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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방과후학교 사회적기업이 맡는다

    서울시가 SK그룹·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 20곳과 손잡고 사회적기업인 재단법인 ‘행복한 학교’를 설립,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운영에 나선다. ‘행복한 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시는 이 사회적기업을 통해 시내 초등학교들에 수준 높은 강사와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수강료도 대폭 낮춰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강 및 상담 내역 등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단 설립 출연금 10억원을 내놓는다. 또 여성인력개발기관에 매년 30억원을 지원, 강사 양성을 도울 계획이다. SK는 사업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고 강사 역량강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맡는다. 또 출연금 20억원과 첨단 IT서비스를 지원한다. 서울시 산하 20개의 여성인력개발기관도 사무실 제공, 홍보활동, 강사 교육 등을 돕는다. 현재 서울시 모든 학교가 시행중인 방과후 학교 제도는 특기과목 위주로 시행되고 있어 학부모가 원하는 보육 및 학습돌봄 서비스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또 방과후 학교 강사도 고용이 불안정하고 보수도 충분하지 않아 교육 내용이나 강사의 질이 학부모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동 돌봄 프로그램 ▲현장체험활동 등 창의교육 ▲정규 교과목 보완 등으로 서비스를 구성해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행복한 학교는 교육 수요 특성에 따라 ‘울타리 교육’, ‘꾸러미 교육’, ‘낱개 교육’ 등 학생이나 학부모의 요구별로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울타리 교육은 저학년·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도시락 제공, 안심귀가, 놀이수업 등 일반교과부터 보육 프로그램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꾸러미 교육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설학원 기준 45만원이던 주 20시간 교육을 16만 5000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받을 수 있다. 낱개 교육은 과목당 수준별로 반을 편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복한 학교를 방과후 학교의 새로운 모델로 발전시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학교는 우선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되며, 기본 요건을 갖추게 되면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설립 협약식과 창립총회는 14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010 행정포커스] 희망마을 프로젝트

    [2010 행정포커스] 희망마을 프로젝트

    ‘희망마을 사업으로 달동네를 향상된 생활수준의 주민자립형 마을로 탈바꿈시키겠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영세서민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희망마을 프로젝트’가 달동네를 ‘꽃동네’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희망마을 사업은 지난달 30일 행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역점사업 중 하나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복지시설이 과잉공급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수요조사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법을 고민하면 복지와 자치를 결합시킨 선진국형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희망마을’은 지역별로 주민 공동 복합생활시설을 만들고 이를 주민자치, 복지의 ‘사랑방’으로 만들자는 사업이다. 전국 영세민 밀집지역 338곳을 선정해 영유아 보육·놀이터 및 공부방, 세탁소, 공동작업장을 갖춘 소규모 복합생활시설을 건립하고 운동시설을 갖춘 주민쉼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맞벌이 위주인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녀 돌보기를 지원하고 생활안정을 위한 취업기회도 제공한다는 ‘1석2조’ 전략이다. ●서울 홍은동·월계동 등 포함 예정 사업을 주관하는 행안부 지역녹색성장과 관계자는 “회관에 주민들이 자연스레 모이게 되면 주민자치관리,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유아보호, 학습지도 등 일자리도 생긴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시범실시된 ‘동네마당 조성’ 사업을 확장한 셈이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해와 재작년 2차례에 걸쳐 지자체 동네마당사업 수요를 조사했다. 대상지역은 서울 홍은동 지역과 월계동, 상계동 일부 등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낙후된 슬럼화 지역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상 주민은 1만 7000여명에 1600가구다. 전국적으론 280만여명 12만가구로 추산된다. 행안부는 일단 올해 100개의 마을을 선정하고 내년에 100곳, 2012년에 138곳에서 추진키로 했다. ●일자리 2500여개 창출 기대 기대되는 일자리 수는 2500여명분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유아 보모 등 교사, 노인정 관리, 공공작업장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마을당 6~7명 정도 항구적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관련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동네마당 사업의 경우 지난해 88개소에서 추진돼 강원도 원주 등지는 완료됐지만 자체예산이 부족했던 전북 등은 사업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사업을 희망하고 있는 전국 338개소에 3380억원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당 10억원 꼴이다. 국비 500억원과 지방세 500억원을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행안부는 1월 중으로 교부세 지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류만희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군 단위 지자체는 저출산으로 복지수요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쓸데없는 복지시설’만 양산되지 않도록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설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희망근로처럼 단기간 일시사업으로 불안정한 고용을 늘렸다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일정기간 이상 고용계약 등 일자리의 성장 가능성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모닝 브리핑] 美, 12·12때 北군사도발 가능성 50%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지난 1979년 발생한 12·12 사태 직후 2~3개월내에 북한의 대규모 군사도발 가능성을 50% 정도로 판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미 중앙정보국(CIA)은 12·12 사태 발생 8일 뒤인 12월20일 작성한 ‘남한내 불안정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라는 비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5년 6월 비밀이 해제됐다. CIA 보고서는 “김일성 주석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나타난 남한 군부파벌간 다툼과 광범위한 사회 무질서 상태를 자신이 권좌에 있을 때 한반도를 재통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군사적 개입을 결정한다면 대규모 공격이 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CIA는 그러나 주한미군 때문에 “북한이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은 최대 50대50”이라며 주한미군의 억지력을 강조했다.kmkim@seoul.co.kr
  • [토요 포커스] 다문화여성 잠재력 개발 주류사회 편입 이뤄져야

    “다문화여성을 주류사회 일원으로 인정하는 게 시급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일 개최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2009년 현재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혼율 역시 전체 이혼의 10%에 이르고 점점 증가추세다. 한국인 남편과 시댁,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발제자로 나선 윤덕경 연구위원은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법적 지원과 결혼 이후 생활적응, 사회통합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중개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정보 은폐, 통역서비스 미비가 비일비재하다. 이주여성들로선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첫단추 끼기조차 고역인 셈이다. 혼인신고 후 비자거부에 따른 입국 불가 등도 장애물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장명선 연구위원은 “그나마 최근 몇 년간 한국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정책은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어교육, 자녀언어발달 지원 분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문화사회에 대한 통합적 지원대책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취업교육의 경우 이주민여성센터 등 배울 수 있는 곳도 많지 않고 그나마 몇몇 직종에 한정돼 있다. 교육을 이수해도 언어 문제로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 영어사용자 외에는 모국에서 쌓은 교육자원, 취업경험을 살릴 수도 없다. 