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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대우 근로자 700명 갈곳없어

    GM대우가 기술개발에 늑장을 부리는 사이 창원공장 근로자 770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지난 2003년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됐지만 회사측이 기준에 맞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GM대우는 지난 1일부터 창원공장의 내수용 경상용차 생산라인이 중단됐다고 3일 밝혔다. 창원공장에서는 내수용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를 연간 1만 7000대씩 생산해 왔다. 환경부는 지난 2003년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 고시했다.LPG 경상용차는 배출허용량을 일산화탄소는 ㎞당 2.11g 이하에서 1.06g 이하로, 탄화수소는 ㎞당 0.078g 이하에서 0.02g 이하로 각각 강화됐다.당시 환경부는 기술개발에 필요한 3년간 유예기간을 줬지만 이 기간 중 GM대우는 규정에 맞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했다. 따라서 내수용 경상용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추게 됐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정해년 새해는 반도체가 탄생한 지 60년이 되는 해다.1947년 미국 벨전화연구소에서 일하던 윌리엄 쇼클리 등 3명이 개발했다. 이제 반도체는 디지털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핵심 기술이 돼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종주국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90년대 이후 반도체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새해 연휴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은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을 1일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기흥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온 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건설현장을 지나면 ‘산업의 쌀’이 생산되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단일 품목으로 15년 연속 수출 1위를 지켜온 반도체 생산의 심장. 흰색 건물들이 자리를 하고 있어 큼직한 캠퍼스가 연상된다. 이승백 반도체 총괄부장의 안내로 1983년 가동된 팹(Fab·생산라인)을 찾았다. 건물내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본 생산라인에는 흰색 방진복(防塵服)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직원들이 바삐 오간다. 현미경으로 둥근 웨이퍼(반도체 판)를 보는 눈길도, 파란불이 반짝하자 달려와 웨이퍼를 옮기는 손길도 연휴를 즐기는 바깥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바쁘다. 작업의 몸놀림은 작동되는 기기만큼이나 빈틈이 없는 듯하다. 안쪽이 궁금해 진입(?)하려 했다. 이 부장이 막아섰다. 라인 내부는 ‘클래스1’의 청정도를 유지해야 한단다. 이래서 외부인은 얼씬을 못한다는 설명이다. 클래스1은 1입방피트(가로·세로·높이 각각 30㎝)에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가 1개 이내란 뜻이다. 즉 여의도 6배의 면적에서 먼지가 500원짜리 동전 1개 넓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극히 미세한 먼지도 용납하지 않는 최첨단의 현장이다. 때문에 여성 근로자들은 화장을 못 한다. 극미세 기술인 나노(10억분의 1m) 공정을 위해서는 일반인의 생각 이상의 깨끗함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내부 온도는 섭씨 24도. 반도체 생산라인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는다. 이 부장은 “라인을 정지시키는 데 이틀, 작동시키는데 이틀이 각각 걸린다.”며 “하루를 쉬려면 5일간의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정지되면 생산 중이던 웨이퍼를 일일이 포장, 공기와의 접촉을 막고 보관해야 한다. 정지했던 라인을 재가동해 먼지가 없는 청정 환경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즉, 공조기를 통해 먼지를 걸러내고, 온도와 압력을 맞추는데 하루가 걸린다. 본격 생산에 앞선 시험 가동도 20시간 이상 걸린다. 하루를 쉬는 감가상각비도 엄청나다. 반도체 라인 하나를 설립하는 비용은 3조∼4조원가량이다.5년 동안 감가상각을 하면 라인 1개에 하루 16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단다.15개 라인이면 하루 240억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D램 반도체는 요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생산라인이 쉴 틈이 없다. 새해에도 호황이 예상된다. 이 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최근 컴퓨터 차세대 운영체계로 불렸던 ‘윈도 비스타’를 세계 시장에 출시해 D램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6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부장은 “새해에 비메모리인 CMOS 이미지 센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SoC(전체 시스템을 한 칩에 담은 반도체)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USB 드라이브 등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 라인을 찾았다. 직원들이 방진복을 차려입은 것은 여기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방진 마스크를 벗은 여성 근로자들의 얼굴은 ‘경제전쟁’의 여전사라 믿기지 않을 만큼 해맑다. 김수영(27)씨는 “입사 초창기엔 명절이나 연휴때 부모님과 같이 지내지 못해 서운했다.”면서 “요즘은 부모님도 이해를 해주신다.”고 말했다. 변덕임(29)씨는 “내 손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연초 연휴를 현장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기흥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작년 수출 3260억 달러 지난해 수출이 당초 목표치 3180억달러를 넘어 3259억 9000여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1일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14.6%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수입은 전년보다 18.4% 증가한 3093억 5000여만달러로 집계됐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65억 3000만달러가 줄어든 166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액이 370억 4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23.5%나 증가했다. 자동차(완성차)는 11.5%의 증가율을 보이며 328억 9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부문도 21.6%의 증가율을 보이며 효자품목 노릇을 했다. 선박은 24.7% 늘어난 221억 7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석유제품의 수출도 32.9% 증가해 20% 이상 고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부품수입에 따른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수출액이 270억 50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보다 1.6% 뒷걸음쳤다. 수입은 원유값 급등으로 수입액이 전년 426억 1000만달러에서 2006년에는 559억 60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원자재 수입이 22.9% 늘었다. 항공기(118.8%)와 일반기계(14.4%) 등 자본재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휴대전화기(199.3%)와 승용차(49.6%) 등 내구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디. 지역별 수출은 중남미지역이 34.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새로운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21.6%)로의 수출도 크게 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 지역(7.4%)의 수출 증가율을 능가했다. 중남미 지역에서 무역흑자는 98억 4000만달러로,10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현대차 최악 성적은 파업 때문”

