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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쿠리치바(브라질) 오상도특파원|“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린야베르데’(초록색 라인)는 남북을 연결해 도시발전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다.” 브라질 쿠리치바의 도시설계를 맡은 이푸키(IPPUC)와 교통을 책임진 우르비스(URBS)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린야베르데’를 거론했다.40여년간 추진해온 쿠리치바 종합계획의 틀이 도로 하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 환경오염왕립위원회는 최근 “효율적 교통정책이야말로 가장 좋은 환경보호책”이라고 강조했는데, 브라질의 변방 도시는 이미 이같은 지름길 구축에 박차를 가해가고 있는 셈이다. 버스 전용차로와 환승 터미널을 우리나라에 전해준 ‘교통천국’ 쿠리치바가 다시 진화하고 있다.1970년대 초부터 쿠리치바 시당국은 선형도로를 발전의 축으로 삼았고, 이는 5개 주요 간선교통축을 따라 확대된다. 하지만 이푸키의 전문가들은 토지수용에 따른 역사적 건물의 훼손과 재정지출을 막는 묘안을 짜내야 했고, 여기서 탄생한 게 일방통행 시스템과 전용차로다. 중앙도로는 양방향의 버스전용차로가, 양쪽 측면에는 승용차와 작은 버스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마지막으로 양끝단은 도심과 교외로 향하는 일방통행로가 자리하고 있다. 이같은 3중도로 시스템은 90년대 초반의 우리나라에 견줘 신호대기 시간이 3분의1에 불과하면서도 소통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버스를 타더라도 단돈 600∼700원만 내면 시내 어디라도 갈 수 있고,20여개 민간회사는 노선을 배정받아 수입금을 시에 적립한다. 파울로 슈미트 우르비스 사장은 “하루 180여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요금체계는 10년 전과 비교해 10%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효율의 증가는 대중교통 이용률과 에너지소비 극대화를 가져온다.”며 “굴절구간을 삽입해 버스간 추월이 가능한 변형 버스전용차로의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변화의 물결은 남쪽 피에린요와 북쪽 아투바를 잇는 린야베르데에서 시작됐다. 원형도로 건설에 중점을 둬온 시는 지난해 1월 주정부로부터 토지를 기증받아 남북의 23개 마을을 잇는 18㎞ 길이의 1단계 도로건설에 착수했다. 하야카와 공보관의 안내로 찾은 린야베르데는 벌써 70% 이상 공사를 마친 상태였다. 길 가운데로 공원과 보행자·자전거도로가 건설될 만큼 환경친화적이다. 도시개발에서 얻은 수익을 화석연료가 아닌 녹색교통에 재투자해 환경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끈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70년대 후반부터 건설된 자전거도로는 이미 200㎞ 이상 퍼져나갔다.”면서 “시내는 물론 13개 위성도시 어디라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원을 따라 연결된 경사진 레저용도로와 완만한 통근용도로로 나뉘는 게 특징이다. 호소메 국장은 “통근자의 80%에 육박하는 하루 180여만명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쿠리치바의 1인당 자동차 연료 소비가 다른 브라질 내 주요 도시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고, 자동차 사고율도 떨어졌다.”면서 그만큼 깨끗하고 푸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sdoh@seoul.co.kr ■토치오 도시환경국장 “2003년 이명박 대통령도 방문… 서울 녹지공간 확보능력 배워야” “엔지니어들은 직선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강은 자연스러운 제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마노엘 히바스 거리의 도시환경국에서 마주한 세르지오 갈란테 토치오 국장은 청계천 사진을 꺼내놓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이방인에게 청계천 복원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다 말꼬리를 돌린 것이다. 그는 “2003년께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또렷이 기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 닫힌 강을 복개해 오염방지에 기여하고 녹지공간도 조성했는데 이는 본받아야 한다.”면서도 “강 주변 녹지공간은 최소 양 옆으로 30여m는 돼야 홍수 예방과 자연정화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곡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서울의 변화는 일단 긍정적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한 다양한 사진자료를 보며 서울의 녹지공간 확보 노력을 칭찬했다. 서울시청 광장이나 세종로 도시공원 조성계획 등이 그렇다. 다양한 변화의 조짐을 주의깊에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토치오 국장에 따르면 쿠리치바도 70,80년대 무분별한 개발로 하천과 녹지가 파괴되는 경험을 했고, 이에 1975년 자연배수 시스템을 법률로 도입했다.70년대 초까지 진행된 강의 수로화와 규격화된 배수방식을 뒤집는 시도였다. 그는 “당시 레르네르 시장은 크고 비싼 콘크리트 강을 짓기보다 작은 자연도랑 건설에 매진했고 이를 통해 고질적 홍수와 오염에서 벗어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쿠리치바가 생태적으로 완벽한 도시라는 생각은 오해일 따름”이라면서 “다른 도시와의 차이점은 위정자들이 믿음을 심어주고, 시민들은 이를 믿고 간단한 프로그램부터 실행해 나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도시공사 사장 “한국 버스전용차로 보고 놀라…차량별 요금제 등은 개선해야”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서울의 교통시스템은 이미 90점 이상입니다.” 쿠리치바 도시공사(우르비스·URBS)의 파울로 알폰소 슈미트 사장은 2005년 5월의 서울을 이렇게 회고했다. 세미나 참석을 위해 찾았던 서울의 삼성동 코엑스와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이 쿠리치바 시스템을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많은 인파와 교통량 속에서 더 질서정연했다.”면서 “지하철과 연계된 버스운행체계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는 상·하행선 정류장이 교차돼 정류장이 맞닿은 쿠리치바와 달리 버스간 추월이 가능했다는 점도 한층 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T머니, 교통카드 등 선진시스템을 갖추고도 정류장이 아닌 차량별로 요금을 받는 점, 지폐로 요금을 낼 경우 거스름돈을 주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점 등이 교통흐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쿠리치바는 탑승 전 미리 원통형 정거장에서 요금을 계산한다. 슈미트 사장은 “쿠리치바의 경우 다소 낙후된 시설에도 불구하고 ‘한번만 요금을 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사회적 요금제가 이동권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높은 대중교통 의존도가 생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이 선진국에 견줘 뒤지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다.”면서 “승용차 사용을 줄여 배기가스를 낮추는 것이 결국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일조하는 것 아니냐. 쿠리치바는 최근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더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sdo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시론] 베이징올림픽과 중국부흥의 길/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시론] 베이징올림픽과 중국부흥의 길/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돌다리도 만지면서 강을 건너는’ 준비 끝에 베이징올림픽이 시작된다. 중국에서 올림픽의 의미는 새로운 근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아편’으로 강제로 열린 근대는 중화의 자존심을 무너뜨렸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중국인들은 돈과 총이 없이는 국가를 온전하게 지킬 수 없다는 절치부심의 역사를 살아 왔다. 그래서 중국인에게 올림픽은 스스로의 손으로 다시 근대의 역사를 쓰는 역사적 순간이자 부흥의 길, 청년제국의 길의 선언서인 셈이다. 최근 상영한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다분히 올림픽을 겨냥한 너무도 중국적인 영화였다. 후한시대로 되돌아가 당시의 국가경영의 과제를 올림픽 이후의 중국에 묻고 있었다. 복잡한 정세를 읽는 지혜, 치밀한 외교력, 예술과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 대중정치의 중요성, 지도자의 덕목 등의 중요성을 삼국의 옛 영웅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주유를 통해 보여 주고자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분분했다. 중국의 세기가 열릴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성공의 역설’이 나타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많았다. 즉 올림픽을 치르면서 민주화, 인권, 종교의 자유, 자본주의 가치가 확산되면서 사회주의 체제를 위협하게 되어 결국 성공이 역설적으로 사회주의의 실패를 가져오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중국은 사회적 격차, 부패, 실업, 금융불안, 분리주의 운동, 환경오염, 질병문제 등 발전의 병목이 산적해 있었고 티베트 사태, 집단소요, 대지진을 통해 이러한 우려가 증폭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데 성공했다. 개혁개방 30년을 거치면서 세계사적 변화에 적응하는 민첩한 몸을 만들었고 두둑한 배짱도 가지게 되었다. 중국당정은 끊임없이 경제적 업적을 통한 체제정당화를 시도해 왔고 개혁개방의 세례를 받은 중국인들의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시켜 이를 체제구심력으로 만드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한 ‘점증주의’와 ‘시험 후 확대’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하였고 대의제를 확산하였으며, 정치와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현장밀착형 정치를 실천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경기 연착륙과 성장 사이의 균형을 유지했고, 사회통합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에 두고 흔들리는 민심을 추스르는 데에도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국제적 위상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군사투사력이 취약하고 여전히 내부적 위험도 간단치 않기 때문에 중국이 공격적 현실주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중국이 과거와 같이 대국에 걸맞지 않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국제무대에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다. 국제정치의 게임의 룰을 만드는 데 적극 관여하면서 대전략을 모색할 것이다. 그것은 우선 신자유주의의 그늘을 드리고 있는 새로운 빈곤지역과 세계전략의 교두보로 여기는 아시아에서 구체화될 것이다. 이것은 머지않아 한국에 투사될 것임을 의미한다. 올림픽 이후 세계의 판은 더욱 빠르게 돌아갈 것이고 열강들의 각축도 더욱 본격화될 것이다. 우리는 이 판이 도는 속도보다 더 빨리 돌아야만 낙오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축제가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 [열린세상]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 계기로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열린세상]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 계기로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조속한 회복도 난망해 보인다. 경제 흐름이 V형이 아니라 L내지는,U모양새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고, 버틸 만한 기업조차도 일자리 만들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제성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 숫자도 전만 못하다. 경제성장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고용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후반에 이은 이번의 경제위기가 법칙적인 경기변동이라는 주장(10년 주기설)도 있다. 따라서 위기관리의 핵심은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의 기회로 활용해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큰 고용위기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법정 노동시간 단축에 이어 OECD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국민소득을 유지·상승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일자리 나누기다. 특히 여성, 고령자 및 청년과 일자리 나누기는 취업애로계층 지원임은 물론 성장 잠재력의 확충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생산성 문제는 세계수준에 달한 IT를 생산에 접목할 경우 개선의 여지가 크다. 장시간 노동을 통한 성장에서 고용안정과 생산성 위주의 선진경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실업자 및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이 부실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갈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업대책이 본격 시작된 시점부터 복지병 예방을 위해 일본, 독일은 물론 복지 후진국 미국보다도 낮게 책정되어 있는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 제고를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세 감축 등을 통해 저소득 근로자의 소비기반 마련, 분배구조 개선은 물론 사회통합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 등 중산층 몰락 방지책도 강구해야 사회의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 셋째, 고용지원서비스 선진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점차 구조적 성격을 띠기 시작하는 인력수급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정보의 생산과 보급을 확대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실행하는 기업을 지원해 기업의 자발성을 촉진해야 한다. 또 고용성과를 기준으로 삼아 교육훈련제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취업알선 등 고용지원 프로그램을 공급자 관점이 아니라 실질적 수요자, 즉 실업자와 기업의 수요에 맞게 설계하고, 전국 평균에 근거한 정책보다는 지역 및 대상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경제 및 산업정책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법인세 감세 등을 통한 기업의 직접적인 이윤증대도 중요하지만 고용창출, 삶의 질 향상 등에 대한 투자를 우선 지원해야 한다. 아직은 취약한 환경, 복지에 대한 투자와 생산입지 구축에서 환경적, 복지적 관점의 확보는 일자리 창출, 장기적 질적 경쟁력 확보,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형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산업정책의 일환이다. 경제성장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점차 약해진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고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고용정책의 상대적 독자성을 규정하는 근거다. 고용정책이 고용의 창출 및 유지라는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력 공급을 주로 담당하는 교육은 물론 수요를 규정하는 산업정책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부처 간 역학관계의 현실을 볼 때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겠지만, 고용의 중요성이 정치적 언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급증하는 다문화가정 현주소

