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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인천공항 도착…150일만에 피의자로 귀국

    정유라, 인천공항 도착…150일만에 피의자로 귀국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송환을 거부해왔던 정씨는 지난 1월 1일 덴마크에서 체포된 뒤 150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송환됐다. 정씨는 지난 2015년 7월 독일로 출국한 뒤 약 23개월, 지난해 9월 28일 독일에서 덴마크로 도피한 뒤 8개월여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한국 땅을 다시 밟게 됐고, 곧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다. 정씨는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전(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덴마크 경찰의 보호 아래 구금돼 있던 덴마크 올보르구치소를 출발, 코펜하겐 공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쳐 이날 오후 3시 5분쯤 대한항공 926편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 탑승 시간과 대기시간까지 포함해 약 하루 정도 시간이 걸린 셈이다.덴마크에 파견된 수사관 등 검찰 관계자 5명은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덴마크 경찰로부터 정씨의 신병을 인계받았으며,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국적기인 대한항공 926편에 오른 뒤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어 검찰 관계자들은 곧바로 범죄인 호송 규정에 따라 정씨에게 수갑을 채웠고, 정씨는 송환 대상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정씨는 항공기 왼편의 맨 뒤로부터 두번째 창가 좌석에 앉았고, 검찰 관계가 5명이 정 씨 주변을 에워싸듯 자리했다. 직전까지 덴마크 당국과 네덜란드 당국의 ‘특별경호’를 받으며 이동해온 정 씨는 별 근심없는 표정이었으나 체포영장 집행 직후 달라진 자신의 처우에 놀란듯 시무룩한 표정이었고, 내심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이용해 이동, 인천공항에 특별히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게 되며, 기자들로부터 몇 가지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어 검찰은 곧바로 정 씨를 검찰청으로 압송해 각종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정씨에 대해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 삼성전자의 승마지원을 고리로 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 범죄 수익 은닉 및 해외 재산도피 의혹 등의 혐의를 적용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덴마크 검찰은 특검의 요청에 따라 정 씨가 송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한 끝에 지난 3월 17일 정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에 반발해 올보르 지방법원에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 재판에서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선고를 받자 덴마크 고등법원에 항소했다가 지난 24일 이를 철회하고 한국 송환을 받아들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인간 퇴계’ 배우기 10년… “배움이 많은 곳에 몸이 있다”

    [인터뷰 플러스] ‘인간 퇴계’ 배우기 10년… “배움이 많은 곳에 몸이 있다”

    ‘퇴계처럼, 선비처럼’. 이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심부름에 평생을 받쳐 온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펴낸 두 권의 칼럼 모음집 제목이다. 퇴계 이황 선생의 철학사상과 삶이 담긴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으로 추대돼 10년 전 취임한 게 원인이다. 서울신문 ‘사람과 향기’ 코너에 6년 넘게 칼럼을 연재한 것이 결과다. 김병일 이사장에게 ‘퇴계처럼, 선비처럼’이란 ‘인간존중, 인간사랑’이다. 퇴계 16대 종손 86세 이근필 옹이 무릎 꿇는 삶의 현장이다. 그 공손함과 공경심의 현장이다. 퇴계 선생이 500년이란 시공을 넘어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과 소통하는 스마트 폰이다. 스마트 폰이 제 기능을 다 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돼야 하듯 현대인들이 자존감 넘치는 행복한 삶을 살자면 ‘존경과 사랑’이 충만해야 한다. 그래서 ‘퇴계처럼, 선비처럼’의 같은 말은 ‘존경과 사랑’이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이다.수기치인(修己治人). 선비의 목표이자, 삶의 덕목이다. 나의 몸과 마음을 닦는 수기함으로 사람과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치인은 말하자면 ‘참 사람다운 사람, 참 선비다운 선비’이다. 퇴계 선생이 도산서원을 만든 참뜻이다. 또 초심(初心). 선비의 마음이자, 행동강령이다. 초심은 그래서 ‘평생 공직자’ 김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사랑과 존경의 ‘퇴계처럼, 선비처럼’이다. “5년 동안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김 이사장의 진충언(眞忠言)이다. “배움이 많은 곳에 몸이 있다”는 김 이사장. ‘인간 퇴계’ 배우기 10년 차인 그의 향기를 찾아 그 한결같은 배움터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굽이진 역사 길을 따라 걸었다. 김 이사장의 하얀 도포 자락이 청록의 5월 끝자락에서 뿜어내는 향기는 빨갛고 새콤달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사장께서는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30년 관료생활을 하신 분이신 데요, 퇴계사상을 연구하기 위해 2008년부터 안동에 살면서 ‘퇴계처럼’(2012년)에 이어 ‘선비처럼’(2015년)이라는 책을 펴 내셨습니다. -퇴계 선생님 곁으로 2008년 초에 왔으니 10년 차네요.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습니다. 배움이 많은 곳에 몸이 있게 되었다고 할까요. 부족한 사람은 계속 배울 게 많습니다. 10년째 배우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2005년 공직을 그만두었을 때 서울에서 서당을 다니고, 뉴욕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고 했는데, 2008년 초에 걷다가 그만 다리를 다쳐 거동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나를 이사회에 부르지도 않고 이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추대라는 이름으로요.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이 됐습니다. 평생을 나라 심부름한 사람이 수련원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수련 잘되라고 하면 되겠어요? 그래서 쓴 책이 ‘퇴계처럼’입니다. ‘선비처럼’은 서울신문에 ‘김병일 사람과 향기’로 6년간 칼럼을 썼는데, 70~80개 모였어요. 그걸 모아서 책을 내게 된 거죠. →퇴계사상 연구에 매료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퇴계 사상 그건 뭐 내게 언감생심,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퇴계 선생의 인간존중의 삶, 섬김의 삶. 여기에 내가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자 퇴계와 전혀 다른 인간 퇴계를 만나게 된 거예요. 여성들의 권익이 과거 경상도에서 상당히 보장을 받지 못했다는 선입견을 산산이 깨뜨리는 여성존중 페미니스트였어요. 인간 퇴계의 그 진솔을 느낀 거죠.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습니다.→인간 퇴계란 어떤 분입니까. -인간 퇴계는 살아가시면서 삶 속에서 시간 보내면서 사람 만날 거 아닙니까? 그런데 말이죠. 가끔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연기할 수 있습니다만. 맨날 같이 있는 가족들에게 연기할 수 있습니까? 본성이 드러나는 거지. 바로 그 예가 둘째 부인, 권 씨 부인은 정신이 아주 온전치 못했습니다. 별별 이 지역의 에피소드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요. 퇴계선생은 그런 둘째 부인을 그야말로 보듬고 또 보듬었어요. 그게 바로 퇴계선생의 위대함입니다. 인간 퇴계의 진면목인거죠. →그래도 퇴계선생은 한국정신문화의 한 축인 성리학의 본류이신 데요. -그렇지요. 퇴계선생은 성리학에 충실한 삶을 사셨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인간사랑 인간존중 자연사랑의 삶이지요. 선비정신은 선비들이 살아간 삶과 그들이 추구한 가치란 말이에요. 그럼 선비는 누구냐, 선비는 공자의 가르침인 유학을 평생토록 공부하고 실천한 사람입니다. 이점이 우리하고 아주 다른 거죠. 우린 지금 공부하고 생활은 전혀 다르게 하죠. 하지만, 퇴계선생은 35살 차이 나는 26살 율곡을 인간적으로 대우했습니다. →퇴계선생께서 성리학의 실천적인 삶을 사셨다는 말씀이시죠. -퇴계 선생은 유학을 평생 공부하고 실생활에서 실천하신 분입니다. 그럼 그 실천이 뭐냐, 우선 수기안인입니다. 나의 인격을 닦고 남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죠. 우리 엄마가 애한테, 저는 공부 안 하고 애한테 공부하라 공부하라 그러죠? 선생이 창문 자기가 안 닫고 비오니까 ‘야 문 닫아라’ 하지? 이게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치인만 알지 자기 인격수양인 수기를 저 위에 걸어놓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위대함은 자기를 먼저 수기한 다음에 치인을 했지요. 또 치인을 우리가 통치라고 생각하면 큰일입니다. 치산치수할 때 우리가 산을 다룹니까? 물을 다룹니까? 보호하지. 산도 이렇게 보호하고 물도 보호하는데 살아있는 인간을 함부로 하면 되겠어요? 수기치인은 수기안인인데, 수기안인을 그분들은 순서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수기한 다음에 안인을 했습니다. →그럼, 인간퇴계를 널리 알릴 방법은 어떻습니까. 퇴계선생의 삶이 완전히 성리학적 삶이잖아요. 학자들은 인간존중, 천인합일 완전히 그것을 학문적으로 얘기하시는데 내가 언제 공부해서 그런 걸 감히 얘기할 수 있겠어요. 내가 지금부터 아무리 해봤자 이 나이에 이 머리로 석사를 하겠어요? 그분들은 성리학을 학문으로써 하고 나는 성리학을 실천하신 퇴계선생의 삶을, 치열한 삶으로 성리학에 충실한 퇴계선생의 삶이 너무 소중한 겁니다. 성리학적인 퇴계선생의 삶을 세상에 좀 알리는 데에 뭔가 좀 힘을 보탰으면 해서 수련원에도 있고 칼럼도 쓰고 여기저기 오라고 하면 더듬더듬 얘기하고 그러고 있어요. →현대사회에서 퇴계 선생 같은 실천하는 삶은 어렵다고 보여지는데요. -현대사회에서 그렇게 하면 김수환 추기경같이 존경받고, 프란치스코 교황같이 존경받겠지요. 그런데 성직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세계은행 김용 총재도 바로 어머니가 세계적인 퇴계학자 전옥숙 여사입니다. 의사가 세계은행 총재에 연임된 것은 앞에서 말한 수기안인을 했기 때문이에요. →선비문화수련원에서 교육받으면 삶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곳에 작년에 10만5000명이 왔습니다. 올해 목표가 13만명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만 해도 그렇게 살아가야 할 사람이 5천만명 아닙니까. 아직 수적으로 멀었지요. →전국의 서원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우리 같이 퇴계선생처럼 선비정신으로 살아가자 하는 곳은 내가 알기로는 많지 않아요. 다른 데는 아직 예절교육이나 경전공부입니다. 서원과 향교는 인성교육을 주로 하지요. →서원교육이라는 게 첫째는 인성교육인가요. -궁극적으로는 그것 아니겠어요. 궁극적으로는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옛날에 서원이 생겼어요. 아시겠지만, 원래 우리는 교육을 중시해서 고려부터 과거시험, 조선시대는 고을마다 향교를 만들었지요. 퇴계 선생은 다른 생각을 갖고 계셨던 것으로 보여요. 참 사람다운 사람, 참으로 선비다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절감하신 분이 퇴계선생입니다. 그래서 서원교육의 궁극은 인성 바른 사람, 사람답게 사는 사람을 육성하려고 했던 것이죠. 이 서원이 지금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바른 인성을 갖추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만. -사람이 바뀌기가 쉽지 않죠. 그렇지만 안 할 수도 없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사람이 또 어디 가서 외국 가서 한 번 보고 ‘아’ 하고 감동을 받으면 평생을 하잖아요. 가급적이면 감동이 일어나도록 해야겠죠. 지금 단계에서는 퇴계선생의 위대함보다는 퇴계종손이라고 봅니다. 21세기 사는 어른이 저렇게 하나 싶으면 따라 배우려는 사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5백년 보다는 현재, 퇴계종손보다는 보통사람들, 보통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면 ‘아 나도 저렇게 하겠다’는 마인드가 오는 거죠. →그렇다면, 퇴계사상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어떻습니까. -공경. 공경 경(敬)인데, 모든 것의 경우를 실천하는 거예요. 경이라는 것은 첫 번째로 정제엄숙입니다. 몸을 아주 가지런히 하고 마음을 엄숙하게 하는 게 정제엄숙이고, 그다음에 주일무적인데요. 하나에 주력하고 생각을 옮겨 다니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군데 생각을 모으고 집중하라는 거죠. 그다음에 상성성입니다. 항상 깨어 있어야 돼요. 맨 마지막으로는 기심수렴. 마음을 한군데로 모으는 거에요. 퇴계선생 도산서원에 가보세요. 방이 작지만 책 읽는 곳이기 때문에 주무시는 곳은 아주 작아요. 그런 곳에서 주무셨어요. 퇴계선생 삶에 대해서는 내가 10년 동안 해도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주제를 좀 바꿔서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선비정신이란 측면에서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당부는 가당치 않고… 바람이라면 41%의 지지율로 당선이 되었는데 지금은 지지율이 80% 후반대로 배 이상 늘었잖아요. 그건 뭘 의미하냐면, 종전에 지지한 사람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대단히 많이 지지하고 있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튼튼한 안보와 국민 통합 메시지를 읽어서 그렇게 확 늘지 않았겠어요? 국민이 어떨 때 지지를 보낸다 하는 것을 알 수 있지 않겠어요?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어떨 때 지지를 보내는지… 그것도 역대 정부 초기보다도 지지율이 더 높은 걸 보면 우리 국민이 더 지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어떤 정부도 그것을 계속 유지하지를 못했잖아요. 그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결국은 항상 초심으로 하는 것. 바로 초심으로 하는 걸 제일 강조한 사람이 선비입니다. 선비는 한결같이! 선비정신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그런… 지금처럼 끝까지 쭉 하면 되겠네요. →문재인 정부가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그건 내가 얘기할 수 없지요. 사람들이 다양하잖아요. 그래도 굳이 말한다면 그건 뭐 그야말로 적재적소에 쓰는 거지요. 인사가 만사 아닙니까? 지인지각. 사람을 보는 능력이 최고의 능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 안타까운 게 그 점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5년 동안 지금처럼 되려면 계속해서 깨어 있어야 해요. 한시도 이만하면 되었다가 아니에요. 우리 국민 참 한 사람 한 사람 보면 별로 같은데 민의가 나타난 거 보면 놀랍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당부하실 말씀은 무엇인가요. -당부보다는 인간은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하잖아요. 우리가 그런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자살률이 높아지는 걸 보면, 목숨까지도 내어버릴 정도로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이 있잖아요. 돈을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가장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남을 소중하게 여겨야 되는 것이에요. 내가 배우자를 소중히 여겨야 배우자가 나에게 잘 대해주니까 소중한 내가 다시 확인이 되는 거죠. 내가 소중하다고 내가 일등 너는 꼴등이라고 그렇게 취급해 봐요. 그럼 내가 어디 가겠나. 내가 소중할수록 남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내가 안전할수록 우리 공동체가 안전합니다. 내가 발전하려면 우리 공동체가 발전해야 하고, 공동체는 가정도 있고 직장도 있고 대한민국도 있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그랬어요. 내가 국가에 요구하기에 앞서서 내가 먼저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선비정신이고 퇴계선생의 실천이에요. 퇴계선생은 누군가에게 요구나 충고 한 번도 안 했습니다. 충고해달라고 하면 조심조심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드렸을 뿐이지요. 하고 나서도 내가 옳게 답을 했나 싶어서 책상에 벽에 편지 쓰고 붙이고. 제자들이 왜 붙입니까? 물어보면 내가 답을 했는데 이게 맞는 답인가 아닌가 살펴봐야겠다. 그리고 자성록이라는 책을 써요. 스스로 반성한다는 책. 그게 수많은 사람이 질문한 것에 대해 답을 쭉 하시는 삶을 사셨잖아요? 이를 본받은 국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권용진 객원기자 spangle007@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신종 바이러스 공포…인간이 자초한 역습

