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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가시 “내가 혐오스럽다고? 사람은 해치지 않는데…”

    연가시 “내가 혐오스럽다고? 사람은 해치지 않는데…”

    지난해 재난영화의 소재가 돼 유명해진 연가시는 물을 통해 곤충의 몸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를 물가로 끌어들인 뒤 몸 밖으로 나와 수생생활을 하는 기생충이다. 영화 ‘연가시’는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물 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를 등장시켰다. 이후 연가시는 일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과연 영화에서처럼 연가시가 사람의 몸에 침투할 가능성이 있을까.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연가시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204종의 사진과 정보를 수록한 ‘한국산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생태도감’을 발간했다. 이 도감에 담긴 연가시의 특징을 살펴보면 위의 궁금증을 알 수 있다. 도감에 따르면 연가시는 현재까지 변종이 발견된 사례가 없으며, 체내 환경의 차이 등으로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퇴적물, 수초, 나뭇가지 등 수중바닥에서 서식하는 생물 중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크기의 척추가 없는 동물이다. 이동성이 적기 때문에 지역적인 환경 상태를 알 수 있고, 오염 정도에 따라 종류별로 다양하게 나타나 생물학적 수질 평가에 이용되는 생물종이다. 이번 도감에는 저자들이 직접 촬영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사진과 함께 형태·생태적 특징 정보가 수록됐으며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대표 종 그물강도래와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대표 종 실지렁이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구간별 서식환경과 주요 분포종이 기술돼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이 주변 하천 수생태의 건강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홍보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겠다”고 말했다. 이 도감은 국립환경과학원 홈페이지(www.nier.go.kr)에 접속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 서로 사랑해요” 손잡은 실잠자리 커플 포착

    “우리 서로 사랑해요” 손잡은 실잠자리 커플 포착

    작은 곤충 커플이 마치 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다정한’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의 사진작가인 알베르토 파니자가 이탈리아의 포강(River Po) 인근에서 포착한 이 장면은 실잠자리 여러 마리의 모습을 확대한 것으로, 마치 두 곤충이 손을 맞잡은 듯한 모습을 순간 포착한 것이다. 사진 속 실잠자리들은 꽃 위에서 마주보거나 나란히 한 방향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은 마치 한 잠자리가 다른 잠자리의 머리를 쓰다듬는 듯한 포즈를 담고 있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파니자는 “파트너 인 것으로 보이는 잠자리 두 마리는 쉴 새 없이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면서 “큰 눈과 긴 다리가 매우 사랑스럽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5년간 야생에서 사진을 찍어 왔는데, 곤충들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잠자리는 산지 주변의 물웅덩이, 저수지, 작은 연못 주변, 휴경 논 등지에서 떼를 지어 짝짓기와 산란을 하며, 습한 환경에서 주로 서식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광화문 상공서 ‘이글이글’ 은빛 UFO 포착

    광화문 상공서 ‘이글이글’ 은빛 UFO 포착

    최근 서울 광화문 상공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촬영됐다고 30일 한국UFO조사분석센터(이하 센터)가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UFO 헌터인 허준 씨가 지난 16일 광화문에서 의도적 대기촬영을 시도하던 중 상공에 출현한 UFO 추정 물체를 3분 24초 동안 추적 촬영했다. 허 씨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광화문에 도착한 뒤 약 20분간 하늘을 관측하던 중인 10시 29분쯤 KT 사옥 건물 상공에 갑자기 나타난 물체를 포착했다. 그는 “물체는 은백색 알루미늄 재질의 항아리처럼 생겼다”면서 “천천히 이동 중인 것을 관측하고 추적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상속 물체는 태양이 이글거리듯 밝게 빛났으며 교보빌딩 상공 쪽으로 줄곧 이동하면서 빌딩 뒤쪽 인근에서 공사 중인 크레인 너머 상공을 지나 최종 빌딩에 가리면서 사라지는 광경을 보여줬다. ☞☞광화문 은빛 UFO 영상 보러가기 이를 분석한 서종한 소장은 “풍선일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으나 다른 방향에서 흘러온 물체가 아니며 촬영 직전까지 그 위치 상공에 아무것도 없었던 하늘에 갑자기 나타났다”면서 “방향성과 지향성을 보이면서 날아가므로 일반적인 물체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서 소장은 “항공기라면 카메라 최대 줌인 상태에서 그 형태가 뚜렷하므로 그 가능성도 없다. 속도 또한 항공기보다 빨라 기존의 물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 소장은 “물체는 시종일관 자체발광하는 물체로 외부 빛 반사에 의한 음영효과를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면서 “20초간 거의 수평에 가깝게 빠른 속도로 비행해 자체 추진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서 소장은 영상 속 물체가 이글이글거리며 형체를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에 대해서는 “공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UFO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기적 스크린과 대기층과의 교란 현상으로 인해 빛의 산란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광화문 상공에서 촬영된 UFO 추정 물체의 의도적 대기촬영 중 포착 사례는 지난 2005년 10월 10일 이후 13번째로 기록됐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사진=한국UFO조사분석센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을바다의 보물’ 여수 참문어 쫄깃한 유혹

    ‘가을바다의 보물’ 여수 참문어 쫄깃한 유혹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달 9월. 추석을 앞둔 지금 들판도 바다도 말 그대로 풍년이다. 풍요로운 바다 한가운데 힘찬 기운을 품은 참문어가 있다. 동해안 문어와 달리 남해안 참문어는 몸집이 작고 단단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타우린이 풍부해 해독작용과 피로회복에 특히 효력이 좋다. 12일 밤 7시 30분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가을바다에서 찾은 보물 참문어를 소개한다.전남 여수의 돌산도 하면 사람들은 갓김치를 먼저 떠올리지만 신기마을에선 참문어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한다. 돌이 많은 돌산도는 돌 틈에 숨어 사는 참문어에게 최고의 산란지다. 신기마을 사람의 3분의2가 참문어 잡이에 기대어 생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참문어 전국 생산량의 60%가 신기마을 앞바다에서 나온다. 참문어로 요리하는 음식도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신기마을에서는 내장과 문어 코를 된장에 볶아 푹 고아낸 먹장국이란 해장국이 있다. 여름엔 호박을 넣고, 겨울엔 시래기를 넣어 끓인다. 맛은 물론 항암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참문어는 버릴 것 하나 없는 바다의 보약인 셈이다. 여수의 문어 생산량은 연중 750t. 제주도와 여수 가운데 자리한 초도는 말린 피문어로 유명하다. 초도에선 가을이면 집집마다 햇볕에 바짝 말린 피문어로 넓은 앞마당이 채워지곤 한다. 초도 예미마을에서 50년째 참문어 잡이를 하는 김형대씨 집에서도 피문어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말린 피문어는 초도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재료로 육지에 비싼 가격에 팔리는 고마운 존재다. 남자들이 참문어를 잡아 오면 여자들은 산에 올라가 칡넝쿨을 뜯어 문어 머리에 끼워 모양을 내곤 했다. 겨울이면 연탄불에 구워 먹거나 구들장 밑에 두고 오래도록 말렸다. 어릴 적 부모님 몰래 구들장 밑 피문어를 훔쳐 먹다 혼나곤 했다는 막내아들 김민철씨. 피문어 구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이다. 한국인들에게 문어의 의미는 각별하다. 8개의 다리로 복을 끌어들인다는 주술적 의미에서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를 제사상과 혼례상에도 올린다.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삶아 올리기도 하고 말린 피문어를 가위로 오려 문양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전라도 여수 대표 문어오리기 전문가 이경애씨는 가을이면 손이 바빠진다. 피를 맑게 한다는 피문어는 예부터 산모나 환자들이 먹는 죽의 재료로도 최고로 꼽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모기 무는 이유’ 알고보니 ‘종족 번식’ 때문?

