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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봉급 2% 인상’에 공무원들 불만 팽배

    올해 공무원 봉급이 2% 인상으로 최종 확정됐다는 보도(서울신문 1월2일자 2면)가 나간 뒤 2일 곳곳에서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한마디로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서영철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책정한 3%인상안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기왕에 책정된 것만이라도 국회에서 제대로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공노총의 입장이었다.”면서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정부·여당이 공무원을 우습게 알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따라서 조만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도 “물가상승이나 의료보험료 인상 등을 생각하면 사실상 임금삭감이나 다름없다.”면서 “조만간 공식입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반 공무원들의 반응은 훨씬 냉담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삭감이 이뤄진 데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사회부처의 A국장은 “많은 공무원들이 국회에서 1%포인트가 삭감돼 ‘2% 인상’으로 굳어진 데에 불만이 팽배해 있다.”면서 “7∼8% 인상안에 대해 깎는다면 이해가 되지만 최소 가이드라인인 3% 인상안에 대해서도 ‘칼질’을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B서기관은 “매년 11월에 지급되던 봉급조정수당도 올해부터 폐지되는데 급여마저 2%밖에 오르지 않는다니 할 말이 없다.”고 허탈해했다. 고응석 행정자치부 직장협의회장은 “만일 한나라당이 등원을 했더라면 3%인상안이 그대로 통과됐을 텐데 열린우리당이 야당의 눈치를 보는 ‘정치적 결정’을 하다 보니 삭감을 한 것 같다.”고 분석하며 “이것은 실질임금의 삭감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도 공무원들의 비난 섞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기막혀’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한 공무원은 “정말 너무하네. 작년에도 동결하더니, 차라리 2%도 반납하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웃기는 정부네’라는 글에서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정부네.3% 인상에서 1%를 깎다니… ‘알아서 해먹으라는 것´인가.”라며 어이없어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2006 지구촌 이슈] (5·끝) DDA와 FTA

    [2006 지구촌 이슈] (5·끝) DDA와 FTA

    새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새로운 국제교역 규범으로 야심차게 추진하는 도하개발어젠다(DDA)의 타결 시한이다.2006년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지난 5년간의 논의가 물거품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4월까지 관세·보조금 공식 내놔야 지난 18일 끝난 WTO 홍콩 각료회의는 이같은 회의론을 뒷받침한다. 파스칼 래미 WTO 사무총장은 “DDA 협상의 목표 중 60%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40%는 새해에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내년 4월30일까지 농산물과 공산품의 관세 및 보조금 삭감 공식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 공식의 구체적 합의를 위한 다음 각료회의는 언제 어디서 열지 미정이다.7월 말까지 각국별 이행 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약속대로 상반기 중에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상반기에 DDA가 타결될 수도 있다고 대외경제연구원은 관측했다. 회원국별 비준 절차를 거쳐 2008년 발효시킨다는 게 WTO의 목표다. 선진국의 농업수출 보조금 폐지 시한을 2013년으로 못박고, 최빈 개발도상국의 무관세·무쿼터 혜택을 2008년까지 97% 이상 품목에 부여키로 합의한 것은 홍콩 회의가 파국을 면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이들 합의 사항은 이행 기간 전반기에 상당 부분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에 각국이 얼마나 노력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또 내년에 면화에 대한 수출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 실천에 들어갈지 관심사다. 베냉, 차드, 말리 등 서아프리카 최빈국들은 연간 40억달러(약 4조원)로 추산되는 미국의 면화 수출 보조금이 자국의 면화 생산자들을 다 죽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내년에도 FTA 체결 늘어날 듯 DDA가 난항을 겪는 동안 세계 각국은 양자간 협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경쟁적으로 추진해왔다. 단일한 무역 질서가 성립되기 전에 세계는 이미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WTO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18건의 FTA가 체결돼 지난 7월까지 발효 중인 전세계 FTA는 모두 180건으로 늘어났다. FTA는 경제적 측면 외에도 정치·안보 및 자원확보의 목적을 띠고 있어 새해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WTO 중심의 다자주의가 한계를 드러낼수록 FTA의 효율성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칠레, 싱가포르와는 FTA가 발효된 상태다. 동남아시아연합(ASEAN),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도 협정을 체결했다. 이밖에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 25개국과 논의중이어서 내년에 FTA 협정체결 국가는 더 늘어날 것 같다. 특히 미국과의 FTA 문제가 내년에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쇠고기 수입 재개와 스크린쿼터의 축소나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직접적인 통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2010년까지 한국ㆍ중국ㆍ아세안과 각각 FTA를 맺을 계획이며 이를 위한 5개년 로드맵을 짜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달라지는 무역 환경에 점차 소외돼 가는 농민들의 분노도 새해에 우리가 슬기롭게 풀어야 할 숙제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임금피크제 보전수당 月 최고 50만원 지급

    임금을 삭감하되 만55세 이후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의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이 지급된다. 또 구직급여(실업급여)의 하루 상한액을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10년 만에 높였다. 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2008년까지 3년 동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의 근로자에게는 보전수당을 지급한다. 시행령 개정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지원금을 준다. 지급기간은 54세부터 최대 6년이다. 예를 들어 55세까지 고용이 보장된 사업장 근로자라면 2년 동안 보전수당을 받는다. 보전수당을 받으려면 삭감된 이후 수당을 포함한 임금 총액이 한달에 39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보전수당은 임금이 가장 많았던 때와 수당을 신청한 시점 차액의 2분의1 범위에서 한달에 최대 50만원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세계줄기세포허브 연구비 예결특위, 40억증액 무효화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위원장 강봉균)는 26일 황우석 교수 주도로 설립된 세계줄기세포허브의 연구비 40억원 증액 방침을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 소위는 또 최고과학자 연구지원사업에 따라 과학기술부가 내년 예산안에 책정한 예산 30억원은 전액 삭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道추진 사업비 전액 삭감

