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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심경우

    새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제8대 이사장에 심경우(56) 한국폴리텍대 학장이 28일 임명됐다. 심 이사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노동인적자원관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행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고용노동부 국제협력관,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임기는 3년이다.
  • 집회 못 가도 집에서 촛불… 현수막 등 일상 속 저항 확산

    집회 못 가도 집에서 촛불… 현수막 등 일상 속 저항 확산

    주말마다 열린 5차례의 촛불집회에도 청와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시민들이 ‘일상의 촛불’을 켰습니다. 처음에는 촛불집회를 함께할 수 없어 미안해하며, 집회에 참여하고픈 아쉬움에 내 집에라도 촛불을 켰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또 다른 저항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못 나가도 같은 마음” 1분 소등 참여 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 오후 8시에는 ‘1분의 기적’ 소등 운동이 있었습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뿐 아니라 인근 상점 및 건물들도 동참했고 자신의 집에서, 사무실에서 잠시 불을 끈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나름의 사정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행사의 주요 취지였죠. 이때 서울 동작구 자신의 집에서 소등을 했다는 김모(42)씨는 “혹시 청와대가 전국에 모인 190만명 외에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할까 봐 참여했다”며 “지지율이 4%인데 민심을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광주의 아파트 발코니에 내걸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현수막’이 화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의 ‘1인 1가구 현수막 달기 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졌죠. SNS상에 촛불을 켜는 앱도 등장했습니다. 18개월 된 아들을 둔 이모(31·여)씨는 “아기가 아직 어려서 그간 남편만 나가는 게 아쉬웠다”며 “집회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 촛불집회 주최 측(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자동차 경적 울리기 운동, 조기 게양 운동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리본 같은 상징 발굴해야” 여러 유형의 촛불집회를 한데로 모을 상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노란 리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나비·소녀상처럼 적절한 상징물을 발굴해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질 것”이라고 했는데, ‘일상의 촛불’을 보면 이제 촛불은 바람이 불수록 크게 옮겨붙는 들불이 된 듯합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탄핵 정국] #실망·분노 → #하야·사퇴 → #구속·처벌

    [탄핵 정국] #실망·분노 → #하야·사퇴 → #구속·처벌

    서울신문이 5차례의 촛불집회에서 만난 시민 133명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키워드는 ‘민주주의 붕괴’, ‘헌법가치 파괴’, ‘불공정사회’, ‘어이없는 해명’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1·2차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분노가 많았지만 3차에서 하야·사퇴로 옮아갔고, 4·5차에서는 구속·처벌로 강해졌다. 소셜메트릭스 인사이트를 이용해 박 대통령을 언급한 트위터, 블로그 등 인터넷 게시글 360만여건(10월 24일~11월 27일)을 분석한 결과 시민의 분노는 총 6차례 절정을 이뤘다. 10월 25일과 11월 4일에 있었던 대국민 사과, 9일의 대리 처방 보도, 14일 여야 특검 합의, 20일 검찰의 대통령 피의자 적시 등이다. # 2차 촛불집회 키워드 ‘나라·아이들’ 11월 5일 전국에서 30만명이 참가한 2차 촛불집회의 인터뷰에서 주로 나온 단어는 ‘나라’, ‘민주주의’, ‘아이들’이었다. 아이에게 노력하면 성공하는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씨 태블릿PC 보도 이튿날에 있었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실제 온라인 게시글 분석을 보면 10월 25일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언급은 12만 6652건으로 조사 기간 중 가장 많았다. 24일의 4만 8838건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박 대통령이 2차 대국민 담화를 했던 11월 4일에도 부정 언급은 11만 4788건으로 3일(6만 2435건)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2차 담화 중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들고”라는 부분은 풍자의 대상이 됐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변명으로 일관했던 사과는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자극했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한 설명 없이 감정에 호소하면서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3차 촛불집회 ‘퇴진·물러나라’ 서울 광화문광장에만 100만명이 모인 3차 촛불집회 인터뷰에서는 ‘퇴진’, ‘물러나라’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11월 8일 저녁 최씨가 병원에서 박 대통령의 약을 대신 처방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9일 인터넷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게시글도 11만 5822건까지 급증했다. 바로 전날인 8일(4만 6201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집회에서 만났던 박현선(24·여)씨는 “정치에 관심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역대 최고 규모라고 불리던 3차 촛불집회 이후 청와대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14일 여야의 특검과 함께 안봉근·이재만 청와대 전 비서관들이 검찰에 구속되자 온라인 게시물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언급(11만 4860건)은 다시 10만건을 훌쩍 넘었다. # 4차 촛불집회 ‘촛불·구속·수사’ 전국적으로 96만명이 참가한 4차 촛불집회에서는 불통 청와대에 대한 비판과 범죄에 동조한 박 대통령에 대한 처벌 요구가 이어졌다.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도 ‘퇴진’, ‘물러나다’와 함께 ‘촛불’, ‘구속’, ‘수사’ 등이었다. 촛불집회 전인 17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4차 촛불집회 다음날인 20일 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자 온라인 게시글의 부정 언급도 11만 9844건으로 치솟았다. 내용은 ‘대통령도 공범이니 처벌해야 한다’, ‘즉각 퇴진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등이었다. # 5차 촛불집회 ‘강력 처벌·평화시위’ 이런 민심은 지난 26일 전국에서 190만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5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영하 0.7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인터뷰에서 주로 언급된 단어는 ‘구속 수사’, ‘강력한 처벌’, ‘평화시위’ 등이었다. 직장인 박정혁(30)씨는 “2주 전 집회에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이 정도면 민심을 알 거라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계속해서 집회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정치적 성향과 지역을 떠나 모든 국민이 하나의 목표를 외치며 광장에 모였다”면서 “이달 초와 달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민심은 퇴진 이외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힘들고 오래 걸려도 끝까지 비폭력 시위해야” “국민들이 정말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날지 몰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면서 토요일마다 열린 촛불집회는 지난 26일로 5회째를 맞았다. 전국 각지에서 190만명(주최 추산·경찰 추산 33만명)이 모여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는 데도 평화 집회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집회가 장기화하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무력감과 강경 대응 가능성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평화집회를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함모(58)씨는 “박 대통령이 쉽게 물러날 것 같진 않지만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비폭력 시위를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로 대외적 국격은 떨어졌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품격에는 평화시위가 맞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으로 향하는 행진 대열에 동참한 정규화(18)군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이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평화집회로 당장 무언가가 바뀌지 않더라도 이렇게 국민들이 움직이면 천천히 변화해 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강경 대응에 대한 경고도 들렸다. 직장인 김모(39)씨는 “박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며 “계속 이렇게 나오면 국민들이 정말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모(40)씨도 “박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며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국민들의 화가 폭발하기 전에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광장으로 나온 분노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던 힘의 원천이 바로 비폭력 저항”이라며 “당장 광장 밖으로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좌절감이 들더라도 시민들이 그 힘을 믿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광장의 촛불은 사그러들 수밖에 없다”며 “시민들이 정치권의 행보에 주목하며 삶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일상의 촛불’과 병행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이 좌절감을 갖게 한 책임은 정치인에게 있다”고 강조한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다음 행동을 모색할 게 아니라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총대를 넘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미 시민들은 거듭된 촛불집회로 충분히 성숙한 민주주의와 민의를 보였다. 정치권은 신속하게 탄핵안을 발의하는 등 광장의 정치에서 제도권의 정치로 다시 무게추를 돌려 더이상 시민들이 추위와 무력감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중이 인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중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확고하게 민의를 표시했는데도 청와대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답을 듣지 못한 시민의 목소리가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관계자는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해 의사표현할 수 있는 공간은 당연히 평화집회”라며 기조 유지를 강조했다. 이어 “다만 평화집회만으로 박 대통령이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는 30일 민주노총 총파업, 대학생들의 동맹휴업, 소등 운동 등 시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민 저항 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민주주의 밝히는 촛불… 6월 항쟁도 넘어섰다

