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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가톨릭에 70년간 아동 33만명 성적 학대 당했다

    프랑스 가톨릭 성직자 및 관계자들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한 아동이 지난 70년 동안 33만명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간됐다. 프랑스 사회가 공분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감을 표명했다. 현재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아일랜드, 호주 등지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교회 내 성학대 독립위원회의 장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부록까지 30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피해 구제를 촉구했다. 법조인, 의사, 역사학자, 사회학자, 신학자 등 22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17개월 동안 교회, 법원, 경찰 기록 보관서 자료를 검토하고 6500통의 제보에 기반한 목격자 인터뷰를 진행해 진상을 규명했다. 소베 위원장은 “조사 결과 최소 2900~3200명의 성직자와 신도들이 21만 6000명에 대한 성 학대 행위에 가담했고, 교회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가해행위까지 더하면 피해자 수는 33만명으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피해자의 약 90%는 남자아이들이고, 상당수는 10~13세에 피해를 당했으며, 성적 학대를 당한 남녀의 약 60%가 이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베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사위는 아동 성애자들이 교회에 남을 수 있었던 제도적, 문화적 문제점을 조사하고 45개 개선방안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교회의 공식 사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이 45개 권고안에 담겼다.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가해자 처벌 및 수십억 유로 규모의 배상을 요구했다. 피해자 단체를 운영하는 프랑수아 데보는 “보고서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어둡고 비참한 행동에 관한 기록”이라고 총평했다. 또 다른 피해자 단체를 이끄는 올리비에 사비나크는 “13세 방학 때 성당이 주관한 캠프에 참가했다가 지도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나는 그때 너무 어려서 신부가 내 옷을 절반쯤 벗기고 더듬기 시작할 때야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하며 진상조사의 뒤늦음을 질책했다. 에리크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은 “간담이 서늘한 조사 결과”라면서 “학대를 당한 모두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보고서를 접한 뒤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반지성주의’라는 이름의 바이러스

    [강남순의 낮꿈꾸기] ‘반지성주의’라는 이름의 바이러스

    ‘반지성주의’라는 바이러스가 한국 사회 곳곳을 병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육체에 치명적인 병을 준다. 눈에 보이기에 알아차리기 쉽다. 그러나 반지성주의 바이러스는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런데 반지성주의라는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못지않게 우리의 마음과 정신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나’만이 아니라 무수한 ‘너’들, 그리고 그 ‘나’와 ‘너’가 모여 살고 있는 이 사회 전체를 거짓, 왜곡, 증오, 혐오로 병들게 한다. 반지성주의는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 교육의 의미, 철학적 사유를 비하한다. 예술, 문학 등과 같이 손에 잡히지 않는 가치를 하찮게 여긴다. 과학이나 합리적 사유 또는 비판적 사유를 신뢰하지 않는다. 반지성주의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자기 이득의 증대와 권력의 확장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만이 최고의 기준일 뿐이다. 리처드 호프스태터가 1963년에 출간하고 1964년에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에서의 반지성주의’는 지금도 반지성주의적 편견과 프로파간다에 대한 논의를 할 때 중요한 자료로 등장한다. 호프스태터는 반지성주의를 미국의 토대를 놓은 개신교에서 그 뿌리를 찾는다. 지적인 탐구보다 영혼에 우선성을 둔 개신교의 전통이 미국 사회에 반지성주의를 확산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물론 미국의 정황과 한국의 정황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지성주의적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다양한 폐해를 낳고 있다. 반지성주의에 대한 조명이 중요한 이유다. 호프스태터는 반지성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간결한 정의를 내리지는 않는다. 반지성주의는 단일한 형태로서가 아니라 시대와 정황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호프스태터의 분석에 따르면 반지성주의는 정신적 삶(life of mind)에 대해, 그리고 그러한 정신적 삶과 연결돼 있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하고 의심하는 태도나 생각이 지닌 공통의 끈을 지칭한다. 그런데 정신의 삶, 마음의 삶이란 무엇인가. 정신의 삶이란 인간이 지닌 이성과 합리성에 기반해 성찰하고 추론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코로나19 위기 동안 반지성주의는 과학과 전문가에 대한 불신의 현상으로 드러난다. ‘트럼프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은 트럼프의 전형적인 반지성주의를 맹종한다.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등에 대한 불신,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한 부정은 물론 의학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의 연구와 조언을 모두 의심하고 불신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를 공격하면서 “파우치 해고”(Fire Fauci)라는 정치적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 대해 스톡홀름대학의 언론학 교수인 크리스텐센 교수는 “반지성주의는 미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 사태에서 트럼프와 그의 신봉자들이 보여 준 것은 정치적 반지성주의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반지성주의가 다른 옷을 입고서 한 사회를 지배할 때, 그 사회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종교적 반지성주의는 진화론을 부인하고 창조과학을 주장한다. 또한 이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성찰이 아닌 ‘무조건 맹신’을 진정한 신앙이라고 가르친다. 그뿐인가. 2021년 9월 28일 예수교 장로회 통합 교단의 대학인 ‘장로회신학대학교’의 총장직 인준을 했다. 총회에서 K총장은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성경적 가치와 교단 기준을 따라서 동성애는 죄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다. 우리 교수들이나 직원, 학생들도 동성애는 죄라고 믿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결국 총대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인준을 받아서 이제 2025년까지 4년 동안 장신대 총장으로 일하게 됐다. 1973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동성애를 정신과 진단명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 ‘성적 지향’이라는 것은 의학, 심리학, 사회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장기간의 연구로 내려진 결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은 전혀 상관없는 듯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가르치는 대학교를 이끌 총장이 ‘교수·직원·학생’ 들까지 호명하면서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동성애는 죄’라고 확실하게 믿는다고 천명한다. 정녕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무지’를 가장하는 것인가. 이것에 대한 답은 본인만이 알 것이다. 그 어떤 것이든 이렇게 전형적인 반지성주의를 드러낸 ‘지도자’에게 주어진 대가는 ‘총장 권력’이다. “인문학이라는 것은 공학이나 자연과학 분야를 공부하며 병행해도 되는 것이며 많은 학생이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이 법학, 종교, 예술, 언어, 문학, 철학, 역사, 고고학, 고전, 인류학, 인문 지리학 등 다양한 전공 영역으로 이루어진 인문학이 이토록 방대한 분야라는 것에 대한 기본지식조차 없다. 반지성주의의 구성요소인 ‘무지’의 전형이다. ‘알지 못함’이라는 무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 무지를 권력 확장에 이용하고 결과적으로 타자들까지 그 무지의 덫에 갇히게 한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커졌습니다.… 더이상 회사를 다니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그로 인해 경제 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과 이 모든 것의 원인이 과도한 업무일 것이라는 것을 회사가 인정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천대유’의 1호 직원으로 6년여를 일하고서 이명과 어지럼증으로 심한 건강의 위기를 맞게 돼서 ‘성과급과 위로금’의 명목으로5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는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의 변이다. 그런데 더이상 일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그가, 놀랍게도 조기 축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권유로 그 회사에 지원해 입사했다고 하는데, 정작 그 아버지는 아들이 이러한 엄청난 금액의 퇴직금을 받았는지조차 최근까지 ‘몰랐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명이나 어지럼증’의 증상만으로는 산재로 볼 수 없으며, 증상이 아닌 명확한 질병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최소한의 상식, 논리성 그리고 합리성을 작동시킨다면 이러한 과정이나 변명 자체가 지닌 지독한 맹점들을 쉽사리 발견해 낼 수 있다.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로서 활동하는 사람 속에 반지성주의가 제2의 DNA처럼 녹아 있다. 모든 시대나 모든 문화는 반지성주의의 고유한 형태를 발명한다. 동성애자, 장애인, 외국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대인을 ‘괴물’로 만든 히틀러의 반지성주의는 인류 역사에 돌이킬 수 없는 ‘인류에 대한 범죄’를 가능하게 했다. 반지성주의의 지독한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지성주의는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 사회, 국가 전반에 갖가지 혐오, 배제, 억압의 가치를 바이러스처럼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성차별, 인종차별, 계층차별, 성소수자 차별, 외국인 차별, 타 종교 차별, 장애 차별 등을 국가 사랑, 신(神) 사랑 등의 이름으로 자연적인 것으로 만든다. 차별적 가치가 은닉된 전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교육과 비판적 사유의 힘을 무력화시킨다. 반지성주의의 전형인 ‘비판적 사유의 부재’는, 한나 아렌트의 경고대로 ‘인류에 대한 범죄’와 같은 ‘악’(evil)으로 이어진다. 반지성주의는 공적 교육을 얼마나 받았는가와 상관이 없다.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비판적 사유, 합리성의 존중, 공공선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전문가, 지성인,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또는 미디어에 대한 지독한 불신이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이러한 불신은 그들이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그들의 반지성주의로 인한 불신이 역으로 다른 얼굴의 반지성주의를 등장하게 할 가능성과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지성주의의 릴레이’다. 이러한 반지성주의는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을 지배하고 있다. 크리스텐센 교수는 “반지성주의는 미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 말은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반지성주의는 한 개인을 파괴하고 그가 속한 한 사회를, 그리고 이 세계를 파괴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바이러스인 것이다. 비판적 사유하기의 연습, 지속적인 자기 학습, 타자와의 인내심 있는 대화를 통해서 ‘나·우리 속의 반지성주의’라는 바이러스를 적극적으로 물리쳐야 할 것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남성 혐오 ‘집게 손가락’ 주목한 CNN…“안티 페미니즘이 원인”