    강원도 혁신도시 선정과 관련, 춘천과 강릉시민들은 연일 강도 높은 궐기대회와 촛불집회에 이어 내년도 도 추진 사업비 전액을 삭감하는 등 갈등의 골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정작 해결에 나서야 할 강원도와 정부는 원칙론만 고집하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춘천시는 시민궐기대회와 시가지행진에 이어 지난 22일 시민단체 등 1만여명이 혁신도시 선정무효 촛불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재심사를 촉구하고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강릉시도 지난 15일 1만여명의 시민들이 궐기대회를 갖고 편파적인 기준에 의한 혁신도시 선정의 재평가를 촉구했다. 지사 퇴진운동과 분도(分道) 추진도 구체화 할 움직임이다. 이에 앞서 춘천·강릉시의회는 강원도가 지원하는 사업비 전액을 삭감, 내년도 추진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춘천시의회는 지난 21일 내년 도민체전 참가비 1억 6000만원과 알코올상담센터 운영비 8200만원 등 41억 9000여만원의 도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강릉시의회도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빙상장 건립비 33억원을 비롯해 아트센터 건립비 2억원 등 모두 42억 7900여만원의 도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같은 도 지원사업비 삭감으로 내년도 강원도가 일선 시·군을 통해 펼칠 강원도 차원의 각종 시업이나 정책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해결에 나서야 할 강원도는 최근 “간선도로망과의 접근성에는 수도권을 포함한다는 지침을 (정부로부터) 분명히 받았다.”면서 “공공기관의 분산배치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공공기관 분산배치나 도에 일임한 혁신도시 선정문제를 재론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뉴욕 대중교통 파업 ‘3일 천하’

    막대한 벌금과 시민들의 분노에 따라 미국 뉴욕시 대중교통 노조원들이 22일(현지시간) 3일간의 파업을 끝냈다. 파업 60시간만인 이날 밤 11시부터 맨해튼에 버스가 다니기 시작했고, 지하철은 무료로 승객을 태웠다. 20일부터 25년만의 파업을 강행한 뉴욕 대중교통 노조 집행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표차로 일단 업무에 복귀한 뒤 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노사협상의 핵심 쟁점사항인 연금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중교통 노조가 3일만에 ‘백기(白旗)투항’한 것은 크리스마스 직전의 강추위에 단행된 파업에 시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원은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파업을 금지한 주법인 테일러법에 따라 노조에 하루 100만달러(약 1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1966년 제정된 테일러법은 파업 하루당 이틀치의 임금을 반납토록 해 3만 3000여명의 노조원들은 자동적으로 파업한 날짜의 두배에 이르는 임금이 삭감됐다. 이번 파업으로 뉴욕시가 입은 경제적 손해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 시민들은 자전거, 승용차 함께타기, 걷기 등으로 파업을 이겨내 끔찍한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노조가 업무복귀를 결정하기 직전에 소방관이 자전거로 출근 도중 개인 버스에 치인 것이 가장 큰 사고였다. 뉴욕 시민들은 “이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브루클린의 통근자 로렌 카라미코(22)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쌍한 노조원들은 6일치의 임금만 날려버리고 얻은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노조원들에 대한 벌금 부과가 철회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산 하이브리드카 시대] 살아 남으려면

