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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도와 명탐정’이 뜬다

    ▲인상착의:껑충한 키에 유난히 가는 손가락,날카로운 매부리코.▲주소:런던 베이커가(街) 221b번지. 누구의 신상명세일까.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단박에 꿰찰이름,명탐정 셜록 홈스다.영국의 아서 코넌 도일이 1892년 소설의 주인공으로 탄생시킨 가공인물임을 재론할 필요는 없을 터. 그런 그가 오늘 새삼 한국 문화판을 주름잡고 있다.국내문화계 전반에 급부상한 ‘추리’코드 덕분이다. #‘추리’코드의 급부상=올 봄 문화계의 최고 인기 아이템은 추리.그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쪽은 뭣보다 출판가이다.셜록 홈스의 부활에 불을 지핀 건 메이저 출판사들.황금가지에서 2월 초 ‘셜록 홈스 전집’을 펴내자 질세라 곧북하우스에서도 ‘셜록 홈스 걸작선’이란 제목의 1권짜리 선집을 냈다.지난 5일 초쇄로 3000부를 낸 황금가지는 그새 5000부를 더 찍었다. 영국 혼자 잘난 체하는 걸 프랑스가 가만둘 리 없다.‘괴도 뤼팽’이 맞선다.모리스 르블랑의 뤼팽 시리즈는 이미4개 출판사에서 달려들었다.까치가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과 ‘뤼팽 대 홈스의 대결’1,2권을 내고 나머지 17권을 차례로 출간한다.지난 19일 ‘아르센 뤼팽 전집’ 1권을 시작으로 황금가지도 앞으로 총 20권까지 내놓는다. 추리물 전문 출판사인 태동과 샘터에서도 선집 형태의 출간을 기획했다. 영화 쪽도 엇비슷한 흐름이 읽힌다.고전추리의 정공법은아니지만 현대적 입맛에 맞게 미스터리물로 변주된 작품들이 부쩍 눈에 띈다.괴도와 명탐정을 오간 프랑스의 실존인물 비독을 내세운 추리극 ‘비독’이 지난해 말 선보인 뒤 미스터리극 ‘웨이트 오브 워터’(29일 개봉),‘고스포드 파크’(4월12일 개봉) 등이 줄을 잇는다.특히 영국의 시골 장원을 무대로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로버트 알트만감독의 ‘고스포드 파크’는 추리소설 뺨치게 난이도 높은 지능게임이 펼쳐지는 정통 추리영화다. #지금,왜 추리인가=고전적 문화코드인 추리가 새삼 힘을얻는 배경은 뭘까.“불안정하고 극도로 가변적인 사회에서 명확한 논리를 기대하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큰 배경”이라는 해설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문화 사조의 순환으로 보기도 한다.나우누리 추리문학동호회 시삽 윤영천(27)씨 같은 이는 “한동안 문화계를 휩쓸던 판타지·무협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떠오른 새로운대안”이라고 해석한다.포스트 모더니즘의 위력에 눌려 맥못추던 고전이 최근 출판계에서 속속 재출간되는 분위기와 궤를 같이 하는 현상이란다. 눈여겨볼 재미난 현상이 또 하나 있다.추리에 탐닉하는수요자는 게임세대와 30∼40대 중·장년층으로 극명히 갈린다는 점.‘셜록 홈스 걸작선’을 기획한 북하우스의 이승희씨는 “10∼20대는 컴퓨터 게임의 연장선상에서,기성세대는 고전에 대한 향수에서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말한다. #쉽게 삭지 않을 열풍…셜로키언(Sherlockian)을 아시나요?=‘셜로키언’은 셜록 홈스 마니아를 가리키는 말.인터넷을 무대로 이들의 움직임이 전에 없이 활발해졌다.해외 추리작가들의 정보를 확보해 출판사에 아이템을 ‘무상’제공하는가 하면,기획단계에서부터 선주문을 하기도 한다.다음은 셜로키언들의 주요 활동처.홈스에 관한 정보를 두루담고 있는 ‘www.sherlokian.net’,애드거 앨런 포,애거사 크리스티,엘러리 퀸 등 미스터리 거장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www.mysterynet.com’,홈스의 모든 것을 한글로 알려주는 국내 사이트 ‘www.bakerstreet221b.com.ne.kr’ 등이다. 추리열풍은 쉽게 가라앉진 않을 듯하다.고전추리 붐에 힘입어 현대 추리소설 ‘뒤마클럽’(시공사),‘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열린책들) 등도 최근 출간돼 호응을 얻고 있다.황금가지 등 메이저 출판사들 역시 추리고전들을 꾸준히 발굴,물밑에서 저작권 협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황수정기자 sjh@
  • [기고] 민간분양시장 규제 최소화를

    지난해에 이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택가격 안정을위해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서울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수요조절책으로서 선착순 분양방식의 개선,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개선,분양권 전매요건 강화 등 주택분양방식에 대한 규제를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즉 주상복합건물과 오피스텔은선착순 분양방식을 지양하고 주택공급규칙에서 정하는 방법을 따르도록 했으며,3월 이후 급증하는 청약통장 1순위 자격자의 주택시장 교란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전용 25.7평이하 주택 분양물량의 50%를 5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에게우선 분양토록 했다.또 외환위기 이후 주택분양계약자의 자산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전면 허용했던 분양권 전매를 앞으로는 중도금 2회 이상 납부자에 한해 허용토록 했다. 민간주택시장의 분양방식에 대한 정부규제는 원칙적으로바람직하지 않다.그러나 전세가의 급상승 및 월세전환 등주택시장 구조전환 과정에서 경제적·지역적·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주택시장 불안정이 심화됨에 따라 정책당국으로서도 이를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번에 발표된 실수요자 보호 및 투기억제 차원의 수요조절책이 일시적으로는시장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 효과는미지수다. 청약통장 1순위 자격자가 급증한 것은 2년전 주택수요 확대를 위해 가입대상을 만 20세 이상의 가구원으로 늘린 데따른 것이다.또 청약예금 취급기관을 확대함으로써 금융기관간 예금유치를 위한 고금리 경쟁이 빚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중소형주택 분양물량의 절반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의 분양기회를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그러나 분양시장에서 초과수요가 나타난다는 것은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현명한 주택업체라면 미분양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분양가격을 인상할 것이며,이는 무주택자의 시장진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 분양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주택업체는 시장수요에 대응할 뿐이다.분양권 전매에 대한 요건 강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분양권전매제도의 도입취지가 주택계약자의 유동성 위기시 이를 지원하는 데 있으므로 투기를 유발하는 무제한적인 전매 허용은 수정 보완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수요억제를 위해서라면 외환위기 이후 국민주택기금 지원범위를 18평에서 25.7평으로 확대했던 것을 원상태로 회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주택건설자금 및 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국민주택기금 지원 주택규모를 하향조정하고,수요자 지원을 위한 분양중도금 대출 및 매입 임대주택자금지원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시행한 수많은 주택대책이 새 시장교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구분,공공부문에 대해서는정부기능을 강화하되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높여야한다. 궁극적으로는 민간주택시장에 대한 동시분양 및 주택청약제도를 폐지하고,동일 단지라고 하더라도 층 및 방향에따라 차별화된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아울러 지불능력이 높은 사람에게 주택이 팔릴 수 있도록 민간판매 전략을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윤주현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 김대통령 취임4돌 표정/ “”철도 경영 민영화해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5일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국민의 정부 출범 4주년을 기념하는 오찬 및 만찬을주재하는 동안에도 표정이 어두워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철도·발전·가스 노조 등 3대 공기업 노조가 이날 새벽부터일제히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오늘 파업 속에서 오찬을하는데 제일 문제가 철도”라며 “영국은 시설과 경영분야둘 다 민영화를 했는데 우리는 시설은 국영으로 놔두도 경영만 민영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철도도 민간이 서비스해야 한다.”면서 “철로를 만드는 것은 사회간접시설의 기본이므로 정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행사 및 4대 과제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금 레임덕이 오면 정권이나 정부가 아닌 국가의 불행”이라며 “국민들이 협력해 주면 최선을 다해 4년 동안 이룩한 일을 마무리짓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의 정부 국정성과 기여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는 금모으기 운동에 앞장섰던 중산·서민층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한동(李漢東) 총리와 임인택(林寅澤) 건교,신국환(辛國煥) 산자,방용석(方鏞錫) 노동장관은 파업사태를 챙기느라 저녁 만찬에 나오지 못했다. 한편 전윤철(田允喆) 비서실장은 오전 월례조회를 통해 “남미 일부 국가의 불안정한 정치·사회 환경이 우리나라라고 없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자.”고 당부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이슈 따라잡기] 바람직한 노사정협의모델

