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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엽기살인 막을 ‘도덕 리더십’ 필요

    9·11테러에 버금가는 연쇄 살인사건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20대 여성 연쇄 살해사건이다.도덕규범이라는 한국인의 마음 속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두 명의 테러리스트에 의하여 처참하게 무너져 버렸다.그들은 야수보다도 못한 자들이다.야수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동물을 죽이지만,그 살인자들은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 사건은 요즘 문화의 핵심 코드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엽기’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사람을 납치하여 강간한 후 무참하게 살해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몇 년 전에 제작된 한 국산영화는 외딴 산장의 주인 가족들이 투숙객들을 연쇄 살해하여 암매장하는 과정을 기본 줄거리로 하고 있다.미국 할리우드액션 영화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범죄자들이 자동차를 훔치거나,차량번호판을 바꿔 달고 살인·강간·강도질을 하는 내용이다.가상 세계이지만 살인을 학습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컴퓨터 게임이 하나 둘이 아니다.동영상 시청자나영화 관객,또는 컴퓨터 게임 이용자는 영상 속 엽기적 행동을 범죄가 아니라 단순한 흥미 거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러한 매체는 알게 모르게 인명경시 풍조,다소 과장해서 말하면 ‘살인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을 배양한다.그리고 도덕적 자제력을 상실한 극소수 미치광이 인간이 자신이 학습한 엽기 문화를 실천에 옮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도덕적 규제의 끈을 끊어 버렸는가? 달리 말해,왜 그러한 미치광이들이 자꾸 생겨나는가? 그것은 현대문명의 병폐 때문이다.대량생산 대량소비에 기반을 둔 대중사회에서 인간들은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느낀다.주위에 수많은 사람이 있으나 내가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내가 아는 사람은 있지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자신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익명의 공간에서,모래알처럼 고립된 개인은 자신의 욕망에 이끌려 행동하기 쉽다.지난 40년간 이루어진 공업화·도시화의 결과,한국사회에서도 이웃으로 구성된 지역공동체는 철저히 파괴되었다. 그 대신 나와 내 가족의 이익만을 앞세운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다.특히 아파트로 대표되는 도시적 생활양식은 고립된 개인,이기적 개인을 양산하였다.최근 급속히 보급된 인터넷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외양을 중시하여 무분별하게 과시소비를 일삼는 소비문화가 일탈자들을 양산하고 있다.신용카드업계는 호황을구가하지만,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카드 빚에 시달리는 젊은이 중 일부는 돈을 강탈할 희생양을 찾아다니고,또 다른 일부는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일부 여성들은 소위 ‘원조교제’를 통해 그 빚을 갚으려 시도한다.이러한 일들은 궁지에 몰린,나약한 이기주의자들이 택하는 전형적 행동양식이다. 문제는 이기주의자들의 엽기적인 행동이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이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 ‘우리가알고 있던 세계’는 이미 몰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지금당장 ‘총체적 무규범상태’를 극복할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한국인에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9·11테러 직후 미국인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합하며 위기 수습에나섰던 것 이상으로,우리도 이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하여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무너진 과거 도덕규범의 잔해를 치우면서,21세기시대 정신에 걸맞은 도덕규범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각계 각층,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하다.특히 정치가들이 진실로 그 일에 앞장서야 한다.올해 두 차례에 걸친 선거에출마하는 모든 정치지도자들이 “한 단계 수준 높은 도덕공동체를 이 땅에 건설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걸었으면좋겠다.그들 모두가 자기 말의 책임을 져야 함은 물론이다.사회가 위기에 처할수록 도덕적 리더십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설동훈 전북대교수·사회학
  • “공무원 설쳐야 나라가 산다”

    해양수산부 고위 공무원이 자체 홈페이지(www.momaf.go.kr)에 공직사회의 병폐를 꼬집고,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이버칼럼을 게재하고 있어 화제다. 해양부 최낙정(崔洛正) 기획관리실장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으로 있다 지난해 9월 현직으로 옮긴 뒤 홈페이지에 ‘꿈과 사랑을 함께 나누며’라는 제목의 칼럼을 써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69편의 글을 올렸다. 관료조직에 대한 느낌을 담은 칼럼이 대부분으로,지난달30일에는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는 글로 관심을 모았다. 이 칼럼에서 그는 “관료제라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 개성이 함몰되고,창의적인 사고보다는 그냥 무난하게 중도를취하는 자들이 살아남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무원사회의무사안일을 질타했다.또 조직내부의 재량권이 아주 적은대신 과도한 외부통제 때문에 공직사회가 몰개성적이고,책임회피적이 됐다며 이를 고치기 위해 공무원들이 ‘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잘 놀자.’(1월8일자)는 칼럼에서는 “일하는데 있어고위직일수록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에 부딪히며,이는 사소한 일에 매달리지 말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고위직일수록 놀 때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놀이 그 자체를 완벽하게 즐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반응이 엇갈린다.상당수 직원들은 “공무원사회의 문제로 지적돼온 것들을 솔직히 털어놓은 것으로,자기반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며 긍정적인평가를 내린다. 반면 일부에서는 “공무원의 잘못된 사고와 행동을 과감하게 지적하는 용기는 높이 사야 하지만 너무 자신을 표준으로 인식하는 색채가 강해 거부감이 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北 軍장성 54명 승진

