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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투자 걱정마 복지

    묻지마 투자 걱정마 복지

    부산항만공사는 2012년 12월 28일 감정가 716억원에 이르는 국유지를 628억원에 현대건설에 매각했다가 최근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정가보다 무려 88억원이나 적은 액수다. 이 공공기관은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방만 경영 중점 관리 대상으로 꼽힌 20곳 중 하나다. 공사 측은 2200억원 상당의 건설 발주를 하면서 국유지 매각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금융 이자를 무는 것보다 현실적인 방안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항만공사 내부 기구인 항만위원회의 심의, 의결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93조원에 이르는 공공기관(295개) 부채의 원인이 과도한 복지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손실을 막는 데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업에 조금의 손실도 입히지 않으려는 민간기업 직원과 달리 정부 기관의 입장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관행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보지 않는 ‘묻지마식 투자’도 문제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6개 발전공기업 포함),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10개 에너지 공기업은 2012년까지 자원 개발 및 해외 사업에 총 34조 9489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중 회수한 투자금은 10조 5732억원에 불과했다. 투자금 회수율은 2008년에 68.3%였지만 2012년 30.3%로 5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전력은 2009년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우라늄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니제르의 이모라렝 우라늄 광산을 소유한 프랑스계 회사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하지만 당시 지분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내부수익률(7.8%)은 최저기준수익률(11.99%)보다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수익률이 최저기준수익률에 미달하는 사업은 포기하는 게 맞지만 한전은 1780억원을 들여 이 광산의 일부 지분을 사들였다. 또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공공기관들은 임직원에게 과도한 성과급과 복리후생을 제공해 왔다. 공공기관 경영 정보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방만 경영 중점 관리 대상인 20개 공공기관의 직원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837만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가 1488만 9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마사회 1310만 6000원, 코스콤 1213만 1000원, 수출입은행 1105만원 순이었다. 코레일(철도공사)은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 임금에서 제외되는 경영평가 성과급 중 일부를 평균 임금에 포함시켜서 최근 3년간 퇴직자 1만 7590명에게 947억원의 퇴직금을 더 줬다. 코스콤은 셋째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1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직원의 부모가 회갑, 칠순, 팔순을 맞으면 30만원씩,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면 200만원씩 경조금을 챙겨줬다. 직원의 자녀 등 유가족을 특별 채용하거나 우대하는 ‘고용 세습’ 제도를 갖고 있는 기관도 8개나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 정상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공기관에 배포했고 기관별로 부채 감축 계획과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만들어 이달 말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미 공공기관의 빚은 나랏빚을 넘어섰다. 29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2012년 기준으로 493조 4000억원에 달한다. 2008년 290조원에서 4년 새 203조 4000억원(1.7배)이나 급증했고 국가 채무 446조원보다 10.6%나 많다. 공공기관들도 자구 노력에 돌입했다. 부채 규모 1위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17년까지 부채 비율 520%를 420% 이하로 100% 포인트 줄이기로 했다. 복리후생 1위인 한국거래소는 업무추진비, 국내외 여비 등의 경비를 30~45% 삭감할 방침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기업은 공공성 못지않게 수익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면서 “민간기업처럼 효율적인 경영 전략을 짜고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를 하는 등 이제는 정부 기관이라는 마인드에서 벗어나는 것이 공공기관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온기 퍼지는 美 경제 낙관론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협회(AEA) 연례 회동에서 “올해는 미국 경제에 더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정책만 취해진다면 가까운 장래를 비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재정 위기가 가라앉았으며 지난 12개월 동안의 증시 호조와 집값 상승으로 미국의 가계부(富)가 8조 달러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JP 모건 체이스도 올해 성장 전망치를 한 달 전보다 0.3% 포인트 높여 2.8%로 새롭게 설정하는 등 미국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낙관론에 가세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3일 AEA 기조연설에서 “지난달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노동시장의 본질적 개선이라는 목표에 근접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10%대였던 미국의 실업률이 최근 7%대로 떨어졌다면서 미국민의 재정 상태가 나아지고 주택 판매 전망도 밝으며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시퀘스터)이나 증세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도 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중론도 여전하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 결정을 경기부양 기조가 더는 불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아직 경기 회복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는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경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힐러리 “내년에 할 일 참 많다”

    힐러리 “내년에 할 일 참 많다”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66) 전 국무장관이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백만여명의 팔로어에게 성탄 및 새해 인사를 건네며 “2014년이 기대된다. 할 일이 참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일 도전에 직면하는 수백만명을 먼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2014~2015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지원)와 장기 실업수당 지출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정부 지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빈곤층이 더욱 곤란을 겪게 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예산 삭감으로 실업수당 및 푸드 스탬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가정의 어린 자녀들을 걱정하며 의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클린턴이 명시적으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미 언론들은 트위터 발언을 통해 그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클린턴은 앞서 지난 18일 ABC방송의 유명 앵커 바버라 월터스가 진행하는 ‘10인의 가장 매력적인 사람들’에 출연해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던 클린턴은 “아직은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내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곳간 싸움에… 친환경급식 영양가 빠진다

