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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쟁점 분석] 개도국 못 벗은 농업… 상품거래소·고도화로 ‘농정 개혁’ 하라

    [2019 쟁점 분석] 개도국 못 벗은 농업… 상품거래소·고도화로 ‘농정 개혁’ 하라

    2년 전 문재인 정부 출범 시 농업계에서는 대통령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공약을 믿고 많은 기대를 했었다. 올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농정공약인 농특위가 드디어 출발할 예정이지만, 2년 전에 비해 그리 희망적이지 않은 듯하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았던 수많은 농업공약 중 이행된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농업에는 무관심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면 정부가 설치한 농특위가 잘 운영되고 제대로 된 농정을 추진하면 한국 농업이 잘될 수 있을까? 한국농업의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잘 챙기고, 예산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관련 종사자들부터 먼저 아는 내용이다. 전반적인 국가농업시스템 자체가 개발도상국 수준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에 수입 농산물의 파상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한국소비자는 왜 높은 식료품비를 부담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비자 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식음료 분야 물가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미국(0.5%), 호주(0.7%), 네덜란드(0.8%), 캐나다(0.8%), 이탈리아(0.9%), 스위스(1.3%), 일본(1.6%) 등의 주요국가보다 높고, OECD 평균(1.9%)보다도 높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 대부분의 식음료 물가 상승률이 한국보다 낮고, 한국보다 높은 식음료 물가를 보인 나라는 인도, 아르헨티나, 터키,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들뿐이었다. 주목할 점은 OECD 국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8년 2.6%인 데 비해 한국은 불과 1.5% 상승이라, 식음료 분야에서의 물가상승률이 예외적으로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높은 식음료물가 상승률은 가정경제에도 짐이지만,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외식업 분야다. 2014년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음식점 비용과 이익구조 분석에 따르면 식당 메뉴의 원가구성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재료비로서 35.7%다. 최근 임대료와 종업원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식재료 가격 급등의 충격은 임대료와 인건비 못지않다. 한국의 엥겔계수는 2016년 26.8%로 미국의 12.6%, 유럽연합(EU)의 12.2%에 비해 2배다. 국산 농산물 및 식재료의 높은 가격과 무관하지 않다. 식재료 중 국산 농축수산물 비중은 약 30% 정도이나 가장 큰 가격변동을 유발 요인으로, 농수산물 가격 인상은 물가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진다.최근 쌀값에 큰 변동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대표적인 농업정책으로 쌀값 인상을 추진했는데, 2016년 산지 쌀값은 80㎏당 12만원 정도였다가 2018년 말에는 19만원이 넘었다. 무려 50%나 상승했다. 정부가 쌀값 조정을 위해 시장격리물량을 대폭 늘린 것으로 농민들은 오히려 적게 오른 것이라며 쌀값 인상 목표를 24만원으로 설정한다. 이렇게 폭등한 쌀값 탓에 쌀가공산업, 외식업 등 쌀을 많이 소비하는 업종에서는 최근 칼로스 등 수입쌀로 국산을 대체하려고 한다. 수입산 대비 약 3~5배에 달하는 국산쌀 가격 때문에 수입산 밥쌀은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정부가 밥쌀을 수입하자 농민들은 문제를 제기했고 이는 국산쌀 소비 감소와 직결된다는 면에서 국회에서 문제가 될 정도로 논란이 컸다. 그렇다고 값비싼 국산쌀만 유통시키자니 쌀의 의무수입 문제와 물가상승 등으로 사회문제가 될 것이 명백한 상황이다. ●농업은 산업이 될 수 없는가 한국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는 농산물의 상품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흔히 생각하기를 미국이나 호주 같은 땅 넓은 나라에서는 비행기로 농약을 살포하고, 수확 및 재배관리도 기계로 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쌀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산물 거래가격을 잘 살펴보면 흔히 생각하는 상식과 다른 점이 관찰된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해외곡물시장정보를 보면 2019년 2월 국제시세 기준 밀은 t당 169달러, 쌀은 태국산 장립종이 395달러로, 밀값은 쌀값의 약 41%에 지나지 않는다. 밀은 비교적 추운 미국, 캐나다, 러시아, 유럽 등이 주산지인 반면 쌀은 중국 남부, 인도, 태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3모작이 가능한 아열대 지역이 주산지인 데다 쌀은 밀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약 35%가량 높아 쌀의 생산량은 밀보다 월등히 많다. 또 밀은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반면 쌀은 인건비가 저렴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생산된다. 종합하면 밀은 생산량도 적고, 인건비도 비싼 지역에서 재배되므로 쌀보다 당연히 비싸야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곡물값은 종자비, 인건비, 농약비료 등의 관리비용 등으로 구성된다는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1870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설립은 농산업 역사에 역사적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설립 전 미국 농민들은 풍년이 들면 농산물 공급 과잉으로 시세가 폭락해서 망하고, 흉년이 들면 흉년 들어서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었다. 현재의 한국 농업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가 농산물 상품거래소가 생겼는데, 여기서 거래되려면 규격이 일정해야 하고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서 가격안정성이 확보돼야 했다.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농산물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자 선물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농산물 판매 대금을 미리 지급받은 농민들은 안심하고 농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후 영농기술의 발전과 농기계 발명, 상품 응용기술의 발달과 사용시장 확대로 선물시장에서 취급하는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 큰 폭으로 늘게 됐고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밀은 시카고 상품거래소 취급 품목이지만 쌀은 취급 품목이 아니라는 점은 상품거래소의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가격이 낮은 농산물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가공용 원료로의 개발이 필연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데, 밀은 상품거래소를 통해 안정적으로 가공용 원료로 공급되고 가루로 가공돼 다양한 식품에 대량 사용될 뿐 아니라 추가로 전분과 단백질로 가공 후 사료, 의약, 바이오, 제지, 생활용품, 필름, 바이오플라스틱까지 다양한 산업용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쌀은 대규모 소비시장을 발굴하지 못하고 주로 식용으로 소비되고 있기에 상품거래소에서 대규모로 선물거래를 하지 못하고 수익성 낮은 자급자족형 영농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의 한국 농업은 어떠한가? 전국단위 거래 시장은 있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처럼 선물거래가 우선 되는 시장은 없고 수확 후 공급경쟁에 따라 가격을 낙찰받는 시스템만 있을 뿐이다. 지금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쌀 풍족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줄어드는 소비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반대로 남는 쌀을 활용해 쌀소비 시스템을 개편하고, 상품화가 중심이 되는 선진국형 농산물 선물거래시장을 빨리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이 상품화되려면 선결조건으로서 표준화 및 규격화가 반드시 진행돼야 하고, 전국단위로 수요공급예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처럼 개별농가가 각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 생산조직의 형태로 대단위 농업경영체 또는 조합이 결성 운영돼 대규모로 거래할 필요가 있다. 유럽, 뉴질랜드 등의 유명 영농조합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농업을 대규모화하고 농산물 상품 공급능력을 키워 조합원들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키위의 제스프리, 유가공품의 폰테라 등 뉴질랜드 생산자조합과 네덜란드의 비온그룹, 대니시 크라운으로 유명한 덴마크축산협동조합 등이 있다. ●농산업과 복지의 행복한 결합 정부에서는 농업농촌을 살리겠다며 수년 전부터 귀농귀촌 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농촌인구가 증가하려면 도시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수준 이상의 문화, 편의, 보건, 생활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귀농인들이 가장 실망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고 실제로 귀농한 사람 10명 중 1~2명꼴로 다시 돌아가는 역귀농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농가소득현황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 대비 농가소득 비율은 2016년 63.5%다. 한국의 농업이 발전하려면 생산성 낮은 자급자족형 영농시스템에서 벗어나 미국, 유럽 등 농업선진국처럼 대규모화된 상업영농을 육성해야 한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방법론은 아직까지 갑론을박이다. 현재까지 농업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유는 농업과 농촌,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모순적인 탓이다. 농업과 귀농장려는 좋은 일이지만 지금 같은 농사 일변도의 장려정책은 필연적으로 국내 농가 간 과잉경쟁을 유발해 농산물 폭락현상이 상시화된다. 2017년에 비해 2018년에 과잉생산으로 인한 산지폐기 물량과 품목이 늘었는데, 산지폐기품목이 그동안 귀농인들이 많이 선택했던 밭작물이다. 한국의 농업인구 비율은 2017년 현재 4.7%로서 미국(1%), 일본(3.8%), 독일(1.4%), 영국(1.1%)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루마니아(24.0%), 불가리아(18.0%), 그리스(11.3%) 등이 한국보다 높은 농업인구를 보이고 있다. 농업선진국일수록 농업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무작정 귀농귀촌을 장려해 농업인구 증가를 이끄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자칫하면 한국 농업은 인력 수요가 많은 후진국형 농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생긴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EU의 농가 및 농가경제 동향에 따르면 EU의 농민들은 대부분 시간제로 근무하고, 농업 외 주요 수입원이 있다. 농업의 특성상 농번기에 노동력이 집중 투입되는 등 필요시 단기고용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EU 농업선진국에서 두드러진다. 대규모화된 생산자협동조합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농업생산 외 농산물 가공사업 및 부대사업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제조업, 레저휴양, 관광서비스업까지 존재하며, 탄탄한 사업구조를 가진 생산자조합은 해당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보건복지 및 문화생활여건도 향상시키는 등 농촌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한편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농업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7년 현재 42.5%에 달하는데 정부가 바라듯 농촌소멸이 일어나지 않고 농촌지역이 한 단계 발전하려면 향후 농산업 고도화구조개편은 청년층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노인 농업인구의 실직은 사회복지문제로 전환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초노령연금 등의 혜택을 강화해 농촌노인들의 자연스러운 은퇴를 유도함과 동시에 상품거래소 등 기반시스템 개선과 농산업을 고도화함으로써 농촌지역 청년일자리의 증가를 꾀하는 근본적인 농정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함과 동시에 농민과 농산업 관계자 등 민간에서도 농업보조금에 의존하거나 신토불이 같은 막연한 구호를 외치기보다 내 앞길은 스스로 개척한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농업개혁에 임해야 한다. ■정광호 아이엔비 대표는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해태제과식품, CJ제일제당을 거쳐 현재 농식품 R&D회사 아이엔비 대표로 있다. 바이오기술 기반 차세대 농업시스템과 가치창출 전략을 제안, 시도 중이다.
  • 차량 2부제 위반 공무원에 불이익 추진

