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회주의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대관령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광화문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식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입출금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03
  • 독립운동가 죽인 친일파들…이승만 정권 보도연맹 학살사건

    독립운동가 죽인 친일파들…이승만 정권 보도연맹 학살사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국민에게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워 살해한 보도연맹 학살에 대해 추적했다.19일 방송된 ‘도둑골의 붉은 유령 - 여양리 뼈 무덤의 비밀’에서는 경남 마산의 여양리 인근에서 발견된 뼈무덤의 유해를 찾아갔다. 제작진은 당시 발굴 유해를 분석했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반세기 전에 묻힌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해발굴 과정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한 폐광이 발견됐다. 누군가 입구를 흙으로 막아둔 이곳에서 발견된 것은 차곡차곡 쌓여있던 23구의 시신이었다. 전문가는 구덩이에 사람을 넣고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추정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1950년 여름 그날 마산 여양리에 사람들을 가득 실은 트럭이 도둑골 골짜기로 향했다고 증언했다. 그 여름 도둑골로 향했던 163명의 사람들은 살해당했던 것이다. 마을의 가장 연장자인 맹노환 어르신은 “살려고 꼬박꼬박 시키는대로 보도연맹 가입해라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한 사람은 다 따라가서 죽은거다”고 말했다. 보도연맹은 좌익 전향자를 국민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에서 만들어졌지만 결국 보도연맹 가입자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가 국민을 살해했다는 사실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보도연맹에 좌익과 무관한 국민들이 가입됐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글을 모르거나 먹을 것이 필요했던 국민들은 보도연맹에 대해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보도연맹에 강제 가입돼 죽임을 당해야 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연맹원 중에는 어린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보도연맹은 친일파가 친정부 성향을 띄며 권력을 잡으려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보도연맹은 빨갱이를 잡는다는 명목하에 친일파를 수호하려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보도연맹은 사회주의자들의 전향이 목적이었던 보국연맹와 유사한 형태를 띄며 좌익을 격리하는 역할을 했다. 보도연맹 최고지도위원이었던 고 선우종원은 지난 2007년 인터뷰에서 “보도연맹에 빨갱이 아닌 것들이 많다. 관제 빨갱이라고 한다. 관에서 만든 관제 빨갱이라고”라고 말했다. 죄가 없는 줄 알면서도 발포를 명령한 사람은 누구일까. 고 선우종원은 이승만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김창룡 육군 특수부대 지휘관이었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김창룡은 현충원에 잠들어있다. 보도연맹원 학살을 지휘한 그는 수많은 공안사건 조작 혐의도 많다. 민간인 희생자이자 독립운동가 김영생 님의 손녀 효전스님은 악랄한 살해를 폭로했다. 효전스님은 “할아버지는 밀양의열단이었다. 빨갱이라고 하면 죽이면 되니까 독립군 의열단 한 사람들은 A급 빨갱이로 몰았다”고 밝혔다. 학살 당한 사람중 보도연맹원이 아닌 사람도 있다. 안용봉이라는 독립운동가는 해방 후 지역사회 시민들로부터 존경받았으나 이승만 정권 쪽에 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로 보도연맹에 가입돼 학살 당했다. 장경근 보도연맹 부총재, 백한성 보도연맹 부총재, 오제도 보도연맹 기획 검사 등은 모두 일제시대부터 친일 행위를 한 사람들이다. 이태희 보도연맹 최고지도위원 아들은 아버지가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다는 말에도 “친일인명사전 만든 사람들도 정신 나갔다. 100년전 이야기를 들춰 뭘하겠다는거냐. 과거는 잊어야 한다. 지나간 일에서 뭘 배우겠냐”고 반응했다. 이승만 정권이 물러간 뒤 가족들은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을 호소했다. 그러나 국가 폭력으로 숨진 이들의 억울함을 호소한 유족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학살은 불법이지만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판결이었다. 유족들에게는 죽음을 추모하고 절하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5.16 쿠데타 이후 군인들이 묘를 파해쳐 유골을 산산조각 내 뿌려버리기도 했다. 침묵이 강요되고 폭력이 당연했던 시절, 오랫동안 고통은 오롯이 피해자들의 것이었다. 전문가는 “빨갱이의 탄생은 이 땅에 존재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유령이라고 할까요. 그 낱말을 사용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라며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100년 전 싱클레어가 남긴 ‘밥상 경고’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100년 전 싱클레어가 남긴 ‘밥상 경고’

    밥상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에는 닭이 문제더니, 이번에는 달걀이다. 벨기에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살충제 달걀의 파장은 이내 우리나라로도 번졌다. 관계 당국이 양계농가에 대해 살충제 사용 여부를 조사했는데 적잖은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 충격적인 것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상당수 양계농가의 달걀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무항생제 달걀 먹이려다가 살충제 달걀 먹인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한 소비자의 언론 인터뷰가 남 일 같지 않다. 사실 달걀뿐 아니라 현대인의 식탁에 오르는 수많은 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그 덕에 유기농, 친환경 등등의 수사를 앞세운 식품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못 믿을 유기농, 친환경 식품이 제법 여러 번 언론의 입길에 오르내렸다.20세기 초 미국 도살장의 비위생적, 비윤리적 환경을 다룬 소설이 한 권 있다. 1906년 출간된 미국 소설가 업턴 싱클레어의 ‘정글’이 그것이다. 시카고 가축수용장의 도살장에서 돼지는 생명일 리 없다. 살아 있는 돼지를 거꾸로 매단 뒤 이내 목을 따고 뜨거운 물에 집어넣었다가 토막을 낸다.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돼지를 보며 리투아니아 출신 이주노동자 유르기스는 “끔찍해라. 내가 돼지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네”라는 장탄식을 내뱉는다. 소를 잡는 도축장도 비위생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정글’의 한 대목이다. “도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새끼를 낳으려고 하거나 갓 새끼를 낳은 암소의 고기는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매일 이런 암소들이 상당수 도살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송아지나 다른 소들 또 숨겨 두었던 조산된 송아지를 도살해서 식용육으로 만들었고, 게다가 그 송아지의 가죽까지도 이용했다.” 싱클레어는 집필 당시 시카고 가축수용장을 면밀하게 취재했는데 “다리가 부러지거나 배가 찢어진 소는 물론 이미 죽은 소들도 섞여 있었다.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소들이 이 어둠과 고요 속에서 처리되었던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빗물이 새고 쥐가 우글거리는 비위생적인 도축장도 문제지만, 비인간적인 작업환경은 실로 심각한 지경이다. 주인공 유르기스는 신혼의 단꿈과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차별이 없는 나라 미국에 정착했지만, 시카고 가축수용장의 노동과 주거환경은 지옥이라고 해도 과히 어색하지 않다. 건설업자들과 은행은 이 틈을 노린다. 가난한 이주자들에게 장기대출로 집을 사게 하고는, 이자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다시 집을 빼앗는다. ‘내 집이 아니라 은행 집’이라는 말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정글’의 저자 싱클레어는 돌려서 말하지 못하는 작가다. 도살장의 혐오스러운 환경을 있는 그대로 내지른다. 요즘 말로 극혐(극도로 혐오스러운) 대목이 하나둘이 아닌데, 경우에 따라서는 끝까지 읽어 내기도 벅차다. 그런가 하면 사회주의자로서 자본의 욕망에 대해서도 직설화법으로 비판한다. 이 대목은 읽기에 따라서 통쾌할 수도 있다. ‘정글’은 미국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비위생적 환경에 대한 독자들의 투고가 잇달았고, 미국 정부는 마침내 식품의약품위생법과 육류검역법을 제정했다. 곧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설립됐다. 살충제 달걀 뉴스를 접하면서 싱클레어의 ‘정글’이 떠오른 이유는 어쩌면 잠시 잠깐만 모면하면 또다시 그대로일 우리 현실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밥상만큼은 안전지대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하나 마나 한 생각을 사족처럼 덧붙인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커피·태블릿에 빠진 청춘… 외국인이 본 ‘평해튼’

    커피·태블릿에 빠진 청춘… 외국인이 본 ‘평해튼’