    ***“관리기구 아닌 협의체로 바꿔야”. 노사정위원회가 출범 4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노동계,경영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 협의모델 발전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는 최근 들어 노사정위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노사정간 협의모델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노사정위의 4년간 평가와 문제점,그리고 향후 바람직한 대안을 놓고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 겸 아세아문제연구소장과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부원장이 맡았고 심갑보 삼익LMS 대표이사와 안영수 노사정위 상임위원,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조남홍 한국경총부회장,허영구 민주노총 위원장직무대행,김대환 인하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토론회 내용을 분야별로 나눠 ‘이슈따라잡기’로 정리한다. △ 노사정위 4년간 평가와 문제점. ♠최장집 소장=노사정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수용하는 대가로 고용창출과 새로운 개념의 복지확대,정치과정과 행정과정에서의 참여확대를 교환하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노사정협의체제는 구체적 정책 방향이 시장경제 지향적이고 복지·노동을 포함하는 사회정책보다 경제정책 중심적이며 노동의 정치참여가 여전히 배제되는 방향으로 진행해 왔다. 이로 인해 현재 그 제도적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노사정위원회는여전히 중요한 협의·합의체로 봐야한다. ♠최영기 부원장=구조조정 기간 중 노사정위는 여러 차례의파행과 좌절,여러 형태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협력기반 조성이라는 당초 목표를 성취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사회적 협의모델을 발전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지만 노사정위의 정상화와 활성화만으로 사회적 협의모델이 정착됐다고 볼 수는 없다. ♠심갑보 대표이사=지난 4년간 노사정위는 사회통합적 구조조정에 기여했다.정리해고 제한에 관한 법과 근로자 파견법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법과 제도를 정비,우리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였던 제도적경직성 해소에 일조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의 큰 틀로써 기능하기보다 노사정으로대표되는 사회 각 주체들의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논의하여적당한 합의점을 찾아내는 기구정도로 그 역할이 축소되어버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남순 위원장=노사정 주체들간의 신뢰부족,동의의 물적토대 취약 등으로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벗어나지 못했다.정부는 노사정 합의사항에 대한 철저한 이행의지를 보여주지못하고 있고,재계는 단기적 비용 논리에 입각,노동력의 값을낮추는데만 주력했다. 이같은 조건 속에서 노사정 협력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조남홍 부회장=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갈등구조의 완충 등의 역할을 일정부분 수행했다는 평가가 적절할 것이다.하지만 현재까지 논의되어 온 의제는 단기적이고 현장적 이슈에치우친 경향이 있다. ‘주고 뺏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경향 때문에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논의가 되지 못했다.또 노사대표가 주도하는 구도에서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이라 합리적 판단을 기초로 한 중재자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허영구 직무대행=노사정위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아닌 대통령 자문기구에 불구하며 신자유주의적 노동배제 전략과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김대환 교수=경제위기 극복이란 최우선 과제 앞에서 노사정위를 설립하고 사회적 합의가 시도된 것은 한국적 노동 풍토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신속하고 전면적인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이 역설되면서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가자리잡음에 따라 노동정책의 노동포섭적 성격은 이를 위한보조적인 수단으로 밀려났다. 노사정위는 구조조정의 기조와 추진방식 등 실질적 정책협의가 아니라 정부의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해주는 ‘들러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 바람직한 노사정위 모델. ♠최영기 부원장=노사정위는 앞으로 관리기구가 아닌,통상적정책협의 기구로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 합의기구라는경직성에서 탈피,주요 정책사항에 대해 협의하는 기구로 역할을 바꿔줘야 한다. ♠조남홍 부회장=노사정간 협의과정을 통해 기본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도록 역할을 한정해야 한다.합의내용도 물가상승억제선과 생산성 향상목표 설정, 근로자복지 관련 예산 또는GDP 대비 비율 설정 등 포괄적인 원칙을 제시하고 구체적 시행사항은 정부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남순 위원장=합의체로 운영되는 노사정위 시스템을 개혁하여 책임회피용 논의가 아니라 중요한 노동현안에 대해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논의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보완책을마련해야 한다. ♠안영수 상임위원=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사정위는 큰틀에서 정부정책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는 이 범위안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돼야 한다. 협의기구로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합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협의는 그 자체가 불충분하고 당사자 일방이 불참하게 되면 협의자체가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갑보 대표이사=국가경쟁력 향상 등 사회적 합의로 지향하는 목표가 대원칙으로 제시되어야 한다.이런 대원칙과 관련이 되지 않는 개별 주체의 요구사항들은 사회적합의라는큰 틀에서 다루기보다 개별 주체의 협상 속에서 결론을 짓도록 해야 한다. ♠허영구 직무대행=노사정위를 해체하고 비상설로 노정·노사·노사정간 교섭진행과 산별교섭,제도개선과 관련된 대(對)정당·국회 대책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민주노총은 조만간 노사정협의 모델과 관련 대안을 마련,조직내 논의와 의결 단위를 거쳐 조직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광장] 금강산과 왕회장의 아들들

    명실공히 새 천년의 첫 해인 2001년(辛巳年)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에 있어 전후,좌우,상하 어디를 둘러봐도 막히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다.정치·경제·사회·통상·남북문제가 모두 꽉 막혀 숨쉬기도 답답하다.일찍이 다산 정약용이 갈파한 맺힌 것을 푸는 특단의 대책이 더없이 간절하다(丁若鏞 通塞議). 그 중에서도 남북한 간에 막힌 곳을 뚫고 화평을 정착시키는 일은 초미지사(焦眉之事)라 할 만큼 중요하고 심각하다.미국 뉴욕테러사건을 계기로 부시 정권이 이곳 저곳에서 일으키고 있는 전쟁의 불똥이 한반도로 튀는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미리 방비하여야 하고,최근 남북한에 일고 있는 정치·군사적 불안정이 국제적 긴장요인으로 확산되는것도 미리 막아야 한다.그래서 국제 평화네트워크 정옥식대표같은 이는 지금이야말로 평화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절실하다고 절규한다. 맞는 말이다.정부와 정치권이 이런저런 사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하여는 민간기업과 시민단체들이 스스럼없이 나서야 한다.그 대표적인 것이 교착상태에 빠진 금강산 관광사업이다.이는 누가 뭐라해도 50여년의 민족분단사에 남북화해와 협력을 형상화시킨 획기적인 평화의 상징사업이다.1999년 서해교전이 한창일 때도 금강산 평화의 뱃길은 그치지 않았고,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와중에도 수천 명의 남쪽 사람들이 금강산 산길을 평화롭게 오르내렸다. 이렇듯 금강산 관광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과 충돌 가능성을 미리 봉쇄하고 전쟁 불똥이 다른 지역에서 튀어 오는것도 차단하는 엄청난 효과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첫번째 공훈과,마지막 성공도 지금은 고인이 된 강원도 통천(금강산) 출신의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몫이다. 죽음을 앞두고 그가 보여준 평화와 통일의 집념과 수구초심(首丘初心)은 1998년 11월 마침내 금강산 관광 길을 열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가 살았을 때는 아들 회장들이 적통(嫡統)을 다투려 서로 금강산사업을 맡겠다고 이른바 ‘왕자의 난’까지 일으켰다.그가 죽고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제 금강산 평화의 뱃길이 끊겨질 운명에 놓였는데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뒷짐을 지고 있다.그것도 ‘돈’,즉 누적된 부채와 적자운영 때문에 중단될 것이라는데 모른 체들 하고 있다. 물론 부시정권의 등장과 극우 보수분위기의 확산 여파로관광객이 줄고 양쪽 정부의 무성의로 적자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고 하더라도,자신들의 아버지 필생의 유업이 바야흐로 문을 닫게 되었는 데도 딴청을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왕회장은 저승에서 회한에 젖어 통곡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아들들이 이러하니 국민여론은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보수언론과 정치권은 아예 신이 나 ‘퍼주기론’을 다시 펼칠는지 모른다. 그러나 평화의 값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데,금강산 관광의 전쟁억제 역할을 어떻게 내버려두란 말인가.이같은 교착상태를 정면으로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아버지의 숭고했던 남북평화 의지와 통일에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라도,자식들이 앞장서야 한다.그래야 국민들이 감동하고 양쪽 정부도 각성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금강산관광 살리기에 자신들의 사재부터 얼마간 내놓아야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본다.그리고 전사적으로,모든 현대그룹이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 감동이 없이는 자칫 국민과 정부로부터 외면받아 금강산 평화사업은 중단될지 모른다.그렇게 될 경우 그 아들들은 두고 두고 국민들의 비웃음과 세계인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그들이 꿈꾸고 있는 대망과 대박의 꿈도헛되이 한갖 물거품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국민을 움직여야 금강산 관광이 산다.왕회장의 아들들이여,부디 고 정주영씨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금강산관광의 막힌 곳을 먼저 뚫어라. 그래야 양쪽 정부도 제 역할을 할 것이며,금강산은 세계유일의 평화지대로서 민족분단 슬픔을 녹일 수 있다.우리국민들은 왕회장 일가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갈망한다. 김성훈 중앙대교수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
  • [대한광장] 노사관계 새 패러다임 만들자

