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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의 저서 3종이 ‘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계명대 교수들의 저서는 인문학분야에 정문영 영문학전공 교수가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를 번역한 ‘각색과 전유(동인)’, 사회과학분야에 최종렬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가(오월의 봄)’, 한국학분야에 이윤갑 사학과 교수의 저서 ‘한국 근대 지역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지식산업사)’ 등 3종이다. 정문영 교수가 충북대 박희본 교수와 공동 번역한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 ‘각색과 전유’는 원작 저자와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 책은 신생 학문인 각색학을 다루고 있다. 각색과 전유의 다양한 정의와 실천, 각색 충동 이면의 문화적·미학적 정치성, 각색의 글로벌 차원과 지역적 차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제작되어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현대 문학, 연극, 텔레비전, 영화가 다른 예술작품을 각색, 개정, 재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최종렬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 ?�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한국사회가 집합의례를 통해 수행한 민주주의, 성장주의, 민족주의, 젠더주의 등 네 가지 자아성찰을 다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던 2016년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 협정에서 촉발된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한국의 성장주의 담론을, 이자스민이 한국 시민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혈족적 민족주의를, 나꼼수의 ‘비키니 사건’을 통해 한국의 젠더주의를 분석하고 있다. 이 네 가지 자아성찰을 통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윤갑 교수의 ‘한국 근대 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민족운동, 4.19혁명까지 지난 100년간 경북 성주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회변동과 민족운동 등 근현대사를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제1부에서는 1862년 성주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서 시작해 1894년의 동학농민전쟁에 이르기까지 반봉건투쟁이 반봉건 반침략의 민족운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제2부에서는 한말 국채보상운동?대한협회 지회 개설?성명학교 설립 등 국권회복운동의 발전과 나아가 이를 계승한 일제강점기 유림단 독립청원운동과 3?1운동, 부르주아 민족운동과 신간회 지회설립운동 등을 연구하여 민족운동의 발전과정을 해명하였다. 제3부는 해방공간의 자주국가 건설운동과 보도연맹조직, 한국전쟁기의 좌우 대립과 민간인 희생 및 사회변동, 전후 분단고착화 과정과 1960년 4월 혁명기의 피학살자유족회 활동 등을 연구하여 해방 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밝히고, 민족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독일 50대 남성 우베 발트너‘차에서 노래하는 인스타 황제’멀티 페르소나 현상 곳곳 관측사회적 가면 강요 문화 균열싹쓰리 등 부캐 속속 등장 #1. 독일의 한 광고대행사 공동대표인 우베 발트너(57)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89만명에 이른다. 2018년 9월부터 출퇴근길 자신의 차 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50대 남성의 꾸밈없는 표정,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 정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창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미국의 R&B 가수 크리스 브라운, 유명 힙합 가수 드레이크도 그의 온라인 친구다. 발트너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런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일관성과 행운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즐기는 나의 다른 모습처럼 첫인상만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0대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배워라.” 젊은이들에게도 “인터넷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고 이들과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2. 서울 A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김진영(47·가명)씨는 사범대를 졸업한 뒤 다시 대학에 들어가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5년 교단에 선 뒤에도 그림을 그렸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7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소통에 관한 주제를 주로 다뤘다. 올 겨울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활용된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과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시선’이라고 말한다. 그때는 학교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아꼈다. 전시장에서 수학 교사라고 굳이 소개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김씨는 10여년 전 교원 연수에서 처음 접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수학과 미술을 같이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는 “(두 영역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고정관념”이라면서 “충분히 공존할 수 있고 서로 다르지 않다. 결국 그게 다 ‘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족, 학생, 동료 교사들도 이런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본다”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 자신의 여러 모습을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내 안의 여러 자아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세대의 등장,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출현,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전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이 써 온 ‘사회적 가면’을 눈치 보지 않고 벗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예계에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나’라는 사람에게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있는데도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 모습만을 강요해 왔다. 한 사람의 개성보다는 출신 학교, 고향, 직업 등 배경과 집단적 규범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면 “너무 튀는 것 아니냐”며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434명(77.6%)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40대 이상보다는 20대에서 그런 현상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모습과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서”란 답변이 41.2%를 차지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란 의견이 절반(54.4%)을 넘었고, 그 이유로는 ‘개인 특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6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가면을 강요하는 문화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 중 하나로 펭수의 등장을 꼽는다. 사람들은 초반에 펭귄 모습을 한 펭수 그 자체보다 펭수 안의 사람이 누군인지에 주목했다. 그러다 직설적이고 당당한 펭수의 말에 귀 기울이며 펭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펭수는 그냥 펭수’라는 것이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펭수 현상은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가 전면화되고 가시화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실험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 연예계에서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처럼 기존 캐릭터와 다른 부캐 연기를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됐다. 이른바 ‘부캐 놀이’가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 낸 것은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최근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정지훈)으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에 대한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부캐는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란 의미로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통용돼 왔다. 과거엔 익명성에 기대 나의 부정적이고 은밀한 모습을 몰래 꺼내 놓는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면, 최근 부캐 현상은 나의 장점, 개성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승구 서울대 미술대학 외래교수(작가)는 자신의 논문 ‘사회적 가면의 이탈·회귀를 위한 디지털 설계와 제어’에서 “최근 가면에 가려진 자아성을 노출시키려는 개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에는 가면 뒤에 숨거나 가면을 제거하려는 개인들로 양분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수많은 개인들이 가면의 착용과 해체를 반복하면 그러한 개인을 포용하기 위한 사회 시스템은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일반인 중에도 자신의 다양한 자아를 발산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상일(28)씨는 소셜벤처기업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사내에서 그는 ‘알파카’란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윤망’이란 닉네임을 쓰는 사진작가로 변신한다. 김씨는 대학 때부터 인물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취미를 넘어 일상이 됐다. 다른 작가들과 함께 매달 하나의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모아 전시회도 연다. 그런데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돈 때문에 찍기 싫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다. 김은하(34·가명)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밀키웨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먹고 마시는 즐거운 인생’이란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맛집 탐방 후기 글이 주를 이룬다. 와인 사진도 종종 올린다. 블로그 활동과 변호사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블로그에 직업을 공개하진 않았다. 김 변호사가 블로거가 된 이유는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공부하기 위해서다. 사진보다 글에 초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명에 팬도 늘고 있다. 하루 방문자는 400~500명. 많을 때는 1000명이 방문한다. 김 변호사는 “누군가 내 글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누를 때 ‘내 글이 인정받는다’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꾸미는 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을 ‘괜찮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2030 세대에서 이러한 시도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SNS 계정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연결 상황에 맞게 정체성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고] 여성 필진 30%로 늘렸습니다

    [사고] 여성 필진 30%로 늘렸습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6주년을 맞아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는 필진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필진의 여성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 남성 지배적 사회에서 남녀 균형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고자 합니다. ‘열린세상’에서 코로나19로 더 중요해진 환경 문제는 안소은(54)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외교통상 분야의 핵심적 이슈는 김양희(55)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이, 문화출판계의 목소리는 박산호(48) 작가 겸 번역가가 각각 분석하고 전달할 것입니다. 경제 현안은 신현호(53) 경제분석가와 장재철(55)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정치·사회 문제는 김세연(48) 전 국회의원과 김종영(48)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날카롭게 비평할 것입니다. ‘목요 기명칼럼’에서는 충남대 교수인 오길영(55) 문학평론가의 ‘뾰족한 읽기’와 김종대(54) 군사전문가의 ‘한반도 시계’가 신설돼 산뜻한 시각을 보여 줄 것입니다. ‘글로벌 IN&OUT’ 코너에는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고려대 대학원생인 매기 양(26)이 합류했습니다. ‘금요칼럼’에는 김보라미(44)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가, ‘2030세대’ 코너에는 박누리(38) 야놀자IR리더가 참여합니다. ‘수요칼럼’에 조이한(53) 아트에세이스트가 ‘종횡무애’로 지난 5월부터 합류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요에세이’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특별위원장인 윤석년(60)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장인주(53) 무용평론가가 참여해 일상의 따뜻함을 전달합니다.
  • “기후재앙 심해지는데 돈은 없고”…日기상청, 민간광고 유치 고육책

