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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지자체] 재정분권 獨·日 제도 섣부른 도입은 되레 ‘독’

    [위기의 지자체] 재정분권 獨·日 제도 섣부른 도입은 되레 ‘독’

    현재 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가난해지는’ 위기의 지방자치단체를 구하고자 다양한 외국 사례를 검토 중이다. 독일의 ‘공동세’와 일본의 ‘삼위일체 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외국 제도를 무비판적으로 도입했다가 되레 역효과만 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4일 관련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지원하고자 독일식 공동세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공동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세원을 공유하는 제도다. 독일은 지역 간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 매출세를 함께 모은 뒤 각 주 사정에 맞게 배분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중앙정부가 과세권을 독점하는 우리나라에 독일식 공동세를 들여오는 건 되레 재정분권에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세자주권이 없는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세원을 공유해 봤자 결국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공동세가 본질적으로 부유한 지자체 돈을 가난한 지자체에 나눠 주는 것이어서 심리적 저항도 크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재정 여건이 좋은 바이에른주 등이 “공동세가 불합리하다”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태현 남서울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획재정부 주장처럼) 공동세를 도입하는 대신 지방교부세를 폐지하자는 것은 사실상 숫자 놀음에 불과할 뿐 실질적 지방 재정 확충 방안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면서 “공동세를 도입하면 지방정부 간 재원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는 만큼 지방교부세를 유지하면서 형평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방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2000년대부터 지방 재정의 자율성을 높이고자 ‘삼위일체 개혁’에 착수했다. 지방에 대한 보조금과 교부세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대신 중앙정부 세원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것이 골자다. 2004~2006년 국고보조금 4조 6661억엔(약 45조 300억원)을 삭감하고 지방교부세 총 5조 1000억엔(약 49조 2100억원)을 축소하는 대신 3조엔(약 28조 9500억원) 규모의 세원을 지방에 넘겨줬다. 이런 노력 덕분에 국가와 지방 간 세수 배분 구조가 59대41에서 55대45로 개선되는 등 다소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것 때문에 지방의 자율성이 훼손됐다는 비판도 있다. 중앙정부 세원의 지방 이양액보다 국고부담금·교부세 감축액이 더 컸음에도 실질적인 재정확충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동수당 등 복지 관련 사업 보조금도 크게 줄어 논란이 됐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 자체 세원을 늘려 주는 방식으로 개혁을 하는 것이 진정한 재정분권”이라면서 “지방교부세를 감축해 이를 공동세화하는 것으로는 대통령이 강조하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공동전선으로 존재감 보인 野 ‘여론 역풍’ 촉각

    대통령 국정 지지율 상승 상황 ‘민생 발목잡기’ 비판 직면 우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3일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여당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야권은 그동안 공무원 증원 및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관련 예산 등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야권이 이번 ‘예산안 공조’를 통해 대여(對與) 투쟁에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불발되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는 점에서 여론의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예산안 발목 잡기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야권은 정부안 통과에 반대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공무원 증원은 미래세대에 너무나 가혹한 짐을 지우는 일”이라며 “국민의당은 대안 제시도 하고 설득도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예산안 처리 무산 직후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야권에는 부담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산안을 둘러싼 정쟁에 발이 묶여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이어질 경우 여론의 역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공무원 증원’ 최대 암초…아동수당·기초연금은 이견 좁혀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공무원 증원’ 최대 암초…아동수당·기초연금은 이견 좁혀

    민주, 文정부 핵심공약 고수 입장 한국당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 국민의당 “9000명 증원만 가능”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2일)을 넘긴 3일 여야는 전날 오후 늦게까지 팽팽한 협상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냉각기를 가졌다. 쟁점 예산에 대한 이견이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에 이날은 직접 만나 담판을 짓기보다 각자의 설득 논리를 가다듬으며 물밑 협상에 주력했다.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1만 2000명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산(5349억원) 때문이었다. 경찰관, 소방관 등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기 때문에 정부·여당은 포기하기 어려운 예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계획보다 1500명을 줄인 1만 500명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7000명, 국민의당은 9000명의 공무원 증원만 가능하다며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주먹구구식 추계에 의한 공무원 증원 요구는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 있으므로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1만 500명은 예년 채용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사실상 1만 2000명에 가까운 숫자”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핵심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2조 9707억원) 예산을 꾸린 것도 협상 초기보다는 진전됐지만 여전히 이견이 크다. 야당은 전액 삭감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최저임금 지원을 1년만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반대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영세 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확보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후속 조치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면서 “야당에 합리적 수준에서 양보를 했고 하겠지만 새 정부 국정 운영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된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대해 증세하는 소득세·법인세 인상안도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과표 5억원 초과 40%→42%)을 그대로 가되 시행 시기를 1년 유예하자고 주장한다. 또 정부의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에 대해 한국당은 신설하되 세율은 낮추자는 입장이다. 반면 또 다른 쟁점 예산인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등은 지급 시기를 미루자는 야당의 주장을 민주당이 일부 수용하면서 곧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여당은 야당 탓으로, 야당은 여당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도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4일 본회의를 앞두고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늦어도 오는 7~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라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여야 3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본회의에 앞서 다시 만나 막판 조율을 시도하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조정 소소위원회도 이날 끝내지 못한 감액 심사 등을 4일 지속하기로 했다. 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세법개정안 이야기를 먼저 하고 그다음에 최저임금, 공무원 증원 문제에 대해 마지막 합의를 시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일단 국민의당과 이견이 많이 좁혀진 상태”라면서 “국민의당과 의견 일치를 본 것을 바탕으로 가장 완강한 태도를 보이는 한국당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아동수당 野요구로 차등지급...지급시기도 지방선거 뒤로 미뤄져

