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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 학대받는 아이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서울동부아동학대예방센터 박미정(41·여) 상담과장은 태식(15·가명)이가 잠든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센터를 나선다.태식이는 빈집과 자동판매기,자동차 등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치다 6년전 경찰에 붙잡혀 이 곳에 맡겨졌다.태식이는 지난달에도 센터에서 몰래 빠져나가 강동구 천호동에서 중학생들에게 돈을 빼앗다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박 과장은 “술만 마시면 몽둥이를 집어들던 아버지와 일곱살 때까지 함께 살면서 마음까지 멍든 태식이가 안쓰럽다.”고 말했다. 박모(13)군은 최근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쫓겨나 다른 학교로 전학,특별교육을 받고 있다.선생님과 친구들의 물건을 수백차례나 훔쳐 학교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박군은 일곱살 때 계모가 한겨울 베란다에서 잠을 재우는 등 학대를 계속하자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싸는 스트레스성 야뇨증을 앓기 시작하면서 정신적 충격을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로 풀었다. ●작년 아동학대 신고 3536건 가정에서 학대받은 아동들이 사회의 무관심과 재활 구조의 미비 등으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전문가들은 피학대 아동이 범죄나 일탈행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아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가 신고전화 1391을 통해 접수한 전국의 아동학대 건수는 2001년 2606건,2002년 2946건,지난해 3536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특히 지난해 신고에서 드러난 아동들의 행동성향 5225건(중복 포함)을 분석한 결과 61.1%인 3190건이 정서·학습·사회성 등에서 잠재적인 문제를 보였다.특히 36.9%인 1930건은 도벽·주의 산만 등이었다. 문제행동을 보일 때 도벽이 347건으로 가장 많았다.거짓말과 가출은 각각 345건과 333건으로 나타났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상현 범죄심리학 교수는 “피학대아동은 정신병적인 우울증을 앓게 되고,이 갈등이 잠재적인 피해의식으로 쌓이면서 일탈행위로 피해를 보상받으려는 심리를 갖는다.”면서 “피학대아동 절반 정도는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했다. ●학대아동 정신과치료 예산 年 3800만원뿐 피학대 아동은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정서 장애를 보이지만 정부지원금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경기 평택에 사는 최모(8)군은 지난해 5월 술에 취한 아버지(43)가 휘두른 흉기에 발등을 찍히고도 24시간 동안 방치됐다.최군은 당시 외상 이외에 정신과 치료는 아예 받지 못해 현재 후유증을 앓고 있다. 정부가 올해 책정한 피학대아동 정신과치료 예산은 통틀어 38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피학대아동이 3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한 아동의 치료비로 연간 360만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한양대 소아정신의학과 안동현(49)교수는 “정신적인 고통이 아동의 미래에 훨씬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시론] 위기의 소설, 아직 기회는 있다/천정환 ‘근대의 책읽기’ 저자 서울대 강사

    고려대 최장집 교수,강금실 법무장관,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모두 소설 읽는 사람들이(었)다.보르헤스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했다는 최장집 교수는 정치적인 문제를 정치학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섬세함으로 통찰하게 해주기에 소설을 읽는다 했다.오랜 문학소녀였다는 강금실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이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게 하고,결국 베스트셀러가 되게 한 숨은 공로자다.뛰어난 촌철살인으로 국민을 사로잡은 노회찬 총장의 내공도 독서에서 나온 것인데,그는 황석영 소설을 좋아했고 일간지에 실리던 소설 월평까지 챙겨서 읽었다고 한다. 정치적 리더들이자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기도 한 이들이 소설 독자라는 사실을 새삼 환기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한국 소설이 서서히 여위어가고 키가 줄더니 급기야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20세기를 통틀어 소설은 대중적 독서문화의 한가운데에 있었으며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정치적 양식이었다.그러나 ‘위대한 시대’는 1980년대와 함께 끝이 나고 소설은 문화의 중심부로부터 밀려났다.좋다고 칭찬받는 소설도 채 5000부를 팔기가 어렵고 젊은 작가들은 연수(年收) 300만∼500만원의 기아선상에서 헤매고 있다. 이렇게 초라해진 원인에는 매체환경의 변화가 가장 크겠지만 문단 스스로의 잘못도 많다.1990년대 이후 문단은 1980년대 소설이 지닌 정치성을 교정한답시고 교각살우하는 우를 범하여 스스로 자리를 포기했다.문단은 ‘탈이념·탈정치의 시대’가 왔다는 현상적 징후에 과잉 적응했다.사회와 정치를 잃고 작아졌다.그러자 교양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은 사사화된 소설을 버리고 다른 읽을거리와 영화를 보러 떠나버렸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많다.한국 소설의 독자는 층이 두껍기 때문이다.실지를 회복하고 새 시대에 봉사하기 위한 길이 있다.하나,사회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교양의 양식이 될 수 있어야겠다.스토리는 ‘나’에서 다시 사회나 정치로 나아가야 하고 역사와 논픽션의 요소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둘,인터넷과 영화에 눈이 팔린 신세대를 위해 더 잘 짜여진(웰-메이드) 이야기와 더 새롭고 날랜 언어 감각이 필요하다.셋,출판인과 비평가들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더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하고 문학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오늘날 한국문단에 좋은 소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영상매체의 시대에도 소설은 인간 존재의 문제를 가장 깊고 섬세하게,가장 정밀한 매체인 언어로 드러내는 양식임에 틀림없다.또한 영화나 TV가 언제나 ‘돈’의 논리로 만들어지지만 소설은 아직도 가장 독립적인 예술이다.그래서 좋은 소설은 당장 쓰일 현금은 아니라도,정신의 튼실한 밑돈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양가 많고 재미도 있는 소설 몇 편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1980년대의 대중문화와 함께 자라난 세대나 코믹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정통적인 소설을 지지하고 미문 취향이 있는 20∼30대 남녀들에게는 김연수의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를 권한다.영·정조대의 조선사에 관심이 있고 추리물을 좋아하는 30∼40대라면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이 흥미로울 것이다.교양있는 중장년 남성에게는 역시 김훈 소설이 딱이다.탄핵으로 유배자 신세가 된 노무현대통령은 다 읽었다던 ‘칼의 노래’를 왜 또 꺼냈을까.과연 그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칼’의 미학을 생각했을까.궁금하지 않으신지? 앗,벌써 읽었다고요? 그러면 ‘2004 이상문학상 수상집’에 실린 ‘화장’이 좋겠다.이 소설은 바로 여러분들처럼 부쩍 오줌줄기가 약해진 중년남성의 성적 자의식을 소재로 했다. 천정환 ‘근대의 책읽기’ 저자 서울대 강사˝
  • ‘TV 안보기 운동’ 펼치는 숙명여대 서영숙 교수

    “TV를 끄면 집안이 확 달라집니다.아파트 베란다가 깨끗해지고 화초가 더욱 향기롭게 느껴집니다.남성은 밀린 집안 일을 도와주게 되고 여성은 잊었던 뜨개질을 하게 됩니다.” 10년째 ‘TV안보기 운동’을 펼치는 숙명여대 서영숙(52·아동복지학과)교수는 다가올 가정의 달에는 눈딱 감고 최소 3일동안만 TV를 꺼보라고 권유한다.가정과 집안의 소중함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뀐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문득 TV를 끄면 늘 바쁘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갑자기 시간이 많아짐을 느껴 베란다 청소도 하고 화초에 물도 주게 된다.”면서 “여성은 멀리 떨어진 시아버지나 친정에도 편지를 쓰게 돼 집안의 화목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또 집안 식구들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대화가 많아져 부부간의 애정도 더욱 생겨난다고 했다.아이들 숙제도 도와주며 못느꼈던 부모 자식간에 새로운 정도 생겨난다고 서 교수는 강조한다. “요즘 TV는 더욱 선정적이고 폭력성이 짙습니다.아이들이 봐서는 안될 내용이 더욱 많아지고 있지요.정보가 필요하면 컴퓨터를 켜고 원하는 것을 찾으면 되고 뉴스는 신문을 통해 접하면 충분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19∼25일)를 ‘TV 끄기 주간’(TV-Turn off week)으로 정해 1만9000개 단체에서 760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TV 안보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그는 미국보다 1년 먼저인 1994년 숙명유아원 원장 재임 때 ‘TV 안보기 주간’을 처음 시작해 유아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교와 교회 등지로 ‘TV 안보기 운동’을 꾸준히 전도해오고 있다. 서 교수는 “그동안 상담해본 결과 젊은 부모들은 ‘부부와 자녀의 대화가 살아났다.’,‘초인종을 누르고 집안에 들어설 때 아이들이 더욱 반갑게 맞이해 뿌듯했다.’ 등의 경험을 알 수 있었다.”면서 “TV는 부모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하고 TV가 없으면 자녀는 부모에게서 재미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가 TV만 보고 자랄 경우 사회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게 되며,특히 TV는 세대간 갈등과 왕따 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주말에는 TV끄기가 어렵기 때문에 월∼금요일까지 일단 꺼보고 성공할 경우 주말에도 한번 시도해 보라고 한다.이때 집안 식구는 산책을 나가거나 주말농장에서 씨앗을 키우는 재미를 만끽할 것이라고 했다.동참하는 아이들에겐 칭찬이 절대적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서 교수가 소개하는 TV 끄기 훈련법.△꺼야 할 이유를 꼭 만든다.△TV화면에 까만 테이프로 붙여 이별식을 한다.장송곡을 트는 미니행사를 하면 더욱 좋다.△TV 안보기 주간 포스터를 만들어 집안 식구들이 손도장을 각자 찍는다.△TV 안보는 동안 할 일을 의논한다.청소,운동,편지 쓰기,씨앗 심기 등도 좋다.△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칭찬을 해준다.△마지막 날 식구끼리 근사한 만찬을 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TG삼보 외국인코치 제이 험프리스