    “기후재앙 심해지는데 돈은 없고”…日기상청, 민간광고 유치 고육책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역할과 기능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는 일본 기상청이 재정난 때문에 정부기관으로는 극히 이례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민간 광고 유치에 나섰다. 15일 NHK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는 9월부터 홈페이지에 민간 광고를 싣기 위해 광고 업무 관련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NHK는 기상청이 이렇게까지 하게 된 것은 빠듯한 재정상황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상청은 대규모 재해가 계속되면 홈페이지 정보 발신과 위성관측 등 기능을 강화해 왔다. 이런 가운데 관측 시스템의 연간 유지비도 급격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예산은 그에 상응하는 만큼 늘지 않으면서 관측기기의 정비비를 줄이는 등 방식으로 비용을 확보해 왔다. 기상청은 “이번 민간 광고 유치는 어려운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앞으로도 자금조달 방법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무라 레오 효고현립대(방재사회학) 교수는 “기상청이 다루는 방재 정보는 재해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공공정보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 때문에 신뢰성에 지장이 초래돼서는 안된다”면서 “기상청이 민간자금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큰 문제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재정기반을 든든히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모스크바 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 한국대표부 신설

    모스크바 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 한국대표부 신설

    모스크바 국립대학은 러시아 내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대 중 하나이다. 여러 단과대학들을 가지고 있는 이 명문대의 최신 학부가 한국에 대표부를 신설해 화제다. 2012년에 신설된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는 정통 학문을 고집해 왔던 모스크바 국립대의 야심찬 행보이다. 미디어 시대로 접어든 현대 사회에 프로듀싱 및 문화정책, 인문경영 등의 학문을 다루는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보다 전문적이고 국제적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 단과대학의 신설은 국가적인 비전 및 향후 정책을 일부 보여주기도 한다. 학장 및 교수진과 프로그램은 이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법학박사이자 사회학박사인 옐레나 할리포바 박사와 더불어 이 단과대학을 설립한 미하일 슈브이트코이 박사는 예술학박사일 뿐만 아니라 전 문화부장관이자 현 국제문화협력부문 러시아대통령 특별대표로 재임 중이다. 이들이 이끄는 이 학부는 문화, 예술, 스포츠 전문가 및 프로듀서 양성 과정으로 관련 업종의 최고 권위자들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를테면 드미트리 베르트만 헬리콘오페라 음악극장 예술감독, 이리나 체르노무로바 볼쇼이극장 기획부장, 예브게니아 카를로바 국립동양박물관 예술부장, 보리스 메즈드리치 프락티카 극장장 등 이 분야의 실무 권위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이 학부의 자랑거리는 학문적인 기초를 습득하면서 다양한 실무현장에서 실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볼쇼이극장을 비롯한 40여 개의 극장에서, 러시아국립역사박물관을 비롯한 14개 러시아박물관에서, 러시아 체육부 및 러시아올림픽조직위원회 등 다양한 스포츠 기관에서, 모스필름 영화제작사 및 여러 TV방송국에서 실습을 병행하며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러시아 기업인 가스프롬미디어가 후원하는 이 학부는 2018년 한국연구교육센터를 신설하는 등 러시아 내 K-POP 확산과 더불어 러시아 내 한국전문가 양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한국 유학생 유치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옐레나 할리포바 학장이 한국대표부를 러시아교육문화센터 뿌쉬낀하우스 내에 신설한 것도 이 학부의 정책적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이 모스크바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학사과정 및 대학원 과정의 입학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옐레나 할리포바 학장은 “모스크바 국립대 및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장하는 이 학부의 졸업생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미디어 및 문화정책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학교로 오라고 말했다. 2020년 9월 입학을 위해서는 8월까지 접수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9월 학기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 세워졌으며, 이로써 더 많은 세계의 전문가 및 인사를 초빙해 더욱 질 높은 강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리움과 두려움의 이름 가족, 그 폭력의 상흔

