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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세대갈등과 새정부의 과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세대갈등과 새정부의 과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세대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사회는 정체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과 그에 따른 갈등은 긍정적이다. 변화가 많은 사회일수록 세대 갈등이 크다. 한국사회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서 영국의 6배, 일본의 3배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세대 갈등이 심한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역동적인 사회변화의 결과이자 또한 한국사회의 역동성의 요인이다. 18대 대선에서 나타난 세대 간 정치적 선호 차이가 최근 노인 복지문제로 불똥이 튀면서 세대 갈등이 정치화되고 있다. 노인 표가 압도적으로 박근혜 후보로 쏠리면서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많이 지지한 젊은 유권자 일부가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무임승차’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부담은 젊은 세대가 하고, 혜택은 노인들이 보는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감이 불거진 것이다. 해방 후 각기 다른 세대는 각기 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전쟁, 민간독재, 4·19학생혁명, 군부독재, 민주화, 동구권 붕괴, 외환위기, 정권교체, 신자유주의 경제개혁과 세계화 등 국내외에서 일어난 역사의 격변을 세대마다 다르게 겪었다. 그래서 각 세대의 과거 인식은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격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보다 세대 차이의 인정과 세대 간 연대가 절박한 시기라는 점이다. 한국은 2012년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다. 지금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재 젊은이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빈곤층이 될 것이다. 21세기 한국사회가 오래 사는 것이 복이 아니라, 천형이 되는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젊은 세대의 몫이지만, 젊은이들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것이 세대 간 연대가 필요한 이유이다. 젊은 세대가 감정적으로 세대 간 차이를 앞세우고 또 나이 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외면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다. 정치권이 세대 갈등을 단기적인 정치적 목적 달성에만 이용하고자 한다면, 세대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반대로 정치권이 세대 간 통합을 모색하고 세대 연대를 이끌어 내고자 노력한다면, 세대 간 갈등은 역동적인 사회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오래전에 스웨덴 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스웨덴 국회 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연금 개혁이 8년 이상 오래 걸린 이유를 물었다. 50대 여성 복지위원장 답변은 복지 개혁은 자신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문제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신중하게 접근하여 여야 합의를 도출하는 데 8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철학이 몸에 밴 것이었다. 정말로 부러운 정치철학을 지닌 정치인이었다. 현재 세대 갈등은 18대 대선을 계기로 크게 대두되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집권 여당과 차기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세대 갈등 해결은 정치적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세대 갈등을 역동적인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한국사회는 그만큼 지체될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나이를 먹게 된다. 세월과 함께 기억 속에는 과거만 흔적으로 남게 된다. 미래를 생각하지만, 미래는 기억 속에는 없다. 미래는 만들어져야 한다. 세대를 가로지르는 세대 연대에 기초하여 정치권과 정부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세대 갈등의 해결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새해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 면이 한층 새로워집니다. ‘특별칼럼’ ‘열린세상’ ‘생명의 창’ ‘옴부즈맨 칼럼’ ‘지방시대’등의 필진이 바뀝니다. ‘특별칼럼’에는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이 새로 참여합니다. ‘열린세상’에는 20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합니다. 날카로운 현안 진단과 깊이 있는 대안이 담긴 글을 선보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새 필진(가나다순) ●특별칼럼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열린세상 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김정기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김정현 소설가,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회장, 석영철 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소장,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생명의 窓 보경 스님(법련사 주지),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성소국장), 김진 가톨릭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글로벌시대 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 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CEO칼럼 박상진 ㈜한양 대표 ●옴부즈맨칼럼 안혜련 주부 ●문화마당 백가흠 소설가, 임형주 파페라 가수 ●지방시대 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이성근 대구경북연구원장,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 [부고]

    ●박종남(전 서울신문 수송부 부장)씨 장모상 24일 일산 백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31)910-7443 ●김종승(전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종갑(한국지멘스 회장·전 하이닉스 사장)씨 모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3010-2265 ●오현재(전 동부제강 이사)현자(전 부여초 교사)현준(사업)현숙(대전시교육청 장학관)현승(전 현대시멘트 부장)현옥(창원 반송중 교사)현기(디지틀조선일보 부국장)씨 모친상 박래문(광동전력 대표이사)씨 장모상 엄태순(약사)씨 시모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 오전 7시 30분 (02)3410-6903 ●정재기(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씨 별세 용기(기업은행 부장)윤기(자영업)씨 동생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410-6901 ●김시호(한국전력 대구경북지역본부장)씨 모친상 23일 경북 안동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54)840-0010 ●이석민(전 이천중 교장)씨 별세 택영(사업)씨 부친상 이진하(삼성전자 상무)이동국(전 베스트투자자문 대표)씨 장인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410-6917 ●백영기(사업)희기(KIST 감사부장)씨 부친상 이일순(서울 석계초 교장)씨 시부상 24일 충남 서천 서해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41)953-4417 ●성세기(전 농수산물유통공사 고문)씨 별세 준엽(휴먼텍코리아 차장)씨 부친상 2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2227-7597 ●최인섭(현대증권 법인영업본부장)정섭(한진보일러 영업팀장)혜숙(연이아동상담센터장)씨 모친상 이영섭(구암초 교육공무원)씨 장모상 23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779-2182 ●최문영(신한금융투자 홍보실장)원영(IDH 본부장)씨 부친상 임병국(한국교통대학교 대학원장)씨 장인상 23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53)956-4445 ●정재웅(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씨 모친상 24일 원주기독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 (033)741-1990 ●김주호(전 전남 신안군수)씨 별세 영준(인터링크 대표)영석(사업)씨 부친상 나기준(파주로터리정형외과 원장)문성우(삼성전자 상무이사)씨 장인상 24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9시 (062)227-4381 ●서우석(서울시립대 교수)영주(대제건축 대표)씨 부친상 정민우(현동인베스트 대표)이종원(한국은행 조사역)씨 장인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410-6908
  • 엉뚱한 발상… 싱거운 결말 ‘솔로대첩’