    조선자본주의공화국/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전병근 옮김/비아북/260쪽/1만 7000원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레드우드/274쪽/1만 5000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중 간의 대립각을 보고 있자면 이육사의 시 ‘절정’이 절로 떠오른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부딪는 강 대 강 상황에서 ‘한국 속 이방인’들이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에 대한 패러다임과 해법의 변화를 살핀 책들을 잇달아 펴냈다.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선포(?)하고 맥줏집을 차린 다니엘 튜더(청와대 해외언론 정책자문으로 내정)와 로이터 주재 서울 특파원인 제임스 피어슨은 ‘3명 이상의 취재원에게 확인된 팩트’들을 촘촘히 엮어 상투적인 북핵 보도에 가려졌던 북한 사회의 속살을 드러낸다. 책은 해외 언론에서 ‘경애하는 지도자에게 봉사하기 위해 사는 로봇’, ‘국가 선전물의 맹목적인 추종자’, ‘무기력한 희생자’ 등으로만 묘사됐던 북한 주민들의 생생한 일상과 욕망, 호기심을 세밀한 풍속도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겉은 사회주의이나 속은 이미 깊이 자본주의를 체화하고 있는, 북한의 밑바닥부터의 변화를 펼쳐보인다.북한의 사회계약이 무너진 건 1990년대 최대 300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기근 때다. 북한 주민들은 이때 자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규칙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아프게 배웠다. 이후 개인 대 개인의 시장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현금을 벌어들이려 부업을 하든지 여가 시간에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식이다. 사랑을 나누려는 연인들을 위해 아이들이 학교 가고 없는 낮 시간, 시간제로 자신의 아파트를 대여하는 불법 행위에 뛰어드는 주부들도 많다. 이를 두고 저자는 “대기근 이후 북한 주민들이 합리적으로 적응해온 과정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인간의 기본 요구에 부응하는 100% 자본주의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북한에서 실제 중시되는 건 이런 ‘회색시장 경제’이며 북한 정부도 이에 손을 놓은 지 오래다.북한 주민 대부분은 절대 빈곤 속에 살지만 ‘평해튼’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태블릿을 가지고 노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서울, 뉴욕 등 세계 대도시 청년들과 꼭 닮은꼴이다. 평양의 신도시 여명거리 고급 아파트 일대를 말하는 ‘평해튼’은 평양과 맨해튼의 줄임말로 뉴욕 맨해튼처럼 풍족한 삶을 누린다고 붙여진 별칭. 미국을 상징하는 청바지는 금기여도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마저 “촌스럽다”고 일갈하는 청진의 패셔니스타들은 스키니진을 입으며 해방감을 누린다. 저자들은 체제 붕괴를 피하기 위해 북한 정부가 받아들인 시장화가 급속히 불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권의 붕괴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본다. 지정학적 조건에서도 북한이 현재를 유지하는 게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단기적으로 가장 현실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현 정권 아래서의 점진적인 국가 개방”이라며 “그때까지 우리는 오래전부터 바깥 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던 북한을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라고 한다.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자 아시아인스티튜트 소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서 한국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동아시아 안보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독립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한국인처럼 한국은 자신만의 입장을 내세우는 걸 어려워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는 미국이 사드의 배후에 있는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통해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환상을 유포하고 있지만 MD는 몇 가지 조치만으로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며 안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유, 민주주주의에 대한 가치 대신 돈만 더 내라고 요구하는 트럼프 정권의 비이성과 시대착오에 끌려다닐 필요 없이 해결책을 제시할 쪽은 한국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한국이 용기 있게 역내 무기 감축 협정을 제안해내는 것이 안보 딜레마에서 벗어날 길”이라고 주장한다. ‘순진한 이상주의’로 비치겠지만, 그것이 유일한 생존법이라는 게 저자의 단언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베네수엘라 군사옵션 검토” 트라우마 건드린 트럼프

    “베네수엘라 군사옵션 검토” 트라우마 건드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재 논란으로 정정 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베네수엘라는 물론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 미국의 개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중남미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휴가를 보내고 있는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에게 “베네수엘라를 위한 많은 옵션이 있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군사옵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주 멀리 있는 곳까지, 세계 곳곳에 군대가 있다”며 “베네수엘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 나라 국민이 고통받고 죽어 가고 있다”고 무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타도할 것인지, 또 미국이 어떤 군사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부를 해치려 한다고 수년간 주장해 온 마두로 대통령의 입지를 의도치 않게 강화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에선 ‘무력 투입’ 가능성 발언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만약 미국이 우리 조국을 더럽힌다면 우리의 총이 뉴욕과 트럼프를 찾아갈 것이고 우리는 백악관을 점령할 것”이라고 맞섰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제국주의의 두목”이라며 “그의 발언은 베네수엘라의 자주권을 침해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성향인 엔리 팔콘 라라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무례한 트럼프”라며 “이 엉망인 상황은 우리 것이다. 당신 일이나 해결하라”고 비난했다. 다만 야권 지지자 일부는 “(미국의) 군사개입만이 마두로 정권을 축출할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군사개입 발언은 과거 미국의 내정간섭을 받은 중남미 국가들의 ‘트라우마’도 건드렸다. 마두로 정권의 독재에 반대하며 베네수엘라를 강제 탈퇴시키는 등 실질적 대응에 나섰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조차 아르헨티나 외교부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대화와 외교적 노력만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증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언급이 이 지역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미국의 남미 내정간섭 망령을 떠올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공화당의 벤 새스 의원은 “마두로는 끔찍한 인간이지만 의회는 베네수엘라에서의 전쟁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마두로 대통령은 물론 그에 반대하는 야당에까지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아세안(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다. 베트남전이 본격화되고 인도차이나반도의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자 동남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위해 1967년 8월 8일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아세안 창립을 선언(방콕 선언)했다. 이어 1984년에 브루나이가, 1990년대 들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도 잇달아 가입했다. 2015년에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의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켰다. 협력을 뜻하는 볏단이 그려진 아세안 상징기를 사용한다.아세안 10개국은 남북과 모두 수교를 맺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인구는 약 6억 32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3% 수준인 2조 4355억 달러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으로 규모는 2015년 기준 1199억 달러다. 방문객 수는 1위로 우리나라에서 한 해 740만명가량이 아세안 국가를 방문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對)아세안 외교 강화를 공약하면서 앞으로 한·아세안 교류·협력은 더욱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세안센터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200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센터 설립 양해각서에 서명한 이후 2009년 공식 출범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 사이 교역 증대, 투자 촉진, 관광 활성화 및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2015년에 3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안창호는 공산주의자… 추방을” 美 이민국 접수 모함 투서 발견

