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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인순이 딸 美스탠퍼드대 합격

    가수 인순이 딸 美스탠퍼드대 합격

    가수 인순이의 딸 박세인씨가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에 합격해 화제다. 인순이 소속사 관계자는 11일 “서울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세인씨가 어제 이메일로 스탠퍼드대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에 입학하는 세인씨는 평소 관심 분야인 사회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고 싶어 한다.”며 “합격 소식에 모녀가 무척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인순이는 지난 4일 MBC TV ‘나는 가수다’에서 딸과의 일상을 공개하던 중 “너는 원하는 대학에 붙고 나는 탈락하지 않고”라며 모녀의 목표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여름 세인씨가 인턴으로 근무하던 미국 유엔 사무실에 들러 응원했고, 한·미 유명 인사들의 모임인 ‘코리안 소사이어티’에 딸과 함께 참석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는 등 평소 딸에 대한 각별한 애틋함을 보여 왔다. 한편 인순이는 지난 11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탈락했다. 인순이는 ‘산울림 스페셜’로 꾸민 이날 10라운드 2차 경연에서 ‘청춘’을 불러 5위를 차지했지만 10라운드 1차 경연 결과(7위)와의 합산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이 경연을 끝으로 ‘나가수’에서 하차했다. 인순이는 탈락 직후 “오랜 기간 여러분과 함께 노래 부른 것이 정말 행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커버스토리-공직자와 SNS] 공무원 SNS, 정부정책 찬성글은 되고 반대글은 안된다?

    공무원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적인 의견을 써 올리는 것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들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데다 표현 대부분이 사회·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 까닭이다. 공무원들의 SNS에서의 언급이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는 것인지 여부가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무원이 SNS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무원도 한 명의 국민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점’이 SNS 사용에 찬성하는 근거다. 그러나 그 내용의 정치적 기준에 대해선 선이 명확하지 않았다. “공무원이 SNS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그 이해관계에 따라 공무를 편파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것에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무원은 그 기관을 대표하기 때문에 개인적 견해는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어 공무와 관련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경찰, 법관 등 공무원들이 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외국 사례나 유엔 권고기준에 비춰보면 국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범위를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면서 “유엔의 권고기준까지는 미치지 않더라도 자신이 맺은 친구들 사이라는 소통의 범주 내에서 견해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를 탓하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못 박았다. 또 “공무원의 SNS 사용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개입하는 것은 전화를 쓰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법관, 경찰, 정치인, 관료 등 공직자 누구나 SNS 이용이 자유로워야 하며 소통수단이든, 홍보목적이든 그 목적도 다양할 수 있다.”면서 “공무원의 사적인 영역까지 침범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익과 관련, 진실이 명확한 사안을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는 것 또한 공무원들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국립암센터나 질병관리본부 공직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결과가 가져올 의료상의 문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은 괜찮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중립과는 별개라는 주장이다.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전문가로서 발언하는 것은 ‘정치적’인 범주에 포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 교수는 “SNS에서 공무원이 특정 정당의 정강을 공식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고 이에 따라 자신의 공무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한해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럴 경우는 문제가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윤창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가 주장한 기준은 제한의 폭이 컸다. 윤 교수는 “공무원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SNS로 드러내면 국민들은 그 부처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SNS를 ‘공적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범죄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리는 판사가 정치적인 견해를 밝힌다면 그 견해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그의 판결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김소라기자 apple@seoul.co.kr
  • ‘월가 점령’ 두 거점, 경찰에 점령 당하다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주요 ‘월가 점령 시위’ 거점 두 곳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경찰의 강제해산으로 해체되면서 지난 9월 17일부터 시작된 ‘1%에 대한 99%의 분노’가 73일 만에 사그라질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월가 시위대는 전략만 바꿨을 뿐 앞으로도 매주 행진과 시위를 통해 ‘불만의 겨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AP 등 현지 외신들은 특히 내년 선거정국을 맞아 월가 시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위 지도부는 “캠프촌은 내년 봄에 다시 차릴 수 있다.”면서 “내년 여름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이날 0시 13분쯤 시위대가 진 치고 있던 LA 시청 앞에 1400명의 병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LA 시위대는 지난달 15일 뉴욕 맨해튼 주코티공원의 시위대 텐트촌이 철거당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주도해 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경찰의 해산 작전으로 집회는 와해됐고 이 과정에서 300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 LA 시위대가 해산된 지 수시간 뒤 필라델피아 시청 밖 광장에서도 해산작전이 이뤄져 시위대 5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수주간 미국 경찰들은 포틀랜드, 오클랜드, 솔트레이크시티, 덴버, 뉴욕 등 주요 시위 거점의 캠프촌을 잇따라 철거해 왔다. 하지만 보스턴, 워싱턴 등에서는 아직도 시위대가 각각 100여개의 캠프촌을 유지하며 농성을 풀지 않고 있다. 경찰에게 쫓겨난 날에도 필라델피아 시위대는 “‘필리 점령’ 시위는 건재하다.”고 외치며 2~3일 ‘승리의 행진’을 갖자고 독려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후원금 모금 만찬이 열린 셰라톤 호텔, 그리니치빌리지의 한 식당 등에서 시위가 계속됐다. 토드 키틀린 컬럼비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월가 점령 시위를 수년간의 진화를 통해 1968년 미국 대선의 태풍으로 떠오른 1960년대 반전 시위에 비유하며, “내년 플로리다의 탬파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와 샬롯,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역차별받는 알파걸] 일반 사기업 ‘80% 남성천하’가 ‘公試여풍’ 만들었다

