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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도약계좌 형평성·저소득층 역차별 논란… 꼼꼼히 설계해야[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청년도약계좌 형평성·저소득층 역차별 논란… 꼼꼼히 설계해야[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청년도약계좌’는 대선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이지만 재원 조달 문제부터 세대별 형평성, 실효성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도약계좌가 한시적 금융상품이 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실제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꼼꼼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년 1억 통장’이라 불리는 청년도약계좌는 10년 만기를 채우면 최대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근로사업 소득이 있는 만 19~34세(1987~2003년생)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내 저축을 할 때 정부가 소득 기준에 따라 최대 40만원씩 추가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성향에 따라 주식형·채권형·예금형 등의 투자 운용 형태를 선택할 수 있고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장기 휴직 등의 사유가 있을 땐 중도 인출과 재가입도 가능하다.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가 연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까지 지원해야 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예산이 얼마나 들지, 어떻게 예산을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유사한 금융상품으로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청년희망적금도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요(38만명)의 8배(290만명)가 몰리면서 예산도 2년간 1조 440억원 규모로 늘었다. 윤 당선인 측은 기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16일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의 확장판으로 대상 범위와 지원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결국에는 세금으로 운용되는 것인데 한정된 정부 수입에서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희망적금의 사례처럼 시중은행에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형평성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당장 중장년층에서는 ‘우리는 세금만 내고 청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소득별 혜택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가입 대상을 소득이 아닌 나이로 제한한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사회초년생이다 보니 소득 수준이 낮기는 하지만 청년이 아닌 저소득층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상 센터장은 “특정 그룹을 콕 집어서 지원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소외 그룹이 나온다”면서 “그렇다고 계속 두더지 잡기 식으로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을 수는 없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소득이 있고 저축이 가능한 중산층 청년을 위한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보배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연소득 2400만원 기준 월 30만원씩 저금해야 하는데, 과연 청년층이 그만큼 저축할 수 있는 삶을 사는지 의문”이라면서 “실질적인 최대 혜택 층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갖춘 청년이 될 가능성이 커 ‘역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수도권에서 월세를 내며 살아가는 청년층은 월 수십만원을 10년 동안 꾸준히 저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내건 또 다른 금융공약으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높이면서 수신금리는 더디게 올려 예대금리차로 과도한 이익을 올렸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윤 당선인은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제도를 도입하고, 필요 가산금리 적절성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서지용 교수는 “최근 금리 조회 비교 사이트 등이 많아서 소비자들이 알아서 비교해 볼 수 있는데 단순히 공시만 한다면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민금융은 기본적으로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부채 상환 연기, 이자 부담 완화 등은 복지정책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게 맞고, 그 밖의 금융상품이나 시장은 민간의 경쟁 원리에 따라 돌아갈 수 있도록 풀어 주는 게 역설적으로 금융소비자를 위한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 빚, 개인 선택 아냐… 작업대출 단속 강화해야”

    “청년 빚, 개인 선택 아냐… 작업대출 단속 강화해야”

