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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욕하고 때리고 강제로 뽀뽀… 칼까지 꺼내 든 아빠는 악마였다”

    “욕하고 때리고 강제로 뽀뽀… 칼까지 꺼내 든 아빠는 악마였다”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시의회, ‘한반도 평화선언 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 동참

    서울시의회, ‘한반도 평화선언 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 동참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인호)는 4일 시의회 본관 로비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함께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한반도 평화선언 Korea Peace Appeal’ 서명 운동을 진행하며, 동료 시의원과 서울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을 끝내고 휴전에서 평화로 나아가자!”는 목소리를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모아내려는 국제 캠페인이다. 한국전쟁 발발 70년인 2020년부터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2023년까지, 전 세계 1억 명의 서명과 각계각층의 지지 선언을 모으고 연결해, 한국전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것이 그 목표이다. 현재까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에는 한국의 7대 종단을 비롯해 360여개의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제안자, 그리고 50여개의 국제 파트너 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정태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영등포2)은 이 캠페인의 의미에 대해 “우리 민족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에서 세계적인 모범 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난 세기의 냉전 속에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것이다. 수백만의 사상자를 낳고 천만 이산의 고통을 가져온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 세기의 정치군사적 대결과 대립, 그에 따른 피해와 불안은 지금도 우리 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그 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한반도 평화는 시민들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남북한 정부와 주변 국가들도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우리 현대사는 남북한이 상대를 불신하며 굴복시키려는 적대정책으로는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커녕 악화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불안정한 휴전상태로 한반도는 핵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세계적인 군비 경쟁의 촉발장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남북한 정부와 한반도 주변 당사국들이 함께 나서서 한국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진지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닫힌 대화의 문을 열어달라는 서울 시민의 뜻과 마음을 담아 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서울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의 동참으로 전쟁이 아닌 평화, 그에 바탕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며 동료 시민과 서울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락스→아빠, 욕조→엄마, 성인이 돼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

    락스→아빠, 욕조→엄마, 성인이 돼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폭력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성인된 아동학대 피해자 3인 인터뷰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새엄마로부터 6살 때부터 학대...우는 최양에게 과도를 주기도 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술 마시면 난폭했던 엄마...중3대 학대 이후 삶의 방향 잃어버려 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술 마시면 난폭해졌던 아빠 피해 댄서 꿈꾸는 19살 청춘 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노동현실 담은 전태일 일기 7권 원본 첫 공개

    노동현실 담은 전태일 일기 7권 원본 첫 공개

    유족들이 50년간 보관해 온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의 친필 일기를 시민사회가 넘겨받아 관리하기로 했다. 양대 노총 등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태일 일기장 관리위원회’는 2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처지를 뛰어넘어 시대의 희망을 만들어 간 전태일 열사의 친필 일기가 불안정한 삶으로 고통받는 청년·비정규직들에게 위로와 길잡이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유족이 맡긴 열사의 친필 일기장을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친필 일기장은 총 7권으로 1960~1970년대 노동 현실과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일기 일부가 책자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원본 그대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생 전태삼씨는 형이 분신 항거한 이후 일기장의 취지가 왜곡될까 우려해 50년 동안 일기장을 보관해 왔다. 전씨는 “형의 짧았던 생애를 사회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근로자의 날인 오는 1일에는 서울 종로구 동대문 평화시장 옥상낙원DRP에서 전태일의 일기 낭독회가 열린다. 위원회는 현재 이 일기를 보존 처리하고 있으며, 향후 전산화를 거쳐 전시 등을 통해 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거리두기 풀리자 숨통 트인 고용지표…상용직 대신 불안한 일용직만 늘었다

