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산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제사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평민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폐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시사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58
  • [사설] 국회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가 답이다

    국회가 어제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모든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특활비는 특활비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 최소한의 경비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하기로 했다. 특활비 집행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국회가 내놓은 특활비 개선 방안으로 만시지탄이나 환영한다. 하지만 국익을 이유로 외교·안보·통상 등 최소한의 영역에서는 계속 특활비를 쓰겠다고 한 것은 여전히 꼼수다. 조건 없는 완전 폐지가 답이다. 우리는 국회 특활비 논란 초기부터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연간 76억~87억원의 특활비 중 ‘눈먼 쌈짓돈’이 40억원이 넘었다. 영수증도 없이 마음대로 썼다. 국회 예산 사용은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대법원이 국회 특활비가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라고 공개 결정을 내린 것도 같은 취지였다. 꼭 필요하다면 특활비가 아니라 예산 조정을 통해 업무추진비나 예비비 등으로 반영하고 그 사용 내역과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특활비 개선 발표에 앞서 상임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경우에는 납작 엎드려 국민 뜻을 따르는 것밖에 없다”고 한 것은 여전히 특활비에 미련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하반기에 사용된 특활비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를 취소하지 않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특활비 집행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수용하기로 했다면 취소가 맞다.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38명 의원의 김영란법 위반 여부도 피감기관의 조사를 받아 보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국회는 정부 예산심사권과 입법권을 갖고 있다. 국회가 조건 없는 특활비 폐지로 세금을 투명하게 사용할 때, 정부 각 부처의 특활비 문제도 제대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 관악 자체기술로 도로함몰 사고 예방

    관악 자체기술로 도로함몰 사고 예방

    최근 5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도로함몰의 77%는 손상된 하수관로 때문으로 나타났다. 낡거나 깨진 하수관로가 도로함몰을 초래하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는 도로함몰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올해 132억원을 투입해 노후하수관 8.3㎞를 정비한다고 16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구는 국내 최초로 공사기간 단축은 물론 예산도 절감하는 노후하수관로 부분굴착 개량공법을 개발해 특허 출원하고, 도로함몰 예방 사업에 있어 상용화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 공법은 파손된 하수관로 일부만 철거한 뒤 신규 관을 설치하고 이음부에 보강용 거푸집을 장착, 시멘트 등을 주입해 필요한 구간만 개량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이 공법이 내구성 등에서 우수성을 입증함에 따라 올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정비 사업에 관악구의 신공법이 적용돼 현재 25개 자치구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도로함몰 예방 노후하수관로 정비 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시민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국회의장 ‘금일봉’ 포기 못한 국회… 생색만 낸 ‘특활비 폐지쇼’

    국회의장 ‘금일봉’ 포기 못한 국회… 생색만 낸 ‘특활비 폐지쇼’

    용처 못 밝히는 ‘국회의장 몫’ 의문 남겨 정의당 “결정 재고를”… 참여연대 “유감”국회가 끝내 국회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를 결국 외면한 것이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오늘부로 외교·안보·통상 등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교섭단체 및 상임위 운영지원비, 국외 활동 장도비, 목적이 불분명한 식사비 등의 모든 특활비를 폐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도 특활비는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한다”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한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이 폐지하지 않고 남겨두겠다고 밝힌 ‘최소한의 특활비’는 국회의장 몫을 의미한다고 국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결국 전체 국회 특활비 중 교섭단체 몫과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는 폐지하되 의장 몫은 폐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 따라 국회는 약 31억원인 올해 하반기 특활비 중 70~80%를 삭감해 반납하기로 했다. 반면 남는 20~30%(약 5억~6억원)는 의장단 몫으로 계속 쓰게 된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의장 몫의 특활비 용처를 묻는 질문에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과 관련된 특활비 사용처는 외교 상대국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날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각종 금일봉을 줘야 하기 때문에 특활비가 필요하다”고 서울신문에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국민 세금으로 왜 국회의장이 생색을 내느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금일봉은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수활동과 관계가 없다”며 “몇억원씩 책정되는 특활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설명도 없이 일부를 남긴 건 매우 유감이고, 결국 앞으로 남은 부분에 대한 폐지 요구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그렇게 큰 비판을 받았는 데도 의장단 특활비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은 유감으로, 최후의 최후까지 특권의 흔적이라도 남기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며 “의장단의 특활비를 남기겠다는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라고 왜 특활비 쓸 일이 하나도 없겠나. 그거 조금 쓴다고 미적대니 어쩌니 그런 엉터리 기사는 쓰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고 취재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인천 ‘집창촌 종사자 자활지원 조례’ 찬반 시끌

    인천 미추홀구가 시내 마지막 성매매 집창촌인 ‘옐로하우스’ 종사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자 1인당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자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구시대 어두운 그림자인 집창촌을 근절할 고육책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사회복지 예산도 모자라는 판에 성매매 여성 자활에까지 거액을 쏟아붓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집창촌 정책에도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첫 1년간 최대 2260만원 지원 15일 구에 따르면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의 자활지원 계획 등이 담긴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런 조례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재개발 중인 옐로하우스 일대(1만 5611㎡)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례는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제출하면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 1년간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자활지원금을 받은 뒤 다른 곳에서 성매매를 하는 행위가 확인되면 전액 회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김모(48)씨는 “성매매를 하면 엄연한 불법인데 그렇게 돈을 벌어 온 사람들의 자활까지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럴 돈이라면 소외계층을 위해 써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복지예산도 모자라” “대안 제시로 봐야” 하지만 조례는 옐로하우스 철거 뒤 종사자들이 다른 성매매 업소를 찾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기에 종사자들에게 다른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미례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종사자들이 성매매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금으로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한다고? 쪼개진 지역 민심

