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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대구·경북 결식아동에 도시락 배달

    SK, 대구·경북 결식아동에 도시락 배달

    SK가 코로나19 여파로 대구·경북 지역의 결식 우려가 있는 어린이 1500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고 16일 밝혔다. 평일에는 집으로 도시락을 전하고 주말엔 밑반찬을 갖다 줄 예정이다. SK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휴교 연장 등을 고려해 제공 기간을 정하겠다고 전했다. 도시락과 함께 마스크, 비타민, 건강간식, 생필품 등이 담긴 10만원 상당의 ‘행복상자’도 전달한다.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SK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SK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2015년부터 운영한 제도로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해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다. SK는 이번 피해 복구에 참여한 사회적기업에 특별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홍석경의 문화읽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아침에 일어나면 시차를 두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결과를 접한다. 동아시아를 먼저 공격했다가 이제 지구 전체로 전투를 확대한 외계인과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바이러스가 각국의 취약한 곳을 먼저 공략하는 게 보인다. 한국의 경우 종교단체였듯이. 결국 소외된 계층의 피해가 훨씬 크겠지만, 바이러스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는다. 영화 ‘기생충’이 보여 줬듯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양극화된 지구인의 삶은 사실 누가 누구에게 기생하는지 모를 정도로 빈자와 부자, 강자와 약자가 서로 기생하며 살아간다.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고위 공직자의 감염은 계급, 인종, 젠더와 상관없이 지구인 누구나 이러한 공생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바이러스는 국가공동체 사이 규범마저 공격했다. 국가 간 이동의 원천봉쇄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과학적 진단과 전문가 견해가 무색하게, 자국 내 공포와 혐오를 다스리고 단기적 목적을 위해 정치인들은 외교적 긴장을 가져오는 국가 간 봉쇄를 결정했다. 오래된 ‘동에서 온 역병’의 공포에 다시 떨어진 유럽과 북미의 거리에서 동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 언행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승객이 없는 대륙 간 항공기, 도시를 잇는 철도 객실의 공허함, 급격한 소비활동의 감소, 관중이 없는 공연과 경기. 바이러스가 가져온 새로운 일상의 장면은, 이 코로나19가 극복된 이후 더는 우리의 삶이 전과 같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려준다. 바이러스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자가격리는 향후 공동체 삶의 일반 예절이 될 것이다. 1인 가족이 최대 가구 형태인 나라에서 자가격리가 의미하는 단절은 어떤 것일까. 자가격리를 위해서는 일단 격리할 수 있는 자기 집이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현실이 있고, 한국의 청년과 노인세대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어서 격리된 상태의 1인은 어떻게 사회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궤도에 오른 우주선의 비행자처럼 바깥세계와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는 삶? 우리는 새로운 일차집단, 작은 돌봄의 공동체를 만들면서 동시에 온라인으로 가능한 거대한 연대의 양극화된 사회성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는 이 세계의 모든 ‘사나이성’(Virility)을 단숨에 무용화시켰다. 테러와의 싸움에서처럼 공포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광장에 나와 모임을 지속하는 유럽인의 시민적 ‘용기’나 중무장한 GI로는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없다. 일상의 위생화, 공동체를 구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와 희생, 자가격리의 일상에서 아이들과 노인과 가능한 한 즐겁게 버티려는 노력같이 여성적이고 세심한 손길이 인류를 구한다. 강한 남자 트럼프, 시진핑, 아베, 마크롱이 아니라 차분하고 변함없는 질병관리본부장이 지금 세상을 구하고 있고, 앞으로 다른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도 그럴 것이다. 바이러스가 국가 간 봉쇄를 가져오면서, 세계화 자체의 취약성마저 드러냈다. 앞으로 지구의 공장을 중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인식 아래, 향후 재지역화가 진행될 것이다. 유럽과 북미와 한국과 일본은 중국이 아닌 제3의 지역으로 공장들을 재분배할 것이고, 이에 따라 노동의 기회도 변할 것이다.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지구상 모든 자원을 최대착취 운송하며 번영하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지구에 미치는 환경적인 해악이 일단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이 바이러스를 어머니 지구가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해석하는 이유이다. 코로나19는 수십년간 환경운동가들이 외쳤으나 지구의 강자들이 듣지 않았던 자연과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단숨에 실현해 버렸다. 자연 서식지 파괴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인간은 면역체계가 적응할 시간 없이 새로운 인수공통 바이러스에 직면하게 됐다. 기온상승은 동토에서 잠자던 과거의 바이러스들을 깨울 것이다. 인류는 코로나19를 통해 무책임한 세계화와 환경파괴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지금 선거에 정신없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들이 지구가 보낸 이 경고 메시지를 들을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사랑하는 자식들은 툰베리의 눈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감히?”라고 묻고 있다. 이들에게 미래가 있으려면, 바이러스가 가져올 변화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 [사이언스 브런치]코로나19 저렴하고 빠르게 검사하는 기술 나왔다

