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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개혁 가속화… 美와 관계 정상화 지속엔 의문

    10년 전 권좌에서 물러났지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타계하면서 동생 라울 카스트로(85) 의장이 추진 중인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피델은 2006년 건강이 악화되자 동생 라울에게 권력을 이양하기 시작했으며, 2008년 의장직을 넘겨주면서 공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그러나 이후 10년간 라울이 추진하는 개혁·개방 정책에 제동을 걸어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피델은 중국과 베트남식의 시장경제 사회주의를 도입하는 데 반대했으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지난 4월 쿠바공산당 7차 전당대회에서 주요 경제개혁 정책이 발표되는 것을 저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런 연유로 라울은 형 피델의 타계 이후 진정한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쿠바의 은퇴한 교회사가 엔리케 로페스 올리바는 “(피델의 사망으로) 라울은 더 큰 자유를 느낄 것”이라며 “변화의 과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쿠바의 경제적 지원자였던 베네수엘라가 경제 붕괴 상태에 빠지면서 라울의 개혁 노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하지만 그의 개방 정책의 핵심인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진 모양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카스트로 정권에 부여한 모든 양보를 차기 대통령이 철회할 수 있다”면서 “카스트로 정권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을 경우 양보를 거둬들일 것”이라며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재협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오바마는 자신의 업적 중 하나인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지속시키기 위해 남은 임기 두 달간 정상화 조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8:1로 보수 짙은 헌재… 탄핵은 다르다?

    8:1로 보수 짙은 헌재… 탄핵은 다르다?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탄핵 정국의 막이 올랐다. 관심은 이제 두 가지다. 야 3당이 새누리당 비박계와 연대해 탄핵안을 국회에서 여하히 처리하느냐, 그리고 국회를 거쳐 넘어온 탄핵심판안을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는 보수 색채가 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면면을 들어 내심 헌재가 박 대통령 지키기의 최후 보루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내년 1월과 3월에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임기가 끝나는 만큼 남은 7명 중 2명이라도 반대하면 탄핵안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로 9명의 헌재 재판관 구성을 보면 보수색이 강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재 수장이 된 박한철 소장과 조용호·서기석 재판관 등 6명이 보수적 인사로 분류되고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김이수 재판관과 여야 합의로 선출된 강일원 재판관 등 3명이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22일 서울신문이 최근 2년간 헌재가 내린 주요 판결 10건의 결정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런 성향이 확인됐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 당시 헌재는 재판관 8명의 ‘인용’ 의견으로 통진당 해산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당 활동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6명 이상의 동의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예상이 많았으나 8명의 재판관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통진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첫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김이수 재판관만이 “일부 내란 관련 활동을 모두 당의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5월 교원노조 가입자를 현직 교사로 제한한 ‘교원노조법’ 조항에 대해 8대1의 합헌 결정이 나온 것도 현 재판관들의 성향을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당시 대다수의 재판관들은 “해고된 교원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해직자가 포함된다고 해서 교원노조가 정치화될 위험이 없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생계형 성매매’ 처벌에 대한 논란 속에서 올해 3월 진행된 ‘성매매특별법’ 위헌심판에서도 헌재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성도덕이라는 공적 가치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자발적 성매매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부 및 전부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은 김이수·강일원·조용호 재판관 등 세 사람에 불과했다. 다만 재판관들은 이념 성향이 드러나기 어려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못하게 한 현행법 ▲대통령 상관모욕죄 처벌 ▲국회선진화법 위헌 여부 등 판결에 대해서는 보수·진보 성향과 다른 의견을 냈다. 그러나 헌재 구성원들의 개별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로 드러난 박 대통령 혐의의 무게를 감안하면 탄핵 결정에 이의를 다는 재판관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12년 전 선관위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한 사안과 검찰이 특별수사본부까지 꾸려 수사한 박 대통령 사건은 중대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보수적인 재판관이라고 해서 기각을 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도 이를 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한 청구인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사전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헌재가 본안 심사에 들어갈 경우 대통령의 혐의가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하는 만큼, 사실상 탄핵심판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北에서의 만화란 풍자라고는 없는 전래동화 이야기”

    “北에서의 만화란 풍자라고는 없는 전래동화 이야기”

