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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러티브 리포트] 전남 신의도 염전마을 가보니…

    [내러티브 리포트] 전남 신의도 염전마을 가보니…

    지난 21일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로 알려진 전남 신안군 신의도. 소금 생산 개시일(28일)을 1주일 앞둔 시점인데도 척박한 소금밭에는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만 있었다. 이맘때쯤 염전 다지기 작업인 ‘로라질’에 한창이어야 할 염부(염전 인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초 불거진 ‘염전 노예’ 사건 이후 전남경찰청 ‘도서인권보호특별수사대’가 민간인권단체인 전남장애인인권센터와 신의도에 상주하며 염부들을 상대로 면담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부 염전주는 임금 체불 사실이 드러날까 봐 염부들을 섬 밖으로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도서인권보호특별수사대의 염부 면담 조사는 수십 년간 공공연하게 인권유린이 묵인된 이곳에서 최초로 이뤄지는 시도다. 수사대는 현재까지 신의도 내 염전 239개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30% 정도만 마친 상태다. 이날 면담이 이뤄진 염부 A(38)씨도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A씨는 서울 노원구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군대까지 다녀왔지만 오랜 노숙생활로 사회성이 매우 취약했다. 2011년 신의도에 들어온 A씨는 이듬해 염전 주인이 노환으로 숨지면서 서울로 올라갔다. 한 달간 일자리를 구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실패했다. 결국 전에 일했던 염전 주인의 친척 집 염전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지난달 염전 노예 사건이 불거진 이후 부랴부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근로계약서에는 A씨에게 염전철인 4~10월 매달 100만원씩을 지급한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염전철이 아닌 11~3월에도 박씨의 밭일과 소금을 옮겨 싣는 일을 도왔다고 증언했다. A씨는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었으며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해 어금니가 모두 빠진 상태였다. 지난 3년치 임금만 제대로 받았어도 치료할 수 있었을 터였다. 신의도에서 만난 염전주들은 면담조사에 대해 볼멘소리를 했다. “한 명당 면담이 5~6차례 이뤄지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염부들이 자진해서 염전을 떠났다”고 말했다. 수사대 측은 “대부분 지적장애가 있거나 오랜 노숙생활로 사회성이 떨어진 상태라 마음을 열려면 5~6차례 정도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전 노예 사건의 진원지로 질타를 받으면서 마을 주민들은 외지인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다.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인력난이 가중된 탓에 생계가 어렵다며 원망했다. 염전주 B(60·여)씨는 “염전 일은 일반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이라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직업소개소와 염전주의 관계에서 인력브로커들이 ‘갑’”이라고 말했다. 15년간 부모에게 물려받은 염전을 운영해 온 C(41)씨는 “구인광고를 통해 인력을 구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통해서라도 사람을 구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신의면사무소에서 만난 염전주협의회 박영호 회장은 “300명에 이르던 염부들 수가 70~80명으로 감소하는 등 섬 전체가 뒤숭숭하다”면서 “염전주의 인권 의식을 바로잡으려고 지난달에 이어 25일에도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안군의 본격적인 천일염 생산을 알리는 ‘채렴식’도 다음 달 15일로 미뤘다고 했다. 목포에는 염전주에게 노숙인이나 지적장애인들을 알선하는 직업소개소가 130여개나 있다. 이 중 70%는 무허가 직업소개소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본인이 어떤 경로로 신의도에 왔는지 기억하는 염부가 손에 꼽힐 정도라 장애인들을 알선한 직업소개소를 단속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지자체나 고용노동부가 장애인을 고용한 염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임금 체불, 인권유린 등을 단속해야 하는데 손을 놓고 있다”면서 “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한 평 남짓한 방에 재우면서 가혹행위나 임금을 체불한 염전주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안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초등생보다 못한 인성 ‘中2병’ 연구로 입증됐다

    초등생보다 못한 인성 ‘中2병’ 연구로 입증됐다

    로미오와 사랑에 빠졌을 때 줄리엣의 나이는 14살, 우리나라로 치면 ‘중2’였다. 부모 말도 안 듣고 사랑에 빠져 죽음마저 불사한 줄리엣을 가리켜 누군가는 ‘중2병 환자’라고도 했다. 중2병은 중학생들의 허세와 불안함이 공존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중2병은 나라님도 못 고친다’, ‘북한군이 못 내려오는 이유는 중2병 때문’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초·중·고교 가운데 중학 시절 정체성이 가장 불안하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정창우 서울대 사범대 교수 연구팀이 학교급별 ▲사회성 ▲정체성 ▲도덕성 등 인성 수준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때 가장 높았던 인성 수준이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모든 항목에서 급락했다가 고등학교에 가면 일정 부분 회복하는 ‘V’ 자 유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국내외 인성교육 덕목 중 중복되고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덕목을 뽑고 이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연구팀은 사회성, 정체성, 도덕성 등 3개 영역·4개 요인의 인성 수준 검사와 관련된 46개 문항을 수도권에 있는 초등학생 211명, 중학생 311명, 고등학생 289명에게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에서는 예절·효도 등을 나타내는 관습 도덕성이 5점 만점에 3.57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회성이 3.33점, 규칙 도덕성이 3.31점이었다. 자신에 대한 이해나 감정 및 자기 조절 능력을 포함한 정체성은 3.15점으로 가장 낮았다. 중학교에서는 관습 도덕성이 3.45점으로 가장 높았고 규칙 도덕성 3.19점, 사회성 3.17점, 정체성 2.97점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에서는 관습 도덕성이 3.50점으로 가장 높고 사회성이 3.27점, 규칙 도덕성이 3.22점이었다. 정체성은 2.99점이었다. 정 교수는 “이른바 ‘중2병’으로 통용되는 중학교 시기의 불안정성은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잘 반영한다”면서 “중학교 시절의 인성지수가 낮은 점을 고려해 인성교육 개선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자기 탐구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8월 교육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실시됐으며 교육부가 인성교육진흥법(가칭)을 만드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다음 달 초·중·고교생 4만 5000명을 대상으로 인성 수준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Bro 그런 남자 ‘가슴에 에어백 달고 눈밑에 애벌레’ 충격 가사.. 일베 인증까지

