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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안 선박 사고, 안내방송 다소 늦고,상황 설명 없어“ 대처 아쉬움

    신안 선박 사고, 안내방송 다소 늦고,상황 설명 없어“ 대처 아쉬움

    “‘쿵’ 소리가 나고 아수라장이었죠. 승객들이 스스로 구명조끼 꺼내 입고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렸어요.”승선원 163명(승객 158명, 승무원 5명)을 태우고 전남 신안 흑산도 근해에서 좌초한 여객선 P호(223t급) 승객 김모(경기 부천)씨는 25일 사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승객들은 짙은 안개 속에 구조가 늦어지는 긴박한 상황이었는데도 스스로 구명조끼를 입고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렸다. 김씨는 “뒷자리에 앉아 있는데 배 앞쪽이 ‘쾅’ 하고 부딪혔다. 창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너무 짙게 끼어 있고 바위에 배가 턱 얹혀 있어 너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승객들, 선원들 모두 침착하게 있으라고 했고, 혹시 모르니 구명조끼를 모두 입고 대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승객 김모(경기 용인)씨는 “‘쿵’ 소리가 나길래 무슨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한참 있다가 사고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선원들이 오기도 전에 모두 스스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어선으로 옮겨 타기까지 차분히 구조를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구조를 기다렸지만 승무원 대처에는 아쉬웠다는 반응이 나왔다.승객 정모(경기 용인)씨는 “‘쿵’ 소리가 나고 한참 우왕좌왕했다. 사고가 나고 7∼8분 정도 있다가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어선에 옮겨 탈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승무원들이 승객에게 계속해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줬으면 했는데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3시 47분쯤 사고 신고가 해경에 접수되고 오후 4시 17분 해경 고속단정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은 암초에 배가 걸쳐 있어 큰 배로는 접근이 불가능하자 승객들을 소형어선 여러척에 태운 뒤 오후 5시 14분쯤 인근에 대기 중이던 목포∼홍도 간 여객선 N호에 옮겨 태웠다. N호에 탄 승객과 승무원들은 오후 7시 20분쯤 목포여객선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공감(KBS1 토요일 오후 7시 10분) 간밤에 날아든 부고 소식에 청산도 읍리마을은 분주하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97세 할머니를 마지막 보내는 길. 마을 사람들은 회관에 모여 음식을 준비하고 그래도 아직은 힘이 남은 60대 남자들은 상여꾼이 된다. 꽃상여가 있는 장례에서는 마을 사람 전부가 유족이 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장례를 준비하고 같이 울며 고인을 보낸다. 평생을 가족보다 가까운 이웃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보내 주는 마지막 가는 길. 꽃상여는 그 가족과 이웃이 고인에게 보내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선물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5분) 2001년 12월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육군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는 인근 부대의 보급관으로 근무하던 염순덕 상사. 현장 인근에서 범행 도구가 발견됐고 두 명의 남자가 용의자로 좁혀진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사건 수사는 미제로 종결됐다. 2015년 ‘태완이법’ 시행으로 살인 사건 공소 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2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은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다. ■부잣집 아들(MBC 일요일 밤 8시 45분) 25일 첫방송하는 새 주말드라마 ‘부잣집 아들’은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벌려고 좌충우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열심히 산 부모 세대에게는 감사와 위로를, 젊은이들에게는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걸 보여 주려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철학·정치 신념의 병역 거부도 존중돼야… 대체복무 결단 내릴 때”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철학·정치 신념의 병역 거부도 존중돼야… 대체복무 결단 내릴 때”