    금융 상담·교육 제공 협동조합김영재 센터장 “금융 격차 커져불필요 종신보험도 덜컥 가입사각지대 발굴해 멘토링 진행”“학자금, 주거비 등 센터를 찾는 청년들이 빚을 지게 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학자금·주거비 대출을 단순히 청년들의 개인적 선택이라고 치부하는 건 청년들의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한 단견입니다. 청년들은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에서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에 ‘비자발적인 부채’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종로구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청지트)에서 만난 김영재(35) 센터장과 백승훈(31) 사무국장은 금융 취약계층인 청년들이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빚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지트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금융 상담과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2015년 설립됐다. 김 센터장은 이달 초 신청이 끝난 ‘청년희망적금’과 관련해 “가입 기준인 ‘연 소득 3600만원 이하’를 충족하는 청년들이 사회초년생을 제외하고도 290만명이나 몰렸다”며 “연 소득 3600만원은 결코 높은 수준의 소득이 아니다. 그만큼 청년들의 저소득 현상이 심각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년들이 ‘빚의 덫’에 빠지게 되는 사례도 언급했다. 백 사무국장은 “청년들은 ‘입출금 작업으로 거래 실적을 만들어 대출해 주겠다’는 유혹에 혹해 ‘작업대출’에 휘말리거나 상품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불필요한 종신보험에 덜컥 가입하기도 한다”면서 “버젓이 광고되고 있는 작업대출 단속 강화와 피해자 구제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센터에서는 내담자가 공개한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공하는 컨설팅 프로그램과 자립준비청년, 미혼한부모 청년, 북이탈청년 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청년세대 안에서도 격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세습 자본으로 인해 출발점이 달라지면서 세대 간 격차뿐 아니라 청년세대 내 금융 격차도 커졌다”며 “사각지대를 발굴해 멘토링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년층의 빚이 ‘남의 일’이 아니라 청년 누구나 ‘나의 일’이 될 수 있기에 청년 금융 지원에 나섰다. 김 센터장은 한때 사업을 하다 수억원대의 빚을 지고 도움받을 곳을 찾아 헤매다 청지트에 닿았던 청년이었다. 백 사무국장은 과거 채권추심 일을 하며 스무 살 남짓한 청년들에게 빚 독촉 전화를 하다 청년 부채의 심각성을 깨닫고 센터에 합류했다. 김 센터장은 “빚에 허덕이는 2030에게 한 줄기 빛이 돼 주고 싶다”며 “청년 부채 문제가 해결돼 청지트가 없어져도 괜찮은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위기 청년 불러 모아… 지역 활성화 사업… ‘아픈 청춘’ 꿈 둥지로[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위기 청년 불러 모아… 지역 활성화 사업… ‘아픈 청춘’ 꿈 둥지로[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목포에 청년들을 불러 모은 것처럼 일론 머스크가 지원해 주면 화성에도 청년을 모아 ‘괜찮아마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목포의 ‘괜찮아마을’은 마을 이름 같지만, 목포가 아닌 외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든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괜찮아마을을 만든 홍동우(36) 대표는 2018년 정부의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용역 사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를 만들어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한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앉겠다고 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목포에서 식당을 하거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하며 남은 청년들의 이야기는 일본 NHK 등 해외 방송에서도 관심을 갖고 전했다. 괜찮아마을의 성공으로 정부는 아예 지난해 전국에서 12개의 청년마을을 추가 선정해 사업 규모를 10배 넘게 키웠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4년부터 전국 일주 전문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아파트촌에서 나서 평생을 보내는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돌아가 쉴 고향이 없고, 한 달 최저임금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바닥난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숫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는 사실에 청년들에게 ‘마음의 안전벨트’를 채워 줄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포에서 청년마을 만들기를 하게 된 것은 제주도에서 운영한 게스트하우스 ‘한량유치원’에 왔던 강제윤 시인의 제안 때문이었다. 강 시인이 목포의 오래된 여관인 우진장을 20년간 무상 임대한 것이 괜찮아마을의 시작이다. 제주의 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느꼈던 홍 대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리조트를 빌려 청년마을을 열어 보려다 결국 목포에 정착하게 됐다. 목포의 단골 식당에서 인연을 만나 1년 반 전에는 목포 여성과 결혼했다. 홍 대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거실에서 한눈에 누릴 수 있는 30평대 아파트 신혼집의 월세가 35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살 때는 월세 60만원, 밥값 80만원이 생계유지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서울에서 버틸 때의 절반 비용으로 인생의 2막이나 3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강뷰’ 아파트는 청년들이 꿈도 꾸기 어렵지만, 목포의 ‘바다뷰’ 아파트는 언제든 가능한 셈이다.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면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목포는 1897년 개항과 함께 개발된 오래된 도시다. 목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에 일본강점기 건물 등이 남아 있는 구 도심이 집중되어 있다. 군 단위 행정구역으로 가면 아예 귀농이 되어 버려 청년들이 포기할 것이 많지만, 항구도시인 목포는 외지인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에 개방적이며 아량이 넓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괜찮아마을은 완도, 영광, 화순, 해남, 하동 등 지자체의 기획 및 홍보 사업에 참여하며, 청년들에게 ‘한달살이’, ‘일주일살이’와 같은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괜찮아마을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회초년생이거나 인생에서 방황기를 맞은 청년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이 청년들에게 홍 대표는 지역에 남으라고 하기보다 어디서든 하고 싶은 일을 잘해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성공은 강 시인이 무상임대했던 우진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오래된 여관은 1층은 복고풍 오락실, 2~3층은 새로운 감각의 숙소로 곧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안좌도의 ‘주섬주섬마을’ 대표는 목포대에 다닐 때 홍 대표의 강연을 들었던 청년이기도 하다. 괜찮아마을의 목표는 전국에 100여명의 청년들이 사는 청년마을을 20개 더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평균 4000만원의 연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괜찮아마을은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기획사처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제주에서 창업했다가 홍 대표를 알게 되어 3년 전부터 괜찮아마을에 합류한 김영범(30) 부대표는 “그동안 괜찮아마을은 식음료 판매, 콘텐츠 제작, 교육, 여행 등 지방소도시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에 집중해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규모도 넓힐 계획”이라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전국에서 괜찮아마을을 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꿈이 목포 앞바다의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 “목포에 괜찮아마을 만들듯 화성에도 청년 모을수 있어”

    “목포에 괜찮아마을 만들듯 화성에도 청년 모을수 있어”

