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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26억 ‘BK21 사업’ 주먹구구 채용

    박사학위 소지자 A씨는 지난달 28일 성균관대 ‘두뇌한국(BK)21 플러스’ 사업단 계약직의 연구교수 채용에 지원했다가 깜짝 놀랐다. 원서 접수를 마감한 지 3시간도 안 돼 대학 측으로부터 “서류 전형에 합격했으니 내일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8일 “여러 전공으로 구성된 사업단 소속의 교수들이 수많은 지원자들이 제출한 두꺼운 논문들을 2~3시간 만에 모두 읽어봤을지 의문”이라면서 “내정자가 이미 정해져 있고 (나는) 들러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씁쓸해했다. 정부가 대학원 교육과 연구역량 강화를 목표로 올해 2526억원을 지원하는 BK21플러스 사업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특히 교육부가 관리 감독에 손을 놓으면서 연구인력 채용 절차가 불투명하고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K21 플러스 사업에 따라 각 대학은 사업단별로 매월 250만원 이상의 인건비를 받는 박사후 과정생과 계약교수직을 선발한다. 교육부는 지난 9월 관리운영에 관한 훈령을 행정예고했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 훈령은 주로 사업 운영체계 규정과 사업 진행의 점검·평가에 대한 내용으로, 연구인력 선발은 대학 측에 일임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대학별로 연구인력 선발 절차와 기준이 다르고, 느슨한 자격 요건을 적용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연세대 미래컴퓨팅 사업단에서는 박사 학위증명서와 최근 5년간의 연구업적 목록 등을 제출해야 하는 반면 건국대 기계설계학과에서는 박사학위 취득 후 산업체나 연구경력 1년 이상의 요건이 필요하다. 특히 부산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은 박사후 과정생의 자격 요건을 박사학위 취득자로 제한한 반면 연구계약 교수는 이보다 자격이 완화된 박사학위 수료자로 정했다. 수도권 대학의 한 인문사회계열 박사는 “이같이 느슨한 자격 요건으로 실제 연구역량이 제고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예전 2단계 BK사업(2006~2012년) 때는 이름만 올려놓은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돌려막기 하는 식으로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가 2009년 개정한 2단계 BK21사업 관리 운영훈령에는 ‘계약교수 중 자교 학사학위 취득자와 자교 박사학위 취득자의 비율을 3분의 2 이내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행정예고한 훈령에서는 이 조항이 빠져 대학들의 자교 출신 편중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 등 명문대일수록 본교 출신자 수를 제한하면 뽑을 인력이 별로 없다는 민원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비정규교수노조위원장을 지낸 임순광 경북대 사회학과 강사는 “자격 요건이 엄격한 전임 교원 대신 계약직 교원만 잔뜩 늘리는 BK21 사업의 특성상 채용 과정이 불투명하고선발 자체가 요식 행위에 그칠 우려가 크다”면서 “대학들이 대학 평가에 필요한 교원 확보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유착관계 때문에 문제가 현실적으로 외부로 드러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악용하는 남친들 급증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악용하는 남친들 급증

    #1 30대 초반 미혼여성 A씨는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임신을 한 뒤 지난해 낙태 수술을 받았다. 몸이 약해 자연유산 가능성이 높고 산모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남자친구 역시 혼전 임신에 대해 떨떠름하게 생각했던 것도 작용했다. A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남자친구에게는 자연유산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짓말을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는 법. 남자친구는 A씨가 병원에서 인공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결국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점차 사이가 멀어진 A씨는 지난 4월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 그는 여자친구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하기는 커녕 “계속 만나주지 않으면 인공유산을 했다고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믿었던 남자친구의 행동에 A씨는 몸과 마음 모두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2 B(29)씨는 2살 연하의 남자친구 C씨와 헤어질 결심을 한 뒤 인공유산을 선택했다. 자상한 줄만 알았던 C씨가 술만 마시면 자신에게 폭언을 쏟아붓는 등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씨는 여자친구가 낙태 수술을 받은 것을 구실로 B씨를 낙태죄로 고소했다. 법원은 수술을 받은 B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수술을 한 의사에게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낙태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던 남자친구 C씨는 낙태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공유산 수술을 받은 여성과 수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낙태죄의 특성을 악용한 남성들의 협박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여성민우회에 올해 들어온 낙태 상담 12건 가운데 10건이 남성의 고소 협박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현재 형법 269조는 낙태를 한 여성은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은 처벌 대상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여성민우회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지난 7일 오후 마포구 서교동 ‘인권중심 사람’의 다목적홀에서 ‘‘낙태죄, 법 개정을 위한 포럼’을 열고,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에 대한 개정을 요구했다. 여성민우회에 따르면 낙태죄 고소 협박과 관련한 상담의 대부분은 결혼 약속을 한 커플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민우회 관계자는 “남성들에게는 인공유산이 관계 유지를 위한, 또는 금전적 요구를 위한 협박과 보복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공유산으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협박을 받고도 숨기는 여성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10건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상 ‘배우자 동의’ 조항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법에 따르면 산모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는 물론 강간이나 인척에 의한 임신 등의 경우에도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낙태가 가능하다. 김정혜 공감 객원연구원은 “남성이 임신 출산 양육의 책임과 부담을 전혀 공유하지 않으면서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또 강간에 의한 임신은 가해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인공유산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우자 동의 조항은 여성과 의사에 대한 남성의 협박 수단이 되기도 한다”면서 “여성이 결정의 주체가 되고 태아의 생부와 의무적으로 협의과정을 거치게 하는 등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산 뒤 아버지의 책임을 묻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차혜령 변호사는 “현행 모자보건법에서의 배우자는 임신한 여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주체로만 기능할 뿐 임신과 출산에 있어 양육비 문제 등 배우자의 책임을 묻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한 뒤 “출산 이후에 아버지의 책임을 다 할 수 있게 하는 법적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단체 빠진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가 일부 위원의 불참으로 파행 속에 출범했다. 위원회는 사용후 핵연료의 관리 방안과 관련, 국민 의견 수렴 절차인 공론화를 주관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일부 위원의 불참으로 빛이 바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은 2004년 국민적 공감대 아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설정된 이래 9년 만이다. 홍 위원장은 15명의 위원 중 호선으로 선출됐고 위원회는 인문사회·기술공학 분야 전문가 7명, 원전지역 주민대표 5명, 시민사회단체 대표 1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애초 15명으로 추진됐으나 시민사회단체 추천 위원으로 선정된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위원회 구성에 불만을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윤 사무처장과 양이 처장은 “공론화위원회 위원의 면면은 산업부와 원자력산업계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하는 인사들로만 구성돼 있다”며 “현재 구성된 위원들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인사는 홍 위원장과 정진승 APEC기후센터소장, 송하중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다. 과거 산업부의 핵폐기장 부지 선정에 참여했거나 산업부의 각종 위원회에 관여했던 인사로, 사실상 정부 측 인사라는 판단이다. 특히 홍 위원장에 대해서는 15명 중 7명만 선출에 동의하고 나머지는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각계의 추천을 받아 구성했을 뿐 산업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日 731부대, 민간 거주 지역에 ‘페스트 벼룩’ 살포”