    서울시·교육청 곳간 싸움에… 친환경급식 영양가 빠진다

    친환경 무상급식 재원이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학생 1인당 급식비 기준을 학교 급별로 15~20%씩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부족한 예산을 보전하기 위해 이미 친환경 식재료의 권장 사용 최소 비율을 현행 60~70%에서 50%로 낮추도록 학교에 지시한 상태다. 1인당 급식비와 친환경 식재료 사용률이 줄어들면 학교 급식의 질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서울지역 초·중학교의 무상급식 예산은 3953억원으로 시교육청이 절반인 1976억원을 내고 있다. 서울시는 30%인 1186억원, 자치구는 20%인 791억원을 낸다. 하지만 현재 중학교 2학년생까지 허용되던 무상급식이 내년부터 중3까지로 확대되면서 필요 예산이 47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 부담이 커지자 시교육청은 공립초교 조리종사자 인건비 536억원의 절반인 268억원을 서울시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교육청 체육건강청소년과는 “현재 예산으로는 시교육청이 무상급식을 이어가기 어렵다”면서 “서울시가 조리종사자의 인건비만이라도 분담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2011년 11월 무상급식을 시행할 때 학부모가 내던 급식비 부분만 분담할 뿐 조리종사자 인건비는 시교육청이 부담하기로 정한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맞섰다. 시교육청과 서울시는 23일 오전 시교육청에서 회의를 열고 조리종사자들의 인건비를 누가 내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회의를 마쳤다. 시교육청이 서울시의 양보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경남과 강원에서도 조리종사자의 인건비를 누가 낼지 논란이 일었지만, 지자체가 부담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시교육청은 서울시와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친환경 식재료 권장 사용 비율을 낮추는 방법 등으로 예산을 줄일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초등학교 70% 이상, 중학교 60% 이상인 현행 친환경급식재료 권장비율을 모두 50%로 낮추는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 방안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지난 6월 연구발주해 양일선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이 작성한 ‘서울시교육청 급식정책연구 최종보고서’를 근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급식재료 권장비율을 낮추면 친환경재료 공급처인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낮아진다”면서 “이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2880원, 중학교 3840원인 학생 1인당 급식비를 각각 2491.7원과 3160.3원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양 교수 연구진의 보고서를 토대로 현재보다 인하된 적정 급식비를 정해 내년 1월 말쯤 공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교육청의 행보에 급식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친환경 식재료의 비율을 낮추면 학교 급식의 질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수의계약의 범위를 늘리고 적정 급식비 역시 강제적으로 끼워 맞춘 게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철도노조 이어 지하철노조도 파업…출근길 대책은

    철도노조 이어 지하철노조도 파업…출근길 대책은

    지하철 파업 철도노조 파업 철도노조가 9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지하철 파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철도노조 파업 선언에 이어 이날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18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혀 지하철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가 지난 7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이래 4개월여간 16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해왔다”면서 “그러나 퇴직금 삭감에 따른 보상문제, 정년연장 합의 이행, 승진적체 해소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마지막까지 인내와 대화노력을 거두지 않겠지만 끝내 외면한다면 18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기 전 11일부터 일주일간 총력투쟁 기간으로 두고 연쇄시위와 준법운행, 경고파업 등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서울메트로가 임시열차 증편 대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체 수송 지시를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면서 “코레일의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조합원 806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87.2%가 찬성해 파업을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까지 철도노조 파업 동참율은 전체 직원의 32%로 집계됐다. 코레일 측은 파업에 동참한 김명환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노조원 19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각 지역 관할 경찰서에 고소·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파업 동참 노조원들에게 1차 업무 복귀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는 직원들에 대해선 직위 해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감사실장 산하에 기동 감사반을 조직, 노조원들의 의사에 반해 노조 활동 참여를 강요하거나 업무 복귀를 저지당하는 정황이 포착되면 엄중히 처벌할 예정이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파업에 따른 화물 수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주 각 지역에 시멘트 5일치 분량을 사전 수송했다”며 “당장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철도 파업 이어 지하철 파업 소식에 네티즌들은 “철도파업과 지하철 파업 정말 걱정된다”, “철도파업, 지하철 파업하면 출근길에 불편이 많이 않을까”, “철도파업 지하철 파업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우린 어떻게 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셀프 개혁안’ 10일 특위 보고

    9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가 10일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으로부터 ‘셀프 개혁안’을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지난 주말 간사협의를 통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향후 운영 일정에 합의했다고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8일 밝혔다. 앞서 여야는 사이버 심리전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 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 등을 연내에 우선 입법 또는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협상은 요원해 보인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합의사항을 전부 다 입법화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 있다”면서 “국정원의 대테러·해외정보·방첩 등 대외정보 수집 능력은 강화시켜 주지만 국내정치 개입 의혹 소지는 없애자는 것이다. 대북 정보활동도 당연히 해야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대공 수사권 등 수사권 전면 폐지’는 여야 합의안에서 빠졌지만 국정원 직원의 기관 정보수집 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시켜 정치 개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 문 의원은 “국내정보 수집 활동 비중을 줄이고 대북·해외 활동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권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국정원에 존치를, 민주당은 검·경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 예산통제권을 놓고도 민주당은 증빙 없이 국정원 재량대로 쓰는 일반예비비 삭감, 예산사용처 공개 등을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국정원 요원의 국회 출입 금지 및 위반 시 공소시효 연장(현행 6개월) 등은 여야가 부분적 합의를 이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자동차의 저주/박현갑 논설위원