    “안창호는 공산주의자… 추방을” 美 이민국 접수 모함 투서 발견

    도산 안창호 선생을 ‘공산주의자’라고 모함한 투서가 미국 이민국에 접수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안창호 선생이 공산주의자라는 중상모략으로 요주의 대상에 올라 조사를 받다가 끝내 강제 추방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 리버사이드) 교수는 9일(현지시간) ‘콩 왕’과 ‘찰스 홍 이’라는 신원 불명의 서명이 있는 투서가 1924년 12월 15일 미 노동부 산하 샌프란시스코 이민국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시 알링턴호텔 전용 편지지 4장에 영문으로 작성된 이 투서에는 “볼셰비스트(사회주의자) 지도자가 (하와이) 호놀룰루를 거쳐 곧 도착할 예정이니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 사람 이름은 창호 안”이라고 적혀 있다. 또 “그는 미국에 수년간 살았고, 그의 가족은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이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6년 동안 체류하며 볼셰비스트 정부 관계자들과 친분을 유지했는데, 그가 지금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끝부분에는 “이민국에서 대한인국민회를 특별히 조사하고 그를 중국으로 조속히 추방하길 희망한다”는 구절도 있다. 선생은 결국 하와이를 거쳐 호주로 추방됐고 중국으로 돌아가 독립운동을 하다 1938년 3월 별세했다. 연합뉴스·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요 에세이] 아프리카와의 협력, 길게 보고 미리 준비하자/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아프리카와의 협력, 길게 보고 미리 준비하자/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지난 6월 아프리카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모잠비크 해상광구 가스전 개발 사업이 우리나라 가스공사가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의 발주로 시작됐다. 가스를 생산해 액화하는 공사로 삼성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했다.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은 파이낸싱에 참여한다.1990년대 말부터 아프리카 서부 해안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에서 원유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우리의 플랜트 역사가 동부 해안까지 확대된 셈이다. 더구나 이 지역은 수송 시간이 중동에 비해 이틀 정도밖에 더 안 걸려 생산된 가스를 우리가 사용한다면 경제성 측면에서도 양호하다. 얼마 전 우리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카타르가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연안 국가들 간 단교 사태로 인해 수입 차질을 우려했던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안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모잠비크를 방문한 것은 신흥국과 산업자원 협력을 총괄하던 실장으로 2012년 김황식 국무총리의 아프리카 방문을 수행하면서다. 당시 국제 원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자원 보유 국가와의 협력이 중요했으며, 우리 기업들도 아프리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모색하던 때였다. 이때 양국 간 공식회의에서 모잠비크 해안의 가스전 개발 사업이 논의됐고, 5년이 지난 이 시점에 결실을 맺으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임기 중 한 번은 아프리카를 방문해 협력 의지를 밝힌다. 그러나 아프리카 53개국에 비하면 방문하는 국가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 방문 국가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자원과 시장의 보고인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아프리카와 협력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첫째,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1인당 국내총생산(GNP)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케냐는 1500달러인데 인근 국가들은 반에도 못 미쳐 생활수준이 엄청 차이가 날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시장경제가 어느 정도 발달했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자급자족 사회주의 경제 경험이 오래됐다면 명목상의 숫자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미래 잠재력은 자원 보유, 인구수, 정치적 안정 등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다. 둘째, 아프리카식 민주주의다. 선거 때면 으레 불복과 폭력 사태가 있고 나서 정치적 타협을 통해 권력을 나누곤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부족 간 내전 사태까지 간다.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지기 힘든 구조다. 식민지에서 벗어나면서 인위적으로 그려진 국경 때문이다. 다수결에 의한 승자 독식이 받아진다면 소수 부족은 영원히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오히려 선거 결과에 따른 권력 나누기가 진정한 아프리카식 민주주의에 가깝다.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민주주의도 독특한 식민지 경험을 가진 아프리카의 눈으로 달리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우리는 아프리카의 시장을 보는 데 반해 아프리카는 우리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경험을 높이 산다. 2차 세계대전 후 동시대에 식민지 지배를 벗어나고도 자기들이 하지 못한 근대화를 이룩한 한국을 아프리카는 성공 모델로 삼고자 한다. 문제는 재원 조달이다. 외국인 투자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고자 하나 자금 회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제한적이다. 역시 멀리 보고 길게 가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고대 로마 황제는 ‘아프리카에는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이 있다’고 했다. 기존 시장이 한계를 보이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 간의 관계는 신뢰가 중요하다. 한 번 찾아가서 협력 의지만 잔뜩 보이고 후속 조치가 없으면 안 가느니만 못할 수 있다. 쌍방 간에 기대 수준을 낮추고 그 나라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실천에 옮기다 보면 오히려 큰 기회가 올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원조 자금이 늘어나고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다 보면 모잠비크에서와 같은 사업 기회가 또 다른 곳에서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 [이경형 칼럼] 차가운 평창올림픽을 달구자

    [이경형 칼럼] 차가운 평창올림픽을 달구자

    1988 서울올림픽 때 코리아나가 부른 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는 전 국민 애창곡이었다. 서울올림픽은 냉전 이후 12년 만에 서방 진영과 사회주의 국가들이 함께 참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서울올림픽 성공에 힘입어 동구권에 이어 소련과 중국 수교,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등 북방외교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오늘로 19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내년 2월 9~25일) 및 패럴림픽(내년 3월 9~18일)이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올림픽 관심도가 35.1%에 그쳤다. 지난 3월 1차 조사(35.6%)와 5월 2차 조사(40.3%) 때보다 더 낮은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비율은 7.9%로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올 2~6월 1차 온라인 추첨식 판매 때 팔린 티켓은 총판매량(107만장)의 21%에 불과했다. 국내 판매량(75만장)은 6.9%에 머물렀다. 조직위 관계자는 “오는 9월 6일부터 2차 온라인 선착순 판매, 11월부터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입장권 판매고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은 하고 있다. 2011년 3번의 고배 끝에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온 국민이 환호했지만 지금은 차갑다.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먼저 지난해 최순실씨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은 외면했고 기업들은 후원을 주저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이 ‘뇌물죄’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대기업 후원은 끊어지고 정권교체기의 공공기관장들도 몸을 사렸다. 평창올림픽 총소요예산 2조 8000억원은 ?스폰서십, 후원금 9400억원(34%) ?국제올림픽위(IOC) 지원금 7400억원(27%) ?입장권 판매 1조 1000억원(39%)으로 조성된다. 후원금만 보면 현재 8884억원으로 500억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촛불혁명, 대선 정국 등 국내의 연속적인 대형 이슈 발생과 최근 북한 핵·미사일 등 안보 불안이 겹치면서 국민들이 평창올림픽에 눈길을 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정권 초기의 적폐청산 등 시퍼런 개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적인 축제 분위기가 좀체 살아나기 힘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맞는 국제 메가 이벤트라고 해서가 아니다.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를 향해 뻗어 가는 나라의 기상이 솟구쳤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또 한번의 도약이 필요한 것이다. 평창올림픽의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다. 개막식의 주제는 ‘평화’다. 비록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여가 불투명하지만 최종 순간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지금은 대북 압박에 방점이 있지만,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긴장 국면의 전환을 꾀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평창에 이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평화올림픽’을 고리로 한·일·중 간의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차가운 평창올림픽을 달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이 ‘G-200’ 행사에서 홍보대사를 맡은 데 이어 휴가 첫날에도 평창에 가고, 이낙연 총리가 공공기관장을 초치해 동참을 당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국내외로 평창을 홍보하고, 붐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청와대에 한시적인 ‘올림픽 수석’이라도 신설, 조직위와 강원도 등 올림픽 주체별 역할 분담과 관련 부처 및 공기업 등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창올림픽은 환경올림픽, 정보기술(IT)올림픽, 문화올림픽, 평화올림픽에 이어 치유올림픽이 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옳다. 문 정부가 전면에서 온 국민의 열정을 끌어내는 추동력을 발휘할 때 이것들이 가능하다. 당장 서울 광화문광장에 평창 마스코트인 대형 ‘수호랑과 반다비’를 설치하고 점심시간에 이미 발표된 7개의 평창 응원가라도 틀어 보자. 뭔가 뜨거워야 마음이 당긴다. 주필
  • 시진핑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 떨쳤다”

    시진핑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 떨쳤다”