    [역차별받는 알파걸] 일반 사기업 ‘80% 남성천하’가 ‘公試여풍’ 만들었다

    사법·외무·행정고시는 물론 중앙직과 지방직 7급에서 ‘여풍’이 만만찮다. 이른바 ‘알파걸’의 진입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능력’, 즉 주관적 평가보다 객관적 평가에 큰 비중을 둔 공무원·공기업 시험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다. 일반 기업에서 아직도 ‘알파’ 여대생들의 취업벽은 높다. 보이지 않는 장벽 탓이다. 주요 기업의 2010년 신규 취업자 성비 분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SK그룹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이 80%나 됐다. LG그룹은 여성을 20%밖에 뽑지 않았다. 주요 기업의 남성 신규채용 비율은 롯데 72.5%, 현대중공업 90.3%, GS 82%, 한화 82.9%, 두산 81.2%였다. 여성에게 취업문을 덜 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기업들의 정규직 남녀 비율에서도 확인된다. 기업들이 올 2분기에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자료를 보면 정규직 남성 비율은 80.4%인 반면 여성은 19.6%에 그쳤다. 은행·보험사 등 금융권의 여성 정규직 비율은 비교적 높았으나 일반 기업의 경우 10%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태반이었다. 하나은행의 정규직 여성 비율이 57.7%로 가장 높았고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은 각각 48.8%와 45.1%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의 특성도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성차별을 하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자·화학·자동차·철강 등 중공업 분야는 업무 특성상 정규직 여성 비율은 훨씬 낮았다. 삼성물산은 11.9%, KT는 15.0%, LG디스플레이는 29.7%에 불과했다. 전자·전기·화학·철강 등 공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헤드헌터로 일하는 강모(41)씨는 “제조업이야 당연하다지만 일반 기업의 영업·인사·경영·홍보 부문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8대2라는 성비 격차를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업벽이 ‘알파걸’을 양산하고 있다. 기업의 취업 과정에서 배제된 여성들이 고시 등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면서 알파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역설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올해 선발한 일반행정직 878명 가운데 여성이 61.1%인 541명이나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여성합격자가 남성을 수적으로 압도해 성비 역전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라고 전했다. 결국 기업들의 여성 배제가 알파걸 양산과 사회적 성비 불균형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S여대 4학년 최모(23)씨는 “공무원 시험을 좋아서 시작하는 사람보다 워낙 취업에 여성이 불리하다 보니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고시에서 ‘여풍’이라고 떠들지만 똑똑한 여성을 기업이나 다른 분야에서 제대로 받아준다면 이렇게까지 고시를 준비하는 여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면접 등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여성들이 공직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는 특성화高·마이스터高다 “미래야, 내 꿈을 부탁해”

    [커버스토리] 나는 특성화高·마이스터高다 “미래야, 내 꿈을 부탁해”

    뿌리 깊은 학력 지상주의가 바뀌고 있다. 속도는 빠르지 않다. 하지만 ‘난공불락’(難攻不落)의 학력지상주의도 변화를 꾀하는 사회적 흐름에 조금씩 흔들리며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려는 움직임도 만만찮다. 기업체에서는 나름대로 고교 출신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진학하는 학교로 여겨졌던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성화고는 상업·공업·농업 등으로 대표되는 실업계고의 새로운 명칭이다. 이들 고교에서는 학생들의 꿈과 소질을 키우고 가꾸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한국 사회의 최대 학벌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SKY’의 재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자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3월 고려대 경영학과 3년 김예슬씨가 대학을 “자격증 장사 브로커”라며 떠난 이래 서울대 사회학과 3년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년생도 대학 간판을 내던졌다. 평생 방패막이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예전과 사뭇 다르다. 특성화고의 지원율이 눈에 띄게 올랐다. 전남지역 특성화고 45개 학과의 올해 경쟁률은 지난해 1.1대1에서 1.4대1로 높아졌다. 순천공고는 384명 모집에 590명이 지원, 206명이 탈락했을 정도다. 또 취업률의 경우, 서울 노원구에 있는 경기기계공고는 지난해 24%에서 올해 51%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도 실업계 지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마이스터고 28개교의 인기는 두말할 나위 없이 치솟고 있다. 내년에 첫 졸업생이 될 마이스터고 학생들 가운데 77%는 이미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1300여개 업체에서 학생 2803명을 예약해 놓은 것이다. ‘마이스터고=일자리 보장’으로 취업대란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꿈은 뚜렷하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마이스터고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합격자 320명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인 학생이 전체 합격자의 36%인 114명을 차지했다.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은 사회에서 다른 길에 들어섰다. 물론 정부의 고졸 대책과 맞물려 기업들이 이미지 마케팅 차원에서 고졸 채용에 나섰다는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명 ‘고졸’이라는 학력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적성과 능력을 찾으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 송파구 일신여상 3학년 박성온(18)양은 지난 2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단국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였지만 취업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산업은행이 정규직으로 입사, 대학에서 공부할 경우 학비 전액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도 박양의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 박양은 “취업 이후에도 대학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일단 꿈을 위해 전진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울 성북구 동구마케팅고 3학년 황인지(18)양은 졸업하기도 전인 지난 8일부터 SC제일은행 자양동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고졸 출신들에게 취업 문호를 넓힌 조치가 특성화고의 부상과 함께 고졸 취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문제는 고졸 채용이 한때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가 움직일 필요가 있다. 한편 25일 마감된 서울지역 특성화고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72개교 모두 정원을 넘었다. 지난해에 비해 지원자들의 내신성적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한 상위 60.22%를 기록하고, 전교 1등 학생들도 지원하는 등 고졸 채용 열풍이 실제 입시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012학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원서접수에서 72개교 1만 7270명 모집에 1만 9196명이 지원해 1.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1.1대1과 같은 수준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美 중산층 붕괴·英 100만 청년백수… 제조업 쇠퇴의 덫