    차량 2부제 위반 공무원에 불이익 추진

    李총리 “정책 안 따르면 인사 반영 검토” 미세먼지 대책에 공직자 모범 거듭 강조 2013년부터 실시 미세먼지 여론조사 국민 76% “차량 2부제 도입에 찬성”정부는 앞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공공부문 차량 2부제를 지키지 않는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부 공직자들이 차량 2부제 등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정부가 정한 대책도 따르지 않는 공직자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국민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며 “국민이 겪는 고통 앞에 무슨 말씀을 드려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며 거듭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이 총리의 이번 발언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관용차량 운행 제한을 강화하든가 2부제를 적용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직자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공직자들이 2부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 대한 질책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공직자로서 이런 엄정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각 부처에 차량 2부제의 실질적인 이행을 제대로 관리할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량 2부제를 지키지 않은 공직자에 대해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하고, 계속 반복해 2부제를 이행하지 않을 땐 징계까지도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이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민간차량 2부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계·정당·환경단체 등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민간차량 2부제 찬성률이 평균 76.1%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9.6%에 그쳤다. 국민들이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대도시의 주요 배출 원인인 차량 매연을 줄일 수 있는 2부제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일부 국가들이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민간을 포함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생활 불편과 경제적 피해 등을 우려해 시행하지 않고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집 문제의 시작

    집 문제의 시작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피터모나 숄레 지음/박명숙 옮김/부키/496쪽/1만 9000원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달리 해 보자.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이제야 머릿속에 여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궁전처럼 크고 내부가 넓은 집이라든가, 잡지에서 본 화려한 인테리어, 멋진 나무로 가득한 정원, 혹은 눈 내리는 겨울의 벽난로와 같은 감성적인 아이템이 있는 집.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 모나 숄레는 이런 질문에 좀더 명확한 답을 찾고자 스스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집에서 시간 보내는 일은 좋은가”, “혼자 살아도 될까”, “집이 너무 비싼 게 아닐까”, “힘들게 일 안 해도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힘든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할까”, “가족과 꼭 함께 살아야 행복할까”,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일까”. ●‘집콕족’ 나무라는 사회… 가족이라고 같이 살아야 할까? 자신을 집에 콕 박혀 있길 좋아하는 이른바 ‘집콕족’이라 소개한 그는 신간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우선 집에만 틀어박히는 일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저자는 되려 현대 사회가 개인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 것을 요구하고, 효율성만 너무 따진다고 반박한다. 혼자 사는 일에 관해서도 집에서 즐기는 여러 재밌는 일을 소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인터넷에 중독되다시피 했지만,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당연히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독신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부부라도 각방을 쓰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이 정도면 너무 신변잡기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데, 집과 관련한 사회적인 이슈를 점차 녹여 낸다. 예컨대 2011년 미국 뉴욕 월가에서 성난 시민들이 주장한 ‘우리가 99%다’에 관해서는 집이 부자들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급락하는 혼인율과 출산율, 이에 반해 상승하는 이혼율을 집과 연결하기도 한다. 노동 시간이 과도해 집에서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지금 현실을 살피라는 의미다. ●집주인 갑질·대출에 월급 올인… 거의 모든 사회문제와 관련 집주인의 ‘갑질’은 또 어떤가. 집에 공짜로 사는 대신 여성에게 섹스를 요구한 남성을 비롯해 전세금을 부당하게 올리는 사례 등은 한국이 당면한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집안일에 관해서는 페미니즘과도 연결한다. 19세기 이전까지 하녀가 하던 집안일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았다. 특히 지금처럼 일하는 여성이 집안일까지 해야 하는지도 의문을 던진다.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이른바 ‘스타 건축가’들이 제안한 집에 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한다. 부자들을 위한 근사한 집을 짓는 것보다 난민이나 극빈층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가 모두 ‘집’에서 시작했거나 크게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상적인 집이란 무엇일까… 완벽한 집찾기 ‘가이드 북’ 저자는 질문에 관한 답을 내놓으면서 탁월한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오디세이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공간의 시학’, ‘자기만의 방’과 같은 책을 비롯해 영화 ‘아멜리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등을 종횡무진한다.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신문 기사, 통계 등 온갖 자료로 답을 엮어 낸다. 한마디로 ‘집 인문학’쯤 되겠다. 인문학적 사고로 단단히 무장한 글을 읽어내면 이상적인 집에 관한 저자의 답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집은 잠자고, 게으름 피우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원하는 진짜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 지어가는 데에는 도움이 될 책이다. 자신의 집을 찾는 여정의 참고서적이라 할까. 책 제목대로 ‘우리는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사는지’ 돌아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봄 직하다. 그 고민이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면 더 가치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특별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 가결