    현대자동차가 환율 하락 등의 악재를 감안해 올해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판매량이 250만대에 그쳐 하향 목표마저 못채웠다. 연초 계획보다는 19만대나 모자라 2000년 계열분리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김동진총괄 부회장은 29일 “노조만 협조해줘도 영업이익 6∼7%를 달성할 수 있다.”고 뼈있는 주문을 냈다. 내년 경영화두를 ‘노사화합’으로 제시했을 정도다.정부에 대해서는 자동차 특별소비세 감면을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올 250만대 판매… 목표서 19만대 미달 현대차는 올해 내수 58만 2000대, 수출 192만대 등 250만대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초 제시했던 목표치(269만대)보다 19만대나 부족하다. 심지어 지난 10월 낮춰잡은 수정 목표치(254만 5000대)에도 5만대 가량 못미친다.김 부회장은 “이렇게 크게 차질을 빚은 적은 없었다.”며 “환율과 소비 부진 탓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노조 파업이었다.”고 털어놓았다.“노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정치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총 11만 5000대, 금액으로는 1조 5000억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노조만 협조해줘도 환율(하락에 따른 고통)쯤은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면서 “예컨대 수요가 많은 차종 생산에 (노조의 협조로)인력이 원활히 투입된다면 영업이익 6∼7% 달성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영화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노사화합”이라고 대답했다. 김 부회장은 “인기모델인 ‘신형 아반떼’ 생산라인(3공장)은 수요가 몰려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단종된 테라칸을 생산하던 5공장의 유휴인력을 활용하자고 노조에 제안했지만 ‘인력을 더 뽑으면 되지 않느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부회장은 또 “특별소비세 같은 것을 감면하거나 감면폭을 넓힌다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임금동결 선언해야할 판” 김 부회장은 원가 절감을 위해 “소재부터 제조공법에 이르는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 ‘어떻게 하면 싸게 생산할 수 있느냐’를 놓고 새로운 시각으로 설계 전반을 들여다 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연구소 인력들은 잠도 안자고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사실 임금동결을 선언해 비상경영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부회장은 판매가 저조했던 만큼 올해 성과급을 당초 제시했던 150%가 아닌 100%를 지급(28일)한 것은 당연하다고 잘라말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車업계 CEO ‘뒤바뀐 세밑풍경’

    車업계 CEO ‘뒤바뀐 세밑풍경’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의 세밑 풍경이 묘하다. 선두 국내 회사의 CEO들은 연일 초비상 강행군이다. 중·하위 외국계 회사 CEO들은 성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줄줄이 출국, 내년 1월 초·중순에나 돌아온다. 어느 때보다 안팎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쌍용·GM대우CEO 미국서 장기 휴가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필립 머터우 대표는 지난 22일 미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났다. 귀국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측은 1월10일 안팎으로 보고 있다. GM대우차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이틀 앞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식적으로는 출장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를 보낸 뒤 1월7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마저 보고 중순쯤 귀국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의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도 휴가 반 출장 반 일정으로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2주 뒤인 1월4일쯤 출근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 임직원들은 2일 ‘CEO 없는 시무식’을 갖는다. 그나마 위르티제 사장은 출국 전에 신년 메시지를 영상으로 제작해 27일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무식 분위기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라는 공통의 악재 외에도 저마다의 ‘우환’이 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정부의 새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해 새해 1월1일부터 다마스 등 경상용차 생산을 중단한다. 여기에 딸린 100여명의 생산직 직원과 600여 도급직원들의 ‘운명’이 경각(頃刻)에 달렸다. 회사측은 “정규직 100여명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다른 차종의 생산라인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방침을 확정짓지 못했다. 쌍용차는 올 한해 판매량이 급감해 전(全) 차종의 판매대수가 현대차의 단 한 개 차종(쏘나타)에도 못 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여기에 내년에는 ‘신차 기근’까지 겹쳐 사정이 더 나쁘다. 르노삼성차도 외형상으로는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간판차종인 SM5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속사정이 편치 않다. ●“경영여건 안 좋은데”… 곱잖은 시선 업계 관계자는 “문화와 관습이 다른 데다 모처럼 고국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 (외국인 CEO들의 장기휴가를) 뭐라 탓할 수 없지만 직원들의 침울한 분위기와 대조돼 씁쓸하다.”고 꼬집었다.“상대적으로 실적이 더 좋은데도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는 토종 CEO들의 모습이 오버랩돼 착잡하다.”고도 했다. ●정몽구회장 ‘현장경영´ 강행군 실제 국내 내수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울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해 연말 목표량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년 연휴 때도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원고(苦) 타개책’ 마련에 몰두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정인 수석 부회장과 김동진 부회장 등 CEO들은 ‘휴가’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정 회장의 외아들이자 기아차 대표인 정의선 사장도 마찬가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쌍용차 ‘위기 탈출’ 몸부림 내년 4개차종 감산 경영

    위기의 쌍용자동차가 필사적인 재기 노력에 나섰다. 조직을 수술한 데 이어 생산라인도 대폭 조정했다. 내년에 신차가 전무(全無)한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영영 ‘꼴찌´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해서다.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부터 일감이 적은 4개 차종의 생산능력을 줄이기로 했다. 대상 차종은 카이런·액티언 스포츠·로디우스·체어맨이다. 시간당 18∼20대씩 생산할 수 있는 해당 라인(경기도 평택공장 3,4공장)의 생산여력을 14∼17대로 줄인 것이다.4라인은 주·야간 2교대 근무를 주간 1교대로 바꾼다. 이로써 쌍용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22만대에서 내년 20만대로 10%가량 줄어들게 된다.쌍용차측은 “그동안 연산 22만대의 라인을 갖춰놓고도 실제 생산은 절반 밖에 안돼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어떤 라인은 계속 일하고 어떤 라인은 계속 쉬는 부작용마저 발생해 생산능력을 현실화하되 생산량 자체는 더 늘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전자 ‘상생 경영’ 탄력 받네