    군국주의 시절 잔혹한 생체 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가 중국 민간인 거주 지역에 세균을 살포하는 실험을 해 수천명을 숨지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가 30일 발표한 ‘일본관동군 제731부대의 생체실험 대상자 동원 과정과 생명윤리’라는 논문에 따르면 731부대는 지난 1940년 6월 4일 중국 지린성 눙안현에 페스트에 감염된 벼룩 5g(약 1만마리)을 살포했다. 이로 인해 눙안현에서는 3주 후 8명, 100일 후 607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신징, 첸궈치, 정자툰 등 지린성 일대 주민 2500여명이 사망했다. 서 교수는 특정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세균실험은 세균의 효과를 검증하는 동시에 대규모 감염을 통제해 일본군의 피해를 줄이는 방역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군이 전쟁포로가 아닌 항일활동가와 사상범 등을 ‘특수이송’ 명목으로 731부대에 보내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서 교수는 중국 하얼빈 731부대 연구소에서 보관 중인 731부대 가네코 준이치 소령의 논문 등 극비 문서를 분석한 결과 이런 정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문건을 근거로,731부대가 민간인 거주지역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한 사실을 규명한 것은 처음”라면서 “부대는 눙안현에서 세균전 전초 실험을 하며 중국 본토에서의 대규모 세균전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731부대는 1932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며 생체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 등을 자행했다. 이 부대는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 등 전쟁 포로에게 발진티푸스와 콜레라, 기타 세균 등을 주입해 세균전 실험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난 내 여자’…초혼부부 6쌍 중 1쌍 연상女-연하男

    ‘누난 내 여자’…초혼부부 6쌍 중 1쌍 연상女-연하男

    초혼 부부 6쌍 중 1쌍은 여성이 남성보다 나이가 많은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다. 최근 경제력을 갖춘 고학력 여성들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신보다 어린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초혼 부부 중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난 반면 연상남·연하녀 커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여성이 연상인 초혼 부부 비율은 2002년 11.6%(8.6쌍 중 1쌍)에서 지난해 15.6%(6.4쌍 중 1쌍)로 10년 새 4% 포인트나 높아졌다. 남성이 연상인 부부는 같은 기간 74.1%에서 68.2%로 5.9% 포인트 줄었다. 전문가들은 연상녀·연하남 부부가 늘어나는 이유로 여성들의 경제력 상승을 꼽았다. 최진호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상녀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여성들의 경제력이 높아짐과 동시에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2000년 65.4%에서 2009년 이후부터는 남성을 앞질렀고 지난해 74.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8%에서 49.9%로 상승했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도 95만 4000원에서 195만 8000원으로 2배가 됐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여성들의 경제력 상승과 함께 최근 결혼 적령기의 20대 여성 수가 남성보다 적다 보니 남성들이 연상녀 가운데서 신붓감을 찾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이어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는? 최초 여성 장내 아나운서 모연희 여사

    박근혜 대통령 이어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는? 최초 여성 장내 아나운서 모연희 여사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자로 국내 최초 여성 야구장내 아나운서 모연희(73) 할머니가 선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자는 모연희 여사”라면서 “모연희 여사는 3차전 경기에 이어 두번째 2013 한국시리즈 경기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모연희 여사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1959학번 출신으로 1960년부터 6년간 동대문야구장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장내 아나운서를 하느라 대학도 7년 만에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모연희 여사의 아버지는 원로 야구인 고 모무열 씨로 알려졌다. 모연희 여사는 오는 11일 자녀와 함께 호주로 이주할 계획이다. 모연희 여사는 전날 3차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시구’를 준비하면서 혹시나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일정이 취소될 것을 대비해 3차전 경기에서도 시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차전 애국가는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가 부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치녀’ ‘○○녀’ 넘치는 여성 조롱 남성들의 질투?