    “목포에 청년들을 불러모은 것처럼 일론 머스크가 지원해주면 화성에도 청년을 모아 ‘괜찮아마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목포의 ‘괜찮아마을’은 마을 이름 같지만, 목포가 아닌 외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든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괜찮아마을을 만든 홍동우(36) 대표는 2018년 정부의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용역 사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를 만들어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한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앉겠다고 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목포에서 식당을 하거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하며 남은 청년들의 이야기는 일본 NHK 등 해외 방송에서도 관심을 갖고 전했다. 괜찮아마을의 성공으로 정부는 아예 지난해 전국에서 12개의 청년마을을 추가 선정해 사업 규모를 10배 넘게 키웠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4년부터 전국 일주 전문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아파트촌에서 나서 평생을 보내는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돌아가 쉴 고향이 없고, 한 달 최저임금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바닥난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숫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는 사실에 청년들에게 ‘마음의 안전벨트’를 채워줄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목포에서 청년마을 만들기를 하게 된 것은 제주도에서 운영한 게스트하우스 ‘한량유치원’에 왔던 강제윤 시인의 제안 때문이었다. 강 시인이 목포의 오래된 여관인 우진장을 20년간 무상 임대한 것이 괜찮아마을의 시작이다. 제주의 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느꼈던 홍 대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리조트를 빌려 청년마을을 열어보려다 결국 목포에 정착하게 됐다. 목포의 단골 식당에서 인연을 만나 1년 반 전에는 목포 여성과 결혼했다. 홍 대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거실에서 한눈에 누릴 수 있는 30평대 아파트 신혼집의 월세가 35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살 때는 월세 60만원, 밥값 80만원이 생계유지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서울에서 버틸 때의 절반 비용으로 인생의 2막이나 3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강뷰’ 아파트는 청년들이 꿈도 꾸기 어렵지만, 목포의 ‘바다뷰’ 아파트는 언제든 가능한 셈이다.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면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목포는 1897년 개항과 함께 개발된 오래된 도시다. 목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에 일본강점기 건물 등이 남아있는 구도심이 집중되어 있다. 군 단위 행정구역으로 가면 아예 귀농이 되어버려 청년들이 포기할 것이 많지만, 항구도시인 목포는 외지인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에 개방적이며 아량이 넓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현재 괜찮아마을은 완도, 영광, 화순, 해남, 하동 등 지자체의 기획 및 홍보 사업에 참여하며, 청년들에게 ‘한달살이’ ‘일주일살이’와 같은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괜찮아마을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회초년생이거나 인생에서 방황기를 맞은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이 청년들에게 홍 대표는 지역에 남으라고 하기보다 어디서든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성공은 강 시인이 무상임대했던 우진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오래된 여관은 1층은 복고풍 오락실, 2~3층은 새로운 감각의 숙소로 곧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안좌도의 ‘주섬주섬마을’ 대표는 목포대에 다닐 때 홍 대표의 강연을 들었던 청년이기도 하다. 괜찮아마을의 목표는 전국에 100여명의 청년들이 사는 청년마을을 20개 더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평균 4000만원의 연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괜찮아마을은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기획사처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제주에서 창업했다가 홍 대표를 알게 되어 3년 전부터 괜찮아마을에 합류한 김영범(30) 부대표는 “그동안 괜찮아마을은 식·음료 판매, 콘텐츠 제작, 교육, 여행 등 지방소도시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에 집중해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규모도 넓힐 계획”이라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전국에서 괜찮아마을을 열고 싶어하는 청년들의 꿈이 목포 앞바다의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 연 10% 청년희망적금 7월 가입 재개되나

    연 10% 청년희망적금 7월 가입 재개되나

    연 10%대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 가입이 오는 7월께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2021년 중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청년을 위해 오는 7월께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7월 가입 재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 가운데 직전 과세기간(2021년 1∼12월) 총급여가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인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소득 요건이 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소득이 파악되는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는 당초 예산 456억원(약 38만명)을 책정하고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에 연중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신청이 쇄도하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만 신청을 받기로 했다. 가입 시한이 예정보다 앞당겨지면서 작년에 처음 소득이 발생한 사회초년생은 청년희망적금 신청 자격을 잃게 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국회는 지난달 여야 합의로 추경예산을 의결하면서 “정부는 청년희망적금 프로그램 추진 시,청년들의 수요가 충분히 충족될 수 있도록 지원 대상 확대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시행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대한 많은 청년에게 가입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거나 가입 대상 확대 공약을 제시했다.
  • 예적금의 부활… 최고 7%, 금쪽같은 내 금리

