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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세함과 역사만행 ‘두얼굴’의 日本문화

    일본의 역사 왜곡이 우리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란 극우그룹을 조직한 후지오카 노부가츠의 저서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가 80만부 이상 팔렸다.그의 눈에는 억울하게 끌려가 인생을 망친 일본군 위안부가 돈 벌려는 ‘창녀’이고,난징의 피학살자들은 게릴라일 뿐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일본문화가 1998년 단계적 개방을 계기로 형식이나 기교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무기 삼아 우리 토양 위에 자리잡아간다.과거는 과거고 문화는 문화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우리 머리 속에 스며든 것. ‘일본 문화 그 섬세함의 뒷면’(책세상문고)은 이같은인식에 대한 문제제기다.박현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연구원은 일본 문화의 섬세함과 역사의 만행은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영화 ‘러브레터’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등을 예시하며 일본문화의 섬세함을 살핀다. 그 기원을 작가의 체험이나 심경을 소재로 한 사회성 적은 사소설에서 찾는다.1907년 발표돼 사소설의 전범으로 자리를 굳힌 ‘이불’등의 작품을 분석해 그 역사적 의도를분석한다.주인공인 중년 작가 도키오는 여제자에게 연정을 느끼며 그녀가 덮던 이불을 부여잡고 우는,시종일관 자신의 내면에 갇힌 인물이다. 일본문학의 사소설로의 귀결은 군국주의의 팽창과 같은뿌리에서 출발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다른 아시아 국가를 이웃이 아닌 영원한 부정적 타자(他者)로 상정하는 근대일본의 군국주의적 이데올로기가 확산되는 한편에서 문학이 현실을 외면하고 그 자리에 섬세함이나 정교함을 놓는과정이 진행됐다는 것. 일본의 근대화는 서구에 대한 열등감을 아시아에 대한 우월감으로 치환하는 형태로 나타나고,우월성의 근거를 천황에서 구함으로써 국가주의의 강조로 이어진다.신화와 가족주의 제도에 기반한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기획과,그 반대편에서 이뤄진 신민의 양산으로 진행됐다.천황-신민의 회로는 일본-아시아라는 회로로 확산돼 주변 아시아 국가에대한 멸시로 직결된다.일본이 4세기 말이래 200여년간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등신화의 역사화도 거기에 일조했다. 일본 근대문학은 절대적이고 신성화한 천황을 기축으로한 국가체제의 정당성을 합리화하고 신민 스스로 그것을받아들이도록 하는 기능을 요구받았다.현실의 외면과 내면에의 칩거는 문학의 일반적 경향으로 자리잡아갔다.사소설로 귀결된 근대문학의 흐름은 서구의 산물을 쥐어줌으로써 신민들에게 근대적 국민이라고 느끼도록 정체성을 부여하고,천황제의 모순과 비합리성 등 현실을 외면하도록 강제해 국가주의적 팽창을 순조롭게 했다.문학의 구실은 무관심으로 귀결됐고,비합리적인 현실의 모순은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감정적 반발이 아니라끊임없이 반복,재생산되는 그들 주장의 논리적 근저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일본문화와 역사,한일관계의 핵심을 두루 알기 쉽게 일러준다. 김주혁기자 jhkm@
  • ‘민중미술’에 담긴 자유의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1980년대는 리얼리즘의 시대다.예술 자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마침내 미술이 ‘현실’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1980년 11월 일단의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결성된 ‘현실과 발언’의 동인운동이 기폭제가 됐다. 그 전까지는 현실을 다루는 리얼리즘 미술은 좀처럼 만날 수 없었다.미술평론가 유홍준 교수(영남대)는 1970년대말까지만 해도 국내 미술계는 국전을 둘러싼 진부한 관학파와 상업화랑을 본거지로 한 인기작가,그리고 국제전을 무대로 현대 미술가임을 자처한 모노크롬 계열 작가들로 구성돼 있었다고 밝힌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소개된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을 한 자리서 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의 ‘1980년대 리얼리즘과 그 시대’전.가나아트의 소장품중 80년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대표작 100여점이 걸렸다.강요배 김호석 박불똥 손장섭 손상기 신학철 안창홍 오경환 오윤 임옥상 전수천 정복수 홍성담 등 45명이 작품을 냈다.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은 해방 이후 상실했던 예술의 사회성을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한국미술이 참된 의미의근대성을 확보함으로써 현대로 나아가는 미술사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양식적인 면에서 볼 때 80년대의 리얼리즘 미술은 특정한 조형양식을 고집하지 않는다.극사실주의가 있는가하면 추상 이미지로 동시대의 정서를 거침없이 담아낸 작품도 적지않다.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은 민중미술로 대변된다.당국의 탄압속에서도 85년 민족미술협의회가 결성됐고, 인사동에는 ‘그림마당 민’이라는 독자적인 전시공간도 생겨났다. 민중미술은 지난 9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기획전 ‘민중미술 15년전’을 계기로 이른바 제도권에서 재평가를 받았다.이 전시는 ‘민중미술 장례식’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민중미술의 정신과 미학,그리고 예술성을 사회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맥락에서 민중미술의 시대적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고 그 계승 가능성을 살펴본다는 데 의의가 있다.4월1일까지.(02)720-1020. 김종면기자
  • 꿈 이루겠다는데 웬 성차별?

