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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C 슈퍼파워 중국을 해부한다

    21C 슈퍼파워 중국을 해부한다

    EBS TV ‘다큐10+’가 미국을 대체할 슈퍼파워로 거론되는 중국을 심층취재한 ‘특별기획 중국’을 7일부터 4주 동안 매주 수요일 방영한다. ‘21세기, 세계를 바꾸는 중국의 힘’, ‘미국과 중국의 총성 없는 전쟁’, ‘중국식 자본주의의 탄생’, ‘덩샤오핑, 중국의 미래를 설계하다’ 4편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인 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죽의 장막’을 던져 버리고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눈길을 끄는 존재는 덩샤오핑이란 지도자다. 인구만 많은 가난한 사회주의국가에 불과했던 중국. 더구나 1976년 마오쩌둥이 죽은 뒤에도 중국 내 강경파들은 문화혁명을 계속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유명한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내세워 사회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윤’과 ‘외국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였다. 집권 10년 만에 일어난 톈안먼사태로 인해 전면적인 반동의 분위기가 덮쳐 오기도 했지만, 덩샤오핑은 정치적 탄압과는 별개로 경제개혁만은 지속시킨다. 양감 있는 취재도 돋보인다. 톈안먼 사태를 보도했던 미국의 저널리스트 밥 우드러프가 아프리카, 브라질, 캄보디아 등을 돌면서 오늘날의 중국을 조명한다. 부작용도 있다. 이는 슈퍼파워 미국과 똑같은 모습이다. 독재정권이라도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관여치 않는다. 중국의 이런 성장은 미국과의 갈등을 낳는다. 대표적인 것이 타이완 문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타이완의 독자노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반면, 미국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오랜 우방관계임을 내세워 타이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국방, 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은 끊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996년 타이완해협 사태, 1999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태 등을 통해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양측 모두 상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슈퍼파워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중국은 아직 성장에 목마르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방시대] 국민통합은 불편한 진실 인정부터/이병화 조선대 국제경제학 교수

    [지방시대] 국민통합은 불편한 진실 인정부터/이병화 조선대 국제경제학 교수

    동아시아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지역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역내 국가 간 어떤 교훈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이러한 사실이 역내 국가들 간에 애써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 간 덮어두고 싶은 불편한 진실의 역사는 깊다. 예를 들면 고대 일본국가 형성과정에서 한국이 일본에 미친 영향도 일본인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기 전 일왕은 고대 일본 왕실의 뿌리가 한국과 연결되어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발언하며 한국이 일본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일본 역사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도 역사적 이유 때문에 불편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박정희, 싱가포르의 리콴유, 타이완의 장제스, 중국의 덩샤오핑 등은 국가 발전의 초석을 닦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모두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일본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미국의 페리 제독에 의해 개항을 강요받은 후 개혁주의자들이 막부 정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 유신시대를 열어 국가개혁을 선도하였다. 메이지 유신시절에 일본의 선각자들은 전 세계로부터 최선의 관행(best practice)을 찾아내 자국 실정에 맞게 보완하여 적용하였다. 일본의 사법, 행정, 교육 등의 제도와 산업화 전략, 수출산업 육성 등의 정책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도입되었다. 한국은 불과 반세기 전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한국이 최빈국의 대열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모델을 많이 참고하였다. 그러나 과거 일시적으로 불행했던 한·일관계와 정권연장을 위한 유신헌법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 메이지 유신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중국도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대화 과정을 모방하였다. 평생 공산주의자로 살아온 덩샤오핑은 1950년대 말의 대약진 운동과 1960, 70년대의 문화대혁명의 실패를 목격하고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한계를 절감하였다. 덩샤오핑은 1977년 복권된 이듬해 싱가포르, 방콕 등을 방문한 후 중국은 싱가포르의 산업화 전략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용주의 정책으로 선회하였다.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에 일본과 한국의 모델을 말하지 않고 싱가포르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한 것은 당시 냉전시대의 유산 때문이다. 북한에도 한국이 성공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사실과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는 사실이 모두 눈감고 넘어가고 싶은 진실이다. 눈을 국내로 돌려보면 우리의 해묵은 지역갈등에도 그 근원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기 마련이다.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는 역내 국가들이 모두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상호 존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의 출발점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덮어두고 넘어간다고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21일(日) TV 하이라이트]