    ‘모기 무는 이유’ 알고보니 ‘종족 번식’ 때문?

    ’모기가 무는 이유’에 대한 연구결과가 화제다. 최근 미국 워싱턴타임즈는 “모기는 A형보다 O형을 더 공격하며 여성의 경우 임신한 여성이 약 2배가량 모기에 더 잘 물린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사실상 모기가 무는 이유를 설명한 것. 또 “남성보다는 여성이 모기에 더 잘 물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기가 무는 이유에 대해서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산란기 암컷 모기들이 자신의 난자를 성숙시키기 위해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동물의 피를 빠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모기 무는 이유와 관련에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산란기의 암컷 모기뿐이며 사람의 피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서다”라고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모기 무는 이유가 그런거였어?”, “모기 무는 이유 신기하네”, “모기 무는 이유가 재미있는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세대 OLED·3D 복원술… 역발상이 창조경제

    차세대 OLED·3D 복원술… 역발상이 창조경제

    ‘발상을 전환하면 창조경제의 길이 보인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4일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에서 주재한 ‘창조 연구 개발(R&D) 토크콘서트’에서 표준연의 ‘차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량 생산 기술’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전자통신연)의 ‘다시점 영상기술 3D(3차원) 복원 기술’이 창조경제의 사례로 제시됐다. 행사에는 최 장관과 연구자, 기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차세대 OLED 대량 생산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주인 표준연 박사는 “말 그대로 기존 생각을 뒤집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발상을 뒤집어 위에서 아래로 물질을 분사하는 하향식 방법의 패널 제작법을 연구한 것이다. 하향식 방법에서는 분말로 이뤄진 유기물질이 아래 기판으로 떨어지는 문제가 새롭게 나타났지만 연구팀은 광산란·광반사 기술을 적용해 고분자 유기물질이 균일하게 분사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박사는 “이 기술로 55인치 이상 대형 OLED 디스플레이 6개를 동시에 양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2015년 약 26조원 규모의 차세대 TV 세계 시장 선점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시점 영상기술 3D 복원 기술을 연구한 전자통신연 구본기 박사 역시 ‘3D 영상기술과 장비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외국산 고가형 장비 가격(5000만~1억원)의 10분의1 수준으로 생산 단가를 떨어뜨렸다. 구 박사팀은 일반인들이 취미용으로 갖고 있는 2대 이상의 웹캠이나 일반 카메라로 찍은 다시점 영상을 20초 이내에 3D 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 고속 3D 복원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3D프린터 기술과 합쳐지면 개인 3D 흉상, 치아 보정 및 성형용 3D 모델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구 박사는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거북이가 그렇게 맛있어?맛보려다 징역 1년

    거북이가 그렇게 맛있어?맛보려다 징역 1년

    입맛을 다시며 멸종의 위기에 놓인 동물을 죽인 남자가 처벌을 받았다. 코스타리카 법원이 녹색거북이를 죽인 혐의로 40세 외국인 남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자는 니카라과 국적의 관광객으로 최근 코스타리카 카리브 지역인 리몬 주의 한 국립공원을 관광했다.바라데토르투게로라는 이 공원에는 산란기에 거북이가 많이 몰려든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남자는 공원 이곳저곳을 돌다 멸종위기에 놓인 녹색거북이를 발견했다.녹색거북이를 보자 갑자기 군침이 돈 남자는 녹색거북이를 죽였다. 고기와 알을 챙긴 남자는 공원을 빠져나가다가 순찰을 돌던 경찰과 공원경비원에게 적발됐다. 남자는 멸종위기의 동물을 죽인 혐의로 바로 기소됐다. 남자는 “갑자기 거북이 고기가 먹고 싶어져 죽인 것일 뿐 멸종위기의 귀한 동물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징역을 선고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新 대한민국 24시] (4) 포경에서 관경으로… 진화하는 고래산업

