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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 1940년대 시대가 광풍으로 치달을 때 그는 매일 도서관에서 100년 이상 단위의 역사를 더듬었다. 특정 생필품의 가격 변동을 100년 단위의 그래프로 그려보기도 했다. 지중해 시대가 몰락하고 대서양 시대가 어떻게 열렸는가를 연구하기도 했다. 혁명과 반혁명의 역사가 서로 충돌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광기가 삼켜 버리고 있을 때 그를 버티게 해준 것은 일상생활을 둘러싼 물질문명이 장기지속적인 심층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그저 포말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삶에 심층의 장기지속 구조, 그 위에 중기적인 흐름, 맨 위에 표면의 거품과 같은 정치적 사건이 있다고 했다. 근대 사학의 한 지평을 연 아날 학파의 창시자 페르낭 브로델이 바로 그이다. 1990년대 초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 현지 조사를 간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철의 장막 저편의 사회가 궁금했다. 콜호즈라는 이름의 집단 농장 체제였지만 텃밭도 있고, 마을 학교, 마을 단위의 교육, 마을 단위의 품앗이 등이 조직적으로 짜여 있었다. 특히 한인들은 소비에트 사회 속에서도 본관과 성씨를 따져 친·인척의 계보를 정하고 출산 후에 미역국을 끓여 먹고 같이 초상을 치르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치가 약간 변형되었지만 유지되고 있었다. 자녀 교육열도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유난했다. 1917년부터 1991년까지 약 70여년간 소비에트 국가 사회주의라는 틀 안에서 위로부터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당했지만 그들은 오랫동안의 일상생활 양식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치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의식과 풍습 그리고 문화는 한층 장기지속적인 틀을 유지한다는 브로델의 지적이 옳다는 것이 확인됐다. ‘더 많은 민주화’를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민이 결정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놓았다. 홈페이지만 들어가면 서울시의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을 시민이 다 알 수 있게 공개해 놓았다. 정책결정 과정의 시시비비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시민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책의 갈등 현장에 직접 가서 노·사·민·정이 함께 타협안을 마련하는 토의의 장을 열어주기도 한다. 심의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시민 참여를 넘어 시민주권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가 활자에서 생명체가 되고 있다. 경제 민주화 논리가 지난번 대선 때 경쟁적으로 등장한 것도 헌법 조문이 근거가 되었다. 선언적으로 존재했던 헌법이 일상생활 차원으로 내려오고 보통 사람들도 이제는 대통령이 취임식 때의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단순히 ‘의례’의 일부가 아니라 통치의 준거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공화국의 나이가 65세가 돼가면서 이제는 조금씩 관행이 바뀌고 있다. 선거에 의해 정권 교체도 이루어졌다.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등 민주주의를 좀 더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다수의 제도도 민주화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투명성과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이 일상용어가 됐다. 관존민비라는 오랜 전통을 깨고 공무원이 공공 서비스의 전달자로 변화하고 있다. 정권 교체에 많은 기대를 건다. 그렇지만 기대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에 쉽게 실망도 한다. 사회의 민주화에는 무임승차가 없다. 요즘처럼 교사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대에 자신이 취업한 학교의 부정 입학에 문제를 제기하여 실직당한 젊은 여교사,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 줄 알면서도 학교 행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용감한 학부모 등 2013년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과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안의 작은 영웅들이 싹터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기도 한다. 일상생활 세계에서 비민주적인 일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민주화가 생활문화 차원으로 내려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 지속적인 틀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람에 아니 흔들리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것이다.
  • [저자와의 차 한잔]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펴낸 사회학자 정수복

    [저자와의 차 한잔]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펴낸 사회학자 정수복

    당신은 왜 책을 읽는가. 교양 함양, 재미, 출세 등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고 다양할 것이다. 작가이며 사회학자인 정수복(58)씨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이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TV, 동영상 등 영상 매체가 범람하면서 문화와 문명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영상의 효과는 즉감적이고 직관적이어서 사유하는 데 장애가 됩니다. 그러니 사고의 깊이라는 건 기대할 수 없죠. 사고와 이성의 힘을 기르는 데 독서만 한 것이 없습니다. 영상 매체가 넘치는 시대에 독서가 삶의 균형을 찾아 준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는 독서 중독의 위험성도 있다고 말한다. 우선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세상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직접 체험이 줄어들고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늘어나게 되는데 간접 경험이 직접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책에 쓰인 말보다 진솔한 마음이 더 크게 사람을 움직인다고 했고, 니체는 공부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현명해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책만 읽어서는 안 되고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무슨 일이든지 열정을 가지고 해봐야 한다는 뜻이란다. “책에 붙잡힌 사람은 원초적 생명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문자는 현실 세계의 생생한 경험과 싱싱한 생명력을 잔혹하게 짓밟아 버립니다. 철학자 안병욱은 지성, 감성, 야성이 균형을 이룬 삶을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했는데 문명인은 그중 야성을 상실한 겁니다.” 독서는 건강에도 해롭다. “16세기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독서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책을 읽는 동안 정신은 활동하는데 신체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신이 활동하지 않으면 졸음이 오는 것처럼 신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생명이 위축된다는 거지요.” 그는 그래도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세상을 향한 어린아이의 호기심처럼 인간은 알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또 재미도 있습니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세상에는 재미있는 책과 재미없는 책이 있을 뿐이지 가끔 좋은 책, 나쁜 책을 얘기하는데 이거 정말 웃기는 말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훨씬 더 많다.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는 데 책만 한 것이 없고 가르침과 지혜를 전승하는 원로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에 훌륭한 스승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에게 책은 영원불변의 삶의 스승이었고 인생의 안내자이며 길벗이었다고 한다. 책은 시공을 초월한 체험을 가능케 한다. 5대양 6대주를 넘나들고 수 세기, 수십 세기를 훌쩍 넘어다닐 수 있다. 13세기 이탈리아 수도사 프란체스코의 삶을 살아보거나 8세기 원효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고, 기원전 소크라테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삶의 주인은 오로지 자신임을 오롯이 깨닫게 됩니다.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 더 덧붙이면 독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공론이 확산되고 민주주의가 더 증진됩니다. 요즘 공론장의 역할을 하는 인터넷에 책을 읽고, 사유하고 토론하는 네티즌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나와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되니까요.”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열린세상] 자살을 예방하는 디자인/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자살을 예방하는 디자인/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오늘 일본 고베에서는 ‘자살방지와 공동체 지원’을 주제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포럼이 열린다. 이 자리에 세계적인 사회학, 의학, 심리학자와 행정가들이 모여 국가성장 저해요인인 자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일본은 지난 15년간 매년 3만명이 넘는 자살자가 발생했고, 국가적 차원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 3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최고의 자리는 한국이 물려받았다. 우리는 그 불명예를 8년째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004년 ‘자살예방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민·관 합동으로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세우는 등 노력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여전히 자살 고(高)위험 국가로 남아 있다. 자살 가능성이 높은 정신건강 고위험자도 368만여명에 이른다니 이제는 자살문제 전문가, 디자이너, 자살 경험자, 자살자 유가족이 원탁에 앉아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선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할 일은 다리, 육교, 건물옥상 등 자살 빈발 공간을 찾아 자살예방 설계기법을 적용하는 일이다. 미국 워싱턴DC의 듀크 엘링턴 다리에 철제 벽을 설치하고, 펜스를 다리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디자인해 쉽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투신자 수를 줄인 사례는 세계의 공공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 민·관이 협력하여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자살방지 공공디자인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위험 시설물 설계에 적용해 나가자. 한국형 우울증 예방디자인을 개발하자. 일본의 ‘노호혼(のほほん)’ 캐릭터는 고개와 발을 끄덕거리는 한가로운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태평하게 한다. 노호혼은 행운을 기원하는 선물로 주고받는데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하회탈도 좋고 뽀로로의 웃는 얼굴도 좋다. 우리 문화 콘텐츠 가운데서 최고의 행복감이 표출된 이미지를 찾아 조형적으로 정리하고 일상생활에 다차원적으로 적용해 나가자. 근자에 서울 마포대교, 한강대교 난간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이 게시된 것 같이, 감성에 다가가는 사랑의 글이나 형상이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다. 한때 부산 태종대는 자살바위로 유명했다. 이 경치 좋은 곳에 자살사건이 꼬리를 물자 고심하던 부산시가 자살 지점에 ‘모자상’을 설치했고, 그 결과 자살의 빈도는 현저히 줄었다. 세상과 등지려는 순간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린 것이다. 조형예술과 한국인 특유의 감성이 맞아떨어진 한국형 자살방지디자인 사례다. 빛과 색의 디자인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도쿄시는 한 해에 2000여명이 전철선로에 투신자살을 기도하자 야마노테센(山手線)의 역마다 투신자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푸른색 LED조명등을 설치해 큰 효과를 보았다.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는 이 푸른색 조명등으로 인해 도쿄 지하철은 역내 조명디자인 개념을 전면 바꾸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투신방지를 위한 스크린 도어가 보편화돼 있지만 이러한 노력은 조명디자인과 색채디자인으로도 확대돼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자살 모니터링시스템을 연결하자. 연전에 페이스북은 자살방지 툴을 개발했다. 페이스북 이용자의 글에서 자살 관련 언어와 행태가 반복 감지되면 네트워크상의 친구들에게 알림 메일을 보낸다. 또 ‘국립자살방지구명통신망’에 자동 연결되고, 동시에 자살을 생각하는 당사자에게도 정보의 익명성이 유지된다는 연락이 간다. 한국의 주요 포털도 ‘자살’ 관련 검색 빈도가 높거나, 블로그에 관련 글을 게재하면 상시 자동검색 기능을 통해 자살예방 상담전화가 안내되고 24시간 상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디자인하자.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행정가와 디자인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자살 예방 연구개발에 나서도록 지원하자. 한국 특유의 자살환경 분석에 기초한 ‘자살방지 디자인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거 및 공공장소의 자살 다발 공간에 적용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국민들이 공유하도록 하자.
  • “외모 불평등이 성별·인종 불평등보다 훨씬 크다”(美 연구)