    올해 초에 노사정위원회는 노사정 합의를 통해 ‘사업장단위 복수 노동조합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을 5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려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켰다.또 헌재의 위헌판결 이후 노사관계의 항상적 불안요인이던 단체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토록 했다.그러나 복수노조허용 유예 조치는 노동기본권 제약이라는 원론적 비판 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에 따른 다수 노동자 권익보호장치의 박탈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기본권 신장과 민주주의의 진전은 모성보호에서 이루어졌다.여성부 신설,산전산후 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 제도의 도입 등은 미흡하기는 해도 일정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와 필수공익사업장 범위 축소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제기됐다.노동기본권 제약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수차례 전향적 개정이 국제적으로도 권고된 사안이다.필수공익 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에 대해서는 행정법원의 위헌심판 제청이 이루어진 바 있거니와대체적으로 필수공익 사업장의 범위를 축소하고명확히 하면서,직권중재와 같은 사전적·강제적 기본권 침해 조항은삭제돼야 한다는 것이 공론이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의‘항공사 운항 승무원' 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묶어야 한다는 주장에 부닥쳐 구시대적 잔재를청산하고 노동 기본권을 신장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양대 항공사 파업에 겁먹은 정부와재계가 내년도 월드컵을 앞두고 항공사 파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파업을 예단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노사간자율적 해결을 대원칙으로 하는 노사문제를 구시대적 악법으로 억누르겠다는 발상이야말로 비민주적 발상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문제 역시 올해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핵심 사안이었다.이와 관련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실업자의 양산과 비정규직의 급증은‘사적 비용의 사회적 전가' 의 대표적 형태로 향후 한국사회 불안의 최대 요소로등장하고 있다.고용의 양 못지 않게 고용의 질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제기됐으며,노사간의 소득격차 외에 노동자내부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심화와 양극화 역시 사회적 문제로제기되고 있다. 실업문제의 경우 특히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비정규직의 경우‘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 을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노사정위원회내에 비정규직 특위를 구성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다.그나마 비정규직 특위조차도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사회보험 확대적용과 근로감독 강화를 위한 근로감독심의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노동계의 요구를 정부가 묵살하면서 표류하고 있다.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과 관련해 한국사회의 노사관계 시스템의 전면적 전환 없이는 안 된다는것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통합과 분리를 놓고 한국사회는 연말 막판 힘겨루기와 혼선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혼란과 갈등의 핵심을 상징하면서 향후 문제 해결의 지평을 여는 것이 바로 시간단축 문제다.2년 전부터 ‘주 5일근무제’를 놓고 ‘연내 입법화’를 약속하거나 합의했던 사실들은 모두 거짓이거나 위약이 돼 가고 있다.세계는 지금 중국의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및 뉴라운드 출범과 더불어 명실상부하게 냉혹한 경제전쟁에 돌입했다.엔화의 달러환율 인상과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모두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과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노사간에는 물론 노노간,세대내는 물론 세대간에도 서로 더불어 사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그 출발은 주 5일근무제의 조기 시행이다.주 5일근무제는정치·경제·사회는 물론 노사관계까지 포함해 한국사회에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사용자의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여기에다 상시적 구조조정과 세대간 소득분배와 관련된 인프라로서 사회보험과 사회보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이정식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대한포럼] 테러와 빈곤

    반 탈레반군이 알 카에다 병력의 마지막 거점인 토라보라를 장악함에 따라 아프간 사태는 일단 대미(大尾)로 치닫고 있다.이제 세계의 이목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이쯤으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내친 김에 세계를 확실하게줄세우려 할 것인지 그의 의중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다.다만 미국이 이 전쟁을 처음부터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했고 미 국민의 여론도 62%가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 또는사살하지 않으면 승리라고 할 수 없다”는 쪽이어서 확전은않더라도 최소한 ‘꺼진 불’ 다시 보는 작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빈 라덴을 제거한다고 테러와의 전쟁이 끝나겠는가.그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오히려 세계의 지성들은 전쟁이 증오를 양산하고그 증오의 씨앗이 있는 한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폭발할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핵무기와 미사일도 궁극적인 평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제정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한 평화상 수상자들은 “빈부격차 해소 없이는 21세기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김 대통령은 “파괴적 원리주의나 세계화 반대의 저변에는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고,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빈곤에서 파생된 좌절감과 시샘이 테러리즘의 원인”이라고 했다.그리고 과테말라의 리고베르타 멘추 통씨도 “테러리즘은 절망을 낳는 불안정과 기아로부터 태동한다”고 했다.테러가 반드시 빈곤 때문에만 생긴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 해결없이는 테러의 근절도 없다는 의미다. 테러의 원인과 근절책으로 맨 먼저 빈곤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그는 지난 10월 “국제사회는 어떤 조건에서 테러운동이 일어나는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빈곤 완화와 민주주의 고양”을 주창했다.그는 또 지난주에는 “1년에 120억달러면 모든 테러 위협을 없애고도 남는데 이는 전쟁 비용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는 처방도 내놓았다.전쟁이 끝나면 전쟁보다 더 무서운굶주림에 시달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을 방치할 수 없는 일이고 보면 클린턴의 주장은 백번 옳은 말이다. 그러나 빈곤문제를 시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근본적인해결책은 아니다.시혜로는 빈곤이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시혜를 주고 받는 관계의 지속은 또 다른 종속관계로 이어질것이기 때문이다. 이쯤해서 우리는 제3세계 빈곤의 원인을 한번쯤 짚어봐야한다.대개 이들의 빈곤은 내전,그리고 가뭄과 홍수 등 천재지변을 꼽는다.그런데 과연 내전과 가뭄 등이 이들 나라만의 사정인가? 제3세계 내전이 실은 2차대전 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자연스럽게 그어진 국경 때문이라는 것은오래된 이야기다.가뭄과 홍수도 마찬가지다.지구온난화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렇다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선진국이 가뭄과 홍수의 원인제공자임을 부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산업화가 한 국가의 농촌을 해체했듯이 서구식 개발 프로그램이 제3세계의 빈곤을 가속화시켰다는 이론도 이미 고전에속한다.식탁의 서구화는쇠고기 소비를 늘려 그 수요를 위해 대략 12억8,000만마리쯤 되는 소가 사육된다고 한다.그만큼 농경지와 숲이 초지로 바뀐 셈이다.그뿐인가.세계 기아인구 10억을 먹여살릴 수 있는 곡물(3억5,000만t)을 비육우들이먹어치운다고 한다.뉴욕 시민에게 햄버거 한 개를 5센트 싸게 공급하기 위해 중앙·남아메리카 삼림 0.8㎡가 벌채된다면 우리가 먹는 햄버거 하나,맛있고 연한 비프 스테이크 한끼가 제3세계의 굶주림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제3세계의 빈곤을 원인제공자의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테러와 빈곤이 바로 우리가 낳은 이란성 쌍둥이일 수 있기때문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일할 맛 나는 사회의 실현