    사람과 기업이 사라지는 도시는 어떻게 될까. 최근 파산을 최종 확정받은 미국 디트로이트시나 내년도 포뮬러원(F1) 대회 개최지에서 제외된 전남도 사례는 우리 도시들이 곱씹어 봐야 할 우울한 소식들이다. 미국의 미시간주 연방파산법원 스티븐 로즈 판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자치제 사상 최대 규모인 180억 달러(약 19조 1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공무원 임금 지급불능 상태로, 비상관리법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지난 7월 중순 디트로이트시가 신청한 파산보호를 수용했다. 디트로이트시는 1950~6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고임금과 잇단 파업 등으로 인해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면서 세수는 줄고, 연금 등 나갈 돈은 줄지 않으면서 몰락의 길로 빠졌다. 60년대 180만명이던 주민 수가 지금은 70만 6000명에 불과하다. 한때 미국 최고의 부자도시였으나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전체 평균인 약 5만 달러의 3분의1인 1만 5000여 달러에 불과하다. 예산 삭감으로 사회 인프라가 무너지면서 경찰관은 하루 8시간만 근무해 범죄율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장이 힘을 모아 이 고난을 극복하자고 호소하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경우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할 위험은 없다. 중앙정부가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산세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재정이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디트로이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방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내년 전남 영암에서 개최 예정이던 F1 코리아그랑프리(GP)대회는 결국 무산됐다. 만성 적자에 시달려 온 F1조직위원회가 개최권료를 깎아 달라고 대회 운용사에 요구했으나 운용사는 이를 거부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의 대회 약정 중 세 차례를 남긴 상태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사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부흥을 노렸다. 계속되는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왜소화를 탈피하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지역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개최지가 수도권에서 먼 농촌지역이어서 개최에 따른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중론이었다. 지난 4년간의 누적적자가 1910억원이나 된다. 지자체의 국제대회 운영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은 “대회를 개최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판정했을 정도다. 현실을 무시한 지역발전 청사진이 남긴 폐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탑 건’ 여주인공 실제 모델, 펜타곤 2인자 되다

    [피플 인 포커스] ‘탑 건’ 여주인공 실제 모델, 펜타곤 2인자 되다

    “펜타곤에서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관리를 만나세요.”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펜타곤)의 2인자로 떠오른 크리스틴 폭스 국방부 전 비용심사·프로그램평가(CAPE) 국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날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틴 폭스를 국방부 부장관대행으로 임명했다”며 “폭스는 뛰어난 안보 사상가이자 입증된 관리”라고 평가했다. 4일 퇴임하는 애슈턴 카터 부장관 후임으로 지명돼 5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폭스는 국방부 사상 첫 여성 부장관대행이자 역대 최고위직 여성 관리가 된다. FP는 “국방부에서 정식 부장관 후보를 지명해 의회 상원 인준까지 거치려면 적어도 몇 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이글 장관은 “시퀘스터(예산자동삭감)에 따른 국방비 삭감으로 전례 없는 예산 불확실성을 맞은 상황에서 폭스 부장관대행은 누구보다도 정책 및 작전, 임무 등의 우선순위를 잘 알고 있다”며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폭스 대행은 2009년 11월 국방부에 들어가기 전 미 해군분석센터(CNA) 소장을 지내는 등 거의 30년간 국방 현안, 특히 작전에 초점을 맞춘 분석가 및 연구 책임자로 활동했다. 지난 6월 국방부를 떠난 뒤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실에서 선임고문으로 일하면서 카터 부장관에게 컨설팅을 제공했다. 폭스 대행은 또 할리우드에도 영감을 줄 만큼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톰 크루즈 주연의 1986년 개봉 영화 ‘탑 건’의 여자 주인공이 열연한 교관 ‘찰리’ 역이 폭스 대행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연봉삭감 등 꼼수로 보수공개 회피할 텐가

    기업체 등기임원의 연봉이 5억원 이상이면 반드시 대상자 이름과 금액을 공개해야 하는 법안이 지난달 29일 시행에 들어갔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내년 3월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때 이를 지켜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은 약 200개 기업의 600여명 임원이 공개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행태가 곳곳서 감지된다. 미등기 임원이라도 회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 일가는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제도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지난해 등기임원 보수가 평균 5억원 이상인 12월 결산법인 219곳 가운데 올해 1~9월 지급 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곳이 123곳이나 된다는 소식은 영 뒷맛이 개운찮다. 2곳 가운데 1곳이 올해 등기임원의 보수를 삭감했다는 얘기다. 경제가 작년 대비 2%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도 소폭이나마 올랐는데 기업체 임원들의 보수가 줄줄이 깎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그중에는 작년 연봉의 절반 이하로 대폭 삭감된 곳도 20곳이나 된다고 한다. 연봉을 ‘5억원’ 밑으로 미리 끌어내려 공개 잣대에서 빠져나가려는 꼼수라는 의심이 나올 만도 하다. 대기업 오너들이 등기이사직을 잇달아 내놓는 것도 볼썽사납다. 올들어서만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자,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은 아예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은 연봉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재벌 총수 일가들이 경영에 막대한 입김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이 따르는 등기이사는 맡지 않는 데 따른 비판이 고조되면서 한때 등기이사 오너가 늘었으나 최근 다시 ‘그림자 경영’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이는 보수 공개를 떠나 책임 경영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등기임원뿐 아니라 ‘업무집행 지시자’도 공개 대상에 추가하고 세부 산정 기준도 의무 공시토록 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과 오너 일가도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만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임하기를 바란다.
  • [공공기관 개혁] “국책사업 공공기관 자금 활용 구태 버려야”