    민주주의 밝히는 촛불… 6월 항쟁도 넘어섰다

    5번 집회 참석자 400만 넘어서 곧 6월 항쟁 500만명 돌파할 듯 전 국민적 여론·지지에 더 큰 의미 26일 열린 5차 촛불집회에 서울에서 150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7만명), 전국에서 190만명(경찰 33만명)이 모이면서 헌정 사상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인 집회로 기록됐다. 전국에서 100만명이 모였던 1987년 6월 26일과 비교해도 거의 2배에 이른다. 그동안 5번의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4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20여일간 진행됐던 6월 항쟁 집회의 연인원 500만명에도 곧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촛불집회와 6월 항쟁은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비폭력 집회’라는 점에서 촛불집회가 차별화된다고 했다. 6월 항쟁의 도화선은 1987년 5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됐다고 밝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발표였다. 전달에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 조치로 비난 여론이 빗발치던 터였고, 6월 9일에는 교내시위 도중 연세대 이한열 학생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져 사망했다. 이튿날인 10일 박종철군 고문살인 조작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가 시작됐고, 이 집회와 시위에는 20여일간 50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달 26일에는 전국 37개 지역에서 100만명의 국민이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의 도화선은 ‘최순실 국정농단’이었다. 최씨는 정·관계 인사에 관여하고 예산을 움직였으며 K·미르 재단을 만들면서 기업인들을 압박했다. 딸 정유라씨는 특혜로 이대에 입학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2015년 11월 백남기 농민의 살수차 사망 사건 등으로 비난 여론이 많았다. 10월 29일 시민 2만명이 참여해 시작한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의 성의 없는 사과와 미흡한 후속 조치로 11월 26일 190만명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6월 항쟁의 목적이 ‘민주주의 쟁취’였다면 촛불집회는 ‘훼손된 민주주의 회복’이라고 했다. 유례없는 비폭력 평화집회라는 점도 촛불집회만의 특징이라고 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독재 타도가 목표였던 87년에는 시대상황상 폭력시위가 불가피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현 정권이 유지되면 안 된다는 국민의 뜻은 같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둘 다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에 대한 질적 변화를 요구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도 “이념과 정책을 초월해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평화시위라는 점에서 촛불집회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진단했다. 6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거리 집회에 참석했다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시에는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컸다면, 이번에는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를 들으며 감동했다”며 “386세대가 민주항쟁을 일궈냈듯, 10~20대가 새로운 민주주의의 동력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추운 날씨·폭력 충돌 우려에도… 더 타오른 ‘평화 촛불’

    추운 날씨·폭력 충돌 우려에도… 더 타오른 ‘평화 촛불’