    [국산 하이브리드카 시대] 살아 남으려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지난해 일본에서만 6만대가 팔렸다. 일본 전체 자동차 시장의 1%가 넘는 비중이다. 미국도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카의 판매가 확대돼 2000년 7700대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지난해 8만대를 넘었고 올해는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미국 자동차 7대 중 1대는 하이브리드카 미국의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10년 120만대,2015년에는 3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 비해서는 다소 늦지만 유럽에서도 지난해 1만대 정도가 판매됐고,2010년에는 45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 교통기술국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카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14.5%,2015년 35%에서 2030년에는 50%를 넘을 전망이다. 전세계 자동차업체들이 너도나도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이처럼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단순한 ‘틈새시장’을 넘어 주력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1995년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개발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카 역사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양산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400대가 보급됐을 뿐이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환경친화적자동차 개발·보급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780대,2008년까지 417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한 산·학·연의 하이브리드카 기술개발에 2010년까지 2767억원,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2318억원을 지원한다.2008년까지 공공기관에 보급되는 하이브리드카에는 보조금을 계속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350대를 보급하면서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은 대당 2800만원 수준이다. ●2007년이면 국내 하이브리드카 구매 가능할 듯 정부는 또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특별소비세, 취·등록세, 자동차세 등을 경차수준 이상으로 감면해주고 공용주차장 요금·혼잡통행료 감면, 버스전용차로 운행 등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김진 사무관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하이브리드카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면서 “2007년 말이나 2008년 초면 일반인들도 하이브리드카를 소량이나마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소비자들이 프리우스를 구매할 때 행정보조금 21만엔, 취득세 30만엔, 자동차세 감세액 1만 7000엔 등 52만 7000엔의 혜택을 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능으로 인한 프리우스의 가격 상승분은 약 44만엔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살 경우 오히려 8만엔의 이득을 볼 수 있다. 미국도 최근 에너지관련법안이 통과되면서 업체당 6000대 한정으로 하이브리드카와 가솔린 모델의 가격차를 전액 보전해 주기로 했다. 미국은 또 이미 소득세액 공제나 소비세 공제, 주세 우대, 도로세 면제, 자동차등록세 인하 등 세제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도 하이브리드카와 디젤차간의 가격 차이분 20%를 지원하고, 이탈리아는 구입후 5년간 도로세 면제 및 보험료 할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일본 따라잡으려면 정책적 지원 절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가 지난해 친환경차 개발 전반에 투입한 예산은 101억원에 불과했다. 이번 5개년 계획으로 예산이 늘어났지만 상황에 따라 기획예산처 등에서 언제든지 삭감될 수 있다.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인 김용갑 의원은 최근 싼타페 신차 발표회장에서 “수천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정부가 몇백억원 내놓고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느냐.”며 정부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부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은 최근 선진 메이커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향후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의 기술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기술 개발 지원은 물론 과거 휴대전화 보급 확대때처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대한전선과 대한방직, 대한제당은 모두 한뿌리 기업들이다.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설립했던 회사들로 장남인 설원식(83) 전 회장이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경영권을 승계해 가장 먼저 계열분리했다.3남인 설원량(작고) 회장은 1972년 인송의 실질적인 ‘경영 후계자’로서 당시 대한그룹의 주력사인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고 설원량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한때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기도 했지만 오일쇼크의 충격과 가전사업 매각 등으로 사세가 크게 줄었다. 또 동생인 설원봉(57) 회장이 88년 대한제당을 갖고 분가하면서 옛 대한그룹은 사실상 대한전선만 남게 됐다. 지금은 고 설원량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58) 고문이 오너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임종욱(57) 사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고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24)씨는 대한전선 경영전략팀 과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처럼 1950년대 재계 서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던 대한전선그룹은 오늘날보다 과거가 더 화려한 기업이다. 혼맥도도 이와 비슷하다.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가(家)는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재벌가(家)와 적지 않은 인연으로 엮여 있다.4남2녀를 뒀던 인송은 1970∼80년대 욱일승천했던 국제그룹 창업주 양태진 회장가(家)와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가(家)와 사돈지간이다. 관계에서는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과 임송본 전 대한석탄공사 총재가 사돈들이다. ●50년대 재벌가 인송 인송은 1901년 평안북도 철산군 인송리에서 부친 설흥업옹과 모친 조성녀 여사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 이름은 정동(鄭童)이었지만 서당 스승께서 ‘큰 인물로 대성하라.’는 뜻에서 경동(卿東)으로 지어줬다. 인송의 어린 시절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는 부친을 세살 때 여의고, 모친을 따라 함경북도 부령으로 이사해 무산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집안을 돌보던 인송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어렵게 오쿠라 고등상업학교에 입학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해야 했다. 인송은 이후 부령 군청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1921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인을 동업자로 끌어들여 삼광운송점과 삼광상회를 설립, 운송업과 곡물·해산물 위탁판매사업을 벌였다.1936년에는 동해수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청진 앞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아 이를 가공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1940년대 초에는 어선 70척에 비행기로 고기를 탐지할 정도의 함경도 거부로 성장했다. 그러나 광복과 함께 북측에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월남한 인송은 무역회사인 대한산업과 부동산 회사인 원동흥업을 세워 남쪽에서도 곧 거부 대열에 올라섰다.6·25전까지 그가 수원에 세운 성냥공장은 남한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인송은 53년 재벌의 터전이 된 대한방직을 인수해 근대적인 경영을 시작했다.55년엔 대한전선 인수,56년에는 대동제당(현 대한제당)을 세워 당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가로 올라섰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인송은 54년 자유당 재정부장을 맡으며 정계에 잠깐 발을 담갔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60년대 초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인송은 4·19 의거와 5·16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면서 당시 내로라하는 그룹 창업주들과 함께 부정축재자로 몰려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 특히 인송은 강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부동산도 몰수당했다. 부친의 이같은 시련을 지켜봤던 설씨가(家) 4형제는 훗날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물론 부동산 투자도 꺼렸다. 인송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그는 종이 한 장이라도 소홀히 버리지 않았다. 편지가 오면 칼로 봉투의 한 귀퉁이를 잘 도려내고, 그 뒷면을 이용해 한번 더 사용했을 정도였다. 인송이 송인상 효성 고문(당시 부흥부장관)에게 보낸 편지 에피소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하던 대로 송 장관에게 소식지 ‘무역통신’ 뒷면을 이용해 서신을 보냈다. 이를 받은 송 장관은 대기업 사장의 검소함에 탄복해 서신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수년간이나 회의석상이나 강연회에서 이를 소개했다고 한다. ●옛 영화가 가득한 혼맥 인송은 두번 결혼했다. 그는 첫번째 부인 이태하(작고)씨 사이에 원식과 원철(68)씨 등 2남을 뒀다. 두번째 부인 유인순(작고)씨 사이엔 원량과 명옥(59), 원봉, 영자(53)씨 등 2남2녀를 뒀다.4남2녀 가운데 여자 형제는 중매로, 남자 형제는 연애 결혼했지만 당시 재벌가의 통혼이 그러하듯 인송은 관·재계의 명문가를 사돈으로 맞았다. 장남인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은 일제시대 식산은행(현 산업은행) 총재와 대한석탄공사 5대 총재를 지낸 임송본씨의 딸 희숙(75)씨와 연애결혼했다. 당시 원식씨는 희숙씨와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서 유학할 대학을 바꿀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설 전 회장 부부는 설범(47) 대한방직 회장과 설경화(46)씨 등 1남1녀를 뒀다. 차남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은 김용식 전 외무부 장관의 딸 보경(66)씨를 미국 유학중에 만나 인연을 맺었다. 보경씨는 코리아헤럴드 출신의 언론인이다. 설한(39), 설훈(35), 설혜선(34) 등 2남1녀를 뒀다. 3남 설원량 회장은 1969년 동생인 명옥씨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양귀애 고문과 결혼했다. 명옥씨와 양 고문은 친구 사이다. 양 고문은 국제그룹 양태진 창업주의 막내딸이며,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누이 동생이다. 윤석(24), 윤성(21)씨 등 2남을 두고 있다. 4남 설원봉 회장은 박용학 전 대농 명예회장의 장녀인 선영(56)씨와 혼례를 치렀다. 선영씨는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를 다녔던 설 회장과 선영씨는 학창시절부터 오랜기간 만남을 가졌다. 윤호(30)와 혜정(25)씨 등 1남1녀를 뒀다. 장녀 명옥씨는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가문의 소개로 71년 김우기(63) 서울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동철(33)과 승철(31)씨 등 2남을 뒀으며 장남은 의사, 차남은 대한제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영자씨는 고 설원량 회장의 친구인 정근모 명지대 총장의 중매로 차동완(58)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진영(28)씨와 종현(25)씨 1남1녀를 두고 있다. 3세들도 속속 가정을 꾸리고 있다.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의 장남인 설범 회장은 한연나씨와 결혼했으며, 장녀 경화씨도 차정하씨와 혼인을 치렀다. 양 고문의 장남 윤석씨는 지난해 6월 연세대 경영학과 동기생인 심현진(24)씨와 연애 결혼했다. 현진씨의 부친은 심광일(52)씨로 중견 건설업체인 석미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양 고문은 “오랫동안 연애를 한 데다 아들의 판단을 믿었다.”면서 “설 회장도 생전에 둘의 결혼을 허락한 만큼 일찍 결혼을 시켰다.”고 말했다. 설영자-차동완 교수 부부의 장녀 진영씨는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조 부사장은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손자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다. 진영씨는 대한전선 3세 가운데 유일하게 재벌가(家)와 통혼했다. ●일찍 시작한 분가 설경동 가문의 기업 분가는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일찍 시작됐다. 창업주 사후에 2세들의 분가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인송은 생전에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등을 계열분리시켰다.1960년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데다 가정불화마저 겹치면서 인송은 어쩔 수 없이 대한산업과 대한방직 등을 장남 원식에게 맡겨 2세 경영을 펼치도록 했다. 인송은 이후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중심으로 경영을 해오다가 72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3남인 당시 설원량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토록 했다.74년 인송이 결국 타계하자 설 회장이 대한전선그룹을 이끌게 됐다. 대한전선은 88년에 또 한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창업주 인송의 유지를 받들어 설원량 회장이 계열사인 대한제당을 분가시킨 것이다. 설 회장은 동생인 설원봉 회장이 대한제당에 입사한 이래 경영수업을 충실히 받아왔다고 보고, 대한제당 관련 주식을 설원봉 회장에게 모두 양도해 대한전선에서 완전 분리시켰다. 대한제당은 현재 식품소재사업과 레저, 외식업 등에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송의 후계자 설원량 회장 고 설원량 회장 유족들은 지난해 9월 1355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매출 2조원이 안되는 중견기업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자 고 설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상속이나 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하는 다른 재벌가(家)와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대단했다. 그는 평소 “기업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손님이 되어야지, 불청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한토막. 대한전선 본사와 각 공장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한 끼 밥값은 80원이다. 공짜로 주는 것이 낫겠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같이 정해졌다. 설 회장이 내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음식이 혹시라도 부실해지면 회사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서 내린 조치였다. 설 회장 본인도 줄곧 구내식당을 이용했는데, 이 역시 회장이 자주 이용하면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였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낸 것과 달리 설 회장은 부친인 설경동 회장 못지않은 ‘구두쇠’였다. 그는 양복을 한 벌 사면 소맷단이 해질 정도로 입었다. 식당에서 사용한 휴지는 잘 접어두었다가 화장실에서 다시 사용했다. 쉽게 쓰는 휴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가를 생각하면 아무리 사소한 휴지라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같은 성품 때문일까. 그는 4형제 가운데 부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총애를 받았다. 설 회장이 미국 텍사스주립대로 유학갔을 때, 인송의 커다란 기쁨 가운데 하나가 아들의 편지를 받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인송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설 회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설 회장은 67년 대한전선 총무부장으로 입사했다. 인송은 설 회장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호된 경영자수업을 받도록 했다. 설 회장은 68년에 상무,70년엔 전무 등 주요 사업부 수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72년 사실상 경영 대권을 이어받은 설 회장은 견실한 전선사업과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70년대 중반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로 대한전선을 키웠다. 후계자로서 연착륙했다는 주변의 평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대한전선과 금성사(현 LG전자)가 선점한 가전시장에 삼성전자가 후발업체로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70년대 후반부터 덩치에 밀린 대한전선은 자금난으로 갈수록 어려워졌다. 설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든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부친의 유업을 일순간에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젊은 기업가로서 그간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대한전선 가전사업에 관심이 컸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당시 “가전사업이 어려우면 언제라도 대우에 협력제의를 해달라.”는 의중을 넌지시 전해왔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혼자서 시간을 보내던 설 회장은 83년 3월 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전부문 매각을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억달러 규모로 당시엔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가전사업과 생산직원 모두 대우로 넘어갔다. 대우그룹으로 바꿔타는 직원이 무려 6000여명. 대한전선에 남는 인원은 3000명 남짓이었다.24개 계열사 중 10개사가 대우에 속하게 됐으며, 남은 계열사는 통폐합 절차를 거쳐 7개사로 줄었다. ●‘풍운아’ 설원식 대한방직 회장 설원식 전 대한방직 명예회장의 이력은 좀 독특하다.50년대 국내 대표적인 재벌가(家)의 장남이었지만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뒤,55년부터 5년간 중앙대 문과대에서 강사(서양학)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그는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전선 사장직에 갑자기 취임했다. 이후 3년간이나 부친인 인송과 재산 다툼을 벌였지만 그는 결국 법적으로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을 옛 대한그룹에서 떼어내는데 성공했다. 설 전 회장은 70년대 대한종합개발을 설립해 건설업에 진출했으며, 아세아종합금융을 세워 금융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업 진출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세아종금 주가가 폭락하면서 퇴출위기에 몰리자 주식시세를 조종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세아종금은 이후 진승현씨에게 인수돼 한스종금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훗날 ‘진승현 게이트’로 불거졌다. 설 전 명예회장은 98년 장남인 설범 회장에게 대한방직 경영권을 물려주며 현장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의 이력도 형에 못지않다. 그는 일본 게이오대 법대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부친의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그는 대한무역진흥공사에 입사해 조사부 부장과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관장을 거쳤다.91년엔 형인 설원식 전 회장에 이어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사장에 올랐다.2년 후에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3무 경영’ 설원봉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은 연세대 법대와 미국 브루클린 공대대학원을 거쳐 1976년 대한전선 종합조정실 이사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83년 대한제당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88년엔 형으로부터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그는 형과 달리 부드럽다는 평이다. 그러나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은 다른 형들과 똑같다. 재계에서 친한 인사로는 경기고 동기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설 회장은 현장과 인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외환위기 극복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설 회장은 직원들의 신뢰속에 감원과 임금 삭감, 노사분규 없이 힘든 시기를 헤쳐왔다.‘무감원, 무감봉, 무분규’라는 대한제당 특유의 ‘3무(無) 경영’은 이렇게 나오게 됐다. 대한제당은 현재 의약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룹 나침반 임종욱 사장 대한전선의 대표 최고경영자(CEO)인 임종욱(57) 사장은 서울생으로 선린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95년 회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이후 9년간 설원량 회장의 경영 방침과 철학을 받들어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실무관리를 해오고 있다.97년 외환위기 때에는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인수, 진로채권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임 사장은 설 회장이 타계한 이후 회사 경영의 나침반으로서 차세대 ‘먹을 거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미망인이 본 故설원량 회장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예요.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어요. 자제심도 대단했고요. 남편을 사회와 일에 빼앗겼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평생 일만 하다 간 분이에요. 그림이나 음악에도 대단히 조예가 깊었는데….” 양귀애 고문은 남편인 고 설원량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는 듯 설 회장을 언급할 때는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설 회장은 지난해 3월 뇌출혈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아직도 설 회장 사진을 안봐요.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남편 사진들을 다 치웠어요. 감정이 많이 정리가 됐다고 해도 가끔은 가슴이 휑해요. 유품을 정리하는데 옷가지들이 너무 낡았더라고요. 대기업 회장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와이셔츠 소매는 다 헐었고, 구두는 신기 민망한 수준이었어요.” 그는 일만 했던 남편이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둘만의 데이트는 자주 했다고 했다.“설 회장은 사업이 꼬이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면 어김없이 저를 불러요. 옆에 있어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한동안 생각만 해요. 그 때는 옆에서 말 거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그래서 저를 불렀던 것 같아요. 덕분에 둘이서 남산을 자주 산책했고, 가끔은 골프도 둘이서만 치고 다녔답니다.” 그는 불임으로 꽤 고생했다. 장남인 설윤석 과장을 결혼 12년차에 가질 정도였다.“시댁식구들 눈치 많이 봤죠. 재벌가(家)로 시집와서 12년간 애기가 없었으니 얼마나 말들이 많았겠어요. 그때마다 남편이 바람막이가 돼 줬습니다. 참 고마웠죠.” 양 고문은 시아버지인 인송 설경동 회장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아버님이 저를 특히 예쁘게 보셨어요. 항상 자신 옆에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외출을 하면 꼭 저를 데리고 다니며,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한복입은 모습이 예쁘다고 해서 신혼 초에는 한복만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 설 회장은 자식을 엄하게 대했다고 한다.“남편은 아들들에게 절대 용돈을 풍족하게 주지 않았습니다. 수입도 없는 애들이 돈 쓰는 버릇부터 들이면 안된다는 것이었죠. 비행기를 탈 때도 애들은 항상 이코노미석이었습니다.” 양 고문은 지금까지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지만 앞으로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시아버지와 남편이 일군 대한전선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했다. 한편 그는 큰 오빠인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근황과 관련,“건강하시고 친구들을 만나 소일하신다.”면서 “(국제그룹 해체로) 당시엔 심리적인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잊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막오른 3세 경영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창업한 대한전선과 대한제당, 대한방직 등은 모두 3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3세가 최고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제 실무부서에 배치돼 첫 걸음마를 시작한 곳도 있다. 가장 빨리 ‘세대교체’가 이뤄진 곳은 대한방직. 설경동가(家)의 장손인 설범(47) 회장이 1998년 대한방직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설씨가(家)의 3세 경영을 알렸다. 그는 85년 대한방직 이사로 출발해 91년 상무,95년 부사장,96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설 회장은 2001년 한스종금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만두라.’는 소액주주들과 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주변에선 설 회장을 소탈하고 온화하다고 평한다. 집안 가풍대로 보수적이며, 사업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업계에서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더 뷰크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해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학업과 경영수업을 동시에 했던 장남 설윤석(24)씨는 올 들어 경영전략팀 과장으로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쌓고 있다. 그는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삼양금속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설 과장의 나이가 아직 어린 데다 모친인 양귀애 고문이 후견인으로 나서는 만큼 급하게 경영 대권을 잇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이 전문경영인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어 후계자 교육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고문은 “설 과장의 진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승진이나 유학 등은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에요.”라고 했다. 동생인 윤성(21)씨는 중학교 3년때 미국으로 유학가 현재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다니고 있다.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의 장남인 윤호(30)씨는 경영 대권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에 입사해 현재 제당식품사업부를 책임지는 전무로 일하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설 전무는 경기고와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대마 바꿔치기로 백승 확정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대마 바꿔치기로 백승 확정