    세금으로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한다고? 쪼개진 지역 민심

    인천 미추홀구, 1인당 최대 2260만원 지원 추진“집창촌 근절위한 고육책” 찬성론에“차라리 소외계층 지원에 써라” 반론인천 미추홀구가 시내 마지막 성매매 집창촌인 ‘옐로하우스’ 종사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자 1인당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자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구시대 어두운 그림자인 집창촌을 근절할 고육책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사회복지 예산도 모자라는 판에 성매매 여성 자활에까지 거액을 쏟아붓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집창촌 정책에도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구에 따르면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의 자활지원 계획 등이 담긴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런 조례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재개발 중인 옐로하우스 일대(1만 5611㎡)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례는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제출하면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 1년간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자활지원금을 받은 뒤 다른 곳에서 성매매를 하는 행위가 확인되면 전액 회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김모(48)씨는 “성매매를 하면 엄연한 불법인데 그렇게 돈을 벌어 온 사람들의 자활까지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럴 돈이라면 소외계층을 위해 써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모(35)씨는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고통을 받는 노인들과 장애인 등 정작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며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서를 내고 지원을 막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조례는 옐로하우스 철거 뒤 종사자들이 다른 성매매 업소를 찾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기에 종사자들에게 다른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미례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은 조례 취지를 벗어난 논쟁”이라며 “종사자들이 성매매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여의도 면적’ 크기의 일본인 소유 귀속·은닉재산 국가 환수

    ‘여의도 면적’ 크기의 일본인 소유 귀속·은닉재산 국가 환수

    광복후 지자체 무관심에 귀속 지지부진 조달청 2012년부터 작업… 내년 말 마무리 “귀속재산 3만 5520필지… 끝까지 추적” 은닉재산 163필지 소송 후 90필지 찾아지난 7년간 여의도 면적(290만㎡)의 일본인 명의의 귀속·은닉재산이 국가에 환수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토지가 방치되거나 숨겨져 있어 ‘역사 바로 세우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귀속재산(3283필지)과 일본인 명의의 은닉재산(90필지) 3373필지, 228만 9805㎡(토지가액 848억원 상당)를 국유화했다. 귀속재산은 1948년 9월 11일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 간 체결된 ‘재정 및 재산에 관한 최초협정’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에 양도된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는 일본인과 일본법인, 일본기관이 소유했던 재산이다. 귀속재산은 귀속재산처리법 등에 따라 광복 후 국가에 귀속됐어야 했는데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으로 국유재산 권리보전작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자 조달청이 2012년 6월부터 관련 업무를 이관받아 국유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은닉재산도 ‘부동산 소유권이전 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악용해 부당하게 사유화한 것이 확인돼 2015년부터 조달청이 맡고 있다. 조달청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확보한 일본인 추정 토지(9만 800여 필지)와 국가기록원의 ‘재조선 일본인 명부’(23만명) 등을 대조해 귀속재산 3만 5520필지를 선별했다. 이 중 창씨개명과 매각·분배, 과세 자료에 대한 확인 등을 거쳐 3283필지(219만 2363㎡)를 국유화했다. 3759필지는 무주부동산 공고 등을 통한 국유화 조치가 진행 중이다. 1만 1172필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1만 7306필지는 국유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닉재산과 관련해서는 국토부로부터 은닉의심 토지(53만 필지)와 재조선 일본인 명부를 대조해 기초조사 대상 토지 1만 479필지를 정한 후 서류조사와 현장방문 면담 등을 실시했다. 이 중 은닉재산으로 의심되는 163필지에 대해 환수 소송 등을 거쳐 모두 90필지(9만 7442㎡)를 국유화했다. 이 중 문제를 인정하고 반납한 토지는 20필지에 불과하다. 은닉재산 중 강릉의 임야(4만 6612㎡)가 최대 규모로 확인됐다. 임중식 국유재산기획과장은 “광복 이후 국내외 혼란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일본인 명의 재산이 온전히 국가에 귀속되지 못한 상태로 방치됐고, 특별조치법을 악용해 사유화한 토지도 확인됐다”면서 “귀속재산 국유화 조사작업은 내년 말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추가 신고나 제보도 많아 확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속·은닉재산 국유화 과정은 ‘시간과 설득의 과정’으로 집약된다. 원고가 국가 땅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광복 후 73년이 지나 일제 강점기 당시 상황을 입증할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소유자가 사망했거나 연로해 면담, 증인 확보 등도 쉽지 않다. 정부의 특별조치법 당시 적법 여부를 검증하지 않은 채 사유화를 인정한 후 소송을 진행하면서 토지 소유자들의 반발과 불만도 만만찮다. 더욱이 자진 반환 또는 화해 권고를 유도해야 하지만 유인책이나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 보니 소송이 장기화되고 있다. 박춘섭 조달청장은 “귀속·은닉재산의 국유화는 국가 재산 증대뿐 아니라 일제 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귀속·은닉재산으로 의심되는 토지는 끝까지 추적해 환수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여교사 성폭행’ 흑산도도 2년 만에 준공 거문도·청산도는 공사 시작도 안 해 교육부 “연내 모든 지역 신축 완료”관사에 홀로 살던 여교사가 지역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전남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 이후 정부가 “외딴섬 등 격오지에 통합관사(여러 공무원이 함께 생활하는 관사)를 지어 안전에 신경 쓰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2년째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신안 지역의 섬마을 중에도 통합관사가 지어지지 않은 곳이 있었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통합관사 완공이 얼마나 됐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국회의 지적에 부랴부랴 구체적인 실태파악에 나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4일 내놓은 ‘교육위원회 2017회계연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통합관사 신축을 위해 배정된 특별교부금은 913억 59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올해 4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403억 5200만원(44.2%)에 불과했다. 예컨대 신안군의 가거도에는 애초 올해 4월까지 통합관사를 짓기 위해 19억 51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0.2%(300만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올해까지 전국 도서지역 72곳에 통합관사를 완공할 계획이었다.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는 각각 29억 9700만원, 4억 16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으나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흑산도에는 사건 발생 2년 만인 지난 5월에야 통합관사가 준공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거문도는 지역 학교 통폐합과 맞물리면서 시기를 맞추다 보니 일정이 늦어졌고, 가거도는 주변 지리가 험해 도로 공사를 함께 하다 보니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은 2016년 5월 지역 주민들이 술에 취해 잠든 여교사의 관사에 몰래 침입해 벌어졌다. 관사가 낙후돼 보안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당시 관사에는 여교사 혼자 있어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교육부는 성폭행 사건 발생 한 달 뒤 통합관사 신축 계획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내놨다. 관사 내에 경찰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인근 지역 다른 공무원들과 함께 지내도록 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경남의 섬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우리 학교는 올해 통합관사가 지어졌는데, 통합관사 이전에는 창문에 방범창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고장 나는 일도 빈번했다”면서 “여전히 노후된 관사를 쓰고 있는 도서지역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신안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나도록 통합관사가 절반도 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산정책처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통합관사 신축 진행 상황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섬 같은 도서지역 중에는 공사 자재 반입에 어려움을 겪어 일정이 늦어지는 곳이 있다”면서 “현재 공사가 늦어진 지역에 진행 상황 보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필요하면 현장 방문해 올해 안에는 모든 지역의 통합관사 신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도서지역의 경우 교사의 안전뿐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통합관사의 신축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朝鮮’ 지도의 나라