    3월 4일 열린 제285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 문화본부 안건심사에서 「서울특별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이 일부 조문을 수정해 가결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16년부터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가차원의 공공디자인 체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2006년부터 그동안 「서울특별시 도시디자인 조례」를 통해 도시디자인을 공공디자인 개념 중 하나로 인지하고 관련 사업을 시행 중에 있었다. 이번에 가결된 공공디자인 조례안은 기존 도시디자인 조례를 포함해 사회문제해결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사업의 체계를 하나로 묶고, 서울시의 공공디자인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디자인과 관련한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디자인 관련 업무를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에서 진행하고 있었고,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등 여러 사회문제와 관련된 디자인 조례들이 서울시 여러 실국으로 쪼개져 있어 업무의 일원화된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서울시 자치구마다 공공건축물, 시설물에 대한 디자인이 통합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시설에는 안내판 표기법이 달라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 예로 서울역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교통공사, 공항철도가 구역을 나누어 관리를 하는 까닭에 시설, 안내표지 등이 중구난방이어서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미로’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각 기관마다 안내하고 있는 비상대피 출구도 달라 유사시에는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어 기준의 통일이 시급히 필요하지만 협치는 고사하고 각자의 표준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약자 배려 및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관련한 사업들도 각 자치구, 기관마다 표준이 정해져있지 않아 시민들이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사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공공디자인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서울시 문화본부는 서울시 전체 도시기반 시설을 포함한 사회문제해결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과 관련된 사업을 일괄적으로 사전 검토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서울시 정보시스템담당관의 경우, 서울시와 관련한 모든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때마다 정보화예비타당성심사를 통해 온라인 웹·앱의 콘텐츠를 심의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전 검토의 과정이 공공디자인 조례안에 담겨있어 서울시 전체 디자인 관련 사업의 통일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다. 김창원 위원장은 “기존의 도시디자인 조례와 달리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사전자문 권한을 갖게 되어 통합적인 체계의 공공디자인 관리가 가능하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며 “향후 문화본부에서 책임감을 갖고 본 사업 관리를 시행해 시민들의 혼란을 감소시키고, 공공디자인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 선도로 유니버설디자인과 같은 우리 사회의 약자를 위한 디자인이 의무화되는 초석이 되도록 사명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한류의 인종주의적 위험