    제10보(117∼132) 흑 117로 밀고 119로 뻗는다. 여전히 백 대마는 두 집을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상변 흑돌 여섯 점과의 수상전이라면 자신이 있다. 이런 생각으로 (참고도1) 백 1로 연결했다가는 큰일이 난다. 흑 대마는 2,4를 선수하고 6으로 안에서 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다음에 백 대마가 살 수 있느냐인데, 생각보다 그것이 간단하지 않았다. 물론 이 백 대마가 잡히면 흑의 대역전승이다. 그러나 빠르게 속기로 두어가고 있었지만 강동윤 4단은 이미 이런 수읽기를 한 눈에 하고 있었다. 백 120으로 빠진 수가 흑의 노림수를 무산시키는 정수이다. 흑 121로 끊겨서 우변의 백돌 열한 점은 잡혔지만 백 122로 상변 흑돌 여섯 점을 잡으면 여전히 백이 넉넉하게 이겨 있다. 백 122 이후 계속 수상전을 해보면 (참고도2)와 같다. 흑 1로 먹여치는 수가 백의 수를 한 수 줄이는 맥점이지만 백 4로 젖히는 수가 있어서 수상전은 아슬아슬하게 백이 한 수 차로 이긴다. 흑 9로 따낼 때 백 10으로 뒤에서 죄면 그만이기 때문이다(백 6=1의 곳 이음). 프로기사들이 이런 수상전을 반상에서 확인하는 것은 망신이다. 윤 4단은 흑 127,129를 선수해 좌변을 지키고 흑 131로 중앙을 최대한 키워보지만 백 132로 얕게 삭감해오자 돌을 거뒀다. 이미 끝내기로 추격할 형세가 아닌 것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메르켈총리 英·佛중재 EU예산안 극적 타결