    아동수당 野요구로 차등지급...지급시기도 지방선거 뒤로 미뤄져

    여야가 예산안 처리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내년부터 도입되는 아동수당을 고소득층 자녀는 제외하기로 합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3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야 3당 원내대표는 ‘2018년도 예산안’ 처리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 증원 등 쟁점 사안과 연계해 소득상위 10% 가구의 아동들에 대해서는 아동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보육료와 가정양육수당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소득이 높은 가정의 자녀들에게까지 아동수당을 주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격렬히 반대해왔다. 더군다나 2018년 7월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하려던 정부와 여당의 계획과는 달리 야당은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10월부터 주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요구대로 아동수당 정책이 시행될 경우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내년 7월부터 만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사실상 지켜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국회의 합의로 문 대통령의 보편적 복지 약속에서 선별적 복지로 전환되면 소득 상위 10%를 가려내기 위해 0~5세 자녀가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 및 재산조사를 벌이기 위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또 소득상위 10%에게 아동수당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년도 아동수당 예산 1조 10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 예산 삭감 효과만 있을 뿐이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야권의 요구에 대해 보편적 아동수당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라며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기본소득이 사회적 대안으로 논의되는 상황에서 보편적 아동권을 보장하는 아동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국가와 사회가 모든 아동의 양육을 책임진다는 선언으로서 보편적 아동수당을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한국이 가입돼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아동수당을 도입한 나라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터키를 제외한 31개국이며 이 중 20개국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증원’ 이견 파행… 한국당 “민주·국민의당 이면 협상”

    ‘공무원 증원’ 이견 파행… 한국당 “민주·국민의당 이면 협상”

    정우택 “김도읍 소소위 간사 따돌림당해” 김태년 민주 정책위의장 “오해 있는 듯” 한밤 회동 재개… 정세균 의장 방문도 건보 재정지원·소득세 인상 합의 접근내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공무원 증원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팽팽한 협상을 이어 갔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20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불명예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 원내 3당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간 ‘2+2+2 회동’을 재가동했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예산결산특별위 간사들이 소소위에서 ‘이면 협상’을 벌이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며 한때 회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소소위에서 (우리 당) 김도읍 간사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간사들끼리 접촉하다가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밤늦게 재개된 회동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접 찾기도 했다. 가장 뜨거운 쟁점인 공무원 증원 문제에서도 여야는 통계의 해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예년 수준의 공무원 증원은 필수 소요이기 때문에 인정되는데 증원 수준이 3000명이냐 7000명이냐 해석이 다르다”면서 “정부는 7000명이라고 하고 우리 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3000명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예년 수준의 공무원 증원 외에는 1명도 더 증원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여당은 정부의 공무원 인력 재배치안을 국민의당에 설명했지만 기존 정책의 ‘재탕’이라는 부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사안은 접점을 찾지 못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지원과 소득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건강보험 재정지원 중 2200억원을 삭감하고 나머지는 기금으로 메우기로 했다”면서 “공무원 증원은 (입장) 차이가 컸고,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은 덜 타결됐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북한군 병사 귀순 사건으로 주목받은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을 기존안보다 212억원 늘린 612억여원으로 합의했다. 지진 관련 예산도 기존에 편성된 450억원보다 늘린 1006억원 수준으로 합의할 전망이다. 한편 예산안 처리 진통으로 정기국회가 끝난 9일 이후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정 의장이 원내 지도부에 법안 처리 실적이 부진하다며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미사일 발사에…日나고야시 “조선학교 보조금 절반 싹둑”

    北미사일 발사에…日나고야시 “조선학교 보조금 절반 싹둑”

    지난달 29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일본 아이치현의 나고야시가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고야시는 이날 나고야조선초급학교와 부속 유치원에 지급하는 정비비를 2021년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비비는 스쿨버스 운행이나 비품 구입 등에 사용된다. 올해년도 정비비는 610만엔(약 5900만원·올해 기준)으로 아동 1인당 1만 7000엔(약 16만 4000원)이다. 나고야시는 보조금 삭감 방침을 밝히면서 대놓고 북한 미사일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시장은 “잘못돼서 미사일이 일본 국토에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과 이것(정비비 삭감)이 별개라고 말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의원 세비 6년 만에 인상… 여도 야도 슬그머니 동조