    Bro 그런 남자 ‘가슴에 에어백 달고 눈밑에 애벌레’ 충격 가사.. 일베 인증까지

    ‘Bro 그런 남자’ 신인가수 Bro(브로)의 신곡 ‘그런 남자’가 일부 여성들을 비하하는 가사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Bro는 ‘김치녀’에게 일침을 가한 곡 ‘그런 남자’의 음원을 공개했다. 김치녀란 데이트나 결혼 비용 등을 남자에게 의존하는 한국 여성을 일컫는 말로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를 중심으로 퍼졌다. 김치녀는 한국 여성이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연애를 원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Bro의 ‘그런 남자’는 가사에서 “잘생기진 않아도 네가 가끔 기대어 쉴 수 있게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너를 태워 바다로 쏘는 그런 남자, 키가 크고 재벌 2세는 아니지만 180은 되면서 연봉 6천인 남자”라며 여성들이 원하는 남자를 묘사했다. 또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 뭔가 애매한 남자들이 자꾸 꼬인다는 건 너도 애매하다는 얘기야” “왕자님을 원하면 사우디로 가라, 네 가슴에 에어백을 달고 눈 밑에 애벌레를 키워도 너는 공격적인 얼굴”이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Bro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신인가수로 일베 회원임을 자처했다. Bro는 “더치페이를 제안했다가 ‘쪼잔한 남자’가 되고 욕을 먹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여성 상위 시대에 남성을 대변하는 노래를 선보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Bro 그런 남자, 가사가 미쳤네”, “Bro 그런 남자, 여자가 다 그런 건 아닌데 너무 심한 듯”, “Bro 그런 남자, 여자로서 기분 나쁘다”, “Bro 그런 남자, 일부 여성 풍자일 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 Bro ‘그런 남자’ 뮤비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브로, 일베회원 가수 데뷔.. 가사 내용 보니 ‘충격’

    브로, 일베회원 가수 데뷔.. 가사 내용 보니 ‘충격’

    신인가수 브로의 ‘그런 남자’가 일부 여성들을 비하하는 가사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브로는 ‘김치녀’에게 일침을 가한 곡 ‘그런 남자’의 음원을 공개했다. 김치녀란 데이트나 결혼 비용 등을 남자에게 의존하는 한국 여성을 일컫는 말로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를 중심으로 퍼졌다. 김치녀는 한국 여성이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연애를 원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 남자’는 가사에서 “잘생기진 않아도 네가 가끔 기대어 쉴 수 있게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너를 태워 바다로 쏘는 그런 남자, 키가 크고 재벌 2세는 아니지만 180은 되면서 연봉 6천인 남자”라며 여성들이 원하는 남자를 묘사했다. 또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 뭔가 애매한 남자들이 자꾸 꼬인다는 건 너도 애매하다는 얘기야” “왕자님을 원하면 사우디로 가라, 네 가슴에 에어백을 달고 눈 밑에 애벌레를 키워도 너는 공격적인 얼굴”, “넌 그냥 별로야”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브로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신인가수로 일베 회원임을 자처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브로 ‘그런 남자’, 여성 비하 가사 경악..

    브로 ‘그런 남자’, 여성 비하 가사 경악..

    신인가수 브로의 ‘그런 남자’가 일부 여성들을 비하하는 가사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브로는 ‘김치녀’에게 일침을 가한 곡 ‘그런 남자’의 음원을 공개했다. 김치녀란 데이트나 결혼 비용 등을 남자에게 의존하는 한국 여성을 일컫는 말로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를 중심으로 퍼졌다. 김치녀는 한국 여성이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연애를 원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 남자’는 가사에서 “잘생기진 않아도 네가 가끔 기대어 쉴 수 있게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너를 태워 바다로 쏘는 그런 남자, 키가 크고 재벌 2세는 아니지만 180은 되면서 연봉 6천인 남자”라며 여성들이 원하는 남자를 묘사했다. 또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 뭔가 애매한 남자들이 자꾸 꼬인다는 건 너도 애매하다는 얘기야” “왕자님을 원하면 사우디로 가라, 네 가슴에 에어백을 달고 눈 밑에 애벌레를 키워도 너는 공격적인 얼굴”, “넌 그냥 별로야”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브로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신인가수로 일베 회원임을 자처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청각장애여성 지원 ‘볼륨을 높여요’

    청각장애여성 지원 ‘볼륨을 높여요’