    |파리 함혜리특파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국제 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메르켈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타결된 유럽연합(EU)의 오는 2007∼2013년 예산안 마련에서 막후 조정역할을 발휘해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외교소식통들은 “메르켈이 정상회의 데뷔무대에서 자국 재정적자 증가 우려에도 불구,EU 전체 예산규모를 늘리자고 적시에 제안함으로써 중재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평가했다. 앙숙인 토니 블레어 총리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분담금 환급금 추가 축소와 농업보조금 감축을 위한 예산안 재검토 방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조용히 두 정상을 밀어붙인 것도 메르켈 총리란 것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총리가 시라크 대통령과 견고한 짝을 이뤄 종종 블레어 영국 총리를 압박하곤 했던 반면 메르켈 총리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중재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EU 예산안은 이틀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다.25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심야 전체회의를 열어 순번제 의장국 영국의 블레어 총리가 내놓은 최종 수정안을 격론 끝에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타결된 예산안은 EU 전체 예산규모를 25개 회원국 국민총소득(GNI)의 1.045%인 8623억 유로로 늘리고 중·동유럽 10개 새 회원국들에 대한 지원규모도 크게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논란이 됐던 영국의 분담금 환급금 축소 규모도 당초 80억 유로에서 105억 유로로 늘었다. 프랑스 등 EU의 농업보조금 축소 문제는 2008∼2009년에 삭감을 위해 재검토한다는 선에서 합의했다. EU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케도니아에 EU 회원국 후보 지위를 부여했다.lotus@seoul.co.kr
  • [하프타임] 정민태 연봉 2년새 절반 삭감