    美 중산층 붕괴·英 100만 청년백수… 제조업 쇠퇴의 덫

    미국 ‘아메리칸 드림’의 원천인 중산층이 쇠락하고 있다. 제조업 감소로 일자리가 줄면서 실업은 늘어나는 데다 임금 수준도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거주 지역 차이가 커지고, 이에 따른 교육 양극화가 공동체 정신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스탠퍼드대가 미국 11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최근 40년간 주거지별 가구소득 추이를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1970년만 해도 65%나 됐던 중산층 거주지 인구가 2007년에는 44%로 21% 포인트나 줄어들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빈곤층이나 부유층 거주지 인구는 15%에서 33%로 늘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산층이 줄어든 데는 무엇보다 소득구조 변화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중산층이 종사하는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면서 중산층 몰락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집값과 주가 등 자산가격 하락도 몰락을 부추기는 요소다. 거주 지역에 따른 계층간 분리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부자들은 교외보다 더 도심에서 떨어진 ‘준교외’ 주택지역이나 고급 주택단지로 재개발된 지역에 몰리고 있다. 이는 소득별 교육혜택에 차이를 불러일으켜 교육 양극화를 초래한다.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숀 리어든 교수는 부유층과 빈곤층 어린이 사이에 표준학업점수 차이가 1970년보다 40% 포인트나 더 벌어졌다면서 이는 백인과 흑인 인종에 따른 격차의 두 배나 된다고 말했다. 중산층 몰락은 각종 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미 인구통계국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중간계층 가구 소득은 4만 9445달러(약 5594만원)로 1999년 5만 3253달러를 정점으로 10년 넘게 계속 줄고 있다. 하버드대 사회학과 윌리엄 윌슨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평등이 심각해지면서 미국 사회가 점차 양분되고 있다. 부자들은 중산층이나 빈곤층과 철저하게 다른 삶을 살고 있다.”면서 “양극화가 공동체 정신을 심각하게 퇴색시킨다.”고 지적했다. 영국도 기록적인 실업률에 신음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실업률 발표를 통해 3분기 실업률이 8.3%로 1996년 이후 최고치였고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2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실업자 262만명 가운데 102만명이 청년실업자인 셈이다. 실업수당 청구자도 160만명에 이르렀다. 가디언은 ‘왜 영국은 더 이상 제품을 만들수 없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제조업 쇠퇴와 일자리 문제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경제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30년 넘게 추진한 탈산업화정책이 남긴 것은 결국 중공업 쇠퇴와 일자리문제가 사라져 버린 경제정책, 그리고 시장개방뿐이라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책꽂이]

    ●20세기 성인교육철학(피터 자비스 엮음, 강선보·노경란·김희선·변정현 옮김, 동문사 펴냄) 최근 성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그 목적과 가치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성찰이 이뤄지지 못했다. 말콤 노울즈, 맨스브리지 등 영국과 미국의 주요 성인교육 사상가의 행보를 통해 왜 성인교육이 필요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다뤘다. ‘학습의 시대’ 저자로도 유명한 피터 자비스는 영국 서레이대학 성인계속교육 교수다. 2만원. ●미디어의 이해(오웬 데버루 지음, 변하나·정인아 옮김, 명인문화사 펴냄) 점차 다변화되고 세계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미디어의 역할과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아일랜드 리머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소개한다. 2만 4000원. ●질러, 유라시아(김창현 글, 푸른길 펴냄) 지리학 박사과정을 밟는 저자가 녹두거리에서 샹젤리제 거리까지 7개월에 걸친 혹독한 대장정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생동감 있게 엮어냈다. 1만 5000원. ●명주보감(조정형 지음, 서해문집 펴냄) 중요 무형문화재 6호 이강주(梨薑酒) 기능 보유자인 저자가 쓴 우리나라 전통주 안내서. 전통주의 기원과 역사부터 양조 기법까지 이론과 실제를 망라했다. 1만 5000원. ●채식주의를 넘어서(고미송 지음, 푸른사상 펴냄) 현재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에 재직 중인 저자가 채식, 여성, 불교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동물을 살생하는 문화에 대해 성찰했다. 1만 6000원. ●라디오 체조의 탄생(구로다 이사무 지음, 서재길 옮김, 강 펴냄) 미디어 전문가인 저자가 일본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인 라디오 체조를 통해 일본 근대를 들여다봤다. 1만 3500원. ●면접의 99%는 스토리텔링이다(임유정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방송 리포터와 상품안내자 출신인 임유정 ‘라온제나 스피치’ 대표가 성공적인 면접 전략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소개한다. 1만 4000원.
  • [커버스토리] 다시 열풍… 복권의 사회학

    [커버스토리] 다시 열풍… 복권의 사회학

    복권 열풍이다. 일확천금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사정이 나빠져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일수록 복권에 손을 대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복권 바람도 심상찮다. 지난 7월 발행된 ‘연금 복권’이 당첨의 꿈을 자극한 탓이다. 복권을 사는 행위는 심심풀이로 가볍게 해석하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는 종종 도박과 마약에 비유하기도 한다. 당첨이 돼도 상당수가 ‘탕진’의 길을 걷는 사례가 많아 복권은 인생의 ‘독’(毒)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그래도 복권 한 장에 삶의 ‘희망’을 얹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남에 사는 황모(31)씨는 2006년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다. 26세 때다. 총 상금은 19억원, 세금을 뺀 14억여원을 손에 쥐었다. 황씨는 부모님에게 집을 마련해 주고, 친형의 사업자금에 4억원을 사용했다. 나머지는 도박과 유흥비에 쏟아부었다. 말 그대로 물 쓰듯 썼다. 10억원을 탕진하는 데 겨우 8개월이 걸렸다. 빈털터리가 됐다. 황씨는 2007년 5월 금은방에서 금품을 훔치다 붙잡혀 1년 동안 교도소 신세를 졌다. 절도범으로 전락한 것이다. 2008년 4월 출소해 교도소 동기와 함께 금은방을 털다 또다시 검거됐다. 복권 당첨자의 끝은 대체로 어둡다. 신세를 망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복권 당첨자 5명 가운데 4명은 불행한 삶을 살게 됐다. 5명 중 3명은 이혼하고, 도박에 손을 댔다. 대체로 당첨자들은 직장을 그만뒀다. 경제 활동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때부터 마이너스(-) 인생으로 들어선다. 지출만 있지 수입은 없다. 평소 큰돈을 만져본 일이 없기에 씀씀이를 자제하지 못한 채 무턱 대고 돈을 쓰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복권을 취급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부담스러운 주변 시선은 인간관계를 단절시킨다. 돈을 가졌지만 삶은 무미건조해진다. 견디기 힘든 협박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로부터 스스로 격리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997년 미국에서 복권 당첨으로 265억원을 벌었다가 파산한 재미교포 이옥자씨의 사례는 또 하나의 본보기다. 8년 뒤 텅 빈 원룸에서 정부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신세가 됐다. “당첨 이후 ‘돈을 달라’, ‘안 주면 자살하겠다’ 등 온갖 협박 편지를 받았고 금융권에서도 귀찮게 투자를 권유해 왔다.”면서 “친구를 잃은 게 아쉽지만 무일푼이 마음이 더 편하고 삶도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복권 당첨의 폐해가 많이 알려진 때문인지 당첨에 대처하는 자세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말마따나 인생을 거는 사례가 드물다. “복권에 당첨돼도 직장생활을 이어가겠다.”거나 “당첨금 이자로 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첨금을 매월 일정하게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연금복권의 인기를 이 같은 변화의 하나로 보고 있다. 물론 당첨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다. 당첨되면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를 일이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민이나 중산층이 주로 사는 복권은 당첨의 환상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이념 아닌 기업 세우는 제3노총 될 것”