    열한살 소년 빌리의 꿈이 뭔지는 누구도 관심이 없다.어머니없이 가난한 살림살이에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아버지와 형은 탄광촌 파업시위에 매달려 있다.거칠고 궁핍한 삶에 대한방어본능에서일까.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어떻게든 권투를배우게 하지만, 빌리의 마음은 콩밭에 가있다.링위에서 재미없이 잽을 날리다가 피아노 소리만 들려오면 저도 모르게 발레스텝을 밟게 되니.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는 영국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데뷔작이다.왕립극장의 감독을 지낸 그의 이력은 영화곳곳에서 반짝거린다.특별한 기교나 장식없이도 부담없이 감동과 웃음을 교직하는 드라마의 재주는 곧 연출의 힘이다. 1984년 광산파업이 한창인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촌.기회란어느날 갑자기 툭 뒤통수를 치며 오는 법이다.아버지의 우격다짐에 못이겨 권투를 배우던 빌리에게 ‘생의 반전’을 꾀할 순간이 찾아온다.윌킨슨 부인이 운영하는 발레강습반이뜻하잖게 권투도장으로 교실을 옮겨온 거다.그날 이후 빌리는 발레리노의 꿈밖엔 꾸지 않는다.가족 몰래 발레슈즈를 침대 밑에 숨겨둔 채,또래 여자애들한테서 “계집애같다”거나“게이”라는 놀림을 받아도 까딱없다. 소년이 국립발레학교를 거쳐 어엿한 발레리노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드라마다.감동을 섞어 이야기를 풀어가는문법은 기존의 성장영화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특별한 게있다면,주인공은 ‘나의 왼발’류의 성장영화들에서처럼 신체적 장애를 앓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감동이 한층 편안하게다가오는 건 그래서가 아닐까.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인 것도 영화의 미덕이다.권투와 발레의 대결은 곧보수와 진보,빈부 갈등의 또다른 상징이다. 과장없이 겸손하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영국산(産)드라마의 강점이라면,달드리 감독의 첫 작품은 합격선을 껑충 뛰어넘는다.주인공 소년을 맡은 제이미 벨에게 이 영화는 데뷔작이다.윌킨슨 부인 역의 줄리 월터스는 영국이 아끼는 연기파배우.17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학교생활 사전준비 이렇게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다니…” 얼마전 첫째 딸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은 주부 김남이씨(39·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하면서 학교생활에 잘적응할수 있을 지,엄마로서 해야 할일은 무엇인지 등 기대와 걱정이엇갈렸다. 회사일로 바쁜 와중에 틈나는대로 여기저기 선배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면서 나름대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첫아이 입학을 앞둔 부모들은 대부분 김씨와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전문가들 도움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사전에 준비해야 할 필요한 몇가지 사항을 소개한다. ◆건강관리= 컴퓨터와 TV를 많이 보는 아이들은 시력에 이상이 있을수 있다.미리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받고 색구분에 지장이 없는 지도확인한다.또 치료해야 하거나 뽑아야 하는 이는 없는 지,축농증을 앓거나 코피를 자주 흘리지 않는 지,그리고 소리를 듣고 구별하는데 이상이 없는 지를 확인,이상이 있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습관 고치기=밤늦게 자는 어린이는 밤 10시 전에 재우고 아침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한다.또 혼자 세수하고 옷입기는 기본이며 반드시 이를 닦고 학교에 갈수있도록 가르친다. 대소변을 규칙적으로 볼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아침에 일어나면 꼭 화장실에 가게하며 수업중 화장실에 가고 싶을때는 미리 선생님께 얘기하도록 가르친다.자칫 아이들은 ‘선생님은 무섭다’는 선입견을 갖고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을 못해 옷에 그대로 ‘쉬’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산만한 어린이도 문제.서울 덕수초등학교 홍석진(50) 교사는 “가끔 주의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이 수업에 지장을 줘 반친구나 선생님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한다”면서 “이럴때 의기소침해져 학교가기싫어할 수도 있으므로 입학전에 미리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지도하며 자기 물건은 혼자 정리하고 챙기도록 도와준다.특히 자기 물건에 직접 이름을 써 붙여 물건을 챙기는 습관을 길러준다. 동덕여대 아동학과 우남희교수는 “처음 겪는 공동생활에 잘 적응할수있도록 규칙과 예절,질서 등에 대해 지도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사회성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많은 만큼 친구들끼리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줘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학교길 익히기=학교가 정해지면 미리 부모가 함께 학교까지 통학하는 연습을 한다.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며,횡단보도를 건널때,골목길을 나올때 규칙은 알고 있는지를 일러준다. ◆학습지도=7차교육과정 도입이후 초등학교 1학년도 난이도가 높아져 대비가 필요하다.읽고 쓰기는 미리 가르친다.수는 1에서 10까지는셀 수 있도록 한다. 홍교사는 “동화책을 많이 읽도록 해 상상력과 어휘능력을 키워주고 창의력을 북돋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지식기반사회와 학교교육