    잡종은 강하다. 순종보다 잡종이 우월하다는 것은 우승열패(優勝劣敗)의 진화론이 가르쳐 준 생물학적 교훈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헬레니즘 제국도,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던 로마제국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교잡한 ‘잡종 국가’의 선물이었다.20세기를 호령한 팍스 아메리카나의 힘 또한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문화에서 나왔다는 것은 상식이다.●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 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2007년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67만 8000여명. 한국인과 외국인 배우자로 구성된 이른바 ‘다문화가정’도 13만가구에 육박한다. 한국인 남성과 제3세계 출신 여성의 국제결혼이 증가한 결과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2세도 4만 4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단일언어·단일민족’의 신화에 속박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여전히 주류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2등 국민’으로 음산한 사회의 주변부를 배회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문화적 이질성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이 원활한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이중의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평면적이다. 민족적 동질성을 해치는 이질적 존재로 규정해 배제·차별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노동력의 세계화에 따른 디아스포라(離散)의 피해자로 간주해 원조·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식이다.●20~30년 뒤엔 이민세대 전면에 그러나 다문화가정을 한국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증진시키는 ‘사회적 우성인자’로 인식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다문화가정의 적응 장벽인 언어·문화적 차이를 세계화의 긍정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역발상적 사고다. 서울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김준식(58) 관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이민 2세대는 그 자체로 소중한 민간 외교자원”이라면서 “특히 외교·통상관계에서 모국과 한국의 연결고리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외교·국방라인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핵심 실무관료의 상당수가 한국계다. 국방부 한국과장 스티브박, 국무부 한국과장 성김, 북한팀장 유리김 등이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아시아담당 수석특보 발비나황도 한국계다. 이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경우 2세대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는 20∼30년 뒤엔 미국과 같은 이민세대의 공직진출이 가시화되리라는 게 김 관장의 전망이다.●해체되는 폐쇄적 혈통신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에서 외국어 강사로 활동하는 다문화가정 1세대도 늘고 있다. 대부분 영어·중국어권 출신의 고학력 결혼이민자들이다. 원어민교사 확보가 쉽지 않은 농어촌 지역의 초·중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는 영어권 출신 결혼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여기에 이주노동자의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이들을 상대하는 관공서 등에서 소수언어권 출신 한국어 능통자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확대가 가져다 주는 긍정적 효과는 이들의 ‘이중언어’능력을 활용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족의 보편화가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확대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한국사회의 폐쇄적 혈통신화는 해체의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다문화가족은 차이를 존중하고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혀 삶의 지평을 확대하는 열린 사회의 씨앗”이라고 평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결혼이민자 ‘국민신문고’ 두드리세요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결혼이민자 ‘국민신문고’ 두드리세요