    관악구는 다음 달부터 여성 청각장애인 대상 사회생활지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구는 대인 접촉 기회가 모자란 여성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 해마다 역량 강화 교육을 한다. 올해는 행복 찾기를 주제로 이들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5월 말까지 매주 월·목요일 구청 별관에서 10회에 걸쳐 특강을 한다. 7일 첫 강좌에는 장명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초대했다. 장애인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의 문제점과 사회 활동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자리다. 이 밖에도 ‘올바른 성, 아름다운 성 만들기’(김은주), ‘성폭력 피해 예방 및 대처 방안’(배복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서진원), ‘행복한 삶을 위한 정신 건강 세미나’(노재우), ‘웃으며 삽시다’(문경희), ‘장애를 넘어 희망으로’(박민서) 등 유명 강사들이 다양한 주제를 놓고 강연을 펼쳐 손님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강 뒤엔 경기 여주시에서 타인과의 교류, 소통을 배우는 농촌 현장 체험을 열어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다. 지난해 구는 ‘오감으로 느끼는 내 마음, 삶을 새롭게 바로보기’를 준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구 관계자는 “역량 강화 교육은 여성 청각장애인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으로, 장애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 주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늘향해 일제히 ‘물대포’ 쏘는 개미 포착

    하늘향해 일제히 ‘물대포’ 쏘는 개미 포착

    사회성 높은 곤충인 개미는 과연 어떻게 천적을 퇴치할까? 최근 영국 도싯 헤어햄숲에서 수많은 개미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재미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 속 주인공은 주로 영국과 유럽에 서식하는 우드랜드 개미(woodland ant)로 마치 일제히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는 듯한 모습이다. 개미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쏜 ‘물’은 다름아닌 포름산이다. 개미들이 쏘는 ‘포름산’은 시큼한 식초냄새가 나지만 인간에게 유해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천적인 딱따구리 같은 새들을 겁주기에 충분하는 것이 사진작가의 설명. 이 사진을 촬영한 야생전문 사진작가 폴 퀘글리아나(43)는 “손을 뻗어 둥지를 위협하면 개미들은 일제히 포름산을 쏜다” 면서 “개미들이 자신과 동족을 보호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둥지 근처에 트라이포드를 설치한 후 이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면서 “나 또한 포름산을 피하기 위해 이 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유아 교육, 유기농 동요, 12개월 아이 오감 자극하는 음악 도움

    영유아 교육, 유기농 동요, 12개월 아이 오감 자극하는 음악 도움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놀이는 학습과 연관된다. 아이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통해 신체, 인지, 정서 및 사회적 발달을 이루며 사소한 자극 하나도 특별하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생후 12~24개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무엇을 가지고 놀아주지?’라는 생각보단 ‘어떻게 놀아주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기는 오감자극에 민감한 아이들에게 청각자극을 통해 우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12~24개월 아기들은 옹알이를 시작하는 시기를 지나 단어로 의사를 표현하는데, 이때 좋은 음악을 들을 수록 아기의 두뇌 성장과 지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아이의 청각을 자극시킬 유기농 동요와 함께 말놀이, 오감각놀이, 음악놀이, 미술놀이, 몸놀이 등으로 발달에 맞는 재미있는 놀이들로 책에 담겨 출간된다. 신간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은 생후 12개월 아기의 언어, 인지, 신체, 정서, 사회성 등 성장 발달 상태를 고려한 오감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총 160여 가지의 기본 활동과 확장 활동을 책에 수록했다. 책에는 귀가 편안한 유기농 동요 12곡이 담겨 있다. 출판사인 리틀버디에 따르면, 전자신호를 합성해 만든 신사이저 음원으로 구성된 일반 동요CD가 조미료라면,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의 동요 연주는 유기농 음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유기농 동요는 바이올린, 클라리넷, 플루트 등 10여가지 이상의 어쿠스틱 악기와 목에 자극적이지 않은두성 발성을 한 동요 12곡으로 편곡 제작됐다. 어쿠스틱 악기가 만들어낸, 귀가 편안한 유기농 동요와 아이의 발달에 맞는 놀이를 제공함으로써 부모와 자녀간 애착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또 영유아기에는 엄마와 정서적인 교감으로 우뇌가 발달하며, 역동적인 신체활동으로 좌뇌의 교감도 활발히 일어나는데 이때 정서적인 교감을 ‘엄마놀이’, 역동적인 활동을 ‘아빠놀이’라고 부른다. 이 때부모는 두가지 놀이를 적절하게 조화해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간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이다. 리틀버디 관계자는 “유아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저자가 제안하는 놀이법을 통해 부모는 가장 좋은 놀이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기와 올바른 애착을 형성하고 싶은 부모, 아기와 노는 방법을 모르는 초보 부모, 아기와 잘 놀아주고 싶은 아빠들에게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을 추천했다. 한편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를 펴낸 리틀버디(www.littlebuddy.co.kr)는 아이와 부모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책과 스마트 TV, IPTV 등을 통해 다양한 영유아 교육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업체는 앞으로 가족중심의 다양한 놀이교육과 유아교육 구독 서비스 및 온 오프라인 서비스를 진행하며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할 예정이다. ■ 유기농 동요와 하루 10분, 베이비 홈스쿨링 임현희, 남승연, 조승윤 공동집필/리틀버디북스 펴냄/ (페이지수)168p/ (금액)15,000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소영 아들 사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유 “지켜주고 싶어서”

    고소영 아들 사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유 “지켜주고 싶어서”

    고소영 아들 사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유 “지켜주고 싶어서”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둘째 딸을 출산한 가운데 아들 사진이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소영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딸을 출산했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2010년 5월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고, 같은 해 10월 첫 아들 준혁 군을 출산했다. 고소영의 출산 소식 이후 첫째 아들 준혁 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들 준혁 군을 노출 시킨 적이 없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소영은 2012년 7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 “얼굴이 공개되면 분명 ‘누구의 아들이다’ 하면서 더 관심을 받을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변하는 게 싫다. 본인의 의사를 물어본 후 공개하고 싶다. 아직까지는 지켜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자랑은 잊지 않았다. 고소영은 “아들이 나를 더 많이 닮은 것 같다. 체격은 아빠 장동건을 닮았다. 아이가 사회성이 좋고 활동적이다. 콧대가 오똑하고 검은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청춘의 무덤? 청춘의 발전소!

