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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ㆍ소,국경군 삭감 논의/상호 훈련참관등 협력 확대

    ◎2번째 군사회의 【도쿄 연합】 중ㆍ소간의 군사교류가 30년만에 실현되어 작년에 이어 금년 2월 양국 전문가 회의가 모스크바와 북경에서 잇따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공동)통신은 북경의 공산권 소식통을 인용,지난해 5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북경방문을 계기로 두나라간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진 후 작년 11월 모스크바에서 외교ㆍ군사 전문가 회의가 처음 개최된데 이어 이달에는 북경에서 2차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국경병력 삭감,군사면의 상호신뢰 구축등을 목적으로 설치된 양국 전문가 회의는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북경에서 제2차 회의를 열었는데 소련측 단장으로 참석한 키리에프 외무성 아시아 사회주의국가 담당국장은 국경병력 삭감으로 두나라의 국민경제 발전과 국경무역을 증대시키는데 힘써 나가자고 강조했으며 부단장인 쿠리비키 국방부 국장은 중국측이 작년 소련의 탱크사단을,그리고 이번에 소련측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훈련상황을 직접 참관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전자기기,컴퓨터 등을 이용한 중국군의현대적 훈련에 관심을 보였다고 교도는 밝혔다.
  • 북한 인민회의 대의원/6개월 당겨 4월 선출/중앙통신

    【도쿄 AFP 교도 연합】 동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 선풍에 맞서 대대적인 사회주의 지지 및 생산증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23일 최고인민회의(의회)제9기 대의원 선거를 당초 일정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 오는 4월22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에서 수신된 북한관영 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가 22일 최고인민회의 9기 대의원 선거를 오는 4월22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계응태 당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13인 중앙선거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도쿄의 분석가들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특히 그간 오랫동안 예상돼오던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비롯한 북한 권력구조 재편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통상 4년간의 대의원 임기만료후 선거가 실시되던 것에 비추어 최고인민회의 선거가 이처럼 앞당겨 실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문제 전문가인 한 일본관리는 북한이 현재 침체된 경제를 진작시키고 동구국가들의 개혁조치에 저항하기 위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해설)변혁풍에 맞선 내부 결속 모색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예정보다 6개월이상 앞당겨 실시키로 한 것은 최근 나돌고 있는 「김정일의 후계승계」보도들과 관련,크게 주목되고 있다. 해외의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지난해말부터 김일성이 중국의 등소평처럼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김정일에게 전권을 넘겨준 후 수렴청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시기는 김일성의 78회 생일(4월15일)이나 오는 10월의 7차당대회를 전후해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왔다. 북한이 조기선거를 추진하게된 배경이 과연 김정일에게 전권을 넘겨주기 위한 것인가. 우선 북한의 「국가주석」직은 72년 개정헌법에 따라 신설된 것으로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한다. 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일을 김일성 생일 1주일 후로 잡은 점,북한 정권수립 후 대의원선거를 예정보다 늦춘적은 수 없이 많지만 앞당겨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김정일에게 주석직을 넘겨주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한국내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김일성의 전권이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말부터 동구공산국들의 변혁등 외부로부터 개혁 압력을 받고 있으나 그 대처방법이 ▲국내에서는 김일성ㆍ김정일 체제결속 강화 ▲대외적으로는 유화정책 표방이라는 2중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말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처형 직후 동구권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소집,수일동안 회의를 거듭하면서 동구개혁돌풍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그후 김일성은 신년사에서 남한의 콘크리트장벽 제거를 전제로 한 남북한주민들의 자유왕래를 제의했고 뒤이어 북한당국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인정 ▲홍콩ㆍ일본 등에 전세항공편 운항추진 ▲대한수교때 보인 결례에 대해 동구국들에 사과 ▲해외에서의 한국비방금지 ▲한국외교관 접촉허용 등 다소 개방적이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여왔다. 그런가하면 북한내부에서는 각종 군중집회와 매스컴을 통해 김일성ㆍ김정일 체제옹호와 사회주의 우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번조기선거도 아직 「김정일 주석 승계」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그보다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금까지 들러리당인 천도교 청우당이나 조선민주당 등을 독립정당처럼 보여줘 마치 북한도 다당제를 실시하는 듯 외부세계에 선전하면서 새로운 마음자세로 내부결속을 다짐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더 높을 듯하다.
  • 양국 고위관계자의 최근 「메시지」를 보면

    ◎한ㆍ소수교 정지 “예상밖 쾌속행보” 소,남북대화등 한국정책에 공개적 동조/김영삼 최고위원 방소,결정적 계기될 듯 한국과 소련간의 관계개선 즉수교를 위한 움직임이 발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소련고위당국자의 대한반도 관계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다음달로 예정된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과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소련방문이 함께 어우러져 「연내 국교수립」이라는 성급한 기대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소련측의 이같은 발언에 고무된 듯 강영훈국무총리와 최호중외무부장관등 우리측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한소 양국간 빠른 시일내 수교가능」이라는 시그널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양국간 수교의 체감온도가 매우 높음을 감지케 하고 있다. 소련은 서울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면서부터 대한 관계개선의사를 넌지시 비치기 시작,지난 해에는 게오르기 아르바토프 소과학원 미ㆍ캐나다연구소장과 미하일 카피차 전외무차관 등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외교분야 싱크탱크를 한국에 보내고 김영삼 당시 민주당총재의 방문을 받아들이는등 적극적인 외교제스처를 전개해왔다. 올들어서도 소련측은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의 강력한 추진을 바탕으로 더욱 능동적인 대한외교를 펼치고 있는 느낌이다. 셰바르드나제 소외무장관은 지난 9일 미소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함께 남북 대화노력을 촉구,북한의 개방유도와 대한 국교수립이라는 양동작전을 시도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의 발언은 한반도 평화통일과 남북 당국간 직접대화노력을 꾸준히 추진해온 우리 정부의 입장에 소 고위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동조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셰바르드나제장관은 미소 외무장관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장벽」을 언급,양국관계에 긴장을 초래했으나 곧이어 겐나디 게라시모프 소외무부대변인이 『한반도 장벽은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해명,발언파문을 일단락지음으로써 국교수립을 향한 한소관계가 쾌속순항하고 있음을 반증했다. 셰바르드나제 발언에 이어 고르바초프서기장의 대한반도 정책입안자로 알려진 소 과학원 세계경제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한일문제연구부장 게오르기쿠나제도 방일기간중 기자회견에서 소련의 대한반도정책 기본방향에 관해 대단히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은 시간문제』라는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과 함께 ▲소ㆍ북한간의 동맹관계가 변질됐으며 ▲소련은 한국의 유엔가입에 반대하지 않으며 ▲한소 관계진전은 북한­미ㆍ일 관계개선과 연계되어 있지 않다고 언급,신사고에 입각한 대담한 대한반도정책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소측의 움직임과 더불어 우리 정부도 그동안의 제3국을 통한 막후접촉에서 벗어나 공개외교로 전환,최외무장관이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제의했다. 최장관은 유고ㆍ폴란드ㆍ알제리 등 미수교국과의 국교수립에 있어 양국 외무장관회담이 유효적절하게 활용된 선례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수교전이라도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이에대해 소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게라시모프외무부대변인은 최근 한국기자들과 만나 양국 외무장관회담이 수교전이라도 유엔과 같은 중립적인 장소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소측도 최장관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한소간에는 대한항공과 소국영 아에로플로트사간의 정기직항로 개설합의,우리 민간기업의 활발한 대소진출등 양국 수교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여러가지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징후는 경제적 효과에 비중을 두는 소측 입장과 정치적 효과에 보다 중점을 두는 우리측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 민자당최고위원과 정회장의 방소및 공로명 초대주소영사처장의 부임이 한소 관계개선의 결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오는 3월19일 장도에 오르는 김최고위원의 방소는 그가 지난해와는 달리 여권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양국외교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양국 실무진간에 준비가 한창이다. 정부와 민자당은 23일 김최고위원 방소기획단을 당정인사들로 구성,그의 방소에 거는 여권측의 기대를 짐작케 해주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방소일정은 현재 정재문의원이IMEMO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해 볼때 고르바초프서기장,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 등 소련지도자및 고위인사들과의 면담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처장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김최고위원의 방소는 한소관계의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는 「김영삼­고르바초프회담」 성사에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회장은 명목상 현대종합상사의 모스크바지사개설 축하연 참석차 3월4일 방소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양국간 국교수립을 빠른 시일내에 달성하려는 정부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처장도 그가 비중있는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양국 외무장관회담의 성사및 이에따른 양국수교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외무부는 기대하고 있다. 결국 한소관계는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연내수교가 거의 확실시 된다고 할 수 있다. 양국간 수교는 물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현재 사회주의이념을 비교적 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의 수교도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에 전망해 볼 수 있으며 이는 결과론적으로 미 일 중 소에 의한 남북한 교차승인과 함께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라는 소망스러운 「현실」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 민족분규 진화 겨냥… 「독립불용」후퇴/소,「연방탈퇴법」마련 배경

