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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데리러 갈까요” “낮잠·간식시간 헷갈려요”

    “언제 데리러 갈까요” “낮잠·간식시간 헷갈려요”

    어린이집별로 등·하원 시간 달라 혼선 워킹맘 “종일반 프로그램 있긴 한가요” 다자녀 자격 부모들 통보 못 받기도 “부모님들이 물어봐요. ‘언제 데리러 갈까요’, ‘바우처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라고요.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도대체 이걸 왜 하느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맞춤형 보육 시행 첫날인 1일에도 전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한 달 넘게 부모들과 상담을 진행한 결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하던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원장은 “만 2세반 아이 14명 가운데 9명이 맞춤반”이라면서 “당장은 보육료 삭감으로 손해를 보겠지만 그렇다고 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집에 보낼 순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 어린이집에서는 오후 3시 30분쯤 아이를 데리고 간 부모도 있었고, 오후 7시쯤 아이를 데리고 가기도 했다. 하루 12시간 운영하는 종일반과 하루 6시간 이용하는 맞춤반 보육이 시행되면서 보육 현장의 혼란이 현실로 드러났다. 정부가 통원 버스 운영이나 간식 시간, 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별도 지침을 제공하지 않고 세부적인 부분을 어린이집 상황에 맡기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될 우려도 보인다. 서울 성동구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은 전날 밤늦게까지 ‘몇 시까지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나’라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 전체 20명 가운데 4명이 맞춤반인 이 어린이집은 평소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다. 원장은 “평소 3시쯤 하원 준비를 했지만 오늘은 2시부터 시작했다”면서 “하원 시간뿐 아니라 간식이나 낮잠 시간도 달라지니 정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부모들도 혼잡한 하루를 겪었다. 전업주부 강모(35)씨는 전날 저녁에야 어린이집 원장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강씨는 “평소 오전 10시쯤 아이를 맡겼는데 날이 임박해서야 달라진 시간을 통보받는 바람에 제 시간에 아이를 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종일반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다자녀 가구’ 기준이 바뀌면서 종일반 자격을 얻은 부모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확정 통보를 받지 못한 부모도 있었다. 종일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보육 통합 시스템도 오는 4일까지 중지된 터라 어린이집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 김모(27·여)씨는 “종일반 자격을 취득했지만, 어린이집이나 지자체에 물어봐도 모두 기다려 달라는 대답 뿐이어서 일단 오후 3시에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정모(31·여)씨는 “7시까지 아이를 맡긴다 해도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운영에 대한 의문도 털어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정부가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함에 따라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대책이 추진된다. 향후 노·사·정 관계 회복, 노사 고통 분담 여부가 조선업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 지원 대책의 핵심은 고용유지지원금이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 조치를 취하면 근로자 휴업수당(기존 임금의 70%)의 일부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중소기업 고용유지지원금을 휴업수당의 3분의2에서 ‘4분의3’으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 지원금은 2분의1에서 ‘3분의2’로 올린다. 지원 한도액은 1일 1인당 4만 3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한다.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직업훈련비 지원 한도는 납부한 고용보험료의 24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은 100%에서 130%로 인상한다. 해당 훈련을 유급휴가훈련으로 실시할 경우 종업원 1000명 미만 기업에는 훈련비 단가의 100%, 1000명 이상 기업은 70%를 지원한다.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 등은 4대 보험료,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국세, 지방세 등의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체납 처분을 유예한다. 물량팀(일용직 중심의 외부 하청업체) 등 단기 근로자의 ‘체당금’ 지원도 강화한다. 체당금은 사업주가 도산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정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사업을 6개월 이상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완화해 여러 작업장을 옮겨 다니며 일했을 경우 작업 중단 기간이 1년을 넘지 않고 각 작업장 근무 기간을 합쳐 6개월 이상이면 체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보험료를 계속 납부하기를 희망하면 보험료의 75%를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실직자도 최대 2년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핵심 대책으로 거론됐던 ‘특별연장급여’는 이번 지원 내용에서 빠졌다. 특별연장급여는 최대 6개월까지 추가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수급 기간을 연장해 주는 제도다. 현재 조선업 구직급여 수급자의 67.7%는 9월까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1~2개월간 실직자 규모와 재취업률을 모니터링해 지원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조선업이 밀집한 울산, 경남 거제, 전남 영암, 경남 진해에는 ‘조선업 희망센터’를 설치해 재취업을 지원한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방고용관서, 지역 노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 위원회’도 구성한다. 지방국토청 등 주요 공공발주기관과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에 조선업 실직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유도한다.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600명, 부산·울산 동해남부선 600명, 신고리 원전 300명을 비롯해 4000개의 일자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고용부는 추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소요되는 예산 7500억원은 대부분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조달한다. 노동계는 대기업 3사가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데 반발하며 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은 “대형 조선사 노조가 쟁의행위를 예고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뺐다면 잘못된 판단”이라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받아들여야만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독일 폭스바겐 사례 등에 비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조도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93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폭스바겐은 10만여명의 종업원을 7만여명으로 줄이고 독일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반발하던 노조는 결국 35시간이던 주당 노동시간을 28.8시간으로 줄이고 대신 임금을 10% 삭감하는 것에 동의했다. 사측도 화답해 해외 이전 계획을 철회했고, 구조조정 대상 3만명 가운데 2만명이 실직 위기를 벗어났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재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고용을 모두 유지할 능력이 없다는 엄혹한 사실을 노조는 직시해야 한다”며 “노조도 임금 삭감과 일자리 나누기 등 자구노력에 협력할 때만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다른 데 신고해라” 무사안일주의 드러난 경찰