    ‘朝鮮’ 지도의 나라

    대동여지도 원본 전체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서 10월까지조선시대는 ‘지도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많은 지도와 지리서가 제작·편찬됐다. 중앙집권 체제였던 조선왕조에서 지도는 효율적인 통치와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 자료였다. 실용적인 목적 외에 감상을 위한 용도로 제작되기도 했다. 지도에는 각 고을의 위치와 경계, 산천의 형세, 도로의 연결관계 등 기본 정보 외에도 조선시대 사람들의 국토관과 세계관이 담겨 있다. 500년 조선왕조의 공간과 시간, 인간의 흔적을 기록한 지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4일 개막하는 특별전 ‘지도예찬’은 조선시대 지도를 새롭게 조망하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전시다. ‘동국대지도’(보물 제1582호), ‘대동여지도’ 목판(보물 제1581호) 등 중앙박물관 소장품 외에도 국내 20여개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지도와 지리지 260여점이 관객들을 맞는다. 전시 1부에서는 동아시아 중심의 세계 질서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했던 조선의 ‘공간’을 담은 지도가 소개된다. 조선의 국토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 주는 ‘조선방역지도’(국보 제248호), 국제 정세를 파악하려 했던 조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서북피아양계만리일람지도’(보물 제1537-1호), ‘일본여도’(보물 제481-4호) 등의 자료를 볼 수 있다. 과거로부터 축적된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는 지도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지도 ‘천하고금대총편람도’나 전국지도 ‘조선팔도고금총람도’에는 역대 왕조의 변천과 역사적 사건들이 함께 수록돼 있다. ‘경주읍내전도’에는 조선 사람들이 바라본 신라의 고도 경주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3부에서는 통치를 잘 하려는 바람, 국토 수호에 대한 의지, 태평성대를 추구하는 마음 등 인간의 다양한 소망이 투영된 지도를 선보인다. ‘청구관해방총도’(보물 제1582호)와 같은 국방 지도나 ‘평양성도’, ‘전라도 무장현도’ 등의 회화식 지도가 대표적이다. 지도가 널리 사용되면서 등장한 작은 크기의 ‘수진본 지도’나 ‘명당도’ 등의 풍수 지도는 일상에서 사용된 지도의 실례를 잘 보여 준다. 아울러 조선 지도의 기틀을 마련한 조선 전기 문신 정척과 양성지, 18세기 ‘동국대지도’를 만들어 대형 전국지도를 크게 개선한 조선 후기 지리학자 정상기, ‘청구도’(보물 제1594호)와 ‘대동여지도’(보물 제850호) 등 조선지도학을 집대성한 조선 후기 실학자 겸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명품 지도들을 접할 수 있다. ‘해좌전도’, ‘천하대총일람지도’, ‘팔도도 중 경상도 지도’, ‘관동방여 중 울릉도·우산도(독도) 지도’ 등 공개된 적이 없는 중요 지도와 지리지도 대거 소개된다. 특히 아파트 3층 높이로 펼쳐진 ‘대동여지도’ 원본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도 마련돼 있다. 오는 10월 28일까지. 4000~6000원. 1699-036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보이던 이런 문구의 현수막은 이제 자취를 감췄지만 베트남 처녀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국 동포 여성부터 2000년대 베트남,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까지 한국인은 20여년간 다양한 국가의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한 결혼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 여러 문제를 낳기도 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됐지만 이들에 대한 숨겨진 폭력은 여전하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에 왔으나 결국 결혼 생활을 접은 세 여성의 한국살이를 통해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 안의 이중 잣대를 돌아본다. 각 사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상담 사례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네 것은 이불 한 장도 없어” 한국 생활 3년째 되던 해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너 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 시어머니의 마지막 말이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나를 때리기 시작하자 오히려 내가 못 들어가도록 대문을 걸어 잠갔다. 잘못한 건 남편인데 나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던 것일까.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이 증가하던 2007년 무렵, 먼저 한국으로 간 사촌언니들을 보며 나도 막연히 한국행을 꿈꿨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던 친정 엄마는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내 결정에 찬성하셨다. 고향을 떠나며 나는 더 넓은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 확신은 무너졌다. 나는 늘 빈손이었다. 포도 농사를 짓던 남편을 도와 종일 밭일을 해도 내 몫은 없었다. 일당을 받는 남보다 못했다. 시어머니는 “넌 빈손으로 왔잖아”라며 용돈 한 푼 주지 않았다. 그러니 병원을 가거나 아이 물티슈 하나를 사더라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다. 너무 답답해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남편은 “외국인은 못 만든다”고 했다. 1년이 지나서야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다. 시댁은 한국어 공부도 반대했다. 아이가 크면 ‘한국어 못하는 엄마’에 대해 실망할 것 같아 수업을 듣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밭일에 무슨 한국어가 필요하냐”, “돈 주고 데려온 네가 무슨 공부냐”고 몰아세웠다. 어학당은 끝내 가지 못했다. 남편에게 나는 아내가 아니라 일꾼이다. 남편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나에게 욕설을 했다. 그 욕설은 어느 순간부터 손찌검으로 변했다. 그렇게 참으며 6년을 버틴 결혼, 아니 감옥 생활은 양육권마저 빼앗긴 채 허무하게 끝났다. ●상처만 안고 한국을 떠나다 5년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를 줄 상상도 못했다. 베트남어 기내 방송이 어색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복잡한 한국의 도심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내 고향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소수민족 마을이다. 옆 마을과 언어도 풍습도 다른 작은 집성촌이다. 사랑하는 고향이지만 내게 큰 상처를 준 곳이기도 하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 아내로 삼는 악습 때문이다. 열세 살 되던 2003년 나도 이 악습의 피해자가 됐다. 납치, 강제 혼인, 출산까지 하자 친정 식구들도 나를 받아 주지 않았다. 결국 쫓겨나다시피 고향을 떠났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새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국제결혼을 알게 됐다. 2012년 어느 더운 여름날 한국에 왔다. 중개업자를 통해 만난 남편은 약속과 달리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적응에 정신없던 결혼 5개월째, 기억조차 고통스러운 악몽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집에 단둘이 남은 어느 겨울날. 그는 안방으로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 그러더니 커피를 내려놓는 내 손을 잡아채고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도망가라는 경고처럼 머릿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도망친다 한들 한국말도 못하는 나를 누가 믿어 줄까. 그는 과도를 들고 나를 협박했다.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그는 거짓말로 나를 유인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화장실에서 베트남 친구에게 가까스로 전화를 했다. 경찰이 왔고 재판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합의된 관계라고 우겼다. 그런데 법정 싸움이 끝나기 전 나에게 또 다른 송사가 닥쳤다. 남편이 혼인 무효 소송을 낸 것이다. 내가 베트남에서 출산한 걸 속였다는 이유였다. 납치로 인한 출산도 혼인 무효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5년을 다퉜지만 난 결국 소송에서 졌다. ‘사기로 인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내가 겪은 인권침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5개월의 결혼 생활, 5년의 법정 싸움이 끝나고 상처만 안은 채 나는 돌아간다. 한국도 고향도 아닌 어딘가에서 새 살이 돋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동포’ 맞나요 동포(同胞). 같은 배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동포인 나를 형제, 자매로 생각할까. ‘절반의 한국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인인 듯 한국인 아닌 존재랄까. 가끔은 나 자신도 원래 한국 국적인 사람과 나를 구분한다. 한족 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중국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4년의 독박 육아에 지쳐 갈 때쯤, 한국어 통역을 하며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 이주여성들을 돌아보니 식당이나 공장에 다니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팔며 다들 열심히 살았다. 나도 내 경험을 살려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직은 어려웠다. 사람들은 나를 이중 언어 구사자로 보기보다 ‘외국 며느리’로만 봤다. 그러다 2006년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적으로 ‘다문화 붐’이 일면서 한국어 수업 등 이주여성 대상 프로그램이 생겼다. “이거다” 싶었다. 남편에게 부탁해 다문화 강사 교육을 받고 2년간 열심히 이주여성들을 도왔다. 그렇게 실력도 인정받고 보람도 느낄 무렵,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다. 내가 일을 나간 뒤 남편은 일을 그만뒀는데, 실업 기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생활비와 남편의 대출금까지 감당하기를 몇 달, 결국 6살 딸아이를 안고 집을 나와 쉼터로 향했다. 그때부터 나는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살 보금자리를 얻기 위해 틈틈이 동대문을 기웃거리며 일거리를 찾아 ‘투잡’을 뛰었다. 그렇게 낮에는 강사로, 밤에는 장사를 하며 버티고 있다. 내 손으로 벌어 아이와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것이 고된 삶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현장 행정] “불암산 힐링타운은 행복충전소로”