    첫눈·영하권 체감온도에도 꿋꿋… 사상 첫 청와대 200m까지 행진 연행자·중상자는 단 한 명도 없어… 광화문광장서 새벽 5시까지 진행 추운 날씨로 인한 참가자 감소, 폭력집회 우려, 안전사고 걱정…. 지난 2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를 위한 5차 촛불집회에선 이 모든 걱정이 기우였다. 주최 측 추산 150만명(경찰 추산 27만명)이 모인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 190만명(경찰 33만명)이 집결했지만 연행자는 단 한 명도 없고 중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200m까지 행진한 시민들은 소위 ‘포위 집회’를 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외쳤고, 이튿날 새벽 5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의견을 나누며 ‘1박2일 집회’를 진행했다. 사전집회를 시작한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는 첫눈이 날렸고 낮 최고기온은 영상 3도로 싸늘했다.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에 목도리와 장갑, 마스크로 무장했다. 비옷, 방석, 핫팩 등을 파는 상인도 늘었다. 두툼하게 차려입고 거리에 나선 김모(51)씨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춥다고 촛불이 줄길 바라지 않겠느냐”며 “국민은 추위에 내몰고 따뜻한 청와대에 앉아 있는 것은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광장에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 등 보수단체가 맞불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참여자는 지난 19일 7만명(주최 측 추산)에서 1만명(경찰 추산 1000명)으로 줄었다. 오후 4시 사전행진이 시작됐고, 오후 5시 시민 35만명(경찰 추산 11만명)이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청운동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신교동 사거리 등 네 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200m 인근(신교동 사거리)까지 행진을 허용하면서 청와대를 포위하듯 에워싸는 집회가 가능했다. 다만 일몰시간(5시 15분) 이후 안전사고를 감안해 행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집회는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됐다. 실제 대다수 참가자는 5시 이후 본행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지만 일부는 2시간 이상 제한구역에 남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대규모 인파임을 감안해 6시 30분부터 해산을 촉구했으며 가급적 충돌을 피했다. 주최 측은 오후 6시 80만명이었던 참가자 수가 본집회가 시작한 7시 100만명으로 늘었고, 8시에 150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절정의 순간인 오후 8시 ‘1분 소등’이 진행됐다. 진행자는 “1분간 암흑 상대에서 시민들 하고 싶은 얘기 다 하세요. 더 큰 불을 밝히기 위해 불을 끄는 겁니다”라고 선언했다. 참가자들의 촛불과 광화문 일대의 인근 건물의 빛이 동시에 꺼졌다. 고교생 김혜성(17)군은 “불을 껐을 때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한마음으로 모인 시민을 보니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희성(45)씨는 “국민들은 평화집회로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더이상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후 시작된 본행진은 본래 경복궁앞 사거리(율곡로)까지만 허용됐다. 제한 시간을 넘겨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던 시민들과 본행진 대열이 400m 북쪽에 있는 통의동 사거리에 이르자 경찰의 차벽을 맞닥뜨렸다. 지난 19일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은 차벽에 미리 준비된 ‘꽃 스티커’를 붙였고 경찰과 시민들은 자정까지 대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다만 오후 10시쯤 시민단체인 민권시민 회원 4명이 북악산을 넘어 군부대를 지나 청와대로 향하려다 검거됐다. 이들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영상으로 공개했다. 시민들은 이튿날인 27일 오전 5시까지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자유발언 등을 이어 갔다. 현장에서 만난 소설가 김홍신(69)씨는 “우리 민족은 장엄하다. 애절하게 만든 이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리니 국민들이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인들이 정권에 대해서는 불쾌해하겠지만, 가족끼리 나와서 질서 있게 평화로운 시위를 하는 것을 보면 격찬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100만명이 모이면서 이미 국민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제대로 된 조치가 없으니 이번에 집회 인원이 더 늘었고, 평화집회의 끝을 보여줬다”며 “청와대가 불통으로 일관한다면 어떤 식으로 분노가 표출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개신교 신자가 그 교회 다니는 까닭은

    개신교 신자가 그 교회 다니는 까닭은

    ●한국교회탐구센터·21세기교회연구소, 교인 500명 설문 개신교 신자들은 교회를 선택할 때 ‘집과의 거리’를 우선 고려하며, 다니는 교회에 대한 만족의 요인으로 예배 분위기를 가장 많이 꼽는다. 다른 교회로 옮겨 가는 큰 이유는 종교적인 것보다는 종교 외적인 것에 좌우된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회탐구센터와 21세기교회연구소가 지난 9월 30일~10월 5일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 선택과 교회생활’ 조사 결과 확인된 것으로,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20.1%가 ‘집과의 거리’라고 응답했다. 다음은 ‘모태신앙 또는 어려서부터 다녀서’(17.7%), ‘담임 목회자의 설교’(17.4%) 순으로 꼽았다. 지금의 교회에 정착한 이유 역시 가장 많은 22.4%가 ‘거리가 가까워서’를 꼽았고 다음은 목회자의 설교(20.8%), 예배 분위기(16.4%)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거리 요인, 40~50대는 목회자 설교, 60대 이상에서는 목회자 인격을 중요하게 여겼다. ●평균 주 1.84회 교회 출석… 교회 만족도 58%, 4년 전보다 20%P 하락 교회 출석 횟수는 평균 주 1.84회로 확인됐다. 여성과 50대 이상, 전업주부, 기혼, 농어촌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연령에서 나타난 현상이 도드라진다.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6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로는 모태신앙과 가족 권유가 많고 교회나 목회자 요인은 상대적으로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출석 교회 만족도는 ‘예배 분위기’(65.2%)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담임목사(62.2%), 교회시설(59.2%) 순이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58.4%로, 절반 조금 넘는 신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국목회자협의회 조사 때(77.5%)보다 20% 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신자들의 교회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 준다. ●‘교인 돌봄’ ‘교회 행정’ 만족도 낮아… “작은 교회 장점 살려야” 담임목사 만족도에선 다른 항목들은 60%대의 긍정률을 나타냈으나 ‘교인 돌봄’과 ‘교회 행정’이 5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목회자들의 기본 사역 중 하나인 목양의 측면에서 불만스럽고 리더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함을 나타낸다. 특히 20대는 교회와 목회자 만족도에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교회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에서 긍정은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은 44.7%에 불과했다. 이들은 특히 사회봉사와 구제,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낙제점을 줬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교회 이동과 관련해선 39.1%만이 처음 다니던 교회를 계속 다니는 반면 60% 이상이 교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옮긴 이유로는 이사·결혼을 가장 많이 들었고 그다음은 거리가 가까워서라고 응답해 교회 이동현상의 심화 이유가 주로 종교 외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특히 작은 교회의 교인 감소 이유로 헌금, 봉사, 전도의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아 개인생활 노출이나 체계적 교육 부족, 시설 불편 등의 요인보다는 개인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지목됐다. 특히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작은 교회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이와 관련해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종교사회학)는 “현실상 한국교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장점들을 살려야 한다”면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상생하고 공교회성을 향상시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檢 개혁 없으면 제2 최순실 나와” “정치 문제, 헌재 맡기는 건 우려”