    ●공부의 왕도(EBS 오후 5시50분) 재료공학자를 꿈꾸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이소라 양. 그는 자신의 수능 1등급 비결로 자신만의 특별한 오답노트를 꼽았다. 수험생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만들지만, 활용면에 있어서는 천차만별의 만족도를 보이는 오답노트. 소라양이 자신만의 오답노트를 찾아간 과정을 통해 오답노트 속에 숨겨진 1등급의 비밀을 살펴본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는 하와이. 하와이 8개 섬 중에 가장 오래되었으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카우아이 섬. 정원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카우아이 섬은 연 강수량이 1만 2000㎖에 달하며 세계 3대 다우(多雨)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여행작가 오다나씨와 일행이 도보로 그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옛 여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베틀과 그 부속장비들이 한데 모였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생소한 베틀의 구조와 명칭을 배워보고, 베를 짜기 위해 필요한 베틀의 부속된 도구들도 알아본다. 또 수십 년간 명주 짜기를 해 온 선생님을 초대해 실제 베 짜기 시연을 함으로써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애환을 함께 엿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오후 10시35분) 3월11일 입적한 법정 스님 영정 앞을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들’을 기록한다. 육신이 재로 변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다비의 날로부터 72시간 동안 귀 기울여 본 평범한 인간들의 속내. 인간이라는 작은 존재로 태어나 커다란 삶을 살다 간 한 수도자와 여전히 작은 존재, 우리들이 작별하는 그 현장을 함께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35분) 1991년 12월25일. 소련의 해체로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다. 인류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로 70년 동안 세계의 중심축이었던 소련의 해체. 그 핵심에는 바로, 한 장의 디스켓이 숨어 있었는데…. 3000년 전에 쓰인 헤브루 성서에 미래 예언이 암호화되어 있다는 놀라운 주장이 제기되었다. 과연 성서의 암호는 진실일까. ●SBS 스페셜(SBS 오후 11시10분) 다양한 사건의 무대가 되었고 세계적 이목의 중심이 된 판문점. 전 세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의 현장, 그리고 이곳을 지키는 JSA 경비대대의 비공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판문점 상공에 헬기를 띄워 촬영한 영상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또 우리가 그동안 알 수 없었던 JSA의 다양한 모습도 만나본다. ●연예매거진(OBS 오후 8시50분) 평균나이 65세 최고령 은행강도단 ‘육혈포 강도단’의 모든 것이 공개된다. 개봉 전부터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게시판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영화는 배우 나문희, 김수미, 김혜옥이 뭉쳐 더욱 관심을 더하고 있다. 시사회를 다녀온 네티즌들이 할리우드 영화보다 재미있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 ‘육혈포 강도단’을 미리 만난다.
  • [여의도 블로그] 스마트폰 의원님의 ‘첨단 과대공약’

    정치권이 모처럼 다양한 모바일 정보통신(IT) 기기 및 기술을 앞세워 최첨단 경쟁을 하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어디서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해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정치’는 매력적이고, 긍정적이다. 이를 실현해 주는 것이 손 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이며,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여야 모두 국회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활용법을 교육한다. 그러나 정치 특유의 ‘과대 포장’은 첨단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려면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필수라는 것을 깨달은 것까진 좋다. 하지만 “도시 전체를 무선인터넷 공간으로 만들어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은 너무 나갔다. 무선인터넷의 ‘총아’로 떠오른 와이파이(근거리 무선랜) 기능을 대형 건물 한 채에 설치하려면 1억원은 들어간다.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려면 예산이 거덜나고 통신사에 강제하려면 한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돼야 한다. 정치권은 모바일 무선인터넷이 케이블과 같은 선(線)이 필요 없어 저렴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모든 무선 통신의 근간은 유선이다. 휴대전화도 기지국과 단말기 사이만 무선이지, 동네마다 수십개씩 설치된 기지국과 기지국은 유선으로 연결됐다. 유선 초고속인터넷망, 와이파이, 휴대전화용 3세대(3G)망, 와이브로 등 각종 네크워크의 효율적 활용을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통신사의 폐쇄적인 망 운용을 개선하는 입법에는 소홀한 채, 무작정 공짜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소수 ‘얼리 어댑터’만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빈부 논란으로 번진 ‘무상급식’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 부자와 서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에서 내놓은 무상급식 전면실시 공약을 연일 도마에 올려 비판하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당정회의를 통해 무상급식 관련 종합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맞불에 개의치 않고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순자 최고위원은 “공짜 점심을 제공할 돈으로 서민 자녀를 위한 장학금을 늘리는 게 실속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제6정조위원장인 최구식 의원이 “(야당의 주장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거들었다. 최 의원은 “저 같은 경우에 무상급식을 한다면 저는 받지 않겠다. 제 아이 점심값으로 월 5만원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잣집 아이들한테 나라에서 공짜로 점심을 주는 것은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런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는 나라는 지상천국이다.”면서 “지상천국은 독재자들의 거짓말 속에만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몽준 대표는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큰 위협은 사회주의나 전제주의보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많다.”면서 “포퓰리즘의 유혹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쉽게 잘 설명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세를 “엉뚱한 비판”이라며 일축하고,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변재일 정책위 부의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과연 우리가 교육을 하면서 초등학생을 부잣집 아이, 가난한 집 아이로 구분해야 하느냐. 서민 자제와 부잣집 자제로 구분해서 정부 정책을 수립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재원문제가 있지만 초등학교부터 먼저 시행하고 중학교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면 해결이 가능하다.”면서 “4대강 살리기 등 독선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축소하고 부자 감세를 철회하면 누구든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선·김진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무상급식 우수 사례 지역인 경기 성남의 수정초등학교를 방문해 무상급식 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학교장·학부모 간담회에서 “수업료와 교과서는 가정형편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이것도 ‘부자수업료’나 ‘부자교과서’라는 말인가.”라면서 “부자 정당 한나라당은 돈이 없어 상처 받는 가난한 아이들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러 ‘스킨헤드’ Q&A