    “신문고를 두드리세요.” 국민권익위원회가 결혼이민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창구를 가동했다. 지난 1일부터 8월 말까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 아이디어 공모’를 받는다. 권익위의 인터넷 국민제안 창구인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에 별도의 창구를 마련했다. 권익위의 이같은 조치는 결혼이민자들의 생활속 피해를 조사하고, 이들의 의견을 듣고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기 위해서다. 결혼이민자가 12만 6000명에 이르고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약 11%를 차지하고, 농어촌 결혼에서는 약 40%가 국제결혼을 했다. 권익위는 인터넷(국민신문고), 전화(110콜센터), 우편, 팩스, 현장 상담 등 모든 창구를 가동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현장 민원상담을 함께 하고 서울 서대문구 소재 국민권익위 1층 상담 안내과에는 접수창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 공모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체류 연장, 귀화 신청, 가족 초청 등 행정절차와 제도개선 의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또 결혼중개 피해 예방을 위한 개선 의견과 사회통합교육, 학교교육 및 보육지원사업 등의 의견도 듣는다. 결혼이민자가 결혼중개업소의 허위·과장 광고나 배우자에 대한 거짓정보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TF팀도 구성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적 취득까지 4년이 걸려 안정적인 체류가 보장되지 않고, 이 기간에 자신의 신분과 가족관계를 증명해 줄 수 있는 공적인 장치가 미비하다.”면서 “생활속에서 겪는 불합리한 제도나 행정적 불편사항을 검토해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 조정이나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총리실 정책조정 부활 가시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등에 넘겨 줬던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 부활이 가시화하고 있다. 쇠고기 파동 등 일련의 국정혼란 뒤 총리실의 내각 조정기능 공백이 컸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까지 총리권한 강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최근 “국정은 총리와 부처 장관이 책임지고 하는 게 맞다. 행정은 총리가 앞장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총리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가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면 부처가 뒤로 빠진다.”고 지적한 것도 정 실장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 이어 정국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까지 이같은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총리실 안팎에선 총리가 조만간 국정운영 책임자로서의 위치를 되찾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한승수 총리도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 이례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쇠고기 검역현장 시찰, 축산농가 방문, 부상 전경 방문 등을 통해 쇠고기 정국의 전면에 나선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평소 보이지 않게 일하는 ‘그림자 총리’를 자임해온 한 총리로선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따라 국정운영시스템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새 정부 출범 후 폐지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조만간 부활될 전망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들이 매주 참석하는 현안조정회의는 현안 발생 초기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적합한 회의체였다.”면서 “시급히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정기능 수행을 위해 총리실 조직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정책에 대한 총괄적 조율은 국정운영실이 담당하고, 사회·문화 분야 조정은 사회통합정책실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총리 역할 강화를 한 총리 유임과 연결짓는 데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총리 거취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면서 “정책조정자가 아닌 국정조력자로서 스스로의 역할을 한정했던 한 총리를 유임시켜 책임총리 역할을 맡길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중산층 10년새 10%P 감소