    “폭탄주는 ‘원샷’이 제격이지요.라면에는 신김치가 최고,소주 안주로는 붕어찜이….” TG삼보가 03∼04프로농구에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는 데 한몫을 한 제이 험프리스(42) 코치는 국내생활 2년여 만에 한국인이 다 됐다.경기가 없는 날이면 평소 봐둔 한식당으로 전창진 감독을 안내해 술잔을 기울이곤 한다.타고난 사교성으로 팀 연고지인 원주지역의 판·검사들은 물론 군장교들과도 친하게 지낸다.최근에는 미국의 아들 엑스비어(13)까지 불러들였다. 2년전 TG가 험프리스를 영입할 때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용병 선수들에게 주는 ‘달러’도 아까운데 이전 몇 차례 시도해 큰 효과를 보지못한 외국인 코치에게까지 또 월 1만달러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이라고 해도 한국농구에 뿌리 내리기는 힘들다는 얘기였다.그러나 03∼04시즌에는 KCC와 SK도 NBA 출신 코치를 영입했다.‘험프리스 효과’인 셈이다. ●‘어머니’ 같은 미국인 코치 TG가 지난시즌 챔프전과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험프리스였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또 ‘전창진-험프리스’ 하모니가 TG의 사상 첫 통합챔피언 등극을 이룰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감독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나는 위치 선정을 정확히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감독이 전쟁터의 사령관이라면 자신은 사령관과 병사들의 곁을 지키는 참모라는 것이다.이런 그를 전 감독은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을 살피듯 꼼꼼하게 선수 뒷바라지를 하는 코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을 한국무대에 연착륙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그는 지난시즌 챔프전 때 ‘향수병’이 도져 미국으로 떠나려던 데이비드 잭슨을 설득해 보따리를 풀게 했다.이번 시즌에도 다혈질에다 ‘나홀로 플레이’를 고집하는 앤트완 홀을 구슬러 팀에 융화시켰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NBA의 온갖 전술과 트레이닝 방법도 TG로서는 큰 자산이다.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 허물없이 자문을 구하고,그는 밤을 새워서라도 노하우를 전수한다. ●“한국농구 발전 가능성 무궁” 험프리스와 한국농구의 인연은 그가 미국 대학선발로 활약한 지난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미국 대학선발팀은 타이완의 존스컵에 참가하기 앞서 한국에서 1주일간 머물며 국가대표팀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험프리스는 “한국 농구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으며,발전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감독들의 지도능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칭찬만 하지는 않는다.험프리스가 한국 농구에 당부하는 첫번째는 빅맨을 키우라는 것.드리블과 슛이 좋은 선수는 많지만 골밑에서 궂은 일을 하려는 선수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는 “승리는 3점슛이 아닌 골밑슛에서 나온다.”면서 “현재 만연해진 ‘센터 홀대’를 극복해야 한국농구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만 고집하지 말고 경기 전체를 읽고,상황에 맞게 풀어나가는 자율적인 농구를 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프로선수들의 ‘사회성’을 강조한다.“한국선수들은 코트 밖으로 나오면 왠지 어깨가 처지는 것 같다.”면서 “농구를 무기로 다른 분야에서의 대인관계를 적극 넓혀야 농구와 자신이 함께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KBS1 ‘독립영화관’ 사회성 짙은 네 작품 선봬

    매주 금요일 상업영화의 화려함과 달콤함에 물려 극장가를 꺼리는 이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KBS1 ‘독립영화관’(밤 12시55분)이 3월 한달 동안 시대정신이 강한 작품 4편을 잇따라 내보낸다. 5일은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3-숨결’이다.변영주 감독의 2000년작으로 ‘낮은 목소리’시리즈의 완결편이다.‘낮은 목소리’시리즈는 탤런트 이승연의 누드 파동과 같은 일시적 호들갑과는 다르게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숨결’은 위안부 출신 할머니가 다른 위안부 할머니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내레이션이나 배경 음악없이 역사의 진실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12일은 여성주간 특집 ‘소금-철도여성노동자이야기’.직업과 가정의 틈바구니에서 임신·출산·육아의 문제를 여성에게 떠넘기는 사회를 비판하고 반여성적인 노동현실과 정책을 조명한다.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1년의 세월을 담아낸 ‘메모리즈’는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어처구니 없는 대형 참사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았음에도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낱낱이 고발한다.현종문 감독은 영화 속에서 이 작품을 분노와 함께 만들었다고 실토하고 있다. 26일은 유일한 장편극영화 ‘아나모픽’이다.지난해 제7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월드판타스틱시네마 부문 후보에 올랐고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우연히 이상한 문을 통과한 뒤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 남자가 문을 지나기 전 상황으로 돌아갈 출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독특한 발상과 구성으로 독립영화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를 맛볼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생명공학계의 거두 황우석 서울대 교수