    “외모 불평등이 성별·인종 불평등보다 훨씬 크다”(美 연구)

    예쁘고 잘생긴 청소년이 공부도 잘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예쁜 외모는 인생의 전반에 걸쳐 유리한 점이 있는데, 특히 학교생활을 막 시작한 초등학생 때부터도 이러한 ‘법칙’이 성립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더 예쁜 외모를 가질수록 지성과 개성이 뛰어나고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는 것. 미국 시카고의 일리노이대학과 텍사스대학의 합동 연구팀은 “평균 외모 이상인 여성의 경우 사회에서 받는 임금이 평균 외모 여성보다 8% 높고, 평균 외모 이하인 경우에는 4%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의 경우 평균 외모 이상일 경우 단 1% 더 높은 임금을 받지만, 평균 이하의 외모일 경우 임금이 13% 더 적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외모 불평등’이 인종이나 성별, 집안 등에서 빚어지는 불평등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등학교에서도 외모가 예쁜 학생일수록 성적이 훨씬 높았다. 이것이 사회에서 경제적인 수준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부모와 학교가 이러한 외모위주의 현상들에 맞설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에 근거해 외모지상주의가 인종차별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심각한 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같은 일리노이대학의 사회학자인 바바라 리즈먼 박사는 “특히 남성들은 여성들의 나이를 매력지수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이라 할지라도 나이에 따라 비판적인 대우를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예쁜 女학생이 성적 더 좋고, 돈 더 많이 번다” (美 연구)

    “예쁜 女학생이 성적 더 좋고, 돈 더 많이 번다” (美 연구)

    예쁘고 잘생긴 청소년이 공부도 잘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예쁜 외모는 인생의 전반에 걸쳐 유리한 점이 있는데, 특히 학교생활을 막 시작한 초등학생 때부터도 이러한 ‘법칙’이 성립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더 예쁜 외모를 가질수록 지성과 개성이 뛰어나고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는 것. 미국 시카고의 일리노이대학과 텍사스대학의 합동 연구팀은 “평균 외모 이상인 여성의 경우 사회에서 받는 임금이 평균 외모 여성보다 8% 높고, 평균 외모 이하인 경우에는 4%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의 경우 평균 외모 이상일 경우 단 1% 더 높은 임금을 받지만, 평균 이하의 외모일 경우 임금이 13% 더 적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외모 불평등’이 인종이나 성별, 집안 등에서 빚어지는 불평등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등학교에서도 외모가 예쁜 학생일수록 성적이 훨씬 높았다. 이것이 사회에서 경제적인 수준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부모와 학교가 이러한 외모위주의 현상들에 맞설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에 근거해 외모지상주의가 인종차별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심각한 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같은 일리노이대학의 사회학자인 바바라 리즈먼 박사는 “특히 남성들은 여성들의 나이를 매력지수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이라 할지라도 나이에 따라 비판적인 대우를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고]