    지난 10일 ‘맥도날드 할머니’ 권하자씨가 돌봐줄 가족 없이 석달 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에는 ‘김치녀의 최후’라며 고인을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내용은 거처도 없는 권씨가 허영심 때문에 매일 밤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영자신문을 읽으며 과거의 ‘우아한’ 생활 방식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여성의 인격을 비하하는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2000년대 ‘된장녀’가 대세였다면 지금은 ‘김치녀’로 변화했다. 된장녀는 웬만한 한끼 밥값에 해당하는 브랜드 커피를 즐겨 마시며 해외 명품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여성을 비하해 일컫는 말이다. 한국의 전통 음식 김치에 빗댄 김치녀라는 말은 본래 ‘명품을 밝히고 소비활동의 대부분을 남자에게 의존하는 젊은 여성’이라는 의미로 쓰이다가 점차 한국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말로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국방부 강연자가 “우리나라에서는 김치녀와 된장녀 때문에 여자를 만나기도 힘든데 북한에서는 500만원이면 된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신조어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여성을 조롱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가 공공장소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는 즉시 ‘○○녀’라는 딱지가 붙고 네티즌들은 이를 비난하는 악플 공세를 펼친다. 예컨대 지난해 아이에게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혔다고 ‘국물녀’, 아버지뻘 되는 중년 남성을 도로변에 무릎 꿇렸다고 ‘버스 무릎녀’로 매도당하는 식이다. 이 두 사건은 모두 일방의 주장을 반영한 오해로 밝혀졌다.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21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일상에서 일탈된 새로운 어휘를 만들 때 쾌감을 느낀다”면서 “유행어가 생명력을 얻어 오래 지속된다면 표준어에 편입될 수도 있겠지만 이 같은 인격적 모독과 비하의 의미를 담은 말들은 그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31·서울 강남구)씨는 “여성 관련 기사에는 무조건 김치녀라고 욕하거나 여자의 신체에 빗대 말하는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는 것을 보면 불쾌할 때가 많다”고 씁쓸해했다. 여성 비하 신조어는 여성의 권리와 위상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 일부 남성의 상대적인 열등감과 박탈감이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와 결합되면서 익명성을 무기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에 내재된 남성 우월주의적 잔재와 시각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부와 지위에 대한 상향 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일부 여성이 조금이라도 차별적인 행동을 보이면 바로 된장녀나 김치녀 등에 빗대 손가락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대 여성의 지위가 예전보다 확실히 나아졌지만 일부 여성은 데이트와 결혼 등에서 남성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여성의 의식이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양성 평등의 과도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사 노출 차단·발행물 무단 수거’ 수난시대

    ‘기사 노출 차단·발행물 무단 수거’ 수난시대

    예산을 쥐고 있는 대학 측의 편집권 침해에 반발하며 등장한 대학 내 신생 자치 언론들이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재정적 독립을 바탕으로 대학 정책이나 총장 비리 의혹 등을 성역 없이 보도해 왔지만 대학들이 아무런 통보 없이 온라인 기사를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오프라인 신문을 전량 수거해 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치 조직에 대한 과도한 간섭은 언론의 자유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1~2년 사이 생겨난 대학 내 신생 자치 언론은 ‘국민저널’(국민대), ‘잠망경’(중앙대), ‘성신 퍼블리카’(성신여대)와 지난달 23일 개인적인 사정으로 발행 일시 중지를 알린 ‘고급 찌라시’(성균관대)가 대표적이다. 자치 언론의 시초는 1988년 창간 준비호를 발행한 서울대 교지 ‘관악’으로 알려진다. 성신여대 자치 언론 성신 퍼블리카의 9월 개강호 온라인 기사 3개가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고 블라인드 처리된 건 지난달 27일이다. 기사 모두 지난해 불거졌던 심화진 총장의 비리 의혹을 다뤘다. 서혜미 편집장은 14일 “지난달 26일 학생활동지도위원회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학교가 과민 반응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 학생지원팀의 한 관계자는 “(학생이 기사에 인용한 보고서는) 일부 교수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되는 등 명예훼손으로 고발 가능한 부분이 있어 학생 보호 차원에서 블라인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중앙대 자치 언론인 ‘잠망경’은 지난 4월 발행물이 무단 수거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잠망경에서 활동 중인 한 학생은 “올해 초 학교가 가판대 사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자 통화 후 몇 시간 뒤 신문이 모두 사라진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치워진 신문의 1면 기사 제목은 ‘중앙대 1+3사태, 유학 브로커로 전락한 대학의 민낯’이었다고 이 학생은 덧붙였다. 잠망경은 중앙대가 비판적 논조를 보여 온 교내 잡지 ‘중앙 문화’와 교지대 전원 삭감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2011년 말 처음 발행됐다. 국민대 자치 언론 ‘국민저널’ 역시 같은 일을 겪었다. 유지영 교열부장은 “신문을 발행해 교내에 배포하면 (교직원들이) 무단으로 들고 갔다는 목격담이 접수되곤 한다”고 말했다. 유 교열부장은 지난해 9월 학내 방송사에서 시간강사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담당 교수와 마찰을 빚은 후 따로 나와 국민저널을 창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치 언론이 처음 등장한 1980년대 말에도 발행물을 함부로 수거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자치 조직인 만큼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성의 뿌리는 민주주의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창조성의 뿌리는 민주주의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에서 직접민주주의라니요? 한국은 제가 보기에 동양 삼국 중에 가장 유교적인 국가인데요.” 한 서유럽 국가 대사와의 대화에서 들은 반문이었다. “직접민주주의는 개개인의 판단 능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제도인데 서열이 뚜렷한 한국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할까요?” 인사치레를 곁들이기 마련인 외교관의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이 나오기까지 그가 한국사회에서 익히 보았을 여러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대기업의 사장과 부하 직원의 관계, 서열이 한 끗이라도 아래면 입을 봉한 나머지 ‘집단사고’(반대 의견이 없어 집단적으로 잘못 결정을 하는 경우)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관료 사회의 모습들이다. 2008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직접민주주의 대회에 참가하면서 민주주의를 민주화하는 한 대안으로 직접민주주의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관심의 일환으로 2009년 서울에서 세계 직접민주주의 대회를 주최하게 됐고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우루과이 대회에도 지속적으로 참가했다. 직접민주주의는 개인 능력에 대한 신뢰, 주권자로서 개개인의 중요성이라는 기초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직접민주주의는 사람보다는 정책을 주요 투표 대상으로 삼고 토론을 하기 때문에 투표 기간이 한 달이나 된다. 주권자인 국민은 마치 결재를 하듯 정책 사안에 대해 공부하고 판단이 선 연후에 투표를 한다. 사안에 대한 토론은 카페에서, 또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직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사안마다 투표를 하는데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수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주권자인 유권자의 자원봉사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는 특정 관료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인 것이다. 직접민주주의는 패자도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투표의 대상이 된 사안에 대해 좀 더 점검할 기회를 얻고, 또 다음에 상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선거가 많은데도 스위스에서는 민주주의제도 운용 비용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경제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투표의 대상이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찬반은 연고, 감정, 이미지에 좌우된다. 정책이 의인화돼 같은 정책이라도 누구의 정책인가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상대방이 거꾸러질 때까지 극화시킨다. 현대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사람을 분리하고 정책 결정의 설명 책임을 높이는 것이라고들 한다. 스위스의 전유물로 여겼던 직접민주주의 제도가 새삼스럽게 관심과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을 갈구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로 규정한 민주공화국이다. 민주는 말 그대로 국본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으로 양분되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상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화 세력이든, 민주화 세력이든 대한민국 국민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은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같이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선진은 말 그대로 앞서 나간다는 뜻이다. 후진은 뒤처짐을 뜻하며 남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후진국의 미덕은 복종이다. 남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홀로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개척 정신은 창조성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창조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창조성은 자기 존엄성과 다양성이라는 뿌리 위에 핀 꽃이다. 다양성과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진정한 민주주의 없이는 창조성이 만들어질 수 없다. 숙의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등 선진국들은 민주주의를 민주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창조라는 화두를 들고나온 것은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 식민 통치 덕에 발전했다는 논리를 수용한다든지 민주주의 가치를 후퇴시키게 되면 선진국 진입의 비전은 사실 모래 위에 지은 집이 되고 만다. 식민지가 돼도 잘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자기 존엄성을 부정하는 논리다. 윗사람의 의견에만 복종하는 획일성에서는 창조성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커버스토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안은

