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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북한체제 변화, 어떻게 관찰할까/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체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명백한 증거를 들어 검증하기도 어렵고,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해도 북한만의 ‘특수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북한체제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경제적으로는 변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그 변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식의 결론을 내놓는다. 전문적이지 못한 결론이다. 그런데 북한체제의 변화 여부는 우리의 꾸준한 관심사이다.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적 논쟁에서나 한·미의 대북정책 조율 과정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과정에서 기본적인 논의사안이다. 우리의 국가목표인 평화통일과 연관시키면 북한체제의 변화 여부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의 통일을 상정한다면, 현 북한체제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체제가 스스로 변하기를 바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동유럽도 베트남도 중국도 변했으니,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사실 북한도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의 개혁·개방조치를 도입·시행하고 있으니 그만큼은 변하고 있음에 틀림없다.2000년대 북한의 변화를 ‘의미 있는 변화’(최근 북한의 변화동향, 통일부,2003)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면 전반적인 북한체제의 변화는 어떻게 관찰할 수 있을까? 탈북자 250여명을 대상으로 1990년 이후의 북한체제 변화추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한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통일예측모형연구, 통일연구원,2003). 북한체제의 변화를 관찰하는 데 준거가 될 8가지의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먼저 정치적 요인들이다. 첫째, 북한체제의 응집력이다. 북한주민들이 현 체제에 강한 응집력을 가질수록 전반적인 체제변화는 어렵다. 체제에 대한 자부심, 노동당에 대한 신뢰도, 주체사상에 대한 신봉도 등이 구성변수다. 둘째, 다른 체제(남한 또는 중국 등)에 대한 동경의 수준이다. 외부세계에 대한 지각 수준, 비공식 거래의 증가 등이 구성변수로서, 중국이나 남한의 발전상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변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김정일 위원장의 체제장악력과 통제력이다. 주민통제의 수준, 상부지시의 하부 전달 정도, 군부 통제력 등이 주요 변수로서, 그중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의 효율성 여부가 체제변화를 가늠하는 데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요인들로는 첫째, 북한경제의 정상화 여부로서 일한 만큼 충분한 보수를 받는가와 기업소의 생산 활동에 대한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주요 변수이다.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수록 현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높을 것이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하다. 둘째, 북한 경제의 자율화 정도이다. 농민들의 생산과 처분의 자유, 개인소유 재산의 증가, 개인경제활동에 대한 국가통제의 약화 등이 변수로서, 경제의 자율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로 이행하게 된다. 나머지 세 요인은 사회적 요인들이다. 첫째, 사회갈등의 정도로서, 기관간의 갈등, 집단간의 이해갈등, 간부와 주민 간의 적대감 등이 주요 변수다. 아직 높은 물리적 억압 때문에 갈등이 쉽게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사회적 갈등은 체제변화의 주요 동력이 된다. 둘째, 북한 지도자와 주민의 변화의지의 정도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개방의지가 높으면 중국에서와 같이 위로부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북한주민들의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자유에 대한 기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셋째, 주민 이동의 자유이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인구 이동이 늘어났으나, 이동의 자유가 확대될수록 현 체제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같은 8가지 요인들 이외에도 대외적 요인이 북한체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또한 상기 요인들의 적실성(適實性)을 직접 검증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체제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토론할 때, 어떤 준거 위에서 한다면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의미있는 정책을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대북정책에 관한 한·미 정책협력과정에서도 우리의 논리를 설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 준거 개발이 필요하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제시문