    “다른 데 신고해라” 무사안일주의 드러난 경찰

    강신명 경찰청장이 부산의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 2명이 여고생과 성관계한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두 경찰관에 대해 내린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해 경찰 신분을 복원한 뒤 감찰을 진행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두 경찰관의 문제를 경찰 내부에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산 사하·연제경찰서, 부산지방경찰청, 경찰청 등을 감찰하는 한편 스쿨폴리스 개선책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무사안일주의, 조직 내부의 칸막이 문화 등 경찰 조직의 많은 문제가 노출된 만큼 대대적인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들이 안팎에서 나온다. 강 청장은 29일 본인 명의의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린 학생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성관계 경위, 보고 과정, 은폐 의혹 등 관련한 사항을 원점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경찰은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두 명의 경찰관에 대해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하는 대로 대기발령을 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품위유지 위반으로 인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것이며 이 경우 최고 파면에 이르는 중징계를 내릴 수 있고 퇴직금은 삭감된다”고 말했다. 두 경찰관 모두 재직한 지 5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금은 없다. 형사처벌도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부산경찰청 조사에서 두 경찰관은 성관계에 강제성이나 대가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같이 조사를 받은 여고생 1명도 강압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경우 강제성·대가성이 없어도 ‘의제 강간’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두 경찰관이 아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계나 위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찰 조직의 무사안일주의, 조직 내부의 칸막이 문화 등으로 사건이 은폐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부산 사하·연제경찰서는 사건의 전말에 대해 서장까지 보고가 된 상황에서 두 경찰관의 퇴직을 받아 줬다. 부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 경위는 연제서 스쿨폴리스와 여고생의 성관계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문의에 ‘우리 부서 일이 아니니 인사권이 있는 연제경찰서 청문감사관실로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는 범죄가 아닌 품위유지 위반이어서 상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도 지난 5일 연제서 사건을 보고받았지만 감찰을 벌이지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감찰담당관은 “이달 1일에 담당 계장이 연제서 사건을 알게 됐고 부산청에 확인해 5일 내게 보고했다”며 “하지만 이미 민간인 신분이고 강압적 성행위가 아니라고 들어서 추가 조치를 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감찰담당관은 이번 성관계 파문과 관련한 감찰 업무에서 배제됐다. 경찰청은 지난 28일 뒤늦게 감찰관 6명을 부산으로 보내 부산지방경찰청과 연제·사하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이철성 경찰청 차장은 “경찰청장, 차장, 부산경찰청장을 포함해 이번 사건 지휘라인에 있거나 연루된 모든 사람이 감찰 대상”이라며 “부산청은 성관계 사실만 내사하고, 본청 감찰이 은폐 의혹 등 관련 사실을 책임지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쿨폴리스 전반에 대한 개혁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은 “외국의 경우 스쿨폴리스를 교육부처나 학교에서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학교 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그때 경찰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영교 때리던 새누리…알고보니 박인숙 의원도 ‘조카·동서’ 채용

    서영교 때리던 새누리…알고보니 박인숙 의원도 ‘조카·동서’ 채용

    새누리당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 채용’ 사실을 연일 비판하는 가운데 박인숙(68) 새누리당 의원이 5촌 조카와 동서 등 친·인척을 보좌진에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인숙 의원은 5촌 조카를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날 확인됐다. 또 자신의 당협사무실에서 회계를 보던 동서를 올해 의원실 인턴으로 채용했다. 두 사람은 박 의원이 초선이던 19대 국회 때부터 함께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등록만 해놓고 월급만 타가는 게 아니라 받는 월급의 두 배로 일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 재조정, 보좌관 친·인척 채용 금지 같은 것을 (국회) 정치발전특위에서 다루겠다. 의원들이 관행으로 당연시한 것을 청년들은 불공정행위라고 분노한다”며 서 의원 논란을 겨냥했다. 그는 또 국민의당을 가리키며 “왕주현 사무부총장 구속에서 보듯이 정치권이 더욱 깨끗한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 뜻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면서 “세비를 일부 삭감하고 4년간 동결하는 것을 제안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같은 당의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이 서 의원을 비판할 때 국민들 시각은 ‘당신들도 똑같은 것 아니냐’(라는 것)”며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자체 조사해서 자를 것은 자르고 밝힐 것은 밝혀 당이 다시 태어난다고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 의원 중에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것 아니죠”라고 되묻고는 “하 의원 말이 오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일반 안 하면 바보” 전업맘 가짜취업 기승

    “종일반 안 하면 바보” 전업맘 가짜취업 기승

    “어린이집 종일반 자격을 갖추려고 위장 취업한 엄마들 주위에 많아요. 맞춤반으로 신청한 저만 바보 됐어요.” 한 살 아이를 둔 주부 A(32)씨는 지난 24일 종료된 ‘맞춤형 보육 집중 신청기간’(연중 신청도 가능)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임용고시를 준비 중이라 종일반(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신청 대상은 아니지만 주위의 다른 전업주부들이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을 신청해 구직활동자로 등록하거나 지인의 가게에 종업원으로 가짜 취업을 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종일반에 등록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 보육료는 종일반의 80% 정도니까 어린이집에서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우리 애를 제대로 보살펴 주지 않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되구요.” ●“보조금 더 받자” 어린이집도 부추겨 전업주부의 아이는 어린이집 종일반을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맞춤형 보육’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업주부들이 아이를 종일반에 넣기 위해 가짜 취업·구직활동을 하는 불법 행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보조금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어린이집이 전업주부들에게 불법적으로 종일반 신청을 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추진키로 한 어린이집 맞춤형 보육 제도는 시행 초기부터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부 B(33)씨는 일주일에 3~4일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살 아이를 키운다. 4대 보험도 없고 소득 증명도 어려워 종일반 신청이 불가능하지만 지난달 지인의 권유로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종업원으로 등록했다. B씨는 “맞춤반을 신청하면 오후 3시에 아이를 데리고 올 사람도, 맡길 곳도 없어 막막하다”며 “서류상으로만 종업원으로 등록했기 때문에 들킬까 봐 떨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새로 도입한 맞춤형 보육제도는 종일반 등록 기준을 부모가 주 15시간 또는 월 6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일 경우로 제한했다. 정부지원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 수강자나 장애인이 있는 가구,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 다문화 가정, 조손가정, 한부모 가구 등도 종일반 이용이 가능하다. 정부지원금은 종일반이 월 82만 5000원(0세 기준), 맞춤반은 66만원이다. 허위로 종일반 등록 자격을 갖추는 방법은 다양하다. 네 살 아이를 기르며 대구에 사는 주부 C씨는 “다단계 업체에서 물건을 사고 회원으로 가입해 근로자 증빙을 신청하거나 아는 사람의 가게에 가짜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규정을 지키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먼 친척의 사업자등록증명원에 이름을 넣는 방법도 있다. ●‘알바’ 주부 “3시 이후 애 맡길곳 없어” 일부 어린이집은 불법적으로 종일반 신청을 권유한다. 주부 D(30)씨는 “오후 3시면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지난달에 어린이집 원장이 맞춤반이 되면 보조금이 삭감되니 방법이 있으면 종일반으로 등록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면서 “하지만 맞춤반 아이들이 차별당하거나 정부 보조금이 깎여 간식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취업 여부를 파악해 허위 신고를 가려낼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허위 서류로 종일반을 이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고 학부모의 주의를 당부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사 핑계 보험료 지급 늦추면 과태료 부과