    전문가들은 사회 각 분야의 세대 갈등이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인 만큼 세대 간 이해와 타협을 이끌어낼 사회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노인 등 일부 세대의 표심을 자극하는 것을 감시할 시민사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세대 갈등은 역동적인 사회에서 항상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관리하고 조정해 공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세대 갈등은 경제적 이해관계나 가치관의 차이 등 다수의 원인이 겹쳐서 나타난다”면서 “우선 갈등의 주체들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에 대해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50대 중심의 일자리가 늘고 청년층 일자리가 줄었다고 해서 50대가 청년층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각 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의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갈등 관리의 근본적인 방안으로 양보와 타협, 이해 등을 거론했다.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양보와 타협을 위한 대화를 이끌어 나갈 협의체처럼 사회적 리더십을 구현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체들을 대화 테이블로 데려와 협의를 모색하는 사회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노·사 갈등을 대화와 협상으로 조정한 아일랜드의 사회연대협약이나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이 좋은 선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사회 대타협 사례처럼 반대편에 서서 서로를 비판하기보다 양쪽 테이블에 의견이 다른 당사자들을 모아 놓고 대화하고 합의를 추진하면 세대 갈등를 관리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청년과 노년의 대결 양상을 과장하고 노년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방식으로 세대 갈등을 이용하는 행태는 큰 문제”라면서 “정치권의 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시민사회가 정치권의 의도를 경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

    취업 준비생 이모(28)씨는 지난달 기업 면접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40~50대 임원들의 질문에 이씨가 “전공 실력과 어학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답변하자 면접관들이 “정말 여러 공부를 한 것이 맞느냐”며 한심한 듯 혀를 찼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분들이 대학을 다닌 1980년대는 경기가 좋아 우리 세대처럼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대학 1학년 때부터 치열하게 새벽에 학교에 나와 학점 관리와 어학 공부에 매진한 우리에 비해 인생을 편하게 산 것 아니냐”며 불편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부모와 자식 세대의 정서적 충돌로만 여겨졌던 세대 갈등이 고령화 사회를 맞아 자원과 기회를 둘러싼 ‘밥그릇 쟁탈전’으로 번지고 있다. 1970~1980년대 고도 성장의 과실을 향유하던 기성세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과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들어와서도 기득권을 쥐고 미래 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게 아니냐는 ‘2030세대’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한국 사회의 중요한 갈등의 축이 세대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면서 “사회적으로 제한된 파이를 얼마나 갖느냐를 놓고 투쟁하는 것이 세대 갈등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정책에 따라 60대 이상과 20~30대의 갈등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대선을 비롯해 선거 때마다 50대 이상의 표심을 얻기 위한 복지 정책을 남발하면서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인구는 올해 16.7명에서 2018년 20명, 2030년 38.6명, 2040년 57.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앞으로 젊은 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취업난과 사회 인식을 둘러싼 ‘486세대’와 20대의 갈등도 만만찮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와 게시판에는 ‘80년대 학번의 비밀’ 또는 ‘486의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요지는 “1980년대는 지금처럼 사교육과 입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고 청년 실업 문제도 심각하지 않았다. 486세대가 20대에게 ‘요즘 아이들은 정의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 글은 20~30대 취업 준비생이 몰려 있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조회 수 20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정부의 60세 정년 연장과 관련해 50대와 20대의 인식 차도 세대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정년 연장과 기업 인사 체계에 대한 근로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44.2%가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세대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50대 이상의 답변(16.1%)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공약만 넘쳐난다. 결국 재원은 젊은 층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 아닌가.”(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인 20대 A씨)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많다. 노인복지 정책은 젊은 사람들이 언젠가 누릴 혜택이다.”(퇴직 후 커피숍을 운영 중인 60대 B씨)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거 공약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세대 간 입장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삶은 퍽퍽해지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랏돈은 정해져 있으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정년 연장 등의 고용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그야말로 첨예하다. 세대 갈등이 사회 분열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큰 쪽은 청년층이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우대정책이 점점 노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중·장년 세대와 고령층의 마음을 뺏기 위한 공약을 여럿 앞세웠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 ▲공공 노인 일자리의 참여수당을 현재(20만원)의 2배로 단계적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노인 어금니 임플란트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내세웠다. 문재인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후보도 ▲기초 노령연금 2배 인상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권자를 201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까지 확대 ▲노인 치매병원 확충 ▲노인 틀니(임플란트 포함) 지원 대상을 현행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 등을 내놓았다. 노인복지 공약은 많은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중심인 청년 공약보다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두 후보의 공약별 예산을 분석해 보니 박 후보는 어르신 지원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많은 재원을 편성했고, 문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 차상위계층 공약에 예산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실버 세대’와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았는데 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후보는 ‘5060세대’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80.9%로 뒤따랐다. 기표소에 들어선 50대 가운데 62.5%(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준), 60대 이상 가운데 72.3%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문 후보는 50~60세 이상을 뺀 모든 연령층에서 박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5060세대의 응집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이 가난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18대 대선의 학습 효과로 향후 공직 선거에서는 5060세대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한층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정책 공약은 기본적으로 모든 계급과 계층을 겨냥해 마련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아무래도 50대 이상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이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실버 파워’는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유권자 수는 1997년 27%에서 2010년 38%로 치솟았고 2020년 46%, 2030년에는 5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처럼 국내에 거대한 노인 이권단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ARP는 전직 대통령 등 3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100명이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행정부와 의회 등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저소득 노인에게 무료 의료혜택을 주는 ‘메디 케어제’(노인의료보험)가 AARP의 압박으로 탄생한 대표적 제도다. 정치권은 “세대 갈등의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까닭에 정책 마련 때 고민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부모 세대가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를 짓누르려 하면 자식 세대가 반항하는 구도로 갈등한 반면, 지금은 일자리와 복지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이권 다툼 양상으로 다툰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요즘 세대 갈등은 기회와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커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공약을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은 20대를 위한 정책도 아니고, 기초연금은 노인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부모인 5060세대에게 좋고, 기초연금제도는 언젠가 노인이 될 젊은 세대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지만 노인을 필요로 하는 직종과 청년을 원하는 직종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정당이나 정부는 연금, 일자리 정책 등 특정 세대에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책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노년층 공약 때문에 청년층이 소외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청년을 위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출범해 기대했지만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대학때 취업난·학점경쟁 심하지 않았으나 대량해고·부동산 거품·사교육비에 휘청”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대학때 취업난·학점경쟁 심하지 않았으나 대량해고·부동산 거품·사교육비에 휘청”