    대망의 신사년(辛巳年) 찬란한 태양이 힘차게 솟아올랐다. 나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세기적 변화에 맞는 교육을 해보겠다는 각오로 소망을 대신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미래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하던 ‘21세기’가시작되는 해다.새로운 세기의 사회는 흔히 ‘지식기반사회’라고 일컫는다.지식기반사회란 지식을 생산하고,교환·가공·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에 우리의 삶이 크게 의존하는 사회를 뜻한다. 지식이란 정보나 이론,기술이나 능력 등과 같이 낱낱으로 획득하고소유하는 것만이 아니라,체질화되고 인격화된 태도,의식,신념,사회성,심미감,가치관 등의 인성적 구조까지 의미하는 것이다.따라서 지식기반사회는 교육을 통해서만 일궈질 수 있다. 그러면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해 우리의 학교교육은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까? 두 말할 것도 없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인성을함양하는 교육과 지식 창출의 바탕이 되는 기초·기본학력의 정착에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21세기는 과거 의식주(衣食住)의 해결에 급급하던 생존 경쟁보다는,문화적 가치의 추구가 삶의 중심 가치로 대두하는,이른바 삶의 질을 위한 경쟁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인간 관계의 질이 달라지고,인간의 존엄성,사랑,인권,양심 등 인류역사상 보편가치들이 점점 더 중요한 가치로 대두하게 될 것이다.그러기에 인성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지식의 창출이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사회 속에서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의 정착은 필수적이다. 최근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학력에 대한 관점에 따라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지금 우리교육현장의 실태를 감안할 때 학습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절실히 요청된다.다행히 우리는 세계의 어느 문화권에서도보기 드문 높은 교육열을 지니고 있고, 우리 젊은이들은 전통에 바탕을 둔 도덕성을 근본적으로 허물지 않고 있으며,교단의 선생님은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올해는 이같이 소중한 교육열의 전통을 문화적 기반으로 삼아 21세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교육현장의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하겠다. 우선 학교·가정·사회가 혼연일체가 되고,교원은 물론 학부모·지역사회 인사,그리고 국민 모두가 지혜를 한데 모아 학생들이 바르게성장할 수 있는 학습분위기 쇄신에 나서야 한다. 우리부도 교육인적자원부의 출범을 계기로 제반 정책을 통해 이를최대한 지원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이돈희 교육부장관
  • 대중 눈높이 맞춘 과학서적 2권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지면에 충돌하기 직전에 펄쩍 뛰어오르면 멀쩡하지 않을까?그러나 엘리베이터의 낙하속도와 맞먹는 속도로 점프를 하지 않으면다칠 수밖에 없다.가장 뛰어난 농구선수의 점프 속도가 시속 8㎞를넘지 않고,엘리베티어 낙하속도는 보통 수십㎞다. ‘아인슈타인이 이발사에게 들려준 이야기’(로버트 L.월크 지음,해냄)는 이같이 누구나 한번쯤 가져봄직한 일상의 흥미진진한 의문에대해 과학적 설명을 들려준다. 중국 사람들이 모두 2m 높이의 사다리에 올라가 일제히 뛰어내리면지구의 궤도가 바뀔까.결론은 궤도는 바뀌지 않고 24억개의 삔 발목만 생긴다는 거다.12억 중국 인구의 1인당 평균 체중을 68㎏으로 보면 이들이 일제히 뛰어내릴 때 1조6,000억 줄(Joule)의 에너지가 생겨나고 이는 강도 5.0의 지진이 내는 에너지와 비슷하며 이 정도의지진은 무수히 일어났다는 것. 발밑의 지구와 하늘 위에 있는 것 등 수십가지 항목을 명쾌하게 설명해 딱딱할 것만 같은 과학에 재미를 붙여준다. 한편 런던 유니버시티의제인 그레고리,스티브 말러 두 교수는 ‘두얼굴의 과학’(지호)에서 한 세대 전만 해도 과학자들은 실험실 안에서 일반대중이 알아들을 수 없는 과학에 몰두하는 게 당연시 됐지만요즘 신세대 과학자들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기술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한다고 역설한다.과학 대중화의 역사를 짚어보며 어려운 과학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대중화의 장소를 찾고,전달하는 동기를 분명히 하며,신뢰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과학이 가진 사회성을 인정하며,대중의 참여를 부추기라는 것이다. 김주혁기자
  • 화합과 나눔 ‘큰 빛’ 비춘다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종교계에 화합과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그동안 종교간 갈등과 종교 단체의 여러 비리가 속출했었는데 종교간 벽을 넘는 교류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배려차원에서이같은 행사가 동시에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단순한 종교벽 허물기를 넘어 타종교 이해와 협력,그리고 불우이웃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예년과 대비된다. 우선 조계종 총무원과 사찰들이 일제히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플래카드를 내걸었거나 걸 예정인 가운데 조계종 서정대 총무원장은21일 조계사 앞 우정로에 ‘예수님 오신 날을 축하합니다’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개신교와 천주교에 각각 축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정대 총무원장은 특히 종교간 화합 실천 차원에서 지난 19일 오전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강동구 고덕동 서울시립 양로원을 방문해 원생들을 위로하기도 했다.조계종 포교원장 정련 스님도 최근 주간 불교신문에 ‘예수님 탄생일을 맞아’라는 기고문을 실어 이례적으로 성탄절을 축하하면서 성탄절의 참의미를 강조해 기독교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앞서 불교,개신교,천주교,유교,원불교,천도교및 민족종교협의회등 7개 종단의 중견 성직자와 대학생 등 40여명은 지난 18일부터 타종교 성지와 유적지 순례행사를 갖고 있다.21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각 종단 성지를 돌아보면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각 종단의 고유 종교의식을 함께 체험해 많은 종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있다.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종교계의 노력도 적지 않다.기독교 공동대책위는 24일 숭실대 정문 앞에서 숭실대측으로부터 강제철거를 당한 숭실상가 철거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탄예배를 갖고주민들을 격려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는 24일 경기도 마석 필리핀공동체 예배소와 경기도 포천 동고교회,서울구로교회에서 필리핀,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성탄예배를 열어 이들을 위로한다.이자리에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대사회성명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밖에 이랜드 노사 정상화를 위한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홍성현 목사)는 22일 노원구 중계동 아울렛 앞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동완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난받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갖는다.조계종도 19일 서울시립 양로원을 시작으로연말까지 7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할 계획이며,천주교 마산교구장인 박정일 주교는 21일 진주교도소를 방문,재소자들을위한 성탄미사를 주례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폭력성향 운전자 교통사고 많다

    교통사고를 많이 내는 운전자일수록 폭력적이며 반사회적 성향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심리학적 정밀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18일 서울대 심리과학연구소(소장 金明彦)에 따르면 최근 교통안전공단과 공동으로 2년 이상 운전 경력자 1,047명에 대한 정밀심리검사결과를 토대로 ‘운전정밀검사 재표준화 최종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회 이상 사고를 낸 고(高)사고빈도 운전자가 1회이하인 저 사고빈도 운전자보다 정신증,반사회성, 정서적 부적응성등성격척도 3분야를 합산한 점수에서 3배 이상 높았다.전체 운전자 집단의 평균 성격척도 점수를 0으로 했을 경우 저사고 운전자는 -0.19인 반면 고사고 운전자는 0.38이었다.사회적 가치와 법규에 저항하는반사회성 성향의 정도를 측정해 점수로 환산한 결과, 저사고 집단은평균(86점)보다 다소 낮은 84점인 데 반해 고사고 집단은 91점이었다. 고사고 집단은 운전시 우울증이나 불안감에 쉽게 노출되고 정신분열,폭력,무책임,우울불안,분노 등을 측정하는 항목에서도 저사고 운전자보다 월등히 점수가 높았다. 교통안전공단은 내년 상반기 중 택시,버스 등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신규면허 취득시 또는 중·대형 사고 후 실시하는 성격검사에서 이같은 표준화 항목을 적용,면허발급의 척도로 삼을 방침이다. 한편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운수업체 445곳에 대해 교통안전진단을실시한 결과,경력 4년 이하,30대 운전자의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이들 업체에서 발생한 1만2,360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경력 2년 미만의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건수는 4,304건(34. 8%),2∼4년은 4,112건(33.3%)으로 전체의 78.1%를 차지했다.연령별로는 30대가 4,422건(35.8%)으로 가장 많았다.김명언 소장은 “이 방식을 적용해 사고 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운전자들을 관리하면 연간1,800억원 정도의 사고 피해액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대통령特赦 정보도 공개돼야”