    2004년 ‘연봉킹’(7억 4000만원) 정민태(36·현대)가 또 한번 몸값 폭락의 수모를 안았다. 프로야구 현대는 15일 투수 정민태와 올해 연봉(5억 5500만원)에서 30% 삭감된 3억 8850만원에 2006년 연봉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민태는 올해 25%에 이어 내년 30% 등 2년 연속 연봉이 대폭 깎였다.
  • 광주국제영화제 사라질 위기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시 지원금이 삭감되면서 내년도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12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도 광주국제영화제 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정부 지원금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영화제가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다. 예결위는 “광주국제영화제가 계획성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일부 위원들의 지적에 따라 삭감을 의결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시 예산 6억원(추경예산 3억원 포함), 국비 5억원, 자체 수익금 5억원 등 16억원 규모로 2006년 8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광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최근 개혁특위를 중심으로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는 마당에 예산의 전액 삭감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직위는 그동안 부실 운영과 시민 외면으로 존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직위는 이에 따라 최근 영화제 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복환모)를 구성하고, 새로운 위원들을 뽑았다. 새로 구성된 위원회에는 김포천, 차두옥, 복환모씨 등 기존 영화제 위원들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 강우석 감독 등 영화인들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광주국제영화제 예산 배정을 위한 재심의를 발의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김포시 - 시의회 경전철건설 갈등

    김포 신도시 핵심 기반시설로 추진되고 있는 경전철건설을 놓고 시와 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포시 의원들은 최근 예산결산심사특별위원회를 열어 신도시건설단이 상정한 경전철 관련 예산 전액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오는 16일 열리는 예결위에서 경전철 건설을 위한 시의 사전검토, 주민견학비, 자문위원 수당 등 5000여만원의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다. 이 예산은 많지 않은 액수지만 경전철 건설과 관련돼 시의회에서 다룰 수 있는 예산의 전부여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시 의회측은 “건설교통부와 시가 개발우선적 사고로 경전철 건설을 밀어붙여 제동을 걸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중전철 등 다른 광역교통망 체계도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 경전철을 추진해온 시는 사업비가 중전철의 3분의 1 수준이면서도 수송능력은 절반에 달하는 경전철이 전철건설 재원인 신도시 개발부담금(8000억원)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중전철은 편익과 수요 측면에서 타당성이 없고 인구 100만 이하의 중소도시에는 설치가 어렵다.”면서 “용인·광명·의정부 등 수도권 도시 대부분이 경전철을 건설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윤문수 의원은 “경전철은 운영 주체가 지자체여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시재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재정적 안전망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중전철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학법 ‘후폭풍’ 정국 꽁꽁…임시국회 첫날부터 공전