    정부가 14일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면서 향후 정책 방향과 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자기 반성과 개혁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과거와 같은 구태를 답습해서는 공공기관 개혁에 스스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한다고 매번 말은 하지만 제대로 된 개혁 방안과 논리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선 공공기관이 맡고 있는 업무의 공공성 여부를 다시 한번 평가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영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도 방만 경영을 하면 민간기업처럼 파산하도록 정부가 부채를 책임져 주지 말고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대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를 내는 기관의 임직원들에게는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단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현재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고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기관장은 퇴출시키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호봉제를 적용받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철밥통 연봉을 기관의 생산성에 비례해 매년 인상 또는 인하하는 방식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공공기관이나 기관장 모두 정부의 평가를 받고 있어서 정부의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민간위원들도 정부에서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서는 평가 방법과 민간위원 선임 절차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 정부가 무리하게 공공기관 자금으로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이 정부가 공공기관을 자금줄로만 사용하니까 공공기관은 국내외에서 돈을 마구 빌려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정부 시절 공공기관운영위원을 지냈던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없애야 한다”면서 “능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면 경영 성과를 제대로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조직 장악을 위해 직원들에게 성과급만 더 많이 얹어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관장의 낙하산 인사도 문제지만 기관장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도 낙하산이란 게 더 큰 문제”라면서 “거수기 역할만 하는 사외이사 대신 공공기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올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404’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영어 단어는 인터넷 오류를 뜻하는 숫자 코드 ‘404’가 꼽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소재 언어 조사기관인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는 영어 사용 인구 약 18억 3000명이 활동하는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단어와 문구의 등장 빈도를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404’는 특정 종류의 인터넷 오류를 표시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HTTP 표준 응답 코드로 ‘찾을 수 없습니다’(Not Found)라는 설명과 함께 제시된다. 이 밖에 ‘실패’(fail), 트위터에서 ‘#’를 붙여 주제어를 표시하는 ‘해시태그’(hashtag), 교황의 트위터 공식 계정인 ‘@Pontifex’ 등 소셜 미디어와 관련된 단어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개인정보 수집 의혹과 미국 정치권의 예산 전쟁 등의 세태를 반영한 단어도 상위권에 올랐다. 감시(surveillance), 무인기(drones), 적자(deficit),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이 차례로 6~9위를 차지했다. 사람이나 기관 이름 부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명칭은 소탈한 행보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끈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이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글로벌 경제] 美 공공투자 2차대전 후 최저… 성장동력 ‘휘청’

    [글로벌 경제] 美 공공투자 2차대전 후 최저… 성장동력 ‘휘청’

    미국의 공공투자 규모가 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이 끝난 직후인 1947년 이후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미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투자 비율은 3.6%를 기록,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평균 공공투자 비율인 5%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공공투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초기에 일시적으로 늘어나 1990년대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되는 예산 삭감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연간 3000억 달러(약 319조원)를 웃돌던 건설 부문에 대한 정부 투자는 올해 250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상승세를 유지하던 연구개발(R&D) 및 시설 부문에 대한 투자 역시 완만하게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회기반시설, 과학, 교육 분야 등에 대한 투자를 축소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등 공공부문의 예산 삭감을 주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0월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를 가져온 정치권의 예산전쟁에 따른 여파로 인해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공투자가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공공투자에 대한 지출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기회를 축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생산력 향상을 통한 경제 성장기반을 약화시킨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 증권의 존 실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블룸버그통신에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는 있으나 그 힘이 너무 미약한 탓에 고용창출, 임금상승이 부진하다”면서 이는 곧 소비를 억누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속 시끄러운 공화당 vs 정치자금 738만 달러 민주당

    무려 16일 동안 이어졌던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의 여파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나라살림을 볼모로 무리한 정쟁을 시도한 공화당은 인기 하락과 함께 내분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반사이익으로 정치자금이 쇄도하고 있다. 공화당은 협상 타결을 이끈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려는 온건파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앞장선 강경파 간 대립이 노골화하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20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를 셧다운한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셧다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공화당 내 상당수가 그런 전략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경고했었고 실제로도 먹히지 않았다”며 강경파를 정면 비판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오바마케어(의료보험 개혁) 반대투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초점을 세금이나 지출삭감 쪽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공화당에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바마케어 예산을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크루즈 의원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 다시 셧다운을 추진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협상 타결이 엉망으로 이뤄진 것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온건파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지난달 모금한 정치자금이 738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월간 모금 규모로 가장 많은 액수다.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3주 만에 다시 골프장에 나가는 등 여유를 보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中 힘겨루기와 한국 외교] (4·끝) 한·미·중·일 전문가 제언