    애매한 대북 제재 상황 속 발언 “軍 절대복종… 실전 군대 만들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식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한국전쟁을 일컫는 중국 용어) 전쟁의 의미를 강조했다. 인민해방군의 역사를 열거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중국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도 대북 제재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시 주석은 40여분 동안 계속된 연설 초기에 “인민군대는 사회주의 건설과 혁명에 적극 투신했고, 조국과 인민을 지켰으며, 항미원조 전쟁 등을 승리로 이끌어 국가의 위세를 떨쳤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인민해방군의 토지혁명전쟁, 항일전쟁, 해방전쟁 등에서 펼쳐졌던 전술을 소개했다. 항미원조 전쟁의 전술을 소개하는 대목에 이르러 시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 시기의 ‘영고우피당’(零敲牛皮糖) 전술 등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 군대의 전술은 세계 군사 역사에 새로운 지휘예술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영고우피당’은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이 고안한 전술이다. 한반도에서 미군과 싸우던 펑더화이가 “미군의 화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하자 마오쩌둥은 “10개 손가락을 다 공격하지 말고 1개 손가락만 부러뜨리라”면서 “우피당을 잘게 썰어서 먹듯 소규모 섬멸전으로 야금야금 공격해 들어가야 한다”고 명령했다. 우피당은 길게 연결된 중국 전통의 밥풀과자다. 10년 전 건군 80주년 기념식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도 연설에서 “우리 군대는 항미원조 전쟁과 여러 차례의 국경 수호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언급했으나 전술까지 구체적으로 칭송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시 주석은 2010년 10월 부주석 시절 ‘항미원조 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위대한 항미원조 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밝힐 정도로 이 전쟁에 깊은 의미를 두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인민해방군의 당에 대한 절대복종과 실제 전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당의 지휘는 인민군대의 근본”이라며 “인민군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의 깃발 아래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투력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전쟁에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한편 국가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서는 “대만의 독립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시 주석은 또 “인민해방군이 국제 지위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 등 군사력 확장에 적극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과학기술 대한민국 최고 ‘중국통’ 홍성범(59)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중국과학기술정책과 한중과학기술협력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8년부터 28년간 중국과학기술 관련 연구와 대중국협력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중국 관련 보고서와 저서 46권, 중국 관련 논문 및 기고 127건을 발표하는 등 독보적이다. 특히 홍 박사는 1990년부터 정부 차원의 한·중기술협력 프로그램 기획과 평가 활동, 중국의 기술혁신시스템과 기술경쟁력, 중화권 기술혁신네트워크, 체제전환국(구 사회주의권 국가)의 국가혁신시스템 비교, 기술지식의 국제이전 메커니즘, 과학기술협력정책, 민군기술협력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국가와 북한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문제에 정통하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신동아가 분야별로 ‘중국통’으로 선정한 10명 가운데 과학기술분야 ‘중국통’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직함도 동북아사업 단장,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한·상해글로벌혁신 센터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등 다양하다. 경력 역시 중국 과기발전촉진연구중심 객원연구원, 한·중과학기술장관회담 실무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국가과학기술위 정책조정전문위원, 혁신클러스터학회 회장 등 화려하다. 특히 중국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해가던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칭화대학 고급방문학자,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으로 중국의 심장부인 북경에 파견 근무하며 현장을 지켜본 한·중관계의 산증인이다. “한·중 협력, 사드가 전부가 아니다”는 홍 박사. G2시대의 미·중간 힘겨루기 틈새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밝혀 줄 홍 박사와 같은 ‘중국 전문가’가 있어 우리나라는 희망적이다. 편집자주●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10배로 늘려야 “무역흑자 1위 국가는 중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2016년 기준 연간 43조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의 최대시장입니다만,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에서 보면 0.5%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2020년에 중국 내수시장이 약 1경원으로 커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을 5% 수준, 500조원까지 10배로 더 끌어올리자는 주장입니다.” 홍 박사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앞으로 중국에서 10배 더 벌어들이기 위한 정책과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에서 사드가 전부는 아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드와 상관없이 이미 중국 시장환경 변화와 로컬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은 인공지능(AI) 논문 1위, 로봇 1위 시장인데도 200조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화 추진 등 자본투자와 인재투입”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력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공산당 일당독재에 의한 정책의 일관성으로 뒷받침하는 것도 중국의 장점이다. “중국과학원의 백인계획(百人計劃), 중국공산당 조직부 주도의 천인계획(千人計劃) 등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나갔던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펼치며 인재대국에서 인재강국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 박사는 “중국의 해외인재 유치는 투트랙으로 하나는 대학과 연구소이고, 다른 하나는 창업으로 이 둘의 자격조건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트랙의 자격은 특허가 확실히 있을 것, 실리콘 밸리 등 외국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을 것 등”이라며 “중국은 전역에 이들을 위한 유학생 창업파크 250여 곳을 갖춰 두고 적극 지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기초과학, 거대과학, 국방기술 등 기존의 강점분야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해외기술 이전, 강력한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의 공장으로서 글로벌생산네트워크(GPN)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은 다국적기업들의 중국 내 연구개발센터 확대, 혁신적 로컬기업들의 등장, 그리고 해귀(海歸)라 불리는 해외유학파들의 대거 귀환 등으로 글로벌혁신네트워크(GIN)의 센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국한 해외파들은 실질적인 연구뿐 아니라 국가연구개발프로젝트의 기획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홍 박사는 “해외 대학과 연구소에서 20~30년 동안 근무한 경력자들이어서 세계 트랜드를 알고, 중국이 뭘 해야 할지를 알아 기가 막히는 기획을 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홍 박사에 따르면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이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 민간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으로 창업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결국 정부 정책에 의한 프로젝트에다 창업열풍이 조화를 이루며 로컬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이 올라가게 됐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사드문제로 유통과 콘텐츠 분야에서 영향을 받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중기술경쟁력 문제라는 점이다. 실제로 기술력 있는 한국기업들은 사드 와중에서도 중국과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고 홍 박사는 최근 한 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을 지원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홍 박사는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 전략을 활용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의 제시와 같은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존동이란 중국의 정치가 저우언라이(周恩來·주은래)가 주창한 ‘이견이 있으면 일단 미뤄 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정치노선이다. ●중국 진출 성공하려면 기술경쟁력이 핵심 “우리나라의 대 중국 평균 50조원 무역수지 흑자가 취약한 것은 완제품 30%와 중간재 70%라는 수출 비중입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완제품 비중이 60%가 넘습니다. 1경원으로 커지는 중국 내수시장에 들어가려면 중간재 수출만으로는 안 됩니다. 중간재 부문은 중국 로컬기업의 기술력이 제고되면 큰 타격을 받고 수출은 추락합니다. 시장이 아무리 커도 의미는 작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수출의 위기라고 하는 겁니다.” ‘가끔 우리 자식들은 뭘 먹고 살지를 생각한다’는 홍 박사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며 심호흡을 한 다음 “우리는 수출을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합니다. 수출 중소기업과 벤처들은 상품의 30%만 수출합니다.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15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호 상생의 윈윈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한국은 원자재와 중간재를 중국에 보내 현지공장에서 값싼 중국 임금을 활용, 완제품을 제조해 중국과 제3시장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으로 수출을 견인했다. 중국도 현지공장 운영을 통한 고용창출, 경영기법과 기술이전 등의 경제적 실익을 얻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과 품질, 유통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되레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중 관계의 일대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홍 박사는 이를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으로 진단한다. ‘협력과 경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일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우리 기업이 중국과 협력과 경쟁의 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은 ‘우리의 기술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사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힘은 기술경쟁력 있는 기업”이란 분석이다. ●‘협력’과 ‘경쟁’의 쌍방향 전략 필요 “지난해 중국은 550만개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창업이 되는 데는 6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단순 수치로 3300만개의 아이디어가 지난해 쏟아져 나왔다는 말입니다. 웬만한 아이디어는 다 나온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우리 기업이 이 어려운 곳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1경원 규모의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제가 내린 결론은 ‘중국향의 협력과 협업’전략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탁월한 기술력에 바탕을 둔 수출중소기업을 집중해 육성하는 올인 정책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입니다.” 홍 박사는 ‘중국통’답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했다.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홍 박사의 이 같은 두 가지 전략에는 “아직은 한국의 대중국 진출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판단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또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경제 상황도 감안됐다. 특히 한중 양국 12만 명의 유학생과 2만여 명의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의 ‘한중 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을 포함한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도 필요하다. “한중혁신협력 플랫폼을 통해 현지취업, 한중공동청년창업, 수출중기벤처 고용 확대 등 연간 5천여 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다. 홍 박사는 “이제 파편식 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며 “첨단 기술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든 중소벤처든 뽑은 다음 멘토와 기술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중국현지 전문가 등 10명 정도의 ‘멘토단’을 붙여 올인정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1년에 선발된 ‘수출형 중소기업’에 연간 5억씩 3년간 15억원을 투자하면, 이렇게 육성된 수출형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해 500억원,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창출된다, 중국시장 진출의 성공모델을 육성하기 위한 홍 박사의 애국 열정이 느껴졌다. 사드의 장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의 깃발을 꽂을 수출중소기업의 팡파르가 벌써부터 울리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희망의 나라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경제적 의미에서 한국에 중국은 무엇인가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전자·기계부품 등 중간재 위주의 대중수출은(2016년 77.4%) 완제품 중국 내수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2020년 1경 규모로 확대되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우리의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2015년 -18.4%, 2016년 -4.9%로 사상 처음으로 오히려 2년 연속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감소하였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전략에 따른 중간재 수출의 축소, 중국 로컬 기업의 기술력 급상승, 중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기술무역장벽(TBT) 강화 등이 주요인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 품질, 유통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가 큰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방금 제기한 중국의 기술경쟁력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 중국 과학기술만 3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중국은 작년 8월,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 양자통신위성 ‘묵자호’를 발사한 바 있고 올해 6월 16일 이 위성을 이용하여 1203km 떨어진 칭하이성과 윈난성 지상관측소 사이에 양자정보를 순간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바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정보보안수단으로 알려진 미래의 양자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유인잠수정 자오룽호는 세계 최초로 7,000m 심해탐사를 성공한 바 있습니다. 무주공산인 우주, 바다, 극지 등 이른바 경제영토 확장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의 지난 20년간 논문 수를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13만여 건으로 11만여 건 수준인 미국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상위 10% 수준 논문은 미국 1만8746건, 중국 8688건입니다. 한 국가의 기술경쟁력은 투자, 투입인력, 그리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달려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5G)에 중국은 향후 7년간 200조 투자예정입니다. 2020년까지 중국 반도체산업 투자규모가 120조원입니다. 해외유학 중국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은 외국 국적 인재영입을 위한 ‘외국인 천인계획’으로 확대되면서 인재 블랙홀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은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창업 열풍과 혁신을 위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일 1만 50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창업되고 ‘혁신’은 13차 5개년 규획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드문제로 한·중, 한·미·중 간의 외교안보문제가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드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2012년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계획 발표 이후 급감한 관광객은 11개월이 지나서야 원상복구 되었습니다. 올가을 시진핑 2기 정부가 시작되는 19차 당대회 이후까지는 전향적인 해결책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대응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요청은 북한이 갖는 버퍼 역할을 중국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드의 본질에 대해서는 중국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진정성 있는 설명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설득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전략을 우리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대중국 한국민의 여론도 적극 전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반관반민 1.5외교채널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사드문제 관련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내용은 서구인과 아시아인의 사고체계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옳고 그름의 논리를 따지는 미국과 시시비비보다 상황을 중시하는 중국, 리처드 니스벳이 분석한 <생각의 지도>는 우리에게 유용한 전략적 틀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은 한반도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고착화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사드국면전환을 위한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제시,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최근 G20 한·중 정상회담의 시진핑 주석 발언과 제8차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이 강조한 소통 강화와 갈등 해결의 행간을 읽어본다면 좀 더 적극적인 출구프로그램 제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례로 외교·경제·산업·과학기술·문화 등이 융합된 시진핑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은 일대일로사업입니다. 중국만의 사업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등 65개 국가가 포함된 200조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입니다. 문제는 지리적 특성상 한국과의 연계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연계 플랫폼 구축은 절실합니다. 플랫폼은 한국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필요한 기술가치평가, 기술이전연계, 중국향 제품개발, 중국정책·아이템분석, 표준 및 인증, 한중청년창업 등 서브플랫폼으로 구성되고 중국 내 일대일로 핵심 18개 도시에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 내 국가급 하이테크파크에 하드웨어는 중국 측이 소트프머니는 한국 측이 분담하는 철저한 공동추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중국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 일자리 창출,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일대일로 참여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략적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보면 현지 플랫폼 및 창업팀을 통한 500명, 수출벤처 고용 확대를 통한 4,500명 등 매년 5,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은 이러한 구상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고 있나요. -2015년 상해푸동 지역에 상해과학원·상해산업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라는 명칭으로 공동설립 후 중국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임무는 한국의 제품을 상해 측과 중국향 제품으로 공동개발하고 개발된 제품을 기반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은 현금투자를 최소화하고 특허, 기술력,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극대화하여 지분참여를 하고 혁신의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과 IPO, M&A를 한국 측이 주도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실험실안전 필터링기술과 IoT연계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후 중국 내 혁신창업도시 및 일대일로 핵심도시로 이 모델을 확산할 계획입니다.→마지막 제안이 있다면요. -한·중 관계는 사드가 전부가 아닙니다. 사드문제가 없었더라도 이미 중국시장 환경은 우리 기업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가 없습니다. 아직은 한국의 진출 아이템이 존재할 때 기존의 진출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진출전략이 필요합니다.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한·중 유학생 및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한·중청년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 등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이 필요합니다.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또한 비정치 분야에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은 단순히 대륙이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과의 신중화권이라는 사실, 그리고 일대일로를 통해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유라시아 및 중동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주요 프로필 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국제과학기술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전 중국과학기술촉진발전센터(NRCSTD) 객원연구원 전 한·중 과기장관회담 실무위원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전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전 중국 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기술경제·관리학과 고급방문학자 전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전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과학기술부 북경파견근무)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조정전문위원 전 한국과총국제협력위원 전 혁신클러스터학회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장 현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현 상해복단대 객좌연구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금운용심의위원
  • 담뱃값 인하 논란…홍준표 “민주당, 담뱃값 인상은 그렇게 반대하더니”

