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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당, 새 정당 이미지 공개...沈 “다양한 색이 연대하는 미래”

    정의당, 새 정당 이미지 공개...沈 “다양한 색이 연대하는 미래”

    “한국 정치 새 이정표 담은 노랑·빨강·초록·보라색”정의당은 17일 기존에 당을 상징하던 노란색에 빨강, 초록, 보라 네 가지 색깔을 더한 새 정당 이미지(PI·party identity) 서브 컬러를 공개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PI 서브 컬러 발표회를 열어 새 이미지를 보여주며 “새로운 색깔을 더해 새로운 가치 혁신의 비전을 국민들께 선보인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각각의 색에 ‘너랑노랑’, ‘피땀빨강’, ‘산들초록’, ‘평등보라’라고 이름 붙였다. 노랑은 희망과 연대, 빨강은 노동, 초록은 공존과 기후위기 대응, 보라는 평등과 페미니즘을 각각 상징한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다양한 색들이 연대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바로 저 심상정이 달려가고자 하는 미래이고, 제가 제시한 다당제 책임 연정의 색깔”이라며 “(대선까지) 남은 82일 동안에 빨강, 녹색, 보라색이 모두 손잡을 수 있도록 노란 희망의 원을 더 넓게 그리겠다”고 말했다.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여영국 대표도 “한국 정치가 향해야 할 곳을 상징하는 새 이정표”라며 “한국 사회의 미래를 담고 국민들의 희망을 담는 색이 될 수 있도록 심상정 후보와 함께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기운 몰고… 범 내려온다