    탈북민 남한정착기 다룬 ‘로동심문’네이버 인기 힘입어 단행본 출간 “웹툰으로 북과 남을 가깝게 만들고 싶어요.” 탈북민의 남한 정착기를 다룬 웹툰 ‘로동심문’이 은근히 인기다. 지난 5월 아마추어 작가들의 무대인 네이버 도전 만화에 등장한 이 작품은 넉달 만에 베스트 도전으로 승격하며 정식 연재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최근 단행본(꼬레아우라 펴냄)이 출간되기 도 했다. ‘로동심문’은 실제 평양 출신 탈북자가 그리고 있어 더욱 화제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최성국(36) 작가는 ‘로동심문’이 북과 남의 벽을 허무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주가 있었다. 중학교 때 그렸던 반미, 충성 선전물이 눈에 띄어 전문 미술교육을 받게 됐고, 평양미술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뒤에는 푸짐한 배급으로 북에서 꿈의 직장으로 여기는 4.26만화영화촬영소에 들어갔다. 외화벌이를 위해 1980년대에 만들어진 곳이다. “미국 디즈니나 일본 작품은 지겨울 정도로 보며 참고했지요. 프랑스, 이탈리아 쪽의 하청을 하거나, 디즈니와 유사한 작품을 만들어 수출하기도 했어요. 국내용으로는 TV 애니메이션, 북쪽 표현으로 아동영화를 만들기도 했어요. 한국처럼 재미난 작품은 안 만들어요. 주로 당에 대한 충성심과 미제에 대한 투쟁심을 고취시키는 그런 작품을 만들었죠.” 북에도 출판 만화가 있기는 있다고 했다. “김일성이 태어나기 이전의 전래동화 같은 옛 이야기, 남으로 치면 ‘선녀와 나뭇꾼’이나 ‘심청전’을 극사실주의 그림체로 그려요. 만화적인 그림체는 없어요. 사회주의는 모든 게 신성화되어 있어 풍자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김일성 등을 풍자하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것이 되니까요.” 8년간 일했던 촬영소를 떠난 뒤 중국에서 들여온 중고 컴퓨터에서 미처 삭제되지 않은 남쪽 영화, 드라마 등을 복제해 몰래 팔았다가 적발이 됐다. 남쪽 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류가 북한 사회에 번지며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한국스럽게’ 됐다고 할까요. 당시 영화로는 ‘어린 신부’, 드라마는 ‘줄리엣의 남자’, 노래는 룰라 등이 인기가 많았죠.” 남한 땅을 밟은 것은 2010년. 처음엔 만화 쪽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남쪽에서 유행하는 작품을 보니 당최 웃음 코드를 모르겠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처음엔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다가 대북 관련 방송국에 들어가 PD로, 기자로, 아나운서로 다양한 경험을 한 게 다시 만화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시사 코너도 만들어보고 콩트 코너도 만들어보며 조금씩 남쪽 사회를 알아가게 됐죠. 그러다가 한 번에 확 보이더라고요. 70년 이상 갈라진 남북을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떠나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매개체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이 때 만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탈북민들도 ‘로동심문’을 보고 즐거워 한다는 최 작가는 국가정보원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흐려졌다. ‘로동심문’에서는 국정원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묘사된다. 요즘 국정원이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지탄받고 있기 때문에 미묘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가 경험한, 있는 그대로를 그리고 있지만 국정원에서 강요받았냐, 시켰냐는 댓글도 이따금 달려요. 대부분은 북에 대해 몰랐다, 오해했다, 통일을 잘 준비해야 겠다는 댓글이 많죠. 그런 댓글이 힘이 되죠.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먹고 사는 문제가 녹록지 않아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이따금 안보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 전업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눈을 빛낸다. “머릿 속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비밀이에요. 일상적인 소재지만 누구나, 특히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중국보다 나빠진 삶의 질, 헛소리일까요

    GDP 높지만 청렴도·경쟁력 추락 돈과 행복의 크기가 꼭 비례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가 많습니다. ‘삶의 질’은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얘기죠. 그럼에도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있어 소개를 하는데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8일 주요 국제기관들의 자료를 취합해 ‘2016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발간했습니다. 올해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이 세계 47위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45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총 61개국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4.95점으로 지난해(40위)보다 7계단 추락해 중국(5.26점)보다 못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선진국인 스위스(1위·9.83점)와 미국(18위·8.26점), 일본(20위·8.11점) 등과는 비교하기가 창피합니다. IMD가 집계한 국제경쟁력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29위로 지난해(25위)보다 4단계 하락했습니다. 국가의 부패 수준을 보여주는 투명성지수는 43위로 3계단 후퇴해 중국(41위)보다 청렴도가 낮았습니다. 국가이미지도 16위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떨어졌습니다. 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 7195달러(32위)로 중국(7990달러·76위)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많이 벌면 삶의 질도 좋아질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사회 환경을 살펴보면 우리 국민의 고단한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위로 노동 강도가 매우 셉니다. OECD 평균은 1756시간으로 우리 국민이 연 357시간을 더 일하는 셈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조사한 실업률은 14위(3.6%)로 상위권이었고, 경제성장률은 104위(2.6%)로 하위권입니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인 ‘니트족’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15위(18%)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26명으로 총 169개 국가 중 166위로 최하위권에 속했습니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답게 인터넷 속도(26.7Mbps)와 ICT 발전지수(10점 만점 8.93점)에서는 세계 1위에 올랐고, 지난해 수출(6위)도 최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하나하나 뜯어보면 삶의 질이 높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순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코웃음 칠 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개선해야 할 대목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성정치는 죽었다… ‘분노·불신’의 SNS가 권력을 바꾼다