    ●김홍진(전 증권예탁원 전무)양진(우리은행 수석부행장)씨 모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30 ●홍완호(사업)완택(홍림양행 대표)완철(큐셉테크놀로지 대표)완훈(삼성전자 부사장)씨 모친상 김기웅(사업)씨 장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7 ●서정규(전 한스제약 회장)씨 부인상 희석(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미경(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씨 모친상 임근우(세무사)장경섭(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씨 장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30분 (02)3410-3151 ●윤시명(곤지암농원 대표)춘명(앰배서더호텔 시설팀장)광명(삼성카드 상무)씨 모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5 ●김현수(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홍보팀 매니저)씨 부친상 15일 대구 영남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53)620-4243 ●박경돈(전 KB국민은행 종로지점장)씨 별세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2 ●이경진(전북경찰청 정보4계장)씨 부친상 15일 전주 뉴타운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10시 (063)284-4444 ●이상근(청호씨앤디 명예회장)씨 모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40분 (02)3010-2292 ●성현경(삼경섬유 대표이사)윤경(스카이케미컬즈 대표이사)의경(신용보증기금 마포지점장)씨 모친상 1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2258-5940 ●염익동(전 숭의여고 교장)씨 별세 신혜(전 성암여중 교감)씨 부친상 육세흥(전 국민은행 지점장)김세헌(카이스트 교수)씨 장인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91 ●이규민(충남고속 대표이사)씨 별세 홍표(한경비즈니스 기자)씨 부친상 이범주(동진라벨 과장)씨 장인상 15일 충남 예산삼성병원, 발인 17일 오전 10시 (041)335-0441 ●정태연(전 한국일보 편집인·전 코리아타임스 사장)씨 별세 진용(K시티 대표)미용(전 수원대 미술과 강사)씨 부친상 박용재(동양미래대 교수)씨 장인상 정태동(전 연세대 교수·전 태국 대사)태천(전 SK글로벌 부사장)씨 형님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2227-7597
  • 사회문제 외면하던 잉여들 ‘화두’ 던지자 한발 나서다

    사회문제 외면하던 잉여들 ‘화두’ 던지자 한발 나서다

    한 대학생이 또래에게 사회 현안에 관심 갖기를 호소하며 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의 반향이 대학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취업과 등록금 인하 등 생활 이슈에 골몰하던 청년층이 정치,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녕들 하십니까’의 바람은 온·오프라인의 지지를 동력 삼아 확산될 가능성이 커 연말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에 15일 밤 11시 현재 19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좋아요’라고 호응했다. 지난 12일 고려대 주현우(27·경영학과)씨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지 나흘 만이다. 주씨는 지난 10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서 코레일 파업의 원인이 된 철도 민영화 논란을 언급한 뒤 “(대학생들이)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자기 합리화 뒤로 물러나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전국 각 대학에도 주씨의 주장에 동의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잇따라 내걸렸다. 서울대에는 대자보 20여개가 붙었고 가톨릭대와 광운대, 대구대, 부산대, 상명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에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각 대자보에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동성애 문제 등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자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4일에는 주씨의 주장에 동의하는 학생 200여명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대 캠퍼스에 모인 뒤 서울역에서 열린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성균관대 서울 캠퍼스에 대자보를 붙인 김모(21·철학과)씨는 “정치 현안에 무관심하던 친구들도 페이스북으로 대자보 내용을 공유하는 등 각성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경쟁 질서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해 갔지만 동료가 생각거리를 던지자 부채 의식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펙 쌓기 등 사회가 강요한 룰을 따르던 학생들이 출구를 찾던 터에 계기가 마련되자 자신들을 ‘잉여’(가치 없는 존재라는 의미로 학생들이 쓰는 단어)로 만든 가혹한 경쟁 질서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점도 눈에 띈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대자보와 페이스북 등 온·오프라인 매체의 경계를 넘나든 것이 과거 이슈의 파급 양상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대자보에 강경한 어투의 기존 성명과 달리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식의 내용이 담겨 공감을 샀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일부 대학 게시판에는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자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철도 파업 등 갈등 당사자 중 한쪽을 악으로, 다른 쪽을 선으로 규정하는 접근 방식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찬반이 엇갈리는 현안을 두고 토론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일부 회원이 대자보를 훼손하기도 했다. 이들은 ‘저는 안녕합니다’라는 내용의 반박 대자보를 준비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nho@seoul.co.kr
  • 고전은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귀여운…

    고전은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귀여운…

    “고전문학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농담이라고는 씨도 안 먹히게 생긴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죠. 딱 심술맞고 꼬장꼬장하고 냄새 나는 노인네 같습니다. 고전을 읽는다는 건 그런 노인네와 한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꽤 재밌어집니다. 귀여운 구석도 있고요.” 고전을 ‘꼬장꼬장한 노인네’에 비유한 천운영 작가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난 뒤 “매끈한 청년과 절절한 연애를 하고 온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젊음도 눈도 잃은 파우스트가 도달한 결론은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어낸다. 이렇게 우리 작가들이 충만한 감성과 예민한 촉수로 읽어낸 세계문학 이야기가 한데 엮였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201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연재된 글을 묶은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문학동네)이다. 황석영(아래), 성석제, 하성란(가운데), 김연수, 김애란 등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을 비롯해 허수경·이병률 시인, 사회학자 정수복·김홍중, 가수 루시드 폴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 102명이 개성 있는 ‘독후감’을 써냈다. 이들은 저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훑어 두고두고 후대에 남을 지혜를 전해주는 고전에 대한 찬가에서 스승으로 삼는 작가에 대한 존경, 현재의 우리에게도 예리하게 파고드는 고전의 묵직한 통찰까지 꿰어 전해준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책장을 덮고 난 작가 이혜경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표적을 향해 제대로 화살을 쏘아올리고 있는 걸까. 아니, 내가 화살을 겨눈 채 쏘아 보는 저 표적은 진정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인가.”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를 들여다본 황석영 작가는 르 클레지오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자신과 그가 생애의 첫출발부터 ‘떠돌이 이야기꾼’의 운명을 타고난 교집합을 지녔다고 말한다. 하성란 작가는 스탕달의 ‘적과 흑’을 펴보며 출판사를 전전하던 아버지 덕분에 출판사 팸플릿으로 도배됐던 다락방 풍경을 떠올린다. 그리곤 “소설의 첫 문장을 끼적인 것도 그곳에서였다”며 “과장을 보탠다면 그곳은 수천권의 장서로 가득한 도서관이었는데 어떻게 딴마음을 먹을 수 있었겠느냐”고 되묻는다.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을 읽은 시인 심보선의 결론은 이 시대, 문학의 역할을 다시 고찰하게 한다. “문학은 ‘우리 시대의 영웅’이 슈퍼스타가 아니라 동시대의 소수자들, 고독한 패잔병들, 같은 운명을 나누는 먼 곳의 친구들임을 알려준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재미교포 작가 김은국의 ‘순교자’ 등과 같은 작품을 다른 작가가 어떻게 읽어냈는지도 비교해볼 수 있다. 작가들이 남 몰래 사랑하고 탐독해온 낯선 해외 작가와 작품을 소개받을 기회이기도 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중앙대원격교육원, 경영학 전공 학점은행제 운영…수강생 모집

