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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중국에서 광범위한 ‘통신혁명’이 일어나고 있다.3억 3000만대의 휴대폰과 1억대의 컴퓨터 보급 등으로 빠른 시일내에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이제 필수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중심의 정보화 사회 진입은 공산당 일당체제의 언론통제와 폐쇄적인 행정시스템을 급격히 허물어뜨리면서 중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춘절 연휴기간 문자전송 100억건 돌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현대사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의 사망이 처음 외부로 알려진 것은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였다. 지난달 17일 자오쯔양의 사망 직후 딸 왕옌난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버지가 오늘 아침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며 친구들에게 짤막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자오의 사망 소식을 감추기 위해 극도의 보안을 취했던 중국 당국도 문자 메시지 ‘한방’에 ‘KO패’를 당한 셈이다. 2003년 초 광저우(廣州)에서 임시 거주증을 휴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안(公安·경찰)에게 맞아 죽은 ‘쑨즈강(孫志剛) 사건’은 중국 언론들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폭로해 진실이 밝혀진 사례다. 결국 중국 당국은 그해 ‘무의탁 도시 유랑자와 구걸자 구호 관리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제정, 중국 인권보호의 기폭제가 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헤이룽장(黑龍江)성 고위관리의 며느리가 고의로 사람을 치어 죽였던 ‘BMW 사건’도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로 경찰의 은폐 의혹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최근 베이징내 대학생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오는 4월 5일 청명(淸明)절을 맞아 자오쯔양 추모대회 소집을 공고할 수 있었던 것도 익명성을 보장한 컴퓨터 온라인의 힘이었다. ●사회 변혁 이끄는 엄지족(拇指族) 엄지족의 출현은 중국 사회의 광범위한 변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엄지족’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가 주요 통신수단인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올 춘제(春節·설) 연휴 7일 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송이 100억건을 돌파했다. 엄지족들은 문자 메시지로 중국대륙의 친지들에게 새해 건강과 다복(多福)을 기원하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문자 메시지가 급증한 이유는 값싼 발송료 때문이다. 중국은 휴대전화로 시내전화를 걸 경우 전화료가 0.25∼0.5위안이지만 문자 메시지는 건당 0.1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해 말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자가 3억 3000만명을 돌파했고, 문자 메시지는 총 2177억건이 발송됐다.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 발송은 2000년 10억건에 불과했으나,4년새 217배나 늘었다. 베이징 이공대학에 재학중인 왕강(王剛·21)은 이번 춘제 기간 100여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전화비보다 5배나 싸고 일일이 연하장을 보내는 수고도 필요없는 문자 메시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 짱”이라고 말했다. 산시(山西)대학 싱웬(邢媛·사회학) 교수는 “문자 메시지가 중국인들의 생활속에 자리잡은 것은 현대인들의 활동 범위 확대와 빠른 생활 리듬이 휴대폰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년 전부터 문자 메시지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루하오(盧浩·24)는 “이메일보다 기동성이나 편리성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며 “전화로 하기에는 쑥스러운 이야기도 문자 메시지를 통하면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늘어 놓았다. ●‘유머·위트’ 활력 불어넣는 통신혁명 ‘회색적인 중국사회’에 유머와 위트를 불어 넣어 활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간결함을 추구하는 문자 메시지 속성상 ‘취추취징(去粗取精·찌꺼기를 버리고 정수만 취득함) 문화’가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동음어’를 이용한 유머나 동물을 비유한 장난이 유행이다.‘너에게 복권을 터우주(投注·사다)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는 정말 구제할 수 없는 터우주(頭猪·돼지 한마리)’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당신의 초롱초롱(水靈)한 두 눈, 내 심장을 멎게 하는 개구리(靑蛙) 눈’과 같은 표현이다. 중산(中山)대 리정민(李正民·문학) 교수는 “메시지 통신방식이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독특한 언어감각을 이용한 언어 전달방식이 유행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신흥 ‘캐주얼 문화’”라고 지적했다. 문자 메시지 문화는 다양한 광고수단으로 활용돼 최근에는 ‘엄지경제’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점차 대중적인 광고보다 은밀하고 탈법적인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중국 당국의 새로운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가짜 증서, 가짜 인민폐 바꾸기, 고리대, 이상 수요자들은 13220808661로 전화 주세요. 장쥔(張軍)’,‘본사는 최단기간내 가짜 증서를 만드는 회사임. 각종 신분증과 자동차 허가증, 도장, 기타 증서 가능. 리(李娟) 전화 13786184918’ 등이다. 지난해 6월 7일에 실시된 중국 대학입시에서 문자메시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부정행위가 발각돼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중국 동북부의 산둥(山東)성과 중부의 후베이(湖北)성, 허난(河南)성 등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확인됐다. 가라오케 등 술집 광고는 물론 매춘 광고도 쏟아지고 있어 단속에 애를 먹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신용사회 선도하는 휴대폰 결제 ‘현금 지상주의’ 중국에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급증하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 지난해 초부터 ‘스마트페이’,‘루이페이’ 등 간단한 문자 메시지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스마트페이는 중국건설은행 등 7개 은행 계좌와 연동되는 휴대폰 결제를 5개 성(省)에 제공, 지난해까지 1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또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유니콤’은 각각 1억 9400만명과 1억 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지난해 9월부터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페이 공동창업자인 데릭 설거는 “중국에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차가 1대도 안 다니는 곳에 거대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지만 수요자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페이는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된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해 오는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사회가 현금을 워낙 선호하는 만큼 휴대폰 결제의 성공 가능성에 부정적이지만 통신 컨설팅업체인 BDA차이나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향후 전망은 무척 밝다.”고 내다봤다. 문자 메시지의 폭발적인 증가는 IT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인 모바일과 옌통(聯通) 텔레콤 등은 차이링(彩鈴·음악소리), 언어메시지, 휴대폰 온라인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에선 구매 패턴도 온라인 쇼핑으로 바뀌는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3분의 1이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으며 매일 300만명 이상이 3만 5000여개의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ilman@seoul.co.kr ■ 중국의 정보화 어디까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정보화 사회 진입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 신식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휴대전화 가입자는 3억 3000만명으로 전년보다 6600여만명이 늘었다. 한달 평균 550만명이 신규 가입하고 있으며 중국인 100명 중 24.8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휴대전화 보급 확대에 따라 문자메시지 이용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1760억 6000만건이 보내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유선전화 신규 가입도 4794만건이 늘어나 전체 가입 대수는 3억 1000만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보다 약간 적다. 인터넷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9400만명이다. 올해안에 1억 10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 접속 컴퓨터 수는 4160만대이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다. 등록 도메인과 웹사이트 수는 각각 43만개와 67만개로 조사됐다. 인터넷의 폭발적 증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유로는 ‘(일반)정보를 얻기 위해’가 29.3%로 가장 많았고,‘구인·구직정보를 얻기 위해’가 24.2%, 교육 활용이 13.8%를 차지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메일, 검색엔진, 인터넷뱅킹, 온라인 쇼핑, 인터넷 광고, 네트워크 뉴스, 온라인 게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발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메일은 가장 활용도가 높은 분야이다. 중국사회조사소(SSIC)의 최근 조사(복수 응답 인정)에 따르면 올 춘제(설) 축하 인사 방법에서 79%의 응답자가 전화를 이용했고,61%의 응답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사용했다.47%가 직접 방문이었고 22%가 우편물 또는 비디오 방식이었다. SSIC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용이 전화 통신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속도에 비춰볼 때 머지않아 문자메시지가 중국의 주류 통신수단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oilman@seoul.co.kr
  • 공포의 문화/배리 글래스너 지음