    외환위기 이후 소득불평등이 확산되면서 중산층 비율이 최근 10년 동안 10%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10가구 중 1가구가 그동안 줄었다는 뜻이다.또한 기존 중산층 가운데 7%포인트는 빈곤층으로 추락했지만 겨우 3%포인트만 상류층으로 이동하는 등 ‘중산층의 몰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국 가구소비실태조사와 가계조사를 이용해 분석한 ‘중산층의 정의와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비중은 지난 10년간 10%포인트가 줄었다.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을 중위소득(인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의 50∼150%라고 가정했을 때 그 비율은 1996년 68.5%에서 2000년 61.9%,2006년 58.5%로 하락세를 계속했다.96년에는 10가구 중 7가구는 중산층이었지만 10년 뒤에는 6가구에도 채 못 미쳤다는 뜻이다.특히 지난 10년간 중산층에서 상류층(중위소득의 150% 초과)으로 이동한 가구는 3%포인트에 그친 반면, 중산층에서 빈곤층(중위소득의 50% 미만)으로 전락한 가구는 7%포인트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소득점유율 기준으로 할 때 중산층(소득수준 중위 60%) 규모는 1996년 54.3%에서 2000년 51.6%로 감소했으나 2006년 54.7%로 증가했다.반면 저소득층(하위 20%)은 소득점유율이 1996년 7.9%에서 2000년 6.2%,2006년 5.7%로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중산층 소득점유율 증가로 사회통합 정도가 2000년에 비해 2006년에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빈곤층을 포함하는 경우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5분위 배율의 경우도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996년에는 4.49에 불과했으나 2000년 6.79,2006년 7.02로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졌다.5분위 배율은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높을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KDI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추락과 가족제도의 해체에 따른 빈곤한 1인 가구의 증가가 중산층 관련 지수의 악화에 큰 영향을 줬다.”면서 “중산층의 급격한 축소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가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정부는 정확한 소득파악과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세워서 효율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민간투자 확대로 亞인프라 재원조달”

    16일 제주도에서 열린 아셈(ASEM) 재무장관회의에서 회원국 전원합의로 채택한 의장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PPP)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제주 이니셔티브’다.민간 투자를 통한 사회간접자본(SOC) 조달환경을 개선, 인프라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제주 이니셔티브는 각국의 인프라 관련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개도국의 제도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ASEM 회원국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배경이 됐다.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민간투자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제주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아시아 각국 정부와 학계, 민간업계가 참여하는 아시아 PPP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민간투자 관련 정보·지식 공유 ▲교육·훈련 프로그램 공동운영 ▲개도국 기술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인프라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민간 자금을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연간 2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는 6080억달러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대내외 자본의 참여가 활성화될 아시아 지역 민간투자의 틀을 우리정부가 주도, 더욱 활발한 민간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재무장·차관들은 세계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고유가와 곡물가격 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국제적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은 “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수요 측면에서는 에너지 효율 추진, 공급은 원유 수요국과 산유국의 대화와 생산 증대를 위한 투자 확대 등의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또한 최근 국제적인 과잉유동성에 따른 유류 투기 확대에 대해서도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역내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조 방안도 논의됐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위기발생 때 상호자금지원 체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좀 더 강화, 역내 금융안정성을 높이는 작업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합의했다. 이밖에 서민층을 위한 소액 신용대출인 마이크로 파이낸스가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데 동의하고 회원국 내에서 법 규제체계의 정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제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李·昌 ‘심대평총리 카드’로 손잡나