    중앙대원격교육원, 경영학 전공 학점은행제 운영…수강생 모집

    바쁜 사회생활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학점은행제’가 새로운 배움의 전당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학점은행제는 학교 안팎의 교육 및 다양한 학습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받고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을 취득하면 학위를 받도록 한 제도다. 이에 새로운 출발 및 자기계발을 위한 수단으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각 명문대학들이 학점은행제를 통하여 양질의 교육 과정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추세다. 특히 중앙대학교는 이미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하며 수준 높은 학점은행제 교육 기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2년부터 원격교육원을 신설, 경영학과 학위취득 과정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14년 1월 14일까지 1학기 1차 ‘경영학 전공 학점은행제’ 수강생을 모집한다. 중앙대학교 원격교육원 입학 관계자는 “일반적인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을 통해 교육부장관명의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반면, 중앙대학교 원격교육원에서는 중앙대학교 총장명의의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높은 수준의 학습 콘텐츠와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기 때문에 모집 초기이지만 벌써부터 문의가 많다”고 전하며 “본인의 노력에 따라 빠른 학위 취득, 일반대학으로의 학사 편입 및 대학원 진학, 커리어 개발 등의 기회가 항상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 원격교육원은 수업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스마트폰)으로 전 과목 학습을 진행하고 이를 100% 출석으로 인정하여 바쁜 직장인이라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교육과정을 이수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도 수강생들에게 본교 중앙도서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중앙대학교 병원 할인, 폭넓은 장학제도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원격교육원에 개설된 ‘경영학 전공 학점은행제’ 교육 과목은 경영전략론, 경영정보시스템, 경영학개론, 국제경영, 리더십, 마케팅원론, 무역학개론,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사회학개론, 심리학개론, 재무관리, 회계원리, 사회복지개론 총 14과목이다. 여기에 2014년 3월부터는 심리학 전공을 포함한 15과목이 추가 개설되어 총 29과목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대학교 원격교육원 홈페이지(http://emecca.cau.ac.kr)를 통해 알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직열전 2013] 고용노동부 (상)고용·홍보·감사 부문 실·국장급

    [공직열전 2013] 고용노동부 (상)고용·홍보·감사 부문 실·국장급

    2010년 7월 정부과천청사 1동 입구의 ‘노동부’ 현판이 내려졌다. 그리고 고용노동부라는 새 이름이 걸렸다. 1981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산하 노동청에서 노동부로 승격된 지 29년 만의 개칭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이후 약칭조차 노동부 대신 고용부를 고집할 만큼 고용 분야에 애착을 드러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주로 노사분규 중재 등 노정 업무에 주력했던 고용노동부는 1997년 외환위기로 수많은 퇴직자가 길거리로 내몰리자 고용 업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고용부에서 고용 정책을 이끄는 실·국장급 간부와 대변인, 감사관을 소개한다. 고용부 고위공무원단(옛 1~2급)은 배경이 다채로운 게 특징이다. 행정고시 29~36회가 포진한 국장급 이상 간부의 면면을 보면 특정 학연과 지연 등의 쏠림이 뚜렷이 포착되지 않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11일 “인사 안배를 일부러 하지는 않았지만 전문성에 맞춰 배치하다 보니 우연히 균형을 이뤘다”고 말했다. 장·차관을 포함한 본부 소속 국장급 이상 간부 18명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경기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영남 5명, 호남 4명, 충청 3명 등으로 고루 분포됐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한국외국어대 각 2명, 서강대·영남대·전남대·한양대 각 1명씩이다. 조철호(58) 감사관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 실·국장 간부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대학 때 사회학 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고용 분야 수장인 이재흥(53) 고용정책실장은 요즘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잦다. 박근혜 대통령이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던져 준 터라 ‘최전방 야전사령관’으로서 쉴 틈이 없다. 행정고시 31기로 고용부의 실장급 간부 3명 가운데 가장 늦게 공무원에 임용됐다. 이재갑 전 고용부 차관을 이을 대표적 ‘고용통’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덕에 국장 승진 이후 선배와 동기를 앞서 갔다. 임서정(48) 노동시장정책관은 직장협의회가 뽑는 ‘베스트 간부’의 단골손님이다. 부드러운 스타일로 직원들을 잘 아우른다. 공직 생활 동안 고용 업무를 주로 맡았고 실적이 좋았던 까닭에 향후 고용정책실장 등을 맡을 간부로 평가받는다. 주정미(45) 보건복지부 국장(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과는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다. 신기창(52) 인력수급정책국장은 카리스마형 간부로 조직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처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꼼꼼한 스타일이다. 사무관 때는 근로감독 등을 담당했던 멀티플레이어다. 차기 실장 후보로 곧잘 거론된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서 부부의 자녀(1남1녀)를 2008년 입양한 사실이 관가에 알려져 애틋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영돈(50) 직업능력정책관도 사무관 때부터 고용 업무에 잔뼈가 굵었다. 고용 분야 전문가들과 인적 관계망을 잘 구축해 의견을 나누며 맡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재 직업훈련 분야를 총괄하고 있으며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체제 구축 등에서 성과를 냈다. 국장급 간부 가운데 ‘막내 기수’인 황보국(49)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부 내 행시 36기 가운데 승진 등에서 선두 주자로 꼽힌다. 호탕한 성격에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꼬인 고용 난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한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의 ‘입’인 박성희(45) 대변인은 정현옥(56) 차관에 이어 고용부 내 여풍을 이끌고 있다. 여장부 스타일로 김경선(44) 전 대변인(현재 외부 교육 중), 하미용(50)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함께 여성 국장 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다. 조철호 감사관은 비고시 출신 공무원의 ‘롤 모델’이다. 9급 공채로 시작해 임용 38년인 지난해 국장급 간부 자리를 꿰찼다. 고용부 본부와 지방청을 오가며 일처리를 깔끔히 했고 전임 이채필 장관이 학력 등과 무관하게 인사를 하면서 고위공무원에 발탁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육아 전문가 더 잘 키워”… 보육시설 맡기고 직장일 일반화