    우리 사회는 참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그때그때는 잘 모르지만 몇 년이 지나고 보면 시가지의 모습도,우리가 쓰는 생활 도구들도 참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우리가 스스로 느끼는 변화의 속도보다도 외국의 잘 짜여진사회체계 속에서 살다 온 분들의 눈에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를 것이다. 그러나 변화가 빠르다 보니 사회에 활력이 넘치고 부(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어 좋기는 하지만,사회가안정된 느낌이 없이 나사가 풀린 기계처럼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떨쳐버리기 어렵다.사회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아직 취약한 분야가 많다 보니 각종 사건·사고도 많고 자기노력에 의하지 않은 부의 축적과 벼락부자가 생겨나는 불안정한 사회의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는 부의 축적이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정직하게 일하여 돈을 버는 것이 미련하게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해치고 있다는점이다.또한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추진해 오는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따랐고 건전한 중산층이 약화되면서 분배구조도 악화되어 일할 맛들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과 근로자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빈곤감이 커지면 사회통합이 저해되고,열심히 일해도 꿈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회도 희망이 없는 것이다. 기분과 신바람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우리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진작시키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기어렵다.무엇보다도 어느 사회든 위로부터 깨끗해지지 않으면 아래로부터의 성실한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그리고정부는 사회통합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제도적 시책 마련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하며,기업은 경영을 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근로 동기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민과 근로자들이 자기의 일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일할수 있는 자분지족(自分之足)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지금처럼 바쁘게 일들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상대적으로 손해보는 삶을 살고 있다는 국민들의 공허한 마음들이 줄어들 수 있을것이다. 유용태 노동부장관
  • [13억시장 누비는 한국인들] (6) 한식당 ‘서라벌’ 백금식사장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베이징(北京) 시내 중심가 옌사(燕沙)백화점 지하의 한국 음식점 옌사(燕沙) 서라벌(薩拉伯爾).식사시간 때가 되면 한국 음식을 맛보려는 중국인 식도락가들이 몰려들어 600여석을 갖춘 이 식당은 항상 북새통을이루고 있다.직장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온 중국인 가오슈핑(高秀平·35)씨는 “담백하고 매운 한국 음식 맛을좋아해 이곳에 가끔 들른다.그러나 음식값이 조금 비싸 자주 오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중국 대륙에 한국 음식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라벌’의 백금식(白今植·53)사장.한·중 수교 전인 지난 1991년 1호점인 ‘량마허(亮馬河) 서라벌’을 처음 개업한이후 서라벌은 10년여 만에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한국 음식점으로 자리잡았다.현재 1호점인 ‘량마허 서라벌’과 ‘옌사 서라벌’ 등 베이징 지역 5곳과 랴오닝(遼寧)성다롄(大連) 푸리(富麗)호텔의 ‘다롄 서라벌’ 등 2곳을 포함해 모두 7개 지점을 개업,운영하고 있다. 특히 2002년 한국 월드컵의 중국 출전 등 ‘한류 붐’에힘입어 내년 3월중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 등 2곳,랴오닝성 선양(瀋陽)·지린(吉林)성 창춘(長春)·샨시(陝西)성 시안(西安) 등 5개 지역에 새로 개업,영업망을 확충할 예정이다. 백 사장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한국 음식의 고급화 추구가 최대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처음부터 음식의 맛은 최고급만을 고집하고 있다.쇠고기의 경우 가장 좋은 쇠고기만을 골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연구 개발했다.그는 “개업 초창기에는 음식 재료를구입하기가 힘들어 맛을 제대로 낼 수 없어 힘들었다”며“더욱이 중국인들이 한국 음식 맛에 익숙지 않아 찾지 않는 바람에 손님들의 90% 이상이 한국인들이어서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최고급을 추구하는 서라벌의 노력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라벌=한국 음식의 최고급 맛’이라고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중국인들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때문에 지금은 고객들의 90% 이상이 중국인들이다.백 사장은 “음식재료를 한국에서 수입하면 관세 부담이 크고 공급에 애로가생길 수 있어 처음부터 중국인들로부터 최상의 재료를 공급받은 게 최고급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처음에는 중국인들이 계약재배 경험 등이 없어 공급이 불안정했지만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백 사장이 음식 분량을 일정하게 제공한 것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그는 음식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가격을 올리는대신 음식의 양을 줄이는 일반적인 관행을 탈피, 지난 10년동안 음식 분량을 늘 일정하게 제공해 왔다.아직도 ‘상다리가 휘도록’ 음식 차리는 것이 습관화된 중국인들이 음식양이 모자라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이다. 음식 가짓수를 늘리는 등 중국 현지사정을 적절하게 활용한 점도 한몫을 했다.중국 대륙은 사회주의 국가인 탓에 개인 소유보다 국가 또는 소속 단위(회사)의 소유가 훨씬 많다.식사를 할 때 대부분 공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하고 푸짐하게 먹는 것을 즐기는 게 관행이다.따라서 음식을 여러 가지 주문하여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를 즐기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음식 가짓수를 늘린 게 먹혀든 것이다. khkim@
  • 집중취재/ 일용직 근로자 실태 “”일 없어 사흘 공쳤어요””

    ■일용직 근로자 실태. 일용직 근로자에게는 겨울이 두렵다. [인력시장 실태] 3일 새벽 6시 서울 북창동 인력시장.며칠동안 영하로 떨어진 기온이 다소 풀렸지만 초겨울 새벽 바람은 여전히 옷속을 파고 들었다.10여명의 구직자들이 종종걸음하며 ‘자신을 사 갈’ 사람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이따금 승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일감과 일당을 외친다.대기자들은 이내 우르르 달려가지만 한 명만이 ‘선택’을 받았다.나머지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까지 벌써 사흘 공쳤어요.” 탁모씨(43·서울 금천구)는 자격증은 없지만 10년째 식당주방장 일을 해왔다.그러나 오늘은 주방일을 찾는 사람이없었다.한 시간 반 정도 기다린 끝에 그는 아예 배달직으로나갔다. 그는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아무거나 돈벌이를 해야 하는것 아니냐”면서 “주방일은 하루 8만∼9만원 받지만 배달은 3만∼4만원밖에 못받는다”면서 일자리로 떠났다. 이윽고 오전 8시30분이 넘어서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다.김모씨(55·서울 종로구)는 “나이 든 사람은 (구인자들이)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면서 “운이 좋으면 오전 9시 이후에도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연신 담배를 피워물었다. 이날 오전 북창동 인력시장에 모여든 일용근로자는 30여명,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10여명 남짓에 그쳤다. 새벽시장에서 일터를 찾는 사람들은 “정부나 언론은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지만 요즘 우리가 느끼는 경기는여전히 바닥 수준”이라면서 “뭔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전체근로자 가운데 임시직과 일용직을 합친 비정규 근로자는 전체의 51.6%인 696만명으로 최대규모에 이른다.관계자는 “임시일용직 근로자가외환위기 이후 급증하다가 올해 다소 감소했으나 이는 지난해 급등에 따른 기술적 반락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앞으로도 계속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은] 이들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이 절실하지만 정부는공공근로사업 확대 등 실업률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정책만내놓고 있다.특히 매년 10월쯤 바닥으로 떨어진 실업률이다음해 3∼4월까지 계속 올라가는 추세여서 대책 마련은 더욱 절실하다. 정부는 공공근로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 98년 7,800억원,99년 1조5,124억원,지난해 7,898억원,올해 4,000억원 등 지금까지 3조4,822억원을 공공근로 예산으로 집행했다.올해의경우 4·4분기 공공근로사업 예산 600억원 외에 겨울철 공공근로사업을 위한 600억원을 긴급편성해 일용근로자들의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그러나 신청자 가운데 일자리를 얻는 근로자는 69%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일자리는 생활의 불안정과 사회문제로도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노숙자쉼터 자유의 집 최성남(崔成男)사무국장은 “겨울철에 노숙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터가 별로 없는 데 기인한다”면서 “구체적 실업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일용근로자가 ‘잠재적 노숙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어느 일용근로자의 한숨-“품삯 적어도 일만 있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자식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 무엇보다 가슴 아픕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일용공공근로 현장에서 3일 만난 이모씨(45·서울 동작구 신대방동)는 한숨부터 내쉬었다.이씨는 98년부터 일용근로자로 나섰다.이전 판촉물 납품업체를운영하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다 외환위기로 부도나 집마저 처분하고 은행의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터다.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고작 막노동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하릴없이 공사판을 전전하게 됐다.“건설현장 일은 힘든 만큼 비교적 후한 일당을 받을 수 있지만 몸이 안 좋아 조금만 무리해도 약값이 더 들어 포기했다”면서 “돈은 적지만비교적 힘이 덜 드는 공공근로사업에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받는 공공근로사업 일당은 1만9,000원에다식대 3,000원을 합친 2만2,000원.푼돈이어서 저축은 꿈도못꾼다.부인도 학교 급식업체에 나가지만 겨울방학에 들어가면 그만둬야 한다. 서울 사당동 태평백화점 앞은 최근 형성된 인력시장.지난1일 새벽 공사장행차량을 기다리는 실직가장 정모씨(42·여)를 만났다.그는 남편을 잃고 지난 3년 동안 공사판 잡일은 물론 식당 설거지,일일파출부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그래도 공사판이 일당을 많이 줘 좋단다. “공사판은 남자 위주로 하는 일이라 힘들고 욕설도 예사로 듣지만 이제는 만성이 됐다”면서 “매일 새벽에 나오는바람에 아이들과 따뜻한 밥 한번 제대로 못먹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끝을 흐렸다.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자리가 꾸준히 있어야 하는데 더 추워지면 이마저 할 수 없어 걱정”이라며“정부에서 겨울철 서민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
  • 취업대란/ 사시합격자도 대졸공채 낙방

