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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대표·임원 20여명 고발”

    중앙선관위원회(위원장 유지담)는 법인이나 단체의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기업대표와 임직원 등 20여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고발 대상에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 후원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2004년도 각 정당 및 국회의원 후원회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실사해 이 같은 위법 사실을 적발,19일 오전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18일 “정치자금 실사를 통해 법인자금으로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기부한 기업 임직원과 가족 등을 적발해 그 중 20여명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의 고발대상인 30대 기업의 계열사 한 곳은 법인대표 등 임직원 1인당 500만∼2000만원까지 법인 비자금을 분배, 억대의 불법정치자금을 정치권에 불법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자금을 받은 후원회도 고발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정치자금법 개정 이후 선관위가 금융거래자료제출요구권을 발동해 위법여부를 조사, 법인과 단체를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관위는 각 정당이 지난해 지원받은 국고보조금 가운데 3억여원을 사적용도나 용도외 사용 등으로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을 적발, 향후 지급될 국고보조금에서 해당 금액 이상을 삭감, 지급키로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퍼붓기 허점 드러낸 누리사업

    지방대의 역량을 한층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누리사업(NURI)의 1년 성적표가 나왔다.112개 사업단 가운데 7곳이 지원대상에서 탈락되고,61곳이 지원액을 삭감당했다. 일단 절반이 넘는 사업단에서 문제가 일어난 만큼 ‘F’학점을 받은 셈이다. 누리사업은 2008년까지 해마다 2200억원씩 1조 4000억원을 투입하는 획기적인 교육사업이다. 현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국정 지표와도 궤를 같이한다. 누리사업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이미 시행중이던 두뇌한국(BK)21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따라서 나눠먹기식이 아닌 집중과 선택이라는 과감한 정책을 썼다. 또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지원비의 일괄지급이라는 새로운 방식도 도입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을 간과했다. 육성 목표에만 몰입하다 현실과 여건에 대한 충분한 진단을 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가 “대학들이 전략을 세워 ‘목돈’을 사용한 경험이 없어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실토한 것은 그를 방증한다. 교육부는 ‘중환자의 병인을 파악하지 않고 링거만을 투입, 시한을 연장시키는 조치’라는 우려의 소리를 듣지 않도록 선정부터 관리까지 세심한 신경을 썼어야 했다. 상당수의 지방대들이 재정 지원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갖고 선정에 따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다.‘나랏돈은 공짜’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로는 치열한 대학 경쟁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입학정원 감축, 교수 충원 등 긍정적 측면을 살려갈 수 있도록 누리사업 관리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 만년적자 회사 회생시킨 경규한 사장

    만년적자 회사 회생시킨 경규한 사장

    “그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그룹이 우리를 포기하는구나. 사실상 도산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리바트 경규한(57) 사장은 지난 1999년 6월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해진다고 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고려산업개발에 편입해 있던 리바트가구가 그룹에서 분리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거치면서 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리바트가구를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리바트가구는 당시 매년 2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사무환경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재직중이었던 경 사장은 “누가 봐도 그룹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였다.”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떠올린다. 경 사장의 예상대로 ㈜리바트가 현대그룹의 품에서 벗어나자마자 사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임금 15% 삭감이라는 회사 방침이 알려지자 자발적으로 회사문을 나서는 사원들도 생겨 났다. 그래도 회사를 지키겠다는 사원들이 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50억원을 마련했다. 협력회사와 대리점들도 힘을 보탰다. 공장 설비는 고려산업개발에서 빌려 썼다. 그러나 독립한 지 1년이 지나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자 전임 사장도 사직했다. 졸지에 사원들의 추대로 2000년 사장직에 오른 경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몰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산업개발 감사실 부장과 현대종합목재 관리본부장, 리바트 가구 관리본부장을 거치는 등 ‘재무통’으로 활약한 경 사장이 내린 결론은 ‘짠물경영’과 ‘감동경영’이었다. 그동안 리바트가구가 현대그룹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하면서 내실없는 ‘과시경영’으로 일관한 게 제일 큰 패착이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가구업은 부가가치를 낼 수 없는 업종이기 때문에 튼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IMF때 가구 10대 메이커 중 리바트만 그룹분리라는 형식으로 명맥을 유지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도산해 관리기업으로 추락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라며 절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부터 경 사장은 ‘짠물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자재는 외상으로 사고, 가구를 팔아 걷어들인 현금은 최대한 확보하는 식으로 ‘캐시 플로(Cash Flow)’를 개선해 나갔다. 매출 규모보다는 영업이익 개선에 주안점을 뒀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내실있는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데 경영방침에 초점이 맞춰졌다. 매출액(2935억원) 기준으로는 가구 업계에서 ㈜한샘 다음이었지만 경 사장은 영업이익을 최대화하는 데만 몰두했다. 결국 사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매년 105억∼1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98년부터 업계 최초로 도입한 소사장제를 6개 생산라인으로 확대했다. 소사장제란 협력업체에 생산라인을 맡겨 생산을 책임지게 하는 방식. 물론 생산에서 나온 이익금은 소사장과 직원들이 함께 나눠 가진다. 회사가 생산직 직원들의 분배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획기적인 경영시스템이다. 경 사장은 소사장제를 확대·개편한 뒤 “근로자들이 회사에 정해진 월급을 받고 시간만 때우는 근로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면서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짠물경영’ 방식은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에도 적용됐다. 회사가 어려울수록 사원 1명이 3명분 일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이 사장 결재를 받으려고 문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비능률을 없애기 위해 사원들이 직접 컴퓨터를 통해 사장에게 결재를 올리는 무서류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신입사원들도 6개월만 지나면 4∼5년차의 일을 맡을 수 있도록 전자업무를 시스템화했다. 경 사장의 ‘짠물경영’은 결실을 거둬 리바트는 2005년 6월말 현재 직원 1인의 매출액이 10억원에 이를 정도로 견실한 경영구조를 이룰 수 있었다. 경 사장이 들고나온 또 다른 무기는 ‘감동경영’. 고객을 감동시키는 물류서비스와 세련된 디자인만이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서 도입했다. 그는 “IMF를 거치면서 4∼5년 적자를 내는 동안 회사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었다.”면서 “가구를 배달하는 대리점에 나가보니 ‘경쟁사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무기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망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경 사장은 물류서비스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했다. 업계 최초로 물류·배송회사들을 협력업체로 끌어들여 가구를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택배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컴퓨터나 전화를 이용해 주문하면 공장에서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이다. 대리점은 전시장 기능만 맡도록 해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대신 가구 가격을 인하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 특히 배송직원들에게 제품·예절·기능교육을 강화해 수준높은 서비스를 이끌어냈다. 가구를 배달·설치할 때는 리바트가구뿐 아니라 타사제품의 손잡이, 문짝, 수평조절 서비스 등을 해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도 썼다. “매일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고객들의 반응을 꼼꼼히 챙긴다.”는 경 사장은 “리바트가구의 배달·설치 서비스에 감동했다는 글을 하루에도 수십건씩 읽을 때가 제일 즐겁다.”며 환하게 웃는다. 경 사장은 디자인 개발에도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 디자인을 다양화하지 못하면 절대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믿음에서다. 디자이너를 80명으로 늘려 전체 직원의 25%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절반 정도인 40∼50명을 매년 이탈리아와 독일 등으로 보내 세계 가구 디자인의 흐름을 배워 오도록 했다.‘짠물경영’을 펴던 경 사장으로서는 대단한 결심이었다. 경 사장의 이런 디자인경영은 성과를 거둬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디자인 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주방가구 ‘하이리빙시리즈’, 학생용 ‘스칼라’, 혼례용 ‘데이지’ 등 계절마다 히트상품을 양산해냈다. 이런 경 사장의 경영능력은 회사를 살리겠다는 사원들의 의지와 결합돼 마침내 지난해 고려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12%의 지분까지 인수, 직원들과 협력업체·대리점에 나눠 줄 수 있었다. 경 사장은 “고려산업개발의 지분을 인수하는 날 지난 5년간 고단했던 회사 회생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가구맨’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누리사업 절반이 ‘F학점’