    기운 몰고… 범 내려온다

    내년은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다. 임(壬)은 검은색, 인(寅)은 호랑이를 뜻한다니 ‘검은 호랑이의 해’인 셈이다. 호랑이해를 맞는 저마다의 의식을 치르기에 적합한 곳은 어딜까. 첫손 꼽히는 곳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지키는 인왕산이다. 호랑이의 기운을 가진 산이자, 호랑이처럼 강인한 인상의 악산(岳山)이며, 실제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던 산이다.‘인왕산 모르는 호랑이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보통은 사람을 중심으로 속담이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이 속담은 호랑이 입장에서 쓰여져 독특하다. 노출을 꺼리고 은밀함을 즐기는 호랑이의 야생성에서 비춰 보면 인가와 바짝 붙은 인왕산(338.2m)은 다소 뜻밖이다. 금강이나 백두, 설악, 지리 등 깊은 산들을 선호할 법한데 말이다. 호랑이가 인왕산을 ‘알게’ 된 건 먹이 때문이지 싶다. 그리고 그 쉬운 먹이 중 하나는 한양 도성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걸핏하면 호랑이가 민가와 궁궐을 덮쳐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좌청룡 낙산과 함께 수도 호위한 우백호 인왕산 인왕산은 호랑이의 기운을 가진 산으로도 유명하다. 조선 개국 당시, 한양으로 도읍하는 데 풍수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무학대사는 인왕산을 주산으로 삼으려 했지만, 북악산을 주산 삼아 ‘제왕 남면(南面)’해야 한다고 주장한 ‘실세’ 정도전의 반대로 무산됐다. 풍수에서 좌청룡은 문인, 우백호는 무인을 뜻한다. 경복궁 이후 현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인왕산이 좌청룡 낙산과 함께 수도를 호위하는 우백호의 역할을 해 온 이유다. 인왕산은 거대한 바위산이다. 산자락을 따라 크고 작은 바위들이 솟아 있다. 범바위는 그중 하나다. 인왕산 주봉 아래 납작 엎드려 서울 도심을 호시(虎視)하고 있는 듯하다.범바위는 야경 명소다. 경관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오를 수 있다. 덜 추운 계절엔 범바위와 정상 일대가 인파로 북적댄다. 외국에도 꽤 알려진 듯하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보기가 쉽지 않은 요즘에도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과 마주할 수 있다. 어디 야경뿐일까. 사실 범바위는 해돋이, 해넘이 때도 풍경 맛집이다. 단지 야경으로 더 많이 알려졌을 뿐이다. 사직공원을 들머리 삼아 오른다. 초반부터 된비알이어서 무르팍이 꽤 팍팍하다. 범바위까지는 20분 남짓이면 오른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사방이 탁 트여 고산준봉 못지않은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범바위를 향해 오르다 보면 한양 도성 너머로 예사롭지 않은 바위 하나와 절집이 눈길을 끈다. 각각 선바위와 인왕사다. 선바위를 두고도 무학대사와 정도전이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무학대사는 바위를 도성 안으로 끌어들여야 길하다고 했고, 정도전은 밖에 둬야 좋다고 했다. 선바위가 있는 곳은 성벽 밖이다. 결국 정도전의 주장이 또 먹혔던 거다. ●중종과 단경왕후의 이야기 담긴 치마바위 인왕산 정상 일대는 거대한 암릉이다. 풍성하게 부푼 모양새가 꼭 한복 치마를 보는 듯하다. 치맛단에 해당되는 바위 아래엔 주름도 접혀 있다. 실제 이름도 치마바위다. 바위엔 왕가 여인의 사연이 깃들었다. 이름의 유래가 된 이는 조선의 11대 왕 중종의 첫 번째 왕비인 단경왕후 신씨다. 그는 아버지가 중종반정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7일 만에 폐서인이 된 비운의 왕비다. 중종은 열두 살 어린 나이 때부터 부부의 연을 맺었던 신씨가 인왕산 아래 옛 거처로 쫓겨나자 종종 경회루에 올라 아내를 그리며 인왕산 기슭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신씨는 자신이 입던 붉은 치마를 경회루가 잘 보이는 치마바위에 매일같이 걸쳐 놓았다지. 두 사람의 애끓는 이야기가 치마바위 곳곳에 새겨진 듯하다. 인왕산 정상에는 서너 명이 동시에 설 수 있는 작은 바위가 하나 있다. 치마바위 윗부분이라선지, 둘둘 만 한복 치마의 허리춤을 닮은 듯하다.●자연·도심 풍경 안은 ‘인왕산 숲속쉼터’ 정상에서 내려와 부암동 쪽으로 가다 보면 기차바위가 나온다. 정상 쪽에서 보면 울퉁불퉁 솟은 여러 바위들의 집합체처럼 보이지만, 부암동 쪽에서 올려다보면 거대한 단일 암릉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경관이 무척 장엄하다. 예서 윤동주문학관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이 구간에 볼거리들이 몇 개 있다. ‘인왕산 숲속쉼터’는 지난달 말에 개방된 따끈따끈한 ‘신상’ 명소다. 군인들이 머물던 옛 인왕3분초를 시민 쉼터로 리모델링했다. 인왕산엔 예부터 군 초소가 많았다. 김신조 등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청와대를 기습하려다 미수에 그친 1968년 1·21사태 이후 무려 30개가 넘는 초소가 설치됐다. 이후 조금씩 빗장을 풀던 인왕산이 완전 개방된 건 2018년이다. 대부분의 초소가 철거됐고, 3곳만 보존을 위해 남겼다. 인왕산 숲속쉼터는 그중 하나다. 숲속쉼터는 목조 건축물이다. 인왕3분초에서 상부는 철거하고 하부만 남겨, 그 위에 친환경 목재 건물을 올렸다. 자연과 도심 풍경을 자연스레 내부로 끌어들인 기법이 인상적이다. 올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건축상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세로 치면 사실 인왕 스카이웨이의 초소책방이 압도적이다. 차량 접근성이 좋고, 서울 도심이 굽어보이는 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쉴 수도 있다. 한데 번다한 게 흠이다. 반면 숲속쉼터에선 북악산, 청와대 등을 굽어보며 한적하게 쉬어 갈 수 있다.●인왕제색도 속 ‘기린교’ 품은 수성동 계곡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청운문학도서관이 나온다. 옛 청운공원 관리소를 한옥 책방으로 새로 꾸몄다. 도서관 바로 위엔 ‘인왕산에서 굴러온 바위’가 있다. 2007년 ‘공공의 기억 살리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조성된 조형미술작품이다. 애초 경복궁 고궁박물관에 있던 것을 이듬해 현재 위치로 옮겼다. 이 조형물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하루하루 수많은 시민의 손길이 더해질 뿐 완성의 날은 없다. 조형물에 돌을 올려 치성을 드리면 복을 가져다준다니, 한 번 시도해 보시길. 등산로 끝자락엔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공간이다. 버려진 옛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문학관 왼쪽엔 ‘시인의 언덕’이 조성돼 있다. ‘서시’를 새긴 시비 너머로 사뭇 다른 느낌의 서울이 펄쳐진다. 내친걸음 수성동 계곡까지는 둘러봐야 인왕산 여정이 마무리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와 ‘장동팔경첩’ 등에 등장하는 계곡이다. 복원 공사 중 겸재의 그림에 등장하는 기린교가 옛 모습 그대로 발견되면서 단박에 인왕산의 명소로 떠올랐다. ■ 여행수첩 -인왕산은 사직공원, 수성동 계곡, 윤동주문학관 등에서 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곳은 윤동주문학관이다. 다른 곳보다 고도는 높은 반면 오르막 경사는 덜하다. 범바위를 먼저 보겠다면 사직공원 쪽에서 올라야 한다. 독립문 쪽에서 오를 수도 있다. 주변에 옛 서대문형무소, 딜쿠샤(기미독립선언서를 외신으로 처음 보도한 미국 언론인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등 명소들이 많다. -인왕산 일대는 주차장이 거의 없다. 코로나 때문에 화장실 인심도 박해진 만큼 산행 전에 대비를 해두는 게 좋다. -윤동주문학관 너머에도 창의문, 석파정, 부암동 등 걸어서 돌아볼 만한 곳이 많다. 문학관 앞 도로엔 대형버스 서너 대가 설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주로 지방의 관광버스들이 주차(2시간)하는 공간이다.
  • 전승희 경기도의원 “양평군 교육환경개선 예산 총 44억원 확보”

