년 연재한 ‘가족’ 가운데 딸 다혜와 딸의 딸인 외손녀 정원에 대한 글만 추린 것으로, 작가가 작고하기 4년 전에 이미 제목을 정해두고 출간을 고대하던 책이다. 책에는 화가로 활동하는 딸 다혜가 아버지의 책 표지, 내지를 배경으로 활용한 그림들도 함께 실어 고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전한다. 책에는 외손녀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을 미끼로 몰래 주다가, 유아원에 가기 싫다는 외손녀의 말에 함께 백화점에 가서 땡땡이를 치다가 딸에게 된통 혼이 나는 할아버지 최인호의 민낯이 담겼다. 그런 손녀를 작가는 인생 최고의 보물찾기 쪽지라 일컬으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과 감동을 고백한다. ‘이제 열흘 뒤면 정원이가 온다. 정원이가 오면 나는 손가락도 베어먹고, 발가락도 잘라먹고, 깨소금 나도록 뽀뽀도 하고, 번쩍 안아서 함께 검둥개 앞세우고 달마중갈 것이다. (중략) 정원이는 지금까지 인생의 풀밭에서 내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였던 하느님이 주신 보물쪽지 중에 그 으뜸이다.’(282쪽) 이처럼 오는 25일 최인호 작가의 1주기를 맞아 문단에서는 추모전, 산문집 출간 등으로 ‘영원한 문청’의 자취를 되짚어보고 있다. 고 김상옥·박완서 작가에 이어 12세 연하, 띠동갑인 최인호의 1주기전을 마련한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은 “작가들의 1주기전을 열 때마다 한 인간, 한 예술가의 사라짐이 한 왕국, 한 성채가 사라짐과 같다는 아픔을 느낀다”며 “‘소설가는 남의 얘기를 주워 쓰는 사람이니 거지’라며 늘 소년의 눈, 개척자의 눈으로 새것 찾기에 골몰했던 최인호의 문학적 향취를 전시에서 느껴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최인호의 눈물’이라는 이름을 내건 1주기전에는 투병 중이던 작가가 마지막 작품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쓰다가 촉이 비뚤어져버린 만년필, 항암 치료로 손톱이 빠져 손에 끼우고 글을 써나가던 고무 골무, 고통과 절망으로 쏟아낸 눈물 자국이 포도송이처럼 남은 서재의 책상 등 글에 매달린 작가의 사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품들이 전시돼 있다. 고인이 아내, 딸, 손녀 등 가족, 동료 문인 등과 나눈 편지, 데뷔작인 ‘견습환자’부터 ‘개미의 탑’, ‘별들의 고향’, ‘지구인’ 등의 육필 원고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오는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02)279-3182. 월요일 휴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詩’ 그것은 실패의 연속 불가능의 표현… 벙어리 입모양 같은 것