    보험사가 보험 사기를 조사한다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지체 사유를 명확히 하는 내용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28일 입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제정안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늦추거나 거절 또는 삭감할 수 있는 사유를 ▲보험약관 또는 다른 법령에 따른 경우 ▲고발 등의 사유로 수사가 개시된 경우 등으로 한정했다. 보험사가 오는 9월 30일부터 시행되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악용해 보험금 지급을 늦추는 등 꼼수를 부릴 수 있다고 보고 예방에 나선 것이다. 일례로 한 보험의 표준약관은 ▲소송 제기 ▲분쟁조정 신청 ▲수사기관 조사 ▲해외 발생 보험사고 조사 등 다양한 경우를 보험금 지급 지체 사유로 들고 있다. 시행령에는 위반 행위의 정도를 고려해 과태료를 감경하거나 가중하는 등의 세부 부과 기준도 들어 있다. 금융위는 다음달 7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뒤 오는 9월 3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보험사에 적용했던 상품 및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보험사들은 자산을 굴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는 물론 해외 부동산과 외국환 소유 한도를 폐지했다. 같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주식 소유 한도, 파생상품 투자 한도도 없앴다. 보험사가 금융회사, 부동산투자회사 등의 자회사를 두려 할 때는 사후에 보고만 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금융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고 신고도 해야 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EU 간 케리 “혼란 최소화하라”… 英재무 “시장 안정 대책 있다”

    EU 간 케리 “혼란 최소화하라”… 英재무 “시장 안정 대책 있다”

    유럽연합(EU) 탈퇴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던 영국이 27일(현지시간) 시장 안정에 안간힘을 쏟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긴급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했고, 재무장관은 시장안정을 위한 성명을 냈다. 미국 국무장관이 EU와 영국도 방문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탄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이 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난 그는 이날 유럽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직전에 시장을 안정시키는 성명을 냈다. 오스본 장관은 그러나 “불확실성이 영국 경제와 재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시인한 뒤 “재무부와 영국은행(BOE)은 향후 수개월을 위한 탄탄한 비상대책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또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미 재무부 등과 긴밀히 연락한다고도 했다. 오스본 장관은 그러나 긴급예산은 편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차기 내각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펼 당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재정에서 300억 파운드(약 46조 7600억원)가 부족해 증세와 복지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각료회의를 소집,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의미와 향후 EU와의 협상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의회도 이날 오후 임시의회를 열고 의회 차원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사항들을 논의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런던을 방문, 양측에 브렉시트 혼란의 최소화를 당부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영국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 등은 28일부터 사흘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는 ECB 포럼에 첨석해 브렉시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 자리에서 추가 양적완화 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런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이 볼모로 휴원 안돼” vs “어린이집 입장 이해”

    “아이 볼모로 휴원 안돼” vs “어린이집 입장 이해”

    # “어린이집에서 피치 못할 경우에만 등원시켜 달라고 알림장을 보냈더라구요. 한 살짜리 애를 맡길 곳이 있어야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어린이집의 취지가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맞벌이 부부는 당장 방법이 없으니까요. 애들은 정상적으로 봐 주면서 반대를 하면 안 되나 싶죠.”-회사원 김모(27·여)씨. # “회사에 말해서 어렵게 이틀 연차를 썼어요.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니 맞춤형 보육이란 게 결국 보육료를 깎겠다는 거잖아요. 어린이집 휴원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습니다.”-회사원 서모(31)씨. 1만 3000여곳의 어린이집을 회원으로 둔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가 정부의 ‘맞춤형 보육’에 반발해 집단 휴원을 시행한 23일 서울 강서구의 A어린이집에서 만난 부모들은 크게 ‘아이들을 볼모로 휴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편과 ‘정부 정책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휴원에 동참하겠다’는 편으로 갈렸다. A어린이집은 휴원에 동의하는 부모들만 아이를 보내지 않는 ‘자율등원’을 실시했다. 이날 총원 20명 중에 9명이 나왔다. 이곳 원장은 “정부의 맞춤형 보육에 반대하는 부모들도 있고, 오늘과 내일 진행하는 자율등원에도 동참해 주고 있다”며 “교사들은 모두 정상 출근했고, 등원한 아이들을 위해 모든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종일반 아이들을 제외하고 보육료가 20% 정도 삭감된다”며 “당장 망하지 않더라도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맞춤형 보육은 0~2세(만 48개월 미만) 영아를 하루 12시간 이용하는 종일반과 하루 6시간 이용하는 맞춤반으로 나누고, 전업주부 등 장시간 이용이 필요 없는 경우는 종일반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다.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지원금은 맞춤반이 종일반보다 20% 적다. 서울 구로구의 B어린이집 관계자도 “오늘 자율등원을 실시했더니 70% 정도가 나왔고 어린이집은 정상적으로 운영했다”며 “어린이집 운영이 힘들어져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 아이를 맡긴 부모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반면 4살 아이를 키우는 이모(36)씨는 “어린이집 운영이 힘들다지만 곳곳마다 사정이 다를 텐데 영세 어린이집에 대형 어린이집까지 숨어서 이익을 보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아이들의 교육과 음식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도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1만여곳의 민간어린이집이 집단 휴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려했던 보육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의 휴원율은 11.7%에 그쳤다. 아예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없었으며, 자율등원을 실시한 어린이집은 전체 4만 1441곳 가운데 4867곳이었다.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부모들은 정부가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는 7월이 더 걱정이다. 어린이집 관련 단체들은 정부가 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집단 휴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회사원 박모(31·여)씨는 “이번에는 다행히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휴원하지 않아서 연차를 쓰지 않았지만 다음달에 장기 휴원을 하면 어떡할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며 “정부와 어린이집이 싸우는데 불편함은 아이와 부모에게만 돌아간다”고 말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최저임금 위반 즉시 과태료 2000만원