    누리(NURI·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 사업 첫해 전체 사업단의 60%가 넘는 68곳이 선정 취소되거나 지원비가 삭감돼 국가 예산의 방만한 운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사업은 지방대·지방자치단체·산업체 등이 공동사업단을 구성해 지역발전에 필요한 특성화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으로 2004년부터 5년간 1조 4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누리사업 1차 연도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전체 112개 사업단 가운데 7개 사업단을 선정 취소하고,61개 사업단의 사업비를 삭감했다고 밝혔다. 선정 취소된 곳은 제주대의 ‘첨단관광 정보시스템 인력양성사업’과 충북대의 ‘나노기술 기반 전문인력 양성’ 사업 등 7곳이다. 이들 사업단은 기자재 구입비에 과다한 예산 투입, 취업률 달성 미달, 교육과정 개선 미흡 등으로 평가단 평균 점수가 총점의 60%에 미달된 곳으로, 연간 총 72억원에 이르던 사업비 지원이 중단되고 2년간 같은 사업 신청이 금지된다. 또 사업비를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교수 확보율이 목표치에 미달되는 등 실적이 부진한 61개 사업단에 대해서는 총 173억원의 지원금이 삭감됐다.또한 재정집행 부적정 등 이유로 경고를 받은 13개 사업단의 14개 협력대학이 자진 탈퇴해 38억원의 사업비 지급을 중단했고, 개인 카드를 쓰거나 대응자금을 내지 않는 등 부적정하게 쓴 2억 3400만원을 추가로 삭감했다.따라서 지난해 지원된 2200억원 가운데 13%인 286억원이 지원 중단 또는 삭감됐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에서 삭감된 286억원을 지난 5월 선정된 예비사업단에 대신 나눠줄 예정이다. 이렇듯 첫해 절반이 넘는 사업이 부실 운영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전략을 세워 ‘목돈’을 사용한 경험이 없어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면서 “‘정부 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안일성과 도덕적 해이에 엄중한 경고의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사업단별 사업 목표의 타당성 등을 철저히 따지지 않고 사업단이 제출한 서류 위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한 교육부도 예산 낭비를 방조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부는 누리사업을 통해 1년 만에 ▲77개대 입학정원 1만 341명 감축 ▲교원 확보율 12.4%포인트 증가 ▲학생 충원율 100% 달성 ▲교육과정 1328건 개선 등의 성과도 보였다고 덧붙였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지자체 예산 시민과 함께 짠다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예산 편성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의견을 토대로 예산을 편성하거나 예산 편성 과정에 시민들을 직접 참여시키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도에 따르면 안산시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기에 앞서 시민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예산참여 주민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관내 거주 3년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동별로 1∼3명씩 모두 40명을 선발하고 시민단체로부터 10명,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로부터 30명 등 40명을 추천받아 모두 80명으로 구성한다. 위원회는 행정지원, 기획경제, 복지환경, 건설교통, 구별 분과위원회로 편성되며 오는 9월과 10월 전체회의와 분과회의를 열어 시가 편성한 예산을 심의한다. 이 과정에서 위원들은 시가 편성한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해 삭감의견을 제시하고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편성을 촉구하는 등 개인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시는 위원들의 조언을 토대로 예산안을 최종 확정, 시의회에 상정하게 된다. 시는 위원회에 참여할 시민을 선발하기 위해 오는 16∼19일 참여신청과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의왕시는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불편사항을 예산에 반영, 해소하기 위해 주민의견 사업을 공모한다. 공모대상은 도로, 교통, 환경 등 지역사회개발, 시민복지사업, 각종 생활불편 해소사업, 시 장기발전 아이디어 등이다. 시는 제출된 의견을 해당 부서에서 우선 검토한 뒤 타당성이 있으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도로포장, 공원조성 등 숙원사업을 조기에 해결할 예정이다. 경기도도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과 예산편성에 도민 의견을 반영, 편성하기로 하고 의견 조사 및 종합설명회를 갖는다. 도는 특히 ▲지역경제 ▲문화관광체육 ▲농정 ▲보건복지 ▲환경복지 ▲건설교통 ▲가족여성정책 등 7개 분야는 도민 의견을 반드시 수렴하기로 했다. 도는 이달말까지 7개 분야에 대한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인터넷에 게시, 사이버 설문 및 지역별 서면조사를 실시하고 분야별 설명회를 거쳐 오는 10월 14일 종합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임금 양보해 일자리 지키자”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하노버에 있는 폴크스바겐자동차 생산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시간당 9% 정도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노사가 지난 연말 임금상승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한 탓이다. 지멘스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이체 텔레콤 등도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보전 없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근로자연합에 따르면 중간규모의 기업 50여개도 이같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최대 노조조직인 금속노조(IG메탈)가 지난 1984년부터 견지해온 근로시간 감축 노선을 ‘폐기 처분’한 이같은 노사협상은 산별노조의 전통이 강한 서유럽 국가 노조의 힘과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독일기업의 노조가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가로 급여 삭감을 받아들인 것은 노조 권력의 약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년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조가입 비율이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의 정형우 노무관은 유럽의 노조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세계화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정 노무관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이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별교섭보다는 개별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노사협상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지하면서 연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리되 기업별로 노사합의 아래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EU) 확대로 새로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이나 중국과 비교해 유럽국가는 노동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이다. 노조는 공장이전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편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동운동의 쟁점은 임금협상에서 일자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투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의 집권 슈뢰더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권 축소를 골자로 한 ‘어젠다 2010’을 수립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기업주에게 고용·해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 고용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고용촉진법령을 승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개혁정책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은 “노조의 힘이 더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성 노조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는 셈이다.lotus@seoul.co.kr
  •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노조는 쇠퇴하는가.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노조들이 급격한 조합원 감소와 내부 불화 등으로 추락하고 있다.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브라질 등 제3세계 노조도 ‘성장 우선 정책’이란 대세 속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보화 진전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계화, 시장주의를 앞세운 ‘신 자유주의’의 거센 격랑 속에 격변의 문턱에 있는 세계 주요 국가 노조들의 변신을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노동조합 퇴조 현상은 미국노동자연맹(AFL)-산업노동자회의(CIO)의 분열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단체라는 AFL-CIO는 산하 노조의 잇따른 탈퇴로 통합 50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14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식품상업노조가 지난달 29일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조합원 180만명)과 전미트럭운전자조합(조합원 140만명)도 이탈을 발표했다. 이로써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큰 3개 산하 노조가 모두 이탈했고 호텔레스토랑노조(조합원 45만명)의 탈퇴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AFL-CIO는 1935년 대공장 숙련 노동자 중심의 AFL에서 탈퇴한 자동차, 철강 등 당시로서는 신산업 노동자들이 결성한 CIO가 1955년 AFL과 다시 통합하면서 이뤄진 단체다.AFL-CIO는 70년대까지 미국 정치·경제·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AFL-CIO는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지지했으나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AFL-CIO의 퇴조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언론들은 존 스와니 위원장의 3선 도전과 그에 반대하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 앤드루 스턴 위원장 간의 갈등을 우선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조 지도부가 전체 노동자의 권익 향상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고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일부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등 기득권화·노동귀족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노조 퇴조는 지도부 내부의 갈등을 넘어선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안고 있다. 주미 대사관의 전운배 노동관은 ▲산업구조의 변화 ▲새로운 경영기법의 등장 ▲보수적인 공화당의 장기 집권 등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AFL-CIO가 결성돼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의 중추산업은 중후장대형 제조업이나 광산업 등이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 정보통신 등 새로운 분야로 넘어가고 여성·외국인 근로자도 늘어나면서 노조에 대한 관심이 덜한 계층이 산업의 주요 분야를 차지하게 됐다. 이와 함께 20세기 말부터 갖가지 신경영 기법이 등장하면서 경영진이 노조를 관리하는 방법도 매우 전략적이고 세련돼졌다고 할 수 있다. 근로자의 고충을 미리 해결해 노조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킨다거나, 아예 회사를 노조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남부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나타났다. 또 지난 80년대 이후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등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이 계속 당선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분배 대신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온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우리나라의 중앙노동위원회에 해당하는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판정 기능)와 연방중재화해국(FMCS·중재 기능)에 대부분 보수적인 인사들을 임명했다. 미국의 진보진영에서는 이들이 노조 설립을 제한하는 등 노동운동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dawn@seoul.co.kr ■ “분배보다 성장” 실용주의 확산 제 3세계의 노조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세계화의 거센 파고 속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 제일주의 정책’을 채택하면서 변신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 3세계 노조들은 아직 미국, 유럽국가들처럼 조합원이 급감하고 영향력이 추락하는 상황은 아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저개발, 대중주의적인 정치유산 등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그러나 국제 경쟁의 격화 속에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노조활동의 보호보다는 경제발전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 정책에 각국 정부들이 집중하면서 노조운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관련 법안들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이들 정부의 시각이다. 노동자와 빈곤층을 위한 ‘복지위주 정책’이 친기업적인 ‘시장자유주의’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좌파 정권이란 든든한 배경을 가진 브라질이나, 좌파적인 경제정책의 보호막 속에 있던 인도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복지확대보다 긴축재정, 수출신장, 경제성장 기반구축에 중점을 두는 ‘좌파 실용주의’란 대세 속에 경제발전과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는 까닭이다. 외국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직된 노동관계법을 고쳐 고용과 해고를 손쉽게 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자세다. 파업권, 단체행동권, 정부의 개입 등 노동권을 일정부분 제약하더라도 기업부담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2002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놓고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집권 노동자당(PT)은 금속 노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PT는 현재 하원에서 전체 의석(553석)의 17.7%(91석)를 차지하는 제1당이기도 하다. 그러나 PT는 기존 노동법을 개정,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정부 개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또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조합세를 기부금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룰라 정부는 2006년 전면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카르도 베르조니 브라질 노동부 장관은 “의회 논의와 수렴을 통해 개혁안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노조의 반대를 일축하고 있다. 