    남성 혐오 ‘집게 손가락’ 주목한 CNN…“안티 페미니즘이 원인”

    미국 CNN방송이 한국에서 광범위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 ‘집게 손가락’ 제스처에 대해 집중 진단했다.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손가락 기호를 시작으로 각종 광고, 홍보 포스터가 ‘남성 혐오 상징’이라고 왜곡하면서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이들의 공격과 압박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3일(현지시간) ‘왜 한국 기업은 손 제스처에 불안해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집게 손가락을 둘러싼 논란을 전하며 한국의 반(反) 페미니즘 정서에 대해 분석했다. 한국에선 지난 5월 GS편의점의 캠핑 포스터에서 집게 손가락 이미지가 논란된 이후 20개가 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제품에서 ‘페미니스트의 상징’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것을 삭제했다. 최소 12개 기업이나 기관은 남성 고객을 달래기 위해 사과문까지 냈다.CNN은 이런 논란을 ‘젠더 전쟁’(gender war)이라고 부르면서 그 원인을 젊은 남성 사이에 팽배한 안티 페미니즘 때문이고 분석했다. CNN은 “한국 사회는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젊은 남성은 관련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다고 느낀다”면서 “이에 성난 남성들이 페미니스트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서가 커지면서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하지만 일부 남성이 제기하는 이 같은 주장에 기업들까지 큰 낭패를 겪고 있다. 원래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더라도, 한번 논란이 되면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손가락 논란은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8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로스트 아크’에서 엄지와 검지가 닿을 듯이 가깝게 보이는 아이콘이 논란이 됐다. 문제는 이 아이콘이 쓰인 지 3년도 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성적 모욕’이라며 삭제를 요청하자 스마일게이트는 재빨리 이를 수용했다.커뮤니케이션 그룹 피알원의 노영우 컨설턴트는 “손가락 이미지는 복잡한 은유와 상징이다. 이미 사회적으로 오명을 띠게 됐다”며 “일단 논란에 말려들게 되면 일일이 설명해서 납득시키는 건 힘들다”며 “삭제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문제는 계속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CNN은 “안티 페미니스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들은 정부나 민간 기업이 의도적으로 페미니스트 의제를 추진하려고 음모를 꾸민다고 보고, 이를 반성하도록 몰아붙이고 있다”고 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이 손가락 논란을 사과하는 것 자체가 페미니즘을 위축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주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논란은 1950년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겠다고 벌인 매카시즘과 같다”며 “기업을 향한 이런 공격은 유리 천장 문제나 가사노동 분담 등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성 불평등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어쩌면, 부적절한 요구/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어쩌면, 부적절한 요구/글항아리 편집장