    [홍석경의 문화읽기] 한류의 인종주의적 위험

    3만 달러 소득 시대에 접어든 2019년의 한국. 대한민국 국민은 여러 분야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한국의 위상 변화를 매일의 뉴스로 접하며 살게 됐다. 청년 소득이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현실이라 일인당 연간 3000만원 이상이라는 한국의 부를 피부로 느낄 수는 없더라도 세계 속 한국의 위상 변화를 극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한류다. 외국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은 자칫 어깨가 들썩할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튜브에는 한국어를 놀랍도록 잘하는 외국인들의 한국 관련 영상이 넘쳐나고, 방탄소년단은 퀸의 전설적 콘서트 장소 웸블리 스태디엄의 공연 티켓 판매를 단시간에 마감시켜 버리지 않는가. 명동 거리에서는 한국어가 소수 언어가 됐고, 정부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개념으로 대중문화의 힘에 의지하는 소프트파워를 앞세우는 시절이 도래했다. 한국인과 한국산 문화의 세계 속 전진과 더불어 한국인의 미숙한 인종적 감수성도 아슬아슬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빠른 경제발전 속에서 계급과 세대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최근엔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의 기울어진 젠더의 지형이 비로소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또한 이주노동과 결혼이주 등으로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들어섰는데, 길거리와 노동 현장, 가족 내 인종차별과 갈등에 대한 보고가 있을지언정 아직 서구가 겪었던 인종문제의 심각함이 일상에서 터져 나오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인종문제는 가장 덜 의심했던 곳에서 응어리지고 있다. 바로 한국의 뷰티산업과 뷰티산업이 크게 영향을 준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세계의 수용자를 만나는 과정에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성형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지만 뭐니뭐니 해도 K뷰티의 특징은 수출액의 증가가 말해 주는 피부 관리와 미백 라인에 있다. 성형의 기준이나 아름다운 한류 스타들의 외모가 얼마나 서구적인 것인가의 논의를 차치하더라도 미백의 문제는 인종주의적 함의를 피해 갈 수 없다. 하얀 피부가 무노동의 표지이기에 얻게 된 보편적인 함의를 넘어 자연적 피부색을 더 하얗게 보정하는 화장과 사진술, 조명기술은 한류의 특징이 돼 온라인에서 세계의 수용자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화이트워싱’이라고 칭하는 아이돌 얼굴 사진의 과도한 미백 보정과 세계의 수용자들이 이것을 다시 원색 또는 더 진한 색으로 재보정하는 ‘옐로워싱’이 충돌하고, 이 중 어떤 것이 더 인종주의적인가를 두고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언뜻 팬들 사이의 과도한 감정적 충돌로 보이는 이러한 사건들은 SNS가 펼쳐 놓은 대대적인 세계와의 인터페이스 속에서 더 큰 이슈와 만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 스타들의 아름다움이 세계인을 매혹하고 있다는 현실이 역사 속에서 피폐했던 한국인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되찾게 하는 데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순간 한국인의 우월한 신체조건과 지적 능력 담론, 짧은 기간에 이룬 민주적 성과에 대한 찬사와 맞물리며, 온라인에서 당당하게 한국인 우월론으로 나가는 것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이 3종 세트, 어디서 본 듯하지 않나. 유럽인들이 소스라치는 역사적 괴물. 이러한 걱정이 기우이기를 빈다. 그러나 발전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국이 아직 젠더와 인종문제에 미숙하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기에, 그리고 활발하기 그지없는 대중문화의 생산과 소비 속에서 이러한 미숙함이 첨예하게 관찰된다는 점에서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이미 기획사들은 많은 외국인 멤버를 도입했고 한국인 없는 케이팝 그룹까지 만들고 있는데, 일부 수용자들은 이들에 대해 외모에 기반한 인종적 혐오 발언을 발설한다. 소프트파워는 힘이 아닌 매력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치자는 전략이고, 모든 영향은 책임을 동반한다. 굳이 방탄이 말하는 “선한 영향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경제 가치를 넘는 한류의 지속성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형성하는가에 달려 있다. 동아시아 외부에서 한류 스타들이 갖는 긍정적 힘의 기반이 반인종주의적 메시지임을 감안할 때, 다문화사회 한국이 한류의 종주국으로서 있는 힘을 다해 자정하고 피해야 할 위험이 인종주의다.
  • [씨줄날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이두걸 논설위원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의 식구(食口)에 대한 정의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에 이은 ‘1인 가구’로 가족의 형태가 변모하고 있지만, 식구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예나 지금이나 각별하다. 식구는 개인이 타인과 유대감과 소속감을 공유할 수 있는 기초 단위이기 때문이다. 식구는 정감 어린 표현이지만, ‘제 식구 감싸기’로 활용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우리가 남이가’ 식의 배타적 순혈주의의 근거가 된다. 특정 기득권 집단이 자기 집단 구성원을 무턱대고 보호할 때 발생하는 폐해는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된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지난 4일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3월 법조계를 뒤흔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경찰이 검찰에 사건 기록을 넘기면서 3만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를 누락한 채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사법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인가. 꼭 그렇지 않다.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앞둔 터라 경찰은 열심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건 다름 아닌 검찰이었다. 경찰은 2013년 7월 성접대 동영상의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정하고 특수강간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해 11월 김 전 차관을 불기소 처분했다. ‘접대를 제공한 건설업자 윤중천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동영상 속 여성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듬해 7월 ‘동영상 속의 여성이 자신’이라며 이모씨가 재수사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역시 검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경찰이 주요 증거를 누락한 데다 의혹의 초점이었던 뇌물 대신 강간 혐의를 적용한 터라 사건의 ‘스텝’이 꼬여 버린 측면이 있다고 변명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검찰이 ‘잡범’이 아닌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에서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은 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 당시 사건을 허술하게 처리한 검찰도, 그 책임을 경찰에만 떠넘긴 조사단도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해당 사건은 ‘청와대가 사건 축소의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인사권을 독점한 청와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검경 입장에서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역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해법이다. 검찰도 공수처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인권의 보루’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수처 신설 등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활동 시한은 6월 30일이다. 국민의 인내심도 임계치에 다다랐다. douzirl@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2012~2016년 열차 투신 매년 100여건 발생 인간답게 죽는 방법 열어주자는 사회적 공감 2015년 기준 GNI 세계 2위지만 자살률 14위 전신마비·말기암 환자에게만 조력자살 허용 2006년부터 고령 노인·우울증 등으로 확대 “마지막 선택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요”“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외국인들이 안락사하러 스위스로 오고 있어요. 자국에서 불가능하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단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분명히 자신이 판단한 것이어야 해요.” 지난 1월 5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주 파피콘에 위치한 일명 ‘블루하우스’. 거의 매일 두 건씩 조력자살(안락사)이 이뤄지는 이곳 앞에서 만난 로이텐아우어 베노이트(55)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답했다. 2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그는 아내 로이텐아우어 루스(50)와 함께 눈 내리던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지켜봤다고 했다.블루하우스는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인 디그니타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의 아내는 “제 주변에 아직 조력자살을 한 사람은 없지만, 저나 남편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다면 조력자살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법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꼭 말기암이나, 전신마비의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아니어도 된다. 최근에는 생의 욕구를 잃은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까지 조력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일주일 동안 스위스에서 검찰, 법학, 법의학, 의학, 장의업계, 조력자살 지원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이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력자살의 위법성 논란은 스위스에서 이미 끝났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6년 기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한 숫자는 92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 수준이다. 조력자살의 역사는 스위스 근대 계몽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연방 정부도 20세기 초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자살을 돕는 것 역시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법의 틀은 지금도 비슷하다. 달라진 점은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재산상속을 더 빨리 받으려고 부모의 자살을 돕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1942년 악용을 막고자 일부 처벌조항을 담은 자살방조죄(형법 115조)를 제정했다. 자살방조죄가 생겼지만, 여전히 이기적 동기만 없으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독극물을 처방하는 의사나,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에는 정확히 조력자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그 덕에 사실상 조력자살이 허용되는 법적 자유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 형법 역시 자살을 죄로 규정하진 않지만, 자살교사·방조는 죄로 규정한다. 다만 스위스와 달리 ‘동기’로 죄의 유무를 구분하지 않아 조력자살이 허용될 틈이 없다. 환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해 의사가 ‘선의’로 독극물을 처방해도 예외 없이 처벌되는 건 이 때문이다.율리안 마우스바흐 취리히대 법학 교수는 “조력자살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형법 115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조항은 만들진 않았다”며 “단 이기적 동기라고 했을 때 어디까지 이기적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조력자살을 허용한 건 자기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자살률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을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 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스위스에선 2012~2016년에는 열차 투신자살이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또 그전에는 총기 자살이 이슈였다.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친척 가운데 두 분이 조력자살로 돌아가셨고, 조력자살로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중병에 걸리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사람들이 총으로 자살하는 것보다는 조력자살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만 189달러로 세계 2위인 스위스의 경제·복지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원인은 뚜렷하진 않다. 다만 흐린 날이 많은 기후 조건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평온하지만 외로운 삶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에는 스위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8.7명)이 우리나라(15.6명)보다 더 높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 2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범위를 두고선 스위스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초기엔 말기암 환자나 전신마비 같은 육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만 조력자살이 허용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특정 질병이 없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노인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들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자 했던 한 정신질환자가 스위스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결과다. 당시 대법원은 스스로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끝내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정할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우울증 환자도 포함된다.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사망 당시 104세) 박사가 지난해 5월 특정한 질병이 없음에도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건 유명한 일화다. 조력자살 현장에서 검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스위스 법의학자는 “20년 전에는 조력자살 신청자가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우울증 환자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바뀐 건 없지만 같은 법을 바라보는 스위스 사회의 이해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혹은 자신을 병간호하기 힘든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 조력자살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는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나라와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복지체계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처럼 보편적 복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적 복지가 잘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노인들이 자식들에 등 떠밀려 조력자살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스위스 정부 차원의 생애 말 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게오르그 보스하드 취리히대학병원 노인병학 전문의는 “스위스 문화는 여러 언어권과 문화 인식도 다양한데,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다양하다”면서 “좋은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의 희망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조력자살도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모든 생의 마지막 선택권을 열어 놓고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헤어진 여친 닮았다 묻지마 폭행 20대 중형