    군대 대신 감옥을 택했다. 그러나 정작 감옥에서 나온 뒤론 전국의 군부대를 밥 먹듯 찾아다녔다. ‘군대는 원래 이런 거야’라며 남들이 병영 안에서 갖은 불의를 감내하며 국방부 시계만 바라보고 있을 때, ‘군대는 그런 게 아니야’라고 외치며 밖에서 군과, 불의와 싸웠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를 이끌고 있는 임태훈(42)씨 얘기다.만두 먹다 죽었다던 윤모 일병이 실은 선임들의 가혹행위와 집단구타로 숨졌고, 이를 부대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숨긴 사실(2014년 윤 일병 사건), 나라를 지키러 군에 간 청춘들이 대장 공관에서 호출용 전자팔찌를 찬 채 사모님 속옷을 빨았던 사실(2016년 박찬주 육군 대장 공관병 갑질 사건) 등 많은 병영 내 인권유린이 그의 이런 발품으로 민낯을 드러냈다. 군을 거부한 그가 기자들 앞에 서면 군은 경련을 일으켰고, 별들이 옷을 벗고 고개를 숙일 때마다 조금씩, 뚜렷이 변했다. 전진했고, 나아졌다. 2005년 GP 총기 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 작업이 꾸준히 이어졌으나 이를 ‘혁신’(5개 중점 23개 과제) 수준으로 끌어올린 계기는 단연 윤 일병의 억울한 죽음과 임 소장의 폭로였다. 상근직원이라야 경력 2년이 가장 오래인 4명이 고작인, 사실상 ‘1인 NGO(비영리민간단체)’의 단기필마에 불과한 그는 왜 거대한 군과 싸우고 어떻게 군을 바꾸고 있을까. ‘한 사람의 힘’을 보고자 서울 신촌 어느 골목에 들어선 이한열 기념관 2층 10여평 남짓한 센터 사무실로 지난 19일 그를 찾아갔다. -입대를 거부하고 감옥에 갔다. “동성애자로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던 상황에서 군의 상존하는 차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군내 동성애를 형사처벌토록 한 군형법 92조 6이 없었다면 입대했을 거다. 이성애자 군인들의 성관계는 처벌하지 않으면서 동성애자의 성관계는 처벌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다. 국가의 차별적 형사정책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병역 거부를 택한 것이다. 내게 있어서 군은 계급이 깡패인 구조다. 모든 걸 지배하는 계급장 아래에서 물리적 폭력, 언어폭력, 가혹행위, 성범죄 등이 죄다 합리화된다.” -군 인권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2005년 감옥을 나온 뒤 국가인권위원회 군 인권실태 연구 용역에 참여한 게 계기다. 석 달간 80여개 부대를 다니고 3000여명을 설문조사하면서 장병들 밥은 어떤지, 진료는 어떤지, 생활관은 어떤지, 영창은 어떤지 등등 병영 실태를 속속들이 봤다. 전방부대 구급차가 낡아 아무리 밟아도 시속 60㎞를 내지 못하는 걸 보곤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는 군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나섰다.” -군을 거부한 사람이 군 인권에 앞장서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북한에 다녀와야 북한 인권 운동을 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 군대 안 간 빚을 군 인권 활동을 통해 갚겠다는 생각이 아니다. 군 인권은 여성과 장애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문제다.” -양심적 병역 거부 허용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 왔다. 입대 장병은 죄다 ‘비양심적’인가. “(하하) 우리가 지은 말이 아니라 유엔이 그렇게 쓴다. ‘칸시엔셔스 어브젝터’(conscientious objector)라고…. 징병제라 해도 양심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철학적, 정치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도 국가가 존중해야 마땅하다.” -그랬다간 죄다 병역거부를 택하지 않을까. 나라는 누가 지키나? “양심적 거부를 어떻게 가리느냐, 대체복무는 어떤 형태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한 병역 기피와 병역 거부를 엄격한 심의로 가려내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 대체복무 또한 지금의 공익근무나 산업기능요원과는 달라야 한다. 현역보다 복무기간을 1.5배로 늘리고 역할도 중증 장애인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 등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군대처럼 24시간 합숙하며 사회복지사들을 도와 장애인들 밥 먹여주고 대소변 가려주고 물리치료 시켜주고 하는 등등의 임무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다. 신념 없이는 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면 대체복무를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할 일은 없다. 대만도 대체복무제 시행 초기 지원자가 늘었지만 지금은 연간 5000명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대체복무를 도입하면 나라 예산도 절감하고, 사회 그늘을 보듬는 복지 인력도 크게 늘릴 수 있다.” 2004년 종교적 병역 거부에 대한 법원의 첫 무죄 판결 이후 지난해 무려 45건의 1심 무죄 판결과 2건의 항소심 무죄 판결이 이어지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은 군과 법조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 국회에도 3건의 관련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으나 그 뒤로도 28건의 위헌심판 제청이 제기됐고 이에 헌재는 오는 8월 안으로 다시 위헌 여부를 심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도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에 맞춰 대체복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발표한 국민인권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 의견은 46.1%로 2005년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반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016년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대체복무제 도입’에 70%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지난 9년 군이 임 소장을 대하는 태도도 달려졌을 것 같다. “병영 안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군은 진상을 숨기기에 바빴고, 사건이 드러나면 사후약방문을 마련하는 데 급급했다. 지금은 비록 더디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군이 언제까지고 철책 안의 작은 왕국으로 남을 수는 없다. 개방은 필연이다. 병영 정책 전반과 인권 문제를 다룰 2차관을 두고 민간 영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일정표 좀 보여 달라. “아이고 못 보여드린다(웃음). 하루 상담·신고는 대략 10건 정도다. 지난해엔 3000회 정도 전화상담을 받았고, 1030건 정도를 처리했다. 현장 방문을 빼면 대개 센터에서 상담관련 회의를 하며 지낸다.” -센터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나. “고정적으로 회비를 내는 회원이 780명 정도다. 이들의 회비에다 몇 가지 연구용역비로 센터 운영 경비를 충당한다. 지난해엔 2억 4000만원 정도 경비를 지출했다. 상근직원들 급여가 우선이니 내 월급은 늘 체불 상태다. 열정페이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게 NGO의 풍토다. 깨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1인 단체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성소수자 인권과 군 인권 다음으로 임태훈이 겨냥한 타깃은 무엇일까.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임태훈의 역할도 거의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 아닌가 싶다. 정치할 생각은 없나. “시민운동과 정치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각각 시민운동답게, 정치답게 해야 하는데 그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진보를 팔아먹는 사람도 너무 많다. 나 또한 정치에 몸담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없다. 시민단체의 본령을 지키고 싶다. 대체복무제가 도입되고, 군인권센터의 기반이 단단해지면 센터를 떠나 스포츠인과 연예인의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다. 운동선수들에 대한 상습적 구타라든지 가혹행위, 패거리 문화 등이 심각하지 않나. 연예인을 울리는 부당계약, 기획사의 갑질 횡포도 마찬가지다.” 체육계와 연예계, 긴장해야 할 듯싶다. jade@seoul.co.kr ■임태훈 소장은 1976년 경북 영주에서 건설업을 하던 부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임태훈은 일찌감치 ‘싹수’가 보였던 듯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버스 안내양 누나가 거스름돈을 제대로 안 돌려주자 한바탕 싸우고는 집에 와 엄마를 닦달했다. 돈 찾아야 한다고. 임태훈의 등쌀에 엄마는 결국 다음날 버스회사를 찾아가 거스름돈과 안내양 누나의 사과를 받아 왔다. 중학교 땐 머리를 깎았는데도 더 깎고 오라는 선생님에게 불쑥 손을 내밀고는 “그럼 이발비 주세요” 하며 대들었다가 교무실에서 5시간 무릎을 꿇었다. 고교 땐 우열반이라는 ‘차별’을 두고 학교와 싸웠다. 어머니는 이런 ‘꼴통’ 아들의 입대를 걱정했다. “맞아 죽을지 모르니 제발 대들지 마, 태훈아.” 임 소장은 동성애자다. 군인권 활동에 앞서 성소수자(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펼쳤다. 고교 졸업 후 19세 때인 1996년부터 남성동성애자인권모임 ‘친구사이’에서 인권 운동을 시작해 1998년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했다. 2000년 9월 방송인 홍석천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뒤로 방송에서 하차하자 자신도 커밍아웃하며 국내 커밍아웃 1호 서동진 계원예술대 교수 등과 함께 홍석천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였고, 이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석태 변호사를 비롯해 많은 진보진영 인사들과 친분을 맺게 됐다. 사적인 질문, 결혼 계획을 물었다. “(하하) 애인이 없어요. 감옥 가기 전 두 번, 출소 후 한 번 교제는 했는데 지금은 애인이 없어요. 이젠 이름이 알려져서 누구든 제게 다가오기가 더 부담되지 않을까요?” ▲성공회대 NGO대학원 졸업 ▲동성애자인권연대 대표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 공동대책위 공동대표 ▲국제사면위 양심수 선정 ▲법무부 교정시민옴부즈맨 ▲광우병대책위 인권법률의료지원팀장 ▲국가인권위 전문위원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상상(想像)의 힘…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상상(想像)의 힘…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한번 만난 것은 잊지 못하는 거다, 단지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뿐이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1941~ )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2001)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으로 순수 영화 수입으로만 한화 약 3800억 원 이상을 벌어 들였다. 애니메이션이 거대 산업이 되었다.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지브리 스튜디오는 ‘고양이의 보은’(200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랑 위의 포뇨’(2008), ‘바람이 분다’(2013) 등의 작품을 꾸준히 내어 놓으면서 지금도 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1967)이 관객 10만 명의 흥행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뽀롱뽀롱 뽀로로’(2003), ‘라바’(2011), ‘터닝메카드’(2015) 등 어린이,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들이 새롭게 등장하여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힘을 단단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라인 프렌즈’(2011), ‘카카오 프렌즈’(2012)와 같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도 등장하여 모바일을 탄생 배경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한 번 만난 애니메이션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로 가 보자. 서울 중구 예장동, 돈가스 집 즐비한 남산 자락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는 현재 서울시 산하 기관인 SBA 서울산업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1999년에 한국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과 육성 등을 목적으로 개장한 곳으로 SICAF(서울국제만화에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공간이기도 하여 현재도 만화애니메이션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장소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더해 지금 서울애니메이션 센터가 들어서 있는 장소는 역사적으로도 사연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이 바로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일본이 한국통감부를 제일 처음 설치한 장소로 1926년까지 조선총독부가 있던 자리였다. 이후 1957년부터 1976년까지 KBS 사옥으로 방송을 송출하던 곳이었으며, 이후 1986년 이후부터는 국가안전기획부의 어두운 역사까지 담고 있던 곳이기도 하였으니 땅이 지닌 지세(地勢)는 만만치는 않았던 듯 하다. 현재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에서는 내부 복도를 갤러리로 하여 각종 애니메이션 및 만화 등을 주제별로, 시기별로 다채롭게 전시하는 기획 전시관을 비롯하여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상영 극장,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는 VR 가상현실 플레이존, 코스프레 스튜디오, 인형 만들기 체험 공간 등이 있다. 특히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는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만화의 집’이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만화책들과 만화 관련 서적, 유관 기관 발행자료 등의 도서가 구비되어 있어 만화를 좋아하는 관람객들에게는 훌륭한 만화 독서 체험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만화에 관심이 있다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어린 자녀가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나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3. 가는 방법은? - 서울특별시 중구 소파로 126(예장동)/ 4호선 명동역 1번출구로 나와 한국전력 중부지점의 좌측 언덕길 (소월길)을 이용하여 150여 미터 정도 올라가면 된다. - 매주 화요일~일요일 09:00~18:00(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 4. 감탄하는 점은? - 만화의 집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알려진 이름에 비하여 관람객들은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만화의 집, 코스프레 스튜디오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 만화를 좋아한다면 하루 종일도 가능하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ani.seoul.kr/index.sba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남산 서울타워, 남산도서관, 주한독일문화원, 남산과학관 등이 있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어른들의 눈이 아니라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바라본다면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는 한 번은 가봄직한 곳이다. 만화의 집은 적극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7번째 청년 창업 ‘도전숙’ 연 성북