    삼성전자의 상생 경영이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협력사에 무이자 자금 대여와 비용 무상 지급 등 모두 1661억원을 지원했다. 지원액은 3년 연속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5일 올해 시설 투자 비용으로 22개사에 264억원을 지원하고, 반도체·LCD 등 생산라인 국산화 개발 및 신기술 개발자금으로 12개사에 173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437억원을 무이자로 빌려 줬다. 또 협력사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컨설팅 지도와 제조 혁신, 전문 인력 양성 등에 모두 1224억원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이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기술혁신 추진 효과를 거두는 한편 재고일수가 30% 줄고 결산 마감시간도 50% 이상 단축되는 등 경영효율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EU “한국등과 FTA협상 우선 추진”

    유럽연합(EU)이 세계 경제의 견인차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6일 EU 통상위원회가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벗어던지는 새로운 통상전략을 발표했다. 반덤핑과 보조금, 상계관세 등 통상방어 수단을 개방의 효용성을 높이는 쪽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한국,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남부유럽을 중심으로 한 역내 보호주의 세력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피터 만델슨 통상위원은 이날 ‘글로벌 유럽’이란 제목의 ‘통상방어 수단 자문에 대한 녹서’를 발표하고,“부당한 교역에 맞서는 것이 유럽의 경쟁력과 자유무역, 일자리 방어의 핵심적인 정치·경제적 부분이지만, 이 역시 국제화란 새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정책의 우선 순위를 경쟁력없는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값싼 외국 물품을 수입하는 글로벌 업체에 유리하도록 조정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역내 기업들에 대해서는 보호 관세로 혜택을 받기 앞서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관세의 경우에도 관련 업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한 수준으로 부과해야 하며, 특히 반덤핑관세는 부과기간(평균 5년)을 단축하고 대상도 축소해야 한다는 안을 냈다. EU통상위원회는 이날 정책 발표와 함께 EU의 기관과, 기업, 연구소, 민간단체 등에 통상분야 핵심 쟁점들에 대해 내년 봄까지 자문을 구한다며 질의응답 코너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로권의 경제가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회생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수행하지 못하는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푸른눈 CEO, 돼지머리앞 “비나이다”

    옥색 두루마기에 검은 두건까지 쓰고 돼지머리 앞에서 고사를 지내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프랑스 국적의 르노삼성차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이다. 돼지머리에 빳빳한 현찰을 꽂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위르티제 사장은 30일 부산공장에서 한국인과 외국인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돼지머리 고사를 지냈다. 르노삼성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세대 엔진 ‘M1G’의 성공적 생산과 무재해를 기원하기 위해서다. M1G엔진은 앞으로 SM시리즈 탑재를 시작으로 프랑스 르노그룹과 일본 닛산 얼라이언스로 수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의 주된 수익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르티제 사장은 돼지머리 앞에서 “4개월만에 M1G 생산라인을 사고없이 설치하게 해준 데 감사한다.”면서 “앞으로도 수출이 잘되도록 해달라.”고 기원했다. 고사 풍습을 사전에 설명듣고 매우 재미있어했다고 한다. 그는 올 3월에 취임했다. 매주 2시간씩 한국어를 배우고,‘한국 고유문화 체험 CEO과정’도 마치는 등 ‘토착 경영’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하이닉스 공장 증설 연내 결정”

    정부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경기도 이천공장 증설 계획과 관련, 오는 12월 중순까지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이는 하이닉스의 공장 부지가 자연보전권역 등에 속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불허 방침을 고수해 온 정부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는 기아자동차의 소하리공장 생산라인 증설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기아차도 이같은 계획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에 대한 허용 여부를 12월 중순까지 매듭지으라고 지시했다. 권 부총리는 “관계부처와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경제성과 기술적인 타당성, 재무계획, 환경성, 수도권 규제 등을 빠른 시일 안에 검토해야 한다.”면서 “다른 부처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앞장서 연내에 결론을 내도록 하라.”고 주문했다.권 부총리는 특히 공장 증설과 관련된 비용과 연구개발(R&D) 및 공정성에 대한 타당성 분석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하이닉스 공장 증설 등 수도권 규제에 대한 논란 때문에 지난달 발표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의 중요성이 반감되고 있다.”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없애기 위해 수도권에서의 공장 증설 여부를 신속히 판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자연보전권역에서의 공장 증설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의 공장 증설이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이닉스는 이천공장 1만 8000여평의 부지에 오는 2010년까지 13조 5000억원을 투자,300㎜ 웨이퍼 라인 3개를 지을 계획이지만 자원보전권역에 묶여 8년째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아울러 정부는 현대제철(인천)과 한미약품(경기 화성), 팬택(경기 김포) 등 4개 기업의 공장 증설 계획은 다음달 12일까지 허용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수도권 규제완화 되나