    [현장 행정] “불암산 힐링타운은 행복충전소로”

    “주민들이 활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지난 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자락길.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800m 길이의 자락길을 천천히 걸으며 생활공간에 자연과 문화를 더 가깝게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락길 인근에 위치한 중계주공아파트의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있던 김상호(72) 할아버지는 “집에 있으면 더운데 자락길은 시원하니까 하루에 한 번씩은 오는 것 같다. 무장애길이라 산에 마음 편하게 올 수 있다”며 웃었다. 이날은 기온이 35도까지 올랐지만 자락길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오 구청장은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냐”면서 “서울시의원 시절 예산 13억원을 확보해서 만든 곳이다. 공사 초기에는 과잉 투자라며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는데 지금은 ‘세금을 제대로 썼다’고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노원구가 구민들에게 휴식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힐링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 동네에서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오 구청장의 생각이다. 민선 7기 구호도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도시 노원’으로 정했다. 구 관계자는 “최근 구에서 푸른도시과, 문화예술과가 포함된 힐링도시추진단을 만들고, 다음달 30일까지 관련 아이디어를 구민들에게 받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구는 불암산에 힐링타운을 조성한다. 힐링타운은 자락길, 나비정원, 산림치유센터 등 3곳이 중심이 된다. 자락길은 현재 구간에서 불암산 전망대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연장 구간은 260m로 구는 예산 7억원을 투입한다. 다음달쯤 개관 예정인 나비정원은 곤충 생태학습 및 체험활동 공간으로 손님맞이 준비에 바쁘다. 산림치유센터는 건립 부지를 마련하고 공사를 앞두고 있다. 심신이완실, 검사실, 족욕실 등이 센터에 들어선다. 오 구청장은 “힐링타운 방문객들이 ‘자락길→나비정원→치유센터’의 코스를 통해 힐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는 지역 내 또 다른 명소인 수락산, 영축산, 초안산도 힐링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락산에 서울시 최초의 휴양림을 건설하고, 영축산·초안산에는 불암산처럼 무장애숲길을 만든다. 영축산은 숲길 코스가 5.4㎞에 달한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불암산 자락길(800m)의 7배 길이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를 자연, 문화 친화적인 도시로 만들어 구민들이 언제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새만금사업, 속도가 생명… ‘잼버리’ 성공 위해 특별법 제정 시급”

    “새만금사업, 속도가 생명… ‘잼버리’ 성공 위해 특별법 제정 시급”