    전문 자격증 소지자들이 기업체 및 국가기관의 신입사원 시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서도 대학가·고시촌에는 전문 자격증 시험 및 고시 준비생들이 몰려들고,고시 과외까지 등장하는 등 열기는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올해 취업시장에 비친 ‘두 얼굴’을통해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짚어본다. ■사시합격자도 대졸공채 낙방. 올해 기업체 입사시험에서 공인회계사(CPA) 합격자들이 무더기로 탈락했다.사법시험 합격자가 고배를 마시는 이변도일어났다.지금까지 따놓기만 하면 ‘프리 패스’했던 자격증 소지자들이 ‘취업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변화의 단면이다.일부 기업에는 공인회계사가 대거 몰려 이들간에 물고물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감사원은 최근 전문직 특별채용에서 공인회계사가 지난해보다 두배나 늘어 서류전형 과정에서 성적순으로 합격자를가려야 했다.신용보증기금에서는 공인회계사와 세무사가 107명이나 지원했고,한국은행은 53명의 공인회계사가 모두 필기시험에서 낙방의 고배를 들었다.예금보험공사도 160명의공인회계사가 지원했지만 최종 합격자는 4명에 그쳤다. 극단의 이변은 지난달 신입사원을 뽑은 한 증권사에서 일어났다.사시에 합격,법무관으로 복무를 마친 수험생이 대졸공채에 지원했으나 탈락했다.‘영업직에 맞지 않다’는 것이이유였지만 그만한 우수인력은 취업시장에서 얼마든지 찾을수 있다는 말이다. 이직 가능성이 있는 자격시험 합격자보다는 능력있고 충성심이 강한 사원을 뽑겠다는 최근의 경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변화에는 최근 사시 등 자격시험 합격생의 인플레가 큰 몫을 했다.공인회계사의 경우 지난해 555명에서 1,014명으로 두배가량이 늘었고,사시도 최근들어 꾸준히 증가해내년에는 1,000명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올해 공인회계사합격자 가운데 300여명이 회계법인 등에서 2∼3년간 그쳐야하는 수습자리를 얻지 못하고 기업체 등에 지원하고 있다. 올해 취업시장을 진단한 고시학원 한 관계자는 “기업체에서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어 자격증이 만사형통이던 시절은 지났다”고 진단했다.국책은행 입사시험을치른 공인회계사 수험생도 “자격시험 합격자를 갑짜기 많이 뽑아 직장 구하기가 극히 어렵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당분간 자격증을 의식하지 않고 전공과 적성에 맞는일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 ■노량진 학원가 “즐거운 비명”. 최악의 실업난으로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직을 한다 해도 연봉제 등에 따른 고용불안정을 느낀 취직 준비생들이 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시험과 취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격증 시험에 몰리고 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년 넘게 법원직 9급을 준비하고있는 이모씨(29·전남 목포)는 “정년이 보장되고 보수도일반기업과 큰 차이가 없어 공무원시험에 뛰어들었다”고말했다. 특히 이들은 취직이 목적이기 때문에 사법시험 등 고시생들이 많이 찾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아닌 7·9급 공무원시험과 자격증시험의 ‘메카’인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 학원가로 몰려들고 있다.학원 입구마다 수업을 들으려는수험생들로 북적거린다. 수험생들은 시험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데다 고시원등이 많아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고 일반서점에선 보기 힘든유명 강사의 강의 녹음 테이프 등을 파는 서점이 밀집돼 노량진을 찾는다.염모씨(31·광주 화정동)는 “지방에서 공부하다 보니 정보가 부족해 노량진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량진에는 대입학원을 포함해 30여개의 학원이 집중돼 있고 50여개에 달하는 고시원이 있다.이에 따른 수험생들만 2만여명으로 추산된다.이 가운데 70%는 지방에서 온 수험생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노량진 학원가도 취업 재수생과 졸업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은 능력있는 강사를 보강하고 일부 교사임용고시 등 다른 전문학원은 공무원시험반을 신설하고 있다.남부행정고시학원 노병귀(盧炳貴)실장은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늘어날 것에 대비,실력있는 강사 4명을영입하는 등 강사진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또 “지금은 비수기인데도 지난해보다 10% 이상수험생이 증가했다”면서 “방학이 되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여야 정책이슈 해법/ 3대현안 ‘솔로몬의 지혜’없나

    올 정기국회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건강보험 재정 통합-분리,교원정년 연장,방송법 개정 논란 등이 정치권과 관가의 3대 정책이슈가 되고 있다.한나라당이 7일 이와 관련한 당론을 확정하는 등 내년의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나름대로손익계산에 바쁘다.그러나 건강보험과 교원정년 등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당리당략을 떠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해본다. ●건보재정 통합. 한나라당이 건강보험재정의 지역·직장간 분리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나서자 정치권 및 정부,건강보험 전문가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1월부터 통합이 예정돼 있었던 것에 맞춰 재정운영추계 및 인력운용을 준비해왔는데 통합이 백지화되면 커다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전문가들은 “통합·분리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1월까지는 2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이냐,분리냐 논쟁보다는 예정대로 일단 통합정책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보건복지부 직원들은 “정치권에서 분리든,통합이든 빨리 결정을 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연명 중앙대교수(사회복지학과)는 “건보재정문제는 국가 백년대계라 할 수 있다.당장 내년부터 재정을 분리한다면 그에 따른 행정관리체제와 전산시스템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나라당이 임금근로자와 사용자간 편을 갈라계층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은 계층간 화합할 수 있는 정책제시가 아쉽다”고 말했다. 건강연대 조경애(趙慶愛) 사무국장은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깨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원래 지역통합,직장조직통합,지역·직장완전통합 등 3단계통합을 주장했으면서 이제 와 다시 이를 백지화한다는 것은 당리당략이라고밖에 볼수 없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건강보험재정안정화대책도 재정통합을 전제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만약 통합이 백지화되면 재정문제는 더욱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도 “만약 내년에 예정대로 재정이 통합된다 해도 재정은 지역과 직장간 구분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재정은 분리된다고 봐도 된다”면서 “한나라당이 새삼스럽게 분리를 주장하고 나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원길(金元吉) 복지부장관은 “정치권의 결정에 따르겠지만내년초 시행을 앞두고 시간이 너무 없기 때문에 통합이냐 분리냐가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방송법 개정.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대통령이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3명을 추천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공동 방송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이견이 생겨 우물거리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국회의석 비율에 의한 방송위원회구성에 합의했으나 한나라당에서 “갑작스럽게 개정할 경우 반발이 예상되니 대통령 권한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정도로하자”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자민련 측은 “차기대권을 의식한 소리”라면서 “절대그 같은 개정안에 동조할 수 없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있다. 한나라당 전경훈 문화관광담당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입김으로부터 방송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 방식에 변화를 줘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방향이 제시될지는 아직 고민중이다”면서 “자민련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 김창현 법제부장은 “국회 의석비율로 상임위원을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 한 나라뿐이다”면서 “정부 기관 구성이 변동이 심한 국회의석 비율에 의해움직이는 것은 불안정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의 정승재 정책국장은 “방송위원회가 있는나라는 전세계에 7개뿐이며 그 중 우리 나라가 방송에 대한 정부 입김이 가장 강하다”면서 “의석비율에 의한 방송위원회 구성은 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교원정년 연장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최근 교원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합의한 데 대해 대다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의 박인옥 부회장은 “한 살 늘린다고 교원부족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느냐.60세 이상 교사들은 대부분 관리직이며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평교사는 드물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국민 정서는 오히려 정년을 더 줄이자는 것“이라면서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교육공무원들이 더 ‘철밥통’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관계자는 “학부모로서는 옛날 사고방식의 고지식한 고령 교사들이 못마땅한 게 사실”이라면서“제대로 시행해보지도 않고 다시 정년을 늘리면 더 혼란 스럽기만 할 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손모씨(39·은평구 녹번동)는 “정치권이 교원단체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면서 “교원들의 표를 의식해 정년을 연장한다면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교원 정년연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극심한 교원 부족사태 해결과 땅에 떨어진 교원사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1년이라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석근 한국교총 대변인은 “정년이 1세 연장되면 1,500여명의 교원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중초교사’를 임용하는 무리수 대신 경륜있는 교사를 활용하는 것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1살 연장’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이경희 대변인은 “나이든 교사를 퇴출하는 것보다 교사가 자발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풍토조성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정치권이 다른 중요 현안에 대해서는 미적거리면서 정년 연장은 서두르는 것은 교육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태도로 비쳐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윤주기자 rara@
  • [공직사회 4대현안] (3)공무원노조