    ●폭력·살인·테러… 현대사회는 ‘공포전시장’ 조류독감, 광우병, 비브리오균, 사스…. 잊을 만하면 신문이나 방송을 타고 나타나 인간을 겁주는 공포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로 인해 실제로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리 세어보아도 열 손가락 안쪽이다. 오히려 닭과 돼지를 키우다가, 횟집을 운영하다가 ‘허구적 공포’의 광풍을 맞고 자살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저녁때 TV 앞에 앉으면 끔찍한 일은 왜 그리 많이 일어나는가. 세상은 온갖 패륜과 잔혹한 살인, 청소년 폭력, 괴질 등 마치 ‘공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면 예전엔 없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요즘 와서 공포를 느낄 만큼 폭증한 것일까.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보아도 이를 설명해 주는 근거 있는 통계나 연구사례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사회학 교수 배리 글래스너가 지은 ‘공포의 문화’(연진희 옮김, 부광 펴냄)는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누구나 느꼈을 법한 ‘허구적’ 공포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갖는다. 책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거짓공포’투성이다. 미국인들이 알고 있는 미국은 풍요의 나라이면서 공포의 왕국이다. 걸핏하면 학교에서 총질을 해대는 10대들, 마약에 찌든 중독자들, 이들이 벌이는 각종 범죄와 테러 등등. ●일부 과대포장… 일부 심각한 사안 되레 무시 그러나 저자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포의 뉴스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공포는 근거가 빈약하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같은 공포의 유형과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이를테면 1990년대 미국인의 3분의2는 당시 범죄율이 1980년대 후반의 2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80년대 후반의 범죄율이 더 높았다. 암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40대 여자들은 자신이 유방암으로 죽을 가능성이 10분의1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을 경우는 250분의1에 불과하다. 1998년 LA타임스는 도로상에서 운전자끼리 싸우는 ‘도로분노’를 살벌하게 묘사한 뒤, 총격으로까지 이어지는 그같은 싸움을 피해 수백만명의 운전자들이 차를 돌려 달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의 미국 북서태평양 지대에서 ‘도로분노’로 죽은 사람은 1년에 1명꼴에 불과했다. ●정치인·기업·미디어 ‘가짜공포’ 확산시켜 이득 문제는 오히려 심각한 사안이 대개 무시되고 만다는 점이다. 암의 경우 두려움을 가지면 오히려 병원에 가길 꺼려 예방에 역효과가 나는 경향이 있으며, 온갖 범죄 뒤엔 총기 문제가 있으나,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반면 그 허구적 공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범죄예방과 관리를 위한 형사재판제도를 운영하는 데 미국인은 매년 1000억달러 가까운 비용을 부담한다. 발생률이 희박한 위험 예방을 위해 국가 재산을 낭비하는 동안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3대 세력, 즉 ‘공포행상’은 정치인과 기업, 그리고 미디어다. 정치인에게 공포는 곧 표다. 범죄와 마약에 대한 사회불안이 높을수록 강력한 조치를 공약하면 쉽게 표를 얻을 수 있으며, 소수민족과 유색인종에 대한 공포를 선동하면, 쉽게 편견어린 백인 중산층 표를 얻을 수 있다. ●美, 허구적 공포 예방에 年 1000억달러 부담 비행기에 대한 공포를 자아내 보험상품을 팔고, 범죄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보안산업이 호황을 누린다. 새롭고 강력한 공포를 선전함으로써 판매부수와 시청률을 높이는 미디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른바 ‘공포마케팅’의 주체들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시종일관 이렇게 강조한다.‘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기 싫다면 공포행상인이 지어내는 거짓위험을 정확히 식별하라. 그리고 거짓공포에 맞서 싸워라.’ 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포 행상인’ 들이 써먹는 테크닉 공포 행상인들이 써먹는 테크닉 중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있다. 과학적 증거 대신 애처로운 일화 동원하기, 개별적인 사건을 시대적 추세로 부풀리기, 날 때부터 위험한 부류의 인간들 비난하기 등등. 책이 소개하는 이들의 대표적 테크닉 몇 가지를 소개한다. 권위적 전문가연하는 사이비 전문가 말 인용 터무니없는 공포일수록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와 그들의 조사연구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3류학자일 경우가 많고, 연구방법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동원 대중의 공감을 자아내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화시킨다.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나운 목소리가 의사들의 과학적 연구결과마저 의심케 만드는 것처럼. 선별적 통계 인용 가능한 한 통계수치를 비틀어 극적 효과를 얻으려 한다. 주변에 마약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아이들의 수치를 직접 마약을 복용한 수치로 왜곡하는 것처럼. 퀴진아트 효과 ‘퀴진아트’(CUISINART)는 미국의 주방조리 기구 회사인데, 퀴진아트 효과란 사실과 허구를 마구 뒤섞어 뒤범벅을 만드는 보도를 가리킨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바이러스에 관한 NBC ‘데이트라인’을 보면, 구석구석에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극적인 장면과 전문가들의 심각한 예측을 교차편집하면서 당장이라도 가공할 전염병이 퍼질 것 같은 인상을 심었다. 미스디렉션 미스디렉션(misdirection)은 본래 마술사가 물건을 감추는 동안 관객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공포 행상인들은 아이를 범죄자로, 미혼모로 내모는 열악한 환경엔 눈감고 ‘무서운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며, 정리해고에서 오는 고용불안 문제는 가린 채 부차적인 직장폭력만을 강조하는 수법을 쓴다. 임창용기자 sdr@seoul.co.kr
  • [황장석 기자의 아시아 창] 필리핀에 때아닌 살생부 파문

    필리핀에 때 아닌 ‘살생부’ 파문이 일고 있다. 살생부를 작성한 단체는 필리핀공산당(CCP)이며 표적이 된 10여명은 CCP의 강경 노선에 반대해온 인사들로 그 가운데 수명은 이미 암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작성된 이 살생부에 포함된 인물들의 제거 임무는 CCP 산하 무장조직인 신인민군(NPA)이 맡았다. 살생부에는 필리핀대학 사회학과 월든 벨로 교수가 포함돼 있다. 벨로 교수는 2002년 12월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항의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만큼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 강대국 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하며 자신을 좌파로 소개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그를 CCP가 암살하려는 것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체제 전복이 아닌 합법 투쟁을 전개하며 시민사회에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해 가고 있는 눈엣가시 같은 인물을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CCP는 5%의 상류층이 80%의 토지를 소유할 만큼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고착화된 이유를 자국의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부패 정권의 이익을 보장해준 미국과 그에 동조한 정부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의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16일 필리핀 현지 신문에 한탄과 분노가 교차하는 심정을 담은 벨로 교수의 기고문이 실렸다. 그는 기고문에서 “한때 혁신적 변화의 주체였던 그들이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마피아가 됐다는 생각에 서글프다.”면서 “그들은 (누군가를)라이벌로 간주하면 반혁명적이라는 딱지를 붙여 암살자를 보내고 처단한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정치적 차이는 암살이 아닌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20세기 초 대지주의 토지 독점에 항거한 빈농들을 지지기반으로 삼았고 마르코스 독재에 맞서 투쟁도 했지만, 폭력적 강경 정책으로 기반이 무너져 버린 CCP를 위한 조문(弔文)인 셈이었다. surono@seoul.co.kr
  • 문신, 예술이냐 혐오행위냐

    문신, 예술이냐 혐오행위냐

    ‘개성을 표현하는 예술인가, 불법 의료행위인가.’온라인 상에서 문신(文身)작가 100여명이 버젓이 활동하고, 신체의 한 부위에 문신을 한 사람이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신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을 시술하는 것은 불법이다. 문신작가들의 합법화 주장과 문신에 대한 편견, 외국의 사례와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조금 아프죠.” “…아니요. 참을 만한데요.” “오른쪽 종아리에 유난히 신경세포가 쏠려 있네요.1시간만 더 하면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16일 오후 서울 시흥동 문신작가 이모(28·여)씨의 스튜디오.3시간째 ‘윙’ 하는 문신 기계 타투건의 굉음이 경쾌한 랩 음악과 함께 인체해부도와 탱화들 사이로 날아다니고 있다. 대학생 홍모(24)씨가 비스듬히 누워 있는 수술대 옆에는 잉크와 피가 섞인 검붉은 솜이 수북하게 쌓였다. 잠시 뒤,‘넓고 진실되게 살겠다.’는 뜻의 ‘진홍(眞弘)’이라는 글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업을 마친 이씨는 소독약과 바셀린으로 소독을 끝낸 뒤 ‘작품’을 랩으로 쌌다.“내가 몸과 마음의 주인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에요.” “그럼 제가 대모(代母)가 되는 셈이네요.” 10평 남짓한 스튜디오는 홍씨와 이씨의 웃음으로 가득찼다. 홍씨가 문신을 새기기로 결심한 것은 1년 전.‘편협한 자아를 버리고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삶을 지향하겠다.’는 신조를 평생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이씨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지난해 봄에 인터넷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문신은 지우기 어렵다. 그래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문신의 형태와 시기를 조율했다. 결국 지난 연말 초안이 탄생했다. 홍씨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는 스스로의 신조와 의지를 드러내는 데 익숙하다.”면서 “문신이 적절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문신 인구 50만명 넘을 듯 문신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와 의료법 제25조에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신은 이미 일반인들 가까이에 있다. 온라인에서만 100명이 넘는 문신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문신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5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싸이월드(cy world.com)에는 100여개의 문신 관련 미니홈피가 개설돼 있을 정도다. 문신은 몸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다. 그만큼 종류도 다양하다.▲명암의 차이를 극대화한 ‘블랙앤그레이’ ▲파란색과 주황색 등 보색의 대비를 극대화한 ‘뉴스쿨’ ▲빨강과 노랑, 파랑 등 원색을 주로 사용하는 ‘올드스쿨’ 등 10가지가 넘는다. 가격은 손바닥만 한 크기가 20만원선. 등에 하는 큰 문신은 수백만원대를 호가한다. 그러나 문신 기법이 세밀할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기간도 문신의 크기와 기법에 따라 짧게는 서너시간에서 길게는 십수년까지 걸린다. 문신작가는 보건범죄특별법으로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과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의료법으로는 5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정도로 과중한 형벌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검·경의 단속은 전혀 없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지난해 구속된 문신작가는 단 한 명도 없다.”면서 “대부분 구속 사안도 아니어서 단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법 의료행위인가 예술인가. 문신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03년 6월 김건원(본명 김유미·30·여)씨가 구속되면서부터다. 이후 연세대 사회학과 조한혜정 교수, 가수 신해철씨 등 많은 이들이 탄원서를 내고 ‘타투법제화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추진위는 의료법과 보건범죄특별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안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또다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가 주장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헌재에 낸 의견을 통해 “문신은 국소 마취한 채 색소침윤술로 색소를 피부에 착색하는 의료행위”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에 대해 문신은 마취를 하지 않고, 색소침윤술이 의료행위라면 머리카락의 염색도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박한다. 범죄와 형벌을 법률에 규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의사만이 문신을 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하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최경일 사무관은 “문신이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사회적 통념이 굳어지고, 헌재에서 그런 결정이 나면 모르겠지만 다른 대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합법화 전망 밝지 않아 문신이 합법화될 전망은 지금으로서는 밝지 않다. 헌재가 ‘소수’의 ‘문화적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보다는 의료계 ‘다수’의 ‘공중 보건’에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일반’의 통념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많은 문신연구자들은 별다른 단속도 안 하면서 문신을 금지하기만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국처럼 일정한 위생 기준을 마련하고, 자격이 있는 시술자에게 면허를 부과하는 게 표현의 자유와 공중 위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문신연구가 조현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법으로 묶어둔다고 해서 문신이 안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사들이 현재 문신 시술을 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문신 시술가들에게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게 해 양성화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 외국선 어떻게 문신(tattoo)은 말 그대로 몸에 글씨나 그림, 무늬 등을 새겨넣는 행위를 말한다.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서 물감을 넣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그리기만 하는 보디페인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기능이 아닌 예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성형 문신과도 구별된다. 문신은 종교의 기원과 그 궤를 같이한다. 원래 주술적이면서도 전투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청동기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오래된 문신은 1991년 알프스 산에서 냉동된 채 발견된 사냥꾼에서 확인됐다. 기원전 3300여년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이집트에서 번성한 문신은 크레타 섬을 통해 유럽으로, 페르시아를 통해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됐다는 게 통설이다. 우리 민족도 예외는 아니다. 삼한시대에 문신의 풍습에 대한 기록이 있을 정도다. 문신이 부정적으로 낙인찍힌 것은 기독교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기독교는 공식화되자마자 민간 신앙에서 널리 행해지던 문신을 ‘악마의 상징’으로 배척했다. 구약성서 레위기 19장 28절에 “너희 몸에 먹물로 글자를 새기지 말라.”고 기록됐을 정도다. 이후 문신은 폴리네시아와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노예나 중범죄자들에게나 행해지는 치욕의 상징이었다. 문신이 다시 등장한 것은 17세기 이후. 다른 대륙 ‘원주민’들과의 접촉이 계기가 됐다. 이후 직업적 타투이스트들이 등장하고,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가 문신을 받을 정도로 어느 정도 보편화됐다. 일본에서는 17세기 말 이후 범죄자들 사이에서 장식용 문신이 유행하면서 퍼졌다.‘조폭=문신’이라는 등식도 여기서 나왔다. 현재 문신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문신은 유럽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예술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에서도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오클라호마 등 2개 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합법화돼 있다. 뉴욕주 등 11개 주는 면허제도와 위생 기준 등으로 규제를 하고 있고, 나머지 주들은 제한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 미국공중보건부(DPH)나 미국식품의약청(FDA) 등 위생당국에서도 문신이 위생적으로 이뤄지면 에이즈나 B형·C형 간염 등에 감염될 위험이 “매우 적다.”고 밝히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일수교 40주년 ‘민족주의 정체성’ 심포지엄