우즈베키스탄 이주여성 판올가씨 역시 모국에서 10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그러나 그녀가 한국에서 자격증을 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판올가씨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를 부적응, 결핍의 존재로 볼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의 잠재력을 적극 발굴하려는 지원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문화가정 이혼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빈곤여성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자활교육은 필요하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강성혜 소장은 “이주여성은 가정이라는 사적영역에 국한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생활도 열망하는 존재임을 한국인들이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면 다문화가정 지원법 개정, 국제조약 기준에 맞춘 이주여성 인권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유엔사회인권위원회는 한국정부에 권고를 전달했다. 외국인 배우자들이 아직도 거주자격을 한국인 배우자에게 의존하고 있다(F-2·동반가족비자)는 지적이었다. 강 소장은 “이주여성들은 체류 자격이 불안정해 신체폭력은 물론 체류 협박, 외국인등록증·여권 뺏기, 유기·모욕 같은 무형의 폭력에도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폭력의 증거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윤덕경 연구위원은 “결국 다문화가정을 이웃의 한 축으로 수용하는 문화적, 법적 토양 마련이 한국이 다문화사회를 꽃피울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특별대우’라는 편견을 낳지 않도록 한국사회의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쓸 돈은 많은데 세입은 적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 때문에 미국의 시름이 깊어간다. 한편으로 미국 시민들은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시행한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최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과 건강보험 교육의 부담을 진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세금을 늘리려 하지만 공화당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최고의 재정적자와 최저의 세수’라는 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현실을 진단해 봤다. 미국이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2009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미국 재정적자는 1조 417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9620억달러나 늘었다. 당초 예상했던 1조 58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미국 역사상 최고기록이다. 우리 돈으로는 무려 1641조원이 넘는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GDP)의 84.8%로 역대 최고다. ●“오바마 빚 못 줄이면 더블딥” 내년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백악관 관리예산처(OMB)는 2010회계연도 재정적자를 올해보다 850억달러 늘어난 1조 5020억달러로 전망했다. 2011회계연도부터 점차 축소되어 2015년 7390억달러에 이른 뒤 2016년부터는 노령화로 인한 사회보장비 증가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붓는 전쟁비용도 골치다. 올해 지출한 국방비가 662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에 아프가니스탄 관련 비용으로 1300억달러를 승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증하는 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는 더블딥 불황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다. 대규모 재정적자는 지난해 가을 발생한 금융위기를 조기진화하기 위해 불가피했던 측면이 강하다. 금융기관에 지원한 구제금융만 해도 7000억달러나 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미국 재정 건전성의 토대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있다. 역대 최저수준의 세금부담률이다. 싱크탱크인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가구의 세금부담수준은 최근 수십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상위계층의 세금부담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CBPP는 “소득 최상위 가구의 연방 세금부담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부시 행정부에서 이뤄진 세금감면이 주된 원인이었다.”면서 “세금감면으로 부유층 세금부담이 줄어든 만큼 정부세입도 감소된다.”고 밝혔다. 또 “재정적자의 이면에는 조세감면과 국방비 지출증대, 국토안보와 이라크·아프간 활동비, 경기침체 등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낮은 세금부담은 소득 불평등도 악화시키고 있다. 미 의회 예산사무처(CBO)는 세금감면 혜택의 3분의1이 상위 1%에, 혜택의 3분의2는 상위 20% 소득계층에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또 세금감면액의 4분의1이 연간 소득 100만달러 이상인 최상위 0.3% 가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하위 60% 가구에 돌아가는 혜택은 전체 세금감면의 6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오바마 정부로서는 증세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화당을 비롯, 국민들의 광범위한 납세 거부 정서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장 35%인 현재 최고 소득세율을 2011년 빌 클린턴 정부 당시인 39.6%로 되돌리려 한다. 고소득층이 모기지 이자와 자선단체 기부금에 대해 얻는 공제액도 제한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납세자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 4월15일 연방 세금보고 마감일을 즈음해 미국 전역에서는 세금 납부에 항의하는 이른바 ‘티 파티 저항(Tea Party Protest)’이라는 시위가 발생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증세정책은 세금제도가 경제성장을 확실히 돕는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세금 공제를 없애서 세수의 폭을 넓히고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예산을 안정화하고 국가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의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감세정책을 고수하는 공화당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보호주의 완화요구 등 무역공세 펼 수도 미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라는 쌍둥이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유럽과 일본이 환율조정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낮고 막대한 전쟁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무역적자를 줄이면 세입도 늘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호주의 완화 요구 등 공세적인 무역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주요 무역대상국에 평가절상 등 환율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처럼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불리해진다. 이는 다시 일부 국가에서 무역적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세계경제에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게 된다. 강국진 오달란기자 betulo@seoul.co.kr
  • ‘해적의 계절’

    ‘해적의 계절’

    소말리아 해적의 계절이 돌아왔다. 11일(현지시간) 22명이 승선해 있던 그리스 선박이 피랍되는 등 해적들의 공격 소식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벌써 다섯번째다. 국제사회의 소탕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2009년 시즌(?) 개막을 알리는 모양새다. ●몬순기후 특성 타고 ‘활동 개시’ 해적들이 최근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인도양의 기후 변화와 관계가 깊다. 소말리아 해적의 근거지인 아덴만(소말리아와 예멘 사이의 해역)은 겨울의 북동 계절풍과 여름의 남서 계절풍이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몬순 기후’다. 하지만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의 강한 북동풍은 인도양 북부 지역의 고산 지대에 막혀 풍력이 약화, 물결이 잔잔해진다. 순탄한 항해가 가능해 주로 소형 선박을 이용하는 해적들이 활동하기엔 최적의 시기다. 미국 정부도 지난달 “남서 계절풍의 몬순 시기가 끝나 해적 활동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엔 이런 기후의 특성을 바탕으로 해적 활동은 정점을 찍었다. 국제사회는 긴장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소탕 작전을 벌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올 들어 40여척을 납치했다. 문제는 해적들이 퇴치 작전에 갈수록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 아덴만을 중심으로 작전이 이뤄지다 보니 해적들은 이를 피해 활동 반경을 더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9일 홍콩의 16만t급 유조선이 해적의 공격을 받은 곳은 모가디슈에서 동쪽으로 1800㎞가 떨어진 곳이었다. 