평균 14시간에 노조 1개씩 늘어나는 노조 난립이 자칫 노동자 해이와 비효율을 만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룰라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에 깔려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5월1일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행사에 불참하고 인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시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을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신흥 잠재 경제강국인 ‘브릭스’(BRICs)의 일원인 인도도 경제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목표로 하는 개혁드라이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임금 양보해 일자리 지키자”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하노버에 있는 폴크스바겐자동차 생산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시간당 9% 정도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노사가 지난 연말 임금상승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한 탓이다. 지멘스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이체 텔레콤 등도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보전 없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근로자연합에 따르면 중간규모의 기업 50여개도 이같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최대 노조조직인 금속노조(IG메탈)가 지난 1984년부터 견지해온 근로시간 감축 노선을 ‘폐기 처분’한 이같은 노사협상은 산별노조의 전통이 강한 서유럽 국가 노조의 힘과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독일기업의 노조가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가로 급여 삭감을 받아들인 것은 노조 권력의 약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년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조가입 비율이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의 정형우 노무관은 유럽의 노조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세계화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정 노무관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이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별교섭보다는 개별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노사협상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지하면서 연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리되 기업별로 노사합의 아래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EU) 확대로 새로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이나 중국과 비교해 유럽국가는 노동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이다. 노조는 공장이전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편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동운동의 쟁점은 임금협상에서 일자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투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의 집권 슈뢰더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권 축소를 골자로 한 ‘어젠다 2010’을 수립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기업주에게 고용·해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 고용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고용촉진법령을 승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개혁정책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은 “노조의 힘이 더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성 노조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는 셈이다. lotus@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18) 신언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혁신 공기업 탐방] (18) 신언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5월 의미있는 자료 하나를 냈다. 주사제를 적게 사용하는 병·의원을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약효가 빠르지만 급성쇼크나 혈관염 등의 부작용이 있다. 때문에 선진국의 전문가들은 외래 환자의 주사제 처방률을 1∼5%로 제시한다. 그러나 우리 병·의원의 주사제 처방률은 3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신언항 원장은 8일 “주사제 처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외래 환자와 의사의 절반 이상이 주사약이 치료효과도 좋고, 치료기간도 단축시킨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심평원의 역할은 이처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원장은 이 같은 심평원의 기본적인 임무 외에도 공공기관이라는 측면에서 경영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객만족도 향상, 공정한 인사, 업무품질 혁신이 심평원의 경영혁신 방향이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서초동 신사옥에서 신 원장을 만나 혁신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최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4년도 정부산하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3위를 했다. -심평원은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향상과 건강보험재정 지출의 건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심사시스템을 개선하고 의료의 적정성 평가업무를 내실화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시스템을 강화, 업무 프로세스를 개편하고 기관운영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경영실적 평가와 달리 앞서 발표된 고객만족도 결과는 하위권이었는데. -심평원의 모든 직원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일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심평원은 의료계에서 진료비용을 삭감하는 규제기관으로 비쳐져 왔다. 또 진료비 확인 신청을 해온 환자들에게는 신속한 처리와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 고객만족도 결과발표 이후 심평원은 즉각 고객만족혁신단을 구성한 뒤 고객중심의 행정서비스 실현을 위해 업무체계와 조직·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 오고 있다. ▶심평원이 추진하는 경영혁신의 방향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나. -첫째는 고객중심의 행정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간 심평원의 업무가 행정편의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관점에서 봉사하는 행정서비스로 전환토록 할 것이다. 둘째는 심평원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품질을 혁신해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킬 것이다. 셋째는 고객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업무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성과중심의 조직 및 인사제도를 혁신할 것이다. 현재 혁신적인 인사와 조직방안이 수립돼 단계적으로 실행중이다. ▶인사혁신 방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 -근무평정방법과 승진제도를 개선해 조직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연공서열식 평점을 폐지하고 다면평가 비율을 확대하며 승진시 외부인사가 참여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승진심사의 객관성을 확보할 것이다. 담당자 전결재를 확대해 책임과 효율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확산하는 것도 혁신 중점 과제중 하나다. ▶민원서비스 개선을 최우선으로 시행한다고 했는데, 대표적인 개선사항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먼저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병·의원을 이용한 국민이 부담한 진료비가 적정했는지, 보험적용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알아보려 해도 정보가 부족한 현실을 적극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흔히 발생하는 병원에서 보험기준을 잘못 적용하는 유형을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하고 있다. 또 국민이 인터넷으로 직접 찾아 볼 수 있는 ‘건강보험 기준조회 코너’를 개발해 오는 10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전화를 통한 고객서비스가 눈에 띄는 것 같다. -원스톱 민원서비스를 위해 첫번째 전화응대 직원의 책임답변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 업무별 담당직원의 전화번호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민원인이 자동응답서비스(ARS)나 교환 등을 거치지 않고 해당 담당자와 직접 연결해 상담이 가능토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 민원인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는지를 확인해 부족한 점이나 불만사항을 신속하게 개선하기 위해 민원인에 대한 해피콜(Happy Call) 제도를 운영할 것이다. 민원서비스를 제공한 뒤 2일 이내에 전화모니터링을 실시,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방침이다. ▶최근 의약계가 심평원에 대해 많은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는데. -의약계와 심평원의 역할은 서로 협력하여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역할에 너무 충실하려다 보니 서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해 고질적이고 반복적인 의료기관의 이의신청 등 분쟁이 빈발하는 보험급여기준(규정)을 찾아내 개선할 예정이다. 또 진료비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학적 타당성 등을 심사할 때 근거중심으로 심사할 계획이다. 현재처럼 심사기준을 공개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널리 준용되는 심사 사례들은 최대한 공개, 의료기관이 진료단계에서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불만을 없애나가겠다. ▶심평원의 평가업무가 국민의료의 질 향상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나. -주사제 남용의 위험성을 예로 들어보겠다. 주사제는 급성쇼크와 혈관염 등의 많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평가제도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진찰·시술·투약·검사 등 요양급여에 대해 의약학적·비용효과적 측면에서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으로써 의료소비자인 환자에게는 자신의 병치료에 적합한 병의원·약국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지난 5월 국제 혁신박람회에서 심평원의 전자문서교환방식(EDI) 등의 시스템이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앞으로의 정보화 계획은. -박람회에 전시된 내용은 EDI를 통한 진료비 전자청구 및 통합데이터저장고(DW)에 터잡은 국민보건의료정보체계를 구축한 사례다. 진료비 청구의 전자화로 심평원과 요양기관간에 보건의료 정보자료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심사자동화업무를 실현할 것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심평원은 어떤 곳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난 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검사는 받지 않았는지, 처방해준 약 가운데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없는지…. 그렇다고 의사나 약사에게 대놓고 묻기도 어렵다. 이같은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들의 의문점에 대해 감시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평원이다. 심평원은 전국 7만여개에 달하는 병·의원과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 진료비용을 적정하게 청구했는지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에 따라 2000년 7월1일 설립됐다.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됐을 때는 전국의료보험협의회에서 이같은 심사업무를 맡았고, 이후 의료보험조합연합회와 의료보험연합회 등이 맡아오다 2000년 7월에서야 독립기구가 됐다. 심평원은 ▲진료비용의 심사 ▲진료내용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 ▲심사·평가 기준의 개발 ▲진료비용의 심사·평가업무와 관련된 조사연구 및 국제협력 등의 기능을 맡고 있다. 심평원의 전체 직원은 1547명이다. 이 가운데 심사직원만 925명에 달한다. 전국 의료기관에서 청구된 진료비용의 적정성을 따져야 하는 만큼 심사직원은 대부분 간호사 출신이다. 이들 심사직원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발급된 6억 5000만건(진료비 2조 2360억원)의 진료비 청구서의 적정성 여부를 따진다.6억 5000만건의 상당수는 전산처리를 통해 1차로 적정성이 걸러진다. 만약 특정 약품을 규정 가격보다 많이 받았을 경우 1차 전산처리에서 적발된다. 심사직원들은 1차 전산처리 이후 진료경향을 따져 청구서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특정 병원의 환자수가 갑자기 급증하거나 항생제 사용이 급증했을 때 이를 정밀분석해 과다청구 여부를 따진다. 이밖에 특정 진료가 적정했는지를 따지는 전문적인 진료내용 평가는 의사·약사·치과의사·한의사 등 모두 29명으로 구성된 상근 심사위원이 맡는다. 즉 특정 의사가 시술한 행위가 적절했는지, 사용한 약물이 적정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신언항 원장은 신언항 원장은 보건복지부에서만 28년 동안 근무해 차관까지 지낸 정통관료다. 그러나 관료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매주 일요일이면 노량진 성로원 아기집에서 어린이를 돌보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신 원장은 미국 파견근무 때 해리홀트상을 받았다. 미국 입양가족들에 대한 헌신적인 봉사와 지원 덕분이다.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 일이라면 국내외를 마다하지 않는 신 원장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이 매월 월급의 우수리를 모아 백혈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위드 유(With-U)’ 캠페인도 신 원장의 지원 아래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벌써 5명의 어린이에게 2880만원의 치료비가 지원됐다. 신 원장은 진정한 혁신이란 고객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대화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보름동안 부산·광주 등 7개 지원을 순시하면서 의약계와의 간담회를 강행한 끝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오는 9월 개편될 홈페이지에 수시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온라인 리서치’ 솔루션을 도입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천(59) ▲동인천고·성균관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16회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복지부 차관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日 117만가구 NHK 시청료 납부거부