    [글로벌 인사이트] 신종 바이러스 공포…인간이 자초한 역습

    종식 선언 1년 만에…전염병 에볼라 민주콩고에서 다시 발생…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급부상 도시화·지구온난화 여파…3만년 전 지층서 ‘몰리바이러스’ 발견…바이러스 대공항 경고 ●“전염병 시대 막을 내리게 될 것” 허언인 셈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전염병 에볼라가 다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WHO가 에볼라 종식 선언을 한 지 1년여 만이다. 지난 27일 현재 확인된 환자 40여명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에볼라는 2014년 초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됐다. 당시 2만 8616명이 감염되고, 이 중 1만 1310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해당국 정부들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WHO는 이 지역에서 에볼라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일 경우 최근 개발된 테스트 백신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전 세계가 사람과 사물 및 공간이 인터넷을 매개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100년 전보다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에 더 취약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에볼라 이외에도 지카바이러스, 메르스, 조류독감 등 세계적으로 대륙을 넘나드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이러스 대공황’이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의미다. 1918년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으로 최소 5000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수보다 많다. 타임에 따르면 1980년 이후로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발생 건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0년간 세계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 발병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2015년부터 임신부가 걸리면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세계 84개국으로 퍼져 지난해 2월 WHO가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1969년 월리엄 스튜어트 당시 미국 공중위생국장은 당시 다양한 항생제 개발을 근거로 “전염병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 예측은 허언이 된 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기 감염 우려가 적은 에이즈나 에볼라보다 2013년 중국에서 시작된 A형 조류독감(H7N9)이 세계적인 바이러스 대공황을 일으킬 우려가 더 크다고 분석한다. 조류독감은 그동안 조류와 조류 사이에서 감염을 일으켰으나 이제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대개 폐렴 증상을 보이고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치사율이 41%에 이르는 H7N9를 이대로 놔둔다면 더 강력하게 진화해 사망자가 수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NHK 방송은 지난 1월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도쿄 시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조류독감 환자 1명이 발생했을 경우 2주 동안 전국으로 퍼져 35만명이 감염되고 수개월 안에 최대 64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과거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최근 자주 출현하는 것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다. 라누 딜런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3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를 통해 “도시화, 해외 여행의 활성화 등으로 전염병 유행이 과거보다 더욱 빈발하고 있다”면서 “WHO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의 과학연구 투자, 유엔의 해외 원조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은 동물로부터 유래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할 수 있으며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다. 숙주를 죽일 만큼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숙주와 공멸하기 때문에 널리 퍼지기가 쉽지 않다. 바이러스의 유행이 계속되려면 숙주 집단 크기가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야 한다. 특히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이른바 ‘스필오버’ 현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 항로의 발달로 그동안 인간과 접촉이 없었던 숲속 야생동물이 일반 가축을 통해서, 또는 직접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의 전염원으로 꼽히는 박쥐는 수백만 마리가 한 동굴에 서식하며,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비행할 수 있어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를 광범위한 지역에 퍼뜨릴 수 있다. 조류와 조류 간 감염을 일으키던 조류독감도 계속 진화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늘어난 육고기 소비에 맞춰 공장형 축산이 많아진 것도 조류독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선진국 백신 개발 소홀… 트럼프는 복지부 예산 뚝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지난해 브라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고 이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퍼지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카바이러스의 전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그만큼 확산됐고 인류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대륙을 넘나들게 된 것이다. 이집트숲모기는 아직 동북아시아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사촌뻘’인 흰줄숲모기는 한국과 일본 등에도 나타나 언제든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NHK는 북극,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에서 이상 기온 현상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중 하나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등이 2015년 3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한 몰리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아메바에 기생하는데 증식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후편도염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연구진은 몰리바이러스뿐 아니라 온난화로 인해 나타날 미증유의 바이러스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1976년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40여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개발을 앞두게 된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치료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이미 2004년 동물실험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지만 대형 제약회사들은 시장성이 없다며 개발에 소극적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CDC 센터장을 아직 지명하지 않고 있고 보건복지 관련 예산을 151억 달러 삭감했다. 이 예산 삭감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 있는 전염병 연구 기관으로 알려진 미국 국립보건원(NIH) 운영 자금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 미국 국무부와 산하기관의 대외 원조 예산은 380억 달러에서 271억 달러로 28% 이상 삭감돼 그만큼 외국의 질병 예방에 투입되는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타임은 우려했다.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같은 독지가들이 팔을 걷고 나서게 됐다. 게이츠가 주도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영국의 웰컴 트러스트 자선단체 등과 손잡고 지난 1월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CEPI)을 출범시켰다. 초기 지원금으로 4억 600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된 이 기관은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고 비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이츠는 타임 기고문을 통해 “미국인들은 후진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예방에 대한 투자가 세금 낭비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이러한 투자가 전염병이 미국으로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 세계 공유도시·공공 프로젝트 9월 서울서 만난다