    [美·中 힘겨루기와 한국 외교] (4·끝) 한·미·중·일 전문가 제언

    서울신문은 최근 미국의 일본 집단적 자위권 지지 등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구도와 관련 한·미·중·일의 전문가들로부터 긴급 진단을 구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전문가들은 저마다 한국이 자국 편에 서야한다는 논리를 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의 현주소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 新냉전 아닌 만큼 한국은 적극적인 다자외교 펼쳐야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중도성향의 한반도 외교안보 전문가인 박인휘(46)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17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냉전시대와는 달리 협력과 갈등이 공존하는 만큼 ‘신(新)냉전’의 도래로 볼 수는 없다”면서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기계적인 균형외교를 펼칠 게 아니라 적극적인 다자외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동북아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신냉전 구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 동의하는가. -아니다. 2010~2011년 ‘아시아 회귀’란 외교적 목표만 설정했던 미국이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미·일동맹 강화 등 행동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과거 냉전과는 다르다. 20세기의 미·소 냉전시대와 현재 주요 2개국(G2) 체제의 다른 점은 협력과 갈등의 공존이다. 아무리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이 구체화된다 해도 어차피 중국의 성장과 생산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중국의 인권·환경, 북핵문제 등 갈등의 소지는 곳곳에 있지만, 미·중 모두 적당한 선에서 관리할 것이다. →미·일동맹 강화가 심상치 않은데.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짠다. 시기적으로 미·일동맹이 강화될 때도, 한·미동맹이 두드러지는 때도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역내 국가들의 우려가 있지만 미국은 일본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강화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호주, 영국까지 지지했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도의 전략적 계산인지 전략의 부재인지 알 수 없지만 지나치게 신중하다. 한국과 중국을 뺀 대부분이 자위권 강화를 지지하는 모양새라 자칫 한·중 밀월관계로 비칠 소지도 있다. 적어도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강화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식의 외교적 수사라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 →한국의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 논란이 거센데. -한·미동맹이 중요하지만, MD 가입은 실익이 없다. 의도하지 않게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특정 무기체계를 구입하거나,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정보·감시능력을 갖춘다든지 선택적으로 할 수는 있다. 다만 그게 MD 편입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중의 힘겨루기 속에 한국 외교는 어떤 길을 찾아야 하나. -지나치게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거나 우리의 국익이 G2의 이해에 함몰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 구현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동북아 균형자론’의 문제의식은 옳았다. 양자외교에만 신경쓰지 말고 경제·문화 등 다양한 차원에서 다자외교에 신경써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 공적개발원조(ODA), 국제기구 참여 등 세계적인 차원의 연결성을 확보해야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동아시아 패권 잡으려는 중국의 민족주의 경계하라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이 일본의 행동을 왜곡함으로써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옛 소련과 한반도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 내 대표적 동아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의 일본 집단적 자위권 행사 지지가 일본의 군사대국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미국은 오래 전부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해왔다. 그것이 없이는 일본이 미국 등 동맹을 제대로 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방어용이지 공격용이 아니다. 동아시아에서 진정한 군사적 위협은 중국과 북한이다. →중국 봉쇄용은 아닌가. -일본 집단적 자위권의 목적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내 미군 기지나 미국 본토, 동아시아 해역의 미 전함 등을 공격할 때 일본군이 미군 방어를 돕는 것이다. 이라크 등 다른 전장과 평화유지군(PKO) 활동에서 일본군이 미군 방어를 돕는 목적도 있다. 지금은 PKO 활동 중 미군이 다칠 경우에도 일본군은 의료 지원을 할 수 없다.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큰데. -아베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문제 우경화는 비생산적이고 개탄할 만하다. 그들은 사실(팩트)이 아닌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7월 총선 이후 아베 총리는 민족주의적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베 정부에 비공개적으로 민족주의적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촉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 문제가 한국의 오해를 유발하긴 하지만 지금 한국이 걱정해야 할 것은 일본 민족주의보다는 중국 민족주의다. →일각에서는 미·일 신(新) 밀월관계가 중국을 긴장시키면서 ‘한·미·일 대(對) 북·중’의 신 냉전구도를 초래할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미국은 북·중으로부터의 위협을 한·미·일 3자동맹으로 대처하려 하고 있다. 중국이 이런 동맹 정책을 왜곡하는 것은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려는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이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와 한국의 미국 미사일 방어(MD)망 편입의 빅딜설이 일각에서 나오는데. -한국 언론의 오해다. 그 둘을 연계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정책이 아니다. →그래도 미국은 한국이 MD에 편입되길 바라는 것 아닌가. -그렇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한·미·일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통합돼야 한다. 예컨대 야구에서 외야수들이 공을 잡을 때 서로 ‘콜’을 함으로써 공의 궤적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닌가. -북한 미사일 방어용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MD 편입을 거부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美 사이에서 중립 지킬 게 아니라 균형외교 펼 때 옌쉐퉁 중국 칭화대 당대 국제관계학원장 “한국은 중·미 경쟁 구도 속에서 중간점을 찾거나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라 지혜로운 균형 외교를 펴야 국가이익을 지킬 수 있다.” 중국 칭화(淸華)대 당대(當代)국제관계학원 옌쉐퉁(閻學通) 원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신형 대국관계 구축이란 개념을 내놨으나 중국의 발전에 따라 중·미 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이런 구도 속에서 한국은 균형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미 경쟁이 지역 불안을 조장하는데. -원인은 미국의 중국 견제에서 비롯됐으며 이제는 드러내놓고 견제한다. 중국 미사일이 미국과의 입찰 경쟁에서 이겨 터키에 수출하기로 되자 터키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제동을 걸었고, 미 항공우주국 산하 연구소가 주최하는 국제 학술회의에 중국 국적 과학자의 참석을 제한했다. 나아가 일본과 이달 초 개최한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에서는 “새 도전을 함께 억제하자”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마저 지지했다. 일본과 필리핀 등 국가는 미국의 ‘중국 견제’를 이용해 덩달아 중국에 대항하면서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의 대응은. -미국의 견제가 심화하면서 중국의 국가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외교 정책도 경제 이익보다 국가 안전을 원칙으로 삼는다. 과거에는 ‘경제 발전’이 외교 정책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정치 안보’가 좌우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적용되나. -우선 동남아 중시정책이다. 그동안 중국과 관계가 좋은 동남아 국가들에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그들이 중국으로부터 이득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정치협력을 이끌고, 정치협력을 다시 안보협력으로 키우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는 신형 대국관계 구축을 주지시킨다. 중·미 간 경쟁이 필연적이라면 그 경쟁이 평화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윈윈’을 강조하면서 각종 규범을 만들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중국이 국방비를 대폭 증가시키는데. -충돌을 바라지 않지만 앞일을 장담할 수 없기에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중국은 문혁(문화대혁명) 시기와 개혁·개방 초기인 1990년대 초반까지 국방에 거의 투자하지 못했다. 현재 국방비 증강은 과거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성격이다. →중·일이 동북아 긴장을 확대시키는데. -지금은 중국이 아닌 일본이 대화를 거부한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에 문제가 있으니 이야기하자는 데 문제가 없다며 대화를 거부한다.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한국의 전략은. -중·미와 모두 동맹을 결성할 수 있다. 강소국이 경쟁 중인 두 대국과 동시에 동맹 관계를 가진 전례가 많다. 다만 양쪽과 모두 동맹을 결성할 경우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와 비동맹이 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지혜로운 균형 외교가 관건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다국간 협의체 구성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 줄여라 이종원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거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움직임이 동북아에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 3일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를 통해 공동선언문 형태로 지지를 표명하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이종원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에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밀어붙이는 일본의 속내와 향후 동북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은 줄곧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했지만 공동선언문 형태로 공식화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후 일본의 군사적 강화가 미국 정책의 틀 안에서 이뤄진 건 사실이다. 여기에 일본 보수세력의 이해관계가 합치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이 진행됐다. 큰 흐름에서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을 키워온 건 사실이지만 지금 동북아의 화두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전략을 추진하지만 재정 위기 때문에 군사력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미국은 망설이면서도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허용하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은. -미국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양날의 칼이다. 이것이 미국의 전략적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아베 신조 정권이 그 틀을 벗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대응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방향이 다르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분쟁을 포함한 중·일 간의 갈등에 미국을 끌어들이며 미국과 군사적 강화를 추진하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중국과의 분쟁을 회피하려고 한다. 견제와 협조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서는 올 연말 작성될 신방위대강과 2014년 말까지 결정될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드러날 듯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문기구인 ‘안전보장의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의 기타오카 신이치 국제대학 학장의 발언을 보면 구체적인 지침이 열거되지는 않고 포괄적인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사항은 그때그때 미국과 상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주변국에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이 ‘보통국가화’로 이어져 동북아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해서도 미국은 위협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미국, 중국을 포함한 다국 간 협의체를 만들어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 자체를 경감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 서로 군사력을 확대하게 되면 마치 19세기 말 유럽 군비증강 게임 같은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것을 미국은 원하지 않고 한국에도 좋지 않다. 동북아에서 군사적 위협 자체를 완화시키기 위한 보다 높은 차원의 안전보장 협의체가 필요하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디폴트 막았지만… 3개월짜리 단기 처방