    담뱃값 인하 논란…홍준표 “민주당, 담뱃값 인상은 그렇게 반대하더니”

    최근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 법안을 마련하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홍준표 당 대표가 이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이 추진하는 담뱃값 및 유류세 인하에 대해 “담뱃세 인상을 하려고 할 때 그렇게 반대한 민주당이 인하에는 왜 반대를 하는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서민감세 차원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만 열면 서민 이야기를 하는 민주당은 서민감세에 앞장서 협조하라”고 비꼬았다. 또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 정부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하는데 앞으로 나라의 경제가 참으로 어두울 전망”이라면서 “이미 유럽과 남미에서 망한 사회주의 분배정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홍 대표는 또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이유는 노동의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것을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노동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강성 귀족 노조의 기득권 때문에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는데, 이런 본질을 간과하고 기업에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부산·경남(PK) 지역의 내년 지방선거 대책으로 갑자기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일종의 긴급명령으로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 나라 제조업 전체에 암운을 드리우는 그런 조치”라며 “5년짜리 정부가 100년을 바라보는 에너지 정책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로버트 그로트의 인생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로버트 그로트의 인생

    여느 20대처럼 앳된 얼굴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들고 군복을 입었다는 것뿐. 마감을 하고 습관처럼 외신을 배회하다 뉴욕타임스(NYT)에서 그를 발견했다.로버트 그로트(28).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의 상징이었고,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우다 지난 5일 숨을 거뒀다고 했다. 짜릿하게 멋있었다. 그런 불꽃같은 삶을 동경했었다. 대학생 시절 꽤 오랫동안 체 게바라 평전을 끼고 다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의 부고 기사를 썼다. 기사를 보내고 나서도 잔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멋진 모습은 금세 잊혀졌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가족 사진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시위를 하다 만난 카일리 데드릭과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야영을 하며 만든 ‘오큐베이비’(점령이라는 뜻의 오큐파이와 베이비를 합친 말) 4살배기 여자아이 티건. 사진 속에서 셋은 세상 무엇도 부러울 것 없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티건의 얼굴에 두 돌이 갓 지난 내 딸의 얼굴이 순간 겹쳤다. 그렇게 예쁘고 소중한 것을 두고 그는 사지(死地)로 걸어 들어갔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로트의 어머니 태미는 그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자원한 이유가 ‘대의를 위해, 그리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싸우길 좋아한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로트 같은 청년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시리아 북부 ‘로자바’에 자리잡은 YPG에는 세계 각국의 젊은 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가 몰려든다고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르포를 통해 전했다. 로자바에는 외국인을 위한 한 달 과정의 ‘아카데미’도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온 자원자는 모두 75명. 그들이 밝힌 자원 동기는 다양하다. 1936년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외국인 의용군처럼 혁명을 이루기 위해 온 사람, 마약에 쩔어 살다 치료소에서 마르크스를 읽고 좌파로 변신한 사람, 단순히 분쟁 지역의 영화 같은 이미지를 만끽하고 싶어 온 사람?. 그들의 얘기를 읽는 동안 나는 안타까웠다. 체 게바라를 읽던 시절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감정이다. 아무리 고귀한 대의도 내게 달려와 폭 안기는 딸의 작은 품보다 더 고귀하진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로트는 아내와 딸을 버렸다. 대신 IS를 물리치고 로자바 지역에서 쿠르드족의 자치권을 얻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로트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건 딸이었을까, 아니면 쿠르드족이었을까. 그로트는 동영상에서 “딸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순간 티건의 미래를 상상해 봤다. 티건이 죽음으로 신념을 지킨 아빠를 자랑스러워할지 아니면 학예회와 졸업식에 영영 오지 않을 그를 원망할지 궁금해졌다. 로자바에 있는 이들은 나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것에도 헌신하지 않는다”며 근성 없음을 비난한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나도 IS의 격퇴에 찬성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여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자바에 가지는 않을 거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 딸을 지키는 것이 내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인생이다.
  • 中베이징 한복판 6만명 시위… ‘파룬궁 시위’ 이후 최대 규모