    북한은 14일 장성우 대장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하고 54명의 장성을 진급시키는 등 대대적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4월13일 인사’ 이후 1년만이다.전례대로 차수 칭호는 ‘국방위원회 결정’,장성 진급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일 명령’(제00152호)에 따라 이뤄졌다. 차수 칭호를 받은 장성우는 1935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했으며 92년 4월 대장으로 승진했다.인민무력부 정찰국장,사회안전부 제1부부장,사회안전부 정치부장,호위총국장,3군단장을 역임했다.이번 인사로 인민군 차수는 조명록 인민군 총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모두 13명이 됐다. 장 차수는 북한 정권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장성택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김정일의 매제)의 친형으로 오극렬(당 작전부장) 등과 함께 군부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현 인민보안성 책임자인 백학림 차수가 물러날 경우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장성급 인사에서는 김윤심,김정각,여춘석 등 상장 3명이대장으로,백상호,강영호,이태일,김양점,박승원,이무웅 등중장 6명이 상장으로,이영호,이영길,황홍식,박수철,방국환 등 소장 5명이 중장으로 진급했다.대좌에서 소장으로 진급한 사람은 이용래 등 모두 40명이다. 이번 인사는 병과별 안배가 비교적 잘 이뤄졌다는 점이특징이다.장성우는 인민보안성 정치국장 등을 지낸 ‘정치 장성’ 출신이다.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한 3명 가운데여춘석은 4군단장 등을 지낸 정통 야전군 출신으로 89년에는 평양∼개성간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총지휘했다.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정각은 정훈·군사외교분야에서주로 복무했다.해군사령관인 김윤심은 야전경력을 인정받아 97년 4월 상장으로 진급한지 5년만에 대장으로 ‘고속승진’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북한군의 고질적 병폐이던 정치 장성집단과 정통 지휘관 출신 사이의 갈등과 반목을 치유,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를 더욱 강화하려는 배경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안개속 베네수엘라/ 경제 실정에 민심 폭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강제퇴진함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앞날은 한치 앞을 점치기 힘들게됐다.총파업에도 불구,퇴진을 거부하던 차베스는 11일의유혈충돌 시위로 군부마저 등을 돌리자 더이상 버텨내지못하고 사임 압력에 굴복했다. [혼란 가중] 차베스의 퇴진으로 베네수엘라는 이른 시일내에 총선을 실시,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페드로 카르모나 페데카메라스(상공인연합회) 의장이 과도정부 수반을맡아 총선을 치르게 되지만 차베스 후임세력에 대한 윤곽은 잡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총선 실시까지의 과도정부 기간 중 베네수엘라가안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노동자 계급을 위주로30%가 넘는 국민들이 여전히 차베스를 지지하고 있어 충돌우려는 아직도 남아 있다. 군부의 향배가 베네수엘라의 안정 유지에 중요한 변수로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퇴진 배경] 총파업은 차베스 대통령이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경영진을 자신의 측근으로 교체하려는 데 대한 반발로 촉발됐다.그러나 차베스의 집권 3년간 계속된 실정에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확산되며 총파업이 차베스 퇴진을요구하는 정치적 시위로 발전됐다. 1998년 12월 대선에서 8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된 차베스는 99년 2월 취임 이후 ‘평화로운 혁명’을 기치로 내걸었으나 자신의 측근들을 정부와 국영기업의 요직에 임명,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진 것 외에는 해놓은 게 없다는비난을 받아왔다. 반정부 성향이 짙은 노동자총연맹(CVT)을 친정부적인 볼리바르 노동자전선(FBT)으로 대체하려다 자신의 지지기반이던 노동자 계층의 지지마저 잃게 됐다.게다가 49개의 사회주의적 법안을 제정,자본가들마저 등을 돌렸다.이 때문에 대선 당시 80%를 넘던 지지율은 40% 밑으로 급락했다. 더욱이 지난 3년간 유가의 계속된 하락으로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경제가 침체된 데다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미국과의관계도 악화됐다. 총파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군부에서 사임 요구가 줄을 이었고 11일 유혈시위가 발생하자 40명이넘는 군 지도부가 반(反)차베스 진영에 가담,결정타를 날렸다.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베네수엘라는 하루 260만배럴의원유를 생산,미국으로 하루 100만배럴을 수출하는 세계 4위의 석유수출국이다. 베네수엘라가 수입 증대를 위해 석유 증산에 나설 것이란관측이 나돌면서 12일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일간의 총파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 및수출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차베스가 사임했지만 당장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기는 힘들다.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에 대한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베네수엘라의 안정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과도정부가 효율적인 정책 운용을 통해 석유 생산 및 수출을 정상화시킨다면 최근의 유가 불안 요인을 해소시킬 수 있겠지만 혼란이계속되면 중동 불안과 함께 유가를 급등시키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 유세진기자 yujin@kdailyㅎ.com. ■퇴진 차베스는 누구. 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로 전격 사임한 우고 차베스(47)대통령은 취임 초 베네수엘라에 ‘경제혁명’을 가져올 카리스마적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특수부대 장교였던 1989년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며 현실 정치의 부조리에 눈뜬 차베스는 92년부하 1만명을 이끌고 당시 부패한 카를로스 페레스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했다. 2년간 자칭 ‘긍지의 감옥’에서 보낸 후 제5공화국운동당을 이끌며 대중적 민주주의를 표방,9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2000년 임기 6년의 대통령에 재선됐다. 차베스는 집권 초 베네수엘라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및 빈곤 추방과 함께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개혁을 약속하는 한편 재임 이후 독재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위한 개혁헌법을 만드는 등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혁을 빌미로 실정을 거듭해 경제 악화를 부채질했으며 이로 인해 지지도 급락을 겪어왔다.사회주의적 개혁입법 단행으로 자본가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박상숙기자 alex@
  • [임영숙 칼럼] 결혼식에 누굴 초대할까?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몇년 전 하와이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결혼식에 참석했다.신랑 신부의 집이 있는호놀룰루 근교 와이키키 해변에서 해뜨는 시각에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50명 정도.양가 친척 20여명과마을 사람들,그리고 김 위원장처럼 외국과 미국 본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 온 가까운 친지들이었다.축하객들은 각자의자를 들고 나가 결혼식에 참석한 후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먹고 헤어졌다가 오후 9시 호놀룰루 시내에서 열린 ‘파인댄싱 퍼포먼스’에 다시 참석했다.하와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신부가 제작하고 파푸아뉴기니 출신인 신랑이 연출한 이공연은 하와이와 파푸아뉴기니 원주민 춤으로 구성된 1시간짜리 무료공연이었다.초청된 사람은 신랑 신부의 공식적인업무와 관련된 이들을 포함해 200여명이었다.일몰 의식으로시작된 공연은 밤을 새우는 댄스 파티로 이어져 흐드러진 결혼 피로연이 됐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멋진 결혼식이구나.”하고 생각했다.그러나 요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대한민국의 보통사람들에겐 그렇게 ‘멋진 결혼식’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무심코 다니던 결혼식을 이제유심히 살피게 됐는데 우리 아이들이 커가면서 조만간 결혼식을 주관하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게 된 탓이다. 결혼식에 누구를 초대하는가에 따라 결혼식 모습이 대체로결정되는 듯싶다.그래서 최근 자녀 결혼을 치렀거나 앞두고있는 친지들에게 초청범위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물어 보았다.대답은 각양각색이었다.“걱정할 것 없다.그동안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보낸 사람들에게 결혼 청첩장을 보내면 된다.”“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냈다고 청첩장을 보내면 세금고지서와 무엇이 다른가.청첩장을 받고 기쁘게 결혼식에 참석할 사람들에게만 보내겠다.”“한달에 한번 이상 만나는 친구나동창들로 초청범위를 정했다.한번 이상 만나는 사이라도 공식적인 일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은 제외했다.” 사회적으로 화제가 될 만큼 특이한 결혼식을 치른 경우는어떨까.광고계의 원로인 ㅇ씨는 둘째 아이 결혼식을 전혀 광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교회에서양가 50명씩의 하객만 앉혀 놓고 축의금 사절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첫 아이 결혼식은 청첩도 하고 축의금도 받고 음식도 대접하는 보통 결혼식으로 치렀는데 셋째 아이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광고하지 않은 두 번째 결혼식의 부작용 때문이다.초청받지 못한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나는 친척이 아니냐?”“나는 네 친구가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린 탓이다. 하와이의 멋진 결혼식을 구경한 김 위원장은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막내딸을 출가시키면서 초청범위를극소수로 한정하고 2주일 전에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결혼식 이야기는 전혀 내비치지 않은 채 그날 “점심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가.”를 타진해 보고 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만 청첩장을 보내고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결혼식을 치른것이다.친척은 직계 형제 가족까지만 초청했다. 결혼식을 어떻게 치를지는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상부상조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도 혼례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한쪽에서만 축하객의 규모를 줄이거나축의금을 거절할 수 없는 때도 있을 것이다. 결혼식을 간소하게 한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번거롭고 유난스러운 일이 돼 인간관계에 주름이 잡히는 것을 피하고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어떤 불편이 있더라도 우리나라 결혼식의 낭비적 관행과 병폐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유력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은축하객의 규모로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뇌물성 축의금을 긁어 모으려는 의도가 없는 한 여기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하와이의 결혼식이 일깨우는 것은 결혼식은 결혼 당사자들의 뜻에 따라 연출돼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결혼식을 ‘자녀의 일’이라기보다 ‘부모의 일’로 흔히 생각한다.바로 이 점에 우리 결혼문화의 복잡한 문제들이 자리잡고있다.우리 아이 결혼식을 어떻게 치르고 누굴 초대할까 하는 고민은 사실 안 해도 돼야 할텐데…. 임영숙/ 공공정책연구소장 ysi@
  • 전국 첫 직선국장 탄생

    경기도 하남시가 공무원 인사로는 사상 최초로 직원들의투표로 국장을 선출했다.인사권자의 내사람 심기 등과 같은 각종 병폐를 줄이기 위해 다면평가 방식을 원용했다는게 하남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공정인사를 위한 새 아이디어’ ‘다면평가 시스템의 정착’ 등 긍정론과 함께 ‘인사권의 포기’ ‘공직사회 통솔을 어렵게 할 악선례’라는 비판론이 엇갈려 당분간 공직사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남시는 지난 19일 공석중인 도시공원국장 인사를 앞두고 5급이상 실장·과장·소장과 동장 등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실시,남명현(50) 사회복지과장을 도시공원국장으로 선출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우량(朴于良) 부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공직기강 해이 등을 감안,일방적 인사가 가져올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전임 시장의 사퇴로시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 부시장은 이미 차기 하남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러나 상급단체인 경기도는 “단체장의 인사권을 포기한,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인사”라며 “이런 인기투표식 인사가 이뤄지면 공무원에 대한 근무 고과·평점 등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행자부 관계자는 “투표가 인사의 참고자료로 쓰였다면 상관없다.”며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객관적인 요건을 설정,투표하는 것은 인사를 공정하게 하려는 아이디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중앙인사위 관계자도 “지자체가 인사때 다면평가 방식을 반영하는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면평가 시스템이 정착돼 승진이 이뤄진다면 일부 단체장의 내사람 심기 등 악습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 윤상돈·수원 김병철·최여경기자 yoonsang@
  • 김근태씨 고백 일파만파/ 권노갑씨 정치자금 도마에