    ‘러시아 유학 1세대’인 김선래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교수도 12년의 유학생활 동안 2~3번 러시아 청년들의 이유 없는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러시아 극우인종차별주의자(일명 스킨헤드)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김 교수,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등과 함께 풀어본다. Q: 스킨헤드의 출현 배경 A: 1990년대 구소련 붕괴 이후 국가 경제가 흔들리면서 소외계층 청년들의 불만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사회주의 시절, 개인 및 단체를 삼엄하게 감시했던 국가권력이 통제 기능을 상실하자 청년조직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세를 불려 나갔다. 2000년대 초반 블라디미르 푸틴이 정권을 잡은 뒤 고유가를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이루자 ‘러스키(러시아인)는 위대하다’는 극우 애국주의가 형성됐다. Q: 한국인 표적 범죄인가 A: 흑인, 아시아인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지만 한국인을 특정한 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 무차별 테러의 우연한 희생자라고 보는 편이 맞다. 그러나 혐한주의가 불거지는 현상은 간과할 수 없다. Q: 스킨헤드가 특히 혐오하는 인종은 A: 최근 5년 동안 인종테러는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등 카프카스계와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인들에게 집중됐다. 이들은 러시아의 3D 업종에 종사하는 3만명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박탈감이 인종테러 원인으로 분석된다. Q: 테러 피하려면 A: 날이 어두워지면 외출을 삼가라. 늘 경계하고 복면을 쓰거나 태도가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스킨헤드는 자국민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한국사람끼리 몰려다니는 것보다 현지 친구와 다니는 것이 좋다. 히틀러의 생일인 4월20일을 앞둔 3~4월에는 인종테러가 집중되는 시기이므로 대낮 외출도 자제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무상급식 법안 봇물

    초·중생 무상급식 문제가 6·2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전국적인 무상급식을 가능케 하는 법 개정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무상급식의 근거가 되는 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과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은 모두 6건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이종걸·안민석 의원도 조만간 개정안을 낼 예정이다. 개정안의 내용은 두 가지로, 학교급식법에 규정된 초·중·고등학교의 식품비 부담 주체를 보호자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바꾸거나, 의무교육을 받는 사람에게 수업료를 받지 못하게 한 초·중등교육법에 급식비까지 받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두 법의 개정안을 동시에 발의했다. 모든 개정안에는 헌법이 무상교육을 정하고 있는 만큼 급식도 무상교육에 포함된다는 논리가 담겨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무상급식의 수준을 평준화하겠다는 취지도 엿보인다. 실제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은 무상급식을 하는 학교가 없는 반면 전북은 무상급식 시행률이 62.8%에 이른다. 무상급식 관련 법안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지난해 4월 처음 발의했지만, 최근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자 민주당 의원들이 줄줄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특이한 것은 한나라당 의원들도 법 개정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 지도부는 “집안 형편이 나은 자녀에게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지나친 포퓰리즘이며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은 같은 당 김소남·조진래·김정권·김효재 의원 등의 동의를 얻어 지난달 1일 의무교육대상자에게 급식비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근거조항을 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손 의원은 “학교급식도 교육의 일환이라는 게 오랜 소신”이라면서 “소득과 상관없이 의무교육이 실시되는 만큼 급식도 소득과 관계없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개정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법 개정 시도를 야당의 정치공세로 여기는 데다, 18대 국회 들어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심의도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법 개정과 별도로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일선 학교의 무상급식은 급속하게 퍼질 전망이다. 급식운동단체와 학부모단체가 오는 16일 연대기구를 발족해 후보자들에게 무상급식 공약을 압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도 후보자들이 개별적으로 무상급식 공약을 내는 것은 막지 않을 방침이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모든 교육이 차등화로 치닫고 있어, 밥이라도 똑같이 먹이자는 요구가 많다.”면서 “학부모가 매월 학교에 내는 비용 가운데 급식비가 50% 이상을 차지해 중산층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체장 후보들이 외면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영화리뷰] 하얀 아오자이