    전승희 경기도의원 “양평군 교육환경개선 예산 총 44억원 확보”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전승희 의원(더민주·비례)은 양평지역 학교들에 대한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 총 44억 원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전 도의원이 이번에 확보한 사업예산들은 급식실과 도서관 신·증축, 석면 교체, 내진 보강 등 관내 학교에서 시급히 완료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업들로 선정됐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으로는 수입초등학교 화장실 개선 및 특별실 리모델링 1억4,800여만 원, 서종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환경개선 1억6,100만 원, 개군중학교 급식실 증축 11억2,000만 원, 도서관 신축 8억4,400만 원, 양일중학교 4개 사업에 13억6,000만 원, 양일고등학교 냉난방 개선 등에 5억2,500만원가량이다. 전 도의원은 “앞으로 위드코로나가 점차 확대되어 내년부터는 완전한 일상회복을 목표로 교육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부족함이 없도록 예산확보에 노력했다”며 “반영된 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양평교육지원청과 각급학교에서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산불 잡는 장비도, ‘노고단 일출 몇시’ 황당 전화도 진짜죠”

    “산불 잡는 장비도, ‘노고단 일출 몇시’ 황당 전화도 진짜죠”

    국립공원 레인저 2500명···수기·취재 통해 리얼리티 높여 tvN 주말드라마 ‘지리산’에는 우리가 몰랐던 지리산이 매회 등장한다. 사건 사고는 물론 현대사의 비극과 멸종위기 동식물 이야기까지, 실화를 소재로 삼아 산의 새로운 얼굴을 보게 만든다. 여기에 산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레인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국립공원공단 레인저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탄생했다.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재난안전과 천성재 주임도 그런 레인저 중 한 명이다. 최근 서울 중구 국립공원공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요즘 현장 순찰을 돌다 보면 우리를 레인저라고 부르는 분들이 많고 드라마 배경이 된 뱀사골탐방안내소를 찾는 탐방객도 늘었다”고 변화를 전했다. 드라마는 지리산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서이강(전지현), 강현조(주지훈), 조대진(성동일), 정구영(오정세), 박일해(조한철) 등 레인저들의 분투를 그린다. 여기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가 병행한다. 1998년 78명의 사상자를 낸 수해 사고, 2012년 월악산 소나무 굴취사건, 해방 이후 자행된 양민 학살, 멸종위기 구렁이 불법포획, 케이블카 설치 갈등 등 아픈 역사들을 조명해 낸다. 산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는 1997년 방영된 ‘산’ 정도다. 무거운 장비를 옮기기가 어려워 산은 그동안 드라마 배경으로 잘 활용되지 않았다. 레인저도 ‘극한직업’이나 다큐멘터리에만 등장했을 뿐 다양한 업무를 다룬 건 ‘지리산’이 처음이다. 전국 국립공원 레인저는 2500명으로 인명구조, 산불진화 등 재난 대응뿐 아니라 자원조사, 시설물 정비, 생태계 보호, 대피소 운영, 행정업무 등 산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 16부작인 이번 드라마에는 김은희 작가의 사전 취재를 비롯해 ‘국립공원 50년사’와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등 발간물, 직원 수기 100여편과 수첩 기록 등이 골고루 담겼다. 수해 사고 등 실제 사건 각색...레인저들 현장 동행·시범도무전기, GPS, 산불진화차 등의 전문 장비는 물론 이정표나 서류, 반달이 인형 등 소품도 실제 쓰는 것을 활용했다. 드라마 제작지원단 이윤수 과장은 “김 작가 등 제작진이 밤낮으로 메시지와 전화 연락을 해 온다”며 “수시로 소통하며 리얼리티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천 주임을 비롯한 지리산 직원들은 구조 장면이나 장비 사용법에 대해 미리 시범을 보이거나 안전을 위해 촬영 현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각종 디테일도 녹아 있다. 혼수상태에 빠진 현조의 생령(영혼)과 이강의 소통 수단으로 등장하는 나뭇가지와 돌로 만든 표식은 과거 빨치산들의 방법을 응용했다. 살인 도구로 등장한 감자폭탄은 곰 사냥꾼들이 썼던 감자폭탄에서 왔다. “천왕봉이 몇 미터냐”, “노고단 일출이 몇 시냐”며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전화도 레인저들이 겪은 일이다. 천 주임은 “이강이나 현조처럼 산에 혼자 가는 일은 없이 늘 2인 1조로 다닌다”며 “이 부분은 현실과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레인저, 산과 국민의 중간자···재미와 보람 커” 현조처럼 군인 출신들도 적지 않다. 천 주임도 7년간 군복무를 한 뒤 2015년 내장산을 시작으로 산과 인연을 맺었다. “군인일 땐 산에 가는 게 싫었는데 레인저가 되고 너무 좋아졌다”는 그는 “계절마다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산의 매력 덕분에 일의 재미와 보람도 크다”고 했다. 레인저를 산과 국민을 연결하는 중간자로 정의한 이 과장은 “환경 보전과 인간의 개발이 상충될 수 있지만 자연 보전도 국민의 관심이 높아져야 가능하다”며 “산을 보호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소품과 배우들이 입었던 의상 등 드라마의 흔적은 뱀사골탐방안내소에 마련한 전시관에서 내년 연말까지 공개된다.
  • 인텔CEO “대만은 불안정한 곳”…대만인들 분노한 사연