    송하진 전북지사는 “새만금 사업에 속도를 붙이려면 정부 여러 부처에 얽힌 행정 절차 간소화, 민간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를 함께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지사는 지난 10일 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대담에서 세계잼버리 관련 공항, 항만,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려면 탄소 부품 사용 비율을 높여야 하지만 대기업들이 계열사 강판 사용에만 치중해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독일 등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미 강도는 높으면서도 가벼운 탄소 부품을 적용해 앞서는데 국내 업체는 무관심해 자동차 산업의 앞날이 우려된다”며 “매출 급감으로 철수한 GM 군산공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전북 대도약을 이루기 위한 준비는. -민선 7기는 뜻깊게도 전라도 정도 천년의 해에 시작하게 됐다.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기원한다. 이제 전북 몫 찾기와 전북 자존의 시대를 넘어 대도약할 시기다. 오랜 낙후 지역 이미지를 벗고 도민들이 체감할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 지역경제 규모를 키우고 지역문화·도민복지 수준을 높이겠다. 스마트 농생명밸리를 중심으로 한 농생명식품산업, 전기상용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시대 특화 혁신산업, 연기금 금융 중심지, 새만금 동북아경제 허브 등으로 성장과 행복을 아우르는 삶의 터전을 일구겠다. →1991년 11월 28일 착공한 새만금 사업이 아직 진행형이다. 정부 정책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속도가 생명이다. 1990년 착공한 상하이 푸둥신구는 중국 경제의 급성장을 이끄는 핵심지구로 성장했다. 새만금은 지역을 떠난 국가 정책사업이다. 필요한 예산을 제때 편성해 주고 민자로 계획된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공사기간을 줄여야 한다. 정부 여러 부처가 관련된 만큼 추진절차 간소화, 민간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를 곁들여야 한다. 새만금산업단지의 국가산단 전환, 국내 기업 임대료 감면, 추진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의 숙원 사업이다. 추진 상황은. -2016년 5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됐다. 올 3월 국토교통부 항공 수요 조사를 마치고 7월엔 타당성 검토 용역에 들어갔다. 내년 6월 완료한다. 그러나 공항건설 소요 기간이 통상 10년이나 된다. 수요조사 1년, 사전 타당성 검토 1년, 예비타당성 조사 1년, 기본계획 수립 1년, 기본 및 실시설계 2년, 공항 건설과 시범운항 4년이다. 이런 절차를 모두 밟을 경우 2023년 세계잼버리 이전 완공할 수 없다. 그래서 모두 3년인 사전타당성 검토와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을 1년 6개월로 줄이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설계와 시범운항 기간도 각각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오죽하면 정부가 인허가만 내주면 지방비로 공사를 하겠다고 했겠는가.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개최 전에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행정절차 단축에 최선을 다하겠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준비 상황과 과제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행사 개최의 법적 근거와 잼버리 조직위, 범정부 지원위 구성을 포함한 추진체계 구축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야영장 부지, 스카우트센터 건립, 공항, 항만,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돼 2022년 말까지 부지 매립이 완료될 전망이다. 참여 확산도 중요하다. 곧 붐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을 추진하겠다. 사후 활용 방안도 감안해 세계 청소년 체험 공간인 스카우트센터를 건립할 생각이다. →삼락농정을 민선 7기 핵심 과제로 선정한 배경과 추진 계획은. -전북이 가장 잘하고, 잘할 수 있는 일 중 잠재력을 뽐낼 분야가 농업이다. 전북은 농생명산업 육성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최근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로 선정돼 농생명산업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농생명산업 육성을 통해 농업, 농민, 농촌이 모두 즐거운 삼락농정을 구현하겠다. 새만금에 지능형 농기계 실증센터, 국가식품클러스터에는 원료비축공급센터를 만들고 민간육종연구단지도 확장하겠다. 공익형 직불제를 새롭게 도입하고 최저가격보장제도는 품목을 확대하겠다.→전주시장 시절부터 불모지인 국내 탄소산업 기반을 구축해 ‘탄소 전도사’로 불린다. 앞으로의 계획은. -국가에서 추진해야 할 탄소산업 기반 구축을 지자체로서 먼저 했다. 전국 유일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개설하고 효성과 함께 세계 세 번째로 T700급 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탄소특화 국가산단 조성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2016년에는 탄소소재법 제정을 선도했다. 앞으로 탄소융복합소재의 응용 분야를 국방, 의료, 우주·항공 등으로 다변화하고 탄소제품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겠다. 현재 123개인 탄소기업을 2025년까지 240개로 늘리고 탄소산업 육성을 컨트롤하는 탄소산업진흥원을 설립하겠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야문화 복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북의 계획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가야문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금껏 군산대 곽장근 교수 혼자서 유적 발굴에 헌신해 예상 외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남원시 등 도내 동부권에서 고분, 봉수 등 가야유적이 다수 발굴됐다. 가야고분 세계유산 등재와 유적 발굴, 보존을 위해 꾸준히 힘쓸 참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글길 위에 쉼표…‘고래도시’ 닮은 도서관이 웃었다