    기성정치는 죽었다… ‘분노·불신’의 SNS가 권력을 바꾼다

    미국은 막말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했다. 금융자본주의의 심화가 부른 양극화는 중산층의 분노를 자아냈고 트럼프는 반세계화, 즉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자’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뉴미디어는 골방에 있던 생각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러냈고 동조자들은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세력이 됐다. 트럼프가 만든 새로운 형태의 승리는 미래 정치 지형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승리에 지구촌이 화들짝 놀라고 있지만 사실 많은 미래학자와 사회학자는 진작 이런 아웃사이더의 승리를 예고해 왔다. 디지털미디어를 바탕으로 대중의 정보력이 증가하고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정치는 갈수록 권위를 잃고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가중돼 검증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인물을 찾는 투표 성향이 크게 강화된다는 것이다. 다수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념을 중시하는 기성 정치인은 한계를 맞을 것이며, SNS는 권력의 잦은 교체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즉 민족주의적 해법에 미국의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몰락한 백인 중산층’의 민심이 돌아섰다”며 “이들을 소외시킨 건 워싱턴의 기성 정치인이었고, 트럼프는 제3의 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에서 나타난 버니 샌더스의 돌풍도 같은 방향으로 해석했다. 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하면서 한계는 있었지만 샌더스가 사회주의를 백인 중산층의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세계를 관할하는 ‘정부 위의 정부’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업 같은 정부’를 미국인들이 택했다는 의미다. 사실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르다’는 금융자본주의의 허점은 지금 여러 나라의 민족주의 열풍에 힘을 싣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등이 그렇다. ●개인 이익 위한 ‘기업 같은 정부’ 원해 미래학자와 사회학자들은 미래 정치가 이념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곤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극화 현상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이념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분노의 정치가 비정상적인 지도자들을 선택할 경우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세계 평화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극심한 양극화로) 미국보다 더 분노하고 있으며 내년 대선에 같은 유형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기존 정치가 대변하지 못하는 계층들의 분노, 특히 청년층의 절망이 크다”며 “이재명 성남시장도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데 아웃사이더에게 지지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이런 분노들이 골방에 갇혀 있었지만 SNS의 발달로 공개되고 지지자를 얻으며 세력이 되고 있다. 실제 ‘유엔미래보고서 2025’는 “소셜미디어로 군중의 분노가 쏟아져 나오고 이는 곧 정권 교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며 고물가·청년 실업률이 높을수록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내다봤다. 박원호 교수는 “예전이라면 삼삼오오 모여서 생각했을 법한 것들이 동조자를 찾고 온라인에 모이기 시작했다”면서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세력화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일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의 민주주의의 쇠퇴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의곤 교수는 “미국에서도 한 정당이 세 번 연속 대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보다 기존 세력에 대한 심판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반감으로 표를 행사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대의 민주주의의 큰 의미가 상실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미국의 트럼프를 보면서 대의 민주주의가 퇴색했다는 평이 있는데 그들은 대의 민주주의를 이용한 것”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후보의 도덕성이나 자질, 이런 것들은 고려하지 않는 게 대의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착한 말하는 성향 탓 여론조사 실패 각국에서 나타나는 여론조사의 실패는 숙제로 남았다. 우종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밖으로는 착하고 옳은 것만 말하고 싶은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 편향이 ‘샤이 트럼프’ 현상을 만들었다”며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여론조사는 장님이 코끼리 털을 만지는 격”이라고 말했다. 강남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데이터는 죽었다. 대선예측가 네이트 실버도 틀렸고, 나는 강의안부터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종달새에게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종달새에게

    종달새에게(To a Skylark) -퍼시 비시 셸리 …(초략)… 우리는 앞을 보고 또 뒤를 보며, 우리에게 없는 것을 갈망한다: 우리의 가장 진지한 웃음에는 약간의 고통이 배어있고 우리의 가장 달콤한 노래는 가장 슬픈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비록 우리가 증오와 오만과 두려움을 비웃을 수 있을지라도; 우리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 물건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대의 즐거움에 어찌 근접할지 나는 알지 못하네. 기쁜 소리를 내는 어떤 악기보다도 뛰어나고, 책에서 얻는 어떤 보배보다도 좋네, …(중략)… 그대의 머리가 아는 기쁨의 절반이라도 내게 가르쳐다오; 그러면 내 입에서 흘러나올 조화로운 신기(神氣)에 세계가 귀를 기울이리, 지금 내가 그대에게 귀 기울이듯이. We look before and after, And pine for what is not: Our sincerest laughter With some pain is fraught; Our sweetest songs are those that tell of saddest thought. Yet if we could scorn Hate and pride and fear, If we were things born Not to shed a tear, I know not how thy joy we ever should come near. Better than all measures Of delightful sound, Better than all treasures That in books are found, Thy skill to poet were, thou scorner of the ground! Teach me half the gladness That thy brain must know; Such harmonious madness From my lips would flow, The world should listen then, as I am listening now. * 우리는 앞을 보고 뒤를 보고 또 옆을 보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도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노력을 그만두면 안 되리. ‘종달새에게’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1792~1822)가 이탈리아에 머물던 1820년에 완성한 105행의 서정시다. 그의 두 번째 부인 메리와 시골길을 산책하다 영감을 얻어 쓴 시라는데, 그 특별했던 날을 메리는 이렇게 기술했다. “아름다운 여름 저녁이었다. 오솔길을 거닐다 즐겁게 지저귀는 종달새의 합창을 들었다.” 종달새의 노래와 시인의 시를 대비시키며, 인간이 만든 예술작품보다 뛰어난 새의 즉흥적인 음악을 찬양하는 것, 자연 예찬은 낭만주의의 한 특징이다. 낭만주의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시대의 양식으로서 낭만주의는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쓸었던 180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유행한, 이성보다 감성에 의존하던 예술을 일컫는다. 강렬한 정서와 체험에의 욕구,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개성과 창의력 예찬, 자연숭배가 로맨티스트의 삶의 철학이었다. 셸리는 자신보다 네 살 위인 바이런처럼 당대의 관습을 거스르는 충동적이며 비타협적인 삶을 살았다. 셸리는 1792년 영국의 서섹스에서 2남 4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상당한 영지를 소유한 귀족이며 하원의원이었다. 이튼칼리지를 거쳐 셸리는 1810년 옥스퍼드대에 등록했다. 옥스퍼드에서 급진사상에 경도된 그는 1811년에 ‘무신론의 필요성’이란 팸플릿을 익명으로 인쇄해 옥스퍼드대의 교수와 성직자들에게 돌렸다. 유럽문명의 오랜 뿌리인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공격한 열아홉살의 청년은 며칠 뒤에 학교에서 쫓겨나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틀어졌다. 옥스퍼드에서 쫓겨난 셸리는 16살의 소녀 해리엇과 눈이 맞아 스코틀랜드에서 살림을 차렸다. 해리엇과 결혼한 그는 저명한 사회주의 철학자 윌리엄 골드윈과 친교를 맺은 뒤 사회개혁의 의지를 담은 시를 쓴다. 골드윈의 딸 메리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셸리는 1814년 몰래 메리를 데리고 유럽으로 달아난다. 대륙을 여행하다 돈이 떨어진 이들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해 11월에 해리엇은 아들을 낳았고, 이듬해 메리 골드윈이 출산한 미숙아는 2주일 지나 사망했다. 1815년 다시 영국을 떠난 셸리와 메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인 바이런을 만나 가까이 지낸다. 호수에 배를 띄워 놓고 시를 논하다 바이런이 각자 귀신 이야기를 해 보자고 제안했다. 훗날 메리가 발표한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이날의 유령담이 모체가 됐다. 해리엇이 자살을 시도해 그녀의 시체가 런던의 호수에서 발견되고 3주일 뒤에 셸리는 메리와 결혼해 1818년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1822년 7월 삼십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셸리는 폭풍 속에 배를 띄우고 항해하다 익사체로 발견됐다. 배의 이름은 바이런의 작품에서 따온 ‘돈 주앙’이었다.
  • 계명대,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에 名博