    [사이언스 브런치]코로나19 저렴하고 빠르게 검사하는 기술 나왔다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현재 검진비용의 10% 정도 비용으로 4시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인지교세포과학그룹,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고려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융합대학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울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실시간 유전자증폭기술(rt-PCR)으로 대학 실험실에서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이번 기술은 의학적 진단대상인 의심환자가 아닌 검사 사각지대에 있는 무증상자가 감염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뇌신경과학회와 한국퇴행성신경질환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실험 신경생물학’(Experimental Neurobiology) 1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검사대상자의 조직 샘플에서 추출한 RNA를 rt-PCR로 상보적DNA(cDNA)로 변환한 다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교해 음성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rt-PCR은 RNA로 만들어진 상보적 DNA를 증폭시키는 실험법이다. 연구팀은 음성여부 판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프라이머를 새로 만들어 정확히 작동하는 것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프라이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DNA 부위를 증폭시킬 수 있는 유전자 서열이다. 연구팀은 이 프라이머를 아홉 세트를 개발하고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DNA 네 곳에서 증폭여부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생물안전2등급 시설(BL2)에서 1만 8000원 수준으로 4시간 미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 BL2는 사람에게 경미한 질병을 일으키며 발병하더라도 치료가 용이한 질병을 일으키는 제2위험군 병원체를 취급하는 실험시설이다. 고압멸균기가 반드시 설치돼 있어야 하는 일반적 실험실에 생물안전작업대, 장갑, 실험복, 마스크 등 적절한 개인보호 장비를 갖춰야 하는 곳으로 대학이나 연구소의 분자생물학 실험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이번 기술은 양성판별이라기보다 음성판별을 위한 목적으로 의료진이 검사자에게서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자가 BL2에 가서 직접 입 안에서 샘플을 채취해 연구자에게 전달하면 분석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바이러스 표적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 유전자(RdRP),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S), 피막 단백질 유전자(E),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 유전자(N)의 네 부분을 표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정 DNA 중 한 부분이라도 양성반응이 있으면 즉각 의학적 치료를 권장하고, 네 부분 모두 음성반응이 나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검증할 수 있다. 이창준 IBS 단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본부(CDC)에서 개발한 프라이머 진단키트를 사용했지만 정확도가 떨여져 자체 개발했다”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실험실 수준에서 손쉽게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음성여부 판별이 가능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성 질환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도 응용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반려견과 힘께 취약계층 심리 안정 도와요”…동물매개 봉사활동자 모집

