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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 공백 8개월째… 대구대 파행 언제까지

    대구대의 총장 공백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사들 간의 갈등으로 총장 인준이 계속 미뤄지다가 임시이사까지 파견됐지만 해결이 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교직원 직선으로 홍덕률(57) 사회학과 교수가 총장에 재선됐었다. 지난 5월 29일 임명된 임시이사들은 6월 한 달 동안 모두 4차례 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처리가 미뤄졌던 여러 안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임시이사 파견의 주요 원인이자 대구대 정상화의 핵심인 총장 임명안은 계속 미루고 있다. 이 안은 종전 재단 측이 반대하는 사안이다.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은 오는 4일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지만 총장 인준안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이로 인해 대구대는 최근 발표된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사업 최종 선정 결과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또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도 탈락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구대 총학생회가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는 “대구대 정상화의 본질은 총장 인준이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학생들은 8월 하계졸업식 때 총장 명의의 졸업장도 못 받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또 “한때 전국 대학 중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최고의 사업비를 따내는 등 잘나가는 대학이었으나 지금은 분규대학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학생회는 “특히 이사 중 타 대학 교수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 이들의 의도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학생회는 앞으로 학교 정상화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 임시이사를 선임한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1인 시위도 벌이기로 했다. 또 대구대 정상화를 호소하는 광고를 내는 등 여론에도 호소하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신임 국회 대변인 최형두씨

    신임 국회 대변인 최형두씨

    정의화 국회의장은 신임 국회 대변인(1급)에 최형두(53)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최 신임 대변인은 경남 고성 출생으로 마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논설위원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등을 지냈다. 추진력과 친화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국회 부대변인(2급)에는 정 의장의 보좌관이던 이민경씨가 임명됐다.
  •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7월부터 오피니언 면이 한층 새로워집니다. ‘특별칼럼’, ‘열린세상’, ‘생명의 창’, ‘글로벌시대’, ‘옴부즈맨 칼럼’ 등의 필진이 바뀝니다. ‘특별칼럼’에는 차동엽 신부가 새로 참여합니다. ‘열린세상’에는 6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합니다.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대안이 담긴 글을 선보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새 필진 ●특별칼럼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 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윤지원 평택대 교양학부 교수, 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생명의 창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이재무 시인 ●글로벌시대 민재홍 덕성여대 교양학부장, 이에스더 아리랑국제방송 글로벌전략팀장,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 융합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커버스토리] 민족주의 감정 건드리지 말자

    [커버스토리] 민족주의 감정 건드리지 말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계기로 한류 열풍이 재점화된 중국에서는 한류 스타와 한류 콘텐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중국 내 한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한국 대중문화의 수출 자체에 주목했던 기존의 한류 정책과 기조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이해와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한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한국 TV 프로그램과 음악의 수출 일변도였던 중국 내 한류는 최근 방송 포맷의 수출과 제작 노하우 전수로 방향을 틀었다. 이 같은 방향은 중국에서 ‘문화 침략’이나 ‘시장 잠식’과 같은 우려 없이 한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적잖은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을 두고 “중국 예능 프로그램이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배울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지현 CJ E&M 부장은 “중국은 지방 위성방송사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방송 포맷을 들여오고 외국의 업계 관계자들과 협력해 자국 콘텐츠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음악 수출서 포맷·노하우 전수로 전문가들은 지금의 흐름을 양국의 협력 강화로 이어 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이 가진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중국이 가진 막대한 자본과 결합시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한국의 제작진이 중국과 협력하면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킬러 콘텐츠(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세계시장으로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호텔킹’ 속 중국인 부호 비하 논란 한국의 대중문화계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도 있다. 그중 하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중국인의 국가적 감정을 건드리는 일이다. 지난 4월 12일 방영된 MBC 드라마 ‘호텔킹’이 이 같은 논란을 불렀다. 드라마의 배경인 7성급 호텔에 나타난 중국인 부호는 남자가 입기엔 부담스러운 호피 무늬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를 두른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거만한 표정과 손짓으로 ‘진상’을 부리고, 직원이 와인을 따라 주는데 잔을 이리저리 피하며 짓궂은 장난을 쳤다. 직원이 실수로 와인을 옷에 쏟자 화를 내며 직원을 밀어 쓰러뜨렸다. 이 장면이 중국 포털사이트에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을 추하게 묘사했다”는 제목과 함께 퍼져 나갔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중국 부호들이 원래 저렇지 않나”라며 웃어넘기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을 가난하거나 교양 없는 사람으로 그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왔다.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문화 콘텐츠에서 민족주의적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인들이 한국의 문화 콘텐츠와 관련해 민족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거나 반한 감정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문화 콘텐츠에서 우발적으로 민족적 갈등이 일어나 생기는 반한류 정서는 중국 일부 연예인이 키우는 반한류 정서보다 더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한류의 흐름 속에 쌍방의 문화 교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는 아직까지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1990년대만큼 활발히 소개되고 있지는 않다. 중국의 가요는 엠넷의 MAMA 시상식이나 ‘아시안 송 페스티벌’을 제외하면 방송을 통해 접할 기회가 사실상 없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는 시장의 원리에 의해 문화가 전파됐지만 상호 균형을 위해선 중국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中음악 접할 기회 적어… 상호 균형 필요 학계에서는 한류에 투영되기 쉬운 문화 제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동아시아 대중문화 소비의 새로운 흐름’ 학술대회에서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장원호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주의를 바탕으로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문화 공동체 형성을 저해한다”며 “한류의 경제적 효과만을 추구하면 그 흐름은 빠른 시간 안에 멈추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휴머니스트)의 저자인 박노현씨는 논문 ‘텔레비전 드라마와 한류 담론’에서 “21세기의 대중문화는 더 이상 일국(一國)적 콘텐츠가 아닌 초국(超國)적 콘텐츠”라며 “한류를 일방적 생산과 소비의 관계로 고집하는 것을 지양하고 한국과 외국 사이 문화 횡단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