    |도쿄 이춘규특파원|직원비리로 촉발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시청료 납부 거부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공영방송의 모범사례로 꼽혀 온 NHK는 2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7월말 현재 시청료 납부 거부 또는 유보가 117만 1000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2개월전에 비해 20만 1000여건 늘어난 것으로,60억∼100억엔의 손실 요인이다. 아울러 경영위원회는 이같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에비사와 가쓰지 전 회장의 퇴직금 1억여엔의 지급을 동결하기로 했다. 에비사와 전 회장은 7년간 회장직을 역임했다. 경영위원회는 또 가사이 데쓰오 전 부회장과 세키네 아키요시 전 방송총국장의 퇴직금도 동결하기로 했다. 퇴직 이사 8명과 감사 3명에 대해서는 퇴직금을 35% 삭감했다. 경영위원회는 시청료 납부거부사태를 초래한 옛 경영진의 경영책임과 악화일로인 재정상태를 고려해 이같은 강경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taei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도쿄도(都) 치요다구(區)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지 오래된 알찬 기업이지만, 올해 직원(3만 8950명)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지난 3월 노사는 올해 연봉을 지난해에 비해 1인당 평균 3000엔 가량 줄이는데 합의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4년째 내리 삭감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독점적 산업에서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사측의 요구를 노조가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사측은 오래 전에 사원 전용병원을 설립해 직원들이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회사 소유 주택도 임대해 주는 등 후생복지에 적극적이다. 도쿄전력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의 노사화합은 철저히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회사를 위하는 ‘상생의 노사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렌고는 회원수 765만여명으로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노조연맹.61곳의 크고 작은 노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도쿄전력에 들른 뒤 인접해 있는 렌고 본부를 찾았다. #렌고의 탄생은 노사 갈등의 산물 취재에 응한 다다요시 구사노 사무국장은 “렌고는 노사 갈등의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동조직끼리 자연스레 의기투합해 형성된 이익단체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무난히 버텨내고 새로운 경제활력을 되찾아 가는 이면에는 렌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렌고는 총평, 동맹, 신산별, 중립노련 등 4개의 중앙 노동조직이 통합돼 1989년 출발했다.50년대초부터 시작된 노사의 극한 대립구도로는 노동자도, 회사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게 작은 출발점이었다. 이후 생산성본부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지금의 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효시다. 생산성본부는 당시 ▲노사협의 충실화(사전협의) ▲생산성 향상(경제적 효과) ▲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증가 등 3대운동을 줄기차게 펼쳤다. 렌고가 힘을 얻으면서 매년 5월쯤이면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춘투(春鬪)가 차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한 업체가 노사협상을 위해 투쟁전선을 형성하면 다른 업체들이 잇따라 모방하는 춘투(春鬪)는 ‘쓸모없는 유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노동정책본부의 쓰네유키 다나카 기획조사그룹장은 “일본에서 춘투는 매스컴에서 가끔 등장하는 용어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노사관계는 서로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춘토(春討)’로 자리매김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2003년 연합총합(連合總合) 생활개발연구소가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합에 관한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와 회사의 관계에 대해 ‘조합이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이 49.2%였다. 반면 ‘회사가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8.0%,‘어느 쪽도 양보하는 것이 없다.’는 17.0%였다. 노조가 회사를 위해 더 많이 양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도쿄전력 노조의 다카시 가와타 중앙서기장은 “일본 노사는 협력관계의 틀이 잘 짜여져 있다.”며 “다만 노조가 회사를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春鬪→春討로… 다음 목표는‘고용과 사회복지’ 하지만 노사화합은 더 이상 렌고의 목표가 아니다. 일본의 실업률은 2%대에서 5%대로 높아지고 있고, 고령화 문제로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그런 맥락에서 렌고가 고용과 사회복지를 향후 과제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렌고는 4년 전부터 실업자 140만명의 일자리찾기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운동에는 경단련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렌고는 아울러 2002년 10월 ‘21세기 사회보장 비전’이란 보고서를 마련해 출생에서 성장기에는 아동복지를, 취업·결혼·출산 등을 위해서는 의료·육아지원 등 각종 복지와 고용보험 등을, 퇴직 이후에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정부측과 협의를 통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사회보장기금 신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사화합의 공생관계 모델 구축을 통해 일본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던 렌고. 이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회복지를 통한 ‘일본의 새로운 10년’의 중추역을 자임하고 있다. bcjoo@seoul.co.kr ■ 고민하는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렌고가 요즘 드러내 놓고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이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1997년 24.6%(1260만 5000명)에서 2004년 34.5%(1690만 2000명)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로는 430만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75.4%(3854만 2000명)에서 65.5%(3208만 8000명)으로 645만명 줄었다. 앞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년내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자의 50%에 육박할 것으로 렌고는 추정하고 있다. 비정규직 가운데 골칫거리가 이른바 ‘프리터’(FREETER·대학을 졸업했지만 뚜렷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와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Education or Training·교육이나 기술습득은 물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본 국민백서에 따르면 프리터는 98년 182만명(가사노동 포함)에 불과했으나, 이후 줄곧 늘어 2003년말에는 4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청년층(15∼34세)의 약 20%에 해당되는 숫자다. 니트족의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연구에 따르면 1995년 29만 40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75만 1000명(청년층 인구의 2.2%),2005년에는 87만 3000명(2.7%)으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2010년쯤에는 98만 4000명(3.4%),2015년 109만 3000명(4.1%),2020년 120만 5000명(4.8%)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니트 인구 및 비정규직의 증가는 직접적으로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키는 한편 간접적으로는 자본투입에도 영향을 미쳐 잠재성장률의 저하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니트족의 증가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000∼2005년 0.25% 포인트,2005∼2010년 0.28% 포인트 줄어들고 2020년쯤에는 잠재성장률(1.47%)이 0.72%로 반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bcjoo@seoul.co.kr ■ 구사노 렌고 사무국장 |도쿄 특별취재팀|“산업(업종)별로 키울 것은 키우고, 줄일 것은 줄여주는 역할을 렌고가 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고는 개인이 잘 될 수 없습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구사노 다다요시 사무국장은 “앞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의 양극화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사노 사무국장은 도쿄대를 졸업한 뒤 1953년 닛산자동차에 입사해 당시 노조원으로 100일간의 임금투쟁에 참여하는 등 노조활동에서 강성 인물이었다. ▶일본의 노사관계를 평가해 달라. -전체적으로 협력관계가 정착됐다. 하지만 민간기업과 달리 공무원노조는 노동기본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대립적 요소가 강하다. ▶일각에서는 ‘렌고의 비투쟁성을 빗대 일본 노조는 죽었다.’는 얘기도 하는데. -렌고가 업종별 임금상승안도 내놓지 않고 뭐하느냐는 비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게 렌고의 생각이고 역할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보다 임금이 적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임금기준을 금액까지 정해 주고 있다. ▶앞으로 렌고의 역할은. -사회보장제도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노조만으로는 안된다.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장경제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사회를 가속화시키면 약자만 더 어렵게 되고, 그렇다고 경제상황이 하루아침에 크게 나아지지도 않는다. bcjoo@seoul.co.kr
  • [기고] 정책도 품질 관리할 수 있다/허만형 국무조정실 심사평가2심의관