    “반려견과 힘께 취약계층 심리 안정 도와요”…동물매개 봉사활동자 모집

    서울 관악구는 오는 17일까지 동물 매개 봉사활동 ‘멍멍아, 놀자!’ 프로그램에 참여할 신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해당 프로그램은 봉사자가 반려견을 동반해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과의 만나, 취약계층의 심리·정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물 매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다. 2016년 시작돼 현재까지 모두 45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으며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자녀, 중증장애인 등 70여명과 만났다. 올해 봉사자 모집 기간은 오는 17일까지이며, 모집 대상은 견주 10명이다. 동물 등록 및 예방접종을 한 강아지만 신청 가능하다. 구는 반려견이 봉사견 활동에 적합한지 공격성 또는 사회성 등을 평가한 후, 사전평가에 통과한 반려견주를 대상으로 봉사자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에는 반려동물행동상담사,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교육은 모두 9시간이다. 신청은 관악구청 홈페이지의 뉴스소식, 관악소식을 참고해 우편(관악구청 일자리벤처과 반려동물팀), 팩스(02-879-7834) 또는 이메일(2015031218@ga.go.kr)로 신청하면 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반려동물 보유 가구의 수요에 맞는 다양하고 선제적인 관악구만의 특화된 동물보호·복지사업을 운영해, 관악구가 반려동물 문화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올바른 반려동물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자 ‘동물과의 공존’이라는 목표 아래 ▲유기동물 보호관리 ▲길고양이와의 공존문화 조성 ▲가축방역 ▲동물복지 활성화 등 19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루돌프 코는 정말 놀라운 코(고윤주 지음, 궁리 펴냄) 15년간 3000여명의 어린이를 진단하고 치료해 온 고윤주 루돌프어린이사회성발달연구소 소장이 말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뉴턴과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앤디 워홀, 스티브 잡스, 안데르센 등의 위인들도 자폐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었을 뿐 남들과 다른 발상에 몰두해 각 분야 최고가 됐다. 368쪽. 2만원.일본 작가들 눈에 비친 3·1 독립운동(세리카와 데쓰요 지음·옮김, 지식산업사 펴냄) 3·1운동 전후 조선인의 삶을 그려 낸 일본 작가들의 작품집. 한국문학을 연구해 세종대·인하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저자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해방 전후로 나눠 소개했다. 일본 작가들 눈에 비친 식민지 조선은 서정적인 풍경 속 제국주의가 표방한 근대 문명화가 무색하게 지독한 가난이 주를 이루는 곳이었다. 476쪽. 1만 8000원.선택된 자연(김우재 지음, 김영사 펴냄) 초파리 유전학자가 들려주는 26종 모델생물 이야기. 모델생물이란 초파리, 효모, 쥐처럼 생물학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특별히 선택된 생물이다. 저자는 이들의 특징, 이들을 통한 놀라운 과학적 발견과 생물학의 흐름, 선택의 주체인 과학자의 삶을 조화롭게 엮어 풀어냈다. 284쪽. 1만 4800원.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하종문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제국의 탄생에서부터 극우파의 부활까지 일본의 생래적 특성을 그렸다.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로 일본 근현대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일본의 내우외환을 잠재우는 사상이었던 ‘정한론’이 채택된 과정부터 한중일 외교사 150년을 톺아보며 한반도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 344쪽. 1만 8000원.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지음, 민음사 펴냄)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글쓰기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여성 25명의 이야기가 출간됐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버지니아 울프, 박경리, 수전 손택 등은 여성의 글은 허영에 들뜬 취미에 불과하다는 편견에 맞서 전 생애를 통해 투사로서의 글쓰기를 행해 왔다. 문학에 한정하지 않고, 미술·학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여성 작가를 조명했다. 256쪽. 1만 5000원.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양병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과학 교양서를 표방한 공룡 역사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의 젊은 공룡학자인 저자는 공룡의 흥망성쇠를 폴란드의 채석장, 브라질의 오지, 미국의 평원을 누비며 만난 화석을 통해 조망한다. 452쪽. 2만원.
  • [씨줄날줄] 사회적 거리 두기/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사회적 거리 두기/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공동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타인과의 끊임없는 관계하에 존재한다는 깨우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는 목적은 단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이를 위해 개개인이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가 지향하는 목적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소통이 사회 활동의 최고 덕목인 시대이다. 모두가 마음의 장벽을 거두고 사회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이념이나 빈부 격차, 지역과 나이, 지위와 성별 등과 상관없이 소통을 가능케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5살 어린이부터 9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소중함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소통없이 21세기 최첨단 사회를 살아갈 수는 없다. 소통의 부재는 곧 사회로부터의 고립, 소외, 격리를 의미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희곡 ‘닫힌 방’을 통해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은 사회성이 차단된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일깨워 준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라는 용어는 R E 파크, 보가더스 등 미국의 사회학자들이 주창한 이론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의 친밀도를 말한다. 친밀한 사람끼리는 거리가 좁아지고, 공식적 관계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연인들의 초밀착 거리와 회사에서 회의하는 큰 테이블의 거리를 상상하면 되겠다. 사회는 인간의 몸과 같아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존재하는 공동체이다. 건강한 사회는 항상 소통하고 순환하고 생동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소통 부재를 요구받고 있다. 국내외 여행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나 스포츠 경기, 단체 식사마저도 자제하라는 것이다. 타국민의 출입국 제한 조치도 늘고 있다. 개인들은 경조사를 비롯해 작은 친목모임조차 꺼리고 있다. 감염병 예방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회관계망을 끊고 주변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인 접촉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한 코로나19의 예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감염증 조기 퇴치를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조언은 슬픈 처방이 아닐 수 없다. 대면할 때 침 튀는 거리 2m 이상을 유지하자는 것이니 말이다.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이 개개인의 친밀한 거리마저 더 멀게 만들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빨리 건강한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집콕’… 자연에서 뛰놀아야 행복감 커진대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집콕’… 자연에서 뛰놀아야 행복감 커진대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3월 개학이 일주일 늦춰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10대 이하 아동, 청소년들의 감염 사례들도 속속 나타나면서 부모들의 걱정은 더해집니다. 이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못하도록 하다 보니 학교 가는 때가 늦춰졌다고 해도 아이들은 즐거움이나 기쁨보다는 답답함이 더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도 휴원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어야 하니 지루함을 이해할 만도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최악의 경우는 4월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라는 존재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료 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지만 더 빨라질 수도 있겠지요. 봄꽃 가득하고 나뭇잎이 짙어지는 시기까지는 계속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실은 연구 결과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멕시코 소노라공과대(ITSON), 소노라대 심리·커뮤니케이션학과 공동연구팀은 자연을 자주 접하는 아이들이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적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고 행복감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를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 2월 2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북서 멕시코 지역에 거주하는 9~12세의 남녀 어린이 296명을 대상으로 평소 야외에서 뛰어노는 횟수와 한 번 나가서 노는 시간을 조사한 뒤 자연에 대한 생각, 생태환경적 행동, 절제력, 이타심, 배려심, 행복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 항목들은 ‘사람은 자연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거나 ‘나는 빈 병을 분리해서 버린다’와 같이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적절히 조정됐습니다. 연구팀은 한 달에 네 번 이상이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자연에 나가 뛰어노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생태보호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이타성과 절제력, 배려심이 우수했으며 행복감은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면서 교실에서 배우지 않더라도 환경, 생태보호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자연을 접하면서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행복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수적인 효과이지만 행복감이 높은 아이들은 학업성취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런 여러 긍정적 효과 때문에라도 아이들이 자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라우라 베레라 에르난데스 ITSON 박사(환경심리학)는 “이번 연구는 어려서부터 자연에서 뛰놀게 하면 인간의 삶이 자연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미래 지구의 관리인’으로서 책임감과 함께 행복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아동심리학자와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마음껏 놀아 본 아이들이 창의력과 사회성도 높고 나중에 행복한 어른이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더 놀게 해줘야지’라는 마음을 먹더라도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그런 망설이는 모습은 아이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이루려는 부모의 욕심 때문일까요, 아이들까지도 경쟁에 내몰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 때문일까요.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둘 다 ‘어른들이 문제’란 결론입니다. edmondy@seoul.co.kr
  • ‘유기견에 새 가정을’...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 1300여마리 입양