    보문동에 공급… 올 10호 계획 서울 성북구가 창업 준비생에게 사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공급하는 ‘도전숙(宿)’ 7호 현판식을 지난 20일 열었다. 1인 창조기업 공공원룸주택인 도전숙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성북구가 대상 기업을 발굴, 선정과 사후 관리를 맡는다. 다양한 아이템을 가진 창업자가 모이다 보니,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협업체계가 구축된다는 게 도전숙의 장점이다. 보문동에 문을 연 일곱 번째 도전숙은 지상 5층에 원룸 12가구, 커뮤니티 공간, 주차장을 갖췄다. 전용면적은 20~28.5㎡(6∼8.6평)이다. 보증금은 1030만~2229만원이며 월임대료는 13만 4000~29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구는 다음달 도전숙 8~9호를 공급하고 8월에 10호를 준공하는 등 올해 안에 10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청년이 주거비 걱정 없이 마음껏 도전하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 도전숙에 입주한 기업의 대표 4쌍이 결혼을 하고 출산도 했다”며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인재가 모이는 성북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의는 구 일자리경제과(02-2241-3983)로 하면 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농업 박람회 열고 남항 관광사업자 찾는 부산

    봄을 그리며 삶을 그려요 부산시는 다음달 26~29일 부산시민공원에서 ‘부산도시농업, 봄을 그리며 삶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도시농업박람회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야기가 있는 주제관과 도시농업정보를 알려 주는 도시농업 홍보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소통하는 도농공감존 등을 운영한다. 텃밭정원 디자인 공모전과 생활원예 경진대회, 초·중·고교 화훼 창작 경진대회 등도 전국단위 행사로 열린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자갈치 앞바다에 유람선 떠요 부산시는 다음달 24일까지 남항(자갈치 일원) 선착장을 모항으로 하는 관광유람선 사업자를 공모한다고 21일 밝혔다. 유선 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관광유람선업 등록을 한 사업자로, 규모는 100~400t이다. 선령은 10년 이내이며 세부 운항 코스와 선상 프로그램은 자율적으로 제안하면 된다. 선박을 건조하면 1년 이내 준비 기간을 준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무위원 오른 왕이… ‘거친 외교’로 시진핑 보좌하나

    양제츠-왕이-왕치산 외교체제 외교적 술책에 능하고 짙은 눈썹과 은발이 섞인 머리 때문에 ‘은여우’라 불리는 왕이(王毅·64) 중국 외교부장이 국무위원으로 19일 승격했다.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그동안 양제츠(·67)가 맡아 왔다. 2013년부터 외교부장직을 맡고 있는 왕이는 주일대사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으로 일했었다. 로이터통신은 “왕이처럼 외교부장과 국무위원을 겸임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중국의 이해관계를 강력하게 방어하는 왕이의 스타일상 주변국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가 이렇게 분석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외모와는 달리 때때로 외교관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중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눌한 중국어 발음으로 질문하는 일본 기자에게 중국어 공부를 하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었다. 메모를 읽으며 발언하던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는 회담 도중 “써준 글을 읽지 말고 당신 생각을 말하라”고 하기도 했다.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는 일본 대사 시절 거친 언사로 일본인들을 놀라게 한 적이 많다. 왕이의 승진은 무역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키며 공개적으로 무기판매 등을 통해 대만 지지에 나선 미국과 북·미 회담을 선언한 북한 등이 그가 맡은 과제다. 새로 맡은 국무위원직을 통해 왕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교 정책을 보좌하게 된다. 하지만 양제츠가 여전히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외교정책은 양제츠의 결정을 왕이가 따르는 식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양제츠는 부총리직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불발됐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부장의 국무위원 겸임에 대해 “양제츠는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중국 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미 중국대사를 지낸 양제츠는 영어가 완벽하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라 해외 언론에서도 왕이만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국가 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왕치산도 각종 외교 업무를 맡았던 만큼 특히 대미 통상문제에 비중을 두고 외교정책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외교 부문은 직급이 낮아 의사결정 과정의 비효율성에 대한 비판이 있었는데 이번 왕이 부장의 국무위원 승격을 통해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울산 기초의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 울산도 ‘미투’