    ‘하늘을 감동시키자.’ 생명공학계의 거두인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51) 교수의 좌우명이다.황 교수는 며칠 전 미국 시애틀에서 최고 권위의 ‘사이언스’지를 통해 인간의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를 발표,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감동’과 ‘놀라움’은 비단 생명공학계뿐만이 아니다.그의 일상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놀랄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생명공학과는 전혀 다른 서울대 미식축구부의 지도교수를 2년반 동안 맡고 있다.또 19년째 홀로 강화도 전등사를 찾아 대웅전에서 400배 이상 참배해오고 있다.국선도 수준이 득도의 경지에 이르러 ‘살아 있는 국선도의 전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일반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범상치 않은 ‘일’들을 그는 지니고 있다. 여기에 1년 365일 가운데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연구생활’에 몰두하는 부지런함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있다.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튿날 새벽에도 그는 방진복을 걸쳐 입고 연구현장에 복귀할 정도로 장인정신으로 무장돼 있다.아마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아닐까. 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도 10년 넘게 하루 서너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았고,연구팀 전원이 3년째 휴일과 명절을 반납한 덕분”이라고 말한다.그렇게 연구원들은 연중 무휴로 제각각 동물난자 채취,체외성숙,탈핵,체세포 핵이식,세포융합 및 활성화,체외배양,대리모 이식·착상 등에 몰두해왔단다.만일 주말에 쉬거나 자칫 정전이라도 되면 난자 채취나 체외성숙 등에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처럼 ‘하늘을 감동시킬’ 제2,제3의 쾌거는 언제쯤이냐고 성급하게 물었더니 황 교수는 “세계 최초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다들 연구에 미쳐 있다.”며 웃었다. ●미국서 귀국 다음날도 실험실 달려가 지난 23일 이른 아침 충남 돼지농장의 실험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서울대 연구실에서 황 교수를 잠시 만났다.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오나라∼가나라∼’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교수님,세계적 과학자께서 어떻게 장금이를?”하고 물었더니 황 교수 왈,“벨소리는 연구실 여직원이 다운받아준 것이고,요즘 방송이나 신문에 인터뷰를 해도 뭐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낸다.”며 ‘미소년’ 같은 웃음을 활짝 지어보였다.그저 앉으나 서나 오로지 ‘소,돼지’ 생각뿐이란다. “미식축구요? 2년반 전쯤 어느날인가 그래요.서울대 미식축구부 졸업생들이 벌떼같이 몰려오더니 다짜고짜 ‘미식축구부 지도교수로 선임됐다.’고 하더군요.부탁도 아니고 그냥 자기네들끼리 투표를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는 통보였습니다.” 생명공학에 몰두하던 그는 졸지에 미식축구부 지도교수가 된다.1965년 서울농대 미식축구부 창단 이래 비전공자가 지도교수가 되기는 처음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처음에는 달갑지 않았지만 미식축구부 멤버들의 끈끈한 인간애에 감복하면서 점점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특히 시합에서 승리했을 때 그 영광을 남에게 돌리는 양보정신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단다. 황 교수는 “사회 일각에서,서울대 출신을 부정적 에고이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식축구부원들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 배려와 양보·봉사의 정신 등 사회성까지 갖춘,정말이지 의리의 친구들이다.”고 치켜세웠다. 미식축구부의 자랑은 더 이어진다.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쫓아가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경기의 전술·전략 등에서는 문외한이라 ‘코치역할’은 제대로 못해주고 있다.그러나 승패에 관계없이 선수들의 등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격려가 황 교수의 소중한 역할이다. 지난해 2월 OB(졸업생)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미식축구부원들의 가정형편이 대부분 넉넉하지 못한 데다 다른 체육부 학생들처럼 장학제도의 혜택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황 교수는 장학금 5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그러자 ‘범서울대 동문’ 차원에서 시동이 걸렸고 곧 이어 서울대 미식축구부 사상 처음으로 장학금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바쁜 연구생활로 (경기에)자주 참석을 못해 아마 3월 새 학기가 되면 (지도교수직에서)‘잘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19년째 전등사로 가는 까닭은’ 황 교수는 미국 출국 3일 전에 전등사를 찾아 예불을 올렸다.또 다녀온 뒤인 지난 22일 새벽 4시에 전등사를 찾아 400배를 올렸다.이번 ‘쾌거’를 시작으로 현재 진행 중인 ‘5대 프로젝트’(소,돼지,애완동물,백두산 호랑이,줄기세포)의 성공적 연구를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연구팀원들의 건강을 빌었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19년 전 건강이 지독하게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절망적인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권유를 받았다.그는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강화도 마니산의 전등사를 찾아 108배의 예불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다. 생명의 존귀함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이후 매월 한차례씩 간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전등사를 꼭 찾는 버릇이 생겼다. 2년 전 2월 어느날 전등사에 갔을 때였다.참배를 끝내고 대웅전을 막 나오는데 한 스님이 다가와 황 교수가 아니냐고 불쑥 물었다.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스님은 (전등사의)주지스님이 황 교수에게 곡차를 한잔 대접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생명공학자와 득도한 주지스님과의 만남이 우연히 이루어졌다.‘19년째의 전등사행’ 가운데 유일하게 만난 사람이었다. 황 교수에게 연구철학의 바탕에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담겨 있지 않느냐고 불쑥 물었다.“아마,그렇게 봐도 맞을 것”이라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담긴 글을 접할 때 가장 감명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전등사행’이 시작되면서 내친김에 그는 ‘국선도’를 배우기 시작한다.깊은 명상과 호흡,스트레칭….연구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건강회복을 위해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곧 국선도에 빠져들었고 19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동네 대중목욕탕에 들른 뒤 5시면 어김없이 국선도장을 찾는다.그가 ‘국선도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릴적 가족 먹여살린 소에 보답하려 수의대 선택 그는 서울 논현동 35평 전세 아파트에서 전업주부인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요즘에는 군에서 막 제대한 아들이 합류해 한 식구가 더 늘었다.얼핏,35평 전세가 전 재산이라는 말에 세계적 업적을 남기려면 생활도 풍족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돌아오는 답변이 의외였다.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국가에서 봉급을 주고,또 아이들 교육까지 시켜주는데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풍요 속에 나태가 오는 법이며 가용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연구비 없어 연구 못하는 그런 시대는 아니란다.봉급이 얼마냐고 슬쩍 물었더니 “내가 관리 안 해서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다른 교수들의 말을 빌리면 대략 수당까지 합쳐 연봉 8000만원쯤으로 추정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충남 부여의 ‘깡촌’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6살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초등학교 시절 방과후 가족의 재산목록 1호이기도 했던 소에게 풀을 먹일 때마다 ‘장차 소를 연구해야지.’ 하고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가끔 너무 배가 고프면 ‘소를 잡아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어머니는 어린 황 교수를 볼 때마다 “너는 면사무소 서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소 3마리가 우리 식구를 먹여살렸지요.나중에 꼭 소에 대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는 대전고 3학년 때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의대 진학을 권유받았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대 수의학과에 입학했다. 이 때부터 그는 ‘소와의 춤’이 시작됐다.대학 시절 미팅 한번 하지 않았다.대신 도축장이나 가축병원에 드나들면서 소의 항문에 손을 집어넣어 장기를 만져 소의 상태를 진단하는 ‘직장검사’를 셀 수도 없이 했다.아마 국내에서 황 교수보다 직장검사를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소를 키우는 전국의 어지간한 농장 주인들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의 연구실과 집에는 농민들로부터 ‘우리 소가 아프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그때마다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소를 키우는 축산농가 사람들은 그런 황 교수를 보고 ‘정말로 쇠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일본 유학 중 연구비와 생활비가 모자랐을 때 결정적 고비를 넘기게 해준 이들도 그를 아끼는 농민이었다. ●‘이공계 기피’ 정부 안이하게 사회는 과도하게 우려 87년 일본에서 돌아온 그는 23명의 연구팀을 구성,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이후 최근 10년간 그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에 잇따라 성공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의 연구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인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의 영향도 컸다.안 교수는 평소 황 교수에게 “세포를 복제하는 방법만이 장기이식시 타인의 면역거부를 완전히 해결하는 길”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화제를 잠시 돌려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치유책을 물었다.그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너무 과장해서도 안되고 또 덮으려고 해서도 안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세계적 조류라고 할 수 있지요.기피현상을 ‘암’으로 비유하면 사회에서는 ‘4기암’으로,정부에서는 ‘1기암’으로 각각 바라보고 있습니다.저는 ‘3기암’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올해가 새로운 전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애정’이 있어야 모든 병이 빨리 완치되듯이 현재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국가든 사회든 ‘애정’이 절실할 때라고 강조했다.다행히 최근 분위기로 볼 때 기피현상이 상승의 변곡점에 있으며 5년 후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그는 치유책으로 ▲세제 ▲병역특례 ▲공직진출 등의 제도적 개선을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면서,과학기술의 진흥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5년쯤 뒤엔 노벨상도 해낼것” 황 교수는 미국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한 직후 ‘노벨상 감’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그러나 황 교수는 “우리가 지금 노벨상을 받을 때도 아니고 받아서도 안된다.”면서 “연구결과를 더욱 심화시켜 실용화할 수 있는 확인작업이 더욱 중요하다.바로 그것을 이룬 사람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연구팀의 실력으로 봐서 5∼10년 후 정도면 반드시 그런 성과를 이룩할 것으로 장담했다. 그는 또 “새로운 학문에 대해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추고 전세계의 추이를 파악하고 역량도 뛰어난 후배교수 서너명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지휘봉을 넘겨야 우리 연구팀이 다음 단계로 점프 업할 수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그 지휘봉을 이어받을 후배교수들 가운데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과학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황 교수는 갖고 있다. 앞으로 시급히 해야 할 과제에 대해 그는 “전세계에는 정말 이 순간에도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난치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들의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한민족의 얼로 상징되는 백두산호랑이를 복제하는 데 꼭 성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입각설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선정위원 명단과 관련,그는 “현재 전국의 13개 대학 184명의 분야별 연구진이 또다른 ‘세계 최초’의 개가를 올리기 위해 리더로 혼신의 힘을 쏟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12월 출생 ▲72년 대전고 졸 ▲77년 서울대 수의학과졸 ▲79년 동대학원 졸 ▲82년 서울대 수의학박사 ▲86∼97년 서울대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96∼97년 대한수의학회 학술위원장 ▲97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현) ▲99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자문위원(현) ▲2000년 일본수의학회 학술위원(현) ▲10년간 그가 이룩한 결과는 줄기세포 추출 외에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93년),슈퍼젖소(96년),복제젖소와 복제한우(99년),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2003년) 생산 등이다. 김문기자 km@˝
  • 취학아동 2~8%가 ‘주의력 결핍’

    학교생활,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적령기 어린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런 저런 준비로 바쁜 철이다.그러나 기대감의 이면에는 “학교생활을 잘 할까?”하는 막연한 걱정도 있다.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은 생활환경의 커다란 변화이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취학을 앞둔 아동의 건강상의 문제를 미리 점검하는 일은 다른 어떤 준비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습준비 유치원은 첫 집단생활이,초등학교는 본격적인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학습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가 적응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이런 점에서 정신지체나 학습장애 등 학습능력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질환을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지체는 IQ 70미만의 경우로,1% 정도의 아동이 여기에 해당된다.이들은 인지능력 발달이 늦으며 학습 수행도도 떨어진다.표준화된 지능평가로 진단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아동 수준에 맞춰 특수교육이나 특수학교를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가정에서 입학 전 선행학습이 이뤄져 경증의 정신지체아도 한글 읽고 쓰기같은 기본 학습에 익숙해 부모가 아동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학습장애란 지능은 정상수준이지만 듣기·읽기·쓰기·셈하기 등 학습에 기본이 되는 영역의 장애를 말하며,이런 경우 빠른 진단과 적절한 교정치료가 아이의 장래를 좌우한다. ●행동준비 적절한 신체 발달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기본 조건이다.선생님의 지시를 이행하거나 수업 집중,학교생활에서의 규칙 준수 등도 여기에 포함되는 능력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이는 취학 아동의 2∼8%가 해당되는 흔한 질병으로 집중력 저하,과다행동,충동성이 특징이다.주로 학교같은 구조화된 환경에서 많이 나타난다.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는가 하면 친구들과 충동적으로 다투기도 한다.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 ●사회적 준비 입학 전과 달리 입학 후에는 본격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때문에 처음 본 친구들과 잘 사귀거나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적응요소이다.이런 정서적,사회적 요소는 인성의 기본일 뿐 아니라 학업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등 평생을 통해 집 밖의 사회에 적응하는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 분리불안.새로 입학하는 아동의 3% 정도가 해당되며,학교를 싫어하거나 복통,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이런 어린이를 관찰해 보면 실은 학교가 싫다기보다 집이나 가족과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이런 아동은 학교를 보내지 않는 것보다 조금씩 학교에 있는 시간을 늘려가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언어발달 지체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우울증같은 감정 장애,또는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같은 가정사로 인한 스트레스,사회성 부족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이런 경우에는 미리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도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다. 사실,학교생활의 적응 여부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유치원이나 학교도 가정처럼 따뜻하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빠른 적응을 돕는 것이다. ■ 도움말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홍현주 교수.건양대병원 소아과 고경옥·소아정신과 박진균 교수. ■ 취학아동 능력 체크리스트 ●인지능력 자기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정확히 말할 수 있는가.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가.5∼10개의 단어를 받아 쓸 수 있는가.네모 칸에 글씨를 써 넣을 수 있는가.간단한 덧셈을 할 수 있는가. ●생활능력 숟가락,젓가락을 쓸 수 있는가.전화를 걸 수 있는가.신호등을 보고 혼자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는가.운동화 끈을 혼자 맬수 있는가.자동차 안전벨트를 혼자 맬 수 있는가.무슨 요일인지 알고 있는가. ●대인관계 능력 간단한 게임 규칙을 지킬 수 있는가.실수를 사과할 줄 아는가.낯선 사람에게 인사하고 자기를 소개할 수 있는가. ●대근육능력 한발로 껑충 뛰어 앞으로 나갈 수 있는가.4m 떨어진 거리에서 공을 받을 수 있는가. ●미세근육 능력 공책을 찢지 않고 지우개로 낙서를 지울 수 있는가.열쇠로 문을 열 수 있는가.세모를 그리거나 복잡한 모형을 가위로 오릴 수 있는가. 심재억기자 jeshim@˝
  • [기고] 1000만관객 시대,한국영화의 그늘/이효인 한국영상자료원장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한국의 극장가를 거의 완벽하게 장악했다고 한다.어림잡아 따지더라도 7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이다.한편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보관하고 있는 오래된 영화 필름들은 썩어가고(산화작용으로 인한 손상)있다.물론 온도와 습도를 맞춰서 보관하고 있지만,그래도 자연적인 손상은 일어나므로 그 필름들의 복사판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하지만 돈이 없다.시장의 문화상품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지만 박물관의 문화 유산은 문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부디 오해 마시길.이러한 대비를 통하여 최근 한국 영화계의 노력과 성장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시장이 몰락한다면 문화도,유산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실제로 몇 십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들이 시장에서 성공해야 불과 몇 천만원 혹은 몇 백만원으로 만들어지는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등도 활성화될 수 있다.또 영화산업의 성장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디지털 기술 개발에 일조할 뿐 아니라 여타 관련 문화산업의 유력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따라서 신생 산업이 성장할수록 보다 더 장기적인 안목과 집중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해방 직후 거의 맨손 상태에서 열정만으로 도전한 원로 영화인들의 노력,통속성만이 유일한 가치처럼 통용되던 험난했던 198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영화의 사회성과 예술성을 추구했던 소수 영화인들의 노력 없이는 오늘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더 직접적으로는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영화 기획자들의 마케팅 도입,영화 창작인들의 창작열과 기술 개발,그리고 영화계의 성장 가능성을 간파한 자본의 유입 등 10년 이상 진행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여기에 스크린쿼터제의 고수와 영화계 민주화를 위한 각종 법과 제도 개선의 효과,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의 영화 열기 조성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장 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출발일 뿐이다.시장의 변동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과거 1960년대에 한국영화가 호황을 누리고서도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던 기억을 상기해야 한다.영화산업이 성장할수록 영화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영화 관련 각종 시설과 장비를 완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및 정신적 가치로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도덕적’이어야 한다.투자와 제작 그리고 배급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한국의 메이저 시스템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독점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한 편의 영화가 스크린 300개 안팎을 차지하는 것 또한 결코 도덕적이라고 할 수 없다.다른 영화들의 개봉 기회조차 박탈하기 때문이다.스스로 성공을 자축하기에 바쁜 듯한 모습 또한 불편한 풍경이다.영화를 문화와 교육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의 차원에서 다루면서 노력해온 현재와 과거의 수많은 영화인들의 노력 또한 상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또 ‘한류’라는 말을 앞세우며 동남아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그러하다.문화는 기본적으로 ‘교류’하는 것이지 ‘장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혹시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 반대했던 까닭을 잊은 것은 아닐까 염려된다. 한국 영화계가 현재 모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약 10년쯤은 걸릴 것이라고 본다.그래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변수도 많고 영화계의 자기 자본 축적 또한 부실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영화계 발전의 진정한 토대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그것은 바로 한국 영화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이라는 것으로부터 생각의 단초를 풀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 안목과 문화적 가치,그리고 시장 윤리의 측면에서 책임감과 세련미,한발짝 더 나아가 도덕성까지 갖춰야 할 것이다. 이효인 한국영상자료원장˝
  • [문화마당] 말의 위험과 위엄