    ‘유기견에 새 가정을’...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 1300여마리 입양

    “버려진 동물에게 새생명을, 사람에겐 새 희망을”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소재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가 유기견과 입양가정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일 도에 따르면 도우미견나눔센터는 경기도가 직영하는 도우미견·반려견 훈련 및 입양 전문기관으로, 지난 한해 동안 335마리의 유기견을 입양시켰다. 이는 지난해 292마리보다 14%증가한 것으로, 하루 1마리 꼴로 입양된 셈이다. 올들어서도 지난 1월말까지 33마리가 새로운 가정을 찾았다. 센터는 110마리를 한꺼번에 보호할 수 있는 위생적인 견사는 물론, 동물병원, 격리실, 훈련실, 미용실, 야외 운동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을 연 첫해 12마리에 그쳤던 입양 반려동물은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증가해 2016년 195마리, 2017년 233마리, 2018년 292마리, 지난해 335마리를 입양하는 등 지난 1월말까지 모두 1339마리가 보금자리를 찾았다. 센터는 도내 시군 위탁유기동물보호소에서 10일간의 보호기간이 경과해 안락사 대상이 된 유기견 중 5세 이하의 소형견을 선발해 건강관리 및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보조견, 동물매개활동견 등으로 훈련받은 반려견도 원하는 가정에 무료로 입양한다. 센터내 수의사는 건강검진, 질병치료, 예방접종 및 중성화수술을 담당하고 훈련사 및 애견 미용사는 기본 예절교육, 배변훈련 및 위생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다. 연간 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센터를 방문해 강아지들과 산책, 놀아주기 등을 실시한다. 사람과의 친화성을 높이고 사회성을 증진시켜 주기 때문에 입양가정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최근에는 입양을 결정하기 전 최대 2주간의 사전 친화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임시보호제’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입양된 반려견이 새로운 가정에서 잘 적응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가족들과 지내는데 문제가 없을 경우 입양을 확정해 준다. 입양 후에도 건강, 훈련, 사양관리에 대한 상담을 수시로 지원하고 매월 1회 이상 전문가 초청 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입양가족들의 소통의 장인 ‘홈커밍데이’도 매년 1회씩 열고 있다. 이계웅 경기도 동물보호과장은 “도우미견나눔센터는 버려진 동물에게 새 생명을 주고 반려동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반려동물 입양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유기동물의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세요”...경기도, 유기동물 임시보호제 확대

    “유기동물의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세요”...경기도, 유기동물 임시보호제 확대

    경기도는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를 통해 추진중인 ‘유기동물 임시보호제’를 도내 4개 시군 직영 동물보호센터로 확대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유기동물 임시보호제’는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들의 복지, 사회성 증진, 질병예방 등을 위해 일반가정에서 일정기간 임시로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는 “유기동물 발생과 불필요한 안락사 등을 줄이면서 입양률을 높이고 해당 동물들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없이 보다 위생적이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는 지난해 12월부터 화성시 마도면 소재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임시보호제를 시범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 확대 조치로 임시보호제가 시행되는 곳은 기존 도우미견나눔센터를 포함, 수원·용인·고양·양평 4개 시군 직영 동물보호센터까지 총 5곳이다. 임시보호 대상 동물은 각 센터에서 훈련을 마치고 보호 중인 반려견 가운데 어리거나 치료 후 회복이 필요한 개체들이다. 임시보호제에 참여하는 가정에게는 동물을 돌보는데 필요한 사료와 관련용품 등을 지원하고 센터 수의사를 통한 의료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임시보호 기간은 최대 2개월이며 희망 시 입양도 가능하다.도는 이번 임시보호제 확대시행으로, 더 많은 유기동물들이 따뜻한 가정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각 동물보호센터는 임시보호 봉사인원을 확대하고 관련 교육 실시 등 역량강화를 추진, ‘임시보호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은경 경기도 동물보호과장은 “평소 유기동물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었으나 입양을 통한 무기한 돌봄이 부담되던 분들도 부담 없이 동물보호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임시보호제를 통해 봉사와 생명 보호의 기쁨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신종 감염병과 인간의 이타성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신종 감염병과 인간의 이타성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 있는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에서는 약 2600만명이 A, B형 독감에 걸려 8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감염성 질병에 몸살을 앓고 있다. 팬데믹(대유행)을 막고 위기상황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의료진과 방역전문가들은 방호복을 입고 24시간 고군분투하고 있다. 식사는커녕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초긴장상태라고 한다. 더군다나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도 마땅치 않은 신·변종 감염병이 유행하면 환자들과 수시로 접촉해야 하는 의료진과 방역요원들은 병원균에 감염될 위험이 누구보다 높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사람, 사람을 구하러 화재가 난 건물에 뛰어든 사람, 불우한 이웃에게 헌신적인 자원봉사자 등 이타적 행동을 하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들은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다. 과거에 인간의 이타성은 철학의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화생물학자, 신경과학자, 발달심리학자, 경제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이타적 행동의 이유와 그 근원을 찾고 있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학습·뇌과학연구소, 심리학과 연구팀은 이타적 행동은 유아기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4일 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생후 16~20개월 된 다양한 인종의 남녀 어린이 96명을 대상으로 음식을 타인에게 나눠주는지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과학자들은 아직 사회성이 형성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들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식욕을 참고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나눠 주는지를 관찰하고자 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배고파 할 시간인 식사 바로 직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인 바나나, 딸기, 포도, 블루베리를 이용해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성인 실험자들을 아이들과 마주 앉도록 한 뒤 자신의 접시에 있는 과일을 실수로 아이들 접시에 떨어뜨린 뒤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배가 고프지만 자신의 접시에 떨어진 과일을 다시 돌려줬다고 한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형제자매가 있거나 타인을 돕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가정의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발달·비교심리학과 연구진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해 2006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생후 14~18개월 유아 24명을 대상으로 친인척이 아닌 어른들을 한 번 만나게 한 다음, 몇 분이 지나고 다시 그 어른과 만나도록 했다. 이 때 어른의 손에 닿지 않는 물건을 가져다 주거나 손에 물건을 잔뜩 든 어른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관찰 결과 유아 24명 중 22명이 망설임 없이 어른들을 도왔다.지금까지 많은 연구는 어린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 것은 보상이나 칭찬을 받으려는 욕구 때문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타인을 염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말해 인간은 본래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얻게 된 이타심은 사람과 동물을 다르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특성이다. 경쟁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이타심과 협력이라는 천성을 잃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사회는 진화를 역행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감염병과 그로 인한 공포라는 또 다른 질병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방역요원들은 숭고한 이타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간만이 가진 천성을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씁쓸하긴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인간에게 변치 않는 천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dmondy@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이웃끼리 육아정보 공유해요/황비웅 기자

