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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다운로드 합법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와 웹하드 업체의 모임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서비스 합법화 사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웹하드 업체들은 앞으로 영화 다운로드를 유료화하고, 여기서 얻는 수입을 저작권자인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에 배분하게 된다. 또 양측은 협력위원회를 구성, 불법 업·다운로드 근절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협력위원회는 검색 금칙어 등록, 저작권 침해 게시물 통지 및 즉각 삭제 등을 통해 저작권 침해를 막게 되며, ‘3진 아웃제’를 도입해 불법 업·다운로드로 경고가 세차례 누적된 회원은 해당 웹하드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제협과 한국영상산업협회, 35개 영화사는 불법 다운로드에 연관된 웹하드 업체 8개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정지 소송을 내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市서 주택공급 조절… 원주민·저소득층 배려도

    市서 주택공급 조절… 원주민·저소득층 배려도

    15일 내놓은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의 ‘보완·발전 방안’에 따라 향후 공급될 주택 물량과 재건축·재개발의 지정 조건, 기반시설 비용 분담금, 재건축·재개발조합의 운영, 뉴타운 추가 지정의 여부, 법체계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서울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뉴타운사업)의 틀을 바꾸는 셈이다. 자문위는 이날 서울시가 지난 40여년간 진행해온 재개발과 재건축, 뉴타운사업이 원주민·저소득층과 동떨어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원점에서 서울시내 정비사업을 재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뉴타운사업 시기 조정될 듯 2010~2011년에 첫 삽을 뜨는 서울시내 재건축과 재개발, 뉴타운사업은 시기가 다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는 이 기간에 정비사업 관리처분 인가가 집중돼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 정비사업에 따른 주택멸실 추정 가구수를 4만 8689~9만 8742가구로 전망했다. 2008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다. 김효수 주택국장은 “구청별로 집계한 결과, 최소 4만 8689가구의 주택이 멸실될 것으로 보여 시기 조절이 불가피하다.”면서 “수급조절 시스템을 구축해 한 해에 관리처분 인가가 집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타운 추가 지정도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자문위는 지정된 뉴타운지구가 모두 26개 지구 1277만 2432㎡로 연평균 재개발구역 지정면적(53만 8000㎡)의 24배에 이른다고 밝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재건축·재개발구역의 지정 요건이 달라질 전망이다. 재개발의 경우 노후도와 호수밀도, 과소필지, 접도율 가운데 두개 요건이 충족되면 지정됐지만 앞으로는 호수밀도와 과소필지 기준이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는 “달동네 재개발 시대의 기준”이라며 법개정을 권고했다. 재건축의 경우 기존 동별 노후도에서 면적별 노후도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기반시설 부담금도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문위는 “근린공원, 학교시설 확충 등 뉴타운에서 기반시설 확보 비율이 35%를 웃돌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주민 부담 전가에 따른 비판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시공사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조합에 대한 융자확대가 추진된다. 자문위는 법개정을 통해 조합추진위·조합 운영비와 세입자 대책비, 조합원 이주비까지 50%의 융자 확대를 제시했다. 또 저렴주택의 공급도 확대된다. 1~2인 가구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숙사형·원룸형 가구(6~23㎡)와 부분 임대형·가변형 가구가 공급된다. 저소득 가구의 주택부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임대료 보조제 등을 더욱 확대한 ‘주택바우처’ 도입이 제안됐다. 자문위는 이와 함께 도시개발법,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으로 나눠진 도시 정비·개발 관련 법들을 통합 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개편 방법으로는 주거정비사업엔 ‘주거환경정비법’을, 역세권과 상업지역 개발사업엔 ‘도시재생법’을 추천했다. ●주택정책에 원주민·저소득층은 없었다 자문위는 서울시의 주택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서민주거 불안 ▲원주민 교체 ▲소형 저가저택의 공급 부족 ▲아파트 획일화 ▲무분별한 개발 등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자문위의 분석에 따르면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비율은 재개발사업 이후 63%에서 30%로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전셋값 4000만원 미만의 주택비율은 83%에서 0%로 조사됐다. 원칙과 기준이 없는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사업 인가는 주변지역의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다. 서대문구 가재울 3구역은 관리처분 단계(2007년 9월~2008년 4월)에서 전셋값이 13.5%나 급등했다. 정비사업 전·후의 거주가구 실태를 보면 평균 주택 규모가 80㎡에서 107㎡로 확대됐고, 평균 주택가격은 3억 9000만원에서 5억 4000만원으로 뛰었다. 거주가구 평균 소득은 207만원에서 653만원으로 상승했다. 사실상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길음4구역의 원주민 재정착률은 10.9~15.4%로 조사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영화제작가협회·웹하드 업체 “다운로드 합법화 추진”

    영화제작가협회·웹하드 업체 “다운로드 합법화 추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이하 ‘제협’)와 웹하드 연합체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이하 ‘DCNA)및 관련회사들이 웹하드를 통한 불법서비스를 근절하고 합법화로 나아가기 위해 손을 잡았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렌스센터에서 ‘영화 저작권 침해 방지와 온라인 부가시장 확립을 위한 기자회견’ 이 열렸다. 이날 회견장에는 두 단체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법적대응경과를 비롯해 합의 목적과 합의 주요내용을 전했다. 합의 목적에 따르면 제협과 DCNA 양자는 협력위원회를 구성해 이후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자발적인 정화 및 중재에 나서며, OSP(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신들이 영위하고 있는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 저작권 침해를 배상 또는 보상하기 위한 합의금을 쟁송중인 원고들 또는 신청인들에게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저작권 침해 방지와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영화 콘테츠의 새로운 부가시장 모델로 정착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두 단체가 합의한 주요내용은 ▲ 민사사건 취하 ▲ 합의서 체결일 이전 저작권 침해 합의금 분배 ▲ 합의서 체결 이후 저작권 침해 방지 등 총 3건이다. 합의서 체결일 이전 저작권 침해 합의금의 세부내용은 기준합의금은 각 OPS의 매출액 중 상당 비율과 원고 지급액은 동의한 원고들이 합의한 배분기준에 따른 분배하기로 했다. 합의서 체결 이후 저작권 침해 방지의 구체적인 사안은 검색 금칙어 등록, 저작권 침해 게시물 통지 시 즉시 삭제 및 해쉬값 필터링을 통한 재유포 방지, 기타 제협과 DCNA가 협의하여 장래 재택하는 추가적인 저작권침해방지기술 등/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인원을 두고 OSP들의 사이트를 열람하고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충분한 기술적 방법과 법률적 권한을 제공/저작권을 침해한 이용자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1차 경고, 누적 3차 이상 침해한 경우 강제로 가입해지 또는 퇴출, 재가입 불허/합의의 해석과 성실한 이행을 위한 협력위원회 구성 등이다. 관계자들은 “문화부 추산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는 연간 3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불법복제로부터 저작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영화계는 웹하드를 상대로 민, 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제협과 DCNA는 협의를 통해 웹하드 합법화 서비스를 이용한 새로운 부가시장을 만들어 가는데 동의해 기본안을 마련하였으며 이에 현재 웹하드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과반수 이상의 원고가 동의했다.”고 현재상황을 전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무회의 의결 안건] 공무원 해외출장 사전·사후관리 강화