    계명대,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에 名博

    계명대는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73) 전 폴란드 대통령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8일 밝혔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자동차 공장 기계공, 조선소 전기공으로 일하다 1980년 사회주의 국가이던 폴란드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해 동유럽 최초로 합법 노조를 만들었다. 폴란드 민주화와 동유럽 공산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0년 폴란드 초대 직선제 대통령에 뽑혔다. 계명대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명예철학박사를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일희 총장은 수여사에서 “정부와 노동 현장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설득력 있는 정책과 대화를 우선하며,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간 모습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고 말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답사에서 “20세기 이후 우리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분단과 국경을 없애는 데 성공해 왔다”며 “한반도에도 아직 희망과 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이번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식을 통해 한국이 통일하는 그 길에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당 선전도구로… ‘박제화’된 中언론상

    기자의 날 ‘판창장 언론상’ 시상 당성 호소기사 위주 ‘아이러니’ 판창장(範長江·1909~1970)은 중국의 전설적인 기자다. 1930년대 중반 일제가 동북 지역과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점령해 오자 “서부에서 항일의 힘을 길러야 한다”며 서남·서북 산악 지역을 누볐다. 항일 정신을 고취하는 기사는 장엄했고 피폐한 인민의 삶을 보듬는 기사는 따뜻했다. 1936년 12월 장쉐량이 장제스를 감금한 ‘시안 사건’이 발생하자 목숨을 걸고 산시성 시안에 들어가 현장을 취재했다. 문화혁명 때 반혁명 지식분자로 몰려 허난성으로 하방돼 1970년 시골 우물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판창장은 공산당에 합류한 1937년 11월 8일 중국청년신문공작자협회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현재 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중국 기자협회)의 전신이다. 1949년 저우언라이 총리는 11월 8일을 ‘기자의 날’로 정했다. 중국에서 정부가 정식으로 기념일을 정해 준 직업은 교사, 간호사, 그리고 기자뿐이다. 중국 기자협회는 매년 기자의 날을 하루 앞둔 11월 7일에 기념식과 ‘판창장 언론상’ 시상식을 연다. 올해 시상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참석했다.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한 것은 선전 도구로서의 언론 기능을 중시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 주석은 “당 업무에서 언론과 여론 공작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혁명, 국가 건설, 개혁 등 역사적 시기마다 언론은 당·인민과 함께 호흡하고 시대와 함께 진보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자협회는 국영 언론사뿐만 아니라 민영 언론사의 기자도 가입할 수 있는 단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지침을 받아 일선 언론사의 편집 방향을 지도하는 기구다. 2006년부터 10년 동안 기자협회장을 맞고 있는 톈충밍(73) 회장은 신화사 사장, 당 중앙위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자 선전 업무의 대가다. 톈 회장은 1974년 신화통신 네이멍구자치구 분사 기자 시절 타자수였던 직원을 발굴해 기자로 키웠는데 그가 바로 선전 및 이데올로기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류윈산(권력 서열 5위)이다. 올해 판창장 언론상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인민일보의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의 배양과 실천을 논하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중국인민 항일전쟁 기록’ 등 당성과 애국심을 호소하는 기사들에 돌아갔다. 시 주석은 수상자에게 “당과 인민이 믿을 수 있는 기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당의 주장을 선전하는 도구인 중국 언론이 당의 믿음을 살 수는 있겠지만 인민의 신뢰까지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2016 미국의 선택] ① 트럼프·샌더스 돌풍 ② 클린턴 판정승 1차토론 ③ 오락가락 FBI 수사