    그리움과 두려움의 이름 가족, 그 폭력의 상흔

    한국전쟁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냉전 세력이 벌인 갈등이자, 미국과 중국 간의 국제분쟁이기도 했다. 조금 더 시야를 좁혀 보면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서로를 부정하는 두 정치세력이 각자의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1950~1953년 민간인 학살이 200만명이나 된 배경은, 세력 간 교전이라는 관습적인 전쟁사의 시각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의 ‘전쟁과 가족’은 이를 설명한다. 냉전체제 연구의 권위자로서 지난해 최고의 인류학자에게 수여하는 프랑스 레비스트로스상을 받은 그는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친족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폭력이 가해졌는지, 그리고 이후 긴 세월 동안 어떻게 국가적 규율 행위의 핵심이 됐는지를 좇았다.해방 이후 양쪽에 각각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남한 정부는 계엄령으로 자신의 국민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남한의 점령지에서 민족 해방의 대의를 내걸고 노동력을 착취하고 린치를 하기도 했다. 북한군이 밀려난 뒤 일어난 일은 적군에 협조했다고 지목된 자들에 대한 응징이다. 한쪽의 공격에 대한 상대편의 보복이 반복되면서 양민을 향한 폭력은 규모와 정도가 심해지고, 폭력의 악순환으로 지역 공동체가 초토화됐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념 때문에, 누군가는 그저 살기 위해 고향을 버리고 남으로 혹은 북으로 이동했다. 이산가족이 생겨났고, 이후에도 ‘연좌제’라는 이름으로 연대책임을 져야 했다. 이들은 헤어진 가족과의 결합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 때문에 죄인 취급을 받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평생을 살았다.저자는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족과 친족이 공적인 공간에서 해체되는 현상과 전혀 다른 일이 한국전쟁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기존 사회학·인류학 담론이 ‘시비타스’(civitas·공민사회)와 ‘소시에타스’(societas·민간사회)를 구분하고, 현대의 정치에서는 가족과 친족이라는 환경이 사적 영역에 불과하다고 가정해 온 관념을 반박한다. 한국전쟁에서 가족과 친족은 공적세계에서 독립해 존재하는 사적 영역도 아니었고, 공적세계에서 물러나 찾을 수 있는 온전한 은신처도 아니었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가리느라 급급했다고 역설한다. 연좌제가 폐지된 1980년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가족과 친족은 그리움이자 두려움·혐오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그러나 2003년 초 마을 위령비를 새롭게 완공한 제주 애월의 하귀리 사례를 들어, 공동체를 사회와 분리하는 근현대 세계의 경향을 이겨내고 한국에서 시비타스와 소시에타스가 겹쳐지는 놀라운 일이 이어진다고 봤다. 이곳은 4·3사건 당시 반란 진압작전에 동원돼 전사한 경찰과 반공청년단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서 있던 자리다. 자신의 가족과 마을에 폭력을 자행한 자들을 묻은 묘지와 추모비에 이를 바로잡는 위령비를 세운 이들을 통해 저자는 전쟁의 감춰진 상흔을 용기 있게 대면하는 노력을 유가족의 발언을 따 ‘소리 없는 혁명’으로 지칭한다. 어쩌면 우리는 고속성장이라는 그늘에 가려 억지로, 혹은 의도적으로 한국전쟁의 상처를 잊은 것은 아닐까. 참상을 온몸으로 겪은 이들의 세대가 지나가는 지금, 저자는 우리에게 ‘그들의 죽음은 과연 어떤 의미였느냐?’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내 안의 차별주의자(라우라 비스뵈크 지음, 장혜경 옮김, 심플라이프 펴냄) 사회에서 일어나는 혐오와 멸시의 메커니즘을 다양한 층위로 포착한 저작. 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인 저자는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이 낳은 차별과 소외의 장면들을 소속, 직업, 성별, 정치성향, 빈부 차, 취향 등 8가지 주제로 살핀다. 260쪽. 1만 6000원.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한승혜 지음, 바틀비 펴냄) 도합 14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28종을 탐독했다. 퇴사 후 두 아이를 기르며 서울신문, 오마이뉴스 등의 매체에 글을 쓰는 저자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편견을 자제하고 제품 분석하듯 허점과 효용을 적어 내려갔다. ‘반일 종족주의’, ‘사피엔스’ 같은 인문 사회 서적에서부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에세이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348쪽. 1만 6000원.아버지의 첫 노래(이강원 지음, 바람꽃 펴냄) 죽음을 보살피고 애도하는 ‘아버지의 노래’ 바라지 가락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서 발아해 그 시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생명의 리듬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아버지의 노래’로 인해 주인공 가족과 마을 공동체에 갈등이 생기지만 결국 그 가락과 더불어 치유의 지평으로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322쪽. 1만 4000원.강간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소하일라 압둘알리 지음, 김성순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수많은 강간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고 알려온 인도 출신의 미국 작가의 책. 이 책은 강간 생존자들의 입을 통해 무지한 권력자들, 시대 착오적인 법 체제, 남성 중심의 왜곡된 성교육, 가부장제 신화, 강간 트라우마 치료에 관한 대중적 담론의 내용과 한계를 다룬다. 304쪽. 1만 6000원.한국의 다서(정민·유동훈 지음, 김영사 펴냄) 조선 지성사를 탐구해 온 정민 한양대 교수와 차 전문 연구자인 유동훈 박사가 정리한 한국의 차 문화사. 차의 역사와 유래, 애호와 부흥, 특징과 성질, 산지별 종류와 효능, 재배와 제다법 등 차에 관한 역사와 교류를 담았다. 옛 지성인들이 기록한 시·논설·편지 등 저술 30가지를 모아 원문 풀이와 해설을 달았다. 600쪽. 3만 3000원.경제를 아십니까(홍은주 지음, 개마고원 펴냄) 일반인을 위한 경제 교과서. 산업과 금융, 경제정책을 취재했던 전직 기자가 현실 경제 이면에 있는 원리와 개념을 알려 준다. 수식과 도표를 최소화하고 경제의 발전 과정과 경제학의 기본 전제, 경제적 사고의 의미와 방식, 시장의 형성 조건 등 경제 현상을 이해할 생각의 틀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288쪽. 1만 5000원.
  •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이후 일본에서는 ‘자숙경찰’이라는 이름의 민간 자경단이 정부·자치단체의 방역수칙에 따르지 않는 사람과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경고와 위협 등 사적 통제를 가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법적 근거에 따라 경찰 등 공권력이 외출과 이동의 통제에 나섰던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아무런 권한도 갖지 않은 사람들이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남에게 강요하며 곳곳에서 살풍경을 연출해 냈다.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뚜렷해진 보수우경화 흐름과 맞물려 과거 국가주의를 연상시키는 자숙경찰의 횡포는 가뜩이나 가라앉은 일본 사회를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전쟁을 겪었던 세대 가운데 일부는 어릴 적 ‘국민정신총동원’과 ‘국민의용대’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금 일본에는 초유의 바이러스 위기에 편승해 등장한 과거의 망령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 가고 있다. #1. ‘빨리 가게 문 닫고 긴급사태 종료 때까지 집에서 얌전히 잠이나 주무세요. 다음에 또 (영업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지난 5월 13일 저녁 일본 오사카시 주오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이즈미 유히(34)는 이런 종이가 가게 입구 유리문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을 했다. 고이즈미는 아베 총리가 4월 7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에는 바로 휴업에 들어갔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보려고 월말에 영업을 재개했다. 그랬더니 자숙경찰의 협박장이 날아온 것이다. 고이즈미는 “미용실은 당국이 지정한 휴업 대상 업종이 아닌데도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기만의 도덕률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기후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서 자기 차에 싣고 가다가 봉변을 당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남자가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 창을 열자 그는 “아이치현에서 온 차량이네. 이렇게 (우리 지역으로) 놀러 오면 안 돼”라고 윽박질렀다. 자숙경찰이었다. A씨는 그에게 “아이치현에 살다가 2년 전 기후현으로 이사하면서 차 번호판을 바꾸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그럼 번호판을 빨리 바꿔라.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했다. A씨는 “그날 집으로 가면서 창문에 돌이라도 날아오는 건 아닐까 싶어 벌벌 떨면서 운전했다”고 말했다. #3. 일본에서 가장 큰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차이나타운의 여러 음식점에 지난 3월 중국인을 비방하는 우편물이 일제히 발송됐다. 발신자가 없는 봉투에는 빨간 글씨로 ‘중국인은 쓰레기다! 세균이다! 악마다! 빨리 일본을 떠나라!’라고 적힌 A4 용지가 들어 있었다. 당시 이곳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안 나온 상태였다. 상점가 관계자는 “생명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일부 일본인들의 밑바탕에 있는 차별적 감정을 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사태 발령이 이어지는 동안 자숙경찰들이 곳곳에서 행사한 ‘거짓 공권력’과 ‘거짓 정의’,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수십만, 수백만명의 코로나19 대량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며 ‘일본식 모델’을 자화자찬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나오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강제’가 아닌 ‘자제’, ‘명령’이 아닌 ‘요청’, ‘지시’가 아닌 ‘부탁’에 의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중국인 비방 우편물 발송도 다노 다이스케 고난대 교수(역사사회학)는 “권위에 대한 복종과 이단에 대한 배척을 통해 형성되는 공동체 구조야말로 파시즘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자숙경찰의 행동은 파시즘과 근본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고자이 도요코 불교대 교수(의학사)는 “정치가와 언론이 코로나19 감염방지 대책을 ‘바이러스와의 싸움’ 등 전쟁에 빗대면서 싸워야 할 상대도 싸울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적개심을 높였고, 이것이 지나친 상호 감시의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다.전체를 따라야 한다는 강박증이 커지면서 정부 방침을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5월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중학교는 정부가 가구당 2장씩 배포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의 착용을 학생들에게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학교 측은 등교 준비물 알림장에서 ‘아베노마스크 착용 확인’,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별도의 교실에 남는다’고 통보했다. 국가 정책인 만큼 좋든 싫든 무조건 따르라는 의미였다. 아베노마스크를 다른 곳에 기부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설치됐던 수집함이 ‘당초 마스크 배포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철거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는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마이너리티에 집중됐다. 도쿄의 최대 환락가 중 한 곳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코로나19 확산 취약 지역으로 지목돼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됐지만, 고급 음식점들은 영업을 해도 멀쩡했고 규모가 작은 음식점, 주점들이 자숙경찰의 타깃이 됐다. ●“정치가와 언론이 사람들 적개심 높여” 재일 한국인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두드러졌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조선초중급학교·유치부에는 지난 3월 이후 한동안 “여기가 싫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앞으로 가만두지 않겠다” 등 협박성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사이타마시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 등 어린이 관련 시설에 비축해 두었던 마스크를 나눠 주면서 조선학교는 제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선학교 측이 “마스크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조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항의하자 일부 일본인들이 헤이트 스피치로 반격했다. 당시 사이타마시의 한 공무원은 “조선인에게 마스크를 주면 다른 곳에 팔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모욕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는 당국의 대응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오사카부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친코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곳이니 사적인 제재를 당해도 싸다”고 당국이 공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TV프로그램에 나온 유명인사들은 거친 언사로 파친코점들을 비난하며 ‘공공의 적’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는 “자숙경찰이라는 현상이 이번에 비로소 처음 나타난 게 아니라 일본 사회에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등 추악한 부분이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日사회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수면 위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는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들이 어떤 대상을 찍어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는 것은 일본 역사에서 자주 나타난 현상이었다”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와테현 이시노마키시에서 “중국인들이 강도짓을 한다” 등 유언비어가 돌자 실제 도쿄에서 현지로 무기를 들고 달려간 우익단체의 사례를 들었다. 자숙경찰이 만들어 낸 현상이 과거 전시 체제의 ‘국민정신총동원’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정신총동원은 1937년 중일전쟁을 시작한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국민정신’을 요구하며 시작한 국가주의 캠페인이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사치는 적이다’, ‘석유 한 방울은 피 한 방울’ 등 구호를 내걸고 국민들에게 ‘멸사봉공’을 강요했다. 저명한 원로목사 다이라 오사무는 “전체와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엄하게 다그치는 현재의 분위기에서 국민정신총동원의 기치 아래 영혼의 자유 없이 무조건 국가에 따를 것만을 강요받았던 전쟁 때 기억이 떠오른다”며 “가치관이나 입장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용수 ‘반일종족주의’ 집필진·류석춘 교수 고소