    ◎“무력으론 분리운동 못막는다” 판단/군사ㆍ외교 제외…부분독립 허용할듯 소련 최고회의가 연방내 각 공화국의 주민투표에 의한 연방탈퇴 허용법안을 상정했다는 20일 인터팍스의 보도는 민족문제에 대한 소 지도부의 기존 입장에 중대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준다. 인터팍스는 『분리결정이 주민투표에 의해 내려질 것이며 주민투표는 공화국 최고회의 혹은 18세이상 주민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는 또 성인인구 4분의3 이상이 투표에 참가할 경우 분리에 관한 주민투표는 유효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주민투표가 단순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지금까지 발트해 3개 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 등에서의 호된 민족분규에 시달리면서도 소 지도부가 일관되게 고수해온 입장은 「연방탈퇴 절대불가」였다. 고르바초프는 개혁과 개방정책의 기조위에서 지금까지 각공화국들에 대해 경제ㆍ정치ㆍ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대폭적인 권한을 위임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요구가 연방정부의 허용한계를 넘어 연방탈퇴ㆍ분리독립쪽으로 나가면 무력동원을 해서라도 꼭 제재를 가해왔다. 이번에 상정된 법안은 해당 공화국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탈퇴를 결정할 경우 이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의 포기를 의미한다. 소 지도부의 이러한 입장변화는 무엇보다도 이제 민족문제는 분리 허용 외의 다른 어떤 대안으로도 근본해결이 될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한적인 자치허용과 무력동원은 일시적인 진정효과 밖에 안된다는 것이 발트해 3국과 최근 아제르바이잔 사태를 통해서도 그대로 증명되었다. 재정독립과 고유언어 사용 허용 등 연방정부의 계속된 양보조치에도 불구하고 라트비아에서는 지난 15일 최고회의가 독립국가 건설을 의결했고 리투아니아 공산당은 중앙당과의 결별을 선언해 놓고 있다.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의 반소운동은 연방정부의 무력동원으로 일시 주춤한 상태이나 「인민전선」등을 통한 조직화된 장기 독립운동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3월말까지 예정으로 현재 실시되고있는 지방의회 선거도 민족운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산당 소속 후보를 포함,거의 모든 후보들이 너나 없이 독립쟁취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연방탈퇴 분위기가 여러 공화국에 유행병같이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후 소련내 민족문제는 이론상으로는 사회주의국가 건설이라는 「이념적인 연대」속에 함께 용해된 것이었다. 그 혁명의 전위역할을 해온 당의 지도적 지위가 포기되는 등 이 이념적인 연대가 해체되는 마당에 각 공화국의 분리 허용 조치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분리이후 공화국과 연방의 관계설정 등 향후 소연방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서 여전히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법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아직 여러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분리」의 뜻 자체가 상당부분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의 분위기로 볼때 군사ㆍ외교권을 포함한 실질적인 「독립」허용은 역시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수준에서 이번 법안이 마무리된 다음 발트3국과 코카서스 지방 4국등 현재 독립요구가 비교적 거센 지역부터 선별적으로 분리조치를 취해나갈 것 같다. 소 지도부내 보수세력의 입장 등을 감안할때 이보다 더 양보된 안이 만들어지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트3국은 현재 1940년의 합병 자체를 인정치 않는 완전독립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가깝게는 지금 실시중인 지방의회 선거 결과와 6월말∼7월초로 앞당겨 열릴 예정으로 있는 당대회,장기적으로는 개혁정책의 성패여부에 따라 이 법안의 내용도 어느정도 조정될 것 같다.
  • 「변혁물결」맞서 중공당 결속 모색/새달 전인대 무엇을 논의할까

    ◎「다당제 수용폭」 최대이슈 될듯/경제난 타개 겨냥,외국인 투자법 개정 가능성 오는 3월20일 북경에서 개막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6ㆍ4 천안문사건」이후 처음 열리는 데다 그동안 동구 및 소련의 변혁이 중국에 안겨준 충격등을 감안할 때 과거 어느때의 대회보다 의미가 깊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관영 신화사통신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제7기 3차 올해 전인대가 다음달 20일부터 북경인민대회당에서 약2주일 예정으로 열리고 강택민 당총서기등 14명이 새 전인대 대표에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대회의 의제는 ▲정부사업보고 ▲90년 경제사회개발계획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초안 검토 ▲외국합작사업법률 개정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관측통들은 이러한 신화사보도는 의례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국제정치사회의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과 공산당 영도의 다당합작제등 굵직한 현안들이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방국가의 국회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중국의 이번 전인대에는 모두 2천9백53명의 당요직인사 및 각 성ㆍ자치구ㆍ시ㆍ현 등지의 대표들이 참석한다. 따라서 중국지도층은 이번 대회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동요되는 지역이 없도록 각 대표들에게 당을 중심으로 한 결속강화를 강조할 게 틀림없으며 특히 소수민족문제와 관련,상호 평등을 바탕으로 한 단결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끌것으로 예상되는 의제는 다당제일것 같다. 중국당국은 지난 7일 소련이 공산당 일당전제 포기방침을 밝힌데 대한 반발의 신호로 공산당영도체제의 고수를 천명함과 아울러 다당제확립을 강조했었다. 이와함께 중국의 다당제는 서방세계나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공산당영도에 의한 것임을 못박았다.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 다당제를 실시하더라도 서구 시각의 정치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 되겠지만 적어도 공산당 일색의 정치체제와 관료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국지도층이 최근들어 다당합작을 강조하는 것은 대외정세의 변화에 어느 정도 순응한다는 이유이외에도 대부분이 전문지식계층인 비공산당인사들을 정치ㆍ행정등 각분야에 다양하게 투입,경제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만의 국민당을 다당합작의 범주안에 끌어들여 통일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정치적 책략도 숨겨져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이번 대회에서는 경제개방ㆍ개혁정책을 확대추진하는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6ㆍ4사건이후 중국은 중앙통제식 긴축정책을 강행해 왔으나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병행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만 심화됐다. 때문에 서방국가들이 그동안의 경제제재조치를 철회하는 것을 계기로 개방ㆍ개혁의 폭을 넓히고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관계법 개정을 서두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당초에는 이번 전인대기간중 이붕총리를 비롯,요의림 부총리등 강경보수파 인사들이 실각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인대 대변인이 지난 18일 외신기자들에게 이총리의 실각설이 사실무근임을 밝힘에 따라 권력구조의 개편은 당분간 유보된 것으로 풀이된다.
  • 중국,전국 당지도자 북경 소환/“마르크스주의에 충성” 지시

    ◎강택민 총서기/동구개혁 파급 우려… 결속 강조 【북경 AFP 연합】 중국 전역의 공산당 지도자들이 지난주말 북경으로 소환돼 「충성스러운 마르크스주의자들」만이 중국을 지도하도록 허용될 것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 정통한 중국 소식통이 19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지난 18일 북경에서 중국의 각 성과 자치구에서 온 공산당 지도자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우리의 후계자들은 마르크스주의에 꾸준히 충성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면서 『모든 계층의 당과 국가 지도부 역시 마르크스주의에 충실한 사람들에 의해 확고히 장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번 회의가 최근 중국 공산당이 4천8백만 당원들을 통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내는 한편 동구권 사회주의 맹방을 휩쓸고 있는 개혁움직임에 대한 거부의사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8일 강총서기의 말을 인용,『당과 인민대중간의 「혈육관계」를 회복하고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관측통들은 강총서기의 이같은 발언이 작년 봄 중국을 혼란시켰던 전국적인 민주화 요구시위가 발생한뒤 11억 중국 국민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소에 반고르바초프 시위/수천명,“자본주의에 물들었다” 비난