    민주당 김근태(金槿泰)고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양심선언’파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김 고문에 대한 권노갑(權魯甲)전 고문의 불법 정치자금 지원 문제가 표면화하면서 4일 여당 전체가 긴장에 휩싸였다.반면 한나라당과 자민련 등 야당은 권 전 고문을 포함한 여권 전체를 겨냥,비난공세를 폈다. 김 고문의 이번 ‘고해성사’는 민주당 경선에서의 열세만회 등 정치적 동기가 숨어 있을 수도 있으나,장기적으로정치개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그런점에서 시민단체 등이 우리정치의 고질적 병폐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파장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론의 추이] 이번 파문을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보지 말고,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획기적 장치를 마련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 시민감시국장은 “선관위도 미국처럼 정치인별 정치자금 수수 내역을 자세하게 조사·공표하고,이를 어기는정치인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하는 관행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산되는 파문] 김근태 고문이 지난 2000년 8·30전당대회에서 권노갑 전 고문으로부터 경선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폭로하자,권 전 고문은 4일 “당시 김근태·정동영(鄭東泳)고문에게 각각 2000만원씩을 지원해준 게 전부이며,나머지 후보들에게는 표만 도와줬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날 일부 언론에는 권 전 고문이 김·정 고문외에도 J,C,K의원 등 당시 출마해서 당선됐거나 떨어졌던 사람들에게도 500만∼5000만원까지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와,의혹을 증폭시켰다. 한나라당은 박근혜(朴槿惠)의원의 탈당으로 당내경선 시스템이 비판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김 고문의 불법 경선자금고백이 나오자 호재를 만난 듯 대여공세에 나섰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여당의 국민참여경선에서 돈선거 얘기가나오는데,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도 “김 고문의 심정을 평가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서나온 김 고문의 폭로가 국민경선제의 취지를 훼손할까우려하는 모습이었다.박양수(朴洋洙)조직위원장은 “이번 주는경선분위기로 몰고 가야 하는데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김 고문이 제주도에서 몇표 더 얻어보려고공개했는지 모르지만,당이야 어찌됐든 본인만 깨끗한 척하면 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이 제대로 봉합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선에서 1위후보가 확정될 경우,정통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당이 내홍에빠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선주자 반응]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7명의 후보 가운데 정동영 고문과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는 김 고문의 결단에 적극 호응,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신의 경선 비용을 스스로 공개하고 나섰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당장 경선 비용을 공개할 의사가없다.”며 사태추이를 관망했다.이인제(李仁濟)고문은 “개별적으로 공개할 생각은 없고,당 전체가 충분히 협의해 공개키로 결정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한화갑(韓和甲)·김중권(金重權)고문 등도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경제 프리즘] IMT-2000 정책 ‘입 따로 마음 따로’

    ‘연기 불가(不可)’,‘비동기(유럽식) 포기 불가’,‘출연금 삭감 불가’,‘2,3세대 법인 합병 가(可)’ 정통부가 2㎓ 주파수 대역의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정책과 관련해 최종 입장을 지난 20일 발표했다.최근 혼돈에 빠진 4대 쟁점을 정리한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8쪽짜리 발표문에는 누적된 정책 잘못을 시인하는문구는 단 한줄도 없다. 그간의 혼선에 대한 경위 설명 조차 없다.하나 하나 짚어보자. 첫째 2,3세대 법인 합병 허용은 ‘돈 낭비’를 낳았다.필요없는 회사(컨소시엄)를 하나 더 만들도록 정통부에서 강요했다가 없애는 꼴이 됐다.막대한 합병비용도 더 들게 됐다. 둘째 출연금 삭감 불가는 계속 형평성 시비를 면할 길이없다.기존 사업자들은 주파수 비용으로 1100억원을 냈다. 반면 신규 사업자들은 1조1500억원 또는 1조3000억원을 각각 냈다.물론 주파수 용량은 두배이지만 ‘바가지’를 쓴것만은 틀림없다. 세째 비동기식 포기는 손발이 따로 노는 모양새다.양승택(梁承澤) 정통부 장관은 비동기의 동기전환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하지만 정통부의 최종 입장은 이를뒤집었다. 관련업계를 혼돈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비동기 기술개발을 계속해야 할 지를 몰라 우왕좌왕할 수 밖에없었다. 넷째 연기 불가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중요 사안이다.정통부는 ‘입 따로 마음 따로’임을 여실히 드러냈다.정통부나 관련업계의 내심은 연기로 기울어져 있다.정통부의강요에 못이겨 SK텔레콤은 ‘예정대로 실시’를 곧 발표한다.그러나 속마음은 다르다.기술개발 진척도나 기존 주파수 여유 등 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양 장관도 이런기준에서 연기론을 밝혔다.정통부 관계자도 “전문가인 양장관이 솔직히 얘기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그런데도 정통부는 공식적으로는 연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우리 관료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면피정신’이짙게 묻어 있다.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 말 정권이 바뀌면 그때 가서 뒤집어질 게 뻔한데 뭐하러 지금 책임을 지겠느냐.”고 빗댔다. 2㎓의 IMT-2000사업에는 1500여 기업이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대다수가 중소벤처기업들이다.일부는자금난에 시달려 주식을 헐값에 장외 매각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서비스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다시 연기된다면 투자기업들에게는 악몽이다. 정통부는 지금이라도 연기에 대비해야 한다.그래야만 기업들이 산다. 박대출기자 dcpark@
  • 정간법 개정 논쟁 다시 인다