    이용수 ‘반일종족주의’ 집필진·류석춘 교수 고소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 등 11명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포함한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과 최근 일본 우익잡지에 기고문을 실은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소송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참여한다. 이들은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영훈 등 집필진은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 강제징용은 조선인의 입신양명 기회라는 주장을 담은 ‘반일종족주의’ 를 출간해 일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그 유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면서 “이를 반성하기는커녕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이라는 후속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 우익잡지 ‘하나다’(hanada) 8월호에 기고문을 실은 류 교수에 대해서는 “류 교수가 기고문에서 주장한 ‘징용은 대부분 자발적이었고, 위안부는 취업 사기’라는 내용 등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는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 망언’ 논란에 휩싸인 류 교수에 대해 이달 중 교원징계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하고, 이런 사실을 류 교수에게 통보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던 이 할머니는 병원 입원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노오력 세대 도피처 ‘밈’… “그냥 즐겨”

    노오력 세대 도피처 ‘밈’… “그냥 즐겨”

    3040의 현실 부정 욕구, B급 문화로 발현 패러디·공유로 끝없이 재생산하며 진화행복했던 과거 향수 자극 ‘옛것’ 소환도기성 미디어 등 주류 편입 땐 열기 식어 바야흐로 밈(meme·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 전성시대다. 가수 비의 ‘1일 1깡’ 열풍에 이어 십여 년간 인터넷에서 놀이의 하나로 맥을 이어 온 농심 캘로그의 ‘파맛 첵스’가 시장의 중심부로 소환됐다. 짤과 밈, 댓글로 가공된 콘텐츠를 방송과 마케팅이 확대·재생산하면서 일종의 ‘B급 문화’였던 밈 현상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밈 문화, 루저 문화, 병맛 문화, B급 감성 등 심각하지 않고 뛰어나지 않은 ‘비주류 문화’가 화제를 모으는 현상 속에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의 ‘불운’한 시대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최신 스마트 기기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고 자존감도 높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부모의 영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체득했다. 부모가 마련해 준 생활수준을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세대이기도 하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 대표는 “이 세대는 부조리를 겪을 때 연대해 투쟁하기보다 스펙 쌓기 등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으려는 특징이 있는데, 문제는 사회구조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영상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고 싶다는 욕구가 밈 현상, 병맛 문화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린 시절 열광했던 가수들이 방송가에 소환되고 있는 현상에도 버겁고 힘든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30~40대에 접어든 80년대생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대중문화 시장에도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보려는 ‘레트로’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문화계의 분석이다.밈 문화에는 ‘성취와 투쟁’이 배제돼 있다. 심각하지도 훌륭하지도 않고, 웃긴다. 지루한 텍스트나 긴 영상을 참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더해 밈을 확장해 나간다. 풍자의 대상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쾌감도 있다. 일본에서는 ‘펀쿨섹좌(座)’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을 둘러싼 밈이 유행한다. “기후 변화에는 펀(fun), 쿨(cool),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요” 등 고이즈미 환경상의 모호한 유체이탈 화법을 패러디한 ‘고이즈미 신지로처럼 말하는 법’이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주류 미디어가 다루기 시작하면 현상이 사그라지는 것도 밈의 특징이다. 경쟁을 유발하는 ‘기성사회 질서’에 편입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는다. 실제 정통 미디어가 깡을 분석하고 본격적으로 현상을 소비하기 시작하자 인터넷상의 밈 현상은 소멸 수순을 밟았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기성 공동체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동시에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려고 일시적 공감대를 찾는 ‘부족주의’, 특정 취향이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유목주의’ 등이 결합된 문화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상적 공동체의 조건은 단단한 결속이 아닌 느슨한 연대”라면서 “자신들이 만들어 낸 밈이 기성 미디어에 편입되는 순간 주저없이 연대를 해체하고 다음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유목민적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밈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썼으며, 최근에는 패러디 등을 통해 유행하는 인터넷 문화 현상을 지칭한다. 드라마나 예능, 광고 등의 웃긴 장면이나 대사를 짤이나 댓글에 사용하는 행위 등이 밈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한 여고생이 2017년 발매된 가수 비의 표제곡 ‘깡’의 춤을 따라 춘 커버 영상이 대유행하면서 밈의 개념이 대중에 각인됐다. 비는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과 함께 ‘깡 오피셜 리믹스’를 발매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밖에도 배우 김영철의 ‘4딸라’(드라마 ‘야인시대’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영화 ‘타짜’ 대사) 등이 숱한 패러디를 낳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즐겨라, 그게 밈(meme)이다 [아무이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즐겨라, 그게 밈(meme)이다 [아무이슈]