    [新 대한민국 24시] (4) 포경에서 관경으로… 진화하는 고래산업

    지난 8일 오전 9시 울산 남구 장생포항. 30도를 훨씬 웃도는 날씨에도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 350여명으로 부두가 떠들썩하다. 출항을 앞두고 들뜬 관광객들은 크루즈 선박 ‘고래바다여행’(550t·정원 399명)을 배경으로 벌써부터 기념사진 촬영에 홀린 듯하다. 한 차례 나가면 세 시간 남짓 물살을 가르는 이 배는 1~2개월 전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이전까지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장생포가 ‘포경’(捕鯨)이 아닌 ‘관경’(觀鯨·살아 있는 고래 구경)으로 재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여행선은 오전 10시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을 뒤로하고 선착장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관광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시원한 동해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뱃머리에서 눈을 좌우로 돌리자 연안 경관이 그림처럼 와 닿는다. 무더위에 찌든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 동방파제를 지난 여행선이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다. 울기등대 쪽에서 고래 탐사가 시작됐다. 옅은 안개가 잔뜩 끼었다. 2m 높이의 파도도 여행을 가로막지 못했다. 금세 곳곳에서 “야, 고래다”라는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여행선은 20여분이나 바다를 선회했다. 그러나 허옇고 짙푸른 너울을 고래로 착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동은 수그러들었다. 울산 남구가 2009년 7월 우리나라 관경산업에 첫발을 뗐다. 고래바다여행선 운항 첫해 3512명이었던 탑승객이 올해 4개월 만에 3만 3110명으로 늘어났다. 허문곤(54) 선장은 “한때 포경산업 덕분에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富)를 누렸던 장생포는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이후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 그런데 고래관광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관경산업은 2005년 5월 개관한 고래박물관으로 가능성을 활짝 열었고 고래바다여행선 운항으로 본격화됐다는 게 허 선장의 설명이다. 장생포를 찾은 누적 관광객은 2009년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제 연간 50만명 이상 몰린다. 3층 갑판에 모인 어린 승객들은 선체에 부딪히는 파도를 놀이기구 삼아 하얀 물보라에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는 금방이라도 물속에서 솟아오를 것 같은 고래를 놓치지 않으려고 잠시도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담으려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대구에서 왔다는 이영창(36)씨는 “여행선을 꼭 한번 타보고 싶었다. 네 살배기 딸이 아빠와 함께한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행선이 북쪽으로 기수를 돌리면서 울산항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대형 화물선들도 손가락만큼 작아졌다. 승객들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대형 화물선도 손에 잡힐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울산항 앞바다에는 매일 10여대의 화물선이 입출항을 위해 정박한다. 허 선장은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야 전갱이와 오징어 등 고래 먹잇감이 돌아와 고래를 볼 확률도 높아지는데 고래를 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선은 2009년 4월 시험 출항에서 1500여 마리의 참돌고래 떼를 발견한 이후 몇 차례 고래 떼 발견 소식을 전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고래 발견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운항 첫해 9.7%에서 이듬해 28.4%, 2011년 9.6%, 지난해 25%로 회복했지만, 올 들어 7월 말 현재 8.6%로 들쭉날쭉하다. 평균 14%다. 고래가 먹이를 따라 움직이는 회유성 동물인 데다 수온이 낮아지면 자취를 감추기 때문이다. 설령 고래를 발견하지 못해도 지루하지는 않다. 밴드 연주와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음료를 마시거나 군것질도 2·3층에 마련된 스낵코너, 커피점, 매점 등에서 해결할 수 있다. 연안 야경 투어 땐 연인과 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커플 데이’,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 파티’, ‘선상 재즈카페’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관광객 정종철(71·충남 서산)씨는 “서산 마룡마을에서 주민 24명과 함께 고래를 보러 왔다. 여기까지 왔으니 고래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같으면 생각도 못할 고래관광 유람선을 탈 수 있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허 선장은 “얼마 전 단체관광에 나선 경남 산청의 한 마을 어르신들이 고래를 봤다”면서 “입소문이 이웃 마을로 퍼져 산청군 지역 3개 마을 주민들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출항 1시간쯤 지나 장생포 동남방향 8.9마일(약 14.32㎞) 해상에 도착했다. 평소 고래가 자주 목격됐던 지점이라 승무원들의 눈빛도 빨라졌다. 승객들도 검푸른 바다를 주시했다. 배는 다시 항로를 확인하며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로 이동하는 1시간여 동안에도 승객들의 고래 찾기는 계속됐다. 조타실에서 만난 안용락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연구사는 “울산항 앞바다는 대형 화물선의 운항이 많아 소리에 민감한 고래를 다른 곳으로 쫓아 보내는 나쁜 영향을 주고, 여행선이 다니는 연안도 고래 서식지가 아닌 지나는 길목이라 발견율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래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상 15마일(약 24.13㎞) 이상 나가야 하는데 여행선의 안전 문제상 먼 거리 출항이 허가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경산업이 활성화되려면 혹등고래와 향고래, 긴수염고래, 범고래, 귀신고래 등 덩치가 크고 천천히 이동하는 고래가 많아야 한다”며 “이런 고래는 열대나 극지방에 주로 서식하면서 연안 아주 가까이에 머물 뿐 아니라 산란기에는 이동도 적어 60~70% 이상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생포는 여행선과 연계한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그나마 낫다”면서 “돌고래류와 밍크고래가 동해안을 따라 이동하지만, 혼자 다니는 밍크고래보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돌고래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들은 안개 낀 궂은 날씨 때문에 이날 아쉽게도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고래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표정은 사뭇 밝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고래 이야기를 듣고, 배 위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래여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래를 못 본 관광객들에게는 고래박물관 무료입장권이나 고래생태체험관 40% 할인 입장권이 주어진다.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은 어린이체험관·포경역사관·귀신고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고래를 잡던 포경선과 대형 브라이드 고래뼈를 전시하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살아 있는 돌고래 4마리를 수족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남구는 고래관경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장생포 일대를 고래특구로 조성하고 있다. 공사가 한창인 ‘고래문화마을’은 내년 준공될 예정이다.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영화 세트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옛 장생포 마을’, 고래이야기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고래산책로’ ‘고래뱃속 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고래전망대는 울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래전망대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 울산대교, 장생포항, 석유화학공단, 시내 전역을 볼 수 있다. 실물 크기의 고래조형물, 어린이를 위한 고래놀이터, 자연생태학습장인 수생식물원도 조성된다. 고래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행선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차례 운항한다. 토요일엔 오후 1~4시와 7~9시, 일요일엔 오전 10시~오후 1시와 오후 2시 30분~5시 30분 각각 두 차례 운항한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신안 민어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신안 민어