    中베이징 한복판 6만명 시위… ‘파룬궁 시위’ 이후 최대 규모

    중국의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서 6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환경 문제나 노동쟁의, 당국의 부당한 처사를 중앙정부에 알리기 위한 항의 시위인 ‘상팡’(上訪)이 베이징에서 종종 열리기는 하지만 이처럼 큰 규모의 시위는 이례적이다. 특히 중국은 가을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 안정을 최고 목표로 삼고 있다.25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의 다훙먼 국제회의센터 부근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단계 금융회사 투자자 6만여명이 모여 당국이 회사 대표를 체포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문제의 회사는 선전에 있는 ‘산신후이 문화전파유한공사’로, 빈곤층이 3000위안(약 48만원)을 투자하면 2주 뒤에 3900위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산신후이는 자선기구임을 자처하며 ‘자본유통’으로 모두가 잘사는 사회, 이상적 사회주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공안 당국은 최근 산신후이 대표 장톈밍을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 회사에 돈을 낸 사람은 550만명에 이른다. 다훙먼 주변 곳곳에서 시위를 벌인 투자자들은 “당국은 박해를 중단하라. 우리는 진정으로 빈민구제를 원하고 있다. 당 중앙은 법치와 정의를 바로 세우라”고 주장했다. 반정부 시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공산당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톈안먼 광장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공안에게 저지당했다. 베이징 공안은 시위 인파가 늘어나자 다훙먼 지하철역을 봉쇄하고 시위대 일부를 연행했다. 공안은 또 시위 현장에서 영상과 뉴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파방해차량을 배치했다. 이날 시위는 1999년 4월 25일 발생한 파룬궁(法輪功)의 ‘4·25 상팡’ 이후 최대 인파였다. 당시 파룬궁 수련자 1만여명은 고위층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를 포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후 중국은 대대적 파룬궁 단속에 나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당원 8945만명·규율 100개 이상… 시진핑 “공산당 완벽한 정당 만들 것”

    당원 8945만명·규율 100개 이상… 시진핑 “공산당 완벽한 정당 만들 것”

    지난 13일 구금 상태에서 생을 마감한 류샤오보(劉曉波)는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이었다. 다른 인권운동가들과 달리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아주 구체적으로 싸웠고, 세를 불렸다.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과 미국식 민주주의 도입이었다. 중국 지식인 1300여명이 서명했다. 이 헌장은 1977년 체코슬로바키아의 ‘77헌장’을 벤치마킹했다. ‘77헌장’을 작성한 바츨라프 하벨은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체코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됐다. 그런 하벨이 류샤오보를 2010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대했다. 류샤오보가 하벨의 길을 걷는 건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다. 류샤오보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을 때에도 1년 6개월만 가뒀던 중국 법원이 ‘08헌장’이 발표되자 11년형을 선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사망을 보며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민낯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부도, 국민들도 “국제사회가 뭐라 하든 중국 공산당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자신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자본주의가 심화하면서 다른 국가의 공산당 정권은 대부분 붕괴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공산당 창당 95주년이었던 지난해 7월 1일 기념식에서 무려 1만 2000자 분량의 원고를 80분간 낭독했다. “갈 길이 아득히 멀어도 나는 온힘을 다해 탐구하겠다(路曼曼其修遠兮 吾將上下而求索)”는 초(楚)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다짐을 되새겼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좋은지 나쁜지는 오직 중국 인민이 판단한다”고 말할 때는 박수가 30초간 이어졌다. 공산당에 대한 시 주석의 확신은 각 영역에서의 공산당 통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15일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는 5년마다 중국의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서방 언론은 금융시장 개방과 인민은행의 역할 강화를 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금융 업무에서 당의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감독 기관에 설치된 당 기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개방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獨 인구보다 많은 당원… 4년 후 창당 100주년 시 주석은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올랐을 때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에 모든 인민이 행복해지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꿈’을 천명했다. 비록 서방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중국 공산당을 역사상 가장 완벽한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게 시 주석의 확고한 의지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태동했다. 전 당원 57명을 대표해 13명이 모였다. 도중에 프랑스 조계 경찰에 발각됐다. 저장성 자싱 호수로 도망쳐 배 위에서 창당을 마쳤다. 날짜가 불분명해 창당일을 7월 1일로 삼았다. 100년 정당을 4년 앞둔 현재 당원은 8944만 7000명에 이르러 세계 최대 집권정당이 됐다. 독일 인구(약 8000만명)보다 당원 수가 많다 보니 아무나 가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 세계 정당 가운데 입당이 가장 까다롭다. 만 18세 이상이 돼야 가입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 입당은 4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1차 관문은 신청서를 낸 뒤 공산당 지부의 심사를 통과해 당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적극분자’가 되는 것이다. 당 지부는 신청인은 물론 가족의 과거까지 면밀히 추적한다. 적극분자로 선발된 뒤에는 기존 당원으로 구성된 2명의 후견인과 함께 1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공산당 이론 등 시험을 통과해 ‘발전 대상자’로 선발되면 2차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3차 관문인 예비 당원이 되면 다시 1년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급 당 위원회가 전체회에서 ‘정식 당원’으로 결정하면 마침내 4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 된다. 신청에서 정식 당원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린다. 지난 1일 중앙 선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입당 신청자는 모두 2026만명이었다. 이 중 940만명이 ‘적극분자’의 관문을 통과했다. 정식 당원이 된 인원은 191만명에 불과했다. 10.6대1의 경쟁률인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당원 자격 요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당원 증가율은 줄고 있다. 2012년 당원 증가율은 3.1%였지만, 2016년에는 0.8%에 그쳤다. 당비도 반드시 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연속해서 6개월 동안 당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퇴출된다. 납부 금액은 신분과 소득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봉급 생활자를 예로 들면 월급이 3000~5000위안이면 급여의 1%를 납부하고, 5000~1만 위안이면 1.5%를 납부한다. 1만 위안 이상이면 2%를 납부한다.●노동자·농민 정당서 공무원·지식인 정당으로 중국인들이 기를 쓰고 당원이 되려는 이유 중 하나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당과 정부 기관, 국유기업은 물론 사기업도 당원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당원의 학력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말 현재 당원 가운데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자는 4103만 1000명으로 45.9%에 이른다. 2013년도에는 이 비율이 41%였다. 또 노동자 당원 수(709만 2000만명)보다 기업 및 민간단체의 관리자 당원(931만명)이 더 많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이었던 중국 공산당이 공무원·화이트칼라·지식인 정당으로 바뀐 셈이다. 당원에게는 혜택 못지않게 규정도 많다. 당비 납부 외에도 100개 넘는 온갖 규율을 지켜야 하고 부정을 저질렀을 때 일반인보다 가중처벌을 받는 등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20여년 동안 베이징시 당위원회에서 활동해온 한 당원은 “혜택보다는 당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더 큰 요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먼저 일어난 사람들이 바로 공산당원”이라면서 “공산당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외국인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당 과정에서 도덕성은 물론 학력과 성실성까지 검증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도 당원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늘 “당원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당 조직이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는 지난 17일 인민일보 기고에서 “공산당의 장기적인 일당 통치와 전면적인 통치를 위해 기율 감찰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당 조직을 건설하고, 그 조직을 쉼 없이 감찰해 인민의 지지 속에 공산당 통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에 공유경제 바람을 불러일으킨 스타트업(창업기업) 오포(ofo)는 지난 1일 당위원회를 건설했다. 공산당 창당 96주년에 맞춘 것이다. 오포는 2014년 베이징대 대학원생들이 세운 공유자전거 기업으로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의 투자를 받아 유명해졌다. 이날 당 대회에서 창업자인 다이웨이(27)가 오포의 당서기로 선출됐다. 다이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창업기업답게 젊은 패기로 당 조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다이웨이는 2013년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칭하이성 산골로 내려가 중고생들에게 수학과 공산주의 사상을 가르칠 정도로 당성이 깊은 인물이다. 3년 된 기업에 96년 된 공산당이 뿌리내리고, 야심만만한 창업가가 공산당 조직을 이끄는 곳이 지금의 중국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인권이란/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인권이란/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끝내 숨을 거뒀다. 국제사회는 죽음을 눈앞에 둔 그에게 해외 치료 기회를 주라고 간절히 요청했지만 중국은 “내정간섭 말라”며 출국을 불허해 그의 한많은 삶은 조국에서 마감됐다.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류샤오보마저 사망함에 따라 중국은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을 두 겹이나 썼다.중국 인권은 ‘황무지’로 비유된다. 수천 년의 장구한 역사에서 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인권은 봉건시대뿐 아니라 서구 인권사상이 보편화된 현대에도 사회 이슈로 부각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왕조시대에는 유가의 위계질서와 가부장 통치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나마 공맹(孔孟)이 나서서 인권 침해를 묵인하지 않는 ‘최소한의 인권’을 주창했지만, ‘상갓집 개’로 취급받은 이들의 영향력으론 전파가 역부족이었다. 민족·민권·민생의 ‘삼민주의’를 내건 쑨원(孫文)이 청나라 왕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辛亥革命)을 통해 대통령에 올라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듬해 물러나는 바람에 인권은 자랄 겨를이 없었다. 사회주의 중국이 들어서면서 인권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람의 목숨은 파리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마오쩌둥은 ‘15년 만에 영국을 따라잡자’며 야심차게 대약진 운동을 추진했지만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길거리에 굶어 죽은 사람이 널려 있다는 보고를 받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민의 절반을 죽게 내버려 두어 나머지 절반이 그들 몫을 먹도록 하는 게 낫다.”(‘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지음) 그 결과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마오는 ‘뱀’(반대파 지식인)을 색출하기 위해 군불을 지폈다. 구멍 속에 숨은 뱀을 끌어내기 위해 ‘맘대로 비판하라’(百花齊放·百家爭鳴)는 독수를 썼다. 멋모르는 뱀들은 앞다퉈 마오 숭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덫을 놓고 기다리던 그는 이들을 ‘우파’로 몰아 고문을 자행하는 등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피해를 입은 이들이 수십만을 헤아린다. 2인자 류사오치 국가주석이 대약진 운동을 “인재(人災)가 70%고 천재(天災)는 30%”라고 규정하자 마오의 권좌가 흔들렸다. 불안해진 그는 ‘문화혁명’을 발동해 ‘반란은 정당하다’(造反有理)며 순진한 인민들을 꼬드겼다. 선생님과 학생, 지식인, 혁명 원로를 모조리 반대파로 낙인찍어 솎아냈다. 심지어 ‘타락한 부르주아의 상징’이라며 고양이까지 학살했다.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은 체제 도전을 용인할 수 없다며 류샤오보가 중심이 된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총칼로 짓밟아 수많은 젊은이가 피를 바쳐야 했다. 장쩌민은 톈안먼 시위를 체제전복 세력의 ‘동란’(動亂)으로 규정하고, 개혁파 후야오방·자오쯔양의 추모와 복권을 금지했다. 후진타오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당서기 때 분리·독립시위가 발생하자 직접 철모를 쓰고 나가 유혈 진압했다. 시진핑도 매한가지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감금돼 있는 중국 정치범은 수만 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런데도 13억을 먹여 살린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중국 정부에 인권을 거론한다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khkim@seoul.co.kr
  • 홍준표 “文정부도 ‘정치보복 쇼’ 본격 시작”