    “檢 개혁 없으면 제2 최순실 나와” “정치 문제, 헌재 맡기는 건 우려”

    “노무현 정부 때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가 신설됐다면 ‘최순실’은 이미 걸러졌을 겁니다. 지금 검찰이 강공 태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청와대와 인사권으로 결탁된 검찰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태는 또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23일 서울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가 마련한 ‘벼랑 끝의 한국, 위기 극복의 길을 찾는다’ 교수·학생 시국 토론회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과 경찰을 잡고 있는 검찰 인사권을 청와대가 가지고 군대 대신 사용해 왔다”며 “정권을 등에 업고 거대한 권력 집단으로 군림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고비처”라고 강조했다. ‘번번이 무산된 검찰 개혁의 급소’를 주제로 발표한 조 교수는 “검찰은 투표로 바뀌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비대한 권력 구조는 민주화 이후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고비처는 여야 합의로 만들어지니 정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비대한 검찰 권력도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최근 사태는 비선 조직의 성격, 공적 권력의 사유화 과정의 광범위함과 비상식적인 자의성 등 예외성이 있지만 8할은 시스템의 문제”라며 “광장(촛불집회)이 열리면서 검찰과 집권당이 일주일 단위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선거와 선거 사이 일상적인 정치 공간에서도 광장에서 요구하는 목소리만큼 시민에 의한 정부 견제가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국면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상연(서울대 사회학과 12학번)씨는 “탄핵은 대통령을 향하는 주권자의 불신임이라는 정치적 문제를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법적 판단 문제로 치환한다. 탄핵 카드는 광장에 모인 민중의 열망을 무기력하게 소진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며 “대통령 하나에 모든 책임을 덮어씌워 정권 교체까지로 선을 그으려는 야당의 정치적 수”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대 민교협은 오는 26일 서울대 교수들이 5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 집결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는 깃발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 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누가 누구를 지배할 수 있는가

    [남순건의 과학의 눈] 누가 누구를 지배할 수 있는가

    미국 헌법 전문에는 ‘정의를 수립하고, 국내의 평온을 지키고 국방을 제공해 일반 복지를 증진하고자 한다’는 목적이 적혀 있다. 1년 반 전만 해도 1%대의 지지율을 갖고 평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많은 언론이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예측을 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맞는 예측을 한 것은 소수였는데 그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이었다. 언론에 얼마나 더 많이 노출됐는가 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이었다. 이처럼 AI는 점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의 자동 제품 추천, 페이스북의 얼굴 인식, 구글의 자동 번역, 유튜브의 자동 생성 자막 등은 20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하던 기술들이다. 기초과학에서도 큰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인류 최대 빅데이터 생성 장치인 ‘입자가속기’의 데이터 분석도 지난 25년 전부터 사용해 오던 전통적 분석법을 벗어나 이제는 딥러닝 방식을 도입해 이론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논의가 최근 시작됐다. 이론적 편견을 갖고 입자를 찾으려 하던 과거의 연구 방식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분석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과학자의 역할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또 다른 AI의 역할은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낸 ‘2030년의 인공지능과 삶’이라는 보고서에서 언급한 공공 안녕과 질서 수립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식당 위생검사를 기존 임의추출 방식에서 AI로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키워드를 수집·분석한 뒤 식당을 추출해 검사했더니 위생 불량 지적 비율이 9%에서 15%로 증가했다고 한다. 공무원의 업무도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인 AI로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에서 AI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AI 기술을 당장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100만배 정도 더 성능이 우수한 컴퓨터가 나와 인간의 뇌와 비슷해지는 한편 컴퓨터 스스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의 놀라운 효과에 대한 이론적 이해가 생기고 새로운 알고리즘이 나온다고 하면 국가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로 미루어 거짓말 않고 깨끗한 정치인의 출현이 단기간에 어려워 보이는 만큼 오히려 AI에 의한 정치적 판단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저항에 부딪힌다. 기본적으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은 안 좋다는 것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없는 AI가 어찌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럼 부패한 정치인이 지배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인가. 인간은 인간의 잘못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관대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간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안해한다. 반면 각종 대형 사고를 내는 인간에게는 운전면허가 쉽게 발급된다. 물론 기술적인 것 외에 법적, 윤리적 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전자를 먼저 살리기 위해 보행자를 여러 명 다치게 해야 하는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해 운전자를 희생하도록 프로그램이 돼야 하는가 하는 논란이 있다. 어려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간이 운전할 때 어떤 방식으로 판단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더 많았는가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확률에 따라 자율주행차가 행동하게 하는 건 어떨까, 아니면 인간의 평소 행동보다 더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요구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싫든 좋든 AI의 역할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스티븐 호킹 교수는 AI가 인간에 대한 최고의 축복일 수도 있고 최악의 재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자도 비슷한 의견이다. AI를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과학자와 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인문사회학자들이 보다 많이 필요할 것이다.
  • 구시대적 국정농단, 밀레니얼 소통으로 밝힌다