    2005년은 여러 의미가 겹치는 해다. 한·일수교 4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병합 100주년 등. 그러다 보니 올해에는 한국과 일본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지어 왔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활발하다. 16일 한림대 한림과학원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21세기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 심포지엄은 한국의 정체성을 다루는 한국학이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기조발표에 나선 한림대 한영우 특임교수는 탈민족주의자들의 국사해체론을 반박했다. 그는 국사해체론의 뿌리를 일본 식민주의 역사가에서 찾은 뒤 “배타적·국수적 민족주의는 비판돼야 하지만 민족적 특수성을 거부하거나 민족의 실체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역사의 새로운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학 연구의 초점은 “왕조의 장기지속성이 보여주는 사회통합력과 신뢰구조에 대한 이해”여야 하고 그 핵심에는 “선비정신이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한 특임교수의 주장이 마냥 환영받은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에만 집착해 스스로 국학으로 내려앉은 한국학의 시야를 동아시아로까지 틔워줘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한림대 사회학과 전상인 교수는 한국의 근대화를 설명하는 기존 주장을 재검토하면서 “학문을 하는데 일종의 ‘운동’ 정서를 버려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서구의 근대화 과정이 절대선도 아닌데 서구 근대화의 틀에 맞게 한국사를 끼워 맞추려는 조급증을 지적한 것이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 몸담고 있는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는 더 신랄하게 기존 한국학을 비판했다. 그는 기존 한국사 연구가 무비판적으로 서양의 역사발전론인 ‘고대-중세-근대’ 구분을 인용하고 있다면서 ▲비교사의 관점 ▲동아시아사의 관점 ▲중국사에 대한 이해 등을 통한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전 교수와 미야지마 교수의 이런 비판을 거꾸로 일본에 투영한 심포지엄도 열렸다. 앞서 15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와 BK21일본연구팀이 함께 주최한 ‘일본의 발명과 근대’ 심포지엄이다. 초점은 ‘일왕제의 위력’에 맞춰졌다. 근대 초입 대다수 사람들이 일왕이 누군지도 모르던 일본은 20세기 초반 절대적 일왕제가 성립했다. 일왕제 폐지를 내걸었던, 그래서 가장 이단적이었던 일본 공산당원 대부분이 전향했다는 사실에서 이는 잘 드러난다. 공산당 최고 이론가 사노 마사부는 전향 뒤 아예 일왕을 중심으로 하는 일국사회주의 건설을 내세울 정도였다. 성균관대 정혜선 교수는 만주사변에 비판보다 열광을 보내는 일본 민중과의 괴리감 때문이었다고 해석했다. 이런 힘은 ‘일왕=일본역사=국가의 중심’이라는 도식에서 나온다. 이것은 아직도 연례행사 같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에서 잘 드러난다. 단순한 제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한양대 박규태 교수의 결론이다. 박 교수는 일본 근대화 초기 “신사는 종교가 아니”라던 ‘신사 비종교론’으로 근대국가의 정교분리 원칙을 피해나간 뒤 신사와 일왕제가 결합하면서 사실상 국가종교화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정체성을 둘러싼 이런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왜 민족주의적 정체성은 여전히 강한가. 경희대 허우성 교수는 아사바 미치아키의 ‘신체성’ 개념에서 그 답을 찾았다. 너무도 이기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체화된 감정, 그것이 민족주의 정체성이다. 허 교수가 비판적 연구자들에게 “매국노로 비난받을 각오”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18∼19일 한국일본학회 주최로 고려대에서 열리는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세미나’는 일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목표로 삼았다. 기획특집으로 ‘일본역사교과서와 역사인식 문제’도 다룰 예정이어서 기억에 대한 논의까지 함께 벌어질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6) 신도안은 대한독립의 소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6) 신도안은 대한독립의 소망