    TQM(Total Quality Management:종합적 품질경영) 방식의 정책품질관리제도가 정부혁신의 하나로 42개 중앙부처에서 실시되고 있다.1년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 정책품질관리매뉴얼을 만들고, 학습동아리를 정책품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개발, 지난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정책은 반드시 의도한 대로 집행되지는 않는다. 이해 당사자의 역할에 따라 방향이 변하기도 하고, 여건 변화로 목표에서 멀어질 수 도 있다. 정책단계별 체크포인트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담당공무원이 정책품질을 높이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학습으로 이어져야만 비로소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올 3월 교수직을 잠시 접고 국무조정실에 들어와 정책품질관리를 주 업무로 맡으면서 이와 관련한 몇가지 인연들이 떠오른다. 첫 인연은 미국 유학 시절의 강의실에서였다.1983년으로 기억된다. 인사행정의 대가 샤프리츠(Jay Shafritz) 교수의 수업에서 데밍(W.Edwards Deming)의 ‘QC(Quality Circle)이론’을 처음 접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일선 근로자가 최고의 전문가”라는 QC철학이었다.“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이 최고의 전문가”라는 생각으로 유학까지 왔는데 일선근로자가 최고의 전문가라니 의아했다. 샤프리츠 교수는 이런 말로 이어갔다. “자동차 공장을 생각해 보세요. 상품의 품질은 조립라인 근로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들이 열 번을 조여야 하는 나사를 다섯 번만 조이면 그 자동차는 틀림없이 불량품이 됩니다. 근로자들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들이 전문가들이지요. 관리자가 일선근로자에게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을 하게 하고, 그들 스스로 불량률을 낮추도록 하는 것이 QC입니다.” 전문가에 대한 인식의 벽을 깨는 매력적인 이론이었다. 도서관에서 QC이론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지식으로 가슴이 뿌듯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20세기 세계시장에서 일본을 경쟁력 우위 국가로 올려 놓은 일등공신이 바로 데밍의 QC이며, 일본과학기술자연맹(JUSE)에서는 데밍상(Deming Prize)까지 제정해 그를 기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위기극복을 위해 일본에 가서 QC이론을 배우고 왔다는 내용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두번째 인연은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의 시장실에 근무할 때였다.1986년 당시 미국의 지방정부는 재정위기에 봉착했다. 레이건 행정부가 지방정부에 주는 보조금을 대대적으로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시청 공무원을 감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는 10% 예산절약방안을 찾지 못하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이때 인사과장이 QC도입을 건의했다. 과단위로 ‘10% 예산절약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금요일 점심식사 후 1시간씩 만나 브레인스토밍 미팅을 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볼펜 한 자루 쓰기에서부터 예산을 아껴 쓰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고, 시장은 이를 수용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단 한명의 인력감축도 없었다. 세번째 인연은 현재 근무하는 국무조정실에서 정책품질관리와의 만남이다. 불량정책을 예방하고 우량정책을 양산하기 위해 정책형성·홍보·집행, 그리고 평가 및 환류 단계에 걸쳐 65개의 세부 점검사항에 따라 기록하면서 정책실패 요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했다. 더불어 일선 정책담당자를 중심으로 QC와 같은 학습동아리를 조직, 운영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이 모두를 실시간으로 확인, 점검하는 정보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처음 시도되는 우리의 정책품질관리도 일본 민간기업에서의 성공사례에서처럼 우량정책을 양산하고, 새로운 조직문화의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허만형 국무조정실 심사평가2심의관
  • 최저임금 실제임금 올렸다는데… 되레 줄었어요