    생산, 식량, 보행 등을 주제로 도시문제의 대안을 찾는 글로벌 학술·전시 축제인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오는 9월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서울시는 9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도심 곳곳에서 세계 주요 도시와 대학, 단체 등 12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행사는 24개국 약 40팀이 꾸미는 프로젝트 전시 ‘주제전’과 베이징·런던·빈·파리 등 50여개 도시가 공공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도시전’ 두 축으로 운영된다. 행사는 각각 돈의문박물관마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시 관계자는 “주제전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전문가들이 함께 공유도시를 주제로 전시를 하고, 도시전은 세계의 각 시청 관계자들이 자신들이 시행하고 있는 공공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운상가, 을지로 공구상가, 창신동 봉제작업장 등에서 생산·식량·보행도시를 화두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현장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생산도시는 서울의 도심제조업 현장을 재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도심제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프로젝트다. 세운상가 을지로 일대에서 건축가, 엔지니어, 시민이 함께 기존 제조업 기술과 신기술을 접목해 건축·디자인 모형을 제작해 보는 ‘테크캡슐 워크숍’을 진행한다. 식량도시는 물 부족, 도시농업 등 다양한 도시 환경과 자원, 식량 문제의 대안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로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린다. ‘비엔날레 카페·식당’을 차려 대나무 컵, 대나무 빨대 등 친환경·재활용 제품을 사용하고 도시양봉으로 수확한 꿀, 태양광으로 구운 사과빵 등 메뉴를 판매해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한다. 보행도시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따릉이·나눔카 등 시의 공유이동수단을 체험하고, 뇌파산책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뇌파산책체험은 사람이 걸으면서 보행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 지수를 뇌파감지를 통해 측정하고 걷기 좋은 길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서울비엔날레 국내 총감독인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장 프로젝트가 열릴 돈의문, 세운상가, 을지로, 동대문 등을 찾은 청년들이 공유도시 서울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백악산도 돌려주오’

    [노주석의 서울살이] ‘백악산도 돌려주오’

    지난 주말 백악산(북악산) 탐방길에 못 볼 걸 봤다. 사적 제10호 국가지정 문화재인 한양도성 성벽 위에 세워진 군 초소들이 그것이다. 철거 가능한 목제가 아니라 시멘트 벽돌 구조체를 성벽 위에 포갰거나 덧대 지었다. 체성(體城)의 성가퀴 옥개석 위에 시멘트를 바르고 얹은 불법 이층 초소도 보였다.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지키려는 시설물인지 궁금하다. 모 방송국 드라마 제작팀이 사적 제125호 덕수궁 돌담에 낙서 포스터를 붙였다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이 벌써 십수년 전 일이다. 백주 대낮 서울의 턱밑에서 벌어진 문화재 훼손 현장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뿐 아니다. 우리가 흔히 ‘청와대 뒷산’이라고 부르는 백악산은 신분증이 없으면 오를 수 없다. 안내소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웬만한 국경이나 공항의 출입국 절차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 상주하는 역사해설사들도 마찬가지란다. 늘 보는 얼굴이건만 휴대전화에 담긴 사본 제시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깐깐하다. 여권이 없는 외국인에게도 예외는 없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백악산에서 경관이 트인 곳은 어김없이 촬영을 금한다. 군복 대신 등산복 차림의 초병이 눈을 부라리고 제지한다. 백악마루(342m)나 청운대(293m)에서는 늘 극심한 ‘촬영전쟁’이 벌어진다.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들이대면 안 된다. ‘가’급 국가 주요 보안시설인 ‘청·와·대’가 앵글에 담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김신조 일당이 남긴 반세기 전 유물이다. 1968년 1월 21일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이곳은 닫혀 있었다. ‘수도 서울 사수’와 ‘청와대 경호’의 논리가 40년간 지배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숙정문에 올랐고, 그 후 10년의 세월이 더 흘렀지만 백악의 시계는 멈춰 있다. 초소에 들어가서 서울을 지키거나 신분증 검사로 청와대를 방어한다는 논리는 그때 사라져야 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쏠 능력을 갖췄고, 장사정포 340문이 서울을 사거리 안에 두고 있는 마당이다. 15개의 총탄 자국에 흰 페인트를 뒤집어쓴 수령 200년의 ‘1·21사태 소나무’처럼 백악 구간은 요지부동이다. 한양도성 성벽에 기대 나라를 지키려던 왕조시대의 발상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군소리 없이 묵묵히 통제에 따른 시민을 볼모로 ‘김신조 망령’이 춤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 일정을 출입기자들과 함께 백악산에서 보냈지만 아쉽게도 불필요한 군사보호시설 해제에는 눈길이 닿지 않은 듯하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복원 비용으로 수백억원의 세금을 쓴 도성 성곽을 훼손하는 초소는 물론 백악 자락에 흉물처럼 도사리고 있는 갖가지 군 시설물이 ‘서울 최고의 경관’을 망치고 있는데도 말이다. 백악산 군 시설물이야말로 새 정부의 청산 대상 적폐 중 한 가지가 아닐까.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과 청와대의 공원화 공약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그동안 마음 놓고 오갈 수 없었던 금역의 개방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존재다. 서울의 모성(母城) 한양도성 위에 군림하는 군 시설물은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 서울의 주산(主山) 백악산 일대를 DMZ화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보호구역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의 경계망은 경복궁 궁역 안으로 물려도 충분하다고 본다. 오가는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킬 것이다. 청와대와 더불어 백악산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 의정부 경전철 결국 파산… 언제 멈출지 모른다

    의정부 경전철 결국 파산… 언제 멈출지 모른다

    운행 계속… 운영비 갈등 땐 파행 가능성 市 재정 악화로 당분간 새 사업 못할 듯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심각한 재정난 끝에 개통 4년 10개월 만에 파산했다. 그러나 의정부시와 의정부경전철 측의 협약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지는 않는다.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21부(부장 심태규)는 26일 의정부경전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파산신청을 한 의정부경전철은 2012년 7월 개통 이후 매년 영업손실이 발생해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적자가 3676억원에 이르렀다. 승객 수요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와 경전철 측은 하루 7만 9049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개통 한 달간 하루 최대 이용객은 1만 5000명 수준에 그쳤다. 평일에는 1만 20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예상치의 29%에도 못 미쳤다. 부채가 자산을 크게 초과해 앞으로도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시행사인 GS건설 컨소시엄 측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과 자본잠식까지 고려하면 경전철 사업으로 발생한 적자는 사실상 4000억원 수준이라는 추산도 있다. 재판부는 의정부시와 국민은행 등 의정부경전철의 채권자와 GS건설 등 이해관계인들이 경전철 운행 중단에 따른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계인들의 권리까지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종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달 말을 시한으로 파산에 반대하는 시와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경전철 측에 조율을 권고했으며 양측은 세 차례 비공개 협상을 벌였으나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재판부는 법무법인 충정의 최성일 변호사를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해 파산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의정부경전철은 계속 운행되겠지만 운영비 산정을 놓고 양측에 이견이 생기면 언제든지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운영비는 경전철 측과 의정부시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구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운행 기간과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은 시와 파산관재인이 협의해 결정된다. 의정부시는 또 계약 해지 지급금을 경전철 측에 줘야 하므로 시 재정이 크게 악화돼 신규 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할 처지가 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바른정당 “靑 특수활동비 축소 환영…국회·행정부 전체로 이어져야”

    바른정당 “靑 특수활동비 축소 환영…국회·행정부 전체로 이어져야”

     바른정당은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축소하고 내년 예산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청와대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의 특수활동비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로 규정하고 있지만 영수증 처리가 생략되고 사용내역이 공개되지 않다보니 역대 정권마다 도덕적 해이를 낳고 개인 쌈짓돈 마냥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검찰 등에서 국가 안보와 수사를 위해 사용되는 특수활동비는 제외하더라도 국회와 기타 행정기관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는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들이 국민의 혈세를 아무런 통제장치 없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고, 투명한 정부운영에 득이 될 게 하나 없다”면서 “바른정당은 올해 예산 심사에서부터 국회와 행정부처의 특수활동비 삭감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수활동비 사용이 불가피한 기관이더라도 적정 사용 여부를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年 8870억 ‘깜깜이 예산’ 메스…檢·법원 등 특수활동비 줄 듯