    뛰어난 작가들은 주류적 사고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벗어나거나 앞서려 한다. 이때 발목을 잡는 요소가 여럿이지만, 그중 출판 편집자도 있다. 편집자들은 종종 권위와 시류, 혹은 독자가 좋아하리라 예상되는 내용과 문체를 근거로 작가에게 의견을 내고, 작가는 이따금 이를 따르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 게이인 R 작가가 책의 얼개를 짜서 보내왔을 때의 내가 그랬다. 이십대인 작가의 생활 외에 연원을 더 거슬러가 십대 시절 겪은 성 정체성의 혼란, 부모와의 갈등, 커밍아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연대기적 서술을 제안한 것인데, 이는 큰 실수였다. 작가가 현재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인과성이나 역사성에 매몰되지 않는 전략적 서술을 택해 자신을 뻔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려던 것인데, 나는 독자들이 드라마적 구도 속에서 그의 삶을 무난하게 받아들이길 원했던 것이다(그는 다행히 제안을 거절했다). 논픽션 작가 존 맥피가 ‘네 번째 원고’에서 주제보다는 늘 연대기적 서술이 압도하는 것에 염증을 내며 주제 중심의 구조가 갖는 매력을 얘기했음에도 나는 금세 타성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사고는 작가와 학자들이 퇴행하도록 부추기거나 혹은 그들이 편집자를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요구가 책의 역사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지 못한 채 편집자들이 작가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어둡지 않게, 밝은 결론으로 맺어 주세요.” 드라마는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시청자처럼 우리는 통속적인 드라마와 같은 결말을 청하곤 한다. 고난을 이기고 희망을 갖는 모습을 독자에게 보여 달라는 주문이다. 미성년자의 성매매 기록인 ‘악취’를 편집하면서 나는 작가에게 10~20대 독자를 위해 단단한 모습과 자책보단 사회 비판을 해 달라고 말했다. 글 쓰는 과정 자체가 사람의 생각과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이런 견해가 편협하거나 일방적인 것만은 아니리라. 하지만 이는 수렁에 빠져 방황하는 삶은 발설되기에 아직 무르익지 않았으며, 스스로 정돈되지 않은 삶은 존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편견을 여전히 품고 있다. 소비에트 시절 국가기구는 쇼스타코비치에게 낙관적인 쇼스타코비치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는 모순어법으로, 쇼스타코비치가 낙관적인 사람이 되는 순간 우리는 그의 음악을 잃을 것이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자유죽음으로 생을 마쳤던 장 아메리는 자살하려는 이들의 어둠은 결코 완전히 밝혀지지 않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심리학, 사회학의 연구 성과를 들이대며 그런 학문이 삶의 횃불이 돼 줄 거라고 말하는 이들의 무지몽매함을 지적한 바 있다. 편집자들 역시 죽음보다는 늘 생의 밝은 면을 보여 주길 원하고, 죽음을 향한 작가의 의지는 감춰 두길 바란다.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를 편집하면서는 나도 죽음을 회피했다. 작가에게 ‘자유죽음에 관하여’라는 글은 제발 넣지 말자고 했고, 저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결국 뺐다. 사회적 쓸모를 기준으로 “몸과 정신 능력의 어떤 지점에서 스스로 죽음을 집어들겠다”는 발언은 이성과 감성능력이 절정일 때 저자가 예리하게 결심한 바였다. 이때 나는 자살관여죄에 걸리기라도 한 듯 자신의 두려움을 앞세워 결국 독자들이 죽음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볼 기회를 앗아갔는지도 모른다. 부정적인 제목은 피할 것, 혐오스런 이미지는 표지에 쓰지 말 것, 핏빛이나 벌레처럼 징그러운 것은 드러내지 말 것…. 편집자들은 혐오감정과 무난함, 다수성을 내세워 시도하지 않는 것이 많고, ‘부정성’이 드러나야 할 때조차 그것을 막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작가들은 주류의 사고를 거스르며 탄생하는 것이고, 많은 이가 완벽히 안정된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은 어둠을 깊이 통과하거나 헤치고 나가는 하나의 수단이다. 대중과 만나는 책에서 ‘창조의 통속화 과정’은 불가피할지 모르나 창작의 과정을 십분 이해한 다음 그것이 뒤따라야 한다.
  • 50억 퇴직금에 뿔난 2030 “벼락거지 됐다”

    50억 퇴직금에 뿔난 2030 “벼락거지 됐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병채(31)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휩싸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7년간 일하고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2030세대가 박탈감에 분노하고 있다. 자산 격차에서 뒤처진 청년들은 ‘벼락거지’ 신세를 절감한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안모(31)씨는 27일 “벼락거지에서 탈출하려고 적은 월급을 모두 주식에 넣고 발버둥을 쳐봤자 힘 있는 부모를 둔 사람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고 말했다. 직장인 곽모(29)씨도 “매주 로또를 사면 뭘 할까 싶다. 로또 1등 당첨금보다 많은 액수에 박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논란이 되자 곽씨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몸이 상할 정도로 열심히 일해 벌어들인 정당한 대가”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어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빗대 “나는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이라고 했다. 이런 해명은 2030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한 네티즌은 “더 심하게 몸이 상하도록 일을 하면서 산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2030이 수두룩하다”며 “그런 변명 자체가 노동 감수성이 전혀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오징어게임 팬들로 구성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오징어게임에 참가하는 이들은 대부분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채무를 지고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라며 “아버지의 소개로 회사에 입사한 곽씨가 50억원이라는 거액의 금액을 지급받은 현실과 비교해 보면 적절치 않은 비유”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오십억게임’, 국민의힘을 빗댄 ‘아빠의힘’ 등의 포스터를 만들어 곽 의원 부자를 꼬집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정의 관점에서 정권을 비판했던 곽 의원이 정작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년들은 ‘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다’는 좌절감에 빠진다”며 “여전히 ‘부모 찬스’가 통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려운 취업시장과 자산 불평등을 겪는 2030의 박탈감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정치와 법’·’사회문화’를 한 과목으로? 교육과정 개정 진통