    엉뚱한 발상… 싱거운 결말 ‘솔로대첩’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없었지만…. 싱글 남녀들의 초대형 애인 만들기 프로젝트 ‘솔로대첩’이 가능성만 확인한 채 싱겁게 막을 내렸다. 24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6곳에서 동시다발로 행사가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열기는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인천, 대전, 충남 등 5곳에서는 인원이 적어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 서울, 부산, 광주 등 9곳에 모인 사람은 관중을 포함해 6400여명(경찰 추산)에 그쳤다. 당초 전국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사람은 2만 1000명에 달했다. 인원 수도 적었지만 참가자들이 대놓고 이성에 구애를 하는 데 따른 수줍음과 어색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공원에는 영하의 날씨 속에 관중 포함해 남녀 3500여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남녀 비율이 8대2 정도로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얼굴 공개를 피하기 위해 말, 프랑켄슈타인 등 가면을 쓰고 나타난 참가자도 있었다. 공원 인근에는 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 230여명이 출동했으며, 성추행·소매치기 등 불미스러운 사건은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커플을 이룬 남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남녀의 비율이 맞지 않고 사람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서로 눈치만 봤다. 여성 참가자들에게 말을 거는 남자들은 대부분 취재진뿐. 데이트 신청을 뜻하는 암호인 “저랑 산책하실래요.”라는 말을 주고받는 남녀가 나오면 취재진부터 일반 참가자까지 우르르 몰려들어 구경해 어색함을 더했다. 빨간 코트를 차려입고 친구 2명과 여의도공원을 찾은 신모(22·여)씨는 “취지는 괜찮은데 현장 분위기가 썰렁해서 실망했다.”면서 “남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너무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여기 혹시 논산(충남)인가요? 군대 입소식 보는 것 같네요.”, “경찰이 제일 많고 다음으로 남자, 비둘기 순이네요.”라고 심한 남초(男超) 현상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3일 페이스북의 ‘님연시’(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운영자 유태형(24)씨가 “솔로들끼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여 대규모 미팅 한 번 할까.”라고 올린 글이 시초가 됐다.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졌고, 자원봉사단이 조직되면서 모양새를 갖췄다. 온라인 속 엉뚱한 호기심이 SNS를 타고 도심 축제로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전문가들은 ‘단 한 줄의 SNS 제안’이 대규모 축제를 만들어 냈다는 자체에 사회학적 의미를 부여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이 주인이 돼서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가 출현했다.”면서 “일반인이 SNS의 날개를 달고 얼마만큼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증명한 장”이라고 평가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배경헌 기자baenim@seoul.co.kr
  •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 촉구 “황창규 교수 임용 철회하라”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이 황창규(전 삼성전자 사장)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단장의 사회대 교수 임용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 로스쿨 인권법학회 산업재해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 ‘산소통’은 24일 “황 단장이 삼성전자의 전직 사장으로서 삼성 백혈병 산업 재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 “사회학과는 즉시 황 단장에 대한 초빙교수 임용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소통은 성명서에서 “서울대 사회학과는 기업경영 분야에서의 황 단장의 전문적 식견을 높이 산다고 밝혔지만 그가 지금껏 90명이 넘는(삼성 계열을 모두 포함하면 140명 이상) 산재 피해자를 양산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총책임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황 단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등을 맡았다. 앞서 지난 23일 서울대는 황 단장을 내년 3월부터 2년간 서울대 사회학과 초빙 교수로 임용한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세대별 이념 차이가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대선 직후인 20일 ‘좋은 일만 생긴다’라는 네티즌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23일 오후 3시 현재 9681명이 서명했다. 이 네티즌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 달라.”면서 “이래야 복지가 어떤 것인지 코딱지만큼이라고 느끼시려나?”라고 적었다. 노년층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이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에서 “노인네들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반대했으니 무임승차와 노령연금도 폐지합시다.”라고 주장했다. ‘좋은 일만 생긴다’ 외에도 조준혁씨 등 네티즌 10여명이 다음 아고라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청원하는 글을 올렸고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000여명 이상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노인복지법 등 법령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자로 분류돼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와 함께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아이디 ‘무장신공’은 21일 다음 아고라에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는 “투표에서 보듯이 노인들은 다들 살 만한 재력가임이 분명하다.”면서 “복지는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에게 그 혜택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이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우리도 언젠가 늙을 텐데 어차피 미래에 우리가 받을 복지다. 자제하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대한노인회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정재영 대한노인회 경로국장은 23일 “기초노령 연금제도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법과 정책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논쟁에 휘말릴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대선 이후 가시화된 세대 간 갈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이 현재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지정책에서 부담은 젊은 세대가, 혜택은 노인 세대가 누릴 수밖에 없다 보니 부담과 혜택 주체를 둘러싸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과 같은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반도체 전문가’ 황창규 단장, 서울대서 사회학 가르친다

    ‘반도체 전문가’ 황창규 단장, 서울대서 사회학 가르친다

    서울대 사회대는 23일 인사위원회를 거쳐 황창규(59)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단장(전 삼성전자 사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하기로 했다. 황 단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던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에서 ‘황의 법칙’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본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내년 3월부터 2년간 사회학과에서 강의한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걱정병에 걸린 대한민국 ‘범죄 불안’ 29%로 1위