    ●신도안 사람 김씨 김철호(가명) 노인(78세)을 다시 만난 것은 금년 초였다. 옛날 신도안 사람들의 생활이 궁금해 거기 살던 이를 수소문하던 참에 그와 재회하게 된 것이다. 1988년 봄, 먼지가 풀썩거리는 시골길을 따라 소형차를 몰고 간 곳이 충남 논산군 두마면 부남리였다. 나는 종교사회학적 입장에서 신도안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부남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유독 김씨가 기억에 가장 오래 남았다. 차분하면서도 다부진 말씨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집안 내력도 독특했다. 김철호씨는 3대째 신도안에 살고 있는, 이를테면 신도안 토박이였다.19세기 말 그의 조부 김병선이 평안도 정주에서 문전옥답을 다 처분하고 식구를 인솔해 들어온 곳이 바로 부남리였다. 밥술이나 먹던 김씨의 조부가 하루아침에 고향을 등진 것은 ‘정감록’의 예언을 좇아서였다.‘머지않아 난리가 난다. 조선이 망하고 새 왕조가 계룡산에 들어선다.’ 김씨의 조부는 신도안에 들어가면 난리도 피하고 새 세상에서 벼슬도 할 수 있단 말에 귀가 솔깃해 마침내 고향을 등졌다고 했다. 구한말에는 외세의 간섭이 심해지고, 각종 민란과 갑오동학농민운동 등으로 사회가 몹시 혼란했다. 그 시절에 신도안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본격화됐던 것인데 이주민 중엔 수 백 년 동안 지역차별에 희생됐던 서북 출신이 많았다. 본래 살림살이가 유족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정감록’이 처음 출현한 곳도 서북지역이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김철호씨의 조부는 전형적인 초기 이주민이었다. 신도안의 토착인구는 19세기 초까지 수십 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세기 후반부터 이주민이 점증한 결과,1918년 말 총 584호에 남녀 2667명으로 불어났다. ●신도안의 여러 뜻 ‘정감록’의 신봉자들은 누구나 새 도읍지를 신도안이라 믿었다. 이 태조가 대궐 터를 닦던 곳이고 계룡산에서 가장 빼어난 명당이기 때문에 거기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 신도안이란 지명엔 흥미로운 유래가 있다. 신라 때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계룡산에 왔는데, 그는 신라 사람들이 계룡산의 정상인 천황봉 아래 있는 제자봉(帝字峰)을 제도(帝都)라 일컫는 사실을 알고 격노했다. 엄연히 중국에 황제가 있는데 신라같이 작은 나라에 제도(帝都)란 말은 당치 않으니 당장 바꾸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은 할 수 없이 ‘제도’의 ‘제(帝)’ 자에서 양편 획(劃)을 떼 신(辛)자로 고쳐 ‘신도(辛都)’라 불렀다 한다. 신도안이란 지명을 둘러싼 해석은 제각각이다.1988년 조사 당시 내가 현지서 만난 계통불명의 어느 신종교단체 교주는, 새 세상을 가져다줄 구세주가 도읍할 곳이므로 ‘신도안(新都案)’ 즉, 신도읍 예정지라고 했다. 단군을 모신다는 어느 신종교단체의 사제는 이곳은 신정(神政)이 베풀어질 곳이라 ‘신도안(神都案)’이라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동학 계통의 어느 신종교인은 정감록에 예정된 정씨(鄭氏)의 도읍인 때문에 조선왕조의 도읍은 아니라는 뜻이 있어 ‘新都안’이라고 했다. 그는 ‘안’은 아니라는 부정의 뜻이라고 재삼 강조했다. 김철호 씨를 비롯한 현지 주민들은 ‘새로운 도읍지의 안쪽’ 즉, 신도내(新都內)로 이해했다.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김씨는 21세기엔 드디어 신도안 시대가 열려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거라 했다. 그는 아직도 3대를 품어온 희망을 버리지 못한 모양이다. 지명에 대한 해석은 서로 달랐지만 신도안이 장차 일대변화를 불러올 중심지여야 한다는 믿음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정감록’의 신봉자들은 세상이 그냥 이대로 지속돼선 안 된다, 뭔가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듯하다. 따지고 보면 이런 믿음은 기독교와 불교를 비롯한 이른바 모든 고등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정감록’ 신봉자들은 질적 변화의 진원지를 신도안이란 구체적인 장소로 못 박은 점이다. 신도안의 지리적 범위를 묻는 내 질문에 김철호씨는 이렇게 답했다.“계룡산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한참 내려오면 암용추와 숫용추 두 폭포가 있어. 바로 그 아래 한 자락이 신도안이지. 충남 논산군 두마면 부남리, 석계리, 용동리, 정장리에 대덕군 진잠면 남선리를 더한 5개 마을이 신도안이란 말이여. 일제 때부텀 행정구역으론 그랬어.” 지도를 펴놓고 보니 대략 동서 6㎞, 남북 7㎞ 정도 공간이었다. ●3·1운동으로 조성된 신도안 열풍 1919년 3·1운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신도안을 향한 이주 물결이 한층 거세졌다. 엄밀한 의미로 독립만세운동은 실패가 아니었다. 그 영향으로 상해임시정부가 세워졌고 식민당국도 무단통치를 이른바 ‘문화정책’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수십만 명이 일경의 체포, 구속, 구타로 시달림을 겪은 터라 후유증이 몹시 컸다. 상당수 민중은 일종의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심리적 위안을 받는 일이 시급했다. ‘정감록’이 그 문제를 떠맡았다. 알다시피 정감록은 현재의 평안과 미래의 성공을 기약하는 길지(吉地)를 선사했다. 정감록을 믿었던 민중은 가족을 거느리고 이주대열에 섞였다. 무엇보다도 신도안이 가장 인기 있는 길지였다. 거기서 기도하면 소원성취 할 수 있다, 암수 폭포수가 흐르는 신도안 개울물에 서식하는 올챙이를 복용하면 만병통치 효과가 있다는 소문까지 들렸다. 김씨가 부친 김연수에게 들은 바로,1920년쯤 3·4월이면 올챙이를 잡으러 개울가로 몰려드는 인파가 수천 명이나 됐단다. 김씨도 개구쟁이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올챙이를 꽤 많이 잡았다고 한다. 실제로 1919년 이후 4∼5년 동안 신도안의 인구는 급성장했는데 이 점은 통계로도 입증된다.1923년 말 1570호에 7008명으로 5년 전인 1918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났다. 신도안은 이미 사람이 가득 찼기 때문에 그 주변 마을로 이주민이 몰려들 지경이었다. 그들은 대개 ‘정감록’을 신봉하는 신종교단체들에 속했다. 아예 그런 신종교단체가 수백 명의 신도들을 이끌고 이주해온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금강교가 그랬다.‘금빛 병풍 산기슭에 만 명이 살 수 있다’는 ‘정감록’의 구절을 근거로 금강교도들은 신도안에 근접한 충남 연기군 금남면 금천리에 터를 잡았다. 하루아침에 100호도 넘는 큰 마을이 들어섰다. ●신도안에서도 꺼지지 않는 대한독립의 꿈 나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지만, 신도안 이주는 독립에 대한 열망과 맞물려 있었다. 이미 1910년대 중반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증산교의 일파인 음치교와 태을교 측은 다음과 같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의 승리로 돌아간다. 정진인이 한국 출신 장교를 거느리고 독일편에서 싸우기 때문이다. 세계전쟁이 끝나면 천변지이(天變地異)가 일어나 인류가 모두 사멸하게 돼 있으나 음치교나 태을교를 믿는 신도들만은 재난을 면한다. 어쨌거나 세계전쟁을 마무리지은 정진인은 대한독립을 이룬 다음 계룡산에 도읍한다. 이때가 되면 음치교나 태을교 신도들은 신앙심과 포교성적에 따라 관직을 상으로 받는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흥미롭게도 그들 신종교단체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할 것으로 점쳤고, 그 이유를 정진인에게서 찾았다. 당시 독일은 일본과 적대관계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심정적으로나마 독일편을 들었다고 풀이된다. 음치교나 태을교도 그랬지만 신종교의 대부분은 정감록을 믿었다. 그들은 진인왕의 등극을 기다렸는데 그것은 나라의 독립을 뜻하기도 했다. 진인왕은 어떤 경우에도 일본의 꼭두각시일 수가 없었다. 여러모로 허황된 예언이었지만 신종교 단체가 퍼뜨린 유언비어에는 대체로 독립을 열망하는 민중의 마음이 얼마간 담겨 있었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부터 민중은 국가의 독립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일단 나라를 되찾아야 개인의 평안과 출세도 가능하다는 인식이었다. 식민지 당국은 이들 ‘위험한’ 신종교단체를 탄압했다. 일제는 그런 단체들에게 사기, 폭력, 금품 갈취, 음란행위 따위의 죄목을 씌워 마음대로 탄압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들 단체의 특징이었던 민족주의 성향에 대한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빌라도 총독이 신종교 지도자 예수를 처형할 때 파렴치범과 나란히 십자가에 매달았던 것도 그 비슷한 이유에서가 아니었을까. 1920년대에도 신도안 이주를 부추기는 유언비어들이 계속해서 나돌았다.1921년쯤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에는 다음과 같은 소문이 유행했다.‘정감록’에 왜왕(倭王) 3년을 지내고 가도(假都) 3년이 되면 참된 정씨 왕이 나타나 계룡산 신도에 나라를 세운다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왜왕 3년이란 총독 삼대(데라우치 마사타케, 하세가와 요시미치, 사이토 마코토)요, 가도 3년은 상해임시정부 3년이다. 요컨대 1921년쯤 계룡산 신도안에 임시정부가 도읍을 세운다는 예언이었는데, 그 말이 퍼지자 신도안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1921년 한 해 동안 모두 610호에 2443명이 신도안에 정착했다. 김철호씨는 고향마을 선배 중에도 그 때 이주해온 집안이 적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경기도 교하 지방에도 조선독립에 관한 유언비어가 널리 퍼졌다. 계룡산 바위틈에서 다음과 같은 글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었다.‘음력 2월15일은 독립을 외치는 날이다.10번을 외치면 일가를 보존하게 되며,20번을 외치면 독립을 회복한다. 이 취지를 쓴 종이 두 장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자기 한 몸이 보존되고,8장을 전하면 충신 효자가 된다. 만일 이를 남에게 전하지 않으면 천벌을 받는다.’고 했다. 주술적 효과를 가진 종이 쪽지가 계룡산 바위틈에서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졌다는 것은 어느덧 계룡산은 독립을 실현해 줄 희망의 등잔이요, 신도안은 그 불꽃이 타오를 심지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어느덧 신도안은 민족의 성지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신도안의 명물 칠성교의 ‘지푸라기 북’ 1920년대 민중의 관심사는 신도안이 과연 언제 도읍이 되는가, 달리 말해 나라가 독립될 시기를 점쳐 알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924년 신도안 사람들은 지푸라기 북(草鼓) 하나를 만들었다. 그 북은 김철호씨의 고향 부남리의 칠성각에 안치되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그 마을에 있던 칠성교란 신종교의 보물이었다. 부남리에 관한 일이라 나는 김씨에게 그 북을 아는지 물어보았다. 뜻밖에도 김씨의 부친과 평안도 박천에서 내려온 부친의 친구 분이 모두 칠성교를 믿었다고 한다. 김씨 역시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이끌려 칠성교당에 다녔단다. 1928년 그 북을 쳐 만약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으면 한국 종교계의 우두머리로 삼는다는 소문이 원근에 파다했다. 이 소문을 듣고 각지에서 몰려든 구경꾼만 해도 무려 2만 5000명이었다. 당황한 식민지 경찰은 서둘러 지푸라기 북을 불태워버렸다. 그러나 민중의 아쉬움은 수그러지지 않아 2년 뒤 북을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지푸라기 북이 소리를 낼 리는 없다. 하지만 ‘정감록’ 속의 정진인이 나온다면 그 정도 기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민중의 믿음이었다. 1989년 김씨를 포함한 신도안 주민들은 신도안에서 쫓겨났다. 이른바 6·20 사업으로 신도안 일대에 군사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제5공화국의 시퍼런 서슬에 누구도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알고 보면 신도안의 ‘정감록’ 신봉자들은 1970년대를 거치면서 신앙이 약화되었다. 상당수는 생계의 어려움과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로 떠나갔다. 김씨는 고집스럽게 신도안에 눌러앉았지만 그의 두 자녀만 해도 이미 오래 전에 서울로 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지푸라기도 북도 없고,‘정감록’의 예언에 목을 매는 이들도 많지 않지만 때로 간절한 소망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다. 팔순을 바라보는 김철호 씨가 아직 신도안 시대를 꿈꾼다 해도 그 허망함을 탓하기만 해야할지 모르겠다.(푸른역사연구소장)
  • [송두율칼럼] 사회자본의 미래

    [송두율칼럼] 사회자본의 미래

    한국에서 시민사회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표출된 때가 대략 15년 전쯤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의 영향력은 그동안 대단히 커졌다. 급속한 사회변화에 따라 생긴 환경, 양성평등, 평화, 교육, 정보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는 당연히 새로운 문제의식과 이에 근거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운동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일어난 ‘민중’운동의 자리에 시민사회운동이 들어선 배경에는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이라는 세계사적 변화도 한몫을 했다. 그러나 최근 국가보안법의 철폐문제를 둘러싸고 표출된 극심한 사회적 갈등은 시민사회운동도 ‘남북갈등’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족쇄로부터 여전히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남북갈등’은 빈부, 지역, 세대간의 ‘남남갈등’과도 서로 뒤엉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기까지 한다. 유럽과 미국의 사회학계는 시민사회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90년대에 사회적 갈등을 억제시키고 사회성원간의 연대성을 강화시키는 규범이나 사회적 연결망, 개인과 집단 사이의 상호신뢰성과 같은 무형의 자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산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회자본은 계산될 수 있는 경제적 자본과는 달리 깨끗한 공기처럼 좁은 의미의 공공의 자산으로서 사회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보았다. 이러한 추세에 발 맞추어 ‘세계은행’도 사회자본의 축적을 후진사회개발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 평가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강한 스웨덴,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서유럽형 시민사회,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시민사회와 가족·교회와 같은 전통적인 사회관계가 공존하고 있는 남유럽형 사회, 교회나 클럽, 자치단체의 공익활동이 활발한 미국의 사회자본 분석과 함께 일본이나 한국과 같이 혈연, 지연, 학연에 기초한 연고집단의 뿌리가 깊은 사회의 사회자본과의 비교연구도 활발해졌다. 연구결과는 대체로 서유럽형이 개인보다 제도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하며 사회복지정책으로 인해서 사회자본이 감소되었다고 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하여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결과로 빚어진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해 미국의 사회자본은 그동안 상당히 손실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는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 낮으며 가족과 친지중심의 비공식적인 연결망에 오히려 국가나 정당, 교회도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도 사회적 유대와 연대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한탄과 자성의 소리가 여러 곳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연대’라는 단어를 조직이름의 앞이 아니면 뒤에 붙인 사회운동단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시민사회운동이 양질의 사회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고 보는 데 대해 물론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이른바 ‘시민 없는 시민운동’에 대한 지적이 바로 그러한 시각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시민사회는 지난 시기의 압축적 성장이 남긴 사회적 문제와 세계화와 정보화의 충격이 끊임없이 몰고 오는 새로운 사회문제가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 속에 갇혀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의거한 폐쇄적인 연고집단의 ‘신뢰성’이나 노동자나 농민조직의 ‘집단성’에만 기대어 사회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또 뿌리깊은 정치불신과 신앙생활의 굴절된 세속화 때문에 정당이나 종교적 자성(自省)에 의지한 사회적 연대에 거는 기대도 어렵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끼리끼리의 닫힘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림으로 다가서는 건강한 시민사회운동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남남갈등’과 ‘남북갈등’이 뒤섞인 한국적 상황을 타개하는 데 있어서 열려 있으면서도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은 사회자본의 축적에 있어서 앞으로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故김진균 교수 기념사업회 출범