    [영화리뷰] 하얀 아오자이

    베트남의 한 시골 마을. 척추장애인인 구(구옥칸)는 지역 군수 집에서 일하는 하인이다. 노비나 다름없다. 인근 부잣집에서 일하는 하녀 단(트룽응옥안)의 처지도 마찬가지. 구는 어려서부터 간직해온 하얀 아오자이(베트남 여성 전통 의상)를 건네며 단과 장래를 약속한다. 베트민(베트남 독립운동단체)이 프랑스에 빌붙어 아부하는 군수의 집을 습격하는 날, 구와 단은 새 삶을 찾기 위해 함께 도망한다. 단꿈도 잠시. 타향에 정착해 재첩을 캐며 살아가지만 가난은 끝이 없다. 호이 안을 시작으로 옥수수, 홍수, 그리고 막내까지 딸 네 명이 줄줄이 태어난다. 끼니는 언제나 죽. 살림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하얀 아오자이를 교복처럼 입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호이 안과 옥수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돕겠다고 하고, 단은 가슴 아파한다. 단은 딸들에게 아오자이를 입혀주려고 부잣집 노인에게 모유를 판다. 두 딸은 결국 어머니의 아오자이를 물려받아 번갈아 입으며 학교에 간다. ‘하얀 아오자이’의 시간적인 배경은 프랑스-베트남 사이의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매듭짓는 디엔비엔푸 전투가 발생한 1954년부터 미국-베트남 사이의 2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막을 내린 1975년까지 약 20년. 격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외세에 맞선 민족주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 등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오로지 고단한 현실에 힘겨워하는 한 가족에게 초점을 맞춘다. 2006년 제작 당시 베트남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100만달러를 들였다고 하지만 한국 기준으로 봤을 때 작품은 상당히 질박하게 다가온다. 영화를 풀어가는 문법도 상당히 투박해 뜬금없다고 느껴지는 장면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영화에 담긴 정서는 가슴을 크게 울린다.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을 정도다. 부부의 순수한 사랑에,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 모습에, 서로 아껴주고 감싸주는 자매들의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우리도 베트남처럼 굴곡진 현대사의 상처가 절절하게 남아 있지 않던가. 베트남 영화 하면 ‘그린 파파야 향기’(1993), ‘씨클로’(1995) 등 트란안홍 감독의 작품을 떠올리게 되지만, 해외 자본이나 스태프가 참여하지 않은 순수한 베트남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되는 것은 ‘하얀 아오자이’가 처음이다. 시사회 때는 베트남 관객들이 상당수 다녀갔다. 흥행 여부를 떠나 국내 외국인 거주자 120만명 시대,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어나는 시대에 의미 있는 개봉으로 여겨진다. 104분.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해킹 실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중국 언론이 즉각 반박하는 등 양국 언론들의 ‘대리전’까지 치열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1면과 10면에 ‘해킹인민공화국’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해킹 실태를 다뤘다. 신문은 지난 2006~200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다 바이러스’를 만든 해커 리쥔(李俊·27)의 사례를 들며 중국 내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집중조명했다. 중국의 해킹 조직은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해커마다 전문화된 분야가 있고,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나 피라미드 조직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신문은 정부기구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9일자에서 구글 해킹사건 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山東)성의 란샹(翔)고급기공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란샹고급기공학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컴퓨터 전문가 훈련기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발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뉴욕타임스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 대변인은 “요즘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IP 주소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은 객관성과 균형감을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란샹고급기공학교의 당 서기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두 학교의 해킹 연관성 부인 주장을 게재했다. 구글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해킹 진원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도 주목된다.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한 달라이 라마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재단’이 마련한 메달 수여식에 참석,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집권 공산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달라이 라마가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는 비난 발언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진전이 없는 중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수출에 이어 해킹 논란까지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tinger@seoul.co.kr
  • 에너지 위기 베네수엘라 “신이여 비를…” 기우제