    【모스크바 AP 연합】 소련최고회의 간부회의장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 여파로 최근 소련 각지에서 보수파 당지도자들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8일 모스크바에서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대규모집회가 개최되는 등 개혁과 개방을 둘러싼 소련사회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최소한 2천명 이상의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은 18일 모스크바의 소련국영TV 송출탑 주위에서 집회를 개최,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사회주의를 팔아넘기고 소련을 빈곤과 서구적 퇴폐에 몰아 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크렘린의 경제체제 전환과 소수민족들의 민족주의 운동을 비난해온 보수파 단체 러시아노동자 연합전선의 보리스 운코는 이날 대회에서 고르바초프를 가장 격렬히 공격하면서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은 소련에 록음악과 포르노를 만연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한 볼셰비키혁명및 제2차대전의 영웅들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혜” 빼앗긴 러시아인 불만 폭발/보수파와 합세땐 개혁의 장애로(해설) 18일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반고르바초프시위는 소련의 「개혁」 추진으로 그동안 누려왔던 혜택을 빼앗기고 있다는 러시아민족의 상대적 불만이 정통사회주의로의 복귀요구로 폭발한 첫 사건이란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가시화하지 않고 있는 개혁의 성과,발트3국에서의 독립요구와 소수민족간의 인종분규등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소련의 사회불안에 소련 전체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인종인 러시아민족들의 불만까지 겹쳐 고르바초프의 고민을 한가지 더 추가하게 된 것이다. 물론 러시아민족주의가 바로 보수파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소집된 최고회의에서 대통령제도입을 위한 고르바초프의 인민회의소집 요구가 거부되고 사유재산 법안의 승인이 유보되는등 보수파들의 저항이 조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일시적으로나마 보수파와 이해를 함께하는 러시아 민족주의가 고개를 든 것은 고르바초프의 개혁추진에 새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함께 고르바초프가 최근 유럽주둔 미소양국군을 19만5천명으로 줄이자는 미국의 제안을 전격 수락하고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ABM조약간의 연계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는 등 군축문제에 있어 큰 양보(?)를 거듭한 것도 내연하는 국내문제의 해결에 전념하기 위해 어쩔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으나 보수파에서 군축문제 양보를 놓고 고르바초프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민족주의 감정과 보수파들의 반개혁정책의 결합이 우선은 고르바초프의 입지를 어느 정도 곤란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반고르바초프시위도 아직까지는 「대안없는 반발」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페레스트로이카가 경제분야에서 얼마나 빨리 성과를 나타낼수 있을 것인지,또 그때까지 여기저기서 누출될 각 민족들의 불만을 고르바초프가 어떻게 무마시킬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수있다.
  • 소 최고회의 보혁대립 심화/보수파,압력단체 결성…「탈소」 분쇄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연방 최고회의(의회)의 보수파 의원들은 16일 연방에서 탈퇴하려는 민족주의자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원내 보수 압력단체를 결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진보파 대의원들은 이를 비난하고 나서 최고회의 내의 보수­진보대립이 더욱 첨예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르기스 공화국 출신의 게오르기 코마로프 의원(러시아인)은 이날 아침회의에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을 와해하려는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 1백3명의 의원들이 「소유즈(연합)」라는 단체를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코마로프 의원은 전체의석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이들이 분리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항해 일전을 벌일 것이며 또 장소를 불문하고 러시아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쿠바,곧 정치개혁/동구변화 여파/1당제는 존속

    ◎공산당중앙위,추진계획 발표 【아바나(쿠바) 로이터 연합 특약】 쿠바 공산당 지도부는 17일 지난 31년간 지속돼온 공산당 일당정치체제 아래서의 심도있는 개혁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가의 정치적ㆍ구조적 체제 완비를 위해 실질적이고도 공고한 과정을 시작할 여건이 성숙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집중제의 원칙에 바탕을 둔 단일 레닌주의 정당의 완비』라고 말해 기존 1당체제를 폐기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쿠바의 움직임은 최근 동구 사회주의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혁의 여파로 이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정치ㆍ경제적 개혁에 대한 당의 태도표명으로도 보인다.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또 당중앙위원회와 인민권력 전국회의(의회),지방 정부 및 여성조직,혁명방위위원회와 같은 당내 대중조직과 각급위원회의 운영개선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실무 작업반이 곧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래적 예술」에 대한 믿음과 기대/김문환 서울대교수ㆍ미학(세평)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불리는 현대사상의 한 맥을 주도한 칼 포퍼의 「개방사회와 그의 적들」이라는 저서는 그가 히틀러에 의한 오스트리아 침공소식을 처음 접했던 1938년으로부터 1943년 사이에 씌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톤 등을 다루면서 『전쟁이나 그밖의 어떤 현대적인 사건들중 어느 것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그러한 사건들과 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였으며 문제들 중에는 전쟁이 승리로 끝난 후에 발생될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비판적 합리주의 공감 그러한 문제들의 예로 우리는 전체주의ㆍ권위주의ㆍ인종차별주의ㆍ부족주의 또는 그의 포괄적인 술어를 빌린다면 역사(결정)주의를 지적할 수 있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나 헤겔에 이어 마르크스를 비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에 따르자면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이 좀더 좋고 좀더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어보려는 끊임없는 위험스러운 투쟁을 벌이는 사이에 만들어진 실수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그의 이론에 대해서는 엄격한 합리적 비판이 요구된다는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이어 『그 이론이 지닌 놀라운 도덕적 호소력과 지적 매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쓰고 있다. 작은 지면에 「개방사회와 그의 적들」의 집필동기를 이렇게 늘어놓는 것은 차마 함부로 비교될 것은 못되지만 이른바 민중예술에 대한 필자의 심정이 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대학생활은 1962년부터 시작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에서 제대한 1964년 여름부터이다. 이때 대학들은 이른바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운동,또는 6ㆍ3사태로 들끓었고 그 열풍이 지나간 2학기의 캠퍼스는 그야말로 마른 잎들만이 뒹구는 들녘과 같았다. 이 메마른 대지에 다시 싹을 틔우려는 여러가지 노력들중의 하나가 문화운동이었고 그 한가지 표현이 탈춤인 셈이었다. 향토의식 초혼굿이라는 행사가 그 대표적인 활동이었던 바,필자도 예컨대 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에서 북곽선생이라는 역을 맡아 다가오는 추위와 맞서보기도 하였다. 1969년 서울신문의 서울문예평론 모집에 당선되었을 때,그 내용이 민속극을 다루는 것이 되었던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 마지막 귀절에서 필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정을 통한 긍정의 세계관,갈등과 모순을 날카롭게 의식하면서도 그것을 멋스럽게눙쳐 몸으로 받아치는 실감,모든 잡다한 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너ㆍ나의 대립을 초극한 우리만을 있게 해주는 우리 민속극의 활개짓을 「오늘ㆍ여기」에서 펼쳐주는 창작적 민속극의 출현이다』라고 쓴 바 있다. 25살 청년의 치기가 아직도 묻어나지만 이러한 주장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대학가를 풍미한 마당극의 출현을 마치 예감한 듯 싶기도 하다. 필자 스스로는 교회를 거점으로 삼은 창작적 민속극(판소리 포함)에 좀더 관심을 보이면서도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그 비슷한 작업들도 비교적 열심히 구경한 셈인데 어느날 그만 벽에 부딪치고 만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 그것은 김지하의 「비어」를 읽었을 때였다. 대학시절의 인연도 작용하면서 그의 작품들에서 창작적 민속극의 가능성을 가장 확실하게 읽어내던 필자로서는 대연각 화재사건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고관」이라는 소품에서 비롯 그것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될 위인들의 죽음일지언정 그 죽음이 한낱 분풀이를 위한 우스개감으로만 다뤄질 때 섬뜩한 느낌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동기의 순수성은 인정 그러면서도 그후 「민중의 소리」가 그의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을 때 필자는 아직 만일 그것이 그의 작품이라면 그가 시인이기를 포기했거나,아니면 그것이 전혀 그의 작품이 아니거나 둘중의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1976년 독일에 유학했을 때 그곳에서는 이 「민중의 소리」를 김지하의 작품으로 믿어 의심치 않아 이를 일어ㆍ영어ㆍ독어 등으로 번역하여 노벨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하는 운동이 열성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필자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필자의 대답은 한결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단지 위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확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아니면 필자를 사이비 내지 사쿠라로 매도하기까지 한 일도 있다. 왜 나는 아무런 물증도 없이 그런 소리를 했을까? 그것은 결국 본래적 예술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청년들이 밖에서 「피ㆍ피ㆍ피」를 외치는 와중에 명동성당의 한 부속건물에서 이루어진 문학강연에서 김지하 시인이 「살림」론을 차분하게 강연했을 때 필자는 그에게서 여전히 이러한 믿음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는 생물학적인 죽음만이 아니라 정치ㆍ사회적인 죽임에 의해 희미해져가는 삶을 되살리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문학도 그러한 살림의 일환이다. 그러나 살림은 규모가 있어야 한다』 ○신명과 품위의 조화를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민중예술을 주도하던 몇몇 일꾼들이 「현장」을 떠날 때,때마침 이른바 사회주의국가들에서 이는 개혁의 물결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그것 봐라』 하는 음성이 제법 크게 들려온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기」마저 그릇되었다고 질타할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예술과 현실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가지지만 칼 포퍼의 심정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같은 맥락에서 필자는 바로 그 핵심적인 인물들의 자성에 힘입어 우리가 공허하지 않으면서 신명과 품위가 조화된 본래적인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를 갖는 순진한 관객일 뿐이다.
  • “고도” 쿠바에도 개혁바람 상륙/카스트로,정치변혁 추진 배경