일반적으로 해안선 1000㎞ 이내에서 발생했던 해적의 공격이 인도양의 ‘망망대해’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소말리아 해적들은 거점을 아덴만에서 인도양 전체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소탕작전에 대한 해적들의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적질은 불법 조업의 부메랑?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소탕 작전은 오히려 해적 세력의 확대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탓이다. BBC방송은 최근 “해적활동이 활발해진 이유로 소말리아의 내전과 치안 불안정, 중앙 정부 통제력 약화, 미국의 내전 개입 등이 꼽히지만 근본 이유는 결국 ‘돈’”이라고 보도했다. 빈곤이 해적 문제로 비화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돈 문제’는 일부 부국들의 불법 조업과 관계가 깊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피터 레어 세인트루이스대 교수의 말을 인용, “해적들은 나포에 성공하면 몸값으로 연간 1억달러(약 1150억원) 정도를 챙기고 있지만 프랑스, 스페인 등이 아덴만 지역에서 불법 조업을 통해 버는 돈은 3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이 때문에 해적들은 스스로를 ‘해안 경비대’라고 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적들도 AP통신과의 위성 통화를 통해 “서구 어선들이 불법 조업으로 소말리아 어부들을 곤궁에 빠뜨렸다.”고 이례적으로 납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부국들의 어획 ‘싹쓸이’가 ‘해적 활동’이란 부메랑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레어 교수는 “해적 소탕작전은 ‘절반의 해결책’일 뿐이다.”면서 “불법 조업으로부터 소말리아 어부들을 보호, 범죄행위 없이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열린세상] 세계경제전쟁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세계경제전쟁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해 가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뒤이은 세계경제의 동반침체가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비켜가면서 이제는 ‘출구전략’ 채택시기와 글로벌 불균형 해소 방안을 둘러싼 논의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파탄을 막기 위해 각국은 약 4조달러 규모의 재정지출확대를 주축으로 하는 국제공조 노력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주요 20개국(G20) 협의체가 중심역할을 맡아왔다. 세계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이 장기에 걸친 미국의 과잉소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과잉저축의 결과로 한쪽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다른 쪽의 대규모 흑자가 누적되는 글로벌 경제구조의 불균형에서 연유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의 한쪽 당사자인 미국은 불균형 해소(rebalancing)에 적극적이지만 다른 한쪽 당사자인 신흥국들은 언제 또다시 맞게 될지 모를 금융위기에 대비해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기 위해 불균형의 확대를 선호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는 개별국가 차원의 독자적 노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보다 국제사회가 정책공조를 통해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하겠다.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에서 국제공조라는 명분과 국익추구라는 속내가 언제나 일치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세계경제의 동반추락을 막기 위한 위기상황에서의 국제공조와는 달리, 이제부터 글로벌 불균형 해소방안을 둘러싼 논의는 이해당사국 간의 실익추구를 위한 치열한 공방전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과정에는 무역전쟁 또는 환율전쟁의 양상을 띤 총칼 없는 경제전쟁이 수반되어 왔다. 우리는 그 전형적인 사례를 1년 사이에 일본엔화의 대달러환율을 거의 반토막으로 끌어내림으로써 19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던 1985년의 플라자 합의에서 볼 수 있다. 지금 미국은 다가올 경제전쟁의 전초전으로 통상마찰의 포문을 열어 1980년대 중반 이후 최초로 대미 무역흑자국들에 대한 대대적인 불공정무역 관행조사에 착수한다는 무역대표부(USTR)의 발표를 내놓고 있다. 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아시아의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이 또다시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금융위기의 타격을 가장 심각하게 받은 한국 원화의 가치도 아직은 부분적으로만 회복된 상태에 있다는 매우 함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면 기축통화국에 속하지 못하면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1997년의 외환위기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환율급등과 외화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엄청난 취약성을 드러낸 바 있는 우리나라의 대응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 먼저 G20 공동의장국 및 내년 정상회의 개최국 지위 획득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제고와 동시에 상응하는 책임의 확대라는 양면의 날을 지닌 칼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축제분위기에 젖기보다는 매우 신중하고도 다각적인 대응노력이 요구된다. 둘째로 국제공조를 통한 글로벌 불균형해소 노력을 위한 G20, IMF, FSB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축통화국이 아닌 신흥국그룹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현재의 불안정한 세계경제상황 아래서 재발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금융위기에 대비한 자구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방대한 직·간접 비용을 소요하는 무리한 외환보유액 확대보다는 은행 등 민간부문의 단기해외차입 규제를 통한 금융건전성의 확보와 함께 아시아역내 금융통화분야 협력증진을 위한 내실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열린세상] 이제 기업이 고용문제 해결에 나설 차례다/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이제 기업이 고용문제 해결에 나설 차례다/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급속한 성장세로 온 세상의 부러움을 사던 한국경제는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로 모든 것을 잃은 듯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IMF의 강압에 가까운 제도 개선 요구를 수용한 결과 위기를 극복했다. 그런데 2008년 또다시 모든 것을 잃은 듯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불안정 속에서도 다시 한 번 세상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국제적 호평에 가려져 있는 어두운 단면이 여럿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한국경제가 세상 어디에서든 발생하는 작은 충격에도 예외 없이, 그것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시스템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나비효과를 가장 강력하게 반영하는 롤러코스터 경제가 되었다는 점과 함께 확인되고 있는 것은 전보다 많은 생산을 하는 데 보다 적은 수의 노동력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다. 롤러코스터 경제와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은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다음 정부가 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다. 우선 완전고용의 달성을 경제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요소 투입을 중심으로 하던 산업화 초기 단계와는 달리 고용을 기업의 이윤논리에 맡겨 두거나 경제성장의 부산물 정도로만 취급할 경우 사회적 자원, 특히 인력의 낭비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명확히 보여준다. 헌법적 권리인 국민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와 정부의 의무다. 더불어 급격한 경기변동에 대한 내생적 조절장치인 사회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공공고용서비스 인프라를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필요할 경우 언제 어디서든 최고 수준의 고용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서비스를 포함한 사회안전망의 확대는 미래의 경제위기에 대비한 사회적 투자다.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입으로 한숨을 돌린 기업도 고용문제에 대한 지속가능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할 시점이다. 