    [커버스토리] 청춘의 무덤? 청춘의 발전소!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무대 앞으로 나오실 어머님 한 분 모시겠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1시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내 연무회관. 입소식을 1시간쯤 앞둔 이곳에는 예비 훈련병과 가족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아들 박영민(22)씨를 배웅하려고 경기 부천에서 온 어머니 이정순(50)씨는 군악대 반주에 맞춰 가수 윙크의 노래 ‘얼쑤’를 흥겹게 불렀다. 이씨는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슬프지 않다”면서 “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용기를 내 예비 장병과 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한때 ‘청춘의 무덤’으로 불렸던 육군훈련소(일명 ‘논산훈련소’)가 달라졌다. 머리를 파르라니 깎은 아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는 아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는 가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21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1951년 논산시 연무읍 일대에 ‘연무대’(鍊武臺)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창설 이후 62년간 800여만명이 거쳐갔다. 장병들의 패기는 여전하지만 입소식 분위기부터 예전과 사뭇 달랐다. 군악대가 예비 장병과 가족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군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현장에서 바로 상담해 줬다.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5주의 훈련 기간과 교육 과목은 예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올해부터 훈련병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경쟁방식을 도입했다. 과거에 각개전투를 해가 질 때까지 무한 반복했다면 지금은 6~7명씩 팀을 나눠 공통의 미션을 수행하게 한다. 목표를 가장 빨리 달성한 팀일수록 휴식, 전화 이용권, 매점(PX) 이용권 등의 ‘당근’을 받기 때문에 ‘함께’보단 ‘혼자’가 익숙한 신세대 훈련병의 참여와 사회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팀은 내무반 청소와 보충교육 등 벌칙을 받게 된다. 정훈교육 역시 ‘무찌르자 공산당’ 식의 주입식에서 벗어나 팀별로 안보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육군 관계자는 “경쟁에 익숙한 이들도 입대하면 굳이 나서서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팀 체제로 운영하면서 소속감을 부여해 자발적인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논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다문화 아이들 위한 특별한 ‘선행학습’

    강북구는 20일 국제결혼을 통해 탄생한 다문화 가족의 빠른 정착을 위한 ‘다문화가정 꿈동이 예비학교’를 개강한다고 밝혔다. 취학을 앞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제공되는 학교적응 프로그램이다. 기초학습은 물론 생활지도를 통해 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한 낯설음을 줄여준다. 읽기, 쓰기, 영어, 수학 등 초등학교 1학년 교과 과정에 맞춘 수준별 맞춤학습 형식으로 진행된다. 또 독서·생활·예절지도 등을 통해 아이들의 언어능력 향상, 사회성 발달, 올바른 인성 함양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월~금요일 오후 3~5시 수업이 진행된다. 지도교사는 지역 내 퇴직교사를 인력풀로 활용, 오랜 경험에서 나온 전문적 교육을 제공할 뿐 아니라 퇴직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꿈동이 예비학교는 송천동, 삼각산동, 수유1동, 수유2동, 인수동에 운영된다. 6~7세 아동으로 기존 학생은 재신청도 가능하다. 박겸수 구청장은 “주민들 역시 그들이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인식을 가지고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우리나라의 구성원으로 자긍심과 자신감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을 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클래식 배우고 심리 치료도… 동작구의 ‘음악 힐링’

    클래식 배우고 심리 치료도… 동작구의 ‘음악 힐링’

    엘시스테마는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재단이다. 전문 연주자를 육성하기 위한 곳은 아니다. 마약과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빈민층 아이들에게 총 대신 악기를 쥐어주며 밝은 세상으로 이끄는 곳이다. 엘시스테마가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 등 세계적 음악가를 배출한 것은 어찌보면 부차적인 효과다. 국내에서도 자치단체들이 엘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해 문화 복지 행정에 활용하고 있다. 동작구가 올해도 클래식 음악으로 어린이·청소년 ‘힐링’에 나선다. 저소득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음악 교육과 예술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뮤직테라피’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 함양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구는 2012년부터 뮤직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3월부터 내년 1월까지 바이올린, 클라리넷, 플루트, 첼로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악기를 골라 주 1회 연주 방법을 배우게 된다. 교습은 지역 내 음악 단체인 INT심포니 오케스트라, 소리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리틀 모차르트가 맡는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악기별 2~3명씩 짝을 지어 진행한다. 프로그램 수료를 앞두고는 그간 갈고 딱은 솜씨를 뽐내기 위한 연주회 무대가 꾸려진다. 음악 교습 외에도 음악치료사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강사로부터 매주 한 차례 악기를 이용한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참가자 70명은 21일까지 모집한다. 동작구 주민으로 전국 가구 월 평균소득 100% 이하 가정의 만 7~15세 자녀가 대상이다. 본인 부담금은 월 2만~4만원이다. 문충실 구청장은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쉽게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오세정 IBS원장 돌연 자진사퇴 왜?