    ‘경제’·‘정치와 법’·’사회문화’를 한 과목으로? 교육과정 개정 진통

    차기 교육과정인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사회 일반선택과목을 현행 9과목에서 4과목 이하로 감축하는 방안을 놓고 교육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경제’와 ‘정치와 법’, ‘사회·문화’ 등 일반사회 세 과목을 한 과목으로 줄이는게 불가피한데, 고교 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경제교육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는 지난 7월 4차 회의에서 “탐구영역 교과의 일반선택과목을 4개 이내로 감축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내놓았다. 현행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탐구영역 교과의 일반선택과목은 사회 9과목(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한국지리·세계지리·동아시아사·세계사·경제·정치와 법·사회문화)과 과학 4과목(물리학Ⅰ·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체제로 이들 과목은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의 선택과목이기도 하다. “뿌리가 다른 학문 어떻게 한 과목에 담나... 민주시민·경제교육 약화 불보듯”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의 보통교과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 진로선택과목으로 나뉘는데,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선택과목이 일반선택과 융합선택, 진로선택으로 세분화된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과목이 융합선택과 진로선택 과목에서 개설돼 학생들이 이수하도록 하려면 일반선택 과목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취지다. 위원회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기초 및 탐구영역의 일반선택 과목 수를 적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이같은 권고안에 일반사회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고안에 따라 사회 9과목을 4과목 이내로 감축하려면 ‘경제’와 ‘정치와 법’, ‘사회·문화’ 등 3과목을 1과목으로 줄이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과목 안에 세 과목을 압축적으로 담아야 하나 경제학과 법학, 정치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 각기 다른 갈래의 학문을 한 교과로 묶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는 세 과목 중 한 과목만 일반선택과목으로 남겨두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경제와 법, 정치 교육의 위축을 초래한다고 교수들은 지적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사회·문화’는 비교적 쉬운 과목으로, ‘경제’ 및 ‘정치와 법’은 학습 부담이 큰 과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김명정 강원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고려해 ‘사회·문화’를 일반선택과목으로 남기고 경제와 법, 정치 영역을 융합선택·진로선택과목으로 편성하면 학생들은 이들 과목을 더욱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제와 법, 정치 영역은 초·중학교에서 수업 시수가 부족해, 고등학교에서 반드시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한다는 교육부의 구상과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사범대학 및 교육대학 일반사회 영역 전공 교수 협의회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과 헌법 등 민주시민교육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것이며 시민교육과 경제교육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엇박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융합선택·진로선택과목으로 깊이있는 학습” vs “‘경제’ ‘정치와 법’ 기피 심화” 특정 과목을 일반선택과목에서 제외하는 문제로 인한 갈등은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불거져왔다. 현행 대입제도에서는 특정 교과가 일반선택과목에서 제외되면 수능 응시과목에서도 제외되는 수순인 탓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수학에서 ‘기하’ 과목이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고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에서도 제외돼 수학·과학계의 반발을 낳은 바 있다. “수능 응시 과목에서 제외되면 교과의 위상이 약화된다”는 우려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해소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제나 민주시민 등의 영역을 융합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연계해 학습할 수 있다”면서 “수능을 위한 일반선택과목보다 더 의미있는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와 맞물린 대입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계의 우려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능의 영향력이 대폭 줄고 학생들의 선택과목 이수 현황이 중시되는 대입제도가 필요하나 교육부는 2024년에야 새 대입제도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현행 교육과정에서 사회 영역의 진로선택과목은 ‘쉽고 말랑말랑하게’ 접근한다”면서 “경제와 법, 정치 영역이 형해화되고 배움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의 논의와 교육과정 심의회의 심의, 공청회 등을 거쳐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에 2022 개정교육과정의 주요 사항을 발표한다.
  • 보복행위·녹취록 폭로전… 택배 ‘을의 전쟁’ 중재자가 없다

    보복행위·녹취록 폭로전… 택배 ‘을의 전쟁’ 중재자가 없다

    “점주 마스크 빼돌려 항의하자 해고 시도”“노조, 제안 거절 땐 대리점 죽는다 협박”수수료 배분이 핵심… 사회적 합의 절실곳곳 파업… 추석 앞두고 배송 대란 우려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소장(점주) 이모(40)씨의 사연이 공론화된 이후 불거진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대리점연합회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이 서로를 향한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을들의 전쟁’을 해소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배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강남논현대리점 소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노조는 해당 대리점 소장이 강남구청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지급하는 마스크 100여박스를 빼돌리고,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노조원을 해고하려 하는 등 보복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남구청의 마스크 무상지급 사업은 CJ대한통운 강남지사가 물량 발송을 맡아왔다. 노조는 해당 소장이 택배대리점과 기사들 간의 뇌관이 된 대리점 관리수수료도 일방적으로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택배대리점 측도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전날 택배노조 간부가 노조 측이 제안하는 관리수수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리점을 죽이겠다(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노조 간부가 “수수료 15%를 왜 줘야 하느냐. 8%가 적당하다. ‘OK’하면 그대로 가는 거고 ‘NO’하면 대리점 죽이는 거고”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리점이 가져가는 관리수수료는 전국 평균 11% 정도다. ‘을의 갈등’이 불거지는 사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대란도 우려된다. 지난달 19일부터 택배노조 전북지부 익산지회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20일이 지나도록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해 배송이 무기한 지연됐다. 연합회에 따르면 택배노조 부산지부도 대리점 단체임금협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 갈등의 배경에는 근본적으로 수수료 배분 문제가 깔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택배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적은 수수료를 원청, 대리점, 택배기사가 분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극단 치달은 을의 전쟁…택배노조-대리점 상생 해법은

    극단 치달은 을의 전쟁…택배노조-대리점 상생 해법은

    녹취록·폭행 영상 폭로전 잇달아추석 연휴 앞두고 택배 대란 우려핵심은 수수료 배분…사회적 합의해야 ‘노조원이 원망스럽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소장(점주) 이모(40)씨의 사연이 공론화된 이후 불거진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대리점연합회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이 상대방의 도덕적 결함을 폭로하는 소모적인 갈등을 지속하면서 ‘을들의 전쟁’을 해소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택배노조, 마스크 빼돌린 비리 대리점주 폭로 택배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강남논현대리점 소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노조는 강남논현대리점 소장이 강남구청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마스크 100여박스를 빼돌리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노조원을 해고하려 하는 등 보복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마스크를 무상지급하고 있고 CJ대한통운 강남지사가 물량 발송을 맡아왔다. 노조는 해당 소장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진행하거나 산업재해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쓰도록 강요하고, 욕설과 인격모독 일삼는 등 갑질 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택배대리점과 기사들 간의 뇌관이 된 대리점 관리수수료도 일방적으로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택배대리점 “점주 절반 이상이 노조원 괴롭힘으로 고통” 택배대리점 측도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전날 택배노조 간부가 노조 측이 제안하는 관리수수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리점을 죽이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노조 간부가 “수수료 15%를 왜 줘야 하느냐. (대리점) 운영하고 세금을 내면 8%가 적당하다. 8%로 제안해서 ‘OK’하면 그대로 가는 거고 ‘NO’하면 대리점 죽이는 거고”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리점이 가져가는 관리수수료는 전국 평균 11% 정도다.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절반이 넘는 대리점주가 택배노조원의 괴롭힘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7일 이틀간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일하는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251곳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에 응답한 대리점(190곳) 중 약 54%(102곳)가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로부터 대면, 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폭언·폭행·집단 괴롭힘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조사 결과와 함께 이씨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김포지회 조합원 전원을 제명하고, 노조규약에 대리점주와 비노조원에 대한 괴롭힘 금지 명문화, 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사과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 측은 “아직 논의 전”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일부 언론을 통해 경기 성남에서 택배노조 소속 노조원이 비노조원을 폭행하는 영상과 경남의 한 택배터미널에서 노조원이 여성 비노조원을 괴롭히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이에 대해 앞뒤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곧 추석인데…전문가 “수수료 사회적 논의 활성화 필요” ‘을의 갈등’이 불거지는 사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대란도 우려된다. 지난달 19일부터 택배노조 전북지부 익산지회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20일이 지났지만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해 배송이 무기한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합회에 따르면 택배노조 부산지부도 대리점 단체임금협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 양측이 서로에 대한 도덕적 흠집 내기를 계속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을들의 전쟁’을 멈출 합의와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로 도덕성을 공격할 수 있을 진 몰라도 향후 현장을 안정화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원청인 CJ대한통운까지 나서서 3자가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근본적으로 수수료 배분 문제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택배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적은 수수료를 원청, 대리점, 택배기사가 분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번에 분류작업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그동안 건드리기 힘들었던 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 박기재 서울시의원 “‘유락종합사회복지관’ 내년부터 서울시 예산 지원”