    서울 강북구에 지역주민이 품앗이로 아이를 돌보는 곳이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인근 강북구청 사거리에서 보건소 방향으로 200m쯤 걷다 보면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나오는데요. 이곳 1층에 공동육아나눔터가 있어요.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아담한 공간입니다. 근처 어린이집 유아들이 즐겨 찾는 장소죠. 현재 41가족이 아이들을 번갈아 가며 돌보고 있습니다. 이들 가족들은 자녀 또래별로 10개 모둠을 꾸려 가고 있어요. 모둠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엄마·아빠들이 구연동화를 들려주고 오감놀이도 함께 하는 식이죠. 등·하원 지원이나 반찬·생활용품 나누기, 아이들 취미 개발도 품앗이로 이뤄집니다. 활동 후 일지나 물품구입 영수증 같은 서류를 센터에 제출하면 소정의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비슷한 생활패턴을 가진 이웃들이 육아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자녀들도 친구와 너나들이하며 지낼 수 있으니 사회성이 쑥쑥 자라겠죠? ‘육아공동체’가 왠지 막연했다면 여기에서 무릎을 탁 치실 겁니다. 그 정도로 부모, 아이 할 것 없이 서로 의지하며 끈끈한 관계로 엮여 있죠. 공동육아나눔터에선 장난감도 빌려줍니다. 한 가족당 두 개씩 줘요. 아이가 더 가지고 놀고 싶어 하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답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육아에 대한 고민거리가 있다면 이곳에 들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stylist@seoul.co.kr
  • ‘그알’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노예 13년 진실은?

    ‘그알’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노예 13년 진실은?

    10억 행방 둘러싼 엇갈린 주장, 노예 13년의 진실은?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3년 착취된 지적장애인의 10억 원 진실 공방이 다뤄졌다. 대낮 부산의 한 골목, 50대 남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다 자해를 시도했다. 칼끝을 자신에게 겨눈 그는 반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원양어선 선원이었다. 현재는 간암 말기 환자로 서울에서 한강 변을 떠돌며 지낸다는 그는 가족 같은 이들에게 배신들 당해 전 재산을 빼앗겼다고 주장한다. 가족처럼 생각했다는 ‘누나’ 때문에 강제노역했던 그는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 그는 30대부터 원양어선 생활을 했던 50대 이순철(가명) 씨였다. 순철 씨는 IQ는 62였고 사회성숙도는 4세 수준에 그쳤다. 그는 지난 2005년 노래방을 하던 윤 씨 부부로부터 원양어선으로 번 돈 모두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13년 간 노예 생활을 하다 2년 전 겨우 탈출했다는 것. 순철 씨는 윤 씨 부부가 자신의 통장을 관리했고 매달 입금이 되자마자 현금으로 인출해갔다고 주장했다. 순철 씨 통장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약 5억 6천만 원. 순철 씨가 간암 판정을 받은 후 받게 될 보험금까지 윤 씨 부부가 가져갔다고 한다. 또 윤 씨 부부가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납부하고 라오스 여성과 강제로 결혼을 시켜 지참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1억 원가량 지출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결혼도 이혼도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다는 것. 순철 씨가 폭로한 윤 씨는 어떤 사람일까. 윤정자(가명) 씨 부부는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간암 걸린 사람 살려놨더니. 제보를 우리가 해도 시원치 않다”고 억울함을 표했다.그런데 취재 도중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 사회 연령 4세 수준이라는 그가 친척과의 대화에서는 정확한 셈을 했고, 제작진과 만날 당시 다리를 심하게 절었던 그가 CCTV 영상에서는 멀쩡한 걸음으로 지하도에 진입했다. 심지어 CCTV 영상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순철 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폴더폰도 잘 다루지 못했고 자주 전화를 꺼놓던 그가 어떻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걸까. 또 순철 씨의 주장과는 다른 이야기가 들려왔다. 포항 동네주민은 순철 씨가 원양어선을 타러 온 것이 아니라 낚시를 하는 등 요양을 즐기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10억을 썼다는 순철 씨의 주장에 대해 “버는 돈은 본인이 다 썼다. 벌써 돈 들어오기 전에 다 쓰고 나갔다”며 “얼마나 똑똑한데 지적장애 3급은 말이 안 된다. 라오스 신부도 좋아 죽었다. 라오스 신부의 아이도 자기 아이가 맞다”고 반박했다. 순철 씨와 윤 씨 측 중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걸까. 제작진은 순철 씨와 결혼했던 라오스 출신 카이묵(가명)을 만났다. 4년 전 순철 씨와 결혼했던 카이묵은 “(순철 씨가) 아기 낳고도 라오스에 안 오고 죽었다고 거짓말했다”며 “아이는 고향 부모님이 대신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묵이 출산한 딸은 순철 씨의 친자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순철 씨는 2017년 6월 혼인신고 후 불과 5개월 만에 이혼 소장을 제출했다. 뜻밖의 사실은 또 있었다. 2017년 8월, 순철 씨가 간암 수술할 당시 알게 된 모녀 중 딸이 5촌 조카라 주장했던 송주미 씨였던 것. 순철 씨의 몇몇 주변인들은 송 씨를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여자친구로 알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순철 씨가 부당한 피해를 과장되게 지각하도록 송 씨가 일종의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송 씨가 순철 씨와 격리되는 것이 순철 씨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작품으로 존재 이유 말하는 남산예술센터