    “육아 전문가 더 잘 키워”… 보육시설 맡기고 직장일 일반화

    현재 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은 2.0명으로 아일랜드(2.1명), 스웨덴(1.9명) 등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저출산 탈출국으로 꼽힌다. 주변 국가인 독일(1.4명)과 스페인(1.4명), 룩셈부르크(1.5명), 스위스(1.5명) 등을 월등히 앞선다. 프랑스는 왜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는 유럽 내 인접국가들보다 저출산 극복 성과가 좋은 것일까. 프랑스 국립 인구문제연구소(INED) 연구원이자 마리 테레즈 르타블리에(58) 파리1대학 사회학 교수는 같은 유럽지역 국가들이라 해도 정책이나 문화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그는 “독일의 경우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육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출산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는 엄마보다는 육아 전문가들이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생후 3개월 정도만 돼도 크레슈(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맡기고 일터로 나가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독일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육아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출산 이후 육아를 전담하는 현실에 부담을 느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페인이 프랑스와 같은 가톨릭 국가여서 가족을 중시함에도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전통적인 가족 제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통 고등학교를 마친 성인이 부모를 떠나 독립된 거처를 마련하고 이성과 동거를 시작해야 아이가 생기게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스페인은 전통적 가족제도가 여전해 젊은 세대들이 30대까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결혼 시 대부분 집을 월세로 마련하지만, 스페인은 아직도 집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같은 경제난에는 결혼해 독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르타블리에 교수는 덧붙였다. 스웨덴의 경우, 저출산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프랑스와는 육아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가족이 정책의 기본 단위지만, 스웨덴은 아이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어 아이가 정책의 기본 단위라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번갈아 가며 3년 정도를 쉬면서 육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당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자칫 부모의 경력 단절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파리 류지영 기자superryu@seoul.co.k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00세 시대에 맞는 ‘삶의 리모델링’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00세 시대에 맞는 ‘삶의 리모델링’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베이비부머들은 아직도 고도 성장사회의 그늘에서 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에 고령사회의 이중 파고가 눈앞에 닥치고 있으나 미지근한 물속의 개구리처럼 여전히 변화에 둔감한 채 살아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도 보이지만 50대들은 자녀 교육은 물론 결혼, 의료, 장례 등에 많은 돈을 낭비해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가 고령사회에 맞게 삶의 패턴을 ‘아주 급격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모 세대는 60세 정년퇴직 후 10년의 여생을 사는 70세 인생이었지만 베이비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30~40년의 긴 여생에 대비하기는커녕 사교육비, 자식 분가 등 자녀 뒷바라지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건강, 심리, 재무, 사회적 관여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베이비부머의 은퇴준비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62.2점으로 낙제를 조금 면한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재무가 52.6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이를 뒷받침하듯 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 등 3중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갖췄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해 노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은 66.4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베이비부머가 노후 준비에 소홀한 것은 자녀교육과 결혼자금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소의 또 다른 조사를 보면 베이비부머의 92%가 자녀 고등교육 학비를, 54%가 결혼준비비용을 거의 또는 상당 부분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혼집 비용을 제공한다는 응답자도 4분의1 가까이 됐다. 자녀 부양의 부담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출생에서부터 대학 졸업까지의 자녀 부양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억 6200여만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윤수 차장은 통계자료를 활용해 미국의 자녀 부양비를 2억 4000여만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1인당 국민총생산(GNP)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녀 부양비는 1인당 GNP의 9배, 미국은 5배로 우리나라가 소득 수준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자녀 뒷바라지에 쓰고 있었다. 여기에 결혼비용까지 더하면 베이비부머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결혼 비용으로 5000만~1억원, 여자는 1000만~3000만원이 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미국은 평균 2900만원으로 훨씬 검소했다. 결국 결혼비용까지 포함한 자녀 부양비는 한국이 1인당 GNP의 10~12배, 미국은 6배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베이비부머들은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있으나 자식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결혼비용에 대한 신혼부부의 의식을 조사한 것을 보면 부모가 결혼비용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설문에 ‘그렇다’는 응답자는 35%에 불과하고 65%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신혼부부들 가운데 결혼비용을 남들에 비해 많이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5%에 지나지 않았고 65%는 남들에 비해 적게 쓴 편이라고 답해 부모들의 결혼비용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이 같은 괴리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창희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는 “선진국은 출발부터 노후 교육을 하는데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은 고성장 시대의 생활습관, 인생관이 아직 배어 있다”면서 “일본은 이미 10여년 전에 절약하며 살아가는 법, 우아하게 늙는 법 등에 대한 책이 나왔을 정도로 고령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금리 고성장의 시대에는 모아둔 목돈을 은행에 넣어 두고 살아갈 수 있었느나 저금리, 저성장의 시대에는 아껴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집을 줄여 빚을 갚고 골프 회원권을 처분하고 나아가 혼수비용을 줄이는 등 의식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도 베이비부머의 삶을 다룬 책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부머 일부가 퍼뜨린 호화 결혼식 문화는 이제 전체로 확산돼 그들을 누르고 있으니 자업자득”이라면서 “베이비부머가 경제성장에 몸 바친 결과 집값과 결혼 비용이 올랐고, 사회가 전 방위적으로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청년 세대의 사회적 진입 비용이 치솟아 그 책임이 부모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구처럼 자식이 대학에 가면 독립하고 또 알뜰 결혼이 뿌리내려야 베이비부머들이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노년 빈곤 위험도 줄일 수 있고, 제3의 인생을 조금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책에 나오는 50대 전직 은행원은 “월급이 센 편이지만 은행 다닐 때에도 애들 셋 학원비로 월 200만원 넘게 들어가는 등 항상 생활에 쪼들렸다”면서 “그때 한 달에 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저축을 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요즘 맞벌이 부부들은 한 달에 150만원씩 저축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베이비부머는 경쟁, 성장, 성공, 출세에 중독된 시대를 살아 왔다. 자립심과 독립심도 강하다. 직급, 계급 등 사회적 성공의 정도로 세상을 분류하는 습관이 아직 남아 있어 전무로 퇴직한 사람은 전무 퇴직자끼리, 상무 퇴직자는 상무로 그만둔 사람들하고만 만날 정도로 폐쇄적이다. 자식들에 대해서도 적어도 내 아들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욕심을 부려 경쟁적으로 지원을 한다. 이러한 쓸데없는 경쟁 심리, 체면 문화, 과시 욕구가 교육, 결혼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솟게 한다. 이른바 ‘관중효과’다. 한 사람이 일어서니 뒤에 있는 사람도 일어서고 결국 전체가 서서 경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전기보 행복한 은퇴연구소 소장은 “베이비부머는 경쟁하며 치열하게 사는 것에 길들여지고 그렇게 살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세뇌된 세대”라면서 “인구 구조가 변하고 성장이 멈추는 초유의 시대를 맞아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소비를 줄이고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통해 생산활동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퇴직자 교육을 나가 보면 대부분 풀이 죽어 불안해한다”면서 “이제는 60세 이후를 어떻게 살 것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룡 서울은퇴자협동조합 이사장도 고령화 사회에 맞게 삶을 리모델링할 것을 강조했다. 소득으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으면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 만큼 사교육비, 아파트 등에 낀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장례문화의 개선을 주문했다. 스티브 잡스도 더 이상 암 치유가 어렵자 가정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았는데 우리는 생명 연장이 무의미한 말기암 환자에게도 투약하고 하루 80만원하는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등 낭비 요소가 많다면서 죽음의 질을 높이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수명 연장은 부양이라는 비용을 수반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1년에 펴낸 고령화사회백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연금이 노후 주요 수입원이라는 응답이 13.2%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 반면 미국은 67.0%, 일본은 67.5%, 독일은 84.3%에 이른다. 1960년대 5년 안팎이던 부모 봉양기간도 지금은 20~25년에 이른다. 부모, 자식 관계에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베이비부머들은 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50대는 하루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자살률이 높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베이비부머는 긴 노후를 스스로 부양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한편으론 취업 걱정 없이 황금기를 보낸 세대”라면서 “반면 청년 세대는 노동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해 캥거루족이 되는 불운한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 사회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냉정하게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면서 “과도한 대학진학률, 낭비 요소가 많은 결혼·장례 문화를 정비하는 등 미시적 개혁 외에도 정년 제도를 철폐하고 능력 있는 고령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산업화 시대에서 고령화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가 이제 자식이 아닌 고령화 사회에 응답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stslim@seoul.co.kr
  • [서울광장]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을 논해야 하나/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을 논해야 하나/진경호 논설위원