    ‘詩’ 그것은 실패의 연속 불가능의 표현… 벙어리 입모양 같은 것

    “선불교에 ‘혀 없는 놈이 말 뱉듯하고 주먹 없는 놈이 주먹 쥐듯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렇게 절름거리고 말이 나오지 않는 벙어리 입모양 같은 게 시예요. 이 때문에 시는 언제든지 웅변이 아니고 눌변이죠. 이렇게 표현을 하려고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는 게 예술입니다. 그러니 시 쓰기란 늘 실패하는 것이고 인생의 본질, 즉 불가능의 자리를 보여 주는 것이죠.” 1980년대 ‘시의 시대’를 이끌었던 이성복(62) 시인. 40여년간 시의 외길을 걸어온 끝에 그는 결국 시 쓰기란 ‘실패하는 것’이자 ‘불가능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동시에 시를 발전시키려고 발버둥 친 노력들이 시를 망친 짓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제 “시란 공부해서 원숙한 지점에 오르는 게 아니라 매 순간 벼랑에 서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실성한 상태에서 중얼거렸던 내 20대 때가 시에 가장 가까웠던 때”라고 회고한다. 그가 시에 가장 가까웠던 시절을 다시 불러냈다. 1976~1985년에 쓴 미간행 시 150편을 묶은 시집 ‘어둠 속의 시’(열화당)를 통해서다. 치기 어린 성적 연애, 사랑 이야기를 담거나 검열로 잘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와 두 번째 시집 ‘남해 금산’(1986)에 싣지 못한 시들을 한데 모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첫 시집의 지하실’에서 길어 올린 작품들이자 이성복의 ‘아픔의 시편’들이 태어난 자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들이다. 그의 시력(詩歷) 40년을 굽어볼 수 있는 산문집 ‘고백의 형식들’과 대담집 ‘끝나지 않는 대화’도 함께 출간됐다. 산문집에는 1976년~2014년에 쓴 산문 21편이 실렸다. 삶과 죽음, 세상, 예술에 대해 치열하게 사유해 온 시인의 자취가 만져질 듯 생생하다. 맨 앞에 자리한 ‘천씨행장’(千氏行狀)은 일기와 시, 희곡, 편지 등이 어우러진 단편소설이다. 1983년~2014년 사이에 진행된 대담 16편을 묶은 대담집에서 이문재·김행숙·김민정 시인, 신형철 문학평론가 등 16명의 대담자들은 시와 불가능한 사랑을 지속해 온 시인의 민낯을 ‘갉아먹듯’ 드러낸다. 시인은 지난 16일 생애 첫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소회를 소상하게 밝히라고 하면 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인은 “원래 농담으로 얘기한 건데 그렇게 말하고 나니 눈물이 나더라고”하면서 겸연쩍어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시의 자리에서 살아온 40년, 내 모든 인생을 모은 자리였거든. 문득 장례미사 때 부르는 가톨릭 성가가 생각나더라고요. ‘오늘 이 세상 뜨는 이 사람 보소서. 주님을 믿고 살아온 이 사람 보소서.’ 딱 내가 죽어서 관에 누워 있고 사람들이 나를 조문하는 느낌이 들었어. 안 울 수가 없지. 나에겐 주님이 문학이었으니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진 임재천 제공
  • [지구촌 책세상] 음모의 열쇠 찾으러 신비의 섬으로

    [지구촌 책세상] 음모의 열쇠 찾으러 신비의 섬으로

    포인트네모 섬/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 지음/쥘마/464쪽 신학기가 시작되는 매년 9월은 프랑스인들의 문화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10월과 11월에 열리는 각종 문학상의 수상자 명단이 윤곽을 드러내는 때이기 때문이다. 2014년 시즌의 소설 607편 가운데 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의 작품이 분명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될 듯하다. 막대한 재산가이자 멋쟁이 신사에 아편중독자인 마르시알 캉테렐은 비아리츠의 거처에 은거하며 다리우스 보병대와 이에 맞선 알렉산더 대왕 군단의 저 유명한 가우가멜라 전투를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작업은 오랜 친구인 존 실록 홈즈와 그의 집사 그리모 드 라 레니에르에 의해 중단된다. 의례적인 방문이었을까? 물론 아니다. 두 명의 ‘신사’는 이상한 사건의 이야기를 방금 들은 참이다. 맥레이 부인과 그녀의 딸 베리티의 저택이 있는 스코틀랜드의 해안에서 ‘아낭케’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은 오른발이 하나 발견됐는데 얼마 후 두 개가 발견되고, 또다시 세 개의 오른발이 발견된 것이다. 맥레이 부인은 캉테렐의 옛 애인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놀랍게도 ‘아낭케’는 얼마 전 어느 부유한 상속녀가 도난당한 전설적인 다이아몬드에 붙여진 이름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가로지르는 끝없는 지평선, 태평양의 신비한 안개, 스코틀랜드의 황야에서부터 이 모든 음모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열쇠가 숨어 있을 것 같은 유토피아 ‘포인트네모’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모험의 여정은 너무나 매력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기상천외한 이야기 ‘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와 문학상을 받은 산문집이 출간된 지 6년 만에 나온 소설은 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의 재기 넘치고 현란한 솜씨가 변함없음을 보여 준다. 자신이 창조한 주인공들의 이름을 붙이는 데 귀재이며, 시인 생존 페르스 풍의 다의적 표현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영국식의 능청스러운 유머 구사력까지 갖춘 문체의 풍부함은 그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상관없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주변 인물들의 삶들까지도 환상적으로 엮어간다. 그들의 삶은 씁쓸하게도 너무나 현실적이며 참담한(특히 성적인 면에서) 우리 현대사회의 반영이다. 이러한 구성과 그 극단성을 통해 소설은 미디어의 엄청난 물량 공세로 우리의 창의성을 구속하고 꿈꾸는 방식조차 강요하는 현대의 엔터테인먼트를 힘주어 비판한다. 래티시아 파브로 주한프랑스문화원 출판진흥담당관
  • 우주 속 별 품은 아빠의 사랑 노래