    글길 위에 쉼표…‘고래도시’ 닮은 도서관이 웃었다

    울산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인 시립 ‘울산도서관’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수준에 걸맞게 개관 이후 하루 평균 5350명이 찾고 있다. 울산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기존의 도서관 개념을 뛰어넘었다. 작가와의 만남, 북콘서트 등 책을 주제로 한 각종 행사와 영화 상영, 인문학 강좌, 전시, 예술공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여유를 주는 힐링 공간이기도 하다. 100일 남짓 지난 도서관을 둘러봤다.9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도서관은 사업비 615억원을 들여 2015년 12월 남구 여천동 3만 2680㎡(9886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1만 5176㎡·4590평)로 착공해 지난 4월 26일 개관했다. 종합자료실, 대강당, 전시장, 종합영상실, 문화교실, 세미나실, 동아리실, 북카페, 식당 등을 갖춘 복합문화·교육공간으로 꾸려진다. 종합자료실은 최대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현재 14만 6000권에 이르는 책을 보유했다. 앞으로 매년 2만 5000권씩 추가로 구매해 2023년까지 총 장서 31만 5000권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도서관 규모만큼 방문객 수도 급증세다. 지금까지 44만 9393명이 방문했다. 대출 도서가 모두 19만 597권으로 일일 평균 2269권이나 된다.울산도서관은 ‘고래 도시’라는 이미지를 반영해 고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야외는 어린이 놀이터 ‘꿈마루동산’과 복합문화공간 ‘101인의 책상’, 암반을 이용한 폭포 등으로 조성됐다. 도서관에 들어서자 울산 대표 도서관의 위상과 지식의 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거대한 벽면 서가가 손님을 맞았다. 1층은 어린이·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유아 자료실’과 ‘수유실’, ‘놀이터’ 등으로 구성됐다. 또 장애인자료실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3000여권과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도서 800여권을 갖췄다. 대면 낭독실 3곳에서 낭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첨단 디자털 자료실도 눈길을 끈다. 2층엔 사무실, 북카페, 식당, 문화교실, 세미나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 이용객들의 편의시설로 이뤄져 있다. 3층은 울산도서관의 핵심인 종합자료실로 이뤄졌다. 종합자료실은 자연 채광 방식을 채택한 ‘톱 라이트’ 구조로 독창성과 실용성을 뽐낸다. 종합자료실 내에는 ‘ㅁ’ 구조로 된 지역자료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용자의 동선과 책이 하나가 되는 ‘글길’ 등 특성화된 공간을 곳곳에 만들었다. 종합자료실 동쪽에 자리한 문학존은 항상 이용객들로 북적인다. 5만 8974권을 들여놓은 문학존은 총 여섯 구역의 벽면 서가로 이뤄졌다. 크게 한국문학존과 외국문학존으로 나뉜다. 한국문학존에 가면 우리 시, 희곡,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을 접할 수 있다. 외국문학존은 중국, 일본, 영미,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문학’, 영국·미국 등 ‘영미권 문학’,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권 문학’ 등으로 구분된다. 아울러 울산도서관에선 독서와 함께 공연·전시·영화를 관람하고 세미나 등 컨벤션을 개최하는 데도 알맞다. 대강당, 전시실, 종합영상실, 문화교실(4개실), 세미나실(3개실), 동아리실(2개실) 등 총 12개실의 맞춤형 문화공간을 뒀다. 도서관 자체 행사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각종 단체, 기업 등이 저렴한 가격에 빌려 공연, 전시, 독서모임, 토론회, 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300석 규모의 대강당은 최신 음향 장비와 조명을 설치해 북콘서트, 문화공연, 워크숍에 널리 쓰인다. 전시실(면적 231㎡)에는 무빙월을 이용해 필요에 따라 공간 조정이 가능하고 전문미술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 ‘독자의 발견, 독서의 기쁨’ 특별전시회가 열려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각종 단체가 특별전시회를 계획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도서관 자체 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50석 규모의 종합영상실은 영화 상영과 소규모 강의, 북콘서트 등을 개최하기 좋은 곳이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이곳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토요일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이 줄을 잇는다. 문화교실과 동아리실, 세미나실도 소규모 모임 활동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21세기 도서관은 각종 첨단 장비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울산도서관도 이를 위해 1층에 디지털 자료실을 갖췄다. 자료실에는 인터넷 검색 및 정보 검색, 원문 데이터베이스(DB) 열람이 가능한 디지털 자료 열람석과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1인 부스도 마련됐다. 영상 시청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열람석과 영상실, 오디어 자료를 듣기 위한 오디오 열람석도 인기를 끈다. 이용자들이 대여 가능한 태블릿PC도 마련됐다. 또 도서관 전역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시스템도 완벽히 구축됐다. 울산도서관은 최근 지어진 전국의 도서관 가운데 최대 규모, 실내 공간, 도서관 대표 이미지(LI) 디자인,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도서관 운영 계획 등 통합공간디자인 개념이 반영된 국내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다. 전국에 소문이 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기관에서 앞다퉈 견학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도립도서관, 부산시립도서관, 제주도서관, 아산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 총 27개 기관에서 울산도서관을 벤치마킹하려고 다녀갔다.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교장단 등 외국인 방문객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175면 규모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주차난을 겪고 있다. 방학 기간이라 자녀를 태워 주는 차량까지 겹쳐 주말과 휴일에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이용객들이 시내버스·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보다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빚어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차난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 또 부지 자연 침하 현상으로 인한 보도블록 파손 등 하자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주태엽 울산도서관 운영지원과장은 “시민들의 열망으로 광역시 승격 21년 만에 문을 연 대표 도서관인 만큼 앞으로 지역 내 19개 공공도서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시민의 욕구를 채워 줄 계획”이라며 “도서관 운영이나 시민의식 부문에서 미흡한 점도 발견되고 있지만, 시민들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에 걸맞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몸·마음까지 재충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몸·마음까지 재충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

    “그동안 책을 읽는 공간으로만 인식됐던 도서관이 다양한 문화 서비스와 평생 학습의 교육 기회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열망으로 광역시 승격 21년 만에 문을 연 시립도서관인 만큼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힐링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9일 이동엽 울산도서관장을 만나 울산도서관 개관 의미와 앞으로의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이 관장은 “공공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광역 단위 대표 도서관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울산도 대표 도서관 시대를 열었다”며 “울산도서관은 앞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차원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빠져 책을 멀리 하는 만큼 좋은 도서와 프로그램으로 도서관 이용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좋은 책을 많이 갖춰 도서관으로서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울산도서관은 시민의 복합문화·교육공간이자 지역 내 공공도서관을 총괄하고 지원하는 도서관,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식 정보 허브를 지향한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목소리에 답하고, 기대에 부응하는 대표 도서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난과 관련해 “주차 문제는 중장기적인 대책과 함께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 8월 이전하는 하수중계5펌프장 부지 활용 등 도심 재개발 정책과 맞물린 주차 공간 확보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울산시, 남구청 등과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시민들에게 지선버스 2개와 시내버스 4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차난 해소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가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인권침해 원흉은 구금 조사하는 쌍규 관행 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공산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까닭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 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각급 검찰기관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국가감찰위, 비당원 재산몰수 ‘무소불위’ 사정이 이러니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 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쌍규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는 이 제도는 구금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사정조직이다.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中 유치제도, 피의자 접견권 보장 안 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고 구금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 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먼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우버, 뉴욕서 ‘브레이크’… 1년간 신규 등록 못한다

    美도시 중 처음으로 차량공유 규제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뉴욕시가 우버,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 시의회는 8일(현지시간) 시내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 1년 동안 새로운 차량 공유 등록을 제한하는 조례를 의결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몇주 내에 이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시의회가 차량 공유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차량 공유 업체들의 난립으로 교통 혼잡이 가중되는 데다 택시 등 관련 업계 운전자들의 근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라비 데사이 뉴욕택시근로자동맹 사무총장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업체들이 전 세계에서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고 삶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새 조례 도입을 반겼다. 반면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억지로 막을 경우 오히려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미국 내 최대 도시인 뉴욕의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한해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우버와 리프트는 뉴욕 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2015년 2만 5000대에 불과하던 뉴욕시의 공유 서비스 차량은 현재 8만대가 넘는다. 공유 서비스 차량들이 경쟁적으로 이용 요금을 인하하면서 뉴욕의 전통적인 택시인 옐로캡 운전자들은 큰 타격을 받았고 파산도 속출했다. 100만 달러(약 11억 1700만원)를 호가하던 옐로캡의 영업면허증 가격은 2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는 옐로캡 기사와 공유 서비스 차량 기사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WSJ은 우버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뉴욕시의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계 4대 해전, 한산대첩 승전지 통영에서 10~14일 한산대첩축제