    “이념 아닌 기업 세우는 제3노총 될 것”

    노사 간 상생과 사회적 화합을 추구하는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이 2일 고용노동부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고용부는 규약 내용, 총회 절차 등이 노조법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해 별다른 하자가 없으면 3일 이내에 신고필증을 발부할 예정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양분해 온 노동계에 ‘제3노총’인 국민노총이 적극적 조직 확대를 천명함에 따라 3개 노총 간 세력 확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양대 노총에서 탈퇴하거나 새로 만들어진 노조가 우선 가입 대상이 된다. 그러나 국민노총의 안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연수 국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KT 등 대기업 노조와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삼성과 포스코 노동자들도 국민노총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3년 내에 30만~40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하는 노총이 되겠다.”고 밝혔다. 국민노총에는 현재 지방공기업연맹, 환경서비스연맹, 운수연맹, 운수산업연맹, 도시철도산업노조, 자유교원조합 등 전국 단위 6개 산별 노조가 참여했다. 단위 노조는 서울지하철노조를 비롯해 100여개이며 조합원은 3만여명이다. 한노총(2500여개 노조, 74만여명)이나 민노총(550여개 노조, 58만여명)에 비해 세력이 미약하다. 정 위원장은 “민노총은 계급 투쟁과 이념 과잉에 매몰됐고 한노총은 기회주의와 관료주의의 오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노총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노총이 아니라 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노총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화를 강조하면 어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합원의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되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노총이 국민의 지지와 협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한다면 그런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노총의 자생력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국민노총 설립을 주도해온 서울지하철노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양대 노총은 “내년 총선과 대선 등 두 차례 선거를 앞두고 만들어진 정치조직”이라는 입장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는데 국민노총이 얼마나 비정규직을 배려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전문가들이 본 시민단체 과제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전문가들이 본 시민단체 과제

    시민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념과잉보다 실사구시’다. 진보와 보수로 나뉜 이념 싸움을 자제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감시에 나서야 한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된 것과 관련, 시정 비판이 아닌 시정에 개입에 대한 경계심을 일제히 나타냈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주문이다. 설동훈(왼쪽)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단체는 반드시 정치권력과 거리를 둬야 한다.”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마치 정당인 양 밀어붙인 모습은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시민단체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판과 견제는 하되 반드시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치 정당처럼 일방적인 이념과 선입견을 가지고 펼치는 네거티브 공세가 이제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의 이념 성향에 따라 정부가 시민단체 실무자의 인건비 지원을 달리해 시민단체의 활동이 위축됐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민단체가 정부의 돈을 받을 필요는 없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잘라 말했다. 현택수(가운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시민단체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면서 “시민단체가 이 기회를 정치권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이용할까봐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시민단체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오히려 이미지를 깎아먹는 등 역효과만 난다.”면서 “정치참여를 자제한다는 내용의 윤리강령을 내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민후보’임을 자처한 박원순 시장의 당선으로 시민단체가 부각되는 것과 관련, “방향을 잘못 짚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대화(오른쪽) 상지대 인문사회과학대 교양과(정치학) 교수는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 시장의 당선은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사회’의 힘이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재 시민단체가 화두이지만 시민단체보다 오히려 시민사회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보궐선거 과정에서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박 시장을 크게 도와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교육·복지 분야에서 정부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中 봉제공장 ‘재봉틀 세금’ 인상… 민심 폭발

    중국의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이번엔 당국의 과도한 세금징수에 항의하는 ‘조세저항 시위’까지 발생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연초부터 강도 높게 ‘사회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저장성 북부 후저우(湖州)에서 28일까지 연 사흘째 대규모 폭력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현지에는 중무장한 진압병력이 대거 배치됐다. 경찰과 방범대원 등 4명이 부상당하고 경찰 차량 1대가 전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주민들과 진압경찰의 충돌로 8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했으며 시위대가 경찰차량을 포함한 수천여대의 승용차를 부쉈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이번 시위는 지난 26일 오후 후저우시 우싱(吳興)구 즈리(織里)진의 아동복 생산공장 밀집지대에서 시작됐다. ‘아동복세’를 징수하려던 지역 세무공무원과 안후이(安徽)성 출신 업주 간에 다툼이 발생하자 순식간에 같은 고향 출신의 주변 업주들이 몰려들었다. 즈리진에는 5000여개의 중·소규모 아동복 공장이 밀집해 있다. 당국은 재봉기 1대당 343위안(약 6만 1000원)씩 부과하던 세금을 올 들어 620위안으로 대폭 올려 업주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안후이성 출신인 시위대 600여명은 같은 날 밤 늦게까지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인들의 차량을 부수고, 진 정부 청사까지 몰려가 돌을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어 27일에도 밤 늦게까지 수십명씩 진압 경찰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며 차량들을 때려 부쉈다. 인구 30만명인 즈리진에는 주로 안후이성 출신의 외지인이 20여만명에 이른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업자들의 조세저항에서 비롯됐지만 지역갈등 양상까지 띠는 점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대규모 시위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5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몽골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데 이어 6월에는 광둥성 쩡청(增城)시에서 쓰촨성 출신 농민공들이 사흘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8월에는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1만여명의 주민들이 유독성 화학물질 생산공장의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당국의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다. 칭화대 사회학과 쑨리핑(孫立平) 교수는 “빈부격차 확대와 당국의 과도한 행정조치에 이어 인플레이션까지 시위발생 조건과 원인이 구조적이고 다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기초단체장 당선자 인터뷰] “교육·공단지원팀 신설… 공약 실천”