    울산의 한 기초의원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기초의원 A씨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5월 초 유흥주점에서 한 여성을 추행하고, 여성이 저항하자 손목을 비틀고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여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일행의 만류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미투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당시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현장에서 성추행이나 폭행은 없었고, 함께 있었던 다른 사람 2명도 이를 확인해줬다”면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또 울산지검 직원 B씨도 수년 전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제보와 관련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단은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서 한 차례 조사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대한민국 1호 ‘환경 공시’ 출신… 숲 지킴이로 살어리랏다

    대한민국 1호 ‘환경 공시’ 출신… 숲 지킴이로 살어리랏다

    “어린 시절 소나무를 베러 몰래 선산에 들어온 나무꾼들을 감시하려고 온종일 산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렇게 ‘숲 전도사’가 된 것 같습니다.”세계숲보전협회 최신철(79) 상임회장은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협회 사무실에서 숲 보전을 위한 일과 한평생 인연을 맺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을 꺼냈다. 경남 사천의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진주에서 학교를 다니던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이면 선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땔감이 부족하던 시절이어서 당시 전국의 산은 불법 벌목으로 벌거숭이가 됐다. 남의 선산도 가릴 것 없이 아무 곳이나 무단으로 들어가 벌목해 가던 게 일상이던 시절이었다. 그는 “그 시절 선산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산과 더불어 살던 운이 이날까지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공해 문제가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는 미래에는 환경 문제가 큰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국내 대학에는 없던 환경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1978년 국내 최초 환경담당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보건사회부 아래 있던 환경위생국이 1980년 환경청으로 승격했는데 당시 그는 일본의 환경법 등을 번역해 참고자료를 만드는 등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1991년 환경에 관심이 많은 주변 사람들과 시민단체 사랑의녹색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여러 민간 환경단체가 있었지만 정부나 기업의 후원 없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깨끗한 단체를 키워 보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가 30년 가까이 환경운동에 힘을 쏟으며 가장 뿌듯했던 일은 2013년 세계 숲의 날이 생긴 일이다. 그는 2006년 유엔환경계획(UNEP)에 세계 숲의 날을 만들어 줄 것을 건의하는 등 지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와 같은 사람들의 염원이 닿았는지 유엔은 매년 3월 21일을 세계 숲의 날로 지정했다. 그는 “유엔이 세계 숲의 날을 지정한 것은 지구의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열대우림이 매년 1500만㏊씩 사라지고 사막화가 계속되면서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교란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에 등록된 비영리단체인 세계숲보전협회는 21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전국의 숲과 환경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세계 숲의 날 기념행사를 연다. 국립산림과학원 김경민 박사가 ‘북한 황폐산림,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기념강연회도 진행한다. 평생 숲과 환경의 중요성을 설파해온 그의 노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미래에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벌거숭이산에 나무를 심는 일에 앞장서 푸르른 금수강산으로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스마트폰 못 놓는 당신…‘디지털 치매’는 나이 안 가립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스마트폰 못 놓는 당신…‘디지털 치매’는 나이 안 가립니다

    10명 중 7명 스마트폰 의존 심각 두뇌 인지기능 저하 부작용 10~30대·남성 발생률 높아 자기각성 통해 SNS 의존 줄여야우리가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갖고 다니는 물건을 꼽아 보면 아마 첫 번째가 ‘스마트폰’일 겁니다.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운 경조사 일정, 지인과의 약속, 각종 메모, 친구와의 실시간 문자 대화, 동영상 보기, 게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우리 일상생활을 돕거나 즐거움을 줍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19일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3세 이상 69세 이하 2만 9712명을 조사한 결과 65.5%가 스마트폰 과의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해 생기는 인지기능 저하를 ‘디지털 치매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2012년 뇌과학자인 독일 의사 만프레드 슈피처가 ‘디지털 치매’라는 책을 내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습니다. ●스마트폰 의지하면 뇌 발달 억제 권겸일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존하면 뇌의 사고능력, 즉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특히 집중력, 계산력,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직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루에 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0대 청소년의 18.4%가 자신의 집 전화번호 같은 단순한 정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10~30대 젊은층과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디지털 치매 증상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치매는 왜 생길까요.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정된 용어는 아니어서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설로 원인을 설명합니다. 우선 책을 읽거나 직접 만지고 두들겨 보는 등 정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깊이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능력이 향상되는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학습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피상적으로 사고하게 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 굳이 정보를 부호화해서 뇌의 해마라는 기관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해마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점점 가족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고 물건을 살 때 간단한 암산도 어려워합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가사를 외우지 못해 화면을 봐야 하거나 좀 전에 봤거나 검색하려고 했던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우울감, 무기력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문제의 자각이 해결 시작점 그렇다면 일반적인 ‘건망증’과 구분할 수 있을까요. 권 교수는 “건망증은 기억의 일부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어제 놀이공원에 갔는데 어떤 놀이기구를 탔고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가만히 되돌려보면 다시 기억이 떠오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치매는 어제 놀이공원에 간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나 불안조차 생기지 않는 증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 10대 청소년의 30.3%, 성인의 17.4%, 60대도 12.9%가 과의존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이용하면 학업이나 업무 성과가 크게 낮아집니다. 평소 하루 성취도를 100%로 봤을 때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청소년 학업 성취도는 62.0%, 성인의 업무 성과는 68.5%에 그쳤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려면 본인의 자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관계, 새로운 경험을 놓쳐버릴 것 같다는 과도한 불안감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야 합니다. 권 교수는 “그만 사용하도록 주변에서 윽박지르는 대신 본인과 부모가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기를 통한 관계나 경험은 허구이고 인간관계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靑, 왜 국정원 돈 받는지 이상했다”

    “靑, 왜 국정원 돈 받는지 이상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로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74) 전 국정원장의 측근들이 청와대가 돈을 요구한 당시 상황이 의아했다는 증언을 내놨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19일 열린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 전 원장의 비서실장 출신 박모(51)씨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예산도 있는데 왜 우리에게 돈을 받아가는지 이상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도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돈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괜히 엮이게 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겨 회피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남 전 원장의 정책특별보좌관인 오모(59)씨로부터 매달 5000만원씩 총 12회에 걸쳐 특활비가 든 봉투를 받아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직접 전달한 인물이다. 박씨는 “엮이게 되면 골치 아프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검찰 질문에 “상식적으로 거기(청와대)도 예산이 있는데 국정원 예산을 왜 받아갈까 생각하며 머리가 아팠다는 뜻”이라면서 “필요한 돈이니까 가져가겠지, 좋은 일에 쓰겠지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오후 증인으로 나온 오씨는 “남 전 원장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육군 참모총장을 지내면서 관서운영비로 책정된 지휘관 운영비를 간혹 상급 지휘관들이 갖다 쓰던 관행을 없애는 개혁을 하고 참모들에게 돈을 나눠 주신 분”이라면서 “부당한 지시에 순응하는 남 전 원장의 모습을 들키기 싫어 박 전 실장에게 봉투를 건네주면서도 돈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남 전 원장은 돈에 대해 엄격한 분인데 돈 문제 가지고 대통령께 따지긴 싫으셨던 것 같다”며 남 전 원장이 대가성을 바라고 특활비를 뇌물로 건넨 것은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오씨는 또 “처음엔 한 번만 주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계속(매달) 줘서 기분이 나빴다”는 검찰 조사 당시 진술에 대해 “한 번은 본인(박 전 대통령)이 써야겠다 생각해서 쓸 순 있지만 정례화해서 간다니 더 웃기는 일이라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신 중 운동하면 진통 짧고 출산 순조롭다”(연구)