    앞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출장보고서를 충실하게 써야 한다. 정부는 13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공무원의 국외출장 심사·허가절차를 개선하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 국외여행 규정 개정안’ 등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9건 등 모두 1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무 국외여행 규정 개정안은 출장 후 30일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는 국외 출장보고서에 출장 개요와 일정, 업무별 주요활동, 시사점 등의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또 다른 기관에 파견된 공무원이 국외출장을 가는 경우 파견기관의 장이 허가토록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과밀억제지역 및 성장관리지역 중 산업단지 내에서는 공장의 신설 또는 증설을 허용하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첨단업종을 포함한 기존 공장의 증설 가능범위를 확대했다. 개정안은 또 과밀억제지역 및 자연보전지역에서 성장관리지역 내 공업지역으로 이전 가능한 업종에 대한 제한을 폐지했다. 아울러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공장총량제 적용 대상을 연면적 200㎡ 이상에서 500㎡ 이상 공장으로 완화하고, 경제자유구역과 반환공여구역 등에 공장을 지을 경우 공장총량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관광유흥음식점업을 관광유흥음식점업과 관광극장유흥업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관광공연장업의 경우 전통가무를 의무적으로 공연토록 하던 규정을 삭제하고 관광공연장업의 무대면적 시설기준도 실내관광공연장은 150㎡에서 100㎡로, 실외관광공연장업은 300㎡에서 70㎡로 완화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감사원은 13일 적극적 행정을 펼치다가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 책임을 면해주는 ‘적극행정 면책제 운영규정’ 훈령을 제정하면서 면책요건과 면책 제외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제도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훈령에 따르면 적극행정 면책을 받기 위해선 목적이 공익적이고 내용이 타당하며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는 세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반면 ▲고의·중과실, 무사안일과 업무태만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 ▲위법·부당한 민원을 수용한 특혜성 업무처리 등은 면책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쟁점법안분석(하)]미디어 관련법안

    [쟁점법안분석(하)]미디어 관련법안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1차 입법전쟁’의 화두는 단연 미디어 관련법이었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며 날선 시각차를 드러냈고, 소유지분 개방을 둘러싼 방송법 개정을 놓고는 이념 갈등마저 불거졌다. 정부·여당은 모두 8건의 미디어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송법, 신문법, 인터넷TV(IPTV)법, 디지털전환법, 저작권법 등 5건이 핵심 쟁점이다. 여야의 입장차는 방송법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부·여당은 기술발전에 따른 세계적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과 보도채널의 소유지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과 언론노조 등은 ‘재벌방송법’, ‘방송장악법’이라며 법 개정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법안이라는 여당의 주장에 민주당은 정권과 보수세력, 자본이 결합한 ‘3각 담합’이라며 맞서고 있다. 개정 방송법은 구시대적 방송법 체제로는 기술발전은 물론 미디어소비 행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논리를 근거로 하고 있다. 미디어 산업 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이로 인한 취업 유발효과는 최대 2만 1400여명, 생산유발 효과는 최대 2조 9419억원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입장은 ‘방송도 재벌 줄래?’라는 구호 속에 함축돼 있다.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보다 언론의 공공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방송에 신자유주의적 경제논리를 접목시킬 수 없다고 강조해 ‘좌파적 시각’이란 해석도 있다. 또 한나라당은 신문사가 지상파를 겸영함으로써 여론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지금의 방송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방송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심의 등 사후규제와 사회적 감시기능, 내부 자율통제를 강화하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촛불시위 등에서 방송의 위력을 경험한 정부·여당이 방송을 입맛에 따라 요리하기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한다.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미디어법의 신문·방송 겸업 내용이 개정안과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다. 초안에선 지상파 방송의 소유지분 제한을 점진적으로 풀고,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대기업 자산 규모도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개정안에선 이 내용이 빠졌다는 설명이다. 신문법 개정안에선 현행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은 상호 경영할 수 없으며 종합편성 방송사업 겸영을 금지한다.’는 신문·방송 겸영 규정 조항이 방송법 개정과 맞물려 삭제됐다.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30%, 3개 이하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60%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제하는 내용도 삭제됐다. 헌법재판소가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IPTV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는 IPTV만으로도 향후 5년간 9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 6000명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숫자놀음’이라고 일축한다. 위성방송과 지상파DMB 등의 경제적 효과가 도입 당시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제대 김창룡 교수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회적 합의나 논의 등 공론화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면서 “어떻게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영장발부 판사 신상정보 인터넷 유포 논란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대성(31)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김용상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돼 파장이 일고 있다. 아이디 ‘아마’를 쓰는 네티즌은 11일 오전 3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의 ‘이슈청원’란에 ‘미네르바 구속영장 발부한 김용상판사를 탄핵합시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이 글에는 오후 11시 현재 800여명이 서명했다. 문제는 이 글에 김 부장판사의 사진과 생년월일, 학력 등 신상정보가 나열되어 있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김 부장판사가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했던 사건 가운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거나 정치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한 결정도 나열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당에 공천헌금을 낸 친박연대 양정례 의원의 어머니 김순애씨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이다. 특히 청구된 적도 없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관련 학원 관계자의 영장을 기각했다는 허위 정보도 포함시켰다. 이에 김 부장판사가 영장 발부와 관련해 특정 세력에 치우친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인신공격성 글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의 한 판사는 “법관의 객관적인 결정에 대해 무작정 비난하고, 신상정보까지 인터넷에 공개하는 행위는 자칫 헌법이 보장하는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김 부장판사에 대한 일종의 사이버테러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법원의 이번 판단이 인터넷 토론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미네르바가 체포된 8일 이후 인터넷 경제고수로 통하던 몇몇 네티즌들이 자신의 게시물을 자진삭제하거나 블라인드(비공개) 처리했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의 구속은 인터넷 토론게시판에 대한 검열의 신호탄이기 때문에 사이버상의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연대는 “이명박 정부가 유언비어 유포를 처벌했던 긴급조치 시대로 회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비판했고, 대검찰청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미네르바가 체포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영장발부를 비판하는 3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미네르바’ 활동 초기 글 삭제

    검찰이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31)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 대부분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파악, 박씨가 ‘e경제 대통령’으로 활동해온 미네르바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박씨를 직접 만난 변호인들끼리도 ‘짝퉁’ 여부를 놓고 엇갈린 판정을 내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이 지난 7일 박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당시 박씨는 인터넷에 게재한 미네르바의 글 원본 대부분을 PC 하드디스크에 보관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서 이메일 등을 통해 글을 전달받은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하드디스크에 있던 내용을 포함,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협조를 받아 박씨가 지난해 10월1일 이후 작성한 글 280여건을 확보했다. 10월 이전의 기록은 하드디스크에서 모두 지워진 상태였지만, 검찰은 그 기간 네티즌들이 모아 놓은 미네르바의 글이 박씨가 사용하던 IP와 동일한 IP로 작성된 점 등을 확인, 모든 글을 박씨가 올렸다고 결론내렸다. 박씨는 검찰조사에서 ‘올해 경기예측을 써보라.’는 주문에 그 자리에서 간단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40여분 만에 A4용지 2쪽 분량의 올해 경기 예측을 뚝딱 만들어 냈다. ‘리사이클링의 피드백 반복효과’ 같은 일반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단어를 섞기도 했으며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8~11월 월별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을 그린 꺾인 선 그래프도 삽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문장력이 서툴러 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박씨는 이날 방송과의 통화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피해를 줄이고, (경제 위기로 인한) 가정을 보호하고 전통 가족주의 파괴를 막고자 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료변론에 나선 변호사들과 접견한 자리에서 “월간지 ‘신동아’의 송문홍 편집장을 만나거나 그를 통해 지난 12월호에 기고한 적이 없다.”고 말해 짝퉁 논란이 더 가열됐다.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이종걸 의원은 “접견을 통해 확인한 박씨의 경제 지식은 기대 이하였다.”면서 “박씨는 신동아 기고 사실도 부인했는데 진짜 미네르바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5선 의원 출신인 박찬종 변호사는 “박씨에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어떻게 예견했는지 등을 물어봤는데 경제에 대한 식견이 높았다. 진짜 미네르바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규 홍지민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미디어법 논란]“뉴미디어 일자리 창출” “자본·보수 나팔수”