    거리두기 풀리자 숨통 트인 고용지표…상용직 대신 불안한 일용직만 늘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고용지표가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고용지표를 끌어올린 건 상용근로자가 아닌 임시일용근로자로, 본격적인 고용 회복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는 1850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 3000명(1.2%)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종사자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3월 22만 5000명이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지난해 3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종사자 수 감소의 기저효과와 올해 2월부터 완화된 거리두기 등이 3월 고용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복합 효과에도 거리두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5만 9000명이 줄었다.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업(-3만 4000명)과 예술·스포츠·여가업(-5000명)도 감소했다. 제조업 종사자도 4만 6000명 감소해 14개월째 마이너스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 근로자는 2만명이 줄었고 임시·일용직은 20만 2000명 늘었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여전히 감소세인 반면 불안정 일자리인 임시·일용직만 대폭 증가하고 있다. 13개월 만의 고용지표 개선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정 과장은 “상용은 주로 제조업, 숙박·음식, 사업시설 등을 중심으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임시·일용은 교육서비스업, 공공행정, 보건·사회복지 등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에도 장애인 의무고용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지난해 장애인 고용비율은 1990년 장애인 의무고용제 도입 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지난해 적용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3.4%, 민간기업 3.1%였다. 다만 공공부문은 의무고용률을 충족했지만 민간기업 중 대기업 집단(2.38%)은 100인 미만 사업체(2.39%)보다 장애인 고용 비율이 낮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고교학점제 정책협의회 실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고교학점제 정책협의회 실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 정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군포1)은 지난 28일 교육기획위원들과 함께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를 방문해 고교학점제에 대한 정책협의회를 실시했다. 이날 정책협의회는 정윤경 위원장을 비롯한 교육기획위원들과 경기도교육청 제2부교육감, 교육과정국장, 학교교육과정과장, 갈매고 및 세종고 교장선생님이 참석해 고교학점제의 구체적인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교육기획위원들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운영 중인 ‘갈매고’와 ‘세종고’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고교학점제 관련 학교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학교 인프라 구축 등 지원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공통과목 이수 후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로 2025년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도내 379개 모든 고등학교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로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정윤경 위원장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절대평가 확대에 따른 변별력 약화,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한 교사 수급 불안정, 교육 공간 부족 등의 문제점을 잘 보완하여야 할 것이며, 안정적으로 교육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기획위원회 의원님들이 우려해주신 사항을 보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근 의원(민주당·남양주6)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교육 패러다임이 학생 성장 중심, 개개인의 잠재력 개발과 역량강화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단순 지식암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정착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후 교육기획위원회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을 방문해 시설 현황을 확인하고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공공건설일용근로자, 전국최초 사회보험료 지원된다

    서울시 공공건설일용근로자, 전국최초 사회보험료 지원된다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공건설현장에서 일용근로자에게 임금삭감으로 인식됐던 사회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올 상반기부터 경감될 예정이다. 이는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대표발의 한 ‘서울특별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7일 제300회 정례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른 것이다. 개정조례안에는 시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건설일용근로자가 부담하고 있는 사회보험료 약 7.8%(국민연금 4.5%, 건강보험 3.335%) 중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개선 우수 건설사업자에게는 고용개선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금액 등은 시장이 정한다. 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 한 홍 의원은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취업자 규모가 커 취업유발 계수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에 따른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청년층 등 신규 기능인력 유입이 날로 줄고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는 늘고 있어 국내 숙련인력 부족·고령화 등으로 인해 건설산업 붕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임시·일용직 비중이 무려 55.3%로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높고, 산재보험 가입율은 99.4%인데 반해 국민건강보험 및 연금보험 가입율은 각각 22.5%, 21.6%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확인된다”면서 “이와 같은 현상은 대다수의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사회보험료가 임금삭감으로 인식돼 보험가입을 기피함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 조사결과 2019년 기준 건설노동자 10명 중 7명이 한 공사장에서 7일도 채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홍 의원은 “본 개정조례안이 시행되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단기고용에 따른 낮은 소득, 고령화 등의 악순환이 청년층 신규 기능인력 유입과 숙련인력 장기근로 유도라는 선순환으로 전환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본 개정조례안은 다음달 4일 서울시의회 제300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며, 2023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육부 ‘코로나 원격수업’ 교사 평가한다

    교육부 ‘코로나 원격수업’ 교사 평가한다

    교사 “혼란한 상황 속 불합리 평가 우려” 학부모 “부실한 수업 냉정한 평가 필요”코로나19로 지난해 한 차례 유예됐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올해 재개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의 원격수업에 대해 평가하도록 할 예정이나 교원사회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22일 제2차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미룬 교원평가를 올해 실시하겠다고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교원단체들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유예할 것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2년 연속 미루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는 원격수업과 비대면 생활지도 등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의 수업 지도안이나 수업 동영상 등도 평가 대상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를 고려한 평가 문항을 만들어 각 학교에 안내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바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학부모와 교원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해 교원평가가 유예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격수업도 평가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A(40)씨는 “쌍방향 수업에서 출석만 부른 뒤 우왕좌왕하는 등 부실한 원격수업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학사 운영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불합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승혁 교총 정책교섭국장은 “불안정한 원격수업 플랫폼이나 자주 바뀌는 교육 방침 등으로 인한 불만이 교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표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는 정성적인 측면이 강한 교사의 수업 활동을 정량 평가하는 데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교육부 ‘코로나 원격수업’ 교사 평가한다