물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인력 감축 등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런데 진행 중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함께 위기에 숨어 있는 기회를 활용하고 위기로부터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핵심은 경제위기가 모든 요소들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과 위기를 극복한 다음에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라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래를 위해 이상적인 조건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장기적인 관점, 전략과 조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경제적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또 다른 것은 근로자 집단 사이에 서로 상이한 생애 단계에 적합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조건을 구축하고 관련 훈련을 기획하는 일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기 위한 경쟁을 통해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근로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나이와 성과 무관하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면 격렬한 노사 갈등을 한국의 특징으로 알고 있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에게 노동사회에 진입할 기회를 주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해야 한다. 여기에는 창조성과 함께 노사 간의 진정한 협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경쟁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한미안보협의회] 金국방 “北모든상황에 대비 계획·협력 강화”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2일 서울 용산동 국방부 청사에서 제41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한 뒤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군사현안을 밝혔다. 두 국방장관의 일문일답을 간추린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작성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됐나. -(김 장관) 양국은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발전시키고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은 전작권 전환 후 하게 되는 작전을 연습하는 것이다. 기존의 작계 5027과 유사하게 북한 공격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것이지 북한의 급변 사태와는 무관하다. →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해 입장차가 있나. -(게이츠 장관) 2012년 4월17일 전환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이를 완성하는 것은 공동 책임이다. 현재 진행되는 수준이 만족스럽고 매우 구체적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정책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방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게이츠 장관)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우방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우방과 동맹국의 의견을 경청하고 미국의 입장에 대해 공유하도록 할 것이다. 아프간은 민간 측면에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아프간 군과 경찰 규모와 훈련량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이 도움이 되리라고 보는가. -(게이츠 장관) 미국은 한국이 최근 몇 년간 아프간과 이라크에 대한 많은 지원과 희생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구체적으로 제안한 게 없다. 한국 정부가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다. 그러나 아프간에는 경제적 지원, 민간 차원의 프로젝트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논의했는가. -(김 장관) 논의가 없었다. 우리 안보 소요를 면밀히 검토해 장기적으로 우리 능력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 그런 보강방안을 국제사회와 협의할 것인지를 검토하겠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소수민족 차별 없애야 ‘하나의 대륙’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해 중반 국내의 중국 연구진이 공동작업을 통해 중국의 미래에 대한 한 편의 전망서를 내놓았다. 그들은 2012~2015년쯤 이른바 ‘중국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이 건국 이후 60년 동안, 특히 개혁·개방 이후 30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했지만 그때쯤이면 소비와 에너지 수급 부족으로 경제가 경착륙하고, 이는 사회적 양극화의 악화와 정치적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내수 진작과 전 세계적인 ‘자원사냥’에 나서는 등 중국 정부의 대응책은 이들의 분석틀에서 약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중국은 세계 경제를 선도하면서 ‘G2’(미국과 중국)로 부상했다. 골드만삭스는 2027년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운명을 가름할 몇 가지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는 ‘슈퍼파워’로 올라서기 위해 중국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소수민족, 빈부격차, 공산당 일당독재, 타이완과의 통합…. 지난해 3월14일의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라싸 유혈시위, 올 7월5일의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유혈시위에서 알 수 있듯 소수민족 문제는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55개 소수민족이 90%에 이르는 한족과 대치할 경우 중국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우루무치 시위 당시 위구르족 대부분은 “우리는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개발 이익이 한족에게만 돌아가는 현 구조 속에서는 제2, 제3의 우루무치 사태를 막을 수 없는 이유가 엿보인다. 빈부격차와 실업난 등 사회불안 요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등교하는 광둥(廣東)성의 부유층 아이와 비탈밭을 일구느라 학교 갈 꿈도 못 꾸는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의 산골마을 어린이가 공존하는 게 중국 사회의 현실이다. 올 들어 급증하고 있는 집단 시위도 이런 극심한 빈부격차와 무관치 않다. 중국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위젠룽(于建嶸) 박사는 “큰 사회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작은 모순도 전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집단소요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산당 일당독재에 대한 불만도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지식인들 사이에서 서구식 다당제 도입을 촉구하는 ‘08헌장’이 발표되는가 하면 인터넷상에서는 중국 8대원로 가운데 한 명인 완리(萬里)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명의의 공산당 민주화 촉구 괴문서도 나돌았다. 최근 후난(湖南)성에서 만난 택시기사 탕(湯)씨는 “독재는 썩기 마련”이라며 “부유층을 좇아 올라가면 어김없이 공산당 간부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공산당의 60년 독재에 대한 불만세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달 중순 열린 중국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에서는 당내 민주화와 공직부패 척결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경제의 고속 상승을 통해 체제의 안정을 유지해온 중국 공산당이 성장목표 달성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연약한 정치구조를 암시한다.”며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전에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정치 불안정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통해 내실을 다진 뒤 2020년쯤 타이완과의 통일을 이뤄 명실상부한 슈퍼파워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타이완 여론은 아직 통일에 관한 한 부정적이다. 90% 이상이 현상유지를 원하고 있다. 타이완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지난 24일 군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경색됐던 양안관계가 완화된 후에도 중국은 타이완을 겨눈 미사일과 전투기를 포함해 군사 배치를 전환하지 않았다.”며 전투 준비 강화를 주문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타이완의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을 만나 “양안 적대관계는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양안간에는 아직도 불신의 깊은 골이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양안 통일문제는 슈퍼파워 부상을 노리는 중국의 딜레마로 남아 있다. stinger@seoul.co.kr
  • 이란 또 미사일 발사 중동 美기지 타격권