    열린우리당은 국회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이후 장외투쟁으로 돌아선 한나라당을 향해 12일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당근’,‘채찍’을 번갈아 쓰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일단은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과 8·31대책 후속입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논리다. 정세균 의장은 “(한나라당은) 이성적인 태도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할 일이 산적해 있고, 민생안정을 챙겨야 할 이 때, 한나라당이 매일매일 떠들던 민생은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의회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정 의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즉각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하며 “정상적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파행으로 만든 한나라당이야말로 ‘공무집행 마비정당’”이라고 일축했다. 임시국회가 계속 공전될 경우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직·간접적으로 ‘사학법 공조’를 해낸 군소정당과 보조를 맞춰 한나라당을 고립시키는 전략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냉탕’ 전략 이면에는 한나라당이 요구해온 감세안을 일부 수용할 수도 있다는 ‘당근’이 깔려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감세안 가운데 법인의 기부금 손금산입, 중소기업의 현금성 결제분 세액공제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업용 택시의 LPG 특소세 면제 등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한 상태다. 새해 예산안도 한나라당 주장처럼 8조 9000억원씩 대규모로 삭감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조 단위로 깎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속내다. 단독으로라도 열겠다던 재정경제위와 예산결산특별위는 일단 보류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원주 혁신도시 후속조치 착수

    강원도 혁신도시 선정 후유증이 ‘분도(分道)론’으로 치달으며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후보지로 선정된 원주시의 후속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원주시는 12일 도 혁신도시 후보지에 대해 국무조정실과 건설교통부 관계자가 금주 내에 후보지와 강원도를 차례로 방문하고 시가 입주 업체와 협의에 들어가는 등 후속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14일 강원도와 원주시를 차례로 방문해 입지선정과 관련해 추진상황을 보고 받고 혁신도시 후보지역인 반곡동 105만평도 직접 둘러본다. 원주시는 또 16일 혁신도시에 입주할 13개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갖고 협의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후보지의 토지 소유실태와 지목 등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후보지 가운데 도시관리계획상 관리지역이 77.5%를 차지하고 있어 상하수도, 통신, 가스 등 인프라 구축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춘천지역 주민들은 12일 혁신도시 탈락에 반발하는 범시민궐기대회를 가진 데 이어 강릉시도 15일 대규모 규탄·결의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춘천시와 강릉시는 내년 도비사업을 잇따라 거부하고 나섰다. 춘천시의회는 예산안을 예비 심사하면서 도민의날 행사 등 도비지원사업 186건 42억원을 삭감했다.강릉시 비상대책위원회도 평창동계올림픽 빙상장 건립과 정동진 관광기업도시 건설 등 도가 추진하는 사업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의해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학법 후폭풍 ‘반쪽국회’ 되나

    임시국회가 12일부터 문을 열 예정이지만 ‘초반 공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의 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로 한나라당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반쪽국회’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장기 등원 거부를 할 경우 여론의 비난이 쏟아질 것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등원 시기와 명분을 따져보면서, 등원을 조건으로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與 대화·고립작전 `당근과 채찍´ 열린우리당도 국회 공전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사학법 처리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정세균 의장은 1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사학법을 비롯해 예산안, 부동산대책 후속입법 등 현안에 대한 TV토론을 제안했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과의 대화채널을 풀가동하는 한편 다른 정당과의 공조관계를 유지해 한나라당 고립 작전도 펼 뜻을 내비쳤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이 국회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필요한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민노당 등 다른 당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적극 협조에 모멘텀이 된다면 조율과 절충에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관련 법안에 대해선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한나라당 감세안 중 택시LPG 특소세와 장애인차량 LPG 부가세 면제는 정부에 대안을 강구토록 했다. 법인의 결식아동 기부금 손금산입, 경합승용차 취득·등록세 인하 등도 검토대상에 올려놨다. 예산안 삭감요구도 ‘절대불가’ 입장에서 완화기류가 감지된다. 비정규직법안, 금융산업구조개선법, 특별·특검법도 야당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사안에 따라 협상 테이블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주요 당직자는 “사학법 무효투쟁과 병행해 원칙적으로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파행운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되 구체적인 임시국회 운영전략은 12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고심 중임을 시사했다.●한나라 “감세안 등 최대 양보 노력” 5대 감세안만큼은 최대한 양보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7일 여야 정책협의회에서 결식아동 기부금 비용 인정과 소형 승합·화물차의 취득·등록세 면제 등에 ‘잠정’합의한 만큼 나머지 감세안을 놓고 여당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부동산법안과 금산법 개정, 비정규직법안 처리 등은 신축대응하면서 감세안 관철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비정규직법안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공조 견제 카드로 활용하고, 금산법과 특별·특검법은 위헌소지를 제기하며 단호히 반대한다는 방침이다.한편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의 TV토론 제안에 대해 유정복대표 비서실장은 “국회를 파행적으로 만들어놓고 사과해도 시원찮을 판에 논쟁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사설] 임시국회 정상화가 급선무다