    헤어진 여자 친구를 닮았다며 귀갓길 여고생에게 묻지마 폭력을 휘두른 20대 남성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여고생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친 혐의(살인미수 등)로 기소된 문모(25)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8월 17일 오후 11시 30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길가에서 귀가하던 고교생 A양을 뒤따라가 벽돌로 머리를 가격한 혐의로 기소됐다. A양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문씨는 “A양의 뒷모습이 일주일 전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뒷모습과 비슷해 화가 치밀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원룸에서 함께 살고 있는 초등생 동생을 돌보지 않고 비위생적인 집안에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을 정도의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아무 잘못 없는 여학생은 상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 때문에 가족과 지역사회 구성원이 받은 정신적 충격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혐오나 무차별적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한 상황에서 불특정한 여성을 상대로 한 범행은 위험성이 높고 사회적 불안과 분열을 더욱 심화해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헤어진 여친 닮았다”…여고생 벽돌로 내리친 20대 징역 5년

    “헤어진 여친 닮았다”…여고생 벽돌로 내리친 20대 징역 5년

    헤어진 여자친구를 닮았다는 이유로 여고생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문모(25)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8월 17일 밤 11시 30분쯤 전주 덕진구 길가에서 고등학생 A양을 뒤따라가 벽돌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문씨는 “A양의 뒷모습이 일주일 전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뒷모습과 비슷해 화가 치밀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초등생 동생과 원룸에서 살면서 돌보지 않고 비위생적인 집안에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을 정도의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아무 잘못 없는 여학생은 상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 때문에 가족과 지역사회 구성원이 받은 정신적 충격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혐오나 무차별적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한 상황에서 불특정한 여성을 상대로 한 범행은 위험성이 높고 사회적 불안과 분열을 더욱 심화해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새달 한국서 5G 상상이 현실로… 인류 진보에 기여할 것”

    “새달 한국서 5G 상상이 현실로… 인류 진보에 기여할 것”

    연설 도중 품속에서 5G 스마트폰 꺼내 “대규모 접속한 1인 실시간 모바일 방송 가상·증강현실 게임서 놀라운 경험 선사” 현대重 예로 들며 제조업 5G 혁신 강조“다음달 한국에서 5G가 현실이 됩니다. 5G는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엄청난 연결성으로 4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공정하게 분배할 것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바르셀로나’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껏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 줄 5G는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한 기술,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기술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황 회장의 MWC 기조연설은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기조연설에서 5G가 만들어 낼 미래상을 제시했던 황 회장은 이번 MWC19에서 5G가 추구해야 할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다음달 5G 상용화를 선언한 가운데 황 회장은 지난 1월 2019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이 5G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혀 글로벌 리더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미스터 5G’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설 도중 황 회장은 품속에서 KT 규격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5G 스마트폰을 꺼내며 5G가 개인의 삶과 산업 전반에 미칠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앞으로 이 5G 스마트폰으로 4K, 8K의 초고화질과 홀로그램이 가능해지고, 대규모 동시 접속한 ‘1인 실시간 모바일 방송’은 물론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게임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놀라운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B2B 분야에서는 5G 혁신이 두드러질 것으로 봅니다.” 그는 세계 최초 5G 조선소로 변모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실례로 들면서 최첨단 5G 네트워크로 제조업 패러다임에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의 ‘5G 스마트팩토리’를 소개하며 클라우드 기반의 `머신 비전’ 기술이 적용된 로봇이 노동집약적 업무를 대체하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업계 최초의 5G 기업망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5G가 지능형 네트워크를 넘어 ‘5G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혁신 플랫폼은 5G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기술 및 솔루션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을 통해 자율주행을 실현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 응급환자 조기 수송도 가능해집니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는 5G 혁신 플랫폼이 구체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죠. 효율성 제고는 물론 재난안전, 기후변화, 고령화 같은 인류의 직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황 회장은 올해 전 세계 많은 파트너사를 통해 `5G 생태계 연맹’을 구축할 것이며, KT의 플랫폼은 모든 생태계 종사자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회장은 키노트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는 반도체 이후 대한민국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자 서비스이며 구글, 아마존 등과 맞붙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서 “5G가 상용화되는 3월부터 전 세계에 다시 한번 IT 강국임을 알리고 모범이 되는 5G 국가를 만들자”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In&Out] 2019 다시 청소년이다/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In&Out] 2019 다시 청소년이다/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사망자 7509명, 부상자 1만 5858명, 체포·구속자 4만 5306명. 이 가슴 아픈 숫자는 100년 전 200만여명이 참가한 3·1운동의 기록이다. 3·1운동은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한 국민적 염원의 표출로, 동북아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를 갈망하던 민족의 숭고한 정신을 담고 있다. 미래에도 이 정신을 이어 가기 위해서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역사 속 다양한 주체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청소년은 민족의 운명을 바꾼 주요한 변곡점마다 발화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3·1운동의 주역인 유관순(17세) 열사, 1929년 광주학생운동 참가 학생, 6·25전쟁의 3만여 학도병, 4·19혁명의 발화점 김주열(16세) 열사, 6월항쟁의 불씨가 된 이한열(21세) 열사와 박종철(20세) 열사도 청소년이었다. 산업화 시대의 역군도 10대 청소년이었다. 이처럼 청소년은 주권회복, 조국수호, 민주화, 산업화라는 민족의 굵직한 역사 속에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몫을 하며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역사의 주역으로서 청소년과 현재 청소년의 개념에는 거리가 있다. 과거 100년 우리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호명했었나? 1900년대에는 젊은 세대를 ‘청년’, ‘소년’, ‘학생’ 등으로 연령이나 가치에 따라 혼용하여 불렀다. 1900년대 중반 이후 청년과 소년은 국권상실의 위기 속에 새로운 사회와 미래를 이끌어 갈 책임을 가지는 동시에 교육을 통해 국민형성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입지(立志)와 인격수양의 주체인 이중적 존재였다. 1910년대 근대교육 확산으로 청년ㆍ소년은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도(敎道)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현실참여보다는 준비하고 수양하는 세대로 보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 들어서 소년과 청년의 위계적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청년+소년=청소년’으로 보는 포괄적 개념이 등장했다. 그러나 군부시절을 거치며 청소년은 보호와 선도의 객체로 보는 대상화가 가속화되었고, 현재 청소년은 소년도 아닌 청년도 아닌 단지 청소년(13~18세), 그것도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 내지는 지도 대상으로 고정되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변화는 일상화되고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기성세대의 지혜와 경험으로는 풀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가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과거 100년의 역사 속에서 청소년의 위상과 역할을 성찰하고 다가올 미래 100년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청소년을 문제유발자에서 문제해결자로 다시 호명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청소년이 주도성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세상을 바꾸는 동력으로 다시 서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은 ‘다시 청소년이다!’
  • 포스코 피움, ‘기업시민’ 주제 초청 특강