    美 디폴트 막았지만… 3개월짜리 단기 처방

    미국 정치권이 내년도 예산안 및 부채 한도 인상과 관련,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16일(현지시간) 합의안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동안 폐쇄됐던 연방정부는 1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으며,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디폴트)도 피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내년 초까지만 잠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어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정치가 정상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단기 처방만 반복함에 따라 ‘만성 합의 불능’ 병에 걸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상원 여야 지도부가 16일 오전 합의안을 타결한 데 이어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막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사실상 종료됐다. 합의안은 내년 1월 15일까지 정부 문을 열어 현재 수준에서 예산을 집행하도록 하고, 내년 2월 7일까지 부채 한도를 정하지 않고 재무부가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공화당이 주장해 온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예산 삭감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오바마케어 수혜자의 소득 증명이 강화됐다. 합의안은 오는 12월 13일까지 양당이 향후 10년간의 세금 및 정부지출 관련 합의를 이루도록 권고했다. 강제 무급휴가를 갔던 40만명의 공무원들에게 휴가 기간 급료를 소급해 지급하는 조항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상원은 이날 밤 합의안을 찬성 81표, 반대 18표로 통과시켰다. 이어 하원도 찬성 285표, 반대 144표로 가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0시 30분 법안에 서명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는 잘 싸웠다. 그러나 당장 이기지는 못했다”라면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예산 전쟁에서 패배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오바마케어의 폐지 또는 축소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으나, 이미 이달부터 오바마케어가 시행 절차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으로서는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두 손을 든 셈이어서 “도대체 무엇을 위한 정부폐쇄였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번 합의안은 내년 초까지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그때 다시 극한 정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야간순찰 줄이고 출장비 깎고 경비 15% 절감 지시에 ‘악소리’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올해 부처 기본경비의 15% 감축을 실행하면서 일선 현장에서 공무원들의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다. 출장비 삭감 등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야간 순찰 인력까지 줄였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A(46) 경위는 13일 경비 절감 지시로 야간 근무 인원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야간 취약 시간에는 순찰 인력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휴일 근무자가 자원근무를 하는데 이를 한 달에 3회까지만 하라고 지시받았다”면서 “야간일수록 치안 사각지대가 많은데 근무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전의 지구대에 있는 B(33) 경위는 “비번 경찰관의 야간 자원근무 시간대를 기존 저녁 6시~새벽 6시에서 밤 9시~새벽 4시로 5시간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시간당 인건비 1만원을 아끼기 위한 것인데 그보다는 범죄 예방 활동이 더 중요하지 않으냐”고 했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현장 업무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출장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국세청 직원은 “요즘 한 달에 7~9일 정도만 출장을 승인하기 때문에 경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출장 횟수에 제한이 없던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업무는 늘고 자기 부담은 많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직원 역시 “관내 출장비를 1만원에서 6000원으로 줄여 업무가 폭주하는데도 택시도 잘 못 탄다”고 했다. 국무총리실은 과장급 이상의 관외 출장비를 하루 4만원에서 1만원으로 줄였다. 보건복지부는 복사용지, 사무용품 등에 들어가는 경비를 줄였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예산 절감폭이 미미해 연가보상비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일이 많아 마음대로 연가를 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근무를 하면서 서류상으로만 휴가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법적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 4분기 예산에서 출장비, 공공요금, 급식비, 교육훈련비, 업무추진비 등 기본경비의 15%를 삭감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각 부처에 내려보냈다. 8월까지 지난해보다 세금이 6조원가량 덜 걷히는 세수 부족 상황에서 가능한 한 정부 부처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보자는 의도였다.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셧다운이 된 상황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경찰과 소방서의 기능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가 수행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치안 등의 분야는 예산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월드뉴스 Why] 부채상한 증액 협상 실패에도 세계증시 대폭 상승