    교사 “혼란한 상황 속 불합리 평가 우려” 학부모 “부실한 수업 냉정한 평가 필요” 코로나19로 지난해 한 차례 유예됐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올해 재개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의 원격수업에 대해 평가하도록 할 예정이나 교원사회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22일 제2차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미룬 교원평가를 올해 실시하겠다고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교원단체들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유예할 것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2년 연속 미루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는 원격수업과 비대면 생활지도 등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원격수업에서 적절한 수업 자료를 제공했는가”, “원격수업 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했는가”와 같은 문항이 제시된다. 교사들의 수업 지도안이나 수업 동영상 등도 평가 대상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를 고려한 평가 문항을 만들어 각 학교에 안내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바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학부모와 교원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해 교원평가가 유예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격수업도 평가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A(40)씨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서 출석만 부른 뒤 우왕좌왕하는 부실한 원격수업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학사 운영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불합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교섭국장은 “불안정한 원격수업 플랫폼이나 자주 바뀌는 교육 당국의 방침 등으로 인한 불만이 교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표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는 정성적인 측면이 강한 교사의 수업 활동을 정량 평가하는 데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충분한 정보 없이 개별 교사를 평가해야 해 ‘형식적인 평가’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2019년 학생과 학부모 참여율은 각각 50%, 35.21%에 그쳤다. 자유서술식 평가가 교사에 대한 ‘악플의 장’으로 변질되는가 하면 동료평가는 온정주의로 흐르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중 교원평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선생님 원격수업 어땠나요” 올해 교원평가 재개 … 진통 예고