    ■ 한나라당 입장 “정부 방송장악 음모론은 MBC 기득권 사수 전략” 한나라당은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방송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정부의 MBC 장악 음모’라는 일부 주장과 관련, ‘MBC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 정병국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신문사의 방송 시장 진출과 대기업의 방송 시장 진입 완화는 쇠퇴하는 신문 시장에 활로를 열고 일정한 자본 유입을 통해 방송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MBC가 ‘대기업이나 일부 신문사에 지상파방송을 넘겨주려는 수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신규 방송사업자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법 개정으로 대기업이나 신문사 진출을 통한 MBC 민영화의 길이 열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길을 열려고 하면 방송문화진흥법을 바꿔야 된다.”면서 “그것도 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되고, 현재의 법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령 MBC를 민영화한다고 해도 자산 가치를 10조원대로 볼 경우 20% 지분이면 2조원인데, 2조원을 투입해 적자덩어리인 MBC에 누가 들어오겠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MBC의 민영화를 압박한다는 논란을 일으킨 공영방송법 제정 추진과 관련, “앞으로 인터넷TV(IPTV) 시대가 본격화하면 채널 수가 수백 개로 늘어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KBS, MBC 등 공영방송이 무한 경쟁을 벌이면 공공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영방송법을 만들어 KBS 등 공영방송은 수신료를 통해 공공성이 높은 방송을 하도록 하고, 대신 지금까지 KBS가 받는 상업광고를 광고시장에 내줘 상업방송사들이 질높고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논리다.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산업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미디어 산업으로 유입되고 축적돼야 한다.”면서 “방송법 개정안은 신문의 방송시장 진출과 대기업의 방송 진입 완화를 위해 규제 칸막이를 거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가 대기업과 일부 족벌 신문사들이 지상파를 소유할 경우 특정 색깔의 목소리만 확대·재생산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나 의원은 “자본의 유입으로 방송사가 다양화되면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가 생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언론노조 시각 “대기업·보수신문 합세땐 YTN 의결권 확보 가능”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은 한껏 고무됐다. 미디어 관련 7대 법안을 저지하고자 11년 만에 벌인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전날 한나라당이 1월 임시국회 강행처리를 포기함에 따라 ‘한시적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 MBC노조 등은 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8일 0시부터 방송 제작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언론노조와 40여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 등의 긴장감은 여전하다.언론노조는 “2월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 없이 언론악법을 다시 처리하려 한다면 즉각 총파업 투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디어 관련 법안 중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방송법과 신문법이다. 방송법 개정안의 골자는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지분 소유 허용을 20%까지, 보도·종합편성 채널은 3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과 보수 신문이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다. 또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면 대기업과 보수 신문이 합쳐서 YTN의 60% 지분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MBC는 공영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가 70%의 지분을 갖고 있어 방송법이 통과될 경우 민영화의 법적 장벽이 없어지게 된다. 어느 누구보다 MBC 구성원들이 발끈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탓에 ‘MBC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보수세력의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신문법 개정안은 방송법 개정안과 쌍둥이 형제처럼 맞물린다. 개정안은 현행 ‘신문 방송 겸영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조선·중앙·동아 3개 신문사의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발표한 ‘방송 진출 비전’은 신문법, 방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게다가 신문법 개정안은 발행부수, 구독 수입, 광고 수입 등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마저 삭제하여 보수 신문의 투명 경영 부담감마저 홀가분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미디어법 논란] 핵심 쟁점 ‘대기업·신문 방송참여’

    [미디어법 논란] 핵심 쟁점 ‘대기업·신문 방송참여’

    여야는 지난 6일 ‘쟁점법안’의 처리시기와 방법 등에 일괄 타결했다. 여야는 ‘방송법과 신문법, 인터넷TV(IPTV)법 등 미디어 관련 법안 6건은 이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여야가 폭행사건 등 지난해 연말부터 극한대치를 벌였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한나라당이 제출한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에 대한 시각 차가 꼽힐 정도다. 미디어 관련법 중 여야와 이해 당사자간에 논란이 있었던 핵심은 무엇인지, 주요 선진국들의 상황은 어떤지 등을 짚어본다. 여야가 국회에서 치열한 대치를 벌였던 미디어 관련법 중 특히 쟁점이 되는 법안은 방송법 개정안이다. 현행 방송법은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 방송 사업자와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의 콘텐츠제공 사업자(PP·program provider)로 참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대로 법이 바뀌면 대기업과 신문사는 지상파방송 사업자의 지분은 20%까지,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 PP의 지분은 30%까지 가질 수 있다. ●여당 “일자리 창출”… 신문 “수익성 증대” 이들 방송 사업의 공통점은 뉴스의 보도와 해설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신문사는 현재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위성TV의 어느 채널에서도 뉴스의 보도와 해설 방송을 위한 허가를 받을 수 없으나 법이 바뀌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방송·신문 겸영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도 함께 내놓았다. 현행 신문법에는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은 상호 겸영할 수 없으며 종합편성 방송사업 겸영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 관련법을 정비해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문사들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인 뉴미디어방송쪽에 진출하면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반면 MBC와 언론노조는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대기업과 특정 정파의 논조를 대변하는 족벌 신문사들이 지상파를 갖게 되면 방송은 자본과 보수의 목소리만 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대기업의 자산 규모 기준도 기존 3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MBC, 정부의 예산 심의·사장 추천에 반발 특히 미디어 관련 법안 외에 오는 2월 이후 제정을 목표로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공영방송법을 놓고 정부가 MBC 민영화를 압박한다는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공영방송법에서는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인상하는 대신 광고 수입을 전체 재원의 20%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공영 방송이지만 재원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MBC는 이 법이 시행되면 공영으로 갈지, 민영으로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 공영이 되면 MBC가 누리던 막대한 광고 수입이 다른 매체로 갈 수 있고, 민영화되면 대기업과 신문사의 구매 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MBC의 민영화를 염두에 둔 적이 없고, 공영이든 민영이든 선택은 MBC가 하는 것”이라면서 “공영방송법은 공영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지 특정사의 소유 구조를 고치자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언론노조와 MBC측은 “공영방송법은 공영방송이 국회의 예·결산 심의(현재는 결산만)를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공영방송 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켜 정부가 공영방송 사장도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MBC 장악 음모’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농협 회장 단임제로

    농협 회장 단임제로

    농협 전무이사와 사업부문 대표 등에 대한 중앙회장의 인사 추천권이 사라질 전망이다. 지역 조합도 현재 1189개에서 상당 규모로 축소되고, 신경(신용사업과 경제사업)분리가 이뤄지더라도 금융 부문 수익의 상당 부분은 농민 지원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은 7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에 대한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은 개혁 방안을 밝혔다. 농협은 우선 농협 개혁의 핵심으로 지목된 중앙회장의 권한 축소에 대해 정부안을 원안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회장의 신용·경제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사 및 감사위원 지명권을 인사추천위원회에 넘기고, 조합장이 선거인단인 선거에만 승리하면 무제한으로 연임이 가능했던 임기도 4년 단임으로 제한했다. 과열·혼탁 선거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사왔던 중앙회장에 대한 선거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1189개 조합장이 직접 선거로 뽑는 현재 방식이 간선제 형식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또 지난해 11월 말 기준 1189개인 지역조합 중 경영이 취약하거나 농민을 위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조합은 과감히 도태시키고, 합병으로 규모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00개 정도가 유력한 지역조합 숫자로 거론되고, 3년여간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역사교과서 수정금지 가처분 8일 결정

    새 학기부터 고교생들이 배울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두고 정부와 교과서 저자 사이의 분쟁이 8일 결론난다. 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금성출판사가 발행하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저자들이 낸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8일 오전 결론낼 방침이다. 김태웅 서울대 교수 등 저자 5명은 지난달 15일 “저작인격권을 가진 자신들의 동의 없이 정부가 교과서를 수정하지 못하게 해달라.”면서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건을 담당한 민사합의50부(부장 이동명)는 역사교과서가 3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에 학생들에게 배포되려면 1월부터 인쇄가 시작돼야 하는 점을 고려해 집중심리 방침을 세우고 법리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사건이 접수된 지 20일 만에 교과서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인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권고에 따른 수정으로 저작인격권상의 동일성 유지권이 침해됐는지 등의 문제를 검토했다. 저작인격권이란 저자가 비록 원고료를 받고 저작권을 출판사에 넘겼더라도 자신의 창작물과 관련해 명예를 훼손하는 왜곡, 삭제 등 행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해 12월17일 좌편향 논란을 일으켰던 금성출판사 등 근·현대사 교과서 6종, 206곳을 고쳐 새 학기부터 반영하기로 결정했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이경영, ‘돌아온 일지매’ 방송복귀 불발