    지난해 3월 23일(현지시간)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의 출마로 시작된 제45대 미국 대통령선거 레이스가 8일 0시(미 동부시간)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 등 3곳에서의 동시 투표를 시작으로 59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난해 4월 12일 민주당 경선 참가를 선언하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힐러리 클린턴은 올해 7월 28일 전당대회에서 주요 정당 사상 첫 여성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1894년 주 의회 선거에서 여성이 처음 당선된 지 122년 만에 이뤄낸 신기원이다.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해 6월 16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공화당 경선주자로 출마를 선언할 때도 그의 ‘돌풍’을 예상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1년 뒤인 올해 7월 21일 전당대회에서 16명의 경선 후보를 물리치고 대선 후보 티켓을 거머쥐며 ‘트럼피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4월 30일 민주당으로 대권을 선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본래 무소속이던 그는 워싱턴 정가의 유일한 ‘사회주의자’로 주류 정치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모든 수입의 99%는 상위 1%에 돌아가고 있다”는 구호를 내걸고 월가 대형 금융기관 해체 등을 주장해 단박에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선 최대 분수령은 9월 26일 열린 1차 TV 토론이었다. 미 전역에서 8400만명이 지켜봐 역대 대선 TV 토론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토론에서 트럼프는 대선 후보다운 자질과 능력을 보여 주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클린턴의 지속적 우위가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난달 19일의 3차 TV 토론에선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추잡한 대선”이라고 평가했다. 두 후보 모두에게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7일 트럼프가 과거 버스 안에서 연예 매체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눈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해 폭로했다. 그 뒤 12명의 여성이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모습을 드러내면서 트럼프는 최대 위기를 겪었다. 미국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달 28일 연방수사국(FBI)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결정을 발표했다.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이 과거 미성년자와 음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을 조사하다 클린턴 이메일이 다량 발견돼 기밀 포함 여부를 살피겠다는 것이었다. 클린턴의 지지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선거 개입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FBI는 대선 이틀 전인 지난 6일 재수사 종결 사실을 의회에 통보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계명대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계명대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계명대는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73) 전 폴란드 대통령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8일 밝혔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자동차 공장 기계공, 조선소 전기공으로 일하다 1980년 사회주의 국가이던 폴란드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해 동유럽 최초로 합법 노조를 만들었다. 폴란드 민주화와 동유럽 공산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0년 폴란드 초대 직선제 대통령에 뽑혔다. 계명대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명예철학박사를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일희 총장은 수여사에서 “노동자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폴란드 전 대통령인 레흐 바웬사께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와 노동 현장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폭력보다는 설득력 있는 정책과 대화를 우선하며, 민주주의를 정착시켜나간 모습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고 말했다.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답사에서 “20세기 이후 우리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분단과 국경을 없애는 데 성공해 왔다”며 “한반도에도 아직 희망과 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이번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식을 통해 한국이 통일하는 그 길에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지지율 5%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지율 5% 대통령/임창용 논설위원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은 누굴까. 어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에 궁금증이 발동했다. ‘어딘가엔 있겠지. 우리 대통령만 그렇진 않을거야’라고 작은 위안이라도 받고 싶었던 것일까. 한데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현직 대통령이 5%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한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하긴 지지율이 그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자리를 보전하는 게 쉽지는 않을 듯 싶다. 요즘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자주 꼽힌다. 언론에선 으레 ‘프랑스 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2012년 51%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1년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해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내년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데, 대통령 대신 총리를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나라 살림을 파산 위기에 빠뜨린 죄로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2013년 집권 초기 60%를 넘었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그의 통합사회주의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총리를 지낸 고든 브라운은 지지율이 워낙 낮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의 불법 거주자’란 별칭까지 얻었다. 지지율이 10%대 초반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2010년 총선에서 정치 신인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에 자리를 내줬다. 우리나라는 5년 단임제의 특성상 대통령들이 재임 4년차 이후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60~70%의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지만 4년차 이후엔 30% 이하로 떨어졌다. 모두 20%대 중반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김 전 대통령은 아들 홍업·홍걸씨의 비리, 노 전 대통령은 친형인 건평씨의 땅 투기 의혹과 여권 분열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첫해 광우병 파동 때 지지율이 급락했다가 중반에 다소 반등했지만 집권 말기 친형 이상득 의원과 측근 비리로 다시 추락했다. 이번 조사 이전까지 대통령 지지율 최저 기록은 6%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기 말인 1997년 4분기 조사에서 ‘수립’했다. 당시 구제금융 신청과 아들 현철씨의 비리 연루가 겹쳤을 때다. 살인적인 물가와 금리, 대량 실직, 연봉 삭감, 외환보유고 소진 등으로 전 국민이 패닉 상태였다. 이번 최저 기록(5%)은 앞으로 경신될지도 모를 일이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대통령과 비선 실세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검사 앞에 앉고, 그 측근들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이 계속되는 마당에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언젠가 박 대통령 앞에 ‘세계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이란 수식어를 외신들이 붙인다면 그 또한 수치일 것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애국, 전가의 보도인가…美 극우파의 속살