    “선생님 원격수업 어땠나요” 올해 교원평가 재개 … 진통 예고

    코로나19로 지난해 한차례 유예됐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올해 재개된다. 교사의 원격수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평가가 가능하도록 실시할 예정이나 ‘교원평가 폐지’를 요구하는 교원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2일 제2차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유예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올해 실시하겠다고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교원단체들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정상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유예할 것을 요구했으나 2년 연속 유예하기는 어렵다고 교육부는 판단했다. 올해 평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수업과 비대면 생활지도 등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일부 개편된다. “원격수업에서 적절한 수업자료를 제공했는가?”, “원격수업 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했는가”와 같이 기존 문항이 원격수업 상황에 맞게 수정된다. 교사들은 원격수업 교수학습 지도안이나 수업 동영상, 원격수업 활동자료 등을 시스템에 탑재해 학부모들에게 제공한다. 평가는 예년처럼 5점 척도의 객관식 평가와 자유서술식 평가로 구성된다. 교육부는 코로나19를 고려한 평가 문항 예시를 만들어 각 학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바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교사들의 평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동료교원 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시되는 교원평가에 대한 학부모와 교원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해 교원평가가 실시되지 않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격수업에 대한 평가를 할 방법이 없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A씨(40)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옆에서 보니 출석만 부르고 수업은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면서 “부실한 원격수업에 대해 솔직하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원격수업 자체의 한계와 교육당국의 준비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가 ‘교사의 무능력’으로 전가돼 불합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교섭국장은 “불안정한 원격수업 플랫폼이나 자주 바뀌는 교육당국의 방침 등으로 인한 불만이 교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표출될 수 있다”면서 “교육과 방역에 매진해야 할 학교에 평가로 인한 행정 업무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전면 시행된 교원평가는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를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책무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평가 결과 4.5점 이상인 교원은 ‘학습연구년 특별연수’를 받으며 2.5점 이하를 받은 교원은 ‘능력향상연수’를 받는다. 그러나 정성적인 측면이 강한 교사의 수업지도 활동을 정량화해 평가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담임교사 외에 교장과 교감, 개별 교과교사와 비교과교사까지 충분한 정보 없이 평가해야 해 ‘형식적인 평가’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지난 2019년 학생 참여율은 50%, 학부모 참여율은 35.21%에 그쳤고, 낮은 참여율은 평가의 신뢰도마저 떨어뜨렸다. 자유서술식 평가가 교사에 대한 ‘악플의 장’으로 변질되는가 하면, 동료평가는 온정주의로 흐르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사사건건 대립해 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총도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중 교원평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최선 서울시의원 “마을버스업계 어려움 외면하는 서울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최선 서울시의원 “마을버스업계 어려움 외면하는 서울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최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은 20일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과 현재 마을버스업계가 놓인 재정난과 운수종사자들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처우 개선을 논의하는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서울시 마을버스는 그간 일반버스가 운행하기 어려운 고지대, 좁은 골목, 외지마을 등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지역 곳곳을 운행하며 교통공백 지역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시민들을 위한 이동편의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지하철 및 간선버스와 환승・연계를 통한 환승할인요금제를 적용하여 시민들의 교통요금 부담을 완화하고 대중교통 활성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난 ‘15년 6월 요금인상 이후 6년째 마을버스 요금이 동결되었으며, 청소년・어린이 요금은 14년째 동결된 상태다. 적자규모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학교 미등교, 재택근무 등으로 승객이 감소하며 재정악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년 마을버스 이용객은 전년대비 약 27%(115백만 명) 감소하였으며,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졌던 3월, 12월은 40% 전후까지 급감함 서울시 마을버스는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이성을 위해 2004년부터 대중교통 통합환승제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1인당 요금이 900원인 마을버스는 환승 승객 1명에게 평균 336원의 요금을 받는데 그치고 있어, 장기화된 요금동결과 코로나 악재와 겹쳐 더욱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문제는, 마을버스업계는 서울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가 적용되지 않아 지자체로부터 적자보존 지원금을 받는데 한계가 있다. 일부 적자업체에 대한 환승할인 보전 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에 따른 정부지원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마을버스 운수종사자는 장시간 노동과 상존하는 사고위험에도 불구하고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있다”며, “이마저도 적자운영에 따른 배차간격 증가와 근무시간 단축으로 임금수준은 더 낮아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마을버스 기사는 골목길, 고지대등 사고위험이 높은 곳을 누비며 시민들의 교통불편 해소에 기여하고 있으나, 마을버스업계에 대한 서울시의 재정지원과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이 전무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가 시내버스에 지원한 예산은 약 6천억원이나, 마을버스 지원은 350억원에 불과했다. 각 자치구 역시 지원근거 및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 최선 의원은 마을버스업계의 현황을 청취한 후, “마을버스는 일반버스나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며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시민들의 대표적 대중교통이다”며, “이러한 마을버스가 운행위기에 처했음에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시민들의 대중교통 복지를 외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선 의원은 “공공재의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가 안정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서울시는 마을버스업계 재정지원 현실화 및 다각도의 지원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더 이상 재정난으로 인한 운수종사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운행의 불안정성을 외면하지 말고, 선제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일 정상회담과 비교 불가피...문대통령 “백신 협력” 강조

    미일 정상회담과 비교 불가피...문대통령 “백신 협력” 강조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 쌓여전문가 “中 문제 진일보된 입장 내야”“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게 외교다.”(전직 고위 외교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다음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미일·한미 정상회담 대차대조표를 둘러싼 비교가 불가피해졌다. 미중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한중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일본처럼 미측의 대중국 견제에 적극 동조할 수 없는 터라 한국으로서는 더욱 난해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미일 밀착 강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만 쌓이고 있어 제대로 준비를 못 한다면 자칫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 협력과 코로나 19 대응, 백신 협력 등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서는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숙고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대화 복원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의 잠정적 평화를 항구적 평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안전성 논란과 미국의 ‘부스터샷(3차 접종)’ 계획 등으로 백신 수급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면서 ‘백신 정상외교’ 요구가 증폭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정서상 스가 총리의 방미 성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터라 청와대의 부담은 적지 않아 보인다.5월 말이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는 시점이다. 북미 관계가 벼랑 끝으로 치닫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양측이 대화의 장으로 나서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남북 관계가 꽉 막힌 터라 ‘중재의 묘수’를 찾기 쉽지 않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앞으로 한 달은 한미가 긴밀히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 “미국을 움직이려면 중국 문제도 무조건 발을 뺄 게 아니라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쿼드(미·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쿼드의 백신 분과인 ‘쿼드 백신 파트너십’에 협력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적 한국외대 교수는 “임기 말 지지율이 떨어져도 ‘일본 카드’(강경 대응)를 써서는 안 된다”며 “투트랙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백신 확보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 기모란 靑 방역기획관 ‘기대와 우려’