    말을 가장 잘 다룰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들이 바로 시인들이다.그래서 사람들은 최상급의 시인을 두고 ‘언어의 연금술사’니 ‘부족 방언의 요술사’니 하는 애칭을 붙여왔던 것이다.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말에 대하여 절망한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자신이 경험한 눈부신 시적 순간을,남루하고 불완전한 언어로 표현해야 할 때,그들은 말의 왜소함을 얼마나 절실하게 느꼈을까.하지만 그 절망을 불가피하게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시’이니,‘시’는 말하자면 언어에 대한 절망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역설적 양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나 석가모니도 언어에 절망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들은 생전에 단 한 줄의 글도 세상에 남기지 않았으며,그들의 언어는 오직 제자들의 기억과 후술(後述)의 형식으로 전승되었다. 천국의 비밀을 알려달라는 제자들에게 시종일관 비유로 가르친 예수나 불립문자(不立文字)의 경지만이 진리를 예시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남긴 석가의 언어관은,그 어떤 진리도 말로는 표현될수 없다는 생각에 토대를 둔 것이다.오래 전부터 중국에서도 ‘도를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라고 하여 진리의 완전성과 언어의 불완전성을 대비적으로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언어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런저런 사례들은,역설적으로 언어의 적절하고 창조적인 사용에 대해 재차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다.말하자면 적절하고 창조적인 언어를 통한 세계 인식과 자기 표현이야말로,언어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의 사회성을 효율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것이다. 집권 첫 해를 보낸 노무현 대통령.한 해 내내 그의 ‘언어’를 둘러싼 여러 반응들이 이어졌다.대개는 거침없는 직설적 언어와 부적절한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모든 말에는 말을 가능케 하는 상황과 전체 맥락이 있는데,일부 언론에서는 그 말의 맥락은 도외시한 채 특정 표현이 갖는 위화감만 강조하기도 하였다.하지만 우리는 노 대통령 스스로 말의 위엄을 방기한 측면이 훨씬 강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말은 반대 세력의 집요한공격의 대상이 되었고,국민들에게는 불안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많은 국민들은 최고 집권자의 언어로는 부적절하다면서 실망감을 표현하였고,심지어는 언어의 부적절함을 국정수행 능력의 부족으로 등가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말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그것은 쿠데타도 아니고 반대 세력을 감옥에 집어넣는 초법적 권위를 누리지도 않는다.말은 그저 스스로 위험과 위엄을 동시에 갖는 상징 권력일 뿐이다.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말은 필연적으로 오해를 낳게 마련이고 스스로 적절성을 지키지 않으면 희화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말의 이러한 불가피한 속성을 노 대통령이 인지하고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은,꼭 필자가 언어에 관한 보수주의라서가 아닐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도 그동안 편하게 보이려고 해서 생긴 현상이고 앞으로는 좀 더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새해에는 그의 말이 가지는 특유의 진솔성과 대통령이라는 공인이 지니는 위엄이 균형을 이루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럴 때 말이 가지는 위험은 줄어들고 위엄(위엄과 권위주의는 다르다!)은 지켜질 것이다.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
  • 性 쉬쉬할수록 꼬이고 양지로 나오면 활력소 / 스티븐 벡텔·로렌스 로이 스테인스共著 ‘성의학 사전’

    문제는 우리가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전통적인 윤리관의 문제이기도 하고,그런 윤리관에 속박돼 살아오는 동안 체질화된 관행이기도 하다.그러나 아무리 쉬쉬하고 감춰도 성문제는 결코 은폐할 수 없고,은닉되지도 않는다.오히려 그 금기적 통제와 은밀함이 수많은 왜곡을 낳지 않았는가? 지금,성의 문제는 결코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 차원의 논의가 아니다.해마다 수십만 건의 강간사건이 발생하고,아동 성폭력은 끊일 줄 모르며 사이버 온라인을 파이프라인 삼아 포르노 산업은 번창하고 있다.모두가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들이다.그러면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해답은 간단하다.먼저,수천년 동안 음지에서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거듭해 온 퇴폐와 문란의 성,그리고 그런 문화를 배태한 기만적 윤리의식을 이제는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부모와 자식,남편과 아내가 부담없이 성문제를 말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밝은 곳에서 풀어낸 답은 음지의 그것과 달리 음탕하거나 눅눅하지 않다.왜냐하면 그것은 바른 답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양지의 성담론을 가능하게 하는 텍스트가 사회적 공기(公器)로 제공되어야 한다.이런 점에서 미국의 의학 프리랜서 스티븐 벡텔과 로렌스 로이 스테인스가 공동집필한 새 책 ‘성의학사전’(도서출판 이채)은 눈여겨 볼만 하다.번역은 이화여대 의대를 같은 해 졸업한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전공의 정진희, 이화의료원 동대문병원 전공의 장혜정,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전공의 조희정씨가 맡았다.3명의 여성 전공의가 번역,출간한 ‘남성 성지식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책은 남성의 입장에서 기술됐지만 매춘,성추행,일부일처제,개방결혼 등 사회성 강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학텍스트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르다.오히려 성문화의 개방을 전제로 한 생산적 담론의 집적이라는 관점이 더 옳을 것이다. 예컨대,잠복기가 최고 40년에 이르는 매독은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죄값을 치른다.’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성병이지만 그 병증을 알고 심각성을 우려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현대 의학에의 막연한 신뢰인지는 모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독을 흔한 성병쯤으로 간주하기 일쑤다.그러나 부모로부터 매독균이 감염된 태아의 40%는 죽는다.치사율 7∼8%의 사스 때문에 공포에 떨었던 인류를 새삼 전율케 하는 사망률이 아닐 수 없다. 사실,현대 의학으로도 후기에 접어든 매독은 완치할 수 없다.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전설적인 마피아 보스였던 알 카포네와 히틀러,빈센트 반 고흐,베토벤과 콜럼버스,나폴레옹과 고갱 그리고 보들레르와 무솔리니….이들 모두 매독이라는 질병에 노후가 망가진 사람들이다.책은 이런 매독의 병증과 치료법 등을 관련 소사(小史)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전’이라는 책 제목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남녀의 신체 특성과 ‘좋은 건강,좋은 섹스’,‘보다 나은 섹스를 위한 테크닉’,‘사랑을 위한 준비’ 등 성을 둘러싼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각종 성병과 성 관련 질환,그리고 나와 우리의 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주제의 글을 실어 사전의 답답함을 벗겨냈다. “그래도 성은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해.”라고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어록이 도움이 될까.“섹스는 영혼을 재생시키기 위한 9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미국 작가 헨리 밀러) “섹슈얼리티에 대한 경멸은 삶에 대한 범죄이다.”(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송두율 파문 /宋교수가 던진 ‘경계인’