    5년 이상 공무원 1년 무급 휴직 하청근로자 원청업체 책임 강화 앞으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업주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5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은 자기개발을 위해 1년 동안 무급 휴직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공무원임용령 개정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 위반 시 2000만원의 과태료를 즉시 부과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지만, 기소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 실효성이 떨어졌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하청업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원청업체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청업체 안전사고에 원청업체의 책임이 있는 경우 기존 벌칙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었지만 앞으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상향된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은 국가, 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의무고용률을 현재 3.0%에서 2019년까지 3.4%로 상향 조정하도록 했다. 2020년부터는 장애인 고용을 소홀히 한 국가·자치단체도 민간기업처럼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기업 현장훈련을 이수한 학습근로자에게 국가자격을 부여하는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에는 5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이 직무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하거나 학습, 연구 등을 위해 최대 1년 동안 무급 휴직을 할 수 있는 ‘자기개발 휴직’ 제도가 담겼다. 정부는 또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보수·수당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앞으로 공무원이 정직이나 강등 처분을 받아 일을 하지 않는 기간에는 일절 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정직 기간은 최대 3개월이고 강등 처분을 받으면 첫 3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된다. 기존에는 일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 급여의 3분의2를 삭감했다. 이 밖에 정부는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격리·입원으로 생계에 불이익을 받을 경우 직장에서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유급휴가 비용은 정부가 부담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하는’ 공무원 만든다···5년 이상 재직시 자기개발 1년 무급휴직 가능

    ‘일하는’ 공무원 만든다···5년 이상 재직시 자기개발 1년 무급휴직 가능

    앞으로 5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은 자기개발을 위해 1년 동안 무급휴직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공무원이 정직이나 강등 처분을 받으면 최대 3개월의 정직 기간과 강등 처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기간에는 급여를 아예 받지 못하게 된다.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들을 담고 있는 공무원임용령 개정안과 공무원·지방공무원 보수·수당규정 개정안,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먼저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에 따르면 인사처는 오는 25일부터 5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이 직무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하거나 학습 또는 연구 등을 위해 최대 1년 동안 무급휴직을 할 수 있는 ‘자기개발 휴직 제도’를 도입한다. 공무원이 자기개발 계획서를 제출하면 각 기관에서 계획을 심사해 휴직을 결정하게 된다. 개정안은 또 승진심사 대상을 현행 최대 7배수에서 최대 10배수까지 늘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1명의 결원이 생기면 승진심사 대상이 7명이었지만 앞으로는 10명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인사처는 특히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12년 이상 재직한 7급 공무원의 경우 결원이 없어도 심사를 통해 승진할 수 있는 범위를 성적 상위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전국 단위의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방역 직류’를 신설하기로 했다. 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보수·수당 규정은 앞으로는 공무원이 정직이나 강등 처분을 받아 일을 하지 않는 기간에는 일절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직 기간은 최대 3개월이고 강등 처분을 받으면 첫 3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된다. 기존에는 정직이나 강등 처분을 받아 일을 하지 않는 기간 급여의 3분의2를 삭감했다. 또 지금까지는 공무원이 휴직을 하면 그 순간부터 성과연봉을 감액했지만 앞으로는 전년도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육 파견으로 1년에 2개월 미만 근무를 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교육 성적 등을 고려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고위 공직자의 경우 백지신탁한 주식이 매각되기 전까지 해당 주식을 발행한 기업과 관련된 수사·검사, 인·허가, 조세부과·징수, 공사·물품의 계약 등의 직무와 이를 지휘·감독하는 직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 백지신탁한 주식이 모두 처분되면 1주일 내에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통보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처분 사실을 1개월 내에 관보에 공개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2급 이상 임직원까지 재산신고를 의무화해 직무수행의 청렴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K-9 자주포 전성시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K-9 자주포 전성시대