    [단독] 의원 세비 6년 만에 인상… 여도 야도 슬그머니 동조

    年 6억원 혈세 추가 투입될 판 한국당 “동결” 1년 만에 뒤집어 국민의 혈세가 추가 투입되는 8급 보좌진 1명을 늘리는 법안을 최근 속전속결로 관철시켜 지탄을 받았던 여야가 이번에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결했던 국회의원 수당을 6년 만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지난해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20대 국회 내내(2016년 5월~2020년 5월)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 만에 말을 바꿨다. 세비 동결과 관련해 지난해와 올해 모두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도 사실상 세비 인상에 동조했다.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지난 3일 국회의원 세비 중 공무원 기본급에 해당하는 일반수당을 공무원 보수 인상률(2.6%)만큼 인상하는 내용의 2018년도 국회사무처 예산안을 증감 없이 의결했다. 국회사무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편성·제출한 국회 사무처 인건비에 이미 공무원 보수 인상률(2.6%)이 반영됐다”면서 “국회의원 수당 역시 인상률 2.6%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그동안 계속 세비가 동결됐는데 이번에는 각 당의 동결 결의가 없었던 만큼 공무원 봉급 인상률과 같은 비율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기준 국회의원 연봉은 1인당 1억 3796만원(월평균 1149만원)이다. 이 중 기본급 개념의 일반수당이 2.6% 증액되면 1인당 월평균 646만원에서 663만원으로 오른다. 연봉은 1인당 1억 4000만원으로 전체 의석 수 300명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 6억원의 혈세가 추가 투입된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세비를 동결하려면 소관 상임위원회인 운영위 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을 시도해야 한다. 실제로 국회의원 세비가 동결됐던 지난해에는 여야가 운영위 소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세비 인상에 따른 예산 증가분 10억여원에 대한 삭감을 합의 처리했다. 지난해 7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의원 세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라며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심사 과정에서 여야는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별다른 논의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관계자는 “수당을 동결하려면 증액된 부분만큼 삭감해야 하는데 올해는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회의원 세비는 6년 만에 인상된다. 그동안 국회의원 세비는 2011년 연 1억 2969만원에서 2012년 1억 3796만원으로 오른 뒤 줄곧 동결됐다. 지난해 국회의원 친인척 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야는 ‘세비 동결’ 등 특권 내려놓기를 외쳤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시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20대 국회 4년간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던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20대 국회 세비 동결은 첫해인 2017년뿐 아니라 4년간을 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장·차관은 매년 연봉이 오르는데 국회의원은 박근혜 정부 내내 동결됐다”면서 “계속 동결되다 보니 의정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정원, 순수 정보기관으로”… 해외·북한·대테러 주력

    국가정보원이 29일 1999년부터 사용해 온 ‘국정원’이라는 명칭 대신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기로 국정원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공수사권을 폐지 내지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는 것은 국정원의 업무를 해외 및 북한 정보 수집에 주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서훈 국정원장이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과거 국정원의 업무구조가 지나치게 국내에 치중해 왜곡된 점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는 것이 개혁의 큰 과제”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실제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개정안에서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했던 ‘국내 보안정보’ 용어를 삭제한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어 준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 국정원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예를 들어 정보수집 범위를 ▲국외 및 북한정보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 ▲방위산업 침해 ▲경제안보 침해 등이다. 이 과정에서 대공과 대정부 전복 등을 직무에서 제외한다. 직무에서 제외되는 대공수사권은 다른 기관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또 국내 정치나 공공기관, 사회단체, 언론사, 기업에 대한 동향 파악 등을 금지하고 해외, 북한, 대테러에 주력한다는 점도 적시키로 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지난 20일 국정원 명칭을 ‘원’ 대신 ‘부’로 하고 ‘국가’와 ‘중앙’이라는 단어를 빼고 ‘대외’와 ‘안보’ 등을 넣은 명칭을 국정원에 제시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국회 정보위는 국정원의 내년도 예산 중 특수활동비를 680억원가량 삭감해 전체 특수활동비를 올해보다 19% 줄이기로 했다. 국정원은 또 예산안 편성과 집행결산 시 세부 내역을 정보위에 보고하고 내부에 ‘집행통제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특수사업비를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4차례 심도 있는 논의 결과 순수 특활비는 실질적으로 680억원 가까이 감액됐다”면서 “장비와 시설비를 제외한 순수한 특활비 성격의 예산은 2017년 대비 약 19% 감액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와대 상납으로 물의를 빚은 특수공작비는 50% 삭감했다”면서 “각종 수당도 8% 감액하는 등 국회 차원에서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했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에 자유한국당은 “좌파에 의한 국정원 해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철저한 국정원 개혁을 당부하며 환영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정원 특수활동비 680억원 삭감…‘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 추진

    국정원 특수활동비 680억원 삭감…‘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 추진

    국가정보원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특수활동비가 올해보다 약 680억원 감액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뇌물로 상납한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나타난 결과다.국회 정보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고 여당(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밝혔다. 김 의원은 “네 차례 심도 있는 논의 결과 순수 특수활동비는 실질적으로 680억원 가까이 감액됐다”면서 “장비·시설비를 제외한 순수한 (내년도) 특수활동비 성격의 예산은 올해 대비 약 19% 감액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청와대 상납으로 물의가 빚어진 특수공작사업비(특수활동비에 포함)는 50% 삭감했다”면서 “각종 수당도 약 8%를 감액하는 등 국회 차원에서 국정원 예산에 대한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과학정보역량 강화 예산은 전액 승인했으며, 직원 교육 예산도 전액 편성하는 등 정보역량 강화에는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같은 날 국정원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권고안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국정원법 개정안 내용을 발표했다. 국정원은 기관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고, 직무 범위에서 ‘국내 보안정보 수집·작성 및 배포’를 삭제하며,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모든 수사권을 다른 기관에 이관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정보 수집 범위를 국외 및 북한정보,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 방위산업 침해, 경제안보 침해 등으로 구체화했다고 전했다. 위헌 논란이 반복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의 경우 정보 수집 범위에서 제외했다. 개정안은 또 국정원이 예산안 편성과 결산 과정에서 상세한 내용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고, 내부에 ‘집행통제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특수사업비 등을 심사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국정원은 “비밀 활동비를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할 경우 편성과 집행결산을 정보위가 심사하도록 했다”면서 “모든 예산에 증빙 서류를 첨부하도록 하되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기밀이 요구될 때는 예외로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당 새달 12일 원내대표 경선