    최저임금 실제임금 올렸다는데… 되레 줄었어요

    인천지방법원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며 한달에 66만 7300원을 받는 3인가족 가장 김정숙(60·여)씨. 오는 9월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3100원으로 지금보다 9.2% 오르지만 김씨는 걱정이 태산이다.‘주5일 근무제’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월급이 오히려 더 깎이게 생긴 탓이다. 이런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는 못 살겠다던 김씨는 지금 그만큼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등 여성·노동단체가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숙씨의 최저임금 지키기’라는 캠페인 행사를 벌였다. 이날 최저임금의 주인공으로 월급명세서를 공개한 김씨는 “우리 같은 비정규직 청소원에게 주5일제는 최저임금마저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김씨의 6월 월급은 기본급과 월차 및 연장 근로수당 등을 합쳐 66만 7300원이었지만 법원이 주5일제를 시작한 7월부터 63만 9610원으로 줄었다. 이 액수는 현 최저임금인 64만 1840원보다도 적고 3인 가족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한계선인 81만 431원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실직한 남편(65)과 손녀를 부양하는 김씨의 생활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노동부는 오는 9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현 시급 2840원보다 9.2%가 인상된 시급 310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한다. 현 최저임금인 64만 1840원에서 이론상으로는 6060원이 오르지만 김씨의 월급은 제 자리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주5일제로 인한 연월차 통합과 생리휴가 무급화로 현행보다도 5만 8313원이 오히려 삭감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런 계산법을 적용해 보니 안산의 한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원도 주5일제로 바뀌면서 월급이 66만 1000원에서 64만 7000원으로 줄었다.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주 44시간 근무를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정부가 정한 시급 3100원만 지급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결국 노동시간은 단축됐지만 인력이 충원되는 것은 아니어서 노동 강도만 세지고 임금 차별은 확대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성·노동단체는 ‘고무줄 최저임금제’라고 비판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의회] 초선으로 의장된 원칙주의자