    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

    개인 대 국가/허버트 스펜서 지음/이상률 옮김/이책/252쪽/1만 5000원 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유명했던 사상가였다. 영국인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될 정도였다. 같은 시대에 살았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저자를 가리켜 ‘나보다 몇 배 나은 위대한 철학자이자 선배’라고 불렀다. 다윈보다 먼저 ‘진화’와 ‘적자생존’의 개념을 설명했다. 저자의 명성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저작 대부분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될 정도로 철학과 사회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사상이 유행하고 칼 마르크스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식인 사회에서 주변으로 밀려났으며, 저자의 사상적 진실 또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개인 대 국가’는 오늘날 ‘스펜서 연구가’들에 의해 저자의 사상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탄생한 책이다. 옮긴이는 해설을 통해 개인과 국가의 관계, 다수결 민주주의 제도의 문제점, 사유재산의 정당성, 반(反)사회주의 예언, 사회복지 등과 관련해 저자의 독창적 사상이 그의 시대만큼이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타당하지 않으냐는 여러 연구가들의 주장을 언급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국가 권위에 도전하는 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을 다루고 있다. ‘자유민주국가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또 잘못된 과다 입법을 통한 국가 강제가 개인의 자유와 삶에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음에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 입법자들의 죄를 묻는다. 19세기 영국 사회상과의 차이에도 현재 여러 나라에서 추진하는 작은 정부의 실현, 공기업의 민영화, 규제완화, 복지논쟁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저자가 주장한 국가 개혁론의 핵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준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공직현장 목소리] 민방위훈련 왜 해야 하나

    [공직현장 목소리] 민방위훈련 왜 해야 하나

    ‘언제부터인가 학생들이 민방위훈련을 안 하더군요. 재난이나 전쟁, 각종 재해에 아이들이 노출돼 있는데….’ 최근 한 학부모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 등 일련의 사고 속에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해야 하는 업무 담당자로서 죄만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대형 참사를 통해 국민 스스로가 안전에 대해 재인식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안전대책에 관심을 보이고 안전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 또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저서에서 ‘산업화, 근대화로 물질적 풍요도 가져오나 내재된 위험도 증가하고 있고 일상적 위험이 만연되고 있다’면서 ‘현대사회를 문명의 화산 위에 살아가고 있는 형상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정부는 20일 오후 2시에 전국적으로 화재대피 민방위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의 목적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초고층 빌딩과 각종 시설 화재 증가로 모든 국민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피하는가를 실제로 한 번 해 보자는 데 의미를 두었다. 전체 국민이 동시에 화재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연재해나 일반 사고에 대한 행동요령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일본은 어릴 때부터 각종 체험장에서 재난대처훈련을 의무적으로 한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훈련하다 보니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영업을 하는 백화점이나 극장, 상가에서는 영업손실이 크다며 참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이들을 강제로 훈련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만약 노약자나 임신부가 계단을 내려오다 다치는 등 훈련에 따른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아서다. 두 번째 사람들은 화재가 나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한다. 따라서 고층아파트나 건물에서 비상계단으로 직접 내려와 훈련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위기상황에서 생존확률의 차이가 확연하다. 죽고 사는 갈림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민방위 훈련이 구시대적인 유물이라 치부되면서 무관심과 냉소 속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고마운 훈련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성기석 소방방재청 민방위 과장
  • 표스트라다무스… 이영표 “러 수비 깰 선수는 이근호” 또 족집게 예언