    정기간행물등록법(정간법) 개정안이 언론계의 최대 현안으로 주목되고 있다.개정안은 현재 일반인의 시야에서 사라진 듯 보이지만 이는 반대론자들이 필사적으로 일으킨논쟁의 먼지에 가려진 탓일 뿐이다.실제는 약간의 충격만줘도 언론계의 지축을 흔들고 곧장 솟구쳐 오를 폭발력을잠재하고 있다. 지난 8일 민주당 심재권(민주·서울 강동을) 의원 등 여야 의원 27명이 정간법 개정안을 제출하자 즉시 정치권과언론계에 커다란 찬반논쟁이 일었다.개정안은 신문사에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편집위원회 구성 및 편집규약 제정과공표 의무화,유가판매부수 재무제표 영업보고서 등 경영에 관한 사항의 문화관광부장관 보고,독자 의사에 반한 무가지 제공 금지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찬성하는 측은 “수십년간 고쳐지지 않고 있는신문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근절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반대하는 측에선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5공식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특히 개정안 제출후 조선일보 등 일부 신문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여야가 당차원에선 추진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등 발을 빼는 형국이지만 법안제출 의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심 의원은 18일 “당에서 공식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은 여야 의원 자유의사에 맡기겠다는 뜻”이라며 “공청회 토론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공론화하는 단계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중 논란이 일고 있는 조항들의 취지와 찬반입장,신문들의 보도성향 등을 짚어본다. ♣언론사 경영 제한=현행법에선 대기업과 그 계열사에 대해서만 언론사 지분을 50% 이상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했으나 개정안은 이들 뿐만 아니라 일간신문과 통신사,지상파방송사업자가 다른 언론사 지분 33%를 초과해 소유할수 없도록 못박았다.이에 관해 심 의원은 “재벌이나 그계열사가 지상파방송은 전면적으로,위성방송 또는 종합케이블방송은 33%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한 방송법과의 형평을 고려한 것”이라며 새삼스럽게 이를 문제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원우현 고려대 교수는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법적,행정적 수단으로 강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편집위원회 구성 및 편집규약 제정, 공표=편집권 독립을 위해 신문사내에 노사가 함께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집규약을 제정,공표할 것을 의무화했다.사주 등 몇몇 사람이 신문제작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기자들의편집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 개정 취지다. 그러나 원 교수는 “미디어역사를 놓고 볼 때 편집권 독립을 행정적 규제로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는5공화국 당시의 언론기본법 시행이 잘 말해 준다.”고 말한다.반면에 주 교수는 “사주로부터의 간섭이나 횡포를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에 오히려 언론자유를보장해주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경영자료 보고 의무화=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함께 언론은 사회적으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독자들에게그에 상당한 경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학자들과 국회의원들은 “이미 ABC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경영지표도 국세청에 보고되는현실에서 정부가 언론사 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는 ‘악법’”이라고 말한다.반면 개혁성향의 언론학자들은 “ABC제도엔 일부만 가입해 있고 국세청 세무조사는 매년 정례화된 것도 아니고 자료도 공개되지 않아 국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료 공표는 꼭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가지 제공 제한 강화=독자에게 구독계약을 강요하거나 독자의 의사에 반해 무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독자의 신문 선택권리 보장차원에서 마련한 장치라는 게 개정의 취지다.그러나 일부 신문사들과 국회의원들은 “무가지 살포를 완전 금지하겠다는 것은 신문사 영업의 특성을무시한 무리한 요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아·조선일보 일방논리로 강력 반대=동아일보는 14일자 ‘정간법개정 독소조항 논란’이란 머리기사 및 3면 해설기사,15일자 사설을 통해 일부 의원들과 학자들의 말을빌려 ‘지난해 언론세무조사의 후속조치 냄새’‘대선 앞둔 상황에서 배경 의심스럽다’ 등 개정안 제출 의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그러나 ‘독자의사에 반한 무가지 제공 금지’를 ‘무가지 살포 완전 금지’로 표현하는가 하면, 방송법과의 형평을 맞췄다는 개정배경은 외면한 채 “방송에 대해선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비판신문 쪽에만 권력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무리한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14일자 시내 배달판에서 전면과 4·5면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 ‘편집권 침해 논란’‘언론통제에 악용될 소지’‘전문가들 우려 목소리’ 등 모두 반대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15일자에선 ‘언론이 피의자인가’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부 언론을 겨냥한 '사냥법'’이란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두 신문 모두 이번 개정안에 공감하는 학자나 정치인들이 상당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들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브라질 세계사회포럼/ 무역자유화·외채등 자본주의 병폐 논의

    뉴욕 세계경제포럼(WEF)에 대항한 제 2차 세계사회포럼(WSF)이 31일 브라질 남부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개막,엿새간일정에 들어갔다. 참석자 6만여명은 공식 개막에 앞서 빗속에서 반세계화 구호를 외치며 시가행진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세계 150여개국의 비정부기구(NGO)와 시민단체,좌파 사회운동그룹 등에서 파견된 1만 3000여명의 대표와 일반 참가자들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는 슬로건하에 열리는 100여건의 세미나와 강연,700여 차례의 워크숍등에서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에만 유리한 무역자유화와 외채 등 자본주의 병폐에 대해 논의한다.반세계화운동의 조직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브라질 노동당 당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주도의 미주 자유무역지대가 “라틴 아메리카 합병정책”이라고 비난하고 “모든 참석국의 이익이 존중되지 않으면 브라질 국민으로서 자유무역지대에 강력히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노엄 촘스키도 별도의기자회견에서 미주 자유무역지대가 “권력을 한 쪽으로만집중시키고 일반 시민들은 소외시킬 것”이라고 비난하고“세계사회포럼이 반세계화 포럼으로 표현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한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는 세계사회포럼이 진정한 세계화의 면모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1700명 이상의 경찰력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해 소요와 폭력사태에 대비했으나 개막행사는 축제같은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한편 세계사회포럼 조직위는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의 연설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 NGO/ 비운동권 출신들 시민운동 새바람

    비운동권 출신들이 시민운동의 주도세력으로 등장,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학생·노동운동을 주도하다 시민운동에 뛰어든 선배 활동가들과는 ‘출신’이 다른 ‘비권(非圈)’ 젊은이들은 유연한 시각과 전문성을 겸비,시민운동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해온 단체 대표나 간부급 상근자들도 “많은 비운동권 출신들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시민운동이 그만큼 대중화되고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새내기들을 반긴다. 새내기들은 조직에 신선함을 주고 작은 ‘반란’도 일으킨다. 지난해 8월 70여만원의 박봉에도 불구하고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환경정의시민연대에 들어온 신입 간사 4명이 그들.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시민단체 업무 특성상 상근자들은 아침에 지각하기 일쑤였다.병폐를 고치기 위해 환경정의시민연대는 그동안 지각한 사람에게 벌금 5,000원을 물려 왔다. 이러한 내부 규칙에 대해 신입 간사들이 “조직운영을 너무 경직된 규율로 통제하고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신입간사들은 대안으로 출퇴근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하루9시간 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상근자 전체 모임 등 꼭 필요한 공동의 업무시간만 정해놓고 나머지 시간은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었다. 환경정의시민연대는 이들의 의견을 따라 조만간 전체 회의를 통해 근무시간 등 조직운영 방법을 새로 결정할 방침이다. 80년대 후반 서울대에서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이 단체 박용신 기획부장(35)은 “자칫 타성에 젖을 우려가 있는 선배들이 후배 간사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호서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주식투자 컨설팅회사에서 1년동안 일하다 환경정의시민연대에 들어온 윤광용 간사(29)는 “월급은 절반으로 낮아졌지만 시민운동을 택한 것을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환경운동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9월 참여연대에 둥지를 튼 8명의 신입 간사도 대부분 비운동권 출신이다.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해 사업분야별로 적임자를 뽑고 있는 참여연대는 선발 방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우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심사를 통과해야 하고논문시험도 거쳐야 한다.논문이 통과되면 임원,간부,간사들이 실시하는 강도 높은 면접시험이 기다린다.시험에 합격한 뒤에도 견습간사,수습간사 생활을 해야 최종적으로간사가 된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 합격한 김미진 간사(27·여)는2000년 2월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시민단체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김 간사는 “사회개혁을 주도해온 참여연대의 활동을 동경해 왔다”면서 “무엇보다 직장내 여성차별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매체사업국에서 일하고 있는 김현정(28·여)·전옥배(26) 간사는 최근 참여연대의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해 선배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고 있다.대학에서 산업영상을 전공한 전 간사는 “대학에 다니며 학생운동,시민운동에는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참여연대에 들어오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회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창립 멤버이자 93년까지 학생운동을 했던 박원석 시민권리국장(34)은 “개성이 뚜렷한 신입간사들이조직의 활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선배들의 시민운동에대한 헌신적인 태도는 꼭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사설] 한심한 국회의 생색용 삭감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여야의 정치공방과 감정싸움으로 실패했다.여야가 법인세율 인하에 합의하고도 민주당 정세균(丁世均)의원이 한나라당을 자극하는 반대토론을한 것도 모양새는 좋지 않았다.그렇더라도 이를 이유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퇴장한 것도 나은 점은 없다.선거만의식하는 정략적 행태는 이제 신물이 난다. 올해에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는 생색용 삭감,나눠먹기,늑장처리 등의 고질적인 병폐가 여전했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1조9,992억원을 삭감하고1조 3,959억원을 증액해 6,033억원을 순(純)삭감했다는 자화자찬을 하지만 따지고보면 그렇지도 않다.금리하락에 따라 국채 및 금융구조조정 채권이자 부담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데다,세율 인하로 감소하는 지방교부금 등 당연한 부분의 삭감이 대부분이다. 여야가 삭감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줄어들거나,불용으로 남을 부분 등 별로 의미없는 삭감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는다.이러한 ‘눈 가리고아웅하는 식’의 예산심의로 사실상정부가 제출한 안보다도 7,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늘어 국민 부담만 심해진 셈이다. 여야의 선심성 나눠먹기 행태도 전혀 나아진 게 없다.정부안보다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가 7,410억원 늘어난게 대표적이다. 예결위원 등 영향력있는 국회의원 지역의 SOC 예산이 주로 늘어났다.대학시설 투자,문화예술공연 지원,복지시설 지원 등 민원성 예산이 걸러지지 않고 늘어난 것도 심각한 문제다.여야는 사상 처음으로 국가정보원 예산을80억원 삭감하고, 남북협력기금도 100억원 줄였다는 데 의미를 두지만 정치적인 타협의 산물로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 여야가 예산안 통과의 법정시한인 12월2일을 밥먹듯 넘기는 것도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예산 외의 정략적인 사안에대한 다툼으로 제 때 예산안 처리를 하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도 많다.예산안이 빨리 처리되지 않아 새해 연초의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러잖아도 연말에 업무를 정리할 일이 많은 공무원들의 발목만 잡는 꼴이 되기때문이다.국가적인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닌 셈이다. 여야는 되풀이되는 나눠먹기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산안조정소위 활동의 공개 등 보다 투명하게 예산을 심의해야한다.예결위원들이 지역구의 민원성 사업이나 챙기려하기때문에 아예 지역 민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례대표(전국구)의원들로 예결위를 구성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할 중요한 일인 예산심의를 제대로 하지못하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를 게 없다. 정치권은 언제쯤이나 정략과 자기몫 챙기기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 국민들의마음은 무겁고 답답하다.
  • [씨줄날줄] 정치브로커