    자유한국당이 다음달 12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을 실시하기로 28일 확정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을 다음달 12일 오후에 실시하는 것으로 (홍준표 대표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각각 다음달 7일과 15일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12일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또 검찰, 법무부, 경찰, 국가정보원 등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한선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한 의원 외에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조경태·홍문종(이상 4선)·김성태(3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양대노총 “근로기준법 개정 강행 땐 전면투쟁”

    양대노총 “근로기준법 개정 강행 땐 전면투쟁”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공약에 따른 핵심 정책들이 본격화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노동계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포함된 노동시간 단축의 세부 내용을 문제 삼고 있고 경영계는 내년 7530원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과 이용득·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을 촉구한다. 지난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단이 합의한 노동시간 단축 방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는 취지다. 환노위 간사단은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 7월 1일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노동계와 경영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휴일연장근로수당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200%가 아닌 150%만 지급하도록 했다. 노동계는 휴일근로수당을 통상임금의 150%만 지급하게 되면 싼값에 휴일노동을 강요할 수 있으며,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임금만 삭감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 노동시간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강행하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장시간 노동 강제를 부추기는 안이며, 휴일근로와 연장근로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파기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에서 “환노위가 처리해야 할 중요한 사안은 근로기준법 개악이 아니라 특례 업종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일”이라며 “간사단의 합의안대로 강행한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양대 노총이 동시에 전면 투쟁을 내세울 만큼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환노위는 28일 소위를 재개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다시 논의한다.  한편 경영계는 노동시간 단축보다는 최저임금 인상(내년 7530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 중소영세 업체가 입는 타격을 거론하면서 최저임금 개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현재 기본급과 고정수당만 포함하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상여금, 비고정 수당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거세다. 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고임금 노동자의 연봉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올려야 한다는 게 이유다.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부회장도 지난 23일 조찬포럼 인사말에서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개선하지 않은 채 내년을 맞게 되면 전 산업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TF는 다음달 6일 공개토론회를 거친 이후 산입 범위 개선,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가구생계비 계측·반영 방법,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분배 개선과 저임금 해소에 미치는 영향,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등 6가지 과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19구조장비 예산 되레 증액… 응급의료기금 ‘편법 운용’

    119구조장비 예산 되레 증액… 응급의료기금 ‘편법 운용’

    소방청 사업 보건기금 사용 안돼 중증외상 진료 구축예산은 삭감 3260억 중 1285억 불용예산…정부 “메르스 자금 상환 위한 것”정부가 응급의료기금 용도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119구조장비 예산 등을 오히려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외상 진료 관련 예산은 삭감했다가 증액하기로 했지만 응급·외상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기금 운용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에 따르면 내년도 응급의료기금 예산(조정안)은 3260억 4100만원으로 올해보다 521억여원 증가했다. 기금을 활용하는 23개 사업 중 증액된 사업은 8개 사업으로 비통화금융기관 예치금이 1285억 900만원으로 전체 기금의 39.4%에 이른다. 비통화금융기관 예치금은 수익증권 등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빌린 자금을 상환하기 위한 기금 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예산이 증가한 주요 사업은 119구급대 지원(221억 2700만원)과 119구조장비 확충 사업(122억 9800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운영비(43억 8800만원),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 운영비(9억 8000만원) 등이다. 2012년 중증 외상진료 체계 구축을 위해 응급의료기금 재원을 대폭 확충하기로 하며 통과된 ‘이국종법’(응급의료법 개정안)의 취지에 맞는 사업은 ‘닥터헬기’ 운영비 정도다. 특히 소방청 사업에 보건 관련 기금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정부는 119 사업에 일반회계가 아닌 기금을 쓰는 편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에는 복지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기금 사업 중 소방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반면 중증 외상진료 체계 구축 예산은 400억 4000만원으로 올해보다 39억 2000만원이,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예산도 277억 500만원으로 올해 대비 22억 8000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경남 권역 중증외상센터 건립이 무산되는 등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불용 예산이 발생해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삭감했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국회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북한군 귀군병사 치료 과정에서 열악한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만큼 관련 예산을 대폭 손보기로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시장 논리에 따라 지원에서 소외돼 온 권역별 중증외상센터는 역설적으로 의료의 공공성이 그만큼 절실함을 보여 주는 사례”라며 “여야가 힘을 합해 필요 예산을 만들자”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정원 특활비 ‘반토막’… 일부 “청와대 상납 의혹에 페널티”