    경계인이란 송두율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듯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 소통을 매개하는 ‘보더라이너(borderliner)'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사회학에서 많이 쓰이는 ‘마지널 맨(marginal man)’은 성격이 다른 두 문화에 속해 어느 쪽에도 충분히 동화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유럽 사회학계에선 독일의 유태인처럼 사회에 속해 있으면서도 중심 사회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을,미국 사회학에선 백인 앵글로색슨계 신교도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을 통칭한다. 우리말로는 보통 주변인,한계인,경계인으로 번역된다.우리 학계에도 60년대 중반 이같은 유럽과 미국학계의 경계성과 주변성을 중심으로 한 경계인의 논의가 시작됐으나 군사정권 하의 철저한 감시로 인해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송 교수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도 밖의 세계와 같은 속도를 맞추기 위해 동시성을 추구하는 남한과,주체라는 비동시성을 강조하는 북한과의 간극을 메우는 중재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교수가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행적 등을 볼 때 어느 사회에도 깊숙이 속하지 않는다는 개념의 경계인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과,송 교수의 말대로 주체적인 체제 선택이 없었다는 점에서 경계인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김귀옥 교수는 “우리 사회는 냉전시대의 흑백논리에 오랫동안 지배되고 강요당했던 만큼 제3자적인 경계인의 개념에 익숙지 않지만 송 교수는 좌우를 떠난 자유로운 이념으로 ‘탈민족’을 주장해왔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경계인이라는 표현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신대 철학과 윤평중 교수는 “주변인은 제대로 된 사회성원으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함의가 담긴 반면,경계인은 어떤 당위를 위해 싸워나간다는 뜻이 담긴 전투적이고 적극적인 개념을 갖는다.”며 “송 교수는 경계인이라는 말을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의미로 쓴 것 같지만 자신의 실존적인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일종의 둔사(遁辭)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김성호기자 kimus@
  •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어린이/ 툭하면 폭력… 부시럭 부시럭… 우당탕탕… 우리애가 좀 유별나긴 한데…그냥 뒀다간 비행청소년

    아이들 때문에 속 끓이는 부모들이 많다.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주의한 행동으로 이런저런 사고를 저지르기 일쑤다.감정 표현이 지나쳐 친구들과 자주 마찰을 빚는가 하면 폭력적인 행동으로 걱정을 사기도 한다.이른바 정신과에서 말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이다.부모들이 지나치게 개입하면 표나게 위축되거나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 같고,방치하자니 비행청소년으로 자랄까 걱정이다.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례 맞벌이 주부 강현숙(38)씨는 최근 학교를 찾았다가 큰 애(남·13) 담임교사로부터 “친구들과 자주 다투며 갈수록 다투는 양상이 폭력적입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교사로부터 ‘심각한 편’이라는 말까지 들은 강씨는 애한테서 “학교 다니기 싫다.”는 말을 듣고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중학교 2학년짜리 아들을 둔 박용규(40)씨는 최근 한 대학병원 정신과를 찾았다.초등학교 때부터 집중력이 산만해 성적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억지로 책상에 앉혀봤지만 10분을 못넘겼다.야단도 치고달래기도 했으나 그 때 뿐이었다.학교에서 다른 애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지경이라는 말에 더 늦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 치료를 택한 것이다. 왕경훈(35)씨는 자꾸 남의 물건을 훔치는 딸(9)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유치원 때부터 다른 애가 탐나는 물건을 갖고 있으면 곧잘 훔쳐오곤 해 야단을 쳤지만 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최근에는 동네 문방구에서 10여장의 스티커를 훔치다 들켜 백배사죄하는 수모도 겪었다. ●실태 ADHD 증상을 보이는 아동의 부모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는 생각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전문가들은 “ADHD는 전문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의 한 유형”이라고 지적한다.방치할 경우 우울,불안감 등으로 학업 및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기는가 하면 비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와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연구팀이 지난 5월 전국의 남녀 청소년 1022명과 보호관찰소에 입소중인 14∼20세의 범법 청소년 2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반 청소년의 7.4%,비행 청소년의 19.0%가 ADHD로 간주되는 문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 증상을 보인 비행청소년이 일반청소년에 비해 폭력적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ADHD증상을 보인 청소년의 경우 48.3%가 강도 폭력 성폭행 등 폭력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반면,ADHD증상을 보이지 않은 비행청소년은 36.6%만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ADHD증상을 가진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충동성,공격성과 반사회적 행동성향이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양방 아직까지는 대부분 약물치료에 의존하고 있다.간혹 비타민을 투여하거나 다이어트로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얘기가 있으나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아니다.약물로는 각성제인 메틸 페니데이트를 많이 사용한다.집중력을 개선하고 과잉행동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으나 식욕부진,두통,복통 등의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감독이 필요하다.이와 함께 사회성을 배양하고 환경 적응성을 높이는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상당한 증상 개선을 보인다.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홍성도 과장은 “적절한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는 있으나 완치라는 개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치료를 통해 향상된 사회성과 집중력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방 한방에서는 간장과 심장에 열이찬 결과로 보고 열을 내리는 시호,치자,연자육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용골,모려,막힌 기를 소통시키는 향부자,지각,길경 등을 처방한다.석창포,원지로 막힌 신경 통로를 열어 정신을 맑게 하며,백복신을 이용해 정신력을 강화시킨다.산조인,용안육,오미자도 산만한 정신을 가라앉히고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증상이 가벼운 경우 2∼6주 정도면 호전되나 자폐증 혹은 학습장애로 발전된 경우에는 치료기간이 길다. ●원인과 예방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 외에 출산때 뇌에 충격을 받았거나 임신부의 음주와 흡연,약물 복용 등이 원인일 것이라는 소견을 제시하는 정도다.딱 부러지는 예방법도 제시하기 어렵다.그런 만큼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ADHD장애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증상을 보이는데,가정에서는 이를 한번에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중요한 문제만 다루고 사소한 부분은 문제삼지 않는 것도 아이들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위축을 피하는 방법이다.학교에서도 이런 아이를 배제,배척하기보다 가능한 한 앞자리에 앉혀 학습 동기를 갖도록 하는 등의 배려가 중요하다.홍 과장은 “최근 들어 소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환자의 절반 가량이 ADHD증상을 가졌을만큼 발생률이 높다.”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비행청소년으로의 일탈을 막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도움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이세용 박사,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김지혜·홍성도 박사,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체크리스트 각 항목에 해당하는 행동이 없으면 0점,약간 있으면 1점,상당히 심하면 2점,아주 심하면 3점을 줘 총점이 15점을 넘으면 ADHD를 의심해야 한다. 1.차분하지 못하고 너무 활동적이다. 2.쉽사리 흥분하고 충동적이다. 3.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 4.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집중시간이 짧다.) 5.늘 안절부절 못한다. 6.주의력이 없거나 쉽게 분산된다. 7.요구하는 것을 금방 들어줘야 한다. 8.자주,또 쉽게 울어버린다. 9.금방 기분이 확 변한다. 10.감정이 격하기 쉽고,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 오피니언 중계석/한국의 북스타트운동 소개

    ‘아가에게 책을,미래에 희망을’이라는 주제의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이 북스타트한국위원회(대표 도정일)주최로 22일 영국과 일본의 북스타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북스타트 운동은 1992년 영국에서 시작된 뒤 일본과 호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생후 6∼7개월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연구의 목적은 책을 매개로 영아와 부모의 상호 작용이 향상되는지,영아의 발달과 책읽는 사회분위기 확산 등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북스타트한국위원회 서해성 사무처장의 ‘사회적 모성을 위한 시작’과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한국의 북스타트 시범운동 효과에 관한 연구’를 소개한다. 한국사회는 파시즘의 오랜 지배와 이에 결탁한 거대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공공의 영역,즉 퍼블릭의 부재가 심화돼 시민사회의 형성이 어려웠다.따라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회·문화적 프로그램과 제도의 빈약한 상태가 지속되었다.그럼에도 일제 강점기,광복 후 이오덕·권정생 등 어린이의 세계를 온전히 형성시키고자 활동을 해온 분들의 노력은 눈물겨운 것이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부의 세습이 문화·교양·지식·정보·학력의 세습으로 이어지고 있다.비유컨대 ‘젖배 곯는 아이’는 거의 없어졌으나 ‘책배 곯는 아이’는 여전하거나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북스타트 운동은 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빈부,동서,민족분단,디지털을 비롯한 기계문명에 대한 경도,극단적 사교육 열풍 등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비이성적 낡은 이념의 지형이자 시장중심의 가치형성을 넘어서는 ‘사회적 선’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다분히 모성적인 이 프로그램의 지향과 활동 방향은 사회를 따뜻하게 감싸고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는 듯하다.한국사회의 개개인은 그동안 좌우 또는 동서 문제를 선택하도록 요구받았으나 북스타트는 그보다 더 근본에 관한 고민에서 출발하는 동시에 선택을 뛰어넘는 대목이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지렛대와 지혜가 되지 않는가 싶다. 지난 4월부터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한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생후 6∼7개월의 영아 152명과 부모,이에 참여하지 않은 D구의 영아 29명과 부모를 3개월동안 비교한 결과,책을 읽어준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인지와 언어 발달이 빠르고 사회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40개 항목 가운데 30개의 항목에서 북스타트 참여 영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고 3개월의 단기간이어서 효과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지만,영아기 때부터 책을 접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며,청소년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장기 연구가 요구된다. 아울러 ‘사회적 모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지방자치단체가 문화정책과 집행에 할애하는 재정 비율은 결코 높지 않다는 점이다.그래서 북스타트가 문화재정을 분산해서 사용토록 할까봐 우려하고 있는 형편이다.따라서 지자체 책임자와 공무원 등에게 교육을 포함한 북스타트에 관한 인식을 넓히는 일이 시급하다.재정 부담이늘어난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연구와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한국에는 430여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으나 영아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세번째,북스타트가 문화적 수혜를 균등하게 누리게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음에도 맞벌이 부부나 중산층 중심의 활동이 됨으로써 오히려 빈곤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북스타트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활동가가 실질적으로 전무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게 한다. 북스타트 운동은 전인적 인간을 위한 문화적 정서 함양,육아 스트레스 해소,독서시장 형성과 인문학적 사회분위기 형성,디지털의 비인간적 문명과 살인적인 조기 교육으로부터의 해방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비록 제약은 많지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영역인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2학기 수시모집 대학별 가이드 / 동국대학교