    에너지 위기 베네수엘라 “신이여 비를…” 기우제

    ”신밖에 믿을 게 없다?!”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급기야 기우제가 등장했다. 기우제를 드린 건 다름아닌 국영 전기회사다. 위기에서 믿을 건 신 밖에 없다면서 전기회사가 하늘에 SOS를 친 것이다. 하지만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선 위기가 점점 커지면서 최근 우고 차베스 정부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베네수엘라의 국영전기회사 카로니가 기우제를 드린 건 비상사태가 선언된 지난 주. 카로니는 12일(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수도 카라카스로부터 500㎞ 떨어진 오르다스 항구지역에서 기우제를 치렀다. 기우제에 앞서 회사는 공문을 돌리고 베네수엘라 일간지에 광고까지 내면서 대대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이고르 가비디아 카로니 전기회사 회장은 “심각한 위기에서 우리를 건져줄 건 신밖에 없다.”면서 “우리 회사를 향한 신의 (번영의) 뜻과 말씀이 이뤄지도록 호소하고 기도하자.”고 동참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우제가 치러진 후 외신기자들과 만나 “이미 에너지위기의 해결이 사람의 손을 떠났다는 걸 당국이 인정한 것”이라면서 “회사도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중남미 언론은 “에너지위기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가 결국은 신의 도움을 간절히 기대하는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에너지 위기가 날로 확산되면서 지난 주 60일간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전기를 절약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폭탄요금을 물리거나 최악의 경우 전기를 영구적으로 끊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에너지위기가 커지면서 “사회주의 방식으로 3분 만에 샤워를 끝내자.”고 국민들에게 물절약을 독려했었다. 한때 비가 내리자 “대통령 궁에 비가 오게 하는 레이저 대포가 있다.”는 엉뚱한 발언을 해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北 김영남 “대화로 북·미 적대관계 종식”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5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미 간의 적대관계 종식 및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김 상임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6자 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상임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8회 생일을 맞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 “자주·평화·친선의 기치 높이 나라들 사이의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키고, 세계의 자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며 북미관계 개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추종하고 온 민족의 단합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상임위원장의 유화적인 발언은 지난해 열린 보고대회에서 “남조선의 반통일 호전세력에게 무서운 철추를 내리기 위한 투쟁을 벌이자.”는 강경 입장을 밝힌 것과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하루빨리 건설하고 주체혁명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앞당기자.”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각 도·시·군에서도 2·16경축 보고대회 및 보고회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5일 “북한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는데 근본문제는 북미의 적대적 관계를 종식시키는 것’,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중재하는 제 2차 북미 대화를 앞두고 대화 협상 분위기 조성 겸 미국과의 대화를 호응하고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신의의 정치와 계몽의 정치/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신의의 정치와 계몽의 정치/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히틀러의 독일제국이 몰락한 후에야 독일 국민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행했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독일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위르겐 하버마스나 칼-오토 아펠, 그리고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전쟁 동안 그들이 잘못된 일을 했다는 의식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가장 낙후된 독일이 국민국가의 기틀을 마련할 무렵에 독일의 대철학자 칸트는 ‘계몽’을 강조하였다. 계몽이란 미성년에서 성인의 상태로 이행하는 것을 뜻한다. 칸트와 당시 계몽주의자들은 자유, 세속주의, 인류애, 세계주의의 가치를 중시했다. 독일제국이 유대인 학살 등 휴머니즘을 경시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역사상 전례 없는 도탄과 기아상태에서 국가 재건의 기치를 내걸면서 다른 계몽적 가치들을 무시했던 사실에 있고, 다른 하나는 이성의 ‘사적’(私的) 사용이 주도적이었던 데 반하여 이성의 ‘공적’(公的) 사용은 너무나 미미했다는 점이다. 칸트가 말한 이성의 사적 사용이란 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준수하는 것이다. 공직자나 성직자는 부여된 임무를 규정에 맞게 수행할 책무가 있으며, 규정에 저항하거나 부정할 경우에는 문책을 감수해야 한다. 히틀러 제국의 대다수 독일 국민들은 이성의 사적 사용에 충실한 삶만을 살았다. 해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언급한 것은 바로 이 수준에 해당된다. 반대로 이성의 공적 사용은 규정 자체의 정당성 여부를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것이다. 전체 공동체나 세계시민사회, 그리고 진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자는 규정이나 제도의 문제점을 성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반성적 활동은 무제한의 자유가 요구되는 ‘신성한 책무’이자, 성숙한 어른이 책임 있게 판단하는 계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건전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성의 사적 사용과 공적 사용의 조화가 요구된다. 약속이나 법 규정을 엄격하게 지키려는 태도나, 법 체계의 문제점을 반성하는 태도는 동시에 요구되는 가치들이다. 그중 하나만을 집착하면 국가적 재난과 비극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칸트는 한 시대가 다음 세대에게 잘못을 고칠 수 없게 하고 계몽을 수행할 수도 없게 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침해이며, 따라서 후속 세대들은 그런 불법적인 결정을 거부할 정당한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계몽의 과정은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정권을 잡기 위해서 구상된 수도권 해체전략 카드가 차기 대권구도를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정치권은 거의 코마상태에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신의론’과 ‘국토 균형 발전론’을 내세워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결정을 고수하는 것만이 신의를 지키는 일이고, 수도권의 해체를 통해서만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식의 한계가 아닐 수 없다. 먼저 국민에 대한 약속, 즉 신의는 세종시 문제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며, 다른 핵심가치에서도 존중되는가를 살펴야 한다. 따라서 정치인 박근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인으로서 성실 의무를 다하는지를 물을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지지 정당을 별도로 꾸리는 것이나 당내 계파 정치인들에게 일방주의를 강요하는 것이 원칙과 신의에 맞는 일인가? 생태군락은 특정 생물 종이 가장 살기 좋은 곳에 형성된다. 생물학에서는 이를 적소(適所, niche)라고 한다. 오늘날 수도권의 번영은 지난 6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일구어낸 다각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노무현 정부의 수도권 분산정책은 사회주의 국가조차도 시행한 적이 없는 과격한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유지정치가 이회창과 박근혜 두 정치인에 의하여 계승된다는 사실은 분명한 아이러니이다. 적소가 훼손되면 생태군락도 사라진다. 따라서 국토의 균형발전은 수도권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역 혁신도시의 적소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 北 “南의 체제전복 책동 짓뭉개버릴 것”

    북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는 8일 연합성명을 통해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 체제 전복 시도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어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온갖 적대세력의 준동으로부터 사회주의 제도와 나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혁명강군의 총대는 물론 인민보안 및 안전보위군의 모든 역향과 수단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공안기관인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 명의의 연합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보안성은 우리나라의 경찰청, 국가안전보위부는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과 성격이 비슷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의 국정원과 국방부, 통일부, 외교통상부를 포함한 당국기관들, 이들의 직접적인 조종과 지휘를 받는 군부 호전집단들과 극우 보수세력들,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두고 오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탈북자로 추정)까지 반공화국 체제 전복 시도에 동원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보도했다. 성명은 “사회주의 체제 전복과 내부 와해를 노린 어중이떠중이들의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이며 반평화적인 책동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전면적인 강력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선 서해에서 ‘북방한계선(NLLl)’ 고수를 노리고 벌이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모험적인 군사적 준동과 전연(전방)과 해안, 국경지역을 통해 감행하는 분별없는 ‘대북내부교란’ 작전, 삐라(전단) 살포행위 등이 대표적인 반공화국체제 전복 시도”라고 주장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경제협력 부분은 유화적으로 가되 체제 부분에 있어선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투트랙 전략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성명 발표 기관 자체가 인민보안성, 국가안전보위부 등 내부적으로 주민들을 통치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성명을 통해 북한 내부 주민들의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총리 해임건의 논란 이번주가 최대 고비