    이경영, ‘돌아온 일지매’ 방송복귀 불발

    배우 이경영의 방송복귀가 불발로 끝이났다.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진행된 MBC ‘돌아온 일지매’의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분에 이경영의 출연분이 살짝 공개됐다. 이날 모여든 취재진은배우 및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통해 이경영의 출연 사실을 확인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노출된 후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2001년 8월 청소년성매매 혐의로 구속됐던 이경영의 방송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관계자는 8일 오전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MBC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 같다. 우리는 그 입장에 따라야 한다.”며 “드라마 속에서 이경영씨 비중이 크지 않아 아마 그 부분을 삭제해도 방영에 큰 무리가 따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첫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를 통해 8년만에 방송에 복귀할 계획이었던 이경영은 2005년 영화 ‘종려나무 숲’, 2007년 영화 ‘눈부신 날에’를 통해 스크린에 컴백했지만 브라운관 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경영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학 학과별 모집 2010학년도부터 허용

    2010학년도 입시부터 대학들은 학부가 아닌 학과별로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되고 국내외 대학에서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 자율성 강화를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은 계열단위나 학부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은 물론 개별 학과 단위로도 모집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대학 신입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를 폭넓게 부여한다는 취지에서 학부나 계열 단위 모집만을 허용했었다. 구자문 대학자율화추진팀장은 “1년간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 학문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2학년 올라가면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학부모집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니 기초학문 분야로는 학생들이 별로 지원하지 않는 데다 의학이나 음악처럼 세부 전공이 다양한 경우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한다는 폐해가 지적돼 대학의 설립 목적이나 학문의 특성에 따라 대학이 학생 모집단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는 이와 관련, “문과, 이과, 공과, 사회과학, 생활과학대학 등 5개 대학의 전형방식을 학과제로 바꾼다는 모집계획안을 지난해 11월 대교협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국내외의 다른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의 인정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해 대학간 학점 교류와 교육과정 공동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학교간 학점 교류를 소속 대학 졸업학점의 절반 이내에서만 인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이수한 학점을 모두 인정받는다. 나아가 대학간 협약에 따라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교과부, 중학교 도덕교과서 집필기준 수정… 통일·평화교육 기술기준 삭제

    교육과학기술부가 2011학년도부터 사용하게 되는 중학교 도덕교과서 집필기준을 통해 북한에 대한 우호적 기술을 자제하고 평화교육에 대한 기술을 삭제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지난해 교육과정 개정으로 중학교 도덕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뀌면서 마련했던 집필기준 일부를 최근 수정했다고 6일 밝혔다. 수정된 집필기준은 중 1~3학년 도덕교과서 가운데 2학년 교과서만 적용한다. 교과서 집필기준이란 교과서 저자들이 교과서를 집필할 때 참고하도록 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반적인 집필 방향과 관련해 원안은 ‘북한의 부정적 측면만을 지나치게 부각하기보다는 긍정적 측면도 포함해 균형 있게 기술한다.’, ‘북한의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수정안에서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 수정안은 대신 ‘통일환경의 변화에 대해 진술하고 통일 대비 과제들을 현실적인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한다.’, ‘북한사회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기초로 균형적으로 기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원안은 또 통일문제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는 방법으로 ‘주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다각적이고 비판적 검토를 거쳐 윤리적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한다.’고 명시했으나 수정안에서는 이러한 집필기준이 이념 편향적 기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삭제됐다. 원안은 아울러 평화교육에 대한 내용을 교과서에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 ‘평화의 가치와 갈등 해결 태도 및 기술을 중심으로 평화교육을 통일교육에 접목시킨다.’는 기준을 제시했지만 이 부분도 수정안에서 삭제됐다. 수정안은 ‘새터민’과 ‘탈북자’ 등의 용어를 ‘북한 이탈주민’으로 통일하도록 했다. 집필기준을 수정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과 통일관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논란과 같은 이념 논란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객관적 사실에만 기초해 교과서를 쓰도록 집필 기준을 보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생계형 차량 취·등록세 감면 확대

    생계형 차량 취·등록세 감면 확대

    올 한 해 동안 다마스·라보·타우너 등 배기량 1000cc 미만 상용차를 구입하면 취·등록세가 전액 면제된다. 또 3명 이상의 다자녀 가구에서 구입하는 2000cc 이하 승용차 등에 대해서도 취·등록세를 50% 감면한다. 행정안전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9년도 지방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차량에 대한 취·등록세 감면 혜택이 대폭 늘어난다. 우선 서민들의 생계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형 상용차에 대한 취·등록세 감면 규모가 현행 50%에서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00%로 확대된다. 출산 장려를 위해 올해 말까지 18세 미만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에서 2000cc 이하 7~10인승 승용차나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구입하면 취·등록세를 50% 경감해 주고, 등록세 감면액에 대한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혜택도 부여한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해 오는 7월1일부터 연말까지 취·등록세를 최대 140만원까지 면제해 준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및 투자 촉진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인 지방 비투기지역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등록세 인하 방안(2%→1%)도 오는 6월30일까지 적용된다. 관광단지 개발을 목적으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취·등록세를 50% 깎아주고, 과밀억제권내 관광호텔에 적용하고 있는 취·등록세도 3배 중과세제도 폐지된다. 산업용 건축물 개축이나 아파트형 공장의 용도 변경 등에 따른 취·등록세 감면 범위 등도 확대된다. 이와 함께 납세자 편익 증진을 위해서는 제조업·가공업·수입업 등에서 징수하던 품목별 정기분 면허세가 면제되고, 지역 구분을 없앤 전국 번호판을 단 차량에 대해서는 시·도간 변경등록시 지동차세 납세증명서 제시 규정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 밖에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공개제도가 강화돼 기존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 외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발간하는 공보에도 명단이 게시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화보고 싶어요?”…극장으로 도망친 말

    “못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농장에서 탈출한 말이 영화관으로 들어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일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타인사이드 주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최근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고삐 풀린 말 한 마리가 사람들 사이로 기웃거리고 있었기 때문.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말은 또 다른 말 2마리와 함께 근처 농장에서 탈출한 뒤 시내로 나왔다. 그 중 한 마리는 갈 곳을 찾지 못해 사람이 많고 따뜻한 영화관 근처까지 오게 됐다. 당시 이 상황을 목격한 남성은 “영화관 밖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키가 큰 말 한 마리가 당황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며 “그 중 한 꼬마 어린이가 울기 시작하자 놀란 말은 급기야 영화관 입구 쪽으로 향했다.”라고 설명했다. 입구까지 간 말은 자동문이 열리자 영화관 내부로 들어갔다. 당시 표를 끊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은 혼비백산했다. 해당 영화관인 시네월드 담당자는 “말이 영화관으로 들어온 20초간 사람들은 재빨리 의자 밑으로 숨거나 도망갔다.”며 “곧 연락을 받고 도착한 경찰과 말의 주인이 말을 끌고 나갔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 날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람들은 놀라긴 했지만 영화관에서 벌어진 깜짝사고에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후문. 한편 이 날 말이 영화관 안으로 들어온 모습은 근처에 설치된 CCTV에 포착돼 한 때 유투브 등 동영상 사이트를 장식했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ls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경복씨 불법선거운동 동행