    인텔CEO “대만은 불안정한 곳”…대만인들 분노한 사연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삼성이나 대만TSMC 같은 아시아 반도체업체보다 미국 반도체 업체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대만은 불안정한 곳”이라고 말해 대만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개발자 출신으로 알려진 패트릭 겔싱어는 지난 1월 인텔 사령탑에 올랐다. 패트릭 갤싱어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테크(Fortune Brainstorm Tech) 콘퍼런스에서 삼성과 TSMC의 반도체 생산망 지원 법안이 계류 중인 동안 (미국)정부는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텔과 같은 미국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상원을 통과한 520억 달러의 반도체 지원 법안이 여전히 보류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갤싱어 대표는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를 겨냥해 “대만은 안정된 곳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이 27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었다며 “이게 여러분들을 더욱 편안하게 만드느냐”고 물었다. 중국의 위협 때문에 대만은 안전한 반도체 공급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건설 공장 건설을 시작한 상태다. 삼성도 텍사스에 생산라인 건설을 위해 1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은 2022년 하반기 생산설비 입고를 시작으로 2024년부터 5나노 공정 반도체를 매월 2만 개씩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이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 반도체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 보조금이 회사가 업계에서 경쟁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2일 반도체 산업협회(SIA)가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인텔, 애플, TSMC, 삼성 등 59개 업체 대표들이 공동명의의 공개서한을 미국에 보내 산업투자 가속화를 호소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중국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하고 있었으나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이를 좌절시켰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TSMC의 반응은 ‘무시’였다. 류더인 TSMC 회장은 3일 한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응대할 가치가 없다”며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TSMC는 대만을 지키는 신의 산이라는 뜻을 지닌 ‘호국신산’이라고 불린다. TSMC가 경제와 산업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까닭에서다. 호국신산은 본래 대만섬 남북으로 뻗은 해발 3000m 이상의 산들로 이루어진 중앙산맥을 일컫는다.  대만 네티즌들은 “웃겨 죽겠다”, “인텔이 급하다.”, “중국하고 손잡겠다는 건가?”, “대만이 불안정하다면서 인텔이 TSMC에 파운드리 오더는 왜 하는가?”, “이길 수 없으니 공격한다”, “불쌍하다”, “인도로 가라”, “대만이 인텔보다 안정적이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쏟았다. 대만 반도체의 대부 장중머우(90) TSMC 전 회장은 지난 10월 26일 한 포럼에서 “대만은 현재 지정학적으로 전략가들의 전쟁터”라며 “TSMC의 지위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 반도체 공급망이 불완전하고 생산 비용이 높다”며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추진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미국 반도체 제조시장 점유율이 과거 42%에서 현재 17%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장중머우는 오래전부터 갤싱어 대표와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회장은 갤싱어 대표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당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엔지니어였다고 회고했다. 장 회장은 갤싱어 대표가 2015년 인텔을 떠나 VM웨어 대표가 되자 자신을 찾아와 15분간 매우 분명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며 당시 그를 보며 “인재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대만의 ‘반도체 방패’ TSMC/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만의 ‘반도체 방패’ TSMC/주현진 국제부장

    호국신산(護國神山).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떠오른 대만(臺灣) 국토 남에서 북으로 해발 3000m가 넘는 산들이 이어진 중앙산맥을 현지인들은 이렇게 부른다. 해마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이 산맥이 가로막아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나라와 국민을 든든히 지켜 주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기술 패권 시대에 접어든 요즘은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TSMC(臺灣積體電路)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으로 통한다. 국공 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한 장제스(蔣介石)가 쫓겨나 1949년 건립한 중화민국(대만)은 대한민국과 함께 미국의 군사동맹이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경제성장에 시동을 걸었으나 ‘중국의 굴기’와 함께 잊혀지는 듯했다. 압도적 크기의 대륙인 중화인민공화국(중공)과 섬나라인 대만을 남북한과 같은 분단국으로 보는 시각은 바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질 것만 같았던 대만의 국제적 위상을 TSMC가 빠르게 재정립하고 있다. 우선 TSMC는 대만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TSMC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2분기 기준)은 52.9%로 삼성전자(17.3%)를 압도한다. 시총(726조원)은 삼성전자(432조원)의 1.7배다. 글로벌 반도체 대란 현상과 맞물려 TSMC의 올해 매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해도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연 6% 이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주요국 1위로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4.46%)은 한국(1.85%)의 두 배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25년 한국을 앞지른다. 물리적으로는 대만을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TSMC는 매출 60% 이상이 미국 수출에서 나온다. 미국과는 반도체를 설계해 주문하면 이를 생산해 주는 반도체동맹 사이다. 중국은 TSMC가 미국의 반중 정책에 동참해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여파로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華爲)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아픔이 있다. 미국은 이런 이유에서 대만을 애지중지 여기고, 중국은 통일 운운하며 대만을 무력으로 위협하면서도 막상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한다. TSMC의 독보적인 실력 덕분에 대만은 앞으로 더 나은 국가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공급망 문제에 봉착했고, 그 핵심은 반도체 부족이다. 반도체가 없어서 자동차 생산이 줄고, 그 여파로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휘청할 지경이다. 다른 나라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달 초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처음으로 대만을 공식 방문해 “(중국이 아닌) 대만과 같은 진영에 서 있다”고 노골적으로 편을 들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면서도 대만을 다음달 열리는 세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100여개국 중의 일원으로 공식 초청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미국이 구축하려는 ‘반중국 반도체동맹’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제는 군사동맹이 아니라 기술동맹의 시대다.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동맹을 구축해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하고, 강소국들은 기업이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 대만 현지인들 사이에 TSMC를 부르는 호국신산의 글로벌식 표현은 아마도 ‘반도체 방패’(semiconductor shield)가 아닐까 싶다. 한국도 막강한 기술 방패를 구축해야 미중 사이에서 할 말을 할 수 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같은 그림, 다른 해석/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같은 그림, 다른 해석/미술평론가