    포스코가 21일 임원 등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피움’(포스코 인사이트 포럼) 강연을 개최했다.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다. 강연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참석했다. 강연자로 나선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기업시민’을 주제로 특강했다. 조 교수는 “‘기업시민’이란 기업의 경영 활동이 경제적 가치 창출을 넘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을 뜻한다”면서 “사회에 대한 시혜를 뜻하는 ‘위민’(爲民)의 차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여민’(與民) 차원의 기업시민 활동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모든 경영 활동에 ‘기업시민’이라는 가치를 내재화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설] ‘스쿨미투’ 오죽하면 유엔에 호소했겠나

    ‘스쿨미투’(학내 성폭력 고발)는 기성세대가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는 문제다. 중고교생들이 용기백배해 스쿨미투를 외친 지 1년이 지났어도 제자리걸음이다. 이러는 사이에 스쿨미투는 유엔 무대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지난 4~9일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청페모)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아동권리위원회를 직접 찾아 학교 성폭력 실태를 보고했다. 메아리 없는 사회에 얼마나 답답했으면 청소년들이 유엔에 호소했을지 안쓰러울 뿐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청페모가 제출한 ‘아동 성적 착취와 학대에 관한 보고서’를 받고 이번에 청소년 당사자들을 불러 진술을 들었다. 청소년들이 직접 유엔에까지 이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처음이어서 유엔의 관심은 각별한 모양이다. “한국의 수사기관과 학교는 뭘 하기에”라는 질문을 여러 번 했다니 쥐구멍에라도 숨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엔아동권리위가 1~2주 뒤 발표할 이슈 리스트에 스쿨미투가 포함되면 오는 9월 본심의를 거쳐 우리 정부에 정식으로 유엔 권고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중고등학교 성폭력에 우리는 후진적 인식과 극도의 소극적 대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용화여고를 필두로 2차 피해를 무릅쓰고 전국 80여개 중고교생들이 스쿨미투에 동참했어도 정부와 교육 당국은 팔짱을 끼다시피 하고 있다. 졸업생들까지 나섰던 용화여고만 해도 서울시교육청의 징계 요구 대상 교사 18명 중 15명이 교단에 버젓이 서 있다. 용기 있는 외침이 묵살된 학생들에게는 앞으로도 성폭력에 입을 닫게 하는 무언의 학습효과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사립학교 교원의 성희롱·성폭력 비위에도 국공립 수준의 징계를 하도록 사립학교법을 손질하겠다더니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다. 스쿨미투 관련 법안은 13개나 발의됐으나 하나도 통과된 게 없다. 유엔의 지적에 국제 망신을 당한 뒤에야 정부와 국회는 마지못해 움직일 텐가. 학교에서 성폭력을 몰아내 달라는 청소년들의 함성에 정부와 사회가 답해야 한다.
  •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지구촌 빙하 지역의 최후 보루라는 남극 대륙뿐 아니라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이젠 인류가 무엇인가 하기에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빙하를 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는 정말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과연 남극의 빙하와 우리 생활이 연관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도대체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봤다.●170년 새 美 탠지어섬 66%가 해수면 아래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최근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 유실 속도가 2003년 이후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극 대륙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에 6배나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줬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에릭 리그놋 교수는 “전체적인 남극 빙하 유실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빙하가 녹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던 남극 동부에서도 얼음이 녹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인류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었다”고 말했다. 리그놋 교수는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적응하거나 추가적인 기온 상승을 완화하는 것이지만 너무 늦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면서 “(빙하 유실이 늘어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더욱 빙하의 유실 속도를 빠르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빙하가 유실되면서 해수면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해안을 따라 삶의 터전을 잡고 있다.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해안에서 80㎞ 이내에 살고 있다. 또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해안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의 상승은 곧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는 갠지스강 저지대 마을 주민들이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안전과 주거 등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해수면이 높아져 담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염분이 증가해 농사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국제이주기구(IMO)는 “다카에 몰려든 이주민 중 70% 이상이 환경적 어려움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미 버지니아 체서피크만 탠지어섬도 1850년 대비 3분의1밖에 남지 않았으며, 대서양 남쪽 해안 지역인 루이지애나 남부 해수면은 해마다 9㎜ 이상 상승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삶의 터전을 갉아먹고 있다. ●100년 후엔 이탈리아 베네치아 바다에 잠겨 한국도 앞으로 100년 뒤 서울 면적(약 605㎢)의 1.6배인 968㎢가 바닷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했다. 한반도의 해안 마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특히 항구 도시인 부산은 해수면이 1m 상승한다면 해수욕장이나 항만시설, 산업공단 등이 모두 침수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태풍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부산은 재난영화인 ‘해운대’가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워싱턴의 한 과학자는 “한국은 해수면 상승에 인한 피해가 아직 없지만 다음 세대쯤에는 분명히 영향권에 들 것”이라면서 “인터넷 사이트인 ‘인포메이션 이스 뷰티풀’이 시각화한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을 보면 해수면 상승의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6.5m 상승하고,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 73m를 상승하는 것을 가정해 해마다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도시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100년 후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200년 후 해수면이 3m 상승하면 독일 함부르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미 뉴욕 맨해튼의 저지대 등이 사라지게 된다. 또 400년 후 해수면이 6m 높아진다면 중국 상하이도 수중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온난화로 이상기온·재난… 바다 생태계 교란 현재 남극과 북극 해빙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겨울 수영 선수’이자 귀여운 북극곰이다. 과학자들은 2050년 북극곰이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빙과 북극곰의 삶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북극곰은 먹이 사냥과 짝짓기, 새끼 낳기 등에 모두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을 이용한다. 북극곰은 얼음이 없으면 살 수 없다. 특히 부빙(浮氷)에 구멍을 뚫고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잡아먹을 수도 없고, 빙산과 빙산 사이를 헤엄쳐 다닐 수도 없다. 따라서 굶주린 북극곰이 동족을 잡아먹는 경우나 인근 마을의 쓰레기장을 뒤지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북극곰은 따뜻한 계절에 겨울 사냥을 위해 지방을 축적해야 하지만 봄과 여름이 길어지면서 겨울 전의 활동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따라서 겨울 사냥에 쓸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한다. 또 사냥할 장소도 부족하고, 어렵게 이동하더라도 쓸 힘이 없게 됐다. 그래서 수영 선수인 북극곰이 익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북극곰은 20여㎞까지 쉽게 헤엄치고, 일부는 최고 160㎞까지도 수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거리가 100㎞ 이상으로 늘어나면 탈진과 저체온증으로 인해 높은 파도를 이겨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얼음 면적이 줄어 부빙 간의 거리가 늘어날수록 먹이 구하기는 물론 기본적인 이동도 어려워진다. 체력 고갈로 짝짓기가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줄리엔 베트로스 교수는 과학잡지 네이처에 “북극곰, 바다표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종은 빙하에 큰 영향을 받는 생물”이라고 지적했다. 빙하의 감소는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 하얀 빙하는 태양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빙하의 감소로 우주로 보내지던 태양 에너지를 바다가 흡수하게 된다. 흡수된 태양 에너지는 바닷물을 데우고 다시 더 많은 빙하를 녹인다. 빙하가 녹아 바다의 면적이 커지면서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해빙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뿐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케빈 애리고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북극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2015년 연간 해조류 생산량이 1997년에 비해 47% 늘었다고 지적했다. 해조류는 북극해 먹이사슬의 첫 단계다. 새우와 새뿐 아니라 물개와 고래, 북극곰 등 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라도 종이컵 줄이고 온난화 늦추기 실천을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리그놋 교수의 지적처럼 ‘벌써 늦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일’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집에서 안 쓰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 등을 실천해 빙하를 지키는 일이 건강한 지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첫 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특정인 채용·승진 위한 불합리한 업무 지시도 ‘갑질’