    대통령의 특별사면과 관련된 정보도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趙炳顯)는 3일 “지난해 9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등에 대해 이뤄진 특별사면 관련정보를 공개하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宋斗煥)이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피고는 사면실시 건의서와 사면실시에 관한 국무회의 안건자료를공개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일정한 기준없이 정치적으로 남용돼 준법정신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관한 정보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공개돼야 한다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고도의 정치결단적 국정행위인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해도 대통령의 사면권은국가이익과 국민화합 차원에서 행사돼야 하고,정치적으로 남용돼서는 안된다”면서 “대통령의 사면행위가 이런 한계를 벗어났을 경우 이를 비판하기 위한 국민의 정보접근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별사면된 권력형 부정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정보공개는 범죄의 중대성과 반사회성을 고려해 볼 때 공익을 위해 공개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정보공개로 인한 당사자들의 명예훼손과 직무수행의 지장 등은 피고의 주관적 추측이나 우려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현철씨를 비롯,황병태(黃秉泰)·김병오(金炳五)전 국회의원 등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되자 사면관련 정보의 공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MBC 30일부터 가을개편

    MBC가 30일부터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따뜻한 TV,앞서가는 TV,보고 싶은 TV’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지만 눈길을 끌만한 새프로그램이 시청 사각지대에 주로 배치되고 오락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돼 구호가 머쓱해졌다. 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행복한 TV,가족’(금 오후7시25분)은 평범한 사람들의 참여로 이뤄진다.‘임성훈,안영홍의 비디오쇼’(월∼수 오후5시20분)도 가족 관련 프로그램이다. 사회성이 강한 프로그램으로는 ‘김국진의 여보세요’(금 밤12시20분)와 ‘임현식의 세상돋보기’(월∼수 밤11시55분)를 꼽을 수 있다. 방송의 공영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은 3편이 신설됐다.우리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먹거리,볼거리 등 일상적인 공간으로 넓힌 ‘한국에 가고 싶다’(월∼수 밤12시20분),북한 사회를 소개하고 특정주제를 심층보도를 하는 ‘통일전망대’(일 오전7시45분) 등이 그 예다. ‘코미디 하우스’(토 오후4시)가 새로 신설되고 ‘목표달성 토요일’,‘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방송시간 105분짜리 대형 오락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한다. 전경하기자
  • [대한광장] 육아휴직, 미래에대한 투자

    최근 정부에서 육아휴직자에게 고용보험을 통하여 통상임금의 30%를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는 육아를 위해 휴직할 수 있다고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명시한 지 13년이 지났건만,실제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곳은 전체 사업장의 2.3%에 불과할만큼 육아휴직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출산휴가조차 다 찾아 쓸 수 없는 사내 분위기에서 만약 육아휴직을 받았을 때 돌아 올부서 전환이나 해고 등의 불이익이 두렵고, 또한 식구는 늘어났는데휴직기간중 무급으로 견뎌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엄두를 내지못한 까닭이었다. 이렇듯 법전 속에 갇혀 있던 육아휴직을 살아 움직이게 하기 위하여 미흡하나마 30%의 휴직급여를 지급하고, 원직 복직시키지 않을경우 급여지급금을 사용자로부터 회수함으로써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만시지탄이나마 다행한 일이다. 대체로 직장을 가진 여성들은 아이를 낳게 되면 집에 돌봐주는 아주머니를 두거나,영아보육시설에 맡기거나,친정어머니 또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게 되는데,대부분은 이도 저도 마땅치 않아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멀리 떨어져 사는 까닭에 아이를 맡겨놓고 주말에 한번 또는 한달에 한번밖에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다.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최소한 2년간의 육아휴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어느 정도 사회성이 형성된 이후에는 오히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엄마가 하루종일 데리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엄마가 낮시간 동안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큰 부담이 없음에 비해서,2년 이하의 영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경우에는 엄마로서도 여간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맡아 키우는 사람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매일매일 가슴이 무너지는 전쟁을 치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이로서도 사회성이 발달하기 전인 2년간은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유대관계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고,이러한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자폐증이나 주위산만 또는 성격장애 등의후유증을 평생떠안고 살게 된다.그 후유증으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인 부담과 비용이 육아휴직 비용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많다는 점에서 육아휴직은 비용지출이 아닌 비용절감의 제도라 할 수있다.그래서인지 선진국에서는 2년 내지 3년간의 육아휴직 기간을 두고 사회보험에서 일정한 급여를 보장해주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우선 1년간의 육아휴직을 30%의 급여 정도로 보장하고,그 보장을 재정상태가 양호한고용보험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흡하나마 우선 시작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경총에서는고용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에서 해야 한다거나,출산휴가 수당도 동시에 사회보험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등의 몇가지 조건을 걸어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육아휴직 문제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지을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문제로서 최선의 방법이 생길 때까지 만연히기다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에서 전 여성을 대상으로 육아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그러나 고용보험과산재보험은 노동부에서,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복지부에서 나누어 관장하는 현실에서,근로자에대한 육아휴직 급여를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자연스럽고 가능한 수단으로 보여진다. 경총에서는 이 제도가 기업측의 여성노동 회피를 조장하여 결과적으로 신규 여성인력의 채용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여성노동의 문제를 기업측에서 걱정하여 준다면서 같은 이유로 모성보호제도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육아휴직급여에 대해 명분상 반대가 불가능하므로 다른 이유를 들어 딴지를 거는 것이라는 오해를받기 십상이다. ‘출산퇴직을 하여야 미혼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발상은 여성노동을 값싼 산업예비군으로 묶어두려는 60∼70년대식 도그마일 뿐이다.육아휴직의 실질적인 보장은 법을 살아 있게 하는 것이고,엄마와 아이의 인권에 대한 보장이며,우리의 미래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투자이다. 박주현 변호사
  • 性愛·사랑 다룬 소설3권 출간