    표스트라다무스… 이영표 “러 수비 깰 선수는 이근호” 또 족집게 예언

    18일 브라질월드컵 한국-러시아전 직후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이영표 예언’ ‘월드컵 예언’이 실시간 검색어로 급부상했다. 전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이 경기를 앞두고 “촘촘한 러시아 수비벽을 깰 무기가 이근호”라고 말한 게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위원은 코트디부아르-일본전 스코어를 2-1로 예언하는 등 3차례나 맞혀 ‘영표라다무스(이영표+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무당영표’, ‘이작두’란 별명을 얻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월드컵 예언’ 트위트가 폭증한 건 이날 오전 8시 20분쯤이다. 이근호의 대포알 슈팅이 아킨페예프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간 직후 100여개가 잇달아 올라왔다. 트위터 아이디 ‘lucky***’는 “이영표의 예언이 맞았다. 소름이 쫙 끼쳤다”고 밝혔다. 아이디 ‘TRASH***’도 “이영표 예언이 적중했다. 역시 표스트라다무스!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고 올렸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러시아를 2-1로 이길 것’이란 이 위원의 예상이 어긋났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임장선(31)씨는 “최종스코어가 이 위원의 예측과 다른데도 예언적중이라고 말한다”면서 “야구로 비교하면 여러 번 휘둘러서 유효타가 몇번 나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happy***’도 “그냥 농담이고 예측이지 무슨 예언이냐”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 예언이 여러 진술 속에서 맞는 것만 끼워넣는 식이고 우연의 일치가 많다”면서 “특별한 의미부여 없이 월드컵을 즐기는 하나의 방식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엄마 만세/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열린세상] 엄마 만세/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엄마의 승리였다. 이번 6·4 지방 선거는. 자식들의 생명과 미래를 지키려는 엄마들의 참여가 이루어낸 성과였다. 나는 그들을 ‘앵그리 맘’이라는 국적도 없고 역사적 맥락도 없는 말로 부르고 싶지 않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를 비롯해 독립운동, 민주화 운동의 고비 속에 어머니들은 의연했고 대의를 위해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최고라는 내 자식 사랑을 초월했다. 우리 역사 속에 어머니는 큰 이름이다. 어머니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아픔을 참는 존재, 그리고 모든 영광을 아들에게 돌리는 존재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남성들의 역사 히스토리( his+story)다. 어머니의 뒤를 이은 엄마들이 허스토리(her+story)를 썼다. 언론이 뿜어내는 연기는 자욱했고 매연은 지독했다.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언론은 짙은 안개와 매연을 내뿜으며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분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엄마들은 언론이 품어내는 매연 속에서 매운 눈을 부비며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밝혀내려고 애썼다. 세월호 참사 속에서 누군가 원하는 것처럼 정치적 냉소주의에 침몰하지도 않았다. 한탄에 빠지지도 않았다. 고비마다 정확하게 질문하고, 정확하게 참여하고, 정확하게 선택했다. 엄마들이 이끌어 가는 민심에 이끌려 여당도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하고 상대적으로 유권자를 더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성의’를 보였다. 4·16 이전과 이후가 변화되어야만 한다는 당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발언한 인사들은 참과 거짓을 분명하게 분별할 줄 아는 엄마들의 맑은 시선 앞에서 민낯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지방 선거가 끝나고 많은 아시아 친구들이 축하의 인사를 보내왔다. 인도 네루 대학의 치노이 교수, 중국과 홍콩의 사회과학 교수들, 필리핀대 교수,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줬다. 전 유엔대 부총장이었던 원로 정치학자인 무샤코지 교수를 비롯해 많은 일본의 지식인들도 마음으로부터의 축하를 보내줬다. 각종 국제회의에서 대안적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실험했던 동료가 이제는 행정 책임을 맡는 당선인이 되었다는 것에 놀라움과 기대,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가 이어졌다. 아시아는 물론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서구에서도 시민운동, 진보적 지식인이 초대에 응하지 않고 바로 선거로 당선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시민의 목소리와 정치권의 논리가 다르다는 이중구조를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축하의 인사와 함께 던진 말은 한국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부럽다는 내용이었다. 선거에 뛰어들어 처음 그들이 후보로 나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지식인의 치기 어린 실험에 연민을 보내는 상황이었다. 아무도 당선까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당선이 됐다. 기적이 아니다. 엄마들이 나섰기 때문이다. 4·16 참사 후에 달라진 지형 속에 엄마들이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낙선한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친환경’, ‘공기의 질’을 중요한 담론으로 끌어내 오지 않았던가. 참담한 비극 속에서 우리 모두는 아이들의 시신을 엄마 품에 안아 올려주는 것은 이름도 생소한, 수백억짜리의 첨단 장비가 아니라 명령 없이도 자발적인 측은지심으로 움직인 어부들의 마음, 잠수사들의 의지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첨단 무기가 안보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우리의 인간 안보를 지켜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좋은 사람을 선출하는 것, 그것이 안보를 지키는 기초 중에 기초라는 것을 이제 엄마들이 알게 됐다. 언론이 아무리 검은 연기를 뿜어 옥석을 뒤섞어 놓아도 엄마들의 밝은 눈은 옥석을 가려낸다.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끌어올릴 만큼 이제 엄마들은 정치적으로 성숙했다. 이 엄마들의 정직한 시선을 비켜나갈 수 있는 이미지 정치는 없다. 엄마들이 나선 정치판과 그러지 않은 정치판은 전혀 다르다. 이 변화를 읽지 못하면 장강의 거센 뒷물에 의해 밀려가는 앞 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6·4 지방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엄마 만세’다.
  • [지구촌 책세상] 여성 권리 위해 전쟁도 지지한 日운동가의 삶