    ***직장협 최대활용 혼란 막아야. 공무원노조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위원장 차봉천)은 다음달초 정부의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조 결성 의지를 다지는 집회를 강행할예정이다. 정부는 공무원노조 설립에 대해 시대의 흐름이라며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이를 위해 노사정위원회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분과위원회’를 구성,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무원노조 설립에 관한 구체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행정자치부관계자는 “다음달 말쯤 나올 노사정위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안을 낼 수밖에 없다”며 유보적인 자세다. 공무원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상당한 것도 이유다.일을 안 해도 신분이 보장돼 한때 ‘철밥통’이라 불리기도 했는데,노조마저 허용한다면 경제난 속에서도 공무원들은 여전히 모든 혜택을 누린다는 비난이 나올까 우려하고있다. 이모씨(32·회사원·서울 서대문구 갈현동)는 “고용이 보장됐는데 무슨 노조냐”면서 “노조를 만들려면 일반 기업체처럼 고용조건이 불안정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6급 이하 공무원들이 모인 전공련은 다음달 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보라매공원에서 노동3권 쟁취 등을위한 ‘전국공무원가족한마당’ 행사를 개최,노조결성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행자부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현행법상 금지된 공무원의집단행위에 해당하므로 각급 기관장은 소속 직원들에게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시키라고 지시했다. 대구대 김재기(金在琪) 행정학과 교수는 “노조로 바로 가는 것은 국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직장협의회를 노조결성의 중간단계로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당장 노조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는 전공련은 장외의 집단행동보다는 제도권 내로 들어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직장협의회의 기능확대에 주력,실리를 취한다면 국민의 신뢰도아울러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공무원노조 움직임/ 정부 “”우선 단결권만 인정””. 공무원노조 결성에 관해 노·사·정간에 합의된 것은 없다.다만 큰 윤곽만 그려져 있을 뿐이다. 정부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2,400여개 기관 가운데 10% 정도의 기관에 설치돼 있는 기존 공무원직장협의회를전국 단위의 연합단체로 조직화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구상이다.노동3권 가운데는 단결권만 우선 인정해준 뒤 노조로발전할 경우 단체교섭권 가운데 협의권을 추가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무원노조 도입의 견인차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과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도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6급 이하 하위직으로 구성된 직장별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전국에 220여개가 있고,이 가운데 150여개가 전공련에 속해 있다. 강경파로 통하는 전공련은 정부의 조치와 관계없이 노동3권이 완전 보장되는 노조 결성을 밀어붙이고 있다.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전공련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면서 “단체행동권에 따른 국민불편은민원담당자들의 파업을 제외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련은 최근 내년 3월24일에 공무원노동조합 결성을 하겠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밝힌 바 있다.다음달 4일에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보라매공원에서 노동3권 쟁취 등을 위한 ‘전국공무원가족한마당’ 행사를 개최,노조결성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전공연도 노조설립에서는 전공련과 뜻을 같이 하지만 방법상의 차이를 두고 있다.준법투쟁을 고수하고 있다.전공연은 노사정위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전공연 관계자는 “노조가 1차적으로 공무원의 권익을 대변하지만 궁극적으로 공무원 사회의 민주화와 공직개혁에 도움이 돼 국민들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공무원이 법을 위반하면서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공무원의 보수 등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재정적인 부담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몫이지만,실질적으로는 조세 등에 의해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가게된다”며 공무원노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설립 당위성에는 모두들 동의하지만 서로간 입장차이가 커 당장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전문가 제언/ 공무원노조 결성돼야 한다. 전문가들도 공무원노조가 결성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다만 시행 방법과 범위,시점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노조가 공무원의 권익 대변은 물론 공무원사회의 민주화와 공직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입장과 노조 자체가 실정법 위반이며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상지대 김인재(金仁在) 법학과 교수는 26일 “정부는 적극적으로 공무원노조 결성에 나서야 한다”면서 “노조가 중심이 돼 공무원들도 더 이상 밥그룻만 챙기지 말고 공직사회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실련 이광택(李光澤·국민대 법학과 교수) 노동위원장은 “헌법정신에 따르면 공무원에게도 노동3권이 허용돼야 한다”면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국가공권력을대행하는 직무는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 이희세(李熙世·서울시건설행정과 6급) 사무총장은 “국민들은 공무원의 집단이기주의를 걱정하고 있지만 기우”라면서 “지금까지 전공연의 활동을 보면 90% 이상이 공무원조직의 개혁과 개선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공무원협의회를 결성한 뒤 첫번째 사업으로 고운말쓰기운동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조직이 경직돼 있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마구 대했는데,이 운동을 벌인뒤 민원인에게도 친절해졌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오동진(吳東鎭) 쟁의국장은 “전교조도 합법화되고 기능직공무원의 노조는 인정받고 있는데 일반공무원들이 모인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다만 경찰·검찰 등 필수 공익요원들에게만 노동3권 가운데 단체행동권을 유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복지와 임금문제에 너무 매달려 이익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공공분야를 개혁하려면 구조조정이 돼야 하므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중기자
  • ‘美 反테러전 이후 한반도 정세’ 토론 요약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는 19일 오전 서울 타워호텔에서 ‘미국 반테러전쟁 이후의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통일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김성한(金聖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와 이헌경(李憲京) 통일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장의 주제발표를 정리한다. ◆美 신고립주의 경향 심화될듯. [미국의 반테러전쟁 이후 국제정세 전망] 미국은 경기하락속에서 대(對)테러 장기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으로,앞으로 테러문제와 무관한 국제분쟁에는 개입을 극도로 자제하는신고립주의적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신고립주의 경향이 심화될 경우 미국은 국제문제에대해 일방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경제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적 성향을 보일 것이다.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유럽 및 인도를 부추겨 국제체제의 다극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이로 인해 국제질서가 상당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반테러연대에 적극 참여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원해야 한다.미국은 이슬람권 온건파 국가에 대한 외교를 강화하는동시에이란을 반테러연대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할 것이다. 우리의 대중동외교 역시 대테러 공감대 확대라는 차원에서적극 전개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 명단삭제의 전제조건으로제반문제에 대한 ‘양보’를 이끌어내려고 한다.따라서 북한이 구체적인 선제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북한이 이를 깨달아 반테러 국제연대에 가담하고 제반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결단을 내려,북미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김 성 한 외교안보硏 교수. ◆北美관계 진전 기대 어려워. [미국의 반테러전쟁과 남북관계] 반테러전쟁을 계기로 당분간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외화획득을 위해 테러조직들에 생화학무기를 밀매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면서 상호주의와 투명성,검증 등을 강도높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북·미협상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테러사태를 계기로 한 한미안보협력 강화,북한군의 경계태세 강화는 서로 상대를 향한 것으로 남북간 대화·접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반테러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데 경제적 부담을 줄 것이다.이 경우 햇볕정책을 토대로 쌓아 온 남북관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향후 대북정책은 준비되지 않은 북한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시간을 두고 점진적·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정치·군사적 갈등이 재연되더라도 대화·접촉의 문을 완전히 닫아서는 안된다.인도주의적 목적의 대북지원과 경제·사회·문화분야의 교류·협력을 지속,상호신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북한은 계속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실리차원에서남한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이 헌 경 통일연구원 실장
  • [기고] 美의 ‘新전쟁’읽기

    미국의 대 테러전쟁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전쟁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미 랜드연구소 객원연구원인 김희상 예비역 중장이 이번 전쟁의 성격을 분석한 글을 연합뉴스에 보내왔다.국방대학 총장을 역임한 필자의 기고문 ‘미국의 새로운 전쟁 읽기’를 요약한다. 9·11 테러는 미국 사회와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 개인의 자유 및 인권 우선에서 집단의 안전을 중시하는 보수적 풍조로 바뀌고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도 변했다.일방주의적이던 미국의 외교 패턴은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중시하는 다자주의적 국제주의로 선회했다.미국의 국방전략도 미국 본토의 안전을 우선시하게 됐다.이러한 변화는 한국의안보에도 적지 않은 충격과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전쟁은 테러를 근절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오사마 빈라덴과 그 추종자들 및 조직을 제거·분쇄하는 것이다.다른국제 테러집단 제거도 추가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빈라덴은 이슬람권에서는 위대한 지도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전쟁이 이슬람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지않도록 해야 한다.전쟁이 이슬람과 기독교간 ‘문명의 충돌’로 비화된다면 ‘패자뿐인 전쟁’이 될 것이다.부시행정부는 대략 5가지 차원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첫째 세계 각국,특히 이슬람과 아랍권의 공감을 얻기 위한외교적 노력이다. 이야말로 성공의 전제조건이다.둘째 아프간 주민들로부터 빈 라덴과 탈레반을 분리시키려는 노력이다.셋째는 전세계에 산재한 수많은 테러집단을 수사·색출·제거하는 작업이다.이는 장기간에 걸친 지난한 작업으로사실상 완전한 승리는 불가능한 작업이다.넷째는 미국내의전의(戰意)를 유지하기 위한 국내의 보호와 관리이다.탄저병 공포로 불안정한 분위기를 강력한 전쟁에너지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전쟁은 지속될 수 없다. 마지막 다섯째가 아프간에서의 군사 작전이다. 미국은 빈라덴 제거와 테러집단 약화,나아가 범세계적 테러 방지 연대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를 단기간의 군사작전으로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전쟁이 1∼2년 지속될 수 있다는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말처럼 장기적인 목표가 될 가능성이크다.이렇듯 이번 작전에는 제약 요인이 많다. 미국은 미군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해 1단계로 집중공습을 가하고 있다.그러나 아직 빈 라덴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있을 가능성이 있다.이는 최단기간내에 작전을 종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장기화에 대비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번 테러전쟁은 전쟁 같지도 않으면서 국가안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그런 의미에서 이번테러전쟁의 모든 것,특히 군사작전보다는 테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또다른 테러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국가적조치 등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미국의 국방전략이 테러와 같은 비대칭적 침략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우선을 두는 방향으로바뀌고 있다.이는 머지않아 주한미군 문제 등 한국의 전통적 안보태세에 근본적 변화와 재검토를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음을 뜻한다. 김희상 美 랜드硏연구원
  • 美 아프간 공격/ 전문가 대담