    동국대(www.dongguk.ac.kr)는 일반우수자와 교과영역 성적우수자,기초학문육성 전형 등을 실시한다.일반우수자 전형은 1단계로 학력평가 논술고사를 실시한 뒤 2단계로 1단계 성적 50%와 학생부 40%,면접 10%를 반영한다.연극영상학부 중 연극전공에서는 1단계에서 기초실기고사와 구술고사를 절반씩,2단계에서 종합실기고사 50%,학생부 50%를 적용한다. 교과영역성적 우수자 전형과 기초학문육성 전형은 경주캠퍼스에서만 실시된다.교과영역성적 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를,2단계에서 학생부 90%와 면접 10%를 반영한다. 기초학문육성 전형은 단계별 전형없이 학생부 90%와 면접 10%만을 활용한다. 논술고사는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며 고교 교과서와 교양 서적,고전을 바탕으로 2∼3개의 제시문이 주어진다.200∼300자 안팎의 단답형과 제시문에 나타난 관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관점을 1000자(자연계는 500자) 안팎으로 쓰는 장문(長文)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출제된다.시간은 120분이다. 문제 이해도와 문제해결력,논리전개력,표현력 등이 평가의 초점이며,상투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감점의 요인이 된다. 면접·구술고사는 2명 이상의 면접관과 개별적으로 실시되는 개별면접 형태로 치러진다. 학업수학능력은 인문계와 자연계 등 두 가지로 구분,질문을 받게 되며 추가질문에도 대비해야 한다.인성·사회성은 지원자가 미리 작성한 면접 카드를 참고로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7) 김우창 -격변기, 지성의 의미와 역할

    “유럽에서 도시공사를 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 역사적인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거예요.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역사적인 유물을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으로 봅니다.엄밀히 보면 그게 아니죠.사람은 자기 사는 환경을 똑같이 유지하고 싶은 거예요.본능적으로.왜 고향이 좋겠어요? 같은 사람,같은 환경,이런 거죠.안정된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좋은 건 고칠 필요가 없어요.그러니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은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보수니 하는데 나는 그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통 모르겠습니다.막 뜯어고치는 걸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죠.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개혁파도 막 뜯어고치기만 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보수파도 나쁜 거 다 그대로 두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참 이해하기 어려워요.사람이 깊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야기해야죠.” 선생께서 인터뷰를 평창동 무슨 호텔 커피숍에서 하자시기에 평창동도 그렇고 호텔도 그렇고 모두 상류층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말인지라 약간 의외라는 생각으로 호텔을 물어 찾아갔다. 그랬더니 호텔이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한적하다.어떻게 보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어쩐지 호텔 이름이 생소하더라,했다.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은 선생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나와 녹취를 맡아준 작가 김신우,사진을 맡아준 작가 김상영씨뿐이다. 약속시간인 오전 10시를 약간 넘기면서 김우창 선생이 호텔 로비로 들어오시는데 잠시 산책 나온 듯한 간편한 차림이다.나는 선생께 세상을 보는 눈과 지성의 가치를 묻고 싶었던 참이다.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금방 쉽게 여쭈어볼 수만은 없다.나는 근일의 화제로,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이 자살했던 사건을 들어 선생의 견해를 물었다.선생은 정몽헌 회장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그와 같은 사회의 지도층이 죽음을 선택할 만큼 우리 사회가 어지럽고 고통스러운 상태임을 강조했다. ●확고한 정책의 두 의미 “오늘의 난맥상은 어디에 원인이 있는 건지요?” “변화란 건 괴로운 거지요.한국사회는 지난 150년 동안 줄곧 변화를 겪어왔습니다.최근에도 급격한 변화에 따른 고통을 맛보고 있는 셈입니다.그런데 변화에서 오는고통과 혼란이 심할수록 정부의 정책이 중요합니다.시민들이,노동자들이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이 확고하지 못합니다. 확고하다는 건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하나는 소신대로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소신이 국민의 단합을 가져오는 쪽으로 집중된 소신이어야 한다는 거지요.이상한 고집과 소신으로 일관하면 갈등과 혼란은 더 심해집니다.현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정책상의 결핍이라고 생각해요.정부가 보여주지 못한 게 확실한 입장이죠.길을 가기 전에는 이 길이 있고 저 길이 있다,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길을 가기 시작한 다음에는 나는 이 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 그 길로 가야죠.그걸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중도에 탈락할 거고,또 민주주의 제도가 좋은 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새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그런데 길을 가기 시작한 사람이 이 길도 있고 저 길도 있다는 식으로 갈피를 못 잡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정신이 없고 따라가는 사람도 정신이 없는 거죠.” 선생이 바라보는 정부는 꽤나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곳이다.이 대목에서 선생은 보다 주제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하다. ●너는 죽어라 나는 안 죽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제를 한쪽으로 치우쳐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특히 삶을 ‘집단적 사생활’로 생각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집단이라는 건 늘 개인을 통한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개인도 집단을 통해서 정의되어야 하고.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민족을 위해서 개인이 죽으라고 해도 안 되고 개인만 살고 민족은 죽어도 좋다고 해도 안 됩니다.‘집단적 사생활’을 중요시하면서 그것이 사실은 위선자들의 구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우리 집단을 위해서 너 죽어라’할 때는 ‘너는 죽어라,나는 안 죽겠다’하는 의도가 다분하거든요.요즘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보수,개혁이 많지 않습니까?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생전 모르겠습니다.무엇에 관해서 보수적이고 무엇에 관해서 개혁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없고 그냥 보수다,개혁이다 하는 거지요.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그냥 보수,개혁 같은 큰 카테고리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요.구체적인 이슈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구체성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자기와 다르면 무조건 보수다,진보다,이렇게 이야기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합니다.” 나는 이쯤에서 화제를 옮겨본다. “선생님을 만나 뵙기 위해서 1992년 ‘솔’ 출판사에서 내신 선집,‘심미적 이성의 탐구’를 일독했습니다.거기에는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 다시 게재되어 있었습니다.루시앙 골드만의 ‘비극적 세계관’이라는 것을 소개하신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자아의 진실과 세계의 허위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이 현실에 굽히고 들어가는 것 말고 생각할 수 있는 태도가 세 가지가 있다,첫째는 거짓된 지성을 버리고 세상 너머의 초월적 진실 속에 은폐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상을 뜯어고치기 위해 현실 속에서 행동하는 것이다.셋째는 현실과 진실이 건너뛸 수 없는 심연에 의해서 단절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을 때,그때 제3의 비극적인 태도가 나타나는데,그것은 진실의 관점에서는 세상을 완전히 거부하되,그러나 세상의 관점에서는 현실의 것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진실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세상밖에 서 있을 자리가 없음을 인정하는 자의 길이 바로 ‘비극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의 길이다…,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30년 전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으며 쓴 글인데 당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죠.유신이 선포되고 군사정권이 강화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사태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그런데 나이가 들고 시대가 바뀌면서 생각하면 모든 게 참 쓸모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또 마르크스주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마르크스는 100년 내지 15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을 보고 글을 썼습니다.그런데 사람이 지구 위에 사는 게 수십년이거든요.문명이라는 게 시작된 것도 1만년인데 너무 짧게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길게 봤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참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마르크스는 혁명적인 변화를 통해서 사회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짤막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나온 생각인 것 같습니다.이 세상이라는 건 우리가 간단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없는,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사람의 판단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이죠.그러나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지금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김지하 시인의 시집 ‘중심의 괴로움’에 해설을 붙이신 것을 보았습니다.그 글을 통해서 김지하 시인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김지하라는 하나의 현상을 지켜보는 선생님의 냉철한 태도였습니다.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성은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지성이란 일종의 현실과의 거리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요.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힘,다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또 한 사회에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모든 사람이 생활에 너무 각박하게 매달리는 게 좋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살인이 일어났을 때 가족이 그걸 직접 해결하려고 살인범을 잡고 복수를 하고 정의를 가려내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원시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죠.가족의 입장에서는 이해해줘야 하는 일이지만,그러나 그걸 직접적으로 당사자나 가족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문명사회죠.그러니까 어떤 거리를 갖는 객관성,사회성이 필요한 것이죠. 문명의 방법은 자기가 부닥친 문제를 거리를 갖고 생각하는 겁니다.사회 관습이 문명화되면 그 사회에 소속된 사람들도 그렇게 됩니다.자기 아이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기도 하는 일이 가능한 거죠.사회에 그런 습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습관이 안 길러진 사회일수록,강퍅한 사회일수록 그게 잘 안 됩니다.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모든 것을 당사자의 관점에서만 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를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당사자가 제안한 것,당사자가 설명하는 상황,이것이 최종적인 현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죠.바로 지성이라는 것은 거리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말하는 거죠.참고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일반 사람들도 문제를 초연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심성을 가져야 하고 그 사회의 어떤 부분,지도자층에 있는 사람들도 그것이 필요합니다.그렇게 해서 그런 태도가 하나의 제도가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사회적 경향 가운데 하나는 이성이나 이지보다는 감각,육체,욕망의 차원을 중시하고 그것에 따라서 행동하거나 판단하려는 태도인 듯합니다.” ●아직 이성의 가치 신봉 “여러 문화적 풍조상 그걸 나무랄 수만은 없죠.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직접적으로 제공해주는 감각적인 세계를 무시하고 모든 걸 논리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버리면 생활이 무미건조해지고 재미가 없어집니다.그러나 동시에 복잡한 사회일수록 사람이 사회 속에 산다는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나하고 다른 사람 사이에 여러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거지요.그런데 그 경계선이라는 게 감각으로는 안 섭니다.합리적·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란 전체를 파악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그 전체 속에 구획을 만들어놓을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자유라는 것은 내 맘대로 살되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제한된 자유여야 합니다.내 맘대로 사는 것은 감각적인 자유죠.젊은 사람들이 감각적인 것만 좋아한다면 그 감각적 삶도 불가능하게 되는 혼란만 낳게 될 겁니다.칸트가 한 이야기가 있어요.사람이 서로 같은 걸 좋아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그러나 사회라는 게 그렇지가 않지요.일례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오스트리아의 황제가 있습니다.나는 참 이 땅을 좋아하고 이 산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그러니까 프랑스 황제가 우리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나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이렇게 되면 결국 어떻게 되겠습니까? 감각적인 것은 좋은 면이 있습니다.서로 통한다는 것은 좋은 거지요.그러나 감각은 이성이 제공해주는 구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나는 아직도 이성의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겠지요.” 선생의 말씀은 평범한 것 같은데도 세상을 오래 살면서 냉철하고도 차분한 생각을 가다듬어온 이력이 묻어난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께서 밖으로 나가시기에 배웅을 해드리려고 호텔 현관 쪽으로 따라 나섰다.자동차를 운전해 왔다면서 열쇠를 꺼내 바로 앞 주차장으로 가셨는데 어느 자동차인가 했더니 낯익기는 하지만 단종된 지가 벌써 오래인 차종이다. 차가 워낙 오래되어 그런지 엔진 소리도 낡아빠진 차답게 괴괴,요란스럽다.그런 차를 몰고 선생은 훌쩍 호텔을 떠나버렸다.나는 사진을 찍어주러 함께 온 김상영 씨에게 물었다.저게 뭔 차죠? 뭐긴,엑셀이지.그렇군요.선생의 소탈함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펴온가 김우창 전쟁 후의 어려운 시기에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간 1930년대생 가운데 문학 비평을 하는 사람이 둘 있다.하나는 1937년생 김우창이요,다른 하나는 1938년생 백낙청이다. 대개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이 그곳 장점에 취해 이곳을 폄하하기 일쑤인데 이 두 사람에게는그것이 없다.이곳이라는 ‘제3세계’ 현실로 돌아와 시대와 함께 사색과 고난의 길을 걸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들이다. 김우창,1937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니다 영문과로 옮겨 학교를 졸업하고는 멀리 미국의 코넬대와 하버드대에 유학했다.서울대학교 교수를 거쳐 고려대학교에 재직했으며 얼마 전에 정년을 맞았다. ‘궁핍한 시대의 시인’(1974),‘지상의 척도’(1981),‘시인의 보석’(1992) 등으로 이어진 김우창 비평은 군사정권 아래서 살아가는 지성인의 사색과 고뇌의 깊이,야만적인 세계를 견디는 지성의 힘을 보여주었다. 최근들어 펴낸 비평집 ‘정치와 삶의 세계’(2000)는 그의 사상이 현실적인 세계 속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 [나의 건강보감] 전설의 농구스타 신동파