    “백신 확보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 기모란 靑 방역기획관 ‘기대와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며 신설한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내정하면서 향후 방역 및 백신 접종 정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에서는 전문가 의견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옥상옥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18일 의료계에서는 방역기획관 신설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기획관 자리 하나 만드는 것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결국 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 위에 옥상옥을 두는 인사일 뿐이고 청와대가 방역 부분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 여러 국가처럼 국가 과학 자문위원회를 둬서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생활방역위원회(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대응전략 자문위원회(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의 자문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방역 부분을 별도로 분리해 집중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방역기획관이 실효성 있는 자리가 되려면 청와대와 방역 관련 정부부처를 조율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모란 기획관은 지난 2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현행 5단계에서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간소화하는 개편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해결할 방안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2회 접종 백신의 1회 접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가 60~70% 정도 있는 상황에서 꼭 2회 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백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논쟁할 당시 기 기획관은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그는 “(백신의) 안전성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며 “아직 임상시험이 끝난 결과만 일부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를 더 모아 봐야 알 수 있고 안전성이 있다 없다는 것도 아무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 기획관 임명 이후 ‘백신 필요 없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재생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 기획관이) 백신을 조속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했다”면서 “정은경 질병청장의 힘을 빼고 정치 방역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의료계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코로나19 대응 정부 신뢰 작년보다 감소

    코로나19 대응 정부 신뢰 작년보다 감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반면 불안감 역시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는 세월호 7주기를 맞아 공동으로 실시한 재난안전인식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는 세월호 참사 이후 2015년부터 해마다 재난관리를 주제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였을 때, 2021년 코로나19 대응 주체 모두가 역할 수행 평가에 대해 전년도보다 효과적이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2020년에는 질병관리청이 효과적이라고 응답(87.7%)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병원 및 의료기관(81.4%)과 소방(73.1%) 등이 그 다음으로 비율이 높았다. 2021년에는 질병관리청(71.7%)과 병원 및 의료기관(72.6%)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여전히 높았지만 지난해보단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정부 대응이 신속하다고 인식한 응답 역시 2020년에는 65.8%, 2021년에는 59.1%로, 그 비율이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5.4% 증가하였으며,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1.3% 증가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정보 전달 신속성에 대해서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69.8%로 지난해보다 7.6% 포인트 감소했다.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8.7%로 지난해보다 7.7% 포인트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모두, 코로나19 기간 개인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2020년에는 불안정(40.7%), 안정(31.7%), 보통(26.4%)이었던 반면, 2021년에는 불안정(37.8%), 보통(35.4%), 안정(25.8%)의 순으로 비율이 많았. 2021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9% 포인트, 불안정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9% 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주체 간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2021년에 협력이 잘 이루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회적 지지망이 없다고 느꼈다는 응답(30%)은 작년보다 7.2% 감소했다. 연구를 총괄한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재난 이후에 국민의 안전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방역당국을 포함한 여러 정부 주체들이 단순히 예산지원 같은 투입을 강화하기보단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개발과 국민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얀센 접종 중단, 백신 수급 특단의 대책 세워라