    이란이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지 하루 만인 28일 이스라엘을 타격권 안에 두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이란 정예 군조직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장거리 미사일 ‘샤하브-3’를 발사했다고 국영 프레스TV가 전했다. 사거리가 2000㎞에 이르는 이 미사일은 이스라엘은 물론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 유럽 일부 지역까지도 타격권 안에 두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앞서 27일에는 톤다르-69, 파테-110 등 사거리 190㎞의 단거리 미사일 2기를 발사했으며, 이어 샤하브-1과 샤하브-2 등 사거리 300∼435㎞의 중거리 미사일 2기를 시험 발사했다.이에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란은 국제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해서 대결보다는 협력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도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시한 뒤 “이란은 핵 개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다음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P5(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1(독일)’과 핵 협상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잇따른 미사일 발사의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협상을 앞두고 군사적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이란의 ‘기싸움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가 핵개발을 강행하는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연말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자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불러올 것임을 시사함으로써 서방이 핵 협상에 더욱 진지하게 나설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군사적 대응이라는 파국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서방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야 한다는 식의 압박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포르투갈 사회당 재집권했지만…

    독일에서는 우파가 승리했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좌파가 승리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에서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PS)이 36.56%의 득표율을 기록, 29.09%에 그친 사회민주당(PSD)을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사회당은 총 230개 의석 가운데 9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과반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지난 2005년 총선에서 45%의 득표율을 기록, 121석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은 78석을 차지, 지난 총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집권 정부가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은 포르투갈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경제 위기 속에 정치 불안정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AFP통신은 “사회당은 총선 승리에도 불구,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집권 사회당은 다른 야당과의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지만 공산·녹색당연합 등 좌파 블록은 사회당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어 불안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지의 일부 전문가들은 “총선이 끝난 뒤 집권당인 사회당과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이 공공 재정 등 특정 현안에 대해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교원평가제 도입 등 공교육 강화를”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교원평가제 도입 등 공교육 강화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감소, 고용불안정, 높은 가계부담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 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교육비, 보육비, 통신비, 주거비 등 중산층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비용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범(汎) 정부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세종로 미래기획위원회 청사에서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시리즈 ‘중산층 두껍게’ 결산인터뷰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제공을 당분간 지속하되 근본적으로 신성장동력 육성,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일자리 창출의 기반조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핵심방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교육비는 서민·중산층 가구의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민·중산층을 옥죄는 요인이다.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어 이를 줄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견제방안을 마련한다는 전제하에서 내신평가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사교육비 경감방안으로 제시했던 학원영업시간 규제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학원 심야교습 금지를 처음 제안했을 때 국민의 70% 정도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했다.’는 격려 메일이 하루 수백통씩 왔다.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중계동 등 학원들이 밀집된 곳에는 밤 10시가 ‘MB타임’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고도 한다(웃음). 학원의 심야교습 금지는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사교육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현실에서 나온 일종의 응급처방이다. →벌써 부유층들은 밤 10시 이후에도 각종 편법으로 과외를 받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집에서 하는 입주과외를 적발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교육의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면 변칙적인 사교육 수요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고 수준별 이동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과 적성에 따른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정보공개, 학교선택제 등도 공교육을 살릴 방안으로 추진될 것이다. →잡 셰어링(Job Sharing)이 중산층 붕괴를 막는 해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질 좋은’ 정규직이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불합리한 이중 노동시장(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 문제를 완화하고 작업환경 개선, 직업능력개발체계 보완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규직 전환 문제는 국회에서 먼저 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중산층 보호를 위한 정책이 당장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진하는 통신비 절감 방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다. 무선 전화량이 많은 가입자에게 할인혜택을 집중해 가격을 깎아주되 전화 사용량은 늘리는 방안이다. 중산층은 물론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이다. →중산층을 두껍게 하려면 단순 근로에 그치고 있는 공공부문의 사회적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희망근로 등은 저임금 일자리여서 계속 그 일자리를 맴도는 경우 빈곤층이 중산층으로 탈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정부 재정지원 일자리에 취약계층의 참여비율을 높이고, 취업지원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 -일하는 복지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기업은 미래 자본시장의 꽃일 수 있다. 진화된 자본주의의 꽃은 나눔과 기부, 배려이다. 기업의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한 실천이 몇백억원의 이미지 광고보다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반자본주의적, 반시장적 개념이 아니고 베푸는 쪽과 받는 쪽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효율적 수단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임신=퇴직’이라는 불안속에 일하는 여성이 많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실직자 중에는 여성이 많았다. 출산율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 중의 하나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이를 위한 해법은 대부분 직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IBM, 딜로이트, 코닝 등 주요기업들이 먼저 여성의 근로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이들을 낳는 산모에게는 출산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체계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필요한 인력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된다. 다음달부터 복수국적이 허용돼 우수한 인력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해외 동포 중 남성의 경우에는 병역을 필했을 경우 복수국적을 인정한다.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여성 일자리 확대가 절실하다.