    “학생 운동을 하다가 바로 정치에 뛰어들어 20년을 한 길만 보고 살아왔는데 내 자식을 위해 무엇을 했나 싶다.”, “국민 눈높이에서 그들의 아픔과 자신을 일치시키려는 노력보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권력 정치에 익숙해졌다.” 최근 이철호·김영춘 전 의원 등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인’의 ‘자아 반성문’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980년대 5공화국 정권의 폭압에 맞서 투쟁하고 사회 변혁의 중추임을 자부했던 이들이 현실 정치에서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자기 반성인 셈이다. ‘486 세대’ 직장인들은 요즘 20대의 고민인 취업난과 치열한 학점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들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대량 해고와 부동산 거품, 자녀 사교육비 지출 등 냉혹한 현실에 부딪혀 결코 세상을 쉽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486 세대는 대학 입시에서 시대운을 타고난 세대로 불린다. 1980년 정부가 도입한 ‘졸업 정원제’ 덕택에 81학번부터는 대학 관문을 비교적 쉽게 통과했기 때문이다. 졸업 정원제는 신입생을 정원보다 30% 더 뽑았다가 졸업 때까지 탈락시키는 제도다. 일례로 1983년 서울대 입학 정원은 6526명으로, 올해 입학 정원(3124명)의 2배를 웃돈다. 도피용 군입대를 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아 1987년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성적 미달로 제적된 학생은 많지 않았다. 486 세대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는 ‘3저 호황’(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여파로 대학생 취업난이 심각하지 않았다. 서울대 사회학과 84학번인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우리 세대가 대학을 다닐 때는 요즘 학생처럼 학점 경쟁에 민감하지 않았다”면서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취업은 힘들지 않아 학생 1명이 취업하면 학과의 경사로 여기는 요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털어놨다. 83학번인 고위 공무원 A씨는 “대학 시절을 회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최루탄”이라면서 “취업 부담감은 없었지만 이념을 둘러싼 고뇌와 갈등, 교우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좋은 시절’은 1990년대 고도 성장기가 끝나고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막을 내린다. 84학번인 대기업 임원 B씨는 “입사 8년차에 외환 위기가 터지고 동기들이 대거 구조조정당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면서 “입사한지 13년 만에 겨우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자녀들의 진학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오십줄에 접어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부고] 이승렬 前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부고] 이승렬 前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이승렬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이 30일 오후 3시 45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74세.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1969년 서울신문 편집부 기자로 입사했다. 편집3부, 편집1부 부장 등을 거쳐 편집국 부국장, 전산제작국장,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서울신문 사장실 심의팀 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현정씨와 아들 원(주식회사 팔복 인사과장)씨, 딸 신아(멜기세덱출판사 대리)·주아씨, 사위 안창진(코웨이 팀장)·박정기(SBS 차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일 오전 8시. (02)3010-2261.
  • ‘고향 땅’ 애착 줄어… 역귀성·해외여행 증가로

    ‘고향 땅’ 애착 줄어… 역귀성·해외여행 증가로

    6년 만에 5일을 쉬는 추석이다. 추석 연휴가 길면 귀성객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귀성인구의 전체 비중은 추석연휴가 3일이었던 지난해보다 적다. 역(逆)귀성과 해외여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귀성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흔히 ‘사는 데가 고향’이라고 말한다. 아버지의 고향이나 출생지를 찾아가는 사람들과 거주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향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고향’의 정의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다변화됐다는 얘기다. ‘고향’이라는 사회문화적 단어를 통계로 나타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본인이 태어난 ‘출생지’로 아버지의 고향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는 고향 땅이 어디인가를 중요하게 본다. 둘째는 ‘거주지’다. 태어난 지역보다는 체험을 기준으로 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지를 고향으로 볼 때 16개 시·도 가운데 단연 1위는 서울이다. 전체 인구의 16.1%가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어 경기(12.4%), 경북(9.7%), 전남(8.9%), 경남(8.6%) 순이다. 그러나 고향의 기준을 거주지로 보면 경기가 23.4%로 1위다. 서울(20.1%), 부산(7.1%), 경남(6.5%), 인천(5.5%)이 뒤를 잇는다. 출생지 기준으로 6개 광역시 중 부산만 10위 안에 들지만 거주지로 보면 부산, 인천, 대구가 10위에 포함된다. 출생지를 기준으로 고향을 파악하면 세대 간 차이가 크다. 40세 이상의 출생지는 수도권과 광역시 이외 지역이 60%를 넘는다. 반면 30대 미만에서는 수도권과 광역시가 절반(50%)을 넘는다. 학계는 고향의 의미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고향 땅’에서 ‘자신이 살아온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출생지’보다 ‘거주지’가 중시된다는 의미다. 추석 기간 중 역귀성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향 땅에 대한 애착과 절실함이 약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부모가 지키는 땅’이 고향이라는 생각도 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실시하는 표본조사에 따르면 추석에 귀성하는 인구 비율은 2003년 24.0%에서 올해 20.3%로 줄었다. 지난해 추석(21.9%)보다도 1.6%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역귀성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13.1%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해외여행은 1.2%에서 1.8%로 증가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사와 이동이 잦아지면서 고향의 중요성이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부모의 묘를 고향 선산 같은 곳이 아니라 자녀들의 거주지 주변에 많이 만드는 것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수도권 인구의 증가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불어넣고 있다. 40~44세의 경우 서울 및 경기에서 출생한 비율이 20%를 넘는다. 35~39세는 28%, 30~34세는 31.3% 등이다. 25세 미만은 40%를 넘는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향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버지들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강하지만 수도권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고향을 자신의 고향으로 여기는 자식 세대는 단지 2차 경험을 한 것일 뿐”이라면서 “자라면서 자연스레 거주지를 더 중요하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핵가족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고향 방문 그 자체보다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처럼 가족들이 만나는 것에 대한 의미가 커지고 있다”면서 “고향을 찾는 추석 귀성객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쏟아지는 지자체 브랜드, 관광·구매·거주 니즈를 충족시켜라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쏟아지는 지자체 브랜드, 관광·구매·거주 니즈를 충족시켜라