    ◎장기집권ㆍ경제난에 국민불만 팽배/동구와 달라 급속한 변화는 없을듯 동유럽을 휩쓴 대변혁의 물결이 마침내 쿠바에도 상륙하고 있다. 쿠바 공산당은 17일 1당독재체제를 대폭 개편하는 개혁안을 발표,카스트로의 장기독재체제에 개혁의 싹이 발아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개혁안의 내용에는 1당독재체제의 폐기까지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동유럽에서와 같은 정치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쿠바가 개혁을 고집스럽게 거부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대단한 변화가 아닐수 없다. 사실 쿠바의 사회주의 정권은 동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점이 있었다. 동유럽의 공산당 정권은 소련이라는 외세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쿠바에서는 혁명을 통해 바티스타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정권이 탄생된 것이다. 그간 카스트로는 내적으로는 체제의 정통성과 정치기반을 굳혀오는가 하면 외교면에서도 제3세계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나름대로 국민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져왔다. 특히경제성장의 부진,높은 인플레,외채,물자부족 등 열악한 경제상황은 쿠바 국민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쿠바 공산당이 이번에 개혁안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국민들의 불평과 장기집권에 따른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국제환경의 변화도 쿠바의 개혁을 촉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수 있다. 카스트로 체제내에서의 쿠바개혁은 한계성이 있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소련조차도 다당제도입은 물론 사회주의체제의 지주인 레닌주의와도 결별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닌주의는 동유럽에서도 퇴색하고 있다. 사회주의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인 것이다. 카스트로도 언제까지나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다. 카스트로 혁명의 깃발이 내려질 날도 멀지 않은듯 하다.
  • 가속되는「통독」기류… 그 진로와 파장/독일문제 전문가 3각 인터뷰

    ◎“「하나의 독일」 최대 고비는 4강 합의”/「이념」보다 「경제격차」가 더 큰 장애물/안보위협 없는한 「헬싱키체제」 유지/대결상황 극복… 「통합유럽」 형성에 큰 기대/양독 국민의 열망이 「통일 기운」 무르익게/한반도에 큰 영향 파급될듯…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최근 통독 움직임이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앞질러 뜀박질하고 있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움직임과 남북 대치상황에도 변화의 싹이 엿보이고 있다. 독일 문제 권위자인 정용길교수(동국대ㆍ정치학),이삼열교수(숭실대ㆍ정치철학)와의 삼각 인터뷰를 통해 통독 움직임의 배경과 문제점,통일독일의 모습,그리고 통독문제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등을 다각적으로 조망해 본다. ­통일문제가 왜 이토록 숨가쁘게 진행되는가. ▲정교수=최근 동독의 주요도시에서 통일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이에 3월18일로 예정된 동독총선에서 현 모드로브 총리가 이끄는 독일사회주의당(공산당 후신)은 승리를 위한 포석으로 종전의 소극적 입장에서 적극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통일의꿈을 버리지 않던 서독이 범세계적인 화해분위기와 소련ㆍ동구의 개혁등에 적응하여 다시한번 그들의 강력한 통일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그동안 양독은 교류를 통한 공존ㆍ신뢰 기반을 구축해 통일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교수=독일 통일이 가시권내에 들어오게 된것은 동서독 정부도 미소 등 강대국도 아니요 오로지 동서독 국민들의 힘이었고 의지였다. 아무리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동독을 민주화 시키고 개방화 시켰더라도 소련이나 미국은 독일의 통일까지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베를린 장벽을 헐고 몸으로 통일을 실천한 독일의 민중들이,특히 동독의 민중들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변화시켜 이제 통일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동서독 국민 모두가 지금이 통일을 위한 최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못하면 상당히 오랜동안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관점을 갖고 통일을 서둘게 된 것이다. ­독일이 통일되는데 있어 장애요인과 극복해야할 문제점은. ▲정교수=독일통일은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안에서,또 나토와 유럽공동체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안에서,그리고 현 국경선의 존중이 포함된 유럽안보협력회의의 헬싱키선언을 따른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 독일내 상황을 보면 동독은 경제문제가 시급한데 시장경제에 너무 취약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동독 이주자들로 인해 서독은 실업ㆍ주택ㆍ교육ㆍ이념의 문제로 갈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데 통일논의가 시작되면 이밖에 많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동서 일방밀착 우려 ▲이교수=내ㆍ외적 요인이 있다. 독일의 주변 강대국들은 통일독일이 너무 큰 세력이 되는 것을 두려워할 뿐 아니라 동서유럽 어느 한쪽에 밀착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4강의 합의나 유럽안보협력회의의 결의를 거쳐서만 통일이 가능할텐데 양진영에서 동의를 어떻게 얻어내느냐가 최대의 난관이다. 내적인 장애요인으로는 이념문제보다는 경제문제일 것이다. 당분간 상품교역과 물가에 혼란이 생길 것이다. 또 서독경제가 여력이 있다해도 1천8백만 동독인에게 서독시민과같은 사회보장ㆍ복지혜택을 주기는 역부족이다. 화폐나 경제통합에서 단계적 조치가 불가피한데 이를 어떻게 양쪽 경제에 큰 타격과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추진하느냐가 최대의 어려움일 것이다. 집이 부동산으로 재산이 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통합은 과도적인 단계와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통일후 독일의 정치ㆍ경제체제는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 ▲정교수=통일독일의 정치체제는 국가연합단계를 넘어 연방제가,경제체제는 서독 또는 유럽공동시장이 추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오는 3월 동독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크며 동독 공산당은 차츰 약화돼 오랜 시일이 지나면 서독 공산당처럼 될 수도 있다. 서독의 정치제도는 통일 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나 동독에서는 기반이 약한 기민당ㆍ자민당보다는 사민당이 통일후 세력확장의 가능성이 높다. ▲이교수=이 문제는 아직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양독 모두 연방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복합국가나 복합체제의 양태를 띠게 될것 같다. 동독의 총선결과가 나오면 보다 뚜렷이 예측할 수 있을것 같다. ­독일통일이 유럽정세에 미칠 영향은. ▲정교수=당분간 헬싱키체제가 지속될 것이다. 동구의 다른나라들에 안보적 위협이 없는 상태로 독일이 통일된다면 동구국가들은 이념보다는 경제발전에 주력할 것이고 따라서 EC나 서방과의 관계가 밀접해질 것이다. ○중부유럽시대 도래 ▲이교수=독일의 통일방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유럽의 질서나 동구권에 주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되든 2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첫째 유럽에서의 독일의 위치와 세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며 중부유럽이 유럽의 핵을 이루는 역사가 다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둘째,독일통일은 하나의 유럽을 만들어 가는데 크게 기여하게 돼 유럽의 분단과 대결 상황이 크게 극복될 것이다. ­한반도 분단상황과 관련,독일의 통일이 갖는 의미는. ▲정교수=독일은 1ㆍ2차대전의 전범국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통일을 떳떳히 주장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꾸준히 인적ㆍ물적 교류를 해 결국 베를린 장벽을 헐어내고 사람들이 오고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독일 역사를 보면 그들은 항상 국가연합 또는 연방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오늘의 독일 상황은 거의 통일된 것이나 다름없다. 독일국민들은 통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통일을 쟁취할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통일이 어려운것을 알기때문에 우선 실현 가능한 교류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고,또 통일은 쟁취할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여 이제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은 맹목적 통일지상론이나 패배적 분단고정론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더욱이 한반도의 분단은 우리의 죄값이 아니기 때문에 분단극복을 위한 노력이 아쉽다. 우리가 독일로부터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우선 남북한은 이제부터라도 동서독과 같이 상대방을 아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서독은 인적ㆍ물적 교류는 물론 상대방측 TV까지 시청함으로써 공동문화권ㆍ생활권을 향유했다. 이것이 독일인들로 하여금 큰 충격없이 통일을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됐다. 이에 비해 남북한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상대방을 보기 때문에 실체와 거리가 먼 것을 보게 되고 있다. 당장 통일이 다가와도 굉장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길 정도다. 또 하나는 정치지도자들의 역할 문제다. 동서독 관계에서는 서독의 브란트가,베를린 장벽 제거에는 크렌츠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생각할때 남북한 정치 지도자들의 교류 및 통일의지가 아쉽다. ○남북 공존체제 절실 우리 민족은 강대국에 의해 국토가 점령되자 점령국을 추종하는 엘리트간에 분열이 있었고 결국 전쟁을 치렀다. 이제부터라도 분단으로 고통받는 남북한 국민을 위해 남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 ▲이교수=독일의 통일과 화해는 한반도 통일에 큰 영향을 주게될 것이며 많은 자극과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다. 무엇보다 통일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국민적인 의지를 심어주게 될 것이다. 다만 한반도에서는 아직 독일방식의 통일을 성급히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북한의 국민들이 동독의 국민들처럼 개방과 민주화를 실천할만큼여건이 성숙하지도 않았고 그 이전에 이뤄져야 할 남북한의 평화적 관계가 수립되지도 못했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서 다시 한번 평화가 통일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따라서 남북한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공존과 평화체제 수립에 매진해야 한다. 북한에 앞서 우리측이 과감하게 먼저 평화적 제안들을 하는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 한반도 긴장완화 전기 마련 포석/대 중ㆍ소 외무회담 제의 배경