    [경제정책 돋보기] 수도권 규제완화 되나

    정부가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에 대한 허용 여부를 연내에 결정키로 함에 따라 향후 수도권 규제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도권 정책의 근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하이닉스를 계기로 규제 완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감안할 때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자연보전권역에서도 예외적으로 공장 증설 가능 1982년에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등으로 나눠 규제하고 있다. 과밀억제권역은 인구와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됐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공장 신·증설을 불허하고 있다. 다만 기존 공업지역의 총면적을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공업지역 지정이 가능하다. 성장관리권역은 대통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공장의 신·증설이 가능하다. 현대제철 등 4개 기업이 여기에 포함돼 11월12일까지 공장 증설이 허용될 전망이다. 자연보전권역의 경우 학교나 공장 등 인구집중 유발시설의 신·증설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자연보전권역내 공장 증설은 24년간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하이닉스의 경우 수질환경보전법상 상수원보호권역에도 속해 있어 문제가 복잡하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는 참여정부로서는 LG필립스 파주공장의 신설을 허용한 만큼 하이닉스의 공장 증설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하이닉스는 이천 공장만이 유일한 대안인가 하이닉스는 이천공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청주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00㎜ 웨이퍼를 이용한 청주공장보다 300㎜가 주력인 이천공장에서 생산라인 확대를 선호하고 있다. 물론 이천공장 증설이 끝내 무산되면 청주공장 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지만 추가 비용은 적지 않게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에 남아도는 땅이 1만 8000평이 있는데도 청주공장의 생산 라인을 늘리려면 부지 구입과 물류비 손실에다 연구개발 인프라도 부족해 약 5000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고 공사 기간도 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천공장 부지 서쪽에 열병합발전소까지 들어선 마당에 규제 때문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다른 곳에 지으라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주장이다. 하이닉스는 공장 증설이 계속 늦춰지자 ST마이크로와 합작,10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서 300㎜ 웨이퍼 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이천공장 증설을 대체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정부, 하이닉스 공장증설 허용으로 선회하나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모든 항목을 범주에 넣어 허용 여부를 연내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하이닉스가 경기도(이천)와 충청북도(청주)의 유치경쟁 때문에 공장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거나 현행법상 공장 증설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일보한 모습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허용을 위한 검토가 아니라 법 테두리에서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뜻”이라며 성급한 해석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자칫 허용하는 쪽으로 비쳐졌다가 ‘불가’로 결론날 경우 재계의 반발 등 ‘후폭풍’을 우려해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등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관계부처 협의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의 반발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구호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재원 조달, 기술성, 수익·비용분석 등을 담은 투자계획서를 확보하지 못해 증설 허용 여부를 연내 가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경부가 주도해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성질이 아니라 정치권과 최고위층의 판단에 달린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용광로 불 끄고 쉴 순 없잖아요”

    “용광로 불 끄고 쉴 순 없잖아요”

    “이번 추석에도 용광로를 제단 삼아 쇳물로 차례를 지내렵니다.” 최대 9일간 쉴 수 있는 추석 휴무에도 불구하고 많은 근로자들이 고향을 찾지 못하고 산업 현장을 지키고 있다. 가족 친지·고향 친구들과 송편을 앞에 두고 덕담을 나누는 시간에도 이들은 24시간 공장 굴뚝의 연기가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산업현장 지키는 근로자도 애국자 징검다리 휴일인 지난 3일 포스코 포항공장 생산라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쇳물 열기를 뿜어댔다. 연휴에도 포항·광양공장 생산라인은 4조3교대로 출근,24시간 공장을 멈추지 않는다. 한 조에 투입되는 인원이 5700여명(외주사 직원 포함). 하루에 1만 7000여명이 출근하는 셈이다. 전기모(53)2제선공장 주임은 연휴가 시작됐지만 고향을 찾지 못하고 1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구슬 땀을 흘리며 4고로를 지키고 있다. 고로는 철강 제품의 원료인 쇳물을 만들어내는 곳. 섭씨 1600도의 쇳물이 쏟아내는 열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방열복에 보안경을 쓰고 긴 작업봉으로 일을 하는데도 고로 가까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잠시 고로 작업 과정을 지켜보던 기자의 구두 밑창이 갑자기 녹으면서 연기가 피어오를 정도로 작업장 철판은 뜨거웠다. ●4고로 14년간 한번도 불 않꺼져 4고로는 가동된 지 14년 동안 한번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동안 명절 연휴에도 누군가가 고로를 지켰다는 얘기다. 전 주임은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만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을 지키는 근로자들도 애국자”라며 “30여년 근무하는 동안 고향집에서 추석 차례를 지낸 것이 서너번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급 철강 생산 자부심도 고로작업이 철강 제품의 원가를 줄이는 중요한 과정이라면 품질은 제강공장에 달려 있다. 쇳물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용도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적정한 온도와 타이밍, 성분을 잘 맞추는 고난도 작업을 하는 곳이다. 1제강공장에서는 이날 7명이 나와 숨이 턱턱 막히는 작업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장희정(33)씨는 “부모님도 세계 최고의 철강제품이 내 손끝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아시면 차례에 참석하지 못해도 이해해주실 것”이라며 그을음과 땀으로 뒤범벅된 얼굴을 연신 닦아냈다. 공장장도 마음으로만 고향을 다녀올 뿐 꼼짝없이 휴일을 반납해야 한다. 이백희 1제강공장장은 “한 순간 실수하면 두시간 동안 모든 공정이 올스톱돼 긴장의 연속”이라며 “온몸으로 쇳물 열기를 받다보면 고향을 다녀오지 못하는 서운함보다는 세계 최강 제철소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오히려 마음이 뿌듯하지 않으냐.”며 직원들을 다독거렸다. 2열연공장도 연휴기간 내내 17명이 한 조를 이뤄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열연공장은 쇳물로 1차 철강제품을 만드는 곳.22∼25㎝두께의 슬래브(쇠막대)에 열을 가하면서 압축 다듬질하는 과정이다. 슬래브를 로울러에 올려놓으면 몇차례 압축과정을 거쳐 업체들이 주문한 두께에 맞춰 1.2∼20㎚의 코일 형태의 철판(20t)이 만들어진다. 쇠막대가 코일 철판으로 가공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20초. 작업장은 쉬지 않고 돌아가는 로울러와 냉각수를 뿜어대는 소리로 귀가 멍멍하고 열기로 얼굴이 후끈거려 잠시도 서있기 어려울 정도다. 연휴를 반납했지만 근로자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위로 인사를 건네자 오히려 “산업현장은 걱정말고 국민 모두 추석 명절 잘 쇠고 오라.”는 덕담이 돌아왔다. 포항 글 사진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 (하)글로벌 경영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 (하)글로벌 경영