    바야흐로 밈(meme· 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 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 전성시대다. 가수 비의 ‘1일 1깡’ 열풍에 이어 십여 년간 인터넷에서 하나의 놀이로 맥을 이어 온 농심 캘로그의 ‘파맛 첵스’가 시장에 소환됐다. 짤과 밈, 댓글로 가공된 콘텐츠를 방송과 마케팅이 확대·재생산 하면서 일종의 ‘B급 문화’였던 밈 현상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밈 문화, 루저문화, 병맛 문화, B급 감성 등 심각하지 않고 뛰어나지 않은 ‘비주류 문화’가 화제를 모으는 현상 속에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0년대 중반에서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의 ‘불운’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밈&밀레니얼…‘노오력’ 세대의 현실도피처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최신 스마트 기기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고 자존감도 높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1998년 외환위기(IMF)를 겪은 부모의 영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체득하기도 했다. 부모가 마련해준 생활수준을 스스로 힘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세대기도 하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 대표는 “이 세대는 부조리를 겪을 때 연대해 투쟁하기보다 스펙 쌓기 등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으려는 특징이 있는데 문제는 사회구조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영상을 보는 순간만큼은 다른 것을 모두 잊고 마냥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들의 욕구가 밈 현상, 병맛 문화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어린 시절 열광했던 가수들이 방송가에 소환되고 있는 현상도 버겁고 힘든 현실에서 도피해 현실을 부정하려는 해당 세대의 심리가 깔렸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이후 대중가요를 비롯해 영화, 예능 등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성장을 함께한 세대다. 이 대표는 “30~40대에 접어든 80년대생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대중문화 시장에도 그때 그 시절이라는 ‘레트로’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좌절 투성인 현실에서 도피해 행복했던 10대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라고 말했다.개인(me)&연대(we)…주류가 되는 순간 사라진다 밈 문화에는 ‘성취와 투쟁’이 배제돼 있다. 심각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고, 일단 웃기다. 지루한 텍스트나 긴 영상을 참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더해 밈을 확장해 나간다. 풍자의 대상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쾌감도 있다. ‘펀쿨섹좌(座)’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을 둘러싼 밈이 대표적이다. “기후 문제는 펀(fun), 쿨(잘난척), 섹시(sexy)해야 한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요” 등 고이즈미 환경상의 모호한 유체이탈 화법을 패러디 한 ‘고이즈미 신지로처럼 말하는 법’이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올릴 일상이 없어도 일상은 펀 쿨 섹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끄덕)’ 등 그의 화법을 따라하는 식이다. 주류 미디어가 다루기 시작하면 현상이 사그라지는 것도 밈의 특징이다. 경쟁을 유발하는 팍팍한 현실의 거울인 ‘기성 사회 질서’에 편입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통 미디어가 깡을 분석하고 본격적으로 현상을 소비하기 시작하자 인터넷 상의 밈 현상은 소멸 수순을 밟았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나를 구속하는 기성 공동체의 강한 소속감을 거부하는 동시에 사회적 고독을 벗어나고자 모방을 통해 일시적으로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느끼고 싶어하는 ‘부족주의’, 그리고 특정한 취향이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유목주의’ 등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특성이 결합한 문화 현상이 밈”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개인주의가 발달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상적인 공동체의 조건은 단단한 결속이 아닌 외로움을 달래줄 느슨한 연대”라면서 “자신들이 만들어낸 밈이 기성 미디어에 편입되는 순간 주저 없이 연대를 해체하고 다음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유목민적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복제&공유…끊임없이 재생산하며 진화 밈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학술 용어다. 문화 전달의 단위, 모방의 단위를 가리키는데, 지금은 인터넷상에서 패러디 등을 통해 유행으로 퍼지는 인터넷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드라마나 예능, 광고 등에 나오는 웃긴 장면이나 대사를 짤이나 댓글에 사용하는 행위,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 처럼 각종 챌린지도 밈으로 분류된다. 대중에게 ‘밈’이라는 단어가 확실히 각인된 것은 최근 한 여고생이 2017년 발매한 가수 비의 표제곡 ‘깡’의 춤을 따라 춘 커버 영상이 터지면서다. 비는 과자 ‘새우깡’ 모델로 발탁되는가하며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과 함께 ‘깡 오피셜 리믹스’를 발매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밖에도 배우 김영철의 ‘4딸라’(드라마 ‘야인시대’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영화 ‘타짜’ 대사) 등이 숱한 패러디를 낳았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양질의 일자리 부족 가장 큰 원인… 직무능력 따라 임금 받아야”

    “양질의 일자리 부족 가장 큰 원인… 직무능력 따라 임금 받아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은 뜻하지 않게 을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취업준비생들은 과정의 공정성을 외치며 분노하고, 자신의 노력이 부정당했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을들의 전쟁’에 해법은 없을까.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사회학 교수,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인국공 사태’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과 대안을 물었다. -다양한 갈등이 표출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이환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뤄서 민간부문으로 확산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일종의 특권이 됐다. 문제는 오히려 이후다. 기존의 정규직과 전환자들의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부문에서 서로 다른 직종 간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 나가야 하는데 이에 대해 불확실하니 취업준비생들의 반발과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같은 회사의 같은 정규직이더라도 직종·직무가 다르면 연봉이 다르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김성희 “미시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노조가 허점을 파고들어 청년들의 분노를 유발한 것이다. 넓게 보면 신분차별적이고 비정상적인 노동 구조가 있었다. 충분한 일자리 창출이 되면서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되고 민간부문에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결국 일부만 시혜를 받는 것으로 비춰졌다. 사실 이전 정부에서도 일부 비정규직 전환 정책을 펼쳤다. 공항 안전 인력을 인소싱하는 일은 세계적 추세이다.” 김유빈 “하나를 말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고 하지만 해소된 뒤에도 끝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청년들이 아직 안전 업무의 정규직화의 필요성이나 본질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노동경제학적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문제에 가깝다. 이번 정부 들어 공정에 대한 이슈가 워낙 많다 보니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화인데 증폭되는 양상은 달랐다. 물론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바로 임금이나 복지 수준이 확 오르지는 않지만, 복수 노조를 형성하면 오를 여지는 있다. 전환 시험 수준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보다 고용 안정에 집중했던 정책의 문제가 드러난 것인가. 정이환 “사실 ‘공공부문만이라도 정규직화되는 게 좋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은 많은 사람이 수용한다.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점은 고용 안정과는 다르다. 자회사 정규직화가 본사 정규직화와 다르지만 쉬운 해고는 어렵기 때문에 고용 안정은 어느 정도 된다. 밖에서 보기에는 대우도 좋아진다. 그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특혜라고 비판을 하는 것이다.” 김성희 “공공부문 고용은 이전 정부보다 3만명 정도 늘어났다지만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변화다. 대규모로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면 재정적 문제 때문에 저항이 커서 (더 늘이기 어렵다). 박근혜 정부 당시 민간부문에 대한 고용형태 공시제(고용 공시제)를 도입했지만 숫자 나열에 그치고 말았다. 민간 기업이 비정규직을 얼마나 고용하고 있고, 얼마나 고용할지 명확하게 사회에 공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새롭게 논의가 필요하다.” 김유빈 “청년들의 박탈감이 컸던 것은 일자리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이번 전환은 2017년에 미리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변화는 미미했다. 민간에서 비정규직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이환 “민간부문에도 정규직 전환을 도입하는 법안이 제시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반대가 심해 도입되지 못했다. 일단 2년 동안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사용 사유가 아니라 기간에 제약을 두게 된 이유다. 그러나 기업은 당연히 2년 뒤에도 사람을 자르고 돌려 쓴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정규직을 금지하는 나라가 줄어들고 있어 쉽지 않다. 일자리가 늘어날지도 의문이다.” 김성희 “공공부문 모델에서 시비와 잡음이 생겼기에 민간부문으로의 확산은 불가능하다. 원래부터 강력한 의지는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한다. 청년 고용을 창출하는 민간 기업에 강력한 가점을 주는 방식을 도입해야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다만 이미 차별이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사용제한법’ 등은 효과가 떨어지고 촉진하는 제도를 써야 한다. 민간에서도 고용 공시제로 고용 창출에 대한 유인과 비정규직 활용에 대한 제재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유빈 “장려금 외에 뚜렷한 대책은 없다. 제재는 맞는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민간 기업의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장려금 정책이 운영된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나 내일채움공제 등 보조금이 있다. 공공기업은 청년 할당제도 운영한다. 문제는 경기가 악화하면서 기업에서 청년 임금을 올려주기 힘든 상황이다.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도 높지만 중소기업은 임금 자체가 열악하다.” -청년들이 민간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가 성역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이환 “맞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생애 소득도, 당장의 소득도 높다는 점에서 일종의 특권이 됐다. 이렇게 되면, 공공부문은 임금이라도 민간부문 평균보다 낮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직무라는 조건하에서 고용 안정성은 높으니 생애 소득은 비슷해야 한다. 임금은 직무능력으로 결정되어야지, 공공부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높게 받아서는 안 된다. 단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임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 김성희 “우리 사회는 (임금 등 격차 외에) 신분적 차별까지 횡행한다. 위를 크게 올리지 않고 밑을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세우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김유빈 “공기업이나 공무원 선호는 예전부터 계속 이어진 문제다. 코로나19 때문에 민간에서 고용 안정성이 더 떨어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위안부는 취업 사기” 류석춘, 日우익 매체에 재차 주장