    박기재 서울시의원 “‘유락종합사회복지관’ 내년부터 서울시 예산 지원”

    1999년 수립된 ‘서울시 복지관 운영비 지원기준’에 따라 정수(定數) 외 시설로 분류됐던 중구 유락종합사회복지관이 내년부터 정수기준에 포함되어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기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구 2)은 6일 제302회 임시회 복지정책실 업무보고에서 유락복지관에 대한 서울시 예산지원 요청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질의를 했다. 이에 복지정책실장은 유락복지관을 정수기준에 포함하여 운영비, 인건비 및 기능보강비 등을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할 방침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로써 유락복지관은 다른 복지관과 마찬가지로 연간 약 10억 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구청에서는 유락복지관 운영비를 구비로 전액 충당하면서, 타 구민 이용률 증가 등 이용 수요 증가에 따른 예산 부족현상 심화로 부담이 가중되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비 지원을 요청해 왔지만 해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에 박 의원은 회기 때마다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제300회 임시회에서 서울시 인구변화와 실제 복지관 이용률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낡은 기준의 불합리함과 재검토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합리적 기준 마련과 다른 복지관과의 형평성 있는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의 인구ㆍ사회학적 환경이 다각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구역 경계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실제 이용 수요와 시민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기준을 재편하여 서울시민 누구나 행정구역에 구애됨 없이 균등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던 지역 현안에 대해 개선과 검토를 요청했던 사항이 잘 해결되어 보람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주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달콤한 사이언스] 별들도 늙기 싫어 ‘안티 에이징’ 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별들도 늙기 싫어 ‘안티 에이징’ 한다

    깨달음에 다다른 종교인이 아닌 이상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한다. 영국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인간이 종교를 만든 이유는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그 떄문이다. 그런데 인간 뿐만 아니라 별들도 늙어서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을 늦추려고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볼로냐대 물리천문학과, 볼로냐 천체물리학·우주과학 천문대, 영국 리버풀 존 무어대 천체물리학연구소, 아르헨티나 라플라타국립대 천문·지구물리학부, 라플라타 과학기술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별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는 백색왜성이 표면에서 수소를 연소시키면서 노화속도를 늦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9월 7일자에 실렸다. 백색왜성은 별(항성)을 구성하는 핵융합 연료가 소진돼 열압력이 약해져 중력 수축이 진행되면서 질량은 태양 정도이지만 크기는 지구정도로 밀도가 매우 높은 천체를 말한다. 백색왜성이 주변 물질을 흡수해 질량이 일정 수준 이상 커지면 다시 핵융합이 시작돼 초신성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태양을 비롯해 별의 98%는 백색왜성이 돼 소멸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백색왜성은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로 점점 식어 결국에는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백색왜성의 냉각단계 연구는 백색왜성 자체는 물론 별 생성 초기단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에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사냥개자리에 있는 3만 9000광년 떨어져 있는 구상성단 M3와 헤라클레스자리에 있는 2만 5100광년 떨어진 구상성단 M13의 백색왜성을 관찰했다. 두 구상성단의 나이나 구성성분 등은 비슷하지만 백색왜성을 형성하는 개별 별들의 특성은 다르기 때문에 700여개의 백색왜성들을 허블망원경에 장착된 광시야 카메라로 근자외선 파장에서 관측했다. 연구팀은 관측 결과와 별의 진화에 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M13의 백색왜성 70% 정도가 별 표면에 얇은 수소 외피를 형성해 열핵폭발을 유지함으로써 서서히 냉각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기존 백색왜성의 진화와 노화에 관한 개념과 전혀 다른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얇은 수소외피를 갖고 노화를 늦추는 백색왜성에 대한 나이추정은 최대 10억년까지 부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볼로냐대 물리천문학과 프란시스코 페라로 교수는 “이번 발견은 별이 늙어가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라며 “M13과 유사한 다른 성단을 조사해 항성들을 서서히 늙게 만드는 얇은 수소 외피에 대해 추가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 지나면 일상 되찾을까요?” 요나손·한강·베르베르와의 대화