    글 ㈎ ①“중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쳐요.”고구려 연구재단이 공식출범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고려대 법학관 1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정배(64·고려대 사학과 교수·임기 4년)재단 초대이사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국측이 느닷없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들고 나와 고구려사를 자신의 지방사로 만들려는 데 대한 분노가 역력했다. 교수실은 얘기를 나눈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노학자가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②김 교수는 조목조목 중국 주장의 부당성을 꼬집었다.“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반만년의 역사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면 2000년 역사 밖에 안 되는 민족이 됩니다. 또 단지 역사적인 측면을 넘어 향후 국경이라는 문제까지 비화될 수 있어요.” 중국 주장대로라면 고구려가 평양천도를 했으므로, 현재의 북한 역시 중국 땅이 된다. 한국은 고작 남한 땅으로 좁혀진다. 노학자의 차분하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톤이 높아졌다.“세계적으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 예가 없습니다. 일본도 이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은 여기 비하면 양반입니다.”(임나일본부설이란 왜가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측의 주장) ③김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동안 책상위를 뒤져 자료 하나를 보여줬다.“이 사람이 실제 동북공정의 지휘를 맡고 있는 마대정(馬大正)인데, 신강쪽에서 변방문제를 주로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봐도 이들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인데 21세기에 이런 패권주의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④동북공정에는 조선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국내의 불법체류 조선족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통치기반을 흔드는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을 벗어나 법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⑤김 교수는 한마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한국이 경제력이나 정치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⑥따라서 김 교수는 향후 재단의 활동을 연구와 현실참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시민단체들은 아무래도 행동을 중시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맞으리라고 봅니다. 외교문제가 걸린다면 상황에 따라 정책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민단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정·관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또 북한 학자와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해 통일·외교부 등과 연계해 합동조사나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과 맞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우리 작업이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비쳐져서는 안 됩니다.마치 영토분쟁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에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⑦그는 역사지키기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여건과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 고구려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겨우 14명 정도입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고대사 연구를 하는 후학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겁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단숨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는 만큼 착실히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⑧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예컨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만 보더라도 고구려라는 문헌과 말갈족이라는 것이 공존하는데, 중국은 말갈족이라는 문헌만 택합니다. 발해가 말갈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지요. 하지만 고대사는 단지 사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것이 대거 발견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갑자기 세워질 수 있습니까. 상식으로 말해야지요.” 비록 중국이 자국에 민감한 사료의 경우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든지 접근을 불허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모두 뒤져 고구려 관련 자료를 모아 실증적으로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⑨김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대외홍보라고 강조했다.“역사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알리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외국 연구기관 대학 등에 연구결과를 정기적으로 보내, 고구려사에 대한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⑩아울러 고구려 역사를 지키는데 특히 북한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북한은 고구려를 뿌리로 삼고 있어요. 심지어 삼국통일에서 신라의 역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에서 고려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사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⑪그렇다고 중국과 담을 쌓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조만간 중국과 대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회의나 대담 토론회 등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국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우리 역사를 지키는데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 ‘동북 변경지역이 역사 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이 작업은 지난 96년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핵심연구과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학술은 대중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등의 원칙 아래 고구려사 등을 연구중이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동북공정’ 2004년도 연구과제가 서울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는‘동북변강연구총서’로 간행된 2003년 과제와 연결된 것으로 고구려, 발해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민족 기원문제와 명·청 시기 조·중 관계사 등 중국이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장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각 연구자 및 관련기구들의 범위와 성격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주목되는 것은 동북공정에 참여한 조직이 35개에 달하며 관련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동북 3성 지역의 모든 사회과학원과 대학, 전문연구소가 중앙의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정점으로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연구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이 고구려를 중심으로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동북 3성지역과 관련된 중요 쟁점사항들을 다양하게 망라하여 연도별로 진행하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③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3월15일에 공포된 ‘동북공정 과제연구지침’내용이다. 이 지침에는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6개의 연구항목과 과제목표가 제시되어 이에 근거한 연구계획 수립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 중 새롭게 ‘고구려발해국문제연구’가 추가되어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 발해가 핵심 연구분야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3년의 세부연구주제였던 ‘발해유적현상조사’가 2004년 내용에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2005년에 헤이룽장성 닝안(寧安)과 지린성 둔화(敦化)지역의 발해유적을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중국고대도시로 복원한다는 최근 보도와 연결된 것임을 보여준다. ④결국,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사라고 학술적으로 부각하고 곧바로 그에 대응되는 역사공간인 시안의 고구려유적과 둔화의 발해유적 등을 중국 역사유적으로 복원, 정비하여 명실상부한 중국 역사화 작업을 완수하려는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⑤또한 북방지역의 고대 종족, 고조선, 한국민족 및 고대 국가기원을 연구해 중국과 우리 민족의 관계사, 국경문제, 이민문제 등을 중국적 입장에서 정리하여 결국 이들 역사마저도 중국 역사범주에 있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연구과제인 ‘조선반도민족, 국가의 기원과 발전’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는 중국의 연구가 고구려, 발해와 함께 우리민족의 성격까지도 중국측 논리로 파악하려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가 다른 연구논저에서 이미 한국민족은 중국계통의 유이민 세력이며 중국문화가 한국문화의 모태라는 식의 철저한 중국중심주의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⑥이상에서 볼 때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연구사업은 중국의 역사왜곡과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과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지역을 장악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수백-수천년 전에도 같은 상황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존립근거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폭거이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역사침략이다. ⑦이제 우리는 후손에게 우리 역사를 당당히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 무엇을 했고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특히, 지난 1일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한민족 정체성부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 그리고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우리 역사 사랑이 요청된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충격적인 보도가 거의 날마다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왜곡의 정도나 수위가 오히려 일본보다 극심하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기에 더욱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즉시 중국의 역사왜곡의 저의를 파악하고 근본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②중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와 수교한 직후부터 정부 산하의 학술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을 주축으로 역사왜곡을 획책하였다. 그들은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아주 조직적으로 우리의 고대사인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송두리째 가로채려 기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에는 대내외적으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포석이 다양하게 깔려있다는 점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내부에 확산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동북공정’도 바로 그러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③동시에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야심이 담겨 있다. 특히 해양세력인 일본의 확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인 것이다. 통탄스럽게도 현 강국들의 힘 겨루기가 과거 우리의 고구려사를 매개로 벌어지고 있는 격이다. ④이렇게 다양한 목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역사 왜곡을 쉽사리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그것을 더욱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늦은 감은 있으나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과도 연대하여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특히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은 반드시 참작하여 대책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⑤먼저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문제로 불거졌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문적인 저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요체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역사학의 저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어학, 고고학 등 주변 인문학을 총동원해 학술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어의 특성을 밝힌다면 그것이 백제어, 신라어와 동질적 관계이고 중국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중국이 자행하는 역사왜곡의 허점을 잡아내고 그들의 억지 논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⑥다음으로 고구려사를 포함한 국사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문민정부 이후 제도권 교육에서 국사과목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그저 흥밋거리나 제공하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지가 오래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 집단기억’을 담고 있어야 할 국사교과서마저도 문제 투성 이라는 사실이 자주 지적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지구상에 자국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적 대응이라는 대전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⑦끝으로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를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급하다. 고구려사가 한국고대사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동북아 역사전쟁에서 우리는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자국의 역사마저도 타국에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비극적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 “北내부 이상징후 없다”