    “민어회 뭉텅뭉텅 썰어 즐기고, 땀 삘삘 흘리면서 기름 동동 뜬 탕을 마시면 이상하게 기운이 돌아. 여름에는 민어가 최고여라. 배진대기를 기름장에 찍어 먹어 봐.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데 어떤 생선도 못 따라와. 민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제” 회 한 접시 뜨며 부위별로 이렇게 말 많은 생선도 드물지 싶다.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 옆 ‘회 떠주는 곳’ 1호 남자는 날렵하게 살을 도려내면서 민어 예찬에 들어갔다. 내장이 적고 살이 두꺼워 금세 한 접시가 차고, 껍질이며 부레까지 식감과 맛이 여느 생선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맛있다는 부위가 다르제라. 하지만 난 운동량이 많은 꼬리가 쫄깃하고 식감이 좋데요. 살에 묻혀 들어가기 쉬운 지느러미는 숨어서 먹는 부위랑께. 꼬들꼬들 고소한 맛이 일품이제”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기운 없고 식욕 떨어지는 복달임 때 찜이나 탕으로 몸을 다스리던 선조들의 보양식이었다. 귀하기도 하거니와 맛이 좋아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개장국은 삼품’이라는 찬사가 밥상 인문학처럼 흘러나왔다. 민어를 제사상에 올리지 못하면 불효처럼 죄송해지고, 회가 닿지 못하는 육지에서는 찜과 젓갈만으로도 여름 호사로 여겼다. 게다가 임자산 염장민어를 방망이로 두들겨 굴비처럼 안주 삼으면 애주가들은 술잔 비우기 바빴다. 그 민어가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찌고 기름기가 올라 가장 맛있을 때가 지금이다. 덩달아 임자도를 중심으로 신안과 목포 일대는 극성 미식가들이 ‘민어앓이’를 한다. 자고로 음식은 불편하더라도 현지에서 그곳 바람을 쏘이며 잘 만지는 주인이 재빠르게 조리한 제철 재료를 동네 막걸리 곁들여 느리게 즐겨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민어를 잘 먹는 방법은 경매장 옆 회 뜨는 집에서 손질해 바닷가 파라솔 아래에서 바로 먹거나 근동 횟집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지의 즉석이용 ‘허점’은 있다. 여름 민어는 잡자마자 상하기 시작해 상인들은 팔기 전에 아가미 밑을 눌러 피부터 뺀다. 그리고 소위 잘한다는 식당들은 내장 등 부속물을 빼내고 냉장고에서 사나흘 숙성시킨다. 사후 경직이 풀려 이노신산이 생겼을 때 살이 탄력 있고 감칠맛이 생기기 때문이다. 민어를 싱싱하다고 즉석에서 활어로 먹는 것은 맛으로 치면 한 수 아래라는 얘기다. 위판장을 둘러보고 바로 옆 증도에서 짱뚱어탕 한 그릇 먹고는 목포로 들어왔다. 매년 한 번은 들르는 단골 민어집이 유달산 아래 있기 때문이다. 여느 날처럼 알전구가 매달린 구석 골방으로 들어가 민어로 할 수 있는 요리를 모조리 시키고, 목포 막걸리 한 병을 들이도록 주문한다. 두 명이 먹기 딱 좋은 민어회 한 접시와 무침, 전, 탕까지 차례로 나오고 신이 난 젓가락은 망둥이처럼 덤벙댄다. 바닷가 아니랄까봐 회 접시는 무디다. 민어살을 쑴벙쑴벙 투박하게 썰어 양배추 위에 산처럼 쌓았다. 올해는 민어가 안 잡혀 비싸다더니 값을 못 올리는 대신 양이 줄었다. 먹기 바빠 투정이 쑥 들어간다. 그대와 막걸리 잔을 부딪치고, 복숭아 꽃잎처럼 분홍색이 도는 살점을 이 집만의 비결인 막걸리 초장에 푹 담가 입안에 넣는다. 막걸리 식초가 주는 감미롭고 풍부한 맛이 민어의 부드러운 살집과 어우러져 농밀하게 번진다. 어쩌면 이 초장이 30년간 이 집에 사람들의 발길을 묶어 놓은 비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어는 살을 손대기 전에 탐내야 할 부위들이 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탱탱하게 내놓은 껍데기는 그 첫맛이다. 참기름과 깨를 섞은 소금에 찍어 먹는다. 꼬들꼬들 낯설고도 ‘고숩다’. 오죽하면 ‘민어 껍질로 밥 싸 먹다 논밭 다 팔아 먹는다’는 속담이 생겼을까. 또 하나는 부레다. 유일하게 부레를 회로 먹는 생선이 민어다. 고래 심줄처럼 질겨서 질겅질겅 씹다 보면 담백하고 고소한 야크치즈가 떠오른다. 하지만 진짜로 먹을 줄 아는 어부들은 쫄깃하고 기름진 배진대기와 꼬리살, 지느러미를 먼저 집어 먹는다. 이 집은 지느러미를 다져서 고추와 파를 넣고 무쳐 내놓는다. 막 기름에 부쳐낸 전은 묵은지와 싸 먹으면 별미다. 마지막으로 머리와 뼈를 넣고 끓인 싱건탕이나 매운탕을 먹는다. 살진 기름이 동동 뜬 진국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종횡무진 신나는 생선이 민어다. 민어는 커야 맛있다. 그래서 클수록 ㎏당 값이 올라간다. 10㎏짜리는 떠야 민어 먹었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그 정도면 2~3가족 옴팡지게 먹는다. 아무래도 알을 품고 있는 암치는 살이 무르다. 해서 여름 회는 수치를 더 쳐 준다. 덧붙이자면 지도읍까지 갔으면 증도를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2010년 3월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연륙교가 개통됐다. 전국 최대 소금밭 ‘태평염전’이 있고, 너른 갯벌에서는 짱뚱어가 펄떡거린다. 짱뚱어를 갈아 시래기에 된장 풀어 들깨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짱뚱어탕은 증도의 여름 별미다. 구수하고 소화가 잘 돼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핑계는 민어지만 낭만과 추억을 먹어야 하는 것이 음식기행의 본질이고 보면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해찰하는 것은 식탐에 앞서야 할 ‘정갈한 재료 둘러보기’다. 글 사진 목포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는 국토의 발목 목포를 점심 소풍 장소로 끌어당겨 놓았다. 무안 쪽으로 빠져 지도읍 송도위판장을 들러보자. 새벽 4시쯤이면 배가 들어와 민어 경매가 시작된다. 아침 무렵이면 모두 철수하니 적어도 오전 8시 이전에는 가야 어시장의 활기찬 풍경을 볼 수 있다. 인근 경매인들이 운영하는 수산에서 민어를 구입, 바로 옆 ‘회 떠주는 곳’에서 회를 떠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 포장도 가능하다. 식당 민어는 한 접시에 4만 5000원이다. 제철 맛집(061) 목포 영란횟집(243-7311, 민어·농어 등 제철 생선), 증도 고향식당(271-7533, 민어회·짱뚱어탕), 증도 갯풍참민어장어횟집(271-0248, 민어회·갯벌장어구이·짱뚱어탕)
  • 우리나라 민어 최대 산지 임자도