    주경복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불법 선거운동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전교조 서울지부 송원재 지부장은 지난해 7월4일 공무원노조 운영위원회 수련회에 참석해 회원들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제공을 적극 추진하자고 독려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했으며,이 자리에 주 전 후보도 동행했다.송 지부장은 이를 비롯해 민주노총 교육장을 방문하는 등 15차례에 걸쳐 행사장 등을 찾아다니며 불법선거운동을 벌였다. 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서울지부 차원에서 조직적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지난해 10월에는 이을재 조직국장(구속)과 송 지부장,김민석 사무처장 등이 ‘한나라당과 검찰의 전교조 탄압에 대한 대응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메일에는 수사를 정치 탄압,공안 탄압으로 규정하고 선거대책본부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회계책임자와 사무장 선에서,전교조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사무처장 선에서 방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금고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비한 예상 문답이 적힌 메모도 발견됐다. 또 검찰이 선거자금에 대한 계좌추적에 들어가자 송 지부장 등이 선거자금 지원을 위해 명의를 빌려준 이들에게 위임장이나 차용금증서 등을 작성해달라고 부탁하고,개인적으로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던 교육감 선거 관련 한글 파일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수정한 뒤 파일 자체를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오는 6일 주 전 후보를 다시 불러 송 지부장과 함께 선거운동 현장을 찾은 경위와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주 전 후보는 첫 소환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검찰은 주 전 후보의 개입 정도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지부의 선거자금 모금에 참여한 전교조 회원은 80여명으로 대부분 현직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들의 관여 정도 등에 따라 입건 및 비위통보 대상을 가려낼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붙지만 나머지 철자는 뻔하다.정현수.그러니까 숨겨진 두 글자는 알파벳 ‘oo’인 셈이다.화면 상단의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간다.아이디와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 인증번호를 차례로 채운다.마지막으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정현수의 보안장치는 너무 허술했다.현실과 가상으로 나누어진 그의 공간.탐사 삼 일째,잠입은 성공적이다. 첫째 날은 집 안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불청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냄새였다.숙성이라고 해야 할까,부패라고 해야 할까.여러 소(素)들이 섞여 오랜 시간 묵은 냄새.증발된 삶의 흔적들이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고여 있었다.음식 냄새,담배 냄새,가구 냄새,하수구 냄새…….그리고 그의 체취.좀 더 강한 냄새부터 잔향까지.모두가 뒤섞여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냄새들의 저장소.금세 두통이 도졌다.발코니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앞 동은 층고가 낮고 뒤쪽은 야트막한 산이 배경인 아파트의 21층.벌거벗고 집안을 활보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높이에 그는 살고 있었다.발밑으로 솜뭉치 같은 먼지들이 풀풀거렸다.청소기를 돌리고 썩은 음식들을 내다 버렸다.자정이 넘은 시각,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남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 날은 늦잠을 잤다.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그의 침구 속에서,나는 배가 고파 눈을 떴다.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생수 두 통뿐이었다.주방 수납장에서 라면 몇 봉지를 발견했다.계란도 단무지도 김치도 없이,끓인 라면을 뚜껑에 덜어 두 끼를 때웠다.정현수의 휴대전화를 충전해 전원을 켰다.다행히 잠금 설정은 되어있지 않았다.전화번호 저장함은 텅 비어 있었다.통화목록도 모두 지워져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수백여 통이 쌓여 있다.나는 잠깐 망설인다.메일들을 클릭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스팸메일이야 그렇다 쳐도,수신 확인은 그의 실존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겠는가.어쩌면 나에겐 그것이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우선 광고메일들을 체크해 휴지통으로 보낸다.발신자가 백화점이나 은행,식당,웹사이트 등의 상호로 표시되거나 제목에 ‘대출’,‘오빠’,‘신제품’ 같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무조건 삭제한다.그러고 나니 순수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듯한 메일 여섯 통이 남는다.지난달에 수신된 두 통은 결혼식과 돌잔치 안내가 제목으로 올라와 있고,한 통은 ‘형 잘 지내요?’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다.네 번째 메일의 제목은 ‘수정 관련사항입니다’,발신인은 ‘한강병원’이다.언뜻 봐선 그의 사적인 일에 관한 내용인 듯싶다.정현수는 유부남이었을까.내용을 살펴본다.안녕하세요.한강병원 원무과 김 대리입니다.제작해 주신 홈페이지에 오류가 발생하여 문의 드립니다.추가로 수정을 원하는 부분도 상세하게 적어두었으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비용 관련 협의는 전화로 했으면 합니다.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리쉬케쉬’인 메일 두 통을 놓고 고민한다.리쉬케쉬는 실명일까,닉네임일까.‘제목 없음’이 제목인 이 메일은 광고일까,아닐까.얼핏 대부업체 상호 같은 느낌도 든다.인터넷 새 창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한다. 요가와 명상의 도시 리쉬케쉬.갠지스 강의 상류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관문이다.힌두교인의 성지이므로 이곳에서 푸자를 하고 꽃접시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요가의 본고장이라 수많은 아쉬람과 요가선생들이 있고,비틀스가 구루(guru) ‘마하리쉬 마헤쉬’를 찾아와 머무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도시.장기간 요가와 명상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이며 금주와 채식의 고장.술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100% 채식을 하므로 이곳에서는 달걀조차 먹을 수 없다……. 수행자의 도시에서 온 메일.역시 판단하기가 어렵다.어쩌면 그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가입한 카페 목록을 열어본다.삼십대 중반의 남자라면 대부분 가입했음직한 성격의 카페들이 주르륵,여섯 개가 뜬다.등산,음악,사진,재테크,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CEO클럽.정현수의 직함은 대표이사였다.회사명은 ‘펨토테크놀로지’.첫째 날,그의 명함에 찍힌 회사 전화번호를 눌러보았다.결번이었다.명함 우측 상단엔 ‘네트워크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인쇄돼 있었다.회사 도메인을 주소창에 입력했다.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게 된 그 회사의 CEO가 정현수였다.한강병원에서 발주를 받은 건 회사를 폐업하기 전이었을까,아니면 이후일까.그가 되기 위해선 그를 완벽히 알아내야 한다.나는 리쉬케쉬에서 온 메일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수신날짜가 8월 5일인 첫 번째 메일은 사진 한 장과 두 줄의 메시지가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곳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 중이야.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어.요즘 사귄 새 친구를 소개할게. 허름한 골목길,얼룩소 한 마리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사진.소의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물인지 침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메일은 내용 없이 인물 사진만 첨부돼 있다.통통한 체형에 단발머리인 여자는 무표정하다.그렇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은,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아마도 발신인의 사진 같다.두 통의 메일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가 없다.그녀는 정현수와 어떤 관계일까.수신된 날짜는 10월 17일.내가 그를 발견하기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른 낙엽을 수북이 덮고 그는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평일 오후의 등산로는 한산했다.매표소 앞 매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사먹고 네 시쯤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었다.중년부부 두 쌍과 젊은 여자 한 명,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 대여섯 명 정도가 그날 마주친 사람 전부였다.어디서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하산 길이었다.조용한 산길에서 서로 말없이 길을 터주며 걸음을 재촉했다.깔딱고개를 지날 땐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렸다.지난밤 과도하게 마신 술과 담배 때문이었다.계곡을 치고 올라온 지 한 시간이 지났다.정상이 눈앞에 보였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마지막에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담금질하는 건 산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다.산속의 어둠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지워버린다.주변은 물론,시야에서 사라진 길 위에 서있는 내 모습 까지도.검은 하늘과 더 짙은 능선의 경계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야간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혹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온몸을 굳게 만드는 어둠.나는 산속의 어둠쯤 두렵지 않았다.거의 매일 오르내린 덕분에 눈 감고도 헤칠 수 있는 길이었다.호흡은 가빠도 마음은 더없이 고요했다.등산객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산.그곳에 있을 때 나는 가장 자유롭고 평등했다. 물든 단풍은 정상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다.발밑에선 낙엽들이 사각,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가을은 아직 오지 않고 가뭄이 세상을 바짝바짝 말리고 있었다.나는 용변 볼 장소를 찾아 길을 등졌다.널찍한 바위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보았다.굽이진 길 위로 하산하는 일행이 보였다.소변이야 대충 돌아서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엉덩이를 까고 앉아야 하는 일은 더 은밀한 장소여야 했다.아래쪽은 급경사였다.다른 길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나는 내리막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뛰었다.이 정도면 됐다 싶은 곳에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어느새 파리들이 다가와 윙윙거렸다. 발끝으로 낙엽을 모아 용변을 덮었다.역시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냄새가 심했다.시큼하고 들큼하고 구렸다.손가락으로 코를 싸쥐고 발로 계속 낙엽을 찼다.사위는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대충 정리를 끝내고 비탈길을 오르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누가 불러 세운 것 같기도,알 수 없는 신호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내가 앉아있던 주변을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내려다봤다.불룩하게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바위도 아니고 흙도 아니었다.나는 슬금슬금 내려가 다시 그 자리에 섰다.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수북한 낙엽 사이로 푸른 옷자락이 보였다.손바닥으로 낙엽을 헤쳤다.역한 냄새가 훅 끼쳤다.푸른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그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차가웠다.이봐요.나는 푸른 옷의 오른팔을 들춰보았다.표피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파리 유충들과 딱정벌레 무리가 굼실거리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음과 달리 나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불현듯 오한이 들고 온몸이 떨려왔다.나는 망설였다.그냥 모른 척 되돌아가고 싶었다.후들거리는 발이 붙박인 듯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렀다.깊은 계곡 안이라 통화불능이었다.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통화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조금만 기다려요.그 말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었다.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을 진행했다.구조대원들이 발견하기 쉽도록 그를 덮은 흙과 나뭇가지,낙엽들을 옆으로 치웠다.벌레들이 놀란 듯 꼬물거렸다.