    한 선거구에서 두 명의 국회의원을 뽑던 1970년대 한 무소속 후보의 어이없는 실패담 한토막. K씨는 8명쯤이 출마한 서울의 한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2등 당선을 위해서는 대략 2만여표가 필요했다.그의선거사무실에는 온갖 사람들이 들락날락했다.‘내가 어디의 청년단체 사무장인데 몇 표가 있다’면서 지원을 요청하거나 심지어 ‘친구와 돼지갈비를 먹고 있는데 4표는 확실하다’며 술값 계산을 요구하는 축들도 있었다.K씨는 부지런히 돈을 갖다댔다.투표 전날 선거사무실에서는 예상집계 작업이 있었다.돈을 지원한 경우를 중심으로 최대 예상치와 최소치를 집계한 결과 K씨는 1등 당선이거나 적어도1등과 근접한 2등 당선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그의 득표는 200표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치 초년병인 K씨는 이른바 선거브로커들에게 속아넘어간 것이다. 선거브로커와는 체급이 다른 한 정치브로커의 행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그가 한때는 국회의원까지 꿈꿨다고 하니 ‘이무기’급 브로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오랜 야당생활을 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정치브로커로 변신한 그의 탈선 행각은 실세와 친분을 과시하면서 기업 로비스트,사건무마 등으로 등을 치는 권력형 브로커의 한 전형이다.문제는 이런 이무기급 브로커들이 정치판에 성운(星雲)처럼포진해 있다는 것이다.이들의 공통점은 ‘누구누구를 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적당하게 인사,공사입찰,인허가,비리 무마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해 한몫을 챙기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력자들 주변에는 ‘독버섯’이 자라나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요즘 병폐가 자심하게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실세를 통하니까 일이되더라’는 정치·행정문화,검은 돈을 필요로 하는 정치현실이 정치브로커들로 하여금 정치판과 관(官) 주변에 기생하도록 만들어주고 있다.또 정권 교체 후의 온정주의적 인사와 연고주의도 이들에게는 좋은 활동여건이 되고 있다. 지연·학연 등에 유난히 약한 한국적 연고주의,돈을 만들 수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치풍토,원칙보다 힘있는사람의 말이 더 우선하는 한국사회의 병리가 브로커들이활개칠 수 있는 발판인 것이다.그러나 우선 드러난 사건만이라도 철저하게 발본하는 것이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 길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대한광장] 13억 중국과의 경쟁

    얼마 전 중국의 사회과학원,북경대,북경외대,중앙민족대,상해 사회과학연합회,복단대 등을 방문하였다.그 동안은우리 나라 언론들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에 대한특집 보도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 중국의 변화에 대해서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중국의 변화와 발전은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실감났다. 1994년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전혀다른 모습이었는데,나를 안내한 중국 교수도 중국은 지난7년간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했다고 말했다.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468m의 TV 타워인 ‘동방명주’ 350m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상하이의 푸둥지구는 뉴욕의 맨해튼을 방불케 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88층 빌딩을 비롯해서 이와 비슷한 높이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계속 건축중인것도 여러 개 있었다.상하이의 야경은 서울보다 아름다웠다. 상하이시를 흐르는 황포강의 포서지구 건물들을 조명하여강변의 정취를 더함은 물론 공원과 고가도로 등도 모두 환상적인 조명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하였다.베이징과 상하이의 중심가엔 우리 나라 압구정·청담동 거리를 능가하는세계의 명품상가들이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이런 베이징과 상하이를 보면서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인가 하는 반문을 하게 되었다.그러나 중국에 대한 진정한 놀라움은 이런 겉모습에 있지 않았다. 베이징대를 비롯해 각 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총장들은 13억의 경쟁에서 승리한 학생들이 이 곳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자랑했다.중국에는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는데 각 지역,각 소수민족 중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평등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중앙민족대의 경우 장쩌민 주석의 특별지시로 소수민족 인재양성을 위해 매년 1억위안(원화 160억원)을 별도로 지원받고있었다.특히 지난 8월7일 “지식정보 과학기술 시대에 인문사회과학의 기여방안”을 강구하라는 장쩌민 주석의 강화로 중국 전 지역의 사회과학원이 대토론회를 연쇄적으로개최하여 그 방안을 수립하고 있었다. 또한중국의 경제사회발전과 그것에서 파생되는 병폐의해결방안에 대해서도 각 사회과학원이 지속적으로 정책방안들을 정부에 제시하고 있었다.특히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가장 핵심 과제인 빈부격차 문제해결을 위해 상하이를 비롯한 동부지역의 경제개발 이익을 낙후된 중서부지역으로재투자하고 또한 하층민에게도 이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렇게 중국은 겉모습만이 아니라 대국답게 속으로 착실하게 준비하며 봉황의 나래를 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이 우리보다 더 민주적이고 유연하고 자본주의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중국의 희망을 보면서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세계변화를 무시하고 자만하다가 IMF경제위기를 맞은 것이 바로 3년전인데 벌써 그것을 잊고기득권에 안주하여 제몫 찾기에만 급급한 우리의 현실을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중국의 모든 변화는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지식인들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방문한각 대학들과 연구기관들에서 이런 뼈아픈 말을 들었다.“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 한국의 대학들과 협력관계를 갖자고 해서협약을 했는데 다른 나라 대학,연구기관들과 달리 한국과는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별로 없다.형식적인 모양만갖추지 말고 실제적인 연구협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우리 나라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대학이정신차려야 한다. 대학과 지식인들이 세계의 변화를 바로읽고 한국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때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이 있을 것이다. △김성재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대한칼럼] 여권 亂調, 왜 어디서?