    [의회] 초선으로 의장된 원칙주의자

    ● 신승호 강북구의회 의장 강북구의회 신승호(55세) 의장은 임시회,정례회 등 회기가 아닐 때 더욱 바쁘다. 그는 동네를 돌면서 집행부에서 챙길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풀뿌리 생활정치’를 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로등이 잘못된 데는 없나,쓰레기는 잘 치워지고 있나 주민들의 민원 등도 살펴볼 겸 동네 한바퀴를 순찰하죠.” 신 의장은 구의회에서 ‘마이너 중의 마이너’로 꼽힌다. 초선 의원인데도 의장에 오른 독특한 케이스다. 더군다나 한나라당 출신 의장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에 반해 신 의장은 민주당 출신이다. 신 의장은 구청장(한나라당)과 당적이 다르지만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의회·집행부간 발전적인 파트너쉽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장직 걸고 꿀꿀이죽 사태 밝혀내... 최근 강북구 ‘K어린이집 꿀꿀이죽 사태’의 경우 신 의장은 일부 반대 의원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K어린이집 운영관리 실태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조사활동을 벌이면서 K어린이집 보조금을 부정 수령한 사실 등을 파악,강북구가 지난 6일 K어린이집 폐쇄조치,K어린이집 원장 형사고발,보조금 반환명령 등의 조취를 취하도록 했다. 강북구는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꼴찌인 만큼 복지가 취약한 지역이기도 하다. 신 의장은 평의원 시절인 2004년 6월 제8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시 강북구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골다공증 기계 도입 필요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최근 조례 수정을 통해 골다공증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최신 기종을 보건소에 설치케했다. 일반병원에서는 2만∼3 만원 들지만 강북구 보건소에서는 5000원만 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의료수급권자,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들은 무료다. 한편 신 의장은 “지방의회 의원은 무엇보다도 금전과 도덕성에서 자유로워야 지역의원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신 의장은 “의원들이 이권에 개입하고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합리적이고 원칙을 중요시하는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장에 선출되기 전 건설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신의장은 공무원들로부터 ‘잘못했다.다음부터는 타당성을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이끌어낸 ‘송곳의원’으로 유명하다. 철저한 현장확인을 통한 정확한 근거로 집행부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 “삼각산 케이블카 설치해야...” 삼각산(북한산) 케이블카 설치도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현안중의 하나다. 신 의장은 “우이~신설동간 지하경전철이 건설되면 삼각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세입도 늘어나 재정 자립도 최하위의 오명도 벗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거창한 구호나 예산을 많이 들이는 사업보다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생활구정’을 구청에 주문해 왔다. 전체 예산이 줄어도 민생 예산은 삭감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정활동의 원칙이다. 그는 명지대 정치외교학과와 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을 수료하고 2001년에는 고려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순형 전 국회의원 정책 보좌관과 고려대학교 아·태학회 회장을 맡기도 하였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교우회 상임이사로 활동중이기도 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한 “유류세 10% 인하해야”

    한 “유류세 10% 인하해야”

    한나라당은 14일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10% 인하와 함께 휴대전화 발신자번호표시 등 부가요금의 인하 또는 무료화를 추진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표 참조> 한나라당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박근혜 대표 주재로 ‘민생경제대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확정했다. 맹형규 정책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ℓ당 14원인 석유수입부과금도 작년 수준인 ℓ당 8원으로 6원 인하를 추진하고 택시, 장애인 차량의 액화석유가스(LPG) 특소세 면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류세 10%를 삭감하면 작년 기준으로 2조 1000억원의 감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의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정보통신비와 관련해서는 1단계로 발신자번호표시, 문자메시지 등 부가서비스 요금 인하를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무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디스커버리호 발사 또 연기

    미 항공우주국(NASA)이 2년5개월 이상 안전장치를 보완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온 유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가 13일(현지시간) 또다시 연기됐다. 이르면 16일 다시 발사될 수도 있지만 이달 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9월로 미뤄진다. 이럴 경우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참사 이후 우주왕복선과 연계해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를 계속하려는 NASA의 계획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고 예산 삭감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 결정은 발사 예정시간인 오후 3시51분(한국시간 14일 오전 4시51분)을 2시간가량 남긴 1시32분에 내려졌다. 연료탱크가 가득 차 있음을 알려야 할 센서 4개 중 3개가 ‘비어 있음’으로 돼 있는 것이 발견돼 5분 동안 논의한뒤 결정이 내려졌다. 규정에 따라 발사 2시간30분 전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했던 여성 선장 아일린 콜린스 등 승무원 7명은 다시 발사대로 내려왔다. 발사 책임자 웨인 헤일은 발사대에서 수리가 이뤄질지 아니면, 격납고로 옮겨 더 본격적인 수리를 해야 할지는 14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커버리호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결함 발생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2일에는 창문 덮개가 떨어져 우주선 꼬리 부근의 내열 타일 2개가 파손됐으며 13일에는 히터 결함으로 외부탱크에 액화수소와 액화산소를 채우는 과정이 지연됐다. 이번 연기로 NASA는 연료와 인력 비용 등으로 61만 6000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는 미국 최초 지구선회 우주인인 존 글렌 상원의원과 컬럼비아호 승무원 유족을 비롯, 수천명의 어린이와 교사가 발사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 있었으나 실망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책진단] 담뱃값 추가인상 왜 망설이나