    정말 박근혜는 문제일까. 아니, 박근혜가 문제일까. 파국으로 진군하는 2013년 겨울 초입의 국회와, 그 무대 위에서 1년 전 대선을 놓고 벌여온 여야의 쟁투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해묵은 질문, 노무현이 문제일까, 이명박이 문제일까라는 10년 전, 5년 전 질문을 다시금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책상머리에 떨구게 한다. 6년여 전 노무현을 향해 박근혜가 던진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일갈이, 박근혜를 향한 문재인의 ‘무서운 대통령’으로 되돌아가는 정치 시계는 지금 우리는 어디를 맴돌고 있는가 묻게 한다. 대통령제의 유효 기간을 들춰 보게 만드는 징후는 ‘대통령제의 종가’ 미국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브온(Move On)과 티파티(Tea Party) 두 깃발 아래 2열 종대로 갈라선 미국의 시민사회세력들은 더 이상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홀쭉한 지갑에 돈 대신 ‘우리 아닌 그들’(them against us)에 대한 적의(敵意)를 채우고, 한껏 응축한 인종·계층·이념 갈등의 에너지로 의회정치를 마비시키고 연방정부를 정지시켰다. 무대 위에서 싸운 오바마 행정부와 보수야당 공화당은 그저 조연이었다. 물러서지 않은 게 아니라 물러서질 못했다. 갈등 종식의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면서 연방정부는 그렇게 16일 동안 문을 닫았다. 사돈 남 말 할 계제가 아님은 우리 국회가 보여준다. 정기국회 100일간 단 하나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한 거라곤 1년 전 대선을 복기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라, 마라 하는 드잡이뿐이었다. 뒤늦게 여야가 허둥대고 있지만 실기(失期)에 따른 민생의 주름은 이미 깊이 파였다. 가히 공적(共敵) 1호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런 불민한 국회조차 기실 껍데기일 뿐이다. 국회라는 링 안에 여야를 밀어 넣고는 이들과 제각각 지연, 학연, 이념, 가치, 이권으로, 하다못해 정서로라도 가깝거나 멀게 얽히고 갈린 채 싸워라, 이겨라, 지고 나오면 죽을 줄 알라 하며 눈을 부라리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에 갇힌 우리 모두의 초상일 뿐이다. 세상을 보는 창이라는 언론들조차 ‘민주당 10전10패’니 ‘새누리당 무기력’이니 하는 ‘똥침 기사’들을 써 대며 대놓고 여야를 편들고 국회를 난장(場)으로, 국민 눈을 사시(斜視)로 만드는 우리는 그래서 위기의 미국보다 더 위기에 놓여 있다.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가 말한 ‘제왕적 대통령’은 이라크를 두드려 팰 힘을 가진 미국 대통령에게나 써먹을 얘기다. 대한민국 대통령? 적어도 1987년 민주화 이후론 어림없다. 속절없이 아들을 감옥에 보내고, 탄핵 위기에 몰리고, 촛불시위에 가슴 졸이는, 권력의 정점이지만 갈등의 병목이기도 한 자리에서 숨 고르기 바쁜 존재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린 갈등의 머리에 늘 대통령을 올린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0여년 전 사회학자 시절 한 말은 그래서 유효하다. “승자 독식의 권력관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이 틀 속에서 모든 사안을 대통령 중심으로 바라보는 언론과 사회 분위기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극한대립의 악순환을 만든다”고 한 지적은 지금 더 적확하다. 초강국들이 굵은 팔뚝을 내보이며 으르렁거리는 격랑 앞에서 물색없이 지금 대통령이 무섭다며 4년 뒤 대선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힌 1년 전 대선후보의 발언은 진영 논리에 갇힌 채 ‘대통령 중독증’에서 허우덕대는 우리 사회의 무의식적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다.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終焉)을 논해야 할 때인지 모르겠다. 내각제로 바꿔 사이좋게 권력을 나눠 먹게 할 테니 그만들 싸우라고 호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북 대치의 상황을 무릅쓰고, 언제 끝날지 모를 개헌 논의에 온 나라가 함몰되는 상황을 무릅쓰고라도 말이다. 아직 그 길이 아니라면 지금 발을 멈춰야 한다. 대한민국. 심판이 사라진 그라운드다. 공을 세우고 한발 짝 물러서 룰을 찾을 때다. jade@seoul.co.kr
  • [씨줄날줄] 가와지 볍씨와 한강 문명권/서동철 논설위원

    1990년 한강 대홍수 때 경기 고양시 신평동의 강둑이 터지면서 일산신도시 일대는 물바다가 됐다. 행주산성과 지금의 킨텍스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신평벌과 송포벌은 물론 멀리 원당과 화정지구 앞까지 강물이 넘실거렸다. ‘한강둑 붕괴’는 ‘북한산성 축조’와 ‘행주대첩’ 같은 역사적 대사건과 함께 ’고양 10대 뉴스’로 선정됐을 만큼 피해도 컸다. 한편으로 수몰 지역은 1925년 을축대홍수로 한강둑을 쌓기 이전 강물이 넘나들던 저습지의 범위를 확인시켜 주었다. 일산신도시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이듬해 대화동 일대에서 발굴조사가 벌어졌다. 충북대 조사단은 성저마을 가와지 1지구에서 12톨의 볍씨를 찾아낸다.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에서는 4330년이 나왔다. 다시 계산하기(recalibration)를 적용해 5020년 전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여기에 1994년 국립농업과학원 박태식 박사는 가와지 볍씨가 야생벼가 아니라 재배벼라는 연구를 내놓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을 청동기 시대에서 신석기 시대로 올려놓은 것이다. 하지만 벼농사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가와지 발굴에 참여했던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소장은 최근 의미있는 연관관계를 하나 밝혀냈다. 가와지 조사와 같은 해 단국대 조사단의 일산 3지구 발굴에서 빗살무늬토기가 출토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4개체의 토기 조각이 나온 대화리층의 연대는 4330~6210년, 3개체의 조각이 나온 가와지층은 3760~5650년으로 측정됐다. 토기와 같은 층의 갈대에서는 농업과학의 도움을 받아 벼의 식물규소체도 찾아냈다. 이곳에서 빗살무늬토기를 쓴 신석기인이 벼농사를 지었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일산신도시 발굴과 같은 해 서울대 조사단은 김포 가현리 토탄층에서 탄화미를 찾아냈다. 연대측정 결과는 4600~5300년으로 일산의 그것과 거의 일치한다. 결국 고양과 김포 일대의 한강 하류 저습지가 신석기 시대 한반도 벼농사의 근거지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원로 사회학자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강 문명권’론(論)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는 신석기 시대 후기 한강 주변에서 독자적 문명을 이루고 있던 한족이 만주의 예족·맥족과 연합해 세운 나라가 고조선이라는 주장을 편다. 이 논리에 대입시키면 광활한 고양·김포 습지에서 생산된 쌀은 고조선 세력의 경제적 바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3~7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고양 가와지 볍씨와 아시아 쌀농사의 조명’ 국제학술대회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올해 5급 행정직 공무원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일반행정직렬과 법무행정직렬 수석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화학교육(서울대)과 수리과학(서울대)이었다. 재경직렬 공동 수석 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생명화학공학(카이스트)과 기계공학(연세대)이었다. 간헐적으로 이공계 출신 수석 합격자는 있었지만, 행정직 주요 직렬에서 이공계가 다수 배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5급 신규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은 이들과 같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공채와 경력채용 등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5급 신규채용자 500명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206명(41.2%)이었다. 5급 신규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008년 141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200명을 넘었다. 지난해 이공계의 대표적인 직군인 기술직 합격자는 151명이었고, 행정직 합격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55명이었다. 이공계 출신 행정직 합격자는 2008년 37명이었다가 2010년 47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50명을 넘어섰다. 기술직뿐만 아니라 행정직군에서도 이공계의 공직 진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주류는 행정직으로 대표되는 인문계 출신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현재 50개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10.4%에 불과하다. 2011년과 2012년의 5급 일반행정직렬 수석도 각각 법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던 인문학도였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이공계의 공직 진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을 전공이 무의미해지는 취업 풍토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5급 공채 1차 시험에서 헌법과 민법총론 등 기존 과목이 빠지고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대체되는 등 시험제도가 바뀐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급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 통계는 부처별 집계가 끝난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지만, 공직의 진입통로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싱가포르 - 가정 방문 통해 본 현황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싱가포르 - 가정 방문 통해 본 현황