    “위안부는 취업 사기” 류석춘, 日우익 매체에 재차 주장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일본 우익 성향 잡지에 “위안부는 취업 사기를 당한 것이다”고 재차 주장해 29일 논란이다. 류 교수는 최근 일본의 월간 ‘하나다’에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에 대한 한국 사회의 통념이 잘못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위안부 숫자는 부풀려진 것이고, 위안부가 곧 성노예라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는 우리 안의 위선과 모순을 덮어주는 일종의 마약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본군 위안부제 역시 공창제도의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매춘업자에게 취업 사기를 당한 것”이라거나 “강제로 연행당한 결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역사학계와 위안부 피해자의 강제 동원 주장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어 류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가, 학생들로부터 괘씸죄에 걸렸다”고 적기도 했다. 류 교수는 자신이 대학 강의에서 “토지조사사업이 한국 사람들 소유 농지의 40%를 일본 사람이나 일본 국가에 약탈당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한국의 역사 교과서가 잘못된 것임을 설명했다. 토지조사사업은 기존의 소유권을 근대적인 방법으로 재확인하여 세금을 정확히 징수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을 뿐”이라며 “한국 쌀을 일본이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갔을 뿐이라는 설명도 했다”고 했다. 산케이신문 “한국은 역사 왜곡을 그만두라” 이날 일본 우익 신문도 강제 징용 문제를 부정했다. 일본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이날 일본 군함도의 강제 징용 피해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한국 정부의 문제 제기가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한국은 역사 왜곡을 그만두라’는 사설을 통해 “국민징용령에 근거해 1944년 9월 이후 일을 한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측이 말하는 것과 같은 강제 노동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는 1999년 3월 펴낸 전문가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일제 강점기 징용이 불법 강제 노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한 201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도 강제 노역을 인정한 바 있다. 앞서 연세대는 류석춘 교수의 강의 중 발언과 관련해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으나, 서울중앙지법은 류 교수가 징계 취소를 요구하며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징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원칙 없이 말 바꾼 인천공항공사 노조 패싱 사과하고 대화 나서라”

    “원칙 없이 말 바꾼 인천공항공사 노조 패싱 사과하고 대화 나서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노노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측이 미숙한 대응으로 내부 분열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동조합의 참여와 이해관계자와의 협치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1일 보안검색요원의 직접 고용 방침을 구성원 협의조차 없이 단독으로 발표하면서 노조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모범적 사용자 역할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사측이 일관된 원칙 없이 대응하거나 노사 및 전문가 3자 협의체를 ‘패싱’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사 문제는 쟁점을 찾아 절충과 조절을 할 수 있지만, 노노 문제는 당사자 외에 누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사회적 취지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일관된 입장을 보여야 하는데, 노사전협의회에서 원칙 없이 입장을 계속 바꾸면서 양측의 기대만 더 부풀렸다”고 짚었다. 당초 2017년 12월 노사는 보안검색요원 등 생명·안전업무를 직고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지난 2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으로 입장을 바꿨다. 경비업법상 보안검색원을 용역업체에서 공사 소속으로 바꾸면 무기를 소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정규직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결정이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문제는 이처럼 정규직 전환이 미뤄지는 동안 또 다른 이해당사자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바로 공개경쟁 채용에 반발하는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들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3년 전 직고용을 결정하고서 바로 지금처럼 청원경찰 신분으로 정규직 전환을 했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그만두는 사람들을 충원하기 위한 채용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공공부문과 달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8년 1월 제2여객터미널 오픈을 앞두고 대거 인원을 뽑았다. 공사측의 사과와 대화 제안이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지난 21일 직고용 전환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사측이 노사전협의회의 전문가 위원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전환 방식을 유지하되 사측이 절차상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노동자들에게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규직 노조도 포용과 연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규직 전환은 아웃소싱됐던 필수 인력이 인소싱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1400여명인 기존 정규직 인원에 비해 전환되는 비정규직이 1900여명으로 많다 보니 정규직들은 앞으로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다”면서 “그동안 과도하게 낮았던 정규직 비율을 높이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에 벌어진 격차를 차츰 좁혀 가야 한다”고 했다. 상급노조 단체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정규직 노조가 협조하는 것이 노조의 정신”이라면서 “지금 투쟁 방식은 상급단체(한국노총)에서 제명할 성격”이라고 밝혔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들은 정규직 전환 계획을 알고 입사했기에 제한 경쟁을 요구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관악구는 우리가 지킨다”…범죄 없는 안전도시 조성 추진단 출범

    “관악구는 우리가 지킨다”…범죄 없는 안전도시 조성 추진단 출범

    서울 관악구가 ‘범죄 없는 안전도시 관악’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27일 밝혔다.우선 구는 그동안 개별 부서에서 추진하던 안전 관련 사업을 총괄할 부서로 여성가족과를 지정했다. 또 중장기 범죄 예방 안전사업 로드맵을 마련, 관악경찰서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으로 협력해 범죄 없는 안전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악구는 구청 6개 실무 부서와 관악경찰서로 구성된 ‘범죄 없는 안전도시 조성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관악구 관계자는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지역 사회 범죄 유발 요인을 인구통계학적 요인, 사회학적 요인, 물리적 환경 요인 등 종합적으로 분석해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범죄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여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추진단의 발대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한 해당 부서장, 관악경찰서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관악구 범죄 예방 사업 추진 현황 보고가 있었다. 이들은 범죄 유발지역 대상 심야시간 순찰 인력 운영, 안심 원룸 인증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신규 사업에 대해 검토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 추진단 운영하면서 범죄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범죄 없는 안전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국군 위안부’ 비극 마주해야 日 역사왜곡 막아”

    “‘한국군 위안부’ 비극 마주해야 日 역사왜곡 막아”