    세계 4대 해전, 한산대첩 승전지 통영에서 10~14일 한산대첩축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기리는 ‘제57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한산대첩 승전지인 경남 통영시 일원에서 10~14일 열린다. 한산대첩축제는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 지휘 아래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친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1962년 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축제다. 한산대첩은 세계4대 해전 가운데 가장 위대한 해전으로 꼽힌다.통영한산대첩축제는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됐다. 올해 한산대첩축제는 ‘이순신과 함께 놀자’를 주제로 강구안 문화마당과 통제영, 이순신공원 등에서 5일 동안 다양하게 펼쳐진다. 10일 오후 이순신 장군 전통무예시연과 고유제로 축제 시작을 알린 뒤 삼도수군통제영 군점과 이순신 장군 행렬 재현 행사에 이어 오후 8시 개막식과 축하공연이 열린다. 군점은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통제사들이 조선시대 수군 훈련 때 했던 군사점호 의전을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 행사다. 이순신 장군 행렬 재현은 무기와 깃발을 든 조선 수군이 해군 군악대와 취타대를 앞세워 시내 행진을 하며 이순신 장군 및 조선수군 행차를 재현한다.축제 중심 행사이자 백미인 한산대첩 재현이 11일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당포항에서 펼쳐진다. 이순신 함대가 당포항에서 출발하는 출정식을 한 뒤 통제영거북선과 전라좌수영거북선 등 40여척의 함대가 당포항에서 달아공원 앞 해상을 거쳐 한산도 앞 바다까지 해상 퍼레이드를 펼치며 장관을 연출한다. 10·12일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조선수군 군선 모양을 한 구조물을 공중에 띄우고 불꽃과 조명 아래 한산해전을 연출하는 공중 한산해전이 펼쳐진다. 해군·해병대 의장대 시범 및 축하 음악회, 통영 거북선 음악회, 승전무 공연, 남해안 별신굿 공연, 통영 오광대 공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정기공연. 통제영 시조창 한마당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이순신 장군 활쏘기 체험, 해군과 해양경찰 함정 공개·체험, 거북선 얼음조각 체험 등 많은 체험·전시행사가 열린다. 청정한 통영앞 바다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수산물 무료 시식회가 매일 문화마당에서 열린다. 축제장에 워터파크 공간을 조성하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매일 운영한다. 축제기간 통영지역에서 2만원 이상 결제한 영수증을 제출한 응모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해 순금 10돈으로 만든 황금 거북선, 세탁기, 냉장고, 멸치 등 다양한 경품을 주는 ‘황금 거북선을 찾아라’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한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동수당인지 상인수당인지…대형마트 기저귀도 못 사요

    아동수당인지 상인수당인지…대형마트 기저귀도 못 사요

    아동의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다음달부터 정부가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이 논쟁에 휩싸였다. 논쟁의 진원지는 경기 성남시다. 시는 현금 대신 지역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최근 골목상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 지급 방안을 꺼냈다. 그러나 자녀를 둔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전문가와 정치권은 부모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금으로만 지급하는 방향으로 아동수당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성남시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는 당초 지역상품권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려다 “상품권을 받으러 가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카드형 상품권인 체크카드로 정책을 선회했다. 카드는 아동수당을 처음 지급하는 다음달부터 일정 기간 동안 4만 5000여개 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추후 필요성이 있으면 대형마트도 가맹점으로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현금 지급 기준인 10만원보다 많은 11만원을 지급하고 소득기준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김미영(38·여)씨는 “이 정도면 아동수당이 아니라 ‘상인수당’ 아니냐”며 “대형마트에서 기저귀 같은 생필품을 살 때가 많은데 골목 상권만 살리라고 하면 그로 인한 주민 불편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인 만 6세 미만 부모들은 대부분 30대로, 대체로 맞벌이가 많다. 그래서 전통 시장이나 골목 상권으로 이용을 제한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성남 아동수당 지역카드로 지급“재래시장만 허용하면 ‘상인수당’ 불과”아동수당법 제10조 지자체 상품권 허용복지부 “올해는 성남 외 신청지역 없어”사용처 제한 ‘양육 위한 투자’ 취지 변질 논란은 아동수당법을 제정하면서부터 생겼다. 아동수당법 제10조는 아동수당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주민이 자신이 원하는 지급 방법을 선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금을 원해도 지자체가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동수당법 시행령 10조에 ‘관할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찬반을 묻는 게 아니어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지급 6개월 전에 의견 수렴, 예산 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 복지부에 자료를 제출하고 지자체 조례만 제정하면 지역상품권 지급이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서 성남시만 유일하게 현금 외 지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려면 6개월 전에 복지부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해를 넘기게 돼 올해 더이상 추가 사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지급 방안에는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제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동수당 제도 도입의 1차적 목적은 미래 경제활동 주체인 아동에게 투자해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아동수당의 이용 시기나 지역, 사용처를 사전에 제한하지 않는 현금 급여 형태로 부모들의 자녀 양육과 투자에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동수당 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90%)이 도입할 만큼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도지만 해외에서도 상품권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고 위원은 “만약 아동수당을 특정 부문이나 지역의 산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상품권으로 지원한다면 더이상 아동수당으로 부를 수 없을 것”이라며 “‘산업진흥 아동상품권’ 또는 ‘온누리 아동상품권’으로 명명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이 들끓자 최근 국회에서는 보호자가 동의할 때만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수정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소득기준선을 없애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처럼 소득기준을 정하면 재정절감액은 크지 않은 반면 아동을 선별하는 데 따른 조사 비용이 만만찮다. 아동수당은 만 6세 미만 아동이 있는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수준이 90% 이하일 때 지급한다. 올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 198만 가구 중 소득기준을 넘어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비율은 4.7% 정도다. 그러나 고소득자 중에는 아동수당 신청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제 행정적으로 분류해야 하는 인원은 2%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인원을 분류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적지 않다. 만 6세 미만 아동이 있는 모든 가구에 대한 자산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700억~1000억원의 행정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선별적으로 수당을 줄 때 재정절감액은 연간 1500억원 정도다. 소득수준 90% 이하 지급 기준도 논란선별조사 위한 행정 비용 매년 1000억지역별 재정불균형 초래할 위험 요소소득기준선 없이 전부 지급해야 지적 더 큰 문제는 지역별로 재정불균형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는 점이다. 아동수당은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합쳐 지원하는데 서울 서초구나 강남구처럼 부유층이 많은 지역은 대상자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을 상쇄할 만큼 큰 재정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재정 여건이 열악한 다른 자치구는 거주 아동 대부분이 아동수당 대상자이기 때문에 소득조사와 자격관리를 위한 행정비용도 들어가고 아동수당 예산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고 위원은 “선별비용이 전체 예산의 3%로 낮아지더라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극히 미미하다”며 “선별 편익보다 오히려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아동수당인지 상인수당인지… 대형마트 기저귀도 못 사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아동수당인지 상인수당인지… 대형마트 기저귀도 못 사요