    사랑과 섹스 이야기가 실패한 도시의 쓰레기처럼 넘쳐나는 이 시대,어떤 소설가가 장미꽃 같은 향기를 자신하며 사랑,섹스 소설을 쓸까. 장미 향기는 둘째 치고 쓰레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일단 문학적으로 성공한 사랑과 섹스 소설이라고 할 만하다.우연찮게 이런 소재를가지고 최소한 문학을 오염시키지 않는 성과를 거둔 소설책 세 권이최근에 나란히 출간됐다. 마르시아스 심(본명 심상대)의 ‘떨림’(문학동네)은 뻔뻔하면서도건강한 소설이다.강물이 아무리 세차봤자 결국 바닷물로 흔적없이 사라지고 만다는 듯 모든 이야기를 섹스로 몰고가는 외곬이 뻔뻔해 보일 정도이나 이 뚜렷한 편향성이 어떤 비틀림,발육부진에서 나오지않았다는 데서 건강한 것이다.동일한 1인칭 화자의 성애 고백담 형식을 취한 8편의 연작단편들은 문예지에 발표될 때부터 ‘높은’ 성애담의 수위로 주목되었다.소설은 40대로 막 진입하려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털어놓은 10대 후반부터의 여성과의 성적 조우및 경험 이야기로가득 부풀려져 있다. 주인공의 성적 만남은 소수의 남성에게만 가능한 화려·다양함을 갖추고 있고,그의 경험담은 도무지 가림이 없으며그냥 막 달린다. 정사의 상대와 내력이 크레용처럼 다채롭고,성적 인연의 전말이 솜씨있는 유화처럼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성애소설을 어떤 독자가 싫어할까.심상대의 성애소설은 조금 느끼하지만 추하지는 않다.드물게 독자를 정면에서 흥분시키려 하는 이 소설은 나아가 이 야단스러운 성애의 보이지 않는 밑바닥에 대한 철학적인 상념의 물길을 터주려고애쓰기도 한다.그러나 손가락을 보지 말로 저 위의 달을 보라고 작가가 아무리 다그쳐도 독자의 시선은 손가락 위의 허공에 몇 번 닿았다가 금새 추락하곤 한다.어떤 피안(彼岸)을 느낄 새도 없이 씽씽 내달리는 수상스키처럼 건강한 성애소설로 족하지 않을까. 반면 이순원의 ‘첫사랑’(세계사)은 잘해야 3단 기어인,중년의 속도로 달린다.문예지에 발표된 4편의 연작단편으로 된 이 소설도 소설가 주인공이 1인칭으로 말하고 있으나 40대 초반의 주인공은 몇십 년만에 만난 두메산골 초등학교 동창생 남녀친구를 맺어주는 브로커 역할에 머문다.애초부터 흥분할 건덕지라곤 없는 담백한 내용이나 대신30대 중반 이후의 독자, 특히 유년을 시골에서 보낸 독자에겐 오랜만에 눈물샘과 마음의 정화작용을 활발히 자극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산과 들의 풍경처럼 익숙한 가난이 있고, 그리고 기억 속에서 언제까지나 찬란하기만 한 풍광과 같은 어린 시절의 첫사랑이 있다. 이 소설의 힘은 주인공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은봉이와 자현이라는 두 동창생의 일을 간접적으로 말한다는,‘중년적인’ 자세에 있다. 이 점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출간됐을 뿐이지만 심상대의 앞의 소설이 ‘나’에 강한 액센트를 두면서 야한 섹스담의 파열음을 즐기는 것과 멋진 대비를 이룬다.‘첫사랑’은 ‘떨림’의 순한 해독제라 할만하다. 그러나 섹스와 사랑에 시선을 과도하게 집중시킨 ‘떨림’과 ‘첫사랑’은 모두 이런 사시 현상을 풀어줄,비슷하면서도 시야가 넓은 제3의 소설책을 필요로 한다.재일교포 여성작가인 유미리의 ‘여학생의친구’(열림원)는 앞의 두 소설이 일시적 효과를 위해 눈길을돌린사회성을 담고 섹스와 사랑을 바라본다.99년작의 이 소설책은 무기력 속에 자살을 시도해보는 65세의 퇴직 노인과 학교나 가정 생활의 추악한 면에 노출된 채 원조교제를 생각하는 15세 여고생과의 만남,초등학생들이 주체가 된 집단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 등 두편으로 되어있다.독자들은 썩어가는 장미꽃 냄새가 배어나는 이 작품들에서 대국적으로 소설화한 섹스와 사랑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한국詩의 젖줄’ 창비시선 200호 돌파