    국가정보원은 24일 최근 일부 외신들이 보도한 북한 내부 이상징후설과 관련,“최근 들어 인민문화궁전 국제회의실과 만수대 의사당 등 일부 장소에서 김정일 초상화를 철거했다.”면서 “이는 대외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영구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북한 주요 동향’ 보고를 통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주요 간부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등 이상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고 원장은 이어 “북한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된 1974년 2월 이후인 75년부터 김일성 초상화 옆에 나란히 김정일의 초상화를 부착하고 있으며,90년대 초부터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공공시설에서는 김정일 초상화를 제거한다.’는 내부 방침을 하달했다.”고 보고했다. 고 원장은 그러나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충성심 과시를 위해 김정일 초상화를 계속 부착시켜 왔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은 경제개혁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비(非)사회주의 현상’과 외부 사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파견자들에 대한 규제 강화 등 주민 통제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오극렬 대장의 아들 망명설과 북한내 반(反)김정일 유인물 살포 등 특이한 이상 징후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 “오극렬 대장 아들의 망명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북한 내부 동향도 특이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정일 건재? 권력분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인민군 제109군부대 직속 중대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 초상화 제거 등 체제 균열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일축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위대한 김정일 영도자께서는 조선인민군 제109군부대 직속중대들을 시찰하시었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 중대를 둘러본 뒤 침실, 식당, 취사장, 세목장, 일일창고, 축사 등을 시찰하면서 군인들의 사업과 생활을 점검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인민군 군인들은 꾸준한 전투 정치훈련을 통하여 모두가 불사신의 용사들로 자라났다”면서 “이 대오가 당과 인민 정권, 사회주의 제도를 지키고 있기에 우리의 조국은 난공불락”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날 이명수·현철해 대장들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김국태·김기남 비서 등이 수행했다고 밝혔으나, 군부대 시찰 날짜는 적시하지 않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늘의 눈] 좌파와 우파/박정현 정치부 차장

    지금으로부터 24년전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후보가 집권했을 때 프랑스와 세계는 경악했다. 프랑스 자본가들은 이웃 스위스로 돈을 빼돌리기 바빴고, 유럽 대륙에서 첫 사회당 정권이 들어섰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도 1면 톱기사로 보도됐다. 미테랑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좌파와 우파의 구분이 크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가 14년이란 ‘장기 집권’ 기간 동안 펼친 두드러진 진보적인 정책으로는 사형제 폐지 같은 인권정책이 꼽힐 정도다. 노조 지도자 출신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탄생했을 때도 기득권층과 국제자본시장의 걱정은 대단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겪었던 아르헨티나처럼 경제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말 당선자 시절에 그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미국 뉴욕 월가를 찾는 일이었다. 국제 투자가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였다. 부시 대통령과 만났을 때 부시 대통령은 그의 정책 설명을 듣고 “마치 공화당원처럼 말씀하시는구려.”라고 말했다고 한다. 룰라 대통령은 전임자가 폈던 신자유주의정책을 이어받았고, 지지층에게서 ‘변절자’란 말을 들었다. 룰라 대통령뿐이랴. 우파로 알려진 멕시코의 폭스 대통령은 좌파정책을 펴고 있고,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내건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우파정책을 펴서 3000%를 넘는 인플레를 잡는 데 성공했다. 좌파와 우파의 정책 차별성과 경계선이 집권 이후에는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만들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지향하고 있을 뿐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잡는 게 고양이라는 덩샤오핑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미 순방길에서 “좌파 정책, 우파 정책을 다 쓰겠다.”고 밝혔다. 성장과 분배 정책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좌우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의 목소리가 세질지도 모르겠다. 브라질리아에서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연기금 주식투자 길 넓히기?

    연기금을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놓고 말들이 많은 가운데 이번에는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연기금 증시투입 방침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진원지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의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이 부총리는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경영권 위협 등)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을 육성하고 투자신탁회사들이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연기금 등 민간자본들이 다양하게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길을 터 달라.”고 요청했다. 마침 남미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도 같은 날 “국민은행·포스코 등 대표적인 국민기업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해 맞장구치는 모양새를 냈다. 이 때문에 16일 언론들은 ‘기업 경영권 방어에 연기금 적극 활용’ 등의 제목으로 보도를 했다. 그러나 재경부 당국자들이 “이 부총리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펄쩍 뛰고 나섰다. 금융정책국 관계자는 “연기금이 국내기업 주식을 사들이면 우호지분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의 경영권 장악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일 뿐 경영권 방어에 연기금을 직접 활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만일 경영권 방어에 연기금을 동원한다면 야당의 우려대로 ‘연기금 사회주의’를 하게 되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연기금의 일부를 증시로 돌리려는 것은 기금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려는 목적밖에 없으며, 따라서 기업실적 외에 다른 투자기준은 고려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의가 어찌됐든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한 게 분명해 보인다. 이번에 동원한 ‘외국자본으로부터의 경영권 방어’는 이전에 나온 다른 논리들보다는 여론을 움직이는 데 훨씬 효과적인 소재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말말말˙˙˙

    가까운 몇해 안에 인민들의 먹는 문제, 입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생활수준을 높여야 한다.-북한 노동신문이 6일 ‘선군시대 경제건설의 목표와 중요원칙’이라는 논설에서 “현 시기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의 목표는 선군시대 요구에 맞는 강력한 국가경쟁력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 우리당 “한나라와 함께 등원” 구애 제스처

    우리당 “한나라와 함께 등원” 구애 제스처

    “한나라당이 안 들어오면 우리 당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10월29일) “일단 본회의장 입장은 계속하지만, 아직 단독 국회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11월3일) “여당 단독 국회를 불사할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이 내놓은 대답의 ‘간격’이다. 강도(强度)가 5일전보다 누그러졌음을 알아챌 수 있다. 이같은 기류가 지금 열린우리당을 지배하고 있다.3일 열린우리당은 자세를 한껏 낮추면서 한나라당에 등원을 호소했다.3일 전 “야당이 정부와 집권여당을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대화하기 어렵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이부영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가능한 한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한나라당이 쉽게 응하지 않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한나라당에 구애(救愛)의 손을 내밀었다. 확대간부회의는 결국 “한나라당이 등원하면 이해찬 총리가 유감을 표시하겠다.”는 협상안을 내놓았는데, 이는 5일 전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술 더 떠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시한 국가보안법 개정 시안을 굳이 거론하면서 “개정안을 보니 더이상 색깔론이 제기되지는 않겠다.”는 우호적 해석까지 자의적으로 곁들였다. 천정배 원내대표의 ‘악수 청하기’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전날 한나라당의 청와대 항의 방문에 대해 그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휴전을 앞두고 벌이는 치열한 전투라고 이해하고 싶다.”는 말로 타협을 기정사실화했다. 이해찬 총리를 강하게 옹호,‘주전파’로 분류돼온 우원식 의원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계 정세와 관련해 국회에서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기”라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명인 리얼리즘? 自明한 것과 결별하라