    李·昌 ‘심대평총리 카드’로 손잡나

    15일 이명박 대통령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회동을 계기로 여권에서 ‘심대평 총리론´이 정국 돌파카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각 등 인적 쇄신과 함께 갈라진 보수를 다시 결집시켜 안정적 국정기반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설익은 단계지만, 성사된다면 정국은 200석에 가까운 국회의석을 확보한 범보수연합세력과 중도·진보세력으로 양분된다는 점에서 향배가 주목된다. 15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이 대통령과 선진당 이 총재의 회동 중에서 두 사람이 배석자를 물리고 따로 만난 ‘1시간30분’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청와대와 선진당은 두 사람의 단독 회동에서 쇠고기와 고유가 등 민생 대책이 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대평 총리’ 등 이 총재가 최근 제기한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어느 단계까지 논의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차기 총리를 맡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심대평 총리 카드는 현재 ‘쿠킹(cooking)단계’”라고 말해 청와대가 ‘심대평 총리’를 통해 한나라당과 선진당을 정책연합의 틀로 묶는 범보수연합을 구상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다만 “‘심대평 총리’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과 이 총재의 교감뿐 아니라 선진당 내부의 의견을 결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해 향후 며칠이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이 총재를 깍듯이 예우했다. 청와대 안 녹지원에서 이 총재를 영접한 이 대통령은 오찬 장소인 상춘재까지 몸소 안내하며 3분여 동안 담소를 나눴다.2시간30분이라는 회동 시간도 파격적이다. 회동에서도 이 대통령은 최대한 몸을 낮췄다. 주로 이 총재가 의견을 개진하고 이 대통령은 경청했다고 한다. 쇠고기 문제, 양극화와 사회통합 문제 등 현안 전반을 논의하면서 다소간 이견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총재는 두 차례나 한나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셨던 분이고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내신, 한국 보수를 대표하는 지도자”라면서 “중요한 당의 총재로서 당연히 예우를 갖추고 현안을 푸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이 총재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에 “앞으로 시국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거나 뜻을 같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협조하고 도와달라.”고 이 총재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 총재도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좋은 정책에 확실히 협조하면서 야당으로서 할 일도 제대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변인은 “두 분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진경호 윤설영기자 jade@seoul.co.kr
  • [기고] 현충일 아침에 생각한다/김양 국가보훈처장

    [기고] 현충일 아침에 생각한다/김양 국가보훈처장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무엇을 딛고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었나를 생각해 보는 달이다. 우리에게는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외세의 침략으로 불안에 떨었던 때가 있었으며,6·25전쟁으로 더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만주의 거친 벌판이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이름 없는 산기슭에서 장렬히 산화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자유와 번영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국민 모두가 흘린 땀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조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모든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 부작용, 즉 도덕성의 상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급격한 서구화에 따른 정신적 빈곤 속에서 이기주의 만연과 세대, 계층간 갈등의 벽이 높아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배금주의 풍조와 사회적 통합 해이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국가보훈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애국지사나 호국용사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는 국민의 가치관과 사회정의가 바로 설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한 이치다. 이분들이 국권회복과 국가수호의 주인공으로서 응당히 평가받고,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영예로운 것으로 존경 받을 때 국가안보가 튼튼해지고 우리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선진국들이 하나같이 확고한 보훈의식과 발달된 보훈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로 광복의 기쁨을 안은 지 63년,6·25전쟁 발발 58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나라없는 설움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58세의 초로가 6·25전쟁 발발 당시 겨우 태어났다. 민족의 비극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6·25를 단지 ‘역사’로만 객관화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6·25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많은 이산가족과,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상군경과 유가족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 많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가발전 수준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국가보훈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약해지고 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신이 없는 민족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세계의 역사 속에서 보아왔다. 그리고 한 민족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민족정신을 유지하고 계승할 수 있는 것은 국가라는 삶의 터전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생존은 곧 나의 생존이며, 그 무엇도 이 생존의 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보훈정신을 잊지 않는 국민만이 새로운 시대가 주는 자유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현충일 53주년을 맞는다. 전에는 현충일이면 국민들이 경건하게 머리 숙여 호국영령들께 묵념도 함께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틀만 연휴가 되면 필리핀이나 호주로 골프여행을 계획하고 행락 일정을 세우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현충일에는 국립묘지나 가까운 현충탑을 찾아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비는 시간을 가져보자. 주위의 보훈가족을 찾아보고 조국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겠다. 김양 국가보훈처장
  • 운전 벌점 삭제

    운전 벌점 삭제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인 3일 국무회의를 열고 불우 수형자 등 150명을 특별사면 또는 감형하고, 운전면허 제재자 282만 8917명을 특별감면 조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새정부 출범 100일 맞아 282만 9067명에게 특별사면·감형·특별감면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면서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사회통합과 민생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별사면·감형 대상자 150명은 ▲70세 이상 고령자 52명 ▲1급 신체장애자 12명 ▲중증환자 21명 ▲임산부·유아대동자 4명 ▲부부수형자 5명 ▲1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고 이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수형자 56명 등이다. 올해 5월26일 이전에 도로교통법령을 위반해 벌점을 부과받은 248만 2956명의 벌점은 일괄 삭제되고, 운전면허 취소 등으로 1∼5년 동안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23만 5398명의 결격기간이 해제돼 곧바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다. 면허 정지자 및 대상자 10만 1381명과 취소 대상자 9182명도 감면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번 사면에서 최초로 사면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대상을 정했다. 하지만 정치인, 경제인, 고위공직자 등은 제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여건이 어려운 수형자와 생계형 운전자들을 위해 순수한 민생 안정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정치인 등은 사면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문화 다양성 받아들여 우리사회 풍요롭게”

    “문화 다양성 받아들여 우리사회 풍요롭게”

    우리 사회에 둥지를 틀고 사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인들과 이들이 함께 형성하는 문화를 학문적·정책적으로 연구하는 ‘한국다문화학회’가 21일 숙명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한국다문화학회에는 교수,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여한다. 이기범(50) 숙명여대 교수가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교수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연구에는 다(多)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한국다문화학회는 다른 일반 학회와 달리 학문간의 협업적 연구가 필요한 측면이 있어 정치학, 사회학, 교육학, 여성학 등 여러 학문의 교수들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문화학회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우리사회에 다문화 현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돼 이질적인 문화가 많이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국민의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다문화학회는 학계 교수와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상호 토론과 포럼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다문화 외국인의 교육·자립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경우 아시아계가 많고, 한국인들은 이들에 대해 국제결혼이나 3D업종에 필요한 소비인력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방안과 재한외국인들이 한국문화에 동화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연구하고 정부의 다문화정책이 실효성이 있도록 자문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선 ‘다문화사회와 사회통합’이란 주제로 기념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강주현 숙명여대 교수는 ‘해외 다문화사회 통합 사례 연구’를,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문화사회의 전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중적 수용성’에 대해 발표했다. 글 사진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Local] 경북, 결혼이민자 지원 최우수상