    우리나라 민어 최대 산지인 신안 임자도는 바로 옆 재원도와 함께 민어에 얽힌 이야기가 모래알처럼 쓸려 다니는 전설의 섬이다. 호황을 누리던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파시(波市·바다 위 생선시장)가 있었다. 임자도 부근에 민어 떼가 몰려오면 ‘부욱 부욱’ 우는 소리에 섬사람들이 잠을 못 이룰 지경이었다고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는다. 산란하며 새우류를 좋아하는 민어가 여름이면 임자 해역으로 몰려들고, 민어를 따라 어부와 상인들이 불야성을 이뤘다. 6월이면 민어 배들이 수백 척 몰려들어 10월까지 섬은 모든 것이 넘쳤던 때다. 당연히 요리집과 기생들까지 한 철 장사로 술렁거렸다. 일본인들은 ‘못 먹을 생선’이라고 우기며 그들 나라로 실어 날랐다. 한·일 강제병합 직후에는 일본인의 횡포로 억울함을 못 이긴 기생 50여명이 집단 양잿물 자살을 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하지만 그 ‘요란스럽던 시절’은 이제 추억담이 됐다. 어구가 좋아져 남획되고 수온 변화로 민어 수가 줄면서 배들은 임자도를 떠났다. 근래는 그 자리를 젓새우잡이 배가 오달지게 차지하고 있다. 전국 새우젓의 80%를 움직이는 곳이 송도 위판장이기 때문이다. 임자도 민어가 대놓고 목포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송도 위판장에 부려진다. 추석 차례상용 작은 통치에서 크게는 30㎏짜리까지 거래된다. 민어는 사리 때 움직여서 조금에 들어가면 위판장은 썰렁하다. 당연히 값도 천정부지로 뛴다. 민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많아 어린이나 노약자 체력 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면 “맛은 담담하면서도 달아서 날것으로 먹으나 익혀 먹으나 다 좋고, 말린 것은 더욱 몸에 좋다”고 돼 있다. 또 “부레는 아교를 만든다”고 언급했다.
  • 꽃멸치 뛰노는 ‘천년의 섬’ 제주 비양도

    꽃멸치 뛰노는 ‘천년의 섬’ 제주 비양도

    제주를 방문할 때면 늘 가봐야겠다고 곱씹던 섬이 있습니다. 여름이면 앞바다에서 꽃멸치가 뛰어논다는 섬, 비양도입니다. 섬은 멀지 않습니다. 협재나 금능 해수욕장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입니다. 한데 섬에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루 세 차례 오가는 도선은 바람 많은 날이면 결항되기 일쑤지요. 뭍의 사람들이 제주 한번 가기가 어디 쉬운가요. 어쩌다 제주를 찾더라도 날씨가 ‘비협조적’이면 비양도의 겉모습만 보다 돌아와야 합니다. 이런저런 불편을 감안하더라도 비양도는 한 번쯤 다녀올 만한 섬입니다. 크기도 작아 세 시간이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지요.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제주 여행길에 비양도행 도선에 몸을 싣게 된다면 당신은 정말 ‘운수 좋은 날’ 만난 겁니다. 붉은 등대 너머 한라산이 이채롭다. 너른 치마 펼쳐 제주 전체를 감싼 듯하다. 한림항을 나선 도선에서 마주한 풍경이다. 이처럼 제주 밖에서 제주를 볼 때면 여기저기 바삐 제주를 돌아봐야 한다는 강박이 가슴에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비양도에 가까워질수록 바닷물은 연둣빛을 띠기 시작한다. 그 예쁜 바다에서 꽃멸치가 뛰어논다. 제주 사람들이 ‘꽃멜’이라 부르는 바로 그 녀석이다. 꽃멸치의 공식 이름은 샛줄멸이다. 몸통에 은백색 가로띠가 있어서다. 주민들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몸통 옆에 코발트빛 측선이 있어서 ‘꽃멸치’라 부른다는 거다. 이 측선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랏빛을 띠기도 한다. 사람이 정한 이름이 무엇이건 꽃멸치가 여느 멸치에 견줘 훨씬 화사한 외모를 가졌다는 건 분명하다. 꽃멸치는 출몰 양태가 빙어와 닮았다. 단지 들고 나는 계절이 다를 뿐이다. 빙어가 겨울철 아주 잠깐 제 몸맛을 일러주고 홀연히 사라지듯 꽃멸치도 6월 말께 비양도 연안에 나타나서는 8월 초순께 홀연히 사라진다. 맛 또한 이때가 최고다. 산란기에 접어들어 몸에 기름이 오르기 때문이다. 꽃멸치 포획은 지난 30년 동안 금지됐었다. 어족자원 보호와 해녀조업 안전사고 예방 등이 취지다. 그게 지난해 한시적으로 풀렸다. 영세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다. 꽃멸치는 일반 멸치에 견줘 10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린다. 수요에 견줘 잡히는 양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이 ‘금’멸치가 알을 낳기 위해 비양도 연안으로 올라오는 여름철에만 허가받은 어민들에게 조업이 허용된다. 꽃멸치는 주로 ‘멜젓’ 담글 때 요긴하게 쓰인다. 회무침이나 조림, 국 등으로도 먹는다. 한 입 베어 물면 비릿한 향이 입 안에 파란을 일으킨다. 꽃멸치를 길러 낸 바다의 향이다. 꽃멸치로 배를 채웠다면 이제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차례다. 비양도는 해저 화산폭발로 형성된 섬이 아니다. 제주 본섬의 여러 오름들처럼 뭍에서 형성됐다. 그러다 수천년 전 해수면 상승으로 제주 본토와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적 드문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돌아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무엇보다 ‘화산섬’ 제주의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다. 일주도로 길이는 채 3㎞가 못 된다. 느릿느릿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비양도엔 화산폭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주도로 곳곳에 화산탄과 분석구, 화산송이 등이 널렸다. 섬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검거나 붉은 암석들뿐이다. 그 화산쇄설물들을 뿜어낸 곳이 비양도 쌍분화구다. 한라산의 기생화산 가운데 분화구가 두 개인 곳은 비양도가 유일하다. 아울러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산활동 시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게 고려 목종 때인 1002년과 1007년이다. 2002년부터 비양도를 ‘천년의 섬’이라 부르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화산활동은 비양도에 여러 가지 독특한 풍경들을 선물로 남겼다. 대표적인 게 용암기종(천연기념물 제 439호)이다. 높이 3m짜리 ‘애기 업은 돌’(負兒石)을 중심으로 반경 20m 안에 형성된 현무암군을 일컫는다. ‘애기 업은 돌’은 현무암 굴뚝이라고 보면 알기 쉽다. 용암 내부의 가스와 수증기 등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형성된다. 이 돌을 처음 보는 사람은 반드시 그 앞에 가서 절을 해야 한다거나, 아기 갖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소원을 들어준다는 등의 전설도 전해 온다. 용암기종 인근의 펄랑못도 특이하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만든 염습지다. 작은 섬의 습지치고는 제법 규모가 크다. 내친 걸음 비양봉(114m)까지는 다녀오시라.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지만 사방에 거칠 게 없어 제법 장쾌한 풍경을 선사한다. 정상엔 낡은 등대가 서 있다. 원래 흰빛이었을 등대는 여기저기 금이 가고, 빛깔도 거무튀튀하게 변했다. 오랜 세월 눈, 비 맞은 흔적이 켜켜이 쌓인 게다. 예서 맞는 풍경이 빼어나다. 에메랄드 물빛을 가진 협재 해수욕장이며, 한라산과 그 아래 늘어선 오름들이 절경을 펼쳐낸다. 비양봉까지는 왕복 40분 정도 걸린다. 등산로에 뱀이 가끔 출몰하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보다 짜릿한 프로그램을 찾는다면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지난 14일 개관 1주년을 맞아 한결 진화된 체험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퍼뜩 눈에 띄는 것은 씨워크(Sea-walk) 프로그램이다. 일반인이 전문 아쿠아리스트처럼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에 들어가 물고기들과 노니는 프로그램이다. 3680㎥ 크기의 거대한 수조에서 50여종 5000여 마리의 물고기들과 함께 유영을 한다는 건 정말 감동적인 경험이다. 수조 밖의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서로 손을 흔들기도 하는데, 꼭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체험자와 강사는 1대1로 잠수 체험에 나선다. 잠수 관련 기본 교육은 입수 전 전담 강사에게 받는다. 산소통과 마스크, 다이빙복 등 전문 장비도 업체 측에서 제공한다. 체험은 교육을 포함해 2시간 정도 이뤄진다. 최대 8.5m까지 잠수할 수 있다. 그리 깊지 않은 곳에서 짧은 시간 이뤄지는 잠수 체험이어서 체력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체험 뒤엔 반드시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체험은 하루 네 차례 진행된다. 가격은 13만 9000원이다. ‘VIP 투어’도 마련됐다. 물에 들어가지 않고 큰돌고래 등 해양동물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이다. 먹이를 주거나 몸을 쓰다듬는 등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체험시간은 2시간이다. 오전 10시 10분, 낮 12시 25분, 오후 2시 25분과 4시 25분에 각각 진행된다. 참가비는 6만원이다. 두 체험 프로그램 모두 입장권이 포함된 가격이다. 홈페이지(www.aquaplaner.co.kr/jeju)와 전화(064-780-0900)로 예약해야 한다. 메인 수조에선 매일 네 차례 해녀 물질 공연이 열린다. 현역 해녀들이 출연해 해산물 채취 과정 등을 재연하며 제주 해녀의 삶과 애환을 그려 낸다. 한화 메디컬 센터도 문을 열었다. 해양동물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시설이다. 수의사와 어류질병관리사 등이 해양생물구조TFT팀과 함께 해양생물의 구조와 치료를 체계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개관 1주년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동남아왕복항공권 등 푸짐한 경품을 준비했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가는 길:한림항에서 비양도까지 하루 세 차례 도선이 오간다. 오전 9시와 낮 12시, 오후 3시다. 비양도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도선은 비양도에 승객을 내려주고 곧바로 한림항으로 돌아온다. 선비는 어른 왕복 6000원이다. (064) 796-7522. 비양도 선착장 초입의 구멍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 1시간 5000원. ▶맛집:비양도 호돌이식당의 보말죽이 유명하다. 다만 맛에 대한 호불호는 사람마다 편차가 크다. 주변 식당에서도 보말죽을 맛볼 수 있다. 꽃멸치 회무침은 2만원, 국은 7000원 정도 받는다. ▶잘 곳:섬 내 몇몇 집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3만~7만원까지 다양하다. 고순애 어촌계장 (064)796-0460.
  • 멸종위기 팔색조 번식지 남해 금산지구서 발견