    진보 사회학계의 거목으로 불렸던 김진균 서울대 명예교수의 1주기를 하루 앞두고 기념사업회가 출범했다. 사단법인 김진균 기념사업회는 13일 오전 서울 혜화동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당에서 창립총회와 추모식을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의 김혜경 대표와 단병호·심상정·천영세 국회의원, 강만길 상지대 총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장임원(64) 서일대 이사장과 서관모(53) 충북대 사회과학대학장이 각각 이사장과 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기념사업회는 오후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서 묘비 제막식을 갖고 고인이 생전에 인터넷 사이트 진보네트워크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불나비처럼’과 지인들의 회고담을 모은 추모 문집 ‘벗으로 스승으로’를 헌정했다. 비문은 ‘영원한 청년이자 만인의 따뜻한 벗이었고 스승이었던 청정 김진균…이곳에 묻혔으나 민중은 그를 보내지 않고 그들의 가슴에 묻었다.’고 새겼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CEO 칼럼] 노사,상생의 틀 다시 짜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노사,상생의 틀 다시 짜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1930년대에 미국의 질병 발생 빈도 1위를 차지한 것은 폐결핵이었다. 그뒤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각종 암 등이 질병 발생 1위의 자리를 놓고 다투었다. 이처럼 사회가 복잡해지고 발전해감에 따라 질병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의 침입보다는 면역 기능 약화, 호르몬 조직 이상 등 몸 내부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질병의 역사(?)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부의 취약한 구조가 외부의 공격에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 내부의 취약한 구조나 이들 간의 불협화음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태롭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지난해에는 주 40시간제 도입,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돼 갈등의 증폭이 예상됐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상황과 과도한 노조 활동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여론, 노사 당사자간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 등으로 노사 분규의 심각성은 우려의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신년 벽두에 알려진 노동조합의 채용비리 사건은 기업 노조 활동에 대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의 전투적 노사 문화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에 투자를 꺼리게 하는 큰 걸림돌이란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선진 외국은 생산성 제고를 위한 경영합리화, 조직개편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노사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네덜란드병’이란 이름으로 복지국가의 실패 모델로 거론됐던 네덜란드가 10여년 만에 실업률을 낮추며 강국으로 떠오른 기적 뒤에는 바로 모범적 노사 협의 정책이 있었다. 사회학자들은 네덜란드 개혁의 시발점을 전 세계를 통틀어 노사 관계의 기념비적 ‘사건’이 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에서 찾고 있다. 이 협약 덕분에 적대적인 노사관계가 평화적·협력적으로 전환할 수 있었으며, 이 나라의 독특한 전통인 조합주의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흔히 이상적 노사관계를 말할 때 등장하는 어휘가 바로 ‘상생(相生)’이다. 상생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대립과 투쟁의 관점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전체를 바라보는 대승적 마인드를 갖춰 나가야 한다. 경영계 역시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노동조합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회사 발전을 위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 국내 한 대기업 노조가 세계적 선박제조 회사인 미국 엑슨모빌에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다. 상생의 노사 문화에 대한 국민의 바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위원장은 8억달러짜리 해상정유공장을 발주한 이 회사 경영진에게 “향후 어떠한 공사를 맡기더라도 노조가 최고의 품질을 책임지고 납기도 준수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노조의 편지 한 통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노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맹자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라 했다.‘천시’란 하늘이 준 자연 조건을,‘지리’란 현재 발을 딛고 있는 환경을, 그리고 ‘인화’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곧 아무리 좋은 시대적 여건과 탁월한 지리적 조건도 ‘단합과 협력’만은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무기는 이같이 하늘이 내린 조건과 환경이 아니라 노사의 ‘건강한 단합과 협력’이란 인화이다.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

    광복 60년을 맞아 범국민적 기념행사와 문화사업을 추진할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강만길 상지대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게 될 추진위는 이 총리와 국무위원 11명, 강 총장을 비롯한 민간위원 48명 등 60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앞으로 ‘진실과 화해’,‘평화와 희망’,‘미래와 세계’ 등 3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근대사 조명과 산업화·민주화 등 광복 이후 60년간의 성과 재평가, 한국의 발전 방향 모색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추진위는 광복 60년, 을사조약 100년,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범국민적 축제 형식의 기념행사와 문화사업 등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또한 지방자치단체별 축제도 광복 60년 컨셉트에 맞춰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강만길 위원장 등 추진위원 60명과 고문 19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다과를 함께 했다. ◇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강만길 상지대 총장(이상 2명) ◇집행위원장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진실과 화해 분과 김삼웅 독립기념관 관장, 박은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윤경빈 광복회 고문, 이낙연 민주당 의원, 이민수 한국철도공사 차량관리원, 이세중 변호사,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 이종범 조선대 사학과 교수,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최원규 부산대 사학과 교수, 소설가 최인호씨,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상 15명) ◇평화와 희망 분과 김민남 부산 동아대 교수, 김상희 KBS 이사, 김용태 민예총 부회장, 김정헌 공주대 미술교육학과 교수, 김학원 자민련 대표, 김행균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손숙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은방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성림 예총회장,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선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본부 사무총장, 정현곤 민화협 사무처장, 최상용 고려대 정외과 교수(이상 15명)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긴~ 설연휴 하자!하자!] (3)선물은 내손으로

    [긴~ 설연휴 하자!하자!] (3)선물은 내손으로

    ■ 세뱃돈 봉투 이혁승(27·고려대학원 사회학전공)씨의 가족은 이미 1월1일에 새해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에 이번 연휴에 달리 할 일이 없다. 다른 친구들은 설을 쇠느라 만나기가 힘든데다,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돼 먼 여행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늘 하던 대로 긴 연휴에 책에 파묻혀 지내야 하나 고민하는 혁승씨에게 추천한 것은 종이공예. 투박한 남성의 손으로 어찌 종이공예를 하겠느냐는 편견은 버려라. 요즘은 성(性)의 영역이 파괴되는 시대다. 초보 혁승씨가 도전한 것은 어렵지 않으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봉투. 설 세뱃돈 봉투로 이만한 게 없다. 고급스러운 종이를 사용해 상품권 선물용 포장이나 결혼예식에 쌈짓돈을 넣어 주어도 좋겠다. 여자친구 민도란(22·연세대 불문과)씨에게 사랑을 가득 담은 편지도 쓸거란다. ■ 도움말 전경자 한국종이접기협회 교육전문위원 ■ 비즈공예 주부 이명진(30·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7개월된 딸 서연이와 긴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서연이의 예쁜 재롱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지만 그래도 왠지 가슴한 구석에는 허전함이 남지 않을까. 손재주가 좋은 명진씨는 친구들에게 줄 수 있는 액세서리 만들기를 계획했다. “크고 화려한 비즈 액세서리는 봄·여름 인기 아이템이잖아요. 꼼지락거리며 크리스털 펜던트 만들기부터 연습해서 친구들에게 귀고리·목걸이 세트를 선물해주는 걸 목표로 정했어요.” ■ 프라모델 인테리어디자이너 정부건(29·한승IND 소장)씨. 일에 묻혀사는 그에게도 긴 연휴는 반갑다. 하지만 집에서 차례를 지내야 하기 때문에 3일 연휴의 허리가 똑 잘라졌고, 연휴 앞뒤로는 처리할 업무가 있어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징검다리 연휴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플라스틱 모델 만들기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조립, 공간메우기, 표면다듬기, 색칠하기, 장식하기 등 과정을 거칠 때마다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징검다리 연휴와 궁합이 잘 맞는 작업이다. ●SD캐릭터 만들기 재료:SD캐릭터 키트, 사포(砂布), 절삭용품(칼, 니퍼), 틈을 메워주는 퍼티용품, 도색용 도료, 붓(전문적으로 할 경우는 에어브러시, 콤프레서) 만드는 법:(1)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부품을 담가 코팅막을 제거한다.(도색이 용이하도록) (2)부품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조립 (3)부품과 부품을 맞댄 면에 작은 틈이나 구멍이 있으면 퍼티용품으로 메운다. (4)메운 곳이 굳으면 사포로 다듬는다. (5)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물로 씻는다. (6)색상 컨셉트를 정하고 부분부분 도색한다. (7)도료가 마르면 조립하고 글씨를 써넣거나 스티커를 붙여 장식한다. ■ 종이봉투 장식, 육각상자, 비즈목걸이 등 업그레이드된 작품 제작 과정입니다.
  • [송두율 칼럼] 인간자본과 인재(人材)

    [송두율 칼럼] 인간자본과 인재(人材)