    국내 코로나19 백신의 수급 불안이 심해져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보건 당국이 어제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존슨앤드존슨(J&J)사의 얀센 백신에 대한 일시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 여섯 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정맥동혈전증이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유발하는 부작용과 같은 사례다. 얀센은 코로나19 백신 중에서 유일하게 1회 접종하면 되고, 상대적으로 보관도 쉬워 집단면역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제품이다. 여기에다 모더나가 7월까지 미국에 2억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혀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는 공급 일정이 더욱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정부는 상반기 내 국민 12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시행해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주력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얀센,모더나 등 다른 백신의 수급 상황도 불안정해져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 물량은 총 7900만명분이다. 제약사별 계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고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904만 4000명분(1808만 8000회분)으로,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59%인 533만 7000명분(1067만 4000회분)이다. 정부는 2분기부터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의 백신 물량 271만 2000회분을 들여오기로 했으니 아직 초도 물량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영국과 이스라엘 등은 집단면역에 근접해 벌써 봉쇄령을 풀고 일상생활을 재개하기 시작한 반면 우리나라는 인구의 2.38%(123만 9065명)만 1회 접종을 한 상태다.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31명으로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방역 당국은 주저하면서 지켜만 보고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 시기가 늦춰지는 데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정부는 방역대책을 새로 면밀하게 조정할 필요성이 커졌다. 백신 도입을 앞당기는 노력 등 백신 공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 홍성룡 서울시의원 주관,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홍성룡 서울시의원 주관,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주관한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가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홍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일용근로자 및 관계자,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홍 의원이 발의한 개정조례안은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건설일용근로자가 부담하고 있는 사회보험료 약 7.8%(국민연금 4.5%, 건강보험 3.335%)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개선 우수 건설사업자에게 고용개선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는 사항을 추가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론회는 1부 주제발표, 2부 패널 토론으로 나눠, 1부에서는 ▲홍 의원의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 개정안 발의 취지 및 주요내용’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장의 ‘건설일용근로자 근로실태 및 고용구조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이어 2부에서는 홍 의원을 좌장으로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승언 건설근로자, 김창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 북부지역 본부장, 전호영 ㈜원일이앤씨 대표이사,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취업자 규모가 커 취업유발 계수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에 따른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청년층 등 신규 기능인력 유입이 날로 줄고 있는 반면, 외국인 근로자는 늘고 있어 국내 숙련인력 부족·고령화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산업 붕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임시·일용직 비중이 무려 55.3%로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높고, 산재보험 가입률은 99.4%인데 반해 국민건강보험 및 연금보험 가입률은 각각 22.5%, 21.6%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확인된다. 또, 서울시 조사결과 2019년 기준 건설근로자 10명 중 7명이 한 공사장에서 7일도 채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현상은 대다수의 건설일용근로자들에게 사회보험료가 임금삭감으로 인식돼 보험가입을 기피함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보험료 지원, 적정임금제 시행, 교육훈련 및 취업 지원 등을 통해 건설일용직을 좋은 일자리로 전환시켜 청년층의 장기근로를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일용근로자 사회보장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건강보험 근로자 부담분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근로자 부담분을 발주자인 서울시가 부담함으로써, 다른 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가입률과 비슷한 수준인 50%까지 끌어올려 건설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홍 의원은 당초 근로자 부담분 사회보험료 약 7.8% 전액을 지원하는 개정조례안을 발의했으나, 이날 토론회에서 예산상 문제, 도덕적 해이 등 예상되는 논란을 감안해 월 수령액 220만 원 미만 저임금 건설일용근로자와 220만 원∼400만 원을 수령하는 35세 미만의 청년층에게 80%(근로자 부담분 약 6.24%)를 지원하는 것으로 수정 제안했다. 홍 의원은 전액지원에서 일부지원으로 수정할 경우 서울시가 지급해야 할 사회보험료는 연간 190여억 원에서 40여억 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홍 의원은 “개정조례안이 시행되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단기고용에 따른 낮은 소득, 고령화 등의 악순환이 청년층 신규 기능인력 유입과 숙련인력 장기근로 유도라는 선순환으로 전환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됨은 물론, 더 나아가 우리 경제 전체에도 큰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값 오류 잡자고 지자체로 이관”… 산으로 가는 공시가 해법?