    우주 속 별 품은 아빠의 사랑 노래

    손바닥을 반으로 가르는 직선의 손금.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의 먼 간격. 치켜뜬 듯 올라간 눈꼬리, 낮은 코. 심장 기형과 갑상선 저하의 가능성. 느리지만 결국 다 해내는 아이. 나는 무너지고 싶었고 속으로는 이미 무너졌다. 그러나 그대로 서 있다. (중략) 나는 나를 기대하기로 했다. 실망도 나에게 하기로 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그저 찬탄의 대상이어야 한다. 나에게 우주처럼 넓고 별처럼 많은 가능성이 생겨난다. 기대감이 무너진 자리에, 아이를 맞이하는 건 처음이다.(105쪽) 지난해 2월. 스물한 번째 염색체가 보통 사람보다 하나 더 많은 아이, 은재가 시인 아빠를 찾아왔다. 환희로 가득 차야 할 아이가 태어난 날, 아빠는 아픈 아이의 모습에 무너진다. 하지만 아빠는 곧 알아차린다. 아이는 상하고저(上下高低)를 표시해야 하는 수학 그래프의 면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어디에 있든 아이는 제 빛을 내며 반짝이는 하나의 별이라는 것을. 남들은 다운증후군, 장애아라 부르는 아이 덕분에 시인이 우주를 품게 된 이유다. 2006년 ‘시인세계’로 등단, 2011년 두 번째 시집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서효인(33) 시인의 얘기다. 그가 딸 은재를 맞이하게 된 이야기를 산문집 ‘잘 왔어 우리 딸’(난다)로 펴냈다. ‘입담 좋은 시인’이라는 문인들의 평처럼, 그의 문장에는 먹먹함과 비애를 밀어내는 유머와 진정성 어린 따스함이 찰랑거린다. 70여편의 산문에는 아내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에 없던 존재가 생기던 순간부터 첫 만남의 아픔, 아내에 대한 연민과 사랑, 아이를 받아들이는 지인들의 대범함과 포용력 등 아이가 가져온 변화와 깨달음이 ‘일상의 시편’을 이룬다. ‘아내의 삶이 다채롭고 반짝거렸으면 좋겠다. 충분히 빛이 날 만한 여자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여 안쓰럽다. (중략) 아이가 주는 애틋함과 따뜻함과는 별개로 아이 엄마로 사는 현실의 무게를 내가 오롯이 다 들어 주지는 못할 것이다. 아름답고 현명한 그녀의 인생이 이렇게 결정나는 건가.’(175쪽) 다운증후군 딸을 둔 시인에게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 왔다. ‘어떻게 그런 슬픈 일을 극복하셨어요’, ‘내게 왜 이런 시련이 왔을까 생각하신 적은 없나요’. 시인은 그에 대한 답으로 책을 냈다. “책을 내면서 (장애아를 가진 게) 시련이나 슬픈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축하받을 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내 이웃이 아무렇지도 않게 ‘축하해, 아이가 예쁘구나’ 하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요. 나는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문이기도 하죠.” 그의 글은 우리가 살고 있는 ‘비틀린 공동체’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우리나라에 다운복지관이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재활시설과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단 현실을 짚으며 그는 말한다. ‘세상은 참 이상한 것 같다. 아픈 아이의 자세와 걸음마, 언어와 인지를 도와주는 병원은 별로 없지만 멀쩡한 어른의 다이어트, 오뚝한 코, 눈 밑 애굣살을 위한 병원은 많다.’(245쪽) 지난달 동생이 생기면서 언니가 된 은재는 요즘 스스로 뭔가 하려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이 바쁘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나 자신은 물론 가족들은 스스로를 비극에 몰아넣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극복하게 해준 건 바로 아이였다”는 시인은 “아이 덕분에 제대로 된 인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통영문학상 시·시조·소설 부문 뽑혀