    멸종위기 팔색조 번식지 남해 금산지구서 발견

    남해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의 대규모 번식지로 밝혀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204호로 지정된 여름철새 팔색조의 대규모 번식지를 남해 금산지구에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공단은 팔색조의 산란·부화부터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기까지의 전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고 전했다. 팔색조 둥지가 발견된 곳은 금산지구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깊은 숲속 계곡이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7㎞ 길이 그물도 모자란 제철 꽁치잡이

    7㎞ 길이 그물도 모자란 제철 꽁치잡이

    각종 영양이 풍부한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이자 서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생선 꽁치. 1년 중 가장 어획량이 많은 4~6월 울진 죽변항에는 하루에 10t가량의 꽁치가 들어온다. 산란기를 맞아 일본 남부 해역에서 북상하는 꽁치를 잡기 위해 울릉도 인근해역으로 향하는 꽁치잡이 어선. 꽁치는 그물을 흘려보내면서 고기가 걸리도록 하는 유자망으로 잡는데 그물 길이만 7㎞, 무게는 무려 1t이나 된다. 선원들은 그물코에 빼곡히 걸린 수만 마리 꽁치를 떼어내기 위해 3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조업한다. 26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 직업’은 올해 마지막 봄꽁치를 잡기 위해 거친 바다로 향하는 꽁치잡이 선원들을 따라가 본다. 장장 160㎞, 꼬박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울릉도 인근 해역. 꽁치 조업은 먼저 7㎞의 거대 그물을 투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꽁치 그물은 길이가 워낙 길어서 투망을 하다 보면 조류의 세기가 세질 때 순식간에 그물에 딸려 갈 수 있기 때문에 투망 작업은 긴장의 연속이다. 1년 중 꽁치 어획량이 가장 풍부한 계절인 봄. 쉴 새 없이 꽁치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그물코에 촘촘히 걸린 꽁치를 빼내기 위해 꽁치털이는 쉴 틈이 없다. 꽁치가 속수무책으로 갑판에 쌓여만 가고 설상가상으로 꽁치를 저장할 곳이 없다. 얼음까지 바닥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천연기념물 독수리, 월동지서 인공부화 성공

    천연기념물 독수리, 월동지서 인공부화 성공

    문화재청은 상처를 입고 서식지로 돌아가지 못한 독수리가 강원도 철원에서 산란 후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천연기념물인 독수리가 서식지가 아닌 월동지에서 인공부화에 성공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산란한 독수리는 10년 전 날개에 부상을 입고 구조됐다. 이후 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에서 보호받아 왔다. 지난 3월 28일에는 산란 후 인공 부화에 들어갔고, 52일 만인 지난달 19일 부화에 성공했다.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독수리는 유럽 일부와 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며 동물 사체와 같은 먹이를 찾아 먹는다. 하지만 월동지에서 산불, 독극물 흡입, 2차 농약 중독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유라시아서 가장 높은 활화산

    EBS ‘세계의 산’은 20일 오후 7시 30분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클류쳅스카야’를 찾아간다.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 자리한 클류쳅스카야는 화산 분출이 계속되는 탓에 고도도 4750~4850m로 달라진다. 한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캄차카 반도는 식물 생육기간이 1년에 60일도 안 되는 툰드라 기후지대에 속한 땅이 대부분이다. 큰바다사자와 큰곰의 서식지, 연어의 산란지가 되는 화산이 100개가 넘는데 그중 가장 높은 활화산이 클류쳅스카야다. 독특한 자연 경관도 특징이다.
  • 물고기 피 빨아먹는 ‘뱀파이어 장어’ 美 골머리