    김명인 리얼리즘? 自明한 것과 결별하라

    70∼80년대를 거치면서 소진된 것으로 여겨졌던 리얼리즘 논쟁이 ‘논쟁은 아무리 지독한 것이라도 좋다.’는 용인의 그늘에서 다시 불씨를 지필 태세다. 진보적 문학평론가이자 황해문화 편집주간인 김명인(국민대 대학원 겸임교수)씨가 최근 출간된 자신의 세번째 평론집 “자명한 것들과의 결별’(창비 펴냄)에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개념의 오랜 상호의존적 이항대립은 사실 역사적인 것에 불과하기에 자명성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 논쟁을 새삼 다시 들춰낸 것이다. ‘자명성의 감옥’이라는 소제목을 붙인 글에서 저자는 그간의 경위를 이렇게 짚는다.“90년대 초반,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제를 둘러싼 리얼리즘론자들 내부의 추상 수준 높은 논쟁이 썰물처럼 급격히 빠져나간 뒤…그리고 그런 경향은 일부 리얼리즘론자들의 꾸준한 단속과 경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최근에는 이른바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회통’이라는 명제가 제출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사적 유물론의 인식체계와 관련된 강한 역사의식과 총체적 세계인식의 보유’를 리얼리즘론의 강점으로 꼽은 저자는 “90년대를 경과하면서 통시적 역사인식에서도, 공시적 세계인식에서도 돌아갈 정처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리얼리즘론은 확실히 일종의 답답한 동어반복이 되고….”라며 현실적으로 드러난 리얼리즘론을 ‘벌거벗은 임금님 꼴’에 견줬다. 그가 주목한 점은 그런 리얼리즘론의 부활. 저자는 ‘창작과 비평’ 지난해 겨울호에 실린 임규찬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을 둘러싼 세 꼭지점’을 새로운 리얼리즘-모더니즘 논쟁의 시작으로 보고, 여기에서 비롯된 최원식·윤지관·황종연 등이 평론을 통해 드러낸 견해들에 대해 ‘자못 논쟁적이고 공격적’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또 소통 가능성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명한 것’으로 선험화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개념 자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의 논쟁이 가지는 한계”라고 지적하고 “‘자명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개념의 오랜 상호의존적 이항대립은 사실 ‘역사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자명성의 감옥’을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명성’은 더 이상의 논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개념이다. 그래서 그는 “자명한 것과 결별해 새로운 것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렇게 반문한다.“과연, 아직도 문제는 리얼리즘이고, 모더니즘인가. 세계에 대한 무지도 독단도 아닌, 냉소도 절망도 아닌, 탈주도 안주도 아닌, 그러면서도 ‘이것이 아닌 선택 가능한 다른 것’을, 이 미증유의 억압과 소외로 가득한 후기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탐사 과정에서 윤리적·미학적 대안을 찾는 일에도 여전히 ‘리얼리즘-모더니즘’패러다임은 유효한 것인지 묻고 싶다.” 1만 8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中 허난성 回族-漢族 유혈충돌 148명 사망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回族)과 한족(漢族)간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해 148명이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31일(현지시간)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허난성의 중머우(中牟)현에서 회족 택시기사가 차를 몰다 이웃 마을의 여섯 살 난 한족 여자 어린이를 치어 중태에 빠지게 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사고 직후 여자 어린이의 가족과 친척, 마을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택시기사가 사는 회족 마을로 몰려갔고 그 와중에 대규모 충돌이 일어났다. 현지 경찰이 곧바로 수습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결국 중앙정부가 무장경찰을 보내고 계엄령을 선포하고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 18명을 포함해 148명이 숨졌다고 NYT가 현지 언론인과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머우현은 허난성의 성도(省都) 정저우(鄭州)와 북동부 카이펑(開封) 사이에 있다. 중국은 민족 구성상 한족이 대부분이지만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과 위구르족 등 55개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다. 회족은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정부에 맞서온 신장(新疆) 위구르족과는 달리 비교적 중국 사회에 동화된 것으로 평가돼 왔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팽배하면서 1980년대 이후 소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이 사회주의 통제국가라는 점 때문에 사망자 규모를 놓고 외신들의 보도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아직 정확한 진상 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AP통신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최소 7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사망자 수가 148명이라는 NYT 보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현지 회교 마을 이맘(이슬람사원의 예배 인도자)의 말을 인용해 “회족 택시기사들이 한족 마을을 지나가다 교통 문제로 다투면서 싸움이 났으며 적어도 2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신화통신이 “정저우에서 분쟁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18명이 체포됐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 자세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막말정국’ 위험수위 넘었다