    [지구촌 책세상] 여성 권리 위해 전쟁도 지지한 日운동가의 삶

    이치카와 후사에(1893~1981).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운동가다. 1945년 일본에서 여성 참정권이 법으로 보장되고, 이듬해인 46년 중의원 선거를 통해 최초로 29명의 여성 의원이 탄생한 것은 그의 줄기찬 투쟁의 결과다. ‘다이쇼 데모크라시’(1905년~1925년 정치·사회·문화 등 각 방면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운동)의 세례를 듬뿍 받고 자란 급진적 사회운동가 이치카와는 1930년 이후 일본의 군국주의 시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도요에와여학원대학 국제사회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신도 구미코가 지난 2월 출간한 ‘이치카와 후사에와 대동아전쟁-페미니스트는 전시(戰時)를 어떻게 살아갔나’(호세이대학 출판부)가 도발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농부의 딸로 태어난 이치카와는 아이치현 여자사범학교(아이치교육대학의 전신)에 다니던 중 ‘현모양처 교육’에 반대해 동급생과 수업을 보이콧하며 여성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나고야신문(현 주니치도쿄신문)에 입사한 뒤에도 1919년 일본 최초의 여성단체인 신부인협회를 설립, 여성의 집회결사 자유와 참정권 운동을 펼친다. 그러나 일본은 민주주의 운동을 활짝 꽃피우던 시기를 지나 1930년대 전쟁의 길로 돌진해 간다. 당시 상황에서 이치카와에게는 세 가지 길이 주어졌다. ‘비전’(非戰)을 선택해 은둔 생활을 하거나, 반전(反戰)운동의 선봉에 서서 감옥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정부에 협력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여성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길이었다. 애초 비전론자였던 그는 결국 세 번째를 선택한다. 일본부인단체연맹을 조직해 전쟁 수행을 국책으로 내세운 정부에 협력했다. 저자 신도 구미코는 방대한 자료를 섭렵해 꼼꼼한 조사로 이 당시 이치카와의 궤적을 더듬는다. 이치카와의 행적을 옹호하는 것도,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탄핵하는 것도 아닌 당시 사회 상황 속에서 그의 담론과 활동을 담담히 서술함으로써 의미를 찾고 있다. 이치카와의 활동에 힘입어서일까. 1945년 선거법 개정으로 여성 참정권이 주어졌다. 그러나 이치카와는 1946년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았다. 전시중 대일본보국언론회 이사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그는 1947~50년 공직에서 추방당했다. 1953년 참의원 선거에서 도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이치카와는 1981년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5선 의원으로 왕성하게 활약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기혼男이 미혼男보다 훨씬 ‘건강한’ 진짜 이유

    기혼男이 미혼男보다 훨씬 ‘건강한’ 진짜 이유

    결혼한 남성이 독신남성보다 훨씬 더 건강에 세심한 신경을 쓴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의료통계자료를 인용, 가정을 꾸린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훨씬 더 건강관리에 민감해 평균적인 삶의 질에서 높은 분포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2011~2012년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완료한 18~64세 사이 기혼남성들 중 꾸준히 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는 비율은 76%에 달한 반면, 법적 혼인신고 없이 연인과 단순 동거중인 남성들은 60%, 배우자 사망·이혼 혹은 독신 고수 등의 이유로 미혼인 남성들은 65%만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젊은 남성들은 노년층 남성들보다 병원을 찾는 비율이 낮았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결혼을 한 젊은 남성들은 미혼인 젊은 남성들보다 훨씬 더 많이 병원을 방문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혼남성은 단순 검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 검사, 혈압 검사, 콜레스테롤 수치 측정 등 자세한 건강검사를 선호했으며 의사와의 상담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수치를 보면 이는 더 확실히 드러난다. 병원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혈압 검사를 받은 기혼남성비율은 무려 80%였지만 미혼남성들이 혈압검사를 받은 비율은 65~67%대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정적 기반’, ‘배우자’, ‘사회적 책임감’이 기혼남성을 건강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볼링그린주립대학교 사회학과 수잔 브라운 교수는 기혼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일정한 사회적 지위, 재정적 기반을 달성한 경우가 많아 법률적 의료혜택에 더 민감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자세가 강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배우자의 역할도 중요한데 브라운 교수는 “남편이 병원을 찾을 때 부인도​ 함께 의사의 조언을 들으며 격려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정까지 이어져 평소 세심히 남편의 건강을 신경써주는 경우가 많은데 미혼일 경우 이렇게까지 되는 경우가 흔치 않아 배우자 역할이 중요함을 알려 준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브라운 교수는 기혼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우울증을 덜 앓는다는 연구결과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혼남성들의 사회적 책임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혼자 사는 남성보다 배우자가 있고 돌봐야할 자식이 있는 기혼남성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건강을 돌봐야하는 의무감을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게 된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는 해당 보고서에 이런 기혼남성의 사회적 책임감이 그들을 건강하게 하는 주요 축이라고 적고 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성공회대 마지막 고별강연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의 역할’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성공회대 마지막 고별강연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의 역할’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성공회대’ 서울시교육감 조희연(58) 당선인이 교수로 몸담았던 성공회대에서 마지막 강연을 한다. 성공회대는 11일 오전 10시 30분 교내 피츠버그홀에서 조 당선인이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의 역할’이란 주제로 고별 강연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연세대 사회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조 당선인은 지난 1990년부터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이번 강연은 공개강연 형식으로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이외 다른 퇴임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조 당선인이 교수직을 사임하면서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마련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사회의 공동체의식을 정립하자/김계환 한국공공사회학회 회장