    “코로나 지나면 일상 되찾을까요?” 요나손·한강·베르베르와의 대화

    요나스 요나손 작가의 인사, 한강 작가와 맥스 포터 작가의 대담, 베르나르 베르베르·막심 샤탕과 서미애 소설가 대담,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세계와 정유정 소설가의 강연을 올해 서울국제도서전(포스터)에서 온라인으로 만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국내외 도서시장과 출판산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 올해 계획을 31일 발표했다. 오는 8~12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리는 도서전 주제는 ‘긋닛-斷續(단속)-Punctuation’이다. ‘긋닛’은 ‘끊어짐과 이어짐’의 옛말로, 코로나19 속에서 우리 일상을 어떻게 이어 갈지 고민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75개 출판사가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한다. 작가, 인문·사회학자, 과학자, 예술가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40여편 강연과 대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8일 홍보대사 최재천 교수 강연을 시작으로 이자람 소리꾼, 노은주 건축가, 정세랑 소설가, 문소리 영화배우가 이야기를 펼친다. 70년 도서전 역사를 조망하는 주제 전시 ‘긋닛: 뉴 월드 커밍’과 아름다운 책의 역사를 살펴보는 기획전시 ‘BBDWK’, 웹툰·웹소설 특별전시 ‘파동’도 준비했다. 이상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도서전 전체의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생각에 도서전 역사에 대한 주제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도서전에서만 판매하는 기획도서 ‘리미티드에디션’은 올해 김연수, 김인숙, 손원평, 이제니, 황인찬, 김도영, 정멜멜 등 시인과 소설가, 희곡작가, 사진작가 등 26명이 함께한다. 김형석 철학자의 ‘백년을 살아보니’(덴스토리) 등 표지를 새로 입힌 책 10종과 문소리·류영화의 ‘세 발로 하는 산책’(마음산책) 등 도서전에서 먼저 선보이는 새 책들도 구입할 수 있다. 서울국제도서전 모든 오프라인 프로그램 일정을 비롯해 온라인 프로그램은 도서전 웹사이트(sibf.or.kr)에서 찾을 수 있다.
  • [금요칼럼] 사물과 맺은 인연을 끝낼 때는/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사물과 맺은 인연을 끝낼 때는/황두진 건축가

    지금 이 순간 눈을 들어 사방의 사물을 돌아보자. 그중 적어도 1년에 한 번이라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될까. 읽을 일이 별로 없는 책, 철 지나고 사이즈도 안 맞는 옷, 이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 속에서 사라진 술잔, 여행지의 감흥을 담아 샀으나 집에만 가져오면 뭔가 어색한 기념품들. 그 리스트는 의외로 길다. 알고 보면 이렇게 대부분의 사물은 자신의 원래 쓸모를 잃고, 언젠가 버려질 순간을 기다리며 잊힌 채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런 사물들로부터는 원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럴 거면 왜 샀어? 왜 아직도 갖고 있어?’ 일단 의식하고 나면 그 느낌이 참으로 난처하다. 19세기의 문학비평가 존 러스킨이라면 이러한 생각을 감상의 허위(pathetic fallacy)라고 맹렬히 비난했을 것이다. 생명도 영혼도 없는 사물에 감정을 투사하는 것은 일단 과학적 오류가 아닌가. 그러나 문학 논쟁과는 별도로, 사물에 대한 이러한 시선 속에는 오늘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가 들어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망가지거나 잊힌 사물에서 외로움과 고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마도 다가오는 시대의 새로운 감수성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한갓 사물일 뿐인데!’라는 말을 내뱉기가 점점 더 조심스러운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한때는 인간이, 그리고 이제 동물이 어렵게 폭력적이고 부당한 대우로부터 벗어나려는 참이다. 사물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은 인간이나 다른 생명체를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과 결과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 사회학과의 김홍중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논하는 어떤 모임에서 이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회적 계약에 의해 작동되는 시대는 지나고, 인간과 다른 생명체 사이의 새로운 계약이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백 번 공감 가는 말이다. 여기 조심스럽게 하나를 더하자면 기타 무생물, 즉 사물도 이제 그 계약의 테이블로 초대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지속적 공존이라는 커다란 주제에 모두 편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건축가인 입장에서는 건물을 사용하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에게 안전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벽돌 한 장이나 시멘트 한 포대가 오랫동안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구상하고 계획하는 것이 이 역사적인 다자 간 계약의 테이블에 임한 자신의 소명임을 새삼 깨닫는 계기일 수도 있겠다. 일상의 삶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행히 지금은 잊히고 버려진 사물에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놀랍게 확대되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물물교환 플랫폼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일종의 시대적 교양이 됐다. 누구에게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있게 마련인데, 적당한 가격과 절차에 의해 그 물건에 새로운 사용자를 구해 주는 것은 결국 또 다른 방식의 환경운동이다. 파는 사람은 외로워하는 사물을 구해 줄 뿐 아니라 약간의 용돈이 생겨서 좋고, 사는 사람은 교환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사용가치를 지닌 사물을 구하게 되어 좋다. 지구는 천연자원을 덜 낭비하고 사물의 과도한 잉여 생산을 피할 수 있으니 또한 즐거워할 것이다. 제조업체, 그리고 과세 당국 정도가 이 현상을 다소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겠지만, 그들 또한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연이 다한 사물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는 역시 또 다른 사물이 일부 들어올 것이다. 그 과정이 신중하다면 결국은 대체불가의 소중한 인연만이 주변에 남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나이 들어서야 주변을 정리하려 들지만, 사실 그 일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누구에게나 같다. 바로 지금이다.
  • 스티브 잡스 막내딸 스탠퍼드 졸업, 맞수는 빌 게이츠 딸