    최근 잇따라 불거진 방산비리 잡음 때문에 이제는 자주 쓰이지 않지만, 한때 국산 무기들을 홍보할 때 언제나 따라다녔던 수식어가 있다. 바로 ‘명품’이다. 관계 당국과 제작사 측은 한국형 무기체계가 등장할 때마다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국민에게 홍보했지만, 총기류부터 항공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결함과 비리, 그리고 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 때문에 이제는 쉽사리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첨단 무기 국산화에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열악한 개발 환경과 부족한 예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일명 ‘공돌이를 갈아 넣는’ 방법으로 개발된 국산 무기들에 완벽한 무결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개발되었음에도 ‘대박’을 친 무기가 있었다. 바로 우리 육군의 주력 자주포이자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K-9 자주포이다. 성능은 No.2, 경쟁력은 No.1 K-9 자주포는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던 남북 간의 포병전력 격차를 만회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1980년대 후반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 군이 6.25 전쟁 때 사용하던 구식 견인포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던 것과 달리 북한은 자주포와 방사포를 대규모로 보유한 포병 강국이었다. 북한의 포병은 전면전 상황에서도 대단히 위협적이었지만, 수도 서울이 휴전선에서 불과 50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북한이 가진 대규모 장사정포 전력은 공포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박영수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한 마디에 우리 국민은 패닉에 빠졌고 극심한 전쟁 공포로 인해 생필품 사재기 광풍에 휩싸이기도 했다. K-9 자주포는 바로 이러한 포병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기획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구식 M-114 견인포를 기반으로 KH-179 견인포를 개발했던 것과 미국의 M109A2를 K-55라는 이름으로 라이센스 생산했던 경험만 있었을 뿐, 독자적인 자주포 개발 경험과 기술은 전무(全無)에 가까웠다. 그런 우리 기술진에게 육군이 던진 요구사항은 그야말로 가혹했다. 첫째, 15초 이내에 3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어야 했고, 둘째 주행 중 정지해 30초 이내에 포탄을 발사하고 곧바로 기동해 적의 대포병 사격을 피할 수 있어야 했으며, 셋째 사정거리가 40km 이상에 달할 것 등이었다. 1980년대 중반 기준으로 이러한 성능을 가진 자주포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테크윈(現 한화테크윈)은 불과 7년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10년 만에 양산을 시작하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K-9 자주포는 소요제기 당시 군이 요구했던 대부분의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 당시 일반적인 155mm 곡사포 사거리의 1.5배가 넘는 40km의 사정거리를 달성했으며,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장전장치를 통해 대단히 빠른 발사 속도와 우수한 명중률을 확보했다. 기존의 자주포들은 이동 중에 사격명령을 접수하면 평평한 지면을 찾아 정차하고, 정확한 사격제원 산출을 위해 지도를 보고 자신의 좌표를 확인한 뒤 스페이드나 말뚝 등을 통해 화포를 지면에 단단히 고정하고 화포의 방향을 표적 방향으로 돌리는 방열 작업이 필요했다. 사격지휘소에서 사격제원을 전달해주면 승무원들은 수동으로 레버를 돌려 포의 편각과 사각을 맞추고 포탄과 장약을 있는 힘껏 밀어 넣어 장전해야만 사격할 수 있는데, 아무리 숙련된 인원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작업은 5~10분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9은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30초 이내에 사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이동 중에 BTCS(Battalion Tactical Command System)를 통해 사격명령이 내려오면 곧바로 정차, 포탑 내의 전시기 화면을 조작해 사격제원과 포탄 종류를 입력하면 포탑은 자동으로 표적 방향으로 돌아가고 포탄과 장약 역시 자동으로 장전되기 때문에 K-9 포수는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러한 완전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K-9의 발사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 특히 발사 각도를 다르게 해서 15초 이내에 3발을 연속 발사해 3발의 포탄이 표적 상공에 동시에 떨어지게 하는 1문 TOT(Time On Target) 성능은 1문의 K-9으로 3문의 자주포 효과를 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독보적인 성능이다. K-9은 K-9 그 자체로도 대단히 우수하지만, K-9 자주포의 차체를 이용해 개발한 K-10 탄약보급장갑차와 결합해 운용될 경우 그 위력은 배가된다. 기존의 자주포들은 내부에 탑재한 포탄을 모두 소진하고 나면 트럭을 통해 추가 포탄을 보급받았고, 이 과정은 모두 인력에 의해 수동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40kg이 넘는 포탄을 들고 트럭에서 자주포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보급 속도나 병사들의 생존 가능성 측면에서 대단히 불리했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K-10 탄약보급장갑차이다. K-10 장갑차는 104발의 포탄과 504개의 장약유닛을 적재할 수 있는데, 평상시 K-9 자주포를 따라다니다가 포탄 공급 요청이 있으면 K-9 자주포 뒤에 가서 이송기를 결합한 뒤 버튼만 누르면 분당 12발의 속도로 포탄과 장약이 자동 보급된다. 우수한 자주포와 독창적인 완전 자동화 탄약보급장갑차의 패키지 운용 개념은 기존의 포병 전술 교리를 완전히 바꾸어놓기 충분했고, 이에 힘입어 K-9은 세계 최고의 명품 자주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각지에서 쏟아지는 러브콜 K-9 자주포의 성능에 만족한 우리 군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1,000문에 가까운 K-9을 일선 부대에 배치해 주력 자주포로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통해 첫 실전 경험을 쌓았다. 당시 해병대의 K-9 자주포는 별다른 관측자산이 없었음에도 카탈로그 데이터보다 우수한 포격 정밀도를 보이며 세계 각국 포병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 이전까지 세계 무기 시장에 출시된 자주포 가운데 가장 주목받던 제품은 독일의 PzH-2000이었다. 독일육군의 차세대 자주포로 개발된 이 자주포는 개발된 지 20여 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도 현존하는 모든 자주포의 성능을 압도하는 막강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자주포는 40km라는 긴 사거리를 가진 것은 물론, 1분에 12발이라는 경이적인 발사속도와 우수한 정밀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우수성 때문에 세계 각국이 이 자주포의 도입을 희망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2010년 호주 육군의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에 제시된 PzH-2000 자주포의 가격은 1문에 180억 원. 당시 입찰했던 K-9 자주포와 K-10 탄약보급장갑차 1세트 가격이 60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신형 자주포 도입을 검토하는 나라가 중국제나 러시아제를 배제한다면 고려할 수 있는 자주포는 독일의 PzH-2000이나 영국의 AS90, 프랑스의 시저(Caesar), 미국의 M109A6 등이 있는데, PzH-2000과 AS90은 100억 원이 넘는 가격이 문제이고, 시저는 본격적인 자주포가 아닌 트럭에 곡사포를 올려놓은 간이 자주포이며, M109A6는 경쟁 모델들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자주포인 PzH-2000에 준하는 성능을 가졌으면서 가격은 PzH-2000의 1/4에 불과한 K-9 자주포는 대단히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K-9 자주포는 PzH-2000보다 포탄 발사 속도가 약간 뒤질 뿐 대부분 성능에서 대등 또는 우월하며, K-10과 패키지로 운용될 경우 PzH-2000을 능가하는 작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각국은 경쟁적으로 K-9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고객은 터키였다. 무기 직도입보다 기술도입을 통한 자체 모델 개발을 선호하는 터키는 10억 달러를 지급하고 K-9의 기술과 부품을 구매해 T-155 자주포를 개발했다. 이 자주포는 터키 육군의 주력 자주포일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중동 일부에 수출되기도 했다. 터키 이후에도 구매 문의는 이어졌다. 우선 호주가 PzH-2000과 K-9을 비교 검토한 결과 K-9의 호주형인 AS-9 오지 썬더(Aussie Thunder) 도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호주 국방예산 삭감에 따라 번복되어 호주는 자주포 구매를 포기하고 K-9보다 훨씬 더 저렴한 M777 견인포를 도입했다. 비록 수출에는 실패했지만 PzH-2000과 맞붙은 경쟁에서 K-9이 이김으로써 해외 무대에서 그 우수성을 증명한 것이다. 호주에 이어 폴란드가 K-9 수입 의사를 타진했다. 폴란드는 자체 개발한 크랩(Krab)이라는 자주포가 있었지만, 포탄을 쏘고 나면 차체가 심하게 흔들리는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K-9 자주포의 차체를 수입해 크랩 자주포의 포탑을 이식하는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했다. 터키와 호주, 폴란드에 이어 K-9 자주포 구매를 결정했거나 검토 중인 국가는 5개국이 더 있다. 인도가 K-9 VAJRA-T라는 이름으로 100대 도입을 확정 지었으며, UAE는 K-9 도입을 위해 현지 시험 평가를 요청했다. 최근 핀란드가 중고 K-9 40대 판매를 요청했으며, 덴마크와 노르웨이 역시 신형 자주포 도입 사업에서 K-9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하는 등 K-9은 이제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 유럽 시장에 상륙,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시험평가 영상에서 K-9은 일부 경쟁 모델보다 2배 이상 빠른 초탄 발사속도를 보이며 각국 군 관계자들과 군사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 2016‘에 출품된 K-9이 또 한 번의 대박 조짐을 보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7개국이 K-9 구매 의사를 밝히거나 계약 절차를 밟고 있으며, 특히 일부 국가는 별도의 성능 평가 없이 곧바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빠른 도입을 위해 중고 제품 구매를 문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야말로 ’K-9 자주포 전성시대‘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與 “보육료 등 쟁점 해결… 새달 시행” 野 “연기 및 전면 재검토가 유일 해법”