    홍준표 “文정부도 ‘정치보복 쇼’ 본격 시작”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8일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정치보복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보다”라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년 단임제 대통령제가 시행된 이래 5년 마다 반복되고 있는 전 정권 비리 캐기 수사는 이 정권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빌미로 어부지리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이 작성(자) 불명의 서류 뭉치를 들고 생방송 중계를 하며 국민 상대로 선전전을 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300억 달러 이익이 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당하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숨긴 채 검사가 하부 기관인 국정원에 파견 나가 과거사 미화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산브로커가 국방을 지휘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하는 사람이 교육을 맡고 전대협 주사파 출신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PK 지방선거 전략으로 멀쩡한 원자력 건설을 중단하고 정시시켜도 관제 여론조사로 지지율 80%라고 선전하는 나라”라면서 “이것이 과연 나라다운 나라인지 우리 한 번 지켜보자”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코스타리카에서 본 행복의 조건/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코스타리카에서 본 행복의 조건/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행복은 국가나 마을, 그리고 개인의 궁극적 목표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국민들이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한다. 얼마 전 목민관클럽을 통해 다녀온 쿠바·코스타리카 연수는 이를 새삼 느끼게 했다. 목민관클럽은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이다.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로 상징되는 사회주의 국가다. 1959년 혁명 이후 소련의 원조가 중단되기 전인 1991년까지는 나름 잘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리더들이 정치적인 고립을 자초해 의료와 교육제도를 제외하고 경제 영역에서는 사실상 실패했다. 내외국인이 쓰는 화폐가 다르고, 아직도 혁명 이전인 1952년에 제작된 자동차가 매연을 잔뜩 내뿜으며 도로를 달린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다소의 시간이 필요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15년 쿠바와의 단절된 외교 관계를 복원했지만 경제 봉쇄는 여전하고 주거, 교통, 산업 등의 분야에서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반면에 코스타리카는 자본주의를 넘어 ‘공존 시대’에 우리가 주목할 만한 나라다. 인구 500만명에 국민 소득이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자주 쓰는 말이 ‘충만한 삶’, ‘순수한 삶’의 뜻을 가진 ‘푸라비다’일 정도로 국민 행복 만족도가 세계 선두권이다. 군대도 없다. 군사 비용은 무상 교육과 의료에 투입된다. 국민들은 오히려 안전감이 높다고 한다. 군대를 없애게 된 이유도 재미있다. 1948년 대통령 부정 선거에 반대한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군대를 해체했다. 코스타리카는 지속 가능 사회를 위한 생태보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덕분에 지구상에 있는 생물 종(種)의 5% 이상이 살 정도로 생태 관광 천국이 됐다. 국내 소비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모두 충당하고 있어 2004년 발견된 유전 개발을 포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도 결국은 코스타리카처럼 국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 정부는 제도적으로 불평등을 줄여 나가야 하며, 행복은 삶의 습관이라는 말처럼 행복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노원구는 올해 ‘행복은 삶의 습관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민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주체가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행복이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오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스포트라이트] 공무원들의 로망 해외출장, 항공권은 엉망… 출장비는 실망