    여야의 ‘막말 대치’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꼬인 정국이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에 이어 31일에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으로부터 “고문을 못해 안달”이라는 ‘박근혜 때리기’가 보태어졌다. 여야간 감정싸움으로 생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린 격이다. 대치 정국은 당분간 해법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1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쉽사리 국회 의사일정 거부방침을 철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장외투쟁’쪽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이고, 국정을 책임진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을 돌려세우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막말정국’이 ‘막가는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 이부영의장 “박대표 고문못해 안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작심한 듯 맹비난하고 나섰다. 기자간담회에서 “독재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고문을 못해 안달났다.”는 극언을 퍼부었다. 이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와 집권여당을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야당이 그 얘기를 시정하지 않고는 대화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왜 근거없이 색깔론을 벌여서 국민 속에 불화를 일으키고 외국자본이 투자를 못하게 방해를 하느냐. 좌파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못하게 하고 경제를 계속 악화시켜 이 정권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성공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우 커머셜리즘(안보상업주의)’이 나타나는 나라”라며 “이번에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조심스레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명을 촉구하던 것과 정면 배치된다. 주말을 거치면서 여권 지도부가 한나라당에 대해 ‘색깔론 중단’을 앞세워 사실상 정면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이와 관련, 여권은 지난 30일 이 총리와 이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가 회동해 대치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당분간 국회가 파행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이념공세를 방치해선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관계법 제·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사기본법 제정 등 ‘4대 입법안’ 처리를 앞두고 어차피 한나라당과의 이념공방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의 이념공세가 ‘정략에 따른,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이 의장의 발언은 내부에서 수위를 조율한 것”이라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의 반발과 이에 따른 국회 파행을 불 보듯 뻔히 알면서도 야당과의 가파른 대치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열린우리당이 지금의 국면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낮은 지지도,10·30 재보선 패배 등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4대 입법’마저 무산된다면 더이상 정국을 주도할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절박감이 야당에 대한 강공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나라 “더이상 못참는다” 강경일색 한나라당이 요즘 전례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미묘한 입장차를 견지해온 주류·비주류가 한 목소리로 ‘총리 파면’을 외치고 있고, 틈만 나면 튀는 목소리를 내던 일부 소장파도 입을 다물었다. 이처럼 당이 일시적으로나마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은 ‘공동의 적’인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등 극단적인 발언 파문이 나온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1일에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박근혜 대표를 향해 “과거와 같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 있다.”고 거칠게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준 이하의 막말 정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격앙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1일 대정부질문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대신 같은 시각에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라는 이름으로 의원총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박재완·최경환 의원 등이 5분 발언 형식으로 ▲수도위헌 결정 불복종 ▲총리 취임 후 국정 파탄 등을 집중 성토할 계획이다. 또 총리 해임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정치는 대화 채널이 있기만 하면 제자리에서라도 굴러가게 마련인데, 지금은 그런 채널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국회 정상화가 그만큼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서도 총리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거기에 대고 야당이 먼저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먼저 좌파 공세를 사과하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런 강경 일색의 당론 가운데 고민 섞인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계속 국회를 공전시킨 채 여권만 성토하다간 국민이 또 등을 돌리게 될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정병국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총리 해임결의안을 빨리 상정해 자연스럽게 국회가 열리도록 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그래야 명분도 없는 4대 법안을 처리하려는 여당에 말려들어가지 않고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총리의 망언을 그대로 용인하고 국회를 운영하자니 야당을 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결례이고, 그렇다고 맞붙어 같이 싸우자니 수준이 맞지 않아 당 지도부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中 탈북자 정책 급선회?

    “지금까지 중국의 태도와 입장으로 보면 비관적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 전격 연행된 탈북자 65명의 한국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27일 이렇게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6일 베이징 외곽에 있는 탈북자들의 집단 은신처를 급습, 한국행을 계획하던 탈북 추정자 65명과 이들을 지원하던 탈북자 지원단체 소속 한국인 2명을 전격 연행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자국내 외국 공관 및 학교에 진입한 탈북자의 경우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때 대부분 한국행에 동의해 왔다. 그러나 공관 진입에 이르지 못한 탈북자는 북한 주민일 뿐 한국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이들의 처리문제를 가부간에 확인해 준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들은 북송(北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정부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자유 의사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함께 연행된 한국인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다.‘이번 경우는 새로운 케이스로, 사실관계를 최종 확인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현재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선회했다고 공식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장치웨 중국 외무성 대변인이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공관 및 국제학교 탈북자 진입에 우려를 표명하고 원칙을 강조한 것도 탈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00년 이후 중국이 견지해온 태도와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시각이다. 또 중국 당국은 지난 4년간 탈북 브로커 등에 대한 단속과 함께 NGO에도 중국 국내법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해달라는 요청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먼저 나서서 단속을 벌여 탈북자를 색출해낸 경우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개되지 않았을 뿐, 예전에도 있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리어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효를 계기로 용기를 얻은 NGO의 행동이 과감해지면서 이런 상황이 야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를 역으로 보면 중국 정부가 이번 사례를 시범 케이스로 삼으려 했다는 관측도 설득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브로커나 NGO들이 다시 소규모 전략으로 되돌아갈 여지도 많아 보인다. 정부는 ‘중국은 여전히 중앙 통제가 가능한 사회주의 국가로 우리 NGO가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증진은 기업활동의 자유로부터/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경제발전에 있어 기업가의 혁신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했던 슘페터는 기술혁신이 대부분 대기업에서 일어나게 되고, 이에 따른 대기업의 확대는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가져와 민주주의에 의해 자본주의가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예언하였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경제적으로는 높은 복지 수준과 국가경쟁력을 구가하고 있는 북구의 소위 강소국(强小國)들로부터 슘페터의 예언이 옳았는지 판단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복지국가의 대표격인 스웨덴에는 인구 비례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기업이 있다. 일반 제조업은 물론 병원, 학교, 철도 등 공공성이 강한 부문에서조차 사(私)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기업 활동의 자유는 다른 민주복지국가인 핀란드와 네덜란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거대 기업인 핀란드의 노키아뿐 아니라, 스웨덴의 에릭슨,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유니레버 등이 이들 국가에서의 대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국가들이 대기업의 독점적 활동을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효율성이 유지될 수 있게끔 실질적 경쟁이 존재하도록 경쟁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핀란드는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정부 기관의 이름조차 ‘경쟁당국(The Competition Authority)’이라 정하고 민간부문은 물론, 심지어 공공부문에 대한 경쟁상태도 점검하고 있다. 이들에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키아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더라도 충분히 경쟁적 시장구조를 이루고 있다면 문제삼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스웨덴도 베런베리 가문의 지주회사에 의한 주요 대기업의 소유 집중을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이 가문은 5대를 이어가며 에릭슨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경쟁력있는 기업들을 길러냄으로써 스웨덴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또 국민들로부터 이를 인정받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기업활동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떻게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었는가? 이들은 높은 복지 수준에 따른 재정 수요를 위해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된 세원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가 아니라 개인소득세란 점이 특이하다. 국민들은 소득의 거의 절반을 국가에 바치고 있다. 이것을 민주적 합의를 통해 이룬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는 이 재정 수입을 통해 국민들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그야말로 어머니 뱃속에서 무덤까지(from womb to tomb)의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는 셈이다. 이러한 사회보장제도는 80%의 높은 노조 가입 비율을 보이는 이들 국가에서 결코 극렬한 노사간 대립이 일지 않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들 국가들이 거두어들인 세금을 모두 복지 지출에만 배정한다면 경제발전은 저해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미래의 경제성장을 위해 교육과 기술개발에 많은 재원을 투여한다. 요약컨대 민주사회주의 체제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북구의 강소국들은 오히려 시장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세금을 걷어 복지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노동자 계급에 의해 멸망하리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이 오류였던 것처럼, 자본주의가 대기업의 확대에 따라 민주주의에 의해 멸망하리라는 슘페터의 예언도 이 국가들의 경험에 의해 부인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주의에 의해 기업이 배척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요청되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와 복지사회를 정책 이념으로 내세우는 참여정부의 정책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사립학교법 개정 쟁점] “사학 공공정” vs “재산권 침해”