    [월드뉴스 Why] 부채상한 증액 협상 실패에도 세계증시 대폭 상승

    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을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10일(현지시간) 벌인 회담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그럼에도 각국 증시는 크게 오르며 마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모두 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어 11일에도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과거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대한 ‘학습효과’로 최소한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막을 임시방편이라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중진 의원 20명은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대통령과 약 1시간 30분간 회담했다. 앞서 베이너 의장은 재정지출 삭감 협상 재개를 조건으로 6주간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늘려 국가 디폴트를 일시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양측 간 입장 차가 여전해 부채상한 증액이나 연방정부 일시정지(셧다운) 종료에 관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23.09포인트(2.18%) 오른 1만 5126.07에서 거래를 마쳤다. 셧다운 직전인 지난달 30일 종가(1만 5129.67) 수준으로 회복돼 셧다운·디폴트 악재가 모두 소멸됐다. 영국 런던 증시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도 전날 종가보다 1.46% 오른 6430.49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 지수 역시 2%가량 올랐다. 여기에 블룸버그는 미국 재무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30년 만기채 130억 달러(약 13조 9100억원)를 발행했다면서 응찰률(발행 규모 대비 청약 금액 비율)이 2.64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발행 금리도 3.758%로 전문가 예상치(3.784%)보다 낮았다. 협상 난항에도 시장에서는 디폴트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이 여야 간 협상 결과를 낙관적으로 내다보는 것은 미국 내 여론이 현 위기의 책임을 공화당 탓으로 돌리고 있어 공화당이 ‘버티기’를 할 동력을 잃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2년 전 성급히 매듭된 부채 증액 협상 결과에 대한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좀 더 정교하게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1년에도 증세 여부 등을 놓고 공화당과 대립하다 디폴트 시한을 이틀 앞둔 7월 31일 어렵사리 합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합의 내용의 문제점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월드뉴스 Why] 셧다운 ‘돌풍’ 이어 디폴트 ‘태풍’

    [월드뉴스 Why] 셧다운 ‘돌풍’ 이어 디폴트 ‘태풍’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폐쇄)이 사흘째 이어지는 등 예상 밖의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가 17일(현지시간)까지 부채 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달러가 바닥나 부도를 맞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 사흘째인 3일 메릴랜드주(州)의 한 건설회사에서 연설을 통해 공화당에 셧다운을 즉각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특히 오는 17일에는 국고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연방정부 부채 상한을 증액하지 않으면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화당 지도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국가디폴트 상황을 원하지는 않지만 상한 증액만을 위한 표결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출 삭감과 개혁을 위한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보통 한 나라에 돈이 필요할 경우 정부는 중앙은행에 발권력을 동원해 원하는 만큼 지폐를 찍어낸다. 하지만 미국은 민간 기업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담보를 맡겨야만 그 금액만큼 지폐로 받을 수 있다. 미국 건국 초기부터 이어져 온 정부와 자본가 간 힘 대결의 산물이다. 만성적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정부는 FRB에 국채를 담보로 제공한다. 정부가 빚을 내지 않고서는 달러를 찍어낼 수 없는 구조다. 만약 17일까지 여야가 협상을 거쳐 국가 채무 한도(현재 16조 7000억 달러)를 올리지 못하면 정부는 더 이상 담보를 제공할 수 없어 달러가 바닥난다.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공원 관리 등 정부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장이 엄청나다. 영국의 경제 분석가 제러미 워너 텔레그래프지 부편집장도 최근 칼럼에서 “미국의 디폴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러더스 도산 사태의 1000배에 달하는 여파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톤급 파장에도 불구하고 두 당이 이른 시일 내 머리를 맞대고 타협하는 길로 들어설지 속단하기는 힘들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 셧다운의 원인이 된 ‘오바마케어’(의료보험개혁 방안)가 자신들의 정체성이라고 보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도 자신들을 지지하며 세금 인하를 요구하는 티파티(극우 성향 유권자단체)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예산 전쟁’에서 지게 되는 쪽은 내년 말 중간 선거는 물론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셧다운의 영향으로 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아시아 투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셧다운 첫날인 지난 1일 소폭 상승한 뒤 이튿날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던 뉴욕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는 등 셧다운의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정부폐쇄? 공짜 휴가죠, 뭐” 무덤덤