    日 위안부 제도, 한국전쟁 때로 이어져 채명신 장군 회고록 등에 기록돼 있어 성착취당한 위안부 전국에 300명 추정 軍 “확인 어려워… 위령사업 계획 없다” “잘못된 역사 인정해야 日 책임도 성립… 2기 진실화해위원회서 진상규명 기대”“일본군 위안부는 한국군 위안부라는 아픈 과거사로 이어졌습니다. 일본군 장교 출신의 한국군 장교들은 동족과 싸워야 하는 군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고스란히 심은 겁니다.” 20여년간 한국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진상조사를 하고 사과할 때”라며 “자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도 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1996년 김 교수가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애를 들을 때였다. “한국군 위안부가 있었다”는 말에 놀라 “일본군 위안부요?”라고 되물었다. 당시 주민들과 주둔했던 미군은 “군이 줄지어 서 있는 장면을 봤다. 낮엔 밥과 빨래 등을 하고, 밤엔 성착취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위안부는 일반 병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제5 보급품’이었다. 채명신 장군의 회고록 ‘사선을 넘고 넘어’에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 육군은 사기를 북돋우려고 60여명을 1개 중대로 하는 위안부대 3, 4개를 운용했다. 예비부대로 빠지면 위안부대를 이용할 수 있었다. 장병들의 화제는 모두 위안부대 건이었다. 용감하게 싸워 공을 세운 순서대로 티켓을 나눠 줬고, 훈장을 받았다면 우선권을 줬다.” 1956년 육군본부가 출판한 ‘후방전사(인사편)’의 ‘특수 위안대’ 관련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 3개 소대와 강릉 3개 소대에 약 128명의 한국군 위안부가 있었다. 김 교수는 “춘천, 원주, 속초 등지와 1953년 추가된 4개 소대를 합하면 전국에 약 300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수위안대 실적 통계표’에 따르면 1952년 서울·강릉의 위안부 89명이 20만명이 넘는 군인을 ‘위안’했다. 위안부 1명이 하루 평균 6명 이상에게 성착취를 당한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 여성이나 부역자라는 죄목으로 여성들이 동원됐다”고 주장한다. 고 리영희 교수는 회고록 ‘역정’에서 “방공호에서 사병들의 동물적 욕구를 해소케 하는 은전을 베풀었는데, 병사 한 명이 자기 고향에서 흘러온 아가씨를 만나 눈물에 젖었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북한 여성을 납치한 군인은 ‘미안하지만 우리는 일본인과 달리 정이 통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눈물만 쏟았다. 피란을 가지 못한 의대생이던 정모씨는 김 교수에게 “친구 3명과 부대 장교 4명에게 배정됐지만 한 군인(남편)의 부탁으로 빠져나왔다. (헤어진 친구는) 상상에 맡긴다. 못다 한 얘기는 가슴에 묻고 관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없었다면 한국군 위안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역사왜곡에 정면 반박했다. 한국군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연장선에 있다. 특별 위안대가 설치될 당시 장석윤 육군본부 후생감(휼병감)은 10여년을 일본군, 만주국군에서 복무했다. 그는 ‘친일인명사전’에도 기록됐다. 군은 외면한다. 육군 관계자는 “한국군 위안부 관련 진상조사는 한 적이 없다”면서도 “후방전사 인사편 외 구체적인 사료나 자료가 없어 추가 사실 확인이 어렵다. 관련 희생자 위령사업 등도 별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들을 조사했지만 군 위안부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만연했던 성범죄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일본군 위안부처럼 한국군 위안부가 주 2회 군의관에게 성병 등을 검진받게 했기에 관련 자료가 남았을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연말쯤 꾸려질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기대를 건다. 그는 “내년에 적극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글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70년간 외면한 한국군 위안부 300여명…“아픈 과거사 직면할 때”

    70년간 외면한 한국군 위안부 300여명…“아픈 과거사 직면할 때”

    일본군 위안부는 한국군 위안부라는 또 다른 아픈 과거사로 이어졌다. 일본군 장교 출신의 한국군 장교들은 동족과 싸워야 하는 군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고스란히 심었다. 일본 우익에서는 한국군 위안부를 두고 피장파장의 오류로 왜곡시키기도 한다. 1996년부터 한국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 교수는 이를 반박한다. 그는 “우리 정부가 한구군 위안부라는 아픈 과거사에 대해 진상조사하고 사과할 때”라며 “자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도 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1951년 5, 6월부터 전선이 지금의 휴전선 부근으로 교착되며 지난한 장기전이 시작됐다. 이에 한국군은 전선에서 조금 남쪽으로 떨어진 지역에 공식적으로 ‘특수 위안대’를 만들었다. 군의 공식 문서에 확인된 곳만 서울, 강원 강릉, 춘천, 원주, 속초에 이른다. 때로는 최전선에서 교대휴식하는 병사들에게 여성들을 출동시켰고, 섬에 있는 부대에는 따로 위안부를 배치했다. 당시 서울은 행정 복구가 덜 된 데다가 일제시대부터 있던 군부대 시설에 떨어져 있었기에, 서울에서 군 위안부는 민간인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그러나 군이 마을을 빼앗아 주둔하던 속초는 달랐다. 속초 주민들과 주둔하던 미군 폴 팬처는 “시청 인근에 있던 군 위안부 앞에 육군이 줄지어 서 있는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 이들은 부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낮에는 밥과 빨래 등 일을 노예처럼 하고, 밤에는 성착취를 당했다”고 증언한다. 위안부는 일반 병사들이 ‘총알받이’를 한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제5 보급품’이었다. 고위 장교들은 북에서 데려온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포로를 ‘첩’으로 삼았는데, 병사들이 이를 좋게 볼리도 없었다. 납치된 이북 여성이나 북한군이 점령할 당시 부역했다는 죄목으로 여성들이 위안부로 동원됐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장교들은 일반 병사에게 너희들도 북에서 여성들을 데려와 같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채명신 장군의 회고록 ‘사선을 넘고 넘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당시 우리 육군은 사기 진작을 위해 60여명을 1개 중대로 하는 위안부대 3, 4개를 운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예비부대로 빠지기만 하면 사단 요청에 의해 모든 부대는 위안부대를 이용할 수 있었다. 5연대도 예비대로 빠지기도 전부터 장병들의 화제는 모두 위안부대 건이었다.……우리 연대는 위안부대는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싸워 공을 세운 순서대로 티켓을 나눠줬고, 훈장을 받았다면 우선권을 줬다.” 한국군 위안부에 대한 육군과 장교들의 기록 한국군 위안부의 규모는 군 공식 기록을 통해 추산할 수 있다. 1956년 육군본부가 후방 지원 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 ‘후방전사(인사편)’를 펴내면서 특수 위안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서울 1개 소대와 강릉 3개 소대(총 79명)라는 기록과 서울 3개 소대와 강릉 1개 소대(총 89명)를 적은 표를 종합하면, 서울 3개 소대와 강릉 3개 소대에 약 128명의 한국군 위안부가 있었다. 김 교수는 “여기에 춘천, 원주, 속초 등의 위안부와 1953년 서울에 추가로 설치된 4개 소대를 합하면, 전국 위안부는 약 300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또한 ‘후방전사’의 ‘특수위안대 실적 통계표’에 따르면 서울과 강릉의 4대 소대에서 위안부 89명이 1952년 한 해에만 20만명이 넘는 군인을 ‘위안’했다. 단순 계산하면 위안부 한 명이 하루 평균 6명 이상의 군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것이다. 소대별로 들여다보면 서울 제2소대(중구 초동 105번지)가 그해 8월 1명의 위안부가 상대한 군인수가 한달 평균 269.6명(하루 8.7명)으로 가장 많았다. 1952년 4월과 8월 강릉 제1소대(강릉 성덕면 노암리)에서도 30명의 위안부가 1명당 한달 평균 266.7명(하루 8.6명)을 ‘위안’했다. 1954년 3월에야 특수 위안대는 없어졌다. 김 교수는 “이들은 직업 여성이 아니라 대부분 납치된 여성”이라고 주장한다. 목격자들이 “치장하지 않은 매우 어린 여성으로 보였다”고 증언하고, 한 북파 공작원은 김 교수에게 “자기가 살던 마을에서 여성을 납치해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고 리영희 교수도 1988년 첫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역정’에서 “낙산사 주변 방공호에서 사병들의 동물적 욕구를 해소케 하는 은전을 베풀었는데, 병사 한명이 자기 고향에서 흘러온 아가씨를 만나 눈물에 젖었다”고 적었다. 복수의 증언자의 소개로 김 교수는 한국군 위안부로 추정되는 여성들을 찾았다. 이들은 “나는 자식들을 키웠을 뿐”이라며 낯선 연구자에게 울음만 토해냈다. 다만 당시 의대생이던 정씨는 국군에게 부역자로 몰려 위안부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 피난을 가지 못한 학생들과 인민군을 치료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씨는 “○○여대다. ○○여중생이다 하면 모두 빨갱이로 몰려 총살을 당했다. 국군들은 우리를 인민군에게 버림받은 찌꺼기로 여겼다. 친구 3명과 나는 부대 장교 4명에게 배정됐지만 한 군인(남편)의 부탁으로 빠져나왔다. (헤어진 친구 3명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긴다. 못 다한 얘기는 가슴에 묻은 채 관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원류가 조선시대 기생제?” 한국군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특별 위안대의 설치·운영 책임자는 육군본부 후생감(휼병감)이다. 위안대가 만들어진 1951년 무렵 부임한 장석윤 후생감은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10여년을 일본군, 만주국군에서 복무했다. ‘친일인명사전’에 기록된 그의 뒤를 이은 김병길 후병감도 태평양 전쟁 당시 학도병 출신이었다. 김희오 장군은 회고록 ‘인간의 향기’에서 “우리 중대에도 주간 8시간 제한으로 6명의 위안부가 배정됐다. 이는 과거 일본군대 종군 경험이 있는 일부 연대 간부들이 부하 사기 앙양을 위한 발상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정면 반박한다. 조선시대에는 군 위안부가 없었고 일제시기부터 생겨났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조선시대 전통적 기생은 예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일본이 강화도 조약을 맺고 제물포(인천) 등지를 조차하면서 예인이 지워진 기생이 등장하고 러일전쟁 때 확산됐다. 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없었다면 한국군 위안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역사 왜곡도 경계한다.장군들의 회고록에는 위안부에 대한 반성이나 문제의식을 찾기 쉽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공론화가 한국군 위안부의 ‘불편함’을 일깨웠다. 김 교수는 “상급 장교들은 ‘자신을 왜 일본군 취급을 하느냐’며 위안부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북한 여성을 납치한 군인은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일본인과 달리 정이 통한다’고 변명했다. 또 다른 군인은 ‘위안소를 이용하면 빨리 죽는다는 소문이 돌아 나는 이야기만 나눴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고 리영희 교수는 “사실 내가 강릉 부대에 있을 때 위안부를 만났다. 그때는 내가 인권 의식이 부족해서 전쟁 체험담으로 기록을 했는데, 부끄럽다”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군 당국은 한국군 위안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교수가 2002년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외압도 이어졌다. 당시 재직하던 학교를 통해 청와대와 국방부는 ‘조용히 연구하라’고 전했다. 지금도 군은 한국군 위안부에 대해 함구하며 외면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한국군 위안부 관련 진상조사는 한 적이 없다”면서도 “후방전사 인사편에는 특수 위안대 관련 일부 내용이 기술돼 있으나 지금까지 기술된 내용 외에 구체적인 사료나 자료가 없어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관련 희생자 위령사업 등에 대해 현재 별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군 경력이 있는 일부 한국군 간부들이 위안부를 설치·운영했다’는 “학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육군에서 언급할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픈 과거사 진상조사해야…일본에도 더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김 교수는 공개되지 않은 군 자료 가운데 진상의 실마리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본다. ‘후방전사’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일본군 위안부처럼 한국군 위안부가 일주일 2회 군의관에게 성병 등을 검진받도록 했다. 기초 신상과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는 단서가 기록됐을 것으로 본다. 발굴 작업은 김 교수의 은퇴 이후 연구 목표이기도 하다.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여러 민간인 학살 사건을 조사했지만 군 위안부는 다뤄지지 못했다. 전쟁 중 만연했던 성범죄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여순 사건 등 직권조사한 사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피해자나 유가족이 신청한 사건을 조사했기 때문이다.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이 만들어지기 전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김 교수는 성폭력 사건과 한국군 위안부를 다루자고 제안했지만,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김 교수는 지난 5월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연말쯤 꾸려질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교수는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속보] ‘위안부는 매춘’ 발언 연세대 교수 유튜브에 학생 반발