    특정인 채용·승진 위한 불합리한 업무 지시도 ‘갑질’

    국무조정실, 법령 위반 등 8개 유형 정리 휴가 기간 업무 지시·외모 비하 행위도 피해신고·지원센터 설치…전담 직원 둬야A장관이 고교 후배인 B를 승진시키기 위해 근무 성적을 조작해 상위 보직으로 승진시켰다면? 이는 장관의 인사권이 아니라 ‘갑질’이다. 국무조정실은 18일 특정인의 채용·승진·인사 등을 배려하기 위한 불합리한 업무 지시도 갑질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모든 공공기관에 배포했다.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성희롱 등 공공분야의 갑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총리실이 지난해 7월 발표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것이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갑질(gapjil)을 한국 발음 그대로 쓸 정도로 갑질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갑질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우리 사회의 못난 갑질이 세계적인 수치가 됐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갑질을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라고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주요 갑질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 대응 방안, 실제 사례, 갑질 위험도 진단 체크리스트 등을 담았다. 갑질 유형을 법령 등 위반, 사적 이익 요구, 부당한 인사, 비인격적 대우, 기관 이기주의, 업무 불이익, 부당한 민원 응대, 기타 등 8개 유형으로 나누고 그 판단 기준을 상세하게 정리했다. 예시로 입찰 발주자가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가산점 또는 벌점 제도 등을 마련해 특정 기업에 유불리하게 적용하는 행위를 들었다. 기관의 장 또는 소속 직원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요구·수수하는 것도 갑질로 분류된다. 예컨대 기관장이 산하기관 직원에게 자녀 영어숙제나 개인이 필요한 자료 수집, 업무와 무관한 일 시키기, 개인 모임 장소에 직원을 동원해 일을 시키는 행위 등도 갑질에 들어간다. 특히 자기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채용·승진·성과 평가에서 부당하게 업무 처리를 하는 경우나 특정인의 채용을 강요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퇴직을 강요하는 것도 갑질이라고 적시했다. 상급자가 하급자의 휴가 기간에 업무를 지시하는 행위, 상급자가 퇴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급자에게 대기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 등도 갑질이다. 외모나 인격을 비하하는 행위, 발주기관이 부담할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게 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민원 접수를 거부·지연하는 행위 등도 갑질에 해당된다. 정부는 갑질 근절을 위해 기관장들에게 갑질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전담 직원을 두도록 했다. 기관장은 갑질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해 징계를 포함해 적절한 조치를 하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MB 보석요청에 檢 “황제보석 심각한 사회문제…건강 문제는 적극 조력”

    MB 보석요청에 檢 “황제보석 심각한 사회문제…건강 문제는 적극 조력”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78) 전 대통령 측이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다. 검찰 측은 이호진(57) 전 태광그룹 회장의 ‘황제 보석’ 논란 등을 이유로 들며 반대했다.15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심문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 측 황적화(62·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심리 미진’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황 변호사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 증인신문 등 필요한 증거조사 절차를 통해 쟁점에 대한 충실한 심리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현재 핵심 증인들이 고의적으로 증인 출석을 회피하고 있는 등 구속 기간 만료 전까지 충실한 심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 기한은 오는 4월 8일이다. 이어 황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도 짚었다. 황 변호사는 “고령인 피고인은 현재 당뇨와 빈혈 및 어지럼증으로 거동이 어렵고, 1시간마다 잠에서 깨는 극도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작년부터 심해진 수면무호흡증 등 피고인의 위급한 건강 상태를 두루 살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황 변호사가 내세운 사유들이 모두 부수적인 사유라며 ‘임의적 보석’이 허가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등에는 보석을 허가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동시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는 직권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도 정하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피하고 있다는 점을 부수적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원심에서 피고인이 증거활용에 동의한 사람들”이라면서 “(피고인이) 원심 당시 득실을 모두 따져 (증거활용에) 동으한 것인데 형이 선고되자 증인으로 신청한 다음 증인신문 지연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이 전 대통령 측에게 ‘황제 보석’ 논란을 언급했다. 앞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2011년 구속기소된 후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되고 보석으로 풀려나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이 전 회장이 지난해 주거지를 벗어나 음주와 흡연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황제 보석’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인위적 보석은 최근 이 전 회장의 황제보석 논란에 따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형사소송법을 엄격히 적용해 피고인의 보석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조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 스스로 밝힌 바 있듯 수면무호흡증은 구치소 내에서 양악술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구치소 측으로부터 피고인 건강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고 있고,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친구들에게 살해 위협받는 美의 트렌스젠더 학생들..대책 마련이 시급