    ◎경협 성과 바탕,북방외교 대미 겨냥/중ㆍ소엔 「북한고리」… 성급한 기대 금물 최호중 외무부장관의 한소,한중 외무장관회담 제의는 그 성사여부를 떠나 외교가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외무장관으로 중소와의 외무장관회담을 제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 까닭에 회담 제의 배경 및 실현가능성 등이 중요 관심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장관은 15일 KBS와의 대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한 평화통일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키 위해 두 나라의 외무장관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중소와의 외무장관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테면 최장관의 발언은 지난해 2월 헝가리와의 수교를 비롯,폴란드ㆍ유고 등 동구 사회주의 미수교국과 국교수립을 맺은 데다 오는 3월중으로 예상되는 체코ㆍ불가리아와의 수교 등에 힘입어 이제는 북방외교의 종착역격인 중국 및 소련과의 관계개선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태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소와의 외무장관회담 제의는 또 이들 국가와의 관계개선에 있어그동안 이용됐던 비밀접촉을 지양하고 공개적인 회담 제의를 통한 정통외교전개의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유고ㆍ알제리 등 미수교국과의 관계개선에 양국외무장관회담이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고 외무부측도 이같은 방법을 선호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화학무기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최장관은 유고 외상과 회담을 갖고 수교를 희망하는 우리측의 의사를 전달,유고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뒤 교섭이 급진전된 바 있다. 최장관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서도 폴란드ㆍ알제리 등의 외상과 회담을 통해 한ㆍ폴란드,한ㆍ알제리간 수교에 관한 기본원칙에 합의했다. 따라서 미수교국과의 관계개선에 외무장관회담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한 선례가 있는 만큼 중소와의 국교수립이라는 대장정에도 한중,한소 외무장관회담을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외무부당국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측도 북한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지만 오는 9월 북경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등을 위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내심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소련측도 지난해 12월 한소간 사실상의 영사관계를 추인한 만큼 시베리아개발등 주로 경제관계분야에서의 긴밀한 유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는 이달 하순쯤 우리 정부 조사단의 방중을 계기로 정식외교관이 아시안게임 아타셰(상주연락관)로 임명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소련과는 공로명 초대주소영사처장이 이달 하순쯤 현지에 부임,공식적인 외교경로를 개설하게 됨에 따라 한중,한소 외무장관회담의 실현가능성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중소와의 외무장관회담 실현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견해도 없지않다. 중소와의 관계개선이 어차피 남북관계와 연결되는 만큼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함께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는등 남북관계가 결정적인 호기를 맞지 않는 한 한중,한소 외상회담의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 정부가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펼쳐야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최장관의 이번 제의는 본인도 밝혔듯이 아직까지 여건이 성숙되지는 않았지만 북방외교의 가시적 성과에 힘입어 외교적인 이니셔티브를 계속 잡아나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두 나라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노태우대통령이 지난 88년 유엔총회에서 밝힌 미ㆍ소ㆍ중ㆍ일 남북한간의 동북아 6자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 “생산성 높이자”… 공산주의 대수술/소 사유재산권 법안마련의 배경

    ◎“마르크스론 안된다” 계획경제 한계 인식/경제 분권화등 제한적 자본주의 도입/보수파 저항 거세 통과까진 난관 많아 토지소유를 포함,개인의 재산소유를 합법화하는 재산소유법안이 15일 연방최고회의에 제출됨으로써 소련은 마침내 공산주의의 가장 핵심적 요소를 이루는 소유형태 문제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 법안은 다양한 사회주의적 소유형태가 소련의 사회경제체제의 근간을 형성한다고 규정하며 기존의 국가ㆍ집단소유 형태와 병행해서 개인의 재산소유를 합법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법안은 또 생산수단을 포함한 토지ㆍ증권 및 주식등의 개인소유를 허용한다고 되어있다. 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오는 4월말까지 열리는 이번 최고회의 회기중에 통과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것이 통과되면 소련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 이래 금지해온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70여년만에 다시 부활시키는 셈이 된다. 지금까지 소련경제체제의 근간은 생산수단을 비롯한 모든 재산의 사적 소유 금지와 가격등 모든 자원관리를 국가에서 관장하는 중앙집중식 명령경제였다. 고르바초프는 85년 집권하자 곧 이 경제체제의 과감한 개혁에 착수했다. 종래의 성장위주 경제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질적인 발전을 도모키 위해 경제의 분권화와 함께 제한적이나마 자본주의적인 요소들을 도입했다. 지난 86년 11월에는 개인 노동활동법을 제정,농업 외에 여러 분야에서의 부업경영을 합법화시켰다. 당시까지 소련에서 개인부업으로 인정된 것은 농업의 개인부업경영 정도였다. 주로 집단농장이나 주택에 딸린 부속토지를 활용해 야채등을 생산ㆍ판매토록 한 것이었다. 87년 6월에는 국가기업법이 제정돼 대규모 기업에 대한 개인의 투자참여가 보장되고 88년 5월에는 협동조합(코페라티브)법이 제정돼 레스토랑 수리업 등 소규모 서비스업종에 대한 개인 경영권이 인정되었다. 지난해말 현재 소련에서 협동조합과 개인기업에 종사하는 인구수는 3백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돼있는데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국영기업에 비해 이들 개인기업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개인기업의 확대필요성이 그동안 꾸준히 강조돼 왔었다. 감자의 경우 소련내 전체 생산고의 6할,야채ㆍ육류는 3할 이상을 이들 개인부업 농장과 협동조합 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개인기업 부문의 확대조치는 공산주의 체제와 서로 상치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토지의 사유화와 집단농장의 해체조치는 그동안 공산당내 보수세력들로부터 「체제수호」차원에서의 저항을 받아 끝내 관철되지 않고 있던 부문이었다. 이번에 제출된 법안의 내용들을 보면 체제문제와 관련한 이런 문제들 때문에 고심한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수 있다. 예를들어 사유재산을 허용하면서도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행위」에 해당되는 사유형태는 금지한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인간에 의한…」은 바로 사유재산에 대한 사회주의식 표현으로 사유재산허용과는 앞뒤가 맞지가 않는다. 국가기업법에 따라 10인이상 소규모 기업에 대한 설립허가를 이미 내주기로 돼 있는데도 어떤 경우는 「노동자가 생산수단으로부터 소외돼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이 법안에들어가 있다.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설립되고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가 생기면 필연적으로 착취가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내용은 사실상 별 구속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수있다. 내용상의 이러한 혼란은 지난 가을 최고회의에 제출돼 토론과정에서 수정을 거듭하면서 생긴 결과로 보인다. 물론 표현상의 이런 「충격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사유재산 허용을 내용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논란은 피할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베니야민 야코플레프 법무장관이 주장한대로 소련이 앞으로 진정한 시장경제와 국제시장에의 참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사유재산의 합법화는 필수적인 조치로 보인다. 이 법안은 사유재산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르크스주의의 지도이념을 내세우며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금지를 동시에 약속하고 있다. 이 법안의 최종 모습이 보여줄 이론적인 「조정」도 관심거리이다.
  • 소 라트비아공 연방 탈퇴/최고회의/「독립국 건설」 결의안 채택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 라트비아 공화국 최고회의(의회)는 15일 라트비아 공화국의 독립을 쟁취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라트비아 최고회의는 이날 격렬한 토론끝에 『라트비아의 독립을 회복하고 라트비아를 자유 독립국가로 건설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취할 것이 요구된다』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백77표 반대 48표로 채택했다. 라트비아 최고회의는 이어 지난 1940년 급조된 공산당 주도의 라트비아 의회가 라트비아를 소연방에 귀속시키기로 결정한 결의안은 국민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라트비아 공화국은 앞으로 인도주의적 민주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하며 협약을 기초로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의안이 통과된 후 발디스 베르진스라는 라트비아의 한 언론인은 『라트비아 국민들은 지난 40년 라트비아 공화국의 소연방 귀속을 결정했던 의회의 선거과정이 조작됐던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진정한 의미의 역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라트비아 공화국이 독립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앞으로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 의회도 이같은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여 사태는 이보다 더욱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좌익지하 「기문노련」적발/8명 구속/구로공단서 의식화 교육