    스물 다섯의 이른 나이에 의사 남편과 결혼, 아이 3명을 키우며 미국계 제약회사 애보트의 사업개발 담당 매니저로 일하는 에일린 차우(42). 그는 퇴근길 시내 과외센터에서 중국어 수업을 마친 셋째 창기엔(10)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온다. 의사로 일하는 남편은 빨라도 오후 9시에 귀가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주로 차우의 몫이다. 10년차 ‘워킹맘’인 차우는 4년간의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2003년 회사에 복귀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NUS)을 졸업한 뒤 2년간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지만 그는 출산과 동시에 일과 가정 중 하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차우는 “직장 상사, 남편, 아이, 나 자신을 모두 돌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싱가포르 역시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유연하지 않고 긴 업무시간, 치열한 경쟁 등 때문에 워킹맘들이 끝까지 회사에 남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차우는 첫째 창이쉰(14·여)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낸 지 4년 만에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마케팅 업무직을 제안받아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2013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0.79%로 세계 224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전체 인구 수인 53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약 6만명의 아기들이 태어나야 하지만 현재 약 3만 7000명에 그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같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7년 안에 총 인구 수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 차우는 “첫째는 경제력, 둘째는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싱가포르의 사교육 시장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과열돼 있다. 차우는 현재 자신이 버는 돈의 80%를 사교육비로 지출한다. 중학생인 첫째에게 2000싱가포르달러(약 170만원), 아직 초등학생인 둘째와 셋째에게는 각각 1700싱가포르달러, 1500싱가포르달러의 교육비가 들어간다. 철저한 능력 중심의 메리토크라시 사회인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생이 졸업시험으로 한국의 수학능력시험과 맞먹는 국가고시를 치른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신의 의지에 상관 없이 기술전문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돈을 쏟아붓는다. 초등학교 4학년인 차우의 둘째딸 창이안(12)은 “4학년부터 우·열반 제도(스트리밍)가 시작된다”며 “친구들 대부분이 전과목 과외나 학원을 다닌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다. 어려운 관문을 거쳐 사회로 나온 고학력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일에 몰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1987년 리콴유 전 총리는 연례 국정운영 기조연설을 하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고학력 여성들의 혼기가 늦어지고 출산을 기피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리 전 총리는 이때부터 커뮤니티개발부(MOCD) 산하에 사회적개발유닛(SDU)을 설립해 정부가 고학력 남녀의 맞선을 직접 주선하도록 했다. 파울린 스트라우간 NUS 사회학과 교수는 “SDU는 현재 사회적개발네트워크(SDN)로 바뀌어 민간 결혼정보업체들의 신용도를 인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저출산 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1년 ‘결혼·출산 지원 패키지’를 만들면서부터다. 당시 결혼과 출산으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을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시키기 위해 고심하던 정부는 세제 혜택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에 세금 우대를 해주는 것이다. 그 결과 싱가포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2002년 50.6%에서 지난해 57.7%로 올랐다. 하지만 기업이 경력단절 여성에게 빗장을 여는 것만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는 없었다. ‘결혼·출산 지원 패키지’ 2013년 개정판에 따르면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은 세제혜택, 공공임대아파트 우선분양권, 의료비 지원, 674만원의 베이비 보너스 등을 받을 수 있다. NUS 아시아연구소의 가빈 존스 교수는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결혼·출산 지원 정책을 시작해 현재 아이 3명을 낳은 부모에게 16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 4000만원)를 제공하지만 실제 추산되는 아이 3명의 양육 비용은 30만~50만 달러(약 2억 5000만~4억 2000만원)로 2~3배 더 많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싱가포르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한솔PNS 대표이사에 강병윤·최두회 대표이사, 사장 승진…한솔그룹 정기임원 인사