    아동의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다음달부터 정부가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이 논쟁에 휩싸였다. 논쟁의 진원지는 경기 성남시다. 시는 현금 대신 지역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최근 골목상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 지급 방안을 꺼냈다. 그러나 자녀를 둔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전문가와 정치권은 부모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금으로만 지급하는 방향으로 아동수당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7일 성남시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는 당초 지역상품권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려다 “상품권을 받으러 가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카드형 상품권인 체크카드로 정책을 선회했다. 카드는 아동수당을 처음 지급하는 다음달부터 일정 기간 동안 4만 5000여개 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추후 필요성이 있으면 대형마트도 가맹점으로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현금 지급 기준인 10만원보다 많은 11만원을 지급하고 소득기준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김미영(38·여)씨는 “이 정도면 아동수당이 아니라 ‘상인수당’ 아니냐”며 “대형마트에서 기저귀 같은 생필품을 살 때가 많은데 골목 상권만 살리라고 하면 그로 인한 주민 불편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인 만 6세 미만 부모들은 대부분 30대로, 대체로 맞벌이가 많다. 그래서 전통 시장이나 골목 상권으로 이용을 제한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논란은 아동수당법을 제정하면서부터 생겼다. 아동수당법 제10조는 아동수당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주민이 자신이 원하는 지급 방법을 선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금을 원해도 지자체가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동수당법 시행령 10조에 ‘관할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찬반을 묻는 게 아니어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지급 6개월 전에 의견 수렴, 예산 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 복지부에 자료를 제출하고 지자체 조례만 제정하면 지역상품권 지급이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서 성남시만 유일하게 현금 외 지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려면 6개월 전에 복지부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해를 넘기게 돼 올해 더이상 추가 사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지급 방안에는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제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동수당 제도 도입의 1차적 목적은 미래 경제활동 주체인 아동에게 투자해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아동수당의 이용 시기나 지역, 사용처를 사전에 제한하지 않는 현금 급여 형태로 부모들의 자녀 양육과 투자에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동수당 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90%)이 도입할 만큼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도지만 해외에서도 상품권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고 위원은 “만약 아동수당을 특정 부문이나 지역의 산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상품권으로 지원한다면 더이상 아동수당으로 부를 수 없을 것”이라며 “‘산업진흥 아동상품권’ 또는 ‘온누리 아동상품권’으로 명명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이 들끓자 최근 국회에서는 보호자가 동의할 때만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수정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소득기준선을 없애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처럼 소득기준을 정하면 재정절감액은 크지 않은 반면 아동을 선별하는 데 따른 조사 비용이 만만찮다. 아동수당은 만 6세 미만 아동이 있는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수준이 90% 이하일 때 지급한다. 올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 198만 가구 중 소득기준을 넘어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비율은 4.7% 정도다. 그러나 고소득자 중에는 아동수당 신청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제 행정적으로 분류해야 하는 인원은 2%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인원을 분류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적지 않다. 만 6세 미만 아동이 있는 모든 가구에 대한 자산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700억~1000억원의 행정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선별적으로 수당을 줄 때 재정절감액은 연간 1500억원 정도다. 더 큰 문제는 지역별로 재정불균형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는 점이다. 아동수당은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합쳐 지원하는데 서울 서초구나 강남구처럼 부유층이 많은 지역은 대상자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을 상쇄할 만큼 큰 재정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재정 여건이 열악한 다른 자치구는 거주 아동 대부분이 아동수당 대상자이기 때문에 소득조사와 자격관리를 위한 행정비용도 들어가고 아동수당 예산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고 위원은 “선별비용이 전체 예산의 3%로 낮아지더라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극히 미미하다”며 “선별 편익보다 오히려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자가 미니마우스에게 청혼하자 화가 난 미키마우스 (영상)

    남자가 미니마우스에게 청혼하자 화가 난 미키마우스 (영상)

    이 남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쥐’를 화나게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에서 미키마우스의 여자친구 미니마우스가 한 남성 방문객의 청혼을 받아들였는데 그 모습을 미키마우스가 목격한 것이다. 물론 이는 기념사진 촬영 중에 발생한 장난이었지만,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그날 트위터에 공개되자 화제를 일으켰다. 지금까지 트위터에서만 46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마치 디즈니판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하다. 문제의 발단은 조니 딘이라는 이름의 한 남성 방문객이 미니마우스와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청혼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시작됐다. 미니마우스는 남성의 돌발 행동에도 직업 정신(?)을 발휘해 곧바로 청혼을 받아들였지만 그 모습을 미키마우스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깜짝 놀란 미니마우스는 황급히 남성 방문객의 어깨를 두드리며 뒤쪽을 보라고 가리킨다. 이에 따라 뒤를 돌아본 남성 역시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보고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어 미니마우스는 미키마우스에게 다가가며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어필하듯 제스처를 취한다. 하지만 미키마우스는 단단히 삐친 듯 등을 돌리고 만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미키마우스가 다시 등을 돌리더니 남성 방문객을 향해 “지켜보겠다”는 의미가 담긴 제스처로 경고한 뒤 자리를 떠난다. 물론 이 모든 광경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벌인 한 편의 연극으로 당시 현장에 있던 방문객들은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다. 트위터에는 “웃기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쥐를 화나게 했다”는 재치있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사진=나이로비 산도바/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권침해의 그늘이 짙어지는 중국 반부패 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권침해의 그늘이 짙어지는 중국 반부패 사정

    중국에 반부패 사정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집권한 이후 반부패 사정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권침해 행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에 고문과 협박 등 비인간적인 수단이 사용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 상반기(1~6월)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들이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반부패 사정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 행위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이유는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기간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이뤄지면 각급 검찰기관에서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 등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당중앙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이런 까닭에 반부패 사정 과정에서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이처럼 쌍규 관행이 인권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구금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의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거대 사정 조직이다. 공산당원은 물론 비당원 출신의 공직자를 모두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물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 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사 도중 피의자가 사망하면 조사관이 책임을 지도록 했으나 이번 사망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지는 의문이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 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구금 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만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새 제도를 마련하게 되면 반부패 작업이 질서 있게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