    걱정병에 걸린 대한민국 ‘범죄 불안’ 29%로 1위

    ‘걱정’이 점점 더 일상화되고 있다. 극심한 불안에 ‘걱정병(病)’에 걸릴 지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20일 밝힌 올해 가족·교육·보건·안전·환경 부문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죄 발생을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2010년 21.1%에서 올해 29.3%로 늘어났다. 2년 새 8.2% 포인트 늘었다. 2년 전 걱정거리 1위였던 ‘국가안보’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됐다. ●“부모부양 가족 책임” 33%로↓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등으로 각종 범죄가 많이 늘어난 데다,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불안요인이 많아짐에 따라 국민의 걱정이 극도에 달했다.”면서 “차기 정부가 이전과 달리 미봉책이 아닌 종합적·장기적 불안해소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2년에 한 번 시행되는 이번 조사는 지난 5~6월 전국 1만 7424개 표본가구(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자녀를 교육하는 목적을 ‘좋은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 답한 비율이 2010년 44.7%에서 올해 50.6%로 5.9%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격이나 교양을 쌓게 하기 위해서’라는 답은 1.5% 포인트 줄었고, ‘자녀의 취미나 소질 개발’은 0.3%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갈수록 악화되는 청년 취업난 때문이다. 노인들은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가족의 도움을 점점 더 받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자식들 가운데 부모를 돌보는 책임이 가족에 있다는 응답은 33.2%에 불과했다. 2008년(40.7%)과 비교하면 7.7% 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11.9%→13.9%) 늘어났다. 정부나 사회라는 응답도 3.8%에서 4.2%로 늘었다. 특히, 소득이 적을수록 부모 부양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부모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이 월 소득 400만 원 이상인 가정에서는 12~13%대였지만 100만원 미만인 가정에서는 17.1%로 높아졌다. ●“스트레스 일상적” 69.6% 차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인구는 69.6%였다. 2010년(70.0%)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올해 수입 식품이 불안전하다는 인식은 54.7%로 2010년(58.7%)보다 4% 포인트 낮아졌지만 불안 원인으로 ‘정부의 규제관리 미흡’을 꼽은 비중이 43.2%에서 50.1%로 2년새 6.9% 포인트 높아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朴, 재원 등 공약 실현성 제시… 文, 사안마다 적극적 입장 표명”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6일 마지막 양자 TV토론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주제별 각론에서 돋보였고, 박 후보는 정책이나 공약의 실현 가능성 면에서는 문 후보보다 나았다고 평가했다. 전원책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는 연간 39조원이라는 복지정책을 얘기하면서 재원 대책을 제대로 못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현실 가능성 측면에서 박 후보가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문 후보의 완승이다. 정책을 잘 숙지하고 포인트를 잘 잡은 데다 표정 등도 좋았다.”면서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경직됐고, 토론 초반부터 답변을 안 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불리하게 전개됐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는 “여러 공방이 있었지만 박 후보는 보여주고 싶었던 비전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가 교수는 반면 문 후보에 대해서는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이야기하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참석하지 않은 탓인지 이전에 비해 안정감을 갖고 했지만 각 사안에 대해서는 명료한 대응을 하는 데 미흡했다.”면서 “문 후보는 이전과 달리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각 사안에 대해 비교적 뚜렷한 입장을 갖고 전달한 데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의 주제였던 사회·교육·과학 분야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공약이 서로 비슷해 변별력이 없었다면서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두 후보의 저출산·고령화·여성공약에 대해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후보가 전체적으로 비슷했다. 공약에 우열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못했다.”면서 “두 후보 모두 저출산, 고령화 분야 예산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는데 이는 정책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화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두 후보 캠프 모두 과학기술이 관심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서로 차이점이 없어 밋밋했다.”면서 “역대 대선에서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에서 후보들을 불러 토론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어느 후보도 이를 하지 않아 과학계로서는 맥이 빠지고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행정고시 수석합격자의 비법] 일반행정 수석 조수향씨