    지역을 상징하는 브랜드라면 1970년대 말 한 디자이너가 휴지에다 써갈긴 구상 스케치에서 태어난 ‘아이 러브 뉴욕’(I ♥ NY)을 빼놓을 수 없다. 더 뺄 것 없는 간결한 문장이 주는 차가움과 애정을 드러내는 빨간 하트의 뜨거움은 그 자체로 뉴욕이 가진 강한 자부심으로 읽혀 다른 지역 브랜드에는 신화와도 같은 문구가 됐다.이후 수많은 도시들이 나름의 지역 브랜드들을 개발해왔다. 영국 런던의 ‘비지트 런던’(Visit London)처럼 아주 실용적이고 간결한 것도 있고, 덴마크 암스테르담의 ‘아이 암스테르탐’(I amsterdam), 독일 베를린의 ‘비 베를린’(Be Berlin)처럼 재치 넘치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구호도 등장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하이 서울’(Hi Seoul),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 같은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지역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등장하는 데 기폭제가 된 것은 지방자치제 실시였다. 지역마다 자기 지역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이런저런 이벤트성 사업이나 캐릭터 사업들을 계속 개발해냈다. 이는 결국 축제, 특산품, 이미지를 내세운 이런저런 브랜드들이 쏟아지도록 했다. 워낙 다양하게 나오다 보니 국가브랜드위원회와 한국생산성본부가 조사 발표한 브랜드 분류만 해도 지역·도시·공동·인증·축제·장소·개별브랜드 등 여러 가지로 나눠질 정도다. 문제는 의욕 과잉 때문에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숱하다는 것. 너무 많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실제 2012년 기준으로 공식적으로 등록한 것만 따져도 특산물 브랜드는 737개, 축제 브랜드는 758개에 이른다. ‘살고 싶은 지역’ 평가단위가 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230개나 된다. 따라서 서울신문이 개발한 지역 브랜드 평가지수 SNI에서는 우선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1차로 대상을 추출한다. 올해엔 건국대 강순주(건축학과), 숙명여대 김경아(미술학과), 경기대 박세종(관광개발학과), 성결대 임형백(지역사회학과) 교수 등 지역문제 전문가 52명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를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여 100개를 추출해냈다. 그 결과 축제의 경우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대표 축제로 꼽히는 진해군항제, 부산국제영화제, 광주비엔날레, 보령머드축제, 함평나비축제, 고양국제꽃박람회, 수원화성문화제, 울산고래축제, 강릉단오제 등이 고루 선정됐다. 진해군항제는 원래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일종의 추모제로 시작됐으나 1963년부터 본격적인 군항제로 성격이 바뀌었다. 벚꽃이 만발한 가운데 4월 초쯤 진행되는 군항제는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축제다. 지방자치제 실시 직후인 1996년 출범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아시아 영화제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광주항쟁의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키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1995년 출범한 광주비엔날레 역시 한국과 아시아의 대표적인 비엔날레 행사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강원이 14개로 가장 많았고 전남(10개), 부산·경기(각 9개), 충남·전북(6개) 등이 뒤를 이었다. 축제의 성격으로 봤을 때는 지역특산물이 27개, 관광축제 25개, 전통역사 16개 등 순으로 많았다. 지역특산물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것도 무려 737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문가 평가를 통해 100개를 뽑았는데 전국적 명성을 지닌 대표적 지역 특산물 대부분이 포함됐다. 횡성 한우, 안동 간고등어, 의성 마늘, 이천 쌀, 청양 고추, 순창 고추장, 안흥 찐빵, 영광 굴비, 한산 모시, 양양 송이 같은 것들이다. 어디 가면 뭘 먹어봐야 한다거나, 이걸 써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고 밥상머리에서 주고받던 얘기에 늘 등장하는 것들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1가지, 전남 16가지, 강원·충남 각 12가지다. 과일채소류가 19가지로 가장 많았고, 식량작물·수산물 12가지 등이 뒤를 이었다. 특이한 점은 경기·충북지역 복숭아 브랜드인 ‘햇사레’처럼 지방자치단체나 단위 농협에서 자체 개발한 브랜드도 18가지나 선정됐다는 점이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애쓴 지역단위의 노력이 나름대로 결실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살고 싶은 지역’ 브랜드는 보다 넓은 의미다. 축제브랜드가 관광을, 특산물브랜드가 구매를 뜻한다면 살고 싶은 지역은 거주를 의미한다. 어떤 시설이나 볼거리, 먹을거리 차원보다는 시공간과 관계의 차원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조금 모호하고 추상적이지만 지역단위 개발정책의 기본 목적이 바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가장 근본적인 평가대상이기도 하다. 100대 지역을 추출한 결과 역시 최근에 뜬다는 곳이 대거 포함됐다. 부산 해운대구, 제주 서귀포시와 제주시, 경남 통영시, 강원 춘천시와 강릉시, 대전 유성구, 경북 경주시, 경기 여주시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명은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박사는 “최근 여가생활에 연관된 관광, 레저, 문화 영역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살고 싶은 지역 평가에는 이런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설탕, 세계를 바꾸다(마크 애론슨·마리나 부드호스 지음, 설배환 옮김, 검둥소 펴냄) 설탕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세계사를 관통하는 마법 같은 사물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그저 ‘달콤한 갈대’로 불렸던 사탕수수가 설탕으로 만들어지면서 노예제를 촉발하고 자유사상을 퍼뜨리는 촉매가 됐다고 서술한다. 184쪽. 1만 4000원. 이 치열한 무력을(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으로 알려진 저자의 신간. 안도 레이지, 이토 세이코, 다카하시 겐이치로 등 일본의 수많은 작가, 평론가와 나눈 대담 외에도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추천하는 짧은 글 등이 실려 있다. 408쪽. 1만 7000원. 썬과 함께 한 열한 번의 건축 수업(권선영 지음, 컬처그래퍼 펴냄) 예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건축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건축학과 신입생 썬이 교수에게 꾸지람을 듣고 거리를 서성이다 은퇴한 건축가 샤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파리 노트르담 성당, 메츠 퐁피두 센터 등을 해부한다. 292쪽. 1만 3800원. 디오니소스의 그림자(미셸 마페졸리 지음, 이상훈 옮김, 삼인 펴냄) 최연소 소르본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인 저자가 인간의 광란성을 향해 ‘돌직구’를 날린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기나 디오니소스적인 집단적 광란과 성적 방탕, 폭력성이 만들어내는 ‘미쳐 돌아가는’ 부분이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이 광란으로 표출되는 힘이야말로 유토피아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주장한다. 288쪽. 1만 7000원. 102톤의 물음(에드워드 흄즈 지음, 박준식 옮김, 낮은산 펴냄) 쓰레기에 대한 모든 고찰을 담았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는 미국 최대의 수출품이자 유산인 쓰레기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늘어놓는다. 미국인 한 사람이 평생 102t의 쓰레기를 쏟아낸다면서 진지하고 현실적인 질문도 던진다. 456쪽. 1만 9800원. 화폐 없는 세계는 가능하다(애니트라 넬슨·프란스티머만 지음, 유나영 옮김, 서해문집 펴냄) 화폐제도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사회를 향한 어떤 대안적 시도도 좌절될 것이란 주장을 담았다. 19~20세기 화폐와 시장, 임금, 계급, 국가가 없는 사회를 꿈꿨던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해 전문가들이 전하는 대안적 세계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통찰이 이어진다. 352쪽. 1만 4900원. 다시 하이힐을 신다(캐롤 피시맨 코헨·비비안 스티어 라빈 지음, 나은경 옮김, 애플미디어 지음) 하버드 MBA 출신인 저자들이 100명의 실제 인터뷰 사례를 통해 재취업 성공법을 소개한다. 자기소개서, 면접 요령 등을 담았다. 고학력 전업주부의 재취업 성공 7단계 프로젝트 등이 눈길을 끈다. 336쪽. 1만 5000원. 깨어있는 새벽을 맞으며(김경환 지음, 지식과 감성 펴냄) 경실련 활동가 출신인 저자가 펼쳐 놓은 삶에 관한 에세이집. 인적이 끊긴 산속에서 홀로 살아가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가르침을 담담하게 전한다. 400쪽. 1만 4000원. 한권 백제(충남역사문화연구원 지음, 로도스 펴냄) 이야기로 만나는 백제 역사·문화 기행. 700년 고대국가의 신비를 풀어가는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이다. 소설처럼 읽고, 여행처럼 즐길 수 있다. 백제 부흥의 주역인 무령왕, 사비시대 스캔들의 중심 무왕 등을 다뤘다. 236쪽. 1만 5000원.
  • 선을 넘지 마시오