    예적금의 부활… 최고 7%, 금쪽같은 내 금리

    하나은행 35세 이하에 최대 4%NH 등도 사회초년생 특화 상품반려동물 키우면 KB서 3.35%신한은행은 65세 이상에 2.8%우리은행, 롯데카드 연계해 7%증시 불안정성이 커지고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은행 예적금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는 금융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에서도 저마다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리거나 특판 상품을 내놓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양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면 최고 7%대의 금리 혜택도 누릴 수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다수 출시돼 있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적금’은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하의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금리 등을 포함해 최대 연 4.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NH농협은행의 ‘NH1934월복리적금’도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급여 실적, 비대면 채널 이체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해 1년 만기 기준 최대 연 4.85%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KB마이핏적금’ 금리는 1년 만기 최고금리가 연 3.5%다. 기본금리 1.9%에 우대금리를 최대 연 1.6% 포인트 추가 지급한다. 만 18~30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우리은행의 ‘스무살 우리 정기적금’도 최고 3.4%의 금리가 제공된다. 고객의 성향에 맞춘 이색 예적금 상품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KB국민은행의 연 최고금리 3.35%인 ‘KB반려행복적금’도 쏠쏠하다. 3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 연 1.85%에 반려동물 정보를 등록하거나 반려동물 산책, 양치 등을 10회 이상 실천하면 최고 연 1.5%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실천 서약을 하거나 신한 쏠(SOL)에 다회용기 사용 실천 사진을 올린 친환경 이용자 또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용기 적금’을 판매 중이다. 최대 연 2.8%의 금리를 제공한다. 1년 만기 기준 최대 금리가 연 2.9%인 하나은행의 ‘하나의 여행 적금’은 제휴 여행사 하나투어를 통해 여행할 경우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하나투어 마일리지도 5% 적립해 준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의 거래 실적과 롯데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고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적금 by 롯데카드’는 최고 연 7%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기본금리 연 1.4%에 우대금리까지 합치면 최대 4.4%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2금융권도 쏠쏠하다. 한화저축은행의 ‘라이프플러스 정기적금’은 캐롯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에 1년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6.3%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든든적금’은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적금금리가 올라가는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2%에 신용점수가 350점 이하면 3% 포인트를 우대해 주며, 첫 고객 지급 금리까지 합치면 최대 6%의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단독] “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 “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 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 ●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세트장 무너져도 “산재 아냐”…카메라 뒤 스태프의 눈물

    세트장 무너져도 “산재 아냐”…카메라 뒤 스태프의 눈물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 설치를 담당했다.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지나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스태프 2명 중 1명꼴 부상·질병 경험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을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 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응답자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 “소송해봐야 좋을 것 없다” 합의 종용도지나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 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을 엄두조차 못내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딛은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 촬영장 밖 과로사도…K드라마 잔혹사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씬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 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폐역된 옛 하동역, 미래 꿈꾸는 공간으로 재탄생

    폐역된 옛 하동역, 미래 꿈꾸는 공간으로 재탄생

    경전선 복선화로 폐역된 경남 하동군 옛 하동역 자리에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공간 ‘하동 드림스테이션’이 들어선다.하동군은 2016년 경전선 복선화 사업으로 새 역이 설치돼 사용하지 않게 된 옛 하동역사 자리 일원에 지역민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생활SOC(사회기반시설) 구축 사업의 하나로 하동 드림스테이션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받은 국비 35억원 등 총 사업비 50억원으로 추진한다. 드림스테이션은 옛 역사 일원 2892㎡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1533㎡ 규모로 조성돼 지역 맞춤형 생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드림스테이션 1층에는 일자리지원실과 아이돌봄센터가 들어서고, 2층은 청소년 희망 문화공간과 마을학교 등이 배치된다. 3층에는 공유센터와 공유사무실, 회의실 등이 마련되고 4층에는 하동과 옛 하동역의 역사를 담은 갤러리와 카페가 각각 들어선다. 건물 밖에 150㎡ 규모의 스마트 온실 ‘첫걸음 농장’이 조성돼 초기 귀농인들의 교육 및 실습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드림스테이션의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 보행 편의를 위해 전동카트, 전동자전거 등 전동이동 수단을 도입한 공유 모빌리티가 운영될 계획이다. 하동군은 올해 지역개발구역 지정과 실시계획 등 행정절차를 거쳐 빠르면 올 연말 착공해 2024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하동군은 드림스테이션이 완공되면 귀농을 꿈꾸는 젊은 귀농·귀촌인,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차세대 인적자원, 은퇴 장년층 등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동군 관계자는 “하동 드림스테이션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 및 각계각층 전문가와 체계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등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도시공사, 부산 일광·용호 행복주택 1067가구 모집