    [기고] 사회의 공동체의식을 정립하자/김계환 한국공공사회학회 회장

    올해에도 슬프고 안타까운, 부끄럽고 창피한 그리고 분노하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과거 서해 훼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은 우리 개인들의 탐욕에 의한 재해다. 소위 ‘관피아’라 불리는 관료들의 폐쇄성과 무책임, 관·경유착, 그리고 개인과 기업들의 부정과 불법 등이 이러한 참담한 인재(人災)를 발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인재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인간은 욕심의 동물이라고는 하나 저마다 개인의 욕심만 주장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저마다 “나만 아니면 돼”식으로 복불복 게임을 진행하다가 전 출연진이 불행해지는 것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듯이, 그것은 ‘죄수의 딜레마’에 우리 사회를 빠뜨리는 격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다. 우리는 나 자신의 욕심을 주장하기에 앞서 ‘우리’라는 공동체를 먼저 둘러봐야 한다. 그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의 재발견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하다. 우리(민족)는 예부터 집단의식, 즉 공동체 의식이 남달리 강했다. ‘우리’라는 단어도 우리민족, 우리나라의 특유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위난에 처했을 때, 우리 조상들은 공동운명체임을 인식하고 똘똘 뭉쳐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았었다. 가까운 사례로 60년대에 일어난 새마을운동은 일종의 공동체 의식에서 출발한 공동체 운동이었고,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우리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금 모으기 운동뿐 아니라 태안 기름유출 사고나 이번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해 때 감동을 준 국민들의 자원봉사 역시 공동체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 힘의 원천인 민족정신의 근본은 공동체 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한국사회는 다원화돼 가고 있다.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시각과 가치관들이 존재하며, 시민단체도 다양하게 조직화돼 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견해들의 불일치는 당연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견해들의 불일치가 좌파냐 우파냐, 진보냐 보수냐 등의 ‘나’냐 ‘너’냐 식의 양극화로 견해대립의 적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의 양극화가 자리 잡는 것의 말로는 감정적 비판에 의한 공격만 남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세력들의 비판을 위한 비판이요,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등의 공정거래 위반이요, 층간소음에 의한 이웃 간 칼부림 등으로 나타난다. 의견이 서로 다를 때, 우리는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상이한 견해가 적대적으로 대립해서는 안 된다. 상이한 견해는 적대적 견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명한 철학자 하버마스와 롤스는 사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인의 공공이성으로서 진정한 공론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공공이성이 공동체 의식인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자발적인 공동체에 참여할 때 우리 사회에서 제2의 세월호 참사는 없을 것이다.
  • [시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제언/김정후 도시사회학 박사·런던대 도시건축정책연구소장

    [시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제언/김정후 도시사회학 박사·런던대 도시건축정책연구소장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분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 온 발전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변화가 곧 건강한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번 6·4 지방선거의 당선인들도 어떻게 우리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도시발전을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21세기는 도시재생의 시대다. 20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된 도시재생은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요구가 어우러지면서 등장한 어젠다다. 이러한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은 참여, 공유, 합의 등으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 다시 말해 도시재생은 시장이나 도지사가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시작에서 끝까지 전문가 및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느리고 어려운 방식이다. 그러나 이렇게 실천한 도시재생은 도시의 외형적 성장을 넘어 민주사회의 토양까지 견고하게 다지는 효과를 낳는다. 둘째, 사람을 중심에 놓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박물관의 문이 굳게 잠겨 있고, 화려한 모습으로 단장한 공원은 찾는 사람이 드물고, 국적불명의 알록달록한 벽화가 거리를 도배한다. 학교 주변에 호텔이 들어서고, 도시의 빈공간은 여지없이 자동차가 점령한다. 경우가 다를 뿐 모두 사람이 중심인 정책을 수립해 올곧게 실천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도시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가 그에 상응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명백한 이유다. 도시 발전을 추구함에 있어서 사람을 중심에 놓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화려한 도시를 배회하는 유목민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셋째, ‘대박’의 허상에서 벗어나자. 월드컵, 올림픽, 엑스포, 아시안게임, 각종 국제회의를 포함해 오늘날 도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유치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국제행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원칙적 측면에서 이러한 방식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충분히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유치=성공’이라는 무지한 발상은 거두어 마땅하고 ‘천문학적 경제효과’를 들먹이며 시민들을 현혹하는 행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지난 20세기 동안 어설픈 국제행사 유치로 곤경에 빠진 도시가 세계적으로 한둘이 아니다. 감추기에 급급해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 전문가를 통한 객관적인 타당성 분석, 견고한 사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치하는 국제행사는 한 도시를 회복 불능의 상태로 몰아넣는다.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건대 도시는 점진적 발전을 거듭할 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토대를 마련한다. 현재 처한 상황이 어렵다 하여 대박의 허상에 빠져 도시를 단숨에 회복시키려는 시도는 도박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지방선거 유세기간에 도시발전과 관련해 일을 많이 해왔다는 후보도 있었고, 앞으로 일을 많이 하겠다는 후보도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과 접근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더라도 반드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의 체질은 결코 건강해질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의 당선인들이 허황된 욕심을 버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차분하게 고민하고 올곧게 실천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시민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 성공회대 개교공신, 서울·경기 교육 이끈다