파리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냄새 때문에라도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그때,또다시 무언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그의 바지 뒷주머니 위로 반쯤 삐어져 나온 지갑. 나는 침착하게 등산장갑을 손에 꼈다. 어차피 이 사람에겐 소용없는 물건 아닌가.발견한 구조대원이 유족들을 수소문해 돌려줄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것을 먼저 발견한다면…….장갑 낀 손으로 지갑을 빼냈다.몇 장의 카드와 신분증,현금은 십만 원도 채 안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내 의도와 상관없이 유예된 삶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 중이었다.좀 더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어쩌다 보니 한가운데 갇혀버린 채 덜컥 문이 닫혔다.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랬다.서른 살 넘은 무직자인 나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릴 적 친구들뿐.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나는 이제껏 그 흔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었고 그런 내가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이나 장소 역시 없었다.하지만 그건 명백히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열심히 노력해 왔다.단 한 번도 샛길로 빠져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그렇다 해도 나를 그럴듯하게 돋보일 수식어가 없는 한,내 삶은 유예 중인 거였다.이제 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집마련을 목전에 두고 있는 또래들을 보면 더욱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오던 길 계속 가는 것도 불안하고 새 길을 찾아내는 것 역시 자신 없다.나는 내 인생의 판을 새로 짜고 싶었다.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갑에서 현금 대신 신분증을 꺼냈다.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 판 안에 그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이름은 정현수.나와 동성(同性)이고 나보다 한 살이 많다.뿔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 차림의 증명사진 속 그는 나이보다 조금 더 늙어 보였다.주소지는 서울의 남쪽 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이제껏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생각이,그야말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니다.그것은 전부를 버려야 가능해지는 일이다.지금까지의 나,나의 생활,인간관계,과거 행적까지 모두. 그럴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됐다.‘그럴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결단은 내리지 못한 채였다.나는 내 지갑의 신분증을 꺼내 그의 것과 맞바꿨다.신용카드 한 장과 그의 명함도 몇 장 챙겼다.현금은 건드리지 않았다.주머니에 지갑을 원래대로 꽂아두었다.오른쪽 앞주머니를 더듬어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까지 갈취했다.딱딱한 그의 골격이 손가락에 닿았다.헤친 낙엽과 흙을 다시 그의 몸 위에 덮었다.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깜깜한 그곳을 어떻게 등지고 하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을밤,산중의 바람은 차가웠다.땀에 젖은 바지가 다리에 자꾸 휘감겼다.어지러워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멀리서 매점 불빛이 반짝였다.내 삶을 최초로 이탈하는 순간이었다. 두 통의 메일로 봐선 정현수와의 관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는 여자는 두 달 간격으로 소식을 전해왔다.그것도 너무나 간략하게.여자의 이전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메일 보관함을 뒤졌다.정현수가 따로 보관 중인 메일은 없었다.휴지통마저 텅 비어 있었다.그는 관리가 철저하고 주변정리가 깔끔한 사람이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들은 폴더 별로 분리되어 탐사하기가 수월했다.‘사진방’ 폴더를 클릭한다.날짜 및 장소별로 지정된 폴더 안에 인물 사진은 그의 독사진 몇 장뿐이다.나머지는 모두 풍경사진.내친김에 앨범을 찾아보기로 한다.서랍과 책꽂이,장식장,심지어 다용도실까지 뒤졌지만 그 흔한 졸업앨범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누구일까.나는 갑자기 불안해진다.그를 빌리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이 그의 인간관계였다.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과 통화목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용기를 내지 않았던가.그러니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그래도 설마 했지만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최소한의 관계인 가족조차도.모든 인연에 무관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닐까,궁금해진다. 사흘간의 탐사 끝에 비로소 나는 그가 되어 사는 일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파트 정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상가 식당에서 백반을 사먹었다.식사 후엔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나는 정현수 대신,아니 정현수가 되어 거리를 쏘다녔다.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살을 좀 찌워야 하지 않을까,나는 잠시 고민했다.키는 더 늘일 수 없으니 소매와 바짓단을 줄여야 할 것이다.거대한 체구와는 다르게 정현수는 심플한 취향을 가졌다.살림살이 역시 단출했다.옷장,침대,컴퓨터 책상,주방가구.거실엔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웠을 뿐 마땅히 갖춰야 할 티브이와 소파가 없다.드문드문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IT와 경영관련 서적이고 간간이 ‘줄리아나의 리더쉽’,‘협상의 원포인트 레슨’ 같은 처세 관련 책들이 눈에 띈다.옷장 서랍 밑바닥에 통장 대여섯 개가 나란히 깔려 있었다.모든 공과금은 정해진 날짜에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그는 통장마다 맨 앞 장 귀퉁이에 연필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적어두었다.잔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관계없음’으로 인한 정현수의 삶은 외로웠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익숙한 내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이던 때 엄마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엄마는 늘 내게 말했다.명심해라.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걸.아버지와 결혼할 당시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 시험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었다.사랑에 빠져있던 엄마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어긋난 거라고.그때 내가 승무원의 길을 택했더라면…….평생을 잊지 못할 아쉬운 선택에 엄마는 탄식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그 길에서 또 어떤 일이 엄마를 어긋나게 했을지.어쩌면 지금보다 더 참혹했을 수도 있어요.나는 혼자 중얼거렸다.알밤을 맞을 일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믿는 일이,원래 주어진 참혹한 삶을 인정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였다. 졸업 후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금융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한 동기들이 앞다퉈 나를 데려가려고 나섰다.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이년째 낙방 중이었다.마음만 먹으면 중소기업 정규직 자리도 널려 있었다.서른이 넘도록 용돈을 타 쓰는 일이 괴로웠던 나는 솔깃했다.하지만 엄마가 고집을 부렸다.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네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야.지금 그렇게 아무 곳에나 들어가면 너는 평생 그 좁은 바닥에서 푸드덕거리다 끝날 게다.어려워도 더 넓고 깊은 물에 뛰어들어야 해.나중에 후회 없으려면 엄마 말 잘 들어라.그렇게 삼 년이 더 흘렀다.취업문은 좁아졌고 동기들은 제 밥줄 잡고 있기도 힘겨워했다.엄마는 내가 큰 물에 몸을 던지는 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지금 첫 단추를 새것으로 갈아치웠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보낸다.기쁜 날 참석 못해 미안하다.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당분간 메일로만 연락이 가능할 것 같다.안부를 물어온 정현수의 후배에게도 마찬가지 내용이다.리쉬케쉬의 여자에게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한강병원 김 대리에게 짧은 메시지를 적는다.보내주신 수정안 잘 받았습니다.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당장은 진행이 어렵습니다.조금만 말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칠 후에 전화 드릴게요. H은행 통장정리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다.입출금 명세를 기록하는 기계음이 찌익 찍,지루하게 이어진다.다른 은행에 비해 시간이 길다.인쇄되는 내용이 많은 걸로 보아 이곳이 정현수의 주거래은행인 모양이다.답신을 보낸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다.정현수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받아야 하나,말아야 하나.벨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한강병원 김 대리입니다.유지보수비 외에 수정비용을 따로 지불해드려야 할까요.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응답을 하지 않으면 또 전화가 걸려올지도 몰랐다.나는 간단히 답신을 보냈다.그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투입구에서 빠져나온 통장을 받아 살핀다.한강병원으로부터 매달 일정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김 대리가 말한 유지보수비,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비쯤 되는 것인가.그러잖아도 잔고가 떨어져 걱정하던 참이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발신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누른다.네,정현수입니다.나는 또박또박,이름을 밝혔다.웹마스터 P가 인사말도 없이 웅얼거린다. “요청하신 작업은 사흘이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아,예.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갑에서 정현수의 신용카드를 꺼내 일련번호 열여섯 자리를 불러준다. 홈페이지 수정작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정현수의 실력까지 덮어쓸 순 없었으니까.김 대리에게 답신을 보낸 후 컴퓨터에서 ‘한강병원’ 폴더를 찾아냈다.나로서는 알 수 없는 파일들만 수두룩했다.집에서 가까운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담당자는 원본 파일들을 가져오라고 했다.집으로 돌아와 저장장치에 파일을 복사했다.그리고 어제 그것들을 P에게 건네주고 왔다. 지하철 역 입구에 서서 잠시 고민한다.오늘 저녁으론 무얼 먹을까.내가 살던 집 근처엔 할머니 혼자 삼십 년 넘게 꾸려온 순댓국집이 있다.좁은 공간에 테이블 여섯 개가 전부여도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맛 소문이 났다.요즘 자꾸 그 맛이 당긴다.정현수의 집으로 가는 길과 순댓국집으로 가는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다.어떻게 할까.주변을 무심히 둘러본다.길 건너 환한 불빛,‘병천○○순대’ 체인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어쩌면 할머니 순대를 다시 먹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진다.내 안에 축적된 기호와 습성들을 완전히 지울 방법은 없을까.나는,정현수니까. 온라인 원격교육 사이트에 로그인한다.첨삭해야 할 리포트가 다섯 개 올라와 있다.통신교육업체의 수강생들이 문제지를 풀어 올리면 그것을 채점하는 일이 나의 몫이다.각 과정별로 교재는 무료로 제공된다.나는 그 교재를 읽고 함께 제공된 답안지를 참고삼아 점수를 매긴다.의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완료하면 되는 일이다.딱히 어렵거나 촉박하지도 않다.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된다.대신 보수는 적다.리포트 한 건당 삼천 원.그럭저럭 웬만큼만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돌며 일을 찾았다.남은 잔고와 한강병원에서 입금되는 유지보수비로는 관리비와 공과금 납부도 빠듯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정현수의 떡고물을 축내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니까.결과물을 보고 김 대리는 아주 만족해했다.이번에는 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윗선에서 따로 비용지불은 어렵다고 합니다.대신 제가 술 한 잔 사도록 하죠. 수강생의 이름을 클릭하고 점수 칸을 채운다.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교재에서 발췌해 따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다.객관식과 주관식 문항에 꼼꼼히 답을 단 사람들에게서 성실한 삶의 태도가 느껴진다.대부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교재 내용은 직장 내 소통과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회사 내에서 상사가 지켜야 할 점,동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설득과 대화의 심리학…….틈틈이 다른 일자리를 더 알아봐야겠다.언제까지나 방구석에 처박혀 지낼 수만은 없다.