    국정원 특활비 ‘반토막’… 일부 “청와대 상납 의혹에 페널티”

    사상 첫 감액… 조직 개편될수도 공무원 증원·아동수당 등 이견 정의장·여야 3당 대표 ‘평행선’ 여야 ‘2+2+2 협의’도 진전 없어국회 정보위원회는 27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국가정보원장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을 대폭 깎는 등 전체 국정원 예산 및 특수활동비를 크게 삭감했다. 한 정보위원은 “청와대 상납 의혹이 일었던 부분에 페널티를 줬다”면서 “전체적으로 액수를 많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장 특활비를 대폭 손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절반가량 감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예산 삭감은 국정원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야는 이날 429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12월 2일)을 5일 앞두고도 아동수당 등 쟁점 예산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2+2+2 협의’를 처음으로 열고 쟁점 예산 6개와 예산부수법안 2개를 정한 뒤 28일부터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6개 쟁점 사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공무원 충원·증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료 재정 관련 예산 및 남북협력기금 등이다. 논의할 예산부수법안은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2+2+2 협의를 포함해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정례회동을 여는 등 다채널로 예산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입장 차를 확인했을 뿐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 정 의장은 정례회동 모두 발언에서 “27일 아니면 28일 이른 시간에 세입예산안 관련 부수 법안을 지정하겠다”면서 “해당 상임위에서는 (부수 법안이) 11월 30일까지, 예결위도 11월 30일까지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꼭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예산안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172건, 25조원가량의 예산 감액 심사가 보류됐다”면서 “주거급여지원, 아동수당, 치매 관리 등은 서민에게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보류된 것이 25조원이고 삭감된 것은 5400억원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해서 12월 2일에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청와대 상납 논란’에 내년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대폭 삭감

    ‘청와대 상납 논란’에 내년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대폭 삭감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뇌물로 상납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함께 논란이 확대되면서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대폭 삭감됐다. 특수활동비란 정보 수집 및 사건 수사와 그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사용처를 밝히거나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돼 ‘깜깜이 돈’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국회 정보위원회는 27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국정원 예산안 심사를 마쳤다. 심사 결과 국정원장의 특수활동비는 절반 가량 감액됐다고 한다. 국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국정원장 특수활동비가 절반 가량 감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위원은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국정원장이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돈을 절반 정도로 깎았다”고 전했다. 이어 “국정원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면서도 “국정원 예산을 과거보다 촘촘히 봤다”고 강조했다. 다른 정보위원은 “(청와대 상납 출처인) 특수공작사업비를 많이 조정해 ‘페널티’를 줬다”면서 “국정원의 내부 통제와 국회 정보위 차원의 외부 통제 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확한 전체 감액 규모에 대해서는 국정원과 협의한 후 최종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보위 예결소위는 앞서 지난 20일부터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어 특수활동비 세부 항목의 사용처 등을 꼼꼼히 따져 묻고 여야 이견 없이 상당한 액수의 감액을 의결했다. 정보위 예결소위는 통상 한두 차례 회의를 거쳐 국정원 측이 제시한 예산안을 ‘묻지마 의결’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앞서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예결소위 위원장은 지난 16일 취재진에게 “예년과 달리 예산안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한 항목씩 살펴보겠다”면서 “특수성을 이유로 구체화하지 않은 여러 비용을 처음부터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엄격한 심사를 예고한 바 있다. 정보위는 오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결소위가 올린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픈 사람에게 함부로 않겠다”…이국종 교수의 어린 시절

    “아픈 사람에게 함부로 않겠다”…이국종 교수의 어린 시절

    “내가 크면 아픈 사람에게만큼은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 탈북 북한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2012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해 털어놓았다.그의 아버지는 6.25전쟁 때 지뢰를 밟아 한쪽 눈을 잃고 팔다리를 다친 장애 2급 국가유공자였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가 동사무소에서 상이군인에게 지급하는 밀가루를 머리에 이고 오다 쏟고 말았는데 사람 눈을 피해 밤에 다니다 발을 헛디디고 만 것이다. 이 교수는 어머니와 밀가루를 주워 담으면서 순간 가슴이 울컥했고 아픈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귀순병에게 소녀시대의 ‘GEE’의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을 들려줬다고 했다. 독학으로 공부한 기타 실력으로 2004년부턴 의과대학 밴드 동아리인 ‘식스 라인스(Six Lines)’의 지도교수를 맡기도 했다. 수술 직후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수술실에 록 음악을 틀어놓는다는 그는 “손끝에서 결판나는 기타 연주가 외과 수술과 비슷해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그의 수술실에는 록 음악이 흐른다. 수술 직후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2011년 11월 20일 열린 한국 의사가요대전에 아주대병원 그룹사운드 ‘어레스트(arrest)’의 지도교수이자 베이시스트로 참가해 우승상금 1000만원 중 절반은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이 교수가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지난 2013년 2월17일 올라온 ‘대한외과학회 외과밴드-나는나비’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외상 의사로 일하며 15년간 36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삶을 반복했고 1년에 200번 닥터헬리로 환자를 이송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현장에 갔다가 오른쪽 어깨가 부러졌고, 왼쪽 무릎은 헬기에서 뛰어내리다 꺾여서 다쳤다. 2년 전 직원 건강검진에서는 왼쪽 눈이 실명된 사실을 알았다. 망막혈관 폐쇄와 파열로 80대 당뇨병 환자가 걸리는 병이다. 오른쪽 눈도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중증 외상 외과의 처우 개선 국민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열흘 만에 23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증외상 전문 치료센터다. 현재 운영 중인 9곳 가운데 전담 전문의 20명을 충족하는 권역외상센터는 한 곳도 없다. 외상센터 간호사도 올 6월 현재 829명이지만 장시간 근무가 빈번해 인력 이탈이나 교체가 심각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인력 운영비 추가 지원, 의료시술 과정에서 진료비가 삭감되는 수가체계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자신이 잘 웃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외상의학과를 전공한 의사들의 숙명 같은 건데 굉장히 아픈 기억들이 많다. 몇달씩 사투를 벌이다 결국은 떠나보낸 경우가 많고 그런 분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 그런 분들이 100여명이 넘는다. 그러니까 세상에 빚이 있다고요 저는. 별로 웃을 일이 없어요 저는” 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학교시설 77% 지진 무방비… 대피소도 내진설계 안 돼