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직장보육시설의 설치·운영 확대 방안 등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희망근로와 청년인턴제는 너무 한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초단기 일자리보다는 많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산층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존의 제조업·건설업뿐 아니라 녹색기술, 정보기술, 첨단 융합산업 등의 신성장동력을 통해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금융서비스, 문화콘텐츠 등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눈높이가 있지 않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8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학진학률이 높다 보니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스터 고교를 증설하고, 기술숙련 교육과정을 도입해 고교를 졸업하고도 대기업 등에 즉시 취업이 가능한 교육 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재정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하지 않나. -최근 정부에서도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긴급 복지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재산기준을 다소 초과하는 저소득층에게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지원제도를 도입한 것이 좋은 사례다. 앞으로도 고용보험의 적용범위 확대, 맞벌이가정 돌봄서비스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지속적으로 사회안전망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에 중점을 두어왔다. 또한 수급자에게 각종 정부지원이 집중돼 계속해서 수급자로 남으려는 유인이 되기도 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직업을 갖거나 일정 소득을 올리면 차상위계층으로 분류, 생계비 지원이 즉시 중단되는 폐단을 지적하기도 한다. -수급자를 빈곤에서 탈출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소액자금대출제도(Microcredit), 개인별 계좌(IDA) 등을 통해 자발적 빈곤탈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자립에 필요한 자산형성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수급자 선정기준을 다소 초과하는 소득과 재산을 가진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도 보육지원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통해 생계비 이외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반농·귀족형이 뜬다

    반농·귀족형이 뜬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이곳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선 전원생활·영농·그린투어 등 다양한 농촌생활 강의가 이어졌다. 강당에서 열린 전원생활교육 수강생 50여명의 절반은 여성. 5년 전에는 3분의1에 불과했다. 20~30대 청년 두세 명도 눈에 띄었다. 조은희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농업기술 외에 농촌 정착을 위한 법률·생활 조언,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가르치고 있다.”며 “수강생이 몰려 올해에는 강의횟수를 더 늘렸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박종식(50·서울 청운동)씨는 “다른 3~4개 귀농관련 강의를 함께 듣고 있다.”며 “이전 이민붐 못지않게 요즘은 귀농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부 김혜환(48·서울 공릉동)씨는 “친구 10명 중 4명꼴로 귀농을 고려 중인데 고령화사회 진입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경기침체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 등이 겹치며 귀농인구가 급속히 분화하고 있다. 17일 지방자치단체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하다 쇠퇴한 생계형 귀농이 올해 초 경기침체와 맞물려 다시 소폭 증가했다. 웰빙·로하스문화와 맞물린 ‘반농’ 형태 귀농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농촌으로 내려가 농업 이외의 일에 종사하는 ‘변형’ 귀농과 인터넷카페나 농촌교육을 통해 만나 함께 귀농하는 ‘네트워킹형’ 귀농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가 임박하면서 양극화 현상까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지난해 귀농자가 2218가구로 2004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1998년 외환위기 때 6400여가구보다 적지만 경기침체와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귀농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귀농 가구주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다. 귀농의 요즘 흐름은 ‘자연애(愛) 밥상족’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먹을거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유기농 채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이는 경제력을 지닌 귀족형 귀농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들은 부지매입, 텃밭가꾸기, 전원주택 짓기 이후에도 완전하게 정착하기까지 최소 3~5년이 걸려 정부의 귀농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2003년부터 귀농강좌를 수강해 오던 이향자(64·서울 황학동)씨는 3년 전 경기 양평에 1650㎡ 규모의 땅을 구입해 텃밭을 일구고 전원주택을 지었다. 서울 집과 양평을 오가는 이씨는 “주변에 서울을 오가며 반농형태로 머무는 일곱가구가 더 있다.”며 “남편이 은퇴하는 대로 이곳에 완전히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도심생활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불러온 변형 귀농도 등장했다. 2007년 시골로 내려간 박준영(38·충남 서산시 고북면)씨는 서울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전통문화 체험사업을 했다. 하지만 불안정한 생활이 싫어 회사를 정리해 만든 수천만원으로 연고가 없는 충남에 땅과 집을 구입했다. 대신 귀농에 앞서 수개월 간 전원생활을 준비했다. 그는 “큰 수입은 올리지 못하지만 관심이 많던 염색과 도자기 체험시설을 운영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52만 9000명이라는 현실도 고학력·30대 이하의 귀농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외환위기 직후 생계형 귀농과 달리 농업을 새로운 부의 창출 수단으로 여긴다. 귀농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온라인 카페 등을 개설해 함께 귀농하는 네트워킹형 귀농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안전망이 풍부할수록 외연을 확장시키는데 매달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인간관계를 통해 이를 보충하려 한다.”며 “이 같은 현상이 귀농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간 이식받고 새 삶… 장기 기증합시다”

    스티브 잡스(54)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1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섰다.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 참석, 간 이식수술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제품 개발자와 팬 등 청중들은 그의 등장을 기립 박수로 맞았다. ●조용하지만 열정적 목소리 잡스 CEO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행복하다. 나는 애플로 돌아왔고 애플에서의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중반의 기증자로부터 간을 받아 수술했다.”며 처음으로 간 이식 수술의 경위를 밝혔다. 그는 “장기 기증자의 관대함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모두 장기 기증자가 돼달라.”고 요청했다. 잡스는 예전보다 더욱 말랐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 셔츠를 입고 있었다. 더 조용하고 갈라진 듯한 목소리로 연설했지만 열정적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평가했다. 잡스는 지난해 10월 매킨토시 노트북 등 신제품을 소개하는 애플 시사회에 참석했었다. 당시 초췌한 모습과 불안정한 목소리, 2004년의 췌장암 병력 등으로 인해 건강 이상설에 시달렸다. 이어 지난 1월 5개월간의 병가에 들어간 뒤 테네시주 멤피스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비디오 카메라 장착 ‘아이팟 나노’ 첫선 잡스가 그의 질병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렸는가 여부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했을 만큼 애플에 대한 잡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공동창업했으나 1985년 주주들의 반발로 쫓겨났다. 이어 1997년 경영난을 겪던 애플에 복귀, 다양한 신상품 개발에 참여했다. 이날 애플은 비디오 카메라를 장착한 아이팟 나노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하토야마의 뉴 재팬] ④ 민생 보듬기

    [하토야마의 뉴 재팬] ④ 민생 보듬기