    “전쟁의 진행방향을 제대로 진단하기가 학자 입장에서도참으로 난감하다.” “전쟁이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는 불투명하다.”사상 유례없는 동시다발 테러와 이에 대한 응징을큰 그림으로 한 21세기 첫 전쟁은 전문가들의 전망마저 어렵게 하는 것일까.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나흘째인 10일대한매일이 마련한 좌담에서 남주홍(南柱洪)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교수와 허찬국(許贊國)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전쟁의 ‘마지막 장면’을 그리기를조심스러워 했다. 적과 전선이 불분명한 테러전(戰) 특유의성격에다, 이슬람과 서방세계의 갈등구조까지 겹친 이 생소하고 복잡다단한 전쟁을 고전적 방식으로 분석하기가 어쩌면 무리일 수 있다.현재 아프간 전선에서 미국의 우세는 압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테러세력이 끝내 잡히지 않는다면?’ ‘게다가 미국의심장부에서 추가로 테러가 발생한다면?’ 바로 이런 변수들을 아무런 경험적 토대 없이 분석해내야 하는 ‘불운’을오늘날의 전문가 집단은 타고 났는지도 모른다. 정치팀 김인철(金仁哲) 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서 두 전문가는 이번 전쟁으로 북·미간,남·북간 관계가 부정적으로흐를 것으로 우려했다.또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성격을 규정해달라. 일각에서는 서방 패권주의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남주홍 교수]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응징 보복전으로 봐야한다. 미 국민의 분노의 발로다.미국 패권주의 등 이념적·체제적 접근은 아직 이르다.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반미·반전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테러는 문명에대한 도전으로,이를 응징하는 것은 정당성을 지닌다. 미국의 공격이 광범위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전개 양상으로 보면 상당히 조심스럽고 제한적이다.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전쟁이라는 형식을 계산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허찬국 소장] 동감한다.앞으로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는 불투명하지만,미국이 지금까지는 조심스럽게 외과적인 접근으로 테러행위에 대해 직접적 응징을 취하는시기다.회교국가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 미국이 지상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나. [남 교수] 미국이 제공권을 장악하긴 했지만,전면 지상전은가급적 회피하면서 아프간 반군을 내세워 내전 형식으로 유도할 것으로 본다.대신 미군은 특공작전,즉 소규모 특수부대가 들어가 ‘찾아가 부수고’ ‘때리고 빠지는’ 유격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겨울이 시작되기 전 이달말쯤 반군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지상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허 소장] 이번에 미국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단순히 크루즈 미사일 몇개 쏘고 끝내지는 않을 것이다.미국 고위관리들에게서 과거 수십년을 끌어온 냉전식 구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까지를포함, 테러조직의 축출을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작전을 펼것이다. ■이번 전쟁이 이라크 등 제3국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남 교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아프간만 때려서 테러를 발본색원할 수는 없다.테러 지원국가까지 응징하겠다는것이 ‘부시 독트린’이다.그것은 이라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전선을 확대한다면,전쟁이 장기화해 최소한 올해 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이것이 미국의 딜레마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아랍권 전체의 반미 목소리가 분출되면서 이른 바 ‘문명 충돌’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허 소장] 그건 너무 센세이셔널한(선정적인) 시각이다.빈라덴은 그런 시나리오를 바라겠지만,아랍국이라도 나라마다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이다.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 [남 교수] 이번 전쟁의 뿌리는 팔레스타인 문제다.문명 충돌로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레토릭이다. ■이번 전쟁이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남 교수] 이번 전쟁으로 세계는 앞으로 이념이 아니라 테러,오일,인권 등 국제적 현안을 중심으로 그때그때 재편될것이다.항구적인 적과 우군이 불분명해지는 것이다.지금처럼 테러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 등과 단결한 적이 과거에 있었는가.또 급속한 정보화로 앞으로는 모든 지역분쟁이 곧바로 국제분쟁화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허 소장] 미국의위력행사가 더욱 과감해지면서 약소국가들이 피곤해질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미국 내에서 민주적절차에 따라 미국의 힘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상당부분 힘을 얻었다.70년대 중반 이후 CIA(중앙정보국)의 요인 암살등이 미국의 국내법으로 규제받아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그런데 이번 테러로 이런 법치국가로서의 ‘안전핀’이 빠졌다.지금 당장은 회교국에 대한 자극을 삼가고 있지만,시간이 지나면서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의지대로 행동할것이다. ■아프간에서는 맹공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는 생화학 테러 등 추가 테러 공포에 떨고 있는데. [남 교수] 그것이 이번 전쟁이 어려운 이유다.보이지 않는전선에서 무차별적으로 생화학 테러를 가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이것은 미국뿐 아니라,영국과 프랑스 등 지원국에도 해당되는 우려다.물론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추가테러가 발생할 경우 끝이 없는 보복의 악순환이 빚어질것이다.아주 심각하다. ■추가 테러가 발생하면 전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남 교수] 만일 추가 테러를저지른 해당국은 가차없는 강력한 응징을 받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전장(戰場)이 확대되고,미국 내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쟁양상이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미묘한일이 벌어질 것이다.학자 입장에서도 예측하기가 난감하다. ■미국이 우리에게 전투병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나. [남 교수] 만일 지상전이 장기화되고 미군의 피해가 속출하면,미국이 전투병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하지만,우리가 먼저 파병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는 없다.파병은 미국이 요청이 있을 때 결정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응해야 하나. [남 교수] 최소한 과거 걸프전때 다국적군 형태의 국제사회의 참여가 있는 상황에서만 응해야 한다.또 참전하더라도월남전 때처럼 전방작전을 맡으면 안된다.PKO(평화유지군)처럼 후방작전을 지원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이번 사태가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허 소장] 일단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무엇보다소비 및 투자심리가위축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가뜩이나미국과 EU(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이 테러 이전부터 경기가 안 좋았는데,더욱 안 좋아진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없다.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의 관건이 수출이 타격을 받을것이다.특히 지금이 수출을 대체할 내수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취약한 상태라 경제회복 속도가 더욱 늦춰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유가는 당초 우려보다는 괜찮은 편이지만,만일 전쟁이 이라크로 확대된다면 불안정해질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가 큰 산유국인데다,중동 산유국들이 결속할 공산이크기 때문이다. ■테러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됐는데, 경제적 여파는 어떻게나타났는가. [허 소장] 테러 직후에 주가가 폭락했었지만, 지금은 테러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환율도 진정된 상태다.대규모 자금이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미국은 대규모 금리인하와 재정추가지출의 대책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금리인하와 추경을 논의하고 있다.결론적으로,지수상 금융지표는 테러 이전과 큰 차이 없다. ■이번 사태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등 한반도 주변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남 교수] 북·미관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적어도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는 어렵다.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북한을 곱게 볼 리 없다.부시의 대북 이미지는아주 안 좋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불확실해졌다.김대중(金大中)정부는북·미관계가 개선돼야 남북관계가 호전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우리가 지난번 장관급회담때 북한에 반(反)테러선언을 제안했는데, 북한은 이에 화답은커녕 오히려 어제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 입장이아주 곤란해졌다. ■일본이 이번에 자위대를 파병하고 나섰는데. [남 교수] 이를 계기로 우리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 언론과 학계는 ‘자위대’가 아니라,‘일본군’으로 불러야 한다.일본군의 국방예산은 현재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다. 정리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 정동영최고 국회연설 “국가위기 정치권 책임”