    ‘품질 경영’이 오늘날의 현대모비스를 있게 한 왼쪽 날개라면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 경영’이다. 현대모비스는 미국·중국·슬로바키아·인도 4개국에 10개 생산공장을 가동중이거나 짓는 중이다. 벨기에·두바이·호주 등 대륙별로 연결한 물류망도 거미줄처럼 촘촘하다. 지금은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옮겨간 박정인 전 회장과 한규환 현 부회장 등 당시 경영진이 2003년부터 일찌감치 글로벌 경영을 화두로 정하고 영토 확장에 나선 덕분이다. ●월마트·나이키를 배워라 현대모비스가 이를 위해 목표삼은 대상이 이채롭다. 유통회사 월마트·까르푸와 신발회사 나이키·아디다스를 집중 벤치마킹했다. 자동차와는 무관한 회사들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파고들어가는 이들 회사의 배송 시스템이야말로 현대모비스가 지향하는 목표였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전세계 교통 요충지를 권역별로 연결한 글로벌 물류망이다. 벨기에(유럽), 두바이(중동), 모스크바(러시아), 시드니(호주), 베이징(중국), 마이애미(북미) 등으로 연결된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AS(애프터 서비스)용 부품을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에 신속하게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신속한 AS가 완성차의 경쟁력으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중동의 홍콩’이라 불리는 두바이 물류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이곳에 거점을 틀면서 중동과 아프리카로 나가는 부품의 운송기간이 종전 40일에서 10일로 대폭 단축됐다. 여세를 몰아 현재 11개인 물류거점을 내년까지 17개로 늘릴 계획이다. ●단품 위주 수출관행 과감 탈피 그러나 물류센터만 갖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동차업계의 ‘속도전’에서 승부하기가 어렵다. 아예 해외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에 변속기 생산공장을 차린 데 이어 장쑤·상하이 법인을 잇따라 세웠다. 중국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장쑤와 베이징에 연산 30만대의 제2공장을 각각 추가로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에 맞춰 그 옆에 별도의 모듈 공장을 세웠다. 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는 슬로바키아와 현대차 인도 공장 옆에도 자체 모듈 공장을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그간의 수출 관행도 과감히 수술대에 올렸다. 단품 위주로 수출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모듈 단위의 수출을 시도한 것이다.2004년 치열했던 미국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의 2000억원대 섀시모듈 납품 국제입찰 전쟁에서 현대모비스가 예상을 깨고 승리한 것도 이같은 체질 개선 덕분이었다. 서영종 모듈사업본부장(부사장)은 “내수에만 의존하던 국내 부품업체에 새 길을 제시했다.”고 자부했다. ●수요도 과학적 관리 ‘부품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 못지않게 제때제때 필요한 부품을 전달하면서도 재고를 줄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최첨단 수요예측 분석시스템(DCS)을 도입,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던 입·출고 관리를 과학적으로 돌려놓았다. 생산라인을 공장 천장에 설치해 연속공정을 가능케 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EMS(Electronic Monorail System)도 현지에서 적잖이 화제가 됐다. 앨라배마공장은 해외공장 최초로 생산·자재·인사·회계 등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을 도입해 ‘청출어람(靑出於藍) 해외공장 시대’를 열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상) 기술·품질 경영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상) 기술·품질 경영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는 한때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완성차 갤로퍼, 기차, 심지어 헬기까지 만들었다. 현대모비스가 전문 자동차 부품생산 업체로 방향을 튼 것은 1999년말. 이 때부터 현대모비스는 매년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에 ‘황의 법칙’(매년 반도체 용량을 두배씩 증가시킨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의 약속)이 있다면 자동차에는 ‘모비스의 법칙’이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7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순위 20위로 올라섰다. 웬만한 국내 중견그룹과 맞먹는다. 단시간내에 세계적인 부품업체로 급성장한 비결을 두차례에 걸쳐 해부한다. 자동차 운전석을 만드는데 몸통, 에어백, 계기판 등 70여개 주요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이 모든 게 들어있는 운전석 하나를 차체에 앉히기만 하면 된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모듈’(Module)이다. 모듈이란 완성차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분야별 또는 기능별로 묶어 통째로 만든 부품 덩어리다. 모듈은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액의 60%를 웃도는 핵심사업이다. ●자동차 3대 핵심 모듈기술 모두 확보 현대모비스가 울산 현대차공장 부근 1만여평에 연간 140만대 생산 규모의 섀시(차량의 뼈대) 모듈공장을 설립한 것은 1999년말. 현대차 트라제·에쿠스·쏘나타에 섀시 모듈을 공급했다. 이를 시작으로 운전석과 프런트 엔드(앞부분 범퍼와 램프 등을 결합시킨 모듈) 등 자동차 3대 핵심 모듈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최근에는 기존 섀시 모듈에 엔진까지 얹어 기름만 넣으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컴플리트 섀시 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모듈은 ‘부품 기술의 종합 전시장’이라고 불릴 만큼 첨단기술과 핵심부품이 집약돼 있다. 국산차로는 기아차 쏘렌토에 처음 공급했다. 그만큼 값도 비싸 차값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4년에는 미국 ‘빅3’ 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모듈 공급권도 따냈다.2007년형 지프 랭글러 모델에 2000억원 규모의 컴플리트 섀시 모듈을 공급키로 해, 올 8월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갔다. ●이종부품 고유색 부여 완벽 검증 현대모비스는 운전석 모듈을 만들면서 ‘이종 부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종(異種)부품이란 역할은 비슷하지만 모양이나 구조가 다른 부품을 말한다. 즉, 차종마다 운전석 모듈의 형태와 기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역할을 하더라도 다른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종부품이 단 한개라도 바뀌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도입한 것이 모니터링 시스템. 통상 모듈 조립라인의 작업자들은 완성차 생산라인에서 보내온 차량 정보를 보고 부품을 조립한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전달돼온 부품이 당초 주문된 부품과 맞으면 모니터에 ‘OK’, 다르면 ‘NG’라고 나타난다.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다가 모든 이종 부품에 고유 색(色)을 부여해 공정에 투입되는 모듈의 서열 정보에 따라 식별등이 깜박이도록 했다. 현대모비스 한동인 품질본부장(전무)은 “이중삼중의 검증장치로 불량률 제로에 도전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본 품질을 토대로 얼마 전에는 운전자의 체격과 앉은 자세까지 고려해 에어백의 팽창 크기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인공지능형 첨단 에어백(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운전석 모듈에 얹었다. 운전자의 안전과 더 직결되는 것은 섀시 모듈이다. 운전석 모듈이 이종 부품과의 싸움이라면 섀시 모듈은 숫자와의 싸움이다.230여개나 되는 부품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운전석을 뜯지 않고도 이상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신기술(에코스 시스템)과, 눈길·커브길을 돌 때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꿈의 제동장치(ESC 시스템)도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그 뒤에는 경기도 용인, 북미 디트로이트, 유럽 프랑크푸르트, 중국 상하이기술연구소 직원들의 땀이 배어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30m 생산라인 따라 5초에 1대씩