    물고기 피 빨아먹는 ‘뱀파이어 장어’ 美 골머리

    미국 환경 당국이 ‘괴물 물고기’의 등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로 강에 침투해 연어, 송어 등 모든 물고기의 피와 살을 쪽쪽 빨아먹는 ‘흡혈 장어’ 때문이다. 미시간주의 강 생태계를 초토화시킨 이 ‘흡혈 장어’(Vampire Fish)는 바로 국내에서는 동해안으로 흐르는 강에서 종종 발견되는 ‘바다칠성장어’(sea lampreys). 기생성 어류인 ‘바다칠성장어’는 바다에 주로 살지만 산란기가 되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최근 미국 어류 및 야생동식물 보호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은 바다칠성장어를 없애기 위해 강에 맞춤형 ‘독약’을 푼다고 발표했다. 환경 당국 소속 생태학자 알렉스 곤잘레스는 “어린 놈은 이 약으로 죽이는 것이 가능하다.” 면서 “바다칠성장어용 약이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에게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까지 미시간주 일대 강 바닥에 이 약물을 살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다칠성장어는 몸 옆에 일곱 쌍의 아가미 구멍이 있으며 다른 물고기에 기생하기 위해 턱이 없는 대신 빨판 모양 입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뉴스팀
  • 작년 양계·양돈농가 울고 낙농 웃었다

    작년 양계·양돈농가 울고 낙농 웃었다

    지난해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가격의 하락으로 양계·양돈 농가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통계청은 2012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육계(닭고기)와 계란, 비육돈(돼지고기) 농가는 사료비, 자가노동 임금단가 등이 올랐지만 가축비, 자본용역비 등이 줄어 생산비가 대체로 전년보다 하락했다. 생산비 감소율은 닭고기 1.2%, 계란 3.1%, 돼지고기 2.9%였다. 그러나 돼지 경락가격이 전년보다 31.9%나 하락하면서 비육돈의 순수익은 마리당 14만 3000원에서 9000원으로 폭락했다. 계란 산지가격도 17% 하락하면서 산란계 순손실이 마리당 1101원에서 5944원으로 급증했다. 육계도 순수익이 마리당 144원에서 96원으로 33.3% 줄었다. 반면 한우·낙농 농가의 수입은 한우 번식우를 제외하고는 늘거나 적자폭이 줄었다. 전년 대비 생산비는 사료비와 자가노동 임금 단가 상승으로 송아지 6.3%, 한우 비육우 1.3%, 육우 1.0%, 우유 9.3% 등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원유(原乳) 가격이 전년보다 9.6% 오르면서 젖소의 마리당 순수익은 전년 150만 8000원에서 162만 9000원으로 늘었다. 한우 비육우(소고기)는 한우(거세우, 지육) 경락가격이 전년보다 8.9% 오르면서 마리당 91만 6000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전년의 116만 6000원보다는 크게 개선됐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새끼 두꺼비 대이동 장관 “대재앙 전조?” 그게 아니라…

    새끼 두꺼비 대이동 장관 “대재앙 전조?” 그게 아니라…

    대구에서 새끼 두꺼비의 대이동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대구 망월지에서 새끼 두꺼비들의 첫 대이동이 19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비가 올 때 습한 환경을 이용해 주 서식처인 인근 숲(욱수골)으로 새끼 두꺼비 수천 마리가 대이동한 것. 도심 속 새끼 두꺼비들 수천 마리가 뛰어다니는 낯선 광경을 접한 이들은 자연의 신비한 장관에 시선을 빼앗겼다. 해마다 2월이 되면 다 자란 두꺼비들이 망월지로 이동해 산란을 하고 망월지에서 자란 새끼 두꺼비들은 5월 중순이 지나면 200만~300만 마리가 서식처로 대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식처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두꺼비 수는 많지 않다. 새끼 두꺼비의 대이동을 보호하기 위해 대구경북녹색연합은 2007년부터 대구망월지두꺼비보존협의회를 구성해 환경교육, 수질 정화, 생태 조사, 로드킬 방지 펜스 설치, 캠페인, 세미나 등의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새끼 두꺼비 대이동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새끼 두꺼비 대이동 광경 처음 본다”, “새끼 두꺼비 대이동 장면 대재앙 전조인 줄 알았더니 아니네”, “새끼 두꺼비 대이동할 때 안 밟으려면 조심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새끼 두꺼비의 대이동이 관측되는 대구 망월지는 201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거친 풍랑 속 기장 봄 멸치잡이 24시간