    애국, 전가의 보도인가…美 극우파의 속살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클레어 코너 지음/박다솜 옮김/갈마바람/1만 8000원 인종, 낙태, 사회복지, 노동조합, 이민자, 성소수자 등 수많은 말들의 대척점에 있는 단어가 있다. 오래 생각할 것 없다. 한 단어니까. 정답은 빨갱이다. 극우의 시각에서 보면 세상의 모든 부조리를 수렴하는 건 빨갱이다. 극우에 헌신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애국’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운다는 것. 그들은 ‘애국’의 이름으로 세상의 거의 모든 죄를 빨갱이짓으로 몰아붙인다. 새 책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는 이 같은 미국 극우파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낸 책이다. 극우 집안에서 자란 저자가 성장기 경험을 바탕 삼아 회고록 형식으로 썼다. ‘매카시즘’ 광풍에서부터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발호하기 시작한 ‘티파티’ 등 극우단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슈에 대응하는 극우파의 모습이 담겼다. 존 버치 협회는 1958년 미국 기업가 로버트 웰치가 만든 극우단체다. 저자의 부모는 이 협회의 창립회원으로 시카고 지역을 담당했다. 이게 화근이었다. 저자와 어린 형제들은 이념의 희생양이 됐고, 가정도 결딴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부모는 빨갱이들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성을 쌓고 적의를 불태우며 그 안에 갇혀 지냈다”고 했다. 역사 왜곡에 눈감고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만이 ‘진짜 애국’이라고 믿었다. 저자가 대학생이던 어느 날, 부모와 논쟁을 벌였다. 내용은 스웨덴과 미국 중 어느 나라의 농장이 더 선진화됐느냐는 것이었다. 1930년 기준으로 스웨덴은 절반 이상의 농장에 전기가 공급된 반면, 미국은 중서부가 13%, 남부는 3%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의 부모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회주의자들의 농장이 미국 농장보다 앞서 선진화됐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저자는 나치를 충성스러운 군인이라 믿는 아버지에게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유대인에 대해 물을 수 없었고, ‘9·11 테러’를 동성애에 내린 벌이라 믿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아들 둘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저자는 끝내 부모와 화해하지 못했다. 저자가 요양원에 있던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나눈 전화통화는 이랬다.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못 하겠다.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저자는 그렇게 부모를 떠나보내야 했다. ‘애국’이 뭐길래 이처럼 여러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갈라놓았을까. 신념의 탈을 훔쳐 쓴 이념은 이렇게 위험하다. ‘미국판 북풍’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길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니 말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위협’과 ‘단합’/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위협’과 ‘단합’/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연일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자, 이를 호기로 활용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올해 2차례의 핵실험과 24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매월 1번 이상의 유엔안보리 비난 언론성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북한이다. 노동신문은 최순실씨의 국정자료 유출 보도와 이에 대한 국내 정치권과 여론 동향 등을 자세히 보도하며 도를 넘는 내정간섭을 하고 노골적인 반정부 투쟁 선동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서는 지난 16년간 중단해왔던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방송을 11차례나 재개하고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에 대북심리 전광판을 설치하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하며 직접 조준타격을 포함한 무자비한 보복대응으로 맞서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북한이 전형적으로 보여왔던 남남갈등 전술이다. 이 전술은 남한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1964년, 통일과 혁명승리를 자신하던 김일성의 3대 혁명역량 강화 중 남조선 혁명역량 강화와 연계된다. 3대 혁명역량 강화는 남북 간 국력이 점차 큰 간격으로 벌어지고, 냉전 종식과 더불어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국교를 수립하고, 나아가 김일성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뒤이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퇴색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노선은 실질적으로 3대 세습 독재체제를 거치면서 더욱 정교한 전략전술로 발전하여 왔다. 북조선 혁명역량 강화는 핵·경제 병진정책을 통한 사회주의 강국건설로, 남조선 혁명역량 강화는 남남갈등을 통한 남한 사회 혼란으로, 그리고 국제 혁명역량 강화는 대북 제재 공조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즉, 3대 혁명역량 강화 노선은 북한의 혁명전략이자 통일전략이고 핵전략을 달성하는 전략전술인 셈이다. 우리는 북한이 3대 혁명역량 강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위협’에 더 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5차례의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위협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바다 밑에 잠겨 있는 더 큰 위협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삼국지의 오나라가 자중지란으로 망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자중지란은 물리적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인 셈이다. 북한의 남조선 혁명역량 강화가 바로 남한 사회의 자중지란을 겨냥한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북한의 ‘보이지 않는 위협’과 밀접히 연계되어 작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해 물리적 위협을 직접적으로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감과 더불어 여론을 분열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째, 군사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핵무장론을 비롯해 전술핵 배치, 핵 방호시설, 핵잠수함, 사드 배치 등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논쟁과 대립을 낳게 했고, 둘째, 외교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대북 제재의 성과와 효용성 논란을 낳게 했으며, 셋째,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해법 논쟁과 정권 비판 등으로 이어졌다. 각각의 이슈가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이슈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갈등 이슈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북한 위협의 본질과 전략전술을 잘 간파하며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리적 위협을 할 수 없도록 대응능력을 충분히 구축, 공격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우리 내부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를 한층 더 성숙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로 발전시키고자 건강하고 치열한 토론과 다양한 논의를 하되, 북한이 추구하는 남남갈등으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 셋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첫째, 둘째의 근간이 되는 국가에 대한 자존감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위협은 궁극적으로 자국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북한은 바로 한국 사회가 스스로 자존감을 잃어가는 것을 노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최강의 첨단무력도 최강의 동맹도 아니다. 바로 우리의 강력한 ‘단합’이다.
  • 7개월째 사라진 리설주… 김정은과 불화? 김여정이 견제?