    年 8870억 ‘깜깜이 예산’ 메스…檢·법원 등 특수활동비 줄 듯

    한 해 8870억원(2016년·부처 합계)에 이르지만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탓에 ‘눈먼 돈’, ‘깜깜이 예산’으로 불린 특수활동비에 대해 청와대가 ‘메스’를 들었다.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앞으로 대통령의 공식행사를 제외한 가족 식사비용, 사적 비품 구입은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미국 백악관처럼 대통령의 가족 식사와 생필품 비용, 냉난방비 등을 매달 급여에서 공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 ‘전세로 들어왔다고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전세로 들어가면 공간만 유지하고 필요한 것은 세입자가 구입하니 (이번 조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실제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손님 접대 등 공사가 정확히 구분이 안 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의 식대와 개·고양이 사료값 등 명확히 구분 가능한 것은 내가 부담하는 것이 맞고, 그래도 주거비는 안 들어가니 감사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특수활동비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검찰과 법원, 국정원, 경찰, 부처 등의 특수활동비 감축은 불가피하게 됐다. 또 예산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이 공직사회 전반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올해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에서 53억원(5월 현재 남은 127억원의 42%)을 감축해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내년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은 올해보다 31% 축소된 111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내년도 전체 예산도 올해보다 3.9% 축소된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쓰이는 경비를 뜻하고, 특정업무경비는 수사·감사·예산·조사 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의미한다. 그동안 현금으로 지급되고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는 탓에 투명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법무부·검찰의 ‘돈봉투 만찬’에서 주고받은 격려금의 출처 역시 특수활동비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민정수석실에 특수활동비 전반을 들여다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청와대는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집행내역 확인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한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증명지침’ 등에 따라 증빙서류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안보 분야 활동이나 기밀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소요를 추정해서 해당 금액에 대해서만 집행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절감해 ‘나눠 먹기식’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수현 대변인은 “청와대가 모범을 보이고, 사용 실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투명성을 강조하는 제도 개선까지 마련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특수활동비 특성상 기재부 중심으로 살펴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유라 한국행 결정…“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최대 핵심증인 될 수도”

    정유라 한국행 결정…“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최대 핵심증인 될 수도”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해 1심 패소 후 항소심을 진행 중이던 정유라(21)씨가 돌연 한국행을 결정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덴마크 현지에 수사관을 보내 정씨를 국적기에 태우는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이로써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인 정씨가 과연 검찰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에 대해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특혜 및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을 적용해 정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덴마크에 정씨의 한국 송환을 요구한 바 있다. 덴마크 검찰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정씨의 한국 송환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정씨가 고등법원에 제출한 항소심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과 이를 인정한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심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정씨가 항소심을 자진 철회한 것은 고등법원 재판에서도 한국 송환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의 변호인은 덴마크 검찰에 “항소심을 철회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문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아온 특검은 정씨가 현지에서 버티기로 일관하자 체포영장의 유효 기간을 2023년 8월까지로 연장하며 조기 귀국을 압박해왔다. 덴마크 현지 규정상 범죄인의 자국 인도가 확정되면 그로부터 30일 안에 송환해야 한다. 다만 법무부와 검찰이 정씨를 되도록 신속하게 데려오겠다는 입장이어서 송환 시점이 1∼2주일 이내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정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한 뒤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비리 및 삼성그룹이 제공한 승마 지원 수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일가의 은닉 재산도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씨가 최씨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인물인 만큼 정씨의 진술에 따라 국정농단 의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폭로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면서 “최대의 핵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첫 예산안 공화도 반대… “의회 오면 사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예산안이 짙은 먹구름에 휩싸였다. 사회 안전망 예산과 국무 예산 등의 대폭 삭감으로 민주당뿐 아니라 친정인 공화당까지 반발하면서 의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4조 1000억 달러(약 4585조 4400억원) 규모 내년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의 위대함을 위한 새로운 토대’라는 타이틀이 붙여진 이번 예산안은 10년에 걸쳐 3조 6000억 달러(약 4037조 400억원)에 달하는 사회안전망 예산을 삭감하고 국방과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을 증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건강보험 지원)와 푸드스탬프(식료품 할인 구입) 지원금 등 사회 안전망 예산 삭감과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책정 등에 반발하며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 이번 예산안은 미국 노동자 계층에게 악몽”이라면서 “미국인 5명 중 1명은 메디케이드, 10명 중 1명은 푸드스탬프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안전망 예산도 대폭 줄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도 사회 안전망 예산 축소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큰 데다 국방 예산을 더 늘리고 외교 예산 삭감 폭을 줄여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첫 예산안을 비판했다. 특히 공화당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번 예산안을 ‘도착 시 이미 사망’을 의미하는 의학용어인 ‘D.O.A’(Dead On Arrival)로 표현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앞서 매케인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이 의회에 도착했을 땐 이미 사망 상태일 것”이라면서 “우리가 직면한 여러 도전 과제에 맞서려면 지금의 국방예산(6030억 달러)을 400억 달러 이상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예산이 기존 549억 달러에서 376억 달러로 29.1% 삭감된 것을 두고 “이 예산이 그대로 실행되면 미국은 세계무대에서 퇴각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표적 외교 실패 사례로 꼽히는 ‘벵가지 사건’의 재연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예산안이 공화·민주당 모두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예산안마저 의회 발목을 잡힌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박근혜 첫 재판] 檢 “사익 위해 적법 절차 어겨” 朴측 “檢 ‘돈봉투’ 기소 사안”

    [박근혜 첫 재판] 檢 “사익 위해 적법 절차 어겨” 朴측 “檢 ‘돈봉투’ 기소 사안”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이 23일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검찰과 박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등 피고인 측이 벌인 열띤 공방을 요약, 정리한다.김세윤 부장판사(이하 재판부)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2017고합364호 박근혜·최서원·신동빈 뇌물 사건입니다. 피고인들 모두 나와서 자리에 앉기를 바랍니다.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무엇입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근혜) 무직입니다. 재판부 최서원(이하 최순실)씨, 임대업이라고 했죠? 최순실 네. 재판부 신동빈씨 직업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입니다. 재판부 박근혜 피고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십니까? 박근혜 (일어나서) 원하지 않습니다. 이원석 부장검사(이하 이원석) 이 사건은 대통령이 오랫동안 친분 관계를 맺은 최순실과 공모해 공직자가 아닌 최씨에게 각종 비밀을 전달해 국정에 개입하도록 하는 한편 개인의 이권에 개입하고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사익을 추구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사안입니다.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합니다. 대통령은 헌법적 가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사사로운 이득을 취득하기 위해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박근혜가 최서원과 공모해서 재벌과 유착한 사실을 규명했고 롯데, SK 뇌물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한웅재 부장검사(이하 한웅재) 박근혜 대통령은 재단법인을 설립할 것을 계획하고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회장과 독대하면서 설립 관련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기업 관계자들은 직간접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고인들은 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받아 미르재단을 설립했습니다. K스포츠재단도 미르재단과 같은 방법으로 모금이 이뤄졌습니다. 삼성 관련입니다. 피고인 박근혜는 2014년 9월 14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따로 불러 ‘승마 유망주에게 좋은 말을 사 주는 등 적극 지원해 달라’며 최순실씨 딸 정유라 지원을 요구했고 이재용은 대통령으로부터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요구를 수락했습니다. 박근혜 피고인은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부회장을 두 번째 단독 면담하면서 정유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최순실의 문화체육 관련 법인 설립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이재용은 최순실의 독일 페이퍼컴퍼니와 허위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59억원을 지원했습니다. 2016년 1월 15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뤄진 세 번째 단독 면담에서 박 피고인은 최순실 지원을 다시 요구하고, 이재용 피고인은 코어스포츠 명의로 최순실에게 18억원을 추가로 송금했고 K스포츠재단에 훈련금 명목으로 70억원을 송금했습니다. 이재용은 박근혜 피고인에게 금융지주회사 금융위 승인 문제, 바이오로직스 등 현안을 원활히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피고인은 이에 대한 협조를 지시했습니다. 결국 피고인 박근혜는 최순실과 공모해 이재용 피고인으로부터 298억원의 뇌물을 수수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입니다. 2013년 9월경 피고인 박근혜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문화계가 좌편향되어 있으니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지시를 하달해 청와대 내 민간단체 보조금 TF가 운영됐습니다. 이후 피고인 박근혜는 보조금 TF로부터 보조금 지급에 있어서 야당을 지지하는 단체에 대한 조치 내역 및 관리 방안을 보고받고 승인해 2014년 5월 정무수석실 지시하에 명단이 작성됐고 최초 블랙리스트가 교문수석실을 통해 문체부에 하달됐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이하 유영하) 먼저 검찰 공소사실 모두 진술에서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일부 사실을 낭독한 건 일본주의와 헌법 무죄추정 원칙에 반해 심히 유감입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엄격한 증명에 따라 기소된 게 아니라 추론과 상상에 기인해 기소됐다는 걸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재단 돈은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으로 돼 있습니다. 기본재산은 누구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보통재산도 재단 설립 목적에 따라 엄격히 사용되고 관계부처 감사를 받습니다. 자기가 쓰지도 못할 돈을 왜 받아 재단 만드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삼성 뇌물 혐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3자가 뇌물을 받았을 때 본인 당사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경제 공동체 개념이 성립되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검찰은 최순실이 대통령 집을 사 줬고 옷값을 대납했다고 하면서 경제 공동체뿐 아니라 공모 관계도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모 관계를 인정하려면 최순실과 대통령이 어떻게 만나서 삼성으로 하여금 어떻게 돈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피고인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어떠한 보고를 받은 바도, 지시한 바도 없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보고서를 받았느지는 모르지만 문화예술계 지원에서 배제시키고 지원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습니다.재판부 박근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장 받아 봤습니까. 박근혜 네. 재판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는데. 박근혜 네, 변호인 입장과 같습니다. 재판부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시기 바랍니다. 박근혜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경재 변호사(최순실씨 측 변호인, 이하 이경재) 국내외 관심이 과열되어 있어 재판 진행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로 정치투쟁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사법부가 엄정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도마 위에 올라 있습니다. 정치권 풍향과 여론 향배를 극복하고 명경지수 불편부당의 자세로 임해 이 법정에서 법과 정의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판부 최순실 피고인도 공소장 받아 봤죠. 오늘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하시기 바랍니다. 최순실 재판정에 박 대통령이 나오시게 하게 했다는 게 죄인인 것 같고, 박 대통령은 뇌물로 움직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두 재단이 문화체육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고, 여기 한웅재 검사가 있지만 박 대통령 축출 결정을 이미 하셨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시인하라고 했고 경제 공동체로 엮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박 대통령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이었습니다. 뇌물죄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한 행위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 검사들에게 받은 압박은 재판에서 충분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재판부 신동빈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 인정하십니까. 백창훈 변호사(신동빈 회장 측 변호인) 신동빈 피고인에 대한 사건 공소사실은 사실과 다르고 법리적으로도 의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판부 변호인이 전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피고인도 맞습니까. 신동빈 변호인과 똑같은 의견입니다. 유영하 지금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을) 감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논리를 검찰에 적용하면 사건 당사자들에 대해 ‘부정처사 후 수뢰죄’로 얼마든지 기소 가능하다는 게 본 변호인의 의견입니다. 이경재 최순실 피고인 등을 고발한 시민단체는 제가 뉴스를 보니 얼마 전에 일어난 검찰 돈봉투 사건을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 자리에도 특수본 부장검사가 두 명이 있습니다. 이원석 검찰은 처음부터 재단 출연금을 낸 기업들 가운데 출연금 이외에 추가 출연금을 요구받거나 낸 기업에 대해 뇌물 혐의를 두고 수사했습니다. 처음 검찰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삼성·롯데·SK 등 3개 그룹은 뇌물 혐의를 두고 했고 특검에 일체의 수사기록을 넘겼고 특검이 이를 통해 뇌물죄를 적용했고 저희는 다시 추가 수사해서 기소한 것입니다. 한웅재 공소사실이 다수입니다. 이 사건 피고인 변호인들이 이를 부인하고, 쟁점도 다양합니다. 가능하다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기일을 지정해 재판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영하 공판기일을 일주일 내내 잡아 달라고 했는데 부당합니다. 이 기록이 10만쪽이 넘습니다. 물리적으로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 증거를 보면 전문 진술이 굉장히 많습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여러 기업체 관계자들을 불러서 마지막에 묻는 것이 ‘이걸 들어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지요’입니다. 유도신문이 많아 진술만 가지고는 (혐의) 입증이 어렵습니다. 재판부 사건 병합과 관련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재판부는 박 피고인에 대해 아무런 예단이나 편견 없이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할 것입니다. 박 피고인 주장과 입증 내용까지 충분히 심리하려고 공범 관계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선고하지 않고 있어 박근혜·최순실 피고인 사건 병합이 불가피합니다. 박 피고인 변호인에게 변론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 오늘 오후부터 하지는 않겠습니다. 오늘 재판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박 피고인은 5월 25일 오전 10시에 다시 나와 주세요.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4)