    경북도는 20일 법무부 주관으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회 세계인의 날’ 기념 행사에서 선도적인 결혼 이민자 지원정책과 사회통합 분위기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자치단체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는 2006년부터 결혼 이민자의 안정적인 한국 생활 적응을 지원하고 미래 사회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이여가새 행복 2010(이주여성가족에게도 행복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지난해부터 이를 보완한 ‘새경북 행복가족 어울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역 교육청과 경찰, 출입국관리소, 비정부기구(NGO) 등과 함께 협력체제를 구축,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편 것이 인정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의 결혼 이주여성 지원정책은 지난해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과 여성가족부의 우수 정책사례로 선정되는 등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비영리단체 지원 ‘물갈이’

    올해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사업’ 선정 결과, 새롭게 지원되는 단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상당 부분 ‘물갈이’됐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에는 117개 비영리 민간단체의 133개 사업에 모두 49억원을 지원한다. 이 중 올해 새롭게 선정된 단체는 전체의 54%인 61곳으로 지난해 47%에 비해 확대됐다. 국제교류협력 분야 지원대상 23개 단체 중 78%인 18곳이 신규 지원을 받아 가장 높은 물갈이율을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지원 단체 140곳 중 60%인 84곳이 올해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국제교류협력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대북지원 관련 단체들이 상당수 탈락했다.7개 사업유형별 지원액은 소외계층 인권신장 분야가 11억 3300만원으로, 가장 많은 23.1%를 차지했다. 이어 문화시민사회구축 8억 1100만원(16.5%), 사회통합·평화 7억 7800만원(15.9%), 국제교류협력 7억 6800만원(15.7%) 등의 순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미래기획위 무슨 일 하나

    14일 출범한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는 국가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대통령의 자문 기구다. 안병만 위원장이 이날 ‘국가 미래비전 수립 작업방향’이라는 발제문에서 밝혔듯이 위원회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시스템 전반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8·15 건국 60주년을 계기로 선진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전략과 과제를 담은 종합비전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과거 정부와 외국 비전의 성패요인을 분석해 과거와 차별화된 그리고 실천력 있는 비전을 만들 방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민간전문가와 관계부처 주도 아래 국민의 의견,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미래포털 사이트인 ‘아이디어 코리아(Idea Korea)’를 운영하고,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와 대통령 국제자문단 등을 통해 글로벌 시각을 중점적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는 미래전략·사회통합, 미래외교·안보, 미래환경, 미래경제·산업, 소프트파워 등 5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향후 대통령 국제자문위원회와 미래기획단, 매킨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함께 비전수립 작업을 실시해 오는 8월15일 건국 60주년에 맞춰 새 정부의 ‘선진한국 종합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통계청에서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환경 등을 반영한 지표를 개발해 이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선진화 보고서’를 정례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또 위원회에서 세운 계획은 기획재정부의 중기재정계획과도 연계돼 대내외 여건변화를 반영하는 연동계획 형태로 관리될 예정이다. 전국 순회 비전설명회(비전캐러밴)를 개최해 국가비전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한편 국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치권 ‘포스트 청문회’ 신경전

    “민주당이 끝까지 국익을 팽개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장관 고시를 강행할 때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한나라당은 14일 야당을 향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협조를 촉구하며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그동안 쇠고기 협상 문제로 수세적인 입장을 취했던 한나라당은 전날 미 무역대표부가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공세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반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이날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장관고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제기 등 ‘포스트 청문회’ 전략에 합의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손학규 대표가 가정법을 사용하면서 FTA를 회피하려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면서 “FTA 척화비를 세웠다는 오명을 남기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야당 원내대표는 만나자고 해도 만나 주지도 않을 정도로 FTA 비준안 처리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15일 국회 모든 상임위의 개최 요구를 하기로 했다. 민생 법안 처리 촉구를 통해 쇠고기 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야당은 한나라당의 공격에도 재협상과 한·미 FTA 비준 연계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오히려 “한나라당은 국정 조사 추진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가 사회통합적,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하라고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 3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6인 회동’을 가진 뒤 이날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 무효화를 위한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또 야 3당은 15일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회기 내에 처리하되 대상과 시기는 추후 조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재협상 촉구 결의안의 본회의 통과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야 3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인 151석이지만 낙선 의원들이 많아 표결에 참여할지 불투명하다. 여당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재협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나길회 홍희경기자 kkirina@seoul.co.kr
  •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안병만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에 안병만(67) 전 한국외대 총장이 내정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경륜이 풍부하고 경영능력이 충분히 검증된 안 전 총장이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총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제5대,7대 외대 총장,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장 등을 거쳐 현재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고,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 물망에도 올랐었다. 미래기획위는 국정 각 분야의 미래 과제를 조율하고 기획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로, 사회통합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담당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일랜드에서 배우자] 벤치마킹 포인트