    작품으로 존재 이유 말하는 남산예술센터

    부동산 계약 문제로 운영 위기 놓여 예년보다 3~5편 줄여 9월까지 편성 5·18 민주화운동·성소수자 등 소재 작품성·사회성 짙은 연극 무대 올려“제가 연극이라는 것을 접한 이후로 가장 많이 드나든 극장이 이곳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곳도 이곳이죠. 이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젊은 창작자들에게 공간을 내줬다는 것도, 또 여기서 많은 창작자가 나왔다는 것 또한 이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를 만든 임성현 연출은 굳은 표정으로 남산예술센터를 반추했다. 해마다 1월이면 공연계는 그해 1년간 공연할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행사로 분주하다. ‘시즌 프로그램 발표회’로 불리는 이 행사는 단순히 어떤 단체가 어떤 공연을 한다는 성격을 넘어, 해당 예술단체가 추구하는 예술관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열린 남산예술센터의 2020시즌 프로그램 발표회는 웃음기 없이 시종일관 비장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국 창작 연극의 산실이면서도 부동산 임대차 계약 문제로 당장 올 연말 극장 존폐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남산예술센터는 한국전쟁 후 냉전시대 한미 양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현 서울예술대학교 학교법인 동랑예술원 소유로 1964년 4월 개관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극장을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대해 공공극장으로 활용해왔는데, 동랑예술원 측은 올해 12월을 끝으로 서울시에 임대차 계약 종료를 통보한 상태다. 이런 탓에 당장 올해 시즌 프로그램은 8~10편이던 예년보다 준 5편으로 구성됐다. 4월 창작 신작 ‘왕서개 이야기’(4월 15~26일)를 시작으로 한강 소설가의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휴먼 푸가’(5월 13~24일)와 폴란드 극단의 ‘더 보이 이즈 커밍’(5월 29~31일),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6월 24일~7월 5일),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9월 2~13일)를 올린다.우연 극장장은 다섯 작품을 소개하면서 “올해 12월 모든 부동산 계약이 종료됨에도 현재까지 연장과 관련한 어떠한 답신도 받지 못했다”면서 “창작자에게 불안정한 환경에서 작품 올리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우선 공연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9월까지 5편만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산예술센터는 극장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큰 테마를 ‘1980년 5월 광주,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로 잡았다. 작품 면면을 살펴보면 극장 존폐가 자본 논리에 내몰린 가운데 작품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극장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난다. 배요섭 연출의 ‘휴먼 푸가’와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의 ‘더 보이 이즈 커밍’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품으로 나란히 5월 남산 무대에 오른다. 김도영 작가와 이준우 연출은 1950년대 일본에서 사는 중국인 왕서개의 삶을 담은 ‘왕서개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실을 묻는 여정을 보여준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기독교와 동성애라는 키워드를 도발적으로 다룬다. 임 연출은 작품에서 교회 예배라는 형식을 빌려 주류 기독교가 배척해온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을 그릴 예정이다. 스스로를 ‘독실한 현직 크리스천’이라고 소개한 그는 “타락한 기독교의 부활을 위해 이 연극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남산예술센터는 젊은 창작자에게 많은 기회를 준 곳입니다. 제 작품이 이 극장을 주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극장의 대부흥을 다시 이뤘으면 좋겠다는 염원도 담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고 계속 부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장애 때문에 필리핀에 버려졌던 아이… 집을 찾아주세요”