    그는 한국 농구의 역사를 썼다.신동파(59·한국농구협회 부회장).한국 농구의 ‘황금 슈터’로,또 지도자로 그가 우리 농구계에 뿌린 씨앗은 실하고 여물었다.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말하면서 전능한 ‘신동(神童)’의 이미지를 함께 떠올리는지도 모른다.확실히 그는 일세를 드리블한 풍운아였다. 지난 67년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그가 이끄는 휘문고 농구팀은 맞수 경복고와의 마지막 일전에 나섰다.경기장은 서울운동장 옥외 테니스코트.종료 5초전 스코어는 69:70으로 한점을 뒤져 있었으나 공격권이 경복고에 있어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절체절명의 순간,경복의 공을 가로챈 휘문 선수는 약속처럼 그에게 패스했고 공은 종료를 알리는 딱총소리와 함께 그의 손을 떠났다.이른바 버저비터.이 슛 한방으로 휘문고는 전국체전 출전권을 땄으며 그는 열여덟의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그러나 이것은 ‘신동파 농구’의 시작에 불과했다. ●어릴적 꿈 야구선수…지금도 야구중계 즐겨 그로부터 2년여 뒤.무대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이었고 상대는 아시아를 주름잡던 필리핀.이 경기에서 그는 혼자 50점을 몰아넣으며 먹고 사는 일 팍팍했던 국민들의 가슴을 열광의 환호로 달궜다.최종 스코어는 95:86.그 덕분에 지금도 필리핀에만 가면 그는 ‘영웅’이고 ‘우상’이다. 이처럼 우리 농구의 역사를 일군 그였지만 사실 그의 꿈은 야구선수였다.지금도 농구보다 야구중계를 더 즐겨보는 야구광이다.어린 시절 서울 을지로4가 인근에서 생활했던 그는 청계천변 공터를 누비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휘문중 야구감독의 퇴짜 때문에 차선책으로 농구선수가 된 사연을 갖고 있다.“그땐 키만 멀쑥한 약골이었어요.그래선지 감독이 절더러 공부나 하라더라고요.야구부 퇴짜지요.그땐 정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었어요.그 뒤론 등하굣길에 야구장쪽으로 얼굴도 돌리지 않았지요.” 그로부터 두어달 후,그는 ‘단지 키가 좀 크다’는 이유만으로 농구감독의 눈에 띄어 농구인의 길로 들어섰다.“야구를 못하게 된 울분 때문에 미친듯 농구에 몰두했어요.농구는 안된다는 부모님 몰래였지요.그러다가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됐는데 그게 재밌어요.슛을 할 때 볼이 림의 그물을 스치는 소리가 너무나 짜릿하고 매력적인 거예요.나만 듣는 소리였는데,그 매력에 빠져 결국 농구에서 못벗어났지요.” 이것이 슈터 신동파의 전설이 시작되는 계기였다. 선수 시절 그는 볼이 림을 건드리지 않고 들어가는 이른바 ‘클린슛’으로 유명했다.중장거리 슈터의 클린슛 취향은,매사에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런 일화가 있다.선수시절 그는 각각 100개씩의 자유투와 점프슛을 연습삼아 시도한 적이 있었다.이중 자유투는 85번째,점프슛은 88번째에서 각각 한번씩의 실수를 했을 뿐이었다.주변에서는 ‘귀신’이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그는 성에 차지 않았다.“욕심은 있었지만 다시 시도하지는 않았어요.지나친 욕심이 심정의 동요를 초래하고,동요가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부모님이 물가 못가게 말려 수영 못배웠죠” 걸출한 스타로 평생을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살아온 그이지만 남모르는 비밀도있다.“사실은 아직 수영을 못해요.외아들 사고라도 날까봐 부모님께서 아예 물가엘 못가게 하셨거든요.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유명해지니까 못배우겠더라고요.키가 190㎝나 되는 내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면 사람들이 뭐라겠어요? 결국 못배웠는데,지금도 물이 제일 무서워요.” 대신 그는 산을 좋아한다.어느 정도인가 하면 아예 미니버스를 한대 장만해 정봉섭 중앙대 체육부장 등 등산멤버들과 짬만 나면 산을 오른다.이렇게 쌓은 등산 이력이 어언 15년.“산도 좋지만 새벽부터 멤버들과 함께 오가며 정을 나누는 재미,이거 말로 표현 못합니다.” ●1년전 골프 입문…“생각보다 재밌네요” 등산보다 더 오랜 그의 취미는 바둑.선수 시절부터 농구 말고 가장 즐긴 정신 청량제였다.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합숙훈련을 했던 태릉선수촌의 전신인 동숭동 선수촌 시절,여가문화라곤 없는 이곳에서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김영기(현 KBL총재)씨에게 9점을 깔고 둔 접바둑이 지금 아마4단 실력이다.그는 바둑이 농구나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남의 집 커보인다고무작정 들어가다 망하는 것도 그렇고,욕심만 내다가 실패하는 것도 그렇고….” 한때는 멀쩡한 산을 깎아 골프장 만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가 1년 전부터는 골프도 한다.선배에게 등떠밀려 골프채를 잡았고,박한 감독이 머리를 올려줬다.그 즈음 농구계에서는 “뭐,신동파가 골프를…”이라며 그의 전향(?)을 화제삼기도 했다.나이 예순 즈음의 일이니 늦바람이지만 “생각보다는 재밌다.”고 했다. 농구를 일컬어 “가장 큰 볼을 작은 구멍에 넣어야 하는,그래서 누구든 코트에 서면 스스로의 열정을 남김없이 태우고 마는 스피디하고,격렬하고,파워풀한 운동”이라는 그와의 담소는 유쾌했다.“선수로,지도자로 아쉬움없는 삶을 살았습니다.이젠 지금 하는 신문 기고·방송 해설일 성실하게 하면서 아마추어농구의 기반을 다지고 싶습니다.저변없는 프로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신동파씨가 말하는 농구건강론 “농구,힘든 경기예요.아마 달리면서 소변까지도 본다는 마라톤에 이어 전체 운동종목중 3위안에 들 정도로 힘든 경기가 아닐까요.” 사실,농구는 격렬한 운동이다.체중 75㎏의 선수를 기준으로 시간당 열량 소비량이 축구의 610.5㎉보다 많은 621㎉에 이른다. 경기중의 치열한 몸싸움은 물론 심판의 눈을 피해 가해지는 가격 등 반칙과 끊임없는 러닝,러닝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점프 등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숨돌릴 틈이 없다.그런 만큼 부상 위험도 크지만 신동파는 이를 ‘단점’이라기보다는 ‘감안해야 하는 점’이라고 싸안았다. 술이 화제에 오르자 그는 너털웃음부터 터뜨린다.“지금이야 프로시대라 분위기가 다르지만 우리 선수시절엔 종종 주량 대결도 벌이곤 했어요.축구대표팀과의 밤샘 맞대결에서 완승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당시 김호·김정남 등 동년배 축구 선수들로부터 ‘너흰 창자가 길어 술도 잘 먹는 모양’이라는 핀잔도 듣곤 했지만 다들 자기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선수시절의 72∼73㎏보다는 불었지만,여전히 호리호리한 85㎏의 체격에 가벼운 고혈압 증세 말고는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그에게 주량을 묻자 “반주삼아 소주 1병 정도 하고 2차로 양주 한 병에 맥주로 입가심 하는 수준”이라며 웃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스피드와 지구력,민첩성이 요구되는 농구는 정신적 긴장 해소는 물론 내장기관의 기능 강화와 체력 향상,판단력을 길러주고 팀워크를 통한 사회성 함양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심재억기자
  • [열린세상] 건강보험 자율 운영할 때다