    [기초단체장 당선자 인터뷰] “교육·공단지원팀 신설… 공약 실천”

    “존경하는 23만 서구 구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강성호 대구 서구청장 당선자는 27일 “낙후된 지역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의 열망이 소중한 표로 연결된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과 구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당선자는 또 “공직사회 안정과 기강확립을 통해 활기찬 동력으로 새로운 서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선거기간 중 걱정해 주시고 질책해 주셨던 많은 분들의 뜻을 받들고 약속 드렸던 공약을 차근차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공약한 교육발전을 위해 ‘교육 전담팀’을 구성, 서구 교육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도시가스 보급의 획기적 확대, 박근혜식 평생복지 시범지역 추진, 서대구 공단 재생 사업을 위한 ‘공단 지원팀’ 신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등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친박연합의 신점식(58) 후보와 1대1 경쟁을 벌인 강 당선자는 선거 중반 한나라당 자체 분석에서 백중 열세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유세로 승기를 굳혔다. 강 당선자는 28세였던 1995년 서구의회 의원에 당선돼 전국 최연소 구의원을 지냈으며, 제3·4대 대구광역시 의원을 거쳐 2008년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으나 세 번째 도전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대구시(45) ▲대건고 ▲대구대 사회학과 ▲서구발전연구소 소장 ▲대구시의회 의원 ▲대구 인라인롤러연맹 회장 ▲희망서구21포럼 회장 ▲새나라 복지포럼 회장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논란 핵심 ‘자유민주주의’ 놓고 학계 28일 맞짱 토론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논란 핵심 ‘자유민주주의’ 놓고 학계 28일 맞짱 토론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지난 24일 정부에 집필 기준안을 제출했으나 진보·보수 양쪽 진영 모두에게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자문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는 26일 국편이 제출한 안을 토대로 집필 기준을 심의한다. 정부는 의견을 종합 수렴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기준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알려진 대로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주의’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로 다시 바꾸고 ▲‘자유민주주의가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앞에 ‘독재정권에 의해’라는 표현을 삽입하며 ▲‘대한민국이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받은 사실에 유의한다.’에서 ‘한반도의 유일한’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자유민주주의다. 집필기준안 논의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면서 논란이 촉발됐기 때문. 국편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는 양상이다. 오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평동 4·19혁명기념도서관 회의실에서 열리는 ‘2011 자유민주주의 토론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주화기념사업회가 최근 역사 교과서 논란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현대사학회와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놓고 벌이는 맞짱토론이다. ‘정권을 등에 업은 학회를 상대해 괜히 판을 키워 줄 필요가 없다.’는 역사학계 일각의 무시 전략과 달리 사회과학계가 대응에 나선 점도 흥미롭다. 김귀옥(한성대 교양교직학부 교수) 민교협 사무처장은 “사회과학적으로 소통하고 논쟁해 보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중순 현대사학회에 제안했고, 그렇다면 공동주관하자는 역제안이 들어와 함께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사회는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다.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가 대표 발제를 맡아 ‘왜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안 되는가’를, 현대사학회 소속 김용직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왜 자유민주주의여야 하는가’를 각각 주장한다. 찬반토론에는 현대사학회장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뉴라이트와 교과서포럼에 관여한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 채택에 항의하면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직을 내던진 오수창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와 자유주의 법철학 사상을 연구해온 정태욱 인하대 법학과 교수가 각각 나선다. 박 교수는 기조논문(‘민주공화국,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대한민국의 기원, 성립, 발전, 특성, 전망의 한 부분적 소묘’)을 통해 “우리나라는 역사상 자유민주주의였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 헌법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했다는 보수진영의 전제 자체를 부정한다. 박 교수는 “1948년 제헌헌법의 가장 중요한 두 특징은 혼합정부와 균등경제 체제”라면서 “유감스럽게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건국세력에조차 방기, 배제, 극복, 타도의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 이후에는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독재정권이 이어진다.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라고 하게 되면 “실제 존재했던 역사의 상당 부분,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과 건국운동은 물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체제조차도 포괄하거나 설명할 수 없게 된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진보 진영이 자유민주주의란 표현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쓰기 위해서는 ▲시장경쟁 만능주의와 남북대결 구도를 강요하지 않고 ▲현행 헌법의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를 배척하지 말아야 하며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오염시킨 과거 행태에 대해 사과하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민주주의’ 방어에 나서는 김 교수는 논문(‘한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수용, 시련, 발전’)을 통해 ‘불가피성’을 핵심이유로 든다. 이승만 정권이 미국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통째로 직수입해 왔는데 당시 사회적 역량이 이를 뒷받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으며 북한의 강력한 위협마저 존재해 자유민주주의의 변형 왜곡은 어쩔 수 없었다는 반론이다. 다시 말해 시대적 한계였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가 “행정부의 구성 및 작동 원리로 도입됐지만 광범위한 사회 체제에서는 아직 구성원들에게 낯선 외래의 문화와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토착화 과정을 거쳐 나가야 하는 미래 체제의 질서였다.”고 말한다. 해서 “과거에는 협소한 이념적 수용의 태세를 보인 시기도 있었지만 자유민주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대 정권들의 반(反)자유민주주의적 행태를 인정하되 이를 “정권 말기, 즉 이승만 정권 말기인 1968년 이래와 박정희 정권의 4공화국 시기”로 제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진보진영의 딜레마 가운데 하나가 ‘계급 배반의 정치’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오히려 자신의 이익에 배치되는 보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면서 보수정당에 표를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티파티’가 대표적 예다. 티파티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되레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종주의적, 애국주의적 우익 운동이다. 그런데 티파티에 열렬히 열광하는 이들은 대개 저소득 백인 노동자 계층이다. 클린턴 정권 때 노동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가 티파티를 미국판 나치즘의 맹아로 간주하고, 좌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가 티파티의 영웅 세라 페일린의 극우적 행태는 비웃으면서도 페일린 지지자들은 진보 진영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이런 경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는 21~22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북악관에서 비판사회학회 주최로 열리는 ‘한국사회의 변동과 새로운 위기, 대안의 모색’ 학술대회에서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하는 ‘고진로(High Road) 사회권 모델의 미시적 기초-비정규직의 사회권 의식과 영향요인’ 논문이다. 고진로(High Road)란, 원하는 수준도 높고 거기에 걸맞게 열심히 참가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이 교수는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지역 노동자 80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대접받기를 원하는 욕망에 대해 물었다. 동시에 빈민지원, 시민단체 활동, 정치참여 등 좋은 시민의 자질에 대해 물었다. 이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대한 관심이 낮다면 복지정책 지지도를 낮추게 할 것이고,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관심이 높다면 국가보다는 개인적 구빈활동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복지 수준이 높은 사회를 지지했다. 이 정도 답변이면 최근 복지 논쟁은 논쟁이라 부를 수 없는 평이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응답을 학력, 고용 안정성, 소득 수준, 나이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결합시켜 분석하자 특이한 점들이 나왔다. 우선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할수록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했다. 사회적으로 더 약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복지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높은 정치적 관심을 가지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경우에 오히려 복지에 있어서 정부의 책임을 낮게 평가했다. 복지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들은 지지정당이 있는 경우가 많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지지정당 없음”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시민 자질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어리고, 학력이 높고, 고소득인 사람들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복지정책의 수혜자가 될 사람들은 오히려 시민적 자질에 더 소극적이었다. 결론적으로 어떤 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이들은 바로 수혜자라는 이익의 정치가 복지 영역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복지정책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더 많은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내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더 낮은 일용직, 간접고용(청소 등 시설관리분야)직이 복지 수준과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다.”면서 “정부 조직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학회에서는 현 정권의 정치가 단순 복고 취향이 아니라 ‘제도적 쿠데타’임을 논증하는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의 ‘이명박 정권의 지배방식’, 경제정책을 1920년대 미국 공화당 집권기와 비교하는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의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의 논문도 발표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학벌문제에 경종… 서울대 자퇴”