    “장애 때문에 필리핀에 버려졌던 아이… 집을 찾아주세요”

    16살까지 학교 못 다니고 방치돼 악화 부모는 실형 선고… 아이는 갈 곳 없어 “학대 피해 아동 도와주세요” 靑 청원글“아이가 16살(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어요. 또래 아이들처럼 함께 학교만 다녔더라도 정신질환이 이 정도로 심해지진 않았을 겁니다. 아이가 정신의료기관에서 나와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2014년 6월 필리핀에 버려진 이민석(16·가명)군이 한국에 돌아온 건 약 4년 후인 2018년 12월이다. 국선 변호인이 돼 달라는 부산지방경찰청의 요청을 수락한 정미영(36·여) 변호사도 이때 이군을 처음 만났다. 정 변호사는 당시 부산의 한 가정폭력 상담소에서 피해 진술을 하던 이군의 첫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부모가 틱장애와 자폐 증세를 보이는 친아들을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유기했다는 얘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군의 상태가 이처럼 심각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모 모두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건 다행”이라면서도 “부모와 따로 살 수밖에 없는 이군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찾아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에 귀국한 이군이 처음 머문 곳은 학대아동피해쉼터다. 그러나 이군의 소아편집증 등의 증상은 개선되기는커녕 날로 심해졌다. 결국 이군은 부산 해운대의 한 정신과 병원에 긴급 입원해야 했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해 2월 경남 양산의 한 정신의료기관으로 옮겨야 했다. 이군은 이곳에서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듯싶었으나 그 이후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이 인정한 이군의 현재 상태는 사회 적응 수준이 6~7세, 사회성은 약 5세 반 정도다.정 변호사는 이군의 증세가 나아지려면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과적 치료 효과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면 장애학교든 특수학교든 정규 교육을 통해 이군의 증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보자는 의미다. 실제 이군은 또래들처럼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병원을 벗어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 변호사는 “보통 학대받은 아이들은 부모의 처벌이 끝나고 나면 그나마 돌아갈 가정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아이는 본인이 원하지도 않고, 본 가정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에 온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이군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한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아 국민청원에 ‘필리핀에 유기됐던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참여 인원은 1104명이다. 정 변호사는 “국선 변호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의 상태를 고려해 시설로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까지”라며 “이군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책임을 다하고 싶다. 쉽사리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스티글리츠,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호평

    스티글리츠,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호평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7)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호평하며 다른 기업들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힘을 실어 줬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공식 세션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보 비대칭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세계은행 부총재, 빌 클린턴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27일 SK그룹과 다보스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해당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경영 활동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반영해 온 SK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했다. 패널로 함께 자리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책임을 담보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SK가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는지 공표한 것을 수행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만든 것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K가 사회적 가치 경영을 반영해 정관을 변경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주주이익 극대화 추구에서 벗어나겠다고 하지만 아직은 말뿐”이라고 지적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규모의 극대화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안위와 복지를 최대화하는 것인 만큼 SK가 한 것처럼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 등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간 재무제표로 기업의 재무 성과를 측정하듯,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 가야 한다고 설파해 왔다. 최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도입을 공식 제안한 뒤 SK는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2014년엔 사회적기업, 2018년부터는 SK 관계사에 적용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학생의 민주시민 역량 키우려면 “학교 역할 중요 … 사회참여 장려해야”

    학생의 민주시민 역량 키우려면 “학교 역할 중요 … 사회참여 장려해야”

    학생들의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교에 있으며, 학교가 학생들의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장려하는 데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육개발원이 지난해 8~9월 만 19~74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공개한 ‘2019 교육여론조사’ 결과, “학생들이 민주시민성을 갖도록 하는 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34.0%가 ‘학교’를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사회(27.4%), 가정(26.5%), 친구(10.7%)가 뒤를 이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초·중·고 학부모 응답자(833명) 역시 학교(39.3%)를 1순위로 꼽았지만 가정(26.5%), 사회(23.4%), 친구(9.5%) 순으로 응답해 사회보다 가정의 역할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초·중·고 학생의 민주시민성 제고를 위해 학교가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다양한 사회참여활동 장려’(43.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23.7%)과 ‘민주시민교육 수업 강화’(15.8%), ‘학생자치활동 활성화’(14.7%) 순으로 응답했다. 해당 질문은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됐다. 보고서는 “학생의 민주시민성 함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응답에서 지난 2018년 조사와 비교하면 학교를 꼽는 응답은 9%p 감소한 반면 사회는 3.3%p, 가정은 4.2%p 상승했다”면서 “학생의 민주시민성은 학교 차원에서 단일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사회 전체 구조 안에서 노력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교실 안에서의 수업에 국한하지 않고 교실과 학교 경계를 넘어 사회에 실제로 참여하는 활동과 민주시민에 대한 문화 조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시민의식 수준을 평균점수(5점 만점)으로 도출한 결과 2.76점으로, 2018년(2.64점)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보통’ 수준이었다. 그러나 초·중·고 학부모 응답자들의 평균점수는 2.87점으로 전체 응답자에 비해 학생들의 시민의식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초·중·고등학교 전반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길러주기를 바라는 사항으로 ‘민주시민성’은 사회성·인간관계(28.8%), 창의력(17.7%), 도덕성(13.4%), 기본 생활습관(11.2%), 사고력(10.2%), 지식(6.8%), 기술·기능(4.3%), 정서적 감수성(3.1%)에 밀린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민주시민성(8.9%)이 사회성·인간관계(29.4%), 지식(16.3%), 사고력(9.4%)에 이은 4위로 나타나는 등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민주시민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가족에게… 명절 갈등 대신 일상 속 차별·역사 돌아보기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혼설족에게… 초연결 사회 속 인간관계·희망 메시지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 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 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절망적인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친척들에게… 뉴스 근원의 오류·AI 시대 화두를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 보길 권한다.‘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 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 직하다.10대 조카에게… 음식·경제·환경 지식 선물을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 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 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 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하는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 “지속 가능 성장 해법 찾는다”… 다보스로 간 재계 리더들