    1991년부터 해마다 독일언어 전문가들의 모임인 ‘언어비판적 행동’은 ‘단어 아닌 단어’를 선정하는데,2004년의 최악의 단어로서 ‘인간자본’(Humancapital)을 선정했다. 이 단어는 원래 기업경영에서 직원의 지식, 경험 그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인간자본’은 고객과 조직관리를 근간으로 하는 ‘구조적 자본’과 함께 기업의 ‘지적 자본’을 구성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어 이 단어가 최악의 단어로 선정되었는가. 인간을 자본증식을 위한 재료나 소재(素材)로서 바라보는 발상은 ‘인간자본’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산업자본주의 선두주자였던 영국의 19세기 중엽의 노동자의 생활참상을 런던에서 한때 기자로 일하면서 목격한 독일의 작가 테오도르 폰타네도 ‘인간소재’(Menschenmaterial)라는 단어를 이미 사용했다.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그의 동시대인 칼 마르크스도 역시 자본주의의 어두운 모습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이 단어를 구사했다. 이 ‘인간소재’라는 단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 ‘인재’(人材)가 된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등치(等値)시킬 수 없는 어떤 의미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인재등용’이니 ‘인재양성’처럼 ‘인재’는 다분히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있는데 대하여 ‘인간자본’이나 이의 원조(元祖)라고 할 수 있는 ‘인간소재’는 주로 경제적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지구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강조되고 있는 ‘인재’의 경제적 의의는 한국사회에서도 중시되고 있다. 이른바 ‘지식기반사회’에서 ‘인재’의 중요한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재벌기업들도 이제는 ‘인재’의 국적조차도 문제삼지 않고 ‘인재사냥’(war for talents)에 나서고 있다. 막스 베버는 동양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정신’을 발달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요인중의 하나를 동양사회의 인문적인 ‘문화인’에서 찾은 적이 있다.‘선비’가 아마도 이의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서양의 기능적인 ‘전문인’과는 완전히 대립되는 ‘인재’의 이념형이었다. 오래 전부터 이야기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이제 이러한 ‘인재’는 대학사회에서조차 발붙일 틈이 없는 것 같다. 교육은 경제발전에 종속되어야 하고, 대학도 기업체처럼 운영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관철되고 있는 조건에서 위에 말한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는 ‘인재’의 개념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처럼 보인다. ‘인간자본’을 최악의 단어로 선정한 배경에는 분명히 사회전체를 곧 시장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철학에 대한 강한 비판이 깔려있다. 이에 대해서 ‘인간자본’을 옹호하는 측은 자본과 인간을 결합시킨 이 새로운 개념이야말로 소재라는 물질적 개념에 의거해서 ‘인간착취’나 ‘인간소외’를 연상시켰던 과거의 ‘인간소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지식’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오늘날의 경제사회에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반박한다. 비물질적인 정보가 주도하는 탈현대적(postmodern)인 사회의 자본과 인간관계를 기존산업사회의 그것처럼 단순하게 보아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 이해에도 불구하고 ‘인간자본’은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있는 우리의 ‘인재’가 담고있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우리의 ‘인재’는 단지 ‘학식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인재’(人才)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사람이라는 재목’을 키운다는 뜻의 ‘인재’(人材)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교육이 단순히 경제의 종속변수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꼬리를 물고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물론, 온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준 엽기적인 사건들이 이러한 의미전화(轉化)의 당위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부이사관 전보△교육부 禹承求△부총리 비서실장 金華鎭△청와대 전출 예정 黃洪奎◇서기관 전보△총무과장 李根雨△부총리실 金泰勳△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파견 金弘求 ■ 환경부 ◇과장급 전보△환경정책실 정책총괄과장 김학주△〃 환경기술〃 안연순△〃 민간환경협력〃 심무경△〃 환경보건정책〃 이정섭△〃 유해물질〃 김동진△자연보전국 자연정책〃 정회석△〃 국토환경보전〃 오종극△〃 환경평가〃 박연수△대기보전국 대기관리〃 김성동△〃 생활공해〃 윤용문△수질보전국 유역제도〃 김형섭△상하수도국 토양수질관리〃 김진석△폐기물자원국 폐기물정책〃 김성봉△〃 자원재활용〃 박일호△국제협력관실 지구환경담당관 조병옥△한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임종현△국립환경연구원 총무과장 설석진△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김상훈△〃 유역관리국장 최수근△금강유역환경청 〃 김선호△영산강유역환경청 〃 송길종 ■ 행정자치부 ◇부이사관△국방대학교 교육파견 鄭淞 金潤東△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파견 辛鎭善 ■ 관세청 ◇전보(국장급)△통관지원 金鍾晧△한국조세연구원 파견 金基榮△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부장 禹鍾顔(과장급)△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국장 崔相質△감시 尹哲秀△안양세관 禹壽命△청주〃 金相卨△김해〃 趙瑞浩 △거제〃 朴萬錫△국세공무원교육원 관세교육 呂永壽 ■ 대한주택공사 ◇임원급△주택도시연구원장 朴憲注 ■ 대한상공회의소 ◇전보 △인력개발사업단 기획예산팀장 全星圭△부산인력개발원 행정지원실장 洪鍾鎬△인천인력개발원 〃 李圭晧△강원인력개발원 〃 李相健△충남인력개발원 〃 孫在勳 ■ 서울증권 △IB영업본부장 崔東熙 △기업금융팀장 金承濟 ■ 휠라코리아 ◇승진△사장 趙榮贊 △상무 朴鍾安 ■ 쌍용양회◇승진△전무 宋完庸 △상무 車春水,林芳澤 ■ 세종증권 ◇전보(팀장)△경영관리 김진수 (지점장)△을지로 이원형△상계 윤규갑 ■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부총장 韓炯坤△세계경영대학원장 姜孝錫△경영정보〃 金聖在△정책과학〃 具滋容△인문대학장 林永尙△자연과학〃 金亨來△서울캠퍼스 도서관장 池在運△정보지원처장 겸 시청각교육원장 金熙東 ■ 서울여대 △교무처장 朴景源△학생처장 李源明 ■ 기능대학 △국제협력과장 姜信敏△홍보과장 尹芝玄 ■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장 洪起彰△정책〃 李萬雨△노동〃 李鎭奎△문과대학장 趙珖△사범〃 權大鳳△기획예산처장 玄仁澤 ■ 경희대 (서울캠퍼스)△사무처장 李炳壽△취업진로지원〃 張榮哲△생활관장(처장급) 金相泰△취업진로지원처 취업진로지원부처장 李相國△학생지원처 바로처리실장 林宗樹△이과대학 교무부처장 宋運燁△기획조정실 기획부처장 趙丙春△교무처 교무부처장 李元鍾△호텔관광대학 〃 李鎔復△평화의전당 관리운영팀장(부처장급) 金大基△정경대학 교무부처장 許仁燮△사무처 관리부처장 겸 관재과장 金慶洙△경영대학 교무부처장 羅旺麟△행정대학원 〃 梁承德△중앙도서관 사무국장(부처장급) 朴三文(수원캠퍼스)△체육대학장 金鼎柱△입학관리처장 李承翰△취업진로지원〃 李相圭△아태지역연구원장 韓相璉△생활관장(부처장급) 南柄九△기획조정실 발전전략팀장(〃) 金洞鎬△〃 법무감사팀장(〃) 朴平河△체육대학 겸 체육대학원 교무부처장 金文中 ■ 서울시립대 △경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산업경영연구소장 鄭昌泳△공과대학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장 千昌律△〃 화학공학과장 金義鏞△문리과대학 철학과장 金美榮△도시과학대학 도시행정학과장 徐淳鐸△〃 사회복지학과장 李城圭△〃 도시사회학과장 李健△〃 토목공학과장 趙容晙△사회복지관장 직무대리 金周鎰 △국제교육원 공무원교육센터 서울시고위관리자과정 전담교수 金赫 ■ 상명대 △공과대학장 金秀洪
  • 음악 파일 ‘숨바꼭질’

    음악 파일 ‘숨바꼭질’