    부산도시공사, 부산 일광·용호 행복주택 1067가구 모집

    부산도시공사는 일광·용호 행복주택(1천67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행복주택은 청년층 등의 주거비 경감을 위해 시세에 비해 저렴한 조건으로 공급한다. 일광 행복주택은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853번지 일원으로 동해남부선 일광역이 생활반경 1km내에 위치하고 있다.오시리아 관광단지와 기장군 인근 각종 산업단지로의 출퇴근이 용이하다. 전체 8개동 25층 규모이다. 주거전용면적 기준으로 19㎡(216세대), 29㎡(214세대), 36㎡(44세대), 44㎡(306세대), 59㎡(219세대)이다. 부대복리시설로 맘스라운지, 피트니스센터, 어린이집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청년의 복지환경 및 신혼부부의 보육환경을 지원한다.용호 행복주택은 남구 용호동 23번지 일원으로 걸어서 5분 이내 버스정류장이 있다. 인근에 경성대학교, 부경대학교 등 3개 대학과 도시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1개동 13층 규모로 주거전용면적 기준으로 26㎡(36세대), 44㎡(32세대)이다. 부대복리시설로 주민운동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 일광·용호행복주택의 입주대상은 무주택자 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대학생, 취업준비생, 청년,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예비포함), 한부모가족, 고령자, 주거급여수급자이다. 일광·용호행복주택의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청약신청은 오는 3월 2일부터 3월 11일까지 부산도시공사 홈페이지를 참고해 전자우편으로 하면 된다.
  • “너 좀 맞자” 놀이터서 다짜고짜 10대 폭행한 남성 집행유예

    “너 좀 맞자” 놀이터서 다짜고짜 10대 폭행한 남성 집행유예

    놀이터에서 아무 이유 없이 10대 학생들을 때리고, 도움을 요청받은 행인과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폭행을 휘두른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는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0일 오후 10시 30분쯤 인천 연수구의 한 놀이터에서 B(15)양 등 10대 남녀 학생 4명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술에 취한 A씨는 놀이터에서 B양 일행에게 다가가 “저기요”라고 말을 건 뒤 다짜고짜 “너 좀 맞자”며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망친 B양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행인 C(54·여)씨도 A씨로부터 폭행당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순찰차에 탄 뒤에도 욕설을 내뱉으면서 경찰관의 팔을 깨무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윤 판사는 “피고인은 아무런 이유 없이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경찰관까지 폭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들 모두와 원만하게 합의했고, 사회초년생으로 과거에 저지른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제주도 신혼부부·사회초년생들, 연·월세 부담 이젠 그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혼부부·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주거비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펼친다. 도는 주거비 부담을 겪는 도민을 돕기 위해 세대별·계층별로 대출이자 지원사업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도내 거주하는 무주택 신혼부부, 자녀출산 가정은 주택 전세자금 대출잔액의 1.5%, 최대 11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중 3자녀 이상 가구와 장애인, 다문화 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잔액의 2%,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 및 자녀 출산가구 주택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은 도민의 전세자금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2012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작년까지 6224가구에 47억9200만원을 지원했다. 신청은 오는 17일부터 2월 25일까지 주소지 소재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2019년부터 주거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작한 연·월세 세입자를 위한 대출이자 지원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7년 이내 무주택 신혼부부, 자녀출산 가정, 만 19~39세 이하 재직기간 5년 이내 사회초년생이 대상이다. 보증금 3000만원 이하, 연세 720만원 또는 월세 60만원 이하의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도민은 제주은행 및 농협은행을 통해 연간 최대 6000만원의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출잔액 이자의 3.5%(연 최대 21만원)를 지원한다. 신청은 제주도 건축지적과에서 하면 된다. 이창민 도시건설국장은 “세대별·계층별 주거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도민 주거 실태에 맞는 사업을 확대해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 “폰 분실했다가 카카오페이로 전 재산 털려…네이버페이는 달랐다”