    다음달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을 놓고 정부와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일단 예정대로 다음달 시행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보완하자는 주장이지만, 야당은 ‘보완 후 시행’으로 맞서고 있다. ●정부 “일단 시행 뒤 문제 생기면 검토” 17일 여야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여야와 정부는 지난 16일 제2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예정대로 다음달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0~2세(48개월 미만) 영아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종일반(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대상이 되는 다자녀의 기준을 완화하고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에 대해 종일반과 같은 보육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맞춤형 보육의 쟁점 사안은 보육료 지급 부분이다. 당초 정부는 맞춤반에 대해 종일반 대비 80%의 보육료만 지원할 방침이었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보육 서비스의 질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집단 반발했다. 그러자 여야는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보육료를 삭감하지 않을 것과 다자녀 기준을 자녀 2명 이상인 경우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정부와 여야는 합의문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하고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일단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어린이집 요구 사항은 거의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면 된다. 보육료도 100% 지원하고 다자녀 기준도 2명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논란이 되는 부분을 수정부터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이날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맞춤형 보육) 연기만이 혼란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면서 “맞춤형 보육 재검토를 통해 학부모, 보육교사 등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보육은 국가가, 추가는 기업이” 제안도 한편 맞춤형 보육이 모든 영아에게 동일한 기본 보육 시간을 주고 필요에 따라 추가 보육 시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여가위원장이자 더민주 보육특별위원장이기도 한 남인순 의원과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이날 주관한 ‘맞춤형 보육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박선권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기본 보육은 국가가 재정을 확충해 제공하고 추가 보육에 대해서는 영아들의 부모가 일하고 있는 기업이 기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자부담원칙을 구현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선관위 “국민의당, 선거 비용 5억 부풀려 보전 거부”

    선관위 “국민의당, 선거 비용 5억 부풀려 보전 거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4·13 총선 선거비용을 실사했더니 국민의당 선거공보물 제작비가 5억원 넘게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해 이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앙일보가 선관위 자료 ‘제20대 국선 선거비용 세부항목별 보전 현황(비례)’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선거운동과 관련해 모두 40억 4300여만원을 보전해줄 것을 청구했다. 이 중 21억 100여만원이 선거공보물 제작 비용이었다. 특히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선거공보물은 ‘2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비례대표(7번) 김수민 의원이 대표이사였던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이 기획·디자인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15억8 500여만원만 국민의당에 보전해줬다. 실사 결과 5억 1500여만원이 인쇄물 제작과 관련된 통상 거래가격을 초과해 과다 청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한국물가협회에 의뢰해 선거홍보 관련 용역과 소요 자재의 시장가격을 파악해 이를 기준으로 각 당이 제출한 선거비용 보전 청구내역을 심사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가 5억 1500여만원을 빼고 비용 보전을 해준 것은 국민의당이 제출한 선거공보 제작비용이 그만큼 부풀려졌음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선관위는 “국민의당의 5억 1500여만원은 모두 통상 거래가격을 초과한 청구로 판단해 보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도 인쇄물 제작과 관련된 보전 청구액 중 일부가 실사 과정에서 깎였지만 삭감 비율은 새누리당 13.9%(19억 1700여만원 중 2억 6500여만원), 더민주 12.9%(18억 9800여만원 중 2억 4600여만원)에 불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공보물을 직접 인쇄한 업체(비컴) 관계자로부터 ‘왕주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이 단가 부풀리기를 통한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박선숙 당시 사무총장은 이 같은 과정을 왕 부총장에게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제보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국가도 지출이 수입보다 크면 자금을 빌려야 하는데 이처럼 정부가 지는 빚을 ‘국가채무’라고 한다. 늘어난 국가채무는 국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수지를 흑자로 만들어야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세금을 늘리기 싫어하는 데다 정부 지출을 줄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감세나 복지 확대와 같이 국민이 원하는 인기 영합적 정책만 펼치다 보면 국가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15년 말 현재 국가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1위인 일본은 어쩌다 이 수준까지 오게 됐을까. 전쟁 비용 조달 때문에 태평양전쟁 종전 직전인 1944년 말 일본의 국가채무 비율은 204%에 달했다. 이후 더글러스 맥아더의 영향하에 1947년 제정한 ‘재정법’을 통해 원칙적으로 공채 발행을 금지하는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을 지속했고, 연평균 178%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1950년 말 국가채무 비율이 14%로 급감했다. 그러나 1965년에 사토 내각이 1년만 할 것을 전제로 1972억엔 규모의 특례공채를 발행함으로써 18년 동안의 공채 미발행 기록이 깨졌는데, 이는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실시하면서 그 재원을 공채로 조달했기 때문이었다. 또 1966년에는 일본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로와 공공사업의 특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초로 6656억엔 규모의 건설공채를 발행했다. 이후 특례공채는 1990~1993년의 4년간을 제외하고 매년, 건설공채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발행돼 2015년 말 잔액이 각각 534조엔 및 270조엔이 됐다. 여기에 연금특례채, 부흥채, 재투채 등 기타 공채 8조엔을 더하면 중앙정부 부채 규모는 총 812조엔에 달한다. 일본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는 1990~2016년 중 664조엔 증가했는데 이를 분석해 보면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251조엔,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사업 지출 증가 59조엔 등 주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복지 지출은 1960년대에는 실업 대책이나 생활 보호 등이 중심이었지만 1973년 ‘복지 원년’ 이후에는 의료보험, 연금 등 사회보험과 사회복지, 장기요양 등 노인복지로 중심이 옮겨져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1990년 11조 6000억엔에서 2016년 32조엔으로 약 3배가 됐는데, 이는 정치권의 선거 공약과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 때문이었다. 또한 도로 등 공공사업 지출도 1970년대에는 다나카 내각의 ‘일본 열도 개조’ 정책과 석유 파동에 따른 경기 대책으로, 1980년대에는 경상수지 흑자 해소를 위한 ‘내수 확대’ 정책으로, 1990년대에는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여러 차례의 대규모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사업이 적극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본래 일본은 산지가 많고 내진 설계도 필요하기 때문에 도로 건설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 당시 건설된 수많은 도로 가운데는 교통량이 극히 미미한 곳도 있어 노루나 사슴이 차량보다 더 많은,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2000년대 들어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지출 삭감 대상에 포함돼 증가세가 억제되기도 했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한편 경제 전체의 수축에 의한 소득과 소비 등 과세 대상의 감소와 디플레이션에 의한 세수 감소, 소득세 특별 감세와 법인세 감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정 등은 조세제도의 첫 번째 기능인 재원 조달 기능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일본의 일반회계 조세수입 규모는 1990년 60조 1000억엔을 정점으로 2014년 50조엔 수준까지 감소했다. 결국 일본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는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정치력의 부재,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수요 증가, 일본 국민의 세금 인상에 대한 강력한 저항, 낮은 금리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손쉬운 국채 발행 환경 등이 낳은 국가적 비극이다. 요즘 국내에서도 정부와 재정 전문가가 이러한 일본 재정정책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중장기 재정 위험에 대비해 강력한 재정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가칭 ‘재정건전화특별법’에 담아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이제 막 출범한 20대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를 통과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 어린이집聯 “맞춤 보육 반대” 단식농성