    국외출장에 나서는 공무원 수가 해가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국외출장에 나선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은 4만 6030명으로 2012년 3만 453명보다 51.2%나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3년 3만 4031명에서 2014년 3만 2510명, 2015년 3만 717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물리적 제약이 점차 줄어들면서 공무원의 국외출장이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공무원의 국외출장 이미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외유성 출장 논란은 물론이고 출장비를 유용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서울시 간부는 지난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가격을 400만원가량 부풀려 차액만큼을 차량대여 등 개인 체류비로 써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데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공무원 대부분이 언론에서 언급되는 외유성 출장은 구경한 적도 없을 뿐더러, 적은 출장비에 빡빡한 일정을 채우고 오느라 피로감만 더 쌓이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국에 대한 설렘은 현지에 도착하면 깨지기 일쑤다. 서울신문은 9일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솔직한 뒷얘기를 들어보고자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10명 중 8명 빡빡한 여비… 공무수행 괴로워 무엇보다 공무원들은 국외출장 여비가 적다고 강조한다. 10명 가운데 8명은 공무수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직급이 낮을수록 출장비가 적어 직급이 높지 않으면 일정 내내 쪼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무원 여비 규정을 보면 지역별로 4등급(가~라), 직급별로 6개 등급(제1호 가~라, 제2호 가~나)으로 나뉜다. 주무부처 과장(3급) 아래부터 가장 낮은 등급(제2호 나)이다. 이 등급은 런던이나 뉴욕, 파리와 같은 가급지라 해도 하루 숙박비 상한액은 155달러(17만원)이며 식비는 67달러(7만원), 일비는 26달러(3만원)다. 만약 급한 경우 택시를 타야 하는데 일비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셈이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최하위 라급지는 숙박비 상한액이 77달러(8만원)이며 식비는 30달러(3만원) 수준이다. 한 중앙부처 6급 공무원은 “우리 부처에서 외유성 출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업무 특성상 워싱턴이나 뉴욕, 도쿄로 출장을 자주 가는데, 매번 숙박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숙박비를 보전하기 위해 다른 비용들을 부풀리는 경우는 본 적이 있다”며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숙박비가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의 6급 공무원은 “치안이 불안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의 경우 사설경호가 충분히 이뤄지는 곳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만큼 숙박비가 생각보다 많이 든다”며 “1인 1실이 원칙이지만 숙박비를 충분히 확보하고자 두 명이 함께 한 방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여비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 역시 출장비가 충분치 않음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장비를 무턱대고 올릴 수도 없다. 실제로 1995년 국외 여비규정과 올해 규정을 비교했을 때 식비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일비와 숙박비는 물가 상승률 정도만 올랐다. 직급별 가장 낮은 등급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가급지를 여행하는 경우 숙박비 상한액은 106달러(12만원)에서 155달러로 46% 올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출장여비는 유엔의 국외출장 여비 기준과 외교부 재외공관의 현지실태 조사, 주변 국가의 여비 등급 등을 고려해서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 공무여권 사회주의 국가 갈 땐 되레 심사 까탈 공무여권의 불편함도 토로한다. 공무국외출장을 가려면 공무여권을 이용하는 게 원칙이다. 입국비자가 필요한 국가 중 20여개 국가에서 관용 여권을 소지하면 비자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공무여권을 소지하기 위해선 일반여권을 구청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 만큼 번거롭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출입국 수속 단계에서 공무여권 때문에 엄격한 심사를 받은 적이 있어 국외출장을 가더라도 일반여권을 사용한다는 공무원도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인사발령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가 바뀔 경우 공무여권을 어느 지자체에 보관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며 “여권 관리를 이유로 굳이 일반여권과 공무여권을 모두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공무원은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출장 갈 때 공무여권을 보여 주면 오히려 출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비자 여행 가능 국가라면 가급적 일반여권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 구매 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공무국외출장 시 보통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를 통해 항공권을 사는데, 인터넷에서 파는 최저가 항공권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GTR 제도는 정부(국무총리실 총무처)가 1980년 대한항공과 맺은 계약으로 공무원이 국외출장 시 대한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사도록 한 제도다. 1990년에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해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외화 유출을 절감하고 공무원에 대한 예약관련 편의 제공, 자국 국적 항공사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GTR 제도를 통해 항공권을 사면 비싸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정부는 1997년부터 다른 방법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인사처에 따르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GTR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는 50% 정도다. 국외출장 기간에 개인 연차를 사용하는 등 보다 유연하게 출장과 연차를 적용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방안에 찬성한 공무원은 10명 가운데 5명이었다. 반대 의견으로는 국외출장에 대해 아직 부정적 여론이 많은 상태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고, 국외출장을 개인 연차에 맞추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찬성한 이들은 출국 전 준비와 시차적응 기간이 필요한 만큼 개인 여가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사혁신처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규정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보훈처의 한 6급 공무원은 “국외출장은 대부분 2~4명이 출장단을 구성해 실시되는 만큼 출입국 날짜를 사이에 개인 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전에 출장단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용인하게 되면 출장 목적 자체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고, 국민에게서 오해를 살 가능성이 큰 만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이방인… 노숙자… 소외된 아픔을 들춰내다

    이방인… 노숙자… 소외된 아픔을 들춰내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나는 무식한 아줌마여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어요. …제발, 사람이 소중한 나라, 사람 목숨이 소중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아들이 입고 뛰었던 운동복을 든 여인은 북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가슴속에 맺힌 한을 털어놓는다. 백범 선생의 좌상을 본뜬 거대한 조형물에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비롯해 탈북 예술가, 해고 노동자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귀화한 영화배우, 동성애 인권운동가, 20대 청년 등이 각자의 소원을 말하는 모습이 투사된다. 한결같이 억압과 차별을 견뎌 온 사람들, 심리적 외상과 박탈감에 고통받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두운 공간을 가득 메우며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폴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거장 크지슈토프 보디츠코(74)의 신작 ‘나의 소원’이다. 자주적인 문화대국을 꿈꿨던 백범의 ‘나의 소원’에서 강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5월부터 약 1년간의 조사를 거쳐 백범을 상징적인 인물로 선정한 데 대해 그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통일된 한국에 대한 비전을 기쁨의 국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교환되는 민주적인 국가, 제국주의가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문화에 초점을 맞춘 그런 국가를 꿈꿨다”면서 “이상적인 사회, 특히 민주주의를 향한 기대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결코 타인의 고통의 깊이에 가 닿을 수는 없지만 타인의 고통에 대해 귀 기울일 수 있으며 또한 귀 기울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들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예술가도 사회의 고통과 문제를 극복하도록 예술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1943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보디츠코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1968년부터 현미경을 디자인하는 산업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실험적인 예술인과 지식인들이 운영하던 대안공간(갤러리 포크살)을 중심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77년 캐나다의 레지던시에 참여하면서 캐나다로 이주한 그는 1980년대 들어 미국 뉴욕과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카셀 등 여러 도시에서 사회비판적,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야외 프로젝션 작품을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그는 세계 각지에서 난민, 외국인, 노숙자, 가정폭력 희생자 등 상처받고 억압된 사람들이 공적인 공간에서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공공 프로젝션과 디자인 작품을 선보여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이번 전시는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이라는 제목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주요 작품 80여점이 총망라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사회의 주요 담론을 선도해 온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회고전 형식의 5전시실은 모두 4개 파트로 구성됐다. 폴란드에서의 초기작으로 최초의 퍼포먼스 작품인 ‘개인적 도구’와 바삐 움직이는 공공장소에서 혼자 느린 속도로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수레’, 사방으로 감시당하고 막막한 상황을 표현한 ‘자화상’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억압 간의 긴장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는 대표작 ‘노숙자 수레’도 눈길을 끈다.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폐타이어를 태운 열로 몸을 녹이는 노숙자, 쇼핑카트에 빈 캔을 모아 파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본 그가 쇼핑카트를 개조해 만든 복합기능의 수레는 사람들이 길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도록 내몰린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90년대 초에 발표한 ‘외국인 지팡이’와 마우스피스 모양의 ‘대변인’은 거리에 들고 나가면 누구라도 쳐다볼 기이한 모양이다. 보는 사람들이 말을 걸게 만듦으로써 발언과 소통의 기회를 내포한 작품들을 작가는 ‘문화적 보철기구’라고 부른다. 공공장소에서 건물 외벽 등을 스크린 삼아 영상작업을 투사하는 공공 프로젝션에서는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현지 공동체와 함께 진행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치료에서 차별을 받은 재일조선인 등 원폭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히로시마 프로젝션’(1999), 가정폭력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티후아나 프로젝션’(2001) 등 10점의 영상이 소개된다. 보디츠코는 “프로젝션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가 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경험을 다른 곳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를 통해 공공장소가 활기를 띠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공공장소에서 보여 준다면 시위나 집회가 일어날 이유와 조건이 조금은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나의 소원’은 7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여자의 화장품 사랑, 北도 마찬가지

    여자의 화장품 사랑, 北도 마찬가지

    북한 여성과 코스메틱/남성욱·채수란·이가영 지음/한울엠플러스/416쪽/3만 9500원북한 여성들도 한국 여성들처럼 화장에 관심이 많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소비적이고 자본주의적 색채가 강한 화장품 생산을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독려해 왔다. 저자는 사회주의 체제의 화장품 산업 육성이라는 이중적인 주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00여명의 탈북 여성을 인터뷰하고, 최초로 북한산 화장품 64개 품목의 성분을 검사했다. 최근에는 북한에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신랑이 신부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 제품을 선물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한국산을 받으면 ‘시집 잘 갔다’는 소리를 듣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