    30m 생산라인 따라 5초에 1대씩

    20일 오전 공기분사 과정을 마치고 들어선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의 휴대전화 생산라인은 여느 공장과 다른 강렬한 조명과 순백의 바닥이 꽤 도드라져 보였다. 수십초마다 반복되는 자동화 설비기계의 중저음과 바로 이어지는 직원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글로벌 생산 현장임을 상기시켰다. 휴대전화 시장에선 요즘 LG전자가 ‘초콜릿폰 덕에 산다.’는 말을 심심찮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출시 4개월만에 320만대를 팔아 LG전자의 첫 ‘글로벌 히트 모델’이 됐다. 취약 시장이던 유럽에서도 LG전자의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2분기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고, 추락한 자존심의 회복 여부는 ‘초콜릿폰’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5초에 하나…24시간 풀 가동 LG전자의 휴대전화 조립 라인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곳은 아무래도 블랙의 ‘초콜릿폰’ 생산라인. 지난달부터 24시간 풀 가동하면서 하루 3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의 95%를 수출한다. 초콜릿폰은 30여m의 생산라인을 따라 완성품으로 탈바꿈됐다. 전자 부품으로 조립된 단말기 기판이 초콜릿폰으로 탈바꿈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초였다. 김형종 과장은 “아래층에서 사실상 단말기 기판 조립을 마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최종 조립만 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공정은 휴대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시험하는 일종의 테스트였다. 성환식 제조그룹 계장은 “이 라인은 가동된 지 한 달밖에 안돼 불량률이 다른 라인보다 높지만 전체 평균은 0.1%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제품인정실’. 개발된 휴대전화가 대량 생산을 하기에 앞서 제품이 고객에게 신뢰와 만족을 줄 수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실험실이다. 이곳에서는 낙뢰와 충격 등 300여가지의 휴대전화 기능을 테스트한다. 휴대전화 키보드는 2만 5000회, 폴더와 슬라이드폰의 열기·닫기는 10만회 정도를 넘겨야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 안선욱 주임은 “고객이 휴대전화를 5∼6년 정도 써야 이 정도 수준에 이른다.”면서 “휴대전화 신제품이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종종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단 기간에 1000만대 돌파” LG전자는 지난 5월 초콜릿폰을 생산한 이후 4개월만에 320만대를 팔았다. 단일 모델로는 LG전자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지역별로 유럽에서 80만, 북미 59만, 한국 55만, 중남미 54만, 중국 27만, 아시아·CIS에서 45만대를 판매했다.LG전자는 연내까지 초콜릿폰 8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생산한 휴대전화(6500만대)가운데 13%가량이 초콜릿폰인 셈이다. 김명호 경영기획그룹장은 “초콜릿폰은 최단 기간에 1000만대를 돌파하는 휴대전화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초콜릿폰의 선전뿐 아니라 공장 자동화, 조직 안정 등으로 원가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3·4분기에는 어느 정도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휴대전화 영업이익이 3·4분기 500억원,4·4분기 1000억원으로 내다봤다. 평택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닭고기 ‘브랜드 경쟁’ 뜨겁다