    어린이집聯 “맞춤 보육 반대” 단식농성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 자녀(0~2세)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12시간에서 6시간으로 축소하고 보육료 지원도 기존의 80%로 삭감하는 내용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현대車 노조위원장 “7월 총파업하겠다”···노동계 ‘하투’ 본격화

    현대車 노조위원장 “7월 총파업하겠다”···노동계 ‘하투’ 본격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달 파업을 예고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3년 연속 파업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16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승리를 위한 조합원 출정식에서 “(협상이) 다음달로 넘어가면 우리는 파업으로 간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올해 협상에서 파업을 병행하고, 15만 금속노조 조합원과 함께 현대기아차그룹을 상대로 투쟁할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정부의 노동 탄압에 맞서는 투쟁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는 지난달 17일 임단협 논의를 위한 상견례 이후 지난 16일까지 8차례에 걸쳐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조는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2명 원직 복직 등도 요구했다.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도 임금피크제(현재 만59세 동결, 만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보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해왔다. 이날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민주노총 소속의 현대차 노조, 건설노조 등과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중순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울산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 시민들은 노·사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eoul.co.kr
  • [사설] 잡음 많은 맞춤형 보육 밀어붙일 일 아니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어린이집 맞춤형 보육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0~2세 영아를 둔 외벌이 가구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하루 6시간으로 제한한 게 맞춤형 보육의 핵심이다. 보육 수요가 더 큰 맞벌이 가구에 맞춰 이용 시간을 달리한 정책이다. 현재 영아는 부모의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어린이집의 12시간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맞춤형 보육은 복지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그러나 외벌이 가구 쪽도, 어린이집 쪽도 불만이 크다. 외벌이 가구의 영아가 차별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보육료와 운영비의 삭감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들은 맞춤형 보육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종일반의 80%에 그쳐 운영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맞춤형을 하더라도 종일반이 운영되는 상황에서는 달라지는 게 없는데 지원금이 줄면 보육교사의 임금이 줄고 보육 환경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집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이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은 그제 대규모 집회를 갖고 맞춤형 보육의 개선이나 시행 연기, 철회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는 23~24일 어린이를 볼모로 삼는 집단 휴원도 예고했다. 맞벌이 보육은 부모와 자녀의 애착을 돕겠다는 취지와 달리 전업주부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외벌이 가구는 자녀가 3명 이상일 때만 종일반에 보낼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실 무시이자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차별적 발상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접근도 매한가지다.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은 종일반을 이용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전업주부들 사이에서 ‘위장 취업’을 해야 할 판이라는 씁쓸한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맞춤형 보육은 잡음이 많은 만큼 정교한 보완이 요구된다. 좋은 정책도 현실과 동떨어져서는 취지를 살릴 수 없다. 특히 무상복지는 한 번 시행하면 줄이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우선 어린이집과 전업주부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보육료 인상과 보육 시간의 탄력적 운영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 어린이집 측도 운영난이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 점이 없지 않기에 정부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 역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만 할 게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 깊이 논의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일정에 얽매여 밀어붙이다가는 혼란만 키울 수 있다.
  • [서울광장] 부자 도시들의 내 밥그릇 챙기기/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부자 도시들의 내 밥그릇 챙기기/최광숙 논설위원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하며 8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용인·고양·과천 시장도 번갈아 농성장을 찾고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이 바뀌면 지방세 중 자신들에게 돌아갈 재원이 대폭 삭감돼 재정 운영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6개 시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부자 도시 랭킹 1~6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단식 투쟁 중인 이 시장은 청년수당, 중학생 무상교복, 산후조리원 지원 등 ‘무상복지 3종 세트’를 내놓아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킨 이다. 그것도 모자라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4학년생에게 치과진료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성남시의 이런 ‘통 큰 복지’가 가능한 것은 무엇보다 재정 사정이 좋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예산 집행 후 남은 예산과 초과 징수한 지방세만 6600여억원(2014년 순세계잉여금)에 이를 정도로 곳간이 넘쳐 난다. 반면 전국의 226개 지자체 중 지방세로 직원들 인건비도 못 주는 곳이 절반이 넘는다. 이런 곳에서는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운영,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서도 차질을 빚을 정도다. 부모가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교육의 기회와 복지의 혜택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도세를 일선 시·군에 조정교부금으로 배분할 때 가난한 지자체에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고, 기업이 많은 지자체에서 거둔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공동세로 전환해 모든 시·군에 고루 나누자는 지방재정 개편안을 낸 것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경기도의 시·군 조정교부금(2조 6000억원) 중 53%(1조 4000억원)를 이들 6개 시가 가져갔다. 8개 광역 시·도 중 유일하게 경기도만 세금을 많이 낸 부자 도시가 조정교부금을 많이 가져가도록 한 특례를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부자 동네인 강남구는 지난해 서울시의 자치구 조정교부금 2조 2000여억원 중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유는 6개 시처럼 지출보다 수입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반면 기초수급자 등 복지 수요 등이 많은 노원구는 1500억원의 조정교부금을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 시장을 비롯한 6개 시의 시장들이 그동안 알토란 같이 챙겨 왔던 세금을 사정이 어려운 이웃 시·군에 빼앗길까봐 반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내 밥그릇 챙기기’다. 특히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보호자’를 자처한 이 시장의 정치 철학과는 모순되는 행태다. 이 시장을 격려하기 위해 농성장을 줄줄이 방문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행보도 앞뒤가 안 맞긴 마찬가지다. 그들이 내세운 ‘경제민주화’가 재벌에 쏠린 부의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경제의 불평등을 해소해 다 같이 잘살자는 게 ‘경제민주화’인데,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의 사정은 아랑곳 않고 ‘부자’ 성남시를 끼고도는 게 불평등 타파를 주장하는 더민주의 본심인지 묻고 싶다. 하지만 그들이 ‘웰빙당’이라고 비난하는 새누리당 출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08년 강북과 강남의 균형 발전을 위해 재산세의 50%를 공동세로 전환해 가난한 구에 나눠 줬다. 그 결과 지난해 강남구는 재산세의 절반(1850억)을 서울시에 내고 377억원을 돌려받았다. 반면 도봉구는 116억원을 내고 세 배나 많은 377억원을 챙겼다. 보수, 진보를 떠나 정치인이라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더 많은 시민들이 온기를 느끼도록 하는 ‘큰 정치’를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근본적 지방재정 확충 방안 없이 지자체 간 재원 배분만 조정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즉 ‘제로섬 게임’(한쪽이 얻는 이익이 다른 쪽이 얻는 피해와 일치하는 게임)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한다고 해도 가난한 지자체에도 돈이 돌게 하려면 먼저 특정 지역의 세수 편중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재원의 불평등의 대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네거티브섬 게임’(승자가 얻은 이익이 패자가 입은 손실보다 적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재원을 재분배하면 부자 지자체가 입은 손실보다 가난한 지자체들이 얻는 이익이 훨씬 클 것이다. bori@seoul.co.kr
  • “보육료 충분” vs “운영난”…제2 보육 대란 비화하나