    [사립학교법 개정 쟁점] “사학 공공정” vs “재산권 침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개정안을 확정한 이후 극단적인 의견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사학 단체들은 사립학교의 자율성은 물론 재산권까지 침해하는 ‘사회주의 국가의 법’이라며 위헌 소송도 불사할 태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사학측의 눈치를 보다가 개혁 의지를 후퇴시켰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쟁점을 짚어본다. 사립학교법 논란은 ‘사학의 공공성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해 개정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교육은 공공성이 강한 만큼 사학이라도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사학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개정안이 규제 차원을 넘어 사유재산을 침해, 존립 기반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사실상 사학을 말살하려는 음모’로 규정할 정도다. ●“자율성·재산권 침해한 개악” 개정안은 사학 재단의 권한을 축소하고 교내 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학 단체들이 가장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이다. 개방형 이사제는 법인 이사회 이사의 3분의1과 감사 1명을 초·중·고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대학은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뽑는 것으로 내용으로 한다. 사학 단체들은 “이사 선임권은 설립자나 사학법인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한다. 법인이 고용한 교직원이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권한은 학교 구성원들에게 주고, 책임은 법인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익 목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나 복지기관 등 사(私)법인도 이사 선임권을 구성원에게 넘겨주는 사례는 없다.”고 설명한다. 사학 단체들은 학교 구성원의 모임인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를 심의기구로 바꾸는 것에도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법인의 힘이 없어지면 건학 이념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대신 “초·중·고에서는 현행대로 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운영하고, 평의원회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수)회나 직원회, 초·중·고교의 학부모회, 대학의 학생회 등을 법제화하는 방안에도 획일적으로 실시하지 말고 국·공립 학교부터 시범실시한 뒤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단법인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등 9개 사학 단체들은 “헌법 제23조에 의해 재산권을 보장받아야 하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사립학교를 마치 ‘사회에 공여된 공공재산’처럼 왜곡하고 있다.”면서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리 사학 근절을 위한 최소 규제” 반면 개정안을 낸 열린우리당은 “비리 사학을 뿌리뽑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학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유도해 비리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성을 강화한 개정안이 필요한 근거로 우리 사학의 특수성을 꼽고 있다. 외국과는 달리 사학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공교육의 대부분을 사학이 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중학교의 22.9%, 고교의 45.1%, 전문대의 90.5%,4년제 대학의 84.8%가 사립이다. 게다가 학교 운영비 대부분을 등록금과 국고 보조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공공성 강화는 당연하다고 본다. 현재 법인 전입금은 사립 초·중·고교가 2.2%,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이 6.8%에 불과하다. 반면 초·중·고교는 국고보조금이 54.2%, 대학에서는 학생납입금이 72.9%를 차지한다. 사립이라고 하지만 공교육 기관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부 사학의 비리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것도 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설명한다. 정부와 여당은 “사립대가 지난해에만 횡령과 부당운영으로 날린 돈이 649억원, 최근 5년 동안 비리 법인이 챙긴 돈이 20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한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3년 동안 912개 사립고 및 사학재단을 감사한 결과 드러난 지적 사항도 7821건에 이른다.‘재산권을 빼앗는 법’이라는 사학 단체들의 주장도 기우라고 일축한다. 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심의기구라 하더라도 법인 회계가 아닌 학교 회계만 심의하고, 의결권은 여전히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뿐 재산권을 빼앗는다는 주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위헌 소송으로 번지나 갈등이 깊어지면서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도 전에 위헌 논란부터 나오고 있다.9개 사학 단체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과 운영위원회·평의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개정안의 대부분이 헌법 제37조에 어긋나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사학에 기여도가 전혀 없는 제3자가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헌법 제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학 단체들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위헌심판 청구소송을 내기로 하고 최근 이석연 변호사를 연구 책임자로 선임했다.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재천 안동환기자 patrick@seoul.co.kr
  • 中 물권법등 사유재산법 심의 착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이 사유재산권 보호와 관련, 핵심 법안인 물권법(物權法) 초안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개막된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는 사유재산 보장과 관련된 물권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고 24일 보도했다. 관영 신화사는 심의 중인 물권법 초안은 ▲개인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부동산과 동산의 소유권을 향유하고 ▲국가는 개인재산의 상속권과 기타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며 ▲국가는 개인의 저축과 투자, 수익을 보호한다는 등의 내용이라고 전했다. 물권법 심의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정법대학교 장핑(江平) 총장은 “소유권의 보호는 물권법 제정에서 출발하며 중국의 첫번째 물권법은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보장제도의 중대한 발전”이라고 전제,“이 법이 제정되면 개인 사유재산권에 대한 각 방면의 이익보호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 9권 1209항의 중국 법안 사상 최대 분량의 하나인 이 법안은 내년 3월 개최되는 제10기 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사인간의 재산관계를 규정하는 물권법은 헌법에 명시된 사유재산을 보호하고 경제 질서를 유지하는 새로운 토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밝혔다. 신화사는 “물권법의 등장은 인민들의 사유재산을 보호, 사회주의 시장경제 발전을 보다 빠르게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ilman@seoul.co.kr
  • 미얀마 민주화 ‘뒷걸음’