    [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4)

    재판부 = 지금까지 이 사건 공소장 내용 공소사실, 적용범죄, 죄명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순서따라 박근혜 피고인 변호인부터. 유영하 변호사 = 지난번 저희가 준비기일에서 검찰의 18가지 공소사실에서 일괄 부인하는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보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먼저 검찰 공소사실 모두 진술에서 공소사실과 관련없는 일부 사실 낭독한 건 일본주의와 헌법 무죄추정 원칙에 반해 심히 유감입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엄격한 증명에 따라 기소된 게 아니라 추론과 상상에 기인에 기소됐다는 걸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체적 공소사실 의견 말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세가지 부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첫째 모든 사건에는 범행 동기가 있습니다. 검찰 논리에 따르면 대통령인 피고인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해 기업들을 강요해 재단 출연금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둘째,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최순실 딸 정유라를 도와주기 위해서 돈을 받았고, 최서원 조카인 장시호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위해 삼성에서 돈을 지원하게 했고 나아가서 롯데나 SK 회장들에게 청탁 받고 재단에 출연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이 재단 출연에 있어서 피고인 대통령 박근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검찰은 영장 청구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재단 돈은 아시다시피 기본재산 보통재산으로 돼 있습니다. 기본 재산은 누구도 사용 못합니다. 보통재산도 재단 설립 목적에 따라 엄격히 사용되고 관계부처 감사를 받습니다. 자기가 쓰지도 못할 돈 왜 받아 재단 만드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검찰 주장대로라면 플레이그라운드 광고대행사 만들어 광고 수주 받기 위해 미르재산 세우고. 더블루K 용역 받기 위해 K스포츠재단 세웠다고 하면 7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두 조그만 회사가 용역 받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 걸리겠습니까. 5년 만에 이 돈 모두 소진할 수 있다고 검찰은 생각하십니까? 이사건에서 공범이론은 최서원, 안종범, 박근혜 피고인이 공모해서 범행을 했다고 전제를 하고 있습니다. 공범관계는 주관적으로 고의가 있어도 객관적 공동실행이라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공소장 어디를 봐도 어디서 언제 어떻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공모관계가 없습니다. 지난번 공판 기일에 석명을 요구했습니다. 증거문제. 증거 책자만해도 5책입니다. 상당수 증거가 대부분 언론 기사로 되어있습니다. 참고자료는 될 수 있지만 기사가 증거로 제출되어있습니다. 언제부터 대한민국 검찰이 언론 기사를 형사사건의 증거로 제출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그런 논리 같으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법무부와 대검에서 감찰을 받고 있는데 검찰에 적용시킨다면 당사자들에게 부정 수뢰죄로 기소할 수 있다는 것이 변호인의 소견입니다. 공소사실에 대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첫번째, 검사는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에 대해서 직권남용, 강요죄로 기소했는데 12만쪽에 달하는 증거 기록 사건 기록 정확히 파악 못했습니다. 5월 10일 전체 기록을 등사해서 전체기록을 다 보지 못했습니다. 기록 파악된 범위에서 말씀드리겠고 기본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적절한 기일을 부탁드려서 전체 사건에 대해서 PT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재단에 대해서 말씀드릴 게 미르·K 재단은 대통령이 지시해서 안 전 수석이 전경련을 통해서 재단 모금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방기선 행정관 진술 나오는데 2015년 2월 경에 안 수석 따라서 문화체육 설립 계획서가 나왔습니다. 10대 그룹 대상으로 30억씩 모아서 300억원대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공소장에는 피고인 박근혜이 7월 24일 오찬 이후에 7개 그룹 회장들과 오찬 이후에 2015년 5월에 최서원과 공모해서 재단 설립하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5년 2월에 방기선이 작성한 10대그룹 모아서 30억씩 만들겠다는 문서는 어떻게 설명이 되는 것입니까. 기본전제부터 틀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직권남용 강요죄로 기소하면서 인허가 불이익 받을 것을 염려하면서 두려워서 재단 출연했다고 쓰고 있으나, 그룹 회장은 모두 7명으로 그들에게 어떤 경위로 어떻게 협박을 해서 겁을 내서 어떻게 출연금을 냈는지 설시가 없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에 말했지만 피해자가 법인인지 대표자인지 임원인지 누가 피해자인지 석명을 요구했는데 이후 절차가 없습니다. 전경련 관계자를 피해자로 적시했는데 설립 행위를 강요행위인지 모금 까지도 해당되는지도 석명을 요구합니다. 가장 중요한 삼성 뇌물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찰 기소내용은 삼성은 세가지로 기소했습니다. 첫째 정유라 개인에 대해서 승마지원 79억원, 동계센터 16억 원, 미르·케이 출연 213억원을 뇌물 수수와 제 자 뇌물로 기소를 했습니다. 이 돈은 검찰도 인정하다시피 79억은 삼성전자와 코어 스포츠 간의 용역계약에 따라서 코어 법인 계좌로 송금이 되게 되어있습니다. 제 3자가 뇌물을 받았을때 본인 당사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경제 공동체 개념이 성립되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검찰은 최서원이 대통령 집을 사줬고 옷값을 대납했다고 하면서 경제 공동체 뿐 아니라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모관계를 인정하려면 최서원과 대통령이 어떻게 만나서 삼성으로 하여금 어떻게 돈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동계 스포츠 영재센터에 16억 지원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검찰은 7월 25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의 2차 면담 당시 대통령이 동계 스포츠 영재센터 지원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제 3자 뇌물 수수라서 이재용이 삼성의 여러 현안을 부탁드려서 청탁했다고 구성했습니다. 검찰이 전가의 보도처럼 안종범 전 정책수석의 수첩을 드는데 빙상협회 메달리스트 지원 문구를 동계센터 지원한 증거로 제시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안 수석 진술도 없습니다. 2차 후원에 대해서 2월 16일날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면담하면서 후원서가 담겨있는 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2차 영장에 제시된 범죄 사실에는 전달 시점이 오후로 기재돼있습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사옥 출발이 9시 38분이고 돌아온 게 11시가 넘습니다. 박근혜 피고인과의 면담은 10시40분까지 있었습니다. 방준호의 진술에 따르면 11시 경에 제출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점이 맞지 않자 검찰은 구속 영장에서는 이 범죄사실 뺐습니다. 재판 진행 과정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SK 및 롯데 그룹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롯데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을 접견하면서 면세점과 형제 분쟁 선처 부탁드린다는 부탁을 받고 하남 시설 건립자금 지원해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찰은 3월에 관계 부처에서 대책 냈다고 하합니다. 그러나 기록을 보면 대통령 지시사항이라고 경제수석실 압수 자료에 보면 2016년 4월에 대통령이 면세점 늘리는 게 정당한지 재차 확인하는 지시내용이 되어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청탁받은 사실도 없고 회장에게 시설자금 75억원을 지원해달라는 부탁도 안했습니다. 공소장에 3월 11일 안종범 전 수석이 신동빈 회장을 만나서 신규 특허를 부탁받고 이를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사전에 신동빈 회장을 만나서 전달한 안종범 역할에 대해서 왜 검찰은 안종범을 뇌물죄로 기소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는데 답이 없습니다. 검찰은 박근혜 피고인이 최태원 회장을 만나서 세가지 부탁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J헬로비전 합병 문제, 면세점 문제, 최재원 사면 문제입니다. 헬로비전은 피고인이 당시 관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지시한게 나타납니다. SK면세점도 탈락했습니다. 피고인도 면세점 심사에 영향 끼치지 않습니다. 최재원 석방은 2월 15일에 피고인이 청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가석방 주체는 법무부차관이 위원장으로 되어있습니다. 피고인이 부탁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다. 블랙리스트과 관련해 기소요지는 3가지로 파악됩니다. 반정부 정부 시책 반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 지원배제하라는 것,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에 대해 면직 지시한것, 노태강 국장 사표를 받게한 것으로 요약됩니다. 기본적으로 검찰은 다이빙벨 지원배제 피고인이 보고받았다는데 피고인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어떠한 보고를 받는 바도, 지시한 바도 없습니다. 검찰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공모한 것으로 설시돼 있으나 그렇다면 유진룡 장관도 공범인지 석명을 요청했으나 답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보고서를 받았느지 모르지만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시키고 지원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검찰은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피고인이 좌편향 단체에 대해 말했다고 했는데 그 말 한마디로 지금의 블랙리스트 작성 책임을 묻는다면 살인범을 낳는 어머니에 대해 살인죄 책임을 묻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1급 공무원은 신분보장이 되지 않고 있어 용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부가 바뀌든 정권이 바뀌든 했을때 정무직 장차관 외에 1급 공무원은 일괄사표 내기도 합니다. 피고인이 김기춘 전 실장이나 인사 수석에게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사실도 전혀 없습니다. 검찰은 김상률의 진술을 토대로 기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6년 3월 한불 문화교류 무산되고 거기에 대해서 알아보라고 한 적은 있지만 노태강 사표를 받으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끝으로 현대차에 대해서 케이디코퍼레션과 플레이그라운 광고 문제가 있습니다.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기술이 현대차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지 납품을 지시한 사항은 없습니다. 이상 저희 기록 범위내에서 공소장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이 내용은 서면으로 제출하겠습니다. 끝으로 CJ그룹과 공무상 비밀 누설 관련해 말씀드리고 진술 마치겠습니다. 이미경 CJ부회장 사퇴와 관련해서 조원동 경제수석에게 대통령은 CJ가 걱정된다는 말씀은 했지만 경영 선에서 물러나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경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말씀이 있다고 해도 조원동이 “수사가 진행된다”라고 말한 부분까지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공무상 비밀 누설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47건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습니다만 최서원으로부터 연설문 표현 문구 의견 받아보라고 진술은 했으나 이와 관련 없는 인사문건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습니다. 검사가 정호성과 최서원 피씨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많은데 180건이 넘는 것 중에서 47건을 단정한 이유를 차후 재판정에서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재판부 =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취지로 말씀하셨습니다. 박근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장 받아봤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 (고개 끄덕) 재판부 =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했는데. 박 전 대통령 = 네, 변호인 입장과 같습니다. 재판부 =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시기 바랍니다. 박 전 대통령 =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재판부 = 피고인 중 일부가 쉬고 싶다고 해서 재정하지 않으면 재판이 어려워 휴정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경재 변호인(최순실) = 급한 사정이 있어서 5분. 생리적인 현상이니까 7분 정도?. 재판부 = 그럼 10분정도 휴정했다가 오전에 재판 진행하겠습니다. 10분간 휴정해서 35분에 다시 개정하겠습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계속)▶[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5)
  • 北, 고체 - 액체 투트랙 개발… 하와이·알래스카까지 공격 목표