    권위의 창비시선이 200권째 시선집 ‘불은 언제나 되살아난다’를최근 내놓았다.창비시선은 창작과비평사가 25년전인 지난 75년 초봄국내 초유로 시작한 시선 시리즈.200권째를 맞아 창비는 시리즈 발간이후 처음으로 특정 시인의 창작시편 대신 88명의 기 발표 작품들을한데 모으는 엔솔러지로 꾸몄다. ‘창비시선’은 문학과지성사의 ‘문학과지성(문지) 시인선’과 함께 한국 시집 시리즈의 대표자라 할 수 있다. 창비시선보다 늦게 출발한 문지시인선은 먼저 통권 200권을 돌파해최근 247권째를 발간했다.이 두 선두주자에 뒤이어 실천문학사의 ‘실천문학의 시집’이 129권,그리고 얼마전 100권째를 기념 엔솔러지로 낸 세계사의 ‘세계사 시인선’이 103권을 냈고 민음사의 ‘민음의 시’는 98권째를 내놓았다. 시집을 발간하는 어느 출판사나 고유의 시선 시리즈를 가질 수 있고실제 상당수 시집 출판사들이 세 자리 시리즈 번호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일종의 ‘브랜드’ 후광을 즐기는 시리즈는 손꼽을 정도로소수에 머문다.‘창비시선’이 200권째를 기념 엔솔러지로 꾸민 것은그간 브랜드 성가를 나름대로 유지해왔다는 자부심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런 자부심에 토를 다는 시 독자가 없지는 않을 것이나 창비시선의시집들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시에 맺힌 변화의 결들을 양감있게 더듬어볼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200호 엔솔러지는 비록 편의적인 다이제스트이긴 하지만 통독의 재미가 솔솔하다. 창비시선은 오랜동안 현실참여적 사실주의 시의 젖줄처럼 인식되어왔는데 사회의 변화와 함께 이같은 경향성의 퇴조가 최근의 특징으로읽혀진다. 창비시선은 신경림의 ‘농무’를 제1권으로 출간했으며 이시리즈에서 모두 6권의 시집을 낸 이 시인은 이번 기념호의 작품들을 골라모으는 엮은이로 나섰고 의미있는 후기를 썼다. 그는 “창비시선의 출범이 우리 시가 사회성을 복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소박한 생활의 시로부터 농민의 아픔을 노래한 시,정치적 주장을 담은 시,체제 변혁을 노래한 시 등 사회성의 시를 아우르면서 우리 시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덧붙인다.7,80년대 창비시선에서 현실참여,사회고발의 내용만 갖추고 있으면 다 시가 되는 것 같은 시학이 부분적으로엿보였다고 지적한 뒤 신경림은 시정신과 시법을 조화시키려는 최근의 노력 속에서 “시정신은 실종된 채 말장난으로 시종한 시가 창비시선에도 없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창비시선은 199호를 내는 동안 신경림 외에 고 조태일 시인이 6권의시집을 냈고 고은 김용택 이동순 등이 5권씩을 내는 등 공동시조집1권을 제외하고 128명의 시인이 198권의 개인 시집을 냈다. 200권째 기념시선집에 수록된 기존 시편들은 신경림 ‘파장’ 조태일 ‘국토 서시’ 황명걸 ‘한국의 아이’ 하종오 ‘벼는 벼끼리 피는피끼리’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정희성 ‘이곳에 살기 위하여’ 양성우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이시영 ‘밤’ 곽재구 ‘사평역에서’ 김용택 ‘섬진강5’ 나희덕 ‘찬비내리고’ 최영미 ‘선운사에서’ 고형렬 ‘사랑’ 등 이 시리즈에 나온 시들 위주.그러나 고은 이성부 강은교 정호승 백무산 박노해 김남주 고정희 도종환 안도현 등 시리즈에 참여했던 시인들이 다른 곳에 발표했던 시편들을 ‘70년대 이후 우리 시의 흐름을 볼 수 있어’ 적지 않게 집어넣었고 황동규 김광규 김명인 황지우 김혜순 등 창비시선에 없던 시인들의 시편도 포함시켰다. 한편 창작과비평사는 200권 출간기념 심포지엄을 6일 오후1시반 서울 연세대 연세공학원 대강당에서 ‘21세기 문학의 향방’을 주제로연다. 김재영기자 kjykjy@
  • [네티즌 칼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선선한 바람과 함께 취업 시즌이 시작됐다.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이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조금 과장하자면 체감온도는 겨울인지도 모르겠다.특히 경제위기설이 나도는 요즘이다.그 심정은 가히 시베리아 벌판에 선 듯 부들부들 떨고 있지 않을까. 긴츠다르크의 직업선택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실제 현실과 개인의 내적 욕망이 타협하여 직업을 선택한다고 한다.아마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내가 뭐라고,일단 아무데나 취직부터 하고 보자’는생각과 ‘그래도 나만은 다른 사람과 달라.원하는 걸 하고 싶다’는두 가지 생각 속에서 갈등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래도 나만은’이란 생각으로 고집스러울 만큼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취업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다.첫째,자기 능력을 최대한 객관화시켜 볼 필요가있다.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일반적으로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이 있다.예를 들면 토익 몇점 이상,컴퓨터 실력이나 요구하는 자격증,사회성 등등…. 일단 취업을 하려면 자신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에서 원하는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그리고 자신이 원서를 쓸 만한 조건이 되는지 판단해보고 능력이 된다고 판단이 섰을 때 원서를 내야 한다.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인기 기업체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걸알면서도 마구잡이식으로 원서를 내는 건 시간 낭비,돈 낭비,에너지낭비다.자기 실력에 대한 근거없는 낙관이나 기대는 금물이란 얘기다 둘째,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되 정확한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취업 준비생들과 얘기를 해보면 어떤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언제까지어떤 인력을 뽑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가 하면,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취업 정보를 얘기 하면 그제야“거기서 사람을 뽑았어?”하는 식으로 뒷북을 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누구나 다 알고 있는대기업 취업 일정을 아는 건 정보가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대기업에는 누구다 다 들어갈 수도 없고,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그러니까 취업생들은 전망과 비전이 있는 중소기업,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정보를 알아내고 발빠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셋째,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누구는 어디에 취직이 됐다더라”.이런 소식이 들려 오고,취직이 돼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친구들도 하나둘씩 늘어가면 도서관에 앉아 있기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해진다. 일단“어디든 빨리 취업을 하고 봐야지”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 수밖에 없다.학교도 술렁이고 마음도 들뜨고 자기 중심을 잡기 어려운때가 취업 시즌인데 그럴 때일수록 조급함을 버리고 자기가 계획하고준비했던 일을 진행시키는 게 중요하다. 넷째,여럿이 함께 고민해라.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되 혼자끙끙대지 말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의논하는 게 필요하다.친구,선후배,가족은 물론 교수님들과도 자주 찾아 뵙고 상의하는게 의외로 중요하다. 기름값도 오르고 경제 사정도 안팎으로 좋지 않은 작금의 상황에서취업 준비생들이 무엇보다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것은‘자기 인생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세상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세상과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당신은 어떤 일을 하며 인생을 보내려 하는가.진지한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이 광 재 자치경영연구원 연구실장 gamza21@lycos.co.kr
  • 클래식 감상, 비행청소년 교화에 ‘특효’