    오세정 IBS원장 돌연 자진사퇴 왜?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이 임기를 2년여 남겨 둔 상태에서 돌연 자진 사퇴했다. 2011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재임 10개월 만에 IBS 원장으로 옮긴 데 이어 두 번째 중도 사퇴다. 다음 달 20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서울대 총장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19일 IBS에 따르면 오 원장은 지난 11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오 원장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후임 원장 선출 전까지 신희섭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이 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오 원장은 자료를 통해 “IBS가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발전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해 이제 본직인 학교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다음 달 새 학기에 복귀하면 서울대의 휴직 허용 관례 기간인 6개 학기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오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 동안 IBS가 연구비를 모두 독점한다는 비난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친 측면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일하 서울대 교수가 생물학연구정보센터 브릭 커뮤니티에서 “IBS라는 괴물 대형 프로젝트가 연구비 블랙홀이 돼 일반 연구자 연구비의 씨가 말라 간다”고 지적하며 제기된 논란이 부담스러웠다는 설명이다. 2010년 서울대 총장에 지원했다 낙마하기도 한 오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복귀할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마음 아픈 저소득층 아이들 강동구가 심리치료 나선다

    강동구가 다음 달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 상담과 관리를 강화하는 심리 지원 서비스 ‘마음 두드림’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주민 참여 예산 사업으로 서울시에 제의해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정서나 행동에 어려움을 지닌 아동과 청소년 중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한편 미술, 체육 수업을 통해 사회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상담 및 치료비 지원, 부모 교육 운영 등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 관계자는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일수록 가족 관계, 학교 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도 돌봄을 받지 못하기 일쑤”라며 “이번 사업으로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 교육부가 실시한 초·중·고교생 대상 전수 정신건강 검진 결과 700만명 중 37%인 260만명이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며 “성적 부담, 학교 폭력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동, 청소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구에서 실시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현황 및 방향성 연구’에 따르면 선별검사 참여자 중 ADHD 진단 추정자는 2009년 6.2%(5443명 중 337명), 2010년 4.28%(6161명 중 264명), 2011년 3.61% (2330명 중 84명)다. 이해식 구청장은 “추정 인원이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ADHD에 의한 우울증 등을 예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개, 사회성 발달에 Good…고양이는 도움 안돼”(美연구)

    “개, 사회성 발달에 Good…고양이는 도움 안돼”(美연구)

    애완견이 인간의 사회성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개가 사람들이 고립된 느낌을 덜 받도록 도와주며, 개와 함께 인간의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고양이나 도마뱀, 햄스터 등은 이러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존 카치오포는 최근 열린 미국과학진흥회 컨퍼런스에서 “개는 인간이 외로움을 덜 느끼도록 돕지만 고양이나 파충류 등의 애완동물은 이 같은 역할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유독 개만 인간에게 이런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과 함께 산책을 하는 유일한 애완동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감정적 교류가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인간과 개는 함께 운동하고 함께 이웃을 만나는데 익숙하며, 이 과정에서 고립감 또는 외로움이 떨쳐지고 사회성이 높아진다는 것. 영국의 반려동물 자선단체 ‘독스 트러스트’(Dogs Trust)의 대표인 크리스 로렌스도 “사람들은 개와 함께 산책할 때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안녕’(Hello)이라고 인사를 하지만, 개와 함께 있지 않을 때에는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면서 “햄스터 등 똑똑한 애완동물도 있지만 이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도 애완동물 중 특히 개가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이 건강하며, 이중에서도 특히 개를 키우는 사람의 심장은 더욱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날씨를 막론하고 개를 산책시키는데, 이 과정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강기훈 “22년 고통… 검사들 유감표명도 없어”

    강기훈 “22년 고통… 검사들 유감표명도 없어”