    연방정부 폐쇄(셧다운)로 졸지에 강제 무급휴가를 받은 미국 공무원 100만여명의 속내는 얼마나 착잡할까. 서울신문은 2일(현지시간) 전날부터 무급휴가에 들어간 워싱턴의 일부 연방 공무원들로부터 심경을 들어봤다. 그런데 그들이 익명을 전제로 털어놓은 답변 내용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중앙 부처 공무원 A는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뜸 “공짜 휴가 얻어서 좋다”고 답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그는 웃으면서 “과거에도 셧다운이 끝나면 의회가 무급휴가자에게도 임금을 소급해 지급하는 조치를 했다”면서 “그러니까 이 휴가는 내게 공짜로 생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여행이나 가지 그러느냐’는 질문에 그는 “셧다운 기간이라도 긴급한 사안에 대해 일시적으로 업무 지시가 떨어질 수 있고, 셧다운 자체도 언제 갑자기 종료될지 모르기 때문에 워싱턴을 멀리 벗어날 수 없다”면서 “그동안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쉬고 싶다”고 했다. 지난 3월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때는 무급휴가 대상이 아니었으나, 이번엔 무급휴가자로 지정된 중앙 부처 공무원 B 역시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는 “주변에서 우울한 표정을 한 동료를 본 기억이 없다”면서 “셧다운을 별로 큰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셧다운 기간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당장 쓸 월급이 안 나와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설마 그리 오래 가겠느냐”고 일축했다. 정부조달 도급업자(컨트랙터)로 일하고 있는 민간인 C도 업무 파트너인 정부부처가 문을 닫음에 따라 할 일이 없어졌고, 회사로부터 자동적으로 유급휴가를 받았다. 그는 “일단 연간 할당된 연차를 소진하는 방법으로 휴가를 보내고 있어 유급휴가에 해당한다”면서 “만에 하나 연차를 다 소진할 정도로 셧다운이 길어지더라도 급료를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쟁이 빚어낸 셧다운의 아우성 이면에서는 이렇듯 무책임한 시간과 돈이 줄줄 새어나가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무사안일 금융당국이 방조한 동양사태/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무사안일 금융당국이 방조한 동양사태/박현갑 논설위원

    동양그룹이 와해지경이다. 개인투자자 4만여명이 피눈물을 흘리게 됐다. 경영진의 무리한 경영과 무사안일한 금융당국이 주범이다. 금융감독원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독려하고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감독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제2의 동양사태는 다시 터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경영진의 방만경영을 경계해야 했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은 경영에서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레미콘 공장을 인수해 경영에 잠재적 부담을 안기고, 계열사의 인테리어 설치나 사무용 기기 구입을 대주주 특수관계인의 회사를 통해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하는 등 방만경영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0년 자본잠식으로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을 맺고 연봉을 대폭 삭감했다가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을 통한 돌려막기로 그 다음 해에 개선약정을 졸업하자마자 등기임원의 연봉만 인상한 행위도 마찬가지다. 오너 2세가 판매하는 의류를 사원증을 제시하면 20% 할인해 준다는 공지에 2만~3만원짜리 의류를 7만~8만원에 사면서도 “옷 디자인이 멋지다”며 지갑을 흔쾌히 열어야 했던 사원들로서는 기업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감시기능을 상실한 사외이사제도 개선해야 한다. 5명인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은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절반에 그쳤고 참석한 이사회에서는 찬성표만 던졌다. 그 사이 동양은 각종 무보증 사채 발행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결국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 개인투자자의 원금 손실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 기간 사외이사 한 명당 평균연봉은 2009년 900만원, 2010년 2250만원, 2011년에는 4000만원, 지난해에는 4800만원까지 올랐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금감원의 안이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동양위기설이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었다. 2011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임시방편으로 이행하고 구조조정 실적이 없다면 ‘동양대책반’을 가동했어야 했다. LIG,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사태를 거치면서 CP 발행 위험성도 이미 학습한 상황 아닌가. LIG건설은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부도 직전임에도 태연하게 2000억원대 CP를 발행한 사기혐의로 1심 재판에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지난해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 한 달 전 개인투자자에게 CP를 판매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동양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의 회사채나 기업어음 1조 2294억원을 동양증권을 통해 4만여명의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그룹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이라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강매 지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동양증권에 예치된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법정관리 신청 6일 전,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거나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법정관리 신청 당일, 최수현 금감원장)”는 등 금융당국의 ‘동양 조력자’ 같은 자세로는 금융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 금융회사는 금융사고가 터지면 유사한 금융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서를 금감원에 낸다. 금감원이야말로 이런 각서를 써도 여러 장 써야 했다. 금감원은 4만여 고객들에 대한 상품판매 녹취록을 동양증권으로부터 당장 제출받아 불완전판매 여부를 일일이 따져야 한다. 발행기업은 돌려막기에 정신없고, 증권사는 자산관리인으로서의 의무를 내팽개치고, 감독당국마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과연 주장할 수 있나. 금감원은 금융투자검사국과 감독국을 왜 분리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는 등 다시 한번 금융의 공공성에 대해 생각하기 바란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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