    닭고기 ‘브랜드 경쟁’ 뜨겁다

    국내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재도약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조류독감 피해 파동을 겪은 이후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닭고기 시장에서 브랜드 알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주요 업체는 2조원에 가까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닭고기 생산업체인 체리부로는 5일 충북 진천에 첨단 도계(屠鷄)공장을 7일 준공한다고 밝혔다. 김인식 체리부로 사장은 “진천 공장은 디지털 정밀진단 시스템을 갖춰 닭고기의 속살까지 품질 확인이 가능하다.”며 “하루 30만마리를 도계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체리부로는 지난해 도계 매출액이 744억원으로 업계 3위 회사이다. 이에 앞서 이동영 올품 사장은 4일 “사명을 하림씨앤에프에서 ‘올품’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올품은 ‘올바른 품질의 먹을거리’를 의미한다. 이 사장은 “사명 변경 이유를 닭고기 생산 경쟁업체이자 관계사인 하림과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내년 6월까지 공장 규모를 현재 하루 45만마리에서 60만마리까지 늘리겠다.”며 공장 증설을 선언했다. 하림과 마니커, 동우도 생산 라인을 이미 증설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앞다퉈 브랜드 알리기와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내년부터 개정되는 축산물가공처리법에 ‘닭고기 포장’ 의무화 조항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루 8만마리 이상 도계하는 올품, 체리부로, 하림 등이 대상 업체이다.2008년에는 모든 닭고기 생산업체에 적용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포장된 브랜드를 보고 닭고기를 사게 돼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국내 닭고기 시장 규모를 1조 8000억원대로 추정한다. 지난해 5억 7700만마리가 소비됐으며 해마다 1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40여개 업체가 난립한 시장에서 하림이 19%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마니커와 체리부로, 동우, 올품 등 5대 회사가 47%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는 “닭고기 포장 의무화제도가 시행되면 상위 5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 높아지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서울대 - LG 프레스 펠로십’ 개막

    LG상남언론재단은 4일 서울대에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공동으로 해외 전략지역 한국전문기자 육성 프로그램인 ‘2006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 개회식을 가졌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브릭스(BRICs)’를 비롯해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폴란드, 멕시코, 필리핀, 베트남 등 8개국의 주요 신문기자 8명이 초청됐다.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4주간 서울대에서 언론실무 교육과 함께 한국사회와 경제, 문화 관련 강의를 듣고 LG상남언론재단의 지원으로 개별 취재활동을 한다.또 LG화학 대덕 기술연구원,LG전자 구미공장의 PDP,LCD TV 생산라인과 평택디지털파크 및 창원공장,LG필립스LCD의 파주공장 등 LG의 전국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국내 첨단 미래사업의 생산현장을 확인하는 시간도 갖는다. 올해로 10회째인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은 한국의 해외진출 전략지역에 친한(親韓)적인 한국 전문기자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14개국 64개 언론사에서 98명을 초청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쌍용차 임단협 타결

    파행을 거듭하던 쌍용자동차 노사 협상이 30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협상을 시작한 지 148일,‘옥쇄 파업’에 들어간 지 15일 만이다. 쌍용차 노사는 이날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협상에 다시 돌입, 진통을 거듭하다 핵심 쟁점이었던 ‘인력 유연성’을 노조가 받아들여 막판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저녁 전체 조합원 5320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 찬성률 58.4%로 올해 임단협을 완전 타결시켰다. 노사는 지난 25일에도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인력 유연성과 노조 내부갈등 등이 문제가 되면서 전체 대의원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었다. 당초 노사 양측은 ‘생산라인 인력 재배치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 결렬을 선언,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였다. 교섭권이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차기 노조 집행부로 넘어가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새 집행부가 협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짧게는 2주, 길게는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들어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노조 내부에서 ‘공멸’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노조가 ‘고용 유지를 위해 효율적이고 유연한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회사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지난 25일 합의안과 별 차이가 없다.▲구조조정 철회로 고용 보장 ▲2009년까지 해마다 3000억원 안팎을 투자해 신규차종 및 신엔진 개발 ▲임금 및 모든 수당 동결 등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신차 ‘가뭄’… 하반기 영업 어쩌나

    신차 ‘가뭄’… 하반기 영업 어쩌나

    ‘신차 효과’로 간신히 올 상반기를 버텨온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에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 울상이다. 신차 기근에 경기마저 하강 신호를 내고 있어서다. 디자인이나 엔진 성능을 개선한 ‘부분 변경 모델’로 신차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지만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신차가 없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 예정된 신차는 현대차의 ‘베라크루즈’와 GM대우의 ‘토스카 디젤’ 2종에 불과하다. 멕시코의 고급 휴양도시에서 이름을 따온 베라크루즈는 현대차가 ‘최고급 럭셔리’를 표방하며 내놓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다. 테라칸 후속으로 10월 출시 예정이다. 중형 승용차인 토스카는 SUV 윈스톰의 디젤 엔진을 얹어 11월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나마 이는 올초 출시된 휘발유 모델에 디젤 모델을 가미하는 것이어서 온전한 신차로 보기는 어렵다. 파업 진통을 겪은 쌍용차와 일본 수출 개시로 생산라인 여력이 없는 르노삼성차는 신차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 르노삼성의 경우, 당초 연말쯤 소형차 SM3 디젤모델을 출시하려 했으나 ‘과부하’를 우려해 보류했다. 이렇듯 신차 출시가 부진하자 일선 대리점의 한숨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서울 길음동의 한 영업소장은 “지난해나 올초에 나온 신차 효과가 올 상반기로 이어지면서 불황의 와중에도 그럭저럭 버텼는데 하반기에는 뭘로 고객들을 공략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부분 변경 모델로 위기 돌파? 부분 변경 모델이란 기존 차량의 엔진이나 주행 성능, 디자인, 편의사양 등을 일부 개선해 새로 내놓는 차를 말한다. 기아차의 ‘뉴오피러스’가 대표적이다. 한달에 500∼700대밖에 팔리지 않아 ‘꼴찌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었던 구형 오피러스는 신차 수준에 버금가게 내·외관과 엔진성능을 대폭 바꾸면서 지난 6월부터 두달 연속 대형차 부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내친 김에 대형차 최초로 한달 판매량 3000대를 넘긴다는 목표다. 현대차도 이달초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개선한 2007년형 쏘나타를 내놓은 데 이어 헤드 램프 등 앞모습을 새롭게 꾸민 스포츠카 투스카니(페이스 리프트 모델)를 다음달 출시한다. 신형 아반떼와 신형 그랜저로 상반기 시장을 선방해온 현대차는 일단 2007년형 쏘나타로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달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기면 쏘나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에 나온 쌍용차의 2007년형 체어맨은 기존 배기량(2800㏄,3200㏄)에 3600㏄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부주의나 졸음으로 인한 차로 이탈을 막아주는 ‘차로 이탈 경고시스템’도 새로 선보였다. 부분 변경 모델에 의지하기는 수입차업계도 마찬가지.GM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캐딜락 BLS와 E클래스 앞모습 변경 모델을 각각 선보이거나 내놓았다. 도요타는 이르면 10월쯤 대형 신차 LS460(4600㏄)을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분 변경 모델들이 신차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워낙 새 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부진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車업계 노사 ‘덜컹덜컹’