    세종시 수정 논란을 둘러싼 여야 및 계파 간 갈등이 정운찬 총리 해임건의안으로 옮겨붙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4당이 10일 끝나는 대정부질문 이후 정 총리 해임건의안을 추진키로 하자, ‘총리 해임건의안은 야당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던 친박계 일부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임건의안은 국회의원 재적 297명의 과반수인 149명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된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과반수 확보’가 관건이다. 169석인 한나라당이 이탈표를 20석 이하로 줄이면 표결로 가더라도 자체 진화가 가능하다. 역으로 당내 친박계 50~60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야당 쪽에 가세해도 해임건의안이 가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7일 “총리실 관계자들이 사회주의, 계파보스 운운하며 인신비방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친박계 의원이 많다. 어떤 형태로든 총리의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적지 않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 총리와 총리실 관계자의 잇따른 박 전 대표 압박을 계기로 친박계가 똘똘 뭉치며 정 총리를 비토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친박계는 여론의 1차적인 흐름을 결정할 설 연휴를 앞두고, 내친 김에 대정부질문 기간 동안 화력을 집중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이경재 의원은 “정 총리가 도전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 상당수 의원이 ‘용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친이계는 정 총리의 해임건의안 통과는 사실상 ‘분당 수순 밟기’라며 발끈하고 있다. 친박계도 그 결과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야당과 연대해 가며 해임안을 가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갖고 있다. 진수희 의원은 “여당이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한나라당에서 자신들이 추인한 총리를 해임시키는 데 동조하는 표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정옥임 의원은 “친박계가 야당과 공조해서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곧 ‘분당’을 뜻한다.”면서 “양쪽 모두 퇴로를 막는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친이계 내부에서는 수정안 추진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총리 해임건의안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데다, 수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당초 기대만큼 쉽사리 높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에 대한 찬성 비율이 각각 34.7%와 37.2%로, 원안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왔다. 친이계 한 의원은 “비(非)충청권에서는 세종시로 혁신도시 건설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오히려 원안에 대한 찬성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수정안 부결 가능성이 높다. 국회 처리 시점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광근 의원은 “당론 수렴을 거쳐 지방선거 전에, 되도록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심재철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원안은 행정부처 가운데 3분의2를 옮기는 수도분할로서 국가 안위와 직결된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전인 4월쯤 국민투표를 실시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현진 홍성규기자 jhj@seoul.co.kr
  • [사설] 세종시 논리전 인신공격 아닌 내용으로

    어제 시작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포함해 국회 안팎에서 여·야 대립은 물론 여·여 집안싸움이 볼썽사납게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 원안을 놓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사회주의 도시 운운하다가 색깔론 시비를 야기시켰다. 집권 여당의 전·현직 대표들은 감정 섞인 설전을 주고받더니 친이·친박 간에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대화와 토론으로 세종시 난제를 풀지 않고 치졸한 언사들이 난무한다. 작금의 세종시 전쟁에서는 지도자들이 앞장서는 형국이다. 문제는 그 판을 키우는 방식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포퓰리즘’ ‘의욕과 야심’ 등 감정 섞인 말들을 쏟아냈다. 정치적 위상 키우기라는 정치적 해석까지 자초했다. 박 전 대표는 “기막히고 엉뚱한 얘기”로 되받았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나라가 거덜난다.”고 하더니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치집단 보스’ 운운했다. 친이·친박 간 첨예한 갈등을 감안하면 위험한 발언이 될 수도 있다. 이러다 보니 추종세력들의 입은 거칠어질 수밖에 없고, 야당도 이에 질세라 험악한 설전에 가세하는 것이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충청권에서 표를 도둑질했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직공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경찰관들이 총리를 보고 가정파괴범이라고 한다.”고 했다. 말의 품위가 아쉬운 때다. 세종시 논란이 워낙 첨예하게 전개되면서 때론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을 벗어난 한마디를 경솔하게 내뱉었다가 화를 부를 수 있는 형국이다. 말장난식 흠집내기나 선동식 주장은 말꼬리 잇기식의 소모전만 초래할 뿐이다. 서로의 논리는 감정이 아닌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돼야 한다. 백년대계는 뭐고, 수도권 과밀 해소와 행정 비효율 중 어느 것이 높은 국가 경쟁력을 보장하는지, 본질적인 내용을 갖고 토론할 일이다. 세종시 논리전은 품격을 잃으면 다 잃는다.
  • 차베스 대통령 “내 제국은 3485년까지 갈 것”