    [아일랜드에서 배우자] 벤치마킹 포인트

    아일랜드의 경제기적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지금도 무수한 나라들이 이를 성장의 교본으로 삼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정책의 방향도 아일랜드의 성공사례에서 따온 것이 많다. 과연 우리가 아일랜드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더블린 글 사진 김태균특파원 windsea@seoul.co.kr ■아일랜랜드 외자유치 비결 아일랜드의 경제개혁은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하나의 학문으로 연구되고 있다. 다양한 연구성과를 종합하면 ▲세계화와 국제경제의 호황 ▲과학기술 중심의 교육투자에 따른 고급 인력 양성 ▲유럽연합(EU) 가입에 따른 광대한 인접시장 형성 ▲정부와 노사 등이 함께 참여한 사회연대협약 모델 ▲법인세율 인하 등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 등 5가지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사회연대협약과 외자유치에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경제·사회 시스템 개혁을 통해 스스로 이뤄낼 수 있는 여지가 다른 부분보다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아일랜드 정부였다. 외자유치와 집단이해 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경제기적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였다. “한국에는 아일랜드의 경제발전 과정이 잘못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사회연대협약만 너무 강조한다. 사회연대협약은 경제부흥의 여러 요인 중 하나였을 뿐이다. 현재 아일랜드가 ‘아일랜드 주식회사(Ireland Inc.)’가 되는 데 더욱 중요했던 것은 외국자본 유치의 오랜 역사와 그 산물이었다.” 아일랜드 정부의 외자유치 전담부서인 산업개발청(IDA) 브렌든 할핀 대변인은 다소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외국에서는 1987년을 경제기적의 출발점으로 잡지만 우리의 외자유치 노력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고 사회가 안정을 찾으면서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자유치의 중심축은 IDA와 총리실이다.IDA가 제조업 중심의 해외자본 유치에 주력했다면 총리실은 금융자본에 초점을 맞췄다. 더블린 리피강변의 국제금융특구 ‘아일랜드 금융서비스센터(IFSC) ’의 성공은 경제정책국 등 총리실의 작품이었다.IDA는 70년에 만들어졌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외자유치 별동대’였다. 산업통상부 소속이면서도 조직·운영 등에서 완전한 자율권을 부여받았다. 숀 도건 전 IDA 소장은 “대규모 외자유치를 통해 국가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설립한 세계 최초의 독립적 정부조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IDA는 ‘선택과 집중’의 시장원리를 도입하기로 하고 해외 유명 컨설팅업체에 큰 돈을 주어가며 조언을 구했다. 그 결과 정보기술(IT)·의학 등을 중심으로 한 고수익, 고기술 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그로 인한 결실이 89년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 유치, 세계 상위 15대 제약회사 중 14개사 유치 등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IDA는 투자 프로젝트가 생기면 즉시 특별반(TF)을 구성한다. 자국 투자의사를 갖고 있는 기업과 혈연·지연·학연 등이 있는 사람들을 두루 물색해 심도있는 개별 접촉에 들어간다. 익명을 요구한 IDA 직원은 “해외기업 유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가 원하면 남극·북극 관광까지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서비스를 쏟아붓는다.”고 했다. ■’악법도 법’ 사회협약의 힘 “아일랜드가 사회적 합의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끼리 항상 원만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일이다.”(존 던 아일랜드 상공회의소장) 외국자본이 아일랜드의 성장을 외부에서 도왔다면 ‘사회연대협약’이 내부적인 힘의 원천이 됐다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국가부도의 위기에서 1987년 1차 사회연대협약인 ‘국가 재건을 위한 프로그램’이 타결된 뒤 합의의 정신은 아일랜드 사회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커다란 흐름이 됐다. 정부정책에 항의를 하다가도 “이것은 사회연대협약에서 정해진 것”이라고 말하면 못마땅해도 일단은 수긍하는 전통이 생겨났다. 문제가 있으면 다음번 사회연대협약 때 요구를 하고 그때까지는 있는 그대로 따르는 식이다. 지금까지 사회연대협약은 여러차례에 걸쳐 위기를 맞았지만 단 한차례도 파국을 맞지 않았다. 여기에는 이해집단의 사이에서 중립적 위치에 있는 정부의 역할이 컸다.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포파스(FORFAS)의 데클런 휴즈 경쟁력분과 위원은 “정부가 투명한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있으며 총리가 3개월에 한번씩 노조 대표와 만나 대화하는 등 노동계와 사회를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믿음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73년 설립된 총리실 산하 국가경제사회위원회(NESC)도 큰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3년마다 총 7차례에 걸쳐 사회연대협약의 초안을 짜 온 것이 NESC였다. 경제발전(성장)과 사회통합(분배)에 필요한 정책수단을 발굴해 이를 사회연대협약의 기본 밑그림으로 노·사·정에 제시해 왔다. 정부·노동자·사용자·농민·비영리단체 등 5개 부문 대표 25명(각 5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되는것도 아일랜드 사회협약의 특징이다.1차부터 3차까지는 당장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 중심의 협약을 했지만 경제가 성장가도를 탄 뒤 4차 때부터는 분배정의·실업해소 등에 초점을 맞췄다. 전국실업자조합, 종교협회, 전국여성협회 등도 새로이 협상자로 참여시켰다. ■슬라이고 새한미디어 유치사례 아일랜드 사람들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1980년대 말 새한미디어 공장 설립 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아일랜드 북서부 코노트 주 슬라이고시에 세워진 새한미디어 비디오테이프 공장은 2006년 7월 철수할 때까지 국내기업 유일의 아일랜드 생산법인이었다. 새한미디어가 유럽지역 공장 설립을 추진할 때 각국의 유치경쟁은 대단했다. 아일랜드 말고도 영국, 북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이 다양한 혜택을 약속하며 자국 투자를 호소했다. 벨파스트 인근에 새한미디어 공장을 들이려 했던 북아일랜드는 홍보책자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만들기까지 했다. 그런 경쟁을 뚫고 슬라이고가 낙점된 것은 파격적인 조건과 중앙·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한데 맞물린 결과였다. 우선 공장부지(10만평)의 사실상 무상 제공에서부터 환경 등 인·허가 규제 완화, 법인세 10년간 면제, 현지 금융대출 알선, 설비 구매자금 지원 등이 이루어졌다. 한국 주재원의 자녀교육 보장, 각종 사회보험 및 의료지원 등도 산업개발청(IDA) 한 곳을 통해 ‘원스톱’으로 이루어졌다. 서류를 갖고 여기저기 뛰어다닐 필요 없이 대부분 그들의 방문으로 해결됐다. IDA는 산업폐수의 환경기준조차 새한미디어가 요구하는 대로 맞춰 주었고 공장 진입로를 넓혀달라고 했더니 아예 없던 길을 새로 뚫어 주었다. 초대형 설비를 운반할 때에는 일대의 교통을 막고 도로 위 전깃줄을 끊어 수송차량의 통행길을 열었다. 운전면허증 국제교류가 되지 않던 당시, 지역 경찰과 연계해 주재원들의 면허 문제를 가볍게 해결해 주기도 했다. 김동국 새한미디어 유럽지사장은 “외국자본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행정의 질(質)을 높여 외자유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2006년 7월 새한미디어가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아일랜드를 떠날 때에도 현지 근로자들의 반발 등은 거의 없었다. 현지 유력언론은 “극서(Far West)에서 온 한국기업이 15년간 우리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물러간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 취임사는 시대정신이다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 취임사는 시대정신이다