    “집값 오류 잡자고 지자체로 이관”… 산으로 가는 공시가 해법?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놓고 정치권이 백가쟁명식 해법을 들이대고 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작 가려운 곳은 긁어 주지 못하고 엉뚱한 해법을 들이민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의 엉터리 산정보다 엉터리 해법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소득은 증가하지 않았는데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세를 무겁게 물리는 것에 대한 조세 저항을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 탓으로 돌리면 본말이 전도된다는 것이다. 12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문제에 대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정책 당국자들이 안이하게 대처해 일어난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집값 폭등→공시가격 상승→세 부담 증가→조세 저항’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조세 당국, 사회보험 담당 부처 등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부작용이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올 초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수가 공시가격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자료를 내놓았지만 국회도 손을 놓았다.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는 누진 체계라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이 훨씬 크다. 그런데도 모든 문제가 마치 엉터리 공시가격 산정에 있는 것처럼 비치는 모양새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세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상승률을 연간 1.2~2.9% 포인트씩 점증적으로 올리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2020년(69%) 대비 70.2%(1.2% 포인트)로 올리는 데 그쳤다. 집값이 폭등하지 않았다면 세금도 공시가격 상승률(1.2%)만큼만 올리면 된다. 급격한 세 부담은 공시가격 현실화 자체 때문이 아니라 집값 폭등에서 찾아야 한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급격한 조세 부담 증가는 ‘시가 추인성’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재산세는 집값(시가)이 올라가는 비율에 따라 부과되는 구조다. 그간 비싼 주택을 갖고 있으면서 세금을 적게 냈으니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세금도 더 내야 한다는 주장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조세 저항과 일부 엉터리 산정을 문제 삼아 정치권이 공시가격 제도 자체를 흔들고 있다. 공시가격 산정 기준은 ‘적정 가격’이다. 부동산 시장은 불안정한 시장이다. 가격은 정책에 따라 급변하고, 개발계획 발표에 따라 춤을 춘다. 시세의 급등과 급락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적정 가격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다. 100% 공평하게 산정됐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도 오차를 인정한다. 문제는 해법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배를 산으로 끌고 가자’는 식이라는 것이다. 공시지가를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할 때 혼란은 더 커진다. 객관적인 잣대 없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매기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지역별·물건별·가격대별로 달리 적용하는 것 자체가 더 큰 화를 불러온다. 지자체장의 선심성 정책 수단으로 변질해 가격 결정의 객관성도 떨어질 수 있다. 공시가격 산정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부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선거 때마다 공시가격이 주요 공약이 되면서 가격 왜곡도 우려된다. 같은 가격 주택은 같은 수준의 세금을 내는 과세 공평성과도 들어맞지 않는다. 현실화율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도 맞지 않다. 지역에 따라 시세 반영률을 달리 적용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같은 쓰임새와 같은 효용을 가진 재산은 가격도 같은 게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다. 그래야 가격 왜곡 현상을 없애고, 시장 혼란도 막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시세가 비슷한 아파트는 공시가격도 같아야 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공시가격 산정 과정의 오류는 비판받고 수정돼야 하지만, 공시가격 산정 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하자는 주장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속상하지만 괜찮아?’ MBC 날씨 유튜브 영상 정치 논란

    ‘속상하지만 괜찮아?’ MBC 날씨 유튜브 영상 정치 논란

    MBC가 운영하는 날씨 유튜브 채널 ‘오늘비와?’ 영상이 정치색 논란 끝에 결국 해당 게시물이 삭제됐다. MBC는 8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날씨]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 / 박하명 캐스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오늘비와?’는 기상캐스터들이 매일 날씨에 관해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TV 정규 뉴스에서 일기예보를 방송한 뒤 해당 영상에 섬네일 및 새로운 자막을 입혀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오늘비와?’ 채널만을 위해 제작한 날씨 소개 영상을 올리는 형식 등으로 이뤄진다. 논란이 된 이번 영상도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이날 아침 뉴스에 방송한 날씨 소개 영상에 섬네일 등을 넣어 유튜브로 공개한 것이다. 이번 영상의 섬네일에는 자막으로 ‘속상하지만 괜찮아…#봄이야’이란 문구가 담겼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무엇이 속상한 것이냐”며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날인 7일 있었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된 점을 들며, 일기예보를 통해 정치색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늘비와?’ 제작진은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아침 방송을 맡은지 나흘째밖에 안 되어 방송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오늘 첫 번째 방송에서 유독 실수가 많아 본인의 날씨 방송에 속상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제목을 붙인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이어 “더욱 열심히 날씨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비와?’ 측은 해당 영상에서 ‘속상하지만 괜찮아’를 ‘완연한 봄’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비판이 지속되자 해당 영상은 아예 삭제됐다. 박하명 캐스터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날씨 멘트를 정말 정성껏 준비했는데 통으로 까먹고 제대로 버벅거려서, 너무 속상한 날이었다”며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그 어떤 정치 성향도 표하려는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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