    “보육료 충분” vs “운영난”…제2 보육 대란 비화하나

    새누리, 보완 필요성만 언급 야권 “시행 연기해야” 주장 ‘맞춤형 보육’(만 0~2세 대상) 제도가 다음달 시행을 앞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어린이집 관련 단체들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단식과 휴원 등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자칫 지난 3월 누리과정(만 3~5세 대상) 예산 논란에 이어 제2의 ‘보육 대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4일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 간담회를 갖고 맞춤형 보육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10일 정책워크숍에서도 “보육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육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불만을 의식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제도 시행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맞춤형 보육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어린이집은 벌써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전날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서울광장에서 보육교사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맞춤형 보육 제도 개선 및 시행 연기 촉구 2차 결의대회’를 가졌다. 정광진 연합회장은 “정부는 보육 수요와 어린이집 운영 변화 예측을 위해 시행을 유보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5~27일 전국 각 시·도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한 뒤 다음달 4~6일 사흘간 집단 휴원하기로 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도 전날 국회 앞에서 6000여명이 모여 맞춤형 보육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와 보육교직원대회를 잇달아 열고 “맞춤형 보육이 소규모 어린이집의 운영난을 부추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15일부터 보육교사들이 릴레이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고, 23~24일 이틀간 휴원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측은 맞춤반 아동들에게 보육료가 기존의 80%만 지원되는 만큼 보육교사의 처우가 열악해질 것을 우려한다. 어린이집은 연령별로 반이 구성돼 전업주부와 맞벌이 부부의 아동이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육교사의 근무시간과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단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어린이집 운영은 기존과 달라지는 게 없는데 수입이 줄다 보니 보육교사의 임금이 줄어들고 보육 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소규모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경우 운영난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어린이집 단체 관계자들은 정부에 기본 보육료를 깎지 않을 것과 종일반으로 인정되는 다자녀의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변경할 것, 종일제의 보육 기준 시간을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축소하고 표준보육료 계산 시스템을 도입할 것 등을 요구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빠른 시일 안에 당정회의를 거쳐 보육교사나 학부모들의 걱정이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앞서 “전체 어린이집이 평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개개의 어린이집으로 보면 제도의 ‘한계점’에 걸려 어려운 곳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은 “24일까지 진행되는 맞춤형 편성 신청 상황을 봐 가면서 건의된 내용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1일부터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불만은 전업주부를 비롯한 부모들에게서도 터져 나온다. 부모의 취업 여부에 따라 자녀가 차별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일부 전업주부는 어린이집 측으로부터 종일반에 지원할 수 있는 서류를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거나 자기기술서를 제출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 시행을 위해 보육료를 6% 인상, 올해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총보육료 예산이 3조 1066억원으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1083억원이 늘어서 어린이집 운영에 큰 차질이 없을 거라는 얘기다. 보육교사 수당을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는 등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도 전년 대비 720억원 늘어난 2558억원을 반영했다며 교사들의 임금이 삭감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방 차관은 또 어린이집의 맞춤형 기피와 관련, “매일 모니터링을 통해 그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용어 클릭] ■맞춤형 보육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0~2세(48개월 미만) 영아들을 대상으로 12시간 종일반(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 외에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을 운영하는 것이다. 종일반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 맞벌이 가정을 비롯해 구직 중이거나 임신 중, 다자녀(3명 이상), 조손·한부모, 가족 중 질병·장애가 있는 경우, 저소득층으로 한정된다. 전업주부의 자녀는 맞춤반을 이용해야 한다.
  • “맞춤형 보육 땐 어린이집 집단 휴원”

    “맞춤형 보육 땐 어린이집 집단 휴원”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맞춤형 보육’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민간어린이집 단체들은 이 정책이 시행되면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보육료가 20% 삭감돼 심각한 운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면서 집단 휴업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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