    7개월째 사라진 리설주… 김정은과 불화? 김여정이 견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27)가 7개월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30일 북한 매체 보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리설주는 지난 3월 28일(보도시점 기준) 남편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따라 평양 보통강변에 새로 건설된 미래상점을 방문한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리설주는 2012년 한 해 동안 18회를 비롯해 2013년 22회, 2014년 15회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곁에서 수행했으나, 지난해에는 수행횟수가 7회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회에 그쳤다. 리설주가 참석한 행사는 지난 2월 15일 열린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환영연회와 같은 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3월의 미래상점 시찰뿐이다. 특히 리설주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태양절)과 36년 만에 개최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지난 8월 열렸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제9차 대회 등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두 달에 한 번꼴로 공개활동에 참여한 리설주가 올해 7개월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특이하다”면서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공식 스케줄을 담당한 여동생 김여정의 견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보 당국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주변관리를 전담하면서 리설주와 부딪치는 일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설주의 ‘임신설’, ‘김정은과의 불화설’ 등을 제기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임신? 불화? 北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7개월째 두문불출

    임신? 불화? 北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7개월째 두문불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27)가 7개월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30일 북한매체 보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리설주는 지난 3월 28일(보도시점 기준) 남편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따라 평양 보통강변에 새로 건설된 미래상점을 방문한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리설주는 2012년 한 해 동안 18회를 비롯해 2013년 22회, 2014년 15회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곁에서 수행했으나, 지난해에는 수행횟수가 7회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회에 그쳤다. 리설주가 참석한 행사는 지난 2월 15일 열린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환영연회와 같은 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3월의 미래상점 시찰 뿐이다. 특히 리설주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태양절)과 36년 만에 개최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지난 8월 열렸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제9차 대회 등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두 달에 한 번꼴로 공개활동에 참여한 리설주가 올해 7개월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특이하다”면서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공식 스케줄을 담당한 여동생 김여정의 견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보 당국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주변관리를 전담하면서 리설주와 부딪치는 일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여정이 아버지뻘되는 최룡해 당 정무국 부위원장에게 반말로 지시하고, 직함이나 존칭 없이 ‘최룡해’라고 부른다”면서 “백두혈통 입장에서는 아무리 최룡해라 해도 ‘시쳇말’로 종복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는 김여정의 북한 내 위상을 이해하는 한 대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리설주의 ‘임신설’, ‘김정은과의 불화설’ 등을 제기한다. 리설주는 2013년 9월 일본 언론이 은하수관현악단의 음란 동영상 ‘연루설’을 제기하는 바람에 한동안 대외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탈북자 급증 조짐, 관리 시스템 점검해야

    탈북자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일가족이 북한을 이탈한 후 한동안 뜸했던 탈북 대열이 이어지면서다. 최근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0명이 단체로 우리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엊그제는 지난해 탈북한 북한의 권력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국장급 인사가 국내에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더욱이 생활고를 못 이긴 탈북자가 대종을 이루던 종전과 달리 당·정·군 간부 등 북한 체제의 기득권층까지 남한행을 감행하는 추세도 주목된다. 머잖아 대규모 ‘탈북 러시’를 예고하는 조짐일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런 징후가 실제 상황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심각한 사태인 만큼 탈북자 수용·관리 시스템 전반을 치밀하게 점검할 때다. 통일부 통계를 보자.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감소세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9월까지 1036명이 입국한 추세라면 11월 중순에는 탈북민 3만명 시대가 열릴 참이다. 이를 김정은 정권의 붕괴 조짐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평양의 핵심 계층을 포함한 ‘이민형 탈북’이 늘어나는 배경이 뭐겠나. 북·중 접경 지대 주민들의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 탈북’과 달리 이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남한행을 결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면에는 폭압적인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한 짙은 회의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탈북 도미노’ 사태의 전조로도 읽힌다. 외교관 탈북에 분노한 김정은이 궁석웅 외교부 부상을 숙청했다는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에 비유하며 관계 부처에 수용·정착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엘리트층이 김정은 체제에 등을 돌리고 있는 데다 핵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생계형 탈북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일 게다. 여기에는 북 세습 정권이 도탄에 빠진 북한 주민을 살리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인식이 깔려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탈북자 수용시설을 증설하는 미봉책으로만은 부족하고 탈북자들이 남한의 시장경제 체제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안착하도록 자활·자립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탈북자 성향에 따라 도시와 농촌에서 맞춤형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단기 대책과 함께 긴 눈으로 입체적 탈북자 관리 대책을 완비해 둘 필요성도 절실하다. 독일 통일 직전 사회주의 체제인 동독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한 해 3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증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아마겟돈 상태로 빠져들지 않고 난민을 흡수했던 서독 정부의 저력을 되짚어 보면서 경제력과 복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내실을 미리 다져 놓아야 할 것이다.
  • “해외 북한식당은 북한의 외화 벌이 겸 공공외교 수단”

    “해외 북한식당은 북한의 외화 벌이 겸 공공외교 수단”

     과거 사회주의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북한식당들이 외화 벌이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공공 외교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11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속 극동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한국문화 전문가인 마리야 오세트로바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스크바 내 북한식당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올해 3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에서 열린 러시아 및 CIS국가 학회에서 ‘공공외교 수단으로서의 북한식당’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에 130곳 정도가 성업 중인 해외 북한식당의 첫째 목적은 사업이다. 이것은 북한식당만 그런것이 아니라 어느 식당이든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식당은 북한의 문화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라며 “북한식당 방문은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여성들과 약간이나마 대화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이런 것을 (식당이 아니면) 어디서 해보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또 미리 테이블을 예약하면 모스크바 북한식당 가운데 한 곳에서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잘 연습된 종업원들의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다. 북한 극단의 유명한 콘서트 필름을 tv화면을 통해 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북한의 공공외교 수단이라는 게 마리야의 생각이다.  그는 평양에서 최근 개최된 ‘대동강 맥주축제’를 언급하며 “전 세계에 북한 사람들이 퇴근 뒤 맥주잔을 기울이며 친구들과 만나는 등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해외의 북한식당 역시 북한의 음식문화를 매개로 전 세계에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홍보하기 위한 도구라는 설명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RFA “北, 베트남에 IT 인력 파견 제안”