    한 남자가 관객을 등지고 바위 위에 서 있다. 짙은 녹색 코트에 가느다란 지팡이를 짚은 남자는 적갈색 머리칼을 휘날리며 발아래 펼쳐진 안개를 바라본다. 우뚝 솟은 산과 남자가 서 있는 절벽 사이에는 안개를 뚫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솟아 있다. 그 너머로 완만한 경사의 땅과 희미한 산들이 이어지다 종국에는 안개 속으로 사라져 구름 낀 하늘과 분간할 수 없게 된다. 프리드리히는 작센과 보헤미아 지방의 산악 지대를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작업실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즉 이 장소는 독일 동부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어디라고 특정하기는 곤란하다. 나폴레옹의 침략은 스페인에서는 고야의 사실주의를 낳았고, 독일에서는 프리드리히로 대표되는 낭만주의를 낳았다. 독일 낭만주의는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영국식의 ‘그림 같은’ 자연을 거부하고 거칠고 웅대한 자연을 회화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한 방랑자가 세상을 헤매다 절벽 끝에 도달해 안개 낀 산과 평원을 바라다보는 이 그림은 낭만주의의 영원한 표상이 됐다. 얼굴을 볼 수 없는 방랑자는 관객에게 초인적 존재로 다가온다. 프리드리히는 풍경화에 잘 사용하지 않는 세로로 긴 캔버스의 중심에 우뚝 선 남자를 배치해 그의 존재감을 강화했다. 우리는 남자의 시선이 향한 쪽을 바라보며 그의 마음속을 채우고 있을 숭고한 감정을 짐작할 뿐이다. 의미가 명확한 사실주의와 달리 낭만주의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혹자는 붉은 머리 방랑자가 프리드리히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그에게서 나폴레옹 침략에 저항하는 독일 정신을 발견했다. 시대는 가도 이미지는 살아남는다. 나치도 이 그림을 좋아했고,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도 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늘날 이 그림은 음반이나 책 표지, 광고, 패러디물 등 어디에나 나타난다. 현대 비평가들은 낭만주의의 숭고함에서 성차별적인 미학을 발견했다. 미묘하고 부드러운 정경은 여성적이고, 거칠고 음울한 정경, 방랑, 고독, 침묵, 무한함 같은 요소는 남성적이라는 이분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지는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면서 생명을 이어 간다.
  • 모노레일·집라인 인기, 6개월간 16만명 발길…힐링관광 핫플로 떴다

    모노레일·집라인 인기, 6개월간 16만명 발길…힐링관광 핫플로 떴다

    함양군 대봉산 일대에 조성돼 있는 대봉산휴양밸리가 지난 4월 개장한 뒤 6개월 동안 16만여명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힐링·휴양 관광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17일 함양군에 따르면 대봉산휴양밸리는 삼림욕장, 자연휴양림 등 숙박·캠핑 시설과 모노레일·집라인 등 종합산림레포츠 시설을 갖춘 체류형 휴양치유 복합관광 단지다. 숙박시설이 중심인 ‘대봉캠핑랜드’와 모노레일·집라인 등 레포츠 시설이 있는 ‘대봉스카이랜드’로 구분된다. 대봉스카이랜드에는 천왕봉을 오르내리며 산을 도는 국내에서 가장 긴 3.93㎞ 길이 모노레일이 있다. 봉황을 닮은 모노레일을 65분 동안 타고 이동하며 멀리 지리산과 주변 고산준봉의 시원한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대봉산 상부에서 출발하는 대봉집라인은 3.27㎞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고도도 1228m로 국내 최고다. 모두 5개 코스로 구분돼 있다. 코스 이름을 바람 이름을 따 산들바람, 하늬바람, 샛바람, 돌개바람, 높새바람으로 지었다. 속도는 코스에 따라 다르다. 돌개바람 코스는 시속 110~120㎞로 가장 빠르다. 대봉캠핑랜드는 단체숙박시설인 대봉사나래관을 비롯해 숲속의 집 15개, 오토캠핑 야영장, 어린이 숲속놀이터, 대봉먹거리관 등 체류형 휴양시설이 조성돼 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최욱경 · 헤어진 날/학명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최욱경 · 헤어진 날/학명란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 여성화가. 내년 2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헤어진 날/학명란 눈 내리고 얼어붙은 강가엔 예닐곱 척의 배가 있는데 가까이 있는 배들을 차례로 겅중겅중 건너 마지막 뱃전에 기어코 올라서는 거야 네가 말이야 돌아보니, 이상하게 내가 구경꾼처럼 나를 돌아보니 기를 쓰며 너를 쫓고 있네 한순간 네가 배를 버리고 차가운 강으로 뛰어드네 추울 텐데 꿈에서도 네가 추울 텐데 하면서 나도 물속으로 가 너는 달아나고 나는 따라가지만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간혹 네가 돌아볼 때 그 눈, 깊게 젖어 날 아프게 하던 눈을 보면서 찬 강물 속에서 숨도 잘 쉬면서 눈도 잘 뜨고 수영도 잘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려 꿈이잖아 괜찮아 하면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아세요? 1년에 365번 이별하는 사람이지요. 매일 만나 손잡고, 웃고, 된장찌개 먹고, 골목 책방 심다에 가서 시집 한 권씩 사 서로의 가슴에 안겨 주고, 헤어지는 거지요. 하루에 한 번 헤어지기를 365번 하면 1년이 지나가지요. 3650번 하면 10년이 지나가요. 3만 6500번 하기 위해선 하늘나라에 가서도 부지런 떨어야겠죠. 은하수 사이에 서로의 종이배를 띄우고, 가끔은 꽃송이도 띄워 보내고. 그러니 이 이별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지요. 50번이나 100번 만나고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은 쓸쓸한 일이에요. 얼어붙은 겨울날 한 사람은 얼음물에 뛰어들고 한 사람은 뒤쫓아 가고 꿈인 듯 두 사람 다시 만나 뜨거운 눈물 흘렸으면 해요. 곽재구 시인
  • 이영주 경기도의원 복지정책 거시적 관점 연구 주문