    구시대적 국정농단, 밀레니얼 소통으로 밝힌다

    ‘대동하야지도’ 등 집회정보 공유 참가자들 SNS로 실시간 대화 매주 주말마다 이어지는 촛불집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접목되면서 집회문화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온라인 집단지성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고, 집회 참여를 돕는 각종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고 있다. 또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SNS로 ‘간접참여’를 하기도 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이뤄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스마트몹’(Smart Mob)의 장이 열린 셈이다. 지난 14일 ‘온라인 시민 공론장’을 표방하는 시민 포털 사이트 ‘박근혜게이트닷컴(www.parkgeunhyegate.com)’이 태어났다.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태의 주요 관련자에 대한 정보를 모아 놓은 ‘퀸메이커 인명사전’, 주말 전국의 촛불집회 일정을 취합하는 ‘대동하야지도’ 코너 등이 있다. 이들 정보는 네티즌들이 직접 추가하는 집단지성 방식을 적용했다. 촛불집회 참여를 지원하는 각종 앱도 인기다.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집회시위 제대로’ 앱에는 집회 준비물, 경찰 대처 방법 등이 안내돼 있다. 최근 다운로드된 횟수만 5000건이 넘는다. 집회 참석이 어려운 사람들이 SNS에서 촛불을 밝히고 이를 공유하면 참여자 수로 집계되는 앱(오천만촛불)도 등장했고, 집회 현장에서 가까운 화장실을 안내하고 집회 경로를 소개하는 앱(촛불의 길)도 생겼다. 혼자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활성화됐다. 전문가들은 일명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키보드 워리어’들이 사회참여를 선언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정도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온라인에서만 사회문제를 논할 뿐 실제 정치·사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들이 디지털이라는 문화적 특징을 실제 사회 활동에 접목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시위가 깃발을 따르는 형태였다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각자 ‘시위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디지털언어와 장비를 수월하게 다루는 세대를 뜻한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타인의 관심이 인간 행동의 큰 유인동기 중 하나”라면서 “촛불집회는 대부분이 공감하는 메시지가 있다 보니 여기에 동참하고 기여하는 행위가 비판과 공격을 감수하지 않고도 단시간에 많은 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런 특징이 더 많은 형태의 참여와 독려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는 정치·사회뿐 아니라 경제·문화·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루머로 존재했던 상당수의 정보가 실제 신빙성이 있었음이 밝혀졌다”며 “따라서 더욱 온라인을 사회적 활동에 대한 주요 소통의 창구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집회에 참여해 촛불을 드는 것뿐 아니라 댓글을 달고 SNS에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집단행동의 유형”이라며 “앞으로의 집회문화는 오프라인에서 실제 움직임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온라인을 통해 확산시키는 형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피의자 대통령 시대] 朴대통령 공권력 부정·군통수권자 권위 흔들 ‘혼돈의 통치’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피의자 전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며 자리를 고수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모순과 혼돈의 통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첫째, 국가원수인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검찰의 최순실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불복한다는 뜻과 함께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공권력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한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권력은 국가의 질서를 지탱하는 근간인데, 공권력의 최고 행사주체인 대통령이 공권력에 대해 불신을 표출하면 앞으로 국민들이 공권력에 복종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 등 사법당국도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피의자 대통령’이 준법을 강조하면서 사회 부조리 척결을 표방하는 것도 이젠 어색한 그림이 됐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박 대통령이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는데, 앞으로 검찰이 내놓는 수사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자못 궁금하다”면서 “본인은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하면서 다른 사람은 법을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국가 기강과 질서가 위협받게 됐다는 얘기다. 둘째, 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릴 우려다. 정치권 관계자는 “군은 전시를 포함한 유사시에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집단인데 피의자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는 마음이 들지 군의 사기가 걱정된다”면서 “피의자 대통령은 국가안보에도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정부부처의 공직기강에 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의 한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은 “음주운전 피의자인 장관이 직원들에게 음주운전하지 말라고 하면 그 말이 먹히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대통령의 말에서 권위를 느끼겠느냐”고 했다. 셋째, 교육현장의 혼돈이다. 주말 도심 촛불집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이 TV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박 대통령을 힐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교실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풍자하며 조롱한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는 “법치주의와 시민의식, 준법정신이 무엇이고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대통령이 피의자가 됐는데도 검찰 수사결과에 복종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현상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최고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을 안 지키는데 학생들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질서의 제1수호자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제1수호자가 앞장서 국가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교육현장에서부터 정부부처에 이르기까지 혼란이 불가피하고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는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데 보수파인 박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하면 앞으로 누가 검찰 조사에 응하고 따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둘째치고 먼저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법 질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공권력 부정·군통수권자 권위 흔들 ‘혼돈의 통치’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피의자 전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며 자리를 고수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모순과 혼돈의 통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첫째, 국가원수인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검찰의 최순실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불복한다는 뜻과 함께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공권력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한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권력은 국가의 질서를 지탱하는 근간인데, 공권력의 최고 행사주체인 대통령이 공권력에 대해 불신을 표출하면 앞으로 국민들이 공권력에 복종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 등 사법당국도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피의자 대통령’이 준법을 강조하면서 사회 부조리 척결을 표방하는 것도 이젠 어색한 그림이 됐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박 대통령이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는데, 앞으로 검찰이 내놓는 수사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자못 궁금하다”면서 “본인은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하면서 다른 사람은 법을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국가 기강과 질서가 위협받게 됐다는 얘기다.둘째, 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릴 우려다. 정치권 관계자는 “군은 전시를 포함한 유사시에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집단인데 피의자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는 마음이 들지 군의 사기가 걱정된다”면서 “피의자 대통령은 국가안보에도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정부부처의 공직기강에 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의 한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은 “음주운전 피의자인 장관이 직원들에게 음주운전하지 말라고 하면 그 말이 먹히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대통령의 말에서 권위를 느끼겠느냐”고 했다.셋째, 교육현장의 혼돈이다. 주말 도심 촛불집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이 TV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박 대통령을 힐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교실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풍자하며 조롱한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는 “법치주의와 시민의식, 준법정신이 무엇이고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대통령이 피의자가 됐는데도 검찰 수사결과에 복종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현상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최고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을 안 지키는데 학생들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질서의 제1수호자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제1수호자가 앞장서 국가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교육현장에서부터 정부부처에 이르기까지 혼란이 불가피하고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는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데 보수파인 박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하면 앞으로 누가 검찰 조사에 응하고 따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둘째치고 먼저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법 질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아버지께 노동은 밥 넘어 ‘자존심’이었다