    여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의 공동여당은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사퇴 불가’입장을 정리함으로써 DJP공조는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설상가상으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 대표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여권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임 장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김 명예총재의 ‘해임안 표결전 사퇴’주장은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사실상 재신임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에 반기를 든 것이나다름없다.JP의 ‘자진 사퇴’요구는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문제로 사퇴론에서 물러나면 ‘JP대망론’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 자민련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김 대표의 청와대 참모진 비판 발언으로 빚어진 파문은 경위야 어떻든 간에 여당이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지 의문이다.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청와대와 당에 포진한 동교동계 출신 인사들을 지목하고 있다.이는 누가 봐도 여권 내부가 권력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고여길 것이다.당대표라면 설혹 당과 청와대 사이에 마찰이나불협화음이 있더라도 이를 해소시켜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본인 스스로가 갈등의 진앙지에 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여권 내부의 난조는 왜,어디서 연유하고 있는가.우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취약한 공동정권의 한계에서 오는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현 정부가 혼신의 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은 명분면에서 확실한 우위를점하고 있다.문제는 대북문제에 있어 보수주의를 이념적 노선으로 하고 있는 자민련과의 공조 위에서 추진하고 있다는점을 확실히 인식하지 못한 데 있다.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 정권의 한계를 인식하는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정착’목표를 완성하려 들지 말고,그 토대를 구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가야 한다.이것만 해도 후세 역사는 ‘김대중 정부’의 훌륭한 치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는 ‘위로부터의 정치’‘불투명한 의사결정’이다.민주시민사회에서 정치라는 상품의 최종 소비자는 국민인데 이 국민을 ‘졸(卒)’로 보고,국민주권의 대의기관이자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특정 정파의 ‘사병(私兵)’으로 보는 것이다.국회의원을 정파의 보스가 정한 ‘당론의 굴레’를 씌워 거수기로 전락시키지 말고 정치의 주무대를 중앙당에서 국회로 옮겨야 한다. DJP의 취약한 공조도 따지고 보면 ‘JP의 대망론’과도 무관치 않다.민주당 의원을 ‘꿔주기’까지 하면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주었더니 야당과의 ‘선택적 공조’로 위협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다.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이점을 대권으로 가는 ‘대망론’과 연결시키고 있다.이같은행태는 정파 보스에 의한 정치의 재단이고,정치권력을 밀실흥정에 의해 나누는 구정치의 산물일 뿐이다. 이제 한국의시민사회는 정파 보스끼리 만든 시나리오에 따라 ‘표(票)’가 움직이는 시대를 종식시킬 만큼 성숙해졌다. 민주당 김 대표 발언 파문은 ‘구로을 재선거 후보 공천’문제를 둘러싼 권력내부의 힘겨루기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집권여당의 권력 흐름이 공조직보다는비선조직을 통해 흘러가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집권 여당의 국정운영을 몇몇 ‘이너 서클(inner circle)’에 의해 움직이기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공조직과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권력을 움켜쥐지 말고 아래로위임할 때 국정 운영의 ‘비(飛)거리’는 향상된다. 여권의 난조를 두고 일부에서는 어느 정권이든 임기말이다가오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레임 덕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대통령임기는 1년반이나 남았다.공동정권의취약성을 현실대로 인식하고 달성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정치의 수요자인 국민의 시선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현대사회를 보는 세가지 시각

    현대사회를 보는 눈은 저마다 다양하다.문화라는 같은 주제를 놓고도 포스트 모더니즘과 모더니즘으로 나뉜다.누가맞는 지,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이들은 그냥 작은 얘기를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도 재미있을 것이다. 개성있게 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세권의 책이 나와 입맛이 다양한 독자들을 유혹한다.바뀌는 사회 풍속도를다루거나,미디어와 사회의 관계,먹거리에 관한 시선들이다. ●24시간 사회(레온 크라이츠먼,한상진 옮김,민음사 펴냄) 미래 사회에 대한 예언서쯤으로 읽으면 좋을 듯하다.차츰익숙해지고 있는, 편의점·식당 ·은행 등 모든 분야에서낮과 밤이 없어지는 ‘24시간 사회’의 미래를 밝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단순히24시간 사회를 스케치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야하는 인체 리듬을 깨트린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역자의 말을 빌자면 “그 사회를 초래하고 있는 원동력과 누가,왜 (…)그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실증적인 예를 통해 보여주고”있다. 이런 24시간 사회는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고 있다.그 미디어를 중심으로 현대사회를 보는 책도 나왔다. ●미디어 소사이어티(데이비드 크로토·윌리엄 호인스 지음,전석호 옮김,사계절 펴냄) 미디어는 이제 생활의 일부를넘어 생활을 지배하기조차 한다.기존의 책들이 ‘미디어기술’에만 관심을 둔 불구였다면 이 책은 미디어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다뤘다.미디어와 사회의 구조적 모델을 제시하면서 산업,상품,수용자와 기술 등을 축으로 관계에 주목한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미디어의 발생,발전 과정,현대 정치에 미치는 영향,수용자와 공급자와의 관계,광고의 의미,이데올로기 등을 분석하고 있다.미디어의 발전이시공간의 벽을 허물었지만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문화제국주의’라는 병폐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인다. 미디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면 햄버거로 상징되는 패스트푸드는 몸을 지배한다.값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쉽게 접했던패스트 푸드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게 되었나?●패스트푸드의 제국(에릭 슐로서 지음,김은령 옮김,에코리브르 펴냄) 세계에 2만8,000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매년 2,000개의 체인점을 새로 연다는 맥도날드사는 지구촌먹거리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먹거리만이 아니라 가축재배,가공 과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그 뒤에 숨은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있다.비만의 원인이 되고,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리고 사망까지 한 사례 등을 들고 있다.또 오늘의 패스트 푸드가 있기까지의 정치 공작도 보여준다. 대안으로 소비자의 힘을 제안한다.돈과 권력을 한꺼번에거머쥔 패스트 푸드 앞에서 모래알같은 소비자들이 콘크리트로 뭉쳐야 된다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 [대한광장] 기초학문에 대한 인식전환

    위기에 처한 기초학문을 살려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대의명분만 가지고 기초학문이 사는 것이아니다.기초학문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연구자와 대학,정부와 기업들이 보다 진솔한 자기진단과 협력적 결단을 해야한다. 첫째로,대학과 교수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문의 내용과 방법이 너무 서구 의존적이라는 것이다.기초학문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원자료를생산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주체적인 연구가 생명이다.따라서 기초학문 육성을 위해 많은 연구비를 투자한다고 해도서구 학문을 답습하거나 편린을 재구성하는 것이라면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근현대 100년은 인문,사회과학의 보고(寶庫)와도 같다.일제 식민지 강점,냉전체제에 의한 분단과 전쟁,빈곤과 경제개발,군사독재와 민주화 등의 역사는 결코 우리나라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간,사회,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그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연구의 원시림(原始林)이기 때문에 해외의 연구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우리나라는 학문의 기초가 빈약하고,세계화와 정보화시대에는 우리의 것을 자주적으로 연구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기초학문 육성은 우리의 원자료를 연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대학과 교수들은 지나치게 편협하고 배타적인학과주의에 포로가 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학들은학문의 성격 및 편제와는 무관하게 증과·증원만을 위해 학과들을 임의적으로 세분화시킨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이 학문발전이나 교육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대학은 수입을 위해,교수들은 교수직 유지를 위해잘못된 학제를 그대로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기초학문은그 성격상 학제간 공동연구를 필요로 하고,이미 지식정보사회의 학문은 인문,사회과학만이 아니라 자연과학까지 포함한 학제간 연구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편협한 학과중심주의로서는 기초학문을 발전시킬 수 없다. 정부의 학술연구비 지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이마저도제대로 된 연구 업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 중의하나가 학과주의 병폐이다. 반면에 학문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학생이 원한다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학과를 무조건 통폐합하는 학부제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따라서 학문의 본질에 맞게근본적으로 학제를 재편성하는 개혁을 해야 대학도 살고,교수도 살고,기초학문도 산다. 둘째로,정부와 기업은 기초학문에 대한 낡은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그동안 우리는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그 결과 경제는 세계가 놀랄만큼 성장했지만 이보다 앞서야 할 정신적,도덕적 가치와사회양식은 무너져버리고 말았다.오늘 우리사회가 신음하며갈등하고 기초학문이 죽어가는 것도 이런 결과 때문이다. 그런데 지식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기초학문의 성격이 달라졌다.기초학문은 경제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문이도리어 가장 경제성 있는 학문이 된 것이다.자연과학의 연구결과는 IT,BT산업과 직결된다.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실리콘 밸리의 관계가 이것을 잘 입증해 준다.인문,사회과학도콘텐츠산업 및 문화관광산업과 그대로 이어진다. 이제기초학문은 단순한 연구차원을 넘어 지식정보사회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고 있다.더욱이 경제는 이제 물적자본(material capital),인적자본(human capital)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경제와 무관한것 같은 삶의 목적과 사회적 관계가 경제를 좌지우지하게되는 것이다.몰가치적 경제가 가치의 경제로 전환되고 있는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기업은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우리사회의무너진 가치 회복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도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성재 학술진흥재단이사장
  • [대한광장] 10m미인과 1m미인