    9·12/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 지음/권민정 옮김/글항아리/448쪽/1만 9000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배터리파크시티는 대표적인 상류층 거주지역이다. 허드슨 강변의 노동계층 항구도시였던 이곳은 1960년대 초 데이비드 록펠러 당시 체이스맨해튼 부회장 등 금융인들과 뉴욕 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진행된 ‘배터리파크시티 개발 프로젝트’ 덕에 세계 최정상 엘리트들이 거주하고 근무하는 ‘글로벌 시티’로 변모했다. 한편으론 개발 과정에서 처음부터 부유층만이 진입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장벽을 높이 쌓고,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주민과 외부인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배타적인 공간 설계로 인해 ‘요새’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은 2001년 9·11테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테러 공격을 당한 세계무역센터는 배터리파크시티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9·12’(원제 September 12)는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9·11이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의 일상과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신진 도시사회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 브루클린칼리지 사회학과 조교수가 쓴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롭다. 하나는 9·11을 국제정치적인 시각이 아니라 공간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테러 이전과 이후 이 도심지의 생활터전이 어떻게 붕괴되고 재건되었는지에 대한 관찰을 통해 9·11을 반추한다. 기존에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엘리트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도 새롭다. ‘9·11 이후 뉴욕 엘리트들의 도시 재개발 전쟁’이라는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저자는 배터리파크시티의 상류층 주민들이 재난 이후 지역 재건 과정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과 욕망을 지키기 위해 애썼는지를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그들만의 ‘성채’ 안에서 자발적 고립을 즐겼던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은 유례 없는 재난에 대한 전국적인 추모와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면서도 막상 자신들의 주거 공간이 침해당하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과 타인을 구별짓고자 하는 욕망은 혐오시설마저 수용하는 전략적 태도로 표출됐다. 2003년 주민들은 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일반적으로 혐오시설로 규정되는 고속도로와 혼잡한 버스 차고지를 유치하려고 애썼다. 이유는 하나였다. 고속도로가 배터리파크시티를 외부인으로부터 차단하는 물리적 장벽이 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하 터널 설립을 반대하고 고속도로 유지를 고수했다. 추모객을 위한 버스 차고지를 메모리얼 바로 아래에 건설되도록 목소리를 높인 이유도 추모객들의 동선을 한정시켜 자신들의 주거공간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처럼 원치 않는 시설의 영향을 최소화할 장소와 방식만을 인정하고, 그렇게 되도록 개입하는 주민들의 집단 행동을 저자는 ‘딤비(Definitely in My Backyard)’ 현상으로 규정했다. 저자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환경 위험이 아니라 위상을 지키려는 욕망이었다”고 분석한다. 메모리얼을 지을 때도 주민들은 평상시처럼 지하철로 편하게 걸어갈 길을 포함하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불편함은 없는지 등에 먼저 관심을 뒀다. 그들에게 메모리얼은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는 구조물일 뿐이었다. 주민들은 타인의 불편함보다 자신의 심리적 불편함을 먼저 고려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지역 주민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2002년 1월부터 3년간 현장 조사를 했다. 공식회의와 지역사회 행사에 관찰자로 참여했고, 다양한 주민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빈곤층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거대 담론에는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자신들의 공간 이미지에 어긋날 때는 냉정하게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 저자는 주민들이 보인 이러한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배터리파크시티 조성 당시 이뤄진 공간적 배타성에서 기인했으며, 이렇게 형성된 주민들의 배타적 태도는 역으로 공간적 고립을 강화하려는 욕망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책은 “엘리트 부문만 한정적으로 살찌우도록 의도된 배터리파크시티의 설계는 다음 세대 주민들 사이에서 상호 배타성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중앙노동위원장에 박길상