    北, 고체 - 액체 투트랙 개발… 하와이·알래스카까지 공격 목표

    북한이 2월 12일과 지난 21일 두 차례 시험발사한 북극성 2형의 실전 배치에 착수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북극성 2형의 ‘전략군’ 실전 배치를 승인하고 대량생산도 주문했다고 22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밝혔다. 준중거리미사일(MRBM)로 분류되는 북극성 2형이 대거 실전 배치되면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하는 미군 증원전력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들 전력의 출발지인 주일미군기지와 괌기지 등이 사실상 모두 사정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한·미 군 당국은 정상각도 발사 시 북극성 2형의 사거리를 일단 2000㎞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시험발사에서 100% 추력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란 전제에서 판단해 보면 무수단급(3000~3500㎞) 정도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의 주장대로 사실상 중거리미사일(IRBM)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북극성 2형이 위협적인 것은 발사의 은밀성과 신속성이 대폭 강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은 대출력 고체엔진을 장착한 북극성 2형을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TEL)에 싣고 언제 어디서든 쏠 수 있다. 연료 주입 시간이 긴 액체엔진 미사일의 발사 준비 시간이 30~60분인 데 비해 고체엔진 미사일의 발사 준비는 5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냉발사(콜드론칭) 방식이어서 방출되는 화염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한·미 정보자산에 탐지되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 북한은 21일 시험발사에서 유도 및 탄두 자세제어 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했다며 그 증거로 탄두에 설치한 촬영기로 지구를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치 한·미 정보 당국에 “믿지 못한다니 실체적 증거를 보여 주겠다”는 식이다. 이날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은 지난 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IRBM 화성 12형이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및 미 본토권인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한 부분이다. 북극성 2형이 두 번의 시험발사를 거쳐 석 달 만에 실전 배치됐기 때문에 대출력 액체엔진을 장착한 화성 12형도 곧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고체(북극성)와 액체(화성)의 투트랙으로 미사일을 개발해 유사시 미 증원전력 차단은 물론 하와이와 알래스카까지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공격체계를 갖추려는 것이다. 스커드(한반도), 스커드ER·노동(일본), 북극성 2형(오키나와·괌), 화성 12형(하와이·알래스카) 등으로 ‘미사일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북극성 2형까지는 출력과 발사 위치·발사 각도 조절로 한반도 남쪽을 타격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와 액체 투트랙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을 진화시켜 두 종류의 ICBM을 손에 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엔진의 신뢰성·안정성은 실전 배치를 넘어 ICBM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여 두 종류의 ICBM을 완성하려는 차원에서 계속 추가 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최순실 게이트’ 유탄 맞은 코이카, 박근혜 지우기 한창

    ‘최순실 게이트’ 유탄 맞은 코이카, 박근혜 지우기 한창

    ‘최순실 게이트’ 유탄을 맞았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KOICA)이 박근혜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공적개발원조(ODA) 담당 기관인 코이카의 고위 관계자는 기자 간담회에서 음식·보건의료·문화 분야를 융합한 대외 원조사업인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보건 쪽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어 사업 이름도 상위 기관인 외교부와의 협의 하에 지난달 ‘모자(母子) 보건 아웃리치(outreach, 봉사) 사업’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리아에이드’라는 사업 이름 자체가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맞춰 출범한 코리아에이드는 차량을 활용해 음식(K-Meal), 의료(K-Medic), 문화(K-Culture)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ODA 사업이었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지에서 진행된 코리아에이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작년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홍보할 정도로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다. 그러나 최순실 씨의 미르재단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 올해 예산도 30% 가까이 삭감됐다. 한 코이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코이카 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새마을청년봉사단’의 개명 또는 사업 폐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새마을청년봉사단은 교육, 보건의료, 공공행정 등에 전문성이 있는 우리 국민을 개발도상국에 파견하는 ‘월드프렌즈 코이카 봉사단’ 사업 중 하나다. 코이카는 최순실씨가 개입·관철한 인사로 특별검사의 수사에서 밝혀진 김인식 전 이사장이 최근 사임함에 따라 이사장 공석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차부터 야자수까지 없는게 없는 ‘온비드’ 60조 돌파…최고경쟁률 1927대 1

    기차부터 야자수까지 없는게 없는 ‘온비드’ 60조 돌파…최고경쟁률 1927대 1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공공자산 입찰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의 누적 거래금액이 60조원을 넘어섰다. 22일 캠코는 2002년 말 온비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난달 말 기준으로 60조 9000억원이 거래됐다고 밝혔다. 누적 입찰 참가자 수는 140여만명, 거래 건수는 32만여건이다. 온비드는 세금을 내지 않아 국고에 압류한 재산이나 공공 기관에서 처분을 위탁한 물건 등을 매각하려고 마련한 온라인 공매 시스템이다.역대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물건은 2014년 현대차그룹이 10조 5500억원에 낙찰받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다. 2015년 7월 공무원연금공단이 내놓은 서울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는 1조 1908억원에 거래돼 두 번째로 비쌌다. 최고 경쟁률은 지난해 부산도시공사가 분양한 국제물류도시 단독주택용지로 1927대 1을 기록했다. 정부기관 내 판매시설, 야구장 매점 등 임대·운영권은 권리금 없이 창업이 가능해 소액 창업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된다. 압류한 말(馬)부터 해경 순찰정, 명품가방, 금괴, 기차, 야자수 나무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특이한 물건도 온비드를 통해 거래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D-1] 오늘 휴식·수면 충분히… 신던 양말·러닝화로 완주하세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D-1] 오늘 휴식·수면 충분히… 신던 양말·러닝화로 완주하세요