    지난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남북농업협력 차 북한에 갔을 때 이야기이다.우리를 안내하던 북한정부 참사라는 분이 자기가 연전에 공식회담 수행원으로 남한을 다녀온 소감을 털어놓는다. 남쪽의 여인들은 대부분이 10m밖에서는 미인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대하여 찬찬히 들여다보면 성한 얼굴,타고난 모습을 별로 찾을 수 없더라는 것이다.반면 북쪽의 여성들은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모습 그대로여서 1m내의 가까운 거리에서도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는 것이다. 하기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동네에만도 40여곳의 미인공장(성형외과의원)이 목하 성업중이라 하니 웬만한 여성치고 뜯어고친 얼굴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심지어남자들마저 스스럼없이 성형수술을 받고 있다고 하니 세상은 가히 요지경이다. 쌍꺼풀 수술은 기본이고 낮은 콧대를 세우거나 광대뼈를깎아내리고,역삼각형 뾰쪽 얼굴이 싫다고 턱을 깎고 볼을키우는 것도 다반사라고 한다.그 결과 장차 성형한 자기모습과 너무 다른 자기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 그 못생긴얼굴을 보며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필경 또 칼을 들이대어비슷한 수술을 받아야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칠때 “아!업보(業報)여,연기(緣起)여!”라는 탄식이 절로 난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꼴이 그러하다.자기가 뱉은 말,자기가 저지른 과오가 언젠가는 자기에게 되돌아와 오금을박을 것이라는 업보·연기의 진리를 전혀 생각하지 않으니말이다. 우리 정치판은 눈만 뜨면 ‘남의 흉’이요,입만 열면 ‘남의 욕’이다.자기의 불행과 불운,잘못과 실수도 모두 ‘남의 탓’인 세상이 되고 있다.거꾸로 남의 불행이 나의행복이고,한술 더떠 상대방이 불행해지길 기다리는 세상이다. 누가 이런 풍토를 만들고 있는가.욕심 때문이다.물권욕(物權慾),지위욕(地位慾),대권욕(大權慾),아,끝없는 갖가지욕심 때문이다.그 중에서도 요즘 우리 정치판이 가장 압권이다.대선을 앞두고 벌이고 있는 무조건 “너 죽고,나살자”식의 싸움이 필연 편을 가르게 만들고 지역을 나누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살기등등한 난장판을 연출하고 있다. 10m밖에서는 산소처럼 신선하고 대쪽같이 정직하며,마냥미남으로만 보이던 사람도 1m내의 지근거리에서 다시 쳐다볼때 복잡하고 욕심에 눈이 먼 복수의 화신이다.말하자면,현재의 모습이 어떻든 그 원형은 너무 속좁고 편협하고 근시안적이다. 상대방의 과오에 대하여는 추상같고,비수같은 사람일수록실제 자기 자신과 조직의 잘못에 대하여는 청맹과니이다. 남의 좋은 주장,잘한 일은 그것이 우리 사회와 나라 민족의 장래에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대망에 장애가 된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렇게 해서 그 다음 자기에게 돌아올 업보는 어찌 한단말인가.세계 유일의 냉전적인 민족분단 상태를 가까스로화해와 협력의 무드로 바꿔 놓은 평화의 장을 깨부순 다음,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모처럼 거대한 족벌언론 권력의 병폐를 바로잡아 이땅에사회정의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깽판’을 만들어 어떻게뒷감당하려는지. 황장엽의 트로이 목마를 끌어들여,판도라 상자를 열어 젖힌다면 그 불행은 누구의 몫인가.오늘날 우리 정치판과 국회는 마치 엊그제 고속도로 상에서 집단 수면을 취한 트럭운전수들과 다를 바가 별로 없다.세금 조사하면 ‘언론탄압’이라고 외치고,교통 단속하면 “불공정 자유평등 침해”라고 주장하며,도둑질하다 잡혀도 ‘인권탄압’이라고떠들면 다 풀려날 수 있다는 생각뿐이다. 그렇게 해서 장차 탄생할 2세의 못생긴 얼굴에 대하여는칼을 들이대고 비슷한 수술을 하면 그만이라고 믿는 사회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좀더 냉철히 “나도 살고 너도살리는(Live and let live)” 방법은 없을까.비록 10m밖의 미인들이라고 할지라도…. 김성훈 중앙대 교수
  • [이사람] ‘학벌없는 사회 만들기’ 김동훈 사무처장