    “지속 가능 성장 해법 찾는다”… 다보스로 간 재계 리더들

    최태원 “사회적가치 측정해 성과 키워야” 다보스포럼 세션 참석해 성장 방향 제시 정의선, 현대차 수소경제 미래 가치 강조 10년째 개근한 김동관, 신재생 흐름 점검 황창규도 오늘 ‘디지털 미래’ 연사로 참여“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이제 기업의 선택이 아닌 의무다. 그래서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 가야 한다. 객관적인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아시아의 세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주제의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 사회문제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자”고 제안했던 사실을 거론하고 그 후 7년간 SK가 시도한 다양한 방법과 시사점을 소개했다. SK는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시행하고 있는데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또 최 회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고객 개개인이 중시하는 사회문제를 세밀히 파악해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론도 제시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황창규 KT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도 각국 정상 70여명과 기업인 1만 5000여명이 찾은 다보스포럼(21~24일)에 발걸음을 했다. 2010년부터 10년째 다보스포럼에 ‘개근’한 한화그룹 3세 김동관 부사장은 태양광 등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 흐름을 점검하고 글로벌 화학업체 경영진을 만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수년째 포럼 장소와 가까운 건물을 통으로 임대해 미팅 대상과의 시간 및 공간적 제약을 없애고 행사장 근처에 ‘한화’라는 브랜드를 노출해 관심을 모았다.정 수석부회장도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그간 펼쳐 온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경제’의 가치를 강조하겠다는 뜻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대응과 연계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활용과 모빌리티의 역할 등에 대해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의견을 나눴다.황 회장은 24일 ‘디지털의 미래’ 세션 연사로 참여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주제로 발표한다. 5G로 소비자 간 거래(B2C)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에서도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임을 설명할 계획이다. 3월 KT 수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치는 만큼 그동안의 성과를 강조하는 메시지도 내놓는다. 황 회장은 3년째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 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낙담한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보길 권한다. ‘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 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격차를 더욱 벌려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직하다.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 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 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한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정리=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길치’ 머리에 빛을 비추니 놀라운 일이...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길치’ 머리에 빛을 비추니 놀라운 일이...

    낯선 곳에서도 지도 한 장만을 들고 길을 잘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이나 갔던 곳도 매번 새로운 곳을 가는 듯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공간지각력이나 공간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전등만 있으면 이런 사람들의 공간기억력을 순식간에 높여줄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국내 연구진이 빛을 머리에 비추는 것만으로도 공간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사회성뇌과학그룹 연구팀은 외과 수술 없이 비침습적 방법으로 머리에 손전등 정도의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농도를 조절해 공간기억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칼슘은 세포 이동, 분열, 유전자 발현, 신경전달물질 분비, 항상성 유지 등 세포기능에 폭넓게 관여하는 주요 물질이다. 세포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칼슘농도가 적절하게 조절되야 하는데 만약 그 양이 부족해지면 인지장애, 심장부정맥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허원도 IBS 초빙연구위원(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은 이전 연구에서 세포에 빛을 비춰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토스팀원’ 기술을 개발했다. 옵토스팀원은 빛으로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로 쥐의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광수용체 단백질들이 결합되면서 세포 내로 칼슘을 유입시키는 기술이다. 두개골을 여는 등의 외과수술은 아니지만 옵토스팀원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체내 광섬유를 삽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옵토스팀원에서처럼 광섬유를 심는 정도의 수술도 하지 않고 광수용체 단백질 유전자를 변형시킴으로써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킨 ‘몬스팀원’ 기술을 개발했다. 빛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 덕분에 수술 없이 살아있는 쥐의 머리에 손전등 정도의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뇌 신경세포 내 칼슘농도 증가 시키고 공간기억력을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머리뼈 근처 뇌 피질 뿐만 아니라 뇌 깊숙한 곳에 있는 해마와 시상에 있는 뇌신경세포의 칼슘농도 증가도 이끌어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생쥐들에게 공간공포실험을 실시한 결과 몬스팀원 처리를 받은 생쥐들이 그렇지 않은 생쥐들보다 공포기억력이 더 오래간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허원도 교수는 “이번 기술은 뇌세포 칼슘 연구와 뇌인지 과학연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 없이 살아있는 동물의 뇌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것 뿐만 아니라 향후 세포 수준을 넘어 개체 수준까지 칼슘에 의한 신경행동학적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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