정현수의 전공과 이력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겠지.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마음이 설렌다.그리고 상황이 된다면,아니 무엇보다 먼저,연애를 하고 싶다. “선배님,오랜만입니다.” 몸집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나는 한강병원 로비의 회전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김 대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전전긍긍했다.지난번 빚진 거 갚아야죠.정 선배님 얼굴도 보고 싶고,한 잔 사겠습니다.처음엔 핑계를 대며 몇 번 거절했다.서슴없이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정현수의 어느 시절 후배인지,그저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일 뿐인지,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무작정 미루고 있는 것도 불안했다.세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한 거였다.나는 최대한 정현수처럼 보이도록 치장했다.사진 속 그의 것과 비슷한 뿔테안경을 구입했다.옷장에서 가장 낡은 옷을 골랐다.낡은 것은 오래 묵었다는 증거 외에 그만큼 애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두툼한 회색 니트를 꺼내 입었다.키높이 구두를 신었더니 바짓단을 접지 않아도 되었다. “작년 봄 제작 회의 때 뵙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살이 좀 빠지신 것 같습니다.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첫 인상은 꽤나 듬직한 체격이었는데요.허허.” 당혹스런 속내와 달리,나는 머쓱하게 웃었다.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간다.김 대리가 잔을 든다. “과묵한 건 여전하시네요.” 선후배 사이긴 해도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하니 저쪽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분위기는 조금 부드러워졌다.티브이에서 저녁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취객들의 소음에 뒤섞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화면과 자막을 흘끔거린다.불콰해진 김 대리는 말이 많아졌다.이 나라 국민치고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침체의 늪에 이제 막 첫발이 빠졌을 뿐인데요,자신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요.저희 병원도 감원의 칼바람이 언제 휘몰아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입니다.나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동조와 연민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우리는 조금씩 노곤해졌다. “그런데,신 선배는 아직 연락 없어요?” 우물거리던 입놀림을 멈추고 그를 건너다본다.기어이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정현수와 사적인 관계였다.둘의 공통분모,신 선배라니. “아직…….” “참,세상 일 알 수 없고 믿을 놈 아무리 없다 해도 어떻게 신 선배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야 할까.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곤란한데. “정 선배님이야,회사 일로 알게 됐지만 신 선배하고 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꽤 가까웠거든요.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그가 고기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담배연기를 후,뱉으며 말을 잇는다. “선배님 많이 드세요.형수님 소식도 들었습니다.지난여름 동문 모임에서요.어딘가로 떠나셨다면서요…….혼자서 얼마나 힘드세요.” 나는 점점 궁금해진다.신 선배라는 사람은 정현수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정현수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에게서 떠난 걸까.혹시 리쉬케쉬의 여자일까.이대로 묵묵히 김 대리의 말을 듣고 있어도 괜찮으리라.아마 정현수였더라도,지금의 분위기에선 그랬을 것이다.그의 몸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이게 다 신 선배 때문 아닌가요?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마세요.동업자이기 전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들었습니다.자기 혼자 잘살자고 그런 짓을 하다니요.결국 경쟁사만 좋은 일 시키고,회사 문 닫고,자기는 도망쳐버리고,친구도 잃고,이게 뭐예요.어떻게 정 선배한테 그럴 수 있냐고요…….” 풀썩,김 대리가 옆으로 쓰러진다.불판 위에선 까맣게 눌어붙은 고기조각이 오그라들고 있다. 김 대리의 말을 정리해 보면 신 아무개와 정현수는 절친한 친구이며 동업자였다.그런데 신씨가 정현수를 배신하고 회사를 닫게 만들었다.이후 정현수의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났다. 만취해 그대로 잠이 든 그를 힘겹게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선배님 잘살아요.김 대리가 눈을 꿈뻑이며 중얼거렸다.나는 그의 등을 두어 번 다독이고 택시를 잡았다. 메일함을 연다.리쉬케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회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삶의 의미를,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내고 싶어 떠나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어.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이 내가 찾아낸 정답이라면 당신은 아마 웃을 테지?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야겠어.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이곳에서의 삶도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사람 사는 모습은 엇비슷하고 어디에 머물든,어떻게 살든,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당신 많이 보고 싶다. 여자의 도착 예정일은 11월 28일이라고 했다.앞으로 일주일 후면 그녀는 정현수를 찾아 이곳에 올 것이다.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나는 그녀를 맞이해야 할까,피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나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을 원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었다.나는 무능한 사회부적응자였으니까.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가 어려웠다.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나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한 번만 더,이번엔 되겠지.미련을 쉽게 접을 수 없었다.모든 것을 내 손으로 허물어야 하는 일이 아직은 자신 없다.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내가 된다면 똑같은 고민과 패배감에 휩싸여 매일 산에 오르는 일만 반복할지 모른다.나는,나로 사는 것이 두렵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멍하니 바라본다.우측 선반 맨 위,낯익은 제목이 시야에 들어온다.만년수험생으로 타 분야 서적을 읽을 시간이 없던 내게 친구 녀석이 선물해줬던 책.‘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른다.의자를 놓고 올라가 그것을 꺼내든다.툭.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누런 서류봉투가 반으로 접혀 있다.도톰하다.책을 내려놓고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수십 장의 사진이다.리쉬케쉬의 여자와 정현수.새하얀 예복을 입은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그와 그녀가 공유했던 삶의 윤곽…….봉투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고 쫓기듯 도망치듯 나는 밖으로 뛰쳐나온다.정현수 당신,고작 이런 거였어?그를 빌리기로 작정했던 순간 내가 바라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적어도 나보다 나은 인생일 거라 믿었는데…….이런 삶을 나더러 어떻게 살아내라고.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뒷산을 오르고,다시 내려와 걷는다.인도를 따라 무작정 뛰고 헉헉대며 걷다가 호흡이 잦아들면 다시 뛴다.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지극히 외롭고 무거운 그의 삶을 벗어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정현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였을까.어쨌든 그는 실족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삶을 내가 이어 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것은 무늬만 다른 삶 외에 어떤 뜻이 있는가.지금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가 되고 어느 지점쯤에 다다르면 나는 또 새 판을 짜고 싶어질까. 리쉬케쉬의 여자처럼 나도,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등산복을 꺼내 입는다.두꺼워진 허리에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허리띠 버클을 조정해 간신히 채운다.배낭을 메고 그의 신분증과 휴대전화,신용카드와 명함,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 넣는다.현금카드,통장,그동안 사용하던 물품들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마지막으로 현관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돌아온 그의 여자가 낯선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길 바라며. 어둑해진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사각거리던 낙엽들이 어느덧 수북이 쌓여 발목을 푹신하게 감싼다.오랜만의 산행이라서일까,무거워진 몸 때문일까.걸음이 쉽지 않다.리쉬케쉬의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새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남의 인생을 덮어쓰는 일,그것은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니었다.과거를 버려둔 채 현재의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였다.그런데 길이 낯설다.그날 내려왔던 그대로 마른 계곡을 따라 길을 잡았는데 이쯤 나타나야 할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하산 길 이정표를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는데. 이정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부쩍 떨어진 기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그를 다시 만나야 하는 일이 내키진 않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빌린 물건을 돌려주고 맡긴 내 물건도 되찾아야 하니까.이제 회계사 시험공부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나로 돌아가 모든 것을 엎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다.조만간 납골당의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가야겠다.발걸음이 빨라진다.계곡 깊이 내려앉은 어둠에 더 이상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랜턴을 켠다.십여 미터 전방에 그날의 바위가 보인다.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친다. 바위 뒤를 돌아 내려선다.낙엽더미에 무릎이 푹,빠진다.벌레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춥고 건조한 초겨울의 바람 덕분이리라.발견 당시 유충들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던 정현수.죽음 이후의 삶은 이곳에서 더 의미 있고 유용했을지 모르겠다.장갑을 끼고 낙엽을 헤집는다.정확한 지점이 어딘지 헷갈린다.앉아 있던 자리 주변을 몇 군데 파헤친다.다시 몇 걸음 옮겨본다.일어서서 발로 바닥을 굴러본다.어느 지점쯤,돌출된 나무뿌리를 밟은 듯 딱딱한 느낌.자리에 앉는다.장갑 낀 손으로 그곳을 더듬어 굴곡을 살핀다.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잘 있었어요…….나도 모르게 울컥,감정이 솟는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 있다.지갑이 꽂힌 자리만 조금 도드라질 뿐.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낸다.먼저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를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밀어 넣는다.어쩐지 이전보다 헐렁해진 느낌이다.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낸다.휴대전화의 감촉이 손끝에 와 닿는다.채우고 흐르던 내용물이 사라지고 지지대만 남은 그의 몸.갑자기 누군가 머리칼을 잡아챈 듯 정수리에 극심한 통증이 인다.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한다.꽂혀있던 내 것을 꺼내고 가져온 그의 것을 쑤셔 넣는다.그리고 재빨리 지갑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둔다. 모든 것은 끝났다.이제 나는 돌아가 내 삶의 새 판을 짤 것이다.그럼,잘 있어요.인사를 마치고 신분증을 내 지갑에 꽂는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이물감.신분증을 다시 꺼낸다.바닥에 두었던 랜턴을 집어 그것을 비추어 본다.경련으로 요동치는 내 손바닥 위의 이것은……,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의 주머니에 있던,내가 꺼낸 신분증에 기록된 낯선 사진과 정보.이름 한재우.주민등록번호 690125……. 무릎이 꺾인 듯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의 지갑에 넣어두었던 내 신분증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정현수가 보관하고 있어야 마땅할 내 물건.대체 누가 나와 똑같은 짓거리를 한 걸까.여기 이렇게 얌전히 엎드려 있는 이 사람은……,누구인가!나는 거칠게 그를 뒤집어 가슴팍을 움켜 일으킨다. 손에 들린 파란 등산복 밑으로 우수수,무언가 떨어져 내린다.
  • 오늘 운명의 날…1달러= □ 원?