    “임신 중 운동하면 진통 짧고 출산 순조롭다”(연구)

    임신했을 때 규칙적으로 운동한 여성들이 진통을 더 짧게 하는 등 아이를 순조롭게 출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과 캐나다 공동 연구진이 임신 초기(9~11주)에 있는 여성 508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운동 여부에 따라 출산했을 때까지 추적 조사한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유럽산부인과생식의학회지’(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3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산전 상담을 통해 임신부 508명 중 255명에게 일주일에 3일은 1시간씩 중등도 에어로빅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고, 나머지 253명은 통제군으로 평소처럼 지내도록 했다. 이후 모든 여성 중 절반이 넘는 여성이 자연 분만으로 자녀를 출산했다. 그런데 이 중 규칙적으로 운동해온 여성들과 운동하지 않은 여성들 사이에는 평균 진통 시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정기적으로 운동한 여성들의 진통 시간은 평균 7시간 30분이었지만, 운동하지 않은 여성들의 진통 시간은 평균 8시간 30분이었다. 두 그룹의 차이는 한 시간가량 차이가 났던 것이다. 이는 여성이 출산할 때 진통 시간과 규칙적인 운동 여부의 관계가 명확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를 분석한 미국 아이오와대학의 캐라 휘터커 박사는 “이제 우리는 임신부들에게 편히 쉬라는 생각을 조장하지 않는다. 진통과 분만은 신체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만일 당신이 신체적으로 더 튼튼하다면 더 많은 근육이 있어 푸싱(분만을 유도 촉진하기 위해 산모의 자궁저부를 산도 쪽으로 누르며 미는 동작) 단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를 이끈 루벤 바라캇 스페인 마드리드공과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임신 과정에서 이상 징후와 질병이라는 예외적인 요소를 예방해 자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신체적 운동의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tonobalaguer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성남시, 추징 시효 소멸 앞둔 2075명 재산 추적

    경기 성남시는 징수권 소멸시효 5년이 다가오는 체납자 재산 추적 징수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올 연말 추징 시효를 넘기게 되는 2075명이 자동차 검사 지연 과태료, 이행강제금, 점용료 등을 내지 않았으며 이들의 체납액은 8억3400만원 이다. 채권확보 담당자로 구성된 4명의 전담팀이 징수권 추징 시효가 소멸되기 전까지 대상자의 재산을 전국토지정보시스템이나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시스템으로 추적 조사한다. 직장 급여, 예금 등의 금융재산도 지방세 정보시스템, 전자예금서비스를 이용해 추적한다. 새롭게 취득한 재산이 확인되면 즉시 압류해 체납한 세외수입을 징수한다. 결손 처분된 체납자라도 재산 조회에서 재산이 발견되면 즉시 결손 처분을 취소하고 체납액을 내도록 한다. 시는 지난 1~2월 516명의 9081만원 체납액 소멸시효 예정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179명 체납자에 대한 2180만원 채권을 확보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열린세상] 이백의 진실, 음주산행의 거짓/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이백의 진실, 음주산행의 거짓/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은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늘에 주성(酒星)이 없을 것이요/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땅에 주천(酒泉)이 없으리/ 하늘과 땅이 술을 좋아하니 술을 좋아해도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도다.” 굳이 이백의 주덕송(酒德頌)까지 끌어올 것도 없다. 술을 좋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마셔야 할까. 술을 좋아해 주성이라 불린 이백은 남달랐다. 이백은 사흘에 두 번은 주루에서 술을 마셨지만 혼자 밤낮을 이어 마신 날이 많았다고 한다. 달 아래서 홀로 술잔을 기울인 이백에게 술은 마치 신비 의식을 거행하는 샤먼과도 같았다. 밝은 달과 어둑하게 물든 달그림자, 그리고 낭만가객, 그렇게 셋이서 박자를 맞추어 벌이는 술판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백이 노래하면 달이 이리저리 서성였고, 춤을 추면 달그림자가 어지러이 움직였다. 자연과 인간은 이미 한 몸이다. 석 잔을 마시면 대도와 통하고 한 말을 마시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고 한 호언이 빛을 발한 것인가. 술 속의 멋을 잘도 뽑아냈다. 이백에게 주흥은 곧 시흥이다. 한 말 술을 마시면 시 백 편을 지었다. 산중에 은거하며 시를 쓰기도 했다. 그중에는 꽃 피는 산에서 은자와 마주 앉아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 하며 음풍농월한 것도 있다. 산중음주시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유유자적하는 삶의 정취를 노래한 시들이 더 눈에 띈다. 칠언절구 ‘산중문답’(山中問答)에서 이백은 산 속의 삶을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 별천지’로 묘사했다. 산에 있어 마음이 저절로 한가로운 심자한(心自閑)의 경지, 그런 탈속의 멋이 있기에 우리는 산을 찾는다. 산에 오를 때는 자기 그림자만 데리고 가야 제격이다. 세속의 욕망을 한 꺼풀 벗겨 내기 위해, 더 투명하고 단순해지기 위해,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텅 빈 충만을 경험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두드리며 길을 걸을 일이다. 머릿속에 넣어둔 불망(不忘)의 시구라도 있으면 그것을 꺼내어 가며 미음완보(微吟緩步)해도 좋다. 그런데 계곡에서도 정상에서도 소잡하기 이를 데 없다. 남의 귀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랫가락을 틀어 댄다. 반반한 터에 대놓고 술자리를 편다. 짐승은 쉬어 간 자취도 남기지 않는다는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흔적을 남기지 못해 안달일까. 자연의 품에 안겨서도 저잣거리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어설픈 산객이 너무 많다. 인간의 이기심에 산은 멍들어 가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자연공원 내 대피소와 탐방로, 산 정상부 등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한 것은 다행이다. 건전한 산행문화의 정착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느니 실효성이 없다느니 구시렁대는 것은 온당치 않다. 등산도 문화일진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참을 수 없는 등산의 가벼움으로 인한 폐해를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술’을 고집하는 것은 무엇보다 산에 대한 생각이 깊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맬러리는 왜 위험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는 선문답 같은 말로 응수했다. 사람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를 등산의 낭만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정상주에서 정녕 낭만을 찾으려 하는가. 다시 이백으로 돌아가 보자. 이 호방한 기상의 대자연인은 벽산(碧山)에 숨어 살며 ‘산중문답’ 같은 다정다감한 주시(酒詩)를 많이 남겼다. 하지만 ‘우리식’ 정상주를 마신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 같은 ‘술을 위한 술’, ‘술 아닌 술’에서는 천지자연과 하나가 되는 진정한 낭만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아낌없이 품어 주는 자연 앞에서까지 음주의 객기를 부리겠다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자의 자세가 아니다. 술을 좋아하는 자의 자세도 아니다. 다만 부끄러울 뿐이다.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
  • ‘혈세 낭비 공공앱’ 147개 없앤다