    중앙노동위원장에 박길상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신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박길상(61) 전 노동부 차관을 내정했다. 박 신임 위원장은 충남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17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과 고용정책실장, 서울지방노동위원장,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내정자는 고용노동부에서 약 24년 동안 재직하면서 주요 보직을 거친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로 노사 관계 및 노사 간 분쟁 조정 등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조직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노동위원장은 장관급으로, 임기는 3년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동네에는 오래된 철물점, 세탁소, 양복점이 있다. 낡은 집이 소위 노포점이라는 일본식 권위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낡은 것 그대로 낡아 빠진다. 그 속에 고즈넉한 카페, 맥줏집, 아담하고 이국적인 식당도 생겨난다. 이 새 가게의 주인들은 의욕에 찬 청년들이다. 가게이지만 문화공간이고 이야기가 있으며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세련됨도 맛본다. 유학으로, 인턴활동으로, 배낭여행으로, 보고 배운 견문이 동네 골목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에서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벼랑 끝에 몰리는 실업의 위기가 만들어낸 돌파구를 보면서 88만원 세대, 청년 유니온, 아픈 청춘이라는 단어들을 잠시 잊는다. 경제민주화, 복지라는 추상적인 단어 속에 매몰된 청년들의 얼굴을 동네에서 더 구체적으로 만난다. 청년들이 만들어 내는 미래는 아름답고 밝다. 절로 미소가 느껴지는 경쾌한 상상력을 만난다. 천편일률적인 체인점이 아닌 개성이 넘치고 사람의 향기를 뿜는 공간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청년들이 상상력과 열정으로 개척해 놓으면 집세와 월세가 높아져 정작 개척자인 청년들은 더 후미진 골목으로 밀려난다. 후미진 주택가, 한적한 시골길이 청년들의 손길로 생기를 얻는다. 밀어내도 다시 둥지를 트는 그들의 생명력에 미래의 기운을 느낀다. 성공의 덫이 있다. 한번 성공한 방식에 집착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근대화이론의 성공사례였다. 누구나 보릿고개를 넘은 ‘한강의 기적’을 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2관왕 달성을 자랑한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한 기적을 말한다. 성공의 문법이 있었다.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논리였다. 과정의 편법과 무임승차의 추함도 결과의 성공이라는 빛으로 덮는다. 선 산업화, 후 민주화의 공식에 따른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는가? 라는 질문에 익숙하다. 인권, 민주주의, 개성, 다양성, 협동의 문화를 실패자의 패자 부활전으로 여긴다. 가난에 대한 공통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은 개인의 성실함 때문이고, 실패는 가차없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성공의 경험을 몸으로 느낀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성공 문법을 확신하고 자신의 자녀세대들에게 주입하고자 한다. 문제는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100년 단위의 변화 과정에서도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았다. 구한말 과거 공부에 매달린 청년과 신학문을 접한 청년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켜본 바 있다. 하물며 지금은 천년 단위의 지각 변동이 이는 시기이다. 2015년 이후 새 틀 짜기를 위한 유엔의 다양한 포럼에서 불평등 문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부국과 빈국이라는 개념 대신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 부자 나라의 가난한 자들, 즉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즐겨 다루는 유명인사의 인생사 털어놓기를 보면 가난의 기억이 있고 약간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IMF 외환위기 때 다시 몰락한다. 개인의 성공과 실패가 사회의 흐름과 추세의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았던 것을 확인한다. 요르단으로, 터키로 그리고 멕시코로 학생들이 방학 중 다녀온 나라의 이름이 다채롭다. 이제는 파리나 런던, 뉴욕에 다녀오는 것은 오히려 진부하다. 누가 더 오지의 작은 마을을, 문화적으로 더 이질적인 곳을 다녀왔는가 하는 것이 주목받는다. 인도네시아 바하사어를 안다거나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인도의 힌디어,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를 안다고 하면 더 앞서가는 것으로 여긴다. 유럽에서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발신했던 메시지가 이제는 서 있는 곳이 중심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번쩍번쩍한 새것보다는 빈티지가 더 세련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거꾸로 가는 신문명 흐름의 주역인 청년들의 미래를 기성세대의 과거식 성공 문법의 틀에 가두게 될까봐 걱정이다. 성공신화의 주역인 엘리트들의 과신은 청년들에게 덫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대중보다 더 우월하다는 미신에 빠진 엘리트는 더 위험하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한 시대가 아닌가. 성공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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