    건강보험 통합은 많은 바람직한 제도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재정 통합을 전환점으로 이제 ‘저부담-저급여’ 구조가 갖는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면서 그 해결방안을 찾고,중장기 비전 제시를 하면서,국민의 지지를 얻는 제도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발전적 변화를 논하면서 우리 모두가 쉽게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그것은 건강보험 자체가 그 구조에 있어서 10년전의 건강보험과 크게 달라져 있다는 사실이다.10년 전에는 300여개의 단위보험조합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었다.300여개의 독립채산적인 조합들이 서비스 제공이나 보험료 징수에서 동일한 행동규범 속에서 움직일 수 있게 그들을 인도할 리더가 필요했으며 그 역할을 정부가 담당했다.즉,10년전 300여개의 조합 체제에서 정부의 리더십은 건강보험 운영의 거의 필수적인 전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구조가 이제 크게 달라졌다.조직 및 재정 통합으로 건강보험은 하나의 조합이 되었으며,1만여명의 종사원이 운영상 하나의 틀 속에서 움직이는 거대 조직이 되었다.종사자 만명의 조직이 건강보험의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하여는 운영의 틀이 10년 전 300여개 조합의 경우와는 많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네 건강보험의 운영 틀은 이러한 조직구조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건강보험 조직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리더십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초등학생에겐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제대로 된 성장에 필수적인 요건이다.그러나 세상 물정을 알고 혼자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청년에게 베푸는 부모의 세심한 배려는 많은 경우 청년의 사회성과 독립성,창의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부모의 그늘에서 곱게 자란 청년은 독립적으로 성장한 청년보다는 위기관리 능력이 크게 떨어져 사회의 낙오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30년의 노하우가 쌓여 있고,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청년형 거대 조직인 건강보험 체제도 똑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건강보험 운영과 관련한 정부의 감독과 관리는 필요하며 그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문제는 그 정도에 있다.현재와 같이 세부적인 사업에까지 예산 승인권을 행사하며 실질적인 간섭을 하는 것은 필요한 관리의 영역을 넘어선다고 판단된다.유연하게 현실에 대처하고 위기관리를 하면서,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경영관리는 건강보험공단이나 심사평가원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남기는 것이 건강보험제도,그 가입자인 국민,그리고 정부에도 실보다는 득이 크다. 건강보험 조직이 아직 철이 덜 들었고 그래서 철이 들 때까지 정부의 보호와 간섭은 보험 가입자인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고 정부는 주장할 수도 있다.그러나 엘리트 관료의 리더십에 의해 대한민국의 경제가 눈부신 초기 발전을 하였으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진 현재에는 미시경제 운용의 상당부문을 시장경제에 위임하고 있듯이 향후 건강보험의 중장기 발전은 건강보험의 자력과 책임경영에 맡겨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된다.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건강보험 전문가들이 내외부적으로 다수 있다고 생각한다. TV광고에서 자기 회사를 선택하라고 광고하는 한 투자전문회사의 광고문이 생각난다.자기회사는 투자철학을 갖고 있으며 경영의 독립성과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투자할 돈을 믿고 맡겨도 된다는 선전이다. 건강보험 체제가 자기 철학을 갖고 독립적인 경영을 통하여 안정적인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이제는 운영의 틀을 바꾸는 것이 건강보험발전의 대전제가 아닐까.조직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국민의 지지를 받은 건강보험제도의 거의 필수에 가까운 전제조건임을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양 봉 민 서울대 교수 보건경제학
  • 중앙박물관·국악원 교과연계 강좌 “과외보다 더 좋아요”

    “그거 과외수업 같은 건가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박물관에서 배우는 사회교과’를 운영하는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이런 문의전화가 종종 걸려온다.참여하면 사회성적이 오르냐는 것이다.그런데 교육이 모두 끝나고 나면 학부모들의 반응은 “과외보다 더 좋은 거네요.”하고 바뀌게 마련이다. ●초등생 학급별…교사·학부모 참여 사회교육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국립박물관과 국립국악원이 최근 초·중·고교의 교과 과정과 연계한 강좌를 속속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학생들의 흥미를 북돋우기도 하지만,무엇보다 교육열이 넘치는 학부모들에게는 눈이 뻔쩍 뜨이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학교성적을 위하여 이런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강좌에 참여하여 해당 과목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높이면 학교생활이 즐거워질 것이고,성적도 따라 오르지 않을까.자칫 게을러지기 쉬운 여름방학이라면 이런 강좌는 더욱 유용할 것이다. 교과 과정 연계 강좌의 선두주자는 국립민속박물관.올해 어린이박물관의 문을 열며 시작한 ‘…사회교과’는지난 4월16일부터 7월11일까지 모두 870여명을 참여시켰다.9월17일부터 12월19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올 2학기 교육을 실시한다. 학급 단위로 신청을 받아 교사와 원하는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다.하루 동안 강의와 전시실 관람,체험 등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고교과정은 당일 등록 무료강좌 올해 주제는 3∼4학년이 ‘우리 옷 바로알기’,5∼6학년은 ‘우리 옷이 만들어지기까지’.내년부터는 먹거리,집,상업발달사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올해 참가한 교사와 학부모,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다시 참여하겠다는 사람이 100%였다.참가비 3000원.(02)734-1341. 국립중앙박물관의 ‘박물관에서 배우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참여하면 진짜 국사 실력이 크게 늘지도 모르겠다.중앙박물관의 실력있는 학예연구원들이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국사 교과서 과정과 연계하여 설명한다. 중학생 대상 강좌는 새달 1일부터 14일까지 오전 10시부터 2시간,고교생 대상은 새달 7∼9일,14일,16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각각 사회교육관 강당에서 열린다. 중학과정은 선사시대에서부터 근·현대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고고학·미술사를 종합적으로 연계하여 설명하고,전시실을 찾아 실제로 관련 유물도 관람한다.고교과정은 각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교과중심으로 강의한다.무료강좌로 누구나 당일 등록하여 참여할 수 있다.(02)398-5081. ●국악 전문가 해설…취타·부채춤 관람도 국립국악원이 새달 18일부터 22일까지 오후 5시에 마련하는 ‘함께 불러요 우리소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국악 및 무용을 실제로 듣고 보는 자리이다.전문가들의 해설을 들으며 관현합주 ‘취타’와 궁중무용 ‘포구락’,판소리,산조,부채춤,사물놀이를 관람하고,우리노래 ‘너영나영’을 불러본다.5000원.(02)580-3043. 서동철기자 dcsuh@
  • 백자에 담긴 지식인들의 美의식/ 호림미술관 ‘조선백자명품전’

    조선백자가 세계 미술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엄청난 값에 팔리는 것은,이름없는 장인이 만들었지만 단순한 공예품이 아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조선백자에는 당대 지식인들이 지향했던 의식세계와 미의식이 그대로 녹아있다.그래서 해외 박물관들은 한국의 다른 미술품보다 조선백자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호림미술관에서 지난 11일 막을 연 ‘조선백자명품전-순백과 절제의 미’는,미술이 사회성을 바탕으로 했을 때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백자가,한 시대의 미의식이 낳은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전시에는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백자를 중심으로 서화와 목제품 등 300여점이 나와 있다.15세기 뚜껑달린 주전자(有蓋 白磁注子) 등 국보 3점과,같은 15세기 백자반합(사진·白磁飯盒) 등 보물 4점이 포함됐다.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대여받아 전시하고 있는 것은 조선백자의 성격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일 것이다. 조선백자가 고려청자와가장 다른 점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문방구가 많다는 점이다.과거를 치러 관직에 진출하든,산림으로 남아 추앙받든 학문의 연마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필통과 연적은 조선시대 양반에게는 밥그릇 이상의 필수품이었다. 성리학적 토대 위에 있던 양반들이 그릇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기능이었다.번다한 문양과 장식은 최대한 억제되었으며,모양도 안정성이 우선 고려됐다.화려한 청자에서 견고한 백자로 바뀌어간 이유였다. 그러나 17∼18세기에 들어 낙향한 양반들이 아취와 풍류를 즐기는 생활을 하면서 백자 역시 이런 체취를 풍긴다.그릇의 모양이 다양해지고,선비의 올곧음과 청초함을 상징하는 소나무·대나무·매화·국화·난초가 문양으로 각광을 받았다. 한편 관람객들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이 미술관을 찾으면 학예연구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다.9월30일까지.(02)858-3874. 서동철기자 dcsuh@
  • ‘마음’ 치료하는 텃밭 / 도봉, 정신장애인 재활 ‘부축’ 감자등 가꾸며 사회성 높여

    ‘정신장애인 재활치료는 땀 흘리는 노동으로’ 도봉구는 27일 오전 10시30분 쌍문1동 쌍문근린공원옆 텃밭에서 관내 정신장애인 모임인 ‘비둘기 회원’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감자 수확 행사를 갖는다. 비둘기 회원들은 지난 3월 100평 규모의 텃밭에 감자를 심고 매주 금용일 텃밭에서 땅 고르기,김매기,물주기,풀뽑기 등에 구슬땀을 쏟았다. 회원들은 이날 수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감자 50포대를 중증장애인 가정,홀로노인 등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구는 정신장애인들의 생활능력과 재활의지를 높이기 위해 시장보기,요리,음악치료 등과 함께 1999년부터 텃밭가꾸기 사업을 펼쳐왔다. 매년 감자,고구마,배추 등으로 작물을 달리하며 텃밭가꾸기에 참가해 온 회원들의 증세는 크게 호전됐다. 매달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가족들과 마찰이 심했던 A(27·여)씨는 텃밭가꾸기에 나선 뒤부터 사회성이 부쩍 좋아졌다.수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B(35·남)씨도 환청,자살충동 등이 사라져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다. 백경애 지역보건과장은 “햇빛을 즐기며노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줄기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의 사회 적응 능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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