    │도쿄 박홍기특파원│54년간 자민당의 독주체제를 깬 민주당 정권에 일본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높다. 오는 16일 출범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74%(아사히신문)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아소 다로 정권은 48%에 불과했다. 국민들의 갈망은 명확했다. ‘안심·안정사회’다. 후생노동성의 지난 5월 국민생활 기초조사에서 57.2%가 “생활이 힘들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바람을 꿰뚫었다. 정권교체 역시 국민의 생활을 위한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래서 2007년 7월 참의원선거 때 썼던 ‘국민생활이 제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다시 내걸었다. 결국 표심은 정권교체를 낳았다. 자민당이 두 차례에 걸쳐 정권을 잃은 시기는 경제위기 때다. 1993년의 패배 땐 부동산·주식의 버블붕괴로 불리는 ‘잃어버린 10년’의 초입에, 이번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와중에 있었다. 교도통신이 2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에 거는 최우선 과제로 40.2%(중복응답)가 경기·고용대책, 39.2%가 세금낭비 방지, 35.2%가 연금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안심 사회의 실현 여부가 민주당 정권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인 것이다. 하토야마호의 민생 항해는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후생노동성의 ‘매월근로통계조사’를 보면 7월 근로자의 급여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줄어든 36만 5922엔(약 475만 8000원)이다. 역대 세 번째로 감소폭이 크다. 한국과는 물가 변수가 커 단순비교는 무리다. 시간외 근로시간은 35.6% 단축된 10.2시간, 상용고용은 832만 8000명으로 2.9% 하락했다. 일자리도, 잔업도, 급여도 줄어든 데다 고용형태도 불안정한 상태다. 민주당의 민생공약은 실제 획기적이다. 국민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육아 및 교육 분야에서는 중학교 졸업 때까지 1인당 월 2만 6000엔의 지급을 약속했다. 공립 고교는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실현되면 자녀교육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가계에 대한 직접지원 방식이다. 출산 때 일시금도 현행 42만엔에서 55만엔으로 인상한다. 재원은 자녀가 없는 전업주부 가구에 전가할 계획이다. 저출산 해소책과 연계,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고용정책으로 모든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토록 했다.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구직자에게는 능력개발비 명목으로 월 10만엔을 줄 방침이다. 제조현장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 파견을 금지했다. 전체 근로자의 35%인 1700만명을 웃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대책이다. 안심하고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바꾸겠다는 게 민주당의 정책 기조다. 하토야마 대표도 선거 승리 직후 “생활이 좋다고 체감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2013년까지 소요될 16조 8000억엔의 재원 확보다. 현재로선 턱없이 부족하다. 민주당은 쓸데없는 예산 삭감, 불필요한 공공사업 중지, 특별회계 잉여금,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국민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소득세 인상이나 국채발행에는 부정적이다. 시민단체 반빈곤네트워크는 성명에서 “선거결과는 억눌렸던 사람들의 반발심이 나타난 것이다. 국민들에게 전가한 파괴적 생활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는 다음 선거에서 심판을 내릴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hkpark@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열린세상] 가출청소년과 청소년쉼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 가출청소년과 청소년쉼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올 여름 가출청소년들을 만났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가정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출 청소년들은 부모의 폭력이나 불화 때문에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장기간의 가출 생활을 청산하고 집에 돌아와 대학에 진학한 경우였다. 그러나 그때도 대부분 같은 말을 했었다. 부모의 폭력과 불화를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었다고.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다시 집으로 들어갔을까. 부모의 폭력이 사라진 걸까. 부모가 서로 화해를 했나. 돌아온 대답은 오랫동안 가슴을 아리게 했다. “ 이제 부모님께 아무 기대도 안 해요.” “더 이상 부모님이 무섭지 않아요.” 청소년들의 가출 이유가 모두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상관없이 인터넷이나 친구나 청소년 자신의 문제로 가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가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부모는 분명 중요한 작용을 한다. 가출 청소년들의 귀가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대개 가출원인이 가정 밖에 있거나 부모가 자식을 변함없이 기다릴 때이다. 가정폭력이나 가정불화가 원인인 경우, 원인이 제거되기 전에는 귀가가 어렵고 부모도 자녀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정 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가출 청소년들 스스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반복적으로 장기가출을 하던 청소년들도 20대를 전후해선 대부분 한곳에 정착하여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스스로 거처를 마련할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독립을 하겠지만 대개는 그럴 수 없어 집으로 돌아간다. 부모의 폭력이나 분노가 예전처럼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또한 이들은 부모의 처지를 나름대로 수용하고 더 이상 변화를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집으로 돌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상대방이나 객관적인 위치에서의 조망능력이 성숙해진 이후의 일이다. 적어도 10대 후반이 되어야 비로소 이러한 단계에 오는 것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그 수는 점점 증가하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초등학생들도 집을 나와 여기저기 거리를 헤매고 있다. 청소년 가출은 단순히 개인이 집을 떠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부적절한 경제활동을 하며 유해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은 선배(?) 가출청소년들로부터 왜곡된 정보를 얻고 잘못된 길로 빠지거나 처음 가출한 1~2년 동안 정신적 손상을 입기도 쉽다. 현재 가출청소년에 대한 국가정책 중의 하나는 귀가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출원인에 따라 달리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가출원인이 가정 내에 있을 때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가시키면 재가출 빈도만 증가시킬 뿐, 결코 실질적인 귀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 경우 가정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정책을 먼저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가정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청소년 스스로 보호능력을 갖고 귀가할 수 있을 때까지 이들을 보호해주는 사회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 역할을 바로 청소년쉼터가 하고 있다. 그러나 수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대개 단기쉼터라 장기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쉼터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큰 걸림돌이다. 쉼터는 가출기간 동안 청소년들이 신체적·정신적 손상없이 바람직한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양육과 지도와 교육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정 내의 문제로 어린나이에 가출한 청소년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쉼터에 어떤 시설과 자원이 필요한지 정부와 지자체는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예산으론 어림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열린세상] 녹색성장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녹색성장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사춘기 아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생겼나 보다. “우리는 만족하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긍정적인 답을 기대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당연히 그렇지!” 거리낌 없이 대답했지만, 금방 깊은 고민에 빠져 든다. 과연 그런가? 아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가능할까? 지금 이대로 가면 불가능해 보인다. 만족, 행복, 삶, 권리. 삶의 질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들이다. 모든 것을 경제성장이 해결해 줄 것이라 배웠고 그렇게 믿으며 살아온 지도 오래된 일이다. 그런데 이번 경제위기를 겪으며 지난 반세기를 지배해 오던 도그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회수하고 있다. 경제성장 패러다임과 GDP라는 기준에 복종한 결과 경제가 성장한 만큼 모두가 잘살지는 못하고, 국제경제의 동시적 불안정성이 날로 심해지며, 전쟁과 환경 파괴도 인류의 삶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비판이다. 대안 찾기에 많은 사람들이 나서고 있다. 미국 사람들의 바람도 기존 도그마에 대한 실망과 희망 찾기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터다. 한국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정과제로 채택된 녹색성장론이 그 중 하나다. 상호 모순으로 보이던 녹색과 성장이라는 두 개념을 합성한 녹색성장론이 명실상부하게 환경 개선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논의와 준비된 실천이 필요하다. 