    이영주 경기도의원 복지정책 거시적 관점 연구 주문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영주 의원(시대전환·양평1)은 9일 2021년 경기도복지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복지행정의 개혁에 대한 연구를 주문했다. 이 도의원은 “거시적 차원에서 새롭게 복지정책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해 새로운 민선 8기 도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도의원은 “복지정책의 시스템이 공공, 법인, 시설장,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크게 보면 네 가지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 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부적절한 운영이라든지, 비리, 갑질 등 수 많은 문제 또 공공의 예산들이 부적절하게 사용되거나 개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도의원은 “복지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개선과 제도적 개선방안 등구체적 내용에 이르기까지 복지개혁 연구를 내년 상반기 때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 임성환 경기도의원 “음악·웹툰·만화산업 장기적 투자 부족”

    임성환 경기도의원 “음악·웹툰·만화산업 장기적 투자 부족”

    경기도의회 임성환 의원(더민주·부천4)은 지난 5일 도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음악산업의 체계적 육성 방안을 마련과 웹툰·만화, 특히 메타버스 관련 정책을 선점해 미래 콘텐츠 산업 기반마련에 필요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임 도의원은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콘텐츠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음에도 도 문화체육관광국의 만화 또는 영상콘텐츠에 대한 예산지원 의지가 없음을 강력히 따져 물었다. 특히, 내년도 예산편성과 관련해서 만화, 웹툰, 음악산업 예산들의 삭감을 언급하며 “음악과 같은 콘텐츠 산업은 대중성과 상업성이 충분한 분야로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도의 문화예술 예산 지원의 시각의 전환을 강력히 요청했다.
  • 민주당 구청장들 “900억 예산 삭감한 서울시 민주주의 후퇴 우려” 비판

    민주당 구청장들 “900억 예산 삭감한 서울시 민주주의 후퇴 우려” 비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민주당 소속 24개 구의 구청장들이 내년도 주민자치 관련 예산 900억 원을 삭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예산안에 대해 “서울시가 일방적인 예산 편성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자치구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4일 비판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노인 및 장애인 복지·임산부 지원·도시재생·민관협치 등의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자치구 예산 분담 비율을 일방적으로 상향하려 한다”며 “서울시의 민주주의 후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은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시 24개 자치구 구청장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기자회견에는 이성 협의회장(구로구청장), 박성수 사무총장(송파구청장)을 비롯해 모두 12명의 자치구 구청장들이 참석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삭감된 예산의 절반은 복지, 나머지 절반은 시민참여와 관련한 예산들이다. 특히 마을활동가 지원 사업 등 시민참여 예산이 70% 이상 삭감됐다고 협의회 측은 전했다. 예산 삭감은 자치구에 지원하는 보조금 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성 협의회장(구로구청장)은 “애초 자치구 예산 2200억원이 삭감됐으나 예산 조정 과정에서 1천300억원 정도가 복구됐다”며 “복구된 예산 상당수가 복지 분야이고, 시민참여 예산 삭감은 그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성 협의회장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와 복지관 운영 같은 필수적인 복지 사업도 삭감 대상이 됐다”며 “복지 분야는 자치구가 더 부담하면 되지만 시민참여 예산 삭감은 시정 철학이 잘못된 것이라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시대착오적인 결정에 맞서 참여 민주주의 정신과 협치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서울시는 이제라도 상생과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11월 중순부터 발표할 계획이다.
  • ‘코로나19 피해서 산에 갔다‘…경기도 등산객 5% 증가