    군부독재 국가 미얀마에서 개혁 성향의 온건파 킨 윤(64) 총리가 19일 숙청되고 그 자리에 보수성향 강경파 서 윈(56) 중장이 임명됐다. 정권 1인자 탄 셰의 측근으로 알려진 서 윈 중장의 입각은 미얀마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정권 사이에 진행돼 온 정치개혁 협상의 퇴보이자, 군부 내 온건파의 패배로 풀이된다. 미얀마 정부는 킨 윤 전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주요 외신들은 그가 해임됐으며 부패 혐의로 가택연금됐다고 보도했다. 서 윈 신임 총리는 미얀마 최고 권력기관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제1서기로 SPDC 1인자 탄 셰의 신임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수치 여사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테러의 배후 인물로도 알려져 있는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이다. 그는 북서지구 군사령관(소장)이던 1997년 SPDC 위원으로 발탁됐으며 2001년 중장으로 진급하며 공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숙청된 킨 윤 전 총리는 군부 내의 대표적 온건파로 지난해 8월 총리직에 올랐으며 이후 유엔 중재로 군사정부와 수치 여사 사이에 만들어진 7단계의 ‘민주주의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얀마는 1962년 ‘버마(미얀마의 다른 명칭)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네 윈 장군의 독재정권이 들어선 뒤 외부 세계와 관계를 끊고 국제적 고립 노선을 걸어왔다.88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90년 군부정권은 총선을 허용했으나,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에 완패하자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강압 통치를 해왔다. 수치 여사는 현재 19개월째 가택연금 상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도덕적 위기 극복” 대학 사상교육 바람

    중국 사회에 때아닌 이데올로기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엔 개혁·개방 이래 밀려 들어온 퇴폐적인 서구문화에 청소년들이 오염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가파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민권·민주의식을 높아지면서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들어 “지난해 1인당 GDP 1000달러 시대를 맞아 과거 전례가 없는 사상적·도덕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당국은 미래 중국사회를 짊어질 대학생들의 사상 교육에 착수했다.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은 최근 중국 공산당 및 국무원 주관 좌담회에서 “대학생의 사상과 정치 교육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저우 부장은 특히 “대학생들의 사상, 문화소양, 건전한 정신에 당과 국가의 명운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흥망성쇠, 중화민족의 부흥이 걸려 있다.”며 당의 노선과 정책,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장쩌민(江澤民)의 ‘3개대표론’ 교육 등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정신’ 재창조도 최근 중국 언론들의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평론에서 “무절제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이 집단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질타한 뒤 새로운 중국문명의 건설을 역설했다. 올들어 시작된 음란 사이트의 대대적 단속도 청소년 정신문화 건설과 무관치 않다. 이러한 사상교육 강화는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불리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통치 색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 기강확립이 청소년 사상교육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와 동시에 개혁·개방의 전면적 실시를 선언한 후진타오 체제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私學들 “학교폐쇄” 압박