    “무죄 선고가 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유감 표시는 안 하는구나’였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서 대필 사건’으로 감옥에 간 지 22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는 강기훈(50)씨의 가슴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강씨는 13일 무죄가 선고된 서울고법 505호 법정에서 한마디의 사과조차 들을 수 없었다. 검찰은 오히려 재심 마지막 공판에서까지 과거의 수사가 옳았다며 강씨의 유죄를 주장했다. 무죄 선고 직후 변호인과 지인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법정엔 박수 소리가 가득했지만 강씨는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이날 “강씨의 자살방조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1894년 프랑스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필적 때문에 간첩으로 몰렸다가 결국 누명을 벗은 것처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주인공인 강씨도 오랜 싸움 끝에 마침내 오명을 벗은 것이다. 이 사건은 1991년 5월 8일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자살하자 검찰이 김씨의 동료였던 당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 강씨를 자살 방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결과 징역 3년이 확정돼 만기 출소한 강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에 따라 재심을 청구했고 2012년 10월 19일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유서의 필적이 강씨의 것과 동일하다고 본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국과수 감정인은 김씨가 정자체만 사용하는 것으로 속단하고 필적 감정의 일반원칙에 위배해 속필체인 유서와 정자체인 김씨의 필적을 단순 비교해 판단했다”면서 “감정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감정인은 거의 전적으로 혼자 감정을 주관했음에도 원심 법정에서 4명의 감정인이 공동으로 감정했다는 허위 증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991년 감정 당시 김씨의 유서와 필체가 같다고 감정된 김씨의 전민련 수첩이 조작된 것이었다는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30여쪽에 달하는 김씨 전민련 수첩의 전화번호 부분을 4~5시간 만에 여러 가지 필기구를 섞어 조작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첩의 찢긴 부분과 전화번호 부분 절취선이 서로 일치하지 않지만 조작된 것이라면 굳이 일치하지 않게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새롭게 등장한 증거들에 대한 필적 감정을 실시했다. 당시 국과수가 감정한 김씨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노트·낙서장은 김씨의 친구인 한모씨가 1997년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1991년 당시에는 감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자료였다. 이후 재심 과정에서도 검찰 측 신청으로 해당 증거에 대한 국과수 감정이 한번 더 실시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친 국과수 감정 결과 김씨의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이 유서의 필적과 일치한다는 감정을 받았다”면서 “관련 증인의 진술과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도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선고가 끝난 뒤 강씨와 그를 돕는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의 김상근 목사는 “‘저놈이 유서 대필자’라는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22년은 고통의 나날이었다”면서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고야 만다는 평범한 진리를 오늘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1991년 필적 감정을 한 감정인에게 한마디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는 “그는 자기가 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상상하지 못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 바로 그것”이라고 답했다. ‘악의 평범성’은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 속 악행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게 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강씨는 이어 “당시 검사들은 나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유감을 표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2년간의 싸움 끝에 간암까지 얻은 강씨가 정말 원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공교육 내실화 땐 건재… 공정 시비 못 풀면 위축

    입학사정관제, 공교육 내실화 땐 건재… 공정 시비 못 풀면 위축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이 추진되며 2015학년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말이 사라졌다. 간소화 정책은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 실기 등 4가지 전형 요소를 조합해 대학 전형방법을 구성하되 대학별로 수시에서는 4가지, 정시에서는 2가지 전형방법만 허용한 정책이다. 2007년 10개 대학에서 시범 시행한 뒤 지난해 125개 대학으로 확대될 정도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빠르게 뿌리내리게 한 원동력인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입학사정관’이란 말은 빠졌다. 교육부는 기존의 ‘대학의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지난해부터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확대, 개편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쪽으로 갈린다. 명칭이 사라진 것처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입학사정관 전형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과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입시뿐 아니라 대학별 인재양성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그동안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사교육 유발, 고 스펙 경쟁처럼 입학사정관 전형의 어두운 측면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병폐 수준의 성적 위주 서열화로 점철된 우리 대입 체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변화의 시작이 됐다는 호의적인 평가도 여전히 많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가 지난주 대전 유성호텔에서 개최한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입학사정관제 발전 방안 세미나’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앞날에 대한 논의가 총망라됐다. 이틀에 걸쳐 이뤄진 세미나 내용을 27일 지상 중계한다. 마치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세미나 참석자들은 당장 2015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건재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무봉 동국대 교수는 “대입전형 간소화 논의 속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 중심 평가제도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면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전형 내용과 운영이 전반적으로 변경돼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 학생부 종합전형 모집인원은 37만 9013명으로 전년 입학사정관 전형 인원보다 345명 늘었다. 총 정원 대비 모집비율 역시 2014학년도 13.0%에서 2015학년도 17.7%로 늘었다.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이 시행되면 입학사정관 전형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 양적인 측면에서는 빗나간 셈이다. 그렇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떤 형태로 운영될까. 김 교수는 대학 입학처장 및 실무책임자 29명, 입학사정관 73명, 고교 교사 125명 등 22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입학 실무자의 55.2%, 입학사정관의 42.5%, 교사의 52.0%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평가(50% 이상)하고 면접 평가를 일부 반영한 전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전형요소로 대학과 고교 측 모두 학생부 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세 집단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 비중에 대해 21~30%를 적정한 수준으로 꼽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살아남더라도 내용 측면에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박동훈 강원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용어가 사라지고 재정지원 방식이 달라지면서 대입전형 환경에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 따라 현 정부의 대입 제도에서 정부주도형 관리체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목표 속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틀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으로서 자기소개서 심사를 하며 이상하게 느낀 점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발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정규수업 활동이나 수업 과정에서 거의 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면서 “왜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것을 수업 시간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정규 수업이 아닌 동아리 활동이나 개별적인 발표와 토론 및 실험실습 등을 통해 익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학교에서 정규 수업이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고교교육 정상화의 올바른 방향이자 핵심”이라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고교교육 활동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평가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대입에서 국어·수학·영어 성취 수준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함에 따라 이 과목을 제외한 다른 과목이 파행 운영됐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국어·수학·영어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 대한 몰입도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종우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회장도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재생산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협의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입학사정관제와 진로 교육으로 인해 학교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새 정부 초기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고 입학사정관 제도의 정착에 긍정적인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착된다면 더 많은 입학사정관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입학사정관 전형 운영과정에서 제기된 사교육 유발, 합격 예측 가능성 저하, 공정성 시비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희건 경희대 선임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의 정형화를 거론하며,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사정관은 “우리나라 고교 현실에서 본인만의 차별화된 활동과 경험을 쌓는 건 녹록지 않다”고 했다. 그나마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언론정보학과만 해도 대부분이 신문편집반 동아리 활동이나 각종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립덥(lip dub·립싱크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물) 제작 경험을 쓰거나 방송반 동아리 시험에 떨어져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경험 등이 주를 이룬다는 얘기다. 조 사정관은 또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자기소개서에 쓰라고 하면 학교에서 친구와 싸운 다음 갈등하다가 화해했다는 에피소드, 학교 축제 때 반 전체가 참여하는 합창이나 댄스 프로그램을 정하거나 연습할 때, 체육대회 반 티셔츠 디자인 선정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을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했다는 내용처럼 정형화된 몇 가지 사례가 주를 이뤘다”면서 “자신만의 인성과 사회성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학생부의 행동특성과 종합의견란이 지원자 인성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학생부에 기재된 행동특성 등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이지만 ‘학생부 부풀리기’나 ‘붕어빵 학생부’ 문제가 해결돼야 학생부의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조 사정관은 설명했다. 학생부 부풀리기란 학생부 분량을 늘리거나 학생부를 좋은 내용으로 꾸미는 것으로 나태한 학생이라면 ‘여유로운 성격을 지녔다’라고, 이기적인 학생이라면 ‘자신의 일에 몰두하면 다른 것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한다’라고, 괴팍하고 엉뚱하다면 ‘창의력이 뛰어나고 용기 있다’라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한다. 붕어빵 학생부는 교사가 좋은 뜻의 5~10개 예시문장을 만들어 학생에 따라 골라서 기입하는 학생부를 말한다. 김성구 전남대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착하려면 교과 부문에서도 정성적인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과 출신 여학생이 영양사가 되고 싶어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대학 입학처에서 기존 방식대로 이 학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면 ‘몇 등급, 몇 점짜리 학생이냐’라고 묻겠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라면 ‘학생은 화학에 관심이 많거나 화학 심화 교과를 이수했느냐’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 김 사정관은 “영양사를 꿈꾸는 학생에게 화학 공부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의 뜻을 이해한 학생이라면, 사정관은 이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면서 “입학사정관들이 결코 형식적인 숫자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 목적대로 자신의 삶을 가꿔 온 학생을 선호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정관은 또 “고교교육에서 단순하게 형식화된 숫자가 아닌 자신의 진로에 맞도록 충실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대학 입학의 지름길이자 대학 이후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라는 점을 일깨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설을 앞두고 생각나는 것들