    아버지께 노동은 밥 넘어 ‘자존심’이었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오도엽 지음/한빛비즈/320쪽/1만 6000원 흔히 노동은 신성하다고 말한다. 고귀한 가치로 숭앙되지만 왜곡되고 폄하되기 일쑤다. 그래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건 값싼 대가에 대한 불만과 개선의 요구는 분출하기 마련이다. 그런가 하면 그 값싼 자리마저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예비 잠재 노동자들은 도처에 쌓여 있다. 노동이란 무엇일까. 노동운동에 천착해 온 시인이자 르포 작가가 쓴 이 책은 노동을 되새기게 하는 현장 기록서다. 고집스레 일터를 지켜 온 노동자 아홉 명의 증언에서 노동의 의미를 건져 올렸다. 이발사와 수리공, 대장장이, 사진점 주인…. 평생 손의 노동을 하며 살아온 아버지들이 털어놓는 노동과 밥의 이야기랄까. ‘아버지’와 ‘노동’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풀어낸 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새삼스럽다. 산업화와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피땀 어린 현장을 지켜 온 아버지들의 노동사가 깔려 있다. 그 희생과 고통은 높이 평가되면서도 과도기의 아련한 장면들로 치부된다. 근대를 거쳐 여전히 노동자로 살고 있는 아버지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노동에 이름 석 자를 오롯이 올려놓기까지의 그 사연들은 우리의 보편적인 이야기이자 삶의 본질이다. “밥과 돈이 전부라면 이렇게 오래 일 못 하지.” 37년 걸려 자신만의 이발 기술을 터득했다는 서울 공덕동 ‘성우이용원’의 이남열씨. 그 장인은 “남의 방식을 따르면 그건 곧 죽는 길”이라며 자신의 노동 방식을 고수한다. 서울 낙산 자락 ‘일광세탁소’의 김영필씨는 다림질에 서두름이 없다. 날카로운 바지 주름을 잡을 때도 어깨에 힘 하나 들어가지 않는다. 시간에 쫓기거나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노동시간을 지배한다. 모두 장인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자신의 기술 가치나 장인의 노하우를 애써 강조하지 않는다. 손때 묻은 노동 현장을 공개하면서 “그저 일한 시간에 비용을 매길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일과 노동에 관한 한 ‘일=일자리=부’라는 공식은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우선 강조하는 시대. 그 격동의 세상에서 어쩌면 내몰려 배웠을지도 모르는 기술 하나, 그나마 어깨 너머로 익힌 소박한 손재주…. 이들을 지속적으로 일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이들을 버티게 만드는 것일까. 근대의 아버지들도 지금의 청년들처럼 일자리를 위해 싸웠다. 아버지의 노동을 이해하기도 전에 또 한 명의 ‘노동자 아버지’가 된 젊은 세대에게 ‘일과 삶의 관계’는 변함 없는 고민의 명제다. 그래서 책은 “노동자의 정신, 노동의 의미는 우리가 늘 목격하는 곳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마음 자체가 틀렸어. 노력해서 하려고 하는 게 없고. 쉽게 돈 벌어 먹으려고. 그냥 한꺼번에 후다닥 해서. 뭐 좋은 자리 가서 후다닥 벌라 하고.” 서울 중부경찰서 앞 카메라수리센터의 김학원씨는 오랜 고생 끝에 공장에선 더이상 만들지 않는 반영구적 사진기를 선보였다. 저자는 김씨의 사례는 “인간의 본성을 찾는 노동이 거세당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우리 어렸을 때 이런 소리를 들었어. 어떤 나라에서는 대학교수보다 보일러 기술자가 돈을 더 받는다고. 그렇게는 안 되어도 최소한 동등한 인간적 대우를 받도록 해야 하는 거야.”(홍익대 앞 옛 삼성전파사 주인 남상순씨) 책의 특징은 리처드 세닛, 지그문트 바우먼 같은 사회학자들의 문장을 인용해 읽는 이들에게 ‘노동의 실체’를 좀더 명확히 해 준다는 점이다. 평생 일밖에 모르고 산 작가의 아버지전(傳)을 더해 열 명의 아버지 자서전을 마무리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근대의 시공간에서 맞이한 아버지들의 청년 시절과 오늘날의 청년들이 마주하는 고민에는 시공간을 초월한 공감이 존재한다. 공감의 바탕에는 인류 역사와 변함 없이 함께해 온 노동이라는 가치가 존재한다. 상품으로 거래되는 노동력이 아닌, 인간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노동.”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봇물 터진 최순실 사태 패러디… 웃고 있지만 화가 난다