    자동차업계가 ‘파업’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타협점을 찾는 듯했던 쌍용차는 다시 극한 대립 상태로 내몰리고 있고, 기아차도 파업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쌍용차,“노조가 너무해”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 철회를 핵심으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날 저녁 치러진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겉으로는 “임금 동결, 생산라인 인력 전환배치 등 (조합원들의)희생이 너무 크다.”는 게 주된 이유이지만 노조 내부의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 노조는 새 집행부 선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28일 1차 선거를 거쳐 다음달 1일 새 집행부를 뽑는다. 새 집행부 후보들은 현 집행부가 도출해낸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을 ‘굴욕 교섭’이라며 거세게 반발, 원점으로 되돌렸다. 안으로는 전임 집행부를 견제하고 밖으로는 앞으로 사측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차기 집행부가 꾸려져 다시 협상안을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한 직원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는 데에도 무려 146일이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측도 강수(强手)로 맞서고 있다.“노조가 경영위기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며 “적자 누적과 파업 장기화로 현금이 거의 고갈나 다음달 10일 예정대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규모도 당초 554명에서 더 늘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에만 176억원의 적자를 냈다. 판매량이 계속 급감하고 있지만 신차를 출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파업의 명분이 됐던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이렇다할 언급이 없어 여론의 따가운 눈총도 피할 수 없게 됐다.●기아차도 파업 3주째 1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28일에도 주야 4시간씩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25일에는 파업시간을 일시적으로 두시간 더 연장해 사측을 압박했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4∼6월)에 15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분기별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외환위기 이후 벌써 두번째다. 상반기를 통틀어서도 영업이익률이 0.2%에 불과하다.1000원어치를 팔아 겨우 2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도요타·혼다·BMW 등 외국 업체(7∼9%)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회사가 노조의 ‘성과급 300%’ 요구에 펄쩍 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급 인상폭을 놓고서도 회사(7만 3200원)와 노조(10만 6221원)의 견해차가 크다. 기아차측은 “갈수록 3중고(환율 하락, 유가 상승, 소비 부진)가 심해지는 데다 노사 갈등까지 겹쳐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고 밝혔다. 이렇듯 완성차업체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부품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자금난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는 파업을 하다가도 타결되면 경영이 곧 정상화되지만 협력업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도미노 악영향’을 우려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정, 3분기에 4조 더 푼다

    재정, 3분기에 4조 더 푼다

    정부가 하반기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비교적 넉넉하게 남은 재정사업 자금을 하반기에 남김없이 쏟아붓되 이 자금이 차질없이 집행되도록 점검을 강화, 자금의 ‘동맥경화’를 막는 식으로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유예시켜 주겠다는 카드도 내놓았다. 기획예산처는 하반기에 배정된 주요 사업비 86조 9000억원 중 55%가 넘는 48조 3000억원을 3분기에 앞당겨 집행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초 계획됐던 3분기 재정 집행 규모보다 4조 2000억원 늘어난 것이며, 집행률도 23.8%에서 26.1%로 2.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또 수해 복구를 위해 편성될 추가경정예산 2조원도 3분기부터 본격 집행되기 시작해 지방건설 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예산을 내년으로 넘기거나(이월) 남기지(불용) 말고 제때 남김없이 쓰도록 각 부처와 공기업들에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월·불용 규모가 정부 목표대로 ‘제로(0)’수준에 근접할 경우 4조원의 추가적인 재정지출 효과가 생긴다. 집행 실적이 부진한 사업들은 현재 분기별에서 월별로 실적점검을 강화하고, 특별한 사유없이 사업 집행이 부진한 부처는 중기 재정운용계획에 반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기획처는 지난 11일 제4차 재정관리점검단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해 복구용 추경 편성으로 당초보다 ‘실탄’이 보강됐고, 전년보다 충분한 재정여력을 차질없이 집행만 한다면 인위적인 경기부양 없이도 경기진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창업 中企 5년간 세무조사 유예 국세청은 13일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지능형 로봇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된 305개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앞으로 2∼3년간 유예시켜 주는 것을 골자로 한 ‘성장동력산업·일자리창출 중소기업에 대한 세정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조사유예대상은 2006년도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사업을 확대해 연평균 상시근로자가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경우로 최소한 10명 이상 새로 고용했거나 고용계획이 있는 기업이다. 고용증대 중소기업은 오는 2008년까지 2년간,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3년간 각각 조사가 유예된다. 특히 2006년에 창업한 중소기업은 고용증가 인원·비율에 관계없이 2009년까지 3년간 조사가 유예되며, 지방 소재 창업 중소기업은 2011년까지 5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 ●“단발적인 경기부양 효과에 그칠 것” 하지만 경기침체 속도를 둔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단발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정부가 3분기에 재정을 늘려 조기 집행하고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겠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인 경기부양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경기가 살아나려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없애는 등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부가 3분기에 예산 집행만으로 이미 하강 국면에 들어선 경기 흐름을 바꿔놓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있으려면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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