    통영문학상 시·시조·소설 부문 뽑혀

    통영문학제추진위원회는 27일 올해 통영문학상 수상자 3명을 발표했다. 김춘수 시 문학상에는 박판식(41) 시인의 ‘너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가 뽑혔다. 김상옥 시조문학상에는 박옥위(73) 시조시인의 ‘조각보 평전’, 김용익 소설문학상에는 조용호(53) 작가의 ‘떠다니네’가 선정됐다. 박 시인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동국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1년 동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밤의 피치카토’와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등을 펴냈다. 박 시조시인은 부산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감을 지냈으며 ‘현대시조’와 ‘시조문학’에 추천된 뒤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시조집으로 ‘유리고기의 죽음’, ‘숲의 침묵’ 등이 있다. 조 작가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소설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발표, 등단했다. 세계일보 문학전문기자로 있으며 장편집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와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다.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씩을 준다. 시상식은 다음달 5일 오후 6시 30분 문화마당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유시민 정치다방 발언에 새누리 발끈…정의당 “틀린 대목 있으면 반박해보라” 맞서

    유시민 정치다방 발언에 새누리 발끈…정의당 “틀린 대목 있으면 반박해보라” 맞서

    ’정치다방’ ‘유시민 발언’ ‘유시민 정치다방’ ‘정치다방 예고편’ 유시민 정치다방 발언에 새누리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정의당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팟캐스트 ‘정치다방’ 예고편을 공개했다. ‘정치다방’은 유시민 전 장관과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진중권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소셜네트워크(SNS) 공감위원장 등이 출연해 정치 논평을 나누는 팟캐스트 시리즈로 27일 첫 편이 나온다. 정의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예고편에서 유시민 전 장관은 “박 후보(박근혜 대통령)가 대통령이 돼서 잘할 수 있는 것은 의전 하나 밖에 없다고 말씀 드렸는데…”라고 운을 떼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 죽고 감옥갈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불행히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개된 화면에는 ‘유시민의 예언?’이라는 자막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의 사진이 나오며 거꾸로 뒤집한 청와대 그림도 등장했다. 또 유시민 전 장관은 “죄없는 아이들이 그렇게 죽은 세월호 사건은 이명박근혜 정권 7년차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충성도를 기준으로 해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 자리주고 끼리끼리 뭉쳐서 자리 주고받고 돈 주고받고 국가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무력화시킨 사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막말 수준을 넘는 언어 살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매몰되면 인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서면브리핑을 통해 “참사를 예언한 것처럼 떠들다니 ‘유스트라다무스’로 불러주길 원하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생명을 소중히 하는 자세가 아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관까지 지낸 분이 국민의 생명을 화두로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끼리끼리 뭉쳐서 자리를 주고받고 돈 주고 받고 이렇게 국가의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무력화시킨 사건이 세월호 사건’이라는 유시민 전 장관의 말에 틀린 대목 있으면 반박해보라”고 받아쳤다. 한편 유시민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 추모 산문집 ‘그가 그립다’ 북콘서트에서도 “세월호 사건의 원인은 부정부패”라며, “이명박근혜 집권 7년 동안 대놓고 부패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치다방 유시민 발언에 새누리·청와대 발끈…“박근혜 대통령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갈 것 같다고 했는데…”