    치안본부는 15일 「기독문화노동운동연합」이라는 지하단체를 조직,학생ㆍ농민 등을 공산주의사상으로 무장시켜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려고 한 기독문화노동운동연합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이승재씨(24ㆍ고려대 철학과졸) 등 대학생 및 대학졸업생 12명중 이씨 등 8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구성 및 가입ㆍ이적표현물제작ㆍ북한고무찬양)혐의로 구속하고 임영환씨(23ㆍ서울대 공대4년휴학) 등 4명을 16일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하는 한편 중앙집행위원회 의장 박문재씨(30ㆍ서울대 법대졸) 등 17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25일 박씨 등 서울대학생을 중심으로 70여명이 민족민주주의 혁명론(NDR)을 기본이념으로 「기독문화노동운동연합」을 결성,현정권을 타도하고 미국을 축출한뒤 프롤레타리아가 주체가 돼 사적소유배제ㆍ무계급사회실현ㆍ노동분업철폐 등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의식화학습과 불온유인물을 제작ㆍ배포해온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7월27일부터 8월20일까지 구로공단내 삼덕상사 등 12개업체에 조직원 12명을 위장취업시켜 근로자들에게 의식화학습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86년 11월부터 서울대와 구로공단주변 빈민촌에서 애기방탁아소ㆍ신길야학교 등을 운영하면서 학생ㆍ근로자ㆍ농민들을 상대로 마르크스주의를 학습해 왔다. 구속자와 영장신청자는­. ▲이승재 ▲이덕준(24ㆍ선전담당ㆍ서울대 경영졸) ▲강문대(22ㆍ학생위원ㆍ서울대 종교4휴학) ▲이덕주(22ㆍ노동위원ㆍ성균관대 도서관4) ▲민병곤(23ㆍ학생위원ㆍ서울대 교육4) ▲김근주(24ㆍ노동위원ㆍ서울대 경제4) ▲김선희(23ㆍ여성분과장ㆍ서울대 지리4) ▲박현희(23ㆍ노동위원ㆍ이화여대 정외4)
  • “혁명 포기”… 일 사회당 미소작전/도이위원장 선거유세 동행취재기

    ◎총선 사흘 앞두고 이미지 개선 총력/“급진변혁 없다”유권자 무마 안간힘 13일 상오7시38분 도쿄 우에노(상야)역을 출발,나가타(신석)로 향하는 조에쓰 신칸센(상월신간선)「아사히 1호」의 10,11호 객차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특파원들로 초만원이었다. TV카메라는 출발전부터 플래시를 밝히고 차내 표정을 스케치했다. 일본 포린프레스센터가 주선한 일본사회당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위원장의 선거지원유세를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이었다. 목적지 나가오카(장강)는 추웠다.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자 설국이었다』라고 시작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천단강성)의 명작 「설국」의 무대인 나가오카에 눈은 없었으나 2월의 냉기가 몸을 떨게했다. 그러나 18일 투표를 앞둔 일본 중의원선거의 종반열기는 뜨거웠다. 도이위원장의 유세는 이날 12시15분 나가오카 역앞 오데도리(대수통리)히구치야(통구옥) 근처에 몰린 1천여명의 청중들을 상대로 시작되었다. 흰 투피스에 파란 블라우스를 받쳐 입고 큰 꽃을 가슴에 단 도이위원장은 언제나처럼 기운차게,그러나조금은 가라앉은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은 특히 외국의 많은 특파원들이 니가타3구의 선거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이것은 일본의 정치변화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난해 7월 참의원선거에서의 여야 역전은 니가타로부터 시작됐다. 나는 그때 산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또하나 움직여야할 산은 이번 중의원선거이다. 국민을 배신하지 않는 정치,거짓말하지 않는 정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당을 중심으로 야당은 힘을 합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국민투표의 성격을 갖는다. 정치를 개혁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다. 정권도 아니며 여당도 아니다. 이번 동유럽의 격동이 실증해준 바와 같이 시민의 힘이며 여러분 개개인 유권자의 힘이다』 도이위원장의 유세 중간중간 「필승」이라는 빨간 글씨의 머리띠를 두르고 빨간바탕에 흰글씨로 「일본 사회당」이라고 새긴 완장을 찬 당원과 가두연설 종사원들은 함성과 박수로 환호했다. 일반시민들도 간간이 박수를 보냈다. 도이위원장의 선거구는 효고(병고)2구이며 이날의 유세는 사회당 공천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석정원 5명인 니가타3구에는 모두 9명의 후보자가 나섰다. 이곳은 본래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 일본총리의 아성이었으나 그의 은퇴로 인해 다나카 지지세력인 에쓰잔가이(월산회)표의 행방이 당락을 가름하는 대격전지의 하나이다. 현재 상태에서 사쿠라이 신(앵정신) 전 정무차관(자민),사카가미 도미오(판상부남)변호사(사),무라야마 다쓰오(촌산달웅) 전 대장상(자민),와타나베 히데오(도변수앙)전 관방부장관(자민)등 4명의 전직의원이 유리하며 나머지 1석을 높고 신진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회당에서는 사카가미 전의원 이외에 메구로 기치노스케(목흑길지조)후보를 내세워 2명 동시당선을 노린다. 이번 일본 중의원선거는 지난해 참의원선거에 이어 또다시 여야역전이 이루어질 것인가가 최대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집권자민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체제선택」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으며,야당측은 「악법」인 소비세법 폐지를 필두로 국민생활의 질향상ㆍ리크루트문제ㆍ농정실패ㆍ미일무역마찰 등을이슈로 정부여당을 공격한다. 이날 나가오카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소비세법의 개정 또는 폐지ㆍ물가고ㆍ교육비ㆍ35년간에 걸친 자민당 일당지배체제등을 들어 정치의 변화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여성총리의 등장에 관해서…』라고 물으면 『글쎄,아직은 좀…』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이위원장도 사회당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듯했다. 이날 유세후 한국ㆍ미국ㆍ소련ㆍ중국등 18개국 66명의 외국특파원들과 회견하는 자리에서 『사회당이 정권을 잡으면 혁명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며 망상』이라고 강조하고 『사회주의혁명의 실현을 지향하는 당규약을 오는 4월 당대회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교문제ㆍ대외적 약속사항은 변경할 수 없으며 단절되어서도 안된다』고 말하고 『사회당 중심의 연합정권이 수립되더라도 미일안보조약등 대외관계는 자민당의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는 기본입장을 설명했다. 이번 선거결과에 관해 일본내의 예측은 여러가지이다. 자민당이 의원정수 5백12석의 과반수인 2백57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에서 부터 2백60석은 무난하다는 예상,나아가 의외로 많은 2백80석까지 획득하지 않겠는가라는 낙관론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많다. 일본언론들은 「가까스로…」라는 표현을 빌려 과반수이상인 2백60석내외를 점친다. 지난해 참의원선거때와는 달리 자민우세론이 성한것은 현재의 일본국민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더 희구하고 있다는 속성을 그근거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또 지역적 기반이 중시되는 중의원선거는 참의원의 경우보다는 「바람」을 덜 탄다는 사실도 꼽는다. 기자회견에서 시간관계로 질문을 다 받지 못한 도이위원장은 『오는 19일까지만 기다려달라』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역시 자신도 모르는 것이다.
  • 동구변혁과 한반도의 앞날 진단/특별대담(벼랑에 선 공산주의)