    예상대로 ‘난투’였다.운명의 D-데이를 하루 앞두고 29일 외환시장에서는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졌다.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까지 한달여 만에 가세하면서 열기를 고조시켰다.사실상의 최종 결투였던 이날 판세는 외환당국의 승리였다.아직 결투가 하루 더 남아 있지만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올해 상장기업과 은행들의 실적은 30일 원·달러 시장평균 환율에 좌우된다.기업들의 외화 빚을 원화로 환산할 때 이날 환율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기업들의 환차손이 커지면 은행들은 해당 거래기업의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 두는 돈)을 더 쌓아야 해 연쇄 타격을 가져 오게 된다.이 때문에 기업들과 은행 등은 최근 며칠 새 가슴을 졸이며 외환 시세판을 지켜 봐야 했다. 29일 출발은 외환당국의 싱거운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전날보다 달러당 29원 떨어지며 1270원으로 장을 열었다.하지만 이내 반격이 이어졌다.외환당국의 개입을 경계하면서도 연말 결제수요에 몰린 기업들은 달러 매수 주문을 꾸준히 내놓았다.주가까지 급락해 오전 한때 원화환율이 달러당 1290원대까지 밀렸다. 외환당국에 비상이 걸렸음은 물론이다.‘공문 소동’이 벌어진 것도 오후장 들어서다.지난달 14일 절필을 선언했던 미네르바는 오후 1시20분쯤 온라인 토론광장 ‘아고라’에 “정부가 긴급 업무명령 1호로 29일 오후 2시30분 이후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했다.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정책도 “비극을 초래하는 구식모델”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공문 발송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재정부는 “미네르바가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미네르바도 물러서지 않았다.“전화 한두 통만 해보면 금방 알 일을 왜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거짓말을 하느냐.”고 재반박한 뒤 정부 내 보안 누수 사례를 언급하며 “강 장관은 자기 부서 보안라인부터 조사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이날 저녁 올린 네번째 글에서는 “닭은(을) 닭이라 하고 고양이를 고양이라고 한 것밖에 없는데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강 장관님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사과라기보다는 냉소에 가깝다.논란이 확산되자 미네르바는 네번째 글을 제외하고 모두 자진 삭제(블라인드 처리)했다.일각에서는 ‘짝퉁 미네르바’ 의혹도 제기됐으나 이날 올린 글들의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가 과거 미네르바의 IP주소와 일치해 ‘진짜’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공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외환당국이 최근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환율을 끌어 내린 정황을 감안할 때 구두로라도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실제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지난 26일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만난 사실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재정부는 “통상적인 만남”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장 마감 10여분을 앞두고 외환당국이 종가(終價) 관리 총력전을 펼치면서 판세는 기울어졌다.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달러당 36원이나 떨어진 1263원을 기록했다.원·달러 환율을 1250원 안팎에서 맞추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따라서 30일 종가는 29일 수준 내지 소폭 하락이 점쳐진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日,독도 영유권 주장 홍보 극성

    │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멋대로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팸플릿을 제작,재외 공관을 통해 해외에 대량으로 배포하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외무성은 지난 2월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포인트’라는 제목의 일방적인 입장을 담은 자료를 일본어 한국어 영어 등 3개 국어의 팸플릿으로 제작,지금껏 2만 3500여부를 배포했다. 외무성은 또 지난 3일 한·영·일 이외에 아랍·중국·프랑스·독일·포르투갈·러시아·스페인 등 7개 국어를 추가한 뒤 해당 언어로 새로 팸플릿을 만들어 재외 공관에 1000부씩 돌리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에 즉각 항의했다.외교통상부는 이날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홍보자료를 게재한 데 대해 문서 등을 통해 항의하고 삭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엄중 항의하고,삭제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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