    엉뚱한 발언으로 유명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또 사고를 냈다.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차베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단체협약 임금협상을 타결을 발표하는 행사장에서 “볼리바르 혁명(21세기 차베스 방식의 사회주의혁명) 정부가 3485년까지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2475년은 계속해서 혁명세력이 다스리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러나 왜 3485년을 꼬집어 언급했는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언론에선 바로 반응이 나왔다. 일부 중남미 언론은 “당대의 독재자였던 독일의 히틀러도 1000년의 3제국(나치정권) 꿈 밖에 꾸지 못했는데 차베스 대통령은 히틀러보다 훨씬 긴 꿈을 꾸고 있다.”면서 “황당한 주장이지만 꿈과 야망에선 차베스 대통령이 히틀러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야권 지도자들을 비난하면서도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야당 사람들은 머리도 없고, 심장도 없고, 영혼도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사람들이 국가운영의 계획을 갖고 있을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에너지 난으로 물이 절대 부족해지자 “공산주의 방식으로 3분 만에 샤워를 하라.”는 등 엉뚱한 발언을 했던 차베스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일에도 게임기와 인형을 비난하는 말 사고(?)를 냈다. 자본주의를 향해 부패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면서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바비인형은 어린이들에게 독과 같다.”고 말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해선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게임기로 어린이들에게 폭력성을 키운다.”면서 “이는 폭력적인 인간을 만들어내 나중에 무기를 팔아먹기 위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불필요한 북한 자극은 자제해야/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열린세상] 불필요한 북한 자극은 자제해야/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만 해도 우리 정부나 언론에서는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옥수수 1만t 지원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북한 당국이 드디어 북측 적십자사를 통해 우리의 지원을 수용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2~3시간 만에 사정은 급반전했다. 오후 6시30분경 북한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가 자신들 내부의 급변사태를 가정해 비상통치계획을 수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붕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격렬히 비난하면서 거족적인 보복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한 것이다. 이번 대변인 성명은 1998년 국방위원회가 국방의 최고지도기관으로 격상된 후 처음 발표된 것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사태가 매우 심각함을 반영하고 있으며 군 지도부가 매우 격앙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초강경 일색인 대변인 성명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든 담겨 있다고 볼 때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북해외공동시찰단이 종전에 잡아 놓았던 해외시찰 평가회의 일정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는 남북의 공동시찰단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가 실무 차원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밖에도 북한 당국은 함북 나선특별시에서는 처음인 남북 합작기업 사업을 승인했다. 또 속초항에는 수산물과 아연광을 가득 실은 북한 선박들이 예정대로 속속 입항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지난해 긴급히 지원받은 신종플루 치료제 배분내역을 비교적 솔직하게 통보해 왔다. 국방위 성명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급랭위기설은 이런 일련의 조치로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북한의 이중적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은 분단 후 수십년 동안 수백, 수천 번도 넘게 대화 협력과 비난 도발을 수시로 넘나들며 우리를 괴롭히고 헷갈리게 했다. 그렇기에 이제는 표변하는 북한의 행태에 이력이 났으며 나름대로 대처할 지혜도 생겼다. 북한의 이중성은 수령독재체제의 구조적인 특성과 사회주의체제의 전근대성, 허위의식의 결과물이다. 수령의 판단이 전지전능하고 절대적이기에 수령의 명령에 따라 모든 정책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앞뒤 가리지 않고, 합리성이나 효율성도 따지지 않고 그때그때 수령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수령독재는 매우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이 주요 국정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라 관계부처 상호간 협조보다는 각개약진의 구조로 이루어져 정책의 상호 모순과 일탈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후진사회주의체제여서 부서별, 직급별 명령과 지시가 하달되는 시간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해도 금강산 뱃길은 통제하지 못했던 것도, 식량지원은 받되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 통보받지 못해 우리 선박을 억류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일단 계획된 사항은 무조건 이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체제이기에 자율적 조율이나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게 북한식 사회주의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랬다 저랬다 혼선을 빚고 있음을 놓고 김정일 위원장의 신상 변화나 북한 내부의 갈등, 또는 체제 이완 징후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그것보다 북한의 이중성을 상수로 간주하고 보다 전략적인 판단과 성숙된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남북관계의 모순과 북한의 이중성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도 정부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북한 급변사태 연구나 대응책이 일일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이 혹시 북한이나 주변국에 불필요한 오해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나 않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북한체제가 답답하고 한심할수록 신중히 대응함으로써 북한 스스로 이중성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씨줄날줄]페드로 판/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페드로 판/이순녀 논설위원