    [김일수 樂山樂水] 설을 앞두고 생각나는 것들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도 벌써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올해도 가족의 뿌리를 찾아 삶의 현장을 떠나는 귀성객들이 마치 민족 대이동을 방불케 할 전망이다. 비록 전쟁 같은 북새통 속을 뚫고서라도 말이다.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가운 얼굴들과 오랜만에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 비록 세상일에 시달려 고달픈 인생길을 걷는 이라도 이번 설 명절엔 꼭 고향 한번 다녀오시라. 그 모습 그대로라도 겸손히 용기 한번 내시라. ‘큰 바위 얼굴’ 같은 고향이렸다. 세상 자랑도, 아픈 실패담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고향이다. 높아진 마음엔 잘 익은 벼 이삭 같은 미덕을 일깨워 줄 것이요, 상처 난 마음엔 어머니 약손 같은 따스함이 스며들 것이다. 세파에 시달린 영혼을 보듬어 줄 청량제가 고향 하늘 어디선가 흘러나와 지친 영혼을 감싸 안을 것이다. 쳇바퀴 돌아가듯 각박한 일상에서 잊고 지내왔던 공동체의 끈끈한 정과 어깨동무의 힘을 설 명절에 다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다. 진실로 사회생활의 원천은 이 공동체적 삶의 터전에서 흘러나온다. 오늘날 점증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도 실은 우리 삶의 본원인 이 공동체의 존재감에 대한 의식이 이완되었거나 아예 해체된 탓이기도 하다. 갖가지 크고 작은 범죄는 물론 새로운 모습의 증오 범죄, 묻지마 범죄 등도 공동체적 삶의 기반이 취약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공동체는 고립된 개체들의 단순한 군집생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겹으로 포개져 살아가는 인격 상호 간의 참된 만남과 어울림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공동체적 평화의 뿌리 밑엔 자기 희생과 양보, 사랑과 용서, 규범과 질서가 흐른다. 가장 원초적인 가족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얽힌 법공동체의 평화도 이러한 자양분을 먹고 자란다. 이 공동체적 삶의 숲을 이루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랑이다. 살같이 찢어지는 아픔도 참고, 서로를 위하여 팔을 벌리는 사랑 만큼 공동체적 생명의 숲을 윤택하게 해 줄 토양은 없다. 사랑은 고립된 개체들을 인격적 연합으로 엮어주는 신뢰의 가교이다. 말하자면 ‘너’라는 인격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그것’으로 비하되었거나 ‘아무개’로 통속화된 타인을 ‘이웃’으로 포용하기 위해 자기를 낮추고 비우는 작업, 자기존재 안에 타자가 들어올 수 있는 공존의 공간을 내주는 작업이다. 사랑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정의의 기준도 가장 불우한 사람들이 꿈꾸는 행복의 조건이다. 타인의 불행을 그의 운명이나 탓으로 돌리는 통념에 맞서서, 사랑은 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사회적 강자와 어깨동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이다. 사랑의 관점은 끝내 원수를 이웃으로 포용하는 데까지 미친다. 나의 행복을 짓밟은 침입자를 나의 일부로 포용함으로써 너와 나의 새로운 행복을 창조하는 힘이 사랑이다. 이 같은 사랑의 사회성 속에서 설맞이 큰 기쁨이 더욱 충만했으면 한다. 공동체는 실로 사랑의 관계이며, 그 사랑의 힘이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희망은 실패와 좌절의 어둔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고개를 들고 당당히 앞으로 걸어 나오도록 인도하는 불빛이다. 참된 사랑의 공동체는 이 희망의 불씨를 묻어두었다가 절망의 고통에 시달리는 영혼들에게 그 불씨를 꺼내 지펴주는 어머니의 두 손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설 명절이 와도 돌아갈 곳이 없어 더욱 외로운 이웃들이 우리 곁에 여전히 있다는 사실이다. 절망의 해안에서 자살을 꿈꾸는 가엾은 이들, 꺼져가는 심지 같은 사형수들, 상한 갈대 같은 노숙인들 등등. 가족 상봉을 기다리는 실향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이 안전한 희망의 포구에 닻을 내릴 때까지 우린 아직 미안하다. 고려대 명예교수
  • 소아암 환자의 탈모예후를 살펴보니...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소아암 환아의 12%가 항암치료 종료 후에도 영구적인 탈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치료를 받는 나이가 어릴수록, 또 티오테파(thiotepa) 항암제를 사용할수록 탈모 위험률은 높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백혈병·악성 림프종·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에게 항암 및 방사선치료와 병행해 암세포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뒤 새로운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서울대병원 강형진(소아청소년과)·권오상(피부과) 교수와 최미라 전임의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항암치료와 함께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아 159명(비교군, 평균 12.1세)과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 167명(평균 8.1세)을 대상으로 탈모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교군 환아 159명이 모두 항암치료 후 탈모를 겪었다. 탈모증은 항암치료 시작 후 평균 1.5개월이 지나서 발생했으며, 항암치료 종료 후 평균 2.2개월까지 지속됐다. 모발은 항암치료가 종료된지 평균 2.6개월 후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항암치료 종료 후 평균 7개월까지 지속됐다. 전체 환아의 67%는 항암치료 전에 비해 모발 밀도가 줄었고, 58%는 색이, 78%는 질감이 변했다. 환아의 모발은 회복되더라도 밀도와 두께(198.3±47.4/㎠, 76.3±18.4㎛)가 건강한 어린이(229.6±34.5/㎠, 79.5±12.4㎛)에 비해 각각 15%, 5% 낮았다. 또 전체 환아 중 12%(19명)는 항암치료 종료 후에도 탈모가 회복되지 않아 영구적인 탈모를 겪었다. 영구적인 탈모란 항암치료가 종료된지 6개월이 지났어도 기존 모발의 75% 이상이 손실돼 회복되지 않거나 미용을 위해 가발을 써야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항암치료를 동반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어린 나이에 받을수록, 티오테파 항암제를 사용할수록 영구적 탈모 발생 위험률이 높았다. 영구적인 탈모 환자군은 평균 5.2세, 비영구적인 탈모 환자군은 평균 7.6세에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티오테파 항암제를 사용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영구적인 탈모 위험률이 7.5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경위는 더 추적해봐야 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모낭줄기세포가 손상에 취약한 데다 줄기세포를 보호하는 주변 ‘치밀이음’의 밀도가 낮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특히 티오테파는 DNA 복제를 억제, 세포분열을 방해하는 알킬화 항암제제여서 상대적으로 모낭줄기세포에 큰 손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탈모증은 암 치료의 흔한 부작용으로, 환자의 자아와 사회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소아의 경우 혈액암 등으로 고용량 항암치료가 동반되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 흔히 발생하지만 특징이나 예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권오상 교수는 “이 연구는 학령기를 앞둔 소아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장기적으로 환자가 큰 부담을 갖게 되는 항암 유발 탈모에 대해 시행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추후 항암 유발 탈모의 발생을 예측, 해결하는 기반을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이 연구는 피부과 분야 권위지인 미국피부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빈곤가정 아동 교육… 서대문 ‘스타트’