    성공회대 개교공신, 서울·경기 교육 이끈다

    6·4 교육감선거에서 진보 성향 조희연(서울)·이재정(경기)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다. 선거에 출마하기 전까지 성공회대 교수를 지낸 조 당선인과 역시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지낸 이 당선인의 인연은 성공회대의 전신인 성공회신학대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정구 성공회대 총장은 “두 분은 우리 학교가 지금의 종합대학으로 거듭나는 데 큰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라고 말했다. 성공회 성직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시작한 성공회신학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진보적 성향을 지닌 이 당선인과 당시 진보 소장학자였던 조 당선인은 서로 뜻이 잘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이 교수가 조 교수를 많이 아꼈다. 나이 차는 있지만 정치적 성향도 잘 맞았고 두 분 모두 진보적이고 역동적인데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십도 잘 맞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신학과밖에 없었던 성공회신학대를 종합대학으로 일궈나가야 한다는 공통의 비전을 갖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던 셈이다. 성공회신학대학이 추구하는 ‘열림·나눔·섬김’이라는 종교적 가치가 인권·평화 등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와 일맥상통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성공회 교단에서 설립한 대학이지만 더 많은 학과를 개설해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가슴에 품은 인재를 길러내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뜻을 함께하는 교내 구성원들을 모아 성공회대 출범을 추진했다. 성공회신학대학은 1994년 현 성공회대로 교명을 바꿨다. 종합대로 정식 출범한 것이다. 이 당선인은 이 대학의 초대 및 2대 학장을 지냈다. 조 당선인은 사회학부를 발전시키는데 앞장섰다. 두 사람은 이제 성공회대가 아닌 수도권을 아우르는 서울 교육과 경기도 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가게 됐다. 두 사람은 이미 후보 때부터 진보 시민단체들이 추대한 서울·경기 진보단일화 후보로 다른 지역 진보 교육감들과 함께 살인적인 입시고통 해소, 학생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학교, 청렴한 교육청 건설 등의 공동공약을 내걸고 협력을 약속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인권과 평화라는 가치가 실현돼야 할 가장 중요한 현장은 초·중·고교인 만큼 두 분 모두 그동안 살아온 삶의 연장선에서 성공회대가 지향하는 가치를 초·중·고교에서도 실현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보 성향의 성공회대 교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당선 유력