    ‘코로나19 피해서 산에 갔다‘…경기도 등산객 5% 증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활동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경기도 내 산을 찾은 등산객이 2019년보다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18%나 증가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부터 올 3월까지의 통신사(KT) 유동인구 데이터 3억 건을 통해 용문산, 수리산, 광교산 등 도내 주요 산 50곳의 방문객 추이 및 방문 유형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도시 근교 지역의 높은 증가세는 코로나19로 공공시설물이나 실내 휴게시설의 이용이 어려워진 도민들이 사람 많은 도심지를 피해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산을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늘어난 방문객 대부분이 산과 인접한 시군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50개 산의 누적 방문객은 2019년 3억8205만명에서 2020년 4억77만명으로 4.9% 늘었다. 이 중 60세 이상 연령대는 6341만명에서 7502만명으로 18.3%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광주·하남 남한산, 구리 아차산, 수원 광교산, 하남 검단산 등 근교 산들이 7% 이상 방문객이 늘어난 반면, 외곽지역 산들은 1.7%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공공시설이나 실내 휴게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근교 산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한 해 광교산에 가장 많은 5292만명이 다녀갔고, 이어 안양·군포 수리산 4167만명, 성남 불곡산 2532만명, 남양주 천마산 2083만명, 광명 도덕산 1939만명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다. 도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산을 등산형, 강·하천형,캠핑형으로 구분했는데, 계곡을 끼고 있는 강·하천형 산이 약 15% 증가율을 보였다. 도는 시설물 정비,환경 정화,관광 활성화 등 각종 정책에 유형별 분석 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전승현 도 데이터정책과장은 “코로나19를 피해 많은 이들이 산림을 찾았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인 분석 결과를 과학도정 수행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 디자인 전문가가 만드는 ‘마포 안전 어린이집’

    디자인 전문가가 만드는 ‘마포 안전 어린이집’

    서울 마포구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안전한 구립 어린이집 만들기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26일 “구는 지난 7월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지역 내 구립 어린이집에 ‘S돌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S돌봄 디자인’은 영유아들이 생활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전·디자인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개발한 디자인 지침서다. S돌봄 디자인이 적용된 어린이집에는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문틀을 곡면 처리하는 것을 비롯해 문틈에는 손끼임 방지용 완충재를, 복도 벽면에는 충격 완화 완충재를 설치한다. 주출입구에는 학부모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앞서 지난 15일 구립 어린이집인 산들어린이집과 해들어린이집 2곳에는 S돌봄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모차를 보관하고 학부모가 대기하는 공간을 비롯해 영유아 안전문, 냉난방기 직풍 바람막이 등을 설치했다. 향후 새로 조성하는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은 설계 단계부터 S돌봄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는 학부모와 영유아가 쾌적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암어린이집에 스프링클러를 새로 설치한 것을 비롯해 구립 어린이집 25곳에 약 7억 6000만원을 들여 안전 시설물을 정비했다. 또 지은 지 10년 이상 된 어린이집 6곳에는 고효율 냉난방장치를 설치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영유아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건 안전”이라며 “학부모와 영유아 모두 만족하는 안심 보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전승희 경기도의원, 양평교육지원청 예산안 관련 논의

    전승희 경기도의원, 양평교육지원청 예산안 관련 논의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전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지난 20일 경기도의회 양평상담소에서 양평교육지원청 최선하 교육과장, 송정화 행정과장, 이상일 성과팀장 등으로부터 내년도 양평교육지원청 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주요사항들을 보고받았다. 최선하 교육과장 등 관계자들은 “내년도 양평교육지원청 본예산안 편성요구액은 총 22억 8500만 원으로 책정했다”며 “양평몽실학교 개관에 따라 교육과정운영지원비를 대폭 확대하고 양평교육지원청 시설개선사업비 5000만원을 신규 편성하했으며, 스쿨넷 사업에 따른 요금부담과 관내 폐교 등으로 인한 공유재산 관리비의 감액편성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승희 의원은 “양평몽실학교의 내실 있는 운영과 혁신교육지구 운영, 교육환경개선 등 양평군만의 특색있는 교육여건 마련을 위해 필요한 예산들이 적재적소에 배분됐는지 예산안을 꼼꼼히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FBI, 푸틴과 친한 러 억만장자 데리파스카의 미국 부동산 압수수색

    FBI, 푸틴과 친한 러 억만장자 데리파스카의 미국 부동산 압수수색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막역한 것으로 알려져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53)와 관련된 미국 내 부동산들을 압수수색했다. 데리파스카의 대변인도 19일(현지시간) FBI가 그의 친척들이 소유한 두 자택을 뒤졌다고 로이터 통신에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수색영장에는 미국의 제재와 관련된 것으로 적시돼 있었다. 워싱턴 DC의 주택 밖으로 압수 상자를 들고 나오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노란색 범죄현장 테이프 뒤에 경비원들이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대변인은 뉴욕의 다른 부동산도 동시에 수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FBI가 구체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게 된 이유는 알려진 것이 없다. FBI 대변인은 워싱턴 DC의 부동산에 “사법 활동”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NBC 뉴스에 털어놓았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데리파스카는 1990년대 철강 중개로 큰 부를 일궜다. 1997년 베이직 엘리먼트란 재벌 그룹을 만들었는데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벌 가운데 하나이며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 3년 전 미국 재무부는 그를 포함해 7명의 러시아 재벌(올리가르흐)들과 그들이 소유한 회사,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들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당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들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는데 물론 러시아는 강력 부인했다. 일년 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데리파스카가 통제권을 다른 이에게 넘긴 세 회사에 대한 제재를 풀었는데 이 때문에 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정작 데리파스카 본인에 대한 제재는 유지되고 있었다. 데리파스카는 트럼프 대선 캠프를 지휘했다가 사기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면한 폴 매나포트와도 관련된 인물이다. 2016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매나포트가 우크라이나 투자 거래 건으로 데리파스카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 [서울포토]‘궁에서 심쿵 쉼궁’

    [서울포토]‘궁에서 심쿵 쉼궁’