    1960년 11월 미국 가톨릭 마이애미대교구의 브라이언 월시 주교에게 한 쿠바 소년이 찾아왔다. 열다섯살 소년의 이름은 페드로. 쿠바 혁명으로 사회주의정권이 들어서자 부모는 소년을 마이애미의 친척에게 보냈다. 그러나 가난한 이민자 친척은 그를 돌볼 수 없었고, 소년은 주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플로리다 주에는 자식만이라도 자유의 땅에서 살게 하려는 부모의 간절한 소망으로 페드로처럼 혈혈단신 쿠바를 빠져나온 무연고 아동이 상당수였다. 월시 주교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쿠바 아동을 집단 이주시켜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960년 12월26일부터 1962년 10월23일까지 총 1만 4000여명의 쿠바 어린이가 마이애미 땅을 밟았다. 1961년 쿠바와 국교를 단절한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지원했다.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소년의 이름과 동화 ‘피터 팬’의 스페인어를 딴 ‘페드로 판’(Pedro Pan) 작전으로 불렸다. 전쟁, 지진, 테러 등 지구상의 모든 재난에서 최대의 희생자는 언제나 어린이다. 작고, 힘없는 아이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전쟁고아, 재난고아의 힘겨운 멍에를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도 6·25전쟁 직후 수많은 전쟁고아들을 해외에 입양시켜야 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8만 8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는 560명의 지진 고아가 생겨났다. 당시 쓰촨성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던 고아 20명은 사건 발생 1주년인 지난해 5월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최악의 지진 참사로 고아가 된 수천명의 아이티 어린이를 돕기 위해 제2의 ‘페드로 판’ 작전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아이티가 프랑스어를 쓰는 점을 고려해 ‘피에르 팡’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무연고 아이티 어린이들을 플로리다로 집단 이송해 임시보호시설에서 돌보면서 가족을 찾아주거나 양부모를 맺어줄 계획이다. 마이애미 대교구를 중심으로 플로리다 사회복지, 교육 당국이 적극 나서 임시보호시설 후보지 4곳을 물색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입양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네덜란드는 재난 이전에 입양 승인이 난 어린이 100명을 신속히 데려오기 위해 특별기를 띄울 계획이고, 미국도 임시 비자를 발급하는 등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아이티 어린이들이 힘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세계인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중남미 우파바람 거세질까

    중남미 우파바람 거세질까

    칠레에서 2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서 최근 5년간 좌파가 휩쓸었던 중남미 정치 지형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좌파가 강세이지만 올해 치러질 몇몇 선거 후에는 우파의 입김이 지금보다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을 제외하면 최근 몇년간 선거에서 우파 진영은 전멸했다. 지난해 2월 베네수엘라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연임 제한 철폐를 골자로 한 개헌안이 통과되면서 ‘21세기형 사회주의 국가’를 기치로 내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입지를 굳혔다. 같은 해 3월 엘살바도르 대선에서 12월 볼리비아 대선까지 4개 국가 대선에서 모두 좌파가 승리했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총선에서 집권 중도좌파 진영이 참패, 중남미에서 우파 부활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온두라스 대선에서도 우파 후보인 포르피리오 로보가 승리했다. 현재로서는 칠레 대선을 시작으로 올해 다가올 중남미 선거들에서 우파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거는 10월 브라질 대선이다. 현재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의 주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가 집권 노동자당 소속 딜마 호우세피 수석 장관을 제치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우세피 장관의 지지율이 20%를 넘는 등 세하 주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를 점차 줄이고 있어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중도좌파가 권력을 잡아온 브라질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르헨티나는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유력 인사들이 출마 선언을 하는 등 이미 대선 정국에 접어들었다. 야권의 시민연합 소속 훌리오 코보스 부통령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누가 당선되든 ‘부부 대통령 체제’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볼리비아에서 지난해 1월 사회주의 개헌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한 것을 비롯해 좌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여러 나라에서는 좌파가 더욱 공고히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결국 우파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으면서 중남미가 ‘우향우’하기보다는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北 “모든 대화서 南 배제·보복성전 개시”

    北 “모든 대화서 南 배제·보복성전 개시”

    북한이 15일 남북 관계에서 강온양면 작전을 구사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북한은 오후 4시쯤 적십자중앙위원회 장재언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사에 보내 지난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옥수수 1만t 대북 지원’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옥수수 지원 의사를 북측에 밝힌 지 81일 만이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옥수수 수용 의사를 알려와 한때 남북관계에 긍정적 기류가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상황은 2시간 만에 급변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최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행동 계획을 재정비했다는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 북한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이자 국방관리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오후 6시쯤 대변인 성명을 내고 “보도에 의하면 남조선 당국자들이 우리 공화국에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통치계획-부흥’이라는 것을 완성해 놓았다고 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사회주의제도 전복을 기도한 남조선 당국의 단독 반공화국 체제 전복계획”이라고 비난했다. 국방위원회가 대변인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위원회는 “청와대를 포함해 이 계획 작성을 주도하고 뒷받침한 남조선 당국자들의 본거지를 날려보내기 위한 거족적 보복 성전이 개시될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죄행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 한 앞으로의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철저히 제외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논평에서 “확인되지 않은 일부 언론 보도를 근거로 위협적 언동을 하는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자신의 관계개선 행보에 남측이 호응할 것을 압박하는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오는 19일 남북 해외공단 합동시찰과 관련한 남북 당국자 간 평가회의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주 중 옥수수 지원에 필요한 비용 40억원을 집행하기 위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한 뒤 북측과 전달 방식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북한의 개정된 헌법에 국방위원회가 정치·경제·사회 등 국가 전반의 사업에 대한 지도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개정헌법에 따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 내용이 현재까지 진행된 모든 사안을 종속할 것”이라면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 19일로 예정된 남북 공동해외시찰 평가회의, 옥수수 대북 지원 재개와 같은 일은 무효화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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