    정치다방 유시민 발언에 새누리·청와대 발끈…“박근혜 대통령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갈 것 같다고 했는데…”

    ’정치다방’ ‘유시민 발언’ ‘유시민 정치다방’ ‘정치다방 예고편’ 유시민 정치다방 예고편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정의당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팟캐스트 ‘정치다방’ 예고편을 공개했다. ‘정치다방’은 유시민 전 장관과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진중권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소셜네트워크(SNS) 공감위원장 등이 출연해 정치 논평을 나누는 팟캐스트 시리즈로 27일 첫 편이 나온다. 정의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예고편에서 유시민 전 장관은 “박 후보(박근혜 대통령)가 대통령이 돼서 잘할 수 있는 것은 의전 하나 밖에 없다고 말씀 드렸는데…”라고 운을 떼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 죽고 감옥갈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불행히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개된 화면에는 ‘유시민의 예언?’이라는 자막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의 사진이 나오며 거꾸로 뒤집한 청와대 그림도 등장했다. 또 유시민 전 장관은 “죄없는 아이들이 그렇게 죽은 세월호 사건은 이명박근혜 정권 7년차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충성도를 기준으로 해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 자리주고 끼리끼리 뭉쳐서 자리 주고받고 돈 주고받고 국가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무력화시킨 사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막말 수준을 넘는 언어 살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매몰되면 인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관까지 지낸 분이 국민의 생명을 화두로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시민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 추모 산문집 ‘그가 그립다’ 북콘서트에서도 “세월호 사건의 원인은 부정부패”라며, “이명박근혜 집권 7년 동안 대놓고 부패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춘들이여,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라”

    “청춘들이여,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라”

    2004년 소설가 김연수(44)가 펴낸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은 문학 독자들의 청춘을 위로하며 25쇄를 찍은 스테디셀러다. 이제 중년에 접어든 그가 한 시절을 공유했던 독자들에게 더 깊어진 눈으로 고른 ‘청춘의 문장들’을 건넨다. 책 출간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엮은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다. 책은 작가가 10년, 우연과 재능, 간절함, 직업, 소설, 불안, 치유 등 10개의 열쇳말을 뽑아 써낸 산문 10편과 금정연 평론가와 나눈 대담으로 묶었다. 고 박완서 작가가 그의 아내로 둔갑(?)한 사연, 인터넷서점 과장으로 일하던 시절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 작가의 유년기에서부터 문학청년을 거쳐 직장인 시절의 에피소드들이 흥미진진하게 녹아 있다. 중년의 김연수는 청춘의 김연수가 “‘어처구니없게도’ 인생에서 가장 늙었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한다. “인생에서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거든요. (중략) 지금 그때의 제게로 돌아가서 뭔가 얘기해 준다면, 정신 차리라고 하고 싶네요. 네가 얼마나 어린지 아느냐고, 그러니 지금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청춘의 문장들’을 내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김연수는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우리는 떨어지는 꽃잎 앞에서 배워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 그가 스무 살 청춘들에게 밑줄 그어주는 문장은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 맞는 양의 천연적 아편을 자신 속에 소유하고 있는 법. 이 끊임없이 분비되며 새로워지는 아편을”이라는 보들레르의 시다. “그 아편의 대부분은 스무 살 무렵에 만들어집니다.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시길.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더 많은 꿈들을 요구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당신들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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