    창조적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투쟁의 시대를 넘어 동반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역설했다. 대통령 취임사에는 국정철학과 원칙, 국정목표와 과제 등 새 정부가 추구할 가치가 담겨져 있다. 이명박 정부는 섬기는 정부, 경제발전 및 사회통합, 문화 창달과 과학발전,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 기반 조성,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공영 이바지 등 5대 국정 방향을 제시했다. 국정 원리에는 실용과 변화, 협력과 조화, 자율과 창의, 개방과 개혁, 경쟁과 배려, 투명과 공정 등이 포함되었다. 특히, 국회와 협력하고 사법부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대립이 아닌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선진화를 향한 대전진’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우선, 취임사에서 밝힌 시대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취임사는 단순한 문장과 문서가 아니라 국정 운영의 철학과 정신이 되어야 한다. 취임사가 화려한 단어와 문장으로 나열되어 단순히 취임식 날 행사를 위한 장식품으로 전락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임한 이유는 바로 취임사의 정신을 훼손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분명 많은 시련과 도전을 맞이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어려움과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취임사를 꺼내어 읽고 또 읽어서 그 정신을 음미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둘째,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선진화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하지만 상식이 지켜질 때 선진화가 이뤄진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가 선진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어도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사회가 있고,2만달러가 되어도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사회가 있다. 물질적 성장을 넘어 문화적 발전이 수반되고, 글로벌 스탠더드가 지켜질 때 비로소 선진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새 정부는 집단보다는 개인, 감성보다는 이성, 결과보다는 과정, 인성보다는 법치, 형식보다는 내용, 연고보다는 실력, 인물보다는 시스템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관용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관용이란 자신이 똑똑하고 옳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반대로 자신의 부족함과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상대방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용이 없는 선진화는 존재할 수 없다. 이달 초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충분한 의견수렴 없는 무리한 정책 추진’이라는 응답이 37.0%로 가장 높게 나왔다. 다음으로 ‘소외계층 배려 등 국민통합에 소홀한 행보’ 15.4%,‘지나친 친기업적 정책 등 편향된 정책 노선’ 14.5%,‘특정 지역, 학교, 종교에 편중된 코드 인사’ 13.9% 등의 순이었다. 이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력과 성과 중심의 리더십을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야당과 소외 계층에 대한 관용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우려가 내포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더욱 낮은 자세로 취임사의 정신을 담아 상식이 통하고 관용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통령의 말대로 “한없이 자랑스러운 나라, 한없이 위대한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이명박 정부에 주어진 역사적, 시대적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이명박 대통령 “변화에 국운 달려… 익숙한 것 다 버려야”

    이명박 대통령 “변화에 국운 달려… 익숙한 것 다 버려야”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정부수립 이후 10번째 대통령이자,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날 0시 군 통수권을 비롯해 대통령으로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겨 받은 이 대통령은 오는 2013년 2월24일 자정까지 5년간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책무와 권한을 수행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내외 귀빈 4만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제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정 전반에 걸쳐 탈(脫)이념의 실용 노선을 견지할 뜻임을 천명했다. ‘선진화의 길, 다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그는 “건국 60주년을 맞아 올해를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섬기는 정부, 경제발전과 사회통합, 문화창달과 과학기술 발전, 안보 및 평화통일 기반 강화, 인류공영 이바지를 5대 국정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60년의 국운을 좌우할 갈림길에서, 국민 여러분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한 뒤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더 빨리 변해야 하며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헤어져야 한다.”며 자율과 창의를 통한 사회 각 부문의 대대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성장동력 확보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작은 정부 구현과 공공부문 경쟁 도입, 세금 감면, 조속한 규제 혁파, 투자환경 개선 등을 실천방안으로 내놓았다. 교육 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획일적 관치교육·폐쇄적 입시교육의 탈피와 공교육 정상화, 대입 자율화를 강조한 뒤 “교육복지를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외정책에 있어서 이 대통령은 새로운 외교 지표로 ‘글로벌 외교’를 내세운 뒤 “미국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로 발전시키고 동북아 번영을 위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한다면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000만 국민을 잘 살게 하고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언제든 남북정상이 만나 가슴을 열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변하지 않고는 선진일류국가는 없다.”면서 “소모적인 정치관행과 결별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생산적 실용정치를 펼치자.”고 제안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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