    “학벌문제에 경종… 서울대 자퇴”

    “서울대라는 간판의 힘을 알게 되면서 학벌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깊어졌죠. 몇년간 학벌과 경쟁사회에 대해 고민하다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지난해 3월 고려대생 김예슬씨가 대학교육을 거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쓰고 자퇴한 데 이어 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 유윤종(23)씨가 대학 서열체제와 입시 위주 교육에 반발, 지난 4일 자퇴서를 냈다. 자퇴서는 최근 처리됐다. 1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유씨는 “학벌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서울대를 자퇴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3일 오후 중앙도서관과 사회대 등 4곳에 붙인 ‘저번주에 자퇴서를 냈는데’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자퇴 이유를 입시경쟁 위주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벌중심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공현’(空弦)이라는 필명으로 ‘인권 교문을 넘다’ 등 청소년 인권과 관련된 책 3권의 저자로도 참여했던 터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상산고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 인권 관련 활동을 하면서 학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대학에 와서도 활동을 계속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활동을 할 때 처음에 적대적이던 사람들도 내가 서울대생이라고 하면 한결 호의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 고민의 단면을 털어놨다. 2006년 서울대에 합격한 이후 7차례나 휴학을 했다. 학생이라기보다 ‘청소년 인권활동가’로 자처했다. 지난달 학벌에 반대하는 이들 30여명과 함께 ‘투명 가방끈’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수능시즌에 맞춰 ‘대학입시 거부선언’과 ‘대학거부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치기 어린 쇼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사실 쇼다. 우리 사회에 학벌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아달라고 벌이는 쇼가 맞다.”고 밝혔다. “자퇴에 대한 생각은 2007년부터 해왔고 결심이 선 것은 올해 초”라면서 김씨와의 비교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행동방식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학벌타파를 주창하면서 (서울대) 학벌에 기대는 것은 모순된다.”며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미국 상·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모두 통과시킴에 따라 이제 공은 한국, 그 가운데서도 우리 국회로 넘어왔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내년 1월 한·미 FTA 발효를 목표로, 늦어도 이달 안에 비준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피해산업 보호대책 등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며 강행처리 저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논란 속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이해도 얽혀 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서로의 독선 속에 물리적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 형국이다. 이미 해머국회, 폭력국회의 오명을 뒤집어 쓴 18대 국회다. ‘안철수 바람’으로 상징되는 정당정치의 위기상을 고스란히 노정한 국회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대립과 파행은 단순히 새로운 무역질서의 지연을 넘어 지금의 한국 정당정치 구조를 일순간에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반면 FTA 비준안 앞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진정한 정치를 펼쳐 보인다면 그 자체로 위기의 정치, 위기의 경제를 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13일 “개방 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한·미 FTA 비준이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며 “비준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여야가 협상과 대화, 양보로 풀어냄으로써 위기에 놓인 한국 정치와 경제를 한층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념과 정치적 대립을 넘어 장기적 국익 관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좌클릭’한 민주당이 야권연합의 고리인 한·미 FTA를 쉽게 용인할 수 없고, 한나라당 역시 민주당이 내놓은 ‘재재협상’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타협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이익을 보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FTA를 통한 대기업의 이익이 골고루 재분배될 수 있느냐도 결국은 정치적 리더십에 달렸다.”고 말했다. FTA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과의 조약을 주도하는 행정부를 국회가 통제할 수 있는 통상절차법 제정이다. 이 법안은 애초 야당 의원들이 주장했는데, 최근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제정할 뜻을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FTA는 통상관료들이 일방적으로 협상하고 의회는 내용도 알지 못한 채 비준만 해주는 꼴이었다.”면서 “국민을 대신하는 의회가 조약 체결 과정을 감시·통제하고, 조약 이행 과정까지 규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산업을 위한 대책도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피해 대책은 주로 농·축·수산업에만 집중됐는데,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재탕’이 많았고, 중소 제조·서비스업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회는 정부가 농·축·수산업 대책을 단순히 나열할 게 아니라 집행 시기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해야 하고, FTA 영향으로 타격받은 제조·서비스 업체를 지원해주는 무역조정지원제도도 현실성 있게 강화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개봉 2주만에 300만 돌파… ‘우울한 영화’ 도가니의 흥행 사회학