    [특파원 생생 리포트] 친구들에게 살해 위협받는 美의 트렌스젠더 학생들..대책 마련이 시급

    미국의 트랜스젠더 고등학생들이 또래 집단으로부터 심각한 ‘왕따’를 당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 유명잡지 에보니는 지난 5일(현지시간) ‘소년들이 학교에서 그녀를 죽이려고 위협했다’는 기사에서 한 트랜스젠더 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왕따뿐 아니라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고발했다. 학생은 “나 자신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친구들은 계속 나를 위협하고 밀어붙였다”면서 “자살 충동과 우울증 등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교 내에서 그들의 인권 유린 등이 심각한 지경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랜스젠더는 사회적 성과 지정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미 연방질병통제국(CDC)가 발표한 ‘청소년 위험 행동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고등학생 중 약 2%가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CDC 관계자는 “그동안 추상적으로 파악하고 있던 트랜스젠더 숫자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인한 혼란과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들 성소수자를 위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CDC가 메릴랜드와 매사추세츠, 미시간 등 10개 주와 뉴욕,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9개 대도시 교육구의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 학생의 94.4%는 ‘자신이 트랜스젠더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1.8%는 ‘자신의 트랜스젠더’라고 밝혔고, 1.6%는 자신이 트랜스젠더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즉 3.4%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네소타주 9~11학년(중3~고2) 학생 8만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저널 메디아트락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가 트랜스젠더 등 성 정체성이 혼란스럽다고 답했다. 연구 관계자들은 개인신상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거짓말을 하는 ‘샤이’ 응답자를 고려한다면 훨씬 많은 학생이 트랜스젠더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학생은 일반적으로 자살 충동이나 시도, 각종 폭력의 희생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우려했다. 메디아트락스 관계자는 “트랜스젠더나 성 소수자들도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서 “이들 청소년을 위한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7) 연고주의 타파 등 개혁드라이브를 거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7) 연고주의 타파 등 개혁드라이브를 거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회장, 50년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재무전문가로 신성장사업 키우는데 진력지난해 7년만에 영업이익 5조원 이상 달성 포스코그룹 최정우(62) 회장은 포스코 창립 50년 역사상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해 7월 제9대 회장에 취임했다. 신입사원 때부터 “훗날 회장이 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최 회장은 제철소장 등 철강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취임하자 마자 그룹을 철강, 비철강, 신성장 3개 분야로 개편하고 외부 인재를 등용하는 등 학연·지연·혈연기반의 연고주의 타파에 나서는 등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의 출발은 일단 청신호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4조 9778억원, 영업이익 5조 5426억원, 순이익 1조 89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영업이익 5조 4677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다시 5조원대에 오른 것이다. 매출은 2017년 60조원대로 재진입한 이후 7.1% 더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9%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8.5%로 집계됐다.  최 회장은 재무전무가다.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 철강의 경쟁력 회복, 재무 건전성 강화를 목표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비핵심사업과 자산 등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기존 71개에서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최 회장은 ‘With 포스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시민이란 개인처럼 기업에게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도 필수요소로 꼽힌다. 포스코는 실제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서는 사회적 책임과 신사업 강화 등을 뼈대로 하는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포스코 이사회 산하에 최고경영자(CEO)·사외이사·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와 ‘기업시민실’을 설치, 서울 사무소 인력의 현장 재배치, 공정거래문화 정착, 돌봄시설을 통해 저출생 문제 해결 등 국가적 과제에 동참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업시민위원회 신설은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을 때부터 회장에 오르기까지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을 수차례 겪으면서 느낀 고민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을 신설해 포항과 광양에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하는 한편,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청년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전담하도록 했다.  그는 2030년 포스코의 철강·비철강·신성장사업의 수익 비중을 각각 40%, 40%, 20%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 영업이익 13조원을 잡았다. 주력 부문인 철강산업은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t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철강 산업이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감안해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 등 2차전지 소재사업 등 신사업 투자도 한층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2030년까지 그룹 내 2차전지 사업 규모를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이 중심이다.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핵심소재 가운데 음극재사업을 하고 있으며 양극재사업을 하는 포스코ESM을 오는 4월 1일에 흡수합병한다. 생산능력 확대와 2차전지 종합연구센터 설립도 추진중이다.  최 회장은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최 회장은 취임하자 마자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를 중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신성장 부문장에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산학연협력실장에는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고, 무역통상실장에 김경한 전 외교부 심의관을 영입했다. 포스코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포스코경영연구원장에는 산업연구원 출신 장윤종 박사를 발탁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日아베 총리도 못말리는 아소 부총리의 막말·망언, 대체 왜?

    日아베 총리도 못말리는 아소 부총리의 막말·망언, 대체 왜?

    일본에는 ‘아소부시’라는 조어가 있다. 아베 신조 총리에 이은 정권의 2인자로서 재무상을 겸하고 있는 올해 79세의 ‘아소 다로 부총리’와 일본의 민요가락을 뜻하는 ‘후시’(節)를 결합한 말이다. 아소 부총리의 막말과 망언이 워낙 자주 나오다 보니 마치 하나의 가락처럼 그만의 독특한 장르를 형성했음을 비꼬아 부르는 말이다. 우리말로 굳이 옮기자면 ‘아소타령’쯤이 될 듯 하다.아소 부총리가 자신의 어록에 또하나를 추가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거론하며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이 문제”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지역기반인 후쿠오카현에서 한 강연에서 “지금은 노인이 나쁜 것 같다고 말하는 이상한 사람이 많지만 (이것은) 잘못됐다”며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소 부총리는 의료보험제도를 말하는 과정에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점을 설명하다 이런 말을 했다. 인터넷 등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은 것은 물론이고 야권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스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인권의식이 전혀 없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람, 갖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을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소 부총리는 자신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자 발언 다음날인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해를 주었다면 발언을 철회한다”고 밝힌 데 이어 5일에는 “오해를 부를 수있는 발언이었다. 불쾌하게 생각한 분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오는 4월 통일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선거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해야 할 상황에 총리까지 지낸 원로 정치인이 또다시 부적절한 발언으로 잡음을 일으키자 여당 안에서도 짜증섞인 비난이 나왔다. 가토 가쓰노부 자민당 총무회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발언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알려지고 어떤 인상을 줄 것인가를 신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정치 대선배를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아소 부총리는 2014년 12월에도 삿포로에서 “노인이 나쁜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많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이 문제”라고 이번과 비슷한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산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이 터졌을 때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함정에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등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며 사무차관을 두둔했다. 건강에 신경을 덜 쓰는 사람을 위해 국민들이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을 놓고는 “바보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립대 출신들을 싸잡아 비난해 논란을 일으켰다. 후쿠오카시에서 열린 거리연설에서 인근 기타큐슈시 기타하시 겐지 시장을 깎아내리는 과정에서 “남의 세금을 사용해 학교에 갔다”고 공격했다. 기타하시 시장은 국립 도쿄대 출신이다. 또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탄 비행기와 관련해 ‘추락’을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그의 발언이 다른 인사들에 비해 더 큰 국민적 분노를 부르는 것은 정치·행정 최고 책임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아소 부총리에 대해 “책임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며 당당하게도 (그 자리에 계속) 눌러앉아 있다”며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일본인의 윤리관은 어떻게 될까”라고 썼다. 그렇다면 자민당 내부에서 아소 부총리의 막말 퍼레이드를 제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자민당 당직자 출신 정치 평론가 이토 아쓰오는 “아소 부총리는 당의 원로격이어서 누구도 말(지적)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를 정부 바깥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만들면 아베 총리의 구심력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할수도 있기 때문에 총리도 그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성남시 공유사업 기업.단체 최대 1000만원 지원

    성남시 공유사업 기업.단체 최대 1000만원 지원

    경기 성남시는 공간이나 물건, 정보, 재능, 경험 등을 나눠 시민 편의를 제공하는 기업에 최대 1000만원의 공유촉진 사업비를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오는 2월 20일까지 공유 촉진 사업을 공모한다. 공모 분야는 ▲경기침체·청년실업 등 경제 분야 ▲고령화·청년주거 등 복지 분야 ▲문화예술 프로그램·관광숙박시설 등 문화 분야 ▲소비·에너지·자원 등 환경 분야 ▲자동차·주차장 등 교통 분야다. 각 분야 공유 촉진 사업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찾는다. 최근 6개월 이상 공유사업을 한 이력이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 법인, 기업 등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시는 3개 기업·단체를 선정해 모두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공유 기업·단체로 지정해 3년간 ‘공유 성남 BI(Brand Identity)’ 사용권을 준다. 성남시 관계 부서와 공유촉진 사업 협업도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지원 신청서(성남시 홈페이지→시정소식), 공유사업 실적 증빙 자료 등을 시청 7층 고용노동과 협동조합팀으로 직접 내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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