    차분한 고전음악이 비행청소년들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합리적인 사고를 갖게 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춘천소년원에서 음악교사로 근무하는 최승학(崔承學·40·소년보호주사보)씨는 최근 경기대 행정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음악치료가 비행청소년들의 인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비행청소년의 자기방어적인 성향을 줄이고 자신을 개방적으로표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씨는 소년원에 수용된 학생 중 인성검사를 통해 성격상 결함이 발견된 1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고전음악 등을 들려준 뒤 인성검사를 다시 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덧붙였다. 프로그램에 사용된 음악은 바그너,모차르트,쇼팽,드뷔시 등의 고전음악으로 이들의 작품은 음악치료 효과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결과 프로그램 실시후 비행청소년들의 인성은 크게 달라졌다.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에 비해 사회성,성취성,안전성,자율성, 사려성 등에서 20∼30%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정신장애도 평균 25%가량낮게 나타났다. 대학에서 기악을 전공한 최씨는 “음악치료가 비행청소년들을 교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교육과 병행해실시하게 되면 효과가 배가(倍加)될 수 있다는 게 이번 프로그램을통해 증명됐다”면서 “소년보호 교육기관에서 생활하는 비행청소년들에게 아침,점심,저녁시간에 정기적으로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새 비디오/ ‘허공에의 질주’

    영화 ‘아이다호’에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마음의 고향 아이다호를 갈구하던 젊은이,리버 피닉스.‘허공에의 질주’(원제 RunningOn Empty)에서는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고 23세로 요절한 성격파 배우 리버 피닉스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부초처럼 떠돌아다녀야 하는 도피자 가족의 아픔을 그린 이 영화는흔히 접하는 미국산 영화들과는 다른 미덕을 갖추고 있다.무엇보다사회운동 자체를 여과없이 소재로 끌어들였다는 점이 그렇고,이를 액션도 아닌 가족드라마로 만들었다는 점이 또 그렇다. 네이팜탄 사용을 반대해 군사실험실을 폭파한 아더와 애니 부부는 두아들과 함께 FBI에 쫓기며 숨어산다.6개월에 한번씩 이름과 머리색깔,눈동자 색깔까지 바꾸며 미래없이 도피생활을 하던 이들 가족에게더 큰 시련이 닥친다.고교생인 큰 아들 대니(리버 피닉스)의 피아노재능을 발견한 음악교사 필립스는 줄리어드 진학을 권하고, 갈등하던아더 가족은 아들의 장래를 위해 독립을 허락한다.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갈까봐 소리나지 않는 건반을 두드리는 대니,다시 만날 기약없이 끝내 이별하는 가족이야기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가족애 속에 얼핏얼핏 묻어나는 사회성 짙은 메시지는 80년대쯤국내 개봉됐더라면 주목받았을 듯하다.‘오리엔탈 특급작전’을 연출한 시드니 루멧 감독의 88년작.워너홈 비디오 출시. 황수정기자
  • [굄돌] 서태지 팬과 이박사 팬

    4년 7개월의 고독한 외출을 마감하고 서태지가 마침내 ‘컴백 홈’했다.90년대 세대문화를 주도했던 문화전사의 재림이 그토록 간절했을까,수천명의 팬들은 김포공항을 신성한 성육신의 제단으로 만들고말았다.오빠와 같이 이 땅을 밟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아이들.왜그토록 팬들은 거룩한 신앙심으로 서태지를 연호하는 것일까? 서태지의 팬들이 김포공항을 점령한 사이,어느 지하 클럽에는 테크노 트로트의 전사 이박사의 신나는 뽕짝 메들리에 열광하는 젊은 팬들이 있었다.이박사의 뽕짝 비트에 맞춰 깃발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그 특유의 뽕짝 추임새를 겯들이는 그들에게 이박사는 그야말로 “환상 속의 그대”이다. 왜 아이들은 사십이 훌쩍 넘은 이 말라깽이 뽕짝 가수 이박사를 좋아하는 것일까? 오랜 공백의 녹을 더 깊은 사랑으로 숙성시킨 서태지팬들과,촌스러운 뽕짝을 이 시대 최고의 테크노 스타일로 믿는 이박사 팬들은 아마도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나에게 서태지는 전부입니다” “박사님 노래,신나고 색다르잖아요” 겉으로 보기에달라 보이는 두 이유는 사실은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서태지에대한 절대적인 동일시 욕망이나,이박사에 대한 색다른 체험 욕구나모두 하나의 신화이며 허구효과이다.스타는 ‘언제나 이미’ 팬들에게 상징적인 존재로 다가온다.서태지나 이박사나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모두 ‘동급최강’이다.차이가 있다면,신화가 만든 파급력일 뿐이다.서태지 팬들이 이박사 팬들에 비해 좀더 비장해 보이는 것은 그의 음악적 실험성과 사회성이 그들 세대에게 큰 파급효과를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시대는 아주 다양한 스타들이 존재하며 팬들은 그들을 자기 방식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스타들간의 상대적인 위계질서는 있을 지언정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위계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서태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팬들은 ‘H·O·T’를 결코 사랑할 수 없다던 어느 열성팬이 알아야 할것이 있다.그것은 이박사를 진정 사랑하는 팬들 역시 설운도를 결코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동연 ‘문화과학’ 편집위원
  • 뮤지컬 리뷰/ ‘렌트’

    사전예매율이 50%를 넘을 만큼 뮤지컬팬들의 관심을 모은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렌트’(연출 윤우영)가 지난 5일 막을 올렸다.브로드웨이가 작품성과상업성을 인정한 탄탄한 원작,남경주 최정원을 앞세운 스타시스템,그리고 치밀한 홍보전략 등 흥행의 3박자를 두루 갖춤으로써 이미 어느정도 성공이 예견된 터였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올려진 ‘렌트’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는 엇갈린다.이는 상당부분 기존의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판이하게 다른 ‘렌트’특유의 주제의식과 극적 짜임새에서 비롯된 듯 보인다.단순명쾌한 드라마 구조와 화려한 볼거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마치 우리의 삶처럼 기승전결없이 흘러가는‘렌트’의 스토리와 가감없는 무대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하지만 이전의 뮤지컬에 식상한 이들로선 새로운 자극을 느낄 만한 무대였다. 뉴욕의 허름한 뒷골목에서 자유와 진정한 예술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일상을그린 이 작품에는 딱히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인물이 없다.남경주 최정원이 열연한 작곡가 로저와 나이트클럽 댄서 미미의 순애보도 크게두드러지지 않는다.동성애자인 조엔과 모린,콜린스와 엔젤 커플의 얘기 역시 담담하게 그려진다.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마약과 에이즈,동성애로 사회로부터 손가락질당하는 극중 인물들의 삶은 냉정한 현실 그대로 무대위에 펼쳐진다. 암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않는 주인공들의 열정을 대변하듯 극은 쉴새없이 강렬한 록음악을 쏟아낸다.대사없이 42곡의 노래를 연이어 부르는게 쉽지않음에도 배우들은 무리없이 잘 소화해냈다. 하지만 작품 자체가 지나치게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해서일까.터질듯한 열기로 넘치는 무대에 비해 객석은 선뜻 달아오르지 않는다.사회성짙은 주제,귀를 자극하는 음악,잘 단련된 배우….딱 꼬집어 흠잡을 데는 없지만가슴깊이 공감하기에는 뭔가 부족한듯한 뒷맛이 남는 무대였다.23일까지,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780-6400이순녀기자
  • [기고] 사랑과 격려로 하는 교육개혁