    [스포트라이트] 학교시설 77% 지진 무방비… 대피소도 내진설계 안 돼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학교 등 공공 건축물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내 건축물의 내진설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진설계는 구조물, 지반 특성 등을 고려해 지진에 안전하도록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본 공공 및 민간 건축물은 3만 500곳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공(학교, 항만, 문화재 등) 644곳, 사유(주택, 상가. 공장 등) 2만 9856곳이다. 공공 건축물 가운데는 유독 학교 건물의 피해가 가장 컸다. 235곳으로 36.5%를 차지했다. 면사무소와 공원시설 등 155곳도 벽체 등에 금이 갔다. 이 같은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낮은 내진설계가 지적됐다. 포항지역의 전체 건축물 가운데 내진설계된 시설물은 20%에 불과하다. 다중이용시설인 학교 건물도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학교 건물 가운데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물이 4분의1이 되지 않아서다.포항지역을 포함한 경북의 내진설계 대상 학교 건물 수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2460곳이지만, 내진설계가 반영된 곳은 24.1%인 595곳뿐이다.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유치원 38.5%, 초등학교 24.7%, 중학교 22.1%, 고등학교 25.3% 등이다. 이번 지진으로 포항지역 각급 학교 126곳 중 91곳(72%)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물 균열과 파손이 심한 학교와 유치원 29곳은 휴업했고, 이 가운데 2곳(흥해초등학교, 장성초등학교)은 폐쇄 또는 출입이 통제됐다. 포항지역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학교 12곳(울진고·영덕고 제외) 중 포항고 등 10곳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 1700명 모인 강당 더 큰 지진 오면… 이처럼 포항지역의 내진율이 전반적으로 낮다 보니 내진설계가 안 된 공공 건축물을 이재민 대피소로 지정 운영하는 부실함을 드러냈다. 내진율은 내진설계가 적용됐거나 내진 성능평가 결과가 양호, 내진 보강이 시행된 시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포항시는 지진이 발생하자 흥해실내체육관, 항구초등학교 급식소, 항도초등학교 체육관, 대도중학교 체육관, 환호여자중학교 체육관 등 주요 공공 건축물을 이재민 대피소로 지정, 운영했거나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이들 건물의 건축물관리대장을 확인한 결과 항구초 급식소(연면적 139.2㎡·1996년 건립·이재민 100여명 수용 중), 흥해실내체육관(2500㎡·2003년·1000여명), 항도초 체육관(788㎡·2006년·160여명)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다.<서울신문 11월 18일자 3면 참조> 이들 3개 건물은 건립 당시 관련법이 정한 내진설계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내진설계 의무화는 200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00㎡ 이상 건물로 강화됐다. 이들 3개 건물은 한때 전체 이재민 1700여명의 약 70% 이상이 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본진(本震)이 아니고 만약 더 큰 지진이 올 경우 대형 참사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피소로 추가 운영됐던 흥해공업고등학교·남산초등학교의 강당 역시 내진설계가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 안팎에서는 “대피소가 가장 위험하니 가면 안 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등은 한목소리로 내진설계의 중요성과 장단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 전국 학교시설 내진율 철도·항만 4분의1 공공 건축물의 낮은 내진설계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행정안전부 공공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 현황(2016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 공공 건축물 10만 5448곳의 내진율(규모 6.0~6.5의 지진에 견디게 설계된 건축물 비율)은 43.7%(4611곳)로 집계됐다. 철도와 항만, 고속철도 등 기반시설의 내진율은 40~80%에 달하지만, 학교시설은 4분의1이 채 되지 않았다. 전체 학교시설 2만 9558곳 중 23.1%(6829곳)만이 내진 성능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40~50년 전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내진보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의 경우 초등학교 건물은 평균 69년, 중학교 51년, 고등학교는 47년 전에 지어졌다. 이처럼 전국의 대다수 학교가 낡은 건물인데다 내진율도 낮아 지진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역별로는 경북의 공공건축물 내진 확보율이 20.1%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전남 20.4%, 충남 20.7%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행안부는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을 위해 당초 내년 예산에 335억원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전체의 6%인 20억 3000만원만 반영했다. 기재부는 삭감 이유로 “내진 보강 사업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후 공공시설 조기 내진 보강 등을 위해 관련 기관 합동으로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골자는 2020년까지 당초 계획(1조 7380억원) 대비 63%가 증가한 2조 8787억원을 투자해 내진율을 49.4%에서 54%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지진 종합대책을 마련해 놓고는 실질적인 추진에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재정 사정이 어려운 지자체에 국가적 재난인 지진 관련 예산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서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내년 모든 신축주택 내진성능 건축대장 공개 국토교통부는 경주 지진 이후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내진설계 의무 대상’은 2층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물과 새로 짓는 주택으로 대폭 확대한다. ‘내진 성능 공개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0㎡ 이상 건물만 공개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모든 신축 주택의 내진 성능을 건축물 대장에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금감원 예산 2921억서 시작된 기재부·금융위 힘겨루기