    개봉 2주만에 300만 돌파… ‘우울한 영화’ 도가니의 흥행 사회학

    청각장애인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파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있다.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은 “불편하고 찜찜하다.”고 말하지만 연일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개봉 2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넘어섰다. 영화 흥행의 일반적 요소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스케일, 작품성, 배우의 명성 등이 좌우한다. 그러면서도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영화는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아동 성폭력을 주제로 한 도가니 역시 흥행의 악조건을 두루 갖춘 영화임에 틀림없다. 처음 제작 제안을 받았던 제작사도 투자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우울한 영화’ 도가니를 보려는 관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화 도가니가 “사회성을 가진 국내 영화 가운데 가장 큰 파장을 불러온 영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가니가 불편한 영화임을 알면서도 계속 영화관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있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성폭력 사건을 폭로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물론 언론 매체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2006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자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고, 재판부는 유감을 표명했으며, 결국 학교 폐쇄가 결정됐다. 이 같은 ‘현재진행형’ 사건이 잠재적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도가니는 영화의 사회적 기능을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관객들은 사회 부조리에 분노하면서 마치 자신이 인권운동에 동참하는 것 같은 감정이입을 체험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가 종종 사회적 이슈를 제공해 왔지만 실제 현실을 바꿀 만큼 큰 파장을 부른 것은 도가니가 처음”이라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느끼는 분노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도가니를 꼭 봐야 할 영화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정씨는 “물론 영화사의 마케팅적 의도가 작용했다는 점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가니의 흥행을 한국 시민사회가 발전한 증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과거에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나 주변인들의 인권에 대한 고민이 적었고, 암울한 사회현상을 외면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중들이 인터넷 등 정보매체를 통해 직접 사회적 병폐를 접하면서 덩달아 참여의식도 높아졌다는 것.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공식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조리가 많은데, 그것이 영화를 통해 드러난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라면서 “시민들이 사회적 현상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민으로서의 자세도 바뀌고 있는데, 이는 한국 시민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스웨덴 복지모델 권위자 스벤 호트 서울대 교수로 초빙

    스웨덴 복지모델 권위자 스벤 호트 서울대 교수로 초빙

    서울대는 스웨덴 출신의 저명한 복지 분야 전문가인 스벤 호트(61) 교수 임용안이 본부 교수초빙위원회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호트 교수는 현재 스웨덴 쇠데르텐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웨덴식 복지 모델의 형성 과정 등을 연구해 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대는 향후 정년보장위원회와 인사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임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호트 교수가 쓴 ‘스웨덴 사회정책과 복지국가’는 이 분야의 필독서로 꼽힌다. 그는 이 책에서 복지와 시장이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복지시장’이라는 개념으로 스웨덴 모델을 설명했다. 호트 교수는 최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복지정책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統攝인가 通涉인가… ‘사회생물학 대논쟁’ 통해 본 통섭의 개념