    한솔PNS 대표이사에 강병윤·최두회 대표이사, 사장 승진…한솔그룹 정기임원 인사

    한솔그룹은 29일 한솔PNS 대표이사에 강병윤 영업담당을 선임하고, 한솔EME 최두회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한솔신텍 대표이사까지 겸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아울러 한솔그룹은 계열사별로 업무 성과가 뛰어나고 미래 경영자로서 자질이 우수한 신규 임원 9명을 승진시켰다. 강 신임 대표는 전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한솔제지와 한솔PNS에서 영업담당 임원을 역임하는 등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한솔신텍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최 대표는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솔EME 사업관리 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철강대국 독일의 아이콘이던 뒤스부르크의 티센 제철소. 60만평에 이르는 이 거대한 산업유산은 1985년 문을 닫자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 고철 덩어리에서 흘러내리는 검붉은 녹물과 화공약품의 독성 가득한 악취는 시민들에게 ‘절망’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하지만 12년 뒤, 죽음의 땅은 유례없는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나 시민들을 넉넉하게 끌어안기 시작했다. 제철소의 버려진 용광로는 스킨스쿠버장으로, 철제 파이프는 미끄럼틀로, 광석 저장고는 암벽등반 코스로 변신했다. 오늘날 연간 방문객이 50만명에 이르는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의 ‘반전’이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로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탐구해 온 런던대(UCL) 지리학과의 김정후(사진·44) 박사가 이번엔 유럽 산업유산의 재활용에 주목했다.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에 이은 유럽 시리즈 3탄 격인 새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돌베개)를 통해서다. ‘도시 속 도시’로 거듭난 가스 저장고(오스트리아 빈의 가소메터 시티), 유쾌한 상상력의 아지트로 탈바꿈한 수력 발전소(영국 런던의 와핑 프로젝트), 최고급 호텔로 변신한 200여년 역사의 감옥(핀란드 헬싱키의 카타야노카 호텔) 등 저자가 일일이 현장 취재한 14건의 사례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의 배경과 도시 관계자들의 지난한 노력 및 갈등, 변화의 의미 등이 충실히 녹아 있다. 김 박사는 산업유산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산업화를 경험한 도시에서 생겨난 산업용 건물이 대부분 역할을 상실한 가운데 이런 시설을 허물지 않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재활용하는 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지혜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혁명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경쟁하듯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시대가 지나며 삶의 영역 밖으로 밀려났던 건물, 시설들이 시민들의 일상으로 다시 성큼 들어오기까지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핵심이었습니다. 도시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버려진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했죠. 특히 파리의 철도, 빈의 가스 저장고, 뒤스부르크의 제철소 등은 막대한 부지만 차지하고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하루빨리 이를 없애고 재개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 당국과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산업유산이 훌륭하게 재활용될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치열하게 설득했습니다.” 산업유산의 성공적인 재활용이 도시와 시민들에게 가져다준 혜택, 일깨워준 가치는 해당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의 복원이라고 저자는 짚어낸다.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게 만듦으로써 시민들에게 도시에 대한 향수와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탄광촌을 개조한 영국 더럼의 비미시 박물관이 탄광업의 쇠락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은 사례 등이 그렇다. “도시는 다양한 세대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예술품입니다. 산업유산에 담긴 이전 세대의 삶, 시간의 켜와 흔적을 살리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 기능을 부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삶의 환경이죠.” 김 박사는 “우리 역시 선유도 공원, 윤동주 문학관 등 산업용 시설을 도시의 훌륭한 재산으로 되돌렸듯 더 늦기 전에 언제 헐릴지 모를 산업유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대가 정의한 불안 그 속의 나약한 인간

    시대가 정의한 불안 그 속의 나약한 인간

    불안의 시대/앨런 호위츠 지음/이은 옮김/중앙북스/292쪽/1만 5000원 만약 당신이 불안을 느낀다면 혈압이 오르거나 팔이 저리고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식은땀이 날 수 있다. 또 심리적으로 염려, 걱정, 공포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기 때문에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불안은 때론 포괄적이고 산발적인 대상에 대해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때는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물이나 상황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막연하게 불안할 수도 있고 명백한 위협에 대해 불안을 느낄 수도 있다. 미국 럿거스대 사회학 교수로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가 불안이라고 부르는 감정의 복잡하고도 모호한 역사를 살핀다. 인류는 항상 두려움을 느꼈고, 진화 과정에서 이 두려움은 우리가 주변을 인식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게끔 하는 유용한 요소가 됐다. 그러나 불안이 의학적으로 치료 가능한 병적 상태가 된 시대는 언제부터인가? 불안이 장애로 정의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들어 사람들이 이제 겨우 기본적인 수준의 안전과 삶의 확실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을 때다. 지난 역사와 비교했을 때 현대 사회는 폭력의 강도나 빈도가 현저히 낮다. 또 평균 수명도 엄청 늘었고 경제적 안전도도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도 대중은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불안장애 증상을 보인다. 각종 연구들은 불안이 가장 흔한 정신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전체 인구의 5분의1이 지난 1년 사이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등 불안장애를 겪었거나 겪는 사람들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합리적 이유가 있든 없든 정도가 심한 불안은 모두 장애로 진단되는 등 장애의 범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불안은 의사와 제약회사, 전염병 학자, 정책입안자에게 매우 귀중한 재산이 되었다. 더 많은 증상을 질병으로 진단할수록 이른바 ‘돈’이 되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이 위기감과 불안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 형질까지 발견했지만 불안장애에 대한 정의와 치료법은 24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안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얘기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철강대국 독일의 아이콘이던 뒤스부르크의 티센 제철소. 60만평에 이르는 이 거대한 산업유산은 1985년 문을 닫자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 고철 덩어리에서 흘러내리는 검붉은 녹물과 화공약품의 독성 가득한 악취는 시민들에게 ‘절망’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하지만 12년 뒤, 죽음의 땅은 유례없는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나 시민들을 넉넉하게 끌어안기 시작했다. 제철소의 버려진 용광로는 스킨스쿠버장으로, 철제 파이프는 미끄럼틀로, 광석 저장고는 암벽등반 코스로 변신했다. 오늘날 연간 방문객이 50만명에 이르는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의 ‘반전’이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로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탐구해 온 런던대(UCL) 지리학과의 김정후(44) 박사가 이번엔 유럽 산업유산의 재활용에 주목했다.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에 이은 유럽 시리즈 3탄 격인 새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돌베개)를 통해서다. ‘도시 속 도시’로 거듭난 가스 저장고(오스트리아 빈의 가소메터 시티), 유쾌한 상상력의 아지트로 탈바꿈한 수력 발전소(영국 런던의 와핑 프로젝트), 최고급 호텔로 변신한 200여년 역사의 감옥(핀란드 헬싱키의 카타야노카 호텔) 등 저자가 일일이 현장 취재한 14건의 사례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의 배경과 도시 관계자들의 지난한 노력 및 갈등, 변화의 의미 등이 충실히 녹아 있다. 김 박사는 산업유산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산업화를 경험한 도시에서 생겨난 산업용 건물이 대부분 역할을 상실한 가운데 이런 시설을 허물지 않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재활용하는 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지혜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혁명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경쟁하듯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시대가 지나며 삶의 영역 밖으로 밀려났던 건물, 시설들이 시민들의 일상으로 다시 성큼 들어오기까지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핵심이었습니다. 도시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버려진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했죠. 특히 파리의 철도, 빈의 가스 저장고, 뒤스부르크의 제철소 등은 막대한 부지만 차지하고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하루빨리 이를 없애고 재개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 당국과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산업유산이 훌륭하게 재활용될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치열하게 설득했습니다.” 산업유산의 성공적인 재활용이 도시와 시민들에게 가져다준 혜택, 일깨워준 가치는 해당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의 복원이라고 저자는 짚어낸다.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게 만듦으로써 시민들에게 도시에 대한 향수와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탄광촌을 개조한 영국 더럼의 비미시 박물관이 탄광업의 쇠락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은 사례 등이 그렇다. “도시는 다양한 세대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예술품입니다. 산업유산에 담긴 이전 세대의 삶, 시간의 켜와 흔적을 살리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 기능을 부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삶의 환경이죠.” 김 박사는 “우리 역시 선유도 공원, 윤동주 문학관 등 산업용 시설을 도시의 훌륭한 재산으로 되돌렸듯 더 늦기 전에 언제 헐릴지 모를 산업유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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