    [관가 인사이드] 금감원 예산 2921억서 시작된 기재부·금융위 힘겨루기

    금융위원회가 지난주 금융감독원 예산 통제권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벌인 힘겨루기에서 웃었다. 그러나 금감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기재부의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 두 부처 간 ‘영역’ 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금융위는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중점 심사 대상에서 빠지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금감원의 주요 수입원인 ‘감독분담금’을 준(準)조세 성격인 ‘부담금’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은 감독분담금을 정할 때 기재부 심사를 받아야 하고 운용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가 가진 금감원 예산 통제권이 사실상 기재부로 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중점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감독분담금은 무자본 특수법인인 금감원이 금융사에 대한 검사·감독을 수행하기 위해 경비 명목으로 걷는 돈이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금감원이 한 해 필요한 총예산에서 한국은행 출연금과 이자수입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책정된다. 은행·비은행, 금융투자, 보험 등 3개 영역에서 각각 다른 요율로 금액을 산정해 부과한다. 올해는 451개 금융사로부터 2921억원을 걷었다. 금감원 전체 수입(3666억원)의 79.7%를 차지한다. 문제는 감독분담금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2010년엔 1694억원이었으나 2014년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후에도 연평균 13.6% 증가했다. 2012~13년에는 감독분담금이 금감원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대였지만 올해는 80%에 육박했다. 최근 금감원이 방만한 경영을 하고 금융위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감사원은 올해 금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관운영감사에서 ▲상위 직급 및 직위 수를 금융 관련 공공기관에 비해 과다하게 운용하고 ▲국외 사무소와 정원 외 인력을 방만하게 운영해 감독분담금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금융위가 기재부와 장기간 논쟁을 지속하며 감독분담금에 대한 재정당국 통제를 차단하고, 오히려 금감원 직급별 정원 비율에 대한 심의·승인 절차를 폐지하는 등 자율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 감독을 소홀히 한 정황도 포착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금융위는 2015년 12월 금감원 예산 승인을 위한 예산심의 소위원회 결과를 금감원에 전달하면서 팀장 직무급 인상 예산 8억원을 삭감한 예산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기재부 예산 편성 지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예산서 제출을 미뤘고, 금융위도 이후에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팀장 직무급 인상 예산은 삭감되지 않은 채 금융위 의결을 통과했다. 집행되지 않아야 할 예산 8억원이 승인된 것이다. 감사원은 “특정 공익사업을 위해 법률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 금전지급 의무인 부담금으로 보는 게 더 합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이 감독분담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부담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하라”고 통보했다. 김정우 의원이 지난 9일 발의한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은 감사원 통보에 힘을 얻은 기재부가 주도한 것이란 관측이 많다. 행시 40회인 김 의원은 국고국 등에서 근무한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하지만 ‘밥그릇’을 뺏길 위기에 처한 금융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기재위에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의 검사 용역 제공에 대한 반대급부로 수수료 성격에 가까운 만큼 부담금으로 전환해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감독분담금에 대한 기재부 통제가 강화될 경우 금융 감독 업무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곁들였다. 금융위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일단 금융위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감독분담금 쟁탈전은 ‘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정책 과제 중 하나인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가 총괄하고 있는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자는 것이다. 기재부와 금융위를 합쳐 정책 기능을 맡기고, 감독 기능은 민간 기구인 금감원이 전담하는 방안이다. 금융위 입장에선 사실상 기재부에 흡수되는 것이라 반대한다. 기재부와 금융위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를 두고 다시 힘겨루기를 펼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감원은 2007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금융감독기구란 특수성을 고려해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금감원이 채용 비리로 얼룩지면서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재부는 금감원을 공공기관 유형 중 정부 통제 수준이 높은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정부기관은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경영 평가 대상이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기재부와 협의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국회는 ‘쪽지예산’이 불법적 세금 절도임을 알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오늘부터 정부 새해 예산안 증액 심사를 시작한다. 매년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쪽지예산’의 계절이 도래한 셈이다.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가 슬그머니 끼워 넣는 각 지역구 현안 사업 예산을 일컫는 이 쪽지예산은 올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새해 예산안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20%나 삭감된 반면 내년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개발 사업에 여야가 더 공을 들여야 하는 형편이니 이런 쪽지예산이 우후죽순이 될 토양은 이미 갖춰져 있는 셈이다. 실체도 없는 ‘영남 홀대론’이니 ‘호남 홀대론’이니 하는 예산 타령이 벌써 기승을 부리는 걸 보면 여야 의원들의 쪽지예산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뻔뻔하고 노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민심을 겨냥한 여야의 선심 예산 전쟁은 사실 앞서 진행된 국회 상임위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가시화됐다. 국회 국토교통위가 17조 7000억원의 정부 SOC 예산을 20조 838억원으로 2조 3679억원 늘려 놓은 것이다. 철도 건설 5594억원, 도로 건설 4984억원 등으로 향후 예결위 차원의 조정을 거치면서 줄어들긴 하겠으나 지난해 4000억원 증액에 그친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한 규모의 증액이 예상된다. 문제는 시·군·구 단위의 소소한 쪽지예산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지역구 의원들이 동료 예결위원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으로 청탁해 끼워 넣는 이 쪽지예산은 심의 막바지에 급조되는 까닭에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이 원천 불가능하다. 대개가 선심 사업이라 예산 낭비로 이어지기 십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지역구 한 표가 아쉬운 여야 의원들은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며 쪽지예산 관철에 혈안이 된다. 혈세 낭비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수천억원 규모의 쪽지예산을 근절할 대책이 절실하다. 표를 먹고사는 여야 의원들에게 ‘선의’와 ‘양심’을 기대하는 건 백년하청의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쪽지예산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헌법은 국회에 예산심의권만 부여했지 사실상 예산 편성에 가까운 증액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는 매년 정부 예산안 총액의 1~2%를 줄이거나 늘리고, 이보다 더 많은 규모로 예산 항목을 조정하며 사실상의 예산 편성을 자행해 왔다. 차제에 국회의 예산 증액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예산 심사 과정에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는 정부의 추가 예산안을 편성토록 하는 쪽으로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부정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도 쪽지예산에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동료 예결위원들에게 지역 예산을 청탁하는 행위는 직무 범위를 넘어선 부정청탁이며, 이런 청탁 쪽지로 확보한 사업 예산은 지역민들에게 내세울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운 세금 절취일 뿐이다. 김영란법은 이런 데 쓰라고 만든 법이다.
  • 국민청원 23만명… 정부 권역외상센터 ‘전방위 지원’