    統攝인가 通涉인가… ‘사회생물학 대논쟁’ 통해 본 통섭의 개념

    統攝이냐, 通涉이냐. 최재천(57)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지식대통합을 위한 방편으로 제안해 한국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용어 ‘통섭’ 얘기다. 거느릴 통에 몰아잡을 섭을 써서 무언가가 중심에 서서 한데 몰아잡아 거느리느냐, 아니면 통할 통에 건널 섭을 써서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자유롭게 건네주고 받느냐다. 쉽게 말해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계열화냐, 아니면 수평적이고 대등한 융합이냐다. 통섭이라는 단어가 널리 힘을 발휘하게 된 근원은 후자에 가깝다. 통섭이란 단어가 대개는 분과학문의 벽을 뛰어넘은 소통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또 대개 그런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는 한 가지 의문을 낳는다. 통섭을 그런 의미로 쓸 경우 분과학문의 폐쇄성과 비효율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간(間)학문적 태도, 혹은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트랜스(Trans)적인 태도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다. 단지 조금 더 멋져 보이는 단어일 뿐인가. 최근 나온 ‘사회생물학 대논쟁’(이음 펴냄)은 이 의문을 둘러싼 논쟁이다. 최 교수 주도로 과학철학, 과학사, 과학사회학 분야 학자들이 2009년 발표한 학술논문들을 담았다. 발표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논거들이다. 명쾌한 결론은 없다. 하지만 통섭이란 용어, 그리고 사회생물학이 어떤 맥락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통섭이란 단어는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82)이 썼다. 원어는 ‘콘실리언스’(Concilience)다. 모든 학문에 공통되는 사실을 언급하는 19세기 때 단어를 복구한 것이다. 윌슨의 제자로 이 개념을 번역한 최 교수도 스승의 예를 따라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통섭’(統攝)이란 단어를 골랐다. 주목할 점은 윌슨이 ‘Concilience’를 상위개념인 사회생물학이 다른 인문사회과학을 하위 분야로 포괄하는 개념으로 썼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생물학제국주의, 유전자결정론, 우생학으로 연결되면서 인종주의를 정당화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덕분에 윌슨은 학술대회장에서 마이크를 빼앗기고 물세례를 맞는 수모까지 당했다. 최 교수는 이런 논란에 애매한 태도를 유지한다. 우선 윌슨의 관점을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번역자로서 원저자의 의도에 맞는 단어를 고르다가 ‘統攝’을 선택했을 뿐, 자신의 견해는 通攝(두루 소통하며 쥔다), 혹은 通涉에 가깝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그럼에도 인간의 모든 행위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내보인다. 인간에게는 유전자 수준을 뛰어넘는 창발성(Emergence)이 있다는 반론에 대해 그는 “창발성 자체도 언젠가 분석되고 설명될 개념이라는 내 입장에는 일말의 변화도 없다.”면서 “그 과정에서 자연과학이 가장 크게 기여하리라는 기대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앞에선 부인해 놓고 뒤돌아서서는 ‘도로 윌슨’을 외치는 격이다. 이쯤 되면 ‘대논쟁’이란 말이 자가발전적이라는 ‘의심’이 슬쩍 든다. 때문에 시선을 제대로 자극하는 것은 통섭반대론자들의 논거다. 전통적인 문화론 입장에서 통섭을 통한 지식대통합에 부정적인 이정덕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통섭이란 개념은 자연과학자와 인문사회학자를 화해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대립시키기 때문에 차라리 영국 철학자 앨프리드 화이트헤드의 합생(合生·Concrescence) 개념을 쓰자는 김환석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의 제안이 눈에 띈다. 가장 결정적인 비판은 김동광 고려대 과학기술학연구소 연구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의 통섭 논쟁의 특징은 ▲번역어가 무슨 뜻이냐에만 관심이 쏠렸지,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 하는 논란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으며 ▲따라서 사회생물학 논쟁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정작 생물학자들은 논쟁에 그다지 참여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 다위니즘(진화론)에 대한 깊은 논의가 없다는 점을 한탄하지만, 김 교수가 보기에 한국에서 오히려 부족한 것은 우생학에 대한 논의다. “사회생물학자들은 또 그 이야기인가 하고 손사래를 치겠지만”이란 전제를 깔고 얘기를 시작하는 김 교수는 “서구에서는 오랜 기독교적 전통에 홀로코스트(대학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과학으로 위장된 정치사회적 주장에 대한 반감이나 견제가 강하다.”고 상기시켰다. 윌슨이 통섭을 주장한 것은 바로 이런 반감을 뚫기 위해서라는 얘기다. 즉, 일반대중이나 인문사회과학도가 아닌, 사회생물학 후예들에게 걱정 말고 앞으로 전진하라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황우석 사태’에서 보듯 “과학이 곧 경제성장과 경쟁력 강화라는 말과 동의어로 인식되면서 독특한 국가주의적 성격”이 짙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때문에 과학에 대한 반감이나 견제보다는 쉽게 열광으로 휘몰아쳐 간다는 것이다. 과학적이라고 말하면 곧 중립적이고 위해가 없으리라는 판단, 그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9·15 정전대란이 남긴 것] (상) 전력산업 새판 짜라

    [9·15 정전대란이 남긴 것] (상) 전력산업 새판 짜라

    사상 초유의 순환 단전으로 전국을 일순간에 혼란에 빠뜨렸던 9·15 정전대란을 겪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책임 소재와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전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시한폭탄’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우리 전력산업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전력 전문가들은 이번 정전대란이 전력 수급과 송·배전을 이원화한 기형적인 전력산업 구조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력 수급과 계획은 전력거래소가, 전력 송배전은 한국전력이 담당하는 전력산업 구조로 인한 결과라는 것이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2001년 정부가 전력산업의 민영화를 위한 구조개편에 나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이 비상 상황 시 ‘책임 소재’와 ‘의사소통’ 문제였다.”면서 “이런 우려가 바로 이번 정전대란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즉 기형적인 구조로 인한 허술한 의사결정구조와 보고체계, 엉성한 수급관리와 전력계통 운영체계 등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 위기 상황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산업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조정’의 기능”이라면서 “세분화를 통한 민영화보다는 단기적으로 거래소와 한전의 기능을 합치고 장기적으로 발전자회사들도 다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유일의 기형적 전력구조 1999년 DJ가 집권하면서 한국전력의 독점 전력산업에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구상한 것이 바로 ‘전력구조개편’이다. 1단계로 2001년 4월 공기업을 쪼개서 민간에 팔아 서로 경쟁시켜 ‘발전’을 유도한다는 논리로 한국전력을 6개 발전사와 전력거래소로 나눴다. 2단계로 2002년 4월 한전이 가지는 송배전 부문 중 배전 분야를 6개로 나눠 민간에 팔아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당시 정부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1단계 전력산업구조 개편 이후 유럽 등에서 전력산업 민영화로 인한 폐해가 대두되면서 구조개편의 동력을 잃었다. 결정타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정전 사태였다. 이후 2004년 6월, 1년 동안의 연구를 거쳐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전력산업구조개편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경제논리보다 공공성 우선을 따라서 우리 전력산업 구조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되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모두 벗었다가 반쪽만 걸친 비정상적인 상태가 우리 전력산업”이라면서 “이로 인한 전기생산원가 절약보다는 인력과 조직의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와 전력기관 간 비효율적이고 소통 부재로 인한 폐해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전기’는 일반 상품이 아닌 우리의 ‘필수 생활제’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력산업 구조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봤듯이 전력산업에 ‘돈’의 개념이 도입되는 순간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전 위주의 통합이든 새로운 기관이든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지금의 전력산업 구조를 빨리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도 “세계 전력산업은 계열분할에 따른 민영화 아니면 수직계열화 두 가지 중 하나”라면서 “2002년 캘리포니아 대정전 사태 이후로 전력산업 수직계열화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도 “아무리 시장의 논리를 도입한다고 해도 한전의 송배전과 거래소의 급전소 기능 등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개편으로 전력산업의 경쟁력이 더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한전 직원은 분리 전인 2001년에는 임원 7명에 3만 4000여명이었다. 하지만 2011년 6월 기준으로 한전과 7개 자회사의 직원은 임원 36명에 직원 3만 8089명으로 늘었다. 한전 자회사의 사장 임명도 우습다. 한전의 7개 자회사 사장 임명은 지식경제부장관이 추천해서 대통령이 승인하게 돼 있다. 또 자회사 비상임이사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게 돼 있다. 이런 구조 때문인지 이번 국감에서 사장 대부분이 비전력전문가라고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전국전력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우리 현실에 맞게 전력산업 구조를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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