    제16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출발해 하프(21.0975㎞), 10㎞, 5㎞ 세 코스로 나뉘어 달리게 된다. 이를 아우르는 장점은 무엇보다 건강을 가장 앞세우는 100세 시대를 맞아 도전적인 거리라는 데 있다. 대비 훈련도 풀코스 마라톤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비해서 손해를 보는 일은 절대 없다.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접시물에도 코가 빠지는 법이다. 5월의 푸르른 날, 안전한 뜀박질을 위한 체크 포인트를 짚어본다.먼저, 충분한 휴식이 완주를 보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준비가 미흡하다고 하루 전 갑자기 무리하게 훈련을 감행하는 것은 자살 행위다. 하루 전에는 충분한 휴식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야 한다. 단, 하루 종일 쉬는 것보다는 오전에 20분 정도 가볍게 달려서 근육을 풀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이므로 늦어도 밤 9시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면량이 부족하거나 잠을 설치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레이스 당일 식사는 2시간 30분 전에 하는 게 좋다. 식사는 육류·어류 등 단백질을 빼고 탄수화물 위주로 해야 한다. 이는 ‘카보로딩’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식이요법이다. 달리는 데 필요한 신체 글리코겐 저장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지방과 단백질은 평상시 몸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짜거나 매운 음식은 피하고 평소 익숙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식사량은 소화 과정을 거쳐야 레이스에 문제가 없으므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양을 섭취한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잘 뛴다’는 것은 그릇된 상식이다. 달리는 동안 공복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찹쌀밥이나 찹쌀떡, 바나나 등을 약간 섭취한다.양말만큼은 신던 것을 그대로 신고 달리는 게 최선이다. 마라톤은 땀을 많이 배출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복장은 다소 느슨하고 소재는 통풍이 잘되는 것으로 골라 입는다. 피부 노출은 최대로 해 땀을 잘 증발시키도록 한다. 신발은 전문 마라톤화보다는 뒤꿈치가 푹신한 러닝화가 더 낫다. 레이스 때에는 새것보다는 연습할 때 익숙해진 신발을 신는 게 훨씬 안전하다. 또한 젖은 운동화를 신으면 충격 흡수력이 50%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달리는 동안 운동화와 양말이 젖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양말은 반드시 자신이 신던 것을 세탁해 신는다. 새 양말은 겉면의 휘발성 물질 때문에 발과 운동화 간 밀착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이는 운동화 내의 공간에서 발이 겉도는 현상을 야기해 발목이 접질리는 등 예기치 못한 부상을 부르기도 한다. 대회장에는 2시간 전에 도착하자. 레이스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전에는 대회 장소에 도착하도록 한다. 수 천명의 참가자 사이에서 떠들썩한 분위기를 자신의 뇌에 전달시켜 ‘이제 달린다’는 사실을 몸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다른 참가자들과의 정보 교환 등 가벼운 대화를 통해 긴장감을 풀 수도 있다. 스트레칭은 레이스보다 더 중요하다. 30분 이상 충분히 몸을 풀어 출발과 동시에 100%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적당한 시기에 몸이 풀리면 그때부터 달려야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부상 우려뿐 아니라 기록에도 좋지 않다. 특히 레이스의 이미지를 그려 볼 것을 추천한다. 레이스는 최종 연습한 페이스대로 실천한다. 이때 ‘힘들다’와 ‘꽤 힘들다’ 정도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목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속도에 편차가 있을 경우 한 번 내린 속도를 올리는 데에는 그만큼 힘들고 에너지 소모도 많아진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게 한 번 떨어진 페이스를 회복하기란 매우 어렵다. 수분 섭취를 제대로 하는 요령도 중요하다. 마라톤에 필요한 에너지는 우리 몸에 축적된 고분자 에너지를 가수분해함으로써 얻어진다. 따라서 수분이 부족하면 에너지 생산도 줄어들게 된다. 달리는 동안 통상 시간당 1ℓ의 땀이 배출되므로 출발 전부터 조금씩 마시기 시작해 일정한 간격으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반 컵씩 수분을 섭취한다. 수분의 종류는 개인 선호도에 따라 다르지만 생수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온음료나 주스류는 흡수가 빨라 갈증이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고농도의 당분이 포함된 터라 결국은 더 많은 갈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온음료를 지극히 선호하는 마라토너라면 약 두 배의 생수를 섞어 희석해 마시면 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가출한 냥이 찾으면 50만원… ‘고양이 탐정’ 뜬다

    가출한 냥이 찾으면 50만원… ‘고양이 탐정’ 뜬다

    “길고양이 구조 계기로 시작… 전국서 하루 수십통 의뢰 전화” 20명 활동… 1년 새 2배로 늘어 “고양이를 찾는 비결이요? 육감(六感)이죠. 하하.”지난 17일 오후 11시 다가구주택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중랑구 면목동 어두운 골목 어귀. 검은 등산 가방을 멘 채 헐렁한 청바지 차림으로 ‘1호 고양이 탐정’ 김봉규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뒤편으로 베이지색 중형 케이지를 손에 든 의뢰인 고성민(33·가명)씨가 발을 동동 굴렀다. “20일 전 고양이 ‘우리’가 집을 나갔습니다. 방충망을 뚫고 나간 것 같아요. 6살 된 삼색 코숏(코리아 숏헤어)이고 중성화도 했습니다. 가족 같은 애가 없어졌는데 사례비가 문제인가요.” 고씨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이유다. 김씨는 “골목길마다 다니면서 길고양이의 눈을 자세히 보면 경계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자기 영역에 낯선 고양이가 들어왔을 때 보이는 일종의 신호”라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는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려묘(伴侶猫) 190만 마리 시대를 맞아 김씨처럼 ‘의뢰비’를 받고 실종된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수(2015년)는 189만 7127마리로, 유기묘는 2만 1300마리로 추정된다. 유기동물이 8만 마리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수십만원을 들여 실종된 고양이를 찾아나서는 이들도 많다. 김씨의 본업은 무역업이다. 1996년 우연히 길고양이를 구조한 일을 계기로 틈틈이 고양이 수색에 나선 것이 벌써 20년이 됐다. 주변 요청이 늘면서 2006년부터 고양이를 찾아주며 몇 만원씩 받던 것이 소문나 지금은 정식으로 의뢰비를 받고 활동한다. 이후 찾아준 유기묘가 3000여 마리에 이른다. “귀소본능이 있는 고양이는 1만 마리 중에 한 마리도 안 될 겁니다. 그만큼 찾기 어렵죠. 집 주변에 배변 모래를 뿌리면 고양이가 돌아온다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길고양이가 배변 모래에 영역 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를 찾기 위해 눈을 반짝이면서 간간이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지난해만 해도 10명 남짓이던 고양이 탐정은, 올해 20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의뢰도 급증한다. ‘세에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윤현철(64)씨는 “하루에도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전화를 수십통씩 받고, 매일 방방곡곡으로 출장을 간다”고 말했다. 통상 10만~20만원의 선수금을 받고 고양이를 찾으면 10만원에서 30만원 사이 사례금을 추가로 받는다. ‘고양이 탐정’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윤씨는 “수색하다가 항의를 받기도 한다. ‘고양이는 요물’이라든지 ‘제 발로 나간 고양이를 돈 주고 찾는 한심한 사람’이라며 혀를 차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다급한 마음으로 울먹이며 찾아오는 실종 고양이 주인에게 우리는 마지막 보루”라고 했다. 김씨는 고양이 실종의 가장 큰 원인을 ‘부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양이는 특정 영역 안에서 생활하는 습성이 있는데, 집 밖으로 나가본 고양이는 그 영역까지 자신의 범위로 확장해 인식하게 된다”며 “이런 습성을 모른 채 키우면서 고양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윤씨도 “고양이가 방충망을 찢고 집을 나가는 일도 많아 스테인리스 방충망을 설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현장 행정] 서대문 숲길, “장애인·노약자도 산 정상까지 올라요”… 모두 함께 건강으로

    [현장 행정] 서대문 숲길, “장애인·노약자도 산 정상까지 올라요”… 모두 함께 건강으로

    걷기 행사 열린 ‘안산 자락길’, 전국 최초 ‘순환형 무장애길’ “사회적 약자가 정책 1순위다”…문 구청장의 ‘구정 철학’ 반영“장애인, 노약자도 산 정상까지 올라올 수 있고, 건강은 덤으로 챙기네요.” 봄바람이 제법 강했던 주말인 지난 13일 아침, 서울 서대문 연희 숲속쉼터 들머리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 주민 800여명의 들뜬 음성으로 왁자지껄해졌다. 2013년 11월 안산도시자연공원에 개통한 총연장 7㎞의 안산자락길을 걷는 ‘아카시아 꽃길 걷기’ 행사. 이 길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보행 약자들도 불편 없이 거닐 수 있도록 설계된 전국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길’이다. 이날 행사에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의 주인공 임춘애씨가 특별 손님으로 초대됐다. 문 구청장은 “휠체어를 탄 주민들도 산등성이까지 스스로 올라갈 수 있다”고 소개하며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신록이 우거진 숲을 함께 즐기며 건강도 챙기자는 의미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평평한 나무 데크와 굵은 모래가 깔린 완만한 숲속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자락길전망대와 천연마당 쉼터에 닿는다. 안산천 약수터, 숲속무대, 연흥 약수터를 거치면 다시 출발 장소인 연희숲속쉼터에 도착하는 2시간 30분여 코스다. 걷기 후엔 합창단 공연, 경품추첨이 주민들의 가쁜 숨을 달래 줬다. 구는 녹지 보행 사업을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보행 약자들을 배려한 ‘녹지 보행권’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적 약자를 언제나 정책 1순위로 올려 놔야 한다’는 문 구청장의 구정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지난달 현재 구민 31만여명 중 15.2%인 4만 7822명이 65세 이상 어르신인데, 이들의 녹지 보행권도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안산자락길은 휴일 평균 5000명 이상이 찾는 인기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4월의 걷기여행길, 영화 촬영지를 찾아 떠나는 걷기여행길에 선정되고, 인근 영천시장과 연계한 ‘주전부리 여행지’로도 손꼽히는 등 서울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안산자락길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4.5㎞(실락어린이공원∼옥천암) 구간의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도 개통했다. 문 구청장은 “녹지 보행 사업으로 주민 건강까지 챙긴 것은 덤”이라며 뿌듯해했다. 구에 따르면 전국 269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 10년간 비만 증가율은 전국 최저 수준인 261위(2.07% 포인트)로 9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관련 사업으로 올 하반기 걷기 프로젝트 ‘숲을 만나다’ 사업도 시작한다. 주민 5명 이상으로 구성된 걷기 동아리를 50개 이상 육성하고, ‘자녀교육 전문가와 함께하는 걷기’ 등 아이디어형 워킹 프로그램도 확충한다. 단풍 시즌인 10월에는 걷기 주간을 선정, 워킹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역사문화해설 탐방코스 3곳도 이달 말부터 운영한다”며 “보행 약자들이 자연과 역사문화를 일반인과 똑같이 즐길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커버스토리] 졸지에… 방 빼?

    [커버스토리] 졸지에… 방 빼?