    저작권법이 개정됨에 따라 사용료를 내지 않는 다운로드를 막으려는 업계와 파일공유를 주장하는 네티즌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개정법이 지난달 17일 발효되고 단속이 강화되자 네티즌은 외국 사이트 등 ‘탈출구’를 찾고 있고, 일부 네티즌과 시민단체는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등 신경전이 한창이다. 편법을 동원한 불법 음악파일 공유는 여전하다. 흔한 방법은 확장자명 바꾸기.‘노래제목.MP3’라는 파일을 ‘노래제목.NP3’ 또는 ‘노래제목.HWP’ 하는 식으로 교묘히 바꿔 단속을 피하는 것이다. 확장자명을 원위치 하면 파일은 손상없이 재생된다. 외국의 공유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E,W 등 외국사이트는 서비스 운영권이 해외에 있어 국내에서는 단속할 방법이 없다. 최근 한국인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최신가요도 어렵지 않게 다운받을 수 있다. 친구·동료들끼리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은밀히 주고받기도 한다. 대학원생 이모(27)씨는 “동아리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다 보니 파일 수는 제한적이지만 꺼림칙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료·무료 공유사이트에서는 파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아이디를 알리는 ‘친구등록’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음반 하나를 10∼30원이면 다운로드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가 다운로드를 많이 받아갈수록 내 포인트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부는 불법음원을 공개하는 위험도 감수한다.S공유사이트 게시판에는 17일 이후에도 아이디를 공개하며 “음악파일을 교환하자.”는 글이 300여개나 올라와 있다. ●저작권자 가짜파일 올려 제지 안간힘 저작권자들은 대행업체를 통해 수천개의 가짜 파일을 공유사이트에 올려 ‘물타기’하는 등 공짜 다운로드를 제지하는데 골몰하고 있다.30초쯤 재생되다 끊어지는 가짜 파일을 대량 살포하면 진품을 찾기가 어려워 불법 다운로드를 귀찮아할 것이라는 심리를 노린다. 또 자동으로 아이디를 추적하는 장치를 개발해 공유중지문도 발송한다. 네티즌은 단속에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가 지난달 18∼20일 10∼39세의 네티즌 3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는 콘텐츠 공유를 ‘무조건 허용’하거나 ‘가급적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금지’는 10%에 불과했다. 법 개정 이후 콘텐츠 공유 양상도 90%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복종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No music,no blog’는 문화관광부에 항의글 쓰기, 검은리본 달기 등으로 저항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저작권법을 다시 개정하자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다. 정보공유연대 등 31개 시민사회단체는 법 재개정을 위한 인터넷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카페선 검은 리본달며 ‘불복종운동’ 그러나 음반협회는 “삭제 요청을 했음에도 음원을 지우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도높은 대응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창작과 동시에 복제권과 전송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현행법에 대한 문제제기도 활발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스스로 이용과 개작 범위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공유연대는 영리적 사용과 개작의 허용범위를 저작권자가 명시하는 ‘정보공유라이선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보공유라이선스는 저작물을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가 범위를 표시하는 적극적 의사표현”이라면서 “저작권법이 정보를 사유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면 정보공유라이선스는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약관”이라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개정 저작권법이 자리잡으려면 ‘저작권이용허락표시제도’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열린세상] 强中國의 발전모델을 넘어/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역사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가.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화가 역설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세계화가 사람, 자본, 문화, 상품 등의 이동을 통해 국경을 무너뜨리고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 국가는 세계화의 와중에서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에 살아남기 위해 강력한 발전정책을 추구한다. 지구시대의 국가들은 부국(富國)과 민복(民福)에 관심이 많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멀리 미국이나 프랑스를 보라. 이들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화를 적극 활용한다. 무역입국이나 군사입국과 같은 신(新)중상주의적 발전정책이 그것이다. 일반적 예측과 달리, 세계화로 인해 국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바뀐 것이 있다면, 국가의 무대가 자국 영토와 주민을 넘어 전지구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탈(脫)영토-신(新)기능 국가’의 출현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국가주도적 발전정책을 여전히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종래의 부국강병의 목표에 국리민복의 가치가 추가되어 있다. 한국의 국가는 국제협상의 타결, 수출무역의 확대, 성장동력의 형성, 하부구조의 건설, 사회갈등의 조정, 복지제도의 개선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압축발전을 통해 국제계층구조안에서 주변부의 위치를 벗어난 대표적 나라다. 그러나 1995년 일인당소득 1만달러 달성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마의 2만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물론 여야 정당들에서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전략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배경이다. 이중 두 가지 국가전략이 눈에 띈다. 하나는 강소국(强小國) 발전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소강국(小康國) 발전전략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제안한 강소국 발전모델은 수출주도의 산업. 금융구조를 통해 지구경제에 적극 참여하면서 노사정합의에 의해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키는 전략이다. 유럽의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스위스처럼 인구·국토는 작지만 빼어난 국제경쟁력을 갖춘 나라들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울대의 김광웅 교수가 제시한 소강국 발전모델은 물질적으로 잘 사는 것 이상으로 ‘여유있고 반듯한 사회’를 위한 환경-인성친화적 발전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과거 등소평이 소강에 대한 이상을 피력한 바 있지만, 현재 소강국의 경험적 준거가 될 만한 나라는 중국도 아니고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근래에 들어 청와대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강중국 발전전략도 흥미롭다. 한국은 국토는 작지만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보다 오히려 큰 나라라 할 독일의 발전경험이 우리에게 유익하다는 논지다. 세계시장에서 휴대전화와 같은 소수정예로 맞서기보다 전기, 전자, 자동차를 포함하는 다품종으로 승부를 걸자는 것이다. 정보통신과 생명공학뿐만 아니라 전통산업이라 할 제철, 기계, 섬유 등 제조업도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강중국 발전전략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전후 비약적 경제부흥을 가져온 바탕으로서 사회적 시장경제(social market econom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자율을 중시하되 적절히 규제하는 정부, 그 아래 자본과 노동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동반관계를 통해 자유와 연대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그 요체다. 그러므로 독일식 강중국 발전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어도 강소국 발전전략의 노사정합의라는 ‘현실’과 소강국 발전전략의 환경-인성친화적 ‘이상’을 적극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럽의 다양한 발전경험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그에 대한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우리의 토양에 맞는 적실성 있는 발전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단순한 선진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선진국(善進國)’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박미애 옮김

    구분짓기는 정체성 구성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너와 내가 무엇이 다른지를 찾아야지 너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다.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박미애 옮김, 한길사 펴냄)는 이런 문제의식 아래 영국의 소도시 ‘윈스턴 파르바’를 관찰한 독일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존 스콧슨의 저작이다. 사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프랑스 인문학이 많이 소개된 덕택인지 1965년에 출간된 이 저작 자체는 낡은 감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 인문학이 미시권력을 지나치게 확대해 변화의 가능성을 스스로 봉쇄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면, 이 책은 사회학자의 저작답게 동적인 특성이 살아있다.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의 위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또 기득권자가 된 아웃사이더가 아웃사이더로 밀려난 기득권자를 어떻게 아웃사이더로 정의해 나가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찰대상을 소도시 윈스턴 파르바로 잡은 것도 눈에 띈다. 정체성이나 구별짓기 같은 주제는 대개 계급이나 계층·민족 혹은 동양과 서양과 같은 큰 단위를 건드리는 데 반해, 윈스턴 파르바는 사는 사람들간에 별 차이랄 것이 없는 ‘고만고만한’ 형편의 노동자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집단을 연구대상으로 선택한 덕분에 이데올로기적인 면이 덜하고 사회학보다는 인류학에 더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구논문임에도 조그만 마을을 실증적으로 관찰한 글이라 어느 대목에 가서는 “맞아, 우리 동네도 이래.”라며 무릎을 칠 만도 하다.1만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논술이 술술] 엔트로피 글쓴이/제러미 리프킨

    클라우지우스가 1865년에 열역학 법칙을 발표한 뒤,‘엔트로피’는 근대 과학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개념의 속성 때문에 과학 이외의 영역에서 가장 많이 주목하고 다루어진 과학 개념으로 자리잡아 왔다. 수많은 인문, 사회학적 저작들에서 ‘엔트로피’는 근대 물질 문명의 한계를 비판하기 위한 주요한 개념으로 인용돼 왔으며, 특히 현대에 와서는 생태계의 위기, 과학기술의 한계와 관련,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열역학 법칙은 두 개의 법칙으로 구성돼 있다. 제1법칙은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해서 생성하거나 소멸될 수 없고 오직 형태만이 바뀔 뿐이라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는 계속 사용하더라도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예를 들어 석탄을 태우면 에너지 총량에는 변화가 없을지 모르지만 에너지는 탄산가스와 그밖의 기체로 변하여 공기 중에 흩어진다. 에너지의 손실은 없지만 태워서 일을 얻을 석탄은 다시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질 세계의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와 물질의 형태 변화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이뤄진다.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부터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질서가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가 증가하는 상태로만 변할 수 있으며, 그 되돌림은 불가능하다. 이 때 사용 불가능한 형태로 바뀌어 있는 에너지의 총량을 ‘엔트로피’라고 한다. 곧 엔트로피란 더 이상 일로 바꿀 수 없는 에너지의 양에 대한 척도이며, 엔트로피의 증가는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감소를 뜻한다. 최근 우리에게 ‘노동의 종말’이나 ‘접속의 시대’ 등의 저작으로 친숙해진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이러한 ‘엔트로피’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의 자원 고갈과 생태계의 위기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근대 이후 인간은 ‘발전이란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는 것이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의해 세계는 더욱 질서있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다. 그러나 오늘날 에너지 자원의 고갈과 심각한 환경 위기는 기술의 발전이나 생산 효율의 증가가 에너지의 추출이나 흐름을 더욱 빠르게 하고, 결국 이것은 에너지 분산이나 세계의 무질서를 촉진시킬 뿐임을 드러내고 있다. 리프킨은 이러한 상황에서 근대 이후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벗어날 것을 강조하며, 현재와 같은 고(高)엔트로피적 사회를 저(低)엔트로피적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이행이 불가피하다. 생태계의 조화 및 재생 능력의 한계 안에서 경제적 생산과 사회적 소비를 절제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엔트로피’법칙은 난폭한 약탈자로서의 지금까지 인간의 역할에 대한 반성과 현대 물질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의 인류 문명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으며,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에 익숙해진 현재의 생활상을 유지하면서 그러한 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없다는 사실이 날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독서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과학,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한국지리, 경제지리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가이아(제임스 러브록·김영사), 우리 공동의 미래(세계환경발전위원회·새물결), 작은 것이 아름답다(슈마허·범우사), 인류의 위기(로마 클럽·삼성미술문화재단) -기출논제:1997·1999학년도 이화여대 자연계 모의 논술,1996학년도 연세대 정시 자연계 논술,1998학년도 경희대 정시 인문계 논술,2000학년도 한양대 정시 논술 ●생각해보기 -‘엔트로피’의 개념과 의의는? -쓰레기나 교통 문제 등을 예로 들어 ‘엔트로피’적 관점에서 그 원인과 궁극적인 해결 방안을 써보자. -석유에 기초한 현대 문명이 석유의 고갈로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써보자.
  • [짓밟히는 여성 노숙자들] 19세 노숙녀 “8번 임신, 4번 낙태”

    [짓밟히는 여성 노숙자들] 19세 노숙녀 “8번 임신, 4번 낙태”