    ◎“개혁열풍 90년대 중반 북한에 상륙한다”/한반도군축ㆍ내부여건 성숙이 가장 큰 변수/「북방정책과 남북한 관계」 연계발상 버려야/“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2분법적 시각 곤란… 「변화과정」주시해야 동구 공산정권의 잇따른 붕괴에 이어 최근 소련공산당은 중앙위를 소집,공산 일당독재를 포기하는 역사적 조치를 취했다. 소ㆍ동구변혁과 관련,그것이 극동 및 한반도 분단구조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그리고 북한의 장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등을 소련 및 동구전문가인 하용출(서울대교수) 서병철(외교안보연구원교수ㆍ본사논평위원)두학자의 대담으로 진단해 본다. ▲서병철교수=소련 및 동구사회주의 국가들의 대변혁은 금세기 최대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선 극도로 침체된 경제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일보전에 이르렀으며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개혁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낌으로써 그 변혁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또한 서방진영을 좇으려는 집권층의 정책의욕과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열망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번 공산권 개혁은 그 누구도 되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동유럽 국가들이 오는 상반기까지 선거에 의한 다당제도입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이제까지의 개혁열기를 구체적으로 정치체제화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입니다. ▲하용출교수=공산권의 대변혁을 놓고 한편에서는 새로운 사회주의의 탄생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편에서는 자본주의로의 선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극단적인 양극론은 잘못된 시각이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산권변혁의 흐름은 크게 3단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당의 정치권력독점과 관료화가 빚어낸 병폐를 청산하는 과거청산단계로서 소련 및 동구 공산국가들의 일당지배 포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다음은 개혁을 위한 체제정비 단계이고 마지막은 개혁후 새로운 체제를 형성하는 단계입니다. 소련은 현재 제1단계를 지나 개혁을 위한 체제정비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동구 공산국가들은 이제 과거청산단계에 놓여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특히 소련이 최근 폐막된 공산당중앙위 전체회의에서 당의 권력독점 조항의 폐지를 골자로 한 개혁안을 채택한 것은 지난 몇년간 소유권 개혁이나 국가기업의 자주권 확대등 개혁조치를 취했으나 이것들이 집행단계에서 무산되거나 보수적으로 수정됨으로써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체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치체제 개혁이 불가피하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는 고르바초프가 처음 집권했을때 현재와 같은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듯이 개혁의 리듬을 타고 있는 공산권을 경직된 고정관념으로 재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소련에서 개혁을 둘러싸고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듯하지만 이는 개혁을 위한 체제정비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합니다. 소수민족문제등 개혁정책추진과정에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들이 새로 표출되면서 전통적인 일당지배체제가 안고있는 문제들이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서교수=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를 내세웠을때 서방진영은 두가지 반응을 보였습니다. 소련 또는 동유럽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유럽국가들은 처음부터 호의적으로 받아들인 반면 미ㆍ일은 소련이 과거 평화공세를 펴는 이면에 군비를 증강해 왔던 점을 상기,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지요. 그러나 미ㆍ일도 개혁을 거부해 왔던 동독의 호네커가 축출되는 상황에 이르자 고르바초프의 진실을 믿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유럽국가들은 유럽공동체의 결의로 개방ㆍ개혁정책을 추진하는 나라에 우선적으로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더 나아가 긴장완화를 통한 하나의 유럽을 결성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교수=일부에서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4∼5년이나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실패를 우려하기도 하는데 이같은 시각은 공산권을 보는 우리의 태도가 지나치게 「국내정치화」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소련의 경우 73년,동유럽국가들은 40∼50년이상 공산당 일당지배체제가 계속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할때 체제개혁운동기간이 길게 4∼5년,짧게는 1년미만에 불과한데 묵은 때를 쉽사리 씻어낼 수 있겠습니까. ▲서교수=소련과 동구에서 불고 있는 개혁 열풍으로 북한지도부는 상당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은 1인당 GNP 1만2천달러인 동독을 경제대국으로 서방진영과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나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김일성은 사회주의 경제의 성공모델로 동독을 꼽아 왔으니까요. 동독의 호네커정권이 소련과 동독주민들의 개혁요구를 무시하다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북한의 지도부가 느꼈을 충격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즉각적 개혁은 난망 루마니아도 정치적 지도이념이 북한의 주체사상과 흡사한 일면이 있습니다. 극도의 폐쇄체제를 고집해 왔다는 점에서도 북한과는 유사한 나라입니다. 특히 루마니아는 동구권내에 일고 있는 개혁요구에 대해 공산주의 타도 음모로 규정,북한ㆍ중국 등과 함께 개혁차단을 위한 공동전선을 형성해 왔다고 볼 수 있지요. 동독과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혁명은 북한의 김일성정권에게도 위기의식을 느끼게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즉각적인 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북한은 단기적으로는 밖으로부터의 자유화 물결이 내부로 침투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개혁의 준비를 해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두렵지만 변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북한지도부가 처한 고민이라고 할까요. ▲하교수=소련과 동구권의 개혁추진은 크게 네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동서 신데탕트시대로의 세계질서 변화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아시아지역 질서의 변화와 사회주의권 내부의 변화를 들 수 있고 마지막으로 남북한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냐는 순으로 관찰해야 할 것입니다. 이가운데 아시아지역 질서의 변화와 사회주의권 내부의 변화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사회주의권 내부질서는 당대당의 유대를 통해 소련식 개발모델을 주변 사회주의 국가들에 강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이론적으로는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라고 합니다. 소ㆍ동구권의 개혁은 이러한 사회주의적 국제주의의 퇴조와 함께 사회주의국가들 내부에 민족주의적 성향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동독과 루마니아에서 공산당 권력독점 체제가 붕괴되고 권력이 상대화함으로써 이들 국가와 같은 권력체제 형태를 갖고 있는 북한에게는 체제유지의 이론적 기반을 흔들리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아권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는 동양적 정치문화의 특징도 함께 고려돼야 할 것입니다. 즉 동양적 정치문화는 전통적으로 서양에 비해 정치개혁에 대한 인식이 취약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권 공산주의 국가들의 개혁속도가 동구보다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합니다. 또 북한의 체제변화는 북한이 1차적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미국을 포함,극동지역 및 남북한간의 군축회담의 진전 여하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서교수=급변하는한반도 주변정세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도 새롭게 정립돼야 할 것 같습니다. 북방정책은 모든 공산주의 국가와 적극적인 관계수립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 들이자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궁지에 몰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도 적절한 계기만 주어진다면 자신들의 체제유지를 위해서라도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여집니다. 동ㆍ서독 관게가 급속한 진전을 보이게 된 역사적인 배경과 과정을 고찰해 보는 것은 우리의 대북관계 진전의 방향에도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베를린협정은 양독간의 무관세 협정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이것은 경제교류를 활성화해 72년 양독관계 기본조약을 체결하는 밑바탕을 제공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즉 서독은 자본과 기술을,동독은 저렴한 노동력을 각각 제공해 에티오피아ㆍ시리아ㆍ리비아 등의 제3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식의 3각협력이 동ㆍ서독간의 실질적인 관계증진에 크게 기여했던 것입니다. ○파격적 제의 필요 우리도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보다 진일보한 아이디어와 북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파격적인 제의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교수=저로서는 북방정책과 남북한 관계를 연계시키는 발상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보다는 사회주의권 내부에 일고 있는 변화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북방정책은 북한을 제외한 사회주의권 국가들과의 고유한 외교관계의 수립을 추진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남북한관계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북방정책을 대북관계에 이용하려는 목적을 강조할 경우 북방정책 자체가 뿌리 내리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서교수=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사회주의권 내부의 변화,남한의 국내 정치여건의 변화,남북한군축회담의 진전 정도,북한내부의 개혁세력의 입지 등일 것입니다. 당장 북한이 변화하리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이 북한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고 매우 경직된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루마니아에 민중봉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북한에도 그같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희박한데 주변여건과 북한내부의 조건의 성숙이 맞아 들어간다면 90년대 중반에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우리식 예단은 금물 ▲하교수=동구사태를 보는 우리의 시각에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너무 아전인수격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구의 내부사정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없이 편의대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동구의 변화는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우선은 동구가 변화해 가는 과정 자체를 주시하고 그것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흔히 동구를 둘러보고 우리보다 못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기 쉽지만 그들의 문화적 축적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권에서 마오이즘(모택동주의)을 제외하면 새로운 근대정치사상이나 이데올로기가 제시돼 본 적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동구의 사람들은 자기변화를 위한 고통스런 과정을 겪고 있고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창출해 가는 과정에 있다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미ㆍ일 안보조약등 현정책 지속 추진/도이위원장