    봇물 터진 최순실 사태 패러디… 웃고 있지만 화가 난다

    靑 해명할수록 불신·조롱 늘어 “비판요소 풍부… 문화계 영향”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 개입 파문 이후 정치 풍자와 해학을 담은 패러디물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국가에 대한 불신을 담은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라져 가던 풍자 개그가 부활했고 만화, 노래 등에도 박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풍자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풍자를 이용해서라도 잠시 웃음을 되찾고 싶은데, 웃다가도 금세 분노하게 된다며 답답해했다.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는 2011년 1월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박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할 때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보도 이후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속 명대사인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를 ‘이게 최순입니까? 확siri 해요?’로 바꾼 패러디물이 인기를 끌었다. ‘시리’(siri)는 애플사의 소프트웨어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음성인식서비스다. 대학생 김준호(23)씨는 “우울한 뉴스로만 세상이 도배되다 보니 웃을 일이 전혀 없는데, 재치 있는 사진이나 댓글을 보면서 웃는다”며 “깔깔거리다가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하는 생각에 금방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 내용 중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라는 부분을 활용한 ‘이러려고’ 시리즈도 유행이다. 시크릿가든 여주인공인 배우 하지원의 사진에 ‘내가 이러려고 길라임했나’라고 적어 박 대통령의 가명 사용을 풍자하거나, 박 대통령이 과거 배우 하지원, 현빈과 찍은 사진에 ‘내가 이러려고 배우했나’라는 자막을 넣는 식이다. 또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사진에는 ‘각하! 제가 현빈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소위 ‘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 패러디물도 등장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포스터를 패러디한 ‘순실이는 프라다를 입는다’, 애플사 siri를 설명하는 그래픽을 패러디한 ‘soonsiri 설명서’ 등이다. 조만간 근현대사 교과에서 가명을 사용한 대통령이 누구인지 묻는 시험문제가 출제될 거라는 자조 섞인 글도 있었다. 풍자 개그도 유행해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폐지된 ‘민상토론’을 다시 시작했고,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도 내 친구는 대통령, 엘티이(LTE) 뉴스 등이 다시 방영된다. 가수 안치환,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 등은 권력 무상과 정의를 다루는 노래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기사에는 ‘대통령 놀이하는 건가’, ‘왜 웃음이 날까’, ‘길라임씨부터 조사받으세요’ 등 불신과 조롱이 담긴 댓글이 많았다. 직장인 이지은(30·여)씨는 “거짓이라고 여겼던 모든 것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나 대통령 해명은 1%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권위와 원칙주의를 강조하던 박 대통령이었지만 드러난 실체는 정반대였다”며 “비판할 수 있는 요소들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패러디물을 만들었다고 해도 누군가 보지 않으면 사멸된다”며 “국민들의 분노는 온라인에서 패러디물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예능, 대중가요 등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이제는 문·이과 구분 없애야

    [이은경의 유레카] 이제는 문·이과 구분 없애야

    추위와 함께 입시의 계절이 됐다. 이틀 뒤면 고3 학생들은 문과, 이과로 나뉘어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를 것이다. 사회계열, 과학계열 교과목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을 세우는 문·이과 구분의 폐해를 지적한 의견은 20여년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두 영역의 교과목 특성이 다르고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구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쪽 사람들은 이 제도가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고 좋게 볼 만한 점이 없다고 말한다. 양쪽 다 수긍할 만한 점이 있으나 최근 사회 변화를 찬찬히 살펴보면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 현재 사회 변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이 다른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된다. 일반인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 드론, 3D프린팅 같은 첨단 기술, 아니면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와 관련된 것들 정도로 이해된다. 이런 신기술보다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초등학생의 65%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전망이다. 어른들에게는 지금 종사하는 직업의 상당수가 없어진다는 뜻이고 아이들에게는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일상생활은 물론 복잡한 도전상황, 변화하는 환경에서 필요한 자질을 길러 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중 지식 학습과 직접 연결되는 일상생활을 위한 핵심 기술은 문학, 수학, 과학, 정보통신기술, 재정, 문화 및 시민 분야의 문해 능력 등 지식을 습득하고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본 능력이므로 대학의 전공 이전 단계의 교육과 관련된다. 이런 교육은 사실 지금도 중요한데, 문·이과 구분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계열 선택을 할 때 고민한다. 사실 지적 능력이 문과, 이과로 딱 나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학생들은 지적 성향보다는 수학을 못한다, 암기를 싫어한다, 나중에 취업이 잘 된다, 입시에 유리하다 등의 이유로 계열을 선택한다. 문제는 계열을 선택하고 나면 이후의 학습에서 편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과 학생들은 서술형으로 답을 길게 쓰는 주관식 시험을 힘들어하고 문과 학생들은 수학을 몰라서 과학기술 문헌을 외계문서처럼 느낀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이미 계열 통합적인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학이나 경제학에서는 수학이 중요하다. 사회과학 중에는 통계분석이나 코딩이 필요한 전공이 있다. 공학 전공 학생들이 경영학을 공부하는 것은 새롭지 않다. 글쓰기, 발표하기 같은 의사소통 기술은 모든 전공에서 필수가 되었다. 중학교까지의 교육도, 대학 이후의 교육도 통합적인 기초 학습 능력을 강조하는데 오직 입시 교육에서만 문과, 이과 구분이 철통같이 존재한다. 문과, 이과 구분을 계속하는 동안 이분법적으로 왜곡된 전공자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인문사회학 전공자는 과학기술 문맹 취급을 받고 과학기술 전공자는 사회문화에 무관심하거나 무비판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외국의 유명한 미래학자들 중에는 과학기술 전공자와 인문사회학 전공자가 고루 섞여 있다. ‘제3의 물결’을 쓴 앨빈 토플러는 영문학 전공의 작가로 경력을 시작했다. 구글이 최고의 미래학자로 선정한 토머스 프레이는 오랫동안 IBM의 엔지니어로 일했다. 주변의 연구자들을 돌아봐도 전형적인 이과형, 문과형 인간으로 딱 떨어지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과, 이과 전공자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는 통합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예외로 만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줄 뿐이다. 사회와 교육은 창의성과 융합을 강조하면서 그에 방해가 되는 문과, 이과 구분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화가 필요하다.
  • 민심 칼바람… ‘8분의1 토막’ 난 박정희 기념행사