    빈곤 가정 아동의 교육을 돕는 ‘드림스타트센터’가 5월 서대문구에서 문을 연다. 14일 구에 따르면 북가좌동 거북골로 195-1 건물을 매입해 5월쯤 드림스타트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센터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면적 619㎡ 규모를 갖추게 된다. 드림스타트는 정부가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아동의 발전을 도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사업이다. 모든 아동의 공평한 양육여건과 출발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센터는 우선 양육여건 개선을 위해 주로 취약 계층의 12세 이하 아동과 가족, 임산부 등에게 신체·건강, 인지·언어, 정서·행동을 위한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신체·건강 서비스는 건강검진, 예방접종, 영유아 성장발달 검사, 아토피 치료지원, 장애아동 재활 치료지원, 산전산후 관리 등으로 구성된다. 인지·언어 서비스에서는 영유아 가정방문 교육, 독서지도, 학습 멘토링, 예체능 교육, 자녀 교육 상담이 이뤄진다. 정서·행동 서비스에서는 사회성 발달 교육, 학대 및 폭력 예방 교육, 다문화 가정 지원, 인터넷 중독 상담 치료 등이 진행된다. 구는 센터가 문을 열면 남가좌1, 2동과 북가좌1, 2동 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의 아동과 성폭력 피해 아동 등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구는 또 대상 선정을 위한 사례회의를 개최하고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위험 사례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아동복지기관협의체도 운영할 방침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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