    [행정고시 수석합격자의 비법] 일반행정 수석 조수향씨

    지난 10일 5급 기술직 공무원(기존 기술고시)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올해 고시도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고시 공부의 기초는 선배들의 공부법을 따라하거나 수석 합격자의 합격 비법에 나만의 비결을 덧입히는 것입니다. 서울신문은 2012년 행정고시(56회) 수석 합격자의 합격 수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먼저 지난달 27일 발표된 5급 공채(행정고시)에서 일반행정 수석의 영광을 안은 조수향씨가 직접 쓴 합격법을 싣습니다.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용기를 주는 문화 복지 정책을 펼치는, 노력하는 공직자’가 되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상상만 하던 합격 수기를 이렇게 쓰고 있다니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합격을 한 것만으로도 아주 기쁜데 최고 득점까지 했다니 너무 과분한 결과인 것 같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나 공부가 힘들 때 합격 수기를 읽으면서 노력하고자 애썼기 때문에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어 보겠다. 2010년 7월 서울 신림동에 들어와서 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2011년에 처음 시험에 응시했지만 1차에서 떨어졌다. 2012년에 다시 시험을 봐 1차에 합격하고, 2차도 최종 합격했다. 2010년 휴학을 해서 2년 동안 공부했다. 올해 2차를 보고 복학했다. 한국사와 영어시험은 신림동에 들어오기 직전에 준비를 모두 끝냈다. 공직적격성평가(PSAT) 공부는 기출문제부터 풀기 시작했고, 기출문제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출제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기출문제 스터디를 하면서 시간 맞춰 문제를 풀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문제를 나눠서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고, 어떤 풀이 방법이 더 쉬울지, 강조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했다. 기출문제의 유형과 분석은 따로 정리했다. 언어논리 과목은 이러한 유형의 문제가 나올 때 어떻게 글을 읽는 것이 좋을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야 할지, 정답과 오답의 근거가 무엇인지, 보기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문제 옆에 써놓았다. 기출문제를 직접 정리한 것을 아침마다 읽으면서 기출 스타일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했다.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과목도 지난 5년 동안 나온 문제를 인쇄해서 스프링으로 제본해 정리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온종일 시험을 보는 것이 너무 지치고 낯설어서 첫해에 실패를 한 뒤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할 때는 전국 모의고사를 신청해서 4번 정도 진짜 시험을 치르듯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의고사를 보았다. 수험장에서 시험을 보는 것에 익숙해지고, 체력 안배 등을 연습할 수 있었다. PSA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시험일에도 찍는 것이 다 맞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풀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했다. PSAT는 만점을 바라는 시험이 아니고,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풀 수 있는 문제와 풀 수 없는 문제를 빠르게 구별하여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 학원 순환 수업을 따라가며 들으면서 한 순환마다 그 과목의 교과서를 꼭 한 번씩 정독했다. 경제학은 ‘서승환 저 미시경제학’ ‘정운찬-김영식 저 거시경제론’을 읽었다. 이어 ‘이영환 저 미시경제학’ ‘김경수-박대근 저 거시경제학’을 함께 읽으며 먼저 읽은 경제학 교과서를 나만의 요점정리집으로 소화했다. 행정법은 ‘홍정선 저 행정법특강’을, 행정학은 ‘한국행정학’을 반복해서 읽으며 흐름과 체계를 익혔다. 정치학은 ‘정치과정의 동학’ ‘20세기의 유산’ ‘국제정세의 이해’ ‘서울대 공저 정치학의 이해’ 등의 교과서를 반복적으로 읽었다. 과목마다 교과서 외의 나만의 요점정리집과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2차 시험 전에 볼 자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경제학은 ‘경제학의 zip’과 수업자료, 교과서 등을, 행정법은 ‘행정법 쟁점정리’를 요점 정리했다. 행정학은 ‘재미있는 행정학’과 ‘한국행정학’을 주제별, 단원별로 답안지에 쓸 정도로 요약하여 서브노트로 만들었다. 정치학은 수업 필기 정리, ‘정치학 요약집’, 여러 논문 가운데 답안지에 쓸 만한 문장들을 요약해 둔 것을 합쳐서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서브노트와 요점정리집은 정리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되고, 시험이 다가오면 한 권으로 공부할 수 있어 좋다. 답안 작성 연습에도 중점을 두었다. 첫해 시험에서는 답안을 시간 내에 완성하지 못해 속상했다. 처음부터 잘 쓸 수 없고 연습을 통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모든 과목의 답안 작성 연습을 많이 했다. 모의고사 문제를 보고 매일 답안 연습을 한 끝에 시간 내에 답안을 채울 수 있었다. 지난해 수석 합격자의 수기에서 보았던 답안을 다시 작성하는 방법도 큰 도움이 됐다. 결국 채점위원이 보는 것은 답안이기 때문에 답안을 실제로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답안은 빠르게 쓸 수 있어야 하므로 암기도 필요하다. 경제학은 수식을, 행정법은 학설과 판례, 개념 정의 등을 암기 카드로 만들어 자기 전이나 이동할 때 보았다. 특히 시험 1~2주 전에는 답안을 계속 작성해 감을 잃지 않고자 했다. 한 주는 2007년도 기출문제 전 과목을 매일 아침마다 실제 시험 시간인 오전 10시에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5년 전 문제를 풀었던 이유는 바로 전년도 주제가 나올 것 같진 않았고, 대선을 앞둔 상황이란 점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2차 발표가 나자마자 학교 행정고시동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꾸렸다. 면접 준비는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스터디를 통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사회 현안 문제에 대한 자료도 각자 나눠서 정리하면 더 빠르게 공부할 수 있다. 인성 면접을 위한 사전조사서 작성도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원과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더 가다듬을 수 있었다. 면접 준비자료는 스터디 내에서 함께 정리하는 주제와 정부업무보고서만으로 충분하다. 너무 많은 자료에 파묻히면 오히려 불안하다. 하루 10시간 공부를 목표로 스톱워치를 쟀고, 매일 책상 달력에 적으면서 확인했다. 그러나 수업시간을 포함해도 10시간 공부는 상당히 어려웠고, 7~8시간을 겨우 채웠다. 나중에는 시간 자체에 신경 쓰기보다 정해진 복습과 예습, 공부량, 최소한의 진도를 다 마치려고 했다. 일주일에 하루는 쉬면서 적절한 휴식과 기분전환을 했다. 부족하지만 “이 사람도 이렇게 합격했는데, 나도 충분히 가능하겠네.”라는 생각으로 공부하길 바란다. 정리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선 패러디 열풍 왜?