    ‘내 손안의 경북궁’ 등 폐기 결정 사용자가 거의 없는 공공기관 애플리케이션(앱) 147개가 전격 폐기된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공공 앱 전체의 16% 수준이다. 147개 공공 앱 개발 비용은 약 68억원으로,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세금이 새 나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공공 앱 895개 운영 성과를 확인한 결과 510개는 현행 유지, 215개는 개선, 147개는 폐기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폐기되는 앱은 ‘시도별교육통계’와 ‘전국학원정보’, ‘청송관광’ 등이다. 이 가운데 37개는 이미 폐기가 마무리됐다. 그간 공공 앱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관리도 미흡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폐기가 예정돼 있거나 이미 폐기된 앱 147개에 쓴 비용만 68억원이다. 특히 이번에 폐기 처분되는 ‘내손안의 경복궁’ 등 고궁 안내 앱 7개에 들어간 개발비가 18억 7600만원에 달해 ‘혈세 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안부는 모바일 전자정부서비스 관리 지침에 따라 누적 다운로드 수와 이용자 수, 사용자 만족도, 업데이트 최신성 등을 기준으로 지난해 공공 앱 운영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70점 만점에 40점 이하는 폐기하고 40~50점은 개선, 50점 이상은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운영 중인 공공 앱은 2016년 1265개에서 2017년 895개로 370개 줄었다. 구축·운영 중인 공공 앱 누적 투입비용 역시 2016년 920억원에서 2017년 800억원으로 감소했다. 2017년 신규 개발 앱은 111개로 2016년(175개)보다 37% 줄었고, 신규 앱 개발 예산도 2016년 97억원에서 2017년 51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공공 앱 1개당 평균 다운로드 수는 2016년 9만 7000건에서 2017년 15만 6000건으로 61% 늘었다. 평균 이용자 수도 2016년 1만 9000건에서 2017년 3만 4000건으로 79% 증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 “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단독] “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동생이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경기 안양시 연현마을에 사는 이희진(왼쪽·연현초 5)양은 4년 전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왔다. 피곤할 때면 턱밑에 좁쌀 같은 ‘혹’이 올라왔다. 만지면 통증이 심했다. 이양의 동생은 증상이 더 심해 병원을 더 자주 드나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쯤부터 동생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아스콘’(도로포장 등에 쓰는 건설 자재) 공장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가동을 멈춘 것과 관련이 깊어 보였다. 이양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공기가 좋아졌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를 하려고 문을 열면 쓰레기 냄새와 자동차 기름 냄새 같은 게 났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사물함 위를 올려다보면 까만 가루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면서 “반 친구 대부분 비염이 생겨 수업 시간에 자주 킁킁대고 아토피가 심한 친구는 만졌을 때 피부가 까칠까칠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도가 이 공장에 대해 대기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다. 주변 지역보다 수십배가 많은 일산화탄소(210.3)도 배출됐다. 이양의 어머니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모임을 만들어 마을 주민 1만 20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조사 결과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민이 전체 응답자 618명 중 353명(67.1%)에 달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 비율도 8.2%를 차지했다. 공장에서 50m 거리에 있었던 의왕경찰서에서도 2010년 이후 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경찰관이 3명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아스콘 공장 측이 “유해물질 방지 설비를 갖췄다”며 경기도에 재가동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도는 재가동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이양은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쓰려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지난 14일 국회로 달려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양은 미리 준비한 손편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이양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 환경의 심각성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양의 ‘목소리’는 널리 주목받지 못했다. 이양은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호소를 하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저는 산도 있고, 안양천도 있고, 친구들도 많은 이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공장만 빼면 다 좋아요”라고.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대북 옥죄기’에 살림 쪼들리는 北…정상회담서 석탄 수출 기지개 켜나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대북 옥죄기’에 살림 쪼들리는 北…정상회담서 석탄 수출 기지개 켜나