    진보 성향의 성공회대 교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당선 유력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단일 후보인 조희연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오후 6시 투표가 종료와 동시에 공개된 KBS·MBC·SBS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희연 후보가 40.9%를 득표해 현직 서울교육감 출신인 보수 성향 문용린 후보(30.8%)를 10.1%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3사는 6·4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방송3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TNS, 미디어리서치,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전국 654개 투표소에서 출구조사했다. 조희연 후보는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전주 풍남국민(초등)학교와 전주북중학교를 거쳐 서울 중앙고를 졸업했다. 1975년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1978년 대학 4학년 때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철폐하라”는 유인물을 뿌리다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인 1979년 8월 15일 가석방됐다. 2013년 3월 21일, 헌법재판소에서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난 뒤, 같은 해 7월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조희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무모한 경쟁교육 중단과 교육격차 없는 서울, 국제중·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 유아교육 공교육,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세월호 참사는 급격한 정치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6·4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안전사회’를 만들겠다고 무더기 안전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대선 때까지 만해도 ‘복지사회’를 만들겠다고 무더기 복지공약을 쏟아냈었는데 말이다. 그동안 복지사회를 웬만큼 진척시켜 놓았다면 몰라도, 그렇지도 못한 채 갑작스레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니 의구심부터 앞선다. 안전한 사회란 어떤 사회를 두고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참사가 잇따르는 ‘불안한 풍요’의 사회는 아닐 테고, 그렇다면 풍요롭진 않지만 ‘안전한 내핍’의 사회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복지와 안전을 아우르는 ‘안전한 풍요’의 환상적인 사회를 말하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현재의 정치 변화가 과연 실질적인 것인지, 아니면 수사학적인 것인지를 가리려는 것이다. 선거 진행 상황을 보면,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지 뚜렷하지 않다. 공약에는 안전공약과 복지공약이 두서없이 혼재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공약도 선심성 복지공약처럼 재정 뒷받침이 의심스러운 추상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공방에서 헤어나지 못해선지, 중앙정치권은 아직도 자기 성찰적인 정치구상을 못 내놓고 있다. 대통령의 국가개조론만이 홀로 허공에 걸려 있을 뿐이다. 만일 6·4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실질적인 정치 변화를 유도하려면 우리는 ‘안전한 풍요’라는 환상을 버리고, ‘내핍의 안전’이라는 실상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풍요와 안전이 상충관계였고 선택사항이었다. 건국 이래 60여년 동안 우리의 ‘따라잡기 근대화’(catch-up modernization)는 안전 비용을 삭감한 ‘빨리빨리’의 속도전으로 풍요를 일궈냈다. 안전을 버리고 풍요를 선택했던 것이다. 우리와 달리 안전비용을 충분히 지불하면서 합리적으로 풍요를 성취해낸 서구사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진단이 있다. 현세기 최고지성의 한 분으로 꼽히는 독일의 원로사회학자 울리히 벡에 따르면 ‘근대화 과정에서 위험을 성공적으로 통제했더라도 현대사회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신종 위험은 원전, 신종 전염병, 유전자 조작 식품,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금융 불안 및 국제 테러들이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대규모 참사를 동반한다. 그러기에 서구 선진사회도 여전히 위험 사회라고 한다. 우리가 끊임없이 맞이하는 위험은 울리히 벡이 말하는 선진사회의 신종 위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물론 우리 사회도 그런 신종 위험을 안고 있지만 아직은 그들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우리가 지금 해소할 수 있고 해소해야 하는 위험은 예측 가능한 것이고 우리의 통제범위 안에 있는 것이다. 소위 인재(人災)로 말미암는 것으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산재사고 위험 또는 교통사고 위험과 같은 것들이다. 세월호 참사는 이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인재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모든 국민에게 슬픔과 분노를 안겨줬다. 이러한 위험들을 해소하고 안전사회를 만들려면 ‘복지’보다는 ‘안전’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바꿔야 하리라. ‘복지’와 ‘안전’이 동반관계라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그들이 상충관계에 있다. 국회에 보고된 교육부 자료를 살펴보자. 올해 전국의 무상급식 예산은 2010년에 비해 4배나 늘어났지만 건물 보수를 비롯해 학교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육환경 개선 예산은 절반으로 줄었다. 2010년에 5631억원이던 무상급식 예산은 올해 2조 6239억원으로 늘었지만, 교육환경 개선 예산은 2010년에 1조 6419억원에서 올해 8830억원으로 사실상 반 토막 났다. 대통령의 국가개조론이 아직 속살을 다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 바꾸어 놓은 것 같지는 않다. 우선순위가 바뀌려면 국민합의가 전제돼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국민들이 복지사회의 꿈을 잠시 늦추고, 안전사회의 꿈을 앞세워야 한다. 소소한 복지혜택을 바라기보다는 나부터 적극적으로 안전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글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한 우리가 아닌가.
  • 경쟁 대학 비방·모욕… 도 넘은 ‘대학 훌리건’

    경쟁 대학 비방·모욕… 도 넘은 ‘대학 훌리건’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대학 서열 논쟁을 일삼는 이들을 가리키는 ‘대학 훌리건’의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엇나간 애교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경쟁 대학에 대한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글들을 쏟아낸 대학 훌리건을 급기야 상대 대학에서 검찰에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양대 관계자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앙대생 A(25)씨를 최근 동부지검에 고소해 경찰이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씨가 한양대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글 1000여건 이상을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올려 학교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면서 “학생들이 A씨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요구해 고소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A씨의 게시물은 모두 70여개다. ‘11대 명문 대학 서열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등 주로 한양대와 중앙대의 서열을 비교하는 글이 대다수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과 패한 일본을 빗대 ‘중아더(중앙대=맥아더) 장군과 한망히토(한양대=히로히토 일왕)’라고 표현하며 학교 심벌 마크를 합성한 게시물이 문제가 됐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즐겁게 풍자하거나 희화한 글이 대부분”이라며 “한양대 일부 학생들도 ‘두산 그룹이 중앙대에서 손을 떼려 한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학교의 명예를 방어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리는 과정에 지나친 표현이 일부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를 넘은 대학 훌리건에 대한 법적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가 경희대의 본·분교 문제와 입시 순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방한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아주대와 이화여대도 학교와 관련해 악의적인 비난을 퍼부은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한 사례가 있다. 한국외국어대 홍보팀 관계자는 “입시철이 되면 대학 훌리건들이 경쟁 대학에 대한 비방 글을 많이 올린다. 대학 이미지가 훼손되고 입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홍보팀 관계자도 “최근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등에 이대생을 비하하는 글이 많아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훌리건들은 모교에 지나친 자긍심을 지닌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상대 대학을 비하하면 모교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종자~식자재 생산~유통… 식품 생애주기 안전 규제 강화를”