    ■정동영최고 국회연설 내용.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의 9일 대표연설은 기존 정치권의 ‘자기 반성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그리고 이같은 반성을 토대로 여야가 협력,경제문제 등 현재의 국가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국내 정국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정 위원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경제개혁과 남북화해를 추진해오면서 정치적 동의를 얻는 데 미흡했다”며 여당의 책임에 통감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야당은 계속 한국사회의 절망만을 얘기해 왔다”,“정부 여당의 실패를 통해 집권을 기도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꼬집었다.어려운 경제현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구(舊)정치의 유물에서 찾았다.정 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처럼 한국경제가 제값을 못받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한국 정치의 불안정성에 있다”고 지적하고 여야간 정쟁의 중단을 주장했다.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등 최근에불거진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은 저를 포함한 정부 여당의 구성원들에게 혹시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총체적 반성과 함께 스스로 경계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자성론을 이어갔다.야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야당은 정작 아무런 증거도 없는 폭로와 의혹 부풀리기를 통해 정략적인 이득을 취하는 데만 골몰해 왔다”며 ‘정치적 테러’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은 이같은 정치권에 대한 일련의 반성을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여·야·정 정책협의회를 발전시켜 당리당략을 초월,국가전략과 큰 경제에 관한 의사결정기구로 ‘국가전략협의회(National Strategy Committee)’를 설치하자는 것이다.이와 함께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대통령 직속의 ‘미래비전위원회’ 구성도 제시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대표연설로 본 여야 시각차/ 여야, 테러戰 지지 빼곤 '네탓' 공방.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안에 대한 여전한 시각차를 보여줬다.정국 인식,대북정책,경제난 등의 원인 진단에서부터해법에 이르기까지 공약수를 찾기 어려웠다. 다만 대(對) 테러 전쟁에 대한 입장은 짜맞춘 듯 같았다. 상대 연설에 대한 호평도 이 부분에만 국한됐다. 여야간 인식 차이는 상이한 시국관에서 출발한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권력형 부정부패로 국가기강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 반면,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낙후된 정치가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해법에서도 이 총재는 ‘국정 쇄신’을,정 위원은 ‘정쟁 중단’을 각각 촉구했다. 이같은 인식 차이는 필연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책임 전가’로 이어졌다.두 사람은 연설에서 조건없는 자성을 입에 담지 않았다.비리사건과 관련,정 위원이 “정부여당에 반성과 경계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이내 ‘발목잡는 야당’ 쪽으로 화살을 돌려놓았다. 안보와 대북정책 부문에서는 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평행선을 달렸다.이 총재는 “KAL기 폭파사건 등에 대한 북한의 사과없이 진정한 관계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고 못박았고,정 위원은 “야당이 대북지원을 ‘퍼주기’라고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경제문제 해법으로 이 총재는 고성장 추구와 그에 따른 분배에 무게를 두었다.정 위원은 ‘국가전략협의회’의 구성으로 정치가 뒷받침하는 경제,복지의 병행 추진을 제시했다. 이지운기자 jj@. ■정동영 최고 “”대선·지방선거 동시 실시해야””.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내년 대선정국에서 자신의 복안을 내비쳤다.다만 “교섭단체 연설을 마쳤으니 이제부터 생각해봐야겠다”며 대권경선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다. 특히 정 위원은 “대표연설 준비를 하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연설때 내년 지방선거(6월)와 대통령선거(12월)를 동시에 치를 것을 제의하려 했으나 당론수렴이 필요해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같은해 지방선거를 치르고 (6개월뒤)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것은 국력낭비”라면서 “지방선거를 조금 늦춰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도 국민들이 찬성할 것이고,당내 일부 고위당직자도 의견이 같았다”면서 “동시실시해야한다”고 강조,귀추가 주목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美 아프간 공격/ 파장과 전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7일 미국의 공격은 걸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사일 공격과 대규모 공습으로 시작됐다.그러나군 수송기를 동원,공격지역에 구호·의료 물자를 투하한 점은 이번 전쟁이 과거와는 아주 판이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을 예고한다. 무엇보다도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전쟁이 ‘보복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미국이 세계평화와 자유수호 등을앞세워 국제연대를 이끌어냈지만 공격이 ‘앙갚음의 일환’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프간 주변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동맹국과 러시아 및 아랍권 일부의 협력을 얻어내고도 전면전에 나서지 못한 것이비단 군사전략상의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는아직도 테러 척결과 군사공격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상당히 넓게 퍼져 있다. 유엔 총회에서도 미국의 테러전쟁 노력에는 만장일치의 지지를 보냈지만 군사행동과 관련한 결의안 채택에는 의견이맞서 불발로 그쳤다.특히 이슬람권은 이번 전쟁이 종교적편견에 치우쳤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의명분이 테러 척결임을 분명히 하고 목표가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에 한정됐음을 과시해야 했다.구호물자 투입은 아프간 국민을 공격의 대상에서 분리하고이슬람 문명이나 아랍 국가가 결코 ‘적’이 아님을 입증하려는 의도된 조치다.동시에 구호물자 배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지상군 투입의 당위성을 얻으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아랍권 일부와 이슬람 무장단체의 반발은 거세질것으로 보인다.탈레반 정권은 군사행동이 감행될 경우 군사기지를 제공한 우즈베키스탄을 공격할 것이라며 접경지역에병력을 집중시켰다. 빈 라덴은 준비된 발표문을 통해 이슬람권의 ‘성전’을 촉구했다. 전쟁터는 아랍권으로 확산되고 보복의 악순환에 따라 전세계에 걸친 자살테러 공격도 배제할 수 없다. 전쟁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아프간 공격에 대한효과가 가시적이고 이른 시일 내에 드러나야 한다.빈 라덴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 탈레반 정권과의 지루한 전투만계속될 경우 아프간 난민의 어려움은 가중돼 반전(反戰) 분위기는 확산될 수밖에 없다.이 경우 전쟁의 명분은 잃고 국제연대도 느슨해져 자원 낭비와 정치적 혼란만 초래할 수있다.특히 장기전은 국제금융시장과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을불안정하게 만들어 미국 등 세계경제를 더욱 침체의 늪으로밀어낼 가능성이 높다.다만 전쟁이 과거와 같은 전면전이아닌 정보·심리전을 가미한 특수전으로 일상화할 것으로예견돼 충격의 강도는 메가톤급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mip@
  • [대한광장] 안보전략을 다시 생각한다

    지난 9월 11일 감행된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은 ‘탈냉전기’ 10년동안 국제정치와 안보 분야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논의의 대상으로만 회자됐던 쟁점들에 대해 어느 정도 그 성격을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구소련의 와해로 인해 공산권이 붕괴된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두 축으로 전개돼 온 세계화와 정보화의 추세는 국제정치와 안보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들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구상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냉전기의 국제정치의 구조와 위협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이번테러사건은 전략적 변수와 전략적 사고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였다.몇 가지 단서를정리해 본다. 먼저 탈냉전 이후 국제정치질서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이번 테러사건으로 미국의 능력과 그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남으로써 앞으로의 세계정치질서는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와 몇 개의 지역체제가 병존하면서 보완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이러한 국제환경에서 한국은 한미동맹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역내 다자간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외교안보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그 동안 탈냉전기 위협의 성격과 형태에 관해 확실한 규명을 하지 못하고 ‘불안정과 불특정성’을 근거로지역적·종족적 갈등,대량살상무기와 테러의 확산 등을 열거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전략과 수단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테러사건은 현재 지구상의 양민들이 테러의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격이 됐다.이번의 테러사건은 대량살상무기의 세계적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과거 60년대 핵공격에대비,준비했던 수준의 민방위체제를 재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셋째,세계화·정보화의 추세로 인해 전문가들은 안보위협의 대상이 군사적인 것으로부터 경제적 또는 비군사적인것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테러의목표가 불특정 다수의 양민이었다는 사실은 테러가 군사력보다도 훨씬 더 정치적 의도를 추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위해 새로운 차원의군사안보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그리고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정보전과 사이버전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걸프전에서 이미 경험한 첨단무기에 대한 과신이 팽배해졌으며 이로 인해 국방분야에서는 첨단무기의 획득과 C4RI와 같은 정보획득체계의 확립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킨 나머지 전문 인력양성과 우수 인력획득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미국에 대한 테러사건은 아무리 우수한 첨단기술 장비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소외당한 증오집단의 조직적 테러를 포착하지 못했다.이에 따라 테러의 근본원인을 분석하고 파악해 테러집단을 추적할 수 있는 종합적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우수한 전문인력을 양성,활용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넷째,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인 테러와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는 국가적 기제는 군사적 수단을독점하고 있는 국방부만으로는 역부족이다.그러므로 정치적·경제적·사회문화적 부처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를 협력·조종·통제할 수 있는 국가안보전략 추진 중추기관의 활성화가 요청된다.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재보강하고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안보와 통일 문제가 현실적으로 연계돼 있기때문에 국가안보전략의 중추기관으로서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이와 동시에 테러와 대량살상무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군부대를 정비,강화하고긴밀한 민·관·군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백 종 천 세종연구소장
  • “경제 챙겨라”호된 추석민심

    추석 민심이 심상치 않다.여야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나아가도 모자랄 판인데 소모적 정쟁으로 치달을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등으로 불거진 의혹은 철저히 규명하되 국민화합 차원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치권에 등돌린 민심: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당소속 의원들이 대거 귀향,민심을확인한 결과 여야 정치권이 경제를 살리는데 함께 노력해야한다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면서 “이를 위해 여야가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비리의혹이 있다면 철저하게 진상을규명하는데 협조,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욕구도 강했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당 원유철(元裕哲) 의원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재래시장 4군데를 돌아다녔지만 일체 정치얘기를 하지 않는등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단계로 들어간 듯하다”면서 “최근 ‘이용호 게이트’와 안정남(安正男) 전 건교부장관의재산축적 의혹과 관련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인사난맥상으로 ‘국민과 유리된 정부’와 특히 안보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면서 “대통령은 실정에 대해 사과하고 전면에 나서 문제를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박종웅(朴鍾雄) 의원도“현 정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더라”고부산지역 민심을 설명한 뒤 “그러나 ‘야당도 잘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최용석(崔容碩) 변호사는 “‘이용호 게이트’ 등에 대해특별감찰본부·국정조사·특검제를 운영하는 것은 국력낭비”라고 지적하고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경제난국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말했다. ■‘경제살리기’ 주력하라:정치권이 추락하는 경제에 대해나몰라라 한다며 성토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었다.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의원은 “경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정치가 불안정해 지역구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면서 “사회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에 비난을 표시하는등 인사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높았다”고 전했다. 디지토닷컴 김근태(金覲泰) 사장은 “직원들의 추석상여금을 저렴한 상품권으로 지급했다”면서 “고향에 내려갔더니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입었다며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아착잡함을 많이 느꼈다”고 주식시장 활성화를 기대했다. ■정치일정: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추천 인권위원과정보위원장을 선출하고 기탁금 축소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본격활동을 재개한다. 국회는 또 5일 본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새해예산안 시정연설을 듣고 8·9일 이틀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으로부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는다. 이어 오는 10∼16일 대정부 질문을 벌인 뒤 17일부터 상임위별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춘규 이지운 김미경기자 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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