    ‘대외무역 최고 효자’ 석탄 227억t 매장 2016년 국제사회 제재 영향 판로 막혀 年 10억 달러 수출하다 4억 달러로 ‘뚝’ 러 항구서 원산지 둔갑해 계속 밀무역 최근 채굴용 벨트 수입 “제재 완화 기대”북한에서 석탄은 대외무역의 최고 효자다. 북한은 막대한 석탄 매장량을 앞세워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의 무역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16년 10월 ‘한반도 통일경제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면 북한에는 227억t의 석탄이 매장돼 있다. 추정 매장량을 더해 북한이 발표한 수치다. 미 연방 의회 의사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이 석탄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매해 평균 약 10억 달러 이상이었다. 이는 전체 수출 소득의 약 3분의1 수준이다. 그러나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6년부터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을 ‘표적’으로 해 내놓은 대북 제재들은 그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016년 대북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해 북한의 석탄·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로 압박의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결의안 2321호에서는 석탄에 대한 수출 상한제(물량 기준 연간 750만t·금액기준 4억 87만 달러)로 북한을 더욱 옥죄었다. 이어 지난해 내놓은 결의안 2371호에서는 아예 석탄·철광석 등 주요 지하자원 수출을 전면 금지하며 숨통을 조였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제재에 대한 북한의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북한의 석탄 수출에 대해 제재를 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의 영향으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액이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연탄 수출액은 4억 달러로 2016년(11억 8000만 달러)의 약 3분의1에 그쳤다.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액도 37.3% 줄었다. KDI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무역이 위축되고 북한 산업활동과 농업생산도 정체 또는 위축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북한도 당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북 제재의 틈새를 파고들어 석탄 밀무역으로 어떻게든 부족한 통치자금을 확보하려 애썼다. 일본 NHK는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고 있는 한편 북한의 제재 회피도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북 제재 결의안이 발표된 이후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석탄을 수출해 2억 7000만 달러를 벌었다. 지난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유엔 조사단 등을 인용해 북한의 원산지 세탁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해 8~9월 북한 선박 최소 4척이 러시아 극동 홀름스크항에 석탄을 실어 날랐고, 이후 이 석탄이 러시아산 석탄과 섞여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 8일 로이터 통신은 비공개 유엔 보고서 등을 인용,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둔 ‘브리깃 오스트레일리아’가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나홋카항 등 러시아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원산지를 둔갑시킨 후, 베트남 등을 거쳐 이 회사에 석탄을 밀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를 돕는 국가들에 강력 경고를 하고 있다.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독자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북 옥죄기에 결국 북한은 정상회담으로 난관을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금융 제재와 원유 수입 제한, 선박 출입 금지, 광물 수출 제한 등 대북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북한은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될 경우 석탄 수출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대북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한 대북 소식통은 이 매체에 “최근 당 소속 ‘조선금강무역총회사’를 비롯한 회사들이 석탄 수출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면서 석탄 채굴용 벨트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며 “북·미 회담이 성사되면 대북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mk5227@seoul.co.kr
  •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설렁탕·찌개·햄버거 등 최대 14% 올라 “최저임금 계산 땐 0.66% 상승 적정” 외식업계 “영업비밀” 인상 근거 함구 일방적 메뉴판 교체에 소비자 분통연초부터 몰아닥친 주요 먹거리 가격 오름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왜 올리는지’ 이렇다할 설명은 없다. 깜깜이 인상에 소비자들의 분노와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르기까지 패스트푸드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주요 메뉴 가격을 약 3~14% 올렸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신선설농탕은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일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설농탕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나 올랐다. 놀부부대찌개도 간판 메뉴인 놀부부대찌개를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야쿠르트(170원→180원)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1300원→1400원) 가격을 올린다. 햄버거, 즉석밥, 냉동만두, 참치캔, 생수, 콜라 등은 이미 줄줄이 오른 상태다. 안 오른 먹거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문제는 인상 폭에 대한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원재료값이 올라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편법적 가격 인상을 차단하겠다”며 특별 물가조사 엄포를 놓자 업계는 일제히 “최저임금이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가격 인상의 ‘정당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1% 정도 오르며 이에 따라 물가는 약 0.2~0.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감안하면 적정 물가 상승 폭은 약 0.66%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주요 먹거리 인상률은 이를 훨씬 웃돈다. 물론 원재료값 등 다른 가격 요인이 있지만 제반 비용이 가격 인상 폭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비슷한 품목이어도 업체별로 인상 폭이 많게는 두세 배 차이 나지만 이 또한 명쾌한 설명이 없다. 12년차 주부 임모씨는 “재료값이 하락해도 제품 가격은 인하하지 않으면서 비용 상승을 이유로 매번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깜깜이 제품값 인상도 문제이지만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물류시스템 개선,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얼마 전 주력 제품 가격을 올린 한 외식업체에 인상 요인을 물었더니 맨 먼저 최저임금을 탓했다. “인건비가 올라서…”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부담이 커졌느냐는 질문에 “주요 원재료값도 올랐다”고 두루뭉술 빠져나갔다.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더니 이번에는 “영업기밀”이란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최근 가격을 올린 대부분의 외식·식품업체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하다.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불고기버거를 3400원에서 3500원으로, 새우버거를 3400원에서 3600원으로 각각 2.9%, 5.9% 올렸다. 뒤이어 KFC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100~800원 올리며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를 각각 44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는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01% 인상했다. 이달 버거킹도 일부 품목을 100원씩 인상했다. 설렁탕 가격을 14.3%나 올린 신선설농탕은 순사골국과 만두설농탕 가격도 각각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렸다. 앞서 식품업체인 오뚜기는 참치캔과 즉석밥 가격을 약 5% 올렸다. 그러자 CJ제일제당이 햇반, 스팸, 비비고 왕교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6~7% 인상했다.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와 코카콜라 등 음료 업체들도 출고가를 일제히 올렸다. 업체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인건비와 원재료값 상승이다. 최저임금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 물가는 인건비와 식재료비,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8% 올랐다. 2016년 2월(2.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는 원재료값은 되레 하락세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과자에 많이 쓰이는 원당 가격은 올 1월 기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밀(-4.69%)과 소고기(-3.81%) 가격도 하락했다. 다만 직전월과 비교하면 밀 1.0%, 원당 4.43%, 소고기 2.02% 등 소폭 상승했다. 임차료도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임대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평균 임차료는 전년 대비 약 0.4% 증가했다. 이런 지적에 외식·식품업체들은 “구체적인 가격 인상 요인이나 인상 폭 결정 요소는 영업상의 이유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인상 요인만 있으면 너도나도 ‘일단 가격부터 올리고 보는’ 업계의 안이한 대처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 및 생산비용 절감 등 다른 자구 노력은 뒷전인 채 손쉬운 가격 인상 카드만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와 교촌치킨은 지난해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치킨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제품값 인상이 ‘고무줄’인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식품업체 오리온은 2016년 제과업계가 잇달아 가격을 올리는 와중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포카칩과 초코파이 중량을 각각 10%, 11.4% 늘려 화제가 됐다. 오리온 측은 “공장 효율화 작업과 재무구조 개선 등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가격 상승 요인을 자체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 추구라 하더라도 가격 인상 흐름에 편승해 손쉽게 이익을 높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신제품 개발, 경영 효율화 등의 노력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의 소비자가격 전가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이 아닌 왜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고 불필요한 기업 불신 확산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단독]“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연현초 이희진양, 국회서 손편지 낭독“학교 옆 아스콘공장 반드시 이전하라” “동생이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기 안양시 연현마을에 사는 이희진(11)양은 4년 전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왔다. 피곤할 때면 턱밑에 좁쌀 같은 ‘혹’이 올라왔다. 만지면 통증이 심했다. 이양의 동생은 증상이 더 심해 병원을 더 자주 드나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쯤부터 동생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아스콘’(도로포장 등에 쓰는 건설 자재) 공장이 지난해 11월부터 가동을 멈춘 것과 관련이 깊어 보였다. 연현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양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공기가 좋아졌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를 하려고 문을 열면 쓰레기 냄새와 자동차 기름 냄새 같은 게 났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사물함 위를 올려다보면 까만 가루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면서 “반 친구 대부분 비염이 생겨 수업 시간에 자주 킁킁대고 아토피가 심한 친구는 만졌을 때 피부가 까칠까칠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도가 이 공장에 대해 대기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다. 주변 지역보다 수십배가 많은 일산화탄소(210.3?)도 배출됐다. 이양의 어머니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모임을 만들어 마을 주민 1만 20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조사 결과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민이 전체 응답자 618명 중 353명(67.1%)에 달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 비율도 8.2%를 차지했다. 공장에서 50m 거리에 있었던 의왕경찰서에서도 2010년 이후 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경찰관이 3명 나왔다. 경찰서는 지난해 5월 이전했다.그러나 지난해 12월 아스콘 공장 측이 “유해물질 방지 설비를 갖췄다”며 경기도에 재가동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도는 재가동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이양은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쓰려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지난 14일 국회로 달려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양은 미리 준비한 손편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이양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 환경의 심각성을 알아주고 주변 사람들이 좀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양의 ‘목소리’는 널리 주목받지 못했다. 이양은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호소를 하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저는 산도 있고, 천도 있고, 친구들도 많은 이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공장만 빼면 다 좋아요”라고.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30년 미래 내다본 ‘YES 양천’… 가족친화도시로 새 출발”