    지난 10일 밤 생중계된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회가 끝난 뒤 ‘@sotkfkdahfos’란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은 아래와 같은 트위트를 올렸다. “이정희: 세금을 내셨습니까?/ 박근혜: 예전에도 답했지만…/ 이정희: 내셨습니까?/ 박근혜: 과거의 일이고…/ 이정희: 내셨냐고요./ 박근혜: 이건 현실성이 없는….” 이는 TV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해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기업 회장에게 무상으로 받은 성북동 집에 대한 세금을 냈느냐.”고 질문하며 박 후보의 세금 납부 문제와 고소득층의 증세를 연계시켰던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선 후보자 TV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네티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전 평과 패러디물을 쏟아내며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주로 TV 토론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이에 대응하는 박 후보의 모습, 그리고 두 여성 후보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빗댄 것들이다. 영화 포스터를 이용한 패러디물을 비롯해 후보 간 웃지 못할 언쟁이 담긴 장면들만 편집한 ‘토론회 전설 영상’, 대화체로 정리된 ‘토론 관전평’ 등 종류도 다양하다.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1차에 이어 2차 토론회까지 이어지자 트위터리안 @NudeModel은 “문재인 좀 안 나오면 안 되나. 문재인만 끼면 싸움이 토론되잖아.”라는 글을 남기며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수 임재범의 노랫말을 빌려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문재인)…전쟁 같은 토론”이라고 평가했고, SBS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분석도 눈에 띄었다. 대선후보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물이 속출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허무주의 ▲새로운 세대 및 매체의 출현 ▲높아진 정치적 관심도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 등의 키워드를 내걸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 간 TV 토론회 이후 속출하는 패러디물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 허무주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각 후보를 등장시킨 패러디물은 정치의 실패, 정치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조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패러디물을 통한 정치인의 신랄한 비판과 풍자는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와 지식 수준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세대와 SNS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키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의 한 과정”이라면서 “과거 외면시됐던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회가 토론회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모든 세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편 트위터가 11일 공개한 2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대한 실시간 트위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차 토론이 이뤄진 10일 대선 관련 트위터 멘션 수는 91만 9400건을 기록했다. 이는 1차 토론보다 약 7만 5000건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우리나라 대선 최초로 유력한 여성 후보가 등장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육아, 일자리 창출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지만, 정작 대선 후보들의 여성 정책은 다른 공약에 비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정책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감소, 여성 경제활동 저하, 기회의 불평등, 비정규직 증가 등 사회 성숙과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각종 병폐와도 맞닿아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전 세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이지만, 한국은 특히 그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을 정교하게 제시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한 출산장려 정책이 핵심이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여성경제활동에 방점을 찍은 게 특징이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세부 실행 계획이 부족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남녀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는다면 여성은 61만원가량 받는다는 얘기다. 2위인 일본(29%)과 비교해도 10% 포인트 차이가 난다. 여성 임금은 2000년에도 남성 대비 4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일본이 2000년 34%에서 2010년 29%로, 미국이 23%에서 19%로 격차를 줄이는 동안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1989년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세우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벌칙 조항을 명시했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여성 비정규직 문제로 들어가면 심각성이 더 크다. 올해 3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여성 비정규직은 448만 9000여명으로 1년 전 441만 4000명보다 7만 5000명 늘어났다. 반면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388만명으로 지난해 3월 389만 8000명보다 1만 8000명이 줄어들었다. 고용형태의 차이는 남녀 간 임금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미달자 중 기혼여성 비율은 51.9%로 절반이 넘는다. 여성의 고용 불안은 출산율 저하를 낳고 노동가능 인구 감소를 불러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여성이 일자리를 갖지 않고 전업주부로 지내도 출산율이 늘어난다는 논리는 일부 외벌이 고소득 가정에 해당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문제 제기에 따른 남성 역차별 논란 때문에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때마다 여성정책이 번번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를 고려하지 못한 채 개별적인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여성 배려와 보육 지원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들을 제시했으나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여성 일자리 정책은 지엽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여성·보육 정책은 박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일자리 대책도 비교적 다양하게 제시했지만, 참여정부 정책의 연장선상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일자리 정책 박 후보는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여성인재 10만명 양성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 도입 ▲여성관리자 확대 민간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여성인재 아카데미를 설립해 여성 리더 육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여성 일자리를 확대해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인재를 육성, 여성의 사회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문 후보는 ▲사회복지분야 서비스 여성일자리 40만개 확충 ▲성별 임금격차 해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절반으로 축소 ▲장관직 등 고위직에 여성 30% 이상 기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성의 공공부문 진출을 확대한다는 면에선 박 후보의 공약과 유사하지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축소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게 다른 점으로 꼽힌다.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박 후보의 공약 중 여성 일자리 창출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정책으로 여성을 채용하는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꼽았다. 다만 “여성 관리직 확대보다 시급한 문제인 여성 비정규직 문제나 성별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문 후보가 여성근로자 절반 축소와 임금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건 것은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박 후보의 정책 중 적합성이 가장 높은 공약으로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를 꼽고 “여성인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권한이 있는 관리직 여성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모델을 제시하고, 민간의 변화도 견인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공공부문, 특히 돌봄 분야의 일자리 확대와 처우 개선은 중요한 과제”라며 “여성 근로자 중 돌봄 영역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 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일자리 대부분이 불안정한 저임금 직종에 몰려 있는 산업 구조와 현실이 정책 의지로 어느 정도 변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후보의 여성 일자리 정책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비정규직의 60% 이상이 10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어, 고용안정을 위해선 중소 영세업체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10인 이하 사업장은 정부가 4대 보험 중 고용보험을 부담해 주거나 사업장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민간기업 인센티브 공약이 이와 비슷하지만, 업체 성격에 따라 지원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공공부문에 많기에 공공부문과 공기업부터라도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면 여성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보육 정책 여성 일자리 창출과 병행해야 할 정책이 보육 지원이다. 아이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도록 보육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는 것이 두 후보의 보육 공약 핵심으로 꼽힌다. 가장 참신한 공약으로는 전문가 대부분이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남성 출산휴가 보장을 꼽았다. 박 후보는 남성 출산휴가를 100% 유상휴가로 한달간 제도화한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문 후보는 남성 육아휴직 1개월간 통상임금을 100%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남성의 양육과 돌봄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젠더 관점이 강화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산 부담, 기존 노동관행과 성역할 분담 인식에 따른 재계의 반발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참신하지만 대기업을 위한 것이지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출산휴가 3일을 쓰는 것도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인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한 달간 육아휴직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사표를 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보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 100% 유상휴가를 육아휴직으로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두 후보는 이에 대한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남성의 출산휴가가 유급으로 바뀐다면 오히려 산모의 출산휴가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무상보육 전면 확대’,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등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으로 꼽았다. 박 후보는 0~5세 양육수당 지급, 임신 중 부분적 근로시간 단축제,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을, 문 후보는 0~5세 무상보육 전면 확대, 12세 미만 아동도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출산장려금 지급 확대 등을 보육 정책의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예산이다.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보육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를 감당할 예산 확충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때문에 재원 마련이나 세부 실행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 부정과 세대 갈등/오승호 논설위원