    교육부가 지난 20일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안’을 발표했다.2005학년도부터 대학입학수능시험을 이원화하고 학생 선발 시기와 정원 등을 대학자율에 맡기며 국립대학의등록금을 연간 20%까지 올릴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이다. 지금보다는 훨씬 유연성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학벌차별 철폐운동을 벌여온 김동훈(金東勳·43)국민대 법학과교수는 “대학에 자율권을 많이 주고 수능도자격시험에 조금 가까워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석차 경쟁을 없애야 교육이 정상화된다”며 ‘입시 없는 대학입학제도’를 주장했다.지난해 11월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학사모) 결성을주도,‘현대판 카스트제(신분제)로서 학벌구조의 문제점을담론화 해 온 그는 지난 4월 ‘학벌없는 사회만들기’(학사만)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입시 없이 대학이 학생을 어떻게 뽑습니까. -한마디로 지원학생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하는 겁니다. 교사 추천서의 비중을 높이고 그밖에 다양한 자료를 제출토록 해 입학전형이 컴퓨터에 의한 기계적 처리가 아니라지원자와 대학간의 인격적 대화의 모습을 띨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학생평가는 내신성적등 고등학교 안에서 그치고국가가 개입해 전국 학생들을 석차 순으로 늘어놓는 수능시험은 없애야 고교교육도 정상화되고 과열 입시경쟁도 사라집니다. ■대학서열이 엄연히 있는데 과열경쟁이 해소되겠습니까. 물론 대학서열체제는 학벌사회를 조장해 입시과열을 유발하는 원인으로서 이를 완화,철폐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결과제입니다.특히 우리의 대학서열화는 가변성이 거의 없고서울대를 정점으로 피라미드형을 이루고 있어 몇개 안되는상위권 자리를 놓고 전체 학생에게 비인간적인 무한경쟁을강요합니다. 또 한번 결정된 학벌은 신분상의 위계질서를만들어, 높은 서열은 사회적 인정과 권력을 독점하며 낮은서열은 인간대접도 못받고 열등감 속에 살게 돼 결국 사회통합까지 방해합니다. ■오랫동안 굳어진 대학서열을 없앨 수가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고교입시처럼 대학입시를 평준화하자는 주장,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대학을 평준화하자는 주장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만 이는 결국 과도한 국가개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반대합니다.저는 시장경제 상황에서 대학 간에 어느 정도의 서열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다만 공정한 경쟁 여건,대학의 노력에 따라 서열이 유동화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서열화가 대학 전체 발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합니다.이를 위해서는 국가의 일방적 지원을 받으며 대학서열화의정점에서 시장형성을 방해해 온 국립서울대학의 문제부터해결해야 합니다.독립법인화하거나 공익적 성격만 남겨둬각종 특혜를 줄이는 한편 사립대학엔 재정지원을 늘려 실질적인 조건을 균등하게 하는 겁니다.이렇게 해 괜찮은 대학이 10개 정도만 생겨도 현재와 같은 폭발적 입시경쟁 압력은 상당히 완화될 것입니다. ■사립대학에 정부가 재정지원을 한다는 것도 시장원리엔맞지 않고 정부재정이 그리 넉넉한 것도 아닙니다. 기부입학제를 허용하면 대학수준의 평준화를 당길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을 자율화한다면 재정조달의 자율화도 인정해야겠지요. 그러나 현재 처럼 대학의 서열화가 철저한 상황에서기부입학제를 도입하는건 명문브랜드를 돈과 바꾸는 것 외에 기대할 게 없습니다.수능점수의 서열이 곧 기부금액수의 서열로 바뀌겠지요.기부입학제는 대학의 서열 완화조치가 따른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경쟁여건을 마련해 준다고 해도 이미 형성된 학벌네트워크로 서열변동이 쉽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은데요. 학벌차별 금지법을 제정하거나 쿼터제를 도입하는등의 제도적 장치와 함께 의식개혁운동을 강력히 펼쳐야 합니다. 특히 성차별 해소를 위해 여성우대제를 실시하는 것과 같이 학벌차별의 가장 큰 피해자인 지방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공직이나 공기업의 지방대출신 할당제를 실시할 것을제안합니다. 공적인 자리에서 학교이름 안밝히기,신문지상의 동문회 소식 게재중지,학벌차별기업 고발등 시민들의감시활동도 강화해야 겠습니다.저희단체에서는 앞으로 토론회,시위등을 통한 여론화작업은 물론 국립대 편파 지원행위에 대한 헌법상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학벌차별 철폐운동은 공부열심히 안한 사람들의 컴플렉스에서 나온것이라는 비아냥도 인터넷엔 많이 떠 있습니다.개인적으로 학벌의 피해자이십니까. 저는 명문대 출신은 아니지만 종합적으로보면 수혜자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죠.다만 수도권 비명문대 교수로서,좌절에 빠진 학생들을 보며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내 아이들에겐 이런 유산을 남겨주면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동훈 교수 프로필. □1959년 서울생. □A대(학벌안밝히기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쓰지않음)법학과 재학중 80년 외무고시합격,1년간 외무부근무. □적성에 맞지않아 B대법학과 대학원 거쳐 1988년 독일 쾰른대학서 법학박사학위취득. □1989년∼현재 국민대 법과대교수. □전공분야서 ‘계약법의 주요문제’‘케이스북 민법강의’등 저서와 ‘인과관계와 손해배상의 범위’‘스폰서계약의 법적 고찰’등 논문 50여편. □교육현장서 느낀 대학과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모아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1999)‘한국의 학벌또하나의카스트인가’(2001)등 저술. □2000년 11월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결성,사무처장 맡음. □2001년4월 ‘학벌없는 사회 만들기’(학사만,www.goodbyehakbul.org)결성,사무처장 맡음. 신연숙편집위원 yshin@. ■대학서열화 어떻게 깰까. 과열 입시경쟁과 과다한 사교육비 부담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학벌구조를 깨야 한다는 데는 학부모,시민단체 등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그러나 문제가 워낙 고질적이고 복잡한 만큼 이를 위한 방법론 또한개인이나 단체에 따라 편차가 있다.김동훈 교수 외에 지금까지 나온 학벌구조·대학서열화 깨기 방법론을 보면. ●대학입시평준화론=김경근 전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가‘대학서열깨기’(1999)란 저서를 통해 주장한 파격적 대안.대학서열은 전적으로 입학생들의 성적에 의해 결정되는것이므로 이 연결을 깨기 위해 대학입시를 평준화하자는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내신성적이나 대입학력고사를 통해 전국 대학정원의 수만큼 학생을 선발하고 선발된 학생들 사이에서는 석차를 따지지 않고 희망과 추첨에 따라 대학을 배정한다.서울대 등 소수명문대는 대학원 대학으로 바꾸고 나머지 대학은 국립은 물론 사립대도 평준화대상에 포함시켜모든 대학이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우리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있다.학생들은 과중한 입시부담에서 벗어나 고등학교 시절을 창의적인 경험에 투자하면서 인간답게 보낼수 있고 대학들은 학교발전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되며 서울대패권주의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병폐도 자연스럽게치유할 수 있다.김교수는 우리에겐 이미 중학교 무시험진학과 고교평준화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고 프랑스와 독일의대입제도도 비슷하다며 소위 기득권 명문대의 반발만 아니라면 결코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학평준화론=유팔무 한림대교수,김상봉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www.antihakbul.org) 사무처장 등이 주장하는 대학 수준의 평균화론.학생들을 추첨을 통해 강제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재정이 부족한 대학에 지원을 하고 수준 미달의 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킴으로써 대학의 교육여건을 균등화시켜 사람들이 출신대학에 따라 차별받지않게 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프랑스의 파리 1대학,파리 2대학 식으로 서울 지역의 대학을 서울 1대학,서울 2대학 등으로개명하거나 서울 주요대학들을 여러 지방으로 분산 이전시키고 수능시험을 대체할 만한 국가 자격시험제도를 두어지역별로 대학정원 규모에 해당하는 수의 학생에게만 대학입학자격을 부여한다. 또한 모든 대학의 공영화와 함께 어떤 대학 출신자도 공직의 10%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는 공직자할당제,대학교수20% 할당제 등을 실시해 특정 학벌독점을 차단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독일,프랑스등 유럽식 제도에 가깝다. ●서울대개방론=장회익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 4월‘대학서열화’를 비판하며 그 정점에 있는 서울대문제를개혁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 요지는 향후 10년간 한시적으로 서울대는 학사과정 입학생을 뽑지 않고 서울대 입학정원을 다른 국립대에 배정하며 서울대는 기존인력과 시설을 개방해 다른 국립대 학부과정 입학생을 위탁교육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대 간판의 대학졸업장이 없어져 서울대를 목표로한 입시경쟁이 없어지고 서울대는 학문을 위한 학부강의와 대학원교육에 전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장교수는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대와 비수도권대의 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고본다. 신연숙편집위원
  • “기자실 배타적 운영은 위법”

    공공기관에 구성돼 있는 기자단이 기자단에 소속되지 않은 언론매체 기자의 기자실 출입을 막거나,취재방해를 한다면,이는 헌법의 언론자유 조항에 위배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이 결정은 기자실의 배타적인 운영이 관언유착 등의 병폐를 부르는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이번 결정은 향후 모든 공공기관의 기자실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보인다. 인천지방법원 제3민사부(재판장 권순일)는 최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최경준 기자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오모YTN기자(당시 인천국제공항 출입기자단 간사)를 상대로 낸‘인천국제공항 출입기자실 출입 및 취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오씨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청인 최경준의 출입기자실 출입·취재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최 기자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가처분신청서에서 ‘그동안 출입기자단은 기자단에 속하지않은 기자들이나 국민들의 정보접근을 제한,독점적 지위를누리고 정보민주주의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해 왔다’고지적하고 ▲인천국제공항 출입기자단은 출입기자실을 배타적으로 점유하거나 사용할 권리가 없으며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이며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이번 법원의결정은 신청인의 주장을 전면 수용한 것으로,기자사회의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대부분 배타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자실의 개방이 불가피해질전망이다. 동시에 이번 법원의 결정은 인터넷신문·인터넷방송 등새로운 형태의 언론매체에 대해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해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칠준 변호사는 “사법부가 출입기자단에 대해 기자실의배타적인 점유권이 없을 뿐더러 배타적으로 운영할 경우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자체조사한 바에 따르면,정부는 서울시내 31개 출입기자실에서 기자실 임대료와 상근자 급료로 해마다 10억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이와 관련,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일부 특정매체소속 기자들이 그동안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자실을 부당하게 특권적으로 독점해왔음이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기자실운영 관행이 대폭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기자사회의 건전한 취재경쟁제도 도입을 위해 기자실의 전면개방이 필요하다”면서 “기자실 개방과 관련,예산·인력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적극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실 문제는 최근 이웃 일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나가노현의 다나카 야스오 지사는 최근 기자실을 개방하겠다고 전격 선언,일본 기자사회에 충격을 던졌다.또가마쿠라시청의 경우 이미 기자실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는 지난 3월 28일 인천국제공항개항 하루전 개항관련 브리핑을 취재하러 갔다가 출입기자단에 소속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출입을 저지당하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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