    [속보] ‘위안부는 매춘’ 발언 연세대 교수 유튜브에 학생 반발

    지난해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던 류석춘(65)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일부 연세대생들은 유튜브를 통한 류 교수의 발언이 ‘2차 가해’라며 반발했다. 류 교수는 지난 1일 유튜브에 ‘류석춘의 틀딱TV’를 개설한 뒤 10개의 동영상을 올렸으며 구독자수가 1000명을 넘어 12일에는 첫 생방송도 했다. 류 교수는 “‘틀딱(틀니+딱딱)’은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라며 “중년, 장년을 거쳐 노인으로 들어가는 시기에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일부러 ‘역발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했다. 지난해부터 학교에 류 교수 파면을 요구해온 일부 연세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류 교수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본인의 성폭력 발언을 전면 부정하고 오히려 2차 가해를 일삼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류 교수의 영상을 ‘증오 또는 악의적인 콘텐츠’로 신고하자”고 제안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오는 8월 정년퇴임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회공헌 공든 탑 쌓는 SK… ‘낭만’ 아닌 ‘생존’ 방법

    사회공헌 공든 탑 쌓는 SK… ‘낭만’ 아닌 ‘생존’ 방법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위기감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측정해 공개·관리 선한 영향력, 기업 새 동력 삼으려는 것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코로나 시대에 ‘기이한’ 행동으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남들은 버티기도 어렵다고 호소하는 마당에 ‘공동체의 행복’ 같은 알쏭달쏭한 말을 쏟아낸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회적기업에 투자를 멈추지 않는가 하면 장애인 고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회사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금액으로 측정하는 작업에도 열중이다. 무슨 이유에설까. 11일 만난 장용석(52)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로부터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사회학을 전공한 장 교수는 사회혁신, 조직이론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SK그룹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조언과 질책을 이어 가고 있다. 장 교수는 “SK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낭만적인’ 시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금껏 쌓아 온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창출되는 선한 영향력을 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정체성을 바꾸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거란 불안감이 깔렸다”고도 진단했다. 최 회장은 연일 ‘세이프티넷’(Safetynet)을 강조한다. 쉽게 ‘안전망’으로 번역할 수 있겠지만 그 의미를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 교수는 이를 궁극적으로 기업과 국가, 시민사회가 구축해야 할 ‘사회안전 플랫폼’으로 이해했다. 그는 “고용, 복지 등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안전망은 그야말로 최소한”이라면서 “세이프티넷은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에서도 공유 인프라를 만들어 공동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자는 시도”라고 말했다. SK그룹 각 계열사는 매년 회사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SV)를 측정해 공개한다. 국내 기업 중 SK 외 어느 곳도 하지 않는 시도다. 기업들이 꺼리는 부정적인 부분이 있어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측정해야 관리할 수 있고 또 개선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 장 교수는 “지금은 SK만의 무모한 시도로 보이지만 앞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로도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곳곳에서 자국중심주의가 횡행한다. 긴밀히 연결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것이다. 장 교수는 “그럴수록 보편적 규범에 부합하는 가치들이 중요하다”면서 “환경, 인권, 삶의 질 나아가 행복 등의 가치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려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6·25참전’ 장정열 전 병무청장 별세

    ‘6·25참전’ 장정열 전 병무청장 별세

    장정열 전 병무청장이 11일 별세했다. 87세. 1933년 태어난 장 전 청장은 1950년 6월 육군사관학교 생도 2기로 입교해 생도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육군 교육사령관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고 1984년 중장으로 예편했다. 1985년 2월부터 1987년 12월까지 제5대 병무청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에 따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직접 고인의 자택을 방문해 유공자 명패를 달아 주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성숙씨와 장호진 전 외교부 대사,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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