    [정책진단] 담뱃값 추가인상 왜 망설이나

    담뱃값을 추가로 500원 올리는 시기를 놓고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이미 예고됐던 7월1일 인상안은 물건너 갔다. 추가인상을 위해서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일러야 오는 10월쯤에야 가능하고 연내에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복건복지부는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와 이미 합의했고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위해서도 연내 추가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연초만 해도 김근태 복지부 장관은 7월1일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경제논리를 앞세운 경제부처의 역공이 거세지자 김 장관은 “인상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규제개혁위, 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의 복지부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30일 담뱃값을 500원 올리기 전과 후의 성인남성 흡연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 57.8%에서 지난 3월 53.3%, 지난달 52.3%로 5.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월평균 성인남성의 금연율이 0.7%에 달했다. 가격정책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배소비자보호협회측은 복지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협회에 따르면 KT&G가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성인남성 흡연율은 지난해 12월 54.7%, 지난 1월 51.7%,3월 53.0%, 지난 6월 52.5%로 나타났다. 월평균 금연율이 0.3%에 불과했다. 정경수 담배소비자보호협회장은 “담뱃값 인상 후에도 월평균 금연율이 0.3%에 그친 것은 담뱃값 인상이 금연을 확산시키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담뱃값 인상효과를 놓고 한국갤럽과 중앙리서치의 조사 결과가 차이가 나자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의를 13일 다시 열었다. 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확정하기 위해 규개위 심의부터 통과해야 한다. ●연내 못올리면 내년 복지예산 삭감 하반기 담뱃값 추가인상이 되지 않더라도 올해의 국민건강증진기금 조성에는 별로 차질을 빚지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말 담뱃값 인상에 따라 올해에만 1조 4000억원의 기금을 더 거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9200억원은 건강보험 재정 지원에,1900억원은 암이나 성인병 치료 등에 쓰기로 이미 확정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올해 담뱃값 추가인상에 따른 기금수입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내에 담뱃값이 추가인상되지 않으면 내년도 건강증진 기금의 규모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내년도 복지예산도 삭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기업26% “여름휴가 없다”

    기업26% “여름휴가 없다”

    기업 4곳 중 1곳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5일제 확대 시행으로 여름휴가를 축소하거나 없앤 탓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휴가일수도 평균 0.2일 줄었고, 휴가비 지급액도 2만 3000원 삭감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여름휴가가 짜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일 발표한 ‘기업체 하계휴가 실태조사’ 결과다. 종업원수 100명 이상의 252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대상의 26.1%가 여름휴가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20.5%)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휴가제도를 변경한 기업(22.8%)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름휴가를 축소하거나 연차휴가로 대체 또는 폐지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휴가일수는 평균 4.1일이었다.2003년 4.4일에서 지난해 4.3일로 줄어든 데 이어 2년째 내리막길이다. 여름휴가 실시계획이 있는 기업 가운데 휴가비를 지급하겠다는 기업은 65%로 지난해(64.9%)와 비슷했지만 금액은 짜졌다. 평균 31만 4000원으로 지난해(33만 7000원)보다 6.8% 줄었다. 반면 40만원 이상 지급하겠다는 곳도 25%나 됐다. 휴가시기는 8월초(27.7%)가 가장 많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내년 나라살림 새로 짜라/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06년도 정부예산이 200조원을 넘길 것 같다.56개 중앙행정기관의 예산요구액은 국회심의 과정에서 일부 삭감되겠지만 매년 몇조원씩 증가하고 있다. 내년 증가분은 당·정·청간의 장기재정운용방안 협의에서 논의한 대로 복지와 대북지원 과학기술지원 등이다.2006년 예산요구액 가운데 정부당국자의 말대로 톱다운 방식으로 개선한 것이 일부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늘어나기만 했던 도로건설 예산요구액이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라 살림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데 비해서 일년 예산의 쓰임새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제대로 평가한 토대 위에서 새해의 살림을 짜는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금도 일년 살림의 결산을 대충하고 있고 각 부처도 책정된 예산을 그냥 집행할 뿐 제대로 된 엄정한 평가 작업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농특예산으로 집행된 상수도개선 사업비는 몇년 전까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했는지에 대한 점검작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빈곤층 복지대책의 간판사업으로 내건 국민기초생활보장대상자도 150만명이 적용받는 것으로 공식발표해 왔지만 실제로는 134만명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에 적용대상자를 일부 확대했지만 문제점은 여전하다.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면서 ‘눈먼 돈’의 지출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연말이 되면 전국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사업은 어떤가? 아름다운 산길을 포장한 지 1∼2년 안 돼 직선도로를 낸다고 산허리를 끊어내고 있는 곳도 부지기수다. 빈 교실이 늘어나는 12조원의 교육여건 개선사업은 말할 필요도 없다.R&D 예산으로 7조 8000억원이라는 국민세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중복지원이나 이미 시장에서 개발이 끝난 사업 등에도 예산이 쓰였다는 것은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이러한 비효율과 낭비에 대한 국민 불만과 비판이 어제오늘 있었던 것도 아닌데 여전히 개혁되고 있지 않은 것은 제도의 허점과 관행, 공직자들의 자세, 견제와 감시체제의 미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가 정책감사로 전환되면서 대형 국책사업의 타당성 점검작업 과정에서 일정한 성과가 나타나긴 했다. 또 국회의 예산분석과 평가사업, 정부혁신 작업과 공무원들에 대한 업무평가 등이 도입되면서 약간의 변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국민들은 정부의 그런 노력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생활변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할 뿐더러 기업과 개인이 지속적인 경제난 속에서 느끼는 위기감과 너무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기적 위기 속에 빠져있다. 중국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태풍 앞에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기력을 잃어가고 10여개의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품들도 중국의 거센 추격 앞에 한치의 여유도 가질 수 없게 됐다. 반면에 우리사회에는 장기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젊은이들이 빈둥거리며 놀고 있지만 일자리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또 빈곤층 증가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복지와 의료비도 폭증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조건을 정부가 반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급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8000억원의 국민세금은 어떤 성과가 있는가? 실업률 수치를 낮추는 효과 이외에 헛돈을 쓰고 있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복지예산 확대도 제도정비가 없는 한 국민세금만 줄줄이 새나갈 것이다. 국가 부채가 200조원을 넘긴 상황이 아닌가. 따라서 부분적인 혁신이나 무슨 그럴듯한 모양내기식의 방식으로는 당면한 국가적 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물론 정부가 모든 일을 다할 수 없다. 갈수록 그 한계도 분명하다. 하지만 정부예산과 공기업의 예산이 작동되는 공공부분에서 올바른 방향을 잡는다면 그 파급효과는 절대적이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내년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점검해 낭비성 예산과 타성적인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해 국민생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예산의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 그 길이 민심안정과 정부신뢰를 높이는 지름길이자 기본이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 “최저임금 행정심판 청구”

    노동계가 최저임금 의결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 등을 주장하며 다음주 초 김대환 노동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키로 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안과 관련,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한국노총 이민우 정책국장은 1일 “최저임금법상 2회 이상의 출석을 요구받고도 출석하지 않았을 경우 표결처리할 수 있으나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의결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위가 올 하반기와 내년 최저임금을 9.2%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은 실질적인 임금 삭감”이라며 “노동부장관에게 이의제기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노동계는 최저임금이 종전 2840원(시급)에서 3100원으로 인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월 64만 7900원으로 현행 64만 1840원(주 44시간 기준)과 비교하면 임금인상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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