    다수 2030세대들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열광했던 것은 사회학적으로 보면 세대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정권교체’ 같은 구호에 별 관심이 없다. 새누리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기성 정치인은 무조건 싫어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부모 세대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왜 취직이 안 되느냐는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직장 구하기가 지금보다는 쉬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굴뚝산업이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했던 것과는 달리 정보사회에서는 소수의 핵심 고급 인재 위주로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이 55.9%이니, 두 명 중 한 명은 백수가 되기 쉽다. 우리의 진정한 미래인 젊은이들은 세대 간 불평등으로 화가 잔뜩 나 있다.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보름 남겨놓고도 후보들이 너나없이 과거 부정에 몰입해 걱정이다. 젊은 세대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후보들의 ‘과거 싸움’을 보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후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 경험이 없는 자식 세대에게 미래에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는 못할망정 과거는 잘못됐다고 폄하만 한다. 이런 행태가 세대 갈등만 더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 싸움만 하다가 미래를 설계할 공약집 하나 내놓지 못해서야 될 말인가.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도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 충돌이 불가피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올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오는 2040년에는 1.7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때 가서 미래세대들은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과거세대가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만 물려줬다고 원망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은 1990년대에 이미 추진했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화급하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 개혁이 실패라도 한다면 차세대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고,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적인 현상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느끼는 연민이란다. 이런 아름다운 사랑은 후손들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로런스 J 코틀리코프와 스콧 번스는 공저 ‘세대충돌’(CLASH OF GENERATIONS)의 ‘몰려 오는 세대폭풍’ 편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앞으로 10년간 부자 증세 등으로 세수를 2조 5000억 달러 늘려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쓰기로 합의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세대 간 균형이고 지금 세대와 훗날 세대 사이의 평화인데, 이는 재정 적자를 더 줄여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조 5000억 달러가 아닌 20조 달러 정도 재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미래 세대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성세대들이 자신들과 자식들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미국은 통째로 나사가 빠졌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도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게 되면 성장률이 떨어질 여지가 많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시행하려면 5년간 220조~3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표만 의식한 나머지 무턱대고 과거를 부정해 신구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달라져야 한다. 보수세력이든 진보세력이든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견지할 가치가 있는 정책은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얼마나 많은가. 폐족(廢族)의 실세니,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니 같은 과거부정형 헐뜯기를 하면서 소통이나 사회통합을 외치는 정치권에 2030세대들이 화나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osh@seoul.co.kr
  • [기고] ‘늑대소년’이 준 메시지, 약속/방귀희 솟대문학 발행인

    [기고] ‘늑대소년’이 준 메시지, 약속/방귀희 솟대문학 발행인

    온 국민이 멘붕 상태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뒤로한 채 홀연히 떠난 안철수 현상이란 신기루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인터넷만 계속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분들이 많았다. 나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영화 ‘늑대소년’이 관객 6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늑대소년’이 이렇게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영화 ‘늑대소년’이 주고 있는 메시지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늑대소년은 세상이 버린 특별한 존재로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멀리하며 제거하려고 한다. 하지만 늑대소년은 인간이 갖고 있지 않은 가장 소중한 신의를 갖고 있다. 늑대소년은 자신에게 사랑을 준 사람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희생적인 존재이다. 오직 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주인이 “기다려, 다시 올게.”라는 쪽지를 두고 떠났는데 그 약속을 믿고 무려 47년 동안이나 기다린다. 긴 세월 속에서 얼굴 가득 주름이 움푹 파여(소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괴물이라고 한탄) 옛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소년은 이렇게 말한다.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똑같습니다. 눈도, 코도, 입도” 바로 이것이 늑대소년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시각이다. 우리 인간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너무나 쉽게 한다. 자기가 한 약속을 하찮게 여겨 아주 쉽게 약속을 깬다. 약속을 깨고 나서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뻔뻔함이 있다. 사람이 이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상대방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아서다. 늑대소년은 소녀가 자기보다 더 소중했기에 소녀와의 약속 또한 귀중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변화를 눈으로만 보지 마음으론 보지 못한다.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현상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 해도 그 진정성은 그대로 믿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사람은 그런 믿음을 갖기가 어렵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기다려”인데 이 말도 현대인에게 강한 메시지를 준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인내심이다. 지금 당장 손에 넣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정은 생략하고 빨리빨리 서둘러서 모든 것을 자기가 소유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함 탓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다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진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것이다. 그러니까 약속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한 편의 영화에서도 이렇게 중요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데, 국민을 위해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정치인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 없이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늑대소년을 생체학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소외된 존재라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소년이 보여준 변함없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우리 사회를 성숙시키는 동력이라는 문화적 현상에 동의한다면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한화, 사내 기업대학 운영

    한화그룹이 고교를 졸업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기업대학을 운영한다. 한화그룹은 기업대학 설립에 대한 고용노동부 인가를 완료하고, 내년 3월 4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기업대학은 경기 가평의 한화인재경영원에 설립되며 기업실무학과, 금융학과, 호텔경영학과, 건축학과, 경영학과 등 5개 학과를 개설한다. 학과별 정원은 40명이다. 기업대학은 총 2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3년간 교육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6월 확정된 고졸 신규 채용자 중 입학전형을 거쳐 160명을 선발하고 기존 고졸 직원 중에서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국제사회학 등 총 7개 과목 이수를 위해 연간 180시간의 오프라인 교육과 220시간의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기업대학의 3년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5년의 근무기간 동안 성과를 충족하면, 고졸 직원들도 대졸 직원과 동등한 직군 전환과 승격의 기회를 얻는다. 정하영 한화인재경영원 상무는 “기업대학은 고졸 직원들이 숙련된 업무능력을 갖춘 핵심인재로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사이버대 특집] 세종사이버대학교