    오늘부터 한달 회기로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새해 예산안조차 처리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났고, 여당의 사학법 강행처리에 한나라당이 반발해 임시국회마저 파행이 예고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벌써 열흘이나 넘겼다. 부동산입법,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현안처리가 지연되면서 부동산시장과 노사현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해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어제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국회의장과 여당이 국회법절차를 위반했다면서 헌법소원,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회의장 불신임, 대리투표 의혹 규명을 추진키로 했다. 나아가 장외투쟁 여부를 최고위원회의, 의총을 통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법 개정안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대해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안으로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회에서 사학법처리 절차의 문제점을 따지고, 법개정안 실시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라고 본다. 무엇보다 사학법 통과를 정체성 논란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지양해야 한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입법취지를 살리는데 정치권이 앞장서야지,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사학법인과 일부 종교단체의 불만이 대단한데, 기름을 붓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이들과 연대해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나라는 다시 두쪽으로 갈라져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정치력과 포용력 없음을 다시 지적해야겠다. 예산안을 비롯, 현안처리가 늦어지는 1차 책임은 여당에 있다. 단독국회 운영보다는 한나라당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학법 후속조치에서 야당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새해 예산도 불요불급한 부분은 과감하게 삭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가 오래 파행하면 여야 모두 국민의 질타를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 고이즈미 국회개혁 ‘조령모개’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국회의원 정수를 대폭 줄이고, 국회의원 연금을 폐지하자는 국회 개혁의 칼을 빼들자 정치권이 벌집을 쑤셔놓은 분위기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의원 연금제 폐지와 관련, 당 실무자들이 “자민당 안도 현행 의원연금제도의 폐지이기는 하지만, 전·현직 국회의원의 연금 지급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고 황급히 보고하자 “그럼 자민당 안대로 하라.”고 발을 뺐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총리가 국회 개혁에 혼선을 초래했다.”거나 “자민당 안조차 제대로 모르고 조령모개(朝令暮改)식으로 했다.”, “자민당 개혁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지는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정수 삭감도 소동이 예상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8일에도 “지방의원도 1만명 이상 줄였다.”고 기자단에 설명하며 국회의원의 고통분담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자민당 내 반응은 심상찮다. 하토야마 구니오 당 선거제도조사회장은 “제도 수정은 일부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자민당 집행부의 한 간부는 “(의원정수 축소 등이) 정말이라면 천하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분위기가 흐르자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국회의원 감축과 관련,“구체적으로 정치 스케줄에 올리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발 뺐다.taein@seoul.co.kr
  • 朴대표 “힘으로 나오면 몸으로 저지”

    朴대표 “힘으로 나오면 몸으로 저지”

    한동안 ‘미풍’이 불던 정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열린우리당이 지난 7일 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에서 8·31부동산 후속입법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전격 표결처리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나라당은 “비상사태”라며 9일 의원총회를 열고 예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원회 활동에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 때문에 이날 본회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들만이 참석해 ‘반쪽’으로 파행 운영됐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 합동공청회도 무산됐다. 특히 김원기 국회의장이 9일 직권상정할 예정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놓고 한나라당은 “물리력·화학력을 합쳐서 막겠다.”고 강력 저지할 태세여서 파행이 예상된다. 아울러 예산안 삭감과 감세안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싼 정면 대치로 연말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게 됐다. ●“표결처리 당연”“여당이 뒤통수 쳐” 여야 지도부는 날선 설전을 주고받으며 전선을 형성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야당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을 규탄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여당이 뒤통수를 쳤다.”며 “날치기 통과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 현 상황을 국회 비상사태로 규정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상임위나 법사위 차원에서라도 처리해 놓아야 부동산 투기가 들먹거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오영식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집권여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느냐?”고 반문하면서 “국회법은 왜 만들었나?”고 공박했다. ●여야 원내대표 절충시도 불발 여야 원내대표·수석부대표들은 이날 오찬회동 등 각각 접촉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상임위에서는 쟁점 사안을 놓고 ‘각개전’,9일 본회의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전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바쁜 연말이 될 것 같다.”며 대치국면을 시사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원기 의장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개방형 이사제 우선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마련해 9일 본회의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그러나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강력 저지 방침을 천명해 무력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강재섭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은 원내대표실에서 밤늦게까지 대책을 논의했다. ●여, 감세안 부분수용 시사… 총리 “거부권 행사” 한편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5대 감세안과 관련,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기업의 결식아동 기부금 손비 처리 조항은 조세행정 원칙 범위 내에서 수용할 수도 있다.”며 부분 수용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대책 당정협의회에서 한나라당의 택시LPG(액화석유가스) 특소세 면제 요구 등과 관련,“여당이 혹시 표를 의식해 이를 수용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난항을 예고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강원도 내년 예산 ‘혈세 펑펑’

    강원도 내년 예산 ‘혈세 펑펑’

    ‘공무원 생일선물비용 1억 200만원, 도지사 차량 구입비 5900만원, 도정 홍보요원 해외여비 1800만원….’강원도 사회단체(도정감시 강원연대)가 내년도 도예산에서 불요불급한 51억 6800만원을 삭감, 보육시설 확충 등에 사용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단체들은 8일 강원도의회에 의견서를 내고 “열악한 강원도 살림살이속에 공무원 생일선물비용 1억 200만원, 공무원산업시찰 6000만원 등 선심성 예산이 수십억원에 이른다.”며 “이같은 예산을 삭감해 보육시설과 장애인 편의시설 등의 개선과 확충에 사용해 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3년 5000만원을 들여 구입한 도지사의 관용 승용차량을 3년만에 또다시 5900만원씩 들여 교체하려는 것은 예산낭비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사회단체가 삭감을 주장한 예산은 ▲공무원 생일선물비용 1억 200만원 ▲공무원 산업시찰 6000만원 ▲대형승용차(도지사) 관용차량 교체비 5900만원 ▲강원도의정회 운영비 1억 4500만원 ▲행정서비스 주민만족도 조사비용 2000만원 ▲도청시책 홍보요원 해외여비 1800만원 ▲도 안전문화운동 홈페이지 유지보수비 8400만원 등 15개 항목에 걸쳐 51억 6800만원에 이른다. 이와함께 ▲대북방송장비 전시시설 3억원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지원 90억원 ▲안보관광지개발 20억 2000만원 등 10개 사업은 재검토를 요구했다. 강원연대는 이같은 사업의 삭감과 재검토된 예산을 도립보육시설 확충과 지역아동센터 지원강화, 농가도우미 범위 및 지원 확대, 학교급식지원, 소나무 재선충 방제비용, 대학생 창업지원비 등 22건을 증액해 줄 것을 촉구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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