    거친 풍랑 속 기장 봄 멸치잡이 24시간

    군무를 추는 듯한 어부들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은빛 멸치를 털어내는 곳. 한 해 어획량이 약 3000t에 달하는 전국 최대의 멸치 산지 부산 기장군이다. 수온이 따뜻해지는 3월 초부터 산란을 위해 대변항 연안으로 올라온 멸치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가는 멸치잡이 배 선원들은 매일 이른 아침 출항해 늦은 밤 돌아오는 일이 반복된다. 멸치가 그물 위에서 튀어 오를 때마다 선원들의 온몸이 멸치 살과 비늘로 뒤덮인다. 22~23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 직업’에서는 인고의 시간 속에 은빛 멸치 떼로 봄을 맞이하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새벽 6시, 쌀쌀한 날씨 속에 선원들이 출항을 위해 모여든다. 출항한 배는 멸치 어군을 찾을 때까지 근해에서 먼 바다까지 돌아다닌다. 어군탐지기에 멸치 떼가 걸리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길이만 무려 2㎞에 무게 1t에 달하는 유자망을 내렸다가 다시 끌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저문다. 설상가상, 돌고래 떼가 나타나 멸치 몰이를 하기 시작한다. 방해꾼들을 피해 투망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멸치를 잡는다고 끝이 아니다. 밤을 넘겨 귀항한 배의 선원들은 그때부터 가장 고된 탈망 작업을 시작한다. 10여명의 선원이 소리에 맞춰 그물을 터는 일은 중노동에 가깝다. 다음 날, 심상치 않은 날씨 속에서도 어김없이 조업은 계속된다. 거칠어지는 악천후에 선원들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기다렸던 멸치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거친 풍랑 속에 올라오는 빈 그물, 멸치는커녕 파도에 휩쓸린 그물은 여기저기 터져 있다. 먼 바다까지 나왔으니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고 결국 재투망이 이어진다. 반복되는 투망과 양망에 이어 장장 3~4시간을 넘게 해야 하는 멸치 털이작업까지 고된 하루가 계속된다. 새벽녘에야 겨우 지친 몸을 누이지만 곧 날이 밝고 멸치잡이가 다시 시작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황복? 알았네” 딱 두 마디, 노루꼬리만한 통화였다. 파주어촌계 박영숙(58)씨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밥상에 놓고 벌떡 일어섰다. 뭔가 감이 온다. 내 손도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수조차 시동이 걸렸다. 난 허락된 동행이나 되는 듯 무작정 차에 올라탔다. 낡은 트럭은 사이렌처럼 앵앵거리며 봄 논둑을 달렸다. 배꽃 하얗게 핀 언덕을 지나 검문소를 끼고 곤두박질치듯 내려간 곳은 임진강 장파리 나루터. 햐, 강이다. 노을이 물 위로 노랗게 쏟아지는 봄 강이다. 대놓은 쪽배 서너 대가 몸을 부딪치며 수런거린다. 어부는 박씨를 확인하자 서둘러 배에 올라 물속에 담가놨던 망을 꺼냈다. “다섯 마릴세” 앉은뱅이 저울에 올려진 황복 다섯 마리는 딱 2㎏이다. 즉석에서 현찰이 건네진다. 영화 속 ‘거래’를 목도한 느낌이다. 그새 놀은 내려앉고, 어부는 아껴둔 황복 한 마리를 양동이에 넣고 사라졌다. 늙은 아내가 기다리는 저녁밥 시간이다. 복숭아꽃 봉오리가 툭툭 터지는 4월 20일경에서 6월 초까지 딱 50여일. 임진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던 치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독을 품는 기간이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강의 돼지라고 불리는 이 하돈(河豚)을 맛보기 위해 산에 진달래꽃만 피면 북쪽을 쳐다보며 안달이 난다. 하돈이라. 문헌을 보면 황복이 산란기에 돼지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하여 붙여졌다는데, 가만히 황복을 들여다보면 돼지를 닮기도 했으니 강을 유영하는 돼지로 은유한 조상들은 얼마나 풍류가 넘치는가. 별스러운 인생아, 꽃잎처럼 저며 놓은 천하의 진미 황복 회를 먹다가 강나루로 뛰다니 나도 어쩔 수 없는 글쟁이다. 하지만 미식가라면 캐비어, 트러플, 푸아그라와 함께 4대 진미로 꼽는 황복의 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옛 시인의 표현대로 ‘복사꽃 피고 진 뒤 빈 가지만 마주하다니. 서글퍼라! 하돈 맛도 모르고 지났구나’라고 1년을 아쉬워하며 노래해야 한다면 정말로 서글프니까. 한 달 전부터 다짐을 받아 놨던지라 복집 주인 심한구(44)씨는 두루 마음을 써 준다. 독을 제거하고 1㎏ 회를 뜨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여분.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간 것은 뱃살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진 뱃살은 부드럽고 연하다. 씹히는 질감이 역시 최고의 부위다. 하지만 수컷에서 나오는 고단백 정소(이리)가 빠질 수 없다. 특히 복의 이리는 독이 없다. 살짝 데쳐서 참기름과 약간의 간을 하여 먹는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망설이게 되니 눈 질끈 감고 마시듯 후루룩 들이켜야 옳다. 씹을 새 없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쩌니 해도 꽃잎처럼 얇게 떠 놓은 회만큼 복을 탐미하게 하는 부위는 없다. 접시바닥이 환하게 비치도록 낱장으로 펼쳐놓은 회를 보니 이것이야말로 강의 봄꽃이지 싶다. 복 요리에는 꼭 미나리가 등장한다.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마침 식당 주인의 어머니가 근처에서 뜯었다는 야생 돌미나리가 상에 올랐다. 살갗처럼 저민 회를 한 겹 앞 접시 위에 얹어놓고 고추냉이를 살짝 발라 돌미나리 대에 돌돌 감는다. 스치듯 간장을 찍어 입 안에 넣고 씹으니 잘강잘강 그 풍미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살점 사이로 돌미나리 향이 곁들여져 입안은 환하게 봄 호사다. 왜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황복이 나오는 철이면 정사를 게을리 하고 그 맛을 탐했는지 알 것 같다고, 짐짓 우스갯말이라도 해야 할 듯하다. 아니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는 극찬이 꼭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지만 봄날의 낭만을 섞으면 무슨 표현이 아까우랴. 미나리 없이 간장만 살짝 찍어 씹어보니 쫄깃하며 담백한 맛이 그래서 복어 중 으뜸이라고 하는가 싶다. 꼬들꼬들한 복어껍질은 미나리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쳤고, 한쪽에서는 맑은 탕이 끓는다. 술꾼들은 한 잔 해야 한다. 복어 지느러미를 태워 뜨겁게 내린 정종 한 잔 마셔야 풍류가 살아날 것이니까. 비위가 허락하는 사람은 산수유처럼 샛노란 황복 쓸개주를 노려봐도 좋겠다. 술 먹고 난 다음날 복집으로 달려가듯이 미나리와 콩나물만 넣고 맑게 끓인 탕이 주는 향수는 크다. 와르르 끓어오르고 그 시원한 국물을 훌훌 퍼먹으며 알알해진 속을 달래본다. 먹고 나니 슬쩍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느껴진다. 아무리 독을 잘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한 독은 남아있기 마련이니 ‘독을 맛 봤구나’ 싶다. 적당한 독은 몸을 뜨겁게 하는 등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문득 남해에서 한 어부가 “독이 많아 국물이 퍼런 것을 먹어야 진짜재”하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 옛사람들도 복은 늘 미식의 첫손이면서 경계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부녀자 생활지침 규합총서(閨閤叢書)를 보면 “피와 알이 독이 많아서 잘못 먹으면 반드시 사람이 왕왕 죽으니, 사람이 그것을 모르지 아니하되, 한때 맛을 밝혀 해를 입는 이가 있으니 애달프다”고 적고 있다. 또 “곤쟁이젓(생 새우젓)이 복어 독을 푼다”고 비방을 적고 있다. 이렇게 독을 무서워하면서도 복 예찬은 끊이지 않았다. 영조때 겸재의 친구였던 이병연(1671~1751)은 풍요로운 봄날 풍경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늦봄에는 복어국/ 첫여름에는 웅어회/ 복사꽃잎 떠내려 올 때/ 행주 앞강에는 그물치기 바쁘다’ 그런데 이렇게 시인묵객을 사로잡고 지천이었던 황복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치어를 방류하고 봄이면 그물을 뽀득뽀득하게 빨아 던져놔도 들어서질 않는다. 곧 복사꽃은 지는데 1년 강 농사 80%를 차지하는 이 봄 그물이 비어 있으니 어부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임진강이 노랗게 저물어 간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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