    세종사이버대는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2013학년도 전기 입시를 실시한다. 모집 분야는 인문사회학부, 사회복지학부, 경영학부, 부동산경영학부, 호텔관광경영학부, 정보보호통신학부, 디자인학부 등 7개 학부 24개 학과다. 온라인을 통한 지원 동기 작성(50%)과 인적성검사(50%)를 통해 선발한다. 세종사이버대는 모든 학생이 졸업 때까지 한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자격과정을 커리큘럼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또 신·편입생 전원에게 1년간 수업료 30% 감면 혜택을 부여하며 학사 편입생에게는 1년간 50%의 수업료를 감면해 준다. 구체적인 전형 내용은 홈페이지(www.sjcu.ac.kr)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본교 입학관리본부(02-2204-8000)에 문의하면 상세한 입학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세종사이버대 대학원에서도 다음 달 12일까지 정보보호학과 및 MBA학과 석사과정 전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세종사이버대 대학원 홈페이지(http://graduate.sjc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5·18이후 17년 투쟁으로 민주화 쟁취”

    “5·18이후 17년 투쟁으로 민주화 쟁취”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발발, 과정, 이후의 민주화 투쟁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5월 항쟁사’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전남대 사회학과 나간채(64) 교수는 수년간에 걸친 취재와 연구자료 등을 토대로 최근 ‘한국의 5월운동’(한울)을 펴내고 오는 28일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저자는 5·18을 승리한 항쟁으로 전제하고, 이를 위한 모든 저항적 투쟁을 ‘5월 운동’으로 규정했다. ●5·18이 민주화 운동 흐름 주도 모두 519쪽으로 이뤄진 이 책은 5·18 과정을 담은 1부와 사회학적 의미를 되짚은 2부로 구성됐고, ‘민주·정의·인권을 위한 17년의 항쟁사’란 부제가 달렸다. 5·18 이후부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명예회복 등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상징적으로 마무리 짓는 문민정부 말기(1997년)까지 17년 동안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1부(5월 운동의 진실)는 ▲광주항쟁의 최후 ▲절망과 두려움을 넘어 ▲암흑 속의 투쟁 ▲성장하는 저항의 힘 ▲고조되는 5월 공세 ▲대단원 등 치열한 저항투쟁의 사례로 구성됐다. 2부(5월 운동의 사회학)는 5월 운동의 상징과 개념 ▲내부 구조와 전개과정 ▲목표와 전략 ▲운동 주체의 형성과 발전 ▲해외 5월운동 ▲5월 운동의 결과 등 5월운동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꾀했다. 나 교수는 이 책을 통해 5월 운동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두 가지 관점에서 파악했다. 첫째는 5·18이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의 중심에서 그 흐름을 주도해 왔고, 이를 통해 1987년 6월 항쟁과 군사독재 종식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5월 운동’이 1946년 대구인민항쟁, 1948년 제주 4·3항쟁, 1979년 부마항쟁 등에서 겪어야 했던 민중의 비극적 좌절과 1986년 필리핀 인민항쟁, 1988년 버마(미얀마)의 민주항쟁, 1989년 중국의 톈안먼 항쟁 등 아시아 각국의 항쟁 패배를 뛰어넘어 ‘승리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민주화·희망 공동체 회복으로 결실 나 교수는 “5월 투쟁은 민주화와 희망의 공동체를 되찾는 열매를 맺었다.”며 “이 책은 민주·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좇는 인간 역사의 값진 자산이란 생각으로 그 흔적을 모아 엮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김준태는 추천사에서 “압제자에 대한 민중의 투쟁과 진실은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역사관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문화마당] B급 문화에 열광하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B급 문화에 열광하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한마디로 우리 대중문화는 B급 감성과 열애 중이다. 주류 문화의 식상함에 반발하는 대중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든 싸이를 비롯해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서 대중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최근 불어닥친 B급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왜 이런 만만한 콘텐츠 앞에서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가, 열광해야 하는가. 도대체 B급 문화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가. 사회학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규명된 정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급 정서, B급 문화라는 말은 줄기차게 사용되어 왔다. 그 효시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는 없지만 예술성이 배제된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칭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문화전문 계간지 ‘쿨투라’가 ‘B급 정서, B급 문화’라는 제하의 특집 코너를 마련해 각계 문화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진단을 게재한 일례가 있다. B급 문화는 ‘B 영화’(B Picture)라는 용어에서 나왔다는 주장도 있다. 1930년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가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가공할 만한 제작비로 만든 작품에 끼워 팔기 위해 만든 싸구려 영화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동시상영관에서 상영된 B급 감성의 영화들은 인간 본연의 욕망과 솔직함을 무기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문학계와 미술계에서는 저급문화를 키치(Kitsch)로 분류했다. 비주얼 중심의 대중문화 트렌드를 주축으로 B급 문화의 저변은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기본 틀로 삼는 문화 트렌드라는 점에서 사회심리학적인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더 심도 있는 논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에 선정된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은 창간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류가 비주류를 축출하고, 그들을 역사의 현장에서 밀어냈지만 예술은, 영화는 그 빼앗긴 영광을 되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비주류)은 결코 실패자가 아니다. 결코 주류보다 불행하지도 않고, 주류에 비해 퇴행되어야 하고 없어져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것이 곧 문화의 의무이며 의미이다. 경제지표로 다 나타낼 수 없는 것들이 문화를 통해 발화된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주류가 비주류를 부러워할 만한 근거를 제공해 준다.” 당시 이 감독의 인터뷰는 우리 사회가 언뜻 보기엔 주류가 이끌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주류의 힘이 아닌 비주류의 역동적 힘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것을 제시하는 새로운 메시지로 들렸다. 그의 예언처럼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소위 주류 문화보다 비주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고, 이제 우리 문화를 주류와 비주류로 양분하기엔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독특한 문화로 대변되는 B급 문화, 즉 비주류가 주류의 식상함을 밀어내고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B급의 결과물로 대중을 흥분시킨 아티스트는 결코 B급이 아니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8분짜리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철저하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진두지휘하는 그의 모습에서 결코 막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 대중 기호의 접점을 찾아내고 있는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그를 B급 아티스트라고 자신 있게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중이 B급 콘텐츠에 열광하게 만드는 아티스트는 어쩌면 대중성에 있어서 천부적 재능을 지녔을지 모른다. 미디어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을 때 더욱 호들갑을 떨게 마련이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콘텐츠가 뜻밖의 결과물을 내놓았을 때 더 큰 사건처럼 부풀려진다. 그러고 보면 A급 감성을 가진 노래도 세월을 견디며 대중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는데 말이다. ‘B급 문화’ 전성시대에서 대중문화에 급속도로 파고든 이 ‘B급 감성’이 이제 대중문화를 지탱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주류가 비주류를, 혹은 비주류가 주류를 인정하고 껴안을 때 우리 대중문화의 확장은 담보되게 마련이다.
  •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최근 한 국제게임대회에 참가한 15세 프로게이머가 자정이 되자 “아~, 맞다. 셧다운당하는데…. 헐.”이란 말을 남기고 게임 도중 접속을 차단당했다. 셧다운제의 명암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학생 게이머는 부모의 아이디로 곧 다시 접속했지만 패했다.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셧다운제) 시행 1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셧다운제에 대해 두 차례 짚어본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도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대가 앞당겨지는 등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욕설이 섞인 전화를 해대며 여가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5년 만에 폐지된 만큼 셧다운제도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게임 이용도 차단하는 모바일 셧다운제까지 시행될 예정이라 청소년들과 게임업계의 반발은 더욱 격렬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률은 100%이며 중독률은 12.4%로 성인 5.8%의 2배가 넘는다. 여가부는 중독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가운데 하나가 셧다운제와 같은 ‘완전 차단’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생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5%다. 일부 청소년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의 인터뷰에서 “차라리 휴대전화가 없을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카톡’ 같은 거 되게 끊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막상 휴대전화를 뺏기고 나니까 별로 생각나지도 않고. 누가 빨리 뺏어갔으면 했어요.”라며 휴대전화 압수와 같은 차단이 스마트폰 중독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팀이 전국 청소년 4000명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사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폰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성인이 58.0%, 청소년은 81.0%에 이르렀다. 또 청소년은 스마트폰을 게임과 같은 오락 기능으로 사용하는 반면 성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화 및 문자, 업무 및 학습 등 다용한 용도로 이용했다. 모바일 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 9월 28일 열린 게임물 평가 공청회에서도 팽팽한 공방이 오갔다. 게임업계는 모바일 셧다운제가 게임 업계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셧다운제는 게임 말고는 위로받을 게 없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셧다운제를 16세에서 19세 미만으로, 인터넷 게임뿐 아니라 모바일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16세 미만 심야 게임 이용률은 3.4%지만 고교생 이용률이 19.1%에 이르고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 고교생이 모바일 게임중독의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제기된 셧다운제의 위헌 심판 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헌법소원 청구를 담당하는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새로운 통행금지제도와 같다.”고 주장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라며 “모바일 셧다운제에 앞서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교육이나 상담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정책의 실효성도 정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로또 10년, 명과 암] 한탕주의 조장 vs 천원의 행복… 로또, 도박과 오락사이