    주요 공약 14개… 현직 공무원들의 기대와 우려 사이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대통령집무실 광화문 이전’, ‘인사시스템 투명화’ 등 공직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많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을 보는 공무원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주요 공약 14개에 대한 현직 공무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통일부 A사무관은 “공직사회 내에서도 계속고용이 필요한 많은 직무에 기간제, 임기제 등의 이름으로 비정규직이 널리 쓰이고 있다”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함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이 자기 책임을 외면하는 처사로, 직업공무원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업무의 연속성 단절, 전문성 하락, 직장 내 차별 등 부작용도 많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청 6급 B씨는 “지자체의 대부분 부서가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 공무원 증가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현실적인 재원을 들어 공약 축소를 주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최우선 실천 분야로 선정한다면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특히 공무원 17만명 확충은 연차적으로 추진하면 문재인 정부가 종료되기 전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원도청 C사무관은 “경제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일할 수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다만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 공공부문 재정 투입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소기업 등 기초 산업의 실질적 육성을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D사무관은 “공무원연금 문제가 항상 시한폭탄인데 공무원 증원은 국민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면서 “공무원 숫자를 아무리 늘려도 조직에서는 부족하다고 얘기한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 충북도청 E사무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청와대 안의 비서동(여민관)으로 옮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대통령과 비서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를 세종시에 추가로 이전하는 것도 반대다. 현재 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 상황만으로도 지방 불균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본다. 업무 효율성을 배제한 기계적인 세종시 이전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F서기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청사로 이전하는 것은 빠른 의사결정 등 행정의 효율성 등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된다”면서 “그러나 행정 시스템 역시 빠르게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G사무관은 “대통령 집무실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광화문 정부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면 경호 문제로 정부청사의 민원인 출입이 어려워지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수 있다. 예산도 꽤 들어갈 것 같다”고 반대했다. # 인사 투명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강원도청 6급 H씨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잘된 인사는 정실인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를 아무리 투명화하고 실명제를 도입해도 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지 않는 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럴 바에야 책임을 지고 코드에 맞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책임정부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I주무관은 “추천된 인사가 비위 등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추천한 사람도 연대 책임을 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청 7급 J씨는 “공직자 비리수사도 필요하겠지만, 대다수의 공직자 비리는 검찰과 경찰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K경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고위공직자와 그 눈치를 보는 검찰·경찰을 고려하면 공수처는 꼭 필요한 기구”라고 말했다. 서울시청 7급 L씨는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감사원 독립성 강화 광주시청 7급 M씨는 “감사원을 행정부 내가 아니라 국회의 산하기구로 두어 실질적인 행정부 감시 기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청 N사무관은 “현행 시스템으로는 감사업무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국회 이관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야 정쟁의 틈바구니에 끼여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감사원의 기능을 조정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야당 추천 몫을 두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 직원 O씨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한다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되레 국회로부터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을 독립기구로 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 여성가족부 기능 강화 서울시청 7급 L씨는 “기존 여가부 정체성과 명칭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아우르는 ‘양성평등’에 초점을 맞춘 기구는 보다 국민적 지지를 얻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서울시청 I주무관은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비전과 목표 재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예산 등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Q씨는 “힘 있고 실효성 있는 양성평등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칼퇴근법과 복지포인트 온누리 상품권으로 제주시청 직원 R씨는 “칼퇴근법은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사회복지직 등 일부는 허구한 날 야근을 해도 일이 밀리기 일쑤다. 칼퇴근만 하면 일이 줄어들까. 칼퇴근보다 격무에 시달리는 분야의 지방 공무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청 8급 S씨는 복지포인트 상품권 지급에 대해 “계속되는 대형마트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개인 소비의 일정 부분을 특정해 놓는 것은 오히려 소비성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자치단체별로 자체 상품권을 제작해 유통하고 있어 실효성은 크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 소방청과 해양경찰청 독립 인천시청 6급 B씨는 “세월호 참사에 해경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경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지 않은 채 해체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실책 중 하나”라면서 “해경 해체 이후 서해5도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해경을 시급히 부활하고 본청을 인천으로 환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제주 해경 T씨는 “해경은 다시 독립시켜야 한다.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해경이 세월호 사고로 정치판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면서 “해경도 자체 개혁을 계속해야 하고 예산과 인력 등도 보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해경 전문 인력도 키워야 한다. 바다를 전혀 모르는 육지 경찰(육경) 출신이 해경 수장으로 오는 인사 관행도 지양해야 한다. 바다를 좀 가르쳐 놓으면 수장이 바뀌어 버리고 육경이 또 낙하산으로 온다”고 밝혔다. # 자치경찰제 추진과 국가정보원 개편 제주시청 R씨는 “2006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 도입한 자치경찰제는 아직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자치경찰은 주차단속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기존 자치단체의 환경, 위생, 산림 등 사법경찰 권한을 자치경찰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 국가 경찰과의 명확한 업무 분장 등 제도부터 먼저 개선해야 한다. 국가 경찰은 자신의 권한을 절대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U경위는 “자치경찰이 국민 치안만족도 향상을 위해 필요할 수 있으나 최근 범죄유형이 광역화되고, 대규모 경비상황 발생 시 대처 문제 등 지역별 유기적 업무협조가 우려된다”면서 “지자체별 상황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 기존 경찰관들의 신분이동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 개편에 대해서는 “국내 정보는 경찰로 충분하다. 경찰력이 할 수 없는 해외 등에서 국가정보원의 정보 수집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두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문재인, 노무현보다 실수 적을 것”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79) 신부가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고 밝혔다.송 신부는 “적폐 청산 없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라며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며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송 신부는 2005년 12월 사목 일선에서 은퇴한 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마을에 정착했다. 1972년 12월 사제 서품을 받은 송 신부는 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송 신부와 일문일답. -건강은 어떠신지.→괜찮다.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곳에 정착한 지 12∼13년 됐다. -문 대통령이 재수 끝에 당선됐는데.→이번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봤다.대세였다. 촛불이 밀어줬다. 촛불이 아니면 선거가 미뤄졌을 것 아니냐. 워낙 국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해도 너무 잘못하니깐 나선 것 아닌가.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인연은 언제부터인지.→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반정부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안됐다. 무일푼으로 변호사 길로 들어섰는데 그때 먼저 개업한 노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였어. 젊은이들이 민주화운동으로 연행되면 두 사람에게 (변론을) 부탁하곤 했다. -문 대통령 가족과 인연은.→문 대통령 모친과 아주 오래전부터 친하다. 부산 신선성당 주임신부로 있을 때 모친이 성당 사목위원회 부회장을 맡았다. 굉장히 열심히 활동했다. -참여정부 이후 10여년 만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는데.→이미 문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고 10년간 다른 정부가 하는 걸 보고 공부를 많이 했을 것이다. 준비를 많이 했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선을 어떻게 보나.→다 아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대체로 진보적으로 꾸리는 것 같다. 진보적인 것이 꼭 좋은 것만 아니고 발목을 잡힐 우려도 있다. 국회가 딴지를 걸 수도 있으니 참작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적폐를 청산하지 않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다.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썩은 걸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화합을 해야지, 적폐를 포함해서 화합하자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참여정부 때 노 전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안 했다고 보나.→청산이 안됐다. 하려고 하다 말았다. -참여정부 공과는.→참여정부만큼 큰 변혁을 가져온 정권은 없었다. 특히 검찰을 독립시켜줬다. 각각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 아니냐. 당시 그런 걸 놓고 보수언론이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았다. 그때 보수언론을 비롯해 야당, 보수 쪽에서 협조했더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한 단계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장·단점은.→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거다. 그는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적을 것 같다. 들어주는 아량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는 어떤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결정해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 국민들 기대가 큰 것 같은데.→국민이 신뢰하고 희망 섞인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앞서 국정 운영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공부가 있으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새 정부 인사에 대한 생각은.→탕평, 탕평하는데 그 지역 균형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해당 분야에 우리나라에서 실력이 가장 우수하냐를 봐야 한다. 가장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막혀 있는데.→국민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금 경색된 남북관계 물꼬를 열자고 하면 보수 쪽에서 야단일 거다. 먼저 사람이 사람 도와주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당부는.→시간이 길지 않다. 5년이 금방 간다. 쉬지 말고 부지런히 계속 일해야 한다. 개혁을 멈추거나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것 같은가.→우선은 그렇다(웃음).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딴지를 거는 세력이 많을 거다. 보수언론이 특히 그럴 것 같다. 이런 세력에 발목이 잡힐 우려도 상존한다고 본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 부분에 발목을 잡힌 것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 -곁에서 개인적으로 본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아주 강하다. 운동을 잘 하지 않느냐. 특전사 출신으로 등산도 좋아하지만, 스쿠버다이빙광이다. 가족 4명이 다 잘한다. 좀 안됐다 싶은 게, 청와대 가서 이제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을지(웃음). 어쨌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도 박력 있고 두려움 없이 잘했다. 축구도 잘한다. 운동에 만능이다. -문 대통령은 골프를 하는가.→못한다. 골프채는 있지만 너무 바쁘고 돈도 들고 하니깐 안 하더라. 하지만 난 언젠가 그것이 핸디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를 할 줄 알아야 다른 나라 수장이 골프를 제의해도 응할 수 있는데 할 줄 모르면 귀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웃으면서 언제가 후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했나.→당선 후 한번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냥 끊었다. 내가 ‘바쁘니 끊으라’고 했다. 대통령이 전화할 시간이 있겠느냐. 우리는 서로 아는 사람인데 뭐하려고 전화를 하느냐. 그냥 예의상 전화를 했겠지만, 그냥 ‘끊고 일하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는 전화가 왔길래 그냥 격려만 해줬다. -문 대통령 주변 가족 가운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없다고 본다. 그 집에 식구는 그럴 사람은 없다. 남동생은 오래전부터 멀리 있으면서 배를 탔고 여동생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서 겨를이 없다. 아이들도 다들 각자 삶에 충실한 거로 안다.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나.→지난 9일 지인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하고 왔다. 이번 추도식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더더욱 안 간다. 정치인들 많이 갈 텐데 나까지 가면 더 복잡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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