논의와 실천이 필요한 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녹색성장의 경제적 이득과 위기 극복책으로서의 의미 설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성장 패턴을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꾸는 데 필수적인 변화, 즉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살기와 경제활동하기, 그로 인한 불편함 감수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과 정당들도 여론 형성이나 실행방안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특히 정당의 입장에서는 경제위기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계기로 만들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가장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이 분명함에도 말이다.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오래전에 대안을 찾아 실천해온 사례가 있다. 예를 들면 1972년 로마클럽이 제출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 대해 대부분의 경제학자, 정치인들이 무시하거나 적대시했다. 이와는 달리 독일의 금속노조는 ‘삶의 질’이라는 주제로 전국대회를 열어 좋은 삶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실행 전략을 수립해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데 이르렀다. 이런 노력은 후에 체르노빌 사건, 녹색당 도약과 맞물려 독일의 모든 정당이 어떤 형태로든 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정책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독일이 최근 경제대국인 동시에 환경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노조가 주도해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지금의 시스템 내에서도 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현재와 미래의 인류 공동체가 삶을 담보로 갚아 나가야 할 부채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자연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대하고, 돈과 경제적 합리성만을 기준으로 하는 사회적 우선순위를 바꾸고, 이로 인한 단기적 불편함을 흔쾌히 감수하는 등 사고와 행위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삶의 질을 전면에 내세우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일부 개인이나 조직이 감당할 만한 주제가 아니다. 학교와 가정, 근로현장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학생, 학부모, 노사, 언론 그리고 정치가 사회의 핵심 문제로 다루고 누구든 먼저 조직적 실천에 나서야 할 더 미룰 수 없는 주제다. 특히 녹색성장을 국가적 과제로 삼은 한국에서는 국가의 지도력 문제와 직결된다. 우리와 다음 세대가 만족하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권리를 정치적, 경제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의미이기 때문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지난 일요일 저녁 우연히 ‘골드미스가 간다’는 프로그램을 보던 중이었다. 평소, 이십대 초반 같은 싱싱함은 아니나 삼십대의 우아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연예인들이 단 한 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맞선을 보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밀고 당기던 것이 경쟁이 붙으면서 격렬해졌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동물적으로 보여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다. 저렇게 예쁘고 능력 있어 봤자 결국 나이 차면 별 수 없다는 카메라의 적나라한 시선이 같은 여자로서 묘한 열패감마저 느끼게 했다. 일본 드라마 ‘어라운드 40’에서 보면 싱글로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정신과 여의사가 나온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행복지수를 부정하고 의심한다. 제발 남자 좀 만나라고 애걸하는 아버지와 미혼의 불안정함을 걱정하는 새어머니, 은근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기혼자 친구들. 그녀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외침은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이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올 뿐이다.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장문정의 경우도 별로 다를 게 없다. 제아무리 부족한 것 없이 잘난 여성도 애인 없는 마흔이라면 불행할 게 분명하다는 편견이 곳곳에 묻어난다. 어쩌다 그들은 사회적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속으론 오직 독신생활을 청산할 궁리나 하고 있을 거란 오해를 받게 된 것일까. 문제는 그들의 여성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데 있다. 그들이 커리어우먼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보다는 남자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측면이 더 부각된다. 그들이 일터에서 이뤄낸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외로움에 허덕이는 모습이 더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과적으로는 저 혼자 쓸쓸하게 늙어가는 불쌍한 잉여인간으로 저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는 다르다. 그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이다. 일만 열심히 하는 것뿐 아니라 자기를 계발하고 투자하는 데도 게으르지 않다. 암벽등반에서부터 재즈감상까지 인터넷 동호회를 꽉 잡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골드미스다. 또한 그들은 적극적인 프로슈머로서 여러 다양한 제품생산에 기여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새로 구매한 물건의 장단점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 비판함으로써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구두나 화장품 같은 여성용품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그들은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와인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소설책을 사고 공연을 본다. 단순히 소비만 하는 차원이 아니다. 문화를 만들고 움직인다. 눈에 띄는 일례로 뮤지컬을 들 수 있다. 뮤지컬을 소구하는 가장 두꺼운 관객층은 바로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프로듀서들은 그들의 취향에 맞추어 배우를 캐스팅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대변해 줄 작품을 기획 제작할 정도다. 삶은 드라마와 달라서 마음 속까지 읽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겉으로는 씩씩한 척해도 속으로는 시집 못 가 안달났을 거란 예상은 그야말로 추측일 뿐이다. 골드미스는 일은 잘하고 돈은 많지만 결국 외로운 노처녀가 아니라, 30대 이상 40대 미만 미혼 여성 중 학력이 높고 사회적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계층을 말한다. 그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오직 결혼의 여부가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잣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장유정 극작·연출가
  • 다시 시작된 엘니뇨 공포

    지구촌 기후 패턴에 큰 혼란을 초래하는 엘니뇨가 돌아왔다. 엘니뇨는 태평양 열대 해상의 수온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전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물가 상승, 사회적 불안정을 일으키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바닷물 온도 측정 결과, 태평양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가량 올라갔으며 기온은 점점 더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해수면 150m 이하의 수온도 4℃ 정도 치솟았다. NOAA 날씨예보센터의 마이크 헬퍼트 예보관은 “지속적인 수온 상승은 엘니뇨의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음식과 식수, 다른 생필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최악의 가뭄과 분투 중이고, 야자유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도 흉작에 시달리고 있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생산지 인도에선 6월 초에 와야 할 몬순 강우가 지난주에야 시작되면서 설탕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량 부족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은 2008년부터 서부 아프리카에서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아이티, 이집트 등 전세계에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에서도 소비자 운동이 벌어지는 등 식량 수입국에도 ‘패닉’을 가져왔다. 엘니뇨는 앞으로 몇개월간 세를 지속하며 북반구의 겨울 동안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997~98년에도 엘니뇨가 지구촌을 강타해 수십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내고 쌀, 밀 등 주요 작물 가격을 폭등시켰다. 미 기상 당국은 올해 6~8월 중 엘니뇨가 나타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돼 있다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엘니뇨의 발생 이유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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