     국제사회가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근로자 파견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베트남에 정보기술(IT) 인력 파견을 제안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베트남 정보통신부 자료 등을 인용해 “김명길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4일 훙 누위인 탕 베트남 정보통신부(MIC) 차관을 만나 양국 간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면서 “북한이 옛 사회주의 형제국인 베트남과 IT 분야에서 양자 협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사는 특히 북한의 IT 고급 기술인력을 베트남에 공급하겠다고 제안해 양국 간 협력 강화가 북한의 해외 노동력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컴퓨터에 소질을 보인 영재들을 대상으로 조기교육을 실시하는 등 과학기술 인력 육성에 애써왔다며 “북한의 뛰어난 컴퓨터 기술 인력이 베트남의 정보통신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훙 차관은 “북한이 베트남 사회 각 분야 발전에 도움을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며 “양국이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되는 2021년에 화성 착륙”

    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되는 2021년에 화성 착륙”

     중국이 ‘우주 굴기’(堀起) 일환으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 7월에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9일 중국중앙(CC)TV 인터넷매체인 앙시(央視)망에 따르면 레이판페이(雷凡培) 중국 유인우주공정 부총지휘는 최근 중국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가 화성 궤도비행과 화성 착륙을 하나로 묶어 한차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국가우주프로젝트를 맡은 중국 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의 회장이기도 한 레이 부총지휘는 화성탐사 연구개발 작업이 이미 시작됐으며,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 2016∼2020년) 말에 화성탐사 임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0년 말 차세대 로켓 창정(長征)에 실어 화성탐사선을 발사하게 된다. 탐사선이 4억㎞ 떨어진 화성에 도달하려면 7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레이 부총지휘는 2021년 7월 이전에 화성 궤도비행 탐사와 함께 탐사선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7월 1일은 중국 공산당이 1921년 상하이(上海)에서 1차 대표대회를 연 뒤로 창당 100주년을 맞는 날이다. 중국은 2021년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구축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 신중국 성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문명화된 부강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다퉁(大同) 시대’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이데올로기인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즉 ‘두 개의 100년’(兩個一百年)이 될 때까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이를 경축하는 상징적 의미로 중국의 화성 착륙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레이 부총지휘는 궤도비행과 탐사선 착륙을 동시에 진행하는 화성탐사 프로젝트의 기술 난이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달 탐사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달 상공을 도는 것과 월면에 내리는 것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어 화성은 달의 중력과 다르고 거리도 훨씬 더 멀기 때문에 수많은 기술적 난관을 돌파해야 하며 지표 탐사로봇의 적응능력도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인도 등 4개국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업체 스페이스X가 2022년에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보잉사가 “스페이스X보다 먼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北 장수연구소/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北 장수연구소/구본영 논설고문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던 북 보건성 간부와 그 가족이 지난달 말 탈북했다는 소식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건강을 돌보던 인사의 탈북이라 그런지 정부는 아직 시인도 부인도 않고 있다. 다만 일가족이 이미 서울에 와 있다는 등 보도는 꼬리를 물고 있다. 이 간부는 북한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약품을 구매하는 ‘무역 일꾼’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과 장관급 이상 고위 간부들의 진료를 담당하는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쓰는 약재를 공급해 왔다는 것이다. 국내외 정보기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더구나 그는 김정은 등 김씨 일가의 건강을 연구하는 북한의 ‘장수연구소’ 출신이라고 한다. 어쩌면 김씨 일가의 과거 병력이나 현재 건강 상태 등을 추론해 볼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무병장수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인간의 생래적 소망이다. 돈과 지위 등 가진 게 많을수록 그런 욕망은 더욱 강렬한 게 인지상정이다. 진시황 이래 불로장생(不老長生)은 동양 사회 권력자들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중국 현대사의 거물 중 술은 마셨으나 담배는 피우지 않았던 저우언라이는 73세에 죽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던 마오쩌둥은 83세에 사망했다. 반면 술과 담배는 물론 카드놀이까지 즐겼던 덩샤오핑은 93세까지 살았다. 권력자의 장수도 인위적으로는 이룰 수 없는 허망한 욕망임을 일깨우는 ‘블랙 유머’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해 왔지만, 중국보다 북한 집권층이 더 장수에 집착해 온 인상이다. 생전의 김일성 주석은 ‘만수무강연구소’를 만들었다. 그가 일상적으로 마시고 먹는 물과 음식은 물론 각종 약재까지 장수에 도움이 되는 최적화 상태로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여기에서 10대 젊은 여성의 피를 김 주석에게 수혈하는 엽기적인 의료법까지 고안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만수무강연구소’가 김정일 사망 후 ‘장수연구소’로 이름은 바뀌었다. 그러나 이름값을 못한 것은 매한가지다. ‘불로초’에 버금갈 영약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83세와 69세의 일기로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말할 것도 없고, 김정은도 과체중 등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북한은 1998년 사회주의 헌법을 고쳐 주석제를 폐지했다. 김일성의 직위를 ‘영구 결번’으로 남겨 놓기 위해서였다. 북측이 사회주의 이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의 ‘영생’(永生)을 기원하며 북한 전역에 영생탑 등 상징 조형물을 세운 것도 이때부터다. 금수산태양궁전 내 그의 시신을 보존하고 있는 방 이름도 영생홀로 부를 정도다. 그러나 장수연구소 출신을 비롯한 북한 특권층의 잇단 탈북은 뭘 말하나. 북한이 지금처럼 보통 주민들의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면 김정은의 건강이 아니라 세습체제 그 자체에 먼저 적신호가 켜질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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