    스티브 잡스 막내딸 스탠퍼드 졸업, 맞수는 빌 게이츠 딸

    2011년 사망한 애플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막내딸 이브 잡스(23)가 화제다. 22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있는 이브는 현재 모델과 승마 선수로 활약 중이다. 아버지가 “배고프게, 바보처럼 살아라(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쉬)”라고 졸업식에서 명연설을 남긴 스탠퍼드대를 지난 6월 졸업했다. 1998년 태어난 이브에게는 리드와 에린이란 두 언니가 있으며, 리사란 이복 언니도 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썼던 월터 아이작슨은 이브에 대해 “의지가 강하고, 재미있는 폭죽과 같은 아이”라고 묘사했다. 조용한 성장과정을 보낸 이브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2020년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에’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다. 광고 사진에서 이브는 거품 목욕을 하며 와인잔을 들고 있다. 여섯 살 때부터 말타기를 시작한 승마 선수이기도 한 이브는 빌 게이츠의 딸인 제니퍼 게이츠와 대회에서 경쟁한 적도 있다. 여러 차례 승마 대회에 참가해 상금을 획득했으며, 25세 이하 세계 1000대 승마 선수 가운데 5위에 올라 있다.그녀의 승마 실력은 어머니 로렌이 2016년 플로리다 웰링턴에 1500만달러(약 175억원)를 주고 산 목장에서 훈련을 한 덕이 크다. 올해 초 이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수 해리 허드슨과 연인 관계임을 알렸다. 노을 앞에서 키스 직전인 사진을 올렸다가 지웠지만, 남자친구 허드슨의 인스타그램에서는 여전히 사진이 남아있다. 잡스는 스탠퍼드대에서 강의할 때 이 대학에 다니던 부인 로렌 파월을 만났다. 이브는 스탠퍼드대에서 과학 기술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그녀의 졸업 기념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제니퍼 게이츠가 자랑스럽다며 축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로렌은 2013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17억 달러(약 25조원)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렌은 재산을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일에 쓰고 싶다고 했다. 거액의 유산이 없다고 해도 이브는 벌써부터 잡스의 딸이란 후광효과에다 스스로 이룬 성취로 더 이름을 떨칠 준비가 되어 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59년 내 코로나 같은 감염병 또 온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59년 내 코로나 같은 감염병 또 온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1917~2016) 전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라는 기념비적 저서에서 “인간의 창의성, 지식, 제도가 아무리 발전하고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질병에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세기 들어 위생과 영양 상태가 개선되는 동시에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1960년대를 기점으로 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인류는 21세기 초가 되면 더이상 감염병에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 말부터 감염병이 다시 증가해 2002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2013년 살인진드기,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비롯해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를 거쳐 2019년 코로나19까지 그야말로 21세기는 ‘신·변종 감염병의 시대’가 됐습니다. 현재 감염병만 놓고 본다면 196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의과학자들은 벌써 ‘포스트 코로나’에 나타날 또 다른 감염병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미국 듀크대, 마케트대 공동연구팀은 감염병 발생 통계 분석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규모의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59년 내에 코로나와 유사한 규모의 감염병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8월 24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600년부터 1945년까지 발생한 감염병 182건의 확산 강도에 대한 확률 분포를 계산했습니다. 각각의 감염병이 확산된 지리적 범위와 지속 기간, 사망자와 감염자 규모, 당시 사회의 인구사회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대유행 감염병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빼앗아 간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던 1918~1920년까지 비슷한 규모의 전염병 발병 확률은 연간 0.3~1.9%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코로나19와 비슷한 규모의 감염병 발생 확률은 2%를 훌쩍 넘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 같은 계산에 따르면 앞으로 59년 이내에 코로나19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감염병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인류 전체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감염병도 향후 1만 2000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도 합니다. 연구팀은 인구 증가, 식품 공급 시스템 변화, 기후변화 등 환경 악화, 인간과 동물 간 빈번한 접촉을 통한 인수공통감염병 증가, 교통·운송 수단의 발달 등 모든 요소가 맞물려 작동하면서 대유행병 발생 확률을 높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 팬 듀크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스페인 독감 같은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며 “59년 내에 대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통계학적 예측은 대유행병이 59년 뒤에 찾아올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당장 또는 내년에라도 또 다른 대유행 감염병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밝혔습니다.
  •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 후보는 왜 없는가?/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 후보는 왜 없는가?/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도대체 이걸 어떻게 알았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그의 저서 ‘공정한 경쟁’을 읽었는데 뜻밖에 그의 천재성을 발견했다. 하버드 출신 이준석의 책 203쪽에 ‘미국에는 서울대가 여러 개 있다’는 탁월한 관찰이 등장한다. 미국도 한국처럼 대학이 피라미드처럼 서열화돼 있다고 착각하는 교육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교육이 종교인 한국에서 대선 후보 중 교육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육사회학의 왕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하듯 국가에도 오른쪽과 왼쪽이 있다. 경제와 국방이 우파의 영역이라면 복지와 의료는 좌파의 영역이다. 교육은 오른쪽이기도 하고 왼쪽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식경제’에서 교육은 경제와 국방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기초인 동시에 삶의 기회와 사회적 평등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가진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대거 이재명 캠프에 있다고 최근 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여기에 큰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망친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종과 정시 논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문제, 조국 사태, ‘지방대 죽이기’로 문재인 정권의 교육을 말아먹었다.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이 망가진 이유는 노무현 정권 때 부동산 정책을 망친 인물을 그대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실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난 사람을 다시 한번 기용해 더 크게 망한 것이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이재명이 집권하더라도 한국 교육의 희망은 없다. 이재명은 마르크스주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곧 교육은 노동의 종속변수라는 것이다. 이는 부르디외 등 여러 학자들에 의해 수십 년 전에 이미 반박된 낡고 시대착오적인 교육관이다. 이 지사는 “독일의 경우 대학 가라고 고사를 지내도 안 가는 반면 우리는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 한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차이는 소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증적으로 틀린 말이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39% 소득이 높고, 독일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62% 소득이 높다. 세계 어디서나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임금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현대사회는 지식경제에 기반해 있고 따라서 ‘가치’의 창출은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주축이라는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교육은 노동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과 지식은 ‘노동 이후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자동화, 자율주행차,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노동 이후의 세계는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곧 첨단 교육과 지식이 노동을 지배한다. 교육과 지식이 세상을 지배하는데 왜 교육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는 없는가? 왜냐하면 첫째,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은 많은 뇌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정치인들에게 지배적이다. 학종과 정시 논쟁과 조국 사태에서 당할 대로 당하지 않았던가. 둘째, 공부를 잘했을지는 몰라도 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아는 후보가 없다. 그것은 환자를 잘 고치는 의사와 코로나 방역 시스템은 별개라는 사실과 마찬가지다. 셋째, 지식과 대학이 세계를 지배하고 창조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아는 후보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교육 대통령’을 원할까? 교육으로부터 오는 고통이 너무 크고, 교육에 대한 희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통치는 정치권력과 지식권력의 결합이다. 이것이 일체화된 모델이 플라톤의 ‘철인왕’이다. 하지만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알 수 없기에 그는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각 분야를 지휘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망한 교육을 다음 정권에서 또 망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최대한 공평하게 누가 집권하든 실력이 탁월한 전문가들을 다음 정권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추천한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 유성상 서울대 교수,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전 원장, 심성보 부산교대 명예교수, 그리고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교육은 오른쪽과 왼쪽을 뛰어넘는 창조의 영역이어야 한다.
  • [기고]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정착을 바라며/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기고]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정착을 바라며/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국민 건강의 보호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보건의료정책, 복지제도 등으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이 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보건정책과 제도가 잘돼 있어도 개인의 관리나 노력 없이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7월부터 시범운영이 시작된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이하 지원금제)는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노력이 만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제도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원금제는 건강검진 결과 ‘건강위험군’으로 분류된 수검자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며, 걷기운동 등의 건강생활 실천과 혈압, 혈당조절, 체중감소 등의 개선 결과를 바탕으로 참여자에게 1인당 최대 5~6만원 범위 내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건강위험군 참여자는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예방형)하고 이미 만성질환을 가진 참여자는 효율적으로 ‘관리’(관리형)함으로써 건강을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인의 삶의 질에서 만성질환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원금제의 원활하고 효과적인 정착과 확산을 바라게 된다. 한국은 평균수명에 비해 건강수명, 즉 병을 앓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기간이 매우 짧은 편이다. 2018년 기준 건강수명이 64.4세였다. 당시 기대수명이 82.7세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사망까지 약 18.3년 동안 질병에 시달린다는 의미다.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목표로 하는 지원금제는 국민의 건강수명을 높이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지원금제가 단시일에 건강수명을 높일 수는 없다. 제도 혜택의 형평성에 대한 우려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많고 고소득층인 이들의 참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범운영 과정에서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향후 지원금제가 시간, 소득, 정보 접근성 등과 관계없이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참여 과정에서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의미를 깨닫고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건강관리를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 내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에 이영철 교수