    불량식품이 점차 지능화, 다양화되는 등 수법이 진화되고 있지만 관련 부처의 단속과 대책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식품위해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사후적인 대책뿐 아니라 먹거리 유통체계를 손보고,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등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식품안전협회 관계자는 29일 “대기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규제뿐 아니라 자체 안전센터를 운영할 여력을 갖췄지만, 식품기업 대부분은 50인 미만의 영세한 곳으로 식품안전에 크게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유통체계뿐 아니라 식품산업 자체의 안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식품산업은 연 매출액 2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 산업체의 91.8%를 차지하고, 이들의 매출액이 전체의 10.2%에 불과한 구조다. 식품 대기업이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할 정도이니 간혹 이들 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신뢰가 일시에 무너지는 일이 반복돼 왔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4대악 척결 범주에 묶어 식품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정책은 공약용 정책이자 보여주기식 행정의 하나”라면서 “불량식품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정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현재의 단속 체계는 영세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대기업들의 시장 지배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종자, 식자재 생산, 수확, 가공, 첨가물, 유통, 소비 등 식품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안전규제 강화 ▲투명한 식품 정보 제공 ▲식품 정책결정에 대한 시민의 민주적 참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부천·안양 시장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부천·안양 시장

    지방선거 경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부천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만수 현 시장의 재선을 새누리당 이재진 후보가 막을지, 안양은 한국의 ‘뉴햄프셔’ 명성을 이어 갈지가 관심이다. 부천시장 후보는 3명이지만 김 후보와 이 후보 양자 대결로 압축된다. 노무현 정부 대변인이었던 김 후보는 원활하게 시정을 운영해 우위를 선점한 상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이 후보도 만만찮은 기세를 보인다. 부천은 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충청권 표심은 여당 쪽에 가까웠지만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이후 야권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충주 출신인 만큼 김 후보에게 기울 가능성이 있다. 선거운동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0% 이상 앞서 왔다. 그러나 3, 4기 민선 시장을 지낸 홍건표 후보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함에 따라 차이가 좁혀졌다. 선거전은 이 후보의 ‘김만수 지방정부 심판론’과 김 후보의 ‘부천 혁신경제정책 완성론’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안양시는 역대 선거에서 전국 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양상을 보여 한국의 뉴햄프셔로 불린다. 지역·출신별로 골고루 분포된 인구 비율과 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해서다. 특히 현 시장인 새정치연합의 최대호 후보와 전 시장인 새누리당 이필운 후보 간 세 번째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2007년 12·19 재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최 후보가 승리했다. 역대 전적 1승 1패의 정치 맞수다. 그런 만큼 둘의 정치 기반이 매우 견고해 일찌감치 공천을 받았다. 이 후보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 국무총리실, 중앙부처, 경기도와 시·군을 두루 거쳐 행정 경험이 풍부한 게 강점이다. 반면 최 후보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을 운영하며 교육 전문가를 자처한다. 이들은 각 지역 향우회와 전직 공무원 출신 등을 영입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등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 문제는 속도다

    [박홍환의 시시콜콜] 문제는 속도다

    중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곤혹스러웠던 건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는 것이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조차 앞칸으로 내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무서운 속도에 경악했다. 있을 땐 실감을 못했지만, 나갔다 들어오니 그 엄청난 속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 하나 급한 게 없이 ‘만만디’(慢慢的·천천히) 하며 느긋한 중국인들과 4년 넘게 생활했으니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한국의 속도감은 더 무시무시했다. 물론 불과 6개월도 안 돼 어쩔 수 없이 다시 적응하긴 했지만 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 논의가 한창이다. 대통령은 개혁과 대변혁을 약속했다. 304명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 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관피아’ 척결이며 공직 충원시스템 개혁이며 국가 개조의 각론 또한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폐단은 고쳐야 하지 알면서도 쌓아둬서는 안 된다. 수십년 적폐, 아니 수백년 적폐라면 더더욱 단칼에 무너뜨려야 한다. 하지만 관피아를 척결한다고, 공직 충원 시스템을 개혁한다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나라로 탈바꿈할까.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가 정작 다른 데 있는 건 아닐까. 많은 사회학자들이 지금의 한국사회를 진단하며 경쟁의 내면화를 우려한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극도의 경쟁이 일상화돼 사람들이 행복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팔꿈치로 옆 사람을 밀쳐내며 속도경쟁을 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실제 정부도, 사회도, 기업도, 학교도, 개인도, ‘빨리빨리, 더 빨리’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도 그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차창을 꽁꽁 닫고 도로를 질주하는 운전자처럼 속도를 체감하지 못한 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더욱 가속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길 위의 작은 돌멩이 하나만으로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세월호의 비극도 그렇게 잉태됐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성장 속도와 사회 안전을 맞교환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는 스스로 차창을 내려야 한다. 그 엄청난 속도를 실감하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야 한다. 잠시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숨 고르기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우리 모두 신선한 외부 공기가 필요하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그걸 일깨워줬다. 그들은 이렇게 외칠지도 모르겠다. ‘바보들아, 문제는 너무 빠른 속도였단 말이야!’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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