    제 7회 궁중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경복궁에서 전국 각지역의 문화유산들로 꾸며진 대동예지도 중 실크의 고장 진주의 실크등으로 꾸며진 ‘궁에서 심쿵 쉼궁’을 관람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2021. 10. 17
  • “500만 전세계 팬, 경주의 밤 즐겼다”…2021 아시아송페스티벌 성료

    “500만 전세계 팬, 경주의 밤 즐겼다”…2021 아시아송페스티벌 성료

    아시아의 음악대축제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이 경주의 밤을 빛냈다. ‘2021 아시아송페스티벌’(이하 아송페)의 본 경연인 ‘메인 스테이지’가 지난 9일 경북 경주를 배경으로 아송페’ 홈페이지와 ‘아송페’ 유튜브 공식 채널, 유튜브 채널 THE K-POP, 네이버 TV, 네이버 V LIVE, 네이버 now., U+ 아이돌Live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돼 133개국의 약 500만 명 팬들과 함께했다. 이날 공연은 산다라박과 뱀뱀이 MC를 맡아 진행됐다. 두 사람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메인 스테이지’를 이끌었다. 포문은 오메가엑스가 BTS의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로 화려하게 열었다. 이어 위클리, 에버글로우, AB6IX, 브레이브걸스, 뱀뱀, 펜타곤, 문빈&산하, 브레이브걸스, NCT DREAM가 무대에 올라 뜨거운 열기를 안방 1열에 전달했다. 특히 산들과 김재환은 경주의 주요 명소를 소개하며 ‘시간을 거슬러’ 듀엣 무대를 선보여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펜타곤은 방구석 여행 아시아 마블을 통해 아시아 각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아송페’는 아시아 음악의 저력을 전세계 팬들에게 입증했다. 태국 아티스트 뮤 수파싯은 ‘아송페’에서 신곡 ‘SPACEMAN’ 라이브를 첫 공개했고, 트위터 ‘ASFxMEW’ 해시태그가 전세계 트렌드 1위를 기록했다. ‘BamBamOnASF2021’ 해시태그도 3위에 올랐다. 또한 인도네시아 아넷 델리시아의 감미로운 음색과 한국어 가사는 인도네시아는 물론, 한국 팬들의 마음도 흔들어 놓았으며, ‘동반성장디딤돌’ 사업을 통해 3개월간의 K-Pop 연수를 마친 후 신곡 무대를 선보인 베트남의 O2O girl band와 SuperV도 K-Pop과 V-Pop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아송페’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의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에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개최지 경주의 명소와 화랑 마을 특설 무대를 통해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메인 스테이지’에 앞서 ‘ASF 포럼’에서는 대중문화 전문가들이 참석해 아시아 대중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또 김재환과 산들은 ‘ASF 버스킹’을 통해 경주 주요 관광지에서 버스킹 공연을, 에버글로우는 ‘K-pop 스타 데이트’를 통해 경주 일대를 다니며 랜선 팬미팅을 진행했다. 오세득 셰프는 ‘ASF LIVE 쿠킹쇼’에서 경주 특산물을 활용한 라이브 쿠킹 클래스를 가졌다. ‘아송페’는 지난 2004년 개최해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아시아 대표 종합 음악축제. K-POP과 아시아 정상급 가수들의 음악 공연으로 아시아 국가 간의 문화 교류를 이어 왔다. 음악을 통해 서로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아시아 문화 교류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 주관하며 SBS미디어넷이 방송 주관했다. 오는 15일 금요일 오후 5시 50분 SBS, 17일 일요일 저녁 6시 SBS FiL, 17일 밤 9시 SBS MTV를 통해 방송되며 ‘아송페’ 홈페이지와 ‘아송페’ 유튜브 공식 채널, 유튜브 채널 THE K-POP, 네이버 TV, 네이버 V LIVE, 네이버 NOW.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 [길섶에서] 배반의 계절/박홍환 논설위원

    빨갛고 노란 단풍잎으로 설악산을 비롯한 명산들이 물들어 가고 있다. 설악산 대청봉 꼭대기에서 시작한 단풍 능선이 엊그제 해발 1000m대까지 내려왔다는데 ‘코시국’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명산마다 북적일 게 분명하다. 단풍은 온전히 빛을 받아들여 반사한 결과다. 나뭇잎이 가시광선의 색깔을 모두 흡수하면 검은색, 모두 반사하면 투명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데 단풍이 드는 가을 시기 빨간색만 반사하거나 노란색만 반사해 화려한 단풍잎으로 보이는 것이다. 미세먼지 한 톨,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단풍이 더욱 강렬한 색깔을 내뿜는 것도 비슷한 과학적 원리일 것이다. 매년 이맘때면 늘 그렇듯 단풍을 음미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흐림, 비, 흐림, 비…. 가을의 청명한 대기와 파란 하늘을 만끽하는 것은 고사하고, 햇볕 쬐기도 힘든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배반의 계절이다. 그동안 인간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내준 자연이 “어디 한번 골탕 먹어 볼래?” 하는 것 같다. 하기야 가족, 친구, 조직 어느 것 하나 평생 변치 않는 일관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데 자연인들 오죽할까. 어수선한 배반의 계절에 한가롭게 단풍놀이가 더욱 그리워지니 이런 역설이 또 있을 수 없다.
  •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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