    내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에 이영철 교수

    내년 4월 열리는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이영철(64) 계원예대 순수예술과 교수가 선정됐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7일 밝혔다. 고려대 사회학과,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백남준아트센터 초대 관장, 아시아문화개발원 초대 원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그는 한국관에서 ‘캄파넬라: 부풀은 태양’을 주제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 인기 못 끈 ‘노동’ 이슈…민주 경선서 안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노동 정책과 관련 토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등이 논란으로 남자, 대선주자들이 노동 이슈를 전면으로 다루기보다는 노동계의 ‘조직표’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까지 여섯 가지(전환적 공정성장·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청년·여성) 정책을 발표했지만, 노동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도 다섯 가지(토지공개념3법·여성·부동산·교육·경제) 정책을 발표했지만 마찬가지다. 두 후보 모두 앞서 발표한 정책에 일자리 정책 등이 담겨 있지만 부수적 차원이고, 노동정책은 한국노총을 만나는 자리에서나 언급됐다. 예비 경선과 본경선에서 진행된 여덟 차례 TV 토론에서도 노동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7년 대선 때는 일자리 문제와 최저임금이 TV 토론에서도 뜨거운 이슈였고, 국민적 관심사였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후보자들이 노동 이슈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노동’보다는 ‘소득’을 중심으로 대선주자 간 공방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후보들은 노동 정책은 후순위로 미뤄 놓은 채 경선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동계의 조직표를 향한 구애 경쟁만 벌이고 있다. 캠프에 노동계 출신 정치인 영입 경쟁을 벌인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지사는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이수진(비례) 의원과 노동계와 가까운 우원식 의원 등을 영입했다. 또한 지난 13일 한국노총을 방문하고, 12일에는 ‘노동광장’ 토론회에 축하영상을 보냈다. 노동광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전 위원장들이 모여 이 지사를 외곽에서 지지하는 조직이다. 이 전 대표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의원과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의원 등을 영입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전날 공무원 노총 간담회, 13일 한국노총 지도부 면담, 9일 공무원연맹·교사연맹·소방발전협의회·경찰협의회 간담회, 6일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8월에만 네 차례 노동계를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저임금, 고용 불안정, 청년실업 문제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지난 논쟁에 발목이 잡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부족한 부분과 실패를 딛고 전망을 제시하는 전향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 내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에 이영철 교수

    내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에 이영철 교수

    내년 4월 열리는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이영철(64) 계원예대 순수예술과 교수가 선정됐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7일 밝혔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 석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백남준아트센터 초대 관장, 아시아문화개발원 초대 원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그는 한국관에서 ‘캄파넬라: 부풀은 태양’을 주제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이자 전자음악 작곡가로 활동 중인 김윤철이 참여한다. 선정위원회는 이 교수 기획안에 대해 “베네치아비엔날레가 지향하는 방향과 주제에 부합하고, 실험적인 방법을 통해 한국관 전시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전시의 완성도와 실현가능성도 갖춘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작가가 그동안 발표해온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바탕으로 한 학제적인 작업도 높은 지지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은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를 주제로 내년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총감독은 세실리아 알레마니 뉴욕 하이라인 파크 아트 총괄 큐레이터가 맡았다. 한편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 선정은 지난 6월 인터뷰 심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어 7월 선정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한 뒤 심사를 다시 진행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 ‘소득’ 중심에…노동이 사라진 민주당 경선

    ‘소득’ 중심에…노동이 사라진 민주당 경선

    노동정책은 후순위 토론도 없어이재명, 노동광장 등 노동계 지지이낙연, 8월 4차례 노동계 만나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노동정책과 관련 토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등이 논란으로 남자, 대선주자들이 노동이슈를 전면으로 다루기보다는 노동계의 ‘조직표’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까지 6가지(전환적 공정성장·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청년·여성) 정책을 발표했지만, 노동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도 5가지(토지공개념3법·여성·부동산·교육·경제) 정책을 발표했지만 마찬가지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앞서 발표한 정책에 일자리 정책 등이 담겨 있지만 부수적 차원이고, 노동경찰(이 지사)이나 노동이사제(이 전 대표) 등은 한국노총을 만나는 자리에서나 언급됐다. 예비경선과 본 경선에서 진행된 7차례 TV토론에서도 노동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7년 대선 때는 일자리 문제와 최저임금이 TV토론에서도 뜨거운 이슈였고, 국민적 관심사였다”라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후보자들이 노동이슈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노동’보다는 ‘소득’을 중심으로 대선주자 간 공방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후보들은 노동정책은 후순위로 미뤄놓은 채 경선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동계의 조직표를 향한 구애 경쟁만 벌이고 있다. 이 지사 캠프에서는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이수진(비례) 의원과 노동계와 가까운 우원식 의원 등이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의원과 민주노총 김영훈·신승철 전 위원장이 ‘노동광장’ 조직을 띄우고 이 지사를 외곽에서 지지하고 있다.이 전 대표 캠프에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의원과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역임한 정태호 의원 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공무원 노총 간담회, 13일 한국노총 지도부 면담, 9일 공무원연맹·교사연맹·소방발전협의회·경찰협의회 간담회, 6일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8월에만 4차례 노동계를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저임금, 고용 불안정, 청년실업 문제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지난 논쟁에 발목이 잡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부족한 부분과 실패를 딛고 전망을 제시하는 전향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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