    서울 영등포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김은진(가명·19)양은 현재 임신 3개월째다. 관할 영등포역전파출소와 노숙자 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김양의 임신은 이번이 8번째다. 김양은 7년전 가출, 영등포역과 주변 쪽방을 전전했다. 식사와 따뜻한 잠자리가 아쉬웠던 김양은 남성 노숙자나 또래 남자친구에게 번번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확인한 김양의 피해 사례는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 경찰은 “김양은 지금까지 4차례는 사산하거나 낙태수술을 받았고, 출산한 아이 3명은 입양됐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 노숙자는 처지가 막막하거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남성 노숙자나 취객의 강압이나 꾐에 빠진 사례가 많았다. 그만큼 여성 노숙자는 성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피해 유형도 다양했다. 남성 노숙자들은 7000원짜리 쪽방을 하루 빌린 뒤 “따뜻한 곳에서 재워주겠다.”면서 이들을 유린했다. 심신이 지치거나 일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노숙인을 전문으로 노려 성폭행을 일삼는 ‘비노숙 남성’도 있었다. ●“식사·잠자리 내주면 누군든 따라가”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하는 홍모(30)씨는 중년 남성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뒤 출근길에 다시 서울역으로 데려다 주기를 반복했다.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홍씨는 현재 임신중이지만 중년 남성의 신원이나 정확한 몸의 상태를 알지 못한다. 홍씨는 “아저씨가 용돈으로 쓰라며 만원을 쥐어 주었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2년 전부터 남편 정모(44)씨와 노숙하던 배모(29)씨는 얼마전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이 아들을 데리고 떠나버렸다. 낙담한 배씨는 이후 남성 노숙자들에게 숙식을 구걸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역 주변 노숙자 400여명 가운데 여성은 20명 안팎에 이른다.10대가 3∼4명,20대가 6∼7명,30대 이상이 6∼7명이다. 영등포역 일대에는 10∼20대 여성이 6명,30대 이상이 4명 정도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거처가 불분명한 여성 노숙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호소한다. 여성 노숙자를 지원할 전문 시설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여성 노숙자는 하루하루 생계를 잇기 위해 남성 노숙자와 친하게 지내기도 한다.”면서 “남성 노숙자는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이자 보호자이기도 한 이중성을 갖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성범죄 전문상담인력 양성해야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에 따르면 2005년 1월 현재 서울지역의 여성 노숙자는 161명에 이른다.1999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여성 노숙자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에는 여성에게 하루 숙박과 편의를 제공하는 ‘드롭인(Drop-in)센터’가 한곳도 없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에 하나씩 있는 드롭인 센터는 모두 남성 전용이다. 노숙인다시서기센터 김진미(41) 과장은 “거리의 여성 노숙자는 정신질환을 앓거나, 당장 먹고 잘 곳이 없이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 쉼터에서 체계적인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전문성 있는 인력과 체계를 갖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신종한 노숙자대책팀장은 “현재 5층 건물을 구입,50평짜리 여성용 드롭인 센터를 포함해 400평 규모의 노숙자 시설을 만들 예정”이라면서 “특히 여성만 이용할 수 있는 취침실이나 목욕실을 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거리 노숙 여성들이 가는 쉼터가 대부분 종교단체 등에서 봉사차원으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생활에 물들어 있는 이들에게는 적절치 않을 것”이라면서 “여성 문제에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시민단체가 쉼터를 열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여성 노숙인을 성적 자기결정권조차 없는 힘없는 존재로 무시하는 인식이 성범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스스로 위축되지 않고 피해 사실을 진술할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박지윤기자 nomad@seoul.co.kr
  • 사노맹 출신 은수미씨, ‘한국 노동운동‘ 박사학위

    1980년대 노동운동을 주도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6년간 복역한 은수미(41·여)씨가 모교인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학교측은 이 대학 사회학과 82학번인 은씨가 ‘한국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 유형연구’라는 논문으로 올해 초 박사모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오는 1학기부터 사회학과에서 ‘사회운동론’강의도 맡는다. 은씨는 83년 학내시위로 제적된 뒤 박노해·백태웅씨 등과 함께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동맹’을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에 투신했다.92년 초에는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돼 강릉교도소에서 6년간 복역했다. 97년 출소해 15년 만에 학교로 돌아갔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6년간의 독방생활로 인해 밀실·고소 공포증에 시달리는 등 후유증이 심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98년 학부를 졸업한 은씨는 99년 석사,2001년 박사과정에 진학했다.99년에는 대학 동기와 결혼식을 올렸다. 은씨는 “내게 1980년대는 역사가 아닌 현재의 무게로 남아 있었는데 논문을 쓰면서 이를 씻어낸 느낌”이라면서 “지난 20년의 인생을 판갈이하고, 무언가로부터 놓여난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6.노르웨이 직업능력개혁정책

    [이젠 사람입국이다] 6.노르웨이 직업능력개혁정책

    북유럽의 대표적 선진복지국가 가운데 하나인 노르웨이에서는 직업능력개혁(Competence Reform)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성인, 재직근로자, 실업자 등을 포함하는 모든 국민에게 학습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 수단의 집합’으로 요약된다. 노르웨이가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세계화’라는 용어로 압축되는, 전 지구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확산, 그리고 정보통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기초한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은 전 세계적 추세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지식과 인적자본이 중심이 되는 사회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개혁은 과거와 달리 보다 새롭고 최신의 직업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와 작업장, 그리고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성에 따라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1997년에 나온 브루어위원회 보고서(Bruer Commission Report)가 노르웨이 직업능력개혁의 토대가 됐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직업능력 개혁 추진 이 보고서는 ▲급속한 사회변동과 기술발달, 국가간 경쟁의 격화, 점증하는 경제의 세계화가 보다 높은 수준의 직업능력을 요구하고 있고 ▲교육과 일, 여가시간에 대한 보다 유연한 방식의 조직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일과 교육의 결합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고 ▲가속화되는 기술발달로 인해 작업장이 점점 더 학습과 직업능력습득의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있으며 ▲신세대 취업자들은 이전 세대들과는 완전히 다른 작업장에 대한 기대를 표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직업능력개발과 관련 정책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시작된 직업능력개혁은 교육개혁은 물론 작업장 개혁 모두를 포괄하며, 취업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삼는다. 이 개혁 작업의 설계는 경제계(노사)와 교육계 대표, 그리고 정부의 교육연구부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이 3자간의 협력은 직업능력개혁의 핵심적인 전제조건이다. 직업능력개혁은 고등교육 및 초중등교육, 직업교육 개혁으로 구성되는 포괄적인 교육개혁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 ●일·교육 유기적 결합체제 구축 그러면 노르웨이 직업능력개혁은 무엇을 목표로 하며 어떤 수단을 통해 구현되는가. 이 개혁의 목표와 과정은 여덟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무엇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형태의 훈련과정들을 제공함으로써 수요자인 성인 근로자들에게 더욱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공식 학습 토대 위에 적절한 초등·중등교육의 권리를 도입했으며, 대학들은 성인 파트타임 학생을 위해 훈련시설을 개방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둘째, 개개인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최선의 구조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과 교육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고, 근로자 개개인에게 교육훈련 휴가권을 부여하도록 근로환경법이 개정됐다. 계속교육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교육훈련비용에 대한 세금감면조치도 도입했다. 셋째, 계속교육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교육훈련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직업능력개발프로그램(CBP·Competence Building Program)이 만들어졌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노사, 교육계, 교육부와 산업부 등 관련 정부부처 대표자들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프로그램의 실무는 노르웨이 국립성인학습연구소(VOX)가 담당한다. 또 공급자와 사용자들이 협력, 새로운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하도록 유도했다.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은 새로운 교육훈련방식과 교재의 개발, 새로운 협력형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재정지원을 수행한다.CBP에는 기업 및 조직, 사용자, 근로자, 대학 및 사설 학원 등이 참여하며 정부의 보조금과 기업자금, 재정지원 등이 활용된다. 이 프로그램은 2000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약 4500만달러가 투입됐고 659개의 능력개발 프로젝트와 60여개의 확산프로젝트(dissemination projects)가 시행됐거나 추진 중이다. 넷째, 근로생활과 교육시스템 양쪽에서 성인의 비형식적 학습에 대한 기록과 평가를 정당하게 할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1999년부터 3년에 걸쳐 ‘비형식학습 프로젝트’가 구축돼 다양한 직무경험과 비공식학습에 대한 기록과 평가, 그리고 자격 인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교육받을 권리 부여 다섯째, 직업생활과 사회에서 민주적 참여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 태도와 관련된 폭넓은 직업능력과 인식에 기여하는 것이다. 직업 및 사회생활 참여정도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소인 읽기와 쓰기, 수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또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원봉사 및 선거참여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보다 많은 성인들이 고등교육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노르웨이 교육연구부는 직업능력개혁의 집행과정에서 성인교육 및 원격교육기관연합회 그리고 소수민족 고등학교들과 긴밀히 협력해 근로생활과 연계한 평생학습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교육훈련에서의 사회적 배제를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을 추구한다. 여섯째, 초급 수준의 훈련이 필요한 모든 사람과 고등학교 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성인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2000년 가을부터 1978년 이전에 출생한 성인 중 청소년기에 정규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이의 추진을 위해 ‘동기화, 진로지도 및 정보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일곱째, 공공 교육시스템이 사회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경쟁적으로 향상되고, 계속교육과정을 개발·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빈트 페터슨 VOX 연구실장은 “VOX는 이러한 교육과정개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성인 학습자를 위해 초급 및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덟째, 교육기회에 대한 정보의 원활한 흐름과 자문시스템을 담보하고 직업능력개혁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직업능력개혁의 추진을 위한 정보계획이 수립되고 집행된다.VOX는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제공할 뿐 아니라 직업능력개혁에 대한 안내 및 정보자료들을 광범한 집단에 제공하는 것을 주요한 임무 중 하나로 한다. 노르웨이의 직업능력개혁프로그램은 인적자원의 혁신을 통해 국민소득 1만달러의 함정을 뛰어넘어 2만달러 시대로 도약하려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점을 던져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생학습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와 이를 위해 작업장을 새로운 학습 거점으로 재규정한다는 점이다. 적령기에 이런저런 이유로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성인들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계속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 일과 학습의 유기적 연계를 높이고 교육훈련기관들이 작업현장으로 다가가야 하며, 작업장을 교육의 장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새 산학협력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작업장을 새로운 학습 거점으로 다음으로 주요 직업교육훈련 이해당사자들간의 사회적 파트너십을 배워야 한다. 노르웨이의 경우 직업능력개혁 프로젝트의 핵심 추진체인 VOX가 중심이 돼 교육연구부와 산업부 등 정부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노동조합, 사용자 단체, 지역 상공인단체, 각종 교육훈련기관 등이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이해당사자간의 협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인적자원 혁신을 통한 경제사회의 도약을 위해 노사정 그리고 교육훈련기관간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사회 및 경제 환경, 그리고 기술혁신에 발맞추어 직업교육훈련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직업교육훈련은 그동안 정부 주도 공급자 중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산업현장의 교육훈련수요에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틀로는 새로운 경제산업 환경이 필요로 하는 경쟁력 있는 인적자원을 육성하기 어렵다. 유연하고 현장지향적인 교육훈련과정의 개발에 대한 다양한 지원 장치들이 마련되고 집행돼야 하며, 공정한 평가와 평가결과와 연계한 지원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장홍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 사회학 박사 changhg@kriv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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