    사학단체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학교 폐쇄’라는 초강력 카드를 내세우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조용기 한국사학법인연합회장과 신극범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 김윤수 대한사립중고교회장, 김하주 한국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 회장 등 9개 사학단체 대표들은 1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학교를 자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단체 대표들은 ‘사립학교 관련법 개악 시도를 좌시할 수 없다.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한 뒤 입학생을 받지 않고 재학생이 모두 졸업하면 학교를 자진 폐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가에 출연재산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배상받은 재원으로 차라리 장학법인이나 학술재단을 설립하겠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자유민주주의의 절대가치를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사립학교를 빼앗아 전교조에 넘겨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사학설립자들은 설립 당시 인사권, 재정권, 감사권 등 건학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권을 법률적으로 보장받았기 때문에 사재를 털어 사학을 설립했다.”면서 “정부가 신뢰이익과 약속법익을 배신한 만큼 강력한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사립재단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운동본부는 “사학법 개정안이 이사회 구성과 교원 임면권 등 주요 쟁점에서 사학재단의 기득권을 충분히 보장한 ‘사실상 개혁을 포기한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에도 ‘학교 폐쇄’ 운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했으며 20일 국회에 제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中·러 국경분쟁 종식 합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과거 사회주의 동지였던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의 길을 열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14일 저녁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7개 분야에 걸친 우호협력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집권 2기를 맞은 푸틴 대통령과 지난달 명실상부한 1인자로 부상한 후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2005∼2008년 4년간 양국의 구체적 협력 실행안을 담은 ‘실행계획’을 채택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의 상징은 수십년간 분쟁을 겪어온 양국간 국경분쟁 종식의 원칙적 합의에서 찾을 수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는 정상회담 직후 4300㎞에 이르는 양국간 국경선 확정 문서에 서명한 것이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국경분쟁 종식과 실행계획의 전격적 합의는 양국이 실리적 이해관계 속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사회의 다극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타이완 독립운동 저지를 위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하고 반테러 협력을 명목으로 티베트·체첸의 분리 운동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이끌어 냈다. 특히 ‘러시아가 타이완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문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중국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 가입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히고 러시아의 WTO 가입 후 상호 존중과 균등 및 호혜의 원칙 아래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분야는 ▲전자·기계류의 무역 확대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 전개 ▲평화적 이용의 원자력 협력 확대 ▲우주개발·정보통신·바이오산업 등 첨단산업의 협력 등이 망라돼 있다. 양국은 고위 당국자간 정례 협의채널을 통해 상호협력의 기본 틀을 구축, 국제현안을 적시에 협의하고 고위 안보 협의 기구를 이른 시일 안에 가동하는 한편 정치 경제 과학 기술 문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oilman@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1)

    儒林 193회에는 ‘美人計’(아름다울 미/사람 인/꾀 계)와 ‘傾國之色’(기울 경/나라 국/어조사 지/색 색)이 나온다. 姜太公(강태공)이 집필하였다는 ‘六韜’(육도)에서는 이른바 美人計(미인계)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무기를 써야만 상대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상대방 신하들을 포섭해 군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美人(미인)을 바쳐 군주를 유혹하라.” 적군의 위세가 강하고 장수의 통솔력이 출중하다면 전면전보다 적의 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미리 알아서 땅을 떼어 주거나 은밀하게 뇌물을 바치거나 美人計로 상대방 장수의 넋을 빼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미인계는 별다른 밑천 없이 상대방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自中之亂(자중지란)에 빠져들도록 하는 妙策(묘책)이다. 傾國之色은 ‘혹하여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이라는 뜻이다. 傾자는 人(사람 인)과 頃(기울 경)을 조합하여 ‘기울다.’라는 뜻을 나타내었다. 발음 요소에 해당하는 頃자는 본래 머리가 ‘기울어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후에 ‘잠시’ 등으로 쓰이는 예가 빈번하자 傾(기울 경)자를 새로 만들었다.傾은 ‘기울다.’란 뜻 외에도 ‘다투다.’,‘다치다.’ 등이 있다.用例(용례)로는 傾斜(경사:기울어짐),傾聽(경청:귀를 기울여 들음),左傾(좌경: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따위의 좌익 사상으로 기울어짐) 등을 들 수 있다. 國자는 원래 ‘或’으로 썼으나 점차 ‘혹시’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자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하여 ‘國’과 ‘域’을 새로 만들었다.或자는 특정 지역을 나타내는 ‘口’와 ‘긴 창’의 상형인 ‘戈’, 그리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시설물인 ‘一’을 합하여 ‘방책을 설치하고 삼엄하게 경계하는 구역’을 의미하였다. 후대로 오면서 점차 그 의미가 확대되어 ‘나라’를 뜻하게 되었다.國이 쓰인 단어에는 國紀(국기:나라의 기강),國旗(국기:나라를 상징하여 정한 깃발),國事(국사:국정),國史(국사:자기 나라의 역사) 등이 있다. 之는 止(지)와 一(일)을 합친 글자이다.止는 본래 발을 뜻하였으나 점차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이렇게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출발선 또는 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色자는 ‘사람 인’(人)과 ‘병부 절’( )의 변형이 합쳐진 글자인데,‘얼굴 빛’이 본래의 뜻이라는 설과 ‘성행위’를 나타낸 것이라는 설이 있다.色에는 ‘빛’,‘낯’,‘여색’,‘갈래’,‘색칠하다.’ 등의 뜻이 있다. 몇 가지 용례를 들어보면 脚色(각색: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巧言令色(교언영색: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色狂(색광:색에 미친 사람) 등이 있다. 傾國이라는 말의 유래는 한무제(漢武帝) 때의 歌客(가객) 李延年(이연년)이 자기 누이동생을 가리켜 “한번 돌아봄에 城(성)이 무너지고 다시 돌아봄에 나라가 기울도다.”(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라고 읊은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또 李白(이백)의 ‘淸平調(청평조)’에서 “모란꽃과 미인이 서로 반긴다.”(名花傾國兩相歡)라고 읊은 구절과 白居易(백거이)가 ‘長恨歌(장한가)’에서 “한나라 황제는 여색을 즐겨 절세의 미인을 찾는구나.”(漢皇重色思傾國)라고 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殷(은)나라의 마지막 왕 紂(주)를 酒池肉林(주지육림)과 烙之刑(포락지형)을 일삼는 暴君(폭군)으로 만든 稀代(희대)의 毒婦(독부) 己(달기),越(월)나라의 勾踐(구천)이 吳(오)나라의 夫差(부차)에게 西施(서시)라는 미녀를 보내 吳나라를 破滅(파멸)시킨 일, 중국 封建社會(봉건사회)의 황금 시대라 일컬어졌던 唐(당) 왕조를 기울게 한 楊貴妃(양귀비) 등은 역사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 傾國之色이다. 경기도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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