    “30년 미래 내다본 ‘YES 양천’… 가족친화도시로 새 출발”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양천 30년 대계(大計)’로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를 꺼내 들었다.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 추진은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으면서 탄력이 붙게 됐다. 김 구청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양천구가 개청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고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 조성을 통해 활력 넘치고 아이도 어르신도 여성도 남성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YES 양천은 무슨 뜻인가. -Y는 영(young)으로,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오고 싶어 하는 젊고 활력 있는 도시를 말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과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하면 중소기업이 오게 되고,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찾아서 오게 된다. 양천구에 오고 싶어 하는 본사도 있다. 목동 중심축인 홈플러스 옆의 큰 부지를 비롯해 단순히 주차장으로만 이용되는 목동 테니스부지와 목동유수지 등을 기업 유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도시 전체에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다.→최근 오목교역 인근에 문을 연 ‘무중력지대 양천’도 청년 유인책 중 하나인가. -청년들이 사회의 억압적인 중력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자 청년들의 모임 거점 공간이다. 무중력지대 양천 개관으로 청년들이 활기차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으로 오목교역 일대를 ‘청년존’으로 만들어 청년 일자리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E는 뭔가. -에코(eco)로, 녹지공간을 잘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를 말한다. 양적 성장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은 더이상 답이 아니다. 녹지를 생각하고 물·자원·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양천구에는 다른 구에 비해 공원이 많다. 공원을 생태환경 공간과 가족친화공원으로 정비, 온 가족이 먼 곳이 아니라 김밥을 싸서 집 근처 공원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S는 스마트(smart)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시도 스마트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살기 좋은 똑똑한 도시를 만들겠다. →가족친화도시 추진 배경은. -사회적 이슈가 된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이미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역 사회가 앞장서서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남성이 육아하기 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아동친화도시 인증 및 출산친화도시 조성,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단계적으로 실현해 가려 한다. →여성친화도시 인증은 어떻게 받게 됐나. -2016년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경제 교육이나 생활강좌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양천맘카페’ 개관, 정책 제안·생활 불편사항 모니터링 활동을 하는 여성 서포터스 21명 위촉, 야간 귀갓길을 동행해 주는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여성안심택배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다. →아동친화도시 조성은 어떤가. -지난해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올 1월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에 가입하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아동친화도시 전담기구,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 아동청소년의회, 옴부즈맨(독립적 인권기구)을 구성하는 등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중장기 및 세부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추진하려 한다. →출산친화도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적 직장문화와 육아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아이를 낳는 것뿐 아니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집중 추진했다. 구립어린이집 30곳 확충을 비롯해 아이들의 창의력·모험심을 키워 주는 ‘창의어린이놀이터’와 아빠 육아를 위한 ‘베이비 존’, 부모의 양육부담을 덜어 주고 육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해우리 아이맘카페’, 고가의 장난감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장난감 도서관’ 등을 조성했다. 민간보육시설 보육료 차액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무상보육을 실현했고, 지난해 1월엔 ‘출산친화도시조성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고령친화도시 인프라는 대부분 갖춰진 걸로 안다. -고령친화도시는 건강도시와 일맥상통한다. 건강도시는 환경·교통·지역경제·문화 등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공공보건 체계에 대한 주민 접근성을 향상하고 종합적인 보건서비스 제공을 위해 목동·신월동·신정동 권역별로 보건지소를 세웠다. 개울도서관 내 건강센터, 양천 둘레길, 안양천 산책로, 18홀 규모의 안양천 파크골프장, 신정3지구 생활체육시설, 제2양천체육공원 등 주민들이 지역 사회 내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대외 평가는 어떤가. -서울시·자치구협력사업 전 부문 수상, 행정안전부 ‘제안 활성화 우수기관’ 최우수기관 선정 및 대통령 표창 수상, 보건복지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기반 마련 분야’ 우수구 선정,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주최 ‘올해의 지방자치 CEO’ 선정 등 43개 분야에서 호평을 받으며 10억 1000만원의 시상금을 받았다. 안으로는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밖으로는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한 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발표 이후 목동 재건축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정부에서 안전진단을 강화하겠다고 하니 재건축이 아예 막힌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재건축은 추진 절차나 과정이 짧아도 7~8년, 길면 10년이 걸린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목동아파트는 주차난이 심각하다.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정부에 주민들의 이런 입장을 전달, 안전기준 강화와 관련한 세부적인 요건을 일부 완화받기도 했다. →요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핫이슈인데. -미투 본질은 민주화 저변을 확대하는 또 다른 민주화 과정이다. 사회 권력에서 소외돼 있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또 다른 민주화 과정이기에 적극 지지한다. →올 한 해 마음가짐을 담은 사자성어가 있나. -중후표산(衆煦漂山)이다. 많은 사람이 내쉬는 따뜻한 숨결은 산도 움직인다는 뜻으로, 마음이 하나로 모여 한곳을 향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민들과 소통·공감·참여의 가치가 구현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주민들과 한마음이 돼 젊고 활력 있는 가족친화도시를 만들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수영 구청장은 누구 양천구 개청 이래 최초의 여성구청장이다. 전국적으로 9명뿐인 여성 자치단체장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3번의 옥고를 치렀다.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 본부장, 여성이 만드는 일과미래 이사,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 권익 보호에 힘을 쏟았다. 주민과의 소통을 구정 운영 제1 기조로 삼고 있다. 주민들에게 ‘엄마구청장’으로 통한다. ■양천구는 어떤 곳 근린공원 100여개 갖춰…서울서 가장 안전 인증 올해 서른 살이 됐다. ‘태양과 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육특구답게 집에서 10분 이내면 도서관에 닿을 수 있다. 100여개의 근린공원과 신정산·용왕산·갈산·지양산을 잇는 13㎞의 생태순환길은 도심 속 자연을 선사한다. 동쪽으로 길게 흐르는 안양천은 자전거도로·축구장 같은 체육시설과 휴게시설, 아름다운 풍경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생활 속 안전습관을 몸에 익히는 양천생활안전체험관을 비롯해 다양한 안전정책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인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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