    “폰 분실했다가 카카오페이로 전 재산 털려…네이버페이는 달랐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수백만원을 잃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카카오페이 보안 뚫림으로 전재산 날려 경찰서 갔다온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4일 오후 10시쯤 퇴근길에 버스를 타려고 뛰던 중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뒤 이같은 일을 당했다고 썼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렸을 것으로 추정된 곳을 30~40분 동안 찾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날 오전 11시쯤 지인의 공기계에 유심을 꽂아 기존 번호를 다시 개통했더니 그날 새벽 카카오페이를 통해 거액이 인출됐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5일 새벽 0시 17분부터 0시 51분까지 7번의 카카오페이 충전(580만원)과 24건의 이체 내역(약 577만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회초년생이라는 글쓴이는 “카카오페이 금융안심센터로 전화했더니 수사기관에 신고부터 하라고 했다”면서 이에 따라 수사기관에 연락했지만 신고 접수를 위해 거래정지해제 및 거래내역서 발급 등 카카오페이 측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거래내역서를 발급받기 위해 금융안심센터로 전화했더니 해당 민원은 고객센터로 연락해야 한다고 했고, 고객센터로 연락했더니 먼저 금융안심센터에서 거래정지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총 14번의 통화를 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거래내역서 발급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을뿐더러 ‘거래정지를 해제하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다’는 말과 ‘수사기관에 가라’는 말만 반복했다”면서 “이런 말을 반복하는 동안 내 피해에 대한 안내는 일절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네이버페이의 대응은 카카오페이 측과 완전히 달랐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글쓴이는 “네이버페이에도 금액 충전이 된 사실을 알았다”면서 “네이버페이는 ‘이상감지’ 시스템으로 인출이 불가능하도록 막아두었고, 다행히 (가해자가 충전한 ) 190만원이 (이체되지 않고) 포인트로 남아 있어 돈을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상감지로 인해 인출이 막혀 네이버페이 고객센터로 전화하니 다시 전화주겠다는 답변과 함께 30분 뒤에 전화가 왔는데, 네이버페이 측은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이후 거래, 피해액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고, 추후 보안을 위해 글쓴이가 해야 할 일들을 문자메시지로 안내했다고 한다. 또 가해자가 어떤 식으로 돈을 인출하려 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잃어버린 휴대전화에서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글쓴이가 마스크 때문에 페이스아이디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귀찮아 폰 잠금을 해제하고 다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은 당연히 내 잘못이 맞지만,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는 이유로 전 재산을 날리는 게 맞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면서 “플랫폼 차원의 적절한 안내도 없고, 전화 연결까지 어려워 피해자인 상황에서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휴대전화를 분실한다면 간편결제와 관련된 분실신고부터 반드시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측은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새로 바뀐 금융안심센터 직원이 실수한 탓에 차단이 해제돼 거래가 진행됐다”면서 “현재 카카오페이 금융소비자팀에서 전자금융통신사기 선보상 대상으로 확인돼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인력의 추가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재발 방지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 “MZ세대, 투자 이렇게”…‘서울영테크’로 재테크 상담해보니

    “MZ세대, 투자 이렇게”…‘서울영테크’로 재테크 상담해보니

    “돈이 많든 적든 사회초년생일수록 재무 설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미래를 잘 준비하고 현재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서울영테크 박수연 상담사)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출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만 19~39세 청년에게 무료로 재무 상담을 지원하는 ‘서울영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영테크 사업을 시작한 뒤 두 달여 동안 1270명이 신청했다. 평균 연령은 29~30세로, 대부분 사회초년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남성(22%)보다 여성(78%) 신청자의 비중이 높았다.  서울영테크는 재테크 열풍 속 청년들이 올바른 재테크 지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 거주 청년들에게 온·오프라인 무료 재무상담과 재테크 교육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로 번 종잣돈으로 투자를 하고 싶다”, “비트코인에 대해 알려 달라”는 등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공인된 재무설계 전문가들이 1:1로 알려준다. 다만 상품판매 및 권유는 금지돼 있다.  지난 3일 ‘서울영테크’를 통해 기자와 재무 상담을 진행한 상담사 역시 특정 종목을 추전하기보다는 종합적인 재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상담사는 신청자가 미리 작성해서 제출한 ‘상담기초정보’를 통해 월 수입과 지출, 저축 및 투자, 자산 및 부채 현황 등을 파악했다. 주식 투자 현황을 물어본 뒤 “주식 투자는 만기가 없다보니 목표수익률을 정해 이를 달성했을 때 한 번 팔거나, 다른 투자처로 옮겨야 한다”는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상담이 이뤄졌다. 또 전반적인 저축 및 투자 상황을 파악하고는 “매월 적립식 투자 비중을 더 높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가상자산에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묻자, “변동성이 커 투자 대상으로 아주 적합하진 않지만 시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은 3세대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보고 각각 분산해 투자하면 몇 개가 하락하더라도 반대로 오르는 종목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홈페이지를 통해 재무상담을 신청한 뒤 실제로 상담이 이뤄지기 까지는 열흘이 걸렸다. 시 관계자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다보니 주중 저녁시간대나 주말에 상담 신청이 몰려 매칭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서울영테크’에 상담을 신청하는 청년들은 종합 재무상담(94%)을 가장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지출관리(75%), 금융투자상품 분석(70%), 신용관리(3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영테크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연 상담사는 “현재 내가 (투자를) 잘하고 있는지 전반적인 재무 진단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다”며 “수익률은 높이고 위험은 낮추는 투자에 대한 조언을 물어보곤 한다”고 전했다. 박 상담사는 다양한 투자 경험을 통해 ‘나에게 맞는 투자형태’를 찾아가라는 조언을 한다고 한다. 그는 “투자에도 경험을 쌓는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너무 위험한 투자를 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본인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상품판매 및 권유가 금지돼 있다보니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일반 재테크 상담은 상담비를 내야 하거나, 무료라고 해도 결국은 금융상품 권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 상담사는 “재무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어도 그때마다 금융상품 판매를 제안받았다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서울영테크를 통해 궁금한 점이 해결됐고 방향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받았다는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올해 서울영테크 관련 예산으로 14억 5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이 7억 7000만원 수준으로 깎였다. 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비대면 상담은 내실화시키고 다음달부터 대면 상담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시론] 양극화 해소 위해 주택 자가비율 높여야/진희선 연세대 특임교수·전 서울시 부시장