    국민청원 23만명… 정부 권역외상센터 ‘전방위 지원’

    인력운영비 현실 맞게 추가 지원 진료비 삭감 안되게 의료수가 정비 닥터헬기 환자이송 수가 인정 검토 정부가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지원 확대 등 지원체계의 실상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탈북 북한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권역외상센터의 운영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을 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 청원이 잇따르는 등 국민적인 관심이 증폭된 데 따른 조치다.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인력 운영비 추가 지원, 의료시술 과정에서 진료비가 삭감되는 수가체계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권역외상센터 지원 강화를 요청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청원 개시 열흘 만에 23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복지부는 우선 열악한 환경과 처우로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기피하는 현실을 고려해 인력 운영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전담 전문의 1명당 최고 1억 2000만원을 지원하는데 국비로 지원하는 의사 5명당 1명은 자비로 충원해야 한다. 또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에 대한 인건비 지원은 없다. 아울러 권역외상센터 내 의료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한 시술과 약품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권역외상센터 내 의료시술 과정에서 시술 부위가 일정 횟수를 넘어가면 의료수가를 보장받지 못해 진료비가 삭감되는 등 현실에 맞지 않는 수가체계를 다듬는 차원이다. 또 닥터 헬기를 이용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대해 의료수가를 인정해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증외상 전문 치료센터다. 복지부는 국내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30.5%)을 2020년까지 2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로 2012년부터 권역외상센터 설치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9곳 가운데 전담 전문의 20명을 충족하는 권역외상센터는 한 곳도 없다. 외상센터 간호사도 올 6월 현재 829명이지만 장시간 근무가 빈번해 인력 이탈이나 교체가 심각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심사보류 예산 25조… 새달 2일 처리 지킬까

    ‘조정 소소위’ 감액·증액 심사 아동수당·예산부수법안 등 쟁점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 처리 시한이 다음달 2일로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의 기싸움으로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한 내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4일까지 조정 소위원회를 열어 15개 상임위원회의 53개 부처별 감액 심사를 마무리했다. 처리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26일 백재현 예결위원장과 각 당 예결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으로만 구성된 ‘조정 소소위’를 열었다. 조정 소소위는 이날부터 28일까지 감액 보류 심사와 동시에 증액 심사를 해 속도를 내고 29일부터 수정안을 만들어 다음달 2일 본회의를 열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쟁점은 심사가 보류된 예산에 대한 삭감이다. 감액 심사에서 보류된 사업은 172건으로 규모는 25조원 정도다. 현재까지 감액 심사를 거쳐 삭감된 예산은 6000억원 규모로 매년 4조원가량이 삭감됐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여야 쟁점 예산이 대거 보류됐다는 점이다. 아동수당 1조 1009억원,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예산 9조 8199억원, 국가직 공무원 1만 5000명에 해당하는 인건비 40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전체 예산 삭감액이 너무 적기 때문에 여당이 아동수당 등에 대해 원안을 지키고 싶어도 삭감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예산부수법안도 여야 쟁점 대상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초고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선정해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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