    며칠 전 미국에 사는 초등학생 조카가 방학을 맞아 서울에 와서는 “우수 학생으로 뽑혀 클린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고 자랑한 일이있었다.그 조카는 아주 우수한 학생도 아니고 또 미국에서는 그 상이 별로큰 것이 아니란 사실도 알고 있었으나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8년 전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문제점,해결책에 대해많은 생각을 하던 차에 접한 소식이었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필자는 중·고교 시절 내내 뭔가에 ^^기는 듯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공부를 못했거나 특별히 사회성이 부족해 그랬다기 보다는부모님을 흡족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어린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여 사회가 원하는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교육하기 보다는 대학이 세워놓은 기준에 맞는 학생을 고르기위한 입시 위주의 제한적인 제도라 생각한다.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식을 사랑과 격려로 그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보다는 자식 중에 좀더 똑똑하게태어난자식을 고르려는 부모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이것은 문제아 자녀를키우는 것과 같으며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패륜적 범죄의 유형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이 잔혹하게 되는 원인이다.이것이 우리가 어린 자녀들을 사랑과 격려로 교육해야 하는 이유이며 교육개혁의 방향이 이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사랑과 격려에 기반을 둔 교육개혁은 어떠한 모습일까.첫째 우리청소년을 쉽게 평가해서는 안된다.가능성이 무궁한 청소년들을 18세라는 제한적 시기에 ‘수능’이라는 편협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평가 기준이 무엇이든 예컨대 16세부터 19세까지에서 ‘수능’을 치르게해 그중 제일 좋은 점수를 쳐주는 제도를 채택할 순 없을까.또 수능의 종류를 사회 특기자 수능 등과 같이 가중치를 다양하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수능시험의 종류를 구분할 수는 없을까.우리 자녀들의 고유한 재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들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이같은 평가를 평가하는 기관에서 점수에 허용 공차를 두어 기관마다 다른 평가 기준을 채택할 수는 없을까.우리 사회를 실수가 용인되는 풍토로 바꿀 순 없을까.어린 아이는 실수를 하는 법이다.이것을 인정하고 이까지도 평가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대학의 고착된 서열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대학의 고착된 서열 경쟁을 불허해야 한다,서열 경쟁은 맹목적인 수능성적의 피라미드를 향해 돌진하다 상처받는 어린이를 양산하는 시스템이기때문이다.청소년들이 마음껏 공부하여 자신을 연마하고 가능성을 발견할 수있게 하기 위하여 대학의 경쟁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우선 국립대의 등록금을 사립대와 같게 만들어야 한다.또 재능이 뛰어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국립장학금을 만들 수는 없을까.이 방법은 가장 우수한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대와 생존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사립대와의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또 우리 어린이를 다양하게 특성화된 대학에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며,그것만이 그런 대학에 들어간 우리 자녀의 재능을 인정하는 부모의 마음인것이다.그후에 그런 학생에게 대통령이 쓴 사랑과 격려의 편지를 줄 수는 없는 것일까. 필자가 방황하던 젊은 시절에 대통령의 격려 편지를 받았다면 좀더 훌륭한과학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허무한 상상을 하며,이제 우리 자녀의 무한한 재능을 고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이 진정으로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서윤호 울산대교수·산업공학
  • 지자체 ‘경영점수’ 공개

    지방정부의 행정경영 성과를 측정해 그 결과를 인터넷 등으로 지역주민에게공표하는 ‘지방정부 성과공시제도’가 시범 실시된다. 전북도는 다음달부터 도내 14개 시·군에서 성과공시제도를 시범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이 제도는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기획예산처가 도입했으며 내년부터 전국 232개 모든 기초자치단체에 확대,시행될 예정이다. 도는 이를 위해 기획예산처와 함께 지방행정 가운데 계량화가 가능한 70여개 항목을 만들고,기초자치단체는 실정에 맞게 평가 항목마다 달성할 목표치를 설정한 다음 성과를 자체 평가해 공시하게 된다. 이어 전북도와 기획예산처는 지자체의 자체 평가를 검증,공시의 성실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평가 및 공시 대상 행정에는 ▲민원처리기한 준수율 ▲사회복지시설 확충실적 ▲상수도 보급률 ▲주민 1인당 채무액 ▲인구 1,000명당 병원수 ▲화재발생 건수 등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을 비롯해 ▲인사 ▲예산 ▲각종 사업추진 실적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관계자는 “일반 국민과밀접한 관계에 있는 지방행정의 운영상황전반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공시함으로써 지방정부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행정 처리과정 및 결과 등이 주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의 독주와 전횡을 방지하는 등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의 자체 평가결과는 백서나 통계연보,시·군의 소식지 등 간행물이나 신문,방송,인터넷 등으로 공표된다. 도는 평가 결과를 모아 편람을 작성하고 기획예산처와 함께 도시형,농촌형,복합형 등으로 비교분석해 자치단체에 대한 종합평가를 내리게 된다. 영국에서는 92년부터 지방정부법에 의해 지방정부 감사를 담당하는 감사위원회가 주체가 돼 지방정부의 행정서비스 수준과 성과를 측정해 결과를 공시하고 있다. 일본도 90년대 중반부터 자방정부 성과공시제도를 도입해 행정성과,서비스성과,사회성과 등을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지방정부 성과공시제도’를 성실히 시행하는 지방정부에 대해 국가예산 편성시 인센티브를 주고 우수 공무원에게는 포상도 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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