    [시론] 양극화 해소 위해 주택 자가비율 높여야/진희선 연세대 특임교수·전 서울시 부시장

    최근 몇 년 사이 집값 폭등으로 국민의 삶은 불안하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금리 인상과 더불어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 소식이 들린다. 이달부터는 서울시 주요 지역에서도 집값과 전세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보도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집값은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2013년 수준의 폭락장으로 이어지면 큰일이다. 집값은 폭등도 문제이지만, 폭락은 더 위험하다. 5억원 하던 집이 10억원으로 오르면 100% 상승한 것이지만, 10억원이던 집이 5억원으로 떨어지면 50% 하락한 것이다. 같은 가격의 등락인데도 상승보다 하락의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진다. 주택은 우리 삶을 담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그렇기에 주택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에서 중요한 과제다. 10년 주기로 등락을 거듭해 왔던 시장 추세로 보면 2023~2024년이 하락 지점이 될 수도 있다. 집값이 폭등하면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지만, 집값이 폭락하면 국민은 더 고통스럽다. 주기적으로 등락하는 주택가격의 변화 속에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전국 기준으로 10명 중 6명은 자기 집에 살고, 4명은 남의 집에 세 들어 산다. 반대로 서울 기준으로는 10명 중 4명이 자기 집에 살고, 6명은 남의 집에 전월세로 산다. 이 수치는 주택 자가비율 통계 산출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2006년 이후 주택이 매년 50만~60만호 건설돼 15년간 800만호(서울은 60만호)가 추가 공급됐는데도 남의 집에 전월세 사는 비율은 줄지 않았다. 주택 공급은 다주택자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다주택자들은 2012년 13.6%에서 2020년 16%를 넘어섰다. 주택 소유자 6명 중 1명이 다주택자이고, 20대 이하 다주택자도 1만명을 넘어 부의 대물림을 통해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작금의 주택 제도 체제에서는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서울에 사는 10명 중 6명은 전월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서울에서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은 10년에 한 번꼴로 이사하지만, 세 들어 사는 사람은 4년마다 이사한다. 그만큼 세입자들은 거주가 불안하다. 지난 30년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과 전월세금은 6배 이상 상승했다.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은 6배의 재산 증식이 된 셈인데, 전월세로 사는 사람은 6배로 상승하는 전월세금을 마련하느라 등골이 휘었을 것이다. 집은 사는 것(living)이기도 하지만 사는 것(buying)이다. 자기 집에서 사는 것은 거주의 안정성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자산 증식 효과도 있다. 최근 집값 폭등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계층은 전월세 사는 사람들이다. 가장 이익을 얻은 사람은 다주택자임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의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주거 약자들에게 고통이 가중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우리 주택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주택 자가비율을 높여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에게 가장 큰 재화인 주택을 보유하게 해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자가 소유 기회를 대폭 지원하는 것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고, 취득세 등 세제를 감면해야 한다. 지분적립형 분양과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 주택 분양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한편에서는 다주택자들이 과다하게 편취하고 있는 불로소득을 공공이 환수하도록 세제를 대폭 혁신해야 한다. 민간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다주택자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나, 현 제도에서 이들이 편취하는 이익은 너무 과대하다. 다주택자들이 적정한 이윤을 취할 수 있는 여건은 보장하되 과다하게 소유한 주택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해 무주택자들이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주택 자가비율을 높이는 것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늘리는 방법이며, 주택으로 인한 양극화를 막는 등 3가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현안을 놓고 여야 정치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앞으로 70여일 남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주택 자가비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 [사설] 취약계층 등쳐 온 소액결제 업체들, 정부는 뭐했나