    민심 칼바람… ‘8분의1 토막’ 난 박정희 기념행사

    ‘박근혜 퇴진’ 시위자 폭행까지 100돌 사업 취소 목소리 커져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행사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서 열렸다. 분위기는 무겁고 침울했다. 유족 대표와 기관·단체장, 숭모단체 회원 등이 대거 불참했다. 참석자는 500여명으로 2013년 4000여명에 비해 격세지감이다. 이날 구미 생가 인근에서 ‘박근혜 퇴진’이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여성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이 폭행해 비난이 거세졌다.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 교사로 묶었던 문경시 문경읍 하숙집 청운각에서도 탄신제가 열렸다. 참석자가 10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5분의1 토막이 났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박정희 신화’가 사그라지고 있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대통령에 오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곤두박질치면서 박 전 대통령도 재평가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불똥이 내년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으로도 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념사업을 축소·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극심한 상황에서 박정희 기념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구미 경실련은 최근 “박근혜 반감은 박정희 반감”이라며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경북도와 구미시에 촉구했다. 구미시가 지난 7월 시민단체들의 박정희 뮤지컬(28억원) 제작 계획 취소 요구를 전격 수용한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도 기념사업 반대 운동에 가세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설립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 건립계획을 밝히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광장을 만든 취지에 어긋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최근 동상추진위원회 위원에서 사퇴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역사교과서국정화폐기시민운동본부는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최순실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정교과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동진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박정희 신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구미·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최순실 게이트, 역대 정권 비리와 ‘세 가지’가 다르다

    최순실 게이트, 역대 정권 비리와 ‘세 가지’가 다르다

    대통령 취임전부터 40년 실세韓 정치사서 전무후무한 ‘비선’ 인사 개입에 정책까지 주물러 “일시적 카드 땐 식물대통령 2선 후퇴론 불신 못 씻을 것”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운집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집회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일반 국민과 전문가들은 과거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비교해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충격와 실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 본인이 연관돼 있다는 점, 대통령의 친인척이 아니라 직책·지위가 따로 없는 지인이 비리를 주도했다는 점, 특정 현안이 아니라 국정 전반을 농단했다는 점 등 세 가지가 충격의 크기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14일 “이전 대통령들의 측근 비리는 모두 친인척에 의해 저질러졌지만 이번에는 혈연이 아니라 제3자라는 점이 다르다”면서 “아무런 직위나 직책, 식견, 정치의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국정 전반을 휘둘렀다는 점을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예외적 인물이 비선 실세로 지목되자 국민들이 국가 운영 전반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를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1987년 민주 항쟁의 결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후 노태우 정부에서는 부인 김옥숙 여사의 고종사촌인 박철언씨가 ‘6공 황태자’로 불리며 비선 실세 역할을 했다. 김영삼 정부에선 아들인 현철씨가 ‘소통령’으로 불렸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아들인 홍일·홍업·홍걸 삼 형제가 모두 비리에 휘말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봉하대군’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영일대군’으로 불렸다. 혈연이라고 부정을 저지른 죄가 덜한 것은 아니지만 친인척도 아닌 ‘오랜 지인’이 가족보다 더 위세를 부린 점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연설문, 인사, 정책 등 국정 개입은 물론 재계, 문화계, 체육계, 의료계 등에서 각종 비리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더 큰 충격은 대통령 본인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로 가려지겠으나, 과거 친인척의 비리는 대통령 자신은 몰랐던 것으로 귀결된 반면이번 사건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초기부터 박근혜 대통령 연루 의혹이 제기돼 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그간 측근 비리는 측근을 도려내 1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번에는 대통령 자신이 원인으로 지목돼 있기 때문에 참모를 교체하거나 다른 방법을 마련해도 식물 대통령이 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의 경우 정치적, 정책적인 결정뿐 아니라 대통령의 사적인 부분까지 모든 것에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라며 “대통령 취임 전부터 40년 가까이 실세로 활약한 경우는 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하다”고 말했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잘못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대통령이 국정이라는 공적인 영역에 사적 인연을 개입시켰다는 점에서 더 큰 실망과 분노를 야기한 것”이라며 “특히 정부청사가 집중돼 있는 세종시에서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3000명이나 모여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역대 정권 비리와 또 다른 차이점은 비리 의혹이 전방위적이라는 점이다. 최씨 본인의 국정 개입은 물론 딸 정유라씨의 입학·학사 과정 특혜 의혹, 차은택씨와 김종덕 전 문화부 장관·김종 문화부 차관·손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등이 주도한 문화계 비리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주도한 모금 과정의 의혹 등 여러 갈래의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상황이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모(42)씨는 “통상 비리는 몰래 조금씩 해먹기 마련인데 요직에 최씨 측근을 앉히고, 재벌을 압박하고, 정책으로 세금을 몰아주고, 이제는 끝이 어딘지도 모르겠다”며 “능력도 없는 자들이 무식하게 국정을 흔들었다”고 분개했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사태를 맞아 정치권이 아닌 국민이 정국을 주도하는 상황인 만큼 여야 간 합의를 통한 미봉책은 정국 타개에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2선 후퇴로는 국민들의 불신과 우려를 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탄생 99년 행사하는 ‘박정희 신화’ 흔들흔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탄생 99년 행사하는 ‘박정희 신화’ 흔들흔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행사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서 열렸다. 분위기는 무겁고 침울했다. 유족 대표와 기관·단체장, 숭모단체 회원 등이 대거 불참했다. 참석자는 500여명, 예년의 4분의 1 수준도 안됐다. 이날 구미 생가 인근에서 ‘박근혜 퇴진’이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여성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이 폭행해 비난이 거세졌다.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 교사로 묶었던 문경시 문경읍 하숙집 청운각에서도 탄신제가 열렸다. 참석자가 200여명에 불과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등으로 ‘박정희 신화’가 사그러들고 있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프리미엄를 안고 대통령에 오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곤두박질 치면서 박 전 대통령도 재평가되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의 불똥이 내년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으로도 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념사업을 축소·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극심한 상황에서 박정희 기념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구미 경실련은 최근 “박근혜 반감은 박정희 반감”이라며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경북도와 구미시에 촉구했다. 구미시가 지난 7월 시민단체들의 박정희 뮤지컬(28억원) 제작 계획 취소 요구를 전격 수용한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도 기념 사업 반대 운동에 가세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설립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 건립계획을 밝히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광장을 만든 취지에 어긋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최근 동상추진위원회 위원에서 사퇴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역사교과서국정화폐기시민운동본부는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최순실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정교과서 사용중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동진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박정희 신화’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구미·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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