    [로또 10년, 명과 암] 한탕주의 조장 vs 천원의 행복… 로또, 도박과 오락사이

    로또복권이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복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한탕주의를 조장하는 사행성 강한 도박’이라는 비판과 ‘일주일을 즐겁게 하는 놀이문화’라는 옹호론이 맞선다. 로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은 로또가 일확천금의 헛된 망상을 주입시킨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불경기일수록 더 고통받는 서민들이 현실 도피 수단으로 로또를 더 찾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우려가 많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로또는 기본적으로 사행성으로 운영되는 만큼 경기가 나빠질수록 판매액이 늘어난다.”면서 “외환위기 직후에 인생역전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로또가 크게 번창한 것을 봐도 요행 심리를 부추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로또에 몰두해 패가망신하거나 동호회 등으로 로또에 매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일확천금에 과도하게 기대하는 추세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우리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로또 등 복권 사업을 민간에 맡기지 않거나 높은 진입규제를 두고 있다.”면서 “이는 복권이 강한 사행성을 갖고 있는 동시에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또 옹호론자들은 긍정적인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일주일 동안 행운을 기대할 수 있는 일종의 오락 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로또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굳이 나쁜 쪽으로만 몰아갈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박형빈 목포대 수학과 교수는 “로또의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에 그치지만 1000원으로 즐긴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오락이 될 수 있다.”면서 “비록 사행심에 기대 로또가 시작됐지만 구매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권 판매를 통해 마련되는 복권 기금이 복지 등 증가하는 재정 수요를 충당하는 훌륭한 재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권은 다른 재원과 달리 납세자들의 조세저항이 거의 없다.”면서 “최근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복권규제 완화에 따라 늘어난 복권 기금을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로또는 사행성과 오락성이 혼재돼 있지만 로또를 살 때는 큰 노력 없이 큰 수확을 거두고 싶은 기대가 깔려 있기 마련”이라면서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현재의 일이 잘 안 풀릴 때 어딘가에 기대면서 안도감을 가지려고 하는 심리인 만큼 이를 꼭 사행성으로 봐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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