    [사설] 취약계층 등쳐 온 소액결제 업체들, 정부는 뭐했나

    그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체료 부풀리기로 소비자들을 등친 다날 등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업체 4곳에 16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G모빌리언스와 SK플래닛 등 두 곳은 검찰에 고발도 했다. 4개 업체는 국내 소액결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업체들이다. 최근 9년 3개월 동안 월 100만원 이하를 결제하는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연체료를 정부 권고선인 3%보다 높은 5%로 담합했다. 소액결제는 신용 확인 절차 없이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회초년생 등 금융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한다. 휴대폰 요금을 기일보다 하루라도 늦게 내면 5%의 연체료가 부과되는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60%에 이른다. 한 번 연체하면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인 연 30%의 2배라는 ‘연체료 폭탄’을 맞는 셈이다. 차제에 담합금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 상향, 업체에 대한 형사처벌 도입 등 담합을 근절할 강력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공정위의 과징금은 담합 기간에 일어난 매출액의 10% 이내에서 부과된다. 이번엔 관련 매출액 3753억원의 5%선이고, 지난달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 담합 업체들의 경우 3%선이었다. 이 정도 과징금 부과로는 자유경쟁 촉진과 소비자 보호를 위협하는 담합 행위를 근절할 수 없다. 담합으로 한 번 적발되면 회사가 사업을 접을 정도로 강하게 징벌해야 소비자의 선택권을 봉쇄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과징금 부과 기준을 현행보다 상향하고 발생한 손해의 3배 이내로 된 배상 책임 한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보상받도록 소비자보호단체의 협조도 필요하다. 과징금은 국가재정으로 환수된다. 9년 넘게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공정위가 이번 조사를 하게 된 것도 피해자 신고가 있어서였다. 소비자보호단체가 피해자들을 대신해 단체소송을 대리하는 것도 검토하길 바란다.
  • 하루 14시간 근무·5인 미만 위장 그래도 우린 같은 근로자입니다

    하루 14시간 근무·5인 미만 위장 그래도 우린 같은 근로자입니다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호소한 까닭은디자이너 강여름(26)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한 스타트업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첫 직장을 얻은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입사 후 3개월은 수습이라는 이유로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프리랜서로 사업자 소득 3.3%만 신고됐다. 수습기간이 종료된 후 강씨가 마주한 건 무단결근 시 급여의 200%를 삭감한다는 계약서와 하루 14시간의 고강도 업무. 제대로 된 임금도 주지 않은 채 업무 압박과 야근이 계속됐다. 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계약이 근로기준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회사가 사실상 직원을 5인 이상 두고도 정규직 직원을 적게 산출해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한 곳이란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 강씨는 17일 “5인 미만 기업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을 혜택인 것처럼 위장해 법을 피해 가는 회사가 늘고 있다”면서 “사회초년생이 더이상 피해당하지 않도록 모든 근로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수고용직·플랫폼·초단시간·5인 미만 사업장 등 과거와는 다른 ‘변칙 노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의 근로기준법이 사실상 노동자인 이들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권리찾기유니온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추진단’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을 계약의 형식으로 차별하는 근로기준법 2조와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근로기준법 11조를 문제 삼았다. 국회에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 대표발의안 등 이를 보완할 개정안이 상정돼 있지만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사업장 규모나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누구나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소액결제 ‘연체료 폭탄’에 ‘과징금 폭탄’ 때린 공정위

    소액결제 ‘연체료 폭탄’에 ‘과징금 폭탄’ 때린 공정위

    소비자들에게 ‘연체료 폭탄’을 안긴 휴대전화 소액결제사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폭탄’을 때렸다. 소액결제사들은 지난 9년간 4000억원에 육박하는 연체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월 100만원 이하의 소액 상품을 살 때 사용되는 비대면 결제서비스로, 신용 확인 절차 없이 통신사에 가입만 돼 있어도 이용할 수 있다. 공정위는 17일 휴대전화 소액결제 서비스에 연체료 제도를 도입하자고 담합한 ‘KG모빌리언스’, ‘다날’, ‘SK플래닛’,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4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69억 3501만원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KG모빌리언스와 SK플래닛 등 2개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2010년 1~3월 연체료 제도를 공동으로 도입하기로 담합하고 연체료 비율을 대금의 2%로 정했다. 이어 2012년 1~9월에 연체료율을 5%로 인상했다. 이들은 이자제한법상 연체료율을 2.5%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뒤 민법상 ‘손해배상예정액’ 개념을 적용해 5%로 올렸다. 1개월 5% 연체율을 연이율로 환산하면 60.8%에 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단 하루만 연체돼도 5%의 연체료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과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체료율을 내리라”며 행정지도를 했지만 4개사는 담합해 무력화시켰다. 이들은 1개월 이내 상환 시 연체료율만 4%로 1% 포인트 낮췄고 1개월 초과 시 연체료율은 5%를 계속 유지했다. 이 담합은 2019년 6월까지 유지됐다. 4개사가 9년간 소비자들로부터 받아 챙긴 연체료는 3753억원에 달했다. 지금은 1개월 이내 3%, 1개월 초과 3.5%를 적용하고 있다. 연체 2개월차부터 계속 같은 연체료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빨리 상환할수록 손해인 구조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사회초년생 등 금융취약계층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2019년 기준 소액결제 이용건수 3억 934만건 가운데 9280만건(30.0%)이 연체됐는데, 100만원 이하의 소액결제를 연체할 정도면 금융취약계층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소액결제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4개 소액결제사의 담합을 적발해 서민 생활의 피해를 억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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