    【나가오카(장강)=강수웅특파원】 일본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 위원장은 13일 『사회당이 정권을 잡으면 혁명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며 망상』이라고 강조,『사회주의 혁명의 실현을 담고 있는 당규약을 오는 4월 당대회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니가타(신사)현 제3선거구에서의 지원유세에 동행한 한국ㆍ미국ㆍ중국등 18개국 66명의 도쿄주재 외국기자단과 회견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도이위원장은 『외교문제ㆍ대외적으로 한 약속은 변경할 수 없는 것이며 단절되어서도 안된다』고 소신을 표명하고 사회당중심의 연합정권이 수립되더라도 미일 안보조약등 대외관계는 자민당정책을 지속한다는 기본입장을 설명했다. 현행 미일안보조약이 냉전구조아래서 맺어진 것임을 강조한 도이위원장은 또 긴장완화시대에 걸맞는 미일안보조약의 강한 수정 의욕을 표시하고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의 평화보장기구 설치를 강조했다.
  • “「개혁바람」 한반도 유도”신호/소 외무의 “장벽제거”발언의 의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장벽」 제거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촉구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데탕트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소련의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의 남북교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일단 한반도평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의 배경과 의미를 국내전문가들과 도쿄의 시각을 종합해 정리한다. ◎한국정부의 시각/「장벽」보도 엇갈려 공식적 논평유보/대소외교 강화… 새 대북채널도 가동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의 양국외무장관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장벽철거」를 촉구한데 대해 외무부와 통일원등 정부관계부처는 「장벽」의 의미가 확인안돼 일단 공식논평을 유보한 채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정확한 발언진의를 알수 없는데다 「한반도장벽」에 대한 APㆍ로이터등 서방진영통신과 소련관영 타스통신의 보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통신은 단순히 「한반도장벽」이라고 표현했지만 타스통신은 『한반도를 두부분으로 분할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지역의 콘크리트장벽 해체와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데 대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의 제의에 적절한 반응이 없다』고 밝혀 북한측이 주장하고 있는 휴전선남쪽의 콘크리트장벽을 지칭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정부의 시각도 크게 둘로 나뉘어지고 있다. 첫째로는 북한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휴전선남쪽에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한다는 북한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시각이고,분단이후 40년 넘게 계속돼온 장벽을 단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분단」의 의미로 언급했을 뿐이라는 다분히 축소적인 해석이 두번째 시각이다. 전자의 경우는 미소 외무장관회담을 앞두고 북한측이 콘크리트장벽철거와 자유왕래문제에 대해 소련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소련측이 앵무새처럼 북측입장을 대변한 것을 의미하며 국제적인 여론을 유리하게 전개시키기위한 북측의 술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셰바르드나제의 기자회견전문을 미국측을 통해 입수,「장벽」의 의미를 정확히 분석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상호 교환설치된 주소 한국영사처와 주한 소련영사처라는 한소간 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소측에 납득시킬 방침이다. 또 소련의 고위관리가 때 맞춰 문익환목사,임수경양등 밀입북 인사에게 중형을 내린 남한정부를 비난한 사실도 한반도 문제해결에 대한 소측의 편향된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이 정부측의 분석이다. 반면 정부내에서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발언이 대체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간의 직접대화촉구등 한반도문제해결에 적극성을 띠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많다. 즉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 「완전철수의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은 소측이 그전보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균형을 찾아간다고 볼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같은 관점에서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북한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대 한반도정책의 또 다른 표현으로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가 베를린장벽과 함께 국제적인 문제로 격상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남북관계의 정확한 현실을 알리는 홍보외교에 주력하는 한편 북한개방유도를 위해 기존의 대화와 함께 새로운 대화채널을 가동시키는등 남북회담에서의 이니셔티브를 잡아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 언론의 시각/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직결/태평양지역서의 군축촉진도 겨냥 합의내용에 있어서 획기적 진전을 가져온 이번 미소외무장관회담에서 지역분쟁문제의 하나로서 한반도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사실을 일본외교소식통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공동성명에서 『미소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며 남북대화 지지를 표명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가까운 장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보장조치협정을 맺을 전망이라고 말했다』라며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언급한 사실을 중요시하고 있다. 더구나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10일상오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차 한반도긴장완화에 대해 소신을 밝힌 것은 소련의 한반도정책자체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쿄(동경)신문은 모스크바 특파원 해설기사를 통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한반도문제에 관해 국제사회는 남북한간의 벽을 헐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유왕래 실현에 강한 의욕을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촉진하고 유럽군축의 흐름을 극동에 파급시키며 남북한의 국경개방,나아가 남북통일을 목표로 하는 소련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셰바르드나제외무가 미소 외무장관회담 석상에서 한반도의 벽철거구상에 지지를 요청했을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도 그 실현을 위한 여론조성을 당부한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배경에는 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가 한반도ㆍ극동지역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상기시켰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구상에 따라 시베리아극동부의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은 경제대국 일본과의 경제ㆍ과학기술교류를 바라고 있으나 「북방영토 반환문제」가 장애로 되어있기 때문에 급진전의 전망은 없다. 따라서 소련은 극동제2의 경제대국인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회주의동맹국 북한 김일성정권에의 정치적 배려가 필요하다. 만일 이벽을 헐고 남북교류ㆍ대화가 진행된다면 북한이라는 정치적 걸림돌은 없어지게 된다. 소련의 남북한장벽제거 주장에는 또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은 지적한다. 그것은 미제7함대,필리핀,오키나와(충승)등 미측이 압도적 우세에 있는 극동ㆍ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완화ㆍ군축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장벽의 철거등 동서유럽에서의 긴장완화는 유럽군축을 크게 촉진시켰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성공한 외교수법을 아시아에도 적용해 온 고르바초프정권은 이와 같은 한반도장벽의 철거에 의해 극동ㆍ태평양군축에 미치는 정치ㆍ심리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아사히(조일)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종래 미소간에는 제안­역제안­비난­결렬이라는 패턴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그것이 무너졌다』며 양보에 의한 획기적인 미소대화의 전진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독일재통일문제,아프가니스탄ㆍ중미ㆍ중동ㆍ일본의 북방영토문제등 세계의 지역문제를 또하나의 중요테마로 삼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도 사설에서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관련,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들은 이미 이 문제에 관해 북한이 하루빨리 국제원자력기구의 전면사찰을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새삼 북한의 조치를 촉구한다』며 북한측에 화살을 겨누었다. ◎미소외무 공동성명 한반도관련 부분 미소 외무장관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중 한반도 관련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무장관과 소련외무장관은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이 문제들에 관해 조속히 미소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무장관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줄이고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핵안전문제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정을 맺을 직전단계에 와 있다는데 유의했다. 미국측은 이 협정이 속히 체결돼 성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반응/대한교류 확대ㆍ대북 개방압력 시도/장기적으론 남북관계의 안정에 기여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한반도의 「장벽」제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소련이 자유개혁 및 냉전종식의지를 극동으로 확산시켜보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미소간의 핵무기 감축 및 유럽주둔군 대폭 감축에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고 동구의 민주화개혁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따른 동서독간의 통일논의가 한껏 무르익은 시점에서 이제 유일하게 청산돼야 할 냉전의 유산은 한반도문제 뿐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논평위원 서병철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소련은 현상태에서 동서독의 경쟁상황이 동구동맹국들의 성장과 소련의 개혁진전에방해가 된다고 판단,통독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한반도에서도 동서독과 같은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발언의 의미를 분석했다.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소련의 최대 관심사를 유럽에서 극동까지 확대한다는 의미와 함께 유일하게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련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교류확대를 절실히 희망하는 소련의 속사정도 이번 발언의 의도에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안정을 통해 소련은 한국과의 교류확대 및 북한에 대한 경제ㆍ군사원조 부담 경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소련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앞으로 북한에 대한 개혁ㆍ개방 압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초로 예정된 김일성의 방소때도 이같은 문제가 주요관심사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에 대해 로이터통신등 서방언론들은 한반도의 「장벽」을 상징적인 의미로해석,분단상황 그 자체로 전달하고 있는 반면 소련관영타스통신은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세를 폈던 구체적인 콘크리트장벽을 지칭,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이 북한을 거들어 주기 위해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가 설령 남한의 콘크리트장벽(실제로 있지도 않지만)을 지칭했다 하더라도 이는 북한의 반발을 다소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언어구사일뿐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북한의 개방과 무력도발의지 포기를 통한 한반도의 안정추구가 발언의 주목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북한이 당장 개혁정책을 받아들이기에는 지난 40여년에 걸친 강권통치의 유산이 너무 뿌리깊이 박혀있어서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북한의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일단은 지배적이다. 북한이 소련의 예속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발언을 계기로 오히려 중국과의 밀월관계 유지쪽으로 돌아서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경제의정체,국제정치의 변화,김일성사후 격하운동의 소지를 사전에 예방하고 김정일에게도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서울신문 논평위원 최평길교수(연세대)는 『이번 발언은 소련의 한반도개입 및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최대관심사로 부각됐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주변강대국들의 